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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볕정책만이 공산주의 변화시킨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하버드 대학에서 “햇볕정책만이 공산주의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강연을 갖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사람들의 심리적 변화와 문화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햇볕정책의 성공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 중인 6자회담도 햇볕정책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햇볕정책은 한국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 효력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소련과 동유럽의 민주화, 중국과 베트남의 변화를 사례로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망명 중이던 지난 1983년 하버드대 국제관계센터에서 1년간 공부했다. 이번 방문은 24년 만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영국 비밀첩보부의 살인면허소지자 007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낸 작가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이 5월로 다가왔다. 또한 이달은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본격 007 영화 <닥터 노>가 미국서 개봉된 지 45주년이 되는 달이다. 티베트 폭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8월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옛 소련·동구권을 붕괴시켰다는 주장이 있다. 생중계된 한국의 발전상에 자극받아 민중이 “공산주의 때문에 서유럽은 몰라도 한국보다 더 못살게 됐다”는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주요 언론이 다룬 이 말이 실감나는 것은 바로 그 때 나 자신 해외를 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올림픽 직후 경제 시찰단원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예컨대 산동성장과 요령성장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식사를 같이한 중국의 지식인들 입에서 한국에 대한 찬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었다. 나는 이후 비즈니스로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구소련 권에 수십 차례 왕래를 하였으며 아예 1995년부터 5년간 이들 나라에 주재하면서 합작투자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CEO를 한 경험이 있다. 1997년 우크라이나 키에브에 대우지역본사 사장으로 한창 근무할 때에는 러시아계 마피아가 나를 습격할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우리 대사관 정보담당 서기관의 주의를 받고 있었다. 마침 남아공에 주재하는 권 사장이 괴한이 쏜 흉탄에 맞아 목숨을 잃자 키에브 신문에 누군가가 이 기사를 크게 실었다. 나를 위협한 셈이었다. 나는 출퇴근길을 번갈아 바꿔가며 움직였고 항상 가스총을 호신용으로 차에 두고 다녔다. 대우자동차가 합작 투자한 ‘아우토자즈’사가 한국 승용차를 조립해 팔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중고차수입 마피아들이 수입이 크게 줄면서 판매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러시아 킬러들의 원정 지원을 받아 얼마든지 보복하는 일을 꾸밀 수 있는 입장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나는 우크라이나의 쿠츠마 대통령 산하 경제개발전략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었다. 그는 소련 시절 핵무기미사일제조 공장장 출신이었다. 나의 사업 파트너 중에는 소련 KGB출신도 몇몇 있었다. 당시 소련권의 기업가를 포함한 지식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흥미 있는 부분이 있었다. 소련의 붕괴에 007영화 시리즈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는 한탄이었다. 왜냐하면 소련인들도 소련이라는 국가조직과 소련 첩보원을 악당시 하는 그 영화들을 비디오로 즐겼다는 것이다. 007시리즈는 속속 영화화되어 전 세계에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다녔다. 그 원천인 제임스본드를 처음 등장시킨 소설 《카지노 로얄》을 출간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작가가 숨을 거두고 나서 2년 뒤인 1966년까지 1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해마다 한 권씩 007 시리즈를 소설로 출간하는 왕성한 작가활동을 하였다. 신문기자 경력은 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영국 해군 정보부장의 부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소설가로 변신, 약 10년간 혼자서 14권의 방대하고 복잡한 007 추리소설들과 다른 3권의 책을 줄기차게 출판해냈다는 데 그의 괴력이 있다. 그 후에 자료를 보니 적어도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는 작가가 사망한 후 다른 이가 써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것을 알았다. 1962년의 <닥터 노>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007영화 시리즈가 벌어들인 총 극장수입은 현재 시세로 111억 달러로서 한화로 치면 10조 원이 넘는다. 그밖에 비디오게임과 DVD, 유사소설의 홍수로 엄청난 부대수입을 올렸다. 007유사소설도 쏟아져 나와 그 수가 50편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007의 저주, ‘그가 찍으면 죽는다’ 제임스 본드의 적은 누구인가. 대표적인 인물의 하나가 블로펠드라는 악당이다. 그는 스펙터라는 NGO(민간기구)의 책임자로서 테러와 살인, 복수, 고문 등을 자행한다. 독일인과 그리스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인물로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공학을 전공한 인텔리로서 세계 슈퍼 파워를 이간질하여 야심을 성취하려 한다. 그는 6권의 본드 시리즈에 등장한다. 또 다른 악당이 닥터 노(노 박사)이다. 중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처음엔 공산 치하의 중국대륙 범죄조직 ‘통(堂)’의 재무부장이었다가 나중에 스펙터 테러조직의 간부가 된다. 소련의 정보부(KGB)나 소련 방첩부대인 스머시(SMERSH)와 협조하면서 영미의 정보조직에 대항하여 서방세계를 괴롭힌다. 소련 스머시의 멤버들도 직접 등장한다. 위장 간첩 골드핑거, 살인 여간첩 로자 클렙 대령, 부두교 교주를 겸한 악당 미스터 빅, 전쟁광 코스코브 장군, 남미의 마약조직 두목 산체즈, 매춘과 도박으로 007과 대결하는 르 시프르 등이다. 소련 KGB출신으로는 건당 백만 달러씩 받는 살인마 파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지진으로 붕괴시키려는 맥스 조린, 석유재벌의 상속녀와 미묘한 사랑에 빠지는 살인마 레너드 등. 제3의 부류로는 영국을 배신하고 소련으로 넘어간 알렉스, 중국과 영미의 전쟁을 유발하려는 언론 마피아 엘리엇 카버, 미소 간의 핵전쟁을 유도하려는 스트롬버그, 소련의 지원을 받아 핵미사일을 런던으로 겨냥하려는 휴고 드랙스, 마약 딜러이며 소련의 이중간첩인 CIA요원 크리스타토스, 소련의 전쟁광 올로브 장군과 짜고 서유럽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려는 아프간 출신 카말 칸, 아프간의 아편 밀수에 관여하는 친 소련 무기상 브래드 휘타커, 석유 파이프라인 폭파 음모의 여주인공 엘렉트라, 특수 무기로 휴전선을 무력화시키고 남한을 정복하려는 북한군 문 대령 등이다. 모두 광범위한 국제적 배경을 가진 첩보전의 악역들인데 그들은 소련은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등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와 도시, 동남아, 서인도의 자메이카, 이슬람 국가들, 나아가 북한 등을 거점으로 한다. 007영화 16편이 파상적으로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즈음 그 주술(呪術)이 통했음인가, 1990년 소련은 급기야 붕괴된다. 007의 무대로 아프간 소재가 뜨는가 하자 이번엔 아프간의 탈레반정권이 축출된다. 2008년 3월 6일 소련 KGB출신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며 악명을 날리던 세계 최대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1세)가 태국에서 체포되었다. 이제 크게 보아 007의 주적(主敵)은 테러 NGO의 잔당이 일부 남아 있으나 대상국가로는 북한이 남은 셈이다. 과연 북한은 ‘007의 저주’를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북한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바깥세상을 어느 정도로 보고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개막과 때맞춰 007 시리즈 제22탄인 <퀀텀 오브 솔러스>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결국 모스크바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11년 만에, 서울올림픽 이후 3년 만에 소련은 15개 공화국으로 해체되었다. 이제 남은 건 중국이 그 숱한 내분을 이겨내며 민주화로 가느냐, 이념고수에 머무느냐, 그것이 가장 궁금한 일이 되고 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적의 이데올로기 받아들여선 안돼”

