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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러 정상회담 울란우데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베리아 동부의 부랴트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구 약 40만명인 울란우데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세계 최장 철도인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주요 중간 기착지일 뿐 아니라 몽골횡단철도가 갈라지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몽골횡단철도는 울란우데에서 출발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거쳐 중국 베이징까지 이어진다. 김 국방위원장이 특별열차편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통의 요지라는 것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전문가인 이동규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박사에 따르면 울란우데는 옛 소련 시절부터 몽골과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특성 때문에 군사 밀집지역으로 묶여 있어서 21세기 들어서야 개방됐다. 하지만 풍부한 지하자원과 발달된 군수산업 때문에 향후 경제협력의 여지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울란우데의 한 군부대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하고 있다. 아울러 울란우데 인근 아르샨도 회담 후보지로 거론된다. 험준한 산에 위치한 온천지역인 아르샨에는 옛 소련 시절부터 소련 공산당 고위 당간부들이 애용하던 전용 휴양소가 있다.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보안 유지에 유리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김정일, 내일 울란우데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북·러 모스크바 선언 10주년을 맞아 이뤄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10년 전보다 이동거리는 절반 이하로, 방문 일정은 3분의1로 크게 줄었다. 2001년 7~8월 방러 당시에는 24일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1만 8000㎞의 대장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산과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는 23일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70세의 고령인 데다, 2008년 뇌졸중 발병으로 인한 건강문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일 낮 1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하산역에 도착한 김 국방위원장은 트레이드마크인 인민복을 입고 옅은 미소를 띠며 환영 나온 러시아 관리들을 반겼다.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인 빅토르 이샤예프와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주 주지사 등이 열차 안으로 들어가 김 국방위원장을 영접하고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의 풍경이 그려진 옛 소련 시절 그림을 선물했다. 이후 김 국방위원장은 곧바로 북상, 21일 오전 4시 하바롭스크역으로 들어가 30분간 머물다 떠났다. 현지 경찰은 “열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바롭스크를 떠난 지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국방위원장은 아무르주 노보브레이스크 마을의 부레야 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열차에서 내리자 현지 여성들은 환대의 뜻을 담은 ‘소금과 빵’을 건넸다. 역사에서 5분간 환영을 받은 김 국방위원장은 특별열차에 싣고 온 방탄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부레야 역에서 80㎞ 떨어진 수력발전소를 찾았다. 당초 김 국방위원장이 이곳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에너지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 국방위원장은 오후 4시 다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정상회담이 예정된 울란우데로 향했다. 2001년 방러 당시 김 국방위원장은 러시아 전역을 열차로 돌아본 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친선 강화를 골자로 하는 북·러 모스크바선언을 채택했다. 2002년 8월 20~24일에도 푸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 현지에서 진행 중인 경제정책을 학습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19 57년과 1959년에 아버지인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는 17량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객차에는 집무실, 둘째 객차에는 침실, 셋째 객차에는 통신실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열차는 하산역에서 러시아 측 수행원을 태운 4개의 차량이 추가되면서 21량으로 늘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소련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하) 내년 3월 大選… 전환기 맞은 정치권

