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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경수로」 남북경협의 전기/미북합의 내용과 한국의 득실

    ◎김일성체제 현실 노선 확인은 성과/일과 분담할 「우리측 자금」 큰 부담/원자로 2기에 4조원·화전 1기에 7천억원 소요 제네바회담을 통해 북한핵 문제를 보는 우리 정부의 시각은 비교적 낙관적인 쪽에 가깝다.시한에 쫓기던 핵연료봉의 처리방법에 합의점을 찾아내고 북한이 거부감을 보였던 한국형 원자로에 대해 북한으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교 협상에서는 일방적인 승리란 없는 것이기에 이번 회담도 우리 정부에게 득과 실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첨예한 현안이었던 핵연료봉의 건조보관 처리와 한국형 원자로의 채택은 우리에겐 엄청난 득이다.특히 한국형 원자로의 채택은 경제적 실익을 떠나 남북한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첫 대형사업이 될 전망이다.때문에 민간기업 차원의 개별적 교류를 넘지 못하고 있는 남북경협의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까지 점쳐질 지경이다. 또 원자력발전소란 짓기위해 많은 인력교류와 기술협의가 필요하고 짓고난 뒤에도 일정 기간마다 시설 유지및 보수등에서 기술제공국의 지원이 없어서는 안된다.돈을 투자한 만큼 남북한의 긴장완화와 계속되는 물적·인적 교류등 통일을 위한 실익을 얻을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정일 체제가 대화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우리 정부로서는 득이라면 득이다.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지난 1,2단계회담 때와 달리 정치적인 주장을 거의 내세우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마치 경제회담을 하는 것처럼 경수로 전환과 원자로의 건설중단에 따른 보다 많은 지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일체제가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경수로 전환에서 한국형 원자로에 대해 거부감을 거둬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것 역시 우리를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만을 얻은 것은 결코 아니다.무엇보다도 엄청난 지원자금의 부담이 눈에 띈다. 경수로 건설자금은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충당할 계획이지만 우리와 일본이 상당 부분을 떠맡게 될 공산이 크다.일본은 전후 배상차원에서 이를 상계할 계획으로 있어 사실상 우리 정부의 부담이 가장 커진다.경수로의 건설에는 1백만㎾급 1기마다 20억달러(약 1조6천억원)가 소요되며 가동까지는 최소한 6년 이상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경제성과 북한이 현재 건설중인 원자로를 감안할 때 최소한 2기 이상을 건설해야 할 판이니 50억달러(약4조원) 이상이 들어가야 된다. 북한은 여기에 영변과 태천에 건설중인 원전건설 중단 대가로 화력발전소의 건설과 낡은 송배전선의 교체를 요구했다.화력발전소는 1백만㎾급 1기에 약 9억달러(약 7천억원),송·배전선 교체도 5㎞에 6만달러(약 5천만원)씩 든다.물론 남북 교류 차원에서 비무장지대 같은 곳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 이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을수 있으나 자금이 소요되는 것만은 분명하다.송·배전선을 얼마나 교체해야 할지 아직은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정확한 액수를 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국전력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페연료봉의 건조보관에 따른 예상외의 자금 부담이다.제3국으로 옮겨폐기한다면 들어가지 않을,어찌보면 「생돈」을 털어넣어야 할 처지이다.북한 영변원자로의 폐연료봉은 길이가 약 70㎝이고 지름이 10㎝이다.만약 우리의 월성원전과 같은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면 전문가들은 8천10개의 연료봉을 약 23개의 특수저장 용기에 넣어야 한다고 말한다.용기는 보통 1개에 1백만달러(약 8억원).그렇다면 총비용은 어림잡아 1백9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자칫하면 이 돈의 상당 부분도 우리가 부담한다. 게다가 건조보관은 북한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재처리를 할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완전한 해결이 아닌 미봉책으로 한미 두나라에게는 「새로운 핵카드」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철저히 「제3자」였다.비록 외무부의 김삼훈핵담당대사가 현지에서 미국과 협의를 한다고는 했으나 1,2단계회담 때보다도 멀찌감치 떨어져 회담을 지켜봐야 했다. ◎막바지 진통… 제네바 표정/합의문 발표지연 내용이견 관측/갈루치 “발표 안할수도…” 묘한 여운 ○…12일 끝난 미·북 3단계고위급회담 1차회담은 하오 늦게까지 회담개최가 지연되고 합의문 발표여부가 불투명하는 등 막판까지 진통. 회담은 이날 하오2∼4시 사이에는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담개최가 계속 늦어져 지연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 미국대표부는 이날 상오9시 이후 전화를 하면 회담일정을 알려주겠다고 발표했었으나 회담이 늦어지는데 대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북한대표부의 한 직원은 『회담이 늦어지고 있어 우리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결정되는대로 알려주겠다』고 친절한 반응. 이 직원은 『회담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뒤 『저녁먹을 때쯤 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회담이 이렇게 늦어지고 있는 것은 양측이 정리한 합의문 내용을 본국정부에 보내 승인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 일부에서는 합의문 내용에 이견이 생겼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 이와관련,로버트 갈루치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미CNN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는 성명문안을 만들었으나 가능하면 발표하고 가능하지 않으면 발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불투명성을 시사. 김삼훈 외무부핵대사는 『합의문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으나 안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며 『기다려보자』고 인내를 당부. ○…이에앞서 미·북 양측은 11일 6명씩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자 회의를 갖고 문안작성 작업을 마무리. 양측은 상오10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미국대표부에서 합의문 문안을 다듬은 뒤 하오6시부터 북한대표부로 자리를 옮겨 2시간여동안 문안을 최종 정리. ◎러 이즈베스티아지 보도/위협받는 NPT체제/우크라 이어 북핵도 돈으로 해결/핵개발 저지에 나쁜 선례 남겨 러시아의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11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핵확산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완전히 실패했으며 결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돈이 아니고서는 핵무기 확산을 막지 못한다」라는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이 신문은 북한을비롯,이라크·리비아등 많은 나라들이 잇따라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는 냉전이후 국제질서가 혼돈에 빠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요지. 북한이 일정량의 핵탄두를 확보 하고 있다는 서방의 의혹은 우크라이나 핵문제에 이어서 터져나온 것이다.그리고 그 이전에는 이라크가 핵무기·화학무기 개발에 착수했고 남아공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핵개발에 나선 것은 국제질서가 혼돈에 빠지면서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도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이란·시리아·리비아·알제리도 핵무기를 개발중이라는 정황증거들이 있다. 아시아의 다수 국가들은 북한핵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고 이에따라 몇나라는 민간용 핵시설을 군사목적으로 전환시킬 것을 검토중이다. 반면 핵보유국들은 이 조약을 더 연장시키려고 한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에 사용 될 핵원료의 생산을 금지하는 조약까지 체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핵개발을 시도중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갖는게 결코 자신들의 안보에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을 스스로 갖는 일이다.
  • 버스안에서의 납치기도/성민선(굄돌)

    최근 친구에게서 들은 고마운 버스기사 이야기 한 토막이다.한 여대생이 버스를 타고가고 있었다.편히 앉아 가고있던 그녀는 할머니 한분이 다가오자 얼른 자리를 양보하려고 일어섰다.그러나 그 할머니는 괜찮다며,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녀를 자리에 눌러 앉히며 몇번이나 사양하였다.얼마후 어떤 젊은 남자가 양보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그뒤 예상치 않던 상황이 벌어졌다.이 할머니가 갑자기 그 여대생을 향하여 『젊은 것이 노인에게 자리도 양보할 줄도 모르고 버릇이 없다』며 큰 소리로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여대생은 곧이곧대로 할머니가 억지로 못일어나게 하지 않았느냐고 대꾸했다.할머니는 언제 그랬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야단쳤고 이에 속이 상한 여대생도 같이 언성을 높일수 밖에 없게됐다.그러자 이 할머니는 파출소에 가서 혼을 내주어야겠다며 버스를 세우라고 했고 여대생도 마음대로 하라며 할머니를 따라 나섰다.할머니는 정거장도 아닌 곳에서 버스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기사가 차를 세웠다.할머니가 먼저 내리고 여대생도 뒤따라 내리려는 순간 그동안 언쟁모습을 지켜보고도 아무말이 없던 기사가 버스문을 확 닫아버리고는 그냥 출발해버렸다. 어리둥절해 있는 여대생을 향해 기사가 처음으로 쏟아낸 말은 『그대로 따라가서 죽고싶으냐』였다.기사는 아까부터 버스를 뒤따라오는 수상한 승합차 한대를 백미러로 계속 살피고 있었다.그는 거기에 할머니와 한패인 일당이 할머니가 낚아올 희생물을 노리고 있음을 직감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아무런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여대생이 할머니를 따라 내리면 할머니가 소란을 피우고 승합차에 내린 같은 패거리들에게 파출소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면 얘기는 거기서 끝나는 거였다. 대낮에 사람이 많은 버스안에서까지 할머니들을 내세워 인신매매를 기도하는 무서운 세상,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와 있다.기지와 의로운 행동으로써 승객의 안전을 지켜준 그 고마운 버스기사에게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 김정일,김정일/김정일 신경정신과 전문의(굄돌)