    지난 2월 권좌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의장이 동생인 라울 정부의 개혁 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피델은 17일(현지시간)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한 ‘적의 이데올로기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라울 의장이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개혁 정책들을 처음으로 공개 비판했다. 피델은 50년간 장기집권해온 권력을 라울에게 물려주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관영매체 기고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피델은 “적의 이데올로기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이 하는 말에 조심해야 한다. 제국주의자들이 우리에게 강요했던 ‘특수한 시기’는 옛 소련의 붕괴에 이어 나타난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면서 “우리는 영웅적으로 저항했으며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피델이 언급한 ‘특수한 시기’는 소련 붕괴 이후 쿠바 경제의 버팀목이 되었던 경제원조가 끊기면서 일상생활 전반에서 물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을 일컫는다. 피델은 이어 쿠바가 직면했던 ‘특수한 시기’를 재연하지 않겠다는 목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사람들을 질책했다. 그는 개혁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하는 언사와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하라. 그리고 창피한 양보를 하지 마라.”고 충고했다. 라울 정부는 출범 이후 내국인의 호텔 출입, 휴대전화와 컴퓨터 구입 허용 등 상징적인 개혁조치를 취했다. 최근에는 국가 소유 주택에 장기 거주해온 임대자가 주택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자손에게 상속하는 것을 허용했다.멕시코시티 연합뉴스
  • [씨줄날줄] 혐오범죄단체/ 황성기 논설위원

    오슬로대 교수인 박노자는 ‘박노자의 만감일기’란 책에서 ‘러시아에 스킨헤드라는 망종이 생긴 까닭’을 세가지 정도 꼽고 있다. 구 소련 몰락 이후 러시아가 급격히 ‘우향우’한 점, 체첸 침략 등 소수 민족의 독립투쟁에 대한 가혹한 탄압, 파시즘이 소련식 사회주의보다 좋았다는 학교 교육. 고향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인 박노자는 자본화 물결 속에 퍼져가는 “히틀러가 레닌보다 나았다.”는 소시민들의 극우 분위기가 스킨헤드라는 러시아식 파시즘의 탄생을 키운 토양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러시아에서 지난 3개월간 스킨헤드족의 살인범죄는 41건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 증가했는데 희생자들은 비백인 러시아인이거나 구 소련의 아시아·아프리카계 이민자들었다. 이들 잔인무도한 스킨헤드에 의해 지난해 2월 한국인 유학생이 모스크바에서 살해됐는가 하면 2006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인이 러시아 청년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고 사망하기도 했다. 빡빡머리를 했다고 해서 붙여진 스킨헤드의 뿌리는 영국이다.1960년대 말 항만 청년노동자 계급의 하위문화를 이뤘다. 백인에 자메이카 출신 흑인들도 섞여 있었는데 처음부터 인종차별적 배타성과 폭력성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70년대 들어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유입되고 백인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분노한 이들이 백인우월주의로 포장한 극우의 지류를 형성하고 좌·우익을 아우르는 스킨헤드족이 유럽으로 증식해갔다. 경찰청이 ‘세계의 혐오 범죄단체 현황’이란 자료를 냈다. 스킨헤드를 비롯한 인종차별·혐오범죄 단체의 상징 문양을 일목요연하게 식별해 놓았다. 숫자로 구분 가능한 것도 있는데 가령 ‘88’은 신나치주의자들의 암어다. 편지의 인사말, 마무리말 혹은 이메일 주소의 일부로 쓰이는데 ‘하일 히틀러’의 약어인 HH의 알파벳 순서를 뜻한다. 한해 출입국자가 4000만명에 육박한다. 인종·혐오 범죄에 의한 한국인 피해도 늘어가고 있다. 경찰청이 이 책자를 550부만 돌렸다는데 홈페이지에 띄우면 해외여행자들의 경계심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100% 한국산 로켓의 꿈이 영글어간다

