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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씨의 석방과 법감정(사설)

    목병원 원장 목영자 씨의 석방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무척 의아해하고 있다. 초점은 목씨가 그렇게 금방 풀려날 정도로 잘못이 없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이것은 자칫 국민들 사이에서 부동산투기 자체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의 투기근절의지가 의심받게 되며 나아가서는 행정행태에 불신을 가져올 염려가 크다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재판의 결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몇가지 측면에서 분명히 해명되어야 할 대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재판부는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를 갖고 그같은 결정을 내렸으리라 여기나 일반의 법감정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기전매차익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투기행위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은 정도를 넘을 정도로 여러 곳에,그것도 가족의 이름으로 나누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투기로 보고 있다. 목씨의 경우 예외가 아니라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또 목씨가 건물신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한 행위가 투기가 아니라는 것은 부동산투기를 망국병이라고까지 여기며 이에 대한 사범은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사회통념에도 어긋난다고 본다. 부동산투기로 구속된 다른 병원장,학교이사장들도 이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폭넓은 법해석은 부동산투기 근절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사회지도층 인사의 부동산투기는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그동안 책임이 강조돼왔다는 데서 형평을 잃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목씨의 경우 더욱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그것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법정에 출정하지 않고 법정밖에서 기다리게 한 것이 재판부의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그에 앞서 그의 딸이 목씨가 구속된 다음날 바로 벌금 3백만원에 약식기소돼 석방됐다는 것 자체가 많은 오해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는 현행법상으로 실형을 가할 만한 죄가 아니었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소란을 피우며 구속까지 했느냐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만큼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때문이었다고 주장할 지 모르나 분명한 것은 무엇이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죄형법정주의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는 의도가 잘못돼 한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게 되고 더욱이 매장까지 하게 되는 사태를 빚어서는 더욱 곤란하다는 것을 이 기회에 강조하고자 한다. 잡아들일 때는 정말로 큰 죄를 지었고 당장 요절을 낼 듯이 떠들어대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 실정법에 따른 재판을 거치게 되면 금방 풀려나는 것은 어딘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서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고 이런 데서 정부가 불신을 받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해주기 바란다. 그러나 문제는 목씨의 석방은 결과적으로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국민적인 바람에 상처를 주었다는 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일에 납득하지 못할 때 투기대책은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또 하나 부동산투기 근절은 어느 한 부처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대응에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 한국투기꾼 중국서 설친다/아시아드 계기 북경­상해등에 발길 잦아

    ◎현지인과 손잡고 부동산 매입에 열올려/선수촌아파트 1동 사려다 퇴짜 맞기도 【북경=본사합동취재단】 한국과 중국의 국교가 수립되면 값이 폭등할 것을 노려 북경에 아파트나 땅을 사려는 한국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같은 조짐은 북경뿐아니라 상해 천진 연길 등지까지도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파트 등 부동산의 개인소유는 물론 거래까지 엄격히 금지돼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개인의 부동산매입을 허용하면서 값도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고 있다. 현재 북경의 아파트값은 10평짜리가 5만원(한화 7백50만원)정도로 86년 1만원(한화 1백50만원)정도에서 무려 5배나 올랐다. 그나마 매물이 없어 보통 3∼4개월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 부동산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주로 한국기업들로 지사 주재원숙소란 명목으로 아파트 등을 사들이고 있다. 현재 아파트를 갖고 있는 대기업은 SㆍH사 등 4∼5개사에 이르고 있으며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북경시민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를 사들인 경우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그룹의 경우 50평짜리 아파트를 홍콩화교명의로 23만7천달러(한화 1억4천만원)에 사들여 주재원숙소로 사용하고있다. 이곳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 한국인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으로 쓰고 있는 아파트 한동을 몽땅 사려고 시제보다 휠씬 비싼 값에 조직위원회측과 가계약을 맺었으나 국교가 수립되지 않아 최종 단계에서 성사가 되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G사의 북경 지사관계자는 『선수촌아파트를 살들인 한국인 10여명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에 북경의 부동산을 소개하는 전문업자까지 있다고 말했다. 선수촌아파트값은 현재 30평짜리가 15년 임대조건에 한화 8천3백만원정도이나 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경에서는 아파트를 일단 임대하면 명의변경이 가능해 얼마든지 팔수있다. 땅에 대한 매입붐은 아직 아파트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곧 열기가 번질 것으로 보인다. 이곳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C모씨는 북경사람과 합작으로 법인을 설립,현재 시내중심가의 상업지역에 사들일 땅을 물색중에 있다는것. 중국에서 아파트는 개인이 1인당 3평이상을 소유하지 못하고 자녀수도 1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결국 개인명의의 주거면적은 10평이상을 넘지 못하지만 믿을만한 현지주민을 앞세워 2∼3채씩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 “수해복구 매듭못져 이재민에 죄진기분”/일부 경제각료 바뀌던 날