    [소련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하) 내년 3월 大選… 전환기 맞은 정치권

    모스크바에서는 시내버스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리에는 벤츠, 볼보, 도요타 등 외제차가 홍수를 이뤘지만 공중 버스는 가물에 콩 나듯 할 뿐이었다. 지상의 대중교통이 고급 승용차들에게 자리를 내준 탓이다. 소련 해체 후 ‘신 러시아 20년’. 고르바초프의 급진적 개혁과 옐친 시대의 혼란, 풍파를 겪으며 대중들은 움츠러들었고, 상당수 젊은이들은 외국인 혐오로 가득 찬 스킨헤드족의 유혹에 빠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축복의 8년 치세 동안 혼란을 극복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올리가르히’로 불리는 과두지배 세력의 영역은 더 넓어졌고, 보통 사람의 자리는 그만큼 좁아졌다. 모스크바의 차길들이 자가용 등 고급 차량들만 다니는 전용도로인 양 변했듯, 정치와 경제권력도 한 줌의 올리가르히들의 전유물로 추락했다는 비판도 돌았다. 2008년 취임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그늘 속에서도 ‘신러시아 건설구상’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 줬다. 국정 전반의 투명성을 높였다. 경제 현대화와 부패 척결도 시도했다. 개혁이 인기를 얻고 뿌리를 내리려는 시점에서 러시아는 내년 3월 대선을 맞는다. 푸틴의 귀환으로 짧은 메드베데프의 개혁은 막을 내리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지의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편집 부국장은 “푸틴의 장기집권과 보다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부 사이의 갈림길, 변혁기에 서 있다.”고 정의했다. 20년 전 소연방 해체 뒤 급격한 체제 전환으로 경제 침체와 사회 혼란이 몰려왔다면, 신러시아 출범 20년만에 장기집권과 신특권 계층의 강화라는 딜레마에 마주 선 것이다. 러시아 현지에선 ‘푸틴의 12년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었다. 내년 대선부터 임기가 6년으로 늘고 연임은 가능해 푸틴은 2024년까지 12년 동안 두 차례 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다. 새로운 차르(옛 러시아 황제)의 귀환인가. 이바노비치 부국장은 “메드베데프가 형님(푸틴) 뜻을 거스르기는 어렵다.”고 비유했다. 메드베데프는 3회 연임에 묶였던 푸틴의 낙점으로 대통령이 됐다. 푸틴 대세설 속에 올 2월만 해도 “푸틴이 내년 선거에는 메드베데프를 연임시키고 2018년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견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마저 “그의 내년 선거 출마는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푸틴의 이너서클이 권력 독점과 그들만의 이익을 옹호, 국민과의 소통 채널을 잃었다.”면서 재출마를 반대했다. 그렇다고 푸틴의 질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주러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에 누가 되느냐는 푸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민족주의와 안정 희구 바람을 타고 강한 러시아를 외치는 푸틴은 흔들리는 일부 대중의 마음을 얻었고, 관료 등 정치·경제 엘리트들까지 손에 넣었다. 자신의 임기 말에 투표로 뽑던 지방 정부 수장의 선출을 임명직으로 바꿔 지방의 저항에도 쐐기를 박아놓았다. 푸틴은 27% 지지(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지난달 1일 발표)를 얻고 있지만 메드베데프(15%)를 포함해 그에 대적할 인물은 아직은 찾기 어렵다. ‘제국 해체’ 이후 구심점을 잃은 혼돈의 분위기 속에 대세는 푸틴에게 쏠리고 있다. 이바노비치 부국장은 “국회나 언론, 시민운동기관 등 민주주의를 움직일 제도와 조직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중 교통 수단들이 다시 모스크바 대로를 차지하는 것은 영영 불가능할까. 푸틴 복귀는 대미 강성외교 및 ‘북한을 이용한 남한 다루기’ 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경계와 대책 마련에도 경종을 울린다. 글 사진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러관계와 미국/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중·러관계와 미국/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조지 W 부시가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을 가져왔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외교정책과 정당성 잃은 이라크 전쟁이 중·러의 접근과 협력 강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중·러의 접근에는 미국의 일방주의가 공헌한 바가 적지 않다. 부시는 힘을 위주로 한 공세적 외교정책을 펴고 선제공격의 정당성을 외치면서 다른 국가들을 불안하게 했다. 옛 소련의 일원이던 일부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의 잇단 민중혁명을 지원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회원국으로 옛 소련에 속했던 발트 3국은 물론 폴란드, 루마니아 등 옛 바르샤바 조약국 대부분을 편입시키면서 러시아를 압박했다. 또 미사일방위시스템을 동유럽지역까지 넓혀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했다. 대미 관계 개선과 접근정책을 펴려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외교정책을 재점검하고 중국 등 ‘동방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고삐를 죄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2001년 7월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진입을 선언하며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다. 후진타오 주석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조약 체결 10주년을 맞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두 나라 관계 발전을 축하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러의 관계 발전은 예상을 넘어선다. 2002년에서 2010년까지 양측 정상은 한 해 평균 한 번씩은 상대방 국가를 방문했다. 40년을 끌어 오던, 4374㎞에 달하는 두 나라의 국경 분쟁도 완전히 해결했다. 2004년 10월 두 나라 정상의 관련 협정 서명에 이어 다음해 6월 양측 외교장관의 관련 비준서 교환이 이뤄졌다. 경제무역관계도 그 기간 6배가 늘어 600억 달러에 달했다. 두 나라는 2006년 11월 상호 투자보호협정에 서명하는 등 경제무역관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민간 교류와 문화 교류의 저변확대를 위해 상대방 국가 관련 축제를 열어 일반 대중의 호감도 끌어올렸다. 두 나라는 상하이협력조직(SCO)의 공동참여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강화는 물론 중·러 합동군사훈련까지 전개하고 있다. 과거 잠재 적국으로 인식되던 두 나라의 예상보다 빠른 접근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까. 두 나라는 2020년까지 무역액 2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전력 및 신에너지 개발 등도 공동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상호보완적인 경제 구조, 국제질서의 민주화와 공평을 요구하는 공통된 입장 등은 두 나라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러시아가 시도하는 동시베리아 및 극동 개발과 중국이 열망하는 동북 3성 개발계획은 맥을 같이한다. 그렇지만 두 나라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국가이익과 전략목표에 차이가 있다. 러시아는 스스로를 유럽국가로 여긴다. 그 정책, 전략의 우선순위와 중점이 서방국가들과의 관계에 있다. 대중 관계는 뒤로 밀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은 자기 스스로를 발전 중인 개발도상국으로 여기며 개도국들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두 나라는 신뢰가 부족하고 심리적으로도 복잡하다. 중·러 관계는 역사적으로 은원(恩怨)이 뒤섞인 채 전개돼 왔다. 미국에 대한 중·러의 공동대응은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의 요소가 돼 왔지만 정치는 뜨겁고, 경제는 이를 따르지 못하는 ‘정열경랭’(政熱經冷)의 상태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무역관계가 늘고 있다지만 시장과 경제무역의 발전단계 및 관행 차이 등 극복해야 할 영역은 쌓여 있다. 미국 요소는 중·러 관계의 변수로 남아 있다. 중·러의 외교적 초점이 모두 미국과의 관계 조정에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 이익에 따라 두 나라 관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중·러 관계의 발전은 초강대국 미국과 함께 얽혀서 갈 수밖에 없다. 동북아, 한반도에서도 이 삼자의 복합관계는 평화와 번영의 변수다. 중·러 관계와 미국이란 복잡한 삼자 게임을 잘 살펴봐야 할 이유다.
  • [이제는 공공외교다] 이슬람의 마음을 사라:미국

    [이제는 공공외교다] 이슬람의 마음을 사라:미국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의 가장 큰 교훈은 군사적 성공이 승리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미국처럼 친구만큼 적이 많은 국가도 드물다. 냉전기 경쟁자였던 소련이 1991년 붕괴한 뒤 국제 사회의 독보적 패권을 쥐면서 세계 곳곳에서 반미 감정이 들끓기 시작했다. 미국을 향한 반감은 2001년 ‘9·11 테러 공격’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미 행정부가 한동안 박물관에 넣어두었던 ‘공공외교’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건 이때부터다. 특히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권 껴안기’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효과는 냉전 때만큼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소통’을 전제로 한 공공외교를 펼 때조차 “말하려고만 할 뿐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비아냥을 듣곤 한다. 로스앤젤레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미국의 공공외교는 역사적으로 눈앞에 ‘적’이 등장할 때 활발해졌다.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며 공공외교가 꽃을 피운 것도 이 때문이다. 9·11 테러는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후 미 본토에 행해진 최악의 외부 공격이었던 터라 미국인이 느낀 충격은 전란만큼 컸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 정책연구소장은 “당시는 미국이 패권을 독점한 ‘1극 체제’였던 탓에 세계에 어떤 문제가 터져도 비난이 미국을 향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국제 사회의 반미 감정은 극에 달했고 그 중심에 아랍사회가 서 있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등을 상대로 한 즉각적인 군사 작전에 돌입하면서 ‘제국의 독선’에 등을 돌린 아랍권 시민들의 마음 얻기에 힘을 기울였다. 바로 공공외교를 통해서다. ●학자 등 초청해 ‘미국가치’ 교육 냉전 때 공공외교의 통합 본부 역할을 했던 미국 해외공보처(USIA)는 1999년 국무부에 흡수 통합됐다. 공공외교를 미국의 중심 외교 정책으로 키우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소련의 해체로 ‘적’이 사라지자 국제 사회의 마음을 살 이유가 줄어들어 USIA를 없앴다.”는 풀이가 힘을 얻었다. 한 해 평균 9억 달러(약 9648억원)가 투입되는 ‘애물단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9·11 이후 아프간전을 개전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미국은 ‘30세 이하 중동 지역 청년층’을 공공외교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미국이 우선 신경 쓴 분야는 공보 프로그램이었다. 청년들의 귀에 박힐 만한 미국 팝송과 현지 음악을 적절히 섞어 틀어주며 사이사이에 뉴스를 끼워 넣었던 아랍어 라디오 방송 ‘알사와’가 9·11 이후 생겨난 대표적인 미국의 국제 방송이다. 또 알자지라 등 아랍권 방송에 맞서 미국 시각의 뉴스를 22개 중동국에 전하는 ‘알후라’ 방송도 이때 선보였다. 하지만 시청률은 대체로 저조하다. 필립 셉 남가주대(USC) 공공외교센터 소장은 “아랍권의 소식을 알자지라처럼 ‘아랍에서 아랍으로’ 전달하는 것과 ‘미국에서 아랍으로’ 전달하는 것은(근본적 신뢰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동국과의 교류프로그램도 크게 늘려 나갔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교류 프로그램 운영에 강점을 보이며 ‘친미파 육성’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교류 제도는 공보 프로그램과 함께 공공외교의 한 축이다. 학자·학생을 중심으로 한 ‘풀브라이트 제도’와 전 세계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 방문자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오피니언 리더나 차기 지도자급 인재들을 자국으로 불러 미국의 가치를 익히도록 해 아랍인의 마음을 얻으려 애썼다. ●“아랍에 직접 가 무슬림 배워라” 지적도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공외교를 미국 외교의 전면으로 끌어냈다. 오바마 행정부가 공을 들이는 ‘스마트파워’(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결합) 정책의 5개 전략에 공공외교가 포함됐다. 무엇보다 중동지역 청년층에 미국의 이해관계와 가치를 알리려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뉴미디어를 적극 이용하기 시작했다. 알렉 로스 미 국무부 장관 혁신 담당 수석 자문관은 “미국이 중동 지역의 민주화를 유도하기 위한 IT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쏟아부은 돈은 2800만 달러(약 3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공공외교가 여전히 ‘대화’보다는 ‘독백’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9·11 테러 직후 공공외교를 전담했던 샬럿 비어스 전 국무부 차관도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를 경계하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듣느냐’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 외교 전문가는 “아랍인은 미국이 자신들을 본토에 불러 가치를 설파하려고만 하지 말고 미국인이 아랍지역으로 연수를 와 무슬림의 문화와 입장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초 본격화한 아랍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반미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드는 등 미국의 10년간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도 여전히 일방주의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 ‘방문취업’ 만기 전 출국땐 법무부, 재입국 보장키로

