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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난 남성 꿰매주고 고쳐주고

    고장난 남성 꿰매주고 고쳐주고

    산부인과 의사는 대부분이 남자다. 어느 면에서는 인기도 남자 의사쪽이 여자 의사보다 더 많다. 반대로 남성만의 비경(秘境)인 비뇨기과를 보는 여자 의사는 없을까. 있다면 남자 비뇨기과 의사보다 더 인기를 모을 것이라는 단순 논리가 적용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선 단 하나뿐인 여자 비뇨기과 의사 - 김진복(金鎭福·36)씨가 지금 서울에서 개업을 하고 있다. 고장난「남성」들이 말하자면 여인의 섬섬옥수(纖纖玉手)로 수리되는 곳.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동 대로변에 있는「대생(大生)의원」이 그 곳이다. 머뭇머뭇 들어서는 청년, 얼굴만 보아도 알아차려 무척 앳돼 보이는 청년이 수줍은 듯 들어선다. 머뭇머뭇 진찰실 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시쳇말로「왔다」다. 『진찰받으러 오셨어요?』 이 집 여의사의 부드러운 미소 공세가 우선 청년을 안심시킨다. 얼굴을 일별하는 순간, 이 집 여원장은 벌써 모든 것을 간파한다. 청년은 그「지역」의「이상」을 치료하러 온 것이라고…. 성병진료, 포경수술, 정관절제수술 이것이 이 병원 여원장의 주특기인 진료과목이다. 산부인과와 외과도 함께 본다. 『범상한 판단으론 여자 의사에게「그 곳」을 보이는 게 한층 부끄러울 것 같지만 그렇질 않아요. 오히려 엄숙한 분위기가 없어 더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난「여자」가 아니라「의사」고, 그러면서도 분위기는「여성적」으로 꾸밀 수 있으니까요』 전문의는 아니고 GP(일반의). 표방한 진료과목이 비뇨기과, 산부인과인 것뿐이다. 꽤나 뚱뚱한 체구. 『원래 비뇨기과가 아니라 정관절제수술을 좀 공부했어요. 소록도 나(癩)병원에 근무할 때 나환자들의 정관을 절제하는 시술의(施術醫) 노릇을 했죠. 그때 직접, 간접으로 간여한 정관수술이 한 5, 6백 건 될까요? 내친 김에 비뇨기과를 그대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의대 나오자 소록도 자원, 신랑들의 정관절제(精管切除) 맡아 58년에 우석의대를 졸업. 이듬해 7월 소록도 병원 근무를 자원해 남해의 유적지로 내려갔다. 「비뇨기과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스물 일곱의 꽃다운 처녀였다. 그 싱싱한 나이의 처녀가, 아무리 의사의 몸이기는 하지만, 남성들의 그것을 꿰매고 수리하는 작업으로 매일 매일을 소일한다는 게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주위의 눈총이 우선 무서웠다. 『전공할 게 없어 하필이면 비뇨기과냐…』. 측근들도 그녀를 심히 못마땅해 했다. 『정관절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내 나름의 어떤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병원을 찾아오는 부인들의 많은 수가 인공유산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난 생각했습니다. 가족계획의 실천을 남성 쪽에 돌릴 수는 없을까고요. 그래서 정관절제수술을 우선 연구하게 되었어요』 소록도 병원엔 전국에서 발견된 나환자들이 들어 온다. 남자, 여자,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이들의 계층은 각양각색. 남자 환자와 여자 환자 사이에「로맨스」가 싹튼다. 이들은 결혼을 할 수가 있다. 단, 결혼 직전 남성쪽이 정관절제수술을 받아야 한다. 소록도 병원 개원 이래 지금까지 실천되어 오는 그들 나름대로의 단종법(斷種法). 김진복씨는 여기서「시집도 안 간 나이」에 단종의「메스」를 들었다. 처음엔 부끄러워 환자 얼굴 못봤으나 의료조무원이 옆에서 거들어 준다. 생식기 아래 부분을「메스」로 짼 다음 실오라기 같은 정관을 찾아 낸다. 그것을 다시 잘라 양쪽 끝을 동여매면 수술이 끝나는 것이다. 처음엔 아무리 의사지만 부끄러워 환자 앞에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메스」를 쥔 손이 경련을 일으켜 수술을 못하고 당황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쌓은 이력이 3년여. 6백 명에 가까운 나환자들의 정관수술을 김씨는 손수 해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분명히 정관절제를 받고 결혼을 했는데 그 부부 사이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난 거예요. 모두들 수근댔죠. 「옆치기」(다른 남자와의 정교)임이 분명하다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미심쩍은 데가 있었어요. 끈질기게 캐봤더니…』 「옆치기」가 아니었다. 정관수수을 받은 지 1년 만에 이들 부부는 거의 미칠 지경으로 아이가 갖고 싶어졌다. 의료조무원을 매수해 비밀히 정관복원수술을 자기 집에서 실시했다. 마취도 안하고 바느질 하는데 쓰이는 보통 바늘과 실로 잘라진 정관을 이었다. 수술 소요시간 3시간. 참으로 기적 같이 이 수술은 성공되어 그로부터 1년 뒤인 59년에 이들은 아이를 낳았다. 소록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신화. 『이상한 일이었죠. 그땐 복원수술이란 말조차 없던 때거든요? 바느질 하듯 꿰맨 정관이 이어졌다니 놀랄만한 일이었죠』 61년 5월 국립의료원으로 전입된 김진복씨는 몇 달 뒤 공무원 생활을 청산, 선명회 특수피부진료회에서 1년 남짓 근무한 뒤 곧 지금의 자리에다「대생의원」을 차렸다. 62년부터 가족계획이「무시」되면서 그녀는 정관절제 시술의(醫) 교육도 받았다. 시술의사 교육은 서울의대에서 있었는데 물론 그녀는 거기서도 홍일점. 교실엘 들어갔더니 모인 의사들이 모두 한 마디씩 했다. 『아주머니 무얼하러 오셨죠? 여긴 아주머니가 오실 곳이 못 됩니다』. 하룻밤 실수로 찾아오는 청년을 친동생처럼 여겨 보건소에 등록을 하려 했더니 거기서도「점잖게」사양했다. 『여자가 할 일이 못된다』는 게 담당자의 말. 간신히 시술의 지정을 받았다. 「대생의원」주위엔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 차 있다. 20 전후의 젊은 공원들이 이 병원의 단골이다. 「어쩌다 당한 하룻밤의 실수」로 온통 구겨진 얼굴을 하고 오는 청년들을 보면 의사라는 직업인으로 보다는 친동기간 같은 애정과 연민을 함께 갖게 된다고. 따라서 김씨의 의료 시술엔 모성애적인 분위기가 있다. 가난한 환자에게선 치료비도 탐하지 않는다는「인술」의 참모습을 그녀는 여성만의 입김으로 실천하고 있다. 『며칠 전에 환자 측근에게서「테러」를 당했어요. 병 고쳐준 대가로는 너무 가혹한 일이죠. 의사 노릇 못해 먹겠습니다』 전송하는 얼굴이 온통 퉁퉁 부어 있다. 한국 유일의 비뇨기과 여의사가「남성」에게서「테러」를 당했다는 것이다. 「테러」이유는 진단서를 요구하는 대로 꾸며 주지 않았다는 것. 남성에게는 더 없는 협조자인 그녀가, 남성에게서 폭행을 당했다니 좀 슬픈 마음이 들었다. [ 선데이서울 69년 5/4 제2권 18호 통권 제32호 ]
  • 소록도 울린 벽안의 천사들

