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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문건 파문]

    국정조사 전략 *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언론대책 괴문서’의 작성자와 전달자가 드러남으로써 새로운국면으로 접어든 이 사건에서 주도권을 쥐었다고 판단하고 있다.‘옷로비사건’과 ‘파업유도사건’청문회 등으로 내내 수세에 몰렸던 정국구도를 전환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다.“향후 야당이 펼칠 파상적인 정치공세를 조기에 차단하는 계기가 됐다”며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국민회의는 이같은 판단아래 정공(正攻)을 택했다.29일 아침 고위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야당의 주장대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게 공격의 초점을 집중시키기로했다.아무런 근거없이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의 말을 부풀려 ‘언론말살론’을 확대재생산한 그의 부도덕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 역시 진실을 알고도 이를 호도했다고 여기고 있다.이기자가 지난 28일 낮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찾아가 모든 진실을 밝히고 정국진정을 부탁했는데도 뒤이어 열린 의총이더욱 강경 분위기에서 진행된 점을중시하고 있다. 증인채택 문제 등 국정조사를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질시킬 수 있는 요소는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이 ‘청와대 보고설’을 주장하며 사안의 본질과는 무관한 이종찬(李鍾贊)부총재,이강래(李康來)전정무수석 등을 증인으로 하자는 요구는 받아들일수 없다는 생각이다.두사람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내심 국조특위 위원을 바라고 있는 정의원은 반드시 증인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정의원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며 특히 정의원이 27일본회의장에서 터뜨린 ‘괴문서2탄’의 출처가 반드시 규명돼야 국민의혹 해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자민련으로부터의 다각적 지원도 기대된다.자민련도 이날 논평을 내고 “기자가 작성하고 기자가 전달한 것을 대통령 보고문서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한 정의원이 사건의 진원지”라고 규정했다. 이지운기자 jj@ *'한나라당' 한나라당은‘언론 문건’의 제보자가 밝혀진 이상,문건의 작성경위와 이용상황을 밝히는 데 당력을 모을 방침이다.또 여당의 국정조사 수용을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계기로 현정부의 언론개입 의혹을 집중 부각시킬 움직임이다. 특히 문건작성의 총책임자로 지목한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29일 “이 사건은 이종찬커넥션에 의해 자행된 언론파괴 말살공작”이라며 “문기자는 이종찬 커넥션의 일원”이라고 몰아붙였다. 당은 이날 총재단·주요단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연이어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강구했다.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작성자와 전달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건의 작성이유와 활용여부를 가리는 것이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속의원 70여명과 당원 등 1,000여명은 이날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언론말살 공작 규탄대회’를 열고 현정부의 언론탄압을 비난했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언론탄압 문건을 알고 있었고 이를 일사불란하게 집행했는가 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현 정권에 뼈아픈타격과 채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형근(鄭亨根)의원은 국정조사 증인채택 문제와 관련,“질의자로 나설 수도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로 나를 증인으로 채택하면 상황을 봐가면서 출석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당이 이날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이영일(李榮一)대변인,조홍규(趙洪奎)·장영달(張永達)의원을 서울지검에 고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핵심 당직자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겉으론 강경대응을천명하고 있지만 자신이 없어 보인다.한 당직자는 “솔직히 앞으로 어떻게대응해야 할 지 고민”이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이같은 방법 외에는 없는것 아니냐”고 반문했다.