    나라안이 온통 김정일로 시끌시끌 하다.김정일이 후계자가 될 것을 예상 못하진 않았을 텐데도 갑작스레 김일성이 죽어서인지 뒤늦게 김정일 연구에 난리들이다.그러나 남북의 대치된 상황에서 언제 민족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르는데 장기적인 안목에 등한시 했으니 아무래도 미덥지가 않다.혹시 대통령 임기가 5년이니 5년만 자리를 지킨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튼 김정일 덕분에 나도 귀가 좀 간지럽게 됐다.내 이름도 김정일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한자는 다르다.「김」씨는 연안 김씨지만 다소 계집애 같은 정자와 좀 복잡한 일자가 내 이름이다.「김정일」「김정일」하며 소란스러울 때 이런 공상을 해 봤다.북한의 김정일이 영화를 좋아하고 나도 영화를 좋아하니 한번 만나서 같이 영화에 대한 모의나 해보면 어떨까 하고.그러나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려면 적어도 대통령은 돼야 할테니 꿈같은 얘기다.그러나 그 김정일이 부러운 것만은 아니다.황태자때는 영화도 보고 스피드도 내보고 좋았겠지만 이제는 북한을 짊어지고 나가야 되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겠는가? 김정일,김정일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우려되는 점이 하나 있다.지금의 김정일 연구는 기분에 치우치는 경향이 너무 짙다는 것이다.마치 김정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반공법에 잡혀 가기라도 할 듯 한결같이 김정일에 대한 평가절하에 아우성이다.간질병 환자라느니,성격장애라느니 괴짜,스피드광,기쁨조가 어떻다느니…. 그러나 김정일을 평가절하하면 김정일이 그 이상일 때 당황하게 된다.그렇다고 해서 김정일을 평가절상하면 김정일이 그 이하일 때 안도하게 된다.그렇다면 지금은 김정일을 너무 깎아내릴 것만 아니라 여러가지 가능성도 함께 아우르면서 여유있게 기다리는 것이 좋을듯 하다.유신때나 즐겨 하던 사상논쟁도 문민정부에서 너무 들떠서 신나할 것도 없다.정치야 정치에 몸담고 있는 프로들이 할 일이지만 진부한 정치때문에 국민들이 고문당하는 일도 이제는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일성조문」 공방 가열

    ◎여/“전범에 테러리스트”/야/“화해차원 거론” 일부 야당의원의 「김일성조문」발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원들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4분 자유발언을 활용,이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민자당의 김영광의원은 『김일성은 수백만의 동포를 죽인 전범이자 아웅산,KAL기 폭파 테러리스트이며 1천만 이산가족을 생이별시킨 원수』라면서 『김일성이 누구인데 조의표명,조의사절단 운운하며 비상경계령을 시비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측을 비난했다. 민자당의 김기도·김두섭의원도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신뢰구축 차원에서 조문사절단 파견을 주장했다지만 조문단이 가서 무슨 일을 할수 있느냐』면서 『그같은 발언이 실언인지,역사의식의 왜곡인지,가치관의 상실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이부영의원은 『민주당이 김일성의 전쟁도발이나 테러리즘을 역사적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지 않은 바가 없다』면서 『조문사절 얘기는 김일성 개인에 대한 애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북간의 화해와 신뢰를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꺼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의 장기욱의원도 『사이가 나빴던 집안들이 초상을 계기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같은 주장을 폈다. 이처럼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고함과 야유로 상대당의원의 발언을 비난,한동안 소란이 계속됐다. 한편 신민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일성 조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 4분 자유발언대/새 정쟁수단 변질/특정의안에 대한 입씨름의 무기로

    이번 제169회 임시국회에서는 개정 국회법에 따라 새로운 국회운영모습들이 속속 선을 보였다.특히 의원의 발언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 도입된 「4분자유발언제도」는 대정부질문시간이 30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된 것과 함께 국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의 검증차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신임대법관 임명동의안의 처리문제가 여야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처음의 취지가 무색할만큼 퇴색,정쟁의 또다른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받고 있기도 하다. 경제2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벌인 지난 7일의 본회의는 4분자유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입씨름으로 시작됐다.민주당 조순형의원은 개회되자마자 이를 활용,대법관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에 앞서 법사위에서 심의하도록 의장에게 요구했다.이에 민자당의 박헌기의원은 8일로 예정했던 의사진행발언을 하루 앞당겨 조의원의 공세에 대응했다.이 과정에서 자연 본회의장은 여야의원들의 고함과 맞고함으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같은 장면은 사회·문화분야에관한 대정부질문을 벌인 8일의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됐다.대정부질문에 앞서 민주당의 박석무·유인태의원은 4분자유발언으로 한 대법관 내정자의 과거행적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법관자격 사전심의를 위한 인사청문회를 줄기차게 촉구했으며 민자당에서는 함석재의원이 의사진행발언으로 이에 맞섰다.함의원은 이날 황락주의장으로부터 미리 『의사진행과 무관한 발언은 안된다』고 주의를 받았지만 야당의 인사청문회 주장을 줄곧 반박했다.함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계속되는 동안 야당의석에서는 빗발같은 야유와 고함이 터져나왔고 일부는 황의장에게 『의사외 발언인데 왜 중지시키지 않느냐』『경고하라』고 거칠게 항의했다.반면 여당의석에서는 『잘한다』『계속하라』는 고함으로 야당쪽을 향해 맞대응,한동안 소란이 계속됐다. 또한 신도시출신의 이택석의원(민자·경기 고양시)은 이날 지난번 이병대국방부장관의 「유사시 신도시 장애물 활용」발언을 4분동안 강력히 성토함으로써 이 제도를 지역구민들에 대한 인기관리에 톡톡히 활용했다.8일 현재 4분자유발언제를 활용한 의원은 모두 7명.민자당은 1명뿐인데 비해 민주당이 6명이었다. 민주당은 9일의 신임대법관내정자 6명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때 이 제도를 최대한 활용,공세를 취한다는 방침이고 민자당 역시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여 4분자유발언제는 정치판의 「신무기」로 변질돼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4분자유발언제의 오용실태는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제도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 무단횡단·침뱉기 등 기초질서 사범/한해 1천24명 적발

    ◎“4명당 1명꼴” 경찰청은 4일 지난해 7월1일부터 지금까지 1년동안 무단횡단·침뱉기등 「기초질서」위반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기초질서위반사범 1천24만8천6백3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4명 가운데 1명꼴로 기초질서를 위반한 셈이며 하루 2만8천여건씩 적발된 것이다. 이 적발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백16만3천5백59건에 비해 무려 7·8배나 늘어난 것이며 범칙금 부과액은 6백45억원이었다. 위반 유형별로는 금연장소 흡연이 3백5만5천31건으로 가장 많았고 무단횡단 2백79만9천3백20건,휴지·껌·침·담배꽁초를 버린 경범자가 59만8천6백11건,음주소란이 16만7천8백39건,암표및 새치기가 7천3백26건,무단광고물 부착등 나머지 사범이 3백62만4백76건등이었다.
  • 「6·25」 44돌… 중부전선 초산진부대를 가다

    ◎“압록강 진격했던 선배영광 잇겠다”/초병들,철통 경계… “국민은 우릴믿길”/정적깨는 대남비방확성기 소리 여전 6·25사변 44주년을 맞는 중부전선 최전방 초산진 부대 남방한계선 경계초소. 서울에서 1백10㎞ 떨어진 이곳은 남북정상회담 실무접촉을 앞두고 있건만 1.2㎞거리의 맞은편 북녘 능선에 설치된 대남 비방방송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제2의 조선전쟁」,「필승불패」,「민족대단결아래 통일된 조선민족 만세」등 상투적인 대남비방 방송은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음을 깨우쳐 주고 있다. 최전방 초소에서 관측용 대형망원경을 잡고 적의 동태를 관측하고 있는 초병들의 눈매는 상황의 변화에 아랑곳 없이 경계근무에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다. ○부대이동은 없어 초병들은 『최근 머리깎은 인민군들의 모습이 다시 보일 뿐 부대이동등 도발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만일 적의 도발이 있다면 선배 전우들처럼 즉시 격퇴할 만반의 태세가 갖추어져 있다』고 힘있게 말했다. 초산진 부대는 50년 10월 26일 하오 2시15분 최초로 압록강까지 진격,초산땅에 태극기를 꽂고 압록강물을 수통에 담아 그날의 감격을 이승만대통령에게 보냈으며 73년 11월 20일에는 북한의 제2땅굴을 발견,그들의 흉계를 전세계에 고발했던 부대다. 특히 이 부대는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적의 공격을 육탄으로 돌격,전차를 파괴하는등 전장병이 혼연일체가 되어 38선을 3일동안이나 방어한 유일한 부대였으며 개전이후 처음으로 충북 음성 무극리 지역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패전을 거듭하던 국군과 국민에게 큰 위안을 주었다.당시 전 장병이 일계급 특진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한국전때 첫승리 이 부대원들은 이러한 선배 전우들의 필승무패의 초산투혼을 이어받아 오늘도 필승의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이 부대 중대장 정봉용대위(29)는 『적정은 평소와 다른 점이 조금도 없으나 최근 북핵개발 의혹과 관련해 유사시 적의 침투나 도발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완벽한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11년째 이 부대에 근무하는 주유동주임원사(48)는 『밖에서 사재기를 하는등 북한핵문제로 소란을 피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늘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데다 무슨 일이든지 강한 정신력만 있으면 이룰 수 있는만큼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재기 이해안돼 경계근무중인 심인용상병(22)은 『내평생에 단 한번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니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선배들의 뒤를 이어 압록강으로 진격,강물을 떠마시겠다는 각오로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병들의 믿음직한 경계근무 모습에서 제2의 한국전쟁은 일어날 수 없으며 남·북을 가로지르는 철책 경계선도 언젠가는 허물어 질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 역구내·극장 등 공공장소 “금연” 확산/애연가 갈곳이 없다

