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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 박홍섭 마포구청장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 박홍섭 마포구청장

    “주민들이 가장 절박하게 느끼는 관심사가 4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주민들이 원하는 게 일자리인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 박홍섭(68) 마포구청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청 업무와 관련한 민원이나 요청이 주를 이뤘던 4년 전과 달리 당선 이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게 바로 일자리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구청장은 민선 3기(2002∼2006년) 마포구청장으로 재직하다 4기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지난 6·2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5기 마포구청장으로 ‘컴백’하는 데 성공했다. ●상암DMC 등 개발때 주민우선채용 추진 특히 박 구청장은 인터뷰를 하던 중간, 상의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종이 쪽지들을 꺼내 들었다. 쪽지마다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바로 일자리를 원하는 주민들이 박 구청장에게 맡긴 이른바 ‘간이 이력서’이다. 구청이 주관하는 공공근로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저소득층부터 제대를 앞둔 아들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는 “당선 이후 이력서를 맡기는 사람이 적잖은 상황에서 (구청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인 만큼 지역 개발과 일자리 확충을 연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의 성장동력이 될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합정동 균형발전촉진지구, 공덕동 오거리, 홍대 앞 등 4곳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 과정에서 주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건물 관리 인력으로 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식이다. 앞서 박 구청장은 민선 3기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한국까르푸가 입점할 당시 협의를 통해 주민 300여명을 우선 채용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희망근로나 청년인턴과 같은 저임금 임시직 일자리 수를 줄이더라도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안정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정책 기능이 없는 지방정부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핵심 키워드는 주민 찾아가는 ‘발품’ 박 구청장은 또 가장 큰 지역 현안으로 ‘성미산 개발 갈등’을 꼽았다. 12만㎡의 성미산은 마포구 유일의 자연숲이다. 하지만 최근 홍익학원 측이 이곳에 홍익초·중·고교를 신축 이전하기 위한 공사에 착수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 갈등으로 인한 소모전을 최소화하고 조정하는 게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면서 “성미산 문제를 원만하게 풀기 위해 적극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산 배분의 무게 중심을 땅파기식 전시성 사업에서 주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복지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복지 역시 사회 약자층을 위주로 한 ‘소극적 복지’를 넘어 모든 주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는 “주택·의료·교육 등은 주민 복지의 기본”이라면서 “통계 등을 통해 관련 수요를 철저히 파악해 맞춤형 복지 혜택을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답게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적극성을 나타냈다. 그는 “내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기 위해 예산 확보 방안 등을 검토할 태스크포스(TF)를 조만간 운영할 것”이라면서 “서울시 차원의 무상급식 추진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경우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선행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지난해 11월 마포구청이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남게 된 옛 청사는 교육지원시설로 쓰고, 현 청사의 일부 사무실도 벤처 창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창업인들에게 내놓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4년의 임기 동안 내세울 핵심 키워드로 ‘발품’을 제시했다. 박 구청장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면서 “지방자치가 5기 동안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기대와 참여도 성숙해지고 있는 만큼 임기 동안 가급적 많은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말을 맺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박홍섭 마포구청장 지역 현안과 문제를 꿰뚫고 있다. 4대째 마포에 살고 있는 토박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노총에서 노동자를 위한 중책을 맡다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민선 3기 마포구청장 재직 당시에는 아들 결혼식을 비밀리에 치를 정도로 주민들로부터 ‘청렴 구청장’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 통신사 진흙탕 싸움···“SKT 부당거래” “LG U+ 현금제공”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시장의 출혈 마케팅이 다시 도를 넘어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상품 재판매를 하면서 불법적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LG U+(옛 통합LG텔레콤)는 최근 사명 변경과 함께 새로운 통합요금상품을 내놓으면서 과도한 현금 마케팅에 나서다 KT로부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된 상태다.  이같은 과도한 현금 마케팅은 결국 이용자가 금전적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즉 각사가 엄청난 마케팅비를 퍼붓지만 시장 점유율은 거의 변동없는 ‘제로섬 게임’과 같기 때문이다. 사업자를 수시로 바꾸는 얌체같은 일부 이용자만 이익을 볼뿐 장기 우량가입자는 불이익을 보게 되는 불합리한 구조도 자리하게 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상품을 재판매하면서 부당 내부거래, 경품고시 위반 등의 불법을 동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유선통신 재판매란 SK브로드밴드로부터 시내전화, 인터넷전화 등 유선통신상품을 도매 가격에 구입해 자사의 상품처럼 직접 판매하는 것. 과거에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상품을 판매할 때마다 위탁수수료를 받을뿐이었지만, SK텔레콤이 유선통신상품을 판매할 경우 모두 매출로 이어진다. SK브로드밴드로부터 구입한 상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으로선 지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열세에 놓여있는 유선통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절호의 기회다.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재판매를 통해 판촉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가입자를 확보, 실적 개선에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과거 우리의 무선통신 재판매(KT가 KTF의 무선통신상품을 파는 것)를 강하게 반대했던 SK텔레콤이 오히려 유선통신 재판매에 나섰다.”면서 “SK텔레콤은 재판매사업 진출 이후 과도한 현금 사용 등 경품고시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7년과 2009년 KT의 무선통신상품 재판매에 대해 재판매 관련 조직을 따로 분리토록 하고, 이를 어기면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며 통신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제소했었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 높은 망이용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자회사를 부당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피해 우회적인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유선통신시장 경쟁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또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을 활용해 결합판매 시장의 혼탁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동전화 할인율을 낮게 하고 시내·초고속인터넷 할인율을 높일 경우, 유선통신 시장의 출혈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SK텔레콤이 약탈적인 재판매 요금을 설정할 경우 다른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LG U+ 관계자도 “SK텔레콤의 무선통신시장 지배력이 재판매를 통해 유선시장에 확대되면서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마케팅비 총량규제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유선통신상품 재판매는 이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향후 유선통신 시장이 과열 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승인됐다는 것은 법적,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라며 “경쟁사들의 지적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 통신업체 3사의 마케팅 관련 기싸움은 말만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몇년전 끝없는 마케팅 소모전을 벌였던 때와 비견될 정도의 비방과 견제로 시장 열기는 다시 달아 올라있다.  KT는 지난 달 24일 LG U+의 초고속인터넷 현금 마케팅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며 규제당국인 방통위에 신고했다. 지난 해까지 초고속인터넷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였던 KT가 3위 사업자를 공개적으로 고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가 경품으로 내건 현금 규모는 LG U+, SK브로드밴드, KT 순이다. 유·무선 시장에서 각각 1위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이 새 요금상품을 앞세워 유·무선 결합상품 할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LG U+는 경품에 의존한 마케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은 올해 IT업계의 최대 화두인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선두 다툼을 하고 있지만 LG U+는 이들에 비해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았던 이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 U+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책은 저렴한 요금상품을 통해 가입자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LG U+는 지난달 새 요금상품인 ‘온 국민은 yo’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주택가 곳곳에 가입자당 35만~4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U+는 KT의 신고 이후에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현금 35만원과 함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돌렸다는 것이 경쟁업체의 주장이다. 한편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보통신방송 정책과정 조찬 강연에서 “2005년부터 지난 해까지 통신회사들의 투자액은 평균 5%정도 늘었고 같은 기간 마케팅비는 약 18%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변화가 없다.”며 업계의 과열 마케팅 경쟁을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KT를 향해 “마케팅을 통해 벽을 깨려는 노력은 안하는 편이 낫다.”면서 “KT가 마케팅비로 1조를 쓴다면 돈과 조직력을 갖춘 SK텔레콤은 1조 5000억원을 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2] 본선 강호들, 평가전 약체 찾는 이유는?