이와 함께 당내 일각에서 “이런 방법밖에 없느냐”고 이총재의 지도노선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박준석기자 pjs@ *총무회담·본회의 표정 여야는 29일 열린 총무회담에서 ‘언론 문건’을 다루기 위한 국정조사에전격 합의했다.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서로 야유를 퍼부으며 신경전을 폈다. ●총무회담-오전 여권의 국정조사 수용방침이 알려지면서 전날까지 공전을거듭하던 여야 총무회담은 급진전됐다.여야는 각각 당내에 ‘대책위원회’를구성하는 등 국정조사에 만반의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증인채택에 상당한 의견차를 보였다.여당은 문건을 폭로한 한나라당정형근(鄭亨根)의원과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제보자를 만난 만큼 증인으로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반면 야당은 이 문건이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에 의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김대통령과 이부총재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맞섰다. ●본회의-공방 오후에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회의 추미애(秋美愛)의원이 문건폭로자인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자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격렬한 항의가 계속되자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이 나섰지만 소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추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에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박의장은 “정치적 발언을 하고싶은 사람은 따로 하라”면서 “속기록을 보고 적절하지 않은 용어는 빼겠다”고 야당 의원들을 달랬다.결국 소란은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각당의 입장을 밝힌 끝에 수습됐다. 박준석기자 *국정조사 방법·절차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국회의장에게 조사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다.조사요구서의 본회의 보고후 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조사를 상임위에 맡길 수도있다. 특별위원회는 조사의 목적,사안의 범위,필요한 기간,소요경비 등을 기재한조사계획서를 본회의에 제출한다.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본회의의 승인을 얻게 되면 국정조사에 착수하게 된다.이 절차까지 통상 10일 정도가 걸린다. 특위는 정당별 의석비율에 따라 위원을 선정한다.여야는 협의를 통해 조사기간,증인 및 참고인 선정,신문일정을 결정해야 한다.조사의 공개여부,TV생중계 문제도 여야간 실무협상을 통해 미리 확정해야 한다.국정조사는 공개로하는 것이 원칙이나,위원회의의결로 비공개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이번 ‘언론대책 문건’사건의 경우,조사기간은 대략 7∼10일 정도가 걸릴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이번 사안의 성격상 특위의 구성과 증인선정 단계에서부터 여야간 치열한 정치공방으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이강래(李康來) 전 정무수석,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문일현(文日鉉)중앙일보 기자,이도준(李到俊)평화방송 기자 등은 증인 혹은 참고인 채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대정부 질문·국회 본회의

    26일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공개한 ‘언론대책’문건의 진위 여부를 놓고 이틀째 공방을 벌였다. 첫 질의에 나선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의원은 “정 의원 공개문건에는 대통령 호칭,‘반정부적’ 표현 등 김 대통령 보고문건에 쓰지 않는 내용이 곳곳에 있다”고 문건의 허구성을 지적했다.이어 “최소한의 편집조차 안된 이런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직접 올린다는 것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나라당 현경대(玄敬大)의원은 “언론장악 음모문건은 많은 국민들로하여금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도록 했다”고 문건의 실제존재가능성을 주장했다.특히 “비공식문건은 격식이 없을 수 있다”고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문건은 내용이 문제”라고 밝혔다. 여야는 오후에 속개된 본회의에서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2라운드’ 공방을 펼쳤다.국민회의 조홍규(趙洪奎)의원은 “정당생활 33년 동안 정부 여당이 야당을 상대로 정치공작하는 것은 봤지만 야당이 정부 여당을 상대로정치공작하는 요즘은 희한한 세상”이라며 정 의원 문건이 공작적 차원에서나온 것임을 강조했다.이에 한나라당 권기술(權璂述)의원은 “핵심은 형식이나 맞춤법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맞받아쳤다.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함부로 의심하지 마”라고 소리치고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은 “조작이다”고 맞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본회의장이 한때 소란스러웠다. 최광숙기자 bori@