    100% 한국산 로켓의 꿈이 영글어간다

    |모스크바 박건형특파원|올 연말 남도에서 바이코누르의 감동이 재현된다.12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연구진과 러시아가 함께 개발한 최초의 발사체 ‘KSLV-1’(Korea Space Launch Vehicle-1)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된다.KSLV-1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9번째로 위성자력발사 능력을 갖춘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올 12월 나로우주센터서 발사 계획 KSLV-1은 상단부와 하단부로 나뉘어 각각 한국의 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의 ‘흐루니체프’사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맡은 KSLV-1의 상단부는 지난 4월초 개발이 완료돼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오는 7월 흐루니체프에서 지상시험용 로켓엔진(Ground Test Vehicle)을 인도받은 후 10월이면 비행용 엔진까지 도착한다. 이어 12월까지 테스트를 마치면 발사준비가 완료된다. 지난 9일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 백홍렬 항공우주연구원장 등 한국 대표단과 함께 러시아측 진행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모스크바 외곽에 자리잡은 흐루니체프사를 찾았다. 국영기업인 흐루니체프사 역시 러시아의 다른 우주관련 시설과 마찬가지로 방문 45일 이전에 명단을 통보해야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철저하게 통제되는 곳이다. 마중을 나온 흐루니체프사 블라디미르 네스체로프 사장 등 6명의 경영진은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공장 내부를 안내했지만, 계약금액 등 일부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간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네스체로프 사장은 공장견학에 앞서 “루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계약금액의 15% 정도를 손해보고 있다.”면서 “한국측이 이같은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국제 계약 관례상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이었지만 흐루니체프측은 절실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백 원장은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확정금액 계약이었고 항우연도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인 만큼 도움을 줄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장기적인 협력관계 구축으로 풀어가자.”면서 조심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한국과 러시아는 KSLV-1 사업을 추진하면서 달러로 계약을 맺었고, 이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는 한국 내에서 환차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 원장은 “현재 루블의 대달러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어 실제 러시아측의 손해는 15%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엔진기술 러시아가 극도 보안 지켜 흐루니체프사 공장은 바이코누르 및 모스크바 임무센터(MCC) 등 대부분의 러시아 우주시설과 마찬가지로 낮고 허름한 건물들로 이어져 있다. 본사 공장은 높이 40m에 길이는 무려 1.5㎞에 달하는 하나의 통건물로 이뤄져 있다. 흐루니체프측은 “본사 공장은 모스크바에서 단일 건물로는 가장 긴 규모”라며 “비슷한 규모의 공장이 러시아 전역에 걸쳐 몇 개 더 있다.”고 밝혔다. 공장 내부에는 라인 왼쪽에 KSLV-1호 관련 조립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심부에는 구소련의 우주정거장 미르 실물모형이 전시돼 있었다. 오른쪽에서는 흐루니체프의 차세대 로켓인 ‘앙가라’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러시아 모듈 ‘자르야’의 개량 모델, 대형 위성 발사체 ‘프로톤 M’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현재 제작 중인 ‘프로톤 M’은 인도에서 위성 발사를 위해 주문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액체 산소·수소 로켓이다.1965년부터 운용된 프로톤은 현재까지 300회 이상 발사됐으며 50회 이상 성공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놨다. 앙가라는 2010년쯤 첫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성공할 경우 1965년 이후 가장 획기적으로 발전한 로켓이 탄생하게 된다.KSLV-1 라인에는 가장 왼쪽에 검정색 연료 및 산화제 탱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가운데에는 지상시험용 로켓엔진(GTV), 오른쪽에는 연소시험용 하드웨어 로켓 상단부(페어링)를 조립 중이다.GTV 연료탱크는 발사 전 가득 채우면 130t 분량이 들어간다. GTV 로켓 엔진부분은 철저히 비공개로 조립된다. 공장 내부에서도 흰 천으로 둘러싸여 극히 일부 관계자만 접근할 수 있다. 수십m에 달하는 발사체 중, 로켓 엔진부분은 채 1m가 되지 않는다. 백 원장은 “한국이 로켓 발사체를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기 위해서는 저 엔진 부분이 관건”이라며 “엔진을 살 수만 있다면 우리도 그대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이 있지만, 핵심인 만큼 아무에게도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켓 엔진 부분은 흐루니체프도 자체 제작하지 않고, 자회사인 에네르고마시에서 공급받는다. 흐루니체프 관계자는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부분은 보다 확실한 보안을 위해 별도 자회사로 설립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흐루니체프측은 ISS에 추가하기 위해 제작 중인 ‘자르야’ 개량 모델에 한국측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정경택 과장은 “러시아측이 한국의 ISS 공동참여를 바라고 있지만, 이는 돈이 목적인 만큼 아직까지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면서 “일본이 ‘기보’ 모듈에 5조원을 투입했고, 앞으로 5조원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이같은 금액을 한국이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우주실험의 경우 얼마 안 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대행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은 이같은 방식을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tsch@seoul.co.kr ■용어클릭 ●KSLV-1 사업 ‘한국 기술력으로 한국 땅에서 로켓을 쏜다.’는 목표로 지난 2002년부터 추진됐다.2009년까지 502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한국의 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국영기업 흐루니체프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100㎏급 소형위성을 지구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올 12월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된다. 한국과 러시아 공동으로 발사체 시스템 설계가 이뤄졌으며 2단으로 구성된 로켓 중 상단은 한국에서, 하단부와 엔진은 흐루니체프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흐루니체프社 네스체로프 사장 인터뷰 “한국, 몇년내 우주강국 될 것” |모스크바 박건형특파원|“30여년간 우주개발 분야에 몸담은 사람의 입장에서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성장속도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주개발의 성장속도에 관한 올림픽 종목이 있다면, 한국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분명 금메달을 딸 겁니다. 이런 종목이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입니다.” 흐루니체프를 이끌고 있는 블라디미르 네스체로프(59) 사장은 모스크바 본사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몇 년 내에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의 위치에 오를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러 우주협력에서 흐루니체프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일정에 맞춰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1978년 러시아 연방우주군에 입대하면서 우주산업과 관련을 맺은 네스체로프 사장은 1992년부터 항공우주청에서 궤도 투입 및 지상인프라구축 담당 부국장과 국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11월 흐루니체프 사장으로 임명됐다. 러시아연방상과, 붉은 별, 조국발전상 메달을 수상한 러시아 우주산업 분야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네스체로프 사장은 “KSLV-1 사업은 한국의 첫 번째 발사체인 만큼 절대 실패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로켓 기술은 자동차나 항공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한 분야이고, 우리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나라도 첫 번째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쏜 사례가 없다.”면서 “한국이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흐루니체프사는 KSLV-1 사업에 흐루니체프사의 차세대 로켓인 ‘앙가라’ 기술이 일부 적용됐다는 점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앙가라의 하단부 1단은 KSLV-1 1단에 그대로 적용된다. 네스체로프 사장은 “올 연말 KSLV-1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인도나 중국 등 로켓에 관심을 갖고 있는 수많은 나라들이 앙가라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이는 흐루니체프가 1965년 프로톤을 개발한 이후 로켓 분야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itsch@seoul.co.kr ■흐루니체프는 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 주도 흐루니체프는 1916년 1차 세계대전 중 러시아가 항공우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루소-발트’ 공장이 모태다.1951년 발사체 설계를 전담하는 설계국 ‘살륫’이 설립됐고,1959년부터 1993년까지 대형로켓 ‘프로톤’과 우주정거장 ‘살륫’,‘미르’ 등을 제작하는 등 우주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1993년 ‘루소-발트’와 ‘살륫’을 합병해 흐루니체프가 설립됐고, 이후 유럽, 인도, 한국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즈베즈다 후속 모듈을 개발하는 등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프로톤의 개량 모델 ‘프로톤M’은 ISS로 가장 많은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으며 전세계 국가들의 위성 발사를 상당수 대행하고 있다. 반면 소유스호 개발사인 에네르기아사는 유인우주선 분야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분화돼 있다. 국영기업으로 요직은 모두 러시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러시아 전역에 걸쳐 367만 7000㎡(110만여평) 규모의 공장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15억달러, 직원수는 3만 5000명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이다.
  • [이소연씨 ISS 입성] 국제우주정거장은