    방문취업 비자로 국내에서 취업 중인 재중동포 등 30만명의 체류기간이 내년 1월부터 종료되면서 만기 전에 출국하면 재입국을 보장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체류기간이 끝난 방문취업 동포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남아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진 출국한 동포에게는 재입국을 보장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방문취업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 외국으로 이주한 중국 및 구소련 6개국 동포에 대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36개 업종의 단순노무 분야에 최장 4년 10개월간 취업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로 2007년 3월 도입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中 항모에 러·일 첨단 전투기 ‘맞대응’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크함이 최근 첫 시험 운항을 마치고 내년 8월부터 남중국해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지자 우려했던 대로 주변국들도 발 빠르게 무력 시위와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 T50’을 공개했고 일본도 무인항공기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T50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T50은 모스크바 인근 주콥스키역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쇼 ‘MAKS-2011’에서 첫선을 보였다. 1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첨단 기술을 과시했다. 지난해 1월 극동의 한 공군기지에서 처녀 비행을 했던 이 전투기는 같은 해 12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공동 설계 및 개발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돼 왔다. 미국은 20여년 전부터 F22를 개발하기 시작한 반면 러시아는 1980년대에 미그29와 Su27 전투기를 대체할 신형 전투기 개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2003년에야 T50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스텔스 분야에서는 미국에 뒤처져 왔다. 러시아 정부는 19조 루블(약 7068억원)을 투입해 구 소련 시대 무기를 현대화하고 2020년까지 600대의 신형 전투기를 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의 미하일 포고시안 사장은 “T50 전투기는 러시아는 물론 인도 공군의 근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T50 전투기 150대를 주문할 계획이며, 인도는 200대 구매를 원하고 있다. 알렉산더 젤린 러시아 공군사령관은 T50을 3년 내에 인도받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러시아 관리들은 2016년 말이나 돼야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방위성도 무인 항공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독자적인 무인 항공기 개발에 본격 착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내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소련 해체 20년 新 러시아 20년] “한국車 수입확대 등 교류 늘릴 것”

    [소련 해체 20년 新 러시아 20년] “한국車 수입확대 등 교류 늘릴 것”

    “바시코르토스탄의 교역 대상 가운데 한국은 40위에 불과하지만 한국 자동차의 수입 확대 등 빠른 교역 확대가 예상된다. 투자 유치를 위해 방문단을 한국에 보내려 한다. 장기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사절단 파견도 준비 중이다.” 일림베토브 A 파타코비치(40) 바시코르토스탄 총리는 지난달 22일 우파 총리관저에서 한국과의 교류 확대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우파에 한국기업 투자로 올해 설립된 LED생산업체 삼벡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양측 교역량은 2600만달러로 바시코르토스탄 전체 교역량의 1.9%에 불과하다. 교역은 걸음마 단계지만 산업구조가 보완적이어서 교류 잠재력은 크다. 중화학 위주 산업구조인 데다 경공업이 전무해 한국 소비재 업체의 진출도 유망하다. 외국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 평균 임금이 월 330달러, 중간 관리직도 500달러 정도로 싸다. 파타코비치 총리는 “아연은 러시아 생산량의 절반, 구리는 10%가 나며 망간, 크롬광 등 3000여종의 광물자원과 대리석, 옥 등도 석유와 함께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매장된 곳”이라며 자원교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푸틴 총리 및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배출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을 나와 고속승진을 거듭하며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걷고 있다.
  • 일본 스님, 속죄의 기도 수행

    일본 스님, 속죄의 기도 수행

    “제가 한국에서 기도하는 것은 일본의 침략에 대해 사죄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일본인 스님이 휴전선을 지척에 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의 비무장지대(DMZ) 평화생명동산에서 1년 넘게 머물며 속죄의 기도 수행을 하고 있다. 주인공은 다키모토 잇코(42) 스님. 스님이 한국에서의 수행 길을 택한 것은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산묘법사에서 수행하다 2008년 7월 평화순례로 한국 땅을 밟은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의 한국행에는 스승과 가족사의 영향도 있었다. 일본의 침략 전쟁을 반대해 평화탑을 세우는 등 비폭력 운동을 펼쳤던 후지 스님과 슈게 스님이 그의 한국행을 권유했다. 일본인인 그의 어머니는 북한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고, 외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에서 기술자 생활을 하다가 1945년 소련군에 붙잡혀 간 뒤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소련 해체 20년 新 러시아 20년] (중) 휴양지 탈바꿈 바시코르토스탄