    한센병 환우들이 모여 사는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년간 봉사하다 홀연히 떠난 벽안의 수녀들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마리안느(71) 수녀와 마거릿(70) 수녀는 각각 59년 12월과 62년 2월부터 한센병 환우들을 보살피다 지난 21일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주민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났다. 짐이라고는 낡은 여행가방 하나가 전부였다. 이들은 편지에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때 떠나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그 말을 실천할 때”라며 섬을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를 통해 소록도로 온 두 수녀는 고국에서 보내준 의약품과 지원금 등으로 한국인들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센병 환우들의 어머니 노릇을 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뷸구하고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등 헌신적으로 치료활동을 했다. 주민들은 이들을 ‘할매’라고 부르며 따랐다. 그동안 국내외 수많은 언론이 이들의 선행을 알리기 위해 소록도를 찾았지만 인터뷰는커녕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센병 ‘유전 안되고 치료가능’

    최근 일본 법원이 한국과 타이완 한센인에 대한 보상과 관련, 상반된 판결을 한 것을 계기로 한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한센병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알면 한센병 환자들을 슬금슬금 피하는 것이 그릇된 편견이며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센병은 과거 나병으로 불렸으나 차별과 선입견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이 병을 지난 1873년 처음 발견한 의사 아르마우어 한센의 이름을 따서 불리고 있다. 한센병을 유발하는 균은 피부 또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센병 환자들은 일반인에 대한 전염을 막는다는 이유로 1960년대 후반까지 엄격하게 격리돼 살아왔다. 그 뒤에도 정부는 한센인들에게 소록도와 같은 정착촌 생활을 권장해왔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95% 이상은 한센균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어 이 병에 걸리지 않는다. 한센병 환자와 오랜기간 가까이 접촉하면서 생활하는 사람 가운데 일부만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한센병은 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처럼 성적인 접촉에 의해 감염되지 않으며, 유전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한센병은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병에 걸렸더라도 약을 먹으면 체내 한센균이 전염성을 상실, 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따라서 한센병은 치료가 어렵고 전염이 쉬운 난치병이라기보다, 대규모 인권침해 등 뿌리깊은 차별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1980년대 중반 WHO로부터 한센병 퇴치국으로 인정받았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1만 5000여명의 한센인들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규태 가톨릭대 한센병연구소장은 “한센병은 연간 20여명만이 발병하는 거의 퇴치된 질병”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한센병에 대한 치료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센병 환자가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을 돕고, 왜곡된 인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온누리에 뽐내는 전통연주

    온누리에 뽐내는 전통연주

    경북 청도 온누리국악예술단이 각종 민속경연대회를 휩쓸고 있다. 9일 청도군에 따르면 온누리국악예술단(단장 구상본) 이예은(청도여중 2년)양이 지난 5일 충북 청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청소년민속경연대회에서 판소리 춘향가 이별대목으로 전체 대상을 차지했다. 또 기악 부문 가야금산조를 연주한 구다영(청도화양초교 6년)양, 판소리 부문 심청가 중 밥 빌러 가는 대목을 부른 오예지나(대구성명초교 5년)양, 사물놀이 부문 판굿을 연주한 이상원(청도화양초교 6년)군 등 5명이 각각 대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판소리·기악·사물놀이 등 6개 부문에 8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온누리국악예술단은 지난달 열린 화랑문화제에서도 사물놀이와 판소리부문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그동안 각종 전국 민속경연대회 수상경력도 100여차례에 달한다. 온누리국악예술단은 1995년 결손가정 어린이 7명으로 국악예술단을 발족했다. 현재 창립 단원들이 대부분 대학생이 됐으며 새 식구도 받아들여 단원이 27명으로 늘었다. 창단 이후 소록도 국립병원 위문공연 등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음악회부터 해외 초청공연까지 매년 100회 이상 연주회를 가졌다. 국립국악원 등 전문 연주단체와도 36차례 협연했다. 구 단장은 “단원들이 노력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면서 “후원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청도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국내단체 “조속 보상” 촉구

    |도쿄 이춘규특파원·고흥 남기창 기자|일본 정부가 한국과 타이완의 한센인에게 보상할 방침이라는 소식에 6일 당사자는 물론 국내 관련 단체에서는 이를 환영하는 한편 조속한 보상을 촉구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5일 일본 정부가 한국과 타이완의 한센인에게 보상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자국 한센인을 보상한 한센병 보상법에 근거해 한국과 타이완 한센인도 포괄 구제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자는 4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한센인 687명(남자 377명)의 보금자리인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는 6일 모처럼 활기에 넘쳤다.‘소록도를 사랑하는 모임(소사모)’의 김덕모(43·호남대교수) 집행위원장은 “이번에 소송을 낸 소록도 주민은 117명이지만 앞으로 추가보상을 받기 위한 소송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보상 방침을 크게 반겼다.taein@seoul.co.kr
  • 소록도사람들 ‘아름다운 여행’

