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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년째 불타고 있는 ‘지옥으로 가는 문’ 화제

    41년째 불타고 있는 ‘지옥으로 가는 문’(The Door to Hell)의 새 사진물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사진물을 보면 마치 SF영화처럼 우주에서 거대한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불에 타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불타는 지옥문’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북쪽으로 260km 떨어진 카라쿰 사막 한복판에 있으며 ‘더웨즈’(Derweze·문이라는 뜻) 혹은 ‘다르바자’로 불리고 있다. 지름 70m에 달하는 이 구멍은 사실 인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지난 1971년 구소련의 지질학자들은 이 일대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굴착기를 동원했고 작업 도중 지반이 붕괴하면서 거대한 구멍이 생성됐다. 이 때문에 구멍에서 유독가스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불을 붙이게 됐으나 애초 수일 만에 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늘날까지 타고 있다. 그 불빛은 매우 밝아 야간에는 인근 마을에서도 볼 수 있다고도 알려졌다. 한편 투르크메니스탄은 약 14조㎥의 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세계 4위의 가스 부국이며 ‘가스 위에 떠있는 나라’로도 불린다. 지난 2010년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 구멍 폐쇄를 명령했지만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중계된 사연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중계된 사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치러지는 데다 앞선 80년 모스크바·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옛 소련이 참여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이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4년 뒤 바르셀로나올림픽 개회식 때 성화는 역대 대회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성화대를 향해 쏜 불화살이 성화대를 넘어 주경기장 밖 주차장에 떨어진 것. 화살은 빗나갔지만, 자동점화 장치 덕에 세계인의 뇌리 속에는 성공적인 점화 장면으로 남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모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뒤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은 또 톈안먼 광장에서 시작해 주경기장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방송으로 내보냈지만, 이는 실제가 아닌 CG 합성인 것으로 드러나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2년 전 밴쿠버 겨울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화로 형태로 제작된 성화대 4개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점화자인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카트리오나 르메이 동은 허공에 불을 붙이는 시늉만 해야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北, 서해 최남단 배치 공격용 헬기 성능 보니…

    北, 서해 최남단 배치 공격용 헬기 성능 보니…

    북한이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공군기지 2곳에 공격헬기 50여대를 전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23일 “지난 5월부터 북한의 황해남도 태탄과 누천리 공군기지에 공격헬기 50여대가 배치된 후 아직까지 철수하지 않은 것이 포착됐다.”며 “이 헬기들은 공대지 공격과 고속 기동훈련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지들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에서 각각 50㎞, 40㎞ 떨어진 북한의 최전방 공군기지다. 이번에 전진배치된 헬기들은 북한이 1980년대 중반부터 생산한 MI-2 개량형과 1980년대 말 옛 소련에서 들여온 MI-8 등으로 알려졌다. 이 헬기들은 12.7㎜ 기관총과 250∼500㎏ 폭탄, 57㎜ 로켓, 대전차 유도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헬기 조종사들의 남한 귀순을 우려해 헬기 부대를 후방에 배치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50대라는 규모는 북한군 보유 전체 헬기 300여대의 6분의 1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한다. 북한군의 의도에 대해 우리 군이 백령도에 배치한 공격용 코브라헬기(AH-1S)와 다연장로켓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 서북 도서에 대해 공기부양정과 함께 헬기로 입체 상륙작전을 펴기 위한 것 등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최전방에 南 공격무기 대거 증강배치

    北, 최전방에 南 공격무기 대거 증강배치

    북한이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공군기지 2곳에 공격헬기 50여대를 전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23일 “지난 5월부터 북한의 황해남도 태탄과 누천리 공군기지에 공격헬기 50여대가 배치된 후 아직까지 철수하지 않은 것이 포착됐다.”며 “이 헬기들은 공대지 공격과 고속 기동훈련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지들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에서 각각 50㎞, 40㎞ 떨어진 북한의 최전방 공군기지다. 이번에 전진배치된 헬기들은 북한이 1980년대 중반부터 생산한 MI-2 개량형과 1980년대 말 옛 소련에서 들여온 MI-8 등으로 알려졌다. 이 헬기들은 12.7㎜ 기관총과 250∼500㎏ 폭탄, 57㎜ 로켓, 대전차 유도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헬기 조종사들의 남한 귀순을 우려해 헬기 부대를 후방에 배치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50대라는 규모는 북한군 보유 전체 헬기 300여대의 6분의 1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한다. 북한군의 의도에 대해 우리 군이 백령도에 배치한 공격용 코브라헬기(AH-1S)와 다연장로켓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 서북 도서에 대해 공기부양정과 함께 헬기로 입체 상륙작전을 펴기 위한 것 등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림픽과 나 - 이병효] 개최국, 대박이냐 쪽박이냐

