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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계간 학술지 「제오폴리티크」 한국특집(해외논단)

    ◎한반도 안정 남북한 타협때 가능 프랑스의 권위있는 국제정치연구소인 국제지정학연구소(IIG·소장 마리 가로여사)가 발행하는 계간학술지 「제오폴리티크」 최신호는 한권 전체를 할애한 한국특집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북한의 생존전략,한반도통일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수록된 내용중 3부문을 요약한다. ▲「중단하지 않는 성장에서 경제적 성숙의 시대로」(미셀 푸켕 미래연구 및 국제정보센터 부회장)=아시아국가들이 일시적인 경제침체가 있으면 서구에서는 아시아의 신화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일고는 한다.하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5∼6%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아시아국가들의 경제둔화를 절대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급격한 성장으로 여러가지 구조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는 두가지 관점에서 봐야하는데 우선 현재의 성장둔화가 경제적 사이클에 의해 정상적이고,거시경제적 조정을 거친뒤 성장이 다시 회복할 것이다.그리고 한국이 필요한 개혁을 하지 않음으로써 구조적 위기상황에 들어갔다는것이다.그러나 한국은 일본이 이미 겪었던 성숙의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한국의 성장둔화는 경제적 연착륙에 다름아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은 한국이 성숙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 ○한국 OECD가입 “성숙” 상징 ▲「북한의 생존전략」(베르트랑 정 사회과학원교수)=베를린장벽붕괴이후 북한의 존립에 관한 의문이 일고 있다.북한은 미국과 일본에 접근하는 방향으로 생존전략을 세우고 중국식의 개방에 접근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망명하는 북한주민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북한은 나진­선봉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선정,해외투자가들을 유혹하는 등 경제개혁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수 없는 입장이며 무기수출도 미국을 걱정시키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은 자국에 대한 일체의 위협요소를 제거하고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 중동무기수출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일본도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비밀회담을 열고 있는듯하다.북한은 일본에 자본과 기술을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은 한반도가 일본에 적대적인 나라의 손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한반도안정은 두 한국사이의 진정한 타협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이다.한국은 북한의 김정일정권을 인정하고 극심한 가난에서 구출하기 위해 방대한 경제개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북한에 중국식의 개방을 요구하고 서로에 대한 압력을 중단하자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한반도의 위험성을 생각할때 한반도의 통일은 값을 매길수 없을만큼 중요한 것이다. ○미국 북한과 계속 대화추진 ▲「한국의 통일」(샤를르 조르비브 파리1대학 교수겸 4대학 외교정책연구소장)=지난 53년 휴전협정체결이후에도 한반도에는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말하자면 한반도는 「아시아의 독일」이었다.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의 분단은 제재의 결과가 아니라 일본 팽창주의자들의 희생이었고 옛소련군의 진주에 따른 것이다. 한국인들은 두가지 힘의 불균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하나는 경제중심지가 지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민간과 군사부문의 불균형이다.군사적인 수치에서 북한이 우세하지만 한국은 경제적 역동력때문에 방위잠재력과 외국원조에서 우세하다.한국은 무력통일을 거부한다. 한국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있는 미국은 투쟁에 의한 통일에서 얻는게 없다.따라서 미국은 한국의 기분을 거스르면서까지 북한과도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게다가 냉전이 끝나면서 일본도 한국이 가져올 위협을 인식하기 시작했다.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통일을 자신들의 이익에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남북한의 대화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 황장엽 망명­56년 저서 「사회발전사」

    ◎초기이론 김일성 우상화 내용 없어/정치·경제 등 민주적 절차를 강조/남녀평등론 등 개혁 필요성 역설 북한의 사상적 지주이자 주체사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북한의 정치사상을 집대성한 학자로 널리 알려진 황장엽비서의 초기 이론전개에는 김일성 우상화나 신격화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민주적 절차를 강조했던 것으로 13일 미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황의 저서 「사회발전사」에서 밝혀졌다. 황은 1956년 김일성대학 철학강좌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은 물론 일반 지식층의 정치학습용 교재로 펴낸 이 책에서 북한건설의 견인차가 될 4요소를 「인민정권」「인민군대」「조선노동당」「김일성 원수」 순으로 지적했으며 정치 경제 문화 등 각분야에서의 생활이 민주주의적 기초 위에서 개조되는 것과 이를 위한 남녀평등권 노동법령 등 일련의 민주주의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정치의 「고전」으로 알려진 이 책은 170페이지 분량으로 도쿄 천대전구 부사견에 위치한 조선노동당의 도쿄 소재 출판사인 학우서당에서 출판된 것으로김정일을 비롯,노동당 역사연구소장 강석승 등 50,60년대 황의 강의를 들었던 현 북한지도층들이 재학당시 교재로 배운 책으로 알려져 있으며,특히 40년동안 저자의 사상적 고뇌가 정치적 망명이라는 「백기투항」으로 결말지어진데 대한 북한정치사상의 과오를 비교해볼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류사회는 어떻게 발생하였으며 발전하여 왔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제1장 「인류사회의 발생과 인류의 첫사회­원시공동체사회」,제2장 「계급사회」,제3장 「사회주의 사회 및 공산주의 사회」의 3개 장으로 나뉘어 국가사회 발전과정을 설명했으며 북한의 건설은 마지막 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황이 최근 망명과정에서 편지와 석명서 등을 통해 밝힌 사상적 동요 내용들과 이 책에 나타난 그의 초기 견해들을 비교해 본다. 〔북한과 같은 1인 독재,세습체제가 없다〕:부르좌들과 그의 앞잡이들은 인류역사는 어떤 위대한 인물(왕이나 영웅)이 변화 발전시킨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것은 통치계급의 지배를 강화하며 근로 대중의 힘을 무시하고 그를 억제해 보려는 수작이다. 〔북한은 사회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사회주의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와는 정반대로 전체 근로 인민들이 행복스럽게 살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 명백하다. 〔북한은 노동자와 농민이 굶주리고 있다〕:우리의 투쟁은 정치,경제,문화 각방면에서 거대한 성과를 거두었고 공화국 북반부에서 인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수준은 나날이 향상되어 갔다. 〔북한은 봉건주의나 마찬가지다〕:자본가들이 영도한 부르좌혁명은 철저하게 봉건적 잔재를 숙청할수 없었으며 노동자와 농민들을 가혹하게 착취하고 그들의 혁명적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 봉건세력들과 협력하게 됐다. 〔북한은 무자비한 탄압과 허위와 기만으로 충만된 암흑의 땅이다〕:공산주의 사회에 가면 문화가 최고도로 발전하여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사이의 본질적 차이가 없게 된다.특히 기계가 고도로 발전되어 적은 시간 일을 하고도 더많은 생산물을 얻을수 있으며 따라서 여유시간을 즐길수 있게 된다. 한편 황은 이 책에서 소련에 대해 『사회주의 사회를 이미 완전히 건설한 소련 인민은 현재 벌써 공산주의를 건설하는 길에 들어서고 있다』면서 최고의 이상향으로 소개해왔기 때문에 그같은 소련의 붕괴는 그의 이론을 뿌리채 흔드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북한이 인민민주주의를 건설할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튼튼한 민주기지가 있고 김일성 원수의 항일무장투쟁의 혁명적 전통을 계승한 인민군대와 조선인민을 승리에로 조직 동원하는 조선노동당과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원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는 『제국주의자들이 제아무리 낡은 자본주의제도를 옹호,유지하려고 최후의 발악을 다하여도 그 멸망은 피할수 없으며 사회주의 진영은 반드시 승리하고 착취없고 행복스러운 근로자들의 사회인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가 전 지구상에 건설될 것은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 국경마을 「삼차구」의 새바람(송화강 5천리:18)

