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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햄버거 경제학과 북미관계

    ‘햄버거 경제학’이란 말이 있다.몇년전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맥도널드 햄버거 체인점이 있는 나라들의 경제,외교적 행동 양태를 소재로 칼럼을 쓰면서 이 용어를 등장시켰다. 결론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맥도널드 햄버거 분점이 있는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햄버거는 여러 재료와 공정을합쳐서 만드는 종합식품이다. 맥도널드는 외국에 분점을 내면 철저히현지 원료로 햄버거를 만든다는 원칙을 지킨다. 그럴려면 지속적으로공급 가능한 일정수준의 육우산업이 유지되는 나라라야 한다. 감자,양파,토마토,밀 등의 재료를 원활히 공급할 유통구조도 갖추어야 한다.여기다 외국자본을 받아들일 만큼 건강한 자본시장과 글로벌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그리고 마지막으로 햄버거를 사먹을 정도의 소비력을 가진 두터운 중류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나라들이라면 그동안 쌓아온 경제적 성과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릴지도 모를 위험한 전쟁놀이는 하지 않는다는 게 바로 햄버거 경제학의 논지다.실례도 있다.중동국가중 이스라엘,사우디 아라비아,이집트,요르단에는 맥드널드가 진출해 있다.중동에 아무리 긴장이 감돌아도 이 나라들끼리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인도에도쇠고기를 쓰지 않는 채소 맥도널드 햄버거점이 성업중이다.반면 파키스탄에는 아직 맥도널드가 없다.두 나라는 지금도 툭하면 전쟁을 한다고 난리다. 50,60년대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유엔 가입을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삼았던 때가 있다.우리도 그랬다.맥도널드 분점이 당시 유엔 가입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면 과장일까. 햄버거를 먹으며 행복해 하는 평양사람들을 상상해 본다.물론 유통구조,글로벌 의식,자본시장,구매력등 모든 기준에서 지금의 북한은‘햄버거 국가’기준에 턱없이 미달된다.그러나 햄버거가 가져다주는정치적 효과를 감안해 북·미교류의 최우선 순위를 맥도널드 진출에두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1990년초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분점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햄버거를 사먹기 위해 수백미터씩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던 모스크바 시민들이 생각난다.모스크비치들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페레스트로이카(개혁),글라스노스트(개방)의 맛이 바로 이거야’하며 속으로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맥도널드는 체제가 주인인 세상에서만 살아온 그들에게개인이, 그리고 소비자가 주인인 세상의 모습을 전해준 복음이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점원들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자기들을 맞아주는 그 우쭐함을 햄버거와 함께 즐기며 모스크비치들은 행복해 했다. 반드시 맥도널드가 아니라도 좋다.인센티브제 도입이나 인터넷 개방도 좋고 CNN방송 평양지국 허가도 좋다.극비방문이 아니라 ‘김정일위원장이 모월 모일부터 중국을 방문한다’고 당당하게 발표하는 것도 좋다.멋진 패션의 퍼스트 레이디가 동행한다면 더욱 좋다.라이사여사의 패션이 ‘악의 제국’소련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얼마나 큰기여를 했던가.미국도 한국도 그리고 북한도 미사일 협상이나 북한핵동결같은 어렵고 딱딱한 일들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은 아닌가. 곧 부시 새 행정부가 출범한다.새 행정부의 북한정책이 클린턴 때와는 달라질 것이란 전망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딕 체니 부통령,콜린파월 국무장관,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등은 소련과 동구의 몰락을 목도하고 이를 후원한 주인공들이다.하나같이 ‘사회주의는 미래가 없다’고 믿어온 사람들이다.그러나 사회주의 발전에 대한 북한정권의 의지는 조금도 누그러질 기미가 없다.양자 사이에 낀 샌드위치가 바로 한국이다.양측을 거중조정하는 일은 우리가 예상해온 것보다더 힘들 것같다. 김정일 위원장이 베이징에 진출한 맥도널드점들을 보고 ‘햄버거 효과’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좋겠다.맥도널드가 들어서도 하루아침에 사회주의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중국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지금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변화의 상징이다.그게 한편으로는 미국보수주의자들의 마음을 녹이는 촉매제가 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변화를 겁내지 않게 만드는 묘약이 될 수 있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김정일 해외 방문 일지

    ■1957년 11월 김일성과 함께 러시아혁명 40주년 기념행사 참석■1959년 1월21일 소련 공산당 제21차 임시대회 참가■1965년 4월10일 김일성과 함께 인도네시아 방문■1983년 6월 후야오방 중국 공산당 총서기 초청으로 비공식 중국 방문.덩샤오핑 등과 면담■2000년 5월29일∼31일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중국 방문,장쩌민 국가주석 등과 비공개회담■2001년 1월15일∼ 중국 방문,상하이 시찰 및 장쩌민 주석등과의 회담 예정
  • [부시 행정부 싱크탱크](2) 후버 연구소