    ‘아름다운 가을여행.’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한센인과 따뜻한 정을 나눈 이웃주민, 자원봉사자들, 푸른 하늘과 바다가 이들을 반겼다. 한센인들의 보금자리인 전남 고흥군 도양(녹동)읍 소록도. 이들이 뭍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가 소록도에서 뱃길로 5분거리인 도양읍.3일 읍내 주민들이 처음으로 한센인들을 가슴에 껴안았다. 그동안 생필품 등을 사러온 한센인들을 읍내에서 마주치면 대체로 겉모습에 놀라 외면하고 편견으로 일관했었다. 이날 오전 9시 전남 고흥군 도양읍 도양(녹동)항 여객선 대합실. 도양읍 주민들이 마련한 제주도 1박2일 여행에 한센인 30명이 나섰다. 의료진 3명과 주민 자원봉사자 33명이 동참했다. 평소 하늘이 보기 싫어 모자를 꾹 눌러쓰고 다니던 한센인들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웃음과 활기가 넘쳤다. 손을 내미는 이웃들의 따듯한 배려가 있었다. 가족·친척 모두가 외면하는 그들이었기에 이번 나들이는 흥분 그 자체였다. 갈색양복, 중절모, 선글라스, 넥타이, 하얀 운동화 등으로 한껏 차려입은 그들의 모습은 소풍 떠나는 아이들과 다름없었다. “기분이 너무 좋아 날아갈 것 같다. 밤새 한숨도 못잤다.” 평생 처음 제주도에 간다는 김규호(71) 할아버지는 목이 메었다. 고향이 제주인 고봉희(78) 할아버지는 “두말 하면 잔소리”라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황인종(85) 할아버지도 10년전 효도관광으로 제주도에 갔지만 동료들과 함께 가기는 처음이라며 좋아했다. 이들은 4시간 배를 타고 제주항에 도착한 뒤 용두암과 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며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4일에는 한림공원 식물원, 그린리조트, 산방산 용머리해안, 중문관광단지, 천지연폭포 등의 가을정취를 즐겼다. 이번 아름다운 여행은 도양 항만발전협의회(회장 김양섭 여수해양수산청 고흥해양수산사무소장)가 마련했다. 여기에 군청과 도양읍내 해운회사, 건설회사, 항운노조 등 14개가 십시일반으로 여행경비 600여만원을 쾌척했다. ‘소록도를 사랑하는 모임’의 김덕모(43·호남대교수) 집행위원장은 “도양읍 주민들이 한센인들을 위해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고 함께 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고흥 소록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한센인 ‘학살 보고서’ 충격적이다

    한센인들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 여러 곳에서 집단 학살당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인권위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에 맡겨 실시 중인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시 함안·목포·낙동강변에서 62명이 학살됐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강릉에서는 한센인을 굴에 가두어 놓고 누군가가 폭탄을 던졌는데, 몇명을 학살했는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더구나 한센인의 학살에는 좌·우익을 불문하고 모두 가담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광복 직후 소록도와 경남 사천에서 한센인 110명이 학살된 사실은 확인된 바 있으나 이번에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한센인들은 일제시대에는 물론이고 1970년대까지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격리되고 단종수술(아이를 못 낳게 하는 수술)을 당했다. 그러나 좌·우익의 시대적 필요에 따라, 일부는 공권력에 의해 도처에서 학살이 자행됐다는 보고서는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한센인들이 사회적 소수인데다 ‘몹쓸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오랜기간 갖은 박해와 냉대를 받아왔음에도 이를 외면한 국가·사회적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인권위가 깊은 관심을 갖고 한센인의 인권유린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는 한센인들의 증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세심히 확인한 뒤 과거사 규명 차원에서 접근해 주기를 당부한다. 일제 강점기에 일왕(日王)의 칙령으로 강제 격리됐던 소록도 한센인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소송 문제도 국가적 노력을 보여야 한다.2만여 한센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의료지원 체계도 절실하다. 일반인의 인식부족으로 일부 주거 격리가 현존하나 이들에 대한 관심과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사회의 몫이다.
  • 한센인 집단학살 첫 확인

    한센인 집단학살 첫 확인

    한국 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950년 7월 경남 함안의 한센인 정착촌 ‘물문’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을 비롯, 한센인에 가해진 인권 침해 사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인권위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풍문으로 알려졌던 한국 전쟁 중에 일어난 좌우익에 의한 학살,70년대까지의 강제격리,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 사실 등이 한센인의 증언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사를 맡은 정 교수팀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88개 한센인 정착촌을 방문, 증언을 수집했으며 오는 12월 조사보고서를 인권위에 제출한다. 인권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관련부처에 한센인 보상 및 복지를 위한 정책권고를 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한센인 학살은 전형적인 사회 소수자에 대한 박해 양상을 보인다.”면서 “권력 유지를 위해 사회적으로 배척받는 한센인을 표적으로 삼은 학살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센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단순한 조사 차원을 넘어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항목에 포함시켜 진상을 밝히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일제가 행했던 격리정책을 광복 후 사실상 포기했던 한국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1970년대 후반까지 전국의 한센인을 강제로 소록도로 보내고,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을 시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구전으로만 남아 있는 한센인 학살과 인권유린 사실을 자료화해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결혼하면 아이 못낳게 수술도

    “70년대 후반까지 정착촌이 아닌 마을에 들어가면 붙잡아서 소록도로 보냈다. 심지어 80년대 초에도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단종수술을 했다.” “정부는 한센협동회를 조직해 한센인을 지원했지만, 이들은 한센인들을 못살게 굴었다. 정부가 지원한 것은 선거 때 여당표가 필요해서였다.” ●인권침해 사례를 정리하는 데 의미 지난 3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한센인에게서 과거의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으로 정리한 구증들이다. 정 교수팀이 수집한 증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센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나 국군이 마을을 점령하면 마을 사람들이 점령군에게 막걸리를 사주며 정착촌에 있는 한센인을 반대파로 몰아 학살하는 ‘막걸리 학살’이 만연했다. 이 기간 동안 한센인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혹은 좌익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학살당했다.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경남 함안의 물문리 학살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센인들은 1950년 7월 하순쯤 관동교 다리 밑에서 국방경비대, 경찰, 지방청년단 등에 의해 29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좌익”이라는 마을 사람의 제보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한센인 대부분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좌익사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센인 인권침해 3대 사건의 하나인 비토리섬 학살 사건의 경우,1962년 섬을 개간하러 들어간 한센인 26명을 살해한 가해자 3명에 대해 법원은 징역1∼2년의 형을 선고했을 뿐이다. ●60년대 주민에 의한 인권침해 국가가 눈감아 독재정권 시절에는 분열한 한센인들이 서로를 탄압하기도 했다. 일본이 한센인간 격리정책을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온 반면,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격리수용을 포기하며 사실상 이들을 방치했다. 한 곳에 사는 일반인과 한센인간에 분쟁이 생기면 한센인들 대부분은 소수자라는 점 때문에 당연히 챙겨야 할 권리마저 빼앗겼다.5·16 이후 소록도에 남아 있던 한센인들이 한 오마도 간척사업 때도 그랬다. 한센인들은 개간된 땅을 불하받는 조건으로 일했지만, 인근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한 마지기의 땅도 받지 못했다. 이들에게 개간한 땅을 나눠주면 주변 지역의 사람들이 모두 떠나겠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센인에 대한 재산권 침해 등이 공권력에 의해 일어났지만, 오랫동안 격리된 탓에 이들에 대한 자료나 기록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정근식 교수는 “오마도 간척사업에 대해 한센인들이 공사의 40%를 진행했는지,60%를 진행했는지에 대해 당국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태조사에서 한센인들에 대한 인권침해 대부분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한센인들을 차별한 주체가 일반 주민들이었던 경우에도 차별을 묵인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韓·日 셔틀정상회담 곤란”