    언제나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8일 마지막 남아공월드컵 평가전을 마쳤다. 물론 5-1로 승리했지만 그 상대를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상대는 108위 탄자니아. 그야말로 ‘몸풀기’ 이상의 의미가 없다. 또 공식 A매치도 아니었다. 결국 탄자니아전, 앞서 아프리카 현지에서 치러진 짐바브웨(FIFA 랭킹 110위)와 비공인 A매치가 브라질의 월드컵 본선 준비의 전부인 셈. 브라질은 대표팀 소집 뒤 본선 개막 전까지 공식 A매치 평가전을 한 번도 치르지 않았다. 이건 무슨 배짱일까. 그런데 브라질뿐만 아니다. 우승후보로 분류되는 대부분 팀이 브라질과 비슷한 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을 밟아왔다.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아르헨티나(7위)는 지난달 대표팀 소집 뒤 아이티(91위), 캐나다(63위)와 평가전을 가진 것이 전부다. 독일(6위)도 몰타(157위), 헝가리(57위), 보스니아(51위) 등 비교적 약팀들과 A매치를 가졌다. 스페인(2위)도 사우디아라비아(66위), 한국(47위), 폴란드(58위)를 상대로 경기감각을 올렸다. 즉 우승후보들에게는 ‘맞춤형 전략·전술’이 필요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한국처럼 16강 진출을 제1의 목표로 하는 팀들은 조별리그 상대인 팀과 유사한 플레이를 하는 이른바 ‘가상의 그리스’, ‘가상의 아르헨티나’ 등과 경기 일정을 잡는다. 경기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불사른다. 그러나 강호들은 무리해서 평가전을 잡지도, 치르지도 않는다. 이들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려 16강 이후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흐름을 가져간다. 강팀들에는 조별리그 3경기가 사실상 평가전의 역할을 겸하는 셈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갖추고, 이미 전략·전술도 명확하게 수립된 강팀들에 ‘피튀기는’ 평가전은 본선 개막 전 불필요한 체력소모와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뜻이다. 톱시드 배정 팀끼리 평가전이 흔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은 평가전에서 컨디션 및 선수들 간 호흡 조절에 적합한 상대, 즉 필사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비교적 약한 상대를 찾게 되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광역단체장 공천 막판 진통