    98년 4월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시 스탠퍼드대학 내 조지 슐츠 전미 국무장관의 집.공화당 대선 후보주자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일단의 학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청강생’ 부시를 대상으로학자들의 미국 국내외 정책 브리핑,그리고 수시간의 토론이 이어졌다.학자들은 슐츠와 마틴 앤더슨 등 5∼6명.스탠퍼드대학 부설 ‘후버연구소’연구원들로 공화당 역대 대통령 후보,행정부의 ‘두뇌위원회’ 멤버들이다.이 모임은 부시 진영의 근거지 텍사스 오스틴에서 정기적으로 이어졌고 부시의 정책틀 모양새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부시-후버 커넥션.부시의 측근들은 후버연구소를 부시의 핵심 싱크탱크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부시 대변인 민디 터커는 “부시는 미국에서 가장 능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보수 마인드 집단을찾았고 후버연구소가 이를 충족시켰다”고 말한다.미국 정통 보수파의 방어 거점으로 불리는 후버연구소와 부시의 긴밀한 연계는 부시의 ‘온정적 보수주의’를 우려한 보수파 유권자들을 부시 편에 묶어놓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 부시-후버 커넥션의 대표적 학자들은 조지 슐츠와 레이건 행정부의경제정책 레이거노믹스 입안자인 마틴 앤더슨,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으로 부시 당선 뒤 외교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콘돌리자 라이스,레이건 행정부의 예산 관리자문 존 코건,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 마이클 보스킨 등이다. 1919년 공화당 출신의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가 설립한 후버연구소의 기본이념은 ‘자유사회 실현’.개인의 경제·정치적 자유,작은정부,소유권 신봉 등을 추구한다.민영화와 자유화 신봉자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튼 프리드먼과 콘돌리자 라이스 등 250여 연구진 면면은 연구소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마거릿 대처 영국 전 수상,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옛소련 반체제인사 알렉산더 솔제니친이 명예연구원으로 있는 것도 단적 증거. 당연히 대외정책 기조는 반(反)전체주의.라이스 안보정책보좌관 지명자의 이념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2차대전 이전에는 반 나치·파시즘이 기조였고 공산주의가 무너진 지금은 작은 정부 확립,국가독점 배제,사유재산권 보장 등을 연구 기조로 삼고 있다. 공화당과의 끈이 확실히 묶여진 시기는 60년대 후반.후버연구소는 67년 레이건이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로 재임하면서 이념적 보수주의와자유방임경제로 캘리포니아의 경제를 급부상시킨,이른바 ‘레이건 혁명’의 정책 산실이었다.레이건의 백악관 진출 뒤 행정부를 뒷받침한 후버 두뇌들은 40여명이나 됐다.이번 대선을 계기로 후버와 대통령의 긴밀도가 레이건 주지사 시절 이후 최고로 더해졌다는 평가다. 후버연구소의 발전을 가능케 하는 토대중 하나는 안정적 재정이다.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기부된 금액은 모두 2억5,000만달러.넘쳐나는 기부금과 스탠퍼드대의 출연금 등으로 이 연구소의 연간 재정은 2,300만달러(98년 기준)에 이른다.후버 이념에 동조하는 미국 보수진영이 기꺼이 내놓는 재정 덕분에 민주당 아성이 돼버린 캘리포니아주에서 공화당의 싱크 탱크가 당당히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김광동 前 객원연구원. 후버연구원 연구진은 모두 250여명.미국의 내로라 하는 학자들과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살아 있는 이론을 정립해 나간다.9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년 동안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생활한 김광동(金光東·39) 나라정책원 원장으로부터 후버연구소와 두뇌집단의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 들어봤다. ◆연구소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철저히 ‘현장 우선’이다. 정부의 고위 관리,유엔 등 국제기구 근무자,전직 대사 등 ‘현장’의 사람들로부터 생생한 경험을 듣는 프로그램들이 가득하고 그 내용을 이론에 축적시킨다.이를 통해 기존 시각 조정은 물론,새로운 연구분야를 설정한다. ◆미국의 싱크탱크들과 현실정치권과 관계는. 흔히 ‘회전문’에 비유된다.회전문을 통해 건물 안팎을 드나드는 것처럼 정치권 인사들과 정책 브레인들이 연구소와 행정부를 자연스레 오가며 일한다는 의미다. ◆연구소의 당파성 및 객관성 시비는. 정치권과 비공식적인 연계를맺고 있는 연구소도,그렇지 않은 연구소들도 있는데 정당과 연계가있다 해서 연구 내용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어느퍼스펙티브가 사회현상을 제대로 해석하고 문제 해결을 해내느냐를관건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잡혀 있다. ◆후버연구소 문화 가운데 부러운 것이 있다면. 열린 토론문화다.오후 3시만 되면 연구소 내 카페에서 전공과 국적이 다른 연구원들이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매일 다른 주제의 세미나에 참가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김수정기자
  • 인선끝난 美안보팀 앞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8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 도널드 럼스펠드를 지명함으로써 새 행정부 안보팀의 진용이 완전히 갖춰졌다. 부시 당선자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딕 체니 부통령,콜린 파월 국무장관,럼스펠드 국방장관 등으로 짜인 5인의 핵심 안보라인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보수 강경론자들임을 알 수 있다.이들 안보팀은 미국 안팎에서 역대 최강성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를받고 있으며,이들이 공화당의 정책 기조인 힘을 바탕으로 한 국익 추구를 표방할 것임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국방부 출신 요직 독점] 체니(전 국방장관),파월(전 합참의장)에 이어 럼스펠드(전 국방장관)가 안보팀에 합류함으로써 전 국방부 출신인사들이 핵심 요직을 모두 차지했다.이들의 과거와 현재의 성향으로미뤄 미국은 군사력을 강화하고,자국의 이익에 도전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흑인 여성인 라이스도 성향에선 국방부 출신들 못지않다.그는 조지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안보팀에서 일하면서 소련과의 군축 협상에참여했다. 군사력 강화,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북한·이라크 등에 대한강경 대처 등을 기조로 하는 당시 외교안보 정책의 틀을 만든 장본인이다. [외교 충돌 우려] 새 안보팀이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를 강력히 시행할 경우 유럽,러시아,중국 등 경쟁국들과의 대립과 마찰은 불기피할 것 같다.NMD에 대해 파월은 ‘미 전략의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고,럼스펠드도 세계미사일위협조사위원장 시절 클린턴 행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이 전략을 밀어붙인 전력을 갖고 있다.따라서 이들이 안보팀의 핵심을 이루는 한 경쟁국들에 대한 양보보다는 힘으로 정책을밀고 나갈 것으로 보여 외교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72년 옛 소련과 체결했던 탄도탄요격미사일협정(ABM)의개정이나 폐기를 실천에 옮길 경우 러시아와의 마찰은 불을 보듯 뻔하다.타이완과의 군사안보관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은 대중국 관계에서도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파월은 ‘대량 파괴무기를 추구하는 나라들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혀 북한과의 쟁점 현안에 대해 클린턴 행정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육철수기자 ycs@
  • 러 우주정거장 지구추락 ‘위험’

    옛 소련의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유인 우주정거장 ‘미르’가 지구촌을 위협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25일 오후 6시40분부터 26일 2시40분까지 20여시간 동안 미르와 지상본부와의 통신은 갑자기 두절됐다.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일각에선추락의 위험성도 제기하고 있다. 14년생 우주정거장은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 호주 동쪽 1,500∼2,000㎞의 남태평양에 폐기될 예정이다.그러나 지금처럼 뜻밖의 사고가터질 경우 통제불능으로 대기권에 진입,지구촌을 강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추락지점은 북위 51도 남쪽인 런던,바르샤바,벤쿠버 등.통신은 재개됐으나 사고가 재발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정부는 “추락의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폐기되지 않더라도내년 3월 15일까지는 지구 궤도를 거뜬히 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르는 지난 7월 이후 우주비행사를 모두 지상으로 복귀시켰다.그래서2명의 우주비행사를 미르에 급파,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통신두절등 일련의 사고가 재연되면 서둘러 폐기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전기동력이 꺼지면러시아의 ‘정상화’ 주장에도 불구,어떤우주선과의 도킹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우주정거장은 140t급 소행성으로 돌변할 수 있다.동력이 끊기지 않더라도 모든 통신이 두절되면내년 1월 말쯤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비행조종센터는 “미르가 현재 지상 315㎞에서 정상적인 궤도를 돌고 있다”며 “내년 1·4분기에는 예정대로 하강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추락의 위험성을 일축했다. 미르는 소련이 미국과의 ‘별들의 전쟁(스타워즈)’에 한창이던 1986년 2월 궤도에 올려졌다.그러나 한차례의 화재와 97년 무인 우주화물선과의 충돌 이후 컴퓨터 시스템은 자주 고장을 일으켜 조기 폐기론이 거론됐다.이후 미국 등 16개국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공동추진하면서 내년으로 미르의 폐기를 결정했다.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을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핵폭탄으로 저지한다는 영화 ‘아마겟돈’에서도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은 한낱 ‘우주고철’로 처리돼 미르의 운명을 예고했다. 백문일기자 mip@
  • ‘남북한말 사전’ 발간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말은 엄격히 말해 ‘우리말’ 전부가 아니다.남한에서 쓰이는 ‘한국어’,북한과 중국동포들이 사용하는 ‘조선말’,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옛 소련땅에 살고있는 40만 동포의 ‘고려말’을 합친 것이 우리말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한글학회 ‘우리말 큰사전’ 수석 편찬원을 지낸 조재수씨가 최근 펴낸 ‘남북한말 사전’은 ‘우리말’을 아우르려고 노력한 성과로 평가된다.조씨는 남북한 및 중국,옛 소련동포들의 우리말 기본어휘 가운데 서로 차이가 나는 1만5,000단어를 비교,사전으로 엮었다. 한겨레신문사 펴냄,2만5,000원.
  • [외언내언] ‘고르비 편지’ 다시 읽기

