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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용명예회장 CIS수교 10돌 기념콘서트

    박성용(朴晟容) 금호 명예회장이 금호현악사중주 (바이올린 김의명·이경선,비올라 김상진,첼로 송영훈)와 함께구소련 CIS 지역 6개국을 방문,20일부터 6월5일까지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리는 ‘2002 한·일월드컵 공동개최와 한·CIS 수교 10주년’ 기념 콘서트 투어에 참가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우크라이나 키예프,벨로루시 민스크,그루지야 트빌리시,카자흐스탄 알마아타 등을 순회,진행되는 투어에서 박 회장과 금호현악사중주단은 문화홍보외교사절로 활동하게 된다.이들은 지난 2월 소프라노 조수미 등과 함께 외교통상부로부터 ‘문화홍보외교사절’로 위촉된 바 있다.사진은 금호현악사중주단과 박 회장,부인인 마가렛 박 여사.
  • [기고] 제주 국제도시와 해양안보

    해군은 16∼17일 제주항에 정박한 비로봉 함상에서 각계전문가들을 초청,‘제주 국제도시 개발과 해양안보’라는주제로 함상토론회를 가졌다.토론회 참석자인 한양대 김경민(金慶敏·국제정치학) 교수의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안보적 과제와 해군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간추렸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2010년까지 중·단기 전략과 2011년 이후의 장기 전략을 짜서 이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본격적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개발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지난 99년 한 해 370만명이었던 관광객수가 2010년에는 940만명으로 늘어난다.연간 수입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서의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기위해서는 안전하고 평화적인 도시라는 보장이 중요하다. 다음은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한 정보간부가 한 말이다.“태평양 방어전략은 하와이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샌프란시스코,동쪽으로 일본의 요코스카항을 거점으로 하늘의 위성 네트워크를 종합해서 감시하는 것이다.그런데 태평양을지키는데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함대의 이동이나 전략 항공기를 추적하는 일보다 해양에서 일어나는 해적행위나 마약밀매,테러감시 등이 더 부담된다.”이런 일들은 워낙 순식간에,은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추적이 용이하지 않아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바다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해군력과 해양경비단,해양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특히 먼바다로부터 침투하는 불순세력을 물리치고 검색하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를 갖춘 해군력이 절실하다. 1982년 4월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원자력 잠수함이아르헨티나 순양함을 단 두 발의 어뢰로 격침시켰는데,아르헨티나는 그 당시 미국의 정찰위성이 영국에 순양함의위치를 알려줘 격침당했다고 발표했다.반대로 영국 구축함이 아르헨티나 공군기에서 발사된 엑조세 대함 미사일에격침된 것도 소련이 위성정보를 아르헨티나에 제공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정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첫째,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이지스함 구비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돼야한다.해양방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보획득 능력이 탁월한이지스 체계를 갖춘 함정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둘째,해양방어뿐만 아니라 해저방어도 중요한 만큼 잠수함 추적이탁월한 대잠 초계기 P-3C의 확충도 병행할 일이다.해군은현재 10기 미만의 대잠 초계기를 보유하고 있는 형편이다. 셋째,우리는 아직 정보수집 능력이 부족한 만큼 미국과 일본 등을 상대로 정보공유 노력과 네트워크 구축을 좀 더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외교가 필요하다.우리가 독자적인 능력을 갖추려면 시간과 경비가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이다. 넷째,이지스 체계를 구축하더라도 제대로 된 위성정보 없이는 제대로 된 정보 수집이 불가능하다.민간위성을 통한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2004년 우리는 군사위성에 버금가는 인공위성을 보유하게 되는데 위성만 보유해서되는 게 아니라 사진을 판독하고 목표물을 해석하는 감식전문가들을 시급히 양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
  • “인신매매 한해 200만명”

    매년 200만명이 인신매매로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15·16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21세기 노예제-인권 차원의 인신매매’ 국제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제이주기구(IOM) 통계를 인용,이같이 주장하고 인신매매사업이 일 년에 수십억달러의 돈을 벌어들이고있다고 밝혔다. 로마교황청 주재 제임스 니콜슨 미국 대사 주관 하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35개국 전문가들과 외교관이 참석했다.이번 행사에는 특히 아프리카,동유럽 출신의 전직 매춘부500여명도 참석,눈길을 끌었다.이들을 데려온 이탈리아의오레스테 벤지 신부는 범죄망에서 빠져나온 매춘부들에게쉼터를 제공하고 이들의 재활을 돕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인신매매는 세계화 진전과 관련된 시급한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라며 “성(性)의 다양한 신비를 단순한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교황은 장 루이 토랑 교황청 외무장관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인신매매 중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성적 학대에 주목하면서 강력한 법률의 제정과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인신매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범죄중 하나라고 지적했다.구소련과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이에 따른 느슨한 국경관리에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인신매매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구소련붕괴 후 연방에 속해 있던 지역에서 25만∼40만명 정도의여성이 윤락가에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해 7월 82개국에 대한 1차 연례 인신매매보고서를 발표한 뒤 그 해 10월 ‘인신매매 희생자및 폭력예방법’ 실행에 들어가는 등 인신매매 단속 강화에 착수하고 있다.보고서 발표 당시 한국을 포함한 이스라엘,사우디 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을 인신매매 행위를 근절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3등급 국가로 분류,관련국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나토, 중앙亞 끌어안기

    [레이캬비크.워싱턴 AP DPA 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와 역사적인 관계 강화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코카서스 지방과 중앙아시아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옛 소련을 구성했던 다른 공화국들에도 협력의 손을 내미는 것으로 나토·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을 마무리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나토·러시아 외무장관 회담 마지막날인 15일 “”북미,유럽,그리고 중앙아시아는 현재 그 깊이와 포괄성, 그리고 협력 능력 면에서 전례없는 단일한 정치 사회의 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나토 참가국 외무장관들은 회담기간에 코카서스 및 중앙아 지역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나토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10개 동유럽 국가들은 물론, 옛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많은 국가들을 포함한 46개국 외무장관들과도 만났다. 터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외무장관도 처음으로 별도의 회담을 열어 역내 분쟁 해결이 안정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로버트슨 총장은 나토 참여 19개국과 10개 후보국,그리고 알바니아,아이슬란드,우즈베키스탄 등 17개국 외무장관이 참가한 회동을 통해 “”새로운 위협들에 당면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새로운 관계””라고 역설하면서 지난해 9.11 테러 이후 팽배해 있는 공통된 목적 의식을 허비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아나톨리 즐롄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나토와 러시아가 공통된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협력체를 구성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이 협정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위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나는 러시아와 나토간 관계 강화가 역내 안보를 전체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해킹된 카드번호 舊蘇지역 암거래