  • 印尼 大選 이모저모

    [자카르타 AFP AP 연합] 20일 대통령 후보의 잇딴 사퇴와철회끝에 실시된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는 혼미속을 헤매는 인도네시아 정국의 결정판이었다.선거직후에는 군부가 심상찮게 움직이고 패배한 민주투쟁당(PDIP)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후보의 결과승복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지지자들은 결과에 불만을 품고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유혈충돌의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부유층들은 인도네시아를 떠나기에 바빴고 호텔 상가마다 폭동에 대비,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등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았다. ?대통령 선거는 예정 시간을 수 차례 변경한 끝에 이날 10시30분 국민협의회(MPR)의사당의 본회의장에서 시작.아미엔 라이스 MPR의장의 개회 선언에이어 메가와티 후보와 국민각성당의 압둘라흐만 와히드후보가 지명 수락을발표한 뒤 의원들은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한 명씩 나와 단상 옆에 마련된투표소에서 투표. ?선거관리위원회는 참석 의원 690여명의 기명 투표가 오후 1시쯤 별다른 소란없이 끝난 뒤 곧바로 개표 준비에 돌입.흰색 체크무늬 투피스차림의 메가와티 후보는 본회의장 앞에 마련된 후보석에 앉아 담담한 표정을 지었으나투표 결과를 의식한 듯 긴장된 모습이 역력. 메가와티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지않으면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했던 종전의태도와는 달리 개표직후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집권 골카르당은 B.J.하비비 대통령 후보의 전격 사퇴이후 악바르 탄중 당의장을 새 후보 지명했다가 철회하는 등 선거전부터 자중지란의낌새가 역력.골카르당은 하비비 대통령이 이날 0시30분(이하 현지시간)새벽MPR 국정보고가 부결된 후 전격 사퇴하자 6시간여뒤인 아침 7시쯤 당수인 악바르 탄중을 새 대통령 후보로 지명. 또 골카르당의 부통령직 제의를 거부했던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참모총장을 부통령으로 영입한다고 발표.그러나 이날 상오 10시 선거시작 직전 탄중의 후보지명을 철회하는등 갈팡질팡. 이어 골카르당은 다른 회교 정당들과 제4의 후보로 유스릴 이흐자 마헨드라 월성당(月星黨)당수를 성급히 추대했으나 그가 다시 후보 수락을 거부하는 촌극까지 연출 ?한편 하비비 대통령은 사임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인도네시아에머물 것이라면서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단체를 세울 계획”이라고 표명. ?선거 전날인 19일 밤부터 자카르타 시내에는 여야 정당 후보 지지자들간의 대충돌을 예고하는 조짐들이 속출.호텔 인도네시아와 만다린 오리엔탈 등시내 중심가의 대형호텔 입구에는 모두 바리케이드를 치고 유리문들을 두꺼운 합판으로 막는 작업에 부산한 모습.사히드자야 호텔 역시 철제 바리케이躍? 가설.일부 아파트들은 시위대들의 투석에 대비 1,2층 창문에 합판을 설치. ?자카르타의 상업지역으로 화교상점들이 밀집한 글로독은 지난해 6월 폭동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것을 우려,대부분 상점들이 철시.관공서,기업들도 문을 닫았으며 화교 상인들은 미 달러화 매입에 혈안.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수도 자카르타 중심가인 호텔 인도네시아 분수대 앞에서는 폭탄이 터져 3명이 부상. 수 일전부터 메가와티 후보를 지지하는 학생 수 천여명이 하비비 대통령과 위란토 군총사령관의 퇴진 시위를 벌여 온곳으로 경찰은 분수대 앞에 세워진 화분 속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보아화분내에 폭탄이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8)한수산’욕망의 거리’

    연행 인사들은 대략 2박3일 내지 4박5일 코스로 전혀 예기치 못했던 혹독한고통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우선 당사자인 한수산은 이렇게 털어놓는다. “나는 공항에서 눈이 가려졌고,신원을 알 수 없는 세 명의 건장한 사내들에게 양팔과 허리를 ‘달랑 들려져’ 차에 태워졌고,우박처럼 쏟아지는 폭행속에서 승용차 재떨이에 이마를 처박힌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거기서의 며칠 몇 밤을 이제와서 떠올릴 분노조차 나는 가지고 있지않다.도구만은 기억한다.찢기고 부서져 가는 내 알몸 위로 쏟아지던 몽둥이,물,전기,주먹과 발길,매어달림….”(신동아 1987.12)작가에게 시종 추궁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었던 데 비하여 정규웅부장에게는 더 한층 가혹했다.수사관은 정부장을 작가 한수산의 배후 조종인물로 설정하고 그 틀에 맞추려는 낌새였다.어느 필화나 그랬듯이 그 구성요건은 필자 한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 배후 조종인물을 가상하고 있다.