    [올림픽과 나 - 이병효] 개최국, 대박이냐 쪽박이냐

    이달 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런던올림픽을 둘러싼 거품이 꺼져들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으로 몰려올 것이라 기대했던 예약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는 바람에 호텔 방값이 대폭 할인되고 일부 VIP 패키지는 반값에 나오고 있다. 또 축구를 비롯한 많은 종목의 티켓이 안 팔린 채 남아 있는데, 애초 관람권 판매율 목표가 82%였다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런던올림픽 미국 중계권을 2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함께 묶어 22억 달러를 주고 사들인 NBC 방송도 적자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재정적 성패는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지만 영미 언론들은 지나간 올림픽 역사를 되짚으며 ‘대박이냐 쪽박이냐’(Boom or Bust)는 식의 기사를 잇따라 싣고 있다. 미국 CNBC는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래 84년 LA와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와 96년 애틀랜타, 2008년 베이징대회를 성공한 올림픽으로 꼽고, 몬트리올과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를 망한 올림픽으로 지목했다. 필자는 64년 도쿄와 88년 서울,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성공한 대회의 대표격으로 기억하고 있다. 모두 아시아 국가에서 열렸을 뿐 아니라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 아래 신흥국가가 세계무대에 본격 데뷔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50년대 ‘일본제’(Made in Japan)는 지금의 중국제처럼 싸구려의 대명사였다. 도쿄 거리는 우리네 총알택시를 뺨치는 가미카제 택시가 누비고 있었고, 빵빵대는 클랙슨 소리로 늘 시끄러웠다. 올림픽을 거쳐 도쿄는 우리가 아는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났고 일본이란 나라를 선진국의 일원으로 우뚝 세웠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계기로 약 120년의 대세 상승을 경험했다면 한국은 서울올림픽 이후 IMF사태를 비롯한 숱한 시련과 위기를 넘어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이어 이제 남북통일을 향해 내닫고 있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소련·중국, 동구권과의 수교가 본격화 됐고 1987년 6·29선언을 끌어내는 배경이 돼 민주화의 촉매제 노릇을 했다. 이 대회는 국제 올림픽운동에도 큰 공헌을 했다. 68년 멕시코시티 대회가 학살과 블랙파워 경례 등으로 얼룩진 것을 시작으로 72년 뮌헨 대회는 ‘검은 9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 테러로 상처를 입었고, 몬트리올 대회는 중앙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주경기장이 대회가 끝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완공되고 시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80년 모스크바와 84년 LA 대회는 ‘반쪽 올림픽’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올림픽대회의 실패가 잇따른 상황에서 서울대회는 재정적 성공의 선례를 만든 것은 물론 ‘온전한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차후 올림픽운동의 디딤돌이 됐다. 필자는 서울올림픽 당시 한 신생 신문의 기자로 취재한 경험이 있다. 멕시코시티와 몬트리올의 예를 들어 올림픽 이후 불경기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여의주가 될 것’이란 장밋빛 낙관론을 삼가야 한다고 짚었는데 결과적으로 틀린 예측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건 들어맞지 않아 ‘즐거운 오류’였지만 필자로선 균형 잡힌 사고와 정확한 방향감각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런던올림픽이 대박을 칠 것인지, 아니면 쪽박을 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004년 아테네대회처럼 나라를 들어먹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점이다. 오히려 파리, 뉴욕, 모스크바, 마드리드 등의 경쟁도시를 물리치고 개최권을 차지한 데서 드러나듯 유럽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경제사회적인 활력소가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스포츠칼럼니스트 bbhhlee@yahoo.co.kr
  • “백만 스물하나~” …팔굽혀펴기 하는 2층 버스 공개

    “백만 스물하나~” …팔굽혀펴기 하는 2층 버스 공개

    체코 출신의 사고뭉치(?) 조각가 데이비드 체르니(David Cerny)가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는 특이한 작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있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런던을 상징하는 2층 버스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무려 6톤짜리 예술품 ‘런던 부스트’(London Boosted)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런던 북부 이즐링턴에 설치된 이 작품은 1957년 제작된 버스 옆면에 두개의 거대한 팔을 부착한 것으로 실제로도 팔굽혀펴기를 한다. 특히 버스는 팔굽혀펴기를 할때 힘들다고 신음소리를 내며 창문을 통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  작품을 제작한 체르니는 “팔굽혀펴기는 세계 모든 선수들이 하는 공통된 운동” 이라면서도 “동시에 군대나 감옥에서 얼차려로 쓰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팔굽혀펴기의 아이러니한 점이 이 작품을 제작한 동기라는 것이 체르니의 설명. 그간 체르니는 특이한 작품 못지 않게 다양한 논쟁적인 작품으로 뉴스의 중심에 떠오른 바 있다. 지난 1991년에는 구 소련의 탱크를 분홍색으로 칠해 구속된 바 있으며 2009년에는 유럽 연합 본부 앞에 회원국의 상징물을 형상화한 작품 ‘엔트로파’(Entropa)를 공개했으나 국가의 상징이 적절치 않다는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글로벌 시대] 주변국과 영토분쟁하는 일본/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주변국과 영토분쟁하는 일본/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지난 3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구나시리 등 쿠릴열도 북방 4개섬 지역을 방문했다. 일본 측은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주일 러시아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긍정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 총리는 5일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일본 측 반응에 신경쓰지 않는다.”며 “쿠릴열도는 사할린 지역과 함께 러시아 영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영토는 주권국가들의 핵심 가치다. 국가 간 영토 분쟁과 해결은 국가 최고 이익이 달린 핵심적인 게임이다. 2차세계대전에서의 패망으로 러시아에 넘어간 북방 4개섬에 대해 일본은 강경하게, 때로는 부지런한 외교로 러시아를 흔들어 왔다. 일본은 왜 이렇게 집착할까. 일본은 2차세계대전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여전히 거부하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들은 전쟁 결과 상실한 북방도서에 대해 억울해한다. 일본은 자신들이 일으킨 침략전쟁의 결과로 이 지역을 상실했다는 점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까. 일본은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에도 강경하다. 한국과의 독도 문제나, 중국과의 댜오위다오 분쟁에서도 그랬다.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을 처리할 때 일본 정부는 국내정치의 속박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상대방 국가에 강요해 왔다. 자민당이건 민주당이건 영토문제와 관한 입장은 다르지 않았다. 북방영토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을 일종의 치욕이자 민족정신의 훼손으로 여기는 것도 강경한 태도의 바탕에 깔려 있다. 러·일 분쟁에서 미국정부의 일본 지원도 한몫했다. 미국은 일본과 옛 소련이 과거 국교 회복회담을 벌일 때에도 북방 4개 섬 회복 요구를 지지했다. 게다가 “일본이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오키나와 등의 주권도 돌려주지 않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일본을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러시아의 생각과 입장은 어떻까. 우선 북방 4개 섬에 대해 러시아는 과거 2차세계대전 승전의 결과물이며 국제적인 조약, 승인과 약속에 따른 정당한 결과라고 여긴다. 국제법적으로도 합법적인 결과라고 본다.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의 발언은 이를 잘 표현해 준다. “(이 영토는)누구도 손을 댈 수 없는 무수한 소련 군인들의 피로 얻어낸 전리품이다.” 구나시리는 러시아에 중요한 전략적인 요충지다. 러시아가 연방 해체 등으로 광대한 전략적 완충지대를 잃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 등으로 전략적 방어지대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 지역은 포기할 수 없이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지닌다. 러시아총참모부 문서에서도 이 지역을 극동아시아와 캄차카반도에 이르는 해상운송의 중요한 통로이자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보호하는, 대체할 수 없는 주요한 배후지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및 일본과 군사전략동맹을 강화하고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 및 군사적 존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강경 입장과 군사적 경계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 5월 블라디미르 푸틴이 다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강력한 영도자에게 일본은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다. 주요 20개국(G20) 회담 등에서 푸틴은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북방 4개섬 분쟁문제를 논의했다. 일본은 영토를 가져오고, 그 대신 러시아에 다른 ‘선물’을 주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영토문제의 한계는 명백했다. 러시아는 주권 소재를 명백히 하면서 공동개발로 문제를 풀자고 접근했을 뿐이다. 러시아는 대화의 문을 연 채로 신축성 있게 대응하면서 국제적인 위상과 주도권을 강화했다. 일본이 2차세계대전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그 결과에 대해 존중하지 않고, 국내정치의 필요성으로 영토 분쟁을 이용한다면, 일본의 강경 태도는 변할 수 없다. 국제질서와 체제의 커다란 변화 없이는 영토 문제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美 ‘별난’ 전직대통령 사랑