    [뉴욕 연합] 해킹을 통해 훔쳐낸 신용카드 번호들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 구 소련 지역 거주자들이 만든 암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신용카드 번호를 사들인 거래인들은 이를 이용해 인터넷상점에서 물건을 사든가 현금인출까지 하고 있으며, 이러한 범죄로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손실규모가 연 1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회원만 이용하는 온라인 암거래 사이트에서는 매주 수만개의 훔친 신용카드 번호가 거래되고 있다. 이 번호는 그때그때 수급상황에 따라 적게는 개당 40센트에서 많은 경우는 5달러에 거래되는데, 실제로 한개씩 거래되는 일은 없고 250개 번호에 100달러 또는 5000개 카드 번호에 1000달러 식으로 흥정이 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번호를 사들이는 사람은 전세계에 걸쳐 확산돼 있으나 주로 동구와 아시아지역 출신들이라고 밝혔다.
  • 美·러 ‘냉전유산 청산’ 新동반자 관계로

    미국과 러시아가 13일(현지시간) 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것은 군비경쟁이라는 냉전시대의 유산이 청산됐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과거 전략무기 제한협정(SALT)과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을 통해 핵전쟁에 대한 서로간의 위협을 억제하기는 했으나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관계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이번 협정은 군사적 중요성보다 백악관과 크렘린간 신뢰 구축이라는 정치·외교적 시각이 더 작용했다.옛소련이 몰락한 뒤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은 미국이 21세기러시아와의 관계를 핵 감축으로 풀어나감으로써 향후 국제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24일 모스크바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할 ‘핵감축 협정’은 사실상지난해 가을 두 나라 정상이 합의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오히려 문서화한 협정의 애매모호함 때문에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12년까지 두 나라가 핵탄두를 1700∼2200기 수준으로감축하기로 했으나 뒤집어 말하면 2012년까지 핵탄두를 그대로 갖고 있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을 감축키로 한 SALT는 상호 군사시설을 방문,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번 협정은 구체적인 감축일정이나 핵탄두 처리 방침에는 명확한 조항을 두지 않았다. 때문에 러시아가 한도를 초과하는 핵탄두를 폐기하자고주장했어도 미국이 2012년까지 계속 저장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있는 ‘여분(additional spares)’으로 보유하겠다고 말할 때 러시아는 반박할 근거를 대지 못했다.러시아가 요구한 대로 명문화하기로 했으나 이마저 협정이만료되는 2012년 이전에 어느 쪽이든 3개월 전에만 통보하면 폐기가 가능하다.게다가 미국은 핵탄두를 현재 6000기에서 3분의1 수준으로 줄여도 핵공격 능력은 새로운 기술에 힘입어 점차 배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이득이 크다.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폐기와 같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아니라 외교적으로 미국과 대등함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수 있으며 핵 관리 비용을 열악한 경제분야로 돌릴 수 있다.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도 감소한 것으로 간주,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러시아에 MD 체제를 구축하겠다는양해를 구한 것과 같으며,2단계 테러전을 위한 국제연대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미국 내에서 협정의 검증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지만 의회도 지지를 보내 부시 행정부의외교적 성과로 남게 됐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러 외교문서로 밝혀진 구한말 비사] (1)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