    |모스크바 박건형특파원·서울 류지영기자|‘사람이 타고 있는 유일한 인공위성.’ 이소연씨가 10일 입성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난 1월29일 발사 10주년을 맞았다. 1998년 수명을 다한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의 뒤를 이어 제작된 ISS는 지금도 소유스 발사 때마다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되고 있다. 세계 16개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고,2010년 완공 때까지 들어가는 제작비가 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완성되면 길이 108m, 폭 74m, 높이 45m에 무게 460t이 된다. ISS는 당초 1984년 당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프리덤’이라는 우주정거장 계획을 밝히며 등장했다. 일본, 캐나다, 유럽 등 각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미항공우주국(NASA)은 1993년까지 10년 동안 설계도만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옛 소련이 무너지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운영하는 미르를 한 단계 발전시켜 ISS를 만드는 구상을 완성했다. 러시아어로 ‘평화’를 뜻하는 미르와 미국의 ‘프리덤’이 만나 우주공간에서 세계평화를 이루게 된 셈이다.ISS는 1998년 러시아가 쏘아올린 첫번째 모듈 ‘자르야’에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의 ‘유니티’ 모듈이 결합해 모양을 갖췄다. 이어 ‘즈베즈다’ 모듈이 결합됐는데, 바로 이소연씨가 우주에서 생활할 공간이다. 이씨는 8일간 ISS에 머물면서 초소형 세포배양기인 ‘바이오트론 MBR’를 이용해 다양한 생명공학 실험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숨쉬는 것조차 쉽지 않은 무중력 공간. 이씨는 최소한의 생활만이 가능한 ISS 내부에서 물을 전기분해해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발생기에 의지해 호흡한다. 식사는 방사선으로 살균처리 후 동결 건조시킨 우주 식품으로 해결한다. 세면과 용변은 가장 관심을 많이 끄는 대목이다. 중력이 없기 때문에 물을 사용한 세면과 용변은 불가능하다. 지상에서 준비해 온 물수건으로 몸을 닦는 정도로 세면을 대신한다. 용변 역시 진공청소기 형태의 특수 장비를 활용한다. 대신 옷은 3일에 한번 꼴로 갈아 입는다. 벗어 놓은 옷은 쓰레기와 함께 보관하다가 지구 귀환시 대기권에서 외부로 배출해 공기 마찰열로 소각한다 kitsch@seoul.co.kr
  • [오늘의 눈] 황야에서 우주를 꿈꾸다/박건형 미래생활부 기자

    [오늘의 눈] 황야에서 우주를 꿈꾸다/박건형 미래생활부 기자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을 지켜보기 위해 찾은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는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 자리잡고 있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데도 좀처럼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풀들은 황토사막에 묻혀 존재조차 확인키 어렵다. 바이코누르는 ‘역사의 도시’다.1957년 10월4일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됐고,1961년 4월12일에는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호를 타고 우주를 다녀왔던 곳이다. 도시 곳곳마다 스푸트니크 1호의 모형을 비롯해 각종 우주선과 로켓이 전시돼 있다. 건물 벽엔 가가린과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슈코바의 대형 벽화가 걸려 있다. 언제 우주를 호령했느냐는 듯 지금은 매우 낡고 녹슬었지만, 한때 옛 소련인의 꿈과 영화를 안고 날아올랐던 위엄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50년 가까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지 않아 조금은 퀴퀴한 냄새를 풍기지만, 바이코누르는 여전히 진행 중인 ‘미래의 도시’였다. 해마다 두차례 이상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소유스호가 발사되고, 수많은 우주인들이 탄생한다. 우주왕복선의 잇단 실패로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우주산업이 침체기를 맞은 것과 대조적이다. 가가린은 바이코누르를 출발하기 전날 밤 서부영화 ‘사막의 흰 태양’을 관람했다고 한다. 광활한 서부를 호령하던 카우보이를 보면서 미지의 우주로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느꼈는지 모른다. 러시아인의 자랑인 바이코누르는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두고두고 기억될 역사의 한 장소가 됐다.“대한민국과 함께 우주로 가겠다.”고 했던 이소연씨의 다짐과 함께 말이다. 대한민국의 우주개척시대는 이제 시작이다.40년 이상 늦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40년은 우주를 개척하기에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고, 우리가 알아가야 할 우주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에서 박건형 미래생활부 기자 kitsch@seoul.co.kr
  • “소연은 이해력 빠른 친구… 임무 완수할 것”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 박건형특파원| “일흔이 넘었는데도 발사장에 들어서면 여전히 마음이 설렌다.45년 전 우주선에 오르던 때의 느낌이 생생하다.”세계 최초 여성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슈코바(72)는 8일 저녁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호가 발사된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씨는 적극적이고 이해력이 빠른 친구여서 분명히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1963년 우주서 외친 “나는 갈매기”테레슈코바는 1962년 옛 소련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당시 그는 낙하산을 즐기던 25세의 방직공장 직원이었다. 이듬해 6월 보스토크6호에 탑승한 그는 지구를 71시간 동안 48회 돌았고, 이는 당시 미국의 총 우주비행기록보다 긴 시간이었다. 그가 우주에서 외친 호출명 ‘야 차이카(나는 갈매기)’는 소련과 우주경쟁을 펼쳤던 미국의 기를 꺾어 놓기에 충분했다. 테레슈코바는 이소연씨가 가장 존경하는 우주인이다. 이씨는 훈련과정에서 보낸 우주인 일기를 통해 “테레슈코바의 생일에는 대대적인 축하행사가 열리고, 참석한 가수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할 정도로 그는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라며 “제가 훈련을 받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관계자들에게 도와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에서 여유와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테레슈코바는 우주인에게서 선장과, 엔지니어, 우주실험전문가라는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에서 맡은 임무를 완수한다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닌다.”면서 “이씨가 그만의 우주 역사를 세우고, 한국 항공과학기술분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가 젊다는 것은 한국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기회 닿으면 화성에 가보고 싶어”이날 저녁 소유스호의 발사와 동시에 땅이 흔들리자 테레슈코바는 “소연, 꼭 잡고 무사히 떠나! 널 위해 기도할게!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거야.”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우주선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고, 소연이가 무사히 임무를 마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테레슈코바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회가 닿으면 꼭 화성에 가보고 싶다.”며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했다.kitsch@seoul.co.kr
  • [대한민국, 우주를 품다] 120m 불기둥·지축 울린 굉음… ’숨죽인 10분’