    미국민의 유별난 전직 대통령 존경 문화는 어디까지일까. 공화당 소속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연방하원 의원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연안으로부터 3∼200마일(약 4.8~321.8㎞) 거리에 뻗어 있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명칭을 ‘로널드 레이건 EEZ’라고 명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바다 이름에 전직 대통령 이름을 붙인다는 발상은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아이사 의원은 레이건 전 대통령과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3년 에너지를 포함해 연안 자원을 보호하고 개발·탐사하는 미국의 주권적 권리를 선언하면서 미국 EEZ를 선포하는 대통령 포고령을 발표한 바 있다. 아이사 의원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적을 그가 선포한 EEZ의 이름으로 기리자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법령이나 지도를 비롯한 모든 문서에 미국의 EEZ 표기는 ‘로널드 레이건 EEZ’로 표기된다. 사실 미국민들은 어디에든 전직 대통령 이름을 붙이지 못해 안달이다. 소련과의 대결을 승리로 이끈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한 인기는 갈수록 높아져 워싱턴DC의 공항 이름이 ‘로널드 레이건 공항’으로 개명된 지 오래다.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은 말할 것도 없다. 워싱턴DC 포토맥강 가운데 떠 있는 섬 이름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섬’이다. ‘워싱턴’이라는 도시 이름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서 따왔다. 항공모함에도 ‘에이브러햄 링컨호’, ‘조지 워싱턴호’ 등의 이름을 붙였다.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길에는 전직 대통령들의 이름이 수도 없이 걸려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사건 직후 김현희 직접 조사…음성 분석 통해 北공작원 결론

    美, 사건 직후 김현희 직접 조사…음성 분석 통해 北공작원 결론

    미국은 1987년 11월 29일에 발생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직후 김현희를 직접 조사해 그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18일(현지시간) 밝혀졌다. 미국은 당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했으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88서울올림픽과 연말 대선, 정권 교체 등을 감안해 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미 국무부가 지난달 11일 ‘대한항공 858’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비밀문서’ 57건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정부에서는 생산된 지 25년이 된 정부 비밀문서를 공개하는 게 원칙이며 일부 민감한 비밀문서에 한해 공개 시기를 미룬다. 이번 문서는 오래전부터 한국 국민 일부가 미국 정부에 정보 공개 요청을 여러 차례 해 온 점을 감안해 원칙대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국 대사관이 1988년 2월 본국에 보고한 전문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김현희의 기자회견 직후인 1월 15일쯤 김현희를 직접 조사했다. 이들은 미국 정보 당국이 확보하고 있던 북한 공작원 ‘26명의 사진’을 김현희에게 보여주며 ‘접촉했던 인물’을 확인하도록 했으며 김현희는 유럽의 베오그라드(2명)와 부다페스트(1명)에서 접촉했던 인물 3명을 지목했다. 조사관들은 이를 근거로 “김현희가 북한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별도로 중앙정보국(CIA) 산하 외국방송정보서비스(FBIS)를 통해 김현희가 1988년 1월 15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의 성문(聲紋)을 분석해 ‘김현희의 억양과 어휘로 볼 때 북한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에 따르면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1988년 1월 14일 제임스 릴리 주한 미국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김현희에게) 새 옷도 사주고 63빌딩에도 데려갔다.”면서 군사 보복을 원하는 한국인들이 있지만 “보복은 마지막 옵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련과 중국에도 미리 알려주는 게 필수불가결하다.”면서 “두 나라가 북한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문에 따르면 송한호 당시 남북대화사무국장이 이번 사태가 여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올림픽까지는 많이 남아 있는데 북한이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는 내용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낡은 F-5 전투기, 사격연습 뭘로 하나 봤더니…