    1884년 첫 수교,1990년 재수교….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지 118년이 지났지만 한·러 관계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첫 수교 이후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38선 남·북 분할점령,한반도 전역 무력점령 및 보호국화,독립국가 유지안을 중심으로 변화해왔다.남·북 분할점령안은 해방 및 6·25전쟁 이후 현실화됨으로써 한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한매일은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20여개 한국관련 문서보관소를 샅샅이 뒤져 수집한 3000여건의 외교,정치,군사,경제관계 보고서 중 1884년 수교 이후부터 1910년 한일합방을전후한 시기의 미공개 외교문서 1000여건을 해제해 최초로 공개한다. 100여년만에 햇볕을 본 이 극비문서에는 조선주재 초대러시아 대리공사였던 베베르의 수기를 비롯,1·2차 군사고문단 파견의 실상,고종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가 주고받았던 친서,러시아측의 기획외교로 인한 헤이그밀사 파견 실패 등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주 2회씩 10회에 걸쳐 계속되는 이번 연재물은 그동안 미흡했던 한·러 관계사의 복원은 물론,우리 근세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바로 잡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문서보관국 서고에 묻혔다가 100년만에 햇볕을 본베베르의 수기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의 실상과 당시 우리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베베르는 수기 전반부에서 자신이 공사로 재임했던 1898년 이전의 대한제국의 실정과 러시아의 극동정책에 관해기술했다.후반부에서는 1903년 고종재위 40년을 맞아 경축 러시아특사로 다시 찾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모두 144쪽 분량으로된 이 수기는 자필로 작성됐지만 이를 보고받은 러시아 외무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타이핑했다. 1895년 10월8일 민왕후가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된 사실이 알려지자 복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고종왕은 일본군의감시아래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 있었다. 베베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그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목격한 러시아인 건축기사이자 궁궐경비원이었던 사바틴의 증언서와 자신의목격담을 난수표 암호전문 형식으로 러시아 외무부에 잽싸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콜라이2세 황제는 이 보고서를 읽고 친필로 “천인공노할 사건이니 좀 더 자세히보고하라.”고 지시했다.이어 극동지역에 주둔하던 아무르군관구 사령관에게 비상경계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일본군의 감시하에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있던 고종은 1896년 2월11일 아침 7시30분 여인복장으로 변장하고 왕세자와 함께 부인용 가마 두 대에 앉아 공사관으로 피신해오는 데 성공했다.뜻밖의 정변이 발생한 것이다.고종의 탈출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군중이 공사관 담벽 아래로 몰려와 국왕의 탈출을 만세로 환호했다.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온 이후 모든 국사는 러시아제국의 국기가 게양된 러시아공사관에서 경비해군 160명의 호위 아래 행해졌으며,각부 대신들은 공사관건물 안에 병풍을 친 임시 사무실을 사용했고 본인과 협의하라는 왕명을 받으면 어떤 사건이든 대신과 단둘이서 논의할 기회가 주어졌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 옆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동안 자신이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이때부터 러시아는 이전에일본이 누리던 영향력을 대신했다.베베르가 분석했듯이 러시아는 1884년 수교 이후 10여년간 대한제국 문제에 무관심했다.당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청국이었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여건을 호전시키는 데 있었다.따라서 러시아공사관의 임무는 청과 일본이 대한제국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1년은 베베르와 러시아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였지만 고종에게는 암울한 시기였다.당시 러시아공사관 서기였던 쉬테인은[“그는 두개의 방에 왕세자와 각각 따로 앉아공사관 뜰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 방안을 이리저리 거닐었다.가끔씩은 두려움에 떨며 이웃 궁궐(경운궁)에 계신 노대비(명헌태후)에게 문안을 드리려고 몰래 세자와 함께 가곤 하셨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방안에 은둔하고 앉아 계셨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고종의 공사관 생활은 수인(囚人)과다를 바 없었다는 증언이다. 청·일전쟁 후 지방세가 서울로 납입되지 않아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일본인 재정관리자와 고문관이 떠나버리자국고에 잔액이 얼마 남았으며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관리들의 월급,특히 군인과 경찰관에게 제때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탁지부(재무부)의 재정실정을 밝혀야 했다. 베베르는 영국인 해관총무사 브라운을 재정고문으로 천거해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브라운은 지방에서 올라온 수입을 올바르게 수령,장부에 기입하고 지출을 줄여 관리들에게 월급을 지불할 수 있었으며,이때부터 관리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1896년말 국고는 1,660만엔의여유가 생겼으며,일본에서 차관으로 들여온 300만엔 중 100만엔을 상환하고 이듬해 가을 또 100만엔을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종이 환궁한 후 신변안전책으로 단행된 조선군의 개편작업에도 베베르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베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에서 2차에 걸쳐 군사교관단을 초청,대궐시위대 2개 대대를 교육시켰으며 러시아식 군운영체계를 도입했다.여타의 대한제국군들은 러시아교관단이 관리하는 대대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베베르는 러시아국가회의 체제로 의정부의 개편,13개 도와 342개 군으로의 행정구역 분할,범법자에 대한 처벌 법규 시행,재정고문 알렉세예프 파견 요청,러시아어학교 개교,러청은행 지점 개설 등 자신의 업적을 열거했다.이 기간동안 서북 석탄광개발과 압록강,두만강변의 벌목이권을러시아가 따낸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인사로 알려졌지만 고종과 황실인사는 물론,한국과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와보니 거리의 남루한복장은 이전보다 두배나 많았다.…고종황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엄비(嚴妃)를 따라 미신을 신봉하고 있었다.…정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일본인들이 다시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한국인은 러시아,일본 기타 열강의 국제관계 및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라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제대로 몰랐다.…강대국과 종속관계에 놓여 독립심이 박약하고 의타심이 강하다.…고종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품이지만 많이 쇠약해졌으며,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 결정됐다. 1903년 다시 서울에 와보니 일본인들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면서도 정치,경제적 예속화를 촉진시키는 데모든 수법을 동원하고 있었다.한국인들은 일본의 속셈을알지 못했고,러시아는 법적으로 그런 정책을 중지시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일본은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한제국의 조정과 국민자산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열거하면서 대한제국이 조만간 일본의 정치적 속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2만명을 넘으며,일본인 1인당 한인 5명이 식모,사무실 서기,잡부,납품상인 등으로고용되다시피 했다.…대한제국 연간 무역액의 72%를 일본이 차지할 정도였다.…1898년 9월 경부선철도 부설권 협정서 중 ‘철도에 필요한 역사,창고 등 대한제국측이 제공하는 부지는 철도회사에 귀속되며 역사는 필요한 곳에 건설하되 역 앞에는 일본인 이외 타민족의 거주를 금한다.’는 불평등 조항 때문에 철도부설과 동시에 대한제국의 철도및 역사주변 땅은 일본의 소유물로 전락했다.…일본은 대한제국과 다른 국가들이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서울∼부산∼일본해저 전신선을 통제했다.…개항지마다 일본은행이 개설돼 일본엔화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베베르는 누구 우리나라에 부임했던 역대 외교관 중 초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였던 베베르만큼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외교관은 없었다. 베베르는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고종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그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친러시아내각을 출범시키는 등 대한제국의 국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고종은 베베르가 멕시코 공사로 발령나자 ‘이임이 유감스럽다.장기간 유임시켜달라.’는 친서를 니콜라이2세에게 보냈다.니콜라이2세는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식(1902년)에 당시 야인이던 베베르를 사절단장으로 특파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 중에도 ‘베베르는 고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베르를 경축사절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고종황제에게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종은 서울에 온 베베르를 자문역으로 붙잡기 위해 니콜라이2세에게 서울체류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베르에 대한 학계의 연구실적은 전무하다시피하다.그의 출생연도와 학력,수기 등도 이번의 문서 공개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베베르는 1841년 6월5일에 태어난 독일계 러시아인.부친은 루터교 선교사였다.페테르부르크 제국대학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년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이후 톈진영사와 일본 총영사를 거쳐 조선주재초대 대리공사로 부임했다. 베베르는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가에서 ‘친한파’로 낙인찍힌 데다 수뢰사실(2만엔)이 외무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석기자 ■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러 문서국 20곳서 10년간 자료 뒤져” “러시아에 산재한 20여개의 국립문서보관소에는 한국과관련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러시아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 문서수집 및 번역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지난 90년 한·러 재수교 직후 러시아문서보관소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자 가장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문서보관소는전세계에서 몰려온 학자들로 만원사례를 이뤘지만 한국관계문서를 찾는 학자는 박 전 교수뿐이었다.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문서를 조사,열람한 뒤 복사하려면 기록부에 이름을 남기게 되는데 한국 학자들의 이름은본 적이 없어요.” 러시아어와 러시아사,한국사,한·러관계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학자들이 드문 탓도 있었지만 소장된 문서가외교,군사,경제 등 전문 분야의 필사본이어서 웬만한 학자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들었다.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보관소의 서고를 뒤져 한국관련 문서를 찾아내기란 숨은 그림찾기나 마찬가지였다.최근에야 러시아어와 역사를 전공하는소장학자 몇명이 한국관련 자료 수집작업에 합류했다. 박 전 교수는 99년부터 2년 동안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연구비를 지원받아 문서찾기와 번역,해제작업을 해왔으며,조만간 ‘러시아국립문서국 소장 한국관련 문서 요약해제집’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비밀문서의 목록을 총망라,문서목록해제집을 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일입니다.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군사문서보관소,연방문서보관소의 서고에 숨겨져 있던 문서들을 분석해 보면 러시아가 견지해온 한반도정책의 과거는 물론,현재와미래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박 전 교수는 러시아측의 공개 제한조치로 ‘극비문서’들이 소장된 크렘린문서보관소와 KGB문서보관소에 접근할수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그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소련 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독토르)을 땄고 모스크바대학 객원교수로대학원생들에게 한·러관계사를 강의했다. 노주석기자
  • 아라파트 5개월만에 연금해제