    ◎사전협의 없이 「3명 전격경질」 결심/재임 6개월만에 도중하차하자 서운 ○도백인사에 「지역」 고려 ◎…「9ㆍ19 3부장관 전격경질」은 노태우대통령이 18일 하오 어느누구와도 사전협의없이 단독으로 결심한뒤 19일 아침 노재봉비서실장을 통해 통고했다고. 노대통령은 상호 8시직전 노실장을 집무실로 불러 3부장관 및 충북도지사 경질을 밝혔고 노실장은 이에 즉시 신임자들에게 전화로 연락하는 한편 이연택 총무처장관과 김종인 경제수석,이상배 행정수석과 만나 퇴임자에 대한 통고,임명장수여등 절차를 협의.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대통령이 인사자료를 가져오라고 찾는일이 없었다』고 전하면서도 『일부 퇴임자에 대해서는 이미 경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던 것으로 안다』고 피력. 한 관계자는 이동호 산은총재의 충북도지사 기용에 대해 『도백인사는 지역연고성이 고려되기 때문에 충북(영동)출신으로 재목감이 될만한 사람은 이총재와 건설부의 유상열 기획관리실장 정도가 아니냐』고 나름대로 분석한 뒤 『건설장관이바뀌고 차관은 타부서 출신이어서 실장까지 움직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부연. ○“경과위서 실정따질 것” ◎…농림수산부는 강보성장관이 역대장관 중에 재임기간이 비교적 짧은 편인 6개월만에 도중하차 하자 의아해 하는 분위기. 농림수산부 직원들은 강장관의 전격경질이 지난달 충남 성환에서 열린 농어민후계자대회에서 소란등이 빚어진데 대한 인책의 성격이지만 이보다는 이승윤 부총리와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현경제팀과 농정문제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일으킨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 지난 3월 민자당내 민주계몫으로 농림수산부장관으로 발탁된 강장관은 그동안 쌀값 등 농산물가격안정대책ㆍ농산물수입개방대책 등에서 큰 목소리로 무조건 농민 입장에서만 강조,현 경제팀과 심한 마찰을 빚어왔다는 후문. 농림수산부 주변에서는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타결의 후유증 및 강장관의 선거구인 제주도가 주산지인 바나나ㆍ파인애플의 내년 수입개방의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정치인으로서 강장관 개인으로는 이번 전격경질이 오히려 다행스러울 수도 있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한편 강장관은 이날 하오 이임식직전에 기자실에 들러 『하오2시쯤 전화로 노재봉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정식으로 경질통보를 받았다』고 전하고 통화당시 전격 경질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따졌다면서 이쪽ㆍ저쪽과의 시각차가 결정적인 경질이유인 것 같다고 분석,이승윤 부총리와 김종인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을 지칭. 또 이부총리의 위로전화에서는 『한쪽 귀가 시원해졌겠지만 다른 쪽 귀가 다시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응답했다면서 국회 경제과학위원회 소속인 강장관이 이 위원회 활동에서 이부총리의 실정 등을 강력히 추궁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의를 다지기도. 그는 이날 상오 급작스런 경질소식에 접하고 심기가 불편한 듯 상오에 예정된 이임식을 연기한 뒤 여의도 의원회관에 머무르다가 하오 3시30분 농림수산부에 나와 이임식을 하기도. ○“짐벗고나니 담담하다” ◎…지난번 경제팀 개편때 유일하게 유임됐던 권장관의 사임설은 직제개편추진에 따른 항명사태이후 잠시 나돌았을뿐 이번에도 수해복구가 어느정도 끝난뒤에야 거론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건설부 직원들은 권장관이 전격적으로 바뀌리라고는 전혀 모르고 있어 얼떨떨한 표정들. 19일 아침 당정회의에 참석했던 김대영차관의 경우도 권장관으로부터 대신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참석했을뿐 권장관이 19일 상오 2시30분까지 국회상임위에 참석한 뒤 끝이어서 몸이 불편해 그러는 줄 알았을 뿐 경질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권장관은 평소 자신과 직원들간의 관계가 불편했었던 점을 의식해서 인지 5급이상이 참석한 이임식에서도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만많이 시키고 제대로 따뜻하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일관. 그는 자기에게 세가지 단점이 있는데,첫째 사적인 일로 자기집에 찾아오지 못하게 하고,둘째 인정이 없으며,셋째 보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버릇이 있다고 밝히고 이 때문에 직원들이 자기와 같이 근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이임식이 끝난뒤 기자실에 들른 권장관은 수해복구를 끝내지 못해 수재민들에게 죄인이 된 심정이지만짐을 벗고 나니 담담하다고 퇴임의 소견을 피력. ○부처간 업무협조 기대 ◎…상공부는 이번 개각의 대상부처는 아니지만 이제까지 권영각 건설부장관의 「소신」에 밀려 산업기술인력확충,수도권주변 공단조성시책 등 주요정책들의 추진이 번번이 좌절됐기 때문에 앞으로 건설부와 원활한 업무협조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 특히 수도권 이공계대학정원증대 문제는 건설부의 실무진들조차 긍정검토하는 쪽으로 돌아섰던 것이 권전장관의 제동으로 보류된 바 있어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포함,그동안 건설부의 반대로 추진이 중단됐던 장기적인 산업정책들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게 상공부의 입장.
  • M&M 초콜릿사에 독극물 협박 편지

    ◎“「천안문」 탄압정권의 북경대회 후원말라”/홍콩 슈퍼마켓등서 제품 회수 소동 북경아시안게임 후원업체 가운데 하나인 세계최대의 초콜릿 제조회사 M&M 홍콩대리점 등에 17일 동회사 제품속에 독극물을 넣었다는 협박편지가 날아들어 홍콩의 모든 슈퍼마켓을 비롯한 상점에서 이 제품 수거에 나서는 등 소란을 빚고 있다. 협박편지 내용의 골자는 『천안문사태를 일으킨 도살자들이 개최하는 북경대회를 지원하는데 대한 응징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수많은 외국대기업들이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협박사건이 일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협박편지는 익명으로 영문타자에 의한 것이며 『민주화를 요구하던 중국국민을 총검으로 무자비하게 진압한 현 북경정권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그들의 통치력을 과시하고 중국사회가 안정됐음을 전세계에 거짓 선전하려 한다』고 비난한 뒤 『이러한 북경 정권을 지원하는 그릇된 상혼의 기업체는 마땅히 징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 편지에서 M&M 초콜릿에 주입했다는 독극물은 보통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 M&M측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며 포장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천안문사태 이후 줄곧 북경정권을 비난해온 홍콩 대학생연맹측은 『비록 우리가 이번 아시안게임을 정치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보이콧을 주장하기는 했지만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이 많은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며 해명조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는 코카콜라ㆍ환타ㆍ후지 및 한국의 금성ㆍ삼성 등 다른 많은 북경대회 후원업체들도 앞으로 어떤 보복위협이 있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술주정 타이른 어른 3명 폭행/고교생등 넷 구속

    서울 남부경찰서는 15일 한모군(19ㆍ서울B고3년) 등 10대 3명과 이진우씨(20ㆍ공원ㆍ구로구 시흥동) 등 모두 4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장모군(19) 등 3명을 수배했다. 동네친구이자 선후배사이인 이들은 지난8일 하오11시45분쯤 서울 구로구 시흥동 136 C생맥주집에서 술을 마신뒤 길거리에서 고성방가를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 홍금선씨(45ㆍ노동) 등 2명이 『조용히 하라』고 타이르자 『왜 참견이냐』며 주먹과 발로 때린뒤 이를 말리던 권세현씨(29ㆍ농업)에게도 주먹질을 해 전치2주의 상처를 각각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 어디 좀 물어봅시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지금 서울ㆍ중부지방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불과 이틀동안 1년간 올비의 3분의 1이 쏟아져 야단들인데 1년동안 할일의 반의반도 못한 국회와 선량들은 여전히 한가롭다. 대저 국회란 무엇이고 국회의원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모름지기 국회의원부터 되고자 한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은 정치를 해야하는 사람들인데 오늘날 우리 국회의원들은 정치를 아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자 아니한다니 묘한 노릇이다. 그러면 그들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결코 말장난이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그러니 지금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으며 도대체 어디쯤 서 있는가. 어디 좀 물어봅시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름은 그들에게 너무 덥고 지루하고 길다. 정치인들은 그래서 가을을 기다린다. 여름내내 정치인들은 출신지역구를 오르내려야 한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 하고 적당히 외유도 즐겨야 한다. 가을정국에 대비해 활동비도 조달해야 하고 생계도 꾸려가야 하는 의원들에게 여름은 한가하지 않다. 하한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의 변칙과 소란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80명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떠나버렸다. 그런저런 모양들이 국민들에겐 한심스럽게 비춰졌던게 사실이었다. 올 여름 더위는 유난히 화끈했다. 스스로 이러저리 밀리던 정치인들도 올 여름 더위는 지겨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삽상한 가을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위로해 줄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제 저간의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 스스로 황폐화시켰던 정치판을 원상복원 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열렸다. 그에 앞서 야당의원들이 홧김에 내던졌던 사퇴서도 국회의장의 「불가」판정으로 반려됐다. 한여름 더위동안 장외에서만 빙빙돌며 서로 소 닭쳐다 보듯 하던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마침 국회의장이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베푼 만찬에 함께참석해서 한 밥상에 앉았었지만 대화하지 않고 신경전만 벌이는 듯 했다. 활짝 열린 국회의사당의 한 복판인 본회의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치의 마당인 국회는 여당만으로 개회식만 치러놓고는 장날 아침에 폐장이 되고만 형국이다. 의원 제위는 언젠가의 유행어처럼 『왜 맨날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되받을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안팎정세를 살피건대 그들만 갖고 그럴 수 밖에 없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우선 퇴색할대로 퇴색한 그들의 정치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지극히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하고 사과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무너져서는 안될 마지막선이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먼저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의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도 안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해서 다수의 힘으로 날치기식 변칙강행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초여름 이래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돼 있고 민심이 정치를 떠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날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란 건달들이나 하는 사업으로 치부된 적이 있었다. 자기와 무관한 일에 걸핏 잘 덤벼들고 풍을 치며 휘젓고 다니는 시정잡배를 건달이라 한다. 고전적 의미에서 대개 정의구현을 지상의 과제로 한다는 정치를 그런 건달들이나 하는 짓으로 봤다는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사실이 그런 적도 있었다. 허황된 꿈과 자기 도취속에서 무위도식 하면서도 온통 민족이요 민중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모여 판을 꾸몄다. 그러니까그들이 일궈내는 정치 또는 정치판은 건달들의 놀이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을 가만 놔두고 볼 국민들도 아니다. 국회가 열렸는데도 정치판은 휑덩그러니 찬바람만 불고 있다. 정치과잉도 안좋지만 정치부재는 더욱 큰 일이다. 대화는 커녕 갈등만 깊어간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감은 또한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의사당으로 뛰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그 정치인들이 아무리 자존과 자재의 원칙아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고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한다 해도 가장 소중한 원리 즉 일상성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변칙과 강행,그로인한 무책임한 탈출이 다시 더 있어서는 안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냐고 따져도 할말 없을 것이다. 국정을 꾸려가는 막중한 위치에서는 위세과시나 투정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직무유기가 된다. 여야의 줄다리기가 그러하다. 지금 정치는 부재이고 정국은 위기이다. 사태를 되돌릴 책무를 지닌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시 한번 묻고자 하는 것이다.
  • 이 어려운 때 정치는 뭘하나(사설)