    낡은 F-5 전투기, 사격연습 뭘로 하나 봤더니…

    강릉의 제18전투비행단은 우리 공군 최초의 전투부대이다. 빨간마후라가 바로 이 비행단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18전투비행단은 우리 공군 전투기 조종사의 고향이다. 또한 동부전선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전투비행단으로, 북한 공군의 도발이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출격하여 격퇴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래서 18전투비행단은 항상 몇 대의 전투기에 무장을 달아놓는 등 모든 준비를 완료하여 놓고 조종사들을 전투기 바로 옆에 24시간 대기시켜 놓고 있다. 불과 5분 만에 ○대의 전투기를 출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북한은 비록 구형이긴 하지만 80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적 열세에 있는 우리 공군으로서는 항상 경계를 하고 있어야 한다. 18전투비행단은 F-5E/F 전투기를 약 60대 정도 운용하고 있는데, 이 전투기는 현대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이제 너무 구식이 되어 버렸다. 데이터링크 같은 말은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짧은 항속거리에 그보다 더 빈약한 무장능력, 레이더가 있기는 하지만 육안으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성능이다. F-5 전투기 자체가 냉전시절 소련이 공산국가들에게 Mig-21을 막 뿌려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도 자유진영 국가들에게 싼 가격에 Mig-21에 대항할 수 있는 저가모델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고성능을 기대할 수 없다. 무장능력은 AIM-9P형 공대공 미사일 2발과 20mm 기관포, 그리고 500파운드 폭탄 4발 등이다. AIM-9P미사일은 사이드와인더 모델 중에서 가장 저성능으로 적 전투기의 꼬리를 물어야만 공격 할 수 있다. 적외선 센서의 성능이 약하기 때문에 적 전투기 꼬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직접 보여주고 쏘아야 따라가는 것이다. 적 전투기와 마주보고 있을 때 공격할 수단은 20mm 기관포 뿐이니 이건 도저히 21세기 패러다임의 전투기라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공군은 애석하게도 이런 전투기가 무려 180대나 있고 모두 1974년~1981년 사이에 들어와 이미 도태시기가 지났다. 18전투비행단의 F-5E/F들은 1974년부터 1976년 사이에 들어온 모델로 나이가 무려 38세나 되었다. 전투기 설계 비행시간은 4000시간인데 수명연장 사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모두 1만시간에 필적하는 비행을 하고 있고, 2인승 기체는 무려 1만 5000시간에 가까운 비행을 하고 있으니 너무 위험하다. 당연히 이 기체들은 사고도 빈번할 수밖에 없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라는 나라에서 너무 한심한 잔혹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중 1980년대에 들어온 젊은(?) 전투기들을 다시 수명연장 사업을 통해 2023년까지 쓸 수밖에 없는 현실로 몰려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전투기를 교체해줘야 하는데 새로운 전투기 도입사업은 지지부진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18전투비행단은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야간 가리지 않고 출격하여 훈련과 경계를 하고 있으니 국민의 한사람으로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글·사진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www.kdnnews.co.kr) 대표
  • 구형 F-5 전투기, 사격연습 어떻게 하나 봤더니

    구형 F-5 전투기, 사격연습 어떻게 하나 봤더니

    강릉의 제18전투비행단은 우리 공군 최초의 전투부대이다. 빨간마후라가 바로 이 비행단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18전투비행단은 우리 공군 전투기 조종사의 고향이다. 또한 동부전선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전투비행단으로, 북한 공군의 도발이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출격하여 격퇴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래서 18전투비행단은 항상 몇 대의 전투기에 무장을 달아놓는 등 모든 준비를 완료하여 놓고 조종사들을 전투기 바로 옆에 24시간 대기시켜 놓고 있다. 불과 5분 만에 ○대의 전투기를 출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북한은 비록 구형이긴 하지만 80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적 열세에 있는 우리 공군으로서는 항상 경계를 하고 있어야 한다. 18전투비행단은 F-5E/F 전투기를 약 60대 정도 운용하고 있는데, 이 전투기는 현대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이제 너무 구식이 되어 버렸다. 데이터링크 같은 말은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짧은 항속거리에 그보다 더 빈약한 무장능력, 레이더가 있기는 하지만 육안으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성능이다. F-5 전투기 자체가 냉전시절 소련이 공산국가들에게 Mig-21을 막 뿌려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도 자유진영 국가들에게 싼 가격에 Mig-21에 대항할 수 있는 저가모델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고성능을 기대할 수 없다. 무장능력은 AIM-9P형 공대공 미사일 2발과 20mm 기관포, 그리고 500파운드 폭탄 4발 등이다. AIM-9P미사일은 사이드와인더 모델 중에서 가장 저성능으로 적 전투기의 꼬리를 물어야만 공격 할 수 있다. 적외선 센서의 성능이 약하기 때문에 적 전투기 꼬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직접 보여주고 쏘아야 따라가는 것이다. 적 전투기와 마주보고 있을 때 공격할 수단은 20mm 기관포 뿐이니 이건 도저히 21세기 패러다임의 전투기라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공군은 애석하게도 이런 전투기가 무려 180대나 있고 모두 1974년~1981년 사이에 들어와 이미 도태시기가 지났다. 18전투비행단의 F-5E/F들은 1974년부터 1976년 사이에 들어온 모델로 나이가 무려 38세나 되었다. 전투기 설계 비행시간은 4000시간인데 수명연장 사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모두 1만시간에 필적하는 비행을 하고 있고, 2인승 기체는 무려 1만 5000시간에 가까운 비행을 하고 있으니 너무 위험하다. 당연히 이 기체들은 사고도 빈번할 수밖에 없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라는 나라에서 너무 한심한 잔혹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중 1980년대에 들어온 젊은(?) 전투기들을 다시 수명연장 사업을 통해 2023년까지 쓸 수밖에 없는 현실로 몰려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전투기를 교체해줘야 하는데 새로운 전투기 도입사업은 지지부진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18전투비행단은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야간 가리지 않고 출격하여 훈련과 경계를 하고 있으니 국민의 한사람으로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글·사진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www.kdnnews.co.kr) 대표
  • [Weekend inside] 러, 反정부 비정부기구 정치적 활동 ‘족쇄’