    광역단체장 공천 막판 진통

    6·2지방선거가 25일로 3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 경선과 선출 방식 등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등 여야 내부의 공천 진통이 그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도권에서 대패(大敗)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경기지사를 빼놓고는 모두가 어렵고, 경기도도 야권이 단일화하면 쉽지 않다. 서울 기초단체장도 강남지역을 빼놓고 모두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분명히 심각한 상황이어서 비상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당 자체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당은 서울시장 경선 일정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더니 경선에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의 구성이 문제가 되는 등 시종 어수선했다. 당헌당규상 선거인단은 50% 이상이 여성이어야 하고, 45세 미만이 30% 속해야 하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뒤늦게 조정에 나섰다. 이미 선정된 여론조사기관에도 일부 후보들은 불만을 표시하며 재선정을 요구하고 있다. 경선 날짜는 5월6일로 연기를 요청한 김충환·나경원·원희룡 의원 등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뒤에야 다음달 3일로 조정됐다. 민주당은 시종 ‘주류 대 비주류’ 갈등 구도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 작업 내내 계속된 일이다. 서울시장은 한명숙 전 총리와 이계안 전 의원의 경선 방식이 문제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 전 의원은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에 반발하며 시민공천배심원제를 50% 적용해 줄 것과 그 과정에서 TV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는 당 쇄신모임도 성명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 전 의원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당 주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한 전 총리쪽은 당 지도부에 공을 넘겼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들끼리 해결하자는 것은 소모전으로 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무상급식·보육과 일자리 확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복지분야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일단 자신만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TV토론 등을 거쳐 경쟁의 장을 넓혀야 한다는 원칙론 속에서도, 당내 경선에서부터 한 전 총리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다면 본선에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남지사 후보 확정을 놓고서도 잡음이 계속된다. 주승용 의원 등이 “여론조사 방식이 편향됐다.”며 후보 선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후보 등록을 거부한 뒤 재등록 논란에 이르기까지 상황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8일에는 이 문제를 놓고 중앙당이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니혼게이자이 통사설… 신속경영·해외전략 분석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4일 사설면 전체를 할애해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일본기업의 각성을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가 그동안 한국경제에 비판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주제만 다루는 ‘통사설’ 게재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신문은 ‘세계에서 약진하는 한국기업에 배우자’라는 사설을 통해 “세계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도 변함이 없다.”면서 “그런데도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높인 것은 단지 환율 효과라고 보는 것은 실수”라고 전제하며 세 가지 성공요인을 꼽았다. 우선 한국 기업이 불황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포함한 대담하고 신속한 경영판단을 한 것을 비롯해 ▲고부가 가치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판매 전략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신흥·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하는 해외 전략 등을 제시했다. 인구가 일본의 절반도 안되고, 경제 규모도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한 한국에서는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의 활로를 추구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인구가 줄어 들어 내수판매 축소가 불가피한 데도 기업들이 국내에서 필요 이상의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 기업을 따라 잡을 수 없다며 업종별 재편 작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집중 투자나 해외로 자원배분을 하는 경영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기술 모방에 적극적인 중국의 공세에 한·일이 공통의 위협에 놓여 있다.”며 양국 간 무한경쟁보다는 협력을 주문했다. 산업구조가 서로 비슷한 양국의 기업들이 연계해 협력하면 논의가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rlee@seoul.co.kr
  • [사설] 세종시 해법 ‘여의도 정치’ 포기하긴 이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온 세종시 국민투표론이 급기야 청와대로 옮겨붙었다.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그 가능성을 들고 나오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의 중대 결단’이라고 했을 뿐 국민투표란 말을 한마디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아닌 절차’ ‘수정안이 되는 방향’ 등의 표현으로 사실상 국민투표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언급을 했다. 그는 “때가 되면”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중대 결단’ 운운하는 자체부터 아직 때가 아니다. 국민투표는 정치적 파괴력이 워낙 엄청난 사안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투표를 선호하는 응답이 더 많다. 하지만 정치권이든 청와대든 국민투표를 결행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나 국론 분열이 심화될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투표 대상이 되느냐를 놓고 헌법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도 찬반이 팽팽한 게 현실이다. 헌정 사상 치러진 6차례의 국민투표 가운데 정책 사안을 결정하기 위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자칫 정치 분열을 국민 분열로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 “국민투표 검토는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선 것도 그 파장을 우려해서가 아닌가. 중진협의체가 이번 주부터 가동된다. 친이-친박-중립 의원 등 3자간에 윈-윈할 수 있도록 솔로몬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마지막으로 만나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중진협의체에서 단초를 찾아내는 게 주어진 역할이다. 벌써부터 고개를 드는 ‘중진협의체 무용론’을 무색하게 하도록 실천적 노력을 내보여야 한다. 청와대발(發) 국민투표론을 놓고 진의냐 아니냐,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건 또 다른 소모전일 뿐이다. 국민투표론은 정치권이 자초했다. “오죽하면 국민투표까지 거론되겠느냐.”는 청와대 측 토로가 오히려 솔직하게 들린다. 정치권은 세종시와 관련된 모든 논란의 원인 제공자임을 인식하고 대오각성해야 한다. 국민투표론은 그 논란을 하루빨리 종결지으라는 경고이자 촉구다. 청와대의 기세를 보면 결단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 전에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 때까지 여의도 정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 與與세종시 수정안 대충돌 째깍째깍

    與與세종시 수정안 대충돌 째깍째깍

    결국 피할 수 없는 대충돌이 임박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의 승부다. 친이 주류가 16일 수정안을 관철하기 위해 의원총회 소집 등 당론변경 절차에 착수한 데 따른 것이다. 친이 쪽의 조직적인 작전 개시에 친박계도 ‘올 것이 왔다.’며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친박계는 일단 의총에 참석해 당론 변경의 부당성을 따질 계획이다. 수정안 부결을 위한 전략도 숙고하고 있다. ●안상수 “요건 맞춘 의총요구 따를 것”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워크숍을 갖고 수정안 설득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의총을 열고 결론이 날 때까지 끝장토론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자.”고 결의하고, 의총 소집을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김용태 의원은 “수도 분할을 뜻하는 원안의 폐해를 인식하고 수정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국민과 동료 의원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를 비롯해 수정안에 부정적인 의원들에 대해서는 “설득하면 동조가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은 금명간 의총소집 요구서를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고 내주 초인 22일 또는 23일 의총 개최를 요청할 계획이다. 친이 성향의 중도파 모임인 ‘통합과 실용’, 초선 모임인 ‘민본21’ 등에 속한 일부 의원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요건을 갖춰 세종시 관련 토론을 위한 의총 소집을 요구한다면 이를 받아들여 의총을 여는 게 제 의무”라고 말했다. 친이계는 ‘친박계가 토론에 소극적’이란 점을 부각시키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친박계의 의총 거부 가능성과 당론변경 이후 친박계가 따르지 않을 것을 가정한 공세로 보인다. 정몽준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라디오 대표연설에서 “논의 자체를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답답한 일”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이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친박계의 의총 불참 가능성과 관련해 “논의조차 못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부정이고, 잘못된 자세”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친박계가 변경된 당론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일종의 무정부·무법 상태라서 친박도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정현 “부당성 알리는 자리 기꺼이” 친박계는 총력전에 나설 기세다. 친이계의 사전 공세를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의총이든 토론회든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그 부당성을 알리는 어떤 자리에도 기꺼이 나가 ‘세종시 백지화를 위한 당론 폐지는 무의미하다.’는 뜻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당론이 이미 있는데 이를 바꾼다면 날마다 당론을 바꿔야 한다.”면서 “억지로 당론을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국회 의석구조상 세종시 백지화는 불가능하고, 수정안을 관철한다 하더라도 3년 후 선거에서 다시 뒤집힐 내용을 갖고 소모전을 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친박계는 의총에서 수정안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부결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친박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친이계가 일부 친박계 의원을 설득해 당론 변경을 위한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같잖은 소리 좀 그만하라고 해라.”라고 잘라 말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
  • [데스크 시각]세종시 수정안 발표 한달/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세종시 수정안 발표 한달/김성수 정치부 차장