    국회의 정기회기가 시작됐으나 야당 의석은 텅비었고 여당의원들의 모습은 밝지가 않다. 여당만의 국회는 할 수 없이 열흘간의 휴회를 결의했다. 무엇을 하자는 국회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하한기를 넘겨 개회된 국회는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을 맞아 붐빌 것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될 것이고 지난 회기에서 못다한 의안처리,여야간 쟁점현안들에 대한 토의와 협상으로 바쁠 것이다. 조금 시끄럽더라도 그런 정치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국가의 앞날에 대한 기대에 부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썰렁하기조차한 의사당 본회의장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편치가 않다. 정국의 돌아가는 형편이 볼썽사납고 아예 이 나라에 정치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여당은 야당보고 무조건 등원하라고 하고 야당은 선행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속 등원하지 않겠다고 장외에서 버티고 있다. 다수당에 의한 변칙과 소란,그로인한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빚어진 파행정국은 무덥고 긴 여름을 낀 두달가까이나 지나고도 정상화될 기미가 없다.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평민당이 민생공동대책위를 구성하자고 해 민자당이 대화도 할 겸해서 선뜻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평민당은 무슨 속셈인지 후퇴하고 말았다. 오히려 여권의 사과및 인책,지자제 전면실시 등 그들의 이른바 5개 선행조건에 또 한개를 추가한 셈만 되었다. 갈수록 태산이다. 지금 우리는 외압에 내환을 겪고 있다. 중동지역의 전쟁적 상황이 강건너 불 만은 아닌 터에 남북문제 역시 뜻대로 돼가지 않고 있다. 원유사정이나 우루과이라운드 등 국내경제를 압박하는 국제경제요인이 결코 만만치 않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재마저 겹친 것이다. 서울 중부지방에 기상관측이래 최대의 큰 비가 내려 안팎이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정치와 정치인들은 꼼짝도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대개 소박한 성품이어서 정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은 워낙 그리 거창하지는 않은 편이다. 여야가 당리당략이나 소리에 집착하지 않고 싸움판만 벌이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오순도순 하지는 못하더라도 큰 소리만 내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여러 정치적 현안이나 민생문제를 풀어나가주기만을 바랄 뿐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그러한 순박하고 진솔한 기대와 소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걸핏하면 싸움박질이고 뜻대로 안된다고 보따리를 싸메고 장외로 나가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왜 그렇게 투쟁적이고 사납게 됐는지를 이해하고 관용하려 들지 않는다. 야당은 그럴수록 더욱더 폐쇄적이고 고립화될 수밖에 없다. 세상이 어수선할 때일수록 정치의 역할과 힘은 큰 것이다. 정치야말로 안팎의 시련과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화합과 친화력의 원천이다. 정치인들이 시원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지는 못하더라도 국민을 더이상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여야는 당장 국회에 모여 물난리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 하루빨리 정치력을 복원하라/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사설)

    정치인들에 있어 9월과 더불어 다가온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관한한 여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그 여름에 밀려 하한정국이 된데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변칙과 소란으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80명의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보따리를 싸들고 의원회관을 떠나기까지 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겐 한심하게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훨씬 높아진 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맑게 해 줄 것이고 정치인들도 이제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이 스스로 떠났던 정치의 마당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우선 정기국회가 열린다. 그에앞서 야당의원들이 무책임하게 내던졌던 사퇴서도 반려됐다. 또 그보다 앞서서 지난 6일 밤엔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바도 있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남북회담의 힘으로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선 퇴색할 대로 퇴색한 정치력을 복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본회의장의 제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여야는 우선 대화부터 해야 한다. 북한과도 대화와 교류를 해 나가는 마당인데,여야간의 대화는 몇달째 단절된 채로 방치된 상태였다. 우리는 대화조차 두절됐던 저간의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안중에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과 긴장완화,군축과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지금 중동지역 한 곳에서는 벌써 한달 이상이나 급박한 전쟁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한 대화 역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내외정세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어째서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 앞에서 소모적인 힘겨루기와 지분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고 야당의원들 사퇴서가 반려된 시점이니 만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무척 겸손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며 여론을 읽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성실하게 걸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안되지만 그를 빌미로 이른바 날치기식 변칙통과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 자세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여름 이래정치판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한기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한 상태가 돼 있고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기국회가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새해 예산심의는 물론이거니와 선거법개정이나 지자제실시 논의,각종 문제법안,남북문제 접근 등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크게는 개헌논의도 부각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현안들중 어느 것 하나 여야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다. 또한 그 정치적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면하려거든 여야는 하루속히 본연의 자세를 찾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 양보에 있다. 그런데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또한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함께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번 국회의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과거 흔히 보아온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정계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정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달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정치가 내팽개쳐졌고 방치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정치부재와 위기정국의 실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외압이 무거운 때에 내부가 흩어진다면 그로부터 야기되는 일의 그르침에 대해서는 여야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간의 이해타산으로 국가적 과제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다.
  • 북녘 손님을 보내며… /실향작가 강용준씨