    “韓·日 셔틀정상회담 곤란”

    |도쿄 이춘규특파원|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오후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과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오는 12월로 예정된 한·일 셔틀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현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 상황은 매우 엄중” 반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외무성 이이쿠라 공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12월 일본 실무방문을 희망한다.”는 마치무라 외상의 요청에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장관은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본측이 단독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했으나 APEC 의장국으로서 전체 일정을 보아가며 검토하겠다.”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반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일 관계가 미래 협력의 관점에서 발전해야 하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여러 가지로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줬다.”면서 참배 중단을 요청했다. ●APEC기간 정상회담은 유보적 한편 도쿄지법이 소록도 한센인들의 보상 관련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 마치무라 외상은 “기본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이지만 이와 별도로 정부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taein@seoul.co.kr
  • 1인당 정부예산 年43만원 그쳐

    1인당 정부예산 年43만원 그쳐

    한센인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못이 박혔다.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평생 고통을 받아왔던 고령의 한센인들이 지난 25일 일본 도쿄지방법원의 비상식적인 판결에 울분을 삼켜야 했다. 일본 법원이 일제 식민지 시절 소록도 갱생원에 강제수용됐던 한국인 한센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한 반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타이완인들이 제기한 청구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일본측에 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식민지 요양소에 수용됐던 한센인들에게도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센인에 대한 인권 문제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한센인 1만 7000여명 국내에 있는 한센병 병력자들은 대략 1만 7000여명에 달한다. 국립소록도병원 등 요양시설에 1600여명, 전국 88개 정착촌에 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9000명이 넘는 병력자들은 자신의 집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국내 한센병 병력자들이 격리수용되지 않고 정착촌이나 자신의 자택에 거주하게 된 것은 지난 1963년 2월 관련법에서 격리수용 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때부터 1963년 2월 전까지 한센병 병력자들은 격리수용됐었다. 현 국립소록도병원의 전신인 자혜병원이 바로 한센병 환자들의 격리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국립소록도병원에는 예전에 격리수용됐던 70세 이상 노인 등 689명이 살고 있다. 한센병 병력자들이 격리수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센병의 전염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한센병 환자 곁에만 있어도 전염돼 격리해야만 전염을 막을 수 있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한센병은 양성인 경우에만 전염된다. 그러나 양성인 경우도 리팜피신이란 치료제를 단 1차례 4알(600㎎)만 복용하면 음성으로 바뀌어 전염력이 99.9% 사라진다. 신체는 물론 성접촉·임신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특히 95% 사람들은 한센균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한센병 신규 환자가 매년 20명 정도만 발생한다. 한센병은 약물 복용으로 1∼2년이면 완치된다. 예전엔 치료시기를 놓쳐 변형된 손·발로 살아가는 한센인이 많았지만, 최근 발병한 환자들은 피부 반점 정도만 남는다.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몸속 나균은 전염력을 잃는다. ●한센인 지원법 국회 계류 중 한센인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하다. 내년도 한센인 관련 예산은 한국한센복지협회운영지원을 위한 15억여원과 한센생활시설운영지원을 위한 19억여원 등 74억여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염병예방법에 따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에 따른 예산일 뿐이다. 한센인의 생활안정과 한센인 피해자에 대한 진상규명 등에 대한 예산은 전무한 실정이다. 한센인들은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구직 기회를 얻지 못해 대부분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정착촌에서 거주하고 있는 6000여명의 한센인 중 4500여명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다. 국립소록도병원에 거주하고 있는 689명도 모두 국민기초생활수급자다. 그러나 자신의 집 등에서 거주하고 있는 나머지 한센인 9000여명에 대한 실태는 파악조차 안돼 있다. 본인들이 한센인임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국회의원들은 한센인 피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이 지난달 16일 여·야 의원 62명의 서명을 받아 ‘한센인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것이다. 법안은 한센인격리사건,84인학살사건 등 피해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과 보상, 한센인에 대한 의료지원금 및 생활지원금 지급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한국 한센인도 보상해야”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지방법원이 전날 일제강점기 시절 요양시설에 강제 수용됐던 한국 한센인의 보상요구소송을 기각한 데 대해 일본 여론이 “후생노동성 고시에 타이완 낙생원과 함께 한국 소록도갱생원도 추가시켜 보상하라.”고 촉구하고 나서 일본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일본 주요 신문들은 26일 일제히 사설과 해설기사를 통해 일본 정부가 한센인 보상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아사히·도쿄신문은 사설에서 “원고 대부분이 80세에 달한 만큼 정부는 더이상 법원에서 싸울 게 아니라 빨리 보상해야 한다.”며 “후생노동성 고시를 바꿔 보상대상에 옛 식민지 요양소를 추가하면 된다.”고 제안했다.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이제는 더이상 사법적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되며 보상대상을 국내 시설의 옛 환자에 국한하지 말고 옛 통치하의 (모든) 입소자까지 폭넓게 구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taein@seoul.co.kr
  • 日정부 ‘고시개정·항소’ 기로