    ◎멋모르고 피우단 범칙금 만원/서울경찰청/하루 단속서 1천6백건 적발 「담배 한 개비 피우는데 1만원」.금연 풍조가 점차 확산되면서 은행·병원·공항 대합실·기차역 대합실·지하철 구내등 공공장소에서의 흡연행위를 경찰이 「기초질서 위반사범」으로 집중 단속하는 바람에 범칙금 1만원을 무는 「골초」들이 늘고 있다. 한마디로 「골초」들의 입지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서울시 화재예방조례」는 공공장소로 규정한 병원과 극장은 물론 주유소·연회장·공회당에서의 흡연행위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 화재예방조례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 생각할 때 담배를 피우면 화재위험이 있다고 생각할만한 지역」을 흡연규제 대상으로 지목,주유소 앞길에서의 흡연까지 금하는등 그야말로 「골초」들이 설 땅이 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단속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애연가들이 곳곳에서 적발돼 무더기로 비싼 벌금을 물고 있으며 단속 경찰과 흡연자들간에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흡연자들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곳은 「철도법이 규정한 공공장소」로서 지하철역 승강장과 매표구·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의 대합실·지하도 등이다. 9일 하오 11시쯤 서울 지하철1호선 종각역 매표소 근처에서 김모군(20·대학2년)이 담배를 피워 물다 단속 의경에게 적발돼 1만원의 범칙금을 물었다. 김군은 『매표소 앞까지 흡연단속 지역인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 5일 하오 3시25분쯤 성동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안 대합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조모씨(32·회사원)도 범칙금 1만원을 물었다. 지난 8일 지하철2호선 성내역 지상 매표소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박모씨(30)는 단속 의경에게 『금연지역인줄 몰랐다』며 백배사죄,범칙금은 물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신을 당했다. 지상철의 경우는 승강장만 금연구역이나 지하철은 매표소와 로비까지 포함된다. 일선 경찰관은 『지하철과 지상철의 단속구역을 따로 구별해 숙지하지 못한 의경들이 간혹 무리한 단속을 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10일 0시40분쯤 성북구 월곡동 D주유소 앞길에서 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던 김모씨(36)는 느닷없이 경찰에 적발돼 범칙금 1만원을 물었다. 서울 경찰청이 9일 하룻동안 불시에 실시한 기초질서위반사범 일제단속에서는 주차위반·무단횡단·음주소란등 20여가지 항목 적발건수 1만4천3백42건 가운데 「금연장소내 흡연」이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많은 1천6백66건에 달해 11.6%를 차지했다.
  • 해외망신 한국인 아직도…/공보처,여행객 추태사례 발표

    ◎골프장서 돈안내고 줄행랑/알프스산엔 한글낙서 즐비/박물관안서 사진촬영 예사/일부 기독교인 불상파괴도 「어글리 코리언」들의 추태가 눈뜨고 못볼 지경이다.공보처가 7일 해외공보관들로부터 수집해 공개한 「해외에서의 국가이미지실추사례」들을 보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해외관광객◁ 태국 유명관광지의 한 호텔은 새벽에 남의 객실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는 한국관광객 2명을 우리 대사관에 연락해 인수를 요청한 적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골프장은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가거나 소란을 피우는 한국관광객들이 늘어나자 「한국인 입장금지」라는 팻말을 붙였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등 거장들의 그림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한국인들이다.하이델베르크의 고성,알프스 산정등에 가면 한글로 된 낙서들이 즐비하다. 대학생들이 방학때 배낭여행을 하면서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등 유럽국가들이 지하철등 대중교통수단에 승차권개찰제를 실시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무임승차하다가 적발돼 거액의벌금을 무는 사례도 있다. 국민의 95%이상이 불교도인 태국에서 목사등 일부 기독교인이 불상을 파괴해 구속된 일이 있다.또 엄숙해야 할 성지에서 다른 관광객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를 보다가 빈축을 사기도 한다.이같은 일은 지난해 10월 우리 항공사의 카이로취항이래 부쩍 늘었다. ▷해외진출기업◁ 지난해 8월 남미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우리 원양어선에서 한 인도네시아선원이 구타·기합등 가혹행위에 못이겨 해상으로 탈출했다.또 지난해 9월과 10월 태국·인도네시아·천진등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서 현지근로자에게 체벌을 가해 민간노동단체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한 한국회사는 유해화공폐기물을 「기타 연료유」라는 명목으로 중국에 수출해 문제를 일으켰다. ▷연수및 시찰 공직자◁ 일부 지방의원들은 시청·시의회등 유관기관 방문을 관람용일정으로 간주해 사진촬영등 관광에 열중한다.보다 못한 파리시는 우리대사관에 지방의원들의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또 단지 수료증을 받기 위해 미국과 영국의 유명대학에 연수를 가서 강의는 뒷전으로 미루어놓은채 관광에만 정신을 팔기도 한다. ▷해외교포 유학생장기체류자◁ 지난해 4월 아르헨티나교포들이 운영하는 의류업체들은 브라질인들을 불법적으로 고용하면서 인권을 유린하고 임금을 착취한 혐의로 고발 체포돼 현지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프랑스국립은행은 개인수표를 남발하고 돌아가는 한국유학생들이 빈발하자 한국학생에 대한 계좌개설불허방침을 검토중이다.미국·유럽의 유명 미술·음악대학에서는 과열유학에 따른 한국유학생들의 자질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타◁ 태국등지의 뱀탕집은 한국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태국 관계당국은 지난해 한국인들의 지나친 보신관광에 대한 단속을 실시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외국신문에 교포들을 상대로 한 곰사냥단모집광고가 게재돼 물의를 빚었다.
  • 지하철 사고/하루걸러 한번꼴 발생/올 1백건… 출퇴근시간 집중

    ◎어제 2호선 또 불통/안내방송도 안해 시민들 분통 출퇴근길의 시민들은 언제까지 고장지하철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하루 걸러 한번씩 출퇴근시간대면 고장을 일으키는 지하철·전철이 7일 올들어 1백번째 고장을 일으켜 시민들이 곤욕을 치렀다. 7일 상오6시50분쯤 서울 지하철2호선 신도림역에서 서울대방향으로 가려던 2029호 전동차(기관사 이진선)가 고장나 역구내에서 정차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지각사태를 빚었다. 지하철공사측은 『선로변환장치인 전철기고장으로 20여분 운행이 지연되고 3분간격으로 뒤따라 운행되는 2호선 10여대가 지장을 받았다』고 자주 발생하는 사고에 무감증을 나타냈다. 그러나 무더위속에 시민들이 겪은 고통은 엄청났다.이 사고로 순환선인 지하철2호선 전구간에서 전동차들이 상오8시30분쯤까지 1시간30여분 순연운행되는 바람에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던 수만명의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지하철2호선 연장구간인 양천구청역에서 1시간가량 지하철을 기다린 박모씨(31·회사원)는 『사고에 따른 방송이나 안내문 한장 붙이지 않아 아무것도 모르고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회사에 지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철사고가 주로 아침·저녁 출퇴근시간에 발생하는데다 사고가 날 경우 잇따라 다른 노선까지 영향을 미쳐 승객들이 찜통전동열차안에 갇혀 곤욕을 치르는등 무더운 날씨에 짜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2호선의 각 역주변에서는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소란이 일어났고 택시를 타기 위해 간선도로변에서 줄지어 늘어서 있는등 곤욕을 치렀다. 올들어 7일 현재까지 확인된 지하철사고는 모두 36건,전철사고는 64건으로 지하철∼전철로 연결되는 각종 사고는 무려 1백건에 달한다.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88년부터 92년까지 일어난 지하철사고의 71%가 전기·전자장치의 불량으로 나타났다.
  • 중,폭동예방 「보이지 않는 전쟁」/내일 천안문사태 5돌