    미하일 고프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공개 편지’는 역사를 꿰뚫는 탁월한 안목을 유감없이보여 주었다.1991년 소련의 해체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고르비는비록 소련 국민들에게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냉전시대를 종식시킴으로써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다.노벨평화상을받기도 한 그는 지금 고르바초프재단 이사장,국제녹십자사 총재 등을맡고 있으면서 시간당 무려 12만5,000달러(1억5,000만원)를 받는, 세계에서 가장 강연료가 비싼 연사로 꼽히고 있다. 부시 당선자에게 “미국의 패권의식, 미국 중심의 사고방식을 버릴것”을 촉구한 그의 편지는 앞으로 남북한관계의 행로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편지 내용 가운데 ‘미국’ 단어에 ‘한국’을,‘세계 여타 국가’에 ‘북한’을 대입시키면 그대로 우리에 대한 충고로들리기 때문이다. 그의 편지는 “미국은 지구상의 초강대국이 되었지만 국제사회는 미국의 지배적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로 되어 있는데 이는 “남한은 한반도에서부강한 국력을 갖고 있지만 북한은남한의 지배적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로 바꿔볼 수 있다.같은방법으로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북한인민들)이 처절한 가난과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미국(한국)국민들은 경제적 번영과안락한 삶을 누릴 수 없다”는 말도 읽을 수 있다. 고르비는 1980년대 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의 이데올로기 경쟁에서 이미 공산주의의 패배를 간파하고 글라스노스트(개방)·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을 선언,쇠퇴한 소련으로부터 슬라브인의 영광을 되찾으려 했다.그는 정치적 동원력과 대중적 리더십의 부재로 권좌에서물러나긴 했지만 역사의 맥락을 볼 줄 아는 혜안의 소유자였다. 그는 ‘편지’에서 “냉전종식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미국은냉전시대의 이념에 따라 행동했다”고 질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6·15남북정상회담으로 이제 막 냉전의 얼음이 깨지기 시작했는데 우리 내부에서는 냉전시대의 논리로 ‘남북화해협력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금강산 관광사업의 지속 여부가 재검토되고있고 북한의 전력지원 요청도 당장 수용하기 어려운 처지이긴 하지만‘고르비의 편지’는 우리에게 잠시 ‘역사를 읽는 눈’을 넌지시 가르쳐 준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레닌, 20세기 가장 위대한 러시아인에

    러시아 국민들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러시아인으로 1917년 볼셰비키혁명을 통해 소비에트연방을 창설한 블라디미르 레닌을 꼽았다고인테르팍스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여론조사기관 ‘퍼블릭오피니언 파운데이션’이 지난 16일 러시아 전역의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4%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20세기인물로 레닌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결과는 레닌에 대한 노년층들의 사그러들지 않는 존경심을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2위는 현재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상을 반영,일부에서 ‘법·질서의 화신’으로 추앙받는 독재자 요시프 스탈린(9%)이 차지했다. 인권운동가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는8%의 지지로 3위에 올랐으며,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과 개혁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그 뒤를 이었다. 모스크바 AP 연합
  • 고르바초프, 美대통령당선자 부시에 공개서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에게 ‘미국의 패권’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띄웠다. 고르바초프는 부시 당선자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 재임때인 지난 91년 옛소련 해체시 마지막 대통령이었다.다음은 25일자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공개된 고르비의 편지 요지. 조지 W 부시 당선자께, 나는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초강대국 미국을 지켜보는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지금 미국의 세계 중심국 역할을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그러나 미국의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미국의 지배적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이런 이유로 나는 당신이 21세기가 미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기 바랍니다.세계화는 대세이지만 미국에 의한 세계화는 잘못된 것이며 위험합니다. 미국민들은 엄청난 경제적 번영과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그러나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이 처절한 가난과 후진성을 벗어나지못하는 한 이 번영은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지난 10년간 미국은 냉전의 승리자처럼 외교정책을 펴왔습니다.그러나 평화는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불평등과 긴장,그리고 미국을 겨냥한 적대감만이 심화돼 왔습니다.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인도등 빈곤국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전통적 맹방인 유럽과도효율적이며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이미 각종 무역분쟁등 미국과 EU(유럽연합)를 갈라놓는 분쟁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온실효과 제제를 위한 헤이그 회담에서 미국이 고립된 것은 대표적인예입니다. 냉전종식 이후의 시대에 대해 가졌던 희망은 이제 사라졌습니다.냉전이 사라진 지난 10년간 미국은 냉전시대의 이념에 따라 행동했습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확장,유고사태 무력처리,그리고재무장, ‘불량배 국가(Rogue States)’라는 괴상한 논리를 바탕으로추진하는 국가미사일방위체제(NMD)구축 등이 그 예입니다. 군축은 냉전후 오히려 뒷걸음쳤습니다. 이는 유럽의 새로운 면모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입니다.유럽은 이제세계 무대에서 독립적이고 강력한 역할자로 등장했습니다.유럽을 계속 미국의 종속 역할자나 동맹자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입니다.유럽과미국 사이에는 이제 동등한 파트너 관계가 설정돼야 합니다. 최근 몇년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돼왔습니다.당신의 러시아정책은 불분명합니다. 대선기간중 보였던 정책 방향은 고무적이지 못했습니다.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에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합니다.세계는 복잡한 이익과 문화가 존재하는곳임을 명심해야 하며 국제정책은 이러한 다양성 위에서 만들어져야합니다. 부디 본인의 고언을 귀담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정리 이진아기자 jlee@
  • 조선일보 ‘이규태코너’…”사실 왜곡” 비판

    조선일보 이규태 논설고문이 조선일보에 고정연재하고 있는‘이규태코너’가 인터넷사이트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내용인즉 12일자‘이규태코너’에 실린 ‘러시아의 복고(復古)’는 사실과 다른 왜곡기사라는 것.이 글은 옐친의 후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이 ‘강국 러시아’에 향수를 갖고 그 이미지 부활에 발벗고 나선다는 내용이 요지다.이에 옐친 대통령이 폐지한 호전적인 옛 국가(國歌)도 환원하고, 망치·낫·별 문장의 붉은색 옛 국기(國旗)를 군기(軍旗)로부활했다는 것.이 외에 프랑스·중국·독일의 국가가 모두 침략적이고 호전적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한편 영국과 타이완에서 역사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두 유학생은 최근 안티조선 사이트인 ‘우리모두’(www.urimodu.com)의 해외방에 올린 글에서 ‘이규태코너’의 기사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우선 ‘스탈린시대의 호전적인 국가’와 ‘볼셰비키 혁명전 19세기에 불렀던 평화적 애국가’라는 평가는 서로 상반되는 내용이라는 것.이들은 소련 국가를 원문번역한 내용을 통해 ‘평화적 애국가’에는 ‘전사’‘피’‘주먹’‘내리쳐라’ 등의 낱말이 포함돼 있는 반면,‘호전적 국가’에는 실제로 그런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기사에 언급된 ‘단련된 나라 우리 강자여/적을 무찔러 무찔러…’라는 부분은 소련 국가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중국 국가와 관련,“중국 국가엔 이고문이 언급한 ‘적과 부딪쳐라’‘진격하며 적과 부딪쳐라’는 구절이 없다”고 반박했으며,독일국가가 ‘인근국가들을 자극시키는 침략적인 가사’라는 기사에대해서도 “3절 가운데 1절은 전투적 내용을 담고 있으나,현재 독일정부는 문제의 1,2절을 제외한 채 3절만 국가로 삼고 있다”고 반박했다.‘이규태코너’는 지난 94년 일본 아사히신문의 칼럼을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정운현기자
  • 아듀 2000! 뉴스메이커/ 러시아대통령 푸틴