    [소련 해체 20년 新 러시아 20년] (중) 휴양지 탈바꿈 바시코르토스탄

    바시코르토스탄은 바시키르인의 나라라는 뜻으로 1919년 성립된 러시아 최초의 자치공화국이다. 러시아에서 네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진 바시키르 민족의 거점이다. 자치국 인구 3할을 차지하는 바시 키르인 122만명을 비롯, 러시아인 149만명, 타타르인 99만명 등 131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민족과 문화의 산 전시장’이다. 460년 전 러시아로 편입됐고 볼가강 동쪽과 남우랄산맥 서측에 위치,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다리 역할도 해왔다. 수백년 동안 이란인, 핀족, 이슬람 세력 등 여러 민족들이 각축을 벌여왔다. 무슬림 인구가 절반에 이르고, 곳곳에 이슬람 모스크가 눈에 띈다. 2차 세계대전 때 서부 러시아의 기계 설비 및 공장들이 대거 옮겨와 오늘날의 중공업 및 군수공업의 기반을 다졌다. 바시키르어가 러시아어와 함께 공용어로 쓰이며 러시아 소수민족 정책의 시험대 같은 곳이다. 옛 소련시대 의료·요양시설인 양간타우는 말끔하게 단장돼 레저·휴양단지로 탈바꿈돼 있었다. 바시키르인의 고향, 바시 코르토스탄 공화국의 수도 우파에서 북동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양간타우까지는 끝없는 스텝, 초원길로 이어졌다. 모스크바 동쪽 1600km. 2시간 느린 시간대다. 2차 대전 때 야전병원으로 쓰였다는 휴양소가 속한 살라바트 지역은 밤 11시나 돼야 노을에 물든다. 백야(White Night)는 절정이었다. 모스크바조차 30도를 웃도는 더위로 숨막히던 지난 7월 중순, 아침·저녁엔 20도 정도로 서늘했다. 수백명의 관광객들은 야외공연장에서 소수민족들의 공연을 보며 한가한 밤을 보내고 있었다. 우파에서 휴양소로 이어진 초원길 남쪽으로는 우랄산맥이 이어져 있었다. 자치공화국 대통령실 아이라트 니콜라이비치 보좌관은 “척추, 무릎 등 관절근육 통증 치료실과 각종 마사지 방, 미네랄 온천 등 위락시설이 갖춰진 우랄산맥 주변의 가장 큰 휴양소”라면서 “골프코스 개설 등 외국인들을 위한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여명이 묵을 수 있는 숙소는 하루 50~180달러까지 차등화돼 있었다. 휴양소 관계자는 “관건은 서비스 태도”라면서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교육에 해마다 수십만 달러씩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눈을 뜨면서 종업원들에게 서비스정신 무장을 독려하고 시장 가치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지조프 마라트 자치공화국 문화차관은 “미래는 관광, 의료 등 서비스산업에 달려 있다.”면서 “경마장, 트레킹장, 스키장, 래프팅 시설을 확대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우랄산맥 일대 스텝 등 자연보호구역과 생태계를 손상없이 어떻게 경제적 보고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유네스코와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400만명의 인구가 남한 1.5배 면적인 14만 3600㎢에 살고 있는 바시 키르토스탄의 주력산업은 석유화학. 유전지대인 데다 유럽 최대 정유공장을 보유한 우파석유화학도 이곳에 있다. 지역경제생산의 63% 이상이 석유산업에서 이뤄지고, 러시아 전체 정유량의 11%, 디젤의 15%, 가솔린 17%가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유산업의 핵심 지대다. 그런 이곳도 석유 산업의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레저산업과 함께 새 성장동력의 하나인 의료산업의 발전 모델은 자치정부가 방문을 주선한 안과 전문 병원에서 엿볼 수 있었다. 1990년 연방보건부 주도로 설립된 ‘전러시아 안과 및 플라스틱수술 센터’. 우파에 위치한 이 병원은 ‘알로플란트’ 병원으로 불린다. 에른스트 물다세브 원장이 개발했다는 알로플란트라는 신호세포를 이용한 세포 이식 방식이 이 병원에서 자랑하는 치료법이다. 연방보건부는 이 치료법을 보편화시키겠다며 중점 병원으로 키우고 있다. 첨단 치료법을 앞세워 난치병 외국 환자를 공략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주변 카자흐스탄은 물론 유라시아 국가 환자 유치도 겨냥하고 있다. 물다세브 원장은 “미국 등 7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50여명의 한국 당뇨성 망막증 환자를 완치시켰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바시 코르토스탄의 새 성장동력 찾기와 시장지향적인 태도 변화는 2009년부터 메드베데프 대통령 정부가 중점 추진해 온 ‘새 러시아 건설과 경제현대화’를 위한 외자 유치 및 투자환경 개선 정책과도 맥을 같이한다. 에너지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 산업을 다변화하고 서비스산업과 첨단기술을 키워 대외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신러시아의 시도는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초 발리에프 대통령실 언론보좌관은 “한국에도 수입돼 있는 카모프 헬기, 우파 엔진산업 등 지역 내 주요 기업들의 대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알스톰사 등이 신재생 에너지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라면서 “한국과도 광물·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 자원 개발협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글 사진 양간타우·우파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소련 해체 20년 新 러시아 20년] 러시아 저력 우파 엔진 산업

    우파 엔진 산업(UMPO)은 러시아의 저력을 보여준다. 1925년에 설립, 수호이와 미그기 등 전투기와 항공기엔진을 만들어 온 항공엔진 전문 제작소였다. 한 해 매출액은 2008년 기준 6억 달러(약 6400억원). 2만여명의 기술인력들이 일하고 있다. 우파 시의 공장을 방문했을 때, 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볼트와 너트를 죄면서 엔진 조립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제4세대 엔진을 장착한 수호이35의 엔진도 만들어졌다. 프로펠러 엔진 및 터보 엔진의 첫 생산 등 기록도 넘쳐난다. 2차 세계대전 때 장거리 폭격기용 엔진 9만 7000개를 만들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Ka 기종 및 Mi26 헬리콥터 부품들도 제작된다. 수호이를 위한 제5세대 터보 엔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항공사에서 쓸 비행기 엔진을 아웃소싱 주문으로 만들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옛 소련시대에는 전투기 엔진생산에 주력했지만 시장변화에 적응하려고 지금은 항공기와 산업용 가스 터빈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시코르토스탄 정부 관계자는 “UMPO는 인도 힌두스탄 항공회사(HAL)에 수호이 30MKI 등의 기술을 이전했으며 항공기 생산의 각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다.”면서 “한국기업과 UMPO와의 기술 협력 및 공동생산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광복절 맞이 ‘다큐의 향연’

    광복절 맞이 ‘다큐의 향연’