    ◎군 휴가중단… 경찰도 1급경계령/개방확대 따른 불안해소에 부심 천안문광장으로 탱크들이 돌진해 들어간지 4일로 5주년.그동안 「하늘도 변하고 땅도 변했을 정도」로 모든게 달라졌지만 그날의 망령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채 대륙하늘에 떠돌고 있다.겉으로 보아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중국신문이나 잡지,TV 등 어디에도 6·4 천안문사태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다.당시 1천만명의 학생·노동자·지식인들이 천안문에 몰려들어 자유와 민주화를 외쳐댔지만 이제는 그 사건을 공공연히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그 사건을 입에 담는 그 자체가 금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요즘 중국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것 같다.인민해방군내 7대군구에 설치된 기동타격부대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휴가가 중단된채 1급전투령이 하달돼 있다.폭동방지경찰인 인민무장경찰부대는 물론 일반경찰에도 1급경계령이 내려져 있다.당과 정부에서는 『난동의 기미가 있으면 초기에 척결하다』『노동자와 학생들의 연계움직임을 주시하라』『해외유학생들의 일시귀국을6·4 이후로 미루도록 하라』『노동자는 근무시간 이외에는 반드시 자기집에 있어야 한다』는 등의 지시사항을 하급기관에 수없이 하달,6·4를 무사히 넘기도록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같은 중국당국의 비상사태는 천안문사태 그 자체에 대한 항거때문이라기보다는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추진에 따른 각종 부작용으로 사회가 불안해지고 있어서 6·4를 계기로 민심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올해들어 1·4분기 물가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올랐고 지난해부터 급증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시위는 2년전보다 무려 20배나 많아졌다.고위관리들의 부정부패는 날로 심화되고 새로 생겨난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의 만연과 지역별 갈등의 심화,범죄조직의 만연,실업률의 증가 등 수없이 많은 사회불안 요인들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불안요인들이 제2의 천안문사태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무엇보다도 군경의 거의 완벽한 초동진압태세가 갖추어져 있어서 6·4를 전후해 뭔가 소동이 일어난다 해도 해프닝에 그칠게 뻔하다.거의 모든 주민들이 돈벌이에 정신이 없는 것도 소동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체제 조직이 거의 와해된 것도 제2의 천안문사태를 예견하기 어려운 이유이다.지난해말까지만 해도 「반체제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경생의 가석방으로 반정부활동이 활기를 되찾는듯 했다.위를 비롯한 9명의 반체제지식인들은 「평화헌장」을 발표하고 정부당국에 보다 많은 자유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까지 했었다.그러나 지난 3월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방중을 전후해 상당수가 체포되고 일부는 강제로 지방나들이에 나섰다. 최근에는 클린턴 미행정부가 마침내 중국인권문제와 최혜국대우(MFN) 연장과의 연계를 포기함으로써 반체제인사들에겐 큰 실망을,강택민·이붕에게는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었다.특히 MFN 연계 해제는 천안문 유혈사태에 대한 서방측 제재의 사실상 종결을 의미하고 있어서 중국지도자들은 천안문 5주년을 앞두고 「무거운 짐」 하나를 덜어 더욱 홀가분한 기분이 됐다. 천안문사태 이후 세계는 크게 변했다.동구·소련등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고 미소간 냉전체제가 와해됐다.등소평을 정점으로 한 조자양·호요방체제에서 강택민·이붕·주용기체제로 바뀌었다.중국정치를 이끌어온 혁명원로들의 수렴청정도 사라졌다.이제는 혁명세대가 아닌 테크노크라트들이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들에겐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를 어떻게 중국실정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느냐는 중책이 맡겨져 있다.앞으로 이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해 나가면 중국특유의 사회주의체제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못하면 또다시 끝없는 소란속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미국제」 가족·우리가정(송정숙칼럼)

    수절도 못했지만 재클린은 현직 대통령의 추도사를 헌정받으며 전대통령 영부인으로 미국국립묘지에 묻혔다.역대 어느 대통령부인보다 많은 국민의 칭송속에서 「영원의 불」밑에 누운 것이다.이로써 알링턴묘지에는 케네디대통령 가정이 하나 이뤄졌다.대통령부부와 사산한 딸,생후 사흘만에 잃은 아들을 자녀로 손색없는 가족이다. 진작에 미국국민들은 가임여성으로 백악관에 들어온 재클린과 케네디대통령에게 이런 가족모형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그러므로 중도에 좌절한 케네디 대통령가의 비극이 더욱 한스러웠을 것이다.재클린이 죽자 오래 홀로 누워있던,그들이 사랑하던 케네디에게 그 부인을 돌려주는 일에 온국민이 그토록 관심을 보인 것인지도 모른다. 케네디시대 이후 미국인들의 가족모습은 옛날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별로 없게 되었다.원로 ㄱ시인은 지난 70년대초에 미국에 초빙교수로 다녀온 적이 있다.그때 부부끼리 친교를 나눴던 교수들이 있었다.10여년만인 80년대에 ㄱ시인은 그곳엘 들러 옛친지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다.그랬더니 5쌍중한쌍도 그대로 부부를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비교적 안정되고 다소 보수적인 교수사회도 그런 것이 미국이다. 내가 아는 한 시어머니가 최근에 미국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내외를 보러갔다.아들도 며느리도 대단히 우수하다고 자랑하던 분이다.그런 그분이 의외로 예정을 당겨 일찍 돌아왔다. 『며느리는 다리를 척 꼬고 앉아 책을 보고 아들아이가 커피를 끓여바치더라.아침도 아들이 토스트굽고 우유랑 채소랑 식탁에 차리면 며느리는 먹기만하고 설거지도 아들이 하더라.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그꼴 못보겠더라』는 것이 연유였다.논문을 먼저 끝낸 아들이 며느리를 그렇게 돕기로 약속했다지만 시어머니로서는 도저히 참고 보아 줄수 없었던 것이다. 최근 한 여자대학에서는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을 놓고 사제간에 지상논쟁이 벌어졌다.이 책은 외국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며느리들에게 적어보낸 시어머니의 요리법편지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이 대학에서 출판했다.이에 대해 여성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 비판을 했다.『이 책은 「여성이 곧 음식담당자이고 요리가 곧 여성」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여성의 억압구조를 강화시켰다』는 주장이다.그런 책을 여성의 자존심을 지켜나가야 할 대학이 가장 보수적인 제목으로 낸것이 실망스럽다는 것이다.굳이 낸다면 책이름이라도 「자녀에게 주는 요리책」이었어야 했다는 것.지난해에 나온 이 책은 40일만에 5만권을 팔았다. 대표적인 갈등의 상징인 고부간이 요리법을 전수해가며 화평하게 지내는 미덕도 크게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만큼 요즘 여성들은 자아가 강하다.혼수니 지참금따위 시대착오적인 풍습이 사회를 퇴영시키는 한편으로 이처럼 진보적이고 맹랑한 여성들이 기성세대의 의표를 황당하게 찌르기도 한다.이들모두가 우리의 가족을 구성할 핵심세력이다.그들은 특수한 일부도 아니다. 현직 국민학교 선생님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있다.요즈음 도시주변의 어려운 동네에는 의외로 편부가정이 많다고 한다.대개 엄마가 달아난 가정이다.그런데 이런 가정은 편모가정의 아이들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하고 지도할 방법도 없다.무엇보다 거칠고 희망이나 따뜻함 같은 것이 먹혀들지 않고 도무지 어째볼 수가 없다.이런 난감한 어린이가 날로 늘어난다고 한다.최근 그런가정의 아버지가 아이를 학대했던 일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일도 있었다.이런 현상은 여성의 자아가 강해지며 생긴 부작용같은 것이다. 몇년전 미국서 화제가 됐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라는 영화는 편부가 아이를 키우며 헤어진 아내와 법정싸움을 벌이는 것이었다.『부자가 저녁을 함께 지어먹으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안락하고 평화로운 생활의 의미를 당신들이 알기나 하느냐』고 절규하는 부성애가 일품이다.아마도 그무렵이 그나라에서 편부가정이 한창 사회문제가 됐던 시기였을 것이다.최근 것으로는 「메이드인 아메리카」라는 영화도 있다.자아가 강한 흑인 여성이 정자은행에서 『좋은 종자』를 주문해다가 시험관수정을 하여 잉태하고 딸을 낳아 길렀다.머리가 기막히게 좋게 태어난 그 딸이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미국식 코미디로 처리한 영화다.그러면서도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 혈연으로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그러나 가족이란 인간에게 최후의 구원일 수밖에 없다는 것 등을 소란스런 미국식문화속에 보석처럼 묻어놓고 있는 영화다.이런「미제가족」과 유사한 가족은 이제 어디서나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가족구조가 변해가는 것은 지구촌 어디서나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공하한 도덕론으로는 대응이 어렵게 되었다.금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가정의 해」다.전통적 구호만으로는 별효과를 기대할수 없을 것이다.인간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현실은 어떤지,미래의 가족은 어떻게 예측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탐색하고 규명해야 할것이다.오늘처럼 절망스럽게 타락해가는 인성을 구하는 것은 결국 가정의 역할임을 생각해서도 우리의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그러나 절대로 서로 떠넘기기식이 아닌 방법이어야 한다.
  • 본질 벗어난 국조공방/박대출(오늘의 눈)