    [대한민국, 우주를 품다] 120m 불기둥·지축 울린 굉음… ’숨죽인 10분’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 박건형특파원|8일 저녁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30)씨가 탑승한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가 발사되기 직전 바이코누르기지 발사대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러시아 연방우주청 관계자와 한국 참관단, 전 세계 취재진 등 500여명이 운집한 기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오후 8시16분39초(한국시간), 마침내 로켓이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검붉은 불기둥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발사 충격에 따른 진동은 관측소까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화염의 길이는 120m, 온도는 섭씨 3000도에 달했다.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던 참관단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 우주과학의 역사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에서 새롭게 열리는 순간이었다. ●고산씨 “소연이는 잘할 것” 바이코누르기지에서 우주를 향한 딸의 성공 여정을 기원한 아버지 이길수(60), 어머니 정금순(59)씨는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끝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던 정씨는 발사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씨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소유스호를 끝까지 지켜보다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간신히 관람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아버지 이씨는 “소연이가 잘하고 돌아오리라고 믿는다.”며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탄생한 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예비 우주인인 고산(32)씨도 어머니와 여자친구, 여동생과 함께 현장에서 이씨와 볼코프 선장 등 소유스 우주선 탑승자의 성공적인 귀환을 빌었다. 고씨는 현장의 한국 참관단과 함께 발사 장면을 보던 도중 “날씨가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다.”며 “소유스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만큼 소연이가 잘하고 귀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우주기지 측은 발사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5분 단위로 방송했으나 발사 시각 1분 전인 8시15분쯤부터는 방송을 중단했다.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통제센터에서 발사버튼을 누르거나 10초 전부터 초 단위로 카운트다운을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이씨의 주치의로 마지막 탑승 순간까지 지켜본 정기영 대령은 “이소연씨가 얼마 전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대령은 “일반인에게는 문제도 되지 않는 정도였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C를 포함한 처방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최종 의학점검에서 혈압 110-64, 분당 65회의 맥박과 15회의 호흡수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이날 오전 체내 음식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장을 한 이씨는 전신소독을 마치고 에네르기아사로 이동했다. 이어 다시 옷을 갈아입은 후 기저귀를 차고 소콜 우주복을 착용했다. ●NASA “세계 최연소 여성우주인 탄생” 한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소유스 우주선의 발사 장면과 비행 중인 실내 모습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면서 “우주과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의 연구원이 세계 최연소 여성 우주인 자격으로 소유스에 탑승했다.”고 이씨를 소개했다.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가가린 우주센터 내에서 인기를 모았던 이씨는 발사 순간의 긴장감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주선 캡슐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 이씨는 “전 세계로 중계되는 화면을 통해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메시지를 띄울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19일 지구 귀환 이후 기지까지의 수송을 담당할 책임자에게 해치를 여는 순간 자신이 미리 지정한 음식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출발 전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전하는 한마디로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함께 우주로 갑니다.”라고 외쳤다. 러시아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씨와 함께 탑승하는 소유스호 선장 세르게이 볼코프에게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세계 최초 부자 우주인 탄생 볼코프의 아버지는 1991년 옛 소련 우주정거장 미르호에서 장기간 유영했던 알렉산드로 볼코프. 아버지 볼코프는 옛 소련의 마지막 우주인으로 우주정거장에서 귀환할 때는 소련이 해체돼 국적이 러시아인으로 바뀐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날 소유스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볼코프 부자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부자 우주비행사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아들 볼코프는 10년 전 가가린우주센터에 입소해 꾸준히 예비우주인으로 훈련을 받아왔으며 우주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kitsch@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4) 증산도 상생문화硏 빅토르 앗크닌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4) 증산도 상생문화硏 빅토르 앗크닌