    “그 여자는 미국 스파이야. 말도 섞지 말라고.”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러시아 지사에서 일하는 타냐 록시나는 지난해 한 지방지 기자로부터 고위급 관리가 자신을 이렇게 비난했다는 소리를 전해 들었다. 록시나는 “당시엔 새로울 것도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소련 시절부터 나쁜 뉴스만 터지면 외국세력의 음모로 모는 게 러시아 관리들의 버릇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이런 ‘과대망상’을 법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두마(하원)는 12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NGO)들을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고 정치적으로 결탁된 ‘외국 기관’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법안이 발의됐다는 걸 감안하면 ‘초고속 입법’이다. 법안은 상원 심의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채택된다. 법안이 발효되면 NGO들은 의무적으로 ‘외국 기관’으로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만 루블(약 1060만원)의 벌금이나 징역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로부터 엄격한 모니터링에 재정 간섭까지 받게 된다. 러시아 민주화에 힘써온 NGO들에게는 옴짝달싹 못하게 발을 묶는 ‘낙인’이자 ‘악법’인 셈이다. 그린피스처럼 정치와 관련 없는 단체들까지 크렘린의 사찰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국내 NGO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비난도 가열되고 있다. 투르뵤른 야글란드 유럽평의회 의장은 리아노보스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입법을 ‘독재자 스탈린 시대의 민간사찰’에 비유했다. 그는 “소련 비밀경찰(KGB)이 쓰던 수법을 연상케 한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도 없고, 입법이 돼서도 안 될 부당한 법안”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사태는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NGO의 전쟁이다. 푸틴은 그동안 국내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러시아 내부 불안을 조장하려는 외국 세력이 배후에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겨냥해 “야권에 혁명을 부추기는 시그널을 보냈다.”고 책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러시아 총선에서 민간 선거감시단체 골로스가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조직적인 선거 부정을 고발,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킨 것이 이번 법안 마련에 결정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골로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릴리야 슈바노바 골로스 대표는 “러시아어에서 ‘외국기관’의 기관(agent)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은 딱 하나, 바로 스파이라는 뜻”이라면서 “국민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우리를 서방정책의 도구로 모는 것은 모욕”이라며 분노했다. 보리스 넴초프 야당 지도자는 “시위 등 사회 운동의 새로운 물결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내부의 적을 겨냥한 사냥”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법안 지지자들은 NGO 부문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보름 남짓 뒤 런던올림픽 막이 오른다. 같은 도시에서 세 번째 열리는, 아주 특별한 올림픽이다. 27일(현지시간)부터 17일간 204개국 1만 500여명의 올림피안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오늘 결단식을 갖는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이상, 3회 연속 톱10이 목표다. 북한도 11개 종목 50여명이 참가한다.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와는 각별하다. 태극기를 앞세우고 나선 첫 올림픽이 1948년 런던올림픽이다. 당시의 여정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7개 종목 67명의 선수단(임원 15·선수 52)은 거리 모금과 후원권 판매로 모은 8만 달러를 여비 삼아 서울을 출발한 지 17박 18일 만에 런던에 입성했다고 한다. 복싱 한수안(1926~1998년), 역도 김성집(93·전 태릉선수촌장)이 동메달을 따내 올림픽경기장에 처음 태극기를 올렸다. ‘시간이 시작되는 땅’에서 6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다시 한번 ‘코리아’로 하나가 될 수는 없을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멈춘 개막식 공동입장을 재연할 수는 없을까. 경색될 대로 경색된 지금의 남북관계에 비춰 보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꼭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죽의 장막’을 뚫은 미·중 핑퐁외교에서 보듯 스포츠에는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남북한 스포츠도 그동안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해와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남북 화해의 큰 디딤돌을 놓은 경험도 있다. 1991년 2월 판문점에서의 국제대회 단일팀 구성 합의가 그것이다. 같은 해 4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코리아’로 출전해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46일간 나눈 우정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해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도 ‘코리아’로 나서 8강에 올랐다.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사상 첫 동시입장해 세계를 감동시켰다. 당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감격적인 장면을 지켜보며 전율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동시입장은 올림픽의 가장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총 9차례의 동시입장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시입장 맥이 끊겼다. 개막 직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남북관계는 꼬였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이 중요하다. 동시입장의 부활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동시입장,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일팀 성사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시드니에서의 합의도 개막식 전날에야 극적으로 이뤄진 점에 비춰 보면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스포츠에서라도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뚫어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스포츠에서의 냉전은 더 혹독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세계를 양분했던 시절 남북한 스포츠는 국제무대에서 사생결단의 맞대결을 벌였다. “남북대결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남북한 모두를 짓눌렀다. 북한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72년 뮌헨올림픽 사격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리호준은 “원수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는 섬뜩한 소감으로 남북대결의 긴장도를 짐작게 해 주었다. “남한 선수에게 진 북한 선수는 아오지탄광행”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나돌았고, 남북대결에서 진 우리선수들도 귀국 때 세관의 어깃장(?)을 겪곤 했다. 남북대결은 메달에 대한 압박감보다 더 무거운 짐이었던 셈이다. 개막식 동시입장이 어렵더라도, 남북한 선수들이 좀 더 따뜻한 우의를 나누고, 다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스스럼없이 지내온 터여서 특별할 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여파로 교류가 뜸했던 만큼 조금은 서먹할 수도 있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데 망설이거나 인색할 필요가 없다. 