    『추적이냐』『확인이냐』 상무대의혹사건 국정조사를 벌인 26일 밤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자당의원및 김두희법무부장관과 민주당의원들 사이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검찰이 이동영대로개발대표가 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에게 준 수표와 어음의 유통경로를 검찰이 조사했는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검찰은 3천3백만원짜리 수표에 대해 이씨의 동의를 얻어 유통경로를 조사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배서자인 조씨 친구의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은행으로부터 확인서를 받아오게 한 결과 이 돈이 청우측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12억4천만원어치의 어음도 조사했지만 사채시장에서 할인되고,배서자가 해외에 나가 있는 등으로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따라서 어음이나 수표를 추적한 것은 아니라고 버텼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정대철·나병선·강수림의원등은 『이씨는 동의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고 검찰의 일방적인 「추적」이라고 주장했다.검찰직원이 직접 데리고 가서 은행측으로부터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또 동의여부를 떠나 유통경로를 조사한 자체가 「추적」이 아니냐고 다그쳤다. 검찰측과 야당측이 이처럼 맞서 회의가 겉돌자 민자당의 정상천의원이 거들면서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변질됐다.정의원은 『법률용어에 추적이란 말이 어디 있느냐.서부활극이냐』면서 『명색이 법사위원이라는 사람들이 법률용어도 모르느냐』고 민주당측을 공격했다.정의원이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매도하자 민주당측이 발끈,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면서 정회소동을 빚었다. 「추적」이든 「확인」이든 일반 국민들에게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한 소모적인 공방이 이처럼 계속된 것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곧 있을 수표추적 문제 때문인 것이다.검찰은 「추적」의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 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검찰이 이미 일부를 「추적」했으므로 나머지도 「추적」하자는 것이다. 술이 곁들여진 저녁뒤에 벌어진 이날 공방은 일단 무승부로 끝났다.그러나 양측의 이같은 시각차이는 가뜩이나 난항을 겪고 있는 국정조사의 「먹구름」 전망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 명분보다 중요한 적법성/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상무대 정치자금 의혹사건과 관련,수표추적 문제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되며 금융실명제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권은 실명제의 「금융거래 비밀보호」 조항을 들어 난색을 표하는 반면 야권은 정치자금 의혹을 규명하려면 수표추적이 필수적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정치권의 이런 논쟁만 보면 「실명제만 되면 돈의 흐름이 투명하게 돼 검은 돈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게 된다」던 실명제의 명분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실명제가 검은 돈을 햇볕 아래로 끌어내기는 커녕 도리어 비리를 숨겨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과거 법의 범위를 넘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자금추적의 향수를 생각하면 지금의 금융거래 비밀조항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융통성이 없다.또 검은 돈이 「거처」를 옮길 때마다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자금추적을 해야 하는 관련법은 자칫 독소조항으로까지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듯한 정치 명분에도 불구하고 자금추적이 비리를 척결하는 만병통치약인 듯 내세우는 주장에도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 야권의 주장대로 정치권의 합의나 여권의 「성의」를 앞세워 과거의 투망식 자금추적 관행을 답습한다면 편의성이 적법성을 압도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명분이 법과 제도를 압도하는 명분 만능주의가 성행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 것이다. 실명제의 궁극 목표는 소수의 비리를 척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자금의 흐름을 정상화하자는 데 있다.실명제 이전까지 국민총생산의 약 10%인 30조원으로 추정됐던 음성자금을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자는 데 보다 큰 뜻이 있는 것이다. 이같은 취지를 감안한다면 당장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금융거래의 비밀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정치권의 주장대로 편의에 따라 금융거래의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다면,「금융대란」은 아니라도 소란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공연히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지나 않을 지 걱정된다.
  • 청년3명 아파트서 인질극/조치원,50대여인 흉기찔러… 경찰과 대치

    【연기=이천렬기자】 22일 하오7시50분쯤부터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교리 계룡아파트 2동 605호 베란다에서 20∼30대청년 2명이 50대여자를 흉기로 폭행하다 주민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경찰과 대치,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인질범의 신원은 박시호(27)와 장승욱(32)등 2명이며 납치된 50대여자는 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 에버그린 경양식집 주인 황완지씨(51)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날 하오 황씨를 아파트 베란다로 끌고 나와 흉기로 등·허벅지등을 40여곳을 마구 찌르고 밖으로 던지겠다고 위협,황씨가 비명을 지르는등 소란을 피워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문을 잠근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바그다드·암만/사막의 모래바람(아랍서 지중해까지:1)

