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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mm 고사총 6·25 때 사용한 무기…우리 군 K-6 중기관총은?

    14.5mm 고사총 6·25 때 사용한 무기…우리 군 K-6 중기관총은?

    14.5mm 고사총, 대북전단 살포 북한이 10일 14.5㎜ 고사총으로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을 겨냥했다. 이 고사총은 구 소련에서 개발한 14.5㎜ ZPU 중기관총 여러 정을 묶어 만든 대공화기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 때도 쓰였다. 기관총구의 개수에 따라 ZPU-2,4로 나뉘며, 한 정이 분당 1천200발을 발사할 수 있고, 유효사거리는 고도 1.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대공 방어용으로 ZPU 계열 화기를 대량 운용하고 있으며, 일반 보병연대에도 14.5mm 고사총 중대를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군으로만 구성된 고사총 부대도 다수 운용 중이다. 북한군은 과거 휴전선 부근에 일어난 국지적 교전에서 14.5㎜ 고사총을 여러 차례 동원한 적이 있다. 지난 2010년 10월 북한군은 강원도 화천 지역의 우리 측 GP를 향해 두 발의 고사총을 발사했고, 2003년 7월 경기도 연천 GP에서 일어난 총격전에도 이 무기를 동원했다. 북한군은 과거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당시에도 이 ZPU 계열 고사총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이용한 K-6 중기관총은 1986년에 국내에서 개발했다. 미국제 M-2 중기관총을 참고로 개발한 것으로 신속한 총열교환을 위해 M-2 기관총이 채택한 나사회전식 교환방식이 아닌 ‘잠금턱’ 방식을 적용했다. 5초 만에 총열교환이 가능하다. 1989년부터 전군에 보급되기 시작해 구경은 12.7㎜로 분당 450∼6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중량은 37㎏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얼마 전 주한미국대사관 측에서 방한 중인 미 한반도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주선했다. 북한 핵과 한·일관계 등이 주요 논제였지만, 말미에 “북한이 엄청난 투자 기회라는 시각도 있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어봤다. 이 전문가는 대뜸 “누가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국이 추진했던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인데, 북한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 같은 투자가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로저스가 투자에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미국 내에서는 매버릭(독불장군)으로 통한다”고 다소 평가절하했다. 그는 “나의 발언이 미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아마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대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내용인 ‘통일대박’ 못지않게 중요한 국제적인 메시지다. 통일의 과실을 한국이 독점하지 않고 이웃과 나누겠다는 것은 여러모로 현실적이다. 주변국들의 긴장을 늦추고 이해관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북한 문제는 외교, 안보 측면과 마찬가지로 투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매우 복잡하다. 박 대통령의 주변국 대박론은 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투자와 비즈니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부터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야 통일 이후의 각종 투자 사업들도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현재 사실상 북한의 독점적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고속철도·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고,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토류를 비롯한 북한의 지하자원도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대북 사업에 들어오는 것이 달가울 리가 없다. 러시아도 지난해 하산과 나진을 잇는 철도를 개통했다. 대북 사업은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유럽과 아시아 간의 ‘리밸런싱(재균형)’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명분이나 이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서슴지 않았던 옛 소련과는 다르다. 대북 투자에 관심은 크지만 신중하다. 섣불리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러시아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는 걸 원치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은 남북 철도가 시베리아·중국 철도와 이어지면 초조해질 것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시장에 더 가까워지고, 유럽으로 가는 동북아 물류의 시발점이란 입지를 굳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변국 통일대박론’에 일종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난해 초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에게 “러시아, 북한, 남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그 관계자는 “문제야 없겠지만 그보다는 한국이 미국, 캐나다에서 에너지를 사가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캐나다~일본을 연결하는 에너지망이 구상 중에 있다면서 한국도 여기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동북아 세력이기는 하지만,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남북 철도와 시베리아·중국 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을 잇는 슈퍼그리드 등 북한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배제되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사업들에 반대할 명분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쌍수 들고 환영할 일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통일대박 사업에 적절하게 동참시키는 것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면, 양국 기업이 희토류 개발이나 의료보건, 그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처럼 명분도 있고 실리도 있는 프로젝트를 북한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dawn@seoul.co.kr
  • 美·日, 집단자위권 지리적 제약 없앤다

    일본 자위대의 행동 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의 윤곽이 8일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의 국방·외교 당국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국장급 인사가 참가한 방위협력 소위원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위한 중간 보고서를 정리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아베 신조 내각의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반영해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보고서의 핵심은 대(對)미군 지원과 관련한 자위대의 활동범위 제한을 없앤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양국은 평시에서 유사시까지 일본의 안전보장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존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평시 ▲일본 유사시 ▲주변사태(전쟁)의 분류를 없앰으로써 미·일 방위 협력의 지리적인 제약을 지운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한반도, 타이완해협 등에서의 유사시를 염두에 둔 ‘주변사태’를 상정했기 때문에 미군을 지원하는 자위대의 활동 영역은 일본 주변에 한정됐다. 다만 보고서에는 한반도나 북한 등 특정 국가나 지역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또 새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일본 내각의 각의 결정을 반영,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뿐 아니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미·일 간 협조 사항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엇갈리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는 보고서에 적시하지 않았다. 양국이 협력하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 보고서는 수송 협조, 수색과 구조, 비전투용 구출 작전, 해상 안보, 효율적 경제 제재를 위한 활동 등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미군에 대한 지원활동의 사례들을 이같이 열거한 것은 해양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과 충돌할 때 자위대가 새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활동이 활발한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미·일 공동 대처도 보고서에 새롭게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연내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추진해 왔지만 자위대법을 비롯해 일본의 법제 정비가 지연되는 바람에 미국과 협의를 거쳐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역할분담을 규정한 양국 정부 문서로 1978년 소련군의 일본 침공을 상정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상황이 달라지면서 1997년 한반도 유사시나 중국·타이완의 양안(兩岸) 사태 가능성 등을 반영해 개정안을 발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IS(이슬람국가) 사용 총탄 20%는 미국산…북한산도 있어