말하자면 정부장은 반정부적 시각을 가지고 자신이책임지고 있는 신문지상을 통해 한수산으로 하여금 반정부 사상을 사주했다는 식이었다.여기서 끝나면 오히려 간단하다.존재하지도 않는 정부장의 배후 조종세력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을 테고 그 난이도에비례해서 매타작은 더 더욱 심해지기 련이다. 과연 위에 인용한 구절 때문에 이들은 고문을 당해야만 했는지,국가와 사회에 위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해답은 곧 필화사건은 원천적으로 불필요하다는인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사건으로 가장 억울했던 인사로는 박정만 시인을 꼽는다.고려원 출판사편집부장으로 작가 한수산을 몇 번 만났다는 사실 때문에 연행된 박시인에게 가해진 고문은 간첩 불고지죄 정도에 해당하는 가혹한 체벌이었다.시인은‘저 쓰라린 세월’이란 시집 ‘후기’에서 ”나를 죽인 것은 5월의 그날이다…광주사태로 민심은 소란하고 힘을 결집할 곳이 없었다.그런데 왜 가십란에도 못 오르는 뭇매가 나를 때리는가.적어도 나는 건강하게 살려고 했던 이 땅의 보통사람에 불과했다”면서 고문의 고통을 시로 읊었다. ”펄펄 끓는 물솥에수건을 적셔/내 몸의 어혈 위에 찜질도 하고…/탕기에선 한밤내 부글부글/죽은이들 끓는 소리/절명하라,절명하라,절명하라/이를 갈다 이를 갈다/가슴도 부글부글 소리를 내고…/분노도 피딱지도 약에 녹아/하나 되고”작가 한수산은 “전화번호부 두께의 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양한 “고문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보다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 극복이 더 힘들었습니다”라고 이 사건을 회고했다.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가끔의 폭음과 10여일씩 자취를 감추는 기행을 저지르다가 1988년 9월 일본으로 떠났다.한수산은 이해 5월 28일 교보문고의 ‘작가와의 대화’에서 “일체의 연재를 중단함과 아울러 TV와 영화에 의해 자신의 작품이 영상화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어떤 매스컴에도 얼굴을 내놓지 않겠다는 작가로서는 매우 의미심장한 선언”(이문재의 글)을 한 바 있다. 시인 박정만은 어땠을까.고문 이후 그는 심한 육체적·정신적 공허감으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데다 병마까지 겹쳐 1988년 10월 2일 타계했는데,누구도 박정만 시인은 고문 후유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소설 ‘욕망의 거리’는 80년 5월의 군부독재가 남긴 가장 비인간적인 필화사건의 한 전범으로 남을 만하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독자의 소리] 행락객들 관광버스속 가무행위 자제를

    얼마전 근교 등산을 갔다오다가 신호등에 멈춰섰을 때 보니 앞에 선 관광버스가 눈에 띄게 출렁대고 있었다.음악반주와 고성방가가 들려오고 관광객들이 좁은 버스통로에서 춤을 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을 행락철에는 예외없이 대형사고소식이 들려온다. 대형사고는 대부분 관광버스에서 지나치게 소란을 피우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 운전기사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사례도자주 들어왔다.생명을 담보로 한 행락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관광버스안에서의 가무행위는 스스로 자제해야 할 일이다. 송재하[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 국감 이모저모

    ■13일 환경노동위는 국정감사 첫날 ‘도전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국립공원관리공단 엄대우(嚴大羽)이사장과 야당 의원간 신경전이 재연돼 또다시 소란을 빚었다. 회의 초반에는 한나라당 서훈(徐勳)의원이 “엄이사장의 답변 태도는 정부에 피해를 입힌다”고 지적하자 엄이사장이 “언성을 높인 것을 후회한다”고 답변하는 등 차분하게 진행됐다.그러나 같은당 권철현(權哲賢)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이 “지리산 면적이 얼마냐”며 까다로운 질문을 퍼부은뒤 “지난 국감에서 사퇴용의를 묻는 질의에 당과 상의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다그치면서 분위기는 돌변했다.엄이사장은 여러차례 “정책질의를 해달라”고 반박했다. ■교육위에서는 여·야간,의원·증인간의 공방이 거셌다.발단은 상지대 김문기(金文起)전 재단이사장이 비리를 추궁하는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에게“너무 무리하게 질의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비롯됐다.설의원은 “김 전이사장을 학교로 복귀시키려는 학내 일부세력과 외부세력이 연계해 그의 비리를 비호하고 있다”고 맞섰다. 야당의원들은 “우리가 김전이사장의 공작에 넘어갔단 말이냐”며 사과를요구했다. ■13일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청와대 사직동팀장인 최광식(崔光植)경찰청 조사과장의 출석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여당단독으로 열리는 등 파행운영됐다. 오후 3시10분쯤 회의가 속개됐으나 양당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은채 설전을 벌이다 3시30분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 보이콧을 선언,여당단독으로 진행됐다. 노주석 이지운기자 joo@