    8·15 광복절을 맞아 EBS는 한 주간 다큐멘터리를 집중적으로 내보낸다. 15~18일 오후 9시 50분부터 밤 12시까지 다큐멘터리를 편성하고, 다큐 중간에 그날의 기억을 다룬 ‘지식채널e’를 방영하는 방식이다. 먼저 15일에는 ‘대륙에 떨친 우리의 민족혼’과 ‘2차 세계대전의 명장들-미드웨이 해전’을 내보낸다. ‘대륙에 떨친’은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등의 삶을 되돌아 봤다. 지난 6월 진행된 김좌진기념사업회의 ‘청산리 역사대장정’을 동행 취재했다. 청산리 항일대첩기념비, 윤동주 생가, 하얼빈역, 여순 감옥 등 역사의 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보았다. 내레이션은 배우 송일국이 맡았다. ‘2차 세계대전의 명장들-미드웨이 해전’은 진주만 공습으로 일격을 당했던 미국이 태평양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던 미드웨이 해전을 다룬다. 미국의 강력한 반격에 부딪힌 일본은 태평양 가운데 있는 미드웨이를 장악하기로 결정하고 상륙 작전을 감행한다. 프랭크 플레처 제독은 일본의 이런 작전을 간파, 항공모함 3척으로 일본군에 대한 매복 기습작전을 감행한다. 16일에는 ‘침몰선, 잠든 역사를 깨우다’와 ‘2차 세계대전의 명장들-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방영한다. ‘침몰선’은 지난 4월 군산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배 한 척에 대한 얘기에서 시작한다. 이 배가 어쩌면 1945년 7월 2일 미군 폭격기에 격침된 일본 배가 아니었을까라는 추정이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말기 패색이 짙어지면서 한반도에서 캐낸 엄청난 양의 금을 본토로 이송하고 있었다는 관측에서 출발한다. 1951년 10월 처음 시작된 한·일 수교 협상에서 한국이 내민 배상의 첫 조건이 바로 이 금의 즉각적인 반환이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독일군에 22만명의 사상자를 안기면서 2차대전의 향방을 결정지었다고 일컬어지는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다. 독·소 불가침 조약을 어긴 1941년 독일의 소련 기습은 코카서스 지방의 유전을 노린 것이었다. 초기에는 전차를 내세운 전격전으로 독일이 앞서 나가지만, 소련이 도시 중심의 근접전으로 대응하면서 독일이 오히려 궁지에 빠지기 시작한다. 17일에는 ‘히로시마-1부’와 ‘2차 세계대전의 명장들-쿠르스크 전투’를, 18일에는 ‘히로시마-2부’를 각각 방영한다. 오후 10시 45분부터 5분간 방영되는 ‘지식채널e’의 ‘그날의 기록’은 1945년 8월 15일 그날, 한국·미국·일본 등에서 발간된 신문 보도 내용을 들여다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 영화]

    ●혈의 누(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1808년 조선의 고립된 섬, 닷새간 예고된 다섯 명의 연쇄 죽음이 시작된다. 외딴 섬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진다.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첫날, 화재 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서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으로 동요하던 마을 사람들은 7년 전 역모를 이끈 천주교도와 한패로 낙인찍혀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 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점점 광기에 휩싸여 간다. 불길한 섬에 고립돼 가는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 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동요되고 만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 나가던 원규 앞에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또다시 이어지고,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잡으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더 콘서트(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안드레이 필리포프는 구소련의 브레즈네프 시절 촉망받던 지휘자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에서 유대인 연주자들을 몰아내라는 당의 지시를 어겨 지휘를 그만두게 된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삭이며 30년 동안 볼쇼이 극장의 청소부로 일하던 그. 어느 날 극장장의 방을 청소하다가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보내 온 팩스를 우연히 발견한다.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를 파리에 초청하고 싶다는 그 팩스를 읽는 순간 그의 머리에는 무모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렇게 이미 연주를 그만둔 옛 유대인 동료들을 규합해 정규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대신 파리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지휘자 필리포프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젊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안 마리 자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패튼 대전차 군단(EBS 토요일 밤 11시) 1943년 아프리카 튀니지 카세린 협곡. 미국의 제2군은 ‘사막의 여우’ 롬멜이 이끄는 최강의 전차부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지만 화력의 열세로 계속 밀린다. 이에 패튼 장군(조지 C 스콧)이 새로운 군단장으로 부임한다. 패튼은 브래들리 소장(칼 말든)과 함께 느슨해진 부대의 기강을 바로잡는 한편 롬멜의 전차 전술을 치밀하게 분석해 엘 게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그리고 패튼은 제7군을 이끌고 시칠리아로 진출해 독일 최강의 괴링 사단을 물리치고 팔레르모를 점령한 뒤 메시나를 점령하겠다는 공언을 한다. 이에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마이클 베이츠)은 패튼의 활약에 공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패튼 또한 몽고메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다.
  • 지역 항공운송기업 ‘볼가 드네프르’의 도전

    지역 항공운송기업 ‘볼가 드네프르’의 도전

    볼가 드네프르는 물류전진기지 울리야놉스크를 상징하는 민간 토종 항공화물 운송기업이다. 러시아의 첫 민간항공기업인 이 회사는 옛 소련식 공산주의에서 러시아의 시장경제로 넘어서는 전환기를 붙잡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영업총액은 16억 달러(약 1조 7507억원)로 세계 화물운송시장에서 10위를 기록했다. 2009년 항공화물 수송 물량이 28만 1934t으로 아에로플로트(8만 6762t)를 3배 이상 앞섰다. 어떻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을까. 이 질문에, 유지 겐나지 부사장은 “국영기업들이 이런저런 제약에 묶여있을 때 우리는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립자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이사이는 옛 소련 국방부에서 항공전문가로 일한 전직 공군 대령. 군대의 지식과 인맥을 사업에 활용했다. 단번에 150t을 실을 수 있어 세계 최대 대형 수송기로 불리는 루슬란 화물기(An-124-100)를 민간 항공사업의 주 기종으로 활용했다. 울리야놉스크는 항공제조업의 메카이고, 루슬란의 고향이란 점도 주효했다. 군용기로만 쓰이던 루슬란 화물기를 볼가 드네프르는 바로 민간 항공운송 분야에 투입했다. 1991년 단 한 대의 루슬란 항공기를 군에서 빌려 가격 경쟁력에 기대 시작한 사업은 이제 FedEx나 UPS, 에어프랑스-KLM그룹 등에 비해 더 비싼 가격을 받게 됐다. 루슬란 10대를 비롯해 IL-76 등 화물운송기 27대를 보유하며 유럽 16개국을 비롯해 전세계 140개국의 공항을 누비고 있다. 시간을 다투는 전자 정밀부품 운송은 물론 유류와 가스, 자동차와 기계 부품들도 하늘길로 실어 나른다. 유엔과 세계식량기구(WFP), 국제적십자사의 구호물품 운송, 심지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장비 수송도 맡고 있다. 삼성 및 현대중공업, LG등도 고객이다. 안드레이 라사드킨 전무는 “한·러 간은 물론 한국과 유럽의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한국 고객들의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전용기만 띄우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행기 기종과 시간, 배달 방식 등 모든 요구를 만족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울리야놉스크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中 첫 항모 ‘바랴크’ 다롄항서 시험항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바랴크’함이 10일 시험 항해에 나섰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웹사이트는 10일 오전 6시 바랴크함이 시험 항해를 위해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부두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사이트는 “바랴크함은 (첫 시험 항해에서)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 게 아니라, 예인선에 끌려 나갔다.”고 전했다. 앞서 신화통신도 바랴크함이 이날 첫 시험 항해에 나설 것이라며 “첫 출항 시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며, 시험 항해가 끝나면 다롄항으로 돌아와 본격 진수를 위한 테스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기터빈 엔진을 갖춘 바랴크함은 옛 소련 시절 건조한 쿠즈네초프(6만 7500t)급 항공모함으로 갑판 길이 302m, 최대 속력 29노트, 승선인원 1960명, 항공기 탑재 52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랴오닝 해사국은 9일 오후 웹사이트를 통해 “서해(중국명 황해) 북부 랴오둥(遼東) 해역에서 10일 0시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다롄항에서 선박 시험 항해가 있으니 각 선박들의 해당 해역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고 홍콩 봉황TV가 보도, 바랴크함의 시험은 14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소련 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상) 활로 찾는 항공메카 울리야놉스크