    日정부 ‘고시개정·항소’ 기로

    |도쿄 이춘규특파원|25일 일본 도쿄지방법원이 소록도 한센인의 보상청구를 기각하고, 타이완측 한센인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자 한국과 일본측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동시에 타이완 한센인들이 보상권을 획득한 점을 들어 소록도 한센인도 후생노동성의 ‘고시’를 고쳐 동시에 보상받을 수 있도록 고시 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한국정부 ‘강건너 불구경´ 이 과정에서 그동안 ‘외교력 부재’라는 지적을 받아온 한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이를 위해 원고와 변호인단, 일본·한국·타이완 인권 및 시민단체 회원 수백명이 도쿄시내 후생노동성 청사 앞에서 28일까지 ‘항소 포기’와 ‘고시 개정’ 촉구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날부터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물론 공산·사민당 등 야당측과 간담회를 갖고 소록도 한센인들도 법개정 없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고시가 개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피해자들이 70∼90대의 고령인 점을 감안,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항소심을 진행시켜 승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항소심이 1년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고측 한국 변호인인 박영립 변호사는 “법원의 양식을 믿고 항소해 반드시 승소하겠다.”면서도 “후생성 고시에 소록도 한센인들의 강제격리시설도 보상대상에 포함시키면 즉각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시 개정 촉구 운동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변호인단 “항소땐 승소 확률 높다” 타이완 한센인들이 승소했기 때문에 같은 외국인인 소록도 한센인들도 항소하면 승리 확률이 높아 후생성이 타이완 한센인 판결에 항소를 포기하면서 고시를 개정, 소록도 한센인도 동시에 보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고측 일본인 변호인단도 “앞으로 후생성이 ‘고시’만 바꾸면 소록도 한센인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며 “이제 바통은 후생성 쪽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타이완 낙생원 재판장의 경우, 법무성 인권옹호국장 출신으로 과거 한센병 관련 소송에 밝았던 인사여서 타이완측 한센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왔을 수 있다고 원고측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日정부 낙생원 판결 항소할까 따라서 일본 정부가 고시 개정 요구를 묵살하고, 낙생원 재판에 항소해 법논리를 중시하는 2심 재판부를 만날 경우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측은 그동안 “한센병보상법은 2차대전후 국내에서의 격리정책의 구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후에 주권이 미치지 않게 된 외국시설 수용자는 보상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taein@seoul.co.kr
  • 한센인 ‘보상 소송’ 과정

    한국의 소록도, 타이완 낙생원에 강제수용됐던 한센인에 대한 보상소송은 같은 일본 변호인단에 의해 추진됐다. 이들 변호인은 일본 국내 한센인 격리수용에 대한 특별보상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격리수용이라는 잘못된 일본 정부의 입법에 대해 사법부가 오류를 지적, 국가에 보상책임을 물리도록 한 것이 특별보상법이다. 한센인 관련 소송과 일본의 보상특별법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은 일본 작가인 다키오 에이지이다. 한센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일본 변호인단에 한센인 격리수용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소송을 촉구했다. 결국 2001년 5월 구마모토 지방재판소는 한센병 환자를 강제 격리하도록 한 일본의 ‘나병예방법’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인권침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판결 뒤 변호인단과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에 항소포기를 요구하며, 총리관저를 둘러싸는 ‘인간띠 잇기’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특별법 제정 약속을 받아냈고, 한달 뒤 의원입법으로 특별법이 제정됐다. 에이지는 일본 정부의 보상을 소록도와 낙생원에도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변호인단은 한국 변호인단과 합동으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지만, 정확하게 1년 뒤 한국 소록도 한센인들은 패소판결을 받았다. 패소판결과 함께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다시 커졌다. 선고가 난 뒤 이들은 일본 후생노동성을 ‘인간띠 잇기´로 둘러싸며 타이완 낙생원 판결에 대한 항소포기, 판결근거가 된 특별법 고시조항 개정을 요구했다.27일 한국 변호인단은 종로에서 패소판결에 대한 항의집회를 가진 뒤, 일본 대사관을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日, 한센병환자 한국인 ‘기각’ 타이완인 ‘보상’

    日, 한센병환자 한국인 ‘기각’ 타이완인 ‘보상’

    |도쿄 이춘규특파원|일제식민지 시절 요양시설에 강제 수용됐던 한국 한센인(속칭 나병환자)과 타이완 한센인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같은 법원에서 정반대의 판결이 나왔다. 일본 도쿄지방법원 민사3부는 25일 소록도갱생원에 강제 수용됐던 한국 한센인 117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같은 법원 민사 38부는 타이완 현지 수용시설인 낙생원(樂生院)에 수용됐던 타이완 한센인 25명이 제기한 같은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측 원고 변호인 박영립 변호사와 일본측 변호인단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타이완 한센인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고, 민사38부의 판결취지를 살려 후생성 고시에 소록도 한센인도 보상범위에 포함시키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낮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타이완 한센인만 보상하고, 소록도의 한센인만을 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후생성 고시에 소록도 한센인도 포함시키도록 호소함과 동시에 추이를 지켜보며 상급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사3부는 판결에서 “요양시설 수용자가 받은 편견과 차별 원인의 일단이 전쟁전 일본의 격리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원고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법 심의과정 등에서 외지(외국)에 있는 요양소 수용자도 보상대상이라는 인식은 없었다.”고 소극적으로 해석,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30분 뒤 이 법원 민사38부는 “한센병 보상법은 요양시설 수용자를 폭넓게 구제하기 위해 특별히 입법한 것으로 대상시설을 제한하려는 취지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적극 해석, 원고측 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당시 일본의 통치권이 미친 지역의 시설에서 다른 요건은 충족되는데 타이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용자를 보상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001년 구마모토 지방법원이 나병예방법(1996년 폐지)에 따른 강제격리규정은 위헌이라고 판결하자 그해 제정된 한센병 보상법에 의거, 수용기간 등에 따라 1인당 800만∼1400만엔을 보상해 줬다. 한국인 소록도 한센인은 이 판결후 일본 후생노동성에 보상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한국과 일본 변호사들이 연대해 불지급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이날 판결에 대해 “소록도 갱생원에 대해서는 해외의 요양소는 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국가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나 타이완 관련 판결은 국가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판결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taein@seoul.co.kr
  • 한센인 日보상소송 25일 선고