    ◎통행증 없이 왕래… 변경무역 도시로/중·러 장사꾼 몰려 여관 식당 “우후죽순”/아낙은 옷장사 남편은 집안살림 신풍속도/조선족이 일군 옥토… 30년대 강제추방 시련도 중국에는 변방검사소가 모두 234군데에 있다.검문소 기능을 가진 변방검사소 가운데는 공항소 50군데,항구소 119군데,육지소 62군데,검사본소 3군데가 포함되었다.그런데 흑룡강성에는 15군데나 되는 변방검소가 들어섰다.중국의 대외개방정책에 따라 흑룡강성이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중국에서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로 나가는 길목일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곧바로 연결할 수 있는 지역이 흑룡강성이다. 흑룡강성은 특히 러시아와 3천45㎞나 되는 긴 국경선을 이루었다.그래서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도시 20여개가 서로 마주하고 있다.또 중국에서는 국경지대 24군데에 통상구를 설치했다.그런데 조선족진인 동녕현에도 통상구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조선족 유일의 이 통상구는 동녕현 삼차구에 들어앉은 동녕통상구이다.수로와 육로를 통해 곧바로 러시아와 연결되었다. 그 동녕통상구가 있는 삼차구로 가기위해 목단강시에서 버스를 탔다.수분하로 가는 아스팔트길을 달리다 수분하 10㎞를 앞두고 마록구쪽으로 굽어들었다.험준한 산악도로를 넘어 벌판에 들어서자 동녕현성이 나타났다.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7㎞를 더 달려 삼차구에 닿았다.수분하와 후부투하가 합수하는 삼각지대라고 해서 삼차구라는 이름이 붙었다.흑룡강성의 강남으로 불리는 삼차구는 기후가 좋아 목화와 고구마농사가 잘 되었다. ○“흑룡강성의 강남”으로 불려 삼차구는 얼마전 만해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변경지대였다.90년대 들어서야 개방되었다.변경통행증이 없으면 차에도 못 올랐던 시절이 있었다.지금은 자유자재로 오갈수 있을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머리털이 나고 처음 밟아보는 땅이라 그런지 감개가 무량했다.더구나 우리민족이 일찍 개척한 땅이 아닌가.선조들의 개척정신이 새삼스럽게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경북도 경원군 송하면 사람 이창호일가가 맨 먼저 삼차구에 들어와 첫 괭이를 박았다.지금으로부터 100년을 훨씬 더거슬러올라가는 1882년의 일이다. 1923년 기록을 보면 삼차구 조선족은 324가구에 2천125명으로 되어있다.동녕현 조선족은 1930년 1천40호 5천200명에서 1935년에는 1천433호 7천703명으로 늘어났다.현재는 9천여명으로 현 전체인구(2만1천명)의 48%를 차지했다.삼차구는 만주국 시절 얼마동안은 현 소재지이기도 했다.그러나 1937년 장고봉전투에서 진 일제가 구 소련의 요구를 들어주는 바람에 현 소재지를 동녕으로 옮겼다.일제는 국경선으로부터 10㎞이내에 마을을 두지않기로 한 요구를 받아들여 삼차구의 주민들을 강제로 내몰았던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목단강,영안,해림 등지로 뿔뿔이 떠나버렸다.광복이 되어 다시 모여들었는데 바로 오늘을 사는 삼차구 조선족들이다.삼차구진 소재지 마을은 동녕현 소재지 못지않게 흥청댔다.길 양쪽에 음식점과 여관들이 촘촘하고 소학교 뒤 공터에는 장이 섰다.장마당에는 팔고사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루었다.그리고 큰길로는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컨테이너 트럭과 택시들로 해서 먼지가 뽀얗게 일었다.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한적했던 마을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다. ○1991년 조선족자치진 지정 국경은 마을 끝자락을 지나갔다.개울이나 다름없는 강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콘크리트 다리가 있고,양쪽 다리끝에는 두나라 변경검사소가 자리잡았다.국경에 다리를 놓은 지도 10여년 밖에 안되었다.처음에는 중국쪽 주민들과 러시아쪽 주민들 사이에 물물교환으로 시작한 거래가 지금은 덩치가 커졌다.사사로운 민간무역이 통크게 발전하더니,80년대 두나라 친선관계가 강화되면서 개방이 급속도로 가속화했다. 삼차구는 1991년에 조선족자치진이 되었다.지난해는 주민 1인당 연간평균 2천476원을 올렸고,올해는 3천원을 내다보고 있다.농사수입보다 변경무역이 더 큰 수입원이다.동녕통상구가 열리면서 천지개벽과 같은 현실을 맞는 것이다.삼차구가 자치진이 되었던 해는 밀수가 판을 치던 때라 돈을 긁어모았다.밀수꾼들이 몰려와 헛간에도 손님이 들 정도여서 여관과 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지금은 밀수길이 막혔지만,경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국경의장사꾼은 대개 두 부류이다.밑천이 든든하면 옷장사고,작은 밑천으로는 채소나 과일장사를 한다는 것이다.옷장사는 여자들 몫으로 삼차구 부녀주임 박정금은 지난해 몇만원이나 되는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러시아 우스리스크까지도 멀지않다.드나드는 옷장사가 여자들 몫이라,부부역할이 뒤바뀌었다.그래서 남자들이 집안살림에 매달리는 가정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삼차구는 개혁개방 덕분에 살기좋은 고장이 되었으나 새 풍속도가 생겨난 셈이다.돈도 돈이지만 옛날 분위기에 비하면 삼차구는 별천지가 되었다.을씨년스러웠던 시절을 삼차구에서 보낸 백원만씨(63)의 말을 들어보면 삼차구는 무시무시한 국경지대였다.처음에는 교편을 잡다가 형이 사는 삼차구로 와서 경찰에 들어간 그는 오랫동안 파출소장을 지낸 인물이다. 『내 여기서 11년간 경찰질 할 때는 중·소관계가 팽팽했던 시절이었수다.구 소련땅에 친척이 살아도 간첩으로 몰렸지비.별별일이 다 있었수다.중·소관계가 악화한 1969년에는 밤낮 비행기가 뜨고 하루에도 몇번씩 공습경보가 내리지 않았겠슴등.국경넘어서 달리는 소련군 탱크 소리에 모두가 겁에 질렸지비.기리고 1979년 중국이 월남을 쳤을 때도 삼차구 코앞에까지 소련군이 집결했었수다』 그러고 보면 삼차구는 많이 달라졌다.문화대혁명 시기 러시아어를 하면 간첩이었는데,지금은 러시아어가 대접을 받고있다.백원만씨 딸도 노어전문학교를 나와 무역회사에 입사,시집밑천을 벌써 모아놓았다고 했다.
  • 황 “4자회담 통일지렛대 가치”/일 방문중 회견

    ◎한반도 냉전종식 주변대국이 힘써야 북한의 황장엽 당비서는 일본을 방문중 일본 아사히TV,NHK­TV와 회견을 가졌다. 황의 회견을 간추려본다. ▷북한 경제상황◁ 당과 군대 인민은 최고 영도자를 중심으로 일심단결돼 있다.정치·군사적인 기반은 확고부동하지만 경제적인 난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북한은 기본역량을 경제를 부흥발전시키는데 쏟고 있다.소련 사회주의가 붕괴된 뒤 중공업위주의 경제전략을 농업,경공업,대외무역위주로 바꾸었다. ▷미·북 관계 및 4자회담◁ 한반도가 분열된 근본원인은 동서간 냉전이며 미·소 대립이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이 우리를 강제로 식민지화했기 때문이다.통일문제는 민족내부의 문제이다.우리의 바람은 한반도 분열에 관련된 나라들이 통일에 유익하게 작용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미국과의 구체적 교섭에 대해서는 직접 관련이 있지 않지만 실무자들 사이 구체적 조건이 맞으면 합의될 것이다.4자회담에 대해서는 유관국가들이 갈라진 조국을 통일시키고 조선반도 평화보장에 유익하면 우리의 입장에서 가치가 있다. ▷국제관계 전망◁ 냉전종식은 힘의 정책의 파산이다.냉전종식으로 국제관계가 더 민주화되고 평화가 보장되고 세계인민사회가 친선협조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계건설의 중요한 전제가 마련됐음을 뜻한다.한반도의 경우 냉전의 잔재가 가시지 않았다.당면관심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평화적 통일이다.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국의 관계가 냉전종식 정신에 맞게 변해야 한다.
  • 황장엽 망명­자필서신 요약