    얼마 전 편한 사석에서 들은 우스갯소리 하나. 누군가 세종시 논란을 풀 ‘묘안’이 있다고 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교육과학기술부 이전 방안을 포함시키자, 근데 그냥 보내면 안 되고 교과부를 교육부·과학부·기술청 이렇게 셋으로 쪼갠 다음에 옮겨야 한다. 그러면 ‘2부1청’이 옮기는 거니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주장하는 ‘원안+알파(α)’에도 웬만큼 부합한다.” 세종시 문제를 희화화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당시에는 박장대소가 터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유의 실없는 ‘세종시 유머’가 나도는 것은 상황이 워낙 답답하게 돌아가는 탓도 크다. 11일로 수정안이 발표된 지 꼭 한 달이 됐다. 하지만, 세종시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수정안이 나오기 전과 비교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당장 충청권 여론에 큰 변화가 없다.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 당·정·청이 발벗고 ‘여론몰이’에 나선 게 무색할 지경이다. 설연휴가 지나고 여론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대로라면 의미있는 변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도 있기는 있다. 수정안이 공개된 이후 충청권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충청권 아파트 분양권 가격은 0.35%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0.03%)보다 10배 이상 높다. 충청권에서도 대전 유성구가 0.72%로 가장 많이 올랐다. 충북 청주시도 0.55%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지역 모두 세종시와 인접한 지역이다. 적어도 시장에서는 수정안을 환영하는 셈이다. ‘백가쟁명(百家爭鳴)식’ 해법이 난무하는 것도 달라졌다면 달라진 현상이다. 국민투표 제안도 “6·2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연계해 실시하자.”는 주장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정부가 세종시 출구전략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슬금슬금 나온다.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서서히 발을 뺄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의 단초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제공했다. 정 총리는 지난 9일 “4월 임시국회때까지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원안추진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다. 몇 시간 뒤 발언을 뒤집었지만, ‘천기누설’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 총리가 지난해 9월3일 총리에 지명되자마자 “세종시 계획을 원안대로 다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세종시 문제를 촉발시켰다는 점도 공교롭다. 이후 세종시의 ‘ㅅ’자(字)만 들어가면 뉴스가 될 정도로 최근 몇달 동안 세종시 뉴스는 빠지지 않고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외국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는 국정(현안)이 세종시밖에 없는 줄 알겠다.”(9일, 이천휴게소에서 기자단과 가진 티 타임)고 이명박 대통령이 말할 정도다. 정작 관심은 이렇게 높은데도, 출구는 못 찾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부터 꽉 막혀 있다. 한나라당은 수정안으로의 당론수정이라는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을 ‘강도’에 비유할 정도로 감정의 날이 서 있다. 청와대도 처음엔 ‘확전’을 피했지만, 박 전 대표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듯 ‘강공모드’로 반격에 나섰다.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결기마저 느껴진다. 이제 양쪽 모두 화해는 없다는 듯 정면충돌하고 있다. 갈등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지쳐있다. 그런데도 실익 없는 ‘집안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이런 소모전은 10년 진보정권 대신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준 민의를 저버리는 일이다. 결국 이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박 전 대표를 만나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상대방이 대화할 자세가 안돼 있다고 내칠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표현대로 선거에 다시 나갈 사람이 아니다. 정치적 계산 없이, 진정성을 갖고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입장이다. 지금 세종시 말고도 풀어야 할 국정 현안은 넘치고, 쌓여 있다. sskim@seoul.co.kr
  • [사설] 세종시 논리전 인신공격 아닌 내용으로

    어제 시작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포함해 국회 안팎에서 여·야 대립은 물론 여·여 집안싸움이 볼썽사납게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 원안을 놓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사회주의 도시 운운하다가 색깔론 시비를 야기시켰다. 집권 여당의 전·현직 대표들은 감정 섞인 설전을 주고받더니 친이·친박 간에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대화와 토론으로 세종시 난제를 풀지 않고 치졸한 언사들이 난무한다. 작금의 세종시 전쟁에서는 지도자들이 앞장서는 형국이다. 문제는 그 판을 키우는 방식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포퓰리즘’ ‘의욕과 야심’ 등 감정 섞인 말들을 쏟아냈다. 정치적 위상 키우기라는 정치적 해석까지 자초했다. 박 전 대표는 “기막히고 엉뚱한 얘기”로 되받았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나라가 거덜난다.”고 하더니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치집단 보스’ 운운했다. 친이·친박 간 첨예한 갈등을 감안하면 위험한 발언이 될 수도 있다. 이러다 보니 추종세력들의 입은 거칠어질 수밖에 없고, 야당도 이에 질세라 험악한 설전에 가세하는 것이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충청권에서 표를 도둑질했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직공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경찰관들이 총리를 보고 가정파괴범이라고 한다.”고 했다. 말의 품위가 아쉬운 때다. 세종시 논란이 워낙 첨예하게 전개되면서 때론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을 벗어난 한마디를 경솔하게 내뱉었다가 화를 부를 수 있는 형국이다. 말장난식 흠집내기나 선동식 주장은 말꼬리 잇기식의 소모전만 초래할 뿐이다. 서로의 논리는 감정이 아닌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돼야 한다. 백년대계는 뭐고, 수도권 과밀 해소와 행정 비효율 중 어느 것이 높은 국가 경쟁력을 보장하는지, 본질적인 내용을 갖고 토론할 일이다. 세종시 논리전은 품격을 잃으면 다 잃는다.
  • 꿈의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 승자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의 승자는 TV가 될 것인가, 휴대전화가 될 것인가. ●소비전력↓얇고 가벼워진 TV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초 AM OLED를 사용한 15인치(38.1㎝)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의 액정표시장치(LCD) TV나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은 일종의 형광등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나 LED 등 별도의 광원(光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AM OLED는 스스로 빛을 낸다. 때문에 별도의 광원이 필요없어 보다 얇고 가벼운 TV를 만들 수 있다. 소모전력도 적고, 반응속도도 기존 LCD에 비해 빨라 잔상 없는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시야각과 색 재현력도 우수해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불린다. AM OLED로 TV를 만들면 지금보다 화질은 더 좋아지면서도 소비전력도 줄이고 얇고 가벼운 TV가 나온다. 문제는 가격. 이번에 선보일 LG전자의 15인치 OLED TV도 300만원대로 알려졌다. 40인치(101.6㎝)대의 LCD TV와 맞먹는 가격이다. 비싸기 때문에 2007년 말 11인치 OLED TV를 선보인 소니는 올 2분기 고작 1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가격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OLED TV에 뛰어든 것은 ‘시장 선점’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LED TV를 주력으로 밀 때 LG전자는 “기존 LCD TV와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은 더 비싸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LED TV는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뒤늦게 LED TV를 출시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에 밀렸다. ●가격경쟁력 떨어지는 TV는 무리 반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TV보다는 휴대전화에 OLED를 적극 사용할 계획이다. ‘아몰레드(AMOLED)’라는 별칭까지 만들면서 적극적으로 휴대전화 화면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응도 좋아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다른 휴대전화 업체들도 따라가고 있다. 물론 OLED TV 기술도 축적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0인치보다 큰 102㎝의 OLED TV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LED TV가 잘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OLED TV를 무리하게 밀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여 TV에 집중하려는 LG전자와 휴대전화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승패가 곧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하이닉스 흑자전환… 매각 청신호