    IS(이슬람국가) 사용 총탄 20%는 미국산…북한산도 있어

    이슬람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이하 IS)가 미국산 총알로 미군과 현지의 무고한 민간인을 겨누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의 후원을 받고 있는 분쟁 병기 연구소(Conflict Armament Research·이하 CAR) 측은 "쿠르드 지역에서 전투에 사용된 20%의 총탄이 미국산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CAR 측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이 지역에서 수거된 총 1730개의 탄약통을 분석해 얻어졌으며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산도 34개나 확인됐다. 이 결과에서 중국산이 445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구소련(338개), 미국(323개), 러시아(154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 총 21개국이 망라돼 전세계에서 생산된 무기를 IS가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S 측이 미국산을 주요 총탄으로 사용하게 이유는 2000년대 중반 미군이 이라크 정부군 등에 제공한 무기가 이후 IS군에 흘러갔기 때문이다. 방어를 위해 미군이 제공한 무기가 역으로 미군을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 리스트에 포함된 각국 역시 최근에 IS에 무기를 팔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45년산을 시작으로 오래된 탄약통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지역에 남아있던 무기를 IS가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석에 참여한 CAR 이사 제임스 베반은 "이같은 상황은 현 이라크 정부군이 미국 등으로 부터 받은 무기를 관리하고 지킬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 이라면서 "이는 향후 이슬람 분쟁 지역의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IS가 시리아와 터키 접경지인 코바니 지역 함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면서 "터키를 둘러싼 안보상황도 위험수위에 달해 미군을 위시한 반 IS 연합군이 조속히 지상군 투입을 결정해야 할 순간이 왔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구소련의 탐욕…13년 새 말라버린 아랄海 (NASA 공개)

    구소련의 탐욕…13년 새 말라버린 아랄海 (NASA 공개)

    세계 네 번째 크기의 거대한 내해(內海, 육지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에서 해협을 통해 더 큰 대양으로 이어지는 바다)에서 이제는 메마른 육지로 변해가는 ‘아랄 해’의 사진이 공개됐다. NASA(미 항공 우주국)는 최근 13년 동안 급격히 물이 말라 메마르고 있는 아랄 해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NASA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최초 촬영 때인 2001년 8월 15일에 촬영된 아랄 해의 모습과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올해 8월 19일의 모습은 과연 같은 지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변해있다. 10여년 전만해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했던 아랄 해가 이제는 거의 육지 수준으로 메말라 버린 것이다. 중앙아시아 중심부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사이, 카스피 해(海) 동쪽에 위치한 아랄 해는 1960년 당시 면적 6만 8000㎢에 깊이 20∼25m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내해(內海)였지만 이후 1987년에는 면적 4만 1000㎢에 물 수위도 12m 이상 내려가면서 총 면적이 40%나 줄어들어 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래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그럭저럭 바다다운 모습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이렇게 아랄 해가 메마르게 된 주원인은 1960년 당시 소비에트 연방의 정책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에 이르는 광대한 땅을 관개농지로 바꾸기 위해 아랄 해의 주요 수원(水源)인 시르다리야 강과 아무다리야 강의 물길을 돌리면서 점점 메마르게 됐다. 아랄 해는 염분과 광물질 함유량이 늘어나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태며 철갑상어, 잉어 등의 어류도 멸종 위기에 놓이면서 연안어업은 거의 폐업상태가 됐다. NASA에 따르면, 이런 아랄 해의 수량변화는 해당 지역의 기후를 여름에는 더욱 덥고 겨울은 매우 추운 극단적인 환경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현재 아랄 해의 중앙부분은 거의 완전히 메마른 상태며 북부 지역 일부만 물이 존재하고 있다. 사진=NASA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민주국가라면 공산주의자도 黨 만들 수 있어야”

    “민주국가라면 공산주의자도 黨 만들 수 있어야”

    “공산당 일당 체제에 반대하되 공산주의자들이 당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세계 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발레리 조르킨(71) 러시아 연방헌법재판소장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정당은 국민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그 의무와 권한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헌재의 판단은 아주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헌재는 보리스 옐친이 소련 공산당을 금지했을 때 공산당 일당 체제를 금지하는 것은 합헌이지만 공산주의자들의 정당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면서 “당시 헌재가 공산당을 완전히 금지했다면 내전이 생겼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보당 해산심판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 상황을 잘 아는 한국 헌재만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조르킨 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상 명예훼손에 대해선 “헌법을 해치는 주장이나 타인에 대한 허위 비방은 규제해야 하지만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잔니 부퀴치오(70) 베니스위원회 위원장도 “정부가 인터넷처럼 새로운 의사소통 도구를 감시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밝혔다. 베니스위원회는 동유럽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1990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유럽연합 47개국과 비유럽 13개국이 가입돼 있다. 부퀴치오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한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중동에서도 표현의 자유 문제가 대두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계헌재회의 제3차 총회는 이날 집행위원회 회의와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350여명의 헌법재판기관 대표들과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했으며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中, 한국 주도 한반도통일 기대·우려 교차”