    대전시 중구 선화동의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는 민족종교 증산도 사상의 학술적인 정리와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증산도의 대뇌격 기관. 외국인 3명을 포함한 25명의 연구원이 크고 작은 모임과 세미나를 이어가며 증산도 사상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곳에서 증산도 도전(道典)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막바지 작업에 매달려 있는 캐나다 국적의 연구원 빅토르 앗크닌(56). 옛소련 하카스 자치주의 원주민 출신으로 한국의 소수종교 증산도와 한국문화를 러시아에 알리기 위한 첨병 역할을 4년째 맡고 있는 유별난 언어학자이자 문화 호사가이다. ● 옛 소련 하카스 자치주 원주민 출신 증산도 도전을 양손에 든 채 1층 자료실에서 객을 맞은 빅토르 앗크닌은 외국인이라기보다는 한국인에 아주 가까운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연구소 주변에 흐드러진 봄꽃만큼이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손을 내민 앗크닌은 능숙한 한국어로 증산도의 요체를 펼쳐놓았다. 시베리아 아래 크라스노얄스크 남쪽, 인구 12만명의 작은 도시 아바칸에서 홀어머니 슬하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옛소련 자치주의 원주민이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 한국의 소수종교 증산도, 아니 한국문화에 깊숙이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증산도에 입도(入道)하면 그 순간부터 증산도에 매몰될 수밖에 없지요. 순수하게 증산도를 보기 위해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증산도를 웬만한 증산도 도인들보다 더 잘 알고 깊숙이 빠져 있지만 오염되지 않은 증산도를 파고들기 위해 ‘비신자´로 머물러 있다는 앗크닌. 그는 자치주 원주민이란, 이른바 출신성분 때문에 적지않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던 지난날을 넌지시 들춰낸다. 레닌그라드대(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역사학부에 다니던 형이 “언어에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레닌그라드대 외국어학부를 지원해 보라.”고 권유해 고교 졸업을 2년 앞두고 레닌그라드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뜻을 간곡하게 담은 편지를 직접 썼다고 한다. 모국어와 가까운 터키어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입학연도엔 터키어과 모집이 없어 대신 일어과를 지원했는데 그만 낙방하고 말았다. “레닌그라드대 일어과는 최상의 출신성분에 최고 점수를 맞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자치주 소수민족의 애환을 처음 알았지요.” 결국 차선의 선택으로 ‘조선어학과´에 들어간 게 사실상 한국과 맺은 인연이라면 첫 인연이다. 대학 재학시절 소련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적국 수준. 졸업을 해도 마땅히 할 일이 없을 만큼 조선어학과 학생들은 찬밥신세였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어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조선 역사와 문학, 민속학, 종교까지 파고들었으니 ‘한국학´을 제대로 공부한 셈이다. 레닌그라드대 재학중 북한의 김일성대학에 유학해 중세 조선어사와 문법, 역사도 배웠다. 레닌그라드대에서 조선어부터 시작해 영어, 중국어, 일어를 배웠고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석사과정을 하면서 러시아어, 독일어, 만주어, 몽골어, 에벵키어, 타타르어를 더해 자유롭게 구사하는 언어가 무려 11개 국어나 된다. “대학 시절, 그때만 해도 ‘결코 갈 수 없는 나라´였던 남한에서 직접 들어온 책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신문이나 TV에서도 한국과 관련해 좋은 쪽 이야기들은 아예 보거나 들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 생애 처음 본 한국인 고송무씨와 교유… 한국공부 힘써 1970년대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고송무(1947∼1993)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남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고송무는 중앙아시아에서 한인들을 연구하는 데 몸 바쳐 ‘고려인 연구분야의 선구자´로 통하는 인물. 당시 헬싱키국립대 한국어 교수였던 고송무와 교유하면서 얻은 국어사전이며 잡지들을 몰래 갖고 삼엄한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 진땀을 얼마나 흘렸을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 갔고 1985년부터는 유럽한국학협회 회원 자격으로 한국학 관련 학과가 설치된 유럽의 대학들을 돌며 논문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1990년 한·소 수교가 됐지만 여전히 소련에선 한국 관련 책이며 문헌들을 보기란 수월치 않았다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한국어문화센터 부소장으로 일한 지 6년쯤 됐을까. 우연히 접한 증산도 사상서 ‘이것이 개벽이다´ 요약집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한다. “종교·사상서에 앞서 한국의 문화와 고대역사, 철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책이었어요. 러시아를 비롯해 서양인들에겐 생소한 후천(後天)이며 개벽, 원시반본(原始返本) 사상이 눈에 쏙 들었습니다.” 1년에 걸쳐 요약집을 러시아어로 모두 번역해 놓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수교 이듬해부터 수년간 학술진흥재단과 대학들의 초청으로 무려 15차례나 한국을 다녀갔다고 한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겪은 인생의 첫 좌절 기억에 얹혀, 탈이데올로기를 앞세운 페레스트로이카(개혁)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소련의 현실에 불만이 컸던 것 같다. 결국 2000년 소련 생활을 정리하고 캐나다 이민을 택했다. “이민 후 본격적으로 러시아 문화와 한국 문화의 관계에 집착하게 됐지요. 옛소련 자치주였던 터키계 저의 모국 언어와 한국어는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샤머니즘의 상관성도 아주 많고요.” 한국·캐나다 문인협회에 들어가 러시아와 한국의 시문학들을 서로 비교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자신을 애타게 수소문한 증산도측이 증산도 도전의 러시아어 번역을 의뢰해온 데 선뜻 응했고 4년째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증산도 도전의 러시아판은 영어, 일어, 중국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 등 6개 언어 번역에 이은 마지막 번역작업.900쪽 분량으로 번역되어 ‘러시아판 도전´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마지막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증산도와 인연이 돼서 지금 한국에 몸을 두고 있지만 따져보면 먼 옛날부터 한국에 오도록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문화의 많은 부분을 담고 있는 증산도 도전을 러시아인들에게 알리는 기수 역할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 틈만 나면 사찰·박물관 등 찾아다녀 ‘우주 순환의 큰 판 짜기´, 증산도에서 흔히 말하는 도수(度數)를 인용해 자신의 한국 살이를 “내 뜻이 아닌, 누군가가 정해놓은 길”로 받아들인다는 앗크닌. 틈만 나면 훌쩍 떠나 사찰이나 박물관 등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구석구석을 뒤진다. 한국인을 닮은 생김새 때문인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고국에 돌아온 한국인”으로 보아주는 게 재미있고 반갑단다. “서양의 시간관이 직선적이라면 동양의 시간관은 순환성이 아주 강합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근본과 뿌리를 찾자는 원시반본도 결국 동양의 순환적인 시간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은 부쩍 천도교며 원불교 같은 한국의 다른 민족종교들을 비교하는 데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 서두는 게 큰 흠인 것 같아요. 뿌리와 근본을 찾아가는 원시반본이 중요하지만 천천히 나를 돌아보는 느림의 원시반본이야말로 지금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요. 내가 한국에 사는 것도 그 길을 찾기 위한 작업인 것 같아요.” 글 사진 대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빅토르 앗크닌 ●1952년 옛소련 하카스 자치주 아바칸 출생 ●1973∼1974년 김일성대학 유학 ●1975년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 동양학부 조선어과 졸업 ●1980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석사 ●1980∼2000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연구원 ●1991∼200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한국어 문화센터 부소장 ●2000년 캐나다 이민 ●2002∼2004년 한국·캐나다 문인협회 회원 ●2004년∼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 증산도 도전 러시아어 번역
  • 러 언론 “세계최초 女우주인, 이소연 만나 눈물”

    러 언론 “세계최초 女우주인, 이소연 만나 눈물”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눈물로 이소연 배웅”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우주선에 탑승했던 구 소련 출신 발렌티나 테레시코바(Valentina Tereshkova)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kommersant.com)는 테리시코바가 이소연씨를 만난 일을 ‘세계 최초의 여성우주인이 한국 최초의 여성우주인을 눈물로 배웅했다.’(World’s First Spacewoman Saw Off First Spacewoman of South Korea In Tears)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신문은 “테레시코바는 이소연을 만난 후 ‘건강해 보였다’는 인상을 밝히면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러시아연방우주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우주국의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국장은 테레시코바에게 이소연을 ‘한국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라고 소개했다.”고 밝혔다. 테레시코바는 1963년 6월 우주선 보스토크6호를 타고 약 71시간 동안 지구를 48바퀴 돌고 귀환한 세계최초의 여성우주인. 우주선 탑승자로 선발됐던 당시 그녀는 취미로 낙하산을 즐기며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24세의 여성이었다. 한편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이 씨가 탑승한 소유스 우주선의 발사 장면과 비행중인 실내 모습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했다. 그러나 NASA는 홈페이지와 데일리 리포트에서 이 씨를 정식 우주 임무에는 참여하지 않는 ‘우주비행 참가자’(SFP-spaceflight participant)로 표기하면서 이 씨의 소유스호 탑승이 한국과 러시아의 상업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코메르산트 인터넷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한국 우주의 꿈, 하늘 높이 날아라

    2008년 4월8일 오후 8시16분 27초.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소연씨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상공을 향해 힘차게 솟아 오른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국가가 된다. 대한민국의 우주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260억원이 투입된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사업은 ‘전시행정’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후보 선발에서부터 우주선 발사까지 모든 과정이 중계되면서 우주인 이벤트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최초 우주인의 탄생은 우주에 대한 도전과 탐험의 출발점으로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 소련, 유럽연합, 일본 등 강대국들은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우주기술 개발에 국운을 걸고 달려들었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가세하면서 우주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우주인 배출사업의 성공을 계기로 우주개발의 국제적 동반자로서 한국의 능력을 대외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는 개척하는 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우주인 배출사업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려면 체계적인 우주개발 전략을 세워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이번에는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가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개발한 유인우주선을 타고 제2, 제3의 이소연씨가 우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씨의 성공적인 임무완수와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 인터넷 WWW시대 가고 그리드시대 온다