    한센병소록도보상청구소송 한국변호단(단장 박영립)은 20일 “일제시대 소록도에 격리 수용된 한센인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낸 보상청구 소송 선고가 오는 25일 일본 도쿄 지방재판소에서 내려진다.”고 밝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실전 논술] 권력의 우상화와 지도자의 태도

    다음은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일부이다. 이 글을 바탕으로 하여,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뭐라고 해도 평의회가 환자들의 권익을 대표하여 그들의 의사를 병원 당국에 반영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원장이 허용할 수 있는 통치 원칙 한계 안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다. 통치라는 말이 좀 마땅치 않은 표현일는진 모르지만, 이 섬 병원의 원장이라는 직위야말로 사실은 이 병원과 섬 전체를 통치한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모든 권한이 함께 주어진 절대 지배자의 그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병원뿐만 아니라 섬 주민 전체의 생활 일반까지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 곳대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규율을 정하고, 그 규율을 시행하며, 그것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처벌까지 가할 수 있는 원장의 지위였다. 원생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평의회의 기능에는 스스로 한계가 지어지게 마련이었다. 지배하는 원장과 지배를 받는 원생들 사이에 극단한 이해 상충이 일어나고 보면 물러서야 할 쪽은 처음부터 자명했다. 그런 경우 이 편의 뜻이 사지고 안 사지고는 오로지 원장의 아량 하나에 달리게 된다. 원장이 아무리 원생들의 이익을 배반하려 한다고 해도 평의회에선 그 원장까지 갈아치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은 바로 그 점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겠지만, 한 원장에 대해 원생들이 자기 편의 주장이나 이익을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의 근거란 그 원장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는 도대체 진정한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의회에선 어떤 극단한 경우라도 원장을 선택하고 안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가능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중략) 주정수는 이 섬과 원생들을 위해 그 자신이 원장직을 자청해 왔다는 소문까지 있는 인물이었다. 일본의 어떤 유수한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끝낸데다가, 총독부 위생관을 시작으로 그가 걸어온 관계(官界)의 경력만 해도 전도가 이미 훤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보증된 출세의 길을 버리고 이 외진 섬으로 원생들의 치료를 자청해 온 것이라면 그 나름의 깊은 뜻이 있음직한 일이었다. 그는 섬으로 부임해 오기도 전에 벌써 구라협회(救癩協會)의 기금을 끌어 내어 그 때까지도 일부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던 섬 토지를 모조리 매수해 들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외모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점쳐 버려서는 안 되었다. 한데 이 날 아침 주정수 원장의 취임 연설로 보아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선입견을 씻으려고 한 원생들의 노력은 과연 크게 빗나가질 않은 것 같았다. 주정수는 그 여자처럼 가늘고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정력적인 취임 연설을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하겠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우선 이 섬을 원생들의 낙원으로 꾸며 놓겠다고 약속했다. 시책의 제일 목표를 새로운 병원 시설과 환자촌의 수용 시설 확충 및 요양 환경 개선 사업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리하여 이 섬을 동양 제일, 아니 세계 제일의 나환자 요양소로 꾸며서 버림받고 쫓겨온 사람들의 새로운 고향, 자랑스런 낙토로 만들어 놓고 말겠다고 장담했다.(중략) 원생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열심히들 일을 했다. 병사(病舍) 지대 3개 부락(당시)에서 작업이 가능한 사람들은 매일같이 벽돌 공장으로 혹은 병사 신축장으로 고된 출역을 계속하면서도 누구 한 사람 피곤해할 줄을 몰랐다. 모처럼 일삯이라는 걸 받아 보는 것도 대견스러웠지만, 자기 손으로 벽돌을 구워 내고 자기 손으로 자기가 살 집을 지어 낸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을 느끼게 했다. 자기의 힘으로 자신의 낙원을 꾸민다는 자부심이 모처럼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했다.(중략) 주정수도 만족했다. 그는 오직 원생들 때문에 즐거워지고 그들이 만족해하는 것을 보고 그도 함께 즐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였다. 주정수의 낙원 설계는 그보다도 더욱 완벽하고 신념에 찬 것이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이제 일차 공사를 치른 경험을 통해서 보다 충분한 자신까지 얻고 있었다.(중략) 주정수는 말이 없었다. 동상 건립 결의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리고 강제나 다름없는 모금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는 말이 없었다. 자신의 동상 건립 계획을 사양하지도 않았고 모금 운동을 중단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 일에 대해서는 도대체 아랑곳을 하지 않았다. 사또가 그를 대신해서 모든 일을 추진해 나갔다. 그리고 맨 처음 그 일을 제안하고 나섰던 이순구가 모금 운동에 앞장서 돌아다녔다. 모금 성적이 나쁜 부락 대표들에게는 갖가지 위협과 압력을 가했다. 마침내 4만 7천여 원(당시 일당 임금 3전)에 이르는 기금이 모아지고, 본격적인 동상 건립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주정수는 끝내 말이 없었다. 원생들은 다시 동상 건립 작업장으로 노역을 나가야 했다. 공원 정면, 연단처럼 두드러진 구릉 위에다 동상을 세울 터를 정하고 거기에 다시 축대를 쌓아올렸다. 화강암을 18척이나 쌓아올린 그 축대의 전면에는 ‘周正秀園長像’이 새겨지고, 그 후면에는 사또와 이순구를 비롯한 동상 건립 역원 명단이 새겨진 사방 3척 넓이의 커다란 동판이 부착되었다. 작업은 언제나처럼 하루도 예정에서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어 나갔다. 그 해 8월 20일. 마침내 동상이 완성되어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섬에서는 다시 한 번 성대한 의식이 벌어졌다. 일본 황실에서 보내 온 축하 사절과 국내의 각 종교 단체 대표·유지들이 수백 명씩 모여든 장엄한 식전이었다. 이윽고 주정수 가족 중의 어린아이 하나가 축대 아래로 늘어뜨려진 포장의 끈을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지금까지 부드럽고 흰 비단포 속에 가려져 있던 또 하나의 주정수가 만장을 압도하듯 그 거대하고 시커먼 모습을 나타냈다. ● 지문의 분석 이 소설은 소록도라는 한 섬을 통해, 자유가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이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비관적 세계관을 도출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조백헌이 소록도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나환자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겪는 1부와 조 원장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2부, 일반 시민으로 돌아온 조 원장의 주례로 끝을 맺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글은 풍광이 화려한 소록도에서 끈질기게 투병하고 있는 나환자들의 삶을 통해 저마다 갖고 있는 유토피아에의 열정과 그것을 배반하는 권력과의 갈등을 예리하게 해부하면서 ‘자유와 사랑의 실천적 화해’를 제시한 소설이다. 이를 위해 글쓴이는 소록도라는 나환자들의 공간과 현역 군인 원장을 등장시킨다. ● 출제의도 이 작품에서 소록도는 인간 소외, 즉 피지배의 양상을 극단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이며, 현역 군인 원장은 그 출신과 직함 자체로 지배의 성격을 두드러지게 암시하는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인간 사회는 천국이 될 수 있는가, 또 권력의 행사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이 다루어진다.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은 서로 화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간과 인간이 서로 사랑과 자유를 소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출발한 권력이라도 그것은 항상 타락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 사회의 권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권력이 특정 개인의 욕망 충족의 도구가 되지 않고 권력을 위임한 사람들에게 건전하게 집행됨으로써 본연의 임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소록도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권력을 소유한 사람 자신이 그것을 어떤 자세와 신념으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성찰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 생각하기 이 문제에서는 두 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타락)되어 가고 있는가를 밝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람직한 권력의 집행을 위한 지도자의 태도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우선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애초의 순수성을 잃고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확인하여 간추리고 이를 좀더 발전시켜 일반화할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의 심리적 욕망이나 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행태 등을 보충 자료로 활용하면 논지가 더 뚜렷해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지도자들이 어떻게 스스로 타락에의 유혹을 물리치고 건전한 권력의 행사자가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애초의 선의와 신념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훌륭한 답안이 작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추상적인 논의로 흘러가지 않도록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의 사례를 검토하여 함께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 어떻게 쓸까 주어진 문제가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서 묻고 있으므로 주제의 방향은 권력의 우상화 과정과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으로 설정할 수 있다. 즉, 지도자는 자기 우상화의 욕망을 절제하고 민주적 지도자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제문을 설정할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내용을 도입해야 하는데 대략적으로 권력의 형성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된다.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가는 본론 부분에서는 우선 권력이 우상화되어 가는 과정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권력은 스스로 타락해 가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해 전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의 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제시문의 경우를 제시하면 좋다. 주정수 원장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논의의 중요한 요소로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를 제시하면 된다. 이 내용은 자신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요소가 무엇인가를 제시하면 되는데, 예를 들면 개방적인 세계관의 강화라든지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의 대의를 보는 통찰력 등과 관련된 요소는 중요한 내용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의를 전개할 때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내용 요소를 언급하면 논의가 현실성을 지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결론 부분에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전망을 제시하면 글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원장
  • “일제 한센인핍박 치떨려 광복후에도 편견 여전해”