    ◎“굶어죽는 북은 사회주의 아닌 봉건주의”/김부자 미신적 숭배 강요… 침공땐 남 잿더미로/학생소요·총파업 한심… 노동법개정은 잘한일/북 침략대응 군·안기부 강화­강력한 여당 필요 북한의 황장엽 당비서는 12일 망명을 신청하기 훨씬 전인 지난달 2일 그의 망명동기로 해석될 수 있는 자신의 심경을 담은 서신을 작성,함께 망명신청한 김덕홍을 통해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는 한 한국인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A4용지 13장 분량인 서신에서 황은 북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함께 남한에 대한 여러가지 견해를 밝히고 있다.다음은 월간조선이 입수해 공개한 황의 서신 요지이다. 남북간의 대립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봉건주의 사이의 대립이다.지금 북은 사회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인민들,노동자,농민들,지식인 등이 굶어죽는 사회가 어떻게 사회주의 사회로 될 수 있겠는가. ○운동권학생 어이없어 후계자(김정일)는 날 때부터 「광명성」으로 태어나 자기 아버지의 지위를 계승하기로 하늘이 결정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이들 부자를 신격화하기 위한 형용사가 모자라게 되자 자연현상까지 위대한 장군님과 결부시켜 신비화하고 있다.소련에서는 스탈린에 대한 개인숭배가 비판되고 그후 다른 사회주의 나라 등에서도 민주화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북은 반대로 개인에 대한 숭배를 절대화하고 이른바 수령에 대한 절대적 숭배를 요구하는 수령관을 당 건설과 모든 당 활동,모든 정책작성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소위 조직생활이 되는 것은 아침부터 수령을 찬양하고 수령께 충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일관되어 있다.남의 청년학생들이 북이 사회주의가 아니고 봉건주의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북에 대하여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의 인민들은 지금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양곡이 약 2백만t이 모자라는데 군량미는 무조건 내야한다 하니 농민들이 자기 식량으로 남겨놓은 몫에서 3개월분을 떼 군량미로 바치고 있다.무단결석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무자비한 탄압과 허위와 기만으로 충만된 암흑의 땅에서 인민들은 전전긍긍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위대한 장군님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자면 남북간의 차이를 하늘과 땅 차이로 만들어야 한다.아마 남이 정치적으로 통일되고 경제적으로 인구 1인당에서 일본을 따라잡게 되면 평화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남의 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자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야 했는데 지난 8월에는 대규모 학생소요가 일어났고 또 이번에는 노조에서 대규모적인 파업을 일으켜 경제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이며 가슴아픈 일인가.도탄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의 애국주의적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 미련하기 짝이 없다.그러나 그들이 왜 그렇게 정치적으로 암둔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북의 마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고 청년학생을 비롯한 대중관리,대중장치를 소홀히 한 남의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지 않을수 없다. 남조선의 정치가 이렇게 약해가지고서는 경제 발전속도를 높이고 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며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잘못하면 북의 독재자들,군국주의자들의 침략의 희생물로 될 우려까지 없지 않다. ○학생 무단결석 부지기수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우선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그 하나는 남을 불바다로 만들 기회만 노리고 있으며 남을 내부로부터 와해시켜 보려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는 북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투쟁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군대를 강화하고 안기부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안기부를 군대와 같이 강화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안기부 성원들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그들의 사상이론수준과 기술실무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안기부일군 양성대학에 수재들을 받아들이고 안기부 일군들의 대우를 높이며 그들의 사회적권위를 높여주어야 할 것이다.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강력한 여당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여당의 정치수준이 높으면 각계각층을 통일 단결시킬수 있고 학생소요나 노동자들의 파업같은 것은 얼마든지 정치적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안기부법과 노동법을 개선하여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당이 각계각층속에 들어가 정치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사업을 선행시켰더라면 이번과 같은 대중적 소요는 미연에 방지할수 있었을 것이다. 당면하여 남조선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강력한 여당을 건설하고 안기부를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두가지 문제를 기둥으로 틀어쥐고 힘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두가지 기본 문제를 해결하면서 북에 대하여 올바른 선택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①복지사회 건설 구호를 내놓고 남의 각계 각층을 단결시키는 정치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실업을 없애고 인민생활을 안정시키는데 필요한 사회시책을 실시하는데 큰힘을 돌린다.여당은이러한 정책의 정당성을 대중속에 들어가 널리 선전한다. ②대북정책 통일문제를 국가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도록 한다.북은 지금 식량난이 너무 심하고 경제가 마비상태에 있기 때문에 당장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전쟁준비를 첫자리에 놓고 모든 일을 꾸미고 있다.남이 아무리 경제를 발전시켜도 북의 침공을 받게 되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된다는 것을 전체국민이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잠수함사건이 일어나고 북이 보복하겠다고 떠들때 남의 정치상태가 호전되었었다.남의 정치인들 뿐아니라 기업가들,지식인들,노동자,농민들이 북의 침공의 위험성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야수를 앞에 두고 적수공권으로 서로 싸우고 있는 2중적으로 어리석은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외교로 북 고립시켜야 북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북의 비참한 생활형편,포악무도한 독재의 후과를 남측이나 미국 일본이 정확히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북은 미·일 관계를 생명같이 여기고 있다.북의 정책은 밖으로부터 자기 내막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안개가 낀 흐린 상태로 만들고 북의 인민들이 외부로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③대외적으로 북을 최대한 고립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남측이 대국들과의 관계에서 더 겸손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보며 북의 고자세외교를 자꾸 조장시켜 더욱 고립시켜야 한다.
  • 안보·통일외교 강화 급하다(박화진 칼럼)

    북한붕괴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노동당 국제담당비서 황장엽의 귀순을 보며 우리통일·안보정책에 대한 독일등 해외지도자들의 충고를 떠올리게 된다.『북한이 당장 붕괴되더라도 주변국 도움없는 한반도 안보·통일은 불가능하다.한국은 북한지배계층의 「대남공포」를 줄이고 그들을 포용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 경험으로는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이 노력이 부족하다는 충고인 것이다. 『한반도통일을 위해선 우선 국제적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한다.독일통일과정에서 느낀 것은 주변국 도움없는 통일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이었다.통일은 결코 한나라의 문제가 아니다.독일외교의 핵심은 신뢰구축 정책이었다. 독일통일을 경계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우선 프랑스와의 화해를 추구했고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이 됐으며 옛소련·동구와의 협력정책을 추구했다.그결과 유럽국경을 변경할 수 있다는 헬싱키조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한국도 주변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독일 통일외교 주역 겐셔 전 외상의 충고다. ○주변국 설득작업 계속해야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가장 큰영향을 받게 될 이웃은 중국이다.중국이 반대하는한 한국통일은 불가능하다.중국과의 관계강화가 중요한 것이다.그러나 미국과의 유대 또한 당연히 확실하게 다져야 한다.독일통일이 미·영·불 동맹체제 위에서 가능했듯이 한국통일도 미·중·일 특히 미국과의 확고한 동맹관계가 없다면 불가능하다.그리고 프랑스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주었기 때문에 독일의 참회가 쉽게 이루어질수 있었다.일본에 대해서도 한국이 먼저 프랑스와 같은 이웃이 되어준다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슈미트 전 총리의 권유도 겐셔의 그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독일내무성 동·서독 문화통합 실무책임자인 아커만씨는 한걸음 더나아가 주변국뿐아니라 내부의 두려움도 완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통일상대인 북한지배계층의 「대남 공포」를 완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대목에 대해선 클라크 미 일본학회회장의 글이 보다 구체적이다.통일후 독일에선 과거 동독지배계층에 대한 보복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한국도 통일후의 운명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북한의 일반주민은 물론,특히 지배계층에 대한 최대한의 관용을 약속하는 조치를 선언한다면 통일은 훨씬 앞당겨 용이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북 주민 대남공포 해소를 통일선진국 독일과 맹방 미국 지도자들의 이같은 충고에 접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통일 촉진이 아니라 정반대의 지연노력을 해온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그리고 우리의 통일은 외부의 그누구도 거부할수 없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도 일깨우게 된다.대중 관계는 큰진전을 보인 것이 사실이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을 완화하는 노력은 너무도 소흘했던 느낌이다. 국회일부에서 있었던 「백두산 찾기운동」이라든가 혹은 연변조선족 중국인을 상대로한 민족주의감정 고취 등은 중국의 경계심을 완화는 커녕 자극한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 아니었던가.서독의 폴란드·동독 국경수용에 비교되는 통일후의 한·만 국경준수선언 같은 것은 중국의 경계심 완화에 큰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 지연시키는 행동 자제 그러나 지나친 중국접근은 미·일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수반한다.우리사회 진보계층이나 일부언론의 무책임한 반미 분위기 고취는 결국 우리통일을 지연시키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대북관계 등에서 미국의 행동이 옛날같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현재와같은 대일 자세가 우리통일에도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과거사반성 문제 등에 대한 시각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감정이나 정서보다는 현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일·중·러 등 주변4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 하겠지만 우리통일에 대한 그들의 경계심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장기적이고 사려깊은 노력과 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른 추진은 우리통일과 안보의 필요불가결한 전제조건임을 독일지도자 등의 충고는 일깨운다고 할 수 있다.아울러 북한주민들에 대한 배려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황장엽 등의 귀순은 그런 노력의 강화를 재촉하는 경고의 하나라 할수 있다.〈심의·논설위원〉
  • “러 핵시설 극도 위험”/러시아 정부 자체보고서

    ◎30년 넘은 원자로3기 재앙 우려 【베를린 연합】 러시아의 원자력시설이 극도로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독일의 디 벨트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지시로 학자들과 군전문가들이 작성한 러시아정부의 자체보고서를 인용,『러시아 원자력시설의 사고위험이 매우 높아 조만간 재앙적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러시아 핵시설은 이미 도화선에 불이 붙은 화약통과 같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옛소련 시절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크라스노야르스크,톰스크,첼라빈스크 등지에 건설된 3기의 원자로로 건설된지 30년이 넘은 이들 원자로들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 북 체제 전반적 파국/이용필 서울대교수·정치학(전문가 긴급진단)