    인터넷 세계에서 월드와이드웹(WWW)시대가 지고 그리드(grid)시대가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과학자들이 개발한 그리드 시스템은 WWW보다 1만배나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인터넷 세상을 혁명적으로 만들 이 시스템이 일반에 보급되면 기존 인터넷은 구식으로 전락하여 설자리를 잃게 된다. 7일 영국 온라인신문인 텔레그래프는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가 올 여름 가동에 들어갈 세계 최대 핵 입자가속기(LHC)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그리드 시스템은 분산된 컴퓨팅 자원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모아 활용한다는 개념으로 작업 속도를 무한정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실생활에 응용하면 영화나 음악도 몇 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으며 화면정지 현상도 없어지게 된다. 또한 수십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실시간 온라인 게임과 일반전화 요금 수준의 고화질 영상통화도 가능해 ‘정보 혁명’이 예상된다. 그리드 프로젝트의 선두 주자인 영국 글래스고대 물리학과 데이비드 브리턴 교수는 “이 시스템으로 미래 세대는 구세대가 상상하지 못할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의 산실인 미 고등연구기획국(DARPA)이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옛소련과의 우주경쟁에서 뒤진 미국이 1958년 그 맞불작전으로 만든 기관으로 군사기술 개발이 주목적이었지만 인터넷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컴퓨터용 마우스 개발을 이끌어냈다. 인류생활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한 ‘아이디어 공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직원 240명 가운데 절반이 연구 기획자인 DARPA는 양방향 동시통역장치와 신경계에 연결돼 진짜 팔처럼 쓸 수 있는 의수 개발에 지금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한국우주시대 열린다 D-5] 40여년 우주역사의 산실

    “이곳이 우주탐사를 실현하기 위한 관문이 맞는지 의문이 들 만큼 볼품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모든 건물과 시설이 오래되고 낡았다.” 이소연씨가 지난해 3월 가가린 우주센터를 처음 보고난 뒤 밝힌 소감이다. 가가린 센터는 최첨단 시설이 아니다. 긴 세월에 걸쳐 조금씩 시설을 늘린 것 외에 40여년간 기본적인 토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비행 및 사전비행 훈련을 위한 시스템은 빠짐없이 보유하고 있다. 수중훈련시설과 중력사속도 훈련시설, 천문관, 고·저압실, 우주유영 훈련시설, 생물의학 평가시설, 이론 및 기술 훈련시설 등 우주선의 발사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 내 활동을 거쳐 귀환할 때까지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고산씨는 “훈련을 받을수록 러시아 우주과학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곳에서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소연, 고산 두 우주인이 지난 1년간 훈련을 받은 가가린 우주센터는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40㎞ 떨어진 즈뵤즈드니 고로도크(스타시티)에 위치하고 있다. 가가린 센터의 역사는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련 정부는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주비행사 전문 양성기관을 설립키로 결정했다. 옛 소련은 이듬해 이 센터를 세계 최초로 108분간 우주비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 가가린 훈련센터로 명명했다. 지금까지 33개 국가에서 420명 이상이 훈련을 받았고, 러시아 및 옛 소련 100여명을 비롯해 총 230여명의 우주인이 배출됐다. 특히 미국 우주인 90여명을 배출한 것은 가가린 우주센터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2001년 4월 인류 최초의 우주관광객인 미국인 티토를 비롯, 두번째 셔틀워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세번째 올센(미국) 역시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오는 8일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모스크바 남동쪽 약 2100㎞ 지점에 있다. 바이코누르는 인구 5만 5000명의 카자흐스탄 영토이지만 러시아가 임대사용하고 있다. 유인우주선과 위성 발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기지는 총면적 6716㎢로 로켓 발사를 위한 9개의 발사단지와 15개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부시-푸틴 화해냐 대립이냐

    부시-푸틴 화해냐 대립이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개막됐다. 26개 회원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세계 지도자 50여명이 참석,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조지 부시(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다. 동유럽 미사일방어(MD), 나토 회원국 확대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립을 벌여온 두 정상이 고별 외교무대(푸틴은 5월7일, 부시는 내년 1월 퇴임)나 다름없는 이번 만남에서 극적인 화합의 물꼬를 틀지, 되레 갈등의 골을 깊게 할지가 최대 관심거리이다.4일 정상회의 폐막 이후 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두 정상간 회담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단 긍정적인 조짐이 크렘린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2일 푸틴이 정상회의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 대신 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발언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기관지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정치적 충돌은 없을 것이며 양국간 의견 차이가 있지만 대치 국면을 피할 희망은 있다.”고 전했다. 푸틴은 회의 마지막날인 4일 연설할 예정이다. AP 등 외신들은 부시와 푸틴이 6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전략적인 틀’에 관한 공동문서에 조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이 MD문제에 대해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최종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이 MD시설을 한정적으로 이용하고 러시아가 제안한 아제르바이잔의 공동이용 등을 수용한 양보안을 제시했으며,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양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외견상 두 정상은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MD는 이란의 핵미사일 공격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옛 소련 치하에 있던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후보국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해 미국 정부의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MD계획과 나토 회원국 확대가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맞서왔다. 나토 회원국 확대는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와 동유럽 회원국들은 두 나라의 후보국 가입을 지지하는 반면, 독일과 프랑스 등 서유럽 회원국들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스탈린 치하때 정치 희생 한인 인명록 8년만에 완간

    옛소련 시절 스탈린 치하에서 처형된 한인 인명록 전 10권이 완간됐다. 항일운동가의 딸 스베틀라나 구(70)가 지난 1995년 자료 수집에 나선 지 13년 만이자 2000년 1권이 나온 지 8년 만이다.‘소련에서 정치탄압 희생자들-고려인(1934∼1938)’이란 제목의 이 러시아판 책에는 스탈린 압제시절 간첩 혐의로 체포돼 처형된 총 6500여명의 이름이 처형 일자, 장소 등과 함께 실렸다.1937년 연해주 지역 고려인 17만 1000여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될 무렵 희생된 인사들은 물론 1924년부터 1953년까지 정치적으로 희생된 한인들이 망라돼 있다. 관련 사진들과 일부 수인들이 처형되기 전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 등도 수록됐다. 스베틀라나는 러시아 민간단체와 러시아 역사도서관에서 자료 대조작업을 한 뒤 컴퓨터에 일일이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모스크바 연합뉴스
  • [北 서해 미사일 발사] 사거리 46㎞ 함대함 미사일