    하이닉스 흑자전환… 매각 청신호

    하이닉스가 적자의 긴 터널을 벗어나면서 ‘한국반도체’의 저력을 과시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매각협상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23일 3·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 1180억원, 영업이익 2093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2007년 3분기(2540억원 흑자) 이후 8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흑자규모는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2000억~2500억원)을 벗어나지 않았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의 실적개선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한국 업체들이 소모전 양상을 빚으며 끌어왔던 ‘치킨게임’의 최종승자임을 확인시켜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일본, 타이완 등 대부분 경쟁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D램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흑자구도를 탄탄하게 구축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후반기 D램 고정거래가격(DDR2)은 2달러를 돌파했다. 2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후반기 이후 14개월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지난해 4분기 50센트대에 머문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처럼 D램가격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데다, 하이닉스는 연말부터 신제품인 44나노급 제품 양산에 들어가면서 후발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며 4분기에는 수익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가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경쟁력 있는 회사라는 것을 입증하게 되면, 채권단과 효성 사이에 진행 중인 매각협상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매각협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10%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후발업체와의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여줬다.”면서 “다른 정보기술(IT)기업들이 환율 약세나 마케팅 비용 증가로 4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하이닉스는 4분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최근 2년간 영업적자가 3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매각대금이 5조원 안팎에서 얘기되는 만큼 매각협상에 쉽게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당초 전망했던 3000억원대 중반보다는 훨씬 많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면서 “최근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매각금액 등에 쉽게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김효섭기자 s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출구전략 요란해선 안돼/오승호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출구전략 요란해선 안돼/오승호 경제부장