남북한 모두 다시 한번 ‘코리아’의 추억을 만드는 런던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obnbkt@seoul.co.kr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절망한 청년 학생들 중 일부가 ‘적(敵)의 적은 동지’라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은 한참 변했는데 당시의 굴절된 인식이 아직도 박제돼 있다면 딱한 노릇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당시의 반미·자주 이념에 갇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서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이 감지될 뿐이다. 특히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며 논점을 흐리는 그의 언사를 보라. 북한 인권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끝을 흐리는 NL계 인사들의 화법 그대로다. 우리 학계에서 지난 십수년간 ‘내재적 접근법’이 시류를 탔다. 즉, “북한 내부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이 원조다. 순수 학문적 맥락에서 북한체제의 과거를 해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진단하는 데는 얼마간 유용성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야 했다. 북한체제의 폭압성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삼지 말아야 했다. 오로지 김씨 왕조의 관점으로만 보면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북핵조차 용인하는 종북적 행태로 귀결될 게 불문가지다. 사실 이념의 다양성 보장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의 징표일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의회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에서도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1000만명의 소련인들을 희생시킨 스탈린체제를 옹호했던 웨브 부부나 버나드 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레닌은 공산혁명에 활용할 만한 서방의 이런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면 작가 조지 오웰은 타고난 좌파였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성실성과 함께 스탈린체제를 ‘동물농장’으로 고발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비유는 적실하다. 시장경제나 자유주의가 만능일 순 없다. 얼마 전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여당 내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논쟁도 보수적 시장메커니즘이 진보적 가치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수령론이라는 봉건왕조적 뼈대에 스탈린주의의 외피를 입힌, 북의 세습체제를 추종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북한주민을 보면서도 종북주의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19대 국회에 그런 ‘쓸모있는 바보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주체사상을 내려놓든가, 아니면 국회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만이 진보의 순정을 살리는 길이다. kby7@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884년 오늘(7월 7일) 조선과 러시아는 조로(朝露)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전 세계에 걸쳐 러시아 봉쇄정책을 취해온 영국과 조선에 대한 전통적 종주권을 행사해온 청, 그리고 한반도를 통한 대륙 진출의 야심을 보이고 있던 일본의 견제로 러시아는 조선과 통상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오군란 이후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조선정부 내에서는 러시아와의 수교를 통해 청·일본·러시아 간의 세력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조선의 자주독립을 도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1884년 7월 7일 조로수호통상조약이 성사됐다. 이후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는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조로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지 128년이 되는 오늘, 필자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한 문제를 한 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미숙한 외교로 국격을 떨어뜨린 정부의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우선 이 협정은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인지 여부부터가 불분명하다. 대부분 군사비밀의 보호 및 유출 방지에 관한 절차적 사항을 정하고 있고 새로운 입법 사항이 필요 없는 만큼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와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보다 신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그리고 설사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의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차적 하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협정 체결안은 차관회의를 생략했고, 국무회의에서도 ‘즉석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은 그 명분이나 실리를 떠나 국민들의 대일 감정과 역사적 특수성으로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국민의 눈을 가린 밀실 체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러한 정부의 실망스러운 국정운영보다도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세력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사실을 확대·과장·왜곡시켜 국론 분열과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협정을 자위대 군사동맹, 제2의 을사조약, 매국노 협정 등으로 매도하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대선을 겨냥한 여론몰이와 정국 흔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잘못을 따지고 꾸짖는 것과 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협정과 같은 정보보호협정은 우리나라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4개 국가 또는 국제기구와 맺고 있으며, 이번 일본과의 협정도 글로벌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세계적 추세에 맞춘 것으로 보여진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북동아시아 신호정보 수집, 즉 감청능력은 과히 독보적이다. 1983년 소련의 대한항공(KAL)기 격추사건 때에도 일본은 소련군 조종사의 신원과 교신내용까지도 감청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를 놀라게 했다. 오늘날 정보의 수집능력은 곧바로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리적 군사동향뿐만 아니라 국제테러 및 사이버테러 정보, 무기나 마약의 불법거래 정보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정보의 종류와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 공조 없이 자력만으로 정보를 수집할 경우 핵심 정보의 흠결과 부정확성으로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정보 선진국들과의 정보 공유는 정보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막대한 정보예산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이번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과정에 있었던 절차적 하자에 대한 책임론에만 함몰되어 문제의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책임 전가와 추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적 측면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의 추진문제를 생산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대관령의 정명화·정경화 그들이 펼치는 춤과 음악