    중국 내에서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과거 중국과 북한을 순망치한의 관계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남북통일이란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논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통일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25일 서울시내의 한 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한반도국제포럼’에서 리난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발제문을 통해 “한반도 통일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양분된 상태”라고 밝혔다. 리 연구원은 “일부 전문가는 평화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로서 통일 한국을 지지하지만, 통일 한국이 미국의 위성국가가 될 것을 우려하면서 미국이 중국 봉쇄정책을 펼칠 경우 미군을 안전한 거리에 두지 못하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 제기되는 남북통일에 대한 의견 대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한국·미국이 고위급 정치·군사적 접촉을 통해 미·중 간 전략적 신뢰를 제고하고 공포감을 완화하며 오해를 해소할 경우 3국은 한반도 통일에 관해 궁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주문했다. 후지와라 기이치 일본 도쿄대 교수도 “중국은 한반도 통일로 미군이 자국 국경에 더 가까이 진출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은 통일에 대한 기대나 불안감보다 오히려 무관심한 입장”이라며 중국이 지역 안보에서 미국을 경계하는 것을 해소하게 하는 것도 한국 몫이란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중국과 일본의 이런 입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중국에 북한은 오히려 자국의 동북지방 번영을 가로막고 있는 골칫덩어리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관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북한이 과거 소련과 흡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 국제경제·관계연구소(IMEMO) 부원장은 “지금 북한은 소련이 붕괴될 당시와 비슷한 점이 있다”며 “소련은 1991년 8월 쿠데타로 붕괴가 촉발됐는데 북한은 언제 어떤 식으로 붕괴될 것인가가 문제”라며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이라고 언급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슬람국가(IS) 응징하는 ‘저승사자’ 미군 A-10C 공격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슬람국가(IS) 응징하는 ‘저승사자’ 미군 A-10C 공격기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일대를 휩쓸며 닥치는 대로 살육과 약탈을 일삼아 온 광기어린 테러 집단 IS(Islamic State)를 응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습이 시작됐다.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에서 발진한 F/A-18E/F 슈퍼 호넷을 필두로 F-16과 F-15, B-1B 폭격기는 물론 인류 역사상 최강의 전투기라 평가되는 F-22A ‘랩터’를 공습에 투입했다. 50여 대의 전투기와 폭격기가 동원된 이번 공습에서 미국은 IS와 알 카에다(Al-Queada) 계열 무장조직 호라산 그룹(Khorasan group)의 시설을 파괴했다. 공습을 당한 시설들은 철저하게 파괴됐고, 수 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이번 공습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 것처럼 미국은 IS가 F-22A나 B-1B보다 더 두려워할 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중장갑 공격기 A-10C 워호그(warthog)였다. 흑멧돼지가 중동으로 날아간 이유 IS는 국가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국가보다는 비교적 조직화가 잘 되어있는 대규모 무장 집단에 불과하다. 이들은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전차와 항공기 등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관청이나 지휘시설 같은 것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공습했을 때 이라크와 탈레반은 정규군이 있었고, 각지에 정규군이 주둔하고 있는 기지와 각종 병참 시설들이 건설되어 있었다. 정규군이었던 이라크군과 탈레반군은 이러한 시설이 파괴되면 작전에 상당한 지장을 받았지만, IS는 다르다. IS는 정규군보다는 ‘마적단’에 가까운 개념이기 때문에 모든 시설은 임시 시설이다. 기존의 학교나 관공서, 아파트를 빼앗아 그곳에 병력이 머물면 막사가 되는 것이고, 탄약과 물자를 보관해 놓으면 병참 시설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중앙 지도부에서 무기를 구매해 전투부대에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통해 약탈하고 노획해 무기와 탄약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이라크군이나 탈레반군처럼 제대로 된 병참 시설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미군과 동맹국들이 수십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정밀 유도 폭탄과 미사일로 표적을 공습한다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 어차피 빼앗은 건물이고, 물자와 인력은 점령지에서 약탈하고 징발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B-1B와 F-22와 같은 최첨단 전력은 이러한 테러 조직을 상대하는데 적절하지 않다. 미국도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첩보활동으로 획득한 IS 지도부 은거지를 초정밀 폭격으로 파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IS 격퇴의 핵심은 소위 ‘테크니컬(Technical)’, 즉 무장 트럭을 타고 떼 지어 몰려다니는 IS 병력을 제거하는데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전투부대를 보내야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전의 늪에 빠졌던 미국이 또 다시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의외의 카드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바로 A-10C 공격기의 중동 배치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인디애나주 주방위공군 제122전투비행단 예하 제163비행대의 A-10C 공격기 12대와 병력 300여 명을 다음 달 초까지 중동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IS 공습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현지 언론은 이번 A-10C 중동 배치의 시기가 미묘하다고 꼬집으면서 이 공격기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를 격퇴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S와 같은 ‘마적단’에게 A-10C는 과거 냉전시절 불렸던 별명 그대로 ‘죽음의 십자가’ 그 자체다. A-10C의 주무장인 GAU-8 30mm 기관포는 현존하는 거의 대부분의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는 포탄을 분당 4,200발의 속도로 쏟아 부을 수 있다. 이밖에도 JDAM과 헬파이어 미사일은 물론 각종 정밀유도무기를 최대 7톤까지 탑재한다. 막강한 화력만큼이나 방어력도 대단히 강력하다. A-10C는 IS가 상용 트럭에 얹어 운용하는 23mm 기관포로 쉽게 격추시킬 수 없다. 주요부위가 티타늄 장갑재로 되어 있고, 피격되어 유압 장치가 파괴되더라도 기체 조종이 가능하도록 조종간과 조종면 사이에 강철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 이라크 자유 작전 때 23mm 기관포는 물론 57mm 기관포탄 4발에 직격 당하고도 추락하지 않고 기지로 무사 귀환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중무장・중장갑 공격기가 중동 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지상군 대용’이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수 없으니 지상전투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가 대신하되, 이들의 실력이 못미더우니 강력한 공격기를 지원해 이라크군의 실력 부족을 화력 지원으로 커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기사회생할까? 사실, 이번 중동 배치와 IS 격퇴 전쟁 참전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A-10C 자신이다. 퇴역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또 한 번 그 가치를 증명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A-10은 1970년대 구소련의 대규모 기갑부대를 저지하기 위해 등장한 대전차 공격기였으나, 냉전 붕괴 직후 더 이상 구소련과 동구권의 기갑부대를 상대할 일이 없어지자 조기 퇴역이 추진됐으나 1991년 걸프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2000년대 초 또 다시 퇴역론이 대두되었으나,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그 존재 가치를 또 한 번 입증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역할이 끝나자 미 공군은 F-35A 도입을 위해 A-10 퇴역을 추진하고 나섰다. A-10 프로그램을 종료해 여기서 아낀 돈으로 F-35A 프로그램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의회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하원은 2014년 국방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미 공군이 A-10 퇴역을 위해 단 한 푼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 버렸다. A-10만큼 근접항공지원에 효과적인 기체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미 공군은 Charles Davis 중장을 의회에 보내 “이제 더 이상 티타늄으로 감싼 기체를 저속으로 비행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이미 F-16이나 B-52, B-1B가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예산안은 미 하원의 결정대로 통과되어 A-10C는 내년도 예산안이 집행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이번에 A-10이 IS를 상대로 얼마나 위력을 떨칠 것이며, 그 유효성을 인정받아 또다시 수명을 연장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과심이 몰리고 있다. A-10C가 IS를 상대로 펼치는 전쟁에서 또 한 번 그 진가를 입증 받는다면 적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는 장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득권의 끝없는 탐욕… 여전히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기득권의 끝없는 탐욕… 여전히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한국 현대사회를 들여다보기에 근대는 좋은 거울이 된다.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의 근대에서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문제들이 똬리를 틀어 지금의 정치·사회적 갈등과 대립의 근원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근대사회의 폐부를 날카롭게 찌른 당시의 희곡들이 현대 연극계에서 꾸준히 되살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립극단은 한국 근대극 재조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극작가 오영진(1916~1974)의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를 택했다. 일제와 미군정에 머리를 조아리며 욕망을 채워 온 이중생의 파멸을 그린 작품으로, 친일 반민족주의의 청산과 새 시대에 대한 갈망을 해학과 풍자 속에 꾹꾹 눌러 낸 블랙 코미디다. 일제강점기에 자신의 아들 하식과 하인의 아들 용석을 지원병으로 내보내며 일본으로부터 이권을 얻은 이중생은 해방 후엔 딸 하연을 미국인의 정부로 보내 가며 치부를 한다. 그러나 일이 꼬여 탈세와 배임, 공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게 된 그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가짜 자살극을 꾸민다. 최근 한국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인 김광보 연출은 재해석이나 변형 없이 원작을 그대로 무대에 옮기는 정공법을 택했다. 무대 세트부터 인물들의 특성, 대사까지 고스란히 살렸다. 기득권의 속물근성에 대한 희화화는 현대의 관객에게도 통렬한 쾌감을 안겨 준다. 이중생의 전 재산이 무료 병원 건립에 쓰이기로 결정되자 병풍 뒤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이중생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서 탐욕스러운 기득권의 전복이 주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당시의 세대 갈등을 지금의 한국 사회와 비교해 바라볼 여지도 준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아들 하식이 이중생에게 “아버지 같은 사람이 떠밀다시피 보낸 젊은이가 소련 놈 밑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쏘아붙이는 대목은 한국 사회가 떠안고 있는 세대 갈등과 포개진다. 원작은 이중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친일 반민족주의와 속물주의의 청산, 새로운 시대의 도래라는 주제 의식을 또렷하게 새겼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이중생들을 떠올리며 씁쓸함을 느낄 수 있다. 국립극단은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김우진의 ‘이영녀’, 유치진의 ‘토막’, 김영수의 ‘혈맥’ 등으로 근대극 재조명 시리즈를 이어 갈 계획이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원. 1688-596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북한 역사들 연일 새 역사