    북한이 28일 오전 서해상에서 발사한 스틱스(Styx)는 유도탄고속정에 장착된 사거리 46㎞의 옛 소련제 함대함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북한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40여척의 유도탄정에 장착된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1959년 일선에 배치됐으며 북한의 오사(150t)급 유도탄정에 2∼4기씩 장착돼 있고 북한과 러시아, 쿠바, 터키 등 20여개 국가가 보유하고 있다. 길이 6.6m, 직경 0.8m, 날개폭 2.4m, 탄두중량 400㎏의 무인 비행체로 자동 비행한다. 개량된 C형은 사거리가 80㎞에 이른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2연장(連裝) 발사장치에 의해서 약 24㎞ 내의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북한 해군은 1999년 연평해전 때는 지대함 미사일인 실크웜과 함께 스틱스 미사일도 발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 때도 한·미 해군은 북한의 스틱스 미사일을 의식해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 해군은 스틱스 미사일 3발로 이스라엘의 5000t급 구축함을 격침해 서방 세계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스틱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일곱 바퀴 돌아 흐르는 강 또는 강의 여신 이름으로, 티탄 족(族)의 팔라스와 혼인해 젤로스(경쟁), 니케(승리), 크라토스(위력), 비아(폭력)를 낳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혁명의 시간/알렉산더 라비노비치 지음

    한국 근현대사와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일제강점기 러시아에까지 흘러 들어간 조선인들은 일본의 시베리아 침공 소식을 듣자마자 내전 초기부터 볼셰비키 편에서 반혁명에 맞서 싸웠다.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은 볼셰비키 당원이었고, 레닌에게 받은 권총을 평생 소중히 간직했다.1980년대 젊은이들은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는 이론적 틀로서 러시아혁명을 숨어서 공부했다. 인연의 깊이에 비해 러시아혁명은 우리에게 오랜 기간 금기어였다. 특히 볼셰비키 ‘10월 혁명’에 초점을 맞춘 국내 연구서는 번역서조차 흔치 않았다. 근래에 번역된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과 트로츠키의 ‘러시아 혁명사’가 명저로 꼽히나, 전자는 혁명의 현장을 기록한 저널리스트의 르포르타주 성격이, 후자는 혁명 주체가 쓴 혁명옹호 성격이 강한 글로 엄정한 학술서와는 거리가 있다. ‘혁명의 시간’(알렉산더 라비노비치 지음, 류한수 옮김, 교양인 펴냄)은 박진감 넘치는 르포 형식을 띠면서도 객관적 사료에 기반한 학술서란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미국 인디애나대 역사학과 명예교수인 알렉산더 라비노비치가 냉전의 절정기인 1976년에 쓴 이 책은 ‘10월 혁명’을 ‘볼셰비키로 대표되는 극소수 무자비한 혁명가들의 권력 탈취 쿠데타’로 규정해온 서구 역사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대담한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혁명의 성공요인을 대중의 요구를 민감하게 포착한 볼셰비키의 현실 인식과 토론과 논쟁이 거침없이 이뤄진 볼셰비키 내부의 민주적 논의구조에서 찾는다. 이는 볼셰비키 집권요인을 당의 권위적 위계에서 찾는 서구 학계와 레닌의 탁월한 지도력을 강조하는 구 소련의 관점을 모두 뒤집는 해석이다. 볼셰비키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러시아인 집안 출신인 저자는 혁명 당시의 신문기사와 관련 문서, 회고록 등 1차 사료들을 광범위하게 활용해 ‘10월 혁명’의 성공 요인을 재규명했다. 그의 학설은 이후 서구 학계가 러시아 혁명을 재평가하게 만든 계기가 됐고,70년대 보수적 역사해석에 반발해 등장한 수정주의적 관점을 형성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구 소련 비밀문서 해제 후 수정주의가 도전받고 있는 지금도 저자는 “새로운 자료가 내 분석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지만 결론까지 바꾸지는 못했다.”고 주장한다.2만 9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러시아 메드베데프 ‘나토확장’ 경고

    “옛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신규가입은 유럽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나토의 확장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다음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가입승인을 저지하려는 압박 제스처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메드베데프는 25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에 가입하려는) 상황은 불만족스럽다.”면서 “이런 상황이 현재 유럽안보에 극도의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국가도 자신이 속하지 않은 군사 블록이 국경선 근처로 다가오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말 나토 가입의 전단계인 ‘회원국 행동 계획(MAP)’ 가입 신청서를 나토에 제출했다. 다음주에 나토 정상회담에서 MAP 가입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12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자국영토안에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할 경우 핵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일요영화] 제9중대

    [일요영화] 제9중대

    ●제9중대(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40분)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배경으로 신병들의 입대과정부터 신병훈련소를 거쳐 전쟁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전쟁영화. 아프가니스탄의 자르단 3234고지에서 벌어진 실화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러시아 최초로 특정 분쟁사건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9년째인 1988년. 미술학도, 결혼한 지 하루밖에 안 된 새 신랑, 어린 딸이 있는 가장…. 각각의 사연을 가진 젊은이들이 입영열차에 몸을 싣는다. 훈련소를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견디며 끔찍한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은 조금씩 전사로 성장해 나간다. 마침내 3개월의 지옥훈련이 끝나고 젊은 병사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수송기에 몸을 싣는다. 역사상 그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다는 아프가니스탄. 시체라도 성하면 다행이라는 이곳에 투입되는 신병들은 복무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고참병들과 인사를 주고받는다. 오랜 전투에서 자신을 지켜줬다는 부적을 같은 고향 출신의 신병에게 남겨주고 귀국길에 오른 고참이 탑승한 수송기는 이륙과 동시에 피격을 당해 비상착륙 도중에 불덩이가 되어 버린다. 이를 지켜보는 신병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고, 이들 중 일부는 자르단 3234고지에 있는 훈련소의 악질 교관이 몸담았다는 9중대에 배속된다. 삶과 죽음이 일상처럼 돼버린 아프가니스탄 산간마을에서 게릴라 무자헤딘과 총알세례를 주고받던 어느 날, 외부와의 교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게릴라들의 공세가 시작된다. 지난 2005년 러시아에서 개봉해 흥행 신기록을 세운 영화는 완고한 부대장과 세상 물정 모르는 신병, 갓 부임한 신부, 예민한 예술가 등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할리우드 전쟁영화의 통쾌함을 기대한다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쟁의 허무함과 참상을 감동적으로 표현하는 러시아 영화 특유의 정서를 발견할 수 있다. 제9중대장으로 직접 출연한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은 ‘전쟁과 평화’로 유명한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아들이다. 슈테판 미하일코프와 예술영화 그룹을 설립하고 뉴스 앵커와 CF 및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일하기도 한 그는 ‘스탈린그라드’(1989),‘중재인’(1992),‘동작 중’(2002) 등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139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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