    [소련 해체 20년 新러시아 20년] (상) 활로 찾는 항공메카 울리야놉스크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이 출범한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1991년 8월 보수파의 불발 쿠데타는 발트 3국과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젠 등의 독립을 가져왔고, 결국 소연방의 해체로 이어졌다. 시행착오와 곡절 속에 다시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주관하는 한·러 언론인 교류프로그램으로 러시아의 첫 자치공화국인 바시코르토스탄과 울리야놉스크 주 등을 돌아보고 러시아의 변화를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레닌의 고향. 울리야놉스크의 거리에는 여전히 궤도 열차 트람바이가 시내 중심부를 달리고 있었다. 이 지역 토종 라다 승용차들과 뒤섞인 채 트람바이는 철길을 따라 도시 곳곳을 모세혈관처럼 잇고 있었다. 잡초들이 무성한 철로, 흙과 시멘트로 투박한 승강장은 외지인을 1970년대로 돌아온 느낌속으로 밀어넣었다. 그 순간 거리 곳곳에 서 있는 이동통신 선전물과 대형 상업 광고판들은 이곳 역시 시장 경제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일깨웠다. 옛 소련시대,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수송하던 트람바이는 이제 현란한 광고물들을 차량 외면에 도색한 채 달리는 광고판 역할도 하고 있었다. ●레닌·푸시킨의 고향 인구 63만의 소도시 울리야놉스크. 이 도시는 같은 이름의 인구 130만명의 주의 수도로 국민시인 푸시킨의 고향이자 러시아 혁명의 아버지 레닌이 17살때까지 나고 자란 곳이다. 동쪽으로는 러시아 서부를 꿰뚫는 볼가 강이 흐르는 전원도시풍의 조용한 이곳은 실상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의 메카인 제조업 기반도시다. 러시아 전역에서 항공기 생산 1위, 기계부품 생산 2위, 차량 생산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 연구인력만도 9000여명이 몰려있다. 러시아 주력 항공기인 TU(tupolev)-204 기종과 An(antonov)-124 등을 생산하는 항공기 제조회사 에비아스타(Aviastar)가 도시 동쪽의 볼가 강 건너 자리잡고 있고, 러시아 최대 항공인력 양성 기관 고등항공민간대학도 시내에 위치해 있다. 1990년부터 항공기 생산을 시작해 해마다 60여대의 항공기를 생산한다. 예전보다 주문도 줄고, 근로자도 1만 2000여명대로 줄었지만 현장 책임자 니콜라이 니콜라이비치는 “IL-476기종 등 새 화물수송기종으로 국제시장을 두드리며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76년 된 고등항공민간대학에서는 에비아스타가 만든 항공기를 움직일 조종사와 관제사를 양성한다. 유리 알렉산드로비치 학장은 “해마다 300여명의 조종사와 같은 수의 관제사 및 정비사 등을 배출한다.”고 소개했다. 에비아스타가 러시아제 항공기를 해외에 팔면 항공 학교에서는 고객 국가의 비행인력들을 2~3개월에서 6개월씩 맡아 교육시킨다. “2년전 적재량 100t 규모의 Ty204 기종을 사 간 북한의 조종사와 관제사 여러 명을 석달가량 이곳에서 교육시켰다.”고 알렉산드로비치 학장은 말했다. 울리야놉스크는 옛 소련의 중공업, 특히 항공산업의 유산을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적응시켜 활용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공기 조립공장과 각종 부품 산업, 항공인력 학교 등을 연계한 항공 클러스터를 활성화시켜 글로벌 경제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각오다. 세르게이 모로조프 주지사는 “옛 소련시대 항공산업의 전성기를 다시 이뤄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 지역이 모스크바 및 볼가 강 경제권에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유망성을 거듭 강조했다. 볼가 강을 동쪽으로 끼고 있는 울리야놉스크는 러시아를 남북으로 꿰뚫는 볼가 강을 따라 남북으로 포진해 있는 니즈니 노보그라드, 카잔, 사마라 등 주요 공업 도시들과 제조업의 클러스터를 이룬다. 이같은 지리적 강점을 이용, 연안 특구를 제정해 외국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며 투자 손짓을 하고 있다. 북한의 3분의1 정도 면적(3만 7200㎢)에 인구 130만명밖에 안 되는 상황을 극복하면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레닌의 고향은 적극적인 외자 유치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바진 세르게이 니콜라이비치 울리야놉스크 주정부 투자유치관은 “외국기업은 8년동안 법인세 및 토지세 등이 면제된다.”면서 “투자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주지사 직속의 투자유치위원회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손꼽힌다는 러시아의 변화 움직임을 이곳에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니콜라이비치 투자유치관은 “자동차 부품 등 기계 부품에 대한 투자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할 것”이라면서 “첨단기초 기술에 대한 한국기업의 접근도 협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다. 그는 “울리야놉스크에서 500㎞ 내 지역에서 러시아 공업생산의 15%가, 875㎞밖의 모스크바를 포함한 1000㎞내에서 러시아 공업생산의 절반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고급 인력에 주택 제공 파격 인센티브 이런 적극성속에 미국의 밀러 맥주, 독일의 헨켈, 중국의 자동차업체 BAW 등이 공장을 지었다. 힐튼호텔도 내년에 울리야놉스크 시에 175실 규모의 호텔을 연다.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 덕택에 2005년 800억 루블이던 울리야놉스크 지역의 총생산량도 2008년에는 두 배 가까운 1510억 루블로 뛰어올랐다. 모로조프 주지사는 지난달 26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들의) 수요와 욕구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시장 지향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을 최대한의 편의를 주는 시설로 채워지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문화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사회기반시설 확충뿐 아니라 도시의 활기를 불어넣을 문화 콘텐츠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젊은 고학력 기술인력이 서구와 해외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인력 유치를 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런 전략 위에서 울리야놉스크주는 3년 이상 공공기관에 근무한 젊은 고학력 인력에게 주택을 제공하고, 자녀를 낳을 경우 주택 신용대출 가운데 25%, 두 자녀를 가지면 절반을 상환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대 모스크바 경제권, 볼가 강 경제권의 중핵에 위치한 울리야놉스크. 레닌과 푸시킨의 고향은 외자 유치와 경제 협력을 위해 손짓하면서 ‘라이징(rising) 러시아, 재도약 러시아’의 중심 도시로서 궤도를 따라 달리는 트람바이처럼 달려나가고 있었다. 글 사진 울리야놉스크(러시아)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재키의 비망록/이도운 논설위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부인 재클린 여사의 육성 증언이 담긴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지구촌의 화제가 되고 있다.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 도중 오스왈드의 저격으로 사망하고 몇 달 뒤 재클린이 하버드대의 역사학 교수이자 케네디의 특보였던 아서 슐레진저와 나눈 8시간 30분간의 대담을 담은 녹음 테이프에는 민감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전한 육성 증언 가운데는 재클린이 남편 암살 사건의 배후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을 지목했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다. 재클린은 미 석유 및 군수 산업의 본거지인 텍사스 출신들이 케네디 대통령의 베트남전 철군과 소련과의 화해 무드 조성에 반대했으며, 그런 텍사스의 이해관계를 대표해온 인물이 바로 존슨이었다고 지목했다는 것이다. 재클린의 육성 증언에는 사생활 문제도 포함돼 있다. 재클린은 남편이 백악관의 열아홉살짜리 인턴과도 바람을 피우는 등 여성편력을 이어가자 자존심이 상해 할리우드 스타 윌리엄 홀든,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의 창업주 조반니 아그넬리와 ‘맞바람’을 피웠다고 고백했다. 재클린은 케네디가 암살되기 몇 주 전에는 부부관계가 파탄 상태에 이르렀고, 그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더 낳는 계획을 의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재클린은 슐레진저에게 대담 전에 “내가 죽고 나서 50년 뒤에 공개하라.”는 조건을 붙였다고 한다.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예상했던 것이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육성 증언 내용 때문에 그녀의 가족들이 보복받을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네디 박물관 금고에 보관돼 있던 재클린의 육성녹음 테이프는 조기에 공개됐다. 올해 초 미 ABC방송이 케네디가(家)의 비화를 담은 8부작 TV 시리즈 ‘케네디가’(The Kennedys)를 방영하려 하자, 유일하게 남은 혈육인 딸 캐롤라인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ABC에 녹음테이프를 독점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케네디가’는 결국 지난 3월에 케이블방송인 릴즈채널을 통해 방송됐고, 전문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재키(재클린의 애칭) 역할을 맡았던 톰 크루즈의 부인 케이티는 연기력 논란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했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케네디 가문. 영광은 컸지만, 그 그림자가 너무도 짙게 드리워진 것 같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영화프리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CG만 의지한 허술한 프리퀄