    출구전략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출구전략 시행 시기가 논란거리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경기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기부양에 동원됐던 각종 대책들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시점과 관련해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는 쪽과 지금은 때가 이르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기상조라고 거듭 강조한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중소기업 대출 100% 보증 및 만기 연장,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린 기준금리(연 2.0%) 등의 조치들로 인해 일단 금융 쪽, 즉 유동성 문제는 일단락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관건은 금융 위기로 타격을 받은 실물 부문이 회복됐느냐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지표로 소비와 수출을 꼽을 수 있는데, 소비는 여전히 영하권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출구전략에 대해 입씨름을 하기에 앞서 착안할 점이 있다. 설령 실물 쪽이 살아난다고 해도 우리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향후 경기회복 양상이 윤 장관의 말대로 ‘나이키’나 ‘루트’형이 될지, 아니면 ‘L’자형이 될지는 해외에 달려 있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경기를 살릴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 자유화 정도에 비해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것도 한 원인이다. 미국이 기침만 해도 우리나라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해외가 관건이기 때문에 우리만의 출구전략은 큰 의미가 없다. 이미 쏟아낸 대책들을 언제 원상 복구할지, 요란하게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마치 골프에서 힘을 빼고 샷을 하면 공이 멀리 날아가듯이 긴장하지 말고 조용히 준비하면 된다. 당국자들도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으면 한다. 나중에 국민들이 “그게 출구전략이었구나.”라고 평가하면 된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곳곳에서 출구전략은 이뤄지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당초 10조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1차 5조원을 뺀 나머지 5조원은 중단했다. 자본확충펀드도 20조원을 목표로 했으나 3조 9000억원만 투입됐다. 구조조정기금은 목표액 40조원 가운데 올해 절반을 집행할 계획이지만, 달성하기 힘들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조~30조원 규모의 금융안정기금은 국회 동의까지 받았지만,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다. 내년에 소득공제 혜택 등을 줄여 세금을 더 걷는 쪽으로 세제 개편을 하려는 것도 출구전략과 무관치 않다. 걱정되는 것은 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실제 효과 이상의 상징성이 있는 출구전략의 대표적 수단이어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면 인상 시기와 관련해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화정책을 파티에서 펀치볼을 치우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은이 파티(경기회복)가 무르익어 가지만 다음 날 과음(인플레이션)으로 후회할 것을 우려해 술병을 빨리 치우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은이든 재정부든 금리에 지나치게 집착해 소모전을 펴서는 안 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내면서 경기회복 이후 인플레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은 다 안다. 폭풍은 지나갔지만, 중소기업들은 기초체력이 많이 약해졌다. 제조업 가동률은 대기업보다 훨씬 낮은 68% 수준이다. 재고 감소율도 대기업에 비해 낮다. 출구전략이 종합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기를 원한다면 추후 한은에 인플레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신뢰가 단순히 도덕적 덕목인 시대는 끝났다. 신뢰의 의미가 21세기 들어서 국가 발전의 주요한 경제 자산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사람이 서로를 신뢰할 때 성장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의 명언이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 생기는 ‘불신과 갈등의 비용’이 줄어들어 조직의 생산성이 급증한다는 논리다. ‘임상실험’ 가운데 ‘도넛가게’ 이론이 있다. 직장인들을 상대로 도넛과 커피를 파는 1인 점포다. 고객들은 아침과 점심시간에 몰려든다.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계산토록 지폐와 동전을 준비했다. 다소의 손해를 각오했지만 신뢰의 힘은 고객을 두 배로 늘렸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거물들도 사업 초기 목전의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객의 신뢰를 택한 일화는 수없이 많다. 신뢰가 주는 효용은 개인이나 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천금매골(千買骨), 즉 천금의 거액을 주고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의미다. 중국 연나라 곽외라는 참모가 소왕(昭王)에게서 천리마를 구하도록 명을 받고 전국을 헤맸다. 결국 찾지 못하자 꾀를 내어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에 샀다. 이 소식이 듣고 전국의 천리마 주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아무 소용도 없는, 죽은 뼈에 거금을 투자한 구매자에 대한 신뢰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신뢰’인 것이다.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실패한 정책은 부지기수다.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국민의 정부는 경제살리기 명목으로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제한 폐지는 물론 장기 임대주택 100만가구, 판교 신도시 등을 건설했지만 실패로 막을 내렸다. 부동산 문제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공언에도 불구, 서민들은 등을 돌렸다. 현 정권 역시 ‘8·23 부동산 대책’의 강수를 던졌지만 정부를 비웃듯 아직까지 집값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일관성을 무시한 잦은 정책 변경 때문에 시장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을 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이 인식하는 한 어떤 투기 억제책도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다. 국정 운영 역시 국민의 신뢰가 기반이 된다. 불신의 정치는 너무도 많은 비용을 치르고 생산성과 효율도 떨어진다. 정책 집행도 쉽지 않다. 문제는 신뢰를 얻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신뢰의 제 1항목은 정직성과 성실성이고 제2항목은 능력과 성과다. 한마디로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유착 구조로 부정부패의 늪에 빠진 일본 자민당이 경제도 망쳤으니 정권교체는 필연적 수순이다. 참여정부는 높은 도덕성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정권’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 2항목인 능력과 성과 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연유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집권 2기 개각을 앞두고 있다. 집권 1기에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신뢰의 기본조차 충족하지 못한 까닭에 엄청난 역풍을 만났다. 집권 2기의 방향을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지금 분열과 냉소, 좌절과 실망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서로 신뢰가 없는 탓에 쓸데없는 소모전과 불신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불신의 시대를 종식하고 신뢰의 시대를 열어갈 것인지 집권 2기 내각의 어깨가 무겁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정묘·병자호란 전개 과정 한·중·일 관계서 새로 조명

    1637년 1월30일, 인조는 피란처인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세번 큰절을 올리고 항복했다. 척화파와 주화파가 성안에서 대책없는 소모전을 벌이는 동안 청군의 칼날에 목숨을 잃고, 심양으로 끌려간 포로는 수십만을 헤아렸다. 특히 여성 포로의 고통은 처절했다. 만주족 본처에게 끓는 물을 뒤집어쓰는 등 고문을 당했고, 갖은 고생끝에 조선에 돌아와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푸른역사)에서 “척화파나 주화파 모두 총론에서는 그럴 듯한 사자후를 토해냈지만 전쟁을 피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론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후금이 1633년 6월에 이미 조선을 언젠가는 정복하되 명나라와 몽골을 복속시키기 전까지는 회유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반면 조선은 1627년 정묘호란을 겪고나서도 속수무책이었다.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서울신문에 총 104회에 걸쳐 연재한 ‘아픈 역사에서 배운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를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을 세밀하게 짚어냈던 한 교수는 이 책에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동아시아 국제질서라는 대외관계사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정묘호란과 조선·후금 관계, 병자호란과 조청관계는 물론 정묘호란과 조·일관계의 추이, 병자호란 무렵 조선의 대일 정책과 인식 등 일본으로까지 관계의 그물망을 넓혔다. 조선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있는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할 때 어느 한 나라와의 관계 변화는 필연적으로 또 다른 나라와의 관계추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임진왜란으로 철천지 원수가 됐던 일본은 두차례 호란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에 무기 원조를 제안하면서 자신들의 정치·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약삭빠른 태도를 보였다. 저자는 강국 사이에 끼여있는 상대적인 약소국 조선이 생존하기 위해선 외교적 지혜가 필수적이며, 이와 더불어 약체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한반도의 정권들에 요구되는 절실한 과제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3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의 핵심/이기철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의 핵심/이기철 사회2부 차장