    북한 역사들 연일 새 역사

    북한 역도가 연일 세계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김은국(26)은 21일 인천 연수구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이어진 인천아시안게임 역도 남자 62㎏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54㎏과 용상 178㎏을 들어 올려 합계 332㎏으로 인상과 합계 세계기록을 고쳐 썼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합계 세계신기록(327㎏, 인상 153㎏·용상 174㎏)을 작성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는 이날 1차 시기에 147㎏을 가볍게 들어 대회 타이 기록을 세운 뒤 152㎏으로 무게를 올린 2차 시기에서는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3차 시기에서는 2㎏을 늘려 시지용(중국)이 2002년 터키 이즈미르 세계역도초청대회에서 세운 종전 기록(153㎏)을 12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는 용상 2차 시기에서 174㎏을 들어 올려 런던 때의 기록을 1㎏ 늘린 데 이어 3차 시기에도 리마오성(중국)의 용상 세계기록에 4㎏ 모자란 178㎏을 신청한 뒤 크게 힘든 기색 없이 들어 올렸다. 용상에 약한 면모를 과감히 씻어낸 그는 합계 332㎏으로 이날 두 번째 세계신기록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북한은 역도에서만 두 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전날 남자 56㎏급의 엄윤철이 합계 298㎏(인상 128㎏, 용상 170㎏)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이번 대회 세계신기록 3개째다. 북한 역도가 무섭도록 강해진 것은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훈련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전폭적인 지원이 겹쳐진 결과다. 집권 다음 해 런던올림픽에서만 금메달 3개. 그는 지난해 3월 평양 시내 체육촌을 시찰하면서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역도가 승산 종목이 되게 해야 한다”며 집중 투자를 지시했다. 북한 역도는 예전부터 외교적으로 가까웠던 중국, 동유럽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성장했다. 1960년대 역도 강국이던 불가리아와 합동 전지훈련을 했고 옛소련과도 폭넓게 교류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 가까워져 더 급속 성장했다는 평가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최근 “북한의 독자적이고 철저한 영재 교육이 런던올림픽에서 성과를 봤다. 유소년기부터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각지 소년체육학교에 입학시켜 육성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아울러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숨기는 폐쇄성도 한몫했다. 역도는 상대 선수가 얼마나 들어 올릴지를 예측한 뒤 자신이 더 들어 올릴 무게를 계산하고 결정해야 하는 두뇌 싸움.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차단막이 자신들의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대박통일’과 인공기