    ‘강력한 러시아’를 기치로 흐트러진 국가 기강을 잡겠다고 나선옛 소련 국가안보위원회(KGB) 출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47).지난해 12월 31일 옐친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맡아오다 지난 3월26일 대선에서 승리,대권을 거머쥐었다. 집권 이후 공화국 및 주정부로 구성된 러시아를 7개의 연방지구로나눠 행정관을 파견하는 등 권력 수직화를 진행하고 있다.개혁 저항세력에는 표적사정 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까지 철저하게 싹을 잘랐다.대표적인 올리가르흐(과두지배세력)인 언론·산업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메디아-모스트 회장 블라디미르 구신스키는 현재 러시아검찰청으로부터 체포영장이나 소환장이 발부된 상태. 옛 소련 몰락 이후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쿠바·북한은 물론 미국·영국·독일·캐나다·일본 등 서방선진국도 순방하며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겉으로는 경제협력을 표방하지만 속내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 체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는것이다. 지난 20일 러시아 상원이 옛 소련 국가를 러시아의 공식 국가로 승인한 것도 푸틴이 옛 소련의 향수를 통해 강력한 러시아를 재건하기위한 일련의 수순중 하나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안보보좌관 라이스 2대 걸쳐 충성 외교고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에 임명된 콘돌리자 라이스(46)는뛰어난 두뇌와 추진력을 겸비한 조지 W 부시 새 행정부의 ‘떠오르는스타’. 부시가 텍사스 주지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줄곧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며 부시의 ‘외교 가정교사’역할을 맡아왔다. 이같은 연유로 그는 “정치는 소모적인 것”이라는 평소 신조와 캘리포니아의 편안한 삶을 버리고 부시 당선자와 함께 백악관으로 입성하게 됐다. 부시가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그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행정부하에서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구소련 담당 책임자로일한 바 있어 2대에 걸쳐 부시가문의 대통령을 위해 봉사하게 된 것. 한편 흑인으로 미혼인 그녀는 공화당의 흑·백 화합과 포용정책을상징하는 인물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문제 해결에도 큰 힘을 발휘할것으로 기대된다. 흑인 인권운동의 발원지인 남부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태어나 인종차별을 몸소 경험하며 성장했지만 그는 피아노와 책을 가까이 하면서항상 진취적인 생각을 품고 살아왔다.고등학교 시절엔 스케이트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15세 노트르담대에 입학,어머니의 뜻에따라피아노를 전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자 이내 외교정책으로 전공을 바꾸고 26세 때 소련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81년부터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했다.89년 NSC의 소련 및 동유럽 담당책임자로 전략무기 감축 협상을 위해 부시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간의 역사적인 미-소 정상회담의 준비과정에 참여했고 93년부터 스탠퍼드대 행정담당 부총장직을 맡아오는 등 화려한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동미기자 eyes@
  • 체르노빌 원전 오늘 영구폐쇄

    20세기 인류 최악의 핵사고를 일으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이 15일 영구 폐쇄된다.1986년 4월26일 사고 발생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키에프 북동쪽 100㎞ 지점 체르노빌 원전의 출입제한 구역에서 개최될 역사적인 행사에는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과 각국 대표들,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종사자 수백명이 참석,사고로 숨진 이들을 위한 헌화식과 함께 유일하게 가동해온 3호기의 스위치를 끄는 의식을갖는다.핵참사의 상징 ‘체르노빌’에 안녕을 고하는 행사다. 체르노빌 원전단지는 지난 70년대 구 소련의 야심찬 핵발전 계획의산물.4월26일 새벽 1시24분 4호기 터빈 발전기의 관성운전 시험 중폭발한 대참사였다.누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은 2차 대전 당시 일본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500배에 이른다. 사고 직후 사망한 사람은 공식적으로 31명.6만8,000여명이 장애인이 됐고 어린이 120만명을 포함,320만명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이후 방사능 제거작업을 한 인부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암이나 방사선 장애,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수만명이나 되고머리가 둘 달렸거나하반신이 없는 기형아 출산이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11만명이 거주지를 떠났고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방사능에 국경이 없음을 입증한 체르노빌 사고는 핵의 위험성을 지구촌 전체에 알려준 경고장이었다.국제사회는 체르노빌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잦은 사고를 일으키던 나머지 원전에 대한 폐쇄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서방 7개국(G7)및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줄다리기 끝에 지난 95년 오타와 협정을 체결,원전폐쇄를 조건으로 23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그러나 문제는 체르노빌 원전의 영구폐쇄 이후.사고 직후 소련 정부가 급조해 만든 4호기 콘크리트 무덤에서 균열이 발생,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프랑스의 핵안전예방협회(IPSN) 사비에르 콩크 회장은 방사능으로 약화된 콘크리트 벽이 붕괴될 경우 엄청난 핵폭발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체르노빌 사고수습에 투여된 국제 지원금은 7억달러.7,000만달러가 연료봉저장을 위한 시설에 들어갔다.전문가들은 2,500개연료봉을 해체하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김수정기자
  • ‘부시 美행정부의 과제와 한반도 정책방향’ 긴급 좌담