    ◎황장엽 망명 회복 불능상태 입증/당국 치밀한 관찰­대응책 마련을 우리는 전체주의체제가 일정기간 비교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어도 그 한계에 도달되면 예기치 않았던 돌발적 변수들에 의해서 변화되었거나 또는 붕괴되었다는 사실을 역사속에서 찾을수 있다.이러한 현상은 이미 구소련과 동구사회주의체제의 극적 붕괴에서 찾아볼수 있다.북한체제에서 최고위급 인물인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사건은 북한체제의 위기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으며 이러한 종류의 사태들이 연이어 일어난다면 적어도 체제 내적 동요가 체제 전반에 걸친 파국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최근 몇년동안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탈북이 증가되어 왔다는 사실과 극심한 식량난,그리고 사회적 불안의 증폭등의 조짐이 표출되어 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서도 북한체제가 위기상황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그동안 북한체제는 핵카드를 최대한 이용해서 남북관계를 극한적 갈등상황으로 몰아갔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벼랑끝 외교를 펼쳐오면서 다소의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이러한 북한의 책동은 동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그러나 황의 망명사건은 북한식 전체주의체제를 사상교육,선전 그리고 책략만으로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할 사실은 북한체제의 통치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체계화시킨 장본인인 황이 망명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북한체제의 기능적 마비현상이라고 하겠다.원래 이데올로기란 통치의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 고안되고 또한 주민들에게 주입시키는 관념적 장치이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기능할수 없다.북한체제가 지난 40여년 유지되어온 과정에서 주체사상이 통치이데올로기로서 활용되어 왔으나 황장엽 자신이 『시대가 변하는데 주체사상도 변해야 한다』고 말한것은 주체사상의 한계를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이러한 황의 표현은 주체사상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이데올로기로 전락되었으며 그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지탱되어온 북한체제도 기능적으로 마비되었다는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한때 북한 권력체계에서 최고 13위에 올랐으며 주체사상을 김일성·김정일 권력계승과 관련시켜서 정당화시킨 북한 제일의 이론가인 황이 모든 특권과 지위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망명을 결심한 이유는 여러면에서 설명될 수 있으나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북한체제의 기능적 마비에 대한 그 자신의 판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몇년전 북한을 방문해서 황과 여러시간 대화를 나눴다는 어느 유명한 미국인 학자가 황이 매우 냉철하고 합리적 사고를 하는 북한 최고의 지식인이었다고 평한것을 들은 적이 있다.그러므로 황의 망명사건은 북한체제의 기능적 마비증이 거의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다.앞으로 우리는 북한체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태를 더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또한 이에 대한 치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주체사상 이론정립의 제1인자/황장엽 망명­누구인가

    ◎김일성대학 총장 역임… 김정일 가르쳐/김일성 살아있을땐 서열13위 최측근 12일 북경에서 우리나라에 망명을 신청한 황장엽(74)은 「김일성주체사상」을 체계화한 장본인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거친 북한 지식층의 대표적 인물이다. 현재 북한 노동당 중앙위 비서국 국제담당 비서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과 국제평화자주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거물이기도 하다. 현재 북한 권력서열 24위인 황은 일부에서 관측하는 것처럼 김일성과 혈연관계는 아니나 김이 살아있을때는 북한 권력서열 13위로 김이 직접 자문을 구할 정도의 측근이었다. 황은 또 김정일에게는 김일성대학에서 마르크스­레닌 철학을 가르친 스승으로 김이 졸업한 뒤에는 주체사상에 관한 고문역할을 했다. 황은 모스크바유학시절 식당과 화장실 가는 길 밖에는 몰랐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의 학구파로 북한내에서는 새로운 사고의 철학자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최근 「시대가 변하는데 주체사상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등 개인적인 고뇌를 방문한 외국인사들에게 부지불식간에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의 호전적이고 무모한 성격으로 인해 북한이 피폐해진데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으며,수해와 식량난 극복문제와 대외관계 등에서도 김정일의 노선과 다른 발언이 감지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은 침착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두뇌가 명석하고 논리가 정연하며,남에게 흠을 잡히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말이 적고 감정표현을 하지않는 편으로 술과 담배도 전혀 하지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은 모스크바 유학중에 연애결혼한 부인 박승옥(66)과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황의 주요경력은 다음과 같다. ▲1923년 2월17일 평안남도 출생 ▲53년 모스크바국립대학 유학.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 교원·강좌장 ▲59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김일성종합대학 총장 ▲72년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의장 ▲80년 노동당 중앙위 비서국 사상담당 비서 ▲87년 사화과학자협회 위원장 ▲93년 노동당 중앙위 비서국 국제담당 비서·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동반 망명 김덕홍/여광무역 사장·노동당 자료연구실 부실장/황장엽의 제1심복… 95년부터 북경 체류 황장엽과 함께 망명을 신청한 김덕홍(59)은 조선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으로 95년 4월부터 북경에 머물러왔다. 그는 황장엽의 제1심복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같은 두 사람의 관계에 따라 이번에 함께 귀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은 1938년 12월3일 평안북도 의주읍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뒤 조선경비대 제3191군부대 중사로 군복무를 마쳤다. 김은 이어 김일성종합대학의 교무부 지도위원과 노동당 중앙위 지도원·부과장·부실장을 지냈다. 현재는 여광무역 총사장말고도 노동당 중앙위 자료연구실 부실장과 국제평화주체재단 총재,재정관 겸 평양사무소장 직함도 갖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1남3녀가 있다. ▷주요 망명·귀순 일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87.2.8=김만철씨 일가 11명 ▲90.4.2=소련 유학생 박철진씨 등 2명 ▲90.8.4=소련 유학생 김지일씨 등 2명 ▲91.5=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고영환씨 ◇94년 ▲3.20=여만철씨 일가 4명 ▲5=강성산 정무원총리 사위 강명도씨 ▲5.7=황광철씨 형제 등 3명 ▲7.18=김일성대학 경제학부 강사 조명철씨 ▲8.13=이철수씨 일가 3명 ▲10.23=조창호 소위 ◇95년 ▲3.27=오수룡씨 일가 6명 ▲10.11=용성무역합영부장 최주활 상좌 ▲12.12=북한 최대무역회사인 대성총국 유럽지사장 최세웅씨 일가 4명 ◇96년 ▲1.7∼23=주잠비아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현성일·최수봉 부부 등 3명 ▲5.23=공군 이철수 대위 ▲5.31=과학자 정갑렬씨와 방송작가 장해성씨 ▲6.30=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 친척인 정순영씨 일가 3명 ▲12.9=김경호씨 일가 등 17명 ◇97년 ▲2.12=북한 노동당 황장엽 국제담당비서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
  • 군사동맹 강화는 시대흐름 역행/하도생(지구촌 칼럼)

    ◎NATO·미·일 세력팽창에 주변국 우려 고조 냉전종식과 소련 해체로 미국은 이 지구상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됐다.그렇다면 미국에 의한 세계 신질서 및 미국영도의 세계를 부르짖는 이 유일한 초강대국의 존재는 미·소 대치의 양극체제가 사라지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라는 일극 체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일까.그러나 최근 국제적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결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와 저항은 오히려 양극체제 대신 각 영역에서 기타국가와 각종 국제기구,다자간회의 등 각종 세력이 성장하는 다극체제가 형성·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쿠바,이란,리비아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이를 위해 「헬름스­버튼 법안」 등을 제정했다.그러나 결과는 국제사회의 비난과 저항에 부딪쳤다.이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정치무대에서 힘겨루기의 쟁점이 되고 있다.문제의 핵심은 이들 제재 대상국들과 관계하는 기타 모든 국가들에게 미국내에서 제정한 법률을 준수하라고 밀어부치는 미국측의 강요에 있다.국제여론은 신랄하게 미국을비난했고 미주기구는 압도적으로 「헬름스­버튼법안」을 부결시켰다.부결에 반대한 것은 오직 미국뿐이었다. ○다극화 움직임 뚜렷 유럽공동체는 세계무역기구의 중재를 요청했고 캐나다는 한걸음 더나가 「외국의 치외법권 대응조치법」을 올1월1일부로 실시했다.국제연합에선 「헬름스­버튼 법안」이 다른나라의 주권에 손상을 가하는 법안이라며 미국의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 해제를 결의했다.이에 반대한 나라는 180개 회원국중 미국을 포함,세나라뿐이었다. 지난해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미사일 공격도 프랑스 등 서방국가의 비난을 샀다.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국제연합에서 고립되는 상황에 빠졌다.예전엔 있을 수 없었던 공전의 혁명적인 사건이었다.미국의 오랜 동맹이자 우방인 서구유럽과 캐나다의 반대를 획일적인 결속체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보면 지나친 것일까. ○개도국 등 역할 강화 이는 현재의 국제질서에서도 일방적인 행동은 다수의 반대와 저항을 가져올 것이란 점을 보여준 것이다.특히 이같은 현상은 국제사회에서 미국 이외의 다른 세력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각종 세력들의 제약 아래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이는 다극화추세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말해준다.일반적으로 다극화추세라 하면 몇몇 유럽국가들의 부상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실제로 다극화추세는 각종 세력이 증대돼 국제관계에서 각 행위자의 행동에 대한 상호 견제기능이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개발도상국가들의 부상과 지역기구들의 역할강화도 그 가운데 두드러진 특징이다.국제연합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등과 같은 지역기구들의 역할과 영향력 증대는 이같은 경향을 입증하고 있다. 다극화추세와 함께 국제관계의 최근 두드러진 특징은 긴장완화 추세의 확산이다.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전화도 고비를 넘기고 평화논의가 진행중이다.아프가니스탄 내전과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종분규도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국부적인 일이다.한반도에서 북한 잠수함사건으로 인한 긴장도 이젠 지나갔다.최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헤브론 지역의 철군문제에 대한 합의,중동평화회담의 새 차원을 열었다.이같은 국제환경의 안정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내문제와 경제발전에 힘을 쏟을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잠수함」 긴장도 끝나 그러나 다극화와 긴장완화 추세 속에서도 일부 돌출된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미국과 서부유럽국가들로 구성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으로의 확장과 결속강화 및 미국과 일본 등의 군사동맹 강화 등이 그것이다.NATO의 동유럽으로의 확대는 이미 시간표가 정해졌다.러시아는 이에 대해 안보불안을 주장하며 민감하고 강경하게 반응하고 있다.지난해 미국은 일본,오스트레일리아와 잇따라 군사동맹 강화를 선언했다.특히 미·일간에는 협력범위를 넓혀 놓았으며 동북아및 아·태지역에서의 일본의 군사활동 범위를 확대해 놓았다.이같은 일본의 역할확대는 일본국내의 우익사조의 고조와 함께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군사적인 동맹강화 속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마찰 증대는 피할수 없을 것이다. ○ 전기침 중국부총리는 『두 초강대국이 대치하던 냉전시대는 갔지만 냉전적 사고는 여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모든 국가들이 경제우선정책에 힘을 다할때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시대발전을 역행하는 것이다.냉전종식은 평화와 발전이란 인류의 과제 달성에 얻기 힘든 기회를 제공한다.군사집단 강화가 해법아닌 긴장조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각국은 평화와 상호존중 및 평등호혜의 정신아래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이것만이 각 당사자들이 공동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나토 동구확대 논의/불,5개국회담 제의