    ◎중견작가 4인의 연작 문학기행/아늑한 도시… 걸프전 피폭 잊을뻔/직격탄 맞았던 호텔 현관바닥에 부시얼굴 새겨 밟고다녀 새벽 4시가 조금 지나 12시간에 걸친 사막의 질주를 끝내고 드디어 우리는 바그다드시내로 들어왔다. 거리에 통행자는 없는데 전등들은 모두 그대로 켜져있다.낮은 상가건물들이 서울 어느 변두리 건물들처럼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아직 형체가 분명하지 않다.태양이 떠오르면 그것들은 전혀 다른 색채와 분위기를 드러낼 것이다. 암만에서 버스를 함께 타고온 열댓명의 우리 일행은 알 만수르호텔로 안내되었다.일행중엔 튀니지에서 온 남녀 두사람,고고학자라는 오스트리아인 중년 두사람도 끼여 있었다.알 만수르는 기원763년 바그다드에 새로 수도를 창설한 압바스 왕조의 지배자 이름이다.튀니지 사람들이 묵게된 알라쉬드호텔 이름 역시 압바스왕조의 칼리프(지배자)이름에서 빌린 것인데 알 라쉬드호텔은 걸프전 당시 미사일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유명했다.그 호텔현장에 가봤는데 지금은 건물이 말끔하게 복구되었고 피폭지점에는기념설치물이 마련되어 있었다.또 이 호텔 현관바닥 복판에는 부시의 얼굴이 크게 부조되어 드나드는 사람마다 그것을 밟게 되어 있었다. ○12시간 버스 여행 7층 객실에 짐을 풀어놓고 피곤했지만 발코니로 나왔다.바그다드와 첫인사를 나누지 않고는 잠들수 없었기 때문이다.바로 눈앞에 티그리스 강이 조용히 흐르고 강 저쪽으로 현대식 빌딩들이 드문드문 솟아있는 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강 이쪽은 공원처럼 보이는데 키 큰 야자수와 종려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그 숲만 바라봐도 가슴이 후련해진다.원경으로 낮은 회색건물들이 숲 사이사이에 끼여있는 모습은 무척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여기가 그 소란했던 걸프전의 포화앞에 노출되었던 도시라는 생각을 잠시 잊어버린다. 문득 레바논 출신의 여가수 마즈다 루미의 노래소리가 강건너 저쪽에서 들려오는 것같다.물론 환청이다.방콕에서 암만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 리시버를 통해 오랜만에 마즈다 루미의 청승맞은 목소리를 들었을때 나는 무척 반가웠다.십여년전부터 나는 그녀의슬픔으로 저며진 것 같은 목소리에 정신을 홀딱 빼앗겨 왔던 것이다.「사랑이 바로 해답」,「그는 모래언덕으로 나를 찾아왔다」.내가 좋아하는 마즈다 루미의 노래들이다.나는 마즈다의 노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아닐까?내 마음의 밑바닥을 살펴보면 그 흔적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마즈다 루미의 노래를 닮은 여인들,그 노래가락처럼 슬픈 마음을 지닌 여인들,시원한 눈매로 문득 잠에서 깨어 놀란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마즈다의 재킷 사진을 닮은 여인들이 지금 이 도시에서 잠들고 있을 것이다. 암만∼바그다드간 자동차여행은 정말 멀고 지루했다.이처럼 장시간 자동차를 타는 것은 난생 처음이다.게다가 국경선을 중심으로 검문검색하는 초소들이 수없이 널려있어 여행자를 더욱 짜증나게 만들었다.이상하게 느낀건 이라크쪽보다 요르단 관리들이 더 딱딱하고 거만하게 굴었다는 점이다.그들은 여권검사를 할 때 무려 한시간 이상이나 우리를 기다리게 만들었다.이 작고 가난한 왕국의 관리들은 명망높은 폐하의 관리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있는 것 같았다.비교적 친절했던 이라크 사람들도 무기검색에는 아주 철저했다.그들은 자동차 밑바닥을 조사하기 위해 도로상에 세차장에 설치된 것같은 페치카까지 파놓고 있었다. ○갈증해소에 인기 국경을 넘어서자,우리가 제일먼저 마주친 얼굴은 도로 중앙에 설치된 사담 후세인의 대형 입간판 초상화였다.우리는 비로소 이븐 탈랄 후세인의 땅에서 사담 후세인의 땅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왕과 대통령,두사람의 직함은 분명 다르지만 후세인의 대형 초상화 앞에 섰을때 그런 차이는 별 의미가 없었다. 국도에는 대형 유조트럭들,화물트럭들이 줄을 이어 달리고 있었다.일반 차량을 구경하기가 도리어 어려웠다.항로마저 폐쇄된 현재 이도로가 아라크의 유일한 젖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도로 주변은 대부분 황량한 땅이다.모래사막은 아닌데 풀은 겨우 손뼘만큼 자란게 고작이다.그래도 제법 많은 양떼를 거느리고 들판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양치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양떼들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좌우의시야에 지평선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그리고 이따금 희미한 샛길들이 지평선쪽으로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분명 사람들이 걸어간 흔적일텐데 한차례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샛길 흔적이 지워져버릴 것만 같다.저 길로 끝까지 걸어가면 과연 마을이 나타날까?거기에 나타나는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어린시절 그랬듯 이런 부질없는 상념들이 불현듯 떠오르곤 했다. 점심을 먹기위해 처음 찾아든 국도변의 식당은 꼭 우리 시골길가에 있는 주막겸 잡화점의 분위기였다.식당 홀 옆에 가게가 붙어있는데 여기에는 생필품과 간단한 차량 부속품들이 선반에 조금씩 진열되어 있었다.이 가게에서 펩시콜라는 단연 인기품목이었다.코카콜라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회사가 유태계란 것이 그 이유였다.콜라는 사막의 갈증을 해소하는 명품으로 이곳 사람들에게 이해되는 모양이었다.여행자건 현지인이건 식탁에 앉으면 펩시콜라부터 찾았다.우리가 식탁에 앉자,우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식당주인인 키큰 아랍 남자는 당연한 순서라는듯 펩시콜라부터 한병씩 안겨줬다. 간이식당 식탁에서 처음으로 이라크인들의 주식인 카밥과 코르사를 만났다.카밥은 양고기를 손가락 두께로 말아서 구운 것인데 그런대로 맛이 구수했다.누군가가 까마귀밥이란 뜻이 아니냐고 농담을 했지만 이곳에서는 비싼 음식에 속하는 것으로 육류섭취의 대표적인 음식이었다.코르사는 화덕에서 구운 밀가루 전병인데 제분상태가 안좋아서 거칠고 딱딱하며 때로는 밀짚쪼가리가 섞여 나오기도 했다.이것은 주식으로 코르사에 카밥을 둘둘 말아서 손으로 들고 먹는게 관습이었다.그밖에 채소 샐러드 접시가 하나 나왔는데 잘게 썰은 토마토와 상추,그리고 종려나무 열매인 대추야자가 고루 섞여 있었다.우리는 토마토를 과일로 여기고 판매도 과일가게에서 하고 있는데 반해 아랍지역과 지난날 아랍의 세력이 미쳤던 지중해의 여러 지역에서는 토마토는 순수한 채소로 대우받고 있는게 우리와 달랐다.코밑 수염이 더부룩하게 자랐고 종일 손을 씻지 않았을 것처럼 보이는 식당 주인남자가 자기 머리통을 싸매고도 남을만큼 크고 넙적한 코르사 여러장을 들고와서 식탁위에 턱턱 던져 놓았다.우리는 기겁을 했지만 값비싼 펩시콜라를 곁들여 그런대로 만족스럽게 최초의 아랍식 식사를 끝냈다. ○2백디나르 사기 버스에 좀 야릇한 옷차림의 손님이 중도 승차한 것은 밤이 으슥해서 우리가 바그다드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다.그는 헐렁한 추리닝을 입은 중년남자인데 국도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그는 몸집이 좋고 비윗살깨나 있게생긴 사내였다.처음 아무도 이사람을 주목하지 않았다.차가 한참 달린 뒤에야 그가 활동을 개시했다.그는 차에 함께 타고있는 정부관리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이 관리는 우리를 데려가려고 암만으로 파견된 사람이다.그래서 누구나 추리닝을 단번에 신뢰하게 되었다.그는 자기가 우연찮게 디나르를 많이 소지하고 있는데 좋은 환율로 달러와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현재 달러당 80디나르인데 1백25디나르로 바꿔준다는 것이다.튀니지 사람들만 제외하고 누구나 돈을 바꿨다.추리닝은 버스중간 통행로를 바쁘게 오가며 말했다. 『여러분은 나의 친구다.그래서 기쁘게 돕는것이다』 한차례 환전이 끝나자,추리닝은 헐렁한 바지속에서 해바라기씨를 잔뜩 꺼내 우리 모두에게 일일이 나눠주었다.환전보답품이었다.그런뒤 차내 불이 곧 꺼졌는데 그 어둠속에서 그는 바람처럼 종적을 감춰버렸다. 바그다드호텔 환전소에서 돈을 바꿨을 때 환율은 달러당 3백25니다르였다.추리닝은 달러당 무려 2백디나르를 훔친 것이다.그렇다고 이 사실 하나로 아랍인의 대의와 순결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그는 다만 옛날 사막의 대상들이 지녔던 장사솜씨를 손님에게 잠깐 선보인 것 뿐일 것이다.
  • 하숙집 주인 살해/정신이상자 구속