    5개월 넘게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자치정부 본부에 갇혀있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레하밤 지비 관광장관 암살 용의자 6명이 예리코의 감옥으로 이송됨에 따라 2일 새벽 아라파트 집무실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라말라에서 완전 철수했다. 지난 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테러용의자 구속에 대한 대가로 아라파트 수반의 연금을 해제하는 미국의 중재안에 합의한 바 있다. 아라파트 수반은 연금해제 뒤 집무실 밖으로 나와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이스라엘군은 테러리스트”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특히 예닌과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지지자들과 서방기자들에게 “어떻게 세계가 이같이 잔혹한 범죄에 침묵할 수 있느냐.”며 크게 분노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예닌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제2차세계대전 중 옛소련의 볼고그라드(옛이름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비유,‘예닌그라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라파트 수반은 기자회견 뒤 곧바로 본부 건물을 떠나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아라파트 수반은 지지자 100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본부 건물 밖으로 나온 뒤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의 호위 속에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박상숙기자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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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교양] ◆한국의 성곽(차용걸·최진연 지음,최진연 사진) 20년동안 전국의 성곽을 촬영해온 현직 뉴욕타임스 사진기자의사진집.2000년동안 조상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호국의현장’을 해설과 함께 담아냈다.눈빛.2만5000원. ◆삼국유사 1·2((고운기 지음,양진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진과 91년부터 삼국유사 현장을 답사해 온 전문연구자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시리즈의 하나로 펴낸 대중적 고전해설서.생생한 사진과 젊은 감각이 친근하게 다가온다.현암사.각권 2만원. ◆중독(로너 크로지어 외 지음,이은선 옮김) 캐나다 유명작가 10인의 마약 알콜 폭식 흡연 등 중독체험기.적나라한 실상, 치명적 해악을 자기고백적 참회로 고발한다.홍익출판사.7500원. ◆흡혈귀의 비상(미셸 투르니에 지음,이은주 옮김) 프랑스문학 거장의 독서노트.비평적 시각과 광범한 사료 제시로유럽의 고전과 근현대작품을 새롭게 되살려 낸다.현대문학.1만5000원. ◆세균전쟁(주디스 밀러 외 지음,김혜원 옮김) 최근 반세기 동안 미국및 구 소련,이라크등이 비밀리에 개발해 온세균무기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고 비밀주의와 무방비주의를 동시에 공격하며 대책을 촉구한다.황금가지.1만5000원. ◆이시형과 함께 읽는 프로이트(이시형·여인중 해설) 프로이트가 1916·17년 행한 정신분석 입문강의를 이해하기쉽게 국내 정신과 의사들이 사례를 곁들여 해설했다.꿈,무의식,성적 욕동,실수,노이로제,오해 등을 다뤘다.중앙 M&B.7500원. ◆렛츠고 세계여행 시리즈 일본의 여행사이자 여행가이드북 전문 출판사인 JTB와 손잡고 펴내는 잡지 스타일의 여행안내서.명소와 함께 요리 쇼핑 호텔 교통정보를 안내광고 형식으로 담고 있다.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도쿄편 등 5권이 먼저 나왔다.한길사.1만원. 경제·경영 ◆카오딕(다혹 지음,권진욱 옮김) 비자카드 창업자 다혹의 성공신화.혼란와 질서의 합성어인 ‘카오딕’의 개념으로 이 회사의 괴력을 설명한다.청년정신.1만6000원. ◆시장의 도전 기업의 응전(제임스 D 언더우드 지음,오현아 옮김)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도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비밀은 무엇일까?사례분석을 통해 성공 3요소,즉 리더십 학습 민첩성의 전략적 균형을 제안한다.시대의창.1만5000원. ◆아∼아아∼(김영안·강대진 지음) 현직 벤처 CEO들이 ‘타잔에게 배우는 벤처 생존전략’을 소개한다.닷컴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타잔경영 10조를 경험담및 사례와 함께제시한다.물푸레.9500원. ◆물 흐르듯이 말하기(아란 가너·정연아 함께 지음) 미국의 화술 전문서적을 국내전문가의 참여로 한국화했다.효과적인 대화법과 비즈니스 성과의 비결을 소개.21세기북스.1만원.
  • 월드컵 D-30/ 탈락후보로 본 판도