    【브뤼셀 연합】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구권 확대추진에 대한 러시아측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오는 4월 러시아·영국·미국·독일·프랑스 등 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파리 회담을 제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워싱턴와 런던의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쟈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최근 모스크바 방문 당시 제시된 이들 5대국간 파리 정상회담이 유럽 안보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프랑스가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분석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번 구상은 옛소련 영향하의 중·동구 국가들을 새로운 회원으로 받아들이려는 나토의 노력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 신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영국측은 이 제의를 고려중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은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 러­불 정상회담/나토확대 집중논의

    ◎옐친 건강쟁점화 차단시키려 75분간 강행 【모스크바 외신 종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2일 모스크바 근교 노보 오가레보 공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확대문제와 유럽안보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코트를 입고 털모자를 쓴 옐친 대통령은 직접 공관밖으로 나와 시라크 대통령을 맞이한 뒤 『이 회담은 전략적으로 또 우호적으로 결합된 두 대통령,두 유럽지도자,친구이자 동반자의 만남』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약 1시간15분동안 보좌관 1명,통역자 1명씩만이 참석한 가운데 옛소련 동맹국들인 동구권국가들의 나토가입문제 등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정상회담후 만찬을 겸한 회담을 계속,유럽안보문제 등을 협의했다. 이 회담은 옐친이 1월초 폐렴으로 12일간 입원한 뒤 회복단계에서 외국인과 갖는 첫 회담이다. 의료진들은 옐친의 건강을 우려해 회담취소를 요청했으나 크렘린측은 옐친의 건강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회담을 강행했다. 크렘린은 또 최근 옐친의 집무장면을 방영하는가 하면,1일에는 부인인 나이나 여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옐친의 건강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 공생의 길을 찾자/김영만 경제부장(데스크 시각)

    전쟁으로 공멸할 것 같으면 사람들은 공생하는 길을 찾는다.휴전은 늘 같이 죽기보다는 같이 살려는 지혜의 합일로 나타난다.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양국이 대량살상 무기인 핵경쟁에 몰두하다 어느날 핵무기 공동감축에 들어갔던 것도 같이 망하는 것보다는 공생의 길을 택한 결과다. 마피아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영화 대부에도 그런 지혜가 소개된다.패밀리간의 살육전으로 큰아들이 희생당해 대량살육전이 예고되는 속에 정작 대부는 공개적인 보복포기선언으로 같이 사는 길을 택한다.아들의 죽음을 보복하기는 쉽다.그러나 보복의 악순환이 결국은 나머지 아들까지 불러가게 된다는 것을 내다본 대부의 결단이다. 한보 사태의 불길이 정치·경제의 공동붕괴를 향하고 있다.야당총재가 『대통령도 조사받아야』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을 시작으로 여야 쌍방은 자신들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누가 먼저 망하나」게임에 열중하고 있다.상대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힐수 있다면 나라따위는 결딴나도 상관없다는 태도고,오기들이다. 정치권이 이러다보니 사회분위기는 정태수회장에 대한 공분,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검찰권 행사를 통해 인위적 사회 지도층 교체로 연결시키려는 위험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극심한 불경기와 조기퇴직 바람으로 인한 불만족상태가 이 사건을 통해 사회변혁의 기대로까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그런 국민의 카타르시스 기대와 대리만족에 모든 것의 초점이 맞춰지고,정작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한보공장 살리기나 은행살리기 같은 국민경제 차원의 후유증 최소화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카타르시스 부응은 위험 배후가 있어 은행의 부당한 대출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검찰의 업무는 당연하다.그러나 정치권의 치고받기와 사회분위기에 편승,검찰의 수사가 필요이상 확대,장기화되고 국민의 관심이 「누굴 먼저 죽이나」에 모아지면 한보살리기의 시간을 놓치게 된다.90년대 들어 가장 어려운 게임을 하고 있는 나라경제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6조원의 돈이 들어간 한보철강을 어떻게 정상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외에도 지금 당장 크게 세가지의 현안이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논리에 의한 적절한대책수립을 고대하고 있다. 만신창이가 된 관련은행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일본은 한국은행에 국내은행 일본지점에 대한 「대책」을 요청하고 단기자금의 공급을 끊고 있다.상황이 복잡해질수록 한국의 은행들에 대한 외국의 신인도는 추락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융공황이 올 수도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기는 마찬가지다.정부가 1조원의 돈을 푼다고 하지만 납품대금을 갚아주는게 아니다.진성어음만큼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인데 이것마저 은행창구에서는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책임문제로 금융권 전체가 뒤숭숭한 마당에 부도어음을 갖고 있는 협력업체에 자금을 지원해줄 은행은 아무데도 없다.한보의 경영정상화가 없으면 협력업체에대한 모든 지원약속은 모두 도로아미타불인 셈이다. 세밑 일반 서민경제의 타격은 계산도 나오지 않는 상태다.이로인해 경제계전체가 자금난에 시달린다.남대문시장 상인은 『살다 살다 이런 돈 가뭄은 처음』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시중에서는 정부가 조금이라도 서민을 생각했더라면 부도가 불가피했어도 설날은 넘겼어야하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관련은행·협력업체 지원절실 정부가 연일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을지 모른다.그러나 이런 상태에서는 언제나 정부의 대책은 최소한의 시늉에 그치게 마련이다.책임이 따를 수 있는 「적극적 처방」은 나오지 않는 법이다.연일 신문에 정치인 수십명,고위관료 수십명 연루설이 나오는 터에 적극적 처방을 제시할 강심장은 기대할 수 없게 돼 있다. 정치권이 설만으로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까지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는 것도 손실이다.권력형비리로 부당한 대출이 이뤄졌다면 누구든 책임을 져야한다.그러나 본질과 연관없는 티를 확대해 인재들을 여론재판에 돌리면 가장 크게 나라를 죽이게 된다.정치도 경제도 모두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 러시아와 동구 경제회생의 길/그리고리 야블린스키(지구촌 칼럼)