    서울북부경찰서는 19일 정신이상증세를 일으켜 하숙집 주인을 살해하고 주인아들,딸에게 중상을 입힌 장춘재씨(48·무직·서울 도봉구 미아8동 331의1)를 상해치사혐의로 구속했다. 장씨는 지난 18일 상오 2시쯤 도봉구 미아8동 하숙집에서 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소란을 피우는 것을 주인 김종숙씨(63·여)가 말리자 흉기로 가슴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 “북 청소년 이성교제 높은 관심”(“살양말 신어보는게 꿈”:상)

    ◎함흥처녀 여금주양이 전하는 북녘젊은이 생활상 지난달 30일 귀순한 여만철씨 일가의 맏딸 여금주양.16일 서울에서 성년의 날을 맞은 꽃다운 이 함흥처녀는 요즈음 북한청소년들이 진절머리나는 사상학습은 뒷전으로 미루고 돈 버는 일과 이성교제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풋풋한 금주양은 유년기와 사춘기의 많은 추억들이 남아있는 북한에서의 생활을 서울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담담하게 털어놓았다.그녀가 밝힌 북한 청소년들의 생활상등을 수기형식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연애편지 성행… 데이트할땐 아파트뒤서/여자는 화장품·남자는 가죽구두를 선망/“팬티스타킹 하나가 내월급의 절반… 구입은 엄두도 못내” 사선을 넘어 북조선을 탈출한 우리식구는 지난달 30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긴장감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왔다.눈을 감았다.내가 태어나 20년간 살아온 북한에서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그리운 친구들의 모습이 하나씩 머리를 스쳐갔다. 사연많은사춘기를 함께 보냈던 김순남,여정애,이은혜,햇빛고등중학교에서 무리지어 다니며 우정을 쌓은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나는 74년 10월12일 함흥 용성구역(평양 용성구역과 이름이 같아 90년 해안구역으로 바뀌었다)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도시경영사업소 유치원 원장이자 탁아소 소장으로 어머니가 근무한 덕분에 보살핌도 잘 받고 남들보다 간식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어린시절에는 풍족 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사회안전부 특무상사로 제17호공장(함흥화학공장) 안전부장 운전사였던 아버지는 이듬해 안전부 경비소대장(소위직급)이 됐다.별을 달고 다니는 안전부원은 급료도 한달에 1백20원이 넘었고 어디서나 잘 통했기때문에 어린시절은 이래저래 풍족하게 보냈다. 그후 아버지의 전근으로 기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사포구역 충성인민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녔다.엄마가 출퇴근이 힘들어 유치원을 그만두고 밀가루 공장에 취직한 것도 그때였다.회상구역의 정성인민학교로 옮겨 졸업한 뒤 송북여자고등중학교를 다녔으나 89년 혼합(남녀공학)반 방침이 내려와 햇빛고등중학교로 옮겼다.남녀합반으로 고등중학교 5,6학년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남자같은 성격이었던 나는 톡톡 쏘는 말을 잘해 남학생들과 잘 싸웠다.우리 학교는 각 학년 4개반이었고 우리반은 남자 18명 여자 16명이었는데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여서 서로 티격태격 하기 일쑤였다. 한번은 순남이의 노어책이 없어진 것을 두고 남자애 몇명과 우리 여학생 4명이 크게 다툰적이 있다.남자애들은 키 크고 곱게 생긴 이정철이란 남학생이 주동이었다.순남이의 노어책을 감춘것을 알고 「다리 부러진 노루새끼 한구덩이 몰린다」고 비아냥댔고 남자애들은 우리에게 방석을 집어 던졌다. ○사상공부엔 진저리 그런 이정철이 졸업후 순남이에게「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순남은 안들은 척하고 그냥 군대에 가버렸다.순남은 무용소조에서 단련된 매끈한 몸매와 체력덕분에 군대체력검사에 합격,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북한에서는 남자,여자 할 것없이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들어가는 것을 제일로 꼽는다.배급도 꼬박꼬박 나오고 월급도 많기때문이다.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봉건(규제)이 좀 심해 남녀교제가 엄격한 편이었다.겉으로는 아옹다옹했지만 졸업하자 마자 남자애들이 「이리떼」같이 여자에게 심정을 고백하곤 했다.동창생모임에서도 친하게 지냈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대부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더욱이 사상공부엔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해 봐야 먹고 사는데 큰 도움이 안되기때문이다. 생활이 너무나 고달프고 제대로 먹을 것을 먹지못하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당장에 배불리 잘 먹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이다.그 다음 관심사는 이성교제다. 대부분 고등중학교 5∼6학년때(17∼18세)부터 이성교제에 관심을 갖는다.영양상태가 나쁜 탓에 남한에 비해 좀 늦다.여학생들도 고등중학교 5∼6학년이 돼서야 첫 생리를 한다. 북한에서는 여기에서처럼 「데이트」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가깝게 만나는 이성을 보통 「그 동무」「그 사람」「우리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보통 친구애인한테는 「니네 그 동무 잘있니?」라고 안부를 묻는다.남한에서는 텔레비전 제목에서부터 사랑이라는말이 넘쳐 흐르는데 북한에서는 어른들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감정을 최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얼굴 갸름해야 미남 음악소조,무용소조 등 각종 소조활동을 하는 학생회관에서 마음에 드는 학생들이 있으면 말을 걸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소개를 해주기도 한다. 소개에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교제를 빌미로 뜯어먹기 위한 것을 「쪼임선」,재미삼아 하는 것을 「재미선」,결혼까지 할 양으로 만나는 것을 「당대선」이라고 부른다. 남자애들은 얼굴도 예쁘고 신체가 건강한 여자를 좋아한다.여자애들은 키가 크고 얼굴이 희고 갸름한 남자를 미남으로 친다. 아무개에게 「그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알려지면 친구들끼리 재미삼아 책으로 점을 봐 주기도 한다.학생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점보는 책은 연필로 베껴 쓴 것을 또 베껴 쓰고 한 것이다.누가 어디에서 처음에 알아왔는지 모르고 명칭도 없다.그냥 「생일있는 그 책」으로 통한다.띠나 생일로 상대방의 성격이 어떤지,장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궁합은 잘맞는 지를 알아보는데 『이거 맞갔어?』하면서도 모두들 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가까운 사이일 경우 대부분 보충수업이 끝나는 하오 6시 이후 아파트 뒤에서 만나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다 헤어진다.함흥시내 호랑천 둑은 가장 즐겨 찾는 주말의 데이트장소로 꼽혔다. 영화관은 소란스러워 이성교제하는 남녀는 잘 가지 않는다.남녀학생들의 교제는 보통 연애편지하는 정도로 순진한 편이다. 좀 심한 애도 있긴 있다.우리학교에 노기옥이라는 여자애는 같은 또래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 불량청년들과 상습적으로 사귀었다.안전부 「구류장」(감옥)에도 갔던 그 애는 졸업후 악기공장에 취직했는데 제버릇 남 못준다고 그곳에서도 열스런(부끄러운)소문이 파다했다. ○신상옥 영화 화제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남자 여자가 껴안는 장면만 봐도 「와­붙었다!」고 호들갑을 떨며 얼굴을 붉히고 어색해 한다. 80년대 신상옥감독이 북한에 와서 만든 영화 「철길따라 천만리」가 당시 함흥에서 최대의 화젯거리였다.남녀가 노골적으로 입맞춤하는 장면이 처음으로 나왔던 것이다.그것도딱 한 장면 나오는데 그 영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원래 그 영화에는 입맞춤하는 것이 여러장면 나오는데 가위질했다』면서 신감독이 『북한의 예술은 틀에 짜여서 재미가 없다』고 했다는 말까지 떠돌아 다녔다.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나는 영화보기를 참 좋아한다.영화관은 학교에서 사상교육을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단체관람이나 친한 친구들끼리 떼지어 찾는다. 희극배우 김세영이 나오는 대가족의 이야기 「우리집 문제」는 모두 봤고 신상옥감독이 만든 신필림 영화도 많이 봤다. 하지만 신상옥감독의 모든 영화는 신상옥·최은희부부가 남한으로 돌아간뒤 상영이 중단됐다. 영화는 주로 구역마다 하나씩 있는 문화회관에서 상영하는데 새로 나온 영화는 2원,전에 보던 영화는 70전이다. 이성교제에 관심이 높다보니 외모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여자애들은 화장품을 가지고 싶어 하고,남자애들은 그럴듯한 가죽구두를 갖고 싶어 한다.『여자는 얼굴이 고와야 하고 남자는 구두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여자를 볼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얼굴이고 여자는 소개 받을 때 고개를 숙이면서 남자의 구두에 가장 먼저 눈길을 주기때문이다. 생필품들은 주로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들로 장마당(시장)에서 밀매되고 있지만 비싼 편이라 웬만해선 엄두를 못낸다.눈썹연필이 10원,입술연지가 15원씩 한다.한번은 3백원하는 중국제 아이섀도도 봤다.그 돈이 있으면 쌀을 사먹지…. 살양말(스타킹)도 갖고 싶어 하는 품목으로 꼽힌다.함흥지역 여성들이 살양말(스타킹)을 신기 시작한 것은 89년 임수경언니가 온후로 기억된다. ○옷은 집에서 만들어 임수경언니가 사리원 농업대학을 방문해 『왜 발 건사를 잘 해야하는 여자들이 맨발에 샌들을 신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여성의 교양수준에 대해 지적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중국제 살양말이 장마당에 선보이기 시작했고 처녀 언니들은 거금을 들여 사 신기도 했다. 무릎까지 오는 것은 20원,허벅지까지 오는 것은 30원,허리까지 오는 것(팬티스타킹)은 40원이나 한다.팬티스타킹 하나가 교양원인 내 월급(98원)의 절반 가까이 되니 꿈도 못꾼다. 북한 여학생들은 바느질솜씨 하나는 세상 어느나라에 내놓아도 좋을듯 싶다.가슴띠(브래지어),블라우스,달린옷(원피스)등을 모두 집에서 만들어 입기 때문이다.가슴띠는 고등중학교 5∼6학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면이나 테토론을 끊어다 만들어 사용한다.
  • 황광철·광일 형제가 말하는 「요즈음 북녘」