    대관령의 정명화·정경화 그들이 펼치는 춤과 음악

    “음악은 보이지 않는 춤이요, 춤은 들리지 않는 음악이다.” 독일 작가 장 파울 프리드리히 리히터(1763~1825)가 음악과 춤의 관계를 정의한 경구는 곱씹어볼 만하다. 동전의 양면처럼 태생적으로 둘을 떼어놓고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대관령국제음악제(GMMFS)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정명화·정경화 교수가 올해의 주제를 ‘춤에서 춤으로’로 설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항상 곡을 연주할 때 이걸 춤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춤과 음악은 가장 가까운 예술”이라는 게 정명화 예술감독의 설명이다. 오는 26일부터 새달 5일까지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용평리조트 등에서 열리는 제9회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정명화 예술감독의 코멘트와 함께 살펴봤다. ●춤과 음악 환상조화 ‘지젤’의 파드되 딱 하루를 머물 수 있다면 28일이다.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특별한 손님과 함께한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가 부부 이리나 드보로벤코와 막심 벨로세르코프스키가 드미트리 브리얀체프의 ‘유령의 무도회’와 조지 밸런신(1904~1983)이 안무한 ‘아폴로’를 선보인다. 구 소련 키예프 출신인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활약하다가 1993년 결혼 후 미국에 정착하면서 ABT에 둥지를 틀었다. 드보로벤코는 미하일 포킨(1880~1942)이 전설적인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1881~1931)를 위해 만든 ‘빈사의 백조’도 선보인다. 김주원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와 이동훈 수석무용수도 같은 무대에서 ‘지젤’의 파드되(2인무)를 선보인다. 수많은 발레 작품 중 ‘지젤’의 음악과 춤의 결합도가 가장 높다고 감탄해온 정명화 감독이 특별히 두 무용수에게 직접 파드되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1300석 규모 뮤직텐트 속 ‘천지창조’ 이번 페스티벌의 가장 큰 물리적 변화는 13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뮤직텐트가 첫선을 보인다는 점. 축음기 나팔 모양을 본뜬 지붕과 투명한 유리벽으로 이뤄진 뮤직텐트에서 대관령의 청량한 공기를 마시면서 공연을 볼 수 있다. 27일 역대 GMMFS 사상 최대 규모 프로그램인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공연된다. 세계 고음악계를 누비는 소프라노 임선혜와 뉴욕과 런던을 휘젓고 다니는 테너 김우경 등이 성시연(서울시향 부지휘자)이 지휘하는 GMMFS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정명화 감독은 “지난해 모차르트 레퀴엠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 ‘천지창조’는 좋아했던 곡이지만, 규모가 크고 곡이 길어 콘서트홀에서 올리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마침 올해 뮤직텐트가 생겼고, 하이든을 소화할 수 있는 임선혜가 올 수 있어 가능해졌다.”고 프로그램 선정 배경을 밝혔다. ●정명화·경화 자매가 선택한 ‘브람스’ 정명화(첼로)·경화(바이올린)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대관령음악제의 보너스다. 지난해 손가락 부상에서 복귀한 정경화가 언니 정명화와 6년 만에 호흡을 맞춘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피아노 케빈 케너)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29일 자매가 선보일 작품은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1번 G단조다. 협연자를 고르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 까다로운 자매의 선택은 2008년 그라모폰상 수상자 막심 리자노프(비올라), 예일대 교수이기도 한 피터 프랭클(피아노)이다. 정명화 감독은 “프랭클은 워낙 브람스를 잘하는 분이다. 우리 자매 또한 브람스를 너무나 좋아한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과 뮤직텐트에서 열리는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3만~5만원. 단 올해부터 생긴 H석(후원석)은 티켓값 5만원에 기부금 20만원을 보태 25만원에 팔린다. 마스터클래스와 음악가와의 대화는 1만원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 (중)국장급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 (중)국장급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장급은 행정고시 31~28회, 기술고시 21~26회로 다른 부처에 비해 폭이 넓다. 연공서열과 순환보직보다는 발탁인사를 즐겨하는 이주호 장관의 독특한 인사스타일에서 비롯됐다. 실제 현 정부 들어 교과부 간부의 나이와 고시 기수는 크게 낮아졌다. 이근재 대변인은 옛 과기부 사무관 시절부터 공보업무를 경험하면서 언론홍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언론통이다. 7급 공채 출신으로는 드물게 기초과학정책과장, 거대과학정책과장 등 과학 분야 주무과장을 두루 거쳤다. 박준모 감사관은 부장검사로서 개방형 직위의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임용됐다. 검사 재직 때 특별수사 분야 사정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과부내의 온정주의와 대학의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을 깨는데 앞장섰다. 박춘란 정책기획관은 대학원 체제 개편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고등교육 정책통이다. 법률 지식이 해박하고 격무를 마다하지 않는 교과부 내 대표적인 여성 간부 가운데 한 명이다. 서유미 국제협력관은 대학행정과 연구개발정책업무를 두루 관장하고 있다. 낯선 업무에 대한 적응이 빠르고 업무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종철 미래인재정책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문가로 알려질 만큼 대입제도과장 등 대입 관련 업무를 적잖게 맡았다. 지식정보정책과장, 주 뉴욕총영사관 교육문화관 등도 거쳤다. 이진규 창의인재정책관은 구 과기부 출신이지만 부처 통합 이후 줄곧 초·중등 교육 분야에서 일하면서 교과부의 업무로 발빠르게 변신, 입지를 굳힌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영철 평생직업교육관은 구 산자부 산업기술인력과장, 교육분권화추진단장, 유네스코사무국 파견관 등을 역임했다. 오석환 학교지원국장은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학교폭력을 근절·예방하는 총책임자다. 기획·예산·홍보·국제·대학 등 주요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고영현 교육복지국장은 국장급 가운데 유일하게 교육전문직이다. 현 정부 교육정책의 주요 화두인 ‘다문화 교육 선진화 방안’과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맞춤형 교육 지원’ 안착을 주도했다. 신익현 교육정보통계국장은 젊은 국장이다. 하지만 학교선진화과장, 교육정보기획과장,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쳤다. 정확한 판단력과 신속한 추진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사교육대책팀장, 행정관리담당관, 장관비서실장을 거치면서 교육현안뿐 아니라 주요 정책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강영순 과학기술인재관은 대학지원과장 및 대학구조개혁팀장을 역임한 대학행정통이다. 오승현 대학선진화관은 1998년 공보처가 폐지되면서 교육부로 자리를 옮겨 왔다. 이른바 정통 교과부 출신은 아니지만 대학선진화관으로서 고등교육정책과 대학 현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송기동 대학지원관은 구 과기부 시절에는 과학기술 정책 및 국제협력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지만, 부처 통합 이후 교육 분야에서 주로 근무했다. 용홍택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획단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과학벨트를 총괄한다.윤대상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건설추진단장은 구 소련, 헝가리, 중국 등과의 우주항공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한일정보협정 보류] 정부 ‘조급증’은 中견제 노린 美입김 때문?