    지방행정체제 개편논의가 한창이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꾸려는 작업이다. 주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학계도 가세했고, 시민단체들도 끼어들었다. 행정경비 절감과 경쟁력 향상, 망국적 지역감정 해소와 지역간 분쟁 해소 등이 개편의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정부 차원에선 지방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도 나온다. 최근 공무원 몇 사람 및 대학교수 등과 저녁을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행정안전부 고위 관계자는 “올 12월 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관련 법률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시행은 차기 지방자치단체의 임기(2010년 7월~2014년 6월)가 끝난 다음부터 한다고 한다. 행정체제 개편논의는 백가쟁명식이다. 연방정부 구성안도 나온다. 인구 1000만~1500만명의 광역지방정부 구성안, 50만~100만명의 통합시를 50~70개 두는 안도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서울시 존치 여부와 도 폐지, 시·군 통합에 모아진다. 서울시는 특수성을 인정해 그대로 두지만 4~5개의 통합 구로 개편한다. 도는 없애되 도의 사무를 국가로 귀속시키고 통합시를 만든다는 안이 가장 많이 논의된다. 이런 개편안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이 든다. 힘이 센 서울시는 정치권이나 중앙정부가 건드리기에는 부담스러워 그대로 두고, 비교적 약한 도의 자치를 없애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 그것이다. 그날 함께했던 교수는 “전국에 고만고만한 크기의 통합시를 두면 중앙정부가 훨씬 통제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도가 폐지되면 도의 축적된 행정역량과 도민들의 애향심이 증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 이후에 대한 우려도 크다. 통합시의 명칭과 시청 소재지를 두고 일어날 논쟁은 전국적 소모전이 될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하다. 전국이 ‘지뢰밭’이 될 형국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그릇을 만드는 일로 비유된다. 큰 그릇에는 큰 것을 담아야 하고, 작은 그릇에는 큰 물건을 담을 수 없다. 지방행정에는 담을 내용물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 그릇에 담을 콘텐츠로는 국민 삶의 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즉, 행정을 주민 생활에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과 생활이 어긋남으로써 국민이 불편해졌고, 물질적·시간적 낭비가 일어났다. 이건 다시 국가 운영상의 사회적·경제적 비용 증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됐다. 실례로 치안문제에서 확연하다. 지난 1월 경찰에 검거된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은 경기 서남부지역민들에겐 치안 공백의 충격을 안겨줬다. 서남부지역 자치단체들은 그동안 인구가 급증하면서 경찰서와 치안인력 부족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경찰 업무는 중앙정부 담당이어서 지자체의 다급한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지 못했다. 그 결과 10명의 부녀자가 피살됐다. 이후 지자체가 빠듯한 예산으로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더 많이 설치하고 있다. 또 자치단체장들은 학교에 많은 행정력과 예산을 쏟고 있다. 담장 허물기와 특목고 유치, 명문고 육성 지원 같은 행정적 차원을 넘어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방과후 학교, 영어마을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감이 선출직으로 바뀌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자치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단체장들이 학교 문턱을 넘보고, 교육자치가 지방자치에 통합돼야 하는 이유다. 지방재정의 자립도는 여전히 낮다. 자치단체의 자립도는 마이너스다. 시·군 통폐합으론 재정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마이너스와 마이너스를 더하면 마이너스가 더 커질 뿐이다. 지자체의 재정권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에서 껍데기가 아니라 치안과 교육, 재정권 등이 포함된 국민의 삶이 테이블에 올려지기를 주문한다. 이기철 사회2부 차장 chuli@seoul.co.kr
  • 현대차 노조원 ‘무분규 움직임’ 확산

    “우리도 무분규·무파업을 선언해 보자.” 강성으로 이름 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내부에서 ‘무분규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집행부의 투쟁 일변도 행보에 반기를 들며 명분 없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는 현장 노조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 극복이 버거운 상황에서 공장 가동 중단은 노사 공멸은 물론 국내 자동차 업계를 벼랑끝으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 집행부가 시기를 앞당겨 다음달부터 임금·단체협상안을 마련키로 한 가운데 노조 및 사내 홈페이지에는 ‘파업 모드’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는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불필요한 소모전 대신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해 임금인상안을 회사에 ‘백지 위임’한 현대중공업의 행보가 이 같은 기류에 더욱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라고 밝힌 노조원은 “사회 곳곳에서 살아 남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가는데, 우리도 부문규를 선언하고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자.”고 촉구했다. ‘조합원’이라는 필명의 노조원은 “어용노조가 돼 보자.”면서 “지금은 시장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민’이라는 아이디의 직원은 “현대중공업 사례 등을 배우자.”면서 “왜 현대차는 불신과 반목과 내 밥그릇만 챙기는 것일까? 노동 활동가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삼는 전주공장내 ‘주간연속 2교대’ 시행 등 쟁점에 대해서도 탄력 대응을 주문했다. ‘조합원 생각’이라고 밝힌 노조원은 “조합원들의 우선적인 생각은 주간연속 2교대제가 아닌 위기극복을 위한 물량확보 및 생활고 해결”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반대 기류에 부딪혀 노조 집행부는 지난달부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관련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으나 투쟁 지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노조 방침보다 회사 생존부터 걱정하는 조합원이 많다.”면서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마저 일시 생산을 중단하는 위기 속에서 공감 없는 파업으로 사회적 지탄은 물론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태평성대 만든 2인자들의 삶