    ◎실질적 민영화 등 통해 「초독점체제」 탈피를 러시아와 동유럽국가,그밖의 독립국가연합(CIS)국가들이 경제개혁을 시행해오면서 똑같은 문제들에 처해 있다고들 한다.러시아와 동유럽국가 개혁주의자들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생긴 여러 인위적인 장애물들을 제거함으로써 사회주의경제가 쉽게 시장경제로 변화될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경제개혁을 단행했다.그들이 생각하기에는 대안이 없으며 사회주의국가들이 서방선진국가들이 경험한 식의 발전단계로 견고하게 진입할 것이라고 믿었다.그러나 이는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접근방법임이 드러났다.동유럽 국가가운데 가장 발전된 국가였던 동독의 경우도 아직 진정한 발전단계로 들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은 시장경제로의 이행이 동유럽의 그것과 달랐다.러시아가 옛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경제는 다른 동유럽국가처럼 중앙통제경제때문에 망쳐진 것만은 아니다.옛소련은 밑바닥 경제에서 최고위관리까지 모든 것이 계획경제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장확보 「발등의 불」 첫째,러시아경제는 초독점경제체제였다.개혁초기에 러시아기업 2%가 40%의 생산물을 만들어냈다.둘째,러시아는 시민적 합의없이 당국이 건네준 지시만을 근거로 일하는 계획경제체제였다.마지막으로 러시아경제는 돈(투자)없이 일하도록 만들어진 체제였다.돈이란 것은 단지 생산물의 규모를 측정하는 수단이었다.이러한 것이 개혁가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었다.더욱이 러시아 경제개혁은 단지 한 요소,거시경제적 안정화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독점 소비에트체제로부터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업의 민영화는 진짜가 아니었다. 농업분야에서는 실제로 아무 변화가 없었다.토지·군사개혁은 시작도 하지못했다.소비에트식 기업들은 말로만 민영화됐으며 증명서에서 이름만 바뀌었다.시장경제의 본질인 경쟁메커니즘으로 가지도 않았다.이러한 상황에서 거시경제적 안정은 바라던 결과를 보증할 수 없었다.지난 4년간 정부는 공황을 벗어나고 96년엔 10%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고 했었다.물가잡기,정치안정은 옐친 대통령의 대선승리로 보장되는 듯했다.유감스럽게도 96년의 결과는 이러한 기대를 벗어났다.경제성장보다는 95년과 비교해서 실질생산이 10% 정도 줄었다.외채는 지난4년간 7백억달러로 늘었다.국가가 재정위기에 휩싸였고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연금,봉급이 수개월째 지불되지 않고 있다. 주요 이유는 오직 한 목표,즉 거시경제적 안정만을 무조건 추구했기 때문이다.다른 이유는 부패다.부패는 경제개혁을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있다.올해 러시아경제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97년 예산을 진지하게 분석하면 정부가 주장하는 GDP의 2% 성장,산업생산의 1% 증산은 기대할 수 없다.오히려 GDP와 투자는 계속 움츠러들 것이다.지난해 인플레이션은 계획된 지출을 억제하면서 기술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지난해 1∼8월 인플레율은 낮았지만 9월∼12월에 다시 높아졌다.이는 인플레이션이 단지 지체되고 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동유럽의 경제는 시장경제로의 이행이 비교적 잘 준비돼왔고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한편에서 서방은 새로운 파트너가 그들의 경제체제로 진입하는걸 허용하지 않았다.대신 서방선진국들은 자신들을 돌보기 위한 방편으로 동방국가들에 관심을 쏟았다.폴란드나 체코 헝가리를 유럽연합보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귀속시키려는 것은 그 좋은 예이다.문제는 옛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전략이 수정되어야만 하느냐는 것이다.동유럽국가들은 서둘러 옛소련경제체제와의 관계에 기초한 자신들의 경제체제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오늘날 그러한 결정들은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동유럽이 안팎에서 직면한 주요한 문제는 시장확보와 투자재원마련인 것처럼 보인다.러시아는 동유럽의 이러한 단계이전의 문제,즉 초 독점경제체제를 개혁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우선순위 6가지 97년,러시아는 다음사항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첫째,투자가 실제 민영화된 기업에 들어가도록 독점체제를 없애고 실질적인 민영화를 이룩해야 한다.둘째,세제개혁을 해야 한다.무역거래와 재정시장에서 돈이 실제적으로 경제부문에 투입,산업생산의 증가에 기여해야 한다.셋째,경쟁을 유도하고 중산층을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국가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넷째,토지개혁과 농업부문기업의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다섯째,민간부문에서 실질적인 경제개혁을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독자예산 확보 등 상당부분의 관리권을 이양해야 한다.여섯째,자유무역거래를 보장하면서 옛소련 위성국가와의 경제동맹관계를 다시 형성해야 한다.97년에 이러한 것이 행해질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러시아가 해야할 일들이다.
  • 경영자총협회 연찬회… 이경식·조중훈·김석규씨 강연

    ◎“기업 체질개선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정부 보호 벗어나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을/불경기라도 비전 보이면 과감한 투자 필요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리고 있는 「제20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2일차(30일) 행사에서 이경식 한은총재가 「시장개방화에 따른 금융산업 발전모색」을 주제로 강연했다.조중훈 한진그룹회장(나의 경영철학)과 김석규 외교안보연구원 원장(동북아 안보와 우리의 과제)의 특강도 있었다.이들 강연요지를 요약한다. ▲시장개방화에 따른 금융발전모색(이경식 한은총재)=우리나라는 62∼95년 연평균 8.3%의 높은 성장을 지속해 지금은 국내총생산(GDP)과 교역규모면에서 세계 10위권에 근접했다.개발 초기 국내 자본축적이나 생산기반이 빈약하고 부존자원도 보잘것 없었던 상황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수 있었던 것은 당시 개발도상국에 유리했던 해외경제여건을 잘 활용해 수출주도의 공업화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옛 소련의 해체와 사회주의 나라들의 체제전환 등으로 냉전체제가 붕괴된 이후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기존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를 대체하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으로 세계경제의 글로벌화가 촉진되고 있다.정보통신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경제활동에서 국경개념도 없어졌다.경제의 대외개방이 급진전되면서 독자적인 무역규제나 차별적 지원을 할수 없게 됐다. 또 지난 30여년간 외형확대 위주의 성장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임금·고금리·고지가·고물류·고규제의 5고와 저생산성·저능률·저기술 등 3저의 취약성이 고착돼 주요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역할도 재정립돼야 한다. 정부의 경제운영방식은 규제와 보호에서 벗어나 개방과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개인의 창의가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나올수 있도록 해야한다.개별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최대한 북돋울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역할이다.시장메커니즘의 원활한 작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광범위하게 없애고 공정거래질서는 확립해야한다. 기업들도 그동안정부의 보호아래서 이익을 추구하던 행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술개발,생산성향상,경영합리화 등 이노베이션(혁신)을 적극 추구해야 한다.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도 고도성장기에 형성된 거품적 사고와 행동양식을 버리고 합리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의식구조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용이 다소 부실해도 외형적인 실적만 좋으면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외형적인 실적보다는 내용과 기초에 충실한 성과가 우대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융부문의 효율화 못지 않게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자유화된 금융시장에서는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차등화될 수 밖에 없다.기업은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합리적인 자금계획 수립을 통해 차입금 의존도를 낮춰 자기신용능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나의 경영철학(조중훈 한진그룹회장)=지금까지 반백년간 세상에 길을 내는 수송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스스로길을 개척해왔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많지만 정확한 판단과 타이밍이 중요하다.타이밍은 상황에 대한 빈틈없는 판단을 바탕으로 한 결단을 의미한다. 사업에서는 남이 터를 닦아 놓은 곳에 뛰어들어 경쟁하기 보다 먼저 생각한 일에 남보다 앞서가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하다.낚싯대 열개를 걸쳐 놓는다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것은 아니다.전문성을 살리는 일이 필요하다. 사업도 예술이다.예술가의 혼과 철학이 담긴 작품은 수천년이 지나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듯 경영자의 독창적 경륜을 바탕으로 큰 기업은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어려움을 겪게 되며 어느 누구도 일생을 행복속에서만 지낼수 없다.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듯 실제로 곤경에 처했다가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성공의 발판으로 작용하는 수가 있다.불경기때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번 생각해도 비전이 있는 경우라면 과감히 결단을 내려라. 투자없이 이익만 바라는 것은 도박이나 투기다.지면서도 이기는 것,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 사업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어떤 기회나 사업에서 찬스라는 것은 우연히 오지 않는다.스스로 개척하고 노력하는 가운데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야 성취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외화를 획득하여 사업규모를 키워왔음을 자긍심으로 간직하고 있다.항공사업이란 투자에 비해 이익이 보잘 것없는 외줄타기 사업이다.평생을 사업에 전념하는 이유는 결국 일에 대한 열념과 성취욕 때문이다.금전적 수입이나 훈장보다 값진 것은 어려운 일에 도전하여 성공을 거둔데 따르는 자신감과 성취감이다.기업은 자체이익을 통해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것 외에 사업을 하다보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길도 있다.적수공권으로 시작,남보다 더 많이 뛰어야 했고 남들이 두세시간 생각할때 다섯시간 생각했다.세상만사는 결국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동북아 안보와 우리의 과제(김석규 외교안보연구원 원장)=동북아 안보환경은 북한문제,대만문제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나 미국의 안정자 역할이 지속되고 각국이 경제적 이익신장을 위해 안보환경을 희구함에 따라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북한은 97년에도 내부 체제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하긴 하나 김정일의 공식승계 가능성도 있다.또 만성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어서 탈북자는 계속 늘 것이다.북한은 대외적으로는 97년도 대미 관계 개선을 최대의 외교목표로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전례없이 잠수함사건에 분명한 내용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그 저의는 무엇인가.무엇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며 이는 곧 경제문제의 해결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북한은 앞으로도 한·미간 갈등을 야기시키고 대남관계 개선이 북한의 체제수호에 역기능을 초래할 것으로 인식,당분간 4자회담보다는 남한을 배제한 대미 단독접촉에 역점을 둘 것이다.따라서 본격적인 남북대화 재개가능성은 희박하다. 주변 4강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있다.미국도 북한살리기정책으로 나가고 있다.일본 역시 북한의 붕괴로 대량난민이 일본으로 쏟아지지 않기를 바란다.중국 역시 북한살리기에 적극적이다.러시아도한반도의 대결구도를 바라지 않는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의 동맹체제를 공고히하고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해야 한다.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나오도록 하는 건설적 참여정책에 한·미·일,특히 미국과 한국이 정책입안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긴밀히 협조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미국의 대북 접근은 남북관계 발전과 조화·병행돼 추진되어야 한다.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미·일과의 공조뿐아니라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중국은 북한과 상호원조조약을 갖고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인만큼 중국의 협조는 대단히 중요하다.러시아 또한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칠수 있어 이해와 협조를 얻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 북 핵쓰레기 반입과 「환경학살」(박화진 칼럼)