    “일제 한센인핍박 치떨려 광복후에도 편견 여전해”

    “사람 대접도 못 받던 우리를 위해 시대가 나섰습니다. 여러분, 오래 사세요. 지금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지난 24일 오후 한센인 요양시설인 경북 안동시 성자원 성당. 인근 칠곡농장과 삼애농원(김천) 등지에서 온 한센인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를 쥔 한센인 인권단체 ‘한빛복지협회’ 임두성 회장의 목소리가 본당 내부를 울렸다. 이들은 1917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에 의해 소록도에 강제로 수용됐던 사람들. 이날 자리는 앞으로 이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할 한센인 2차 보상소송을 설명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주관으로 마련됐다. ●“이제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맞아, 저기가 감금실이었어. 겨울에 저기 갇혔다가 죽은 사람들이 많았지.” 납골당·중앙공원 등 소록도를 담은 영상이 방영되자 곳곳에서 아픈 기억이 탄성으로 터져나왔다. 지난해 10월25일 한센인 117명은 일제의 소록도 격리수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에 첫 소송을 냈다. 일본 정부가 2001년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과거에 강제수용됐던 자국 한센인에게는 보상을 했지만 소록도 피해자들에게는 보상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 선고재판이 정확히 1년 만인 다음 달 25일 열린다. ●소록도 삶 증명해야…1차소송보다 힘겨울 듯 지난해 1차 소송의 원고는 광복 후에도 계속 소록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었다. 반면 곧 제기될 2차 소송의 원고는 광복 후 소록도를 떠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아온 280여명이다. 변협은 소송 원고인단 모집을 위해 이날 성자원과 익산농원(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주말마다 전국 순회설명회를 연다. 익산농원에서도 첫날 78명에 대한 상담이 마무리됐다. 변협은 다음 달 17일까지 소송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2차 소송은 피해자들이 일제 강점기에 소록도에 수용됐던 사실을 증명할 만한 문서가 거의 없어 1차 때보다 더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음지에 숨어살던 한센인들은 소송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쁘다고 한다. 한빛복지협회 임 회장은 “세월과 고통 앞에 노쇠해진 한센인들이 소송을 내면서 더욱 건강해졌다.”면서 “이번 소송이 한센인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 단장을 맡은 박영립 변호사는 “1차 소송 선고와 2차 소송 제기는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소송에 이어 국내 한센인 인권침해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보상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록도 나와서도 힘겨운 삶…관심 광복 이후까지 이어져야 1차 소송으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한센인들은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피하고 숨어만 지내던 이들이 자기 권리를 위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삼애농장에서 살고 있는 박모(81)씨가 대표적이다. 23세에 손톱과 눈썹이 빠지면서 한센병 발병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경찰서 창고에 3일간 갇혀 있다 소록도로 갔다. 광복이 되면서 고향인 경북 김천으로 돌아왔지만 이웃의 횡포에 다시 유랑생활을 해야 했다. 마을 외곽까지 쫓아와 다른 곳으로 가버리라며 천막에 불을 지르고 폭력을 가하던 동네사람들을 피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군수에게 청원해 국유지에 겨우 터를 잡았다. 하지만 ‘정상인’들의 마을에서 아이라도 한명 없어지면 마을에는 어김없이 경찰이 닥쳤다. 한센병 환자가 아이들을 잡아먹고 묻었다는 흉흉한 소문 때문이었다. 박씨는 “그때도 우리 마을엔 한센병을 겪은 병력자만 있었을 뿐 환자는 없었다.”면서 “말문이 막힌 우리에게 경찰은 ‘신고가 들어왔으니 수색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경상도 지역 한센인들에게 1991년의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남모르는 상처로 남아 있다. 소년들을 납치해 약으로 쓰고 암매장한 것으로 지목된 칠곡농원은 공권력과 언론에 의해 마구 헤집어졌다. 박씨는 “이제라도 우리의 무죄가 밝혀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글 사진 안동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의원님들은 ‘서머스쿨’ 중