    [문소영의 시시콜콜] ‘대박통일’과 인공기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에 태극기가 있듯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에는 인공기가 있다. 1987년 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규정돼 국가로서의 북한을 부인하지만, 그 이후 1991년 9월 18일 남한과 북한은 한민족 두 국가로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한 민족 두 개의 국가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이 여당으로 정부를 책임지던 노태우 대통령 때다. 1990년 소련과 수교한 뒤 북방정책을 펴 적성국가(敵性國家)로 분류됐던 공산국가인 동유럽과 중국(1992년)까지 수교하자 북한이 유엔 동시가입 반대를 철회한 덕분이다. 유엔 동시가입의 기획은 박정희 대통령이 발표한 1973년 6·23 특별선언에 담긴 정신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6월 23일 ‘평화통일 외교정책에 관한 대통령 특별성명’을 발표하기 전 그 내용을 북한 정부에 미리 통지했다. 이 외교비사는 지난해 12월 밝혀졌다. 미국의 냉전사 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가 영국 문서보관소에서 입수한 외교문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한 해 전인 1972년 10월 유신을 선포하기 전에 박 대통령은 북한에 미리 알려준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1970년대에 남북한은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자 각기 아프리카 국가들과 수교를 맺는 데 사활을 걸었지만, 물밑에선 큰 정보도 주고받고 협상도 했던 것 같다. 7·4공동선언이 그 결과물이다. 물론 정부가 북한에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최근 경기 고양시 종합운동장 주변 도로에 인공기가 게양됐다며 항의 소동이 일었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 58조에 따르면, 모든 경기장 및 그 부근, 호텔,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 공항 등에 참가국 국기를 달아야 한다. 북한이 참가했으니 인공기 게양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지난 11일 인공기 게양 및 소지는 경기장, 시상식장, 선수촌 등 최소한으로 축소했고, 남한인이 소지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덕분에 북한이 중국을 3-0으로 이긴 15일 축구경기에서 푸른 한반도 깃발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북한에서 태극기가 걸린 적 있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에 상호호혜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시각을 느낀다. 그러나 올 초 박 대통령이 강조한 ‘통일 대박’과 ‘유라시아 철도 연결’ 같은 구상이 현실적인 정책으로 성사되려면 호혜평등 기준만으로 가능할까 싶다. 먼저 허용할 여유도 있어야 한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거대한 공간에 거장들의 작품이 놓여 있다. 관람객은 작가 이름과 제목, 제작 연도 등을 적어 놓은 명제표의 글씨를 들여다보고 재빨리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돌린다.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행여 작품이 다칠까 눈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안내원들을 피해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풍경이다. 하지만 모든 미술관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독특한 운영철학으로 새로운 미술관 개념을 제시하며 관람객을 사로잡는 미술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독일 서북부의 소도시 노이스(Neuss)에 있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톱10’에 오를 만큼 미술 마니아, 특히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첫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다. 뒤셀도르프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노이스는 냉전시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로켓기지가 있던 군사지역이었다. 인젤 홈브로이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관과 거리가 멀다.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20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광활한 자연 속에 작지만 개성 있는 건물들로 이뤄진 독특한 형식이다. 드문드문 들어선 건물에 작품들이 놓여 있지만 작품을 설명하는 명제표도, 설명판도 없다. 매표소와 사무동 근무자들 외에 안내원이나 지키는 사람도 없다. 관람객들은 산책하듯이 건물과 건물을 옮겨 다니면서 자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면 그뿐이다.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게 인젤 홈브로이히의 미술관 운영철학”이라고 미술관재단 대외홍보팀의 타티아나 킴멜은 설명했다. 인젤은 독일어로 ‘섬’이라는 뜻이다. 1987년 문을 연 이곳은 9대1의 법칙, 즉 자연 90%에 건물 10%의 비율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킴멜은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고 명상하듯이 예술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을의 인젤 홈브로이히가 특히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을 구상한 이는 뒤셀도르프 지역에서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미술품 컬렉터 칼 하인리히 뮐러(1936~2007)다. 뮐러는 1982년 라인강 지류인 라인-에르푸트 강에 둘러싸여 섬처럼 생긴 늪지와 그 옆의 벌판을 사들여 자신이 세계를 돌며 수집한 예술품들을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 줄 미술관을 짓기로 한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점점 거대해지는 현대 미술관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 그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미술관 문턱을 허문 열린 미술관을 원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특히 그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조각가 에르빈 헤리히와 아나톨 헤르츠펠트, 화가 고타르트 그라우브너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헤리히는 대부분의 건물을 확장된 조각의 개념으로 설계했고, 아나톨은 작업실을 꾸미고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조각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라우브너는 전체 콘셉트와 전시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지난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독일 출신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올리버 크루제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진 메인 건물을 가로질러 나오자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나무 그늘에서는 야외학습 나온 학생들이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 미술관에선 한 달에 한 차례 예술가의 안내를 받아 함께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젤 홈브로이히의 자연과 예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다녀야 한다”는 킴멜의 충고대로 혼자서 지도를 들고 미술관 체험에 나섰다. 원래 반나절 정도 여유 있게 봐야 하지만 2시간 동안 한 바퀴 돌고 점심시간 즈음 카페테리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카페테리아는 주변 농가에서 생산한 싱싱한 과일, 달걀, 우유, 잡곡 빵, 잼 등 건강한 음식들을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역시 뮐러의 구상에 포함된 것이었다.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 입구에서 20㏊ 넓이의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넓은 초원에 적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드문드문 보인다. 숲을 이루는 대부분의 나무가 미술관 설계 당시에 식재됐다니 더욱 놀라웠다. 계단을 내려와 연못과 늪을 지나고 풀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니 들풀과 야생화들이 햇살을 머금고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늪지의 날벌레를 보고 야생오리가 꿱꿱거리니 산새가 짹짹하고 참견을 한다. 야생의 모습을 최대한 살린 멋진 정원은 독일 출신 환경건축가 코르테가 설계했다. 15개의 건축물 중 처음 마주하는 갤러리는 탑을 뜻하는 ‘Turm’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각 건축물이다. 투박한 탑처럼 생긴 벽돌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흰색일 뿐 아무것도 없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텅 빈 공간에 햇살이 조용히 내리쪼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헤리히는 외부 조건이나 건물의 역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지 조각적인 개념으로 구조물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벽돌과 다른 재료들을 사용해 조각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조각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체험하면서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연히 사라진다. ‘미로’라는 뜻의 라비린트 파비옹은 인젤 홈브로이히의 주요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천장에서 따스한 자연광이 비치는 전시실에는 코린트, 피카비아, 그라우브너 등 유럽 출신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고대 크메르와 중국 한·당·명시대의 도자기 등 골동품, 마오리족 도구들과 나란히 놓여 있다. 유명 작가의 서양미술, 진귀한 동양의 고미술이 분명한데 작품 설명은 없다. 하지만 시공을 넘어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감동을 주는 예술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듯했다. 헤리히가 설계한 건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갖고 있다. 헤리히의 미니멀한 대리석 조각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호에 갤러리’, 다도이쓰의 대형 작품이 전시된 곳은 다도이쓰 갤러리, 렘브란트와 세잔의 데생과 수채화를 전시한 곳은 ‘달팽이’ 등이다. 주요 소장품을 전시한 대갤러리 ‘열두개의 방이 있는 집’에는 이브 클랭, 호안 미로, 말레비치, 장 아르프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두룩한데 역시 아무런 설명도, 안내원도 없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정보 제공 대신 관람객의 자유로운 해석과 반응을 유도하는 의도인 것이다. 오솔길을 걷다가 숲 속에 설치된 작품을 손보고 있던 조각가 아나톨을 만났다. 맘씨 좋은 수다쟁이 할아버지 아나톨은 “인젤 홈브로이히는 자연과 예술작품,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바로 옆에 있던 나토 로켓기지와 군사시설들이 1993년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軍備) 축소 협약에 따라 폐쇄되자 뮐러는 이곳을 사들여 예술가들의 아틀리에와 주거 공간, 미술관, 음악당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했다.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땅을 멋진 자연 속 미술관으로 가꾼 뮐러는 자신이 구상했던 미술관이 성공을 거두자 수집품과 미술관 전체를 노이스시에 기증했다. 개인의 노력보단 공공의 힘으로 더 좋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이곳의 소유권과 운영은 노이스시 칼 하인리히 뮐러 재단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후원으로 설립된 홈브로이히 재단이 맡고 있다. 뮐러는 인젤 홈브로이히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신이 심은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잠들어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미관계와 한국의 역할/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중·미관계와 한국의 역할/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중·미 간의 불편한 관계는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가함으로써 적대관계로 변화 확대됐다. 그러나 1960년대의 중·소 관계의 악화와 1969년 우수리 강을 사이에 둔 영토분쟁은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선택하게 했고, 월남 전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미국은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고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중·미 두 나라의 염원은 드디어 1972년 2월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양국 사이에 이른바 ‘상해공동성명’이 발표됨으로써 20여년간의 적대관계는 끝나게 됐다. 미국을 ‘세계인민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던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도모한 데는 소련이라는 초강대국의 위협에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는 미국뿐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해공동성명’에는 두 나라가 아직 합의되지 않은 문제가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견해 차이를 줄이기 위해 두 나라는 먼저 스포츠와 문화 분야에서부터 관계를 발전시킴과 동시에 키신저 보좌관과 닉슨과 포드 등 현직 대통령들의 연이은 방중을 통해 수교의 기틀을 다짐으로써 1979년 1월 1일을 기해 이들 양국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중·미 두 나라는 올해로 수교 35주년을 맞는다.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웬차오(李源潮) 부주석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수교 3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리 부주석은 “양국 지도자의 전략적 안목과 정치적 혜안을 통해 중·미 수교는 20세기 후반의 국제관계에서 전략적인 의미가 가장 큰 역사적 사건 중 하나”라고 평가했고, 카터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미·중 관계 발전의 증인으로서 미·중 간 우호적인 사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두 나라는 현재 90여개의 정부 간 대화채널과 5000억 달러의 무역규모에 연간 400여만명의 인적 교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중·미관계의 현주소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더 정확한 것은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고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특수 관계라 하겠다. 이러한 관계는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신형대국관계’와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중·미 간의 이런 관계 속에서 자존과 번영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한국의 처지라는 현실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미국과는 기존의 ‘동맹관계’를 보다 강화시켜야 하고,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솔직히 말하면, 중·미 양국은 지금 각기 자국만을 선택해주기를 내심 바라면서 상대국과의 밀월관계를 경계하고 있는 눈치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중·미 외교에서는 고도의 균형감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균형감각도 중요하지만, 이는 소극적인 방법에 불과하므로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미 간의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고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중심에 서서 효과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는 더 적극적인 전략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종전처럼 중·미가 공조하고 협력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이들 양국이 견제와 균형은 물론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우리가 더욱 필요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자존과 번영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이러한 한국의 역할이야말로 중·미 간 윈·윈(win-win)효과를 볼 수 있고, 역내 국가들은 루즈·루즈(lose-lose)게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동해 한복판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르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동해 한복판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르면?