    ‘정치는 작은 생선 굽듯이 하라.’ 10년 전 출판기획 일을 하면서 어느 책에서 읽은 중국고사이다. 옛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졌던 필자는 우리 역사 속 정치가의 이야기를 한번 다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료를 조사하던 중 조선시대, 위로는 오직 국왕 한 사람뿐이었던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上 萬人之下)’의 재상을 지낸 인물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칫 시커멓게 태워먹기 쉬운 민심이라는 작은 물고기를 어떻게 요리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세종시대 재상열전, 조선의 아침을 꿈꾸던 사람들’(하우 펴냄)은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세종시대를 중심으로, ▲태종 집권 말기에서 세종 집권 초기 ▲세종의 집권기 ▲세종 집권 말기부터 문종·단종·세조에 이르는 세 개의 시기로 구분해서 재상에 오른 인물을 집중 탐구한 결과이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조선시대는 물론 우리 역사와 정치문화를 좀 더 흥미있고, 유익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건국 초기라고는 하지만, 유교를 신봉하던 조선에서 셋째 왕자였던 충녕대군(세종)은 결코 국왕의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세자에 책봉되고, 다시 두 달만에 전격적으로 왕위에 오른 세종은 태종이 이룬 정치적 기반을 토대로 조선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안정기를 구가했다. 일방적인 왕권의 독주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신권 역시 동시에 보장되었고, 32년 집권기간 동안 왕권에 저항하는 정변 등이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치적 문제로 목숨을 잃은 사대부가 한 사람도 없을 정도였다. 때문에 권력을 놓고 정치적 소모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국가와 백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우선 생각하는 능력있고 청렴한 재상들이 여럿 배출됐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적 선택이 요구될 때면 언제나 그 기저에는 ‘국민(백성)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가장 큰 대의명분으로 제시 되곤 한다. 하지만 논쟁의 본질에서 벗어나기 일쑤인가 하면, 현실에서는 정치의 주인인 국민(백성)은 찾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 만인의 정치를 논하기보다 그들만의 권력에 관심이 더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대 2인자 그룹에 속하며 동시에 권력의 핵심부에 속했던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들이 건국 초기의 정제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세종을 보좌하여 태평성대를 이끌어갔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각각 다른 성장과정에서 출발하여 최고위직인 재상에 올라 관직생활을 마감하기까지 삶을 추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단순히 역사적이거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이 책을 읽기보다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아주었으면 한다. 특정 연령층이나 계층의 독자를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세상 사람들의 삶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보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섭 강원인재육성재단 사무처장
  • 숨고르는 대치정국… 향후 전망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 박희태,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1일 대화를 하고 원내대표 회담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새해 벽두의 입법 대치전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이날 오후만 해도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회 의장단·여야 대표 9인 회동이 무산되면서 극한 대결이 예고됐다.그러나 두 당 대표에 이어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홍준표·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이날 밤까지 잇따라 교차 회동을 가지면서 접점 모색을 위한 막판 물밑 접촉을 이어갔다. 실제 이날 오후 열린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선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을 놓고 다각도로 의견접근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여야가 ‘최후의 대화’를 통해 극적 타결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뚜렷해 새해에도 ‘격랑의 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실제 두 당 대표의 회동을 마친 뒤 정 대표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경우,여야 모두 ‘마이웨이’를 외치며 각각의 주도권 쟁탈전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입법전쟁’의 여야 손익계산서를 보면 새해 정국지형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 한나라당 쪽의 후폭풍이 거세질 것 같다.중점법안 전체를 연말에 처리하겠다는 당초 목표가 무너진 데 대해 지도부 책임론이 대두될 수 밖에 없다.해를 넘겨 처리하더라도 정권교체 후 첫 입법전쟁 결과는 ‘상처뿐인’ 승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당초 85개 안건의 일괄처리를 주장해온 한나라당의 ‘속도전’은 청와대의 강경 드라이브와도 무관치 않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4대강 정비사업과 부처 사업보고 등 집권 2년차의 국정 준비를 끝냈다.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선택지는 좁아 보인다. 당내 분란도 가속화될 조짐이다.친이(親李·친이명박) 친정체제가 구축되면서,상대적으로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의 거점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입법 대치과정에서 당내 친이 직계 의원들이 협상의 주요결정을 좌지우지한 것이 대표적 징조”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거머쥔 듯하다.입법전쟁 과정에서 당 내부와 지지층이 결집하고,정체성 논란과 같은 당내 소모전도 줄었다.투쟁의 명분도 쌓았다.원혜영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는 국회의 권능을 부정하는 폭거로,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지속적인 여론 지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한나라당의 강행처리가 현실화되면,장외·악법철폐 투쟁은 물론 의원직 반납이라는 초강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바지소송’ 한인 세탁업자 항소심 승소

    미국 워싱턴에서 손님이 맡긴 바지를 분실한 이유로 5400만달러(약 7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한인 세탁업자 정진남(사진 왼쪽·61)씨가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이날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분실된 바지의 배상금으로 5400만달러를 요구한 로이 피어슨 워싱턴 행정법원 전직 판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피어슨 전 판사는 정씨가 ‘만족 보장’이라는 문구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판사 3명은 원고인 피어슨 전 판사가 해당 문구가 사기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고,주장도 논리적이지 못하다며 만장일치로 이를 기각했다.이로써 2005년 시작돼 3년7개월을 끌어온 ‘바지소송’은 일단락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도둑전기 잡는 하마’ 개발

    ‘도둑전기 잡는 하마’ 개발

     사무실에서 선풍기나 전기난로 등을 끄지 않고 퇴근해도 화재를 걱정할 일이 없게 됐다.전남 목포시청 하수과에 근무하는 고진찬(46·전기직 7급)씨가 최근 4년 동안 발품을 판 끝에 화재는 물론 소모성 전력까지 잡아주는 ‘일석이조’ 장치를 발명해 최근 특허를 받았다.이 장치로 목포시는 연간 전기료의 10%인 2000만원 가량을 절감하게 됐다.나아가 전열기구 과열이나 누전에 따른 전기화재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부품 제작과 설치비는 30만~40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씨가 발명한 제품은 ‘무인경보 시스템을 이용한 전원제어시스템’.말 그대로 사무실의 경보장치에 붙은 ‘경비,해제’라는 두개 스위치에서 전선을 끌어내 자동으로 전원이 끊기고 연결되는 원리다.  이 장치를 설치하고 퇴근 때 출입문을 닫으면서 ‘경비’라고 쓰인 경보시스템 단추를 누르면 자동으로 사무실 전원이 차단된다.반대로 출근해서 ‘해제’라는 단추를 누르면 전원이 들어온다.고씨는 “보통 사무실에서 텔레비전,컴퓨터,선풍기,전기난로 등 전자제품이나 전열기구는 문어발식 콘센트에 꽂혀 있고 이때 화재 위험은 물론 소모성 전력이 허비된다.”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소모전력은 가정의 경우 평균 10.6%,사무실은 5%가량이고 국내 화재발생의 33.6%가 누전과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이다.고씨는 “화재를 막아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아보자.”는 뜻에서 2004년 연구에 뛰어들었다.그는 목포시 이름으로 특허권을 출원해 목포시가 20년 동안 특허권을 갖는다.목포시는 고씨에게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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