    제43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랜 진통 끝에 마침내 결정됐다.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벌인 물고 물리는 지루한 법정 공방은 미국 사회에 내재된 여러 문제점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한 계기가 됐다.보수 성향의 공화당 정권 탄생은 앞으로 한·미관계,북·미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부시 행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국내외 과제들과 한반도정책의 방향을 긴급 좌담으로 짚어본다. [정태익 대사] 사상 유례 없는 법적 공방을 거치면서 미국 대통령의리더십은 커다란 상처를 받았습니다.부시 당선자는 국내 정치 및 국제 사회에서 초강국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확립해야 하는 과제를안게 된 것이지요.따라서 그동안 흩어진 국론을 통일하고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 대외관계보다 국내 정치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전 교수] 저는 다른 시각에서 봅니다.국민들로부터 완전한 위임을 받지 못한 부시 입장에선 다루기 힘든 내치보다 상대적으로 편한국제문제에 치중할 것이란 얘기지요.특히 부시는 전통 공화 색깔이아닌 온건 공화 노선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취임 후 공약대로 정책을 펴나간다면 전통 공화당으로부터,다시 정통 보수주의로 회귀한다면 의회는 물론 국민적인 반론에 직면할 것입니다.이 점에서부시 행정부 초기엔 대외정책이 우선시될 것이고 부시의 참모진 구성도 대외정책에 강한 면면들입니다. [함성득 교수] 역대 소수파 대통령이 그랬듯 부시는 취임 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정권 인수기간 한 달을 잃어버린 영향도 클 것입니다.그러나 부시는 텍사스주지사를 지내며 입증했 듯 초당파적 리더십을 발휘할 능력이 있는 정치인입니다.1952년이래 처음으로 백악관 장악과 동시에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를 유지하게 됐다는 점도 부시에겐 커다란 힘이지요.아직 구성하지 않은 국내 참모진에 민주당 인사를 상당수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대선과정의 상처 봉합 차원입니다. [김 교수] 이번 선거는 92년 선거결과와 비슷합니다.그때도 빌 클린턴 당선자는 정통 좌파 민주당 색채에서 벗어나 중도 성향을 보임으로써 승리했습니다.취임 직후 진보적 색채를 띤 정책을 펴 처음 100일 동안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부시 행정부는 92년 클린턴의실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지요. [정 대사] 맞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은 당 노선에 따라 일사분란하게움직이지 않고 이슈에 따라 초당파성을 보이는 경향이 많습니다.따라서 부시 당선자가 의회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또 의회 설득 능력을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어렵지 않게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다고봅니다. [김 교수] 이번 대선 법정 공방을 계기로 선거제도에 대한 전면적인검토 주장이 일고 있습니다.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은 선거제도개혁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함 교수] 그러나 선거제도 자체가 바뀌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단지 투표 기계나 용지 등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는 선일 것 같습니다.이것도 부자 주(州)는 별 문제가 없고,60년대 기계를 그냥 사용하고있는 못 사는 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선거인단제도는 사실 매력적입니다.기본정신은 중우(衆愚)정치를 막자는 것이고 건국 초기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균형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이론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직접투표로 할 경우 인구수가 많은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의 유권자들만 찾는 폐단도 있지요. [김 교수] 여성과 유색인종 등 민주당 성향 사람들과 대도시 사람들이 직접투표를 원하는 게 사실입니다.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만큼 제도 자체가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해스터트 의장이 거론하고 있는 선거제도개혁위도 투표 용지 등 기술적 문제에 국한된 것같습니다. [정 대사] 이제 외교정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지요.클린턴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적극 개입한 중동외교는 사실 실패했습니다.국제무대에서도 미국의 리더십 회복은 새 당선자의 과제입니다.부시 행정부 대외정책 색깔은 취임 후 5∼6개월 동안 각국 수반들의 방문을 받은 뒤 드러날 것입니다. [함 교수] 지난 10월 부시측 한반도정책팀을 만난 일이 있습니다.그들은 현 국무부의 대북정책 방법론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북한의 미사일 영구 포기가 전제된뒤 대북 유화책이 있어야 하고,궁극적인 목적도 군축으로 이어져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국무부의 직업 외교관을 불신하는 경향이 강해 보스워스 현 주한 미 대사 후임으로는 직업 외교관은 임명하지 않을 것이란느낌도 받았습니다. 한반도정책의 전반적인 강경화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정 대사] 공화당이 대북 강경 입장을 취할 것이란 주장에는 이해가갑니다.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초는 페리 보고서이고 궁극 목적은 ‘세계 평화’입니다.그런 점에서 현재 미국과 한국이 함께 추진 중인 개입정책(Engagement policy) 이외의 대안은 없습니다. 다만 내년 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한국 방문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있은 뒤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정책의 분명한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김 대통령 답방에서 두 정상이 어떤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미국 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강경정책 예단은시기상조인 것같습니다. [김 교수] 사실 어느 쪽으로 공이 튈지는 알 수 없지요.부시 당선자는 사실 공약에서 한반도정책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없습니다.다만 러시아와 중국관계에서 클린턴 행정부보다 긴장 상태로 들어설것임을 암시하긴 했습니다. 이 경우 한국의 주변 환경은 악화된 것으로 봐야 하지요.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정책 의도와 결과는 반대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對)소련 강경정책을 펼친 레이건 행정부에서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ALT2) 같은 획기적인 군축을 이뤄냈던 것은 좋은 예입니다. [정 대사] 부시 행정부는 전통 동맹관계 협력을 강화해나가고,국제문제 개입을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이때는 오히려 한반도문제에서 남북한이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로도 작용할 것 같습니다. [김 교수] 만약 부시 행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을 취한다면 대미(對美)줄다리기 외교에서 북한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 정부로선 대북 접근이 오히려 용이한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우리 정책의 일관성입니다. [함 교수] 가장 근사한 시나리오는 1월20일 전에 북한으로부터 핵과미사일에서 확고한 보장을 받은 뒤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고 김정일위원장의 한국 답방에서 획기적인 합의를 이뤄내는 것입니다.이 경우부시 행정부로서도 정책 수행에 큰 부담을 더는 효과가 있겠지요. [정 대사] 부시 당선자의 최우선 과제는 아까 말했 듯 국민들의 지지확보이고, 이를 위한 급선무는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 경제의 연착륙입니다.따라서 국내 이익에 우선,대 유럽 및 아시아 강경 통상정책을실시할 것이라고 봅니다. [함 교수] 사실 부시의 외교안보팀을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서 물려받은 인재풀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문제는 경제 분야입니다.불경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세금 감면외에는 아무런 대안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거론되는 경제 참모들의 능력도 문제로 지적됩니다.분명한 것은 의회가 2002년 중간선거를의식,강경한 무역보호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지요. [정 대사] 해외시장 개방 압력이 강화될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것 같습니다.공산품은 이미 장벽이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이경쟁력 우위를 보이는 농산물에 압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유전자 변형 농산물,바나나 등 대 유럽 통상 마찰도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따라서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뉴라운드를 바로 실시하자며 나설 것이고 중남미자유무역지대 창설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 분명합니다. [김 교수] 미국은 유사 이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다 상승세가 꺾이는국면에 들어섰습니다.통상정책은 미 경제의 바로미터인데 실업률이높아지면 보호주의적 통상정책이 대두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노조가떠들면 대외 무역수지가 항상 희생양이 됩니다. 역대 정부의 정책을 볼 때도 공화당 시절 대외 통상 압력이 심했습니다. [정 대사] 이번 대선은 국제적인 교본처럼 돼온 미국의 민주주의에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미 민주주의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선거 후 한달이 넘게 당선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혼란보다는 법을 통해 모든 것이 논의되는 사회를 보여준 것이지요. 양 후보 전체 득표수가 거의똑같이 나온 것은 미 사회가 보수·진보로 갈려 있다고 보기보다는 양 후보의 중도정책이 내세운 결과 때문이라고 봅니다.한 달여를 끌어온 공방에서 여론 조사결과 60∼70%는 누가 돼도 상관없다고 응답했습니다. [함 교수] 헌정 위기론도 대두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876년공화당 러더포드 헤이스와 민주당 셰무얼 틸든이 맞붙은 대선에서도선거인단 자격 시비로 취임 이틀 전에야 당선자가 결정됐지만 국정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미 정치 풍토는 누가 당선되든 취임후 몇개월,즉 초기에는 초당파적으로 새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확립돼 있습니다.취임 후 부시 지지도는 60∼70%까지 올라갈것으로 보입니다. [김 교수] 그렇습니다.국론 분열은 언론의 표현일 따름이고 연방대법원도 사실은 공화파가 7명,민주파가 2명인데 지난 9일 수검표 판결은7 대 2가 아니라 5 대 4였습니다. 플로리다주대법원도 공화당 성향은2명이지만 앞서 판결은 4 대 3이었지요. 이것이 미국 사회라는 생각입니다. 정리 김수정기자 crystal@
  • 루마니아 대선 일리에스쿠 압승