    ◎“겨우 잡힌 「통일의 가닥」 놓칠 수 없기에 「망향설움」도 삼키며 화답 기다리려오”/새벽부터 통일로 달려가 간절히 기도합니다 5년쯤 전의 일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그때도 이와 비슷한 취지와 내용의 글을 어느 일간지에 쓴 일이 있다. 상당한 세월의 흐름이 있은 뒤의 얘기라 지금 그 구체적인 내용이며 정확한 날짜 등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무슨 가무단의 교환방문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했던 바로 그 회담때의 일이 아니었던가 싶고,그나마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식의 다분히 냉소와 불신이 주조가 된 그런 글이었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그로부터 5년간의 세월이 지나 북측 대표단을 다시 맞게 되었고,3박4일 동안의 일정이 모두 끝나 이제 다시 또 그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면 5년전의 그때와 거의 비슷한 내용 비슷한 느낌을 되풀이 확인하고 체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고,그 가사에 또 그 곡조로구나」 이렇게 다가온다. 예의 그 불신감이며 냉소라고 하는 악마 같은 놈 말이다. 이 점 필자는분명이 해두려한다. 어떤 당위성이나 분위기의 압력 때문에 있는 것을 없다고 하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자 개인의 경우 그렇게는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저쪽의 이른바 통일전선 노선이 변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우리는 저쪽을 믿어야 하고 또한 믿을 수 있으며,그래야지만 민족의 숙원인 「통일」은 우리앞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하는 투의 발언을 어느 얼빠진 대학교수 하나가 했다고 한번 가정해 보자. 이야말로 대단히 수상하고 진짜로 얼빠진 언동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결과적으로 오히려 반통일주의자의 행태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속으로는 이렇다 할 신념도 자신감도 없으면서 그저 시세에 따라 무책임하게 언동해대는 감상주의적 작태,혹은 또 그 얄팍한 인기주의 때문에 이랬다 저랬다하는 식의 편승주의 내지 파렴치한 기회주의적 작태를 필자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점 대단히 기이하지만 이번은 그 색감이며 분위기가 약간은 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아직은 너무 막연하고 애매모호하기 짝이없어서 그 섬세한 기미의 핵심을 족집게로 집어내듯이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전체적으로 와닿는 느낌이 전과는 조금 다르다. 4일 상오 10시경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으로 넘어온 북측 대표들의 표정이며 언동들이 비교적 밝고 활기에 차 있었다는 점,서울이 처음이라는 연형묵 총리가 계속해서 『45년동안 넘어서지 못한 곳을 오늘 넘어와 보니 쉽게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을때 그것이 예의를 갖춘 인사말쯤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가슴에 와닿는 부피같은 것 때문에 이제까지 많이 보아온 그 과장된 경직성의 제스처며 혹은 또 그 무지막지한 혁명선동자 같은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는데 어쩌면 이런 사정들 때문이었는가. 북쪽의 연총리가 경제테크노크라트 출신이라는 사실도 이쪽의 신경을 풀어놓는 일에 다소간의 심리적 기능으로 작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강영훈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서 『여기 북과 남의 동포형제들이 어울려 있지만 누가 북이고 누가 남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가 갈라져 있는 것이 얼마나 참을 수 없고 비현실적인가를 말해준다』고 했다는 대목을 기사를 통해 읽으면서 필자는 솔직히 가슴이 뭉클했었다. 그런데 남북한 유엔 단일가입 문제,팀스피리트훈련 문제,콘크리트장벽 철거문제,미군 및 핵철수문제 등을 다시 들고 나왔을 때는『아이고』하고 한숨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이것이 또 그 판에 박은 자장가인 것이다. 남북문제라고 할 때 가장 현실적인 당면의 문제이면서 절실하고 또한 가장 해결이 쉬운 이산가족의 재회문제에 대하여 북측은 거의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또한 필자는 그렇게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참을 수 없고 비현실적인가를 말한 것」이 불과 몇시간 전의 일이었는데…. 막말로 필자는 우리식의 나이로 겨우 스무살일 때 그림자까지 합쳐야 겨우 혈혈단신의 몸으로 내려온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 그 사이에는 자그마치 40년이라고 하는 장구한 세월의 틈이 끼어들었고 따라서 내일이면 환갑의 나이가 된다. 앞으로 필자몫의 시간이 어느정도나 남아있는 것일까.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오지 못한 터라 결코 많은 시간이 남아 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흔한 말로 그 전에 한번쯤이라도 고향땅을 밟아보아야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부모형제의 생사라도 확인해 보아야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제 정말로 시간이 없지 않을까. 근년으로 접어들면서 필자는 이런 식의 절박감 같은 것을 일종의 섬뜩한 본능처럼 종종 체험하게 된다. 그래 필자의 경우 속으로는 불신감과 냉소감으로(더 노골적으로는 분노감과 증오감으로) 속이 편치가 않으면서도 북측 대표들이 판문각을 넘어오는 그 시각부터 3박4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나 돌아가는 그 시각까지 내내 텔레비전앞에 붙박이듯 앉아서 양측 대표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흡사 기도라도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이른바 실세라고 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들인지 필자 같은 사람의 처지로서는 알 길도 없고 또한 솔직히 관심도 없지만 그래도 어쨋든 한 국가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들이 아닌가. 이번만은 어떻게든 좀 해달라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그들의 언동 하나하나를 주시했던 것이다. 북측 대표들이 돌아가는 7일 아침 필자는 참 웃기지도 않게 평소 같으면 9시쯤이나 되어야 겨우 일어나 꾸무럭대기 시작하는 평소의 생활패턴에도 불구하고 진새벽부터 일어나 소란을 피웠고 이번엔 서둘러 그들이 거쳐갈 통일로까지 직접 달려갔으며 그리하여 또한 그들의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역시 이제 알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그 절박감과 또한 기도라도 하고 싶은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 원컨대 원로에 몸들 편히 잘들 가시도록. 아울러 부탁하거니와 85년도인가 가무단을 따라 서울을 다녀간 기자들을 텔레비전앞에 끌어다 놓고는 『거 보니까니 남반부 인민들은 거저 소원이 밥이라도 한번 실컷 먹어보구 죽었으믄 한이 없갔다 그러더구만요』하는 식의 그 우스꽝스러운 짓거리 역시 다시는 되풀이하지 마시도록 당부한다. □약력 ㆍ1931년 황해도 안악태생 ㆍ1950년 평양사대 재학중 인민군 입대,참전중 포로 ㆍ1960년 「사상계」 제1회 신인상에 「철조망」 당선 문단데뷔 ㆍ한국문학 창작상ㆍ작가상ㆍ대한민국문학상 수상.
  • 외언내언

    주말이 사고로 얼룩졌다. 시외버스 남한강 추락참사,부산전동차 추돌사고 등. 이것 말고도 1일에는 광주ㆍ천원에서 버스사고로 6명이 숨졌고 2일 서울에서는 봉고차가 한강에 추락하는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사고원인이 빗길 과속운행과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것이어서 다시한번 안전운행에 대한 주의환기와 함께 안전사고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심각한 것은 교통사고가 너무 많다는 것. 인구비로 따져 세계 2위라는 것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지난해 발생한 사고건수는 모두 25만5천7백87건. 사망자 1만2천6백3명,부상자 32만5천8백96명으로 2분마다 1건의 사고가 발생해서 90초마다 1명이 죽거나 다친 셈.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36명에 이어 우리는 29.7명으로 세계에서 두번째. 부끄러운 일이다. ◆가을의 행락철을 앞두고 더욱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할 그런 때를 맞았다. 각종 사고의 위험이 적지않음을 관련통계는 밝히고 있다. 그중에서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는 것이 행락철의 교통사고이고등산사고. 어느 것이나 안전수칙이 절대로 요구된다. 자동차는 철저한 정비점검을,산행에는 필요한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행락문화가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 행락지마다 쌓이는 쓰레기더미가 문제이고 음주소란행위ㆍ고성방가 등 난장판 행락질서가 걱정이다. 우리는 지난 여름의 피서에서 이것을 충분히 체험했고 교훈을 갖게 됐다. ◆이번의 사고도 운전자의 과실이 주원인이듯 언제나 「인재」가 화를 부르고 있음을 보고 있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이나 자연훼손행위가 그러하고 안전사고는 부주의가 늘 말썽이다. 더욱이 행락철의 사고는 피해가 대형이라는 것이 문제. 관계당국이 할 일이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큰 피해 없는 그런 가을을 맞이해야겠다.
  • 유엔 “선전장” 오명 벗고 분쟁해결사로(특파원수첩)