    제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의 기반을 닦고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속속 선보이며 한반도 전역과 제주도를 핵미사일 타격권에 둔 북한이 또 다른 불장난을 준비하고 있다.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것이다. 이 발사관은 다른 곳도 아닌 잠수함 기지에서 발견됐고,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존재에 대해 존재를 부인하며 표정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번 발견으로 군 당국이 입은 심리적인 충격은 적지 않았을 수밖에 없다. ▲ 사라진 잠수함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러시아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 묘사된 것처럼 각 지역의 고위 장교들은 부대가 해체되면서 잉여 물자가 되어버린 무기를 밀매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소련이 망하면서 러시아가 들어서긴 했지만 극심한 재정난으로 인해 약 10여 년간 군인들이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상당수 군인들에게 봉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심지어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는 전기요금을 낼 돈조차 없어 단전 조치를 당하기까지 했다. 군인들이 몰래 빼돌려 판매하는 무기 이외에도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도 무기 매각에 적극적이었다. 러시아 해군은 약 500여 척에 이르는 퇴역 함정을 고철로 매각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고, 여기에는 고속정이나 구축함은 물론 항공모함과 핵잠수함도 있었다. 이 당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영유통’이 2척의 항공모함과 6척의 핵잠수함을 고철로 수입해 온 것은 유명한 일화였고, 중소 유통업체에 불과한 이 회사가 어떻게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들여 이러한 대형 군함들을 사 왔는지는 지금도 많은 뒷이야기거리를 낳고 있다. 여담이지만 당시 들여온 러시아 함정 가운데 일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항공모함 및 잠수함과 관련해 상당한 기술과 노하우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이 나서서 이런 대형 함정들을 고철로나마 획득하는데 성공했는데, 북한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 북한 역시 자국 기업은 물론 조총련계 인사들을 동원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러시아 함정 구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94년 1월 일본 언론은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취재하여 일부 장교들이 극동 지역 나훗카(Nakhodka) 소재 북한 총영사관과 잠수함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잠수함을 넘겨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해군 공보처는 이 보도에 대해 “잠수함을 고철로 구입해 간 것은 일본의 토엔무역회사이며, 함종은 골프(Golf II)급 잠수함”이라며 “해당 잠수함은 27만 6,000달러에 거래되어 예인선으로 북한의 청진항으로 옮겨졌으며, 일본 업체가 잠수함 해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의혹은 더욱 커졌다. 러시아와 일본 언론들은 “자본금 3,000만 엔, 종업원 4명에 불과한 영세업체가 30만 달러에 달하는 대금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가?”라며 일제히 의문을 제기했고, “현재 수백 척의 매물이 나온 러시아 퇴역 함정 가운데 여러 개의 조총련계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이 입찰한 함정은 모두 잠수함”이라며 북한이 조총련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러시아의 대형 잠수함을 획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러시아 해군은 토엔무역과 12척의 잠수함 판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국내외 비난이 거세지자 11척의 인도를 중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1993년 말 이미 1척의 골프 II급 잠수함이 북한의 청진항으로 넘어간 상태였고, 이 잠수함을 포함해 각종 잠수함 40여 척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이 로버트 갈루치(Robert L. Gallucci) 미 국무부 차관보의 브리핑을 통해 확인되면서 북한의 골프 II급 잠수함 보유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문제는 북한에 넘어간 골프 II급 잠수함이 청진항에 계류되어 있다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초 이 함정은 나진항으로 옮겨져 해체될 예정이었지만, 1994년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해체되었다는 설부터 비밀리에 재취역했다는 설,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 등이 파다했으나, 북한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과 러시아 등 동구권으로부터 6,000만 달러어치의 무기를 밀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골프 II급 잠수함 부품을 구매한 것이 확인되면서 재취역 또는 유사 함정 건조를 위한 연구용 활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대체 이 잠수함은 어디로 간 것일까? ▲ 킬 체인・KAMD 바보 만드는 SLBM 북한이 입수한 골프 II급 잠수함은 러시아에서 프로젝트 629A로 불리는 중형 잠수함으로 수중 배수량이 3,553톤에 달하고, D-4로 명명된 수중발사시스템을 도입해 사거리 2,500km 이상인 SS-N-6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3발을 탑재한다. 수중 40~50m에서 5분 간격으로 1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최대 300m까지 잠항해 적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다. 이 잠수함에 탑재되는 SS-N-6 미사일이 바로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의 원형이다. 북한은 골프급에서 SS-N-6 미사일의 사격통제장치를 획득해 무수단 개발에 참고했고, 덕분에 별도의 발사 실험 없이 무수단을 실전에 배치할 수 있었다. 이번에 식별된 발사관이 SS-N-6 발사를 위한 D-4 발사시스템이 맞고, 북한이 골프 II 잠수함은 물론 D-4 발사 시스템에 대한 기술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면 우리 군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D-4 발사시스템은 골프 I급에 적용됐던 수상 발사 시스템이 아닌 수중 발사 시스템이다. 수중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이 공해를 경유해 동해나 서해, 남해 외곽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2기만 도입되어 교대로 북쪽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는 무용지물이 된다. 언제 어느 바다에서 발사될지 모르기 때문에 ‘발사 징후 포착 직후 선제타격’을 기본 개념으로 삼고 진행되고 있는 킬 체인(Kill chain)도 쓸모없어진다. 수중에서 4~5노트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미사일을 쏘아 대는 잠수함을 정찰기나 위성, 무인기로는 잡아낼 수 없으니 조기경보라는 개념 자체가 무색해진다. 그동안 북쪽만 바라봤던 요격 체계들이 이제는 동서남북 전 방향을 감시하고 요격에 대비해야 할뿐더러, 기존 노동 미사일이나 스커드 미사일보다 훨씬 높은 정점 고도를 갖는 SS-N-6의 특성상 북한이 이 미사일을 한반도 해안 상공 고고도에서 터트려 EMP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니, 사거리가 짧고 요격 고도도 낮은 패트리어트나 THAAD 정도만 고려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도 전면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그만큼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은 무서운 사신(死神)이다. 냉전 시기 적의 1차 핵공격에서 살아남아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상호확증파괴(MAD : Mutual Assured Destruciton)의 수단이었으니 말이다. 미국과 소련이 서로에게 그러했듯 이러한 사신을 막기 위해서는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대형 구축함 등으로 구성되는 기동함대를 꾸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한의 수중발사 핵미사일 위협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에 최소한 대응을 시도할만한 기동함대 비슷한 전력은 2030년 이후에 나올 예정이다. 눈앞에 핵미사일 위협이 성큼성큼 다가와도 그 누구도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불감증, 이 정도면 중증(重症)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60년만에 처음 만나는 백석 시의 고향