  • [대한포럼] 안 지켜지는 한강상수원법

    수도권 2,000만명의 생명수인 팔당호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한강상수원수질법’이 난산 끝에 지난 8월 발효되고 곧 이어 한강 수계(水系)의 오염원 신설을 금지하는 ‘수변(水邊)구역’이 지정 고시됐지만 현지에서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어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북한강·남한강과 경안천 등양안 0.5∼1㎞ 안에서는 일절 음식점·숙박시설·공장·축사 신축이 금지돼있으나 법이 발효된 이후에도 50여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법의 취지는 2005년까지 팔당호의 수질을 1급수로 맑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변지역을 지정해 오염물질 정화 완충지역으로 활용하며 기존 시설의 오폐수 정화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오염원 배출업소가 들어설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수변지역 면적은 춘천·원주·충주 등 3개시와 6개군 등에걸쳐 여의도의 30배인 255㎢로 5,500여 가구 1만8,000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거부감으로 기존 시설물에 대한 오염단속 강화는커녕법 제정 후에도 우후죽순처럼 오염원 배출 신축건물 공사가 진행되고있지만 실태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더욱이 자치단체들이 세수증대를 위해 상수원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는 지역에 오염업소를 무분별하게 허가했는지는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수변구역이 지정됐다고는 하지만 폐수 무단방류와 음식점·숙박시설 공사는 여전합니다.” 경안천을 흐르는 잿빛 하천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다는 한 주민의 솔직한 고백이다.특별법은 있으나마나 하고,오수배출이 예상되는 건물들의 신축공사가 이어지고 무허가 공장·축사에서 내뿜는 폐수로 샛강들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마땅하다. 현재 팔당상수원 양안 300m 안에는 러브호텔 113곳과 고급음식점 1,072개가 밀집돼 있어 숙박시설에서 하루 2,833t,음식점에서 7,693t 등 1만t 이상의생활하수를 토해내는 등 팔당호 수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법 제정후 팔당댐 하류부터 잠실수중보까지에서는 오염을 유발하는수상레저가 금지돼 있음에도 15개 업소가 동력장비 306대로 모터보트·수상스키·제트스키 등의 영업행위를 하며 연간 휘발유 29만ℓ을 소비하고 있어수질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강수계는 우리나라 인구 절반의 목을 축이는 생명의 젖줄이다.‘살아 있는 물,숨쉬는 물’이야말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고 민족의 앞날을 가늠하는 원천이 아닐 수 없다.건강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수질법이 제정됐지만 입법과정에서 수도권과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상충돼 공청회가 난장판이 되는 소란이 벌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음을 기억한다. 입법과정에서 파란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로 공표까지 된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법이 무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지 주민들은 각종 규제조치로 인해 경제활동이 제약받기 때문에 법을 지킬 수 없다는 분위기다.현재 공사중인 건물은 법제정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관련 시·군은 신축허가 현황과 적법성 여부를 파악하고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물은 위에서 밑으로 흐르는 만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을 수 있음은당연한 이치다.수도권 주민들로서는 건강한 물 확보가 가장 절실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류 주민들이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을 보상하는 것이 시급하다. 수도권 주민들이 내년부터 부담하는 물이용 부담금을 상류 주민들에 대한 보상금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겠다. 세계 인구 60억명의 새로운 밀레니엄시대를 앞두고 수자원 확보는 인간이해결해야 할 과제다.더욱이 건강한 물의 확보는 절체절명의 과제다.수도권주민들중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사람은 3% 정도에 머물러 상수에 대한불신감이 대단히 크다.수도권의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질법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기백 논설위원kbl@