    ◎냉전소멸따라 “평화 수호자” 부상/이란­이라크전ㆍ캄보디아내전 종식에 기여/「이라크봉쇄」 결의뒤 페만평화 중재를 기대 「실패작」「제3세계의 선전장」으로 치부됐던 유엔이 냉전 종식과 더불어 새시대의 「분쟁 조정자」「평화수호자」로 부상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의 전화를 막는 메커니즘으로 세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엔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 내전 종식문제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룩했다. 이날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간에 합의된 휴전안은 캄보디아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캄보디아에 대한 유엔관리를 규정함으로써 「지역분쟁 역사상 유엔의 가장 깊은 개입」을 예고했다. 지난달 25일 안보리의 대 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통해 과시된 유엔의 새로운 협조정신은 탈냉전시대의 미소 동반관계를 반영하는 한편 국가적 이해가 일치되면 집단행동으로 나아간다는 국제관계의 새로운 기본원칙을 확인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 유엔이 창설때부터 간직해온 평화구현의 수단이기도 하다. 이라크의 8ㆍ2 쿠웨이트 침공이후 지속적으로 채택된 5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의 분쟁해결 중재선언은 유엔을 아라비아 반도의 전쟁방지 매체로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결의안들은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 ▲사담 후세인 정부에 대한 경제제재 ▲쿠웨이트 합병 무효선언 ▲외국인 인질화 및 외국공관 폐쇄 철회요구 ▲이라크에 대한 무력 해상봉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 45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러한 연속 합의는 5대 상임이사국인 미ㆍ영ㆍ불ㆍ중ㆍ소의 권한포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미소의 안정 요구가 투영된 새로운 국제외교 환경,즉 분쟁은 세계가 하나로 뭉쳐서 대처하는 것이 돈도 덜 들고 효과적이라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미국은 유엔의 성공여부에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엔의 조치가 실패할 경우 미국은 무력으로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축출할 것인지,아니면 대규모의 미군을 사우디아리비아에서 영구히 주둔시킬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부시 미 대통령은 케야르 총장의 중재선언에 대해 『유엔이 미국의 이해에 기여한다면 유익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하면서 페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중재활동에 나선 케야르에게 「어떠한 권한도 위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부시로서는 걱정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중재활동이 실패하더라도 잃을 것은 케야르의 체면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국가수뇌들이 기피하는 일부 위험부담을 떠맡아 주는 것이다. 안보리의 대 이라크 무력봉쇄 결의안은 미국이 추진한 강경정책에 국제적인 합법성을 부여한 것이었다. 부시의 전략은 레이건의 정책과 대조된다. 부시 행정부는 유엔을 통해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을 적법화하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는 3년전 이란­이라크 전쟁중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쿠웨이트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쿠웨이트 유조선에 유엔기를 달게 하자는 소련제의를 거부했다. 세계인의 머리에 새겨진 초기 유엔의 이미지는 비토권을 행사하는 소련대사의 찡그린 얼굴과 소란스러운 안보리 회의 광경이었다. 한국전이 발발하자 사상최초의 유엔군 파병을 결의한 안보리는 소련의 보이콧 속에 소집된 것이었다. 미소 대결로 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됐던 냉전시대에 유엔의 중심은 실제적인 힘이 거의 없는 총회로 넘어갔고 숫적으로 우세한 제3세계 국가들은 유엔을 반서방 선전장으로 만들었다. 유엔의 변화가 시작된 것은 2년전 소련의 대외정책이 데탕트 지향으로 선회한 이후부터다. 지난 2년간 소련은 유엔의 활성화를 강력히 주장했다. 세계가 더욱 평화롭게 되어야 군비를 삭감할 수 있고 또 소련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모스크바의 판단이 유엔 강화론을 펴게 한 것이다. 어느 국제정치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날 소련에 있어 유엔은 세계무대에서 발을 빼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큰 합법성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협력분야가 늘어나면서 유엔 사무처는 지역분쟁의 해결을 돕는 역할을 확대할 수가 있었다. 케야르 총장과 그의 보좌관들은 이란­이라크 8년전쟁의 휴전을 중재했고 나미비아 독립을 감독했다. 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계획을 조정했으며 캄보디아ㆍ중미ㆍ서사하라 등의 분쟁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전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만 사태를 둘러싼 미소 협조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강국 미소의 이해가 일치하면 할수록 지역분쟁 해결에 유엔이 더욱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서울의 정주환경/도심공원등 쾌적한 도시만들기를(사설)