    60년만에 처음 만나는 백석 시의 고향

    동화시집/마르샤크 지음/백석 옮김/박태일 엮음/경진출판/264쪽/1만 3000원 ‘돼지 몰이꾼 대답이- “내 말하지-,/당신네 가운데 누가 잘났나,/누구든지 제 힘으로 사는 사람/그 사람이 그거야 더 잘났지!//당신은 임금 없이도 살아갈 텐가?”/“그렇구말구-.” 전사의 대답./“당신은 호위병이 없어도 좋겠는가?”/“원 천만에!-” 임금이 하는 말.’(누가 더 잘났나?) ‘쥐- 따쥐는/가루만 빻고,/개구리는/만두를 굽고,/숫탉은 창문에서/그들에게 손풍금을 타 준다./잿빛 고슴도치는 등을 옹쿠려/잠도 자지 않고 다락집을 지킨다.//갑자기도 갑자기 컹컴한 숲속으로/집 없는 승냥이가 기신기신 찾아왔다./대문을 쾅쾅 두드리며/목 갈린 소리로 노래를 한다-.’(다락집 다락집) 아름답고 쉬운 시어로 러시아 아동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러시아 시인 사무일 마르샤크(1887~1964). 신기하게도, 그의 동화시를 읽다 보면 고수머리 흩날리던 ‘댄디 보이’ 백석(1912~1996) 시인의 아취(雅趣)가 풍겨온다. ‘개구리네 한솥밥’ 같은 해학과 유머가 어울린 ‘백석표 동시’가 문득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마르샤크의 동시를 일찍이 우리말로 옮기면서 백석은 그에게서 문학적 영감을 크게 얻었다. 백석이 1955년 6월 평양에서 번역해 펴냈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경진출판)이 60여년 만에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박태일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2년 전 중국에서 백석이 번역한 동화시집 초판을 발굴해 책으로 엮어냈다. 당시 민주청년사에서 펴낸 초판본의 가격은 47원. 초판만 3만부를 찍었고 시인 리용악이 교열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일 교수는 “광복기부터 1950년대 걸쳐 이뤄진 번역 작업은 백석의 삶에서 중핵적일 뿐 아니라 초기 북한문학사의 형성과 전개에 큰 이바지를 했다”며 “특히 이 책은 백석이 1950년대 북한문학 속에서 집중적으로 썼던 동화시와 어린이문학의 탯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마르샤크의 작품이 백석의 동화시 창작의 핵심 원천으로 짐작되는 이유로 박 교수는 책이 출간된 2년 뒤인 1957년 시인이 써낸 창작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를 지목했다. 편수도 각각 11편, 12편으로 비슷한 데다 두 책 모두 본문에 문자와 맞물린 그림을 싣는 도상텍스트를 선보였다. 마르샤크 시 번역에서 나타난 독자적인 짓본뜬말(의태어), 소리본뜬말(의성어)의 쓰임, 각운과 압운의 적절한 사용, 지역어나 신어 쓰임, 반복과 병렬의 짜임새가 ‘집게네 네 형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런 동화시는 북한 어린이문학뿐 아니라 중국 동포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백석은 북한 문예지 ‘아동문학’(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7년 11월호에 게재한 ‘마르샤크의 생애와 문학’이란 글에서 그에 대해 “유명한 소련의 시인이며 극작가이며 번역가이며 이론가이며 거대한 아동 문학가”라고 소개한 바 있다. 시집에는 11편의 동화시가 실렸다. ‘불이 났다’, ‘우편’, ‘드네쁘리 강과의 전쟁’ 등은 각각 소방대, 우편배달부, 건설 노동자들의 활약상을 다루며 소비에트 사회의 건실함을 선전하는 동시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감각적인 표현으로 동화시의 특징을 담고 있다. 앞서의 시편들이 평범한 이들을 영웅으로 그려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낙관을 심어주었다면 ‘게으름뱅이와 고양이’, ‘미스터 트비스터’ 등은 게으름뱅이 아이와 미국의 인종차별주의자, 대자본가인 부정적인 주인공을 꾸짖고 폭로하면서 공민이 갖춰야 할 윤리와 품성을 깨닫게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기고] 새로운 위기 속에 진화하는 나토/김창범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기고] 새로운 위기 속에 진화하는 나토/김창범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지난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냉전 종식 이래 가장 엄중하고 심각한 회의였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나토는 서방세계에서는 안보의 대명사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이다. 냉전 시대에는 구소련에 맞서 서구적 가치를 지키고, 대서양 양안의 미국과 유럽을 하나로 묶은 협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래 더 이상 유럽에서 전쟁은 발발하지 않을 것이고, 항구적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최근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먹구름과 이라크, 시리아발 위기상황이 유럽 안보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이야기한 대로 나토는 새로운 위협과 위기에 직면하여, 결정적인 분기점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 이번 정상회의는 이례적으로 중요한 결정들을 채택하게 됐다. 우선 정상들은 집단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안보위협을 느끼는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해 발틱 3국 등 동유럽국가와 육·해·공군의 상시 순환 근무, 병력과 장비의 사전배치, 불시소집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수천명에 달하는 ‘긴급 출동 연합군’을 창설하고, 유사시 즉각 파병토록 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이라크에서 소위 ‘이슬람 국가(IS)‘를 격멸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체’를 출범시키기로 하였다. 더 이상 국제사회가 IS의 위협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3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합동 군사작전을 사실상 종료하고 내년부터 아프간 군 지원과 훈련, 교육임무로 이양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한국, 호주, 일본 등 24개 주요국들과 정치·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첫째, 군사동맹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다. 위기의 순간에 나토가 집단 안보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둘째,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전 세계 안보지형을 뒤바꾸어 놓았듯이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에서의 위기 상황은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위협과 위험은 새로운 대응을 필요로 한다. 아시아 중시정책을 표방한 오바마 정부로서는 대서양 양안의 안보강화도 병행해 나가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셋째, 나토는 글로벌 안보협력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부 유럽은 물론, 중동과 아시아지역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더욱 강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49년 집단안보체제로 출범했던 나토가 65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다.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역사는 진화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나토의 응전이 어떠한 역사의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사설] 정권수립 66돌 北, 선군 고집 말고 대화 응하라