    [A조 첫출전 세네갈 흔들] 프랑스 세네갈 우루과이 덴마크 가운데 1승 상대로 가장많이 지목된 팀은 세네갈.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3위로 최하위인데다 A조에서 유일하게 본선 출전 경험이 없다.아프리카 예선에서 이집트 모로코에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조 1위(4승3무1패)로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여전히 무게가 떨어진다. 또 다른 탈락 후보는 우루과이.같은 조의 덴마크와 FIFA랭킹 공동 20위에 올라있지만 덴마크의 전력이 최근 급상승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인상이다.덴마크는 예선에서 무패(6승4무)를 기록하며 전통의 강호 체코와 불가리아를 따돌렸다.반면 우루과이는 월드컵 9회 출전,2회 우승의 전력을 갖고 있지만 최근 경제사정과 맞물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남미예선에서 5위에 그쳐 호주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힘겹게 본선에 합류했다. B조 슬로베니아 경험부족 슬로베니아와 남아공이 고배를 들 후보로 꼽힌다.역대 전적은 물론 객관적인 전력면에서도 스페인 파라과이와 뚜렷한 차이가 난다. 슬로베니아는 출전 경험이전무하고 남아공은 98대회에첫 출전해 2무1패로 탈락했다. 이에 견줘 스페인은 출전 10차례에 16강 한차례,8강 세차례,4강 한차례의 화려한 기록을 남겼고 이번에도 조 1위후보로 꼽힌다. 남미의 ‘빅4’를 자처하는 파라과이 역시 월드컵에 5차례나 나서 두차례 16강에 들었다.현재 상황을 보아도 슬로베니아와 남아공은 걸출한 스타도 없고 축구 인프라 역시미미한 실정이다. 남아공은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비 아프리카 팀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인구 200만의 소국 슬로베니아는등록 선수가 2만5000명에 불과하다. C조 코스타리카·中 경합 코스타리카와 중국의 탈락이 유력하다.이들이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신흥강호’ 터키의 벽을 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터키와 만만찮은 경합을 벌이며 조2위를 확보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월드컵 전력으로만보면 코스타리카가 오히려 터키에 다소 앞선다. 본선에는 한차례씩 진출했지만 코스타리카는 90이탈리아대회에서 16강에 오른 바있다. 반면 터키는 54스위스대회에서 1회전 탈락한 이후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다. 그러나 터키는 96년과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 연속 진출했고 갈라타사라이 클럽팀이 2000유럽축구연맹(UEFA)컵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D조 포르투갈 뺀 3팀 배수진 한국 포르투갈 미국 폴란드가 속한 D조에서는 포르투갈을뺀 3개국이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개국 중 객관적 전력에서는 미국이 가장 앞선다.FIFA 랭킹 5위인 포르투갈에 가장 근접한 13위를 기록중인 것만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세대교체에 실패하는 바람에 30대 노장들이 주축을 이뤄 체력적인 한계를 안고 있고 강점인 조직력도 예전갖지 않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폴란드 역시 객관적 전력상 한국에 앞서지만 홈의 이점과 함께 최근 들어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는 한국이 만만찮은 복병으로 버티고 있어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특히 최근 수비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적어도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칠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결정력만 높이면 1승1무 이상의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E조 아일랜드 카메룬 혈전 독일이 조 1위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아일랜드가 탈락팀으로 지목된다.그러나 객관전 전력이 한참처지는 사우디를 제외하고 아일랜드 카메룬 독일이 혼전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독일이 차지하고 남는 한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아일랜드와 카메룬이 혈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나라는 FIFA 랭킹 공동 18위로 호각세를 이루고있지만 파트리크 음보마라는 걸출한 골잡이를 거느린 카메룬이 조 2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월드컵 출전 4차례에 8강 경험까지 가진 카메룬은 예선에서 6승1무1패로 1위를 차지했다.2000네이션스컵과 시드니올림픽을 제패했을 만큼 상승세가 무섭다.이에 견줘 아일랜드는 이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뒤골득실에서 앞서 본선에 턱걸이했다. F조 스웨덴 다크호스 나이지리아와 스웨덴이 탈락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32개 출전국이 풀리그를 벌인다면 8강도 바라볼수 있는 전력을 갖췄지만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포함된 ‘죽음의 조’에 속하는 바람에 16강 진출조차 힘겨워 보인다. 한팀이 3경기씩 치를 1회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2승 이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러나 월드컵에 9차례나 출전해 준우승 한차례,4강 세차례,8강 한차례의 전적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경우 잉글랜드를 제물로 삼아 16강에 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근거는 철벽수비.스웨덴은 예선에서 8승2무에 20득점 3실점을 기록했다. G조 노쇠한 크로아티아 FIFA 랭킹 6·7위인 이탈리아 멕시코가 수위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에콰도르 크로아티아가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 예상 1·2위 그룹인 이탈리아 멕시코와 3·4위 그룹인 에콰도르 크로아티아간 전력차가 커 탈락 후보를 꼽는데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그나마 동구의 강호인 크로아티아가 16강을 넘보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크로아티아는 예선에서 강호 벨기에와 스코틀랜드를 제치고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나 33세의 다보르 수케르 등 30대 노장들을 앞세워 예선을 통과한 뒤 세대교체의 진통을 겪고 있어 조직력이 관건으로 떠올랐다.에콰도르도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은2위를 차지했지만 해발 2800m의 고지대 홈경기에서 6승을챙긴 덕을 톡톡히 봤을 뿐 평지에서는 이렇다 할 위력을보이지 못해 16강행이 어려워 보인다. H조 전력 엇비슷 대혼전 비슷한 전력의 4개팀간 혼전이 예상돼 탈락 후보를 점치기가 가장 어려운 조로 평가된다.전문가들의 예상조차 제 각각이다.우선 FIFA 랭킹부터가 22위(벨기에) 24위(러시아)29위(튀니지) 33위(일본)로 고만고만하다.굳이 탈락 후보를 꼽자면 튀니지가 눈에 띈다.나머지 한팀은 벨기에나 러시아가 될 전망이다.튀니지는 월드컵(1회전 탈락 2회) 기록부터 세팀중 가장 처진다. 벨기에는 월드컵 10차례 출전,16강 이상 세차례의 화려한전력을 자랑하며 러시아 역시 옛 소련 시절을 포함해 9차례 진출에 16강 이상 세차례의 경험이 있다.일본은 월드컵 전력은 보잘것 없지만 홈의 이점과 최근 전력이 부쩍 강화돼 조 1위 후보로 꼽힌다. 튀니지의 최대 약점은 오랜 세월 아프리카의 ‘2류국’에머문 탓에 유럽 진출 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예상 엔트리 23명중 3명만이 해외파다. 박해옥기자 hop@
  • [월드컵 이야기] (15.끝)러시아