  • 숭실대 총학생회 소속 20명 개교기념식장 난입 몸싸움

    11일 오전 10시 35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숭실대(총장 魚允培) 한경직기념관에서 개교 102주년 기념식 도중 총학생회 소속 학생 20여명이 ‘독재총장 퇴임식’이라고 쓰인 관을 짊어지고 진입,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행사가 약 30분 만에 중단됐다. 이날 소란은 10시부터 시작된 기념식에서 재단이사장 곽선희 목사(소망교회당회장)가 기념사를 읽던 중 동문 한 명이 갑자기 일어나 “총장은 독선적인 대학운영을 책임지고 퇴진하라”고 외치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이 행사장으로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단상 위로 올라간 학생·동문들과 재단측 인사간에 총장을 둘러싸고 10여분동안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 사이에 어총장은 곽이사장과 함께 교목실로 피신,방문을 걸어잠근 채 약 40분동안 대치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국감 이모저모

    ?국회와 시민단체간 국감 방청 허용 논란이 급기야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졌다.7일 국회 건교위의 한국공항공단 감사에서는 국감시민연대 회원들과 국회 경위과 직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오전 11시쯤 국감시민연대 남녀 회원 10여명이 국회 본청 4층 건교위의 국감장 뒷문으로 들어가려다 경위들의 제지를 받자 “국감방청을 허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감장 진입을 시도했다.김일윤(金一潤)위원장은 국감장 밖이 소란스럽자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국회 경위과 직원들은 국감연대 회원들을 비상계단을 통해 국회 지하 1층 면회실 밖까지 강제로 밀어냈다.이 과정에서 국감시민연대 회원들과 경위과 직원들 사이에 주먹질이 오가고 일부여성 회원들이 계단에서 굴러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등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한국공항공단이 김포공항에 철자법이 틀린 안내광고를 내보내다 의원들의호통에 혼쭐이 났다. 건교위 소속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7일 한국공항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국내선 출구 자동문 위에 설치된 공항의 광고안내판에서 ‘먼저 인사하는 공항가족,미소짖는 고객’이라는 철자법이 틀린 안내문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은 도대체 ‘개가 짖는다’와 ‘미소 짓는다’의 차이도 모르느냐”고 공단측을 질책하며 관련 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국회 행자위의 경기도 국감은 지난 5일 석방된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의 출석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바람에 진통을 겪었다.오전 감사 시작 30분만에 정회됐다가 오후 재개된 감사는 3시가 넘어서야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박찬구기자 ckpark@
  • [독자의 소리] 지하철 성추행 방관말고 힘모아 퇴치를

    지난 9월13일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한쪽 문에 기댄 채책을 읽고 있는데 젊은 청년이 젊은 여성의 뒤편으로 다가가 몸을 밀착시키는 것이었다. 여성은 자리를 피했지만 청년은 계속 괴롭혔다. 내가 청년에게충고하자 주먹을 휘두르며 전동차에서 소란을 피웠다. 나는 경찰관 신분을 밝히며 설득하다가 어쩔 수 없이 시민들에게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몇명의 시민들은 그를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고 또 어떤 시민은 112로 신고를 해 사당역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시민들의 협조에 감사를 표한다.아울러 혹시 지하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남의일이라고 방관만 하지 말고 힘을 모아 붙잡거나 곧 경찰에 알려주기를 부탁드린다. 정민봉[서울지방경찰청 기획계]
  • 議總서 몸싸움… 사안마다 마찰·진통 거듭

    10일 한나라당 분위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지도부 인책론까지 제기될정도로 용인시장 보선 패배 후유증이 심각했다.특히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직이 박탈된 ‘민주산악회’참여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져 나오고 당론인 소선거구제에 반기를 드는 의견이 개진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벌어지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였다.이회창(李會昌)총재가 미국·독일 방문을 위해 이날 출국,당내 안정을 이루기가 더욱 힘들 것 같다. ?보선패배 인책론 “용인시장 보선은 공천만 제대로 했으면 이기는 선거”라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자연스레 당지도부 ‘인책론’까지 이어졌다. 