    [영화프리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CG만 의지한 허술한 프리퀄

    1968년 작 ‘혹성탈출’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4편의 속편이 이어지면서 공상과학(SF) 영화의 위상을 바꿔놓았다. 시리즈를 묵혀두기 아까웠던 미국 영화사 20세기폭스는 30년 만인 2001년 팀 버튼에게 원작 리메이크를 맡겼다. 하지만 평단의 반응은 혹독했다. 또 10년이 흘렀다. ‘죽은 자식’을 살려내는 데 맛 들인 할리우드의 ‘프리퀄’(시리즈의 기원을 다루는 얘기) 유행에 20세기폭스가 가세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원숭이 지도자인 ‘시저’가 어떻게 지능을 갖게 됐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좇는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존 카사베츠)의 치료약 개발을 위해 유인원을 이용한 임상시험에 몰두하던 과학자 윌(제임스 프랭코)은 ALZ-112란 시약을 개발한다. 하지만 ALZ-112를 제약회사 이사회에서 발표하던 날, 유인원이 흥분해 날뛴다. 회사는 유인원 안락사와 실험 중단을 지시한다. 그런데 유인원에겐 갓 태어난 새끼 ‘시저’가 있었다. 윌의 집에서 자란 시저는 세 살 때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데…. ‘혹성탈출’이 고전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인간성에 대한 성찰은 물론, 시대의 공포를 끌어와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섬뜩한 경고를 던졌기 때문이다. 1968년 1편에서 인간은 침팬지의 노예가 아니다. ‘짐승’이다. 말하는 법도 잊었다. ‘말할 줄 아는 짐승’ 테일러(찰턴 헤스턴)를 대하는 침팬지의 태도는 ‘인간적’이다. 하등한 테일러의 재주에 호기심을 갖기도 하지만 우리를 탈출한 테일러와 맞닥뜨렸을 때는 공포를 느낀다. 과연 무엇이 ‘인간적’인가. 1970년 ‘혹성탈출2: 지하도시의 공포’는 미국과 옛 소련의 핵 대결을 비웃는다. 오만한 인류의 미래는 결국 종말일 뿐이라는 묵시론적 경고다. ‘혹성탈출’은 장르영화의 공식을 개척했다. 1971년 ‘혹성탈출3: 제3의 인류’는 지구가 핵폭발하기 전 우주선으로 탈출한 원숭이 부부가 다른 시대의 지구에 불시착한다. 미래와 과거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설정은 훗날 ‘터미네이터’ 등 수많은 SF 영화에서 되풀이된다. 하지만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는 문제의식을 담은 은유나 철학을 찾아보기 어렵다. 침팬지가 지능을 갖게 된 과학적 근거도 허술하다. 원숭이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시약이 왜 인간에게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일으키는지 설명이 없다. 윌의 여자 친구 캐롤라인의 입을 빌려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선 안 된다.”는 교과서적인 설명을 되풀이할 뿐이다. 주사로 혈관에 투입하던 시약을 기체 상태에서 호흡기로 들이마신 침팬지의 지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설정도 난센스다. 영화의 장점은 정반대에 있다.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을 탄생시킨 특수효과의 메카 웨타디지털의 기술은 유인원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눈빛까지 잡아낸다. 신체 곳곳에 센서를 부착한 뒤 센서의 위치값을 통해 가상캐릭터가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게 하는 모션캡처 기술은 전문 배우와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는 시저로 다시 태어났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펼쳐진 유인원 반란군과 경찰의 전투 장면은 블록버스터다운 스펙터클을 뽐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동계올림픽 유치 한달… 평창의 미래, 美 레이크플래시드에 묻다