    [부쿠레슈티 AP AFP 연합] 전직 공산당원이자 대통령을 역임한 이온 일리에스쿠 루마니아사회당(PDSR) 당수(70)가 10일 실시된 대선결선투표에서 극우 민족주의자인 바딤 투도르 대루마니아당(PRM)당수를 압도적 표차로 누른 것으로 출구 조사결과 나타났다. 여론 조사기관인 IMAS가 2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50.4%의 투표율을 보인 이날 결선투표에서 일리에스쿠는 70. 2%,투도르는 29.8%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공식 개표결과는 11일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일리에스쿠는 세 번이나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공산당 스파이 출신인 그는 옛 소련에서 교육받았으며 독재자 니콜라예 차우세스쿠의 오랜 측근이었다.89년 반란을 일으켜 차우세스쿠 정권을 무너뜨린 뒤 차우세스쿠의 처형을 주도했다.이어 90년 대통령에 당선돼 2기집권에 성공했으나 96년 세번째 대권 도전에서 대학교수 출신인 에밀콘스탄티네스쿠에게 졌다. 그러나 콘스탄티네스쿠 정권이 개혁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국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실패함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세번째 대권 획득에 성공했다.더욱이 경쟁자인 투도르가 유세기간 중 반(反)유대 및 인종적 언사로 비난받는 등 초국수주의자로 몰리는 바람에 낙승했다.
  • 푸틴, 13일 쿠바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3일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쿠바 방문길에 오른다. 지난 89년 미하일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의 방문 이후 11년만에 이뤄지는 푸틴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3일간으로 예정돼 있으나 자세한 방문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러시아측이 연간 20억달러 상당의 대(對) 쿠바재정지원을 철회한 이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장은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았으며,93년에는 쿠바 주둔 러시아군이 모두 철수하는 등 양국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쿠바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모스크바 AFP 연합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시상식 표정

    “옛날 옛적에 물 두 방울이 있었다네. 하나는 첫 방울이고 다른 것은 마지막 방울.첫 방울은 가장 용감했다네. 나는 마지막 방울이 되도록 꿈꿀 수 있었다네.만사를 뛰어넘어서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되찾는 그 방울이라네.그렇다면 누가 첫 방울이기를 바랐겠는가”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밤(한국시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선포하면서 노르웨이 시인 군나르롤드크밤의 ‘마지막 한 방울’이라는 시를 인용했다.숱한 고난과 핍박을 견뎌낸 김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하게 됐음을 시구(詩句)로 비유한 것이다.오슬로시청 메인 홀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김 대통령의 가족 10명과 국내초청인사 42명,하랄드 5세 국왕,호콘 왕세자,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 등 노르웨이 최고위층 인사 대부분과 그루할렌 브룬트란트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등 1,100여명의 인사가자리를 메운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김 대통령은 오후 8시50분 오슬로시청에 도착,8분 뒤인 8시58분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스톨셋 노벨위원회 부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상식장에 입장했다.김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한국에서 온 인권지도자를 맞았다.이어 1분 뒤인 8시59분 하랄드5세 국왕과 소냐 왕비 등 왕족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방청객들과 함께 단상 맞은 편에 앉았다.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행사 시작 10분 전인 8시50분 시상식장에 도착,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국장의 영접을 받았다. 베르게 위원장이 연단에 나와 김 대통령이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임을 선포하면서,업적,배경 등을 설명했다.그는 설명 끝무렵에 “시인의 말처럼 ‘첫번째 떨어지는 물방울이 가장 용감하노라’”라고김 대통령을 ‘첫번째 물방울’에 비유,선구자적 삶을 칭송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구 소련 저항지식인의상징인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와 닮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베르게 위원장의 수상 이유 설명에 이어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아리디티의 ‘입맞춤(Il Bacio)’,그리그의 ‘이히 리베 디히’등 2곡을 노래했다.이어 김 대통령은 베르게 위원장으로부터 메달과디플로마(증서)를 받았고,조씨는 마지막으로 안정준의 ‘아리 아리랑’을 불렀다. 조씨의 축하노래가 끝나자 김 대통령은 베르게 위원장의 소개로 금색 노벨메달이 새겨진 파란색 연단으로 가서 수상연설을 했다.김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한국어로 낭독했으며,연설은 노르웨이어와 영어로 동시통역됐다.미국 CNN을 통해 세계 각 국에 중계됐다. 김 대통령은 연설에서 “노르웨이는 인권과 평화의 성지이며,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메시지”라면서 “우리 국민의 민주화와 남북 화해를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해 준 세계의 모든 나라와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답례했다.또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 책임의 시작“이라며 일생을 바쳐 세계의 인권과 평화,한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했다.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연설 전후 김 대통령은 모두 5차례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옅은 보라색 한복 차림의 이여사는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 등과 함께 맨 앞줄에서 김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한편 김 대통령의 연설은 노벨위원회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일본 이와나미(岩波) 출판사가 번역해 발행할 예정이다. 오슬로 오풍연특파원
  • 김대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연설 전문