    한국인들에게 러시아 축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88 서울올림픽’에서 우승을 이끌어 낸 구 소련 대표팀 감독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일 것이다.그는 그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본선 진출과 98년 프랑스 월드컵 지역 예선전에서의 선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얼마전 한국의 한 인터넷 전문회사가실시한 역대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 인기 투표에서 비쇼베츠 감독이 3148표를 얻어 5위를 차지했다.한국 축구팬들의 인기와 애정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또 한국 프로축구팀의 안양 LG에서 뛰고 있는 사리체프(한국명 신의손·申宜孫)도 한·러 친선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9번이나 본선에 진출했다.66년 영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구 소련 대표팀은 4강에 진출했는데 당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은 세계 축구사를 장식하는 명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2002 월드컵에 참가하는 러시아 대표팀은 유럽지역 예선에서 유고,슬로베니아,스위스 등을 7승 2무 1패의 전적으로 제치고 조1위로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지난 10년간 우수한 러시아 선수들이 서유럽 프로팀에 대거 입단해 활동중에 있으며 구 소련 시절부터 국가적인 지원하에 전국적으로 활동해 온 클럽팀이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과 함께 프로팀으로 탈바꿈,러시아 축구의 막강한 맥을 이어오고 있다.8년 만의 본선진출에서 러시아는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감독은 로만체프.대표적인 프로팀중 하나인 스파르타크의 감독으로,탁월한 용병술을 인정받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 벨기에 튀니지와 함께 본선 H조에 속해있는데 경기는 대부분 일본에서 치른다.로만체프 감독은 가장 힘겨운 상대로 홈팀 일본팀을 꼽고 있다.그러나 선수들의 상당수가 8년전 미국 월드컵에 출전한 경력이 있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우리 대사관은 주러 일본 대사관과 공동으로 한·일 공동 영화제 및 모스크바 거주 한·일 교민 친선 축구대회 등월드컵 기획 행사를 마련중에 있다.이번 행사를 통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모스크바 시민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높이게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2000여 러시아 관중들에게 화려한 사물놀이공연을 선보인 김덕수씨는 공연중에 관중들에게 “이번 월드컵에서 러시아 팀이 우승하고 한국팀이 준우승하기를 기원한다.”는 말을 해 관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내 50만 고려인 동포와 한국교민들은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과 러시아 두 팀의 눈부신 활약을 기원하며 ‘샤이부!’(골!)를 힘차게 외치고 있다. 정태익 대사
  • [2002 길섶에서] 성분

    10여년 전 구(舊)소련이 무너졌을 때 공산주의 체제의 허점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었다.모든 일을 계획할 수 있다고 덤빈 것이 최대 오판이었다.국가의 과도한 통제로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 것도 붕괴의 이유로 지적됐다. 공산주의 체제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또다른 이유를 ‘성분’때문이라고 ‘미 CIA(중앙정보부)북한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성분은 바로 근로자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다.보고서는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했다. “좋은 성분의 근로자는 일을 소홀히 하고,그 배경 때문에 감독자들이 다그치지 않는다.나쁜 성분의 근로자는 승진의 희망이 없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중간 성분의 근로자는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의사람들 태도를 보면 일할 의욕이 거의 나지 않는다.” 성분을 사회·경제적 배경이 아니라 연줄,백 등으로 생각하면 우리 사회는 성분 차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성분의 잣대로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는 조직은 생산성 하락으로결국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 서양명화 8편의 비밀이야기

    ◆ 두첸의 세계명화비밀탐사 [모니카 봄 두첸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 서양미술사를 읽는 즐거움이란 어떤게 있을까.우선 카피본이나마 물량공세로 쏟아져나오는 명화들이 눈을 흐뭇하게한다.또하나,작품의 행간에서 당대 사회사를 읽어 내려가는 지적 탐험의 짜릿함도 누릴수 있다는 점. 이런 두가지 감상포인트에서라면 ‘두첸의 세계명화비밀탐사’(모니카 봄 두첸 지음,김현우 옮김,생각의 나무)는 나무랄 데 없는 책.서양 명화 8편을 골라 그 연대기적·예술적·개인사적 맥락과 의미,영향과 파급관계 등을 실핏줄까지 파헤쳤다.실핏줄 마디마다 관련 그림들을 빠짐없이 걸쳐놓아 한권의 도록으로도 두둑하다. 프리랜서 작가이자 전시기획자이기도 한 작가의 ‘간택’은 결코 별나지 않다.미켈란젤로 ‘다비드’,다빈치 ‘모나리자’ 같은 고전부터 고흐 ‘해바라기’,뭉크 ‘절규’,피카소 ‘아비뇽의 여인들’ 등 삼척동자도 알만한 것들이다. 출판가에 이런 류의 미술서가 산을 이루지만,책의 개성포인트라면 단연 그 촘촘함.교과서에서 할말 다한 작품에다뭐그리 덧붙일 게 있으랴만 정사에서 야사까지,인간에서예술론까지 종횡무진 풀어내는 수다가 결코 건더기가 없지 않다.화랑가의 상투어가 돼버린 그림들을 되걸면서도 또다른 긴장감을 불어넣는 발넓은 입담이 들을만 하다. 그 유명한 ‘절규’가 잉카 미라에게서,‘아비뇽의 여인들’이 고대 이베리아 반도 두상에서 영향받았다는 골상학이 있는가 하면,19세기 유럽의 누드화 전통속에서 ‘올랭피아’가 왜 그렇게 튀었는지 위치지울줄 아는 예술적 감식안이 있는 책. 미국,일본,옛소련 등 가는 곳마다 대박을 터뜨린 모나리자 전시회를 보며,시대를 뛰어넘는 예술혼이란 뭔가,진지한질문도 빼먹지 않는다.2만8000원. 손정숙기자 jssohn@
  • “평양 고려호텔은 국제무기상 집합소”

    [워싱턴 연합] 평양 시내에 있는 고려호텔이 국제 무기거래상들의 집합소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WT)가 16일보도했다. 타임스는 런던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대미언 매클로이 기자가 쓴 ‘평양에서 활개치는 위스키와 무기’라는 기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규정한 ‘악의 축’이 사교장을 갖고 있다면 고려호텔 44층의 원형 바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매클로이 기자는 극동 지역 무기거래상들의 집합소로 유명한 이 바는 매일 저녁 이라크,소말리아,리비아를 비롯한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고객들로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고전했다. 평양에 있는 외교관들은 북한이 매년 단거리 미사일과 유도장치 위주로 적어도 5억달러 어치의 무기 부품을 불량국가들에 수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수입국들은 중동 국가인경우가 많다고 매클로이 기자는 밝혔다. 그는 북한이 거의 20년 전 소련에서 제공받은 스커드 미사일을 손질해 무기 거래에서 수지를 맞추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의 부품과 개량형 발사 체제가 합법적 무역 거래용으로 용선된 화물선에 실려 위장돼 제3세계에 수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타이완 50년대 中 핵공격 검토

    [베이징 연합] 미국과 타이완이 지난 19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까지 중국 샤먼(厦門)지역 일대를 원자탄으로 공격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최근 비밀해제된 타이완 국방부문서에서 확인됐다. 이 문서에 따르면 펑멍지(彭孟輯) 당시 타이완 참모총장은 중국이 58년 타이완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진먼다오(金門島) 일대를 44일간 맹공격하자 8인치 포를 동원해 샤먼지역에 소형 원자탄을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미국측과도 협의했다는 것이다.당시 원자탄 1개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탄의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대륙의 무고한 인명을 살상할 수도 있고 이를 계기로 중국이 소련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아낼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측이 제기함으로써 무산됐다.
  • 서선화 사격 세계신, 시드니월드컵 우승