특히 이총재 측근인 구범회(具凡會)후보가 당초 지구당에서 추천했던 무소속 김학규(金學奎)후보에게 3위로 밀려난 것은 ‘이총재의 공천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중위(金重緯)의원은 “이웅희(李雄熙)전지구당위원장이 공천 불만을 품고 탈당한 데다 지역기반이 없는 사람을 공천했기 때문”이라며 당지도부를 겨냥했다.이에 대해 이총재측은 “제2창당을 선언한 상황에서 ‘철새정치인’인 무소속 김후보를 공천할 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주산악회 당 지도부는 당직이 박탈된 민산 소속 의원들의 ‘입막음’을위해 이날 의총에서 토론시간을 아예 빼버렸지만 박종웅(朴鍾雄)의원 등의반발로 소동이 빚어졌다.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몸싸움 끝에 결국 발언권을 얻은 민산회장 김명윤(金命潤)의원은 “총재의 권리를 조자룡 헌칼 쓰듯 독선적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면서 일제시대 악법으로 유명했던 ‘예비검속’에 비유하며 이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관련,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과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이날 조찬을 함께하면서 민산문제를 논의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YS는 신당 창당과무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당내 여론 무마’ 협조를 요청했으나 김부총재는 야권분열 등의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상도동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YS는 한나라당이 개인당이 아니라고 말했을 뿐 협조를 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선거구제 이견 소선거구제를 당론으로결정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예상외로 거세 당지도부가 곤혹스럽게 됐다. 당지도부는 의원총회에서 여권의 중선거구제 추진방침에 항의하는 ‘김대중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채택하려다 이세기(李世基)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또다시 소란이 벌어졌다. 소선거구제 당론 결정에 반발하는 이의원과 이를 제지하는 의원간에 고성이 오가며 설전이 벌어졌다.급기야 발언권을 요구하며 이의원이 단상으로 올라가자 소속 의원들이 강제로 끌어내리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총재의 중재로 발언퓽? 얻은 이의원은 “아직 선거구제에 대해 양론이 있는 만큼 당무회의를 거쳐 최종 당론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당론에 절대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이어 “의원들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소선거구제를 강행하려는 것은 총재 1인체제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며 이총재에게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의원의 주장에 대해 찬·반 양론으로 엇갈린 의원들간 고성으로 한바탕설전이 벌어졌다.그러나 결국 당지도부가 공개질의서 채택을 강행하면서 선거구 논쟁은 불씨를 남겨 놓은 채 일단락됐다. ?3김정치청산위 난항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전부터 ‘명칭’을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서 특위위원 전원이 이총재가 작명한 ‘3김정치청산위’ 명칭에 이의를제기하며 ‘3김식정치’‘구태정치 청산’위원회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재오(李在五)의원은 “지역구 주민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1,074명 응답자 중 1,002명이 특위의 명칭이 부적절하고 시의성이 없다고 답했다”면서 “당내에도 3김식정치·구태정치가 있다면 청산돼야 한다”고 이총재의 당운영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다른 일부 참석자들도 “당풍쇄신 운동을 병행해야 공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광숙 박준석기자 bori@
  • 현대전자 주가조작 수사 이모저모

    현대전자 주가조작의 핵심인물인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이 7일 검찰에 출두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검찰은 한차례씩 조사를 받은 이영기(李榮基)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주가조작에 깊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원들에게 재소환을 통보하는 등 사법처리 규모 및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이회장에 대한 혐의점은 그동안 그룹 관계자 등을 통해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궁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형벽(金炯璧)현대중공업 회장을 조사한 결과,김회장은 본사인 울산에 근무해 재정분야는 전혀 아는 게 없다고 했다”며 김회장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무게를 두지 않았다. ?