    미국 조지타운대학 페시바흐 교수 등이 옛소련·동구공산권 붕괴후 출판한 「소련에서의 환경학살」이란 저서가 있다.공산주의는 몰락했으나 「환경학살자」로서 그들의 유산은 그들이 통치하고 지배했던 광대한 땅과 물과 사람들의 몸안에 그대로 남아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인류역사상 그어떤 문명도 공산주의 만큼 철저하고도 조직적으로 또 그토록 오랜동안 땅과 공기와 물과 사람을 파괴하지는 않았다』고 공산주의체제의 「환경파괴」를 고발하고 있다. 철의 장막에 가려있던 공산권의 붕괴와 개방이후 제일 먼저 드러나 서방세계를 놀라게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의 하나는 바로 그 환경학살의 실태였다.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공산권 붕괴당시 폴란드는 공해로 인한 유아사망률이 서구의 3배를 넘었고 체코에서는 초등학생들이 마스크를 한채 수업을 받는가하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선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는동안 우리의 공중전화박스 같은 「호흡기계」로부터 산소공급을 받아야할 정도였다. 그러나 보다더 심각한 경우는 옛소련의 「핵위험 불감증」실태였다.체르노빌원전사고는 말할것 없고 개방후 드러난 핵폐기물의 북극해,북해 및 우리동해 무차별 투기사실등은 한마디로 공산주의 소련의 「핵위험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었다.동시에 공산독재체제가 인권파괴뿐아니라 「환경학살의 체제」임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들이기도 한 것이다.옛소련공산당국은 핵폐기물 투기를 당연하고 예사로운 것으로 생각했다.그것이 그들 국민이나 이웃나라에 끼치는 위험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 「환경 무법자」였다. ○구소 핵불감증 주변국 피해 민주화 개방·개혁이후 동구는 물론,러시아 중국까지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환경 오염방지및 개선을 위한 세계적 노력에 동참하게 된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세계 유일의 공산국가로 남아있는 북한은 여전히 개방·개혁을 거부하고 스탈린식 공산체제를 고수하며 엄중한 비밀의 장막에 싸여있다.그들의 환경실태와 핵위험에 대한 인식이 어떠할지는 불문가지라 할수있을 것이다.86년에 제정했다는 「환경보호법」에도 불구하고 옛소련의 「환경학살체제」와 「핵위험 불감증」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경제난·식량난등으로 궁한 처지이긴 하지만 얼마간의 「외화벌이」를 위해 세계 어느나라도 원하지않는 남의 나라 핵폐기물 쓰레기를 받아들이겠다고 나선 북한의 행동이야말로 그 증거라 할수있을 것이다. ○“자유세계 파괴” 공작의 일환 그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의 대만핵쓰레기 반입도 결국은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옛소련의 스탈린식 공산주의체제 자체가 갖는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수있을 것이다.북한공산정권 당국자들은 그동안 온갖 「국가범죄적」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우리에 대한 테러·납치와 핵개발소동은 말할것 없고 양귀비재배와 아편제조 밀수출,달러화 위조유포,무기밀매등이 그것이다.경제난 극복과 한국을 비롯한 자유세계 파괴라는 일거양득의 목적달성을 위한 그들 나름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이요 공작의 일환인 것이다.대만핵쓰레기 반입도 결국은 그러한 투쟁의 또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북한은 판단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북한의 조기붕괴가 갖는 위험과 모험성을 경계한다.때문에 가능한한 붕괴보다는 질서있는 민주화 개방·개혁을 통한 남북공존·공영과 그에 따른 자연스런 평화통일의 달성을 최선의 목표로 지향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의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와 이번 대만 핵쓰레기 반입의 무모한 도발과 민족 자해적 행위는 그러한 목표의 재검토가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경고가 아닌가.북한의 붕괴를 막고 지연시켜야할 명분과 이유에 대해 회의를 갖지 않을수 없게 하는 또하나의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고 할수있는 것이다.북한의 조기 개방과 개혁 촉진이 어렵고 불가능 하다면 21세기 민족 발전과 번영의 필요불가결한 도약대인 한반도의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차라리 북한의 조기붕괴를 재촉하는 정책추구의 변화를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경고일 수 있는 것이다.〈심의·논설위원〉
  • 순수 조선족마을 성화향(송화강 5천리:16)