    「90 시정백서」를 통해 서울시가 정리한 광복 45년 서울의 발전및 변화 지표계수들은 한편으론 경이롭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착잡하기도 하다. 인구 12배,면적 4.5배,자동차 2백42배 등 어떠한 부분에서도 놀랄 만큼 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늘어난 계수들의 항목별 비교를 통해서 보면 얼마나 세계적 대도시로 불균형한 확대가 이루어졌는가를 또한 쉽게 읽을 수 있다. 자동차에 비해 도로율은 8배밖에 늘지 않았다. 쓰레기 배출량은 27배 늘었는데 청소차량은 23배에 머물러 있다. 공연장 수도 23배 늘기는 했지만 다방 수는 1백59배가 늘고 있다. 어느 부분을 들여다 봐도 결국 시민의 소비성향은 크게 신장돼 있지만 시민의 삶을 보다 편안하게 하는 도시의 구조적 기능들은 너무나 낙후돼 있다는 것을 감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인구밀도와 공원면적의 항목같은 것을 같이 보는 일이다. 인구밀도는 ㎢당 1만2백21명에서 1만7천7백1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공원면적은 6.4배밖에 확보되지 못했다. 이것은 단순한 합계이고 우리가 정해놓은 도시공원법상의 최소기준 1인당 6㎡에도 못미치는 구가 8개나 되고 아예 도시자연공원이 전혀 없는 구도 4개나 된다. 우선 서울에 발붙이는 것만도 급한데 무슨 공원이야기까지 거론하느냐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도시의 삶이 뚜껑만 덮고 드러누울 자리만 있으며 된다고 생각하는 일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오늘날 도시가 보다 인간적 정주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도시민이야말로 도시가 만드는 비인간적 조악화를 통해서 그 사회의 일상적 삶의 분위기까지 깨뜨리게 된다는 사회심리학적 결론은 이제 하나의 정설이다. 이미 과밀과 불결과 부적합한 기능들의 밀집을 통해서 시민들의 심성적 난폭함과 격렬한 감정의 분출을 우리는 어느 거리에서나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서울시의 문제는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현 상태에서나마 어떻게 보다 나은 도시구조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인가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도심과 부도심의 기능적 구분마저 잘못돼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다. 주도심기능의 우선적인 역할은 영리적인 것 만이 아니라 이상과 감각의 교류에 있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부도심들은 상업지구이거나 교육지구이거나 또는 여가지구 등으로 그 어느 한 성격에 집중되는 구조가 옳다고 본다. 그러나 오늘 서울의 구조는 이 모든 것들이 무차별로 도시전반에 혼합 돼 있다. 혼합돼 있다기 보다는 이러한 관점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이루어져 가는 대로 두었을 뿐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 도시의 삶의 축은 지금 서울에서 어느 거점에서도 서로 비슷하게 불량한 상태에 있게 된다. 서울에서 그래도 쾌적한 한 장소를 찾아 시민들이 실제로 정서적 휴식을 할 수 있는 장소란 이제는 거의 찾을 수가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 도시로서의 서울의 주도심에서 이곳이 주도심이라는 감각적 느낌마저 기억하기 어렵다. 이러한 정황은 참으로 세계도시로서의 지위를 설명하기에 답답하고 난처함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서울시가 최근 발표하고 있는 일련의 도심녹지계획들은 바람직하다. 남산복원계획이 그렇고 미8군기지의 도심공원계획이 또한 그렇다. 어떻게든 도심에서나마 우선 녹지의 재생을 추구해보자는 의지는 옳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계획에서도 보다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울도시계획의 바른 틀이 먼저 설정되고 이 틀에서 더 세심한 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산도심공원만 해도 공원을 만든다는 관점에서만 프로그램을 짜는 일이 꼭 적합한 것은 아니다. 현재 알려진 계획으로만 봐도 다목적 잔디광장ㆍ휴양시설ㆍ야시장까지 프로그램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일찍이 뉴욕 맨해턴 도시공원을 만들때 여러 측면의 사회조사를 통해 얻어낸 도심공원만들기 원칙들은 이렇지 않다. 도심공원은 무엇보다 조용함과 푸르름에 의한 공원이 되어야만 휴식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이 공원에는 보행자를 위한 지름길도 만들지 않았다. 공원내 구석구석에 앉을 자리가 설정은 돼야 하지만 그러나 개별적으로 누가 거기에 앉든 프라이버시를 느낄 수 있는 조건에서만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보다 깊고 세밀한 관점들이 이제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도 나타나고 투여돼야 할 때이다. 이제 곧 서울정도 6백주년의 기념을 해야한다. 단숨에는 안되겠으나 그러나 좀더 세계인들이 눈여겨 볼 수 있는 세련된 도시만들기의 몇가지나마 증거들을 창조해볼 필요가 있다. 보다 인간적인 삶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도시지표계수들은 언젠가는 전면적으로 바뀌어야만 마땅하다.
  • 운동장 폭력은 근절돼야(사설)

    잠실야구장의 관중난동은 우리 사회의 극히 부정적인 한 단면을 있는 그대로 다시 보여준 것이어서 할 말을 잊게 한다.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사고가 폭발적으로 표현됐다고 하는 것이 그러하다. 더욱이 고질적 망국병인 지역감정이 난동을 부채질했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번의 사건을 심각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의사표현 방법이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고 폭력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나에게 유리한가,그렇지 않은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고 「자기편」이 아니면 무조건 반대하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뿌리깊이 병들어 있음을 곳곳에서 보고 있다.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이해를 같이하지 않을 때 마치 적군을 대하듯 서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오직 적군과 아군의 개념뿐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다 문제인 것은 의사표현방식에 있다.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폭발적이다. 또 충돌적이어서 무섭기만 하다. 언제나 흉악적인 작태는 이처럼 충동적이고 폭발적이기 때문에일어난다. 그런 데서 온건한 자기의사나 주장은 실종돼버리기 일쑤이고 그저 폭력만이 예사롭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의 공중전화살인이 그렇고 10대 여중생을 윤락가에 팔아넘긴 것이나 택시운전사의 임신부 성폭행사건이 모두 이런 데서 발생한 것들이다. 이번의 야구장난동을 보자. 조금도 다른 게 없다. 더욱이 여기에는 문제의 망국병이 도사리고 있어 개탄스럽고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난동의 발단은 언뜻 보아 간단한 것이다. 응원하고 있는 팀이 시합에 지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관중은 응원에 그쳐야 한다. 게임이 불리하다고 해서 또는 패했다고 해서 운동장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규칙」을 벗어난 것이다. 하물며 기물을 부수거나 불을 지른 행위는 무엇이라고 해도 용납될 수가 없는 범법행위이다. 스포츠에 룰이 있듯이 응원에도 원칙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욱이 이날의 난동은 지역감정이 작용했고 그것이 관중들을 날뛰게 했다.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지방색의 축소판을 이번에는 운동장에서다시 본 것이다. 운동시합에서의 지역감정 표출이 새로운 것이 아니고 또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너무 심했다. 애향심과 지역감정과는 다른 것이다. 더욱이 폭력이 수반될 때 오히려 그것은 해향이다. 고향을 사랑하고 잘 되기를 바라며 그래서 고향팀의 승리를 위해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과 어떻게 해서든 우리 팀만이 이기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집단주의도 이런 잘못된 가치관에서 연유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운동장에서만이라도 지역감정을 축출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치유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은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그만큼 지역감정은 빨리 해소되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총체적 대응이 절실함을 다시 강조해둔다. 관전매너가 지켜지고 경기장 폭력이 근절되어야 하는 이유가 이래서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당국은 난동 때마다 사용되는 술병이나 기물의 운동장내 반입을 철저히 막고 소란행위는 단속해야 한다. 관중은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응원에만 열중하고 묘기에 박수를 보낼 때 그것이 바른 매너이고 진정한 스포츠팬임을 알아야 한다. 경기장 질서는 회복되어야 한다.
  • “UR대응,농어촌대책 수립을”/농림수산부

    ◎9개 지사와 농촌문제 긴급 협의/“주산단지별 유망품목 지원등 시급”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의 연내타결을 앞두고 농어촌문제가 새삼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농어민들은 대통령비서실에 가칭 농어촌문제특별대책반을 설치,운영하는등 농어촌에 대한 통치권적 차원의 노력과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입개방 대응전략과 관련,농어촌의 주산단지별로 노후시설교체비,저온저장시설비 등을 장기 저리로 집중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24일 과천청사에서 강보성 농림수산부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 전국도지사회의에서 밝혀졌다. 이날 회의는 농어민후계자 대회가 소란속에 파행으로 끝나고 전농이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등 농어민들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관련,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등 농정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데 따라 극히 이례적으로 내무부장관이 아닌 농림수산부장관 주재로 열린 것이다. 이날 참석한 9개 도지사들은 농어촌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정부대책이 장기적이고 구조적개선을 겨냥,농어민들이 피부로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농어가자녀 학자금지원,농어촌생활 환경개선등 가시적인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농자금의 상환기일을 연말에서 추곡수매가 끝나는 다음해 3월로 조정해주고 농기계 및 농어가용 세탁기를 특소세인하 등으로 싼값에 공급해 줄 것을 농어민들이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농어민의 대다수가 정부의 농어촌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고 통치권적 차원에서 정부의 노력과 의지를 확고하게 밝혀주고 수입개방대응전략과 관련,지역별ㆍ주산단지별로 경쟁력 있는 유망품목을 집중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밖에 절대농지에 대한 축사ㆍ원예시설의 설치 제한등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고 추곡수매도 벼 파종전에 수매량을 예시하는 수매량예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 “마의 금요일”… 6백선 무너지던 날