    무명의 서선화(20·군산시청)가 국제사격연맹(ISSF) 시드니월드컵사격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서선화는 12일 호주 시드니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첫날 여자 공기소총 본선에서 400점 만점을 쏴 세계기록을 1점 경신한 뒤 결선에서102.3점을 보태 합계 502.3점으로 베드파타크 안잘리(500. 1점·인도)를 2.2점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전 본선 세계기록은 지난 91년 옛 소련의 발렌티나 체르카소바가 세웠다.
  • 김정일 軍 앞세워 黨·政 완전장악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는 지난 3일부터 나흘 동안 평양을 방문,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한반도위기 예방과 남북관계의 원상 회복에 합의했다.임 특사 일행은 방북 초기 ‘주적론’에 대한 북측의 공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모든 것을 타결지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정은 예견됐던 것으로 김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북한 특유의 권력구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김 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북한의 권력구조를 알아본다. ■북한의 권력구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를 겸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국가를 대표하지만,실질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국방위원회와 노동당을 장악,‘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이다. 국방위원회는 92년 헌법 개정을 통해 중앙인민위원회에서 독립,최고 권력의 군 통수기구로 자리잡았다.이어 98년개헌을 통해 ‘국가주권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국방관리기관’으로 격상됐다.국방분야의 주권뿐 아니라‘행정권’도 갖는 북한 최고의 권력기구가 된 것이다. 국방위원회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를 직접 통제하며,군령·군정권을 동시에 행사한다.‘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다는 국가안전보위부도 휘하에 두고 있다.김 위원장은 필요시 총참모부 작전국장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단독지휘축선도 갖고 있다. 92년 본격 출범때는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위원장을 맡았으며,김정일이 제1부위원장,오진우(吳振宇)·최광(崔光)이 부위원장,전병호(全秉鎬)·김철만(金鐵萬)·이하일(李河一)·이을설(李乙雪)·김광진(金光鎭)·김봉률(金奉律)이 위원이었다. 김정일은 92년 4월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뒤 이듬해 국방위원장직을 맡으며,‘원수’ 칭호와 함께 군 통수권을 공식 승계했다. 인민군 총참모장인 최광이 제1부위원장이 됐다.김 주석의 항일유격 활동을 국가의 ‘정신적 뿌리’로 삼고 있는 북한에서 군을 장악한다는 것은 최고 통수권자가 됐음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98년부터는 ‘선군(先軍)정치’란 구호와 함께 군을 최전방위에 내세우며 북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국방위 위원 대부분의 권력 서열이 당 비서들보다 앞서며 주요 당·정 직책을 겸하고 있다.선군정치는 미국의압박 등 ‘외세’에 맞서는 국가 차원의 대응책이다.아울러 당·정·군에 대한 직할 통치를 가능케 함으로써 안정적인 유일지배 체제를 보장하는 토대이기도 하다.김 위원장은 또 사찰기관인 보위부를 최대한 활용,경제·식량난으로 심화된 사회일탈 현상을 제어하는 기반도 구축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97년 10월 당 총비서에 취임했다.북한은 각 도당(道黨)과 시당(市黨) 등의 결의와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공동 결정을 통해 김 위원장을총비서에 추대했다.이는 김 주석 사망 뒤 ‘3년상(喪)’이 끝난 시점에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최고 권좌에 올랐음을 뜻한다. 특히 북한의 행정기관은 당이 결정한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하다.이 때문에 당 관료가 행정관료를 겸직하기도 하고,또 당에는 행정기관 및 부서에 상응하는 조직이갖춰져 있다.따라서 당 총비서에 올랐다는 것은 곧 행정부인 내각까지도 통제하게 됐음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하면서도 ‘주석직’을 폐지했다.그러나 실제로는 김 주석을 ‘선대수령’으로 지칭함으로써 자신은 ‘후대수령’으로 군림하고 있다.특히 95년 ‘붉은기 사상’,98년에는 ‘강성대국론’ 등을새로운 사회건설의 이념적 좌표로 제시하면서 경제·식량난으로 무너진 사회를 복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김정일의 사람들…측근 '권력 엘리트' 곳곳 포진. 북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보좌하는 수많은 권력엘리트들이 있다.이들은 당·정과 군부,친인척 및 당 외곽인물로 나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힘은 군부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군이 권력의 핵심축이다.군부에서는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 제1부위원장,김일철 인민무력부장,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이을설 국방위원 겸 호위사령관,현철해 인민군총정치국 부총국장,이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박기서 평양방위사령관,원응희 보위사령관,박재경 인민군 총정치국 부총국장,이명수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측근으로 들 수 있다. 특히 이을설 호위사령관은 1921년생으로 김일성 주석의 전령병으로 만주에서 항일유격 활동을 벌였다.김 위원장의 ‘방패막이’이던 오진우·최광 인민무력부장이 각각 95년과 97년 사망한 뒤 김 위원장의 병풍 역할을 하고 있다.최측근인 조명록 총정치국장은 2000년 10월 특사로 미국을 방문,빌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만나 ‘공동코뮈니케’에 서명하기도 했다. 당에서는 전병호 군수담당 비서,한성룡 경제담당 비서,계응태 공안담당 비서,김국태 간부담당 비서,김기남 교육담당 비서,김용순 대남담당 비서 등이 김 위원장을 떠받치고 있다. 자강도 책임비서인 연형묵도 핵심 측근이다. 최고인민회의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양형섭·김영대 상임위 부위원장,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국제담당 비서,여원구 부의장,박성철 상임위 명예부위원장 등이 포진해 있다. 양형섭은 김일성 주석의 종매부(고종사촌 동생의 남편)이며,여원구 부의장은 몽양 여운형 선생의 딸이다.박성철 명예 부위원장은 1913년생으로 항일유격대출신의 원로다. 내각에는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들이 주류다.홍성남 총리를 중심으로 백남순 외무상,백학림 인민보안상,이광근 무역상 등이 관료사회를 이끌고 있다.최근 대외관계의 중요도에따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실세로 자리매김중이며,김계관 부상도 북·미 대화에 나설 실력자로 꼽힌다. 이밖에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여동생 김경희의 남편)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주요 인물이다.김 위원장이 속내를 털어놓는 몇 안되는 인물로 당의 핵심인 조직지도부를 관리하고 있다.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인 송호경 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 등도 김 위원장의 사람들이다. 전영우기자 anselmus@ ■김정일 체제 성립되기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8년 명실상부하게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올라섰지만 그의 권력 승계작업은 70년대 초반부터 진행됐다. 1942년 2월16일 하바로프스크 인근 소련 극동군 제88특별여단 브야츠크 야영에서 김일성과 김정숙의 맏아들로 태어난 김 위원장은 남산인민학교,만경대혁명학원,평양제1중,남산급중,김일성종합대 경제학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뒤 64년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정치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했다. 67년 당 선전선동부 과장,69년 선전선동부 부부장,71년문화예술부장,73년 조직 및 선전선동담당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 등을 거쳐 74년 2월 당 중앙위 정치위원으로 선출됐다.당 중앙위는 또 ‘경애하는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위대한 수령님의 후계자로 추대하는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권력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이때부터 김 위원장은 ‘당중앙’이란 신비스런 이름으로 불렸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73년부터 ‘3대혁명소조운동’을 이끌며 요소 요소에 자기 사람을 심어왔다.3대혁명소조란 ‘사상·기술·문화의 3대 혁명을 힘있게 밀고 나가기 위한당 핵심과 청년인텔리’를 뜻한다.다시 말해 김정일 권력승계의 기반 구축에 앞장서는 행동대원들이었다. 김정일은 75년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호칭을 받았으며,80년 당 정치국 상무위원,비서국 비서,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88년에는김일성 주석의 전유물이던 ‘현지지도’라는 용어가 김 위원장에게도 사용됐다. 92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취임,인민무력부장이던 오진우에게 원수 계급장을 달아주는 등 군장성 66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며 군 최고 책임자에 올랐음을 내외에 알렸다.
  • 與경선 5일부터 ‘슈퍼3연전’/ TK표심 자극 ‘색깔 공방’