    ◎두레농사 지혜로 집체농장시대 열어/만주국시절 일 군량기지화 위해 개척한 옥토/1946년 동북각지 조선족 제2의 삶터로/한몸되어 일군 성화농장 성공사례 영화제작/“농사만이 살길” 신품종 개발·황무지 개간 박차 흑룡강성 화천현 성화조선족향은 조선족 말고는 다른 민족이 전혀 없는 순수한 조선족향이다.연변을 포함하여 한 사람의 타민족이 끼지않은 조선족은 없기 때문에 전국 유일의 순수 조선족향인 것이다.이 향의 이름인 성화는 불꽃이라는 뜻이다.중국 건국 초기 첫 집단농장이었던 성화조선족향의 경험이 전국에 불길처럼 번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명실상부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성화는 가목시에서 15㎞거리다.삼강평원 서쪽에 위치한 성화는 토양이 비옥하고 수원이 풍족하여 만주국 시절인 1936년 일본 무장개척단이 첫 발을 붙였다.일제는 삼강평원을 군량기지로 만들기위해 중국인 쿠리들을 동원,능당백하라는 물길을 내고 송화강물을 끌어들였다.그리고 방대한 토지를 규격화한 논으로 개간했으나 1945년 일제가 패망하는 바람에 그 좋은옥토가 묵어나고 말았다. ○개척 초기 335가구 이주 일본인들이 떠나고 나서 성화향 농토를 다시 일군 사람들은 바로 조선족이다.1946년 공산당이 흑룡강에서 토지개혁을 하는 과정에 동북각지의 조선족을 불러들였다.임구현에서 60가구,계동현에서 85가구,벌리현에서 120가구,길림성 돈화현에서 70가구가 이사를 와서 오늘의 성화향 4개 마을을 이루었다.그 때에 돈화현에서 소작을 살다가 성화로 이주한 김백산이 마을을 이끌어 두레농사를 시도한 것이 점차 확대되어 1951년 성화농장을 탄생시켰다. 모두가 객지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이라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터였다.그래서 민족고유의 농촌사회 미풍양속이었던 두레는 성화농장 발전을 부축했다.오랜 세월을 두고 혼자 농사를 지어온 한족들에게는 조선족 두레농사가 신기할 뿐이었지만,중국에는 마침 새 바람이 불었다.구 소련의 콜호스경험이 막 이식됐던 때라 성화농장은 공산주의 사회의 깃발이 되었다.1951년 동북 영화촬영소는 성화농장을 영화로 찍어 「전국 첫 집체농장」으로 소개했다.그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농장 주석 김백산은 전국 노력모범이 되었고,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로 뽑혔다.1962년 김백산이 세상을 뜨자 이재근(77)이 뒤를 이었다.벼 우량품종을 육종하여 전국에 보급시킨 이재근은 전국집체농장 당서기에 이어 3·4·5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 올랐다.그도 역시 전국노력모범이 되었으니 성화농장의 명성은 전국에 뜨르르했다. 오늘의 성화농장은 6개 마을 1천400가구 5천815명으로 구성되었다.첫 두레농사때 335가구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지금은 교육기관으로 국민학교 4개,중학교 1개가 들어섰다.의료기관으로 현급 조선족병원 하나를 가지고 있다.전체 경작면적은 2천761㏊로 1㏊당 평균 7천㎏의 벼를 거두어 1인당 3천원꼴의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농사꾼 수입으로는 상당한 수치다. 조선족향 성화향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면 지금도 타민족이 한 사람도 살지않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리고 논농사에만 매달려 농자천하지대본을 고집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그런 이유로 해서 향의 중점시책 역시 논농사를 통해 부유한 농촌을 건설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향에 성화벼연구소를 설치한 이유도 여기 있는데,벼육종가 이재근 밑에서 일을 한 농민 김병천(42)을 중심으로 성화향에 적합한 신품종 볍씨개발에 나섰다. 그래서 성화향에서는 마을 남쪽 독산아래 황무지에 또 눈을 돌렸다.광복전 일인들이 손을 댔다가 버려둔 이 황무지를 논으로 개간하려면 공사비가 엄청나게 소요되어 그동안 엄두도 못냈었다.그러다 향에서 지난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성화향 안창선 향장은 독산아래 황무지개간을 서둘러야 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벼 우량품종 전국에 보급 『우리 속담에 자리를 보고 다리를 펴라는 말이 있디요.개혁개방 이후 더러 한눈을 판 사람들이 있지만,모두 자리 보지 못하고 다리를 편 꼴이었디 뭡네까.무슨 기업이요,장사요 하고 애를 썼디만 헛물만 켰수다레.우리는 벼농사라는 장기를 버리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디요.그래서 황무지 개간을 추진한 것입네다』 그 독산아래 황무지 개간은 지난해 이미 착수되었다.흑룡강성농업개발공사가 300㏊의 황무지를 논으로 만들어 이를 성화현에 20년동안 임대하는 조건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모두 3백60만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개간사업의 노력은 향에서 도맡았다. 흑룡강성에는 아직 개발할 황무지가 많이 있다.삼강평원은 가장 유망한 개간 적지인데,30여년 동안 2백90만㏊가 개간되었다.아직도 이용할 수 있는 토지 자원이 1백7만㏊에 이른다고 한다.최근에는 삼강건설관리국이 일련의 우대정책을 내놓고 외국자본과 국내농가의 투자개발을 유치하고 있다.이미 12개 성,44개 현에서 투자의사를 밝혔다.그리고 해남이방실업투자유한회사는 개간계약을 맺고 2만㏊의 황무지를 사들였다. 이들 기업뿐아니라 농가 단위의 삼강평원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흑룡강성 14개 현·시를 비롯,길림성과 요령성 농민 1만여명이 삼강평원 땅을 임대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대부분의 농가가 가구당 한 해에 평균 3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논농사를 잘 짓기로 소문난 성화향 조선족의 가구당 평균소득에 비해10배가 더 많은 것이다.그래서 성화현에서는 독산아래 300㏊를 개간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안창선향장의 말에서도 삼강평원으로 진출하고 싶은 의도가 보였다. 『우리도 새로운 야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네다.성화향과 여건이 비슷한 수릉현 수중향 송가촌 100가구 농가는 삼강평원으로 들어가 벌써 성공했디요.가구당 1년 평균소득이 3만5천원 꼴이나 되고,13가구는 10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고 기래요.그들이 개간한 논이 1천500㏊라니,자신들이 두고 온 송가촌 하나를 더 건설한 것이디요.그런데 우리는 아직 고향을 떠날 엄두도 못낸다 이겁네다.성화향을 개척한 우리 윗세대 어른들에 비하면 오기가 없다고 하겠디요.우리 성화향 사람들도 이제 넓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네다.그거이 윗어른들의 개척정신을 재창조하는 길이기도 하디요』
  • 온건론자 승리로 체첸평화 “서광”

    ◎압도적 지지 당선… 안정된 정책기반 확보/강·온 양분 독립문제·경제재건 해법 관심 체첸선거가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체첸평화과정에 한 획을 그었다.28일 하오 최종결과는 아니지만 그는 60%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됨으로써 선거부정시비는 피할수 있게 됐다.소련시대 포병장교 출신인 그는 체첸야전사령관때인 지난해 러시아측 협상파트너인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국가안보위 서기와 평화협상 담판을 성사시켰던 실용주의 인물이다.이번 선거에서 「평화·독립열망」「경제재건열망」이란 두개의 수레바퀴를 조화시키겠다는 비전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거결과와 관련해 체첸문제 전문가들은 『체첸평화는 선거이후가 더 문제』라고 지적하고 『평화정착과정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크게 보아 마스하도프가 풀어야할 숙제는 두가지다.하나는 1백만 체첸공화국 주민의 독립열기를 어떻게 수렴,발산시켜나갈 것인가의 문제다.다른 하나는 21개월간 전흔으로 이지러진 체첸경제를 무엇으로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이다.그는 체첸공화국을 국제적으로 승인받기 위해 우선 러시아와의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번 선거에서 2위득표자로 확실시되고 있는 과격파인 샤밀 바사예프를 지지한 유권자를 의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바사예프는 선거기간중 러시아로부터의 즉각적인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은 인물이다.이와 관련,러시아는 선거직전 『체첸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승인하는 나라와 국교를 단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해놓은 상태이다. 러시아 민족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협상술에 능한 마스하도프가 독립열기를 이용,주민들의 상처를 러시아로부터 경제적으로 보상받는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러시아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구사될 것으로 보인다.독립을 유보하는 경우에만 어느정도의 경제재건비용을 대줄 것이기 때문이다.체첸독립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한 입장때문에 전후 첫 체첸민선정부는 러시아와의 정치·경제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과정에서 바사예프 주변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급진정치세력이 규합되고 이들 세력이 체첸공화국의 내부통합에 다시 장애요인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 불 동독 핵폐기물/연료공급 구소에 반환

    ◎장갑·신발 등 저준위 물질만 자체저장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내 매립문제가 국제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통일전의 동독은 핵폐기물을 자체 저장하거나 핵연료 공급국인 소련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구동독지역은 평균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유출돼 독일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그러나 북한은 자체 핵폐기물도 아닌 대만에서 생산된 핵폐기물을 오히려 수입하려는 「민족에 대한 위해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특히 북한이 지난 86년 제정한 환경보호법은 ▲핵무기·화학무기의 개발과 시험·사용으로 환경이 파괴·오염되는 현상을 반대해 투쟁할 것(제7조) ▲해로운 물질을 내보내거나 소음과 진동을 일으켜 건강과 환경에 해를 주는 설비와 기술은 수입하거나 생산할 수 없음(제35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핵폐기물 수입은 북한에서도 「범법행위」이다. 통일원 통일정책실이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전 동독은 위험도가 약한 저준위핵폐기물(장갑 옷 신발 등)만 자체 저장했고,사용후 핵연료등 고준위 폐기물은 핵연료를 공급한 소련으로 돌려보냈다.그러나 저준위 폐기물도 반감기는 5∼6년으로 완전히 방사능이 없어질때까지는 100∼200년이 걸리는 등 관리비용도 엄청나다.따라서 통일독일은 과거 서독이 동독으로 수출한 쓰레기와 핵폐기물 저장으로 인해 파괴된 동독지역의 환경비용만 현재까지 1천785개 프로젝트에 총 11억7천5백만 마르크를 투입했다.
  • 바사예프­마스하도프 각축/체첸 내일 대통령 선거

    ◎바사예프­95년 인질극 주도… 민족영웅 추앙/마스하도프­체첸평화협정 성사… 러 적극지원 체첸공화국의 대통령과 의원 63명을 뽑는「체첸선거」가 27일 실시된다.이번 선거는 지난해 8월 러시아와 21개월간의 전쟁끝에 체결된 평화협정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다.문제는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선거후 체첸의 완전독립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민족문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선거일을 이틀앞둔 25일.선거전은 32세의 샤밀 바사예프 전 반군사령관이 여론조사결과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45세의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총리(평화협정이후)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현대통령이자 후보가운데 한 사람인 젤림한 얀다르비예프는 러시아와의 협상과정에서 「강온구사전략」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바사예프는 지난 95년 러시아 남부 부두뇨프스크 야전병원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체첸전쟁영웅으로 떠올랐다.그는 지난해 8월에도 러시아에 대한 막바지 공격을 감행,전쟁에 종지부를 찍게함으로써 젊은층은 물론 노년층으로부터도 적지 않은 지지를 얻고 있다. 마스하도프는 소련군대령출신의 전체첸군참모장으로 최근까지 여론조사 선두를 달렸었다.지난해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 국가안보위서기와 협정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다.러시아는 그가 협상을 배제하지 않는 친러시아적 인물로 보고 「최선의 인물」로,얀다르비예프를 「차선의 인물」로 간주,간접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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