    ◎“이젠 휴지조각… 증권투자가들 울상/6백선 돌파 꼭 31개월만에 5백대 복귀/“대통령각하,투자자를 죽여줍소서” 격문/“떨어지게 그냥 놔둬라”… 「증안」에 전화빗발/“정부에 숨겨둔 카드 있다” 막연한 기대도 ○“휴장하는게 상책” 개장되기가 무섭게 마지막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종합주가지수 6백선마저 무너지자 증권회사 객장은 초상집같은 분위기. 행여나 하며 실낱같은 희망으로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던 투자자들은 『이제 증권은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니냐』 『정말 큰일 났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들. 한 투자자는 『이젠 너무 지쳤다』고 투덜대면서 『정부가 증시회복에 이처럼 속수무책일 바에야 하루라도 빨리 휴장하는 게 상책이 아니겠느냐』며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주문전표 내던져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무너진 것은 6백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던 88년 1월25일 이후 꼭 31개월만의 일. 이날 서울 명동 개양빌딩에서는 몇몇 투자자들이 주문전표를 밖에다 내동댕이쳐 버리고 한 점포의 시세판을 끄는 큰 소란을 빚었다. 이들은 「대통령각하,민자당 국회의원 여러분,주식투자자들을 죽여 주십시오」 「×××장관 당장 사퇴하라」등의 격문을 써 붙이고 당정을 싸잡아 공격했고 『증권사는 문 닫아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주가도 5공 회귀” ○…대전 점포에서 고위정치인 장례식겸 회복장세를 위한 고사가 치러졌는데 4개월전 지수 7백붕괴 당시와 비교하면 이날의 6백붕괴 현장은 반응의 열기마저 싸늘하게 식어 「탈진증시」증세를 뚜렷이 노정. 그러나 주가폭락으로 인한 정부당국에의 원성은 한층 깊어지고 노골화됐으며 이런 위험한 경향은 소수의 집단행동에서 뿐만 아니라 증권사 및 증권관계기관에 걸려오는 일반투자자들의 전화 내용과 격앙된 목소리에서 감지되고 있다. 전날 종가에서 0.12포인트의 간발의 차로 머물러 있던 6공증시는 이날로 지수 5백대와 함께 5공증시로 되돌아갔다. 24일 하락세는 중동사태를 일으킨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설과 관련이 깊기는 하지만 87년 12월18일 첫 등장했다가 한달 일주일후 완전 철수했던 5백대의 증시 재진주는 「증시부양책」에 기인된바 크다. 민자당은 지난주부터 부양 추가조치를 성급하게 발설했고 정부당국은 누구의 눈에도 확연히 드러나는 「마지못해 응답하는」태도로 일관해오다가 주식시장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동전 터지면 살때” ○…사태를 냉정히 보는 투자자들은 정부의 부양책 실시여부를 왈가왈부하기전에 장외문제인 중동상황의 원만한 해결이 최근 속락세에 제동을 거는 관건임을 강조한다. 이와 달리 정부에 호의적인 사람들은 정부가 침체회복을 위해 비장의 히든카드 부양책을 마련해 놓고도 중동사태에 걸려 이를 서랍속에 잠재우고 있다고도 말한다. 그 감추어진 카드도 전쟁이 발발해버리면 지금까지의 무수한 부양책처럼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하락세 부추긴다” ○…이라크로 인한 중동사태가 국내증시에 악재중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일부 증권사 창구 직원들은 손님들중에 『전쟁이 터지면 사겠다』고 말하는 투자자도 꽤 있다고 전언. 전쟁이 터지면 투매가 쏟아지겠지만 그때가 바로 기다리던 바닥권이라는 것. 또 증시안정기금측에 따르면 6백대 붕괴 전후해서 걸려오는 투자자들의 전화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전에는 투입액보다 더 많이 사달라는 요구 일색이었으나 23일과 24일에는 『힘들여 사들이지 말고 빠지게 그냥 놔둬라』는 전화가 더 우세. ○자금요구 표면화 ○…6백선 붕괴로 증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맥이 탁 풀려있는 와중에서 유독 힘을 얻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정부가 부양책으로 뭘 내놓을지는 몰라도 거기에는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 직접 자금지원은 곧 돈을 주식시장에 풀라는 것인데 이때까지는 아무리 극성스런 투자자들도 의중에만 품고 있었을 뿐 직접 대놓고는 이런 말 하기를 삼가 왔었다. 침체장세를 살리는 즉효약으로서 누구나 정부의 자금지원을 꼽긴 하지만 전국민들이 올들어 유난스런 물가오름세를 걱정하는 판국에 증시에다 돈을 풀어달라는 요구는 너무 이기적인 것으로 비춰왔던 것. 그러나 지수 5백대 추락은 이때까지 터부시되어왔던 이 요구를 공적으로 발설케 하는용기를 일부 투자자들에게 불어넣고 있다. 투자자 뿐 아니라 전문가 가운데서도 이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은 증시에 돈을 풀면 통화팽창이 기정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장세가 회복될 경우 증시를 통한 통화환수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 「경범」 12만4천여명 적발/집중단속 11일

    ◎3천명 즉심… 6만명엔 벌금/부산 3만여명 최다… 전체25% 치안본부는 지난 1일부터 경범죄처벌법 위반자에 대한 집중단속이 실시된 이후 지난 11일까지 모두 12만4천7백72명을 적발,이중 3천61명을 즉심에 넘기고 6만3천7백8명은 4천원 범칙금 납부통지서를 발부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죄질이 가벼운 5만7천9백91명은 훈방조치하고 12명은 관계기관에 이첩했다. 이같은 단속건수를 내용별로 보면 담배공초를 버리는 행위가 7만6천7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침을 뱉거나 대ㆍ소변을 보는 행위 2만3천8백4건 ▲음주소란 7천8백55건 ▲개를 풀어놓는 행위 2천29건 ▲공원에서 나무를 꺾는 행위 1천1백11건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3만1천9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1만5천3백26건,경기 1만5천85건,전남 1만3천7백44건 등이 었으며 제주는 8백14건에 그쳤다.
  • 바캉스문화 이대로 좋은가(사설)