    무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의미있는 봉사활동으로 비지땀을 흘리거나 현장을 돌며 입법과제를 찾는 국회의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더러는 우리 조상의 애환을 안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강행군하거나 재외 동포들의 ‘삶의 현장’을 방문, 동포애를 되새기고 역사 의식을 고취시킨 의원들도 적지 않다. 하한 정국을 이용한 ‘테마 정치’는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 도장찍기’나 ‘의례적 봉사’ 수준에 머물던 종전의 모습에서 탈피한 것이어서 17대 국회의 또다른 변화로 비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1일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찾았다.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서다. 주 의원은 국립소록도병원의 ‘2005년 여름봉사활동 자원봉사자 모집’에 자원, 청소년·대학생·일반인 등 120명과 함께 3박4일간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같은 당 박순자 의원도 지난달 29·30일 경기 안산지역의 아동센터를 찾아다니며 결식 아동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는 등 결식아동돕기캠페인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김영주·이미경·노웅래·정성호·강길부 의원 등은 최근 ‘북한산 계곡물 살리기 캠페인’에 나섰다. 등산객들에게 ‘계곡수 생물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손수건을 나눠주며 인근 화장실과 음식점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계곡 보호를 호소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과제를 현장에서 찾는 의원들도 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달 10일 전북 진안을 출발해 8박9일 동안 섬진강을 따라 220㎞를 걷느라 얼굴과 팔 다리가 새까맣게 그을렸다.‘섬진강 지키기 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였다. 그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환경에 숨이 막혔는데, 곳곳에서 환경이 파괴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대구·대전 등 주요 도시의 보육시설 20여곳을 돌며 보육시설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 진 의원은 이를 토대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보육시설 개선 및 지원방안과 관련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8일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선 여야 국회의원 10여명이 모여 자동차 랠리를 벌인다. 국회 연구단체인 ‘한민족 평화네트워크’가 동북아 평화시대를 맞아 러시아와 유대관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다. 열린우리당 김형주,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서 ‘대륙 종단’으로 여름 휴가를 대신한 뒤 행사에 참여할 열린우리당 이화영·노웅래·최성·선병렬, 한나라당 김덕룡·이재웅·박계동 의원 등을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현지 고려인들에게 도서 8000여권을 기증했고, 같은당 김문수·주성영·송영선 의원 등도 지난달 연해주에서 몽골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 [논술이 술술] 당신들의 천국/글쓴이: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은 1976년 처음 간행된 뒤 100쇄가 넘게 인쇄될 정도로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 우리 문학 작품 가운데 100쇄를 넘긴 작품은 이 작품과 더불어 최인훈의 ‘광장’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정도만 꼽히고 있으니,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읽혔으며, 우리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작품이 이렇듯 시대의 변화를 뛰어넘어서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권력과 대중의 관계, 나아가 참된 사랑의 실천 등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뛰어나게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은 소록도 나환자촌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쓰여졌다. 일제 말기 10년 동안 소록도에 재임했던 수호 원장은 환자들을 강제 동원해 등대와 종루, 납골탑, 선착장, 중앙공원 등을 만들고, 자신의 동상을 세워 환자들에게 참배하도록 하다가 끝내 그 동상 앞에서 환자의 칼에 살해됐다. 이 사건은 작품에서 주정수 원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육군장교 출신의 조백현도 70년대 후반까지 소록도에서 근무했던 조창원이라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지 실제 있었던 일에 대한 사실적 보고 문학에 그쳤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작가는 소록도라는 공간 안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갈등을 사랑·자유 등의 주제와 연관해 재창조하고, 보편적인 문제 의식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소록도는 박정희의 유신 체제에 대한 정치적 비유로도 해석되고, 나아가 일방적 의사소통만이 존재하는 권력과 대중의 왜곡된 관계와 기술적 유토피아의 전망이 강요되는 우리 현실 자체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이해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에는 육군 대령인 조백현이 소록도 병원장으로 취임, 환자들의 천국을 건설하겠다며 득량만 매몰 공사를 시작하면서 빚어지는 환자들과의 갈등과 대립,2부는 공사 기간에 나타나는 조 원장의 정신적 방황,3부는 섬을 떠난 지 5년 만에 조 원장이 소록도에 돌아와 미감아 두 사람 결혼식의 주례를 맡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처럼 겉에서 나타나는 작품의 줄거리는 조백현이라는 한 인물이 나환자들과 대립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상욱과 황 장로, 이정태라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갈등과 긴장을 통해 이야기를 한 인물이 아니라 한 사회의 자기 성찰 과정으로 확대시킨다. 그 성찰은 자유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자명한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며, 책 속의 ‘동상’과 이 책의 제목인 ‘당신들의 천국’은 바로 이러한 단절된 의사 소통 구조를 집약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의 구절에 나타나듯이, 상호간의 단절과 대립, 우열의 관계에 기초한 ‘당신들’의 천국이 아니라, 수평적인 이해와 교류, 사랑과 공존에 기초한 ‘우리들’의 관계 자체의 복원과 수립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의 길임을 보여준다. “공원은 정말 원생들에게 모셔지고 있었다.…공원은 원생들을 위해 원생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정수와 섬을 다녀간 엉뚱한 구경꾼들의 것이었다.…그들의 이기적인 소문 속에서만 소록도의 천국은 존재하고 있었다. 명분은 믿을 것이 못 되었다.…문제는 명분이 아니라 그것을 갖게 되는 과정이었다. 명분이 과정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명분이 제물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천국이 무엇인가. 천국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마음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스스로 구하고, 즐겁게 봉사하며, 그 천국을 위한 봉사를 후회하지 말아야 진짜 천국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2∼고3 -관련 교과:고등 국어,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한국근현대사,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소문의 벽(이청준), 광장(최인훈), 회색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기출논제:연세대 2000학년도 정시(인문) 논술, 경북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서강대 2000학년도 모의논술, 서강대 2003학년도 모의논술, 서강대 2004학년도 모의논술 ■생각해보기-바람직한 지도자란 무엇일까.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목적과 수단, 명분과 과정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우리 사회의 정치 현실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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