    동계올림픽 유치 한달… 평창의 미래, 美 레이크플래시드에 묻다

    강원도 평창이 삼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룬 ‘더반의 낭보’가 들려온 지 한달(6일)이 지났다. ‘위대한 승리’에 흠뻑 젖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7년이 채 남지 않은 올림픽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 이후 ‘적자 올림픽’과 ‘올림픽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앞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많은 나라들이 축제가 끝난 뒤 빚더미에 올라앉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동북부의 휴양지인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는 평창의 최고의 ‘멘토’로 꼽힌다.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 작은 시골마을은 올림픽 이후에도 사계절 끊이지 않고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비결이 무엇일까. 지난달 22일 현지를 찾아 평창이 가야 할 길을 짚어 봤다. 뉴욕 도심가에서 동북쪽으로 고속도로를 5시간 30분을 달리자 맨해튼의 번잡함을 순식간에 날려 버리는 여유로운 전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플래시드호와 미러호 등 여러 호수가 감싸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도시는 면적이 고작 3.9 ㎢로 여의도의(8.48㎢) 절반 정도다. 1800년대 6가구가 정착, 철광석을 캐면서 조성된 이 시골마을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한해 관광객 200만명을 끌어모으는 세계적 스포츠 휴양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시설 탈바꿈 한눈에 둘러본 레이크플래시드의 체육·관광시설들은 화려하기보다 수수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개최한 뒤로 30여년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애초 설계 때부터 ‘실속’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뉴욕주 올림픽 지역개발청(ORDA)의 최고경영자(CEO) 테드 블레이저는 “올림픽은 어차피 2주면 끝나는 축제다. 행사 뒤 감당할 수 없는 시설은 임시건물로 지었다.”면서 “예컨대 1980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행사장은 에어돔으로 지었다 허물었다.”고 말했다. 1998년 동계올림픽 때 최신 시설 건립에 열을 올렸다가 빚더미에 앉은 일본 나가노와 대비된다. 동시에 레이크플래시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인공눈을 사용했을 정도로 필요한 투자에는 과감했다. 대회 이후를 내다본 혜안 덕에 평소에는 일반인이 즐기기 어려운 종목들의 시설 활용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시설이 스키점프대. 언뜻 전문 선수들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창의력으로 새 옷을 입혀 여름철 일반인들 사이에 최고 인기 시설로 거듭났다. 점프대 아래 수영장을 설치해 일반인이 비교적 낮은 지점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와 안전하게 빠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도 일반인이 쉽게 탈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설계했고 썰매 교실도 운영한다. 직원 존 런딘은 “관광객이 1년에 썰매를 타는 횟수가 7만회에 달한다. 우리의 짭짤한 수익원”이라며 웃었다. ‘스키어의 천국’이라는 별칭 때문에 여름철에는 다소 한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 없이 깨졌다. 차량에 카누와 자전거 등을 매달고 이곳을 찾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끊임없이 리조트 안으로 들어섰다. 블레이저 CEO는 “카누 시설과 승마장, 라크로스 경기장(그물이 있는 스틱으로 골대에 공을 넣는 경기), 실내 농구 및 배구장, 축구장, 사이클 및 산악자전거 코스 등 다채로운 시설 때문에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레저 관광 인파가 상대적으로 적은 봄과 가을에는 각종 스포츠 총회 등 비즈니스 행사를 개최해 타격을 줄이고 있다. 여름철 일자리가 겨울철에 비해 2000개가량 적어 계절별 일자리 불균형이 골치인 평창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亞에서 겨울 스포츠 인기끌기도 과제 동·하계 올림픽을 8차례나 개최한 미국민에게도 레이크플래시드는 유독 인상적인 개최지로 가슴에 남아 있다. 1980년 대회에서 자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써 내려간 ‘빙판의 기적’ 덕분이다. 아마추어로 구성된 미국팀은 세계 최강이던 옛소련팀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 냉전 때 거둔 이 승리는 아직도 미국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기적으로 꼽힌다. 당시 경기가 펼쳐진 ‘1980 링크’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제러드 페이스는 “명승부를 벌인 덕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도시의 이름값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한국도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따고 좋은 승부를 펼쳐 곱씹을 유산을 만들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이웃 나라에서 동계스포츠가 발전해야 ‘레저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교훈도 발견했다. 레이크플래시드는 차량으로 6시간 이내 거리에 모두 7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의 토론토와 오타와, 몬트리올 등의 시민도 주고객이다. 또 TV로 생중계되는 국제대회 유치 때도 비슷한 시간대의 국가에 얼마나 많은 스포츠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ORDA 관계자는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바이애슬론 대회가 자주 열리는데 시차가 6시간 나는 독일 등 유럽에 시청자가 몰려 있다.”면서 “평창이 계속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아시아지역 사람들이 동계 체육 종목에 친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레이크플래시드(미 뉴욕주)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화물칸 화재” 마지막 교신후 아시아나機 추락

    “화물칸 화재” 마지막 교신후 아시아나機 추락

    28일 오전 4시 12분쯤(국토해양부 추정) 제주시 서쪽 약 129㎞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47 화물기가 추락했다. 기체 일부가 오전 6시 9분쯤 제주시 서쪽 해상 약 107㎞ 지점에서 발견됐다. 사고 항공기에는 최상기(52) 기장과 이정웅(43) 부기장 등 2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 이들의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실종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고 화물기는 이날 오전 3시 5분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 오전 4시 33분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기체 이상으로 제주국제공항으로 회항하던 중 4시 12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베테랑 기장… 조종 미숙으로 보기 어려워 김한영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아시아나 화물기 추락 9분 전 조종사가 중국 상하이관제소에 화물칸 화재 발생을 통보했다.”며 “탑재 화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항공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를 수거해 조사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화물기의 탑재물은 58t이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LSI, 직물류 외에 인화성이 강한 리튬배터리, 페인트, 아미노산용액, 합성수지 등도 0.4t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를 몬 최 기장은 2001년 7월부터 해당 항공기를 6896시간(총비행시간 1만 4123시간) 조종한 베테랑 조종사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을 조종 미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또 중국과의 교신에서 ‘화재가 났다.’는 말을 한 것으로 미뤄 적재 화물의 화재로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높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탑재 화물 모두 국제항공수송협회(IATA) 절차 규정에 따라 적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화물칸에 난 화재의 원인은 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또 화물기에는 화재에 대비해 조종사가 버튼으로 소화기를 작동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 소화기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수거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 간의 이격 거리나 포장 규칙 등을 준수했는지와 기내 소화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 중요한 요소지만 모든 것을 명쾌하게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화물기에 대해 1억 2200만 달러(1177억여원)의 보험에 가입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재해 발생 금액은 총자산의 3.4%인 2004억여원이어서 산술적으로는 약 900억원가량 손해를 보는 셈이다. 또 기체와 별도로 화물에는 160만 달러, 상해보험 20만 달러(조종사 1인당 10만 달러)의 보험에도 가입돼 있다 ●음주적발·활주로 이탈 등 사고 잇따라 사고를 계기로 국토부가 항공사들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1968년 대한항공이 영업을 시작한 이래 국내 민간 항공사가 부상과 사망 등 인명 사고에 연루된 것은 모두 16차례 안팎이다. 1983년 소련 캄차카 근해에서 대한항공 보잉747이 소련 격투기에 피격돼 탑승객 269명이 사망한 것이 피해자가 가장 많은 사고였고, 1997년 대한항공 B747-300이 괌에서 추락해 225명이 희생된 것도 대형 참사로 꼽힌다. 1988년 운항을 시작한 아시아나항공은 1993년 전남 해남에서 B737-500 여객기가 산에 충돌해 사망자 66명, 부상자 44명을 발생시킨 것이 지금까지 유일한 인명 사고였다. 또 200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항공기 준사고’가 33건 발생했으며, 이 중 아시아나항공이 10건(30.3%)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6월에는 기체 결함으로 베트남으로 향하던 노선이 중국에 비상 착륙했었고 김해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음주 단속에 걸려 물의를 일으켰다. 대한항공도 대통령 전용기 회항이라는 초유의 사태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한준규·오상도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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