    국왕 폐하,왕세자와 공주 등 왕실가족 여러분,노르웨이 노벨위원회위원 여러분,그리고 내외 귀빈과 신사 숙녀 여러분. 노르웨이는 인권과 평화의 성지입니다.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입니다.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서 다시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립니다.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 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제가 차지할 것이 아니라 그 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국민의 민주화와 남북 화해를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세계의 모든 나라와 벗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노벨평화상을 저에게 주신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6월에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남북 화해·협력 과정에 대한 평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노벨위원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최근의 남북관계에 대해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저는 지난 6월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북한에 갈 때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지만 오직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념으로 출발했던 것입니다. 회담이 잘 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남북은 반세기 동안 분단된 가운데 3년에 걸친 전쟁을 치렀으며 휴전선의 철책을 사이에 놓고 불신과 증오로 50년을 살아 왔습니다. 이러한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저는 98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그것은 첫째, 북에 의한 적화통일을 용납하지 않는다.둘째,남에 의한 북한의 흡수통일도 결코 기도하지 않는다. 셋째, 남북은 오로지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하자는 것이었습니다.완전한 통일에 이르기까지는 얼마가 걸리더라도 서로 안심하고 하나가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북한은 처음에는 우리 햇볕정책을 북한을 전복시키려는 음모로 여기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그러나 우리의 일관되고 성의있는 자세와 노르웨이를 비롯한 전세계 모든 나라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는 마침내 북한의 태도를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예상했던 대로 참으로 힘든 협상이었습니다.그러나 우리 두 사람은 민족의 안전과 화해·협력을 염원하는 입장에서 결국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도출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우리는 조국의 통일을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이룩하자,또 통일을 서두르지 말고 우선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자는 데 합의했습니다. 둘째,종래 남북 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던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북한은 우리가 주장한 통일의 전 단계인 ‘1민족 2체제 2독립정부’의 ‘남북연합제’에 대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형태로 접근해 왔습니다.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통일에의 제도적 접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셋째,한반도에 미군이 계속 주둔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전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데에도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0년 동안 남한에서의 미군 철수를 최대 쟁점으로 주장했습니다.저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강조했습니다.“미·일·중·러의 4강에 둘러싸여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특수한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는 우리로서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필수불가결하다.미군은 현재뿐 아니라 통일 후에도 필요하다.유럽을 보라.당초 ‘나토’의 창설과 미군의 주둔은 소련과 동구 공산권의 침략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그러나 공산권이 멸망한 지금도 ‘나토’와 미군이 있지 않느냐.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그 존재가 계속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은 뜻밖에도 종래의 주장을 접고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나타냈는데,이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참으로 뜻 깊은 결단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이산가족이 만나는 데 합의했으며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원만하게 실천에 옮겨지고 있습니다.경제협력에 대해서도 합의를 했습니다.이미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 등 4개의 협정을체결하는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우리는 그 동안 북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비료 30만t과 식량 50만t을 지원했습니다.그리고 사회·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합의해 스포츠,문화예술,관광 교류 등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열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데 합의했습니다.남북간의 분단된 철도와 도로를 다시 연결하기 위해 양쪽 군이 협력하는 데에도 합의했습니다. 한편 저는 남북관계의 개선만으로는 한반도에서 평화와 협력을 완벽하게 성공시킬 수 없다는 판단 아래,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나아가 일본과 다른 서방국가들과도 관계를 개선할 것을 적극 권유했습니다.그리고 서울로 돌아와서 ‘클린턴’대통령,‘모리’총리등 미·일 양국의 정상에게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저는 지난 10월에 서울에서 열렸던 제3차 ASEM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우방국가들에게도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북·미 관계와 유럽·북한 관계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이러한 일들은 한반도의 평화에 결정적인 영향과 진전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존경하는 귀빈 여러분. 제가 민주화를 위해서 수십 년 동안 투쟁할 때 언제나 부딪힌 반론이 있었습니다.그것은 아시아에서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으며 그러한 뿌리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아시아에는 오히려 서구보다 훨씬 더 이전에 인권사상이 있었고,민주주의와 상통한 사상의 뿌리가 있었습니다.‘백성을 하늘로 삼는다.’‘사람이 즉 하늘이다.’‘사람 섬기는 것을 하늘 섬기듯 하라. ’이런 것은 중국이나 한국 등지에서 근 3,000년 전부터 정치의 가장 근본요체로 주장되어 온 원리였습니다. 또한 2,5000년 전에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에서는 ‘이 세상에서 내 자신의 인권이 제일 중요하다’는 교리가 강조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권사상과 더불어 민주주의와 상통되는 사상과 제도도 많이 있었습니다. 공자의 후계자인 맹자는 ‘임금은 하늘의 아들이다.하늘이 백성에게 선정을 펴도록 그 아들을 내려보낸 것이다.그런데 만일 임금이 선정을 하지 않고 백성을 억압한다면 백성은 하늘을 대신해 들고일어나 임금을 쫓아낼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이것은 존 로크가 그의 사회계약론에서 설파한 국민주권사상보다 2,00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이미 기원 전에 봉건제도가 타파되고 군현제도가 실시되었습니다. 공무원을 시험에 의해서 뽑는 제도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이와 병행해서 임금을 포함한 고관들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는 강력한 사정제도도 존재했습니다.이와 같이 민주주의에 대한 풍부한 사상과 제도의 뿌리가 있었던 것입니다.다만 아시아에서는 대의적 민주제도의 기구는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그것은 서구사회의 독창적인 것으로서 인류의 역사에 크게 기여한 훌륭한 업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서구의 민주제도는 민주적 뿌리가 있는 아시아에서 이를 채택할 때 아시아에서도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한국·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인도·방글라데시·네팔·스리랑카 등 수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동티모르에서 주민들이 민병대의 혹독한 학살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가지고 독립을 지지하는 투표에 참가했습니다.지금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고난의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아웅산 수지 여사는 미얀마 국민과 민심의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저는 언젠가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반드시 회복되고 국민에 의한 대의정치가 다시 부활하는 날이 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인 가치인 동시에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민주주의가 없는 곳에 올바른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또한 시장경제가 없으면 경쟁력 있는 경제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민주주의적 기반이 없는 국가경제는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확신했습니다.그래서 98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과 함께 ‘생산적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2년 반 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그리고 생산적 복지의 병행 실천이라는 국정철학 아래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적극 보장하고 있습니다.금융·기업·공공·노동 부문의 4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복지의 중점을 저소득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인력 개발에 둠으로써 이제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이러한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전통산업과 정보산업,생물산업을 삼위일체로 발전시켜 세계 일류경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시대로서 부(富)가 급속히 성장하는 시대입니다.동시에 정보화시대는 부의 편차가 심화되어 빈부격차가 급격히 확대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국내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빈부격차도 커져 갑니다.이것은 인권과 평화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우리는 21세기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인권의 탄압과 무력의 사용을 적극 반대해야 합니다.아울러 정보화에서 오는 새로운 현상인 소외계층과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인권과 평화를 저해하는 장애요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왕 폐하,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마지막으로 제 개인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릴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저는 독재자들에 의해서 일생에 다섯 번에 걸쳐서 죽을 고비를 겪어야 했습니다.6년의 감옥살이를 했고,40년을 연금과 망명과 감시 속에서 살았습니다. 제가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는 데에는 우리 국민과 세계의 민주인사들의 성원의 힘이 컸다는 것은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동시에 제 개인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첫째,저는 하느님이 언제나 저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 속에 살아 오고 있으며,저는 이를 실제로 체험했습니다.1973년 8월 일본 동경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 당시 저는 한국 군사정부의 정보기관에 의해 납치되었습니다.전 세계가 이 긴급뉴스에 경악했었습니다.한국의 정보기관원들은 저를 일본 해안에 정박해 있던 그들의 공작선으로 끌고 가서 전신을 결박하고 눈과 입을 막았습니다.그리고 저를 바다에 던져 수장하려 했던 것입니다.그때 저의 머리 속에 예수님이 선명하게 나타나셨습니다.저는 예수님을 붙잡고 살려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바로 그 순간 저를 구원하는 비행기가 와서 저는 죽음의 찰나에서 구출되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저는 역사에 대한 믿음으로 죽음의 위협을 이겨 왔습니다.1980년 군사정권에 의해서 사형 언도를 받고 감옥에서 6개월 동안 그집행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저는 죽음의 공포에 떨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데는 ‘정의필승’이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의 확신이 크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모든 나라 모든 시대에 있어서,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자가 된다는 것을 저는 수 많은 역사적 사실 속에서 보았습니다.그러나 불의한 승자들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을 하더라도 후세 역사의 준엄한 심판 속에서 부끄러운 패자가 되고 말았다는 것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거기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국왕 폐하,그리고 귀빈 여러분.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무한한 책임의 시작입니다. 저는 역사상의 위대한 승자들이 가르치고 알프레도 노벨 경(卿)이 우리에게 바라는대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맹세합니다.여러분과 세계 모든 민주인사들의 성원과 편달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위원 칼럼] 황금 구속복과 한국