    이번 주말 대구와 경북지역 경선 대회전을 앞두고 있는민주당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이념공방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두 후보는 3일에도 보수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경북지역 ‘표심’을 자극하려는 듯 치열한 이념 공방을 주고 받았다. 더욱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이날 현 정부를‘좌파정권’이라고 공격함으로써 당내에선 두 후보간 색깔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지역 지구당 방문에 앞서 대구시내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 후보가 지난 90년에 발표한 재야 성명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국가 안보에 위기를 조성했고 ▲2001년 1월8일 안동시민학교 특강에서 북한은 소련을 등에 업은 분열세력,남한은 미국을 등에 업은 분열세력으로 표현,남북한을 등가(等價)로 보는 인식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노 후보가 지난 2000년 모 시사주간지 기고문에서 ‘통일이후의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해야 한다거나,남북회담 과정에서 정체성을 유지해야한다는 등 소모적인 체제논쟁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적시했다며 이념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특히 이 후보측은 ‘노 후보의 장인이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부역을 제공해 53년 이후 휴전 이후 옥살이중 사망했다.’고 보도한 주간지를 배포하며 공세를 취했다. 이 후보측은 경북지역 16개 위원장중 10명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판세를 장악했다며 서명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이 후보가 이념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 자체가 얼마나 수구·냉전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정치인인지를 방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노 후보 장인의 좌익활동 논란에 대해서도 “연좌제가 시퍼렇게 살아 있던 유신시절인 지난 77년에 대한민국의 판사를 지냈고,이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것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며 해명했다. 이날 경북지역 지구당 10여곳을 순방한 노 후보도 이 후보의 공세에 대해 “자살공격과 비슷하다.자해행위 아니냐.”며 차단을 시도한 뒤 “당내 경선은 본선에 내보낼 후보를 뽑는 것인 만큼 본선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며직접적 대응을 자제했다. 노 후보측은 이 후보측이 제기한 색깔,재산공세 등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이 지역에서 50% 이상의 압승을 자신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1500만년된 ‘남극물’ 채취 논란

    [오클랜드 AFP 연합]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간직한것으로 생각되는 남극 대륙의 한 호수를 탐사하려는 미국과학자들과 오염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는 생태론자들 간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남극점에서 1300㎞ 떨어진 곳에 있는 1만 4000㎢의 보스톡호수는 세계 최대의 호수들 가운데 하나다. 이 호수는 최소1500만년 전부터 4㎞ 깊이의 얼음 속에 갇혀 있다. 이 호수의 물은 최대 3500만년 동안이나 남극대륙 빙하의 엄청난압력을 받으며 빛과 공기로부터 차단되어 있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994년 당시 소련 남극기지 밑에서 발견된 이 호수에생명체가 존재한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이 호수가 희귀한 생명체 서식지로서,그 속에미생물이 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체 탐색을 위해 이 호수의 물을 표본채취하려는 계획을 세웠다.이들은 호수를 오염시키지 않고도 물 표본을 채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컬럼비아 대학 부설 라몽-더헐티 지구관측소의 로빈벨 연구원이 이끄는 일단의 과학자들은 유체역학상으로 볼때 호수 동쪽 변두리의 얼음층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찾는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생태학자들은, 호수에 구멍을 뚫을 경우 오염으로호수가 망가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환경보호론자들은 따라서 사람의 손이 닫지 않도록 호수를 그대로 내버려둬야한다며 탐사를 반대하고 있다.
  • 이만섭의장 헝가리 ‘대십자 훈장’

    헝가리를 방문중인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헝가리의반(反)소련 혁명과 독립전쟁에 기여한 ‘독특한 이력'을 인정받아 23일(현지시간) 최고영예의 ‘대십자 훈장'을 받았다. 훈장 수여는 이 의장이 1956년 연세대 재학당시 헝가리에서 반소련 독립전쟁이 발생하자 학도의용군을 조직,참전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헝가리 정부에 알려진데 따른 것. 페렌츠 마들 헝가리 대통령은 국회의사당에서 있은 훈장수여식에서 “비록 참전계획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헝가리인들의 반독재 투쟁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반세기 전의 일을 기억해 훈장을준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한국과 헝가리의 우호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헝가리 독립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당시 학도의용군을 조직,파병하는 문제를 국방부와 협의하던 중 국내 및 국제 정세가 여의치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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