    「난장판 행락」이 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올 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더하다. 피서지를 오가며 부딪쳐야 하는 교통지옥하며 바가지요금에 각종 소란행위가 너무나 짜증스럽고 곳곳의 자연훼손행위,피서지치안 등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어떻게 될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문제는 행락질서와 공중도덕이 실종됐다는 것에 있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의식이 너무나 팽배해 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다. 주변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만이 좋으면 된다는 식이다. 올 여름내내 우리는 고속도로에서,산이나 바다,계곡 어디에서건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 계곡에서 제멋대로 머리를 감는가하면 빨래를 하거나 강가에서 세차를 하고,그런가하면 반나로 거리를 활보하고 고성방가,흐트러진 춤이 꼴불견이다. 피서지의 수도꼭지는 망가진 채 그대로이고 공중변소는 엉망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돼 있는 것이 없다. 피서지가 무질서의 절정을 이루고 공해무방비지대처럼 된 것이 올해 여름이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것은 이런 난장판이 실은 모두 공중도덕의 부재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본위」가 그렇고 「제멋대로」가 이 때문이다. 그런데서 자연훼손 행위가 버젓이,그것도 무차별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보존해야 할 산림을 마구 황폐화시키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대표적인 것이 쓰레기 공해이다. 피서지마다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마구 버렸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아무데나 버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말끔히 치워야 하는 것이나 그렇게 하지를 않고 있다. 올 여름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것은 당국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쓰레기는 반드시 수거하고 자연은 보호한다는 자세가 누구에게나 확립돼 있어야 한다. 그런 실천이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락의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여긴다. 쓰레기는 많은 사람들이 피서지에서 취사를 하고 있는 데서 더욱 늘어나고 있다. 도시락으로 대신하거나 미리 준비해가는 것도 쓰레기를 줄이고 자연을 보전하게 되는 한 방법이다. 당국이 해야 할일은 자연훼손 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자연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끊임없는 계도와 단속이 있어야 한다. 그 책임이 당국에 있다. 또 하나 피서지 민생치안문제는 치안당국이 올해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게 됐다. 폭력배들이 들끓었고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음을 잘 알고 근절책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될 것이다. 해마다 겪는 고질적인 바가지요금·택시횡포·숙박시설 부족·보건위생문제 등이 개선의 기미없이 또 한철을 넘기고 있다. 당국의 반성이 있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은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가 자율·자치적으로 해내겠다는 풍토의 마련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스스로가 피서지 부조리를 없애겠다는 마음가짐이 무엇에 앞서 중요하다. 바로 그것이 공중도덕이고 민주화 시대의 시민이 할 일이다.
  • 피서 절정… 무질서도 절정/해수욕장ㆍ유원지 5백만이 “북새통”

    ◎바가지 판쳐 하루숙박 7만원/계곡서 세차ㆍ쓰레기 마구버려/주말 물놀이하다 50명 사망ㆍ실종 전국이 섭씨30도를 훨씬 웃도는 불볕더위가 열흘째 계속된 가운데 8월들어 첫 일요일인 5일 전국의 해수욕장 등산로 등 피서지에는 제철을 맞은 피서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올여름 최고인파를 기록했다. 이날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에 80여만,광안리에 40여만 인파가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룬 것을 비롯,속초 강릉 등 동해안에 50여만,그동안 기름에 오염돼 피서객의 발길이 뜸하던 서해안도 1백여만명의 피서객이 줄을 이었다. 또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덕유산 등지에도 2만∼5만명씩의 등산객들이 몰려 울긋불긋 꽃무늬를 이뤘고 미처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한 시민들도 가까운 수영장이나 계곡 유원지 등을 찾아 무더위를 식혔다. 이날 전국의 피서인파는 5백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피서행렬이 피크를 이루자 곳곳에서 물놀이 사고와 피서객상대 범죄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바가지요금이며 행락질서를 둘러싸고 갖가지 시비와 소란도 끊이지 않았다. 물놀이 익사사고의 경우 주말인 4일 강원지방에서 8명이 숨지거나 실종한 것을 비롯,경북과 전북지방에서 5명씩,충남 3명,충북2명 등 2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된데 이어 이날도 낮 12시15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하원리 불영계곡의 속칭 용소에서 고교동창생들과 야영을 와 수영하던 김상현군(24ㆍ영남대 경영학과3년)이 깊이 3m의 물에 빠져 숨지는 등 모두 30여명이 사망ㆍ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5일 상오 3시50분쯤 부산해운대 바닷가에서 산책하던 이웃 서창권씨(42)가 2인조강도에게 현금 14만원 등이 든 지갑을 빼앗긴 것을 비롯,곳곳에서 피서객을 상대로 한 강ㆍ절도ㆍ폭력사건 등이 속출했다. 또 부산 등 남해안과 동ㆍ서해안의 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이 초만원을 이뤄 평소의 5배나 되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기가 일쑤여서 시비가 잇따랐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지에서는 하루 1만1천5백원으로 정해진 갑급여관의 숙박료를 5만∼7만원씩 받았고 야영텐트 1개 치는데 1만원씩의 자릿세를 요구했다. 특급관광호텔의 경우가장 싼 방이 11만원이어서 부대시설이용료를 포함하면 20만원이 들어야 했다. 이밖에 동ㆍ서해안피서지에서도 하루 1만∼1만5천원씩이던 숙박료가 5만∼8만원씩이나 했고 사이다 콜라 등 찬 음료수는 2∼3배의 값을 받았다. 상인들 뿐만 아니라 피서객들도 더위에 지친 탓인지 곳곳에서 보기 민망스런 추태를 연출,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계곡과 송추ㆍ일영 등지의 냇가에는 피서객들이 몰고온 차량들이 아무곳에나 마구 세워져 큰 혼잡을 빚었으며 냇가마다 차들이 모여들어 세차를 하는 바람에 환경보호를 무색케 했다. 강원도 오대산,충남 계룡산 계곡 등에서는 집에서 가져오거나 이웃 상점에서 1시간에 1만∼2만원씩에 빌린 속칭 가라오케 등을 틀어놓고 30∼50대 남녀가 술에 취해 춤판을 벌이는가 하면 곳곳에서 고스톱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피서객들이 아무데나 마구 버리고 간 쓰레기는 며칠이 지나도록 손길이 미치지 않는 듯 악취가 코를 찔렀고 젊은 남녀들의 낯뜨거운 데이트장면도 볼썽 사나웠다.
  • 경범 3만6천명 적발/4일간/1만7천명엔 벌금 4천원씩

    지난 1일부터 길거리에 침뱉기 등 경범죄처벌법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 이후 4일까지 모두 3만6천4백14명이 적발돼 1만7천1백28명이 4천원씩의 범칙금납부용지서를 받았고 1천58명은 즉심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치안본부는 5일 이같은 결과를 밝히고 나머지 1만8천2백21명은 훈방했으며 7명은 관계기관에 이첩했다고 덧붙였다. 내용별로는 휴지ㆍ담배꽁초를 버린행위가 2만8백8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침ㆍ껌뱉기 7천5백22건,음주소란 2천5백83건,개를 풀어놓은 행위 7백57건,나무꺾기 등 자연훼손 3백58건 등이었다.
  • 아차 실수에 벌금 4천원/경범단속 첫날/전국서 5천여명 적발

    길거리에서 침뱉기 등 경범죄처벌법 위반자에 대한 단속 첫날인 1일 경찰은 전국에서 모두 5천2백63명을 적발,2천5백73명에 대해 4천원의 범칙금납부통지서를 발부하고 2천5백5명은 훈방조치했다. 특히 단속된 사람중 1백85명은 단속경찰관에게 항의,실랑이를 벌이다 즉심에 넘겨졌다. 단속내용을 보면 길거리에 담배꽁초ㆍ휴지 등을 버린 행위가 2천7백8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침뱉기ㆍ노상방뇨 등이 1천2백26건,음주소란행위 5백78건,개 등을 풀어놓는 행위 1백53건,공원에서 나무 등을 꺾는 행위 84건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천1백61건으로 가장 많이 단속됐으며 전남 1천1백35건,경기 1천88건 등이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지금까지 질서문란 등의 행위로 단속된 사람은 하루 1백여명 정도로 대부분 음주소란자였다』면서 『앞으로 경범죄처벌법 위반자 단속이 계속되면 위반자숫자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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