    한국 정부가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조기에 체결하려는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군사 최우선 순위가 중국 봉쇄 정책으로 설정되면서 미국은 동북아에서 한국과 일본을 묶어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3자 동맹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오래전부터 한·일 양국에 관계개선을 통해 군사적 유대 강화를 주문했고, 특히 최근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국 측이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촉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3∼14일 워싱턴에서 한·미 2+2회담이 열린 지 보름 만에 한·일 양국 정부는 정보협정 체결을 위한 내부 절차를 모두 마쳤다. 당시 발표된 공동성명의 내용에서도 한·일 정보협정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다. 공동성명은 “양측 장관들은 지역평화 및 안정을 위해 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미·일 3자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측 장관들은 한·미·일 안보토의를 포함해 3자 안보협력을 위한 메커니즘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돼 있다. 이 성명의 첫 단추가 이번 군사협정 체결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 당국자가 27일 한·일 정보협정 체결 임박과 관련, “구체적인 논평이나 답변은 양국 정부의 몫”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관계를 환영한다.”고 말한 데서 속내가 엿보인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2010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 주도로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이 중국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일본이 참여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일본이 이지스함의 서해 파견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일본 쪽에서 나오기도 했다. 일본 의회가 최근 원자력 관련법에 ‘안전보장 목적’을 추가하면서 핵무기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전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은 것도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국무부 당국자는 지난 27일 “일본 정부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원자력을 사용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핵무장’ 우려를 일축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키웠는데, 지금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고무하고 한국을 함께 묶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애국가의 역사적 함의/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애국가의 역사적 함의/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국가(國歌)는 국기와 함께 국민국가(nation state)의 국민 통합을 위한 대표적 표상이다. “상뎨는 우리 황뎨를 도우8/셩수무강하8” 1902년에 대내외에 공포된 ‘대한제국 애국가’는 상제(上帝)에게 전제군주의 성수무강(聖壽無疆)을 기원하는 구절로 시작된다. 그러나 하늘은 황제의 나라 대한제국을 돕지 않았다. ‘nation’은 ‘국민’으로도 ‘민족’으로도 번역된다. 사실 1905년 이전 민족이란 말은 거의 쓰이지 않았고 ‘백성·신민·인민·동포’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신분을 넘어선 동등성의 어감(語感)을 느끼게 하는 ‘동포’도 국권의 주체로서 평등한 정치 공동체의 성원은 아니었다. 당시의 신문·잡지·역사서 등 인쇄매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평등한 근대 민족의 창출이 아니라 황제와 제국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당시 민권은 국권보다 하위 개념으로 국가의 생존과 유지를 위해 얼마든지 희생될 수 있었다. 백성을 국민으로 만들기보다 신민(臣民)으로 잠자게 하려 한 대한제국은 진정한 의미의 근대 국민국가로 보기 어렵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대한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1905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여 국망(國亡)의 위기가 몰아닥치자 사람들은 전제군주가 아닌 민초들 자신을 이 땅의 주인으로 호명(呼名)한 새로운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 충성의 대상은 황제에서 민족으로 바뀌었다. 민초들은 신민이기를 거부하고 미래에 올 새로운 공화주의 국가의 국민이 되기를 꿈꾸는 민족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10년 우리는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식민지 국민이자 ‘천황’의 신민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일제 치하 36년간 애국가는 태극기와 더불어 마음속으로만 부르고 흔들 수 있었던 금지된 상징이었다. 1945년 8월 15일 도둑과 같이 광복이 찾아오자 사람들은 다시 태극기를 꺼내들고 애국가를 목청껏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련을 모델로 한 공산주의 국가 수립을 꿈꾸며 “만국 프롤레타리아트의 조국 쎄쎄쎄르(소련) 만세! 세계혁명운동의 수령 스탈린동무 만세!”를 외친 남로당 당수 박헌영 같은 이에게 태극기와 애국가는 더 이상 그들이 지향하는 정치체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아니었다. “민중의 기 붉은 기는/ 전사의 시체를 싼다/ 시체가 굳기 전에/ 혈조(血潮)는 깃발을 물들인다.” 북한이 1948년 8월 인공기를 사용하기 전까지 좌익은 손에 든 태극기를 부인하는 ‘적기가’(赤旗歌)를 애국가 대신 불렀다. “마음속에 그려보던 태극기가/ 푸른 하늘 밑에 물결칠 때/ 막혀가던 핏줄도 용소슴처 흐르고/ 꿈이 아닌 이 순간에 자유의 새암은/ 어느 새 우리들의 몸을 씻겨 주었다/ 자유의 인민이 되라고/ 권력의 인민이 되라고/ 일장기를 고친 기가 무슨 우리의 기드냐/ 불 끓는 우리 마음에 그 짓 기는 살러지리라/ 거리를 뒤덮은 저 붉은 기/ 붉은 기를 억세인 그대들 손 안에/ 모든 권력은 쥐어지리라/ 날러라 붉은 기/ 이 땅 위에 날러라.” 뒤에 북한 국가를 작사한 박기영이 1945년 10월에 지은 ‘날러라 붉은 기’라는 시의 한 대목은 3·1운동 이후 이 땅 사람들의 뇌리에 독립의 강력한 표상으로 작동하던 태극기를 전술적으로 공산혁명에 활용하려 한 그들의 속셈을 잘 보여준다. 1945년 11월 임화가 남긴 ‘발자욱-붉은 군대를 환영하기 위하여’에 보이는 “아아 승리와 영광에 빛나는 스탈린그라드의 용사도 왔구나. 그대들이 가져 오는 것은 우리의 영토인가. 그대들이 들고 오는 것은 우리의 기(旗)ㅅ빨인가. 우리는 어느 것이 그대들의 것인지. 어느 것이 우리들의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대목이 잘 말해주듯이, 이데올로기에 함몰된 좌파 지식인의 맹종에 가까운 소련 추종은 명백한 오류였다. “좌익 파쇼와 일부 공산당원들의 소아병적인 경향 때문에 민심이 공산당에서 이탈하고 있다. 젊은 공산주의자 중에 공산당을 유아독존으로 여기고 스탈린을 전지전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좌우에 치우치지 않았던 중도 성향 역사학자 김성칠이 남긴 1946년 2월 16일의 일기가 시공을 넘어 공감을 자아내는 오늘이다.
  • 6·25전쟁과 통일의 필요성 바로 알기

    6·25전쟁과 통일의 필요성 바로 알기

    6·25 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2주년을 맞았다. 아직도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은 계속되고 있고, 납북자 문제를 비롯한 많은 일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맘때쯤 진행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5명 중 2명은 6·25전쟁이 몇년도에 일어났는지,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모르고 있다. 누구에게는 아픔이 계속되고 누구에게는 잊혀지는 게 현실이다. EBS는 25일 낮 12시 10분에 ‘기획특강-끝나지 않은 전쟁, 6·25’를 방송한다. 기획특강은 학교 수업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한 EBS 모델 수업의 하나로, ‘3·1절 특강’과 ‘선거 특강’에 이은 3번째 프로그램이다. 최태성 대광고 교사가 강사로 나서, 남침을 위한 북한 내부의 전쟁 준비 상황과 중국·소련·미국 등 주변국 움직임 등 6·25 전쟁의 발발 배경을 설명한다. 낙동강 전선을 두고 북한군과 벌인 치열한 공방전, 인천상륙작전 진행 과정, 휴전 협정문에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서명이 빠진 이유 등 다양한 동영상 자료와 문서, 지도로 알기 쉽게 살펴본다. 또 ‘가거라 삼팔선’, ‘전우야 잘가라’, ‘단장의 미아리 고개’, ‘굳세어라 금순아’ 등 대중가요 속에 담긴 애절한 가사와 음률로, 당시 상황의 절박함을 되새긴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이 겪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되짚어 보며 진정한 통일의 의미와 그 필요성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서동원 담당PD는 “청소년 상당수가 남침과 북침의 의미를 혼동하고, 심지어 6·25전쟁을 일본, 소련 또는 러시아가 일으킨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면서 “호국선열의 피가 서린 6·25전쟁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이번 특강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수능강의 전문 사이트 EBSi(www.ebsi.co.kr)와 포털 다음의 ‘EBS 지식’에서도 볼 수 있다. EBSi 사이트에서는 시청 소감 달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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