    “냉전시대에는 중국의 인민복과 소련의 가죽코트,인도의 네루 의상이 있었다.그러나 세계화시대에는 오직 ‘황금 구속복’(golden straitjacket)밖에 없다.아직 황금 구속복을 입지 않은 나라가 있다 해도머지 않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세계화를 황금 구속복과 연관시켜 설명한다. 황금 구속복을 입기 위해서는 16가지의 황금률을 채택해야 한다고프리드먼은 말한다. 황금률은 민간부문을 경제성장의 주요 엔진으로삼을 것,물가안정,정부조직의 축소,흑자재정,자본시장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폐지,공기업 민영화, 금융시스템 개방 등을 포함하고있다.황금 구속복의 착용은 결국 자유시장 자본주의 틀에 맞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황금 구속복은 대처 전 영국총리에 의해 만들어져 세상에 유행되기시작했다고 한다.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80년대 그 유행을 빠르게확산시켰다.황금 구속복은 냉전 종식과 함께 글로벌 패션이 됐다.황금 구속복은 사이즈가 하나뿐이며 몸에 꼭맞게 입으면 입을수록 더많은 황금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황금 구속복을 가장 말쑥하게 입으려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멕시코다.새로 취임한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국정은 경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험하고 있다.기업 뿐만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에도 기업경영 원리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주요각료에 기업인,국제금융전문가 등 경제인들을 임명했다. 폭스 대통령도 중남미지역 코카콜라 사장을 지낸 기업가 출신이다. 멕시코가 황금 구속복을 잘 입는다고 해서 황금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부정부패,빈부격차,사회불안 등 많은 난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장의 힘이 지배하는 오늘의세계정세 흐름에 맞추어 국정에도 시장논리를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프리드먼의 논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의 논리를한국에 적용한다면 우리나라도 황금 구속복을 입고 있다.황금 구속복은 소외계층의 희생을 가져올 수 있고 경쟁력을 잃으면 더 큰 손실을입을 위험성도 내재하고 있다.그러나 멕시코나 우리나라나 세계화흐름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세계는 지금광케이블과 인터넷으로 정교하게 연결돼 있다.외국 자본의 흐름도 자유롭다. 세계화에 대한 저항감이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세계화는 미국의 이익을 제도화하는 ‘미국화’라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 달러는 세계의 척도가 되고 가치 기준이 되고 있다.미국의 나스닥지수는세계의 주가를 좌우한다.우리나라 주식투자가들도 나스닥지수를 먼저본다. 우리 경제는 그만큼 미국 및 세계 경제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우리가 미국의 ‘글로벌 오만’이 지배하는 세계화 속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그런데 현실은 어떤가.국회는 삶에 지친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외면한 채 정쟁으로 세월만 죽이고 있다.법과 질서의 파괴와 집단 이기주의는 개혁을 막고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혼란의 탁류 속에 절망의늪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시장논리에 따라 낡은 틀을 없애고 비효율적인 기업을 퇴출하는 ‘창조적 파괴’가 이루어져야 한다.그런데 집단 이기주의와 정치의 힘을 빌려 생존하려는 과거의 악습 등이 창조적 파괴를 막고 있다.정치의 힘이 지배하던 시대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세상은 시장의 힘이 강력한힘을 발휘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그런데도 우리는 정치와 권력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낡은 틀에 아직도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정치는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공정한 법과 제도가 지배하는 투명하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고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잔인한 시장의 힘이 지배하는 오늘의 글로벌 시스템에서외국 투자가들에게 외면당하고 국제 경쟁력도 잃을 것이다. 이창순 위원
  • 7일 플로리다 재심‘마지막 승부’

    미국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7일 자정) 대통령 당선자를 가릴 마지막 관문으로 수작업 재개표 논란에 관한 재심리를 벌일 예정이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크레이그 워터스 대변인은 5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변호인들에게 전날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된 논지는 이날 오후 3시,플로리다주 순회법원의 판결에 대한 고어측의 상고 논지는 6일 정오까지 각각 제출토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워터스 대변인은 주 대법원 판사 7명이 7일의 재심리에서 고어와 부시 양 진영의 변호인들로부터 각각 30분씩 구두 주장을 청취하게 될것이라고 전했다.판결은 이르면 8일 오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부시후보는 5일 오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수석 안보보좌관을 만나 정권 인수작업에 관해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패배 인정여부가 고어후보측에 달려있음을 상기시키고 대선 시비가 조기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시후보는 고어후보의 법정투쟁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각료임명은유보되겠지만 “조속한 시일내에 차기 정부에 기용될 인물 발표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신 여론조사 결과 미국 국민 59%가 고어 후보의 패배시인을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NBC 방송이 4일 연방대법원 및 플로리다주 순회법원 판결 후 성인 50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결과(오차범위 ±4.5%) 59%는 고어가 패배를 시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수치는 1주일 전보다 10%포인트 높은 것이다. 고어가 플로리다 주대법원 판결 전에 패배를 시인해서는 안된다는응답은 38%에 불과했다.부시의 정권인수 작업에 대해선 52%가 ‘너무이르다’고 답했으며 42%는 각료임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다소 엇갈린 반응은 국민들 정서가 우아한 승자와 우아한 패자를 동시에 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63%가 부시를 대통령 당선자로 여겼다.미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에서는 58%가 고어의 패배시인을 원했고 63%는 대선시비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부시 외교4인방 성향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외교정책은 4인방 참모에 의해 가다듬어진다.4인방이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딕 체니를 비롯, 국무장관 내정자인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국방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폴 월포비츠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소(SAIS) 학장, 그리고 최초의 여성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 내정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스탠퍼드대 교수를말한다. 4명을 한마디로 평가하라고 한다면 골수 공화당원들이란 점이다.이들은 미국이 세계 최강이란 이념의 신봉자들이며 자존심을 최우선으로 앞세워 명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불가피한 희생은 감수하고라도 군사작전을 감행,승리해야 한다는 매파들이다. 걸프전 때 국방장관을 지낸 체니는 침착하면서도 과감한 행동력을갖는 참모형 수장.역시 부시 전행정부 시절 국방차관이었다 민주당정부 출범 후 학자로 변신한 월포비츠는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중이다.라이스는 카터 대통령 때 대소련 정책이 유약하다는 이유로 흑인계임에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꾼 당찬 여성이다.여기에 군내 요직을두루 거친 합참의장 출신 파월이 합류해 완벽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외교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비선거가 한창이던 5월,월포비츠 학장은 한 세미나에서 “제네바핵협상은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가한 나라(북한)에 경수로라는 보상을 하게 한 잘못된 협정이며 이는 재협상돼야 한다”고 밝혔다.근본적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의심하는 기저에 남북간 화해에 한계가있을 것이란 생각을 드러낸 언급이며,4인방 공통의견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클린턴 행정부의 개입정책이 교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물론 한반도 주변국과의 협력, 대한 방위공약은 철저히 지켜질 것이며 급작스런 변화는 피할 것이다.변화가 미국 국익에 도움이 안될 뿐더러 현재 한반도 군사적 긴장은 햇볕정책 및 개입정책으로 완화된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이들의 의구심은 북한이 분별력있는 행동에서벗어나거나 일방적 혜택만 바라며 핵이나 미사일 분야에서 투명성이결여될 경우 단호한 태도를 취하게 할 것으로 추측하게 한다.클린턴행정부처럼 ‘주면서 달래는’ 정책은 취하지않을 것이 분명하다. 냉전 이후 미국의 주적(主敵)개념은 공산권이 아니라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바뀌었다.미사일을 이유로 중국과 북한에 보내는 미 공화당의 눈길은 매파의 시각 그 자체인 것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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