    북한이 어제 정권 수립 66주년을 맞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 공화국은 주체의 한길 따라 끝없이 강성번영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선군(先軍)주의와 김정은 중심의 단합을 강조했다. 체제 개혁이나 남북 간 대화와 교류 확대를 포함한 대외 개방보다는 내부 단속과 군사력 강화를 통해 정권유지를 도모하겠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주체사상이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기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한 역설적으로 북한체제의 미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권 수립일을 맞은 북한이 예년과 달리 눈에 띄게 떠들썩한 경축 행사를 벌였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김정은 세습정권이 처한 경제적 곤경과 외교적 고립이라는 엄혹한 대내외적 상황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김정은 정권이 이런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다. 이는 비단 북한주민의 삶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동안 추석을 전후해 몇 차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속속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어제 임진각의 이산가족 합동경모대회 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일 것이다. 까닭에 김정은 정권이 선군사상이라는 미망(迷妄)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 북한은 추석을 앞둔 지난 6일 신형 전술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동해 상으로 쏘았다. 북의 발사체 발사는 올 들어 벌써 19번째다. 그만큼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는 증좌다. 하지만 옛 소련이 어디 핵과 미사일이 모자라 무너졌겠는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경제건설-핵개발 병진이라는 허황된 노선을 포기해야 한다. 남북 간에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고, 경제협력의 확대로 남쪽 한계기업이 출로를 찾으면서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도록 하는 등 과제가 쌓여 있다. 우리 정부가 이런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고위급회담을 제안해 놓고 있으나, 북의 호응이 없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더 이상의 신경전을 접고 고위급회담에 하루속히 응해야 한다. 때마침 새누리당 지도부가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론을 거론하고 있다. 물론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도 없는 마당에 성급한 발상이란 반론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도 일정부분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재개와 북핵 해법, 5·24 조치 완화 등을 고위급회담 테이블에서 패키지로 논의하는 유인 카드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진종오 50m 권총 세계新

    진종오 50m 권총 세계新

    사격 간판 진종오(35·KT)가 50m 권총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9일 스페인 그라나다의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60발 합계 583점으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알렉산드르 멜레니에프(구소련)가 세운 종전 기록 581점을 34년 만에 갈아치웠다. 2012년 5월 경호실장기에서 세운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579점)도 4점이나 끌어올렸다. 이로써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두 종목 모두 세계기록 보유자가 됐다. 진종오는 2009년 4월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 10m 공기권총에서 594점을 쏴 세계기록을 세웠다. 진종오는 전날 최영래(청주시청), 이대명(KB국민은행)과 팀을 이룬 50m 권총 단체전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우주 견공’이 입던 우주복 경매 나온다

    ‘우주 견공’이 입던 우주복 경매 나온다

    지난 1950년대 당시 소련 우주기관이 개에게 입혔던 ‘우주복’이 경매에 나온다. 최근 온라인 경매업체 ‘옥션나타’는 오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유서 깊은 ‘개 우주복’의 경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품된 개 우주복은 소련의 ‘우주견’으로 유명한 벨카(Belka)와 스트렐카(Strelka)가 훈련 중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두 마리의 견공은 지난 1960년 8월 19일 스푸트니크 5호를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가 하루 동안 지구 궤도를 선회한 후 무사히 귀환했다. 이색적인 모양의 이 개 우주복은 전체적으로 사람이 입는 것과 비슷하다. 소련의 방산업체 RSC 에너지아가 개발한 이 우주복은 코튼, 나일론, 고무, 알루미늄을 재료로 산소를 공급하는 튜브가 설치된 것이 특징. 당시 소련 연구기관은 개들에게 이 우주복을 입혀 중력 가속도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인간이 입을 우주복에 적용시켰다. 특히 1957년에는 유기견 출신의 라이카(Laika)가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동물 최초의 ‘우주견’이 됐으나 임무 중 과열과 스트레스로 죽었다. 인류의 초기 우주 개발에는 이처럼 동물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던 셈. 경매 업체 측은 “이 우주복 앞에는 헬멧과 결합되는 링 장치도 있다” 면서 “역사적인 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예상 낙찰가는 약 8000유로(한화 1000만원)정도”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EU, 2018 러시아월드컵 보이콧?...카드 만지작

    EU, 2018 러시아월드컵 보이콧?...카드 만지작

    1980년대 서방과 동유럽이 올림픽을 서로 보이콧했던 것처럼 국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구촌 스포츠행사를 보이콧하는 사태가 재연되는 상황이 올까.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높이려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거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방안 논의 등을 위해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EU 외교관들이 9개월 전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주요 스포츠 행사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EU가 논의 중인 주요 스포츠 행사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대회, 유럽축구대회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 월드컵 거부 방안은 EU가 이번 주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인 새로운 제재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 등 몇몇 국가대표들은 1일 열린 EU 대사 회의에서 이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라트비아의 한 외교관은 “러시아로부터 선의를 엿볼 수 없는 지금 시점에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면서도 “아직은 구상 수준의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정 국가의 지정학적 벼랑 끝 전략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주요 스포츠 행사에 대한 ‘보이콧’을 활용하는 방안은 1980년 미국이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미국은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대한 서방의 보이콧을 주도했고, 소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4년 뒤 열린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대한 동유럽의 보이콧을 이끌었다. 정치 컨설팅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애널리스트는 “권위 있는 국제적 스포츠 행사를 보이콧하는 것은 냉전 시대의 느낌이 난다”며 “이는 러시아에는 금융제재보다 훨씬 더 쓰라린 제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에서 3일 논의하고 나서 주말까지 각국이 추인할 예정인 러시아에 대한 추가적 경제제재에는 유럽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러시아 기업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대형 국영은행이나 국영 에너지그룹, 방산그룹 등만 제재 대상이지만 새롭게 제시된 안은 러시아의 모든 방산그룹과 정부가 통제하는 석유회사도 유럽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BP가 20%의 지분을 가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와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석유부문 자회사인 가스프롬 네프트 등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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