    ◎“허기진 채탄공 막장서 쓰러지기 일쑤”/하루 13시간 작업… 가족과 얘기할 틈도 없어/전기·갱목 등 부족… 기계놀리고 사고 잇따라/청소년 탈선 날로 늘어… 12살짜리가 담배·도박 버젓이 동생과 함께 지난 6일 귀순한 황광철씨(20·탄광채탄공)는 13일 서울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 광부들은 언제 막장이 무너질 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한채 하루 12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동생 광일군(18)은 식량난으로 서너끼 굶는 것은 예사이며 이 때문에 어린이의 40∼50%가 구루병을 앓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서울을 돌아본 인상은. ▲광철=차를 타고 다니며 유심히 길가를 살폈다.사람들 표정에 활기가 넘치고 차가 무척이나 많다.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정말로 아름다웠다.판자촌이 밀집돼 있고 깡통찬 어린이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고 배웠는데 모든게 거짓말임을 새삼 깨달았다.몰래 여섯차례 가본 평양과 비교해볼 때 규모나 시설등 모든 면에서 상대가 안된다. ▲광일=형은 서울에 와서처음 양복과 넥타이를 입어봤다.나도 처음 구두를 신어본 탓인지 뒤꿈치가 아프다. 길거리가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복무성(인사성)이 밝고 친절했다. ○구두 처음 신어봐 ­어떻게 해서 채탄공으로 일하게 됐는가. ▲광철=북한에서의 직업은 부모성분에 따라 평생 좌우된다.지난 87년 어머니(51)가 협동농장에서 『왜정시절보다 살기 더 어렵다』며 식량을 훔친뒤 개천교화소에 수감되는 바람에 대학진학이나 군입대는 엄두도 못내고 탄광에서 일하게 됐다.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탄광기공학교에서 채굴방법등을 배운뒤 92년3월부터 함북 회령시 궁심동 궁심탄광에서 채탄공과 발파공으로 중노동에 시달렸다.아버지(56)도 이 탄광에서 경리과장을 지내다 어머니 때문에 채탄공으로 전락했으며 형(25)도 채탄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탄광에서의 생활은 어떠했나. ▲광철=1천2백명이 일하는 탄광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중노동과 굶주림의 연속이었다.말로는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일하게 돼있지만 12∼13시간씩 중노동에 시달리기일쑤이고 자고 깨나면 탄캐는 일이 전부이다.특히 부모나 형제와는 다른 갱도에 배치해 작업중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집에서도 서로 엇갈려 말조차 나누기 어렵다.작업복이 1년에 한벌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옷을 빨 때는 형과 번갈아 작업복을 바꿔 입기 일쑤이다.또 도시락을 못갖고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휴식시간은 점심시간이 고작이고 그나마 30∼40분밖에 주지않는다.월급은 1백50∼1백80원을 받았으나 고작 중국제 운동화 한켤레를 살 정도이다. ○자고깨면 일… 일… ­그래 가지고는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을 텐데. ▲광철=궁심탄광의 경우 지하 2천4백m 사갱에서 일하는데 갱도를 팔때 갱목이 모자라 70㎝마다 세워야할 갱목을 2m 간격으로 설치해 사고가 잦다.전기도 부족해 2백20t 전압대신 1백70t만을 공급해 기계가동률이 3분의1에 그치고 있다.자연히 작업능률도 떨어져 개인당 하루채탄량 목표가 3.5t이지만 겨우 1∼1.2t밖에 케내지 못하고 있다.지난 91년에는 갱목을 빼다 막장이 무너져 4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으며 갱내의 가스폭발로4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나 역시 92년6월 막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왼손 새끼손가락을 못쓰게 됐으며 발파공으로 일할때도 불량뇌관이 터져 오른쪽 눈에 파편을 맞았는데 다행히 실명의 위기는 넘겼다. ○주체사상 안믿어 ­학교에서의 주체사상 교육은. ▲광일=주체사상을 배워도 보통 14살이 되면 이를 믿지 않는다.국경에 인접한 지역이라 중국 조선족 상인이 많이 드나들어 남한사정을 비교적 잘 아는데 『남조선 어린이들은 대부분 거지행세를 하고 다닌다』고 말하면 『남조선이 거지면 북조선은 어떻게 사는 것이냐』『남조선을 따라 잡으려면 수십년이 더 걸린다』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자력갱생을 믿지 않았다.김일성의 신년사와 회고록을 학습하라고 하지만 모두 건성으로 들으며 집에 와서는 구석에 처박아 놓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광철=신년사때마다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준다고 떠들지만 10년동안 구경도 못했다.인민학교때 1년에 두번 사탕을 주는 것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날에 그치고 있다.교과목이 15∼16과목에 달하지만대학에 진학하려면 반드시 김일성부자 혁명사와 혁명정책등 세과목의 성적이 뛰어나야 한다. ­청소년들의 생활은. ▲광철=북조선 학생들의 탈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평양의 당간부 자녀들이 집에서 디스코등 사교춤을 추다 적발돼 처형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광일=북한에선 중학교 1학년인 12살쯤되면 담배를 피운다.아버지 담배나 꽁초를 주워 종이에 말아 피우곤 한다.집에서 갱냉이(옥수수)로 술을 몰래 담가 먹으며 화투나 중국제 트럼프로 놀이를 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 오락시간에는 TV나 남한방송을 통해 알게된 「홍도야 울지마라」 「최진사댁 셋째딸」 「독도는 우리땅」 「낙화유수」등의 남조선 노래를 선생들과 함께 부르며 춤을 추는 때도 가끔 있다. ­식량난이 극심하다는데. ▲광철=북한을 탈출하기전까지 두달반이나 식량배급이 중단됐었다.그 이전에도 하루 9백g인 식량을 절약미니,애국미니(이를 비꼬아 강압미로 부름)하며 갖은 명분을 붙여 6백50g만 주는데 그나마 쌀은 고작 10%에 지나지 않는다.그래서 산이나 들로 나가 쑥이나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기 일쑤이고 가을이면 들쥐잡이가 성행하곤 한다.군인들도 보초서기를 자원해 몰래 민가에 내려가 갱냉이등 식량을 훔쳐 먹고 겨울에는 땅속에 훔친 식량을 묻어놓고 꺼내 먹는다고 한다. ▲광일=얼마나 못 먹었는지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11개월 생활하는 동안 키가 7㎝,몸무게는 11㎏이나 불었다.북한에서는 일년에 보통 키는 5㎝,몸무게가 3∼4㎏밖에 늘지 않았었다.보통 대분분이 서너끼 굶는 일이 예사여서 인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40∼50%의 어린이가 다리가 휘어지는 구루병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여동생도 제대로 먹지 못해 두살때까지 걷지를 못하는등 영양실조로 많은 고생을 했다.그래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엿장사와 비누장사를 해 생계에 보태곤 했는데 이 여동생을 두고온게 가슴이 아프다. ­중국과의 접경지에서 식량때문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광철=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고있음을 잘 알고있는 지역이라 배급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 이에 항의해 아우성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그럼에도 안전부 지도원들은 주민들의 소란을 함부로 억누르면 폭동이 일어날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통제하고 있다. ­다른 생활필수품 사정은. ▲광철=물만 흔할 뿐인데 장마철에는 그나마 방목한 소들의 똥으로 오염돼 구하기가 쉽지 않다.치약이 없어 소금으로 양치질을 하고 비누는 구경하기도 어렵다.화장지는 커녕 종이도 없어 화장실에 가서는 강냉이잎으로 대신 뒤처리를 한다.된장과 간장은 지난 84년이후 배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는 『백성 굶어 죽이는게 인민대중식 사회주의냐』라는 비아냥소리가 나돌고 있다. ­탈출동기는. ▲광철=어머니가 개천교화소에 수감된이후 발전이 불가능하고 더이상 막장에서 인생을 끝낼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됐다.89년 아버지 주머니에서 1백원을 훔쳐 소형라디오를 산뒤 움막에서 혼자 남조선 사회교육방송과 모스크바 조선족방송을 들으며 남조선 사회를 동경해왔다.남조선 라디오를 들을 때 『민주화,언론의 자유,인권옹호』라는 말들이 나왔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난날에는 남조선 대학생의 시위상황을 TV로 지켜보면서도 『대학생들이 저렇게 옷을 잘입나』라는 의문을 품어왔다.또 북조선 기자들이 서울에 가서 임수경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잘 사는지를 알고 놀란 일이 있다. 하루는 아버지에게 남조선 사정에 대해 물어보니 『남조선의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까지 1만달러에 달할 것이며 북조선은 이의 6분의1에도 안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아버지도 이미 탄광의 경리과장 시절 소련에 벌목공으로 파견갔다 돌아온 사람들과 중국상인들로부터 들어 남한의 사정을 환히 알고 계셨다.남조선이 우리보다 훨씬 잘 산다는 것을 알고 기회를 엿보다 탈출했다.북조선을 탈출할때 아버지 신발안에 탈출사실을 알리는 쪽지를 써놓고 나왔는데 아버지기 지금 귀순사실을 아시면….(이때 부모생각으로 말을 잠시 잊지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국경인근 지역이라 중국상인들과 접촉이 많았을 텐데. ▲광철=하도 굶주림에 시달리다 보니 젊은 여자들이 몸을 파는 사례가 늘고있다.이들은 한결같이 빨간바지를 입어 몸을 팔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중국측 상인들이 이를보면 부채를 저으며 유혹하곤 한다.화대는 50원 가량이며 사탕 한봉지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또 풍기도 많이 문란해져 복면을 한 청년들에 의한 강간사례가 늘고 산부인과에는 소파수술을 받으려는 여자들이 줄을 서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족 고통이 선봬 ­앞으로 남한에서의 생활은. ▲광철=남조선의 발전된 모습을 가족과 동포들에게 알리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가족들이 이미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이때 울먹였다)북조선에서는 중노동을 하지않는 지질기사나 측량기사 같은 일을 하고 싶었다.남한에서는 기회가 되면 건축설계사 공부를 하고 싶다. ▲광일=어려서부터 도구 만지는 일에 재미를 붙여왔는데 앞으로 자동차나 기계수리 전문가가 되고 싶다.
  • 우리아이 어떻게 키울것인가(사설)

    어린이날이다.이 좋은 계절에 우리의 희망이고 꿈인 어린이들이 빛나는 나날을 맞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오늘도 예년과 변함없이 상업주의가 주도하는,호화스럽지만 소란하고 아이들을 마음놓고 버릇없게 만드는 하루가 되지나 않을지 마음쓰인다.우리 모두가 알듯이 어린이날의 본디뜻은 그런것이 아니었다.아이들은 「반사람」에 지나지 않으므로 인격을 인정해준다든지 올바르게 자라도록 북돋는 일을 생각지 못했던 시대에 그 잘못됨을 고치기 위해 만든 날이다.어리지만 그들도 사람이라는 뜻에서 「어린 사람」이라는 말을 살려 「어린」 「이」로 명칭부터 바로잡고 그것을 기념하는 날을 만들었다. 어린이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바꾸게 된 것은 당시의 시대가 요구하던 사상이기도 하였다.말하자면 시대 사조에 따른 변화와 개혁이었다.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세계조류와의 조화를 의미했다.출발때에 비하면 지금은 세월이 많이 변했다.어린이를 구성원의 미완성체로 여기고 인격같은 것은 존중할 줄 몰랐던 시대에 비하면 지금의 어린이들의 입지는 아주강하다. 가정에서 어린이의 입지가 상승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우리의 노력이 그만큼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할수 있다.다만 어린이들로 하여금 조악하고 어려운 환경을 벗어나게 해주는 일에만 너무 기울인 나머지 정작 소중한 많은 가치를 잃게 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요즈음 부모들은 가정교육 주체로서의 부모노릇을 포기해버린 것 같아졌다.낳아서 첫돌도 되기전에 뜨거운 교육열에 취하여 갖가지 학원에 어린이들을 밀어넣고 그것으로 교육은 다 된다고 믿고 있다.그리고는 참는 일,노력하는 일,사람이 마땅히 해야할 일등 부모가 가르칠 일들까지도 다 끝낸 것으로 착각하게 된것 같다.더러는 그런 일은 「손해가는 일」로 여기게까지 된 것이 오늘날의 부모들인 것같다. 어린이들이란 결국 모방으로 세상을 학습한다.그 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닮기 쉬운 본보기는 부모다.정당하고 바르고 의로운 일을 몸으로 실천하는 부모의 모습은 특별히 지도하지 않아도 절로 배운다.가정밖의 교육만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많은 것을 가정이 맡아야 한다. 날로 황폐하고 경쟁은 치열하고 갖가지로 파괴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앞으로의 환경이다.조금이라도 덜 악화하게 하는 노력을 지금 하지않으면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개인이 혼자서 그 불행을 모면할 수도 없고 개인이 외면하고는 전체가 바뀔수도 없다.재화로만 모면할 수도 없고 무절제로 길들여진 개체로는 감당하기 벅찬 세상이다.오늘만은 우리 부모들이 그런 성찰을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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