임양운(林梁云) 서울지검 3차장은 이회장에 대한 여권 핵심부의 선처요청설과 관련,기자들이 정치권의 로비가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수뇌부로부터 들은 얘기는 원칙대로 하라는 것 뿐이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사법처리의 수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법조계 주변에서는 박철재(朴喆在)현대증권 상무가 구속된 만큼 핵심인물인 이회장의 구속은 불가피하다는 분석. 이회장에게서 자금지원을 요청받은 이영기 부사장,박재영(朴在榮)현대상선이사 등은 불구속 입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전자 회장의 소환 일정을 놓고 검찰과 현대가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7일 “정회장측에 내일(8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해 재차 조기 출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측은 정회장이 지난 5일 일본에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사업파트너와의 긴급 면담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다음주 중반쯤 귀국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신경전을 계속했다. ?이날 오후 5시 출두한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은 청사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잠시 포즈를 취한 뒤 동행한 변호사와 함께 조사실로 직행했다.이회장은 주가조작에 개입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회장의 출두에는 변호사와 직원 등 10여명을 태운 고급 승용차 5대가 줄을 이어 검찰청사로 들어와 이회장의 위치를 실감케 했다.이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는 듯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한편 이회장의 출두를 앞두고 검찰청사 정문 앞에는 현대증권에 투자했다손해를 본 강모씨(39)가 이회장 등 현대증권에 항의하기 위해 소란을 피우는 등 한 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주병철기자
  • 토니홀 美하원의원 북한체험기

    토니홀 미 하원의원(민주당·오하이오주)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북한의 혜산과 사리원,평양을 방문했다.그는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보고 느낀 ‘북한체험기’를 언론에 공개했다.다음은 체험요지. 북한의 식량위기는 미국의 원조로 일단 고비를 넘겼지만 대다수 주민이 여전히 기아로 고통을 받고 있다.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다.식량원조는 7세 이상아동들에게 별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다. 사리원의 한 학교에서 세살배기 아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흐뭇했다.하지만 지난 4년간 식량원조 혜택을 받지 못한 13세 어린이들도 보았는데 너무 처참했다.성장발육 부진에 가느다란 사지가 두드러졌다.아프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생기가 없어보였다. 고아원의 사정은 조금 나아 보였다.무엇보다 시끄러운 것을 보고 기뻤다.아이들이 소란하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이다.전에 왔을 때에는 고아원이 섬뜩하게 고요했다.원장들 말로는 식량위기 이후 아이들 수가 3배나 늘었다고 한다.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 상태다. 출생률 감소도 심각한 것 같았다.원조 관계자들에 의하면 신생아 평균체중이 3.3㎏에서 2.2㎏으로 떨어졌고 2㎏도 채 안되는 아이들도 적지않다고 한다.저체중 신생아들은 질병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는 걸 의미하고 이것은 식량원조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북한에 보건위기가 분명히 있다.결핵이 상당히 기세를 떨치고 있다고 원조관계자들이 전한다.설사도 아이들에게 매우 위험하다.평양 밖에서는 안전한음용수를 구하기 힘들고 세계 다른 곳에서 수백만명의 아이들 목숨을 구했던 탈수방지 소금도 거의 없다. 흔한 질병을 치료할 약도 매우 귀하다.항생제도 없고 집이나 병원 난방용전력도 매우 부족하다.심장병 환자 한 명과 유방암 환자를 마취 없이 수술하는 것을 목격했다. 대안식량으로 사용되는 것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옥수수는 아주 조금 넣고 대부분 마른 잎이나 가지를 섞어 먹고 있는데 포만감은 주지만 건강에 해롭다.정맥주사말고는 대용식량이 없다.먹을 게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는 있지만 음식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북한의 관리부족도 문제다.보건,위생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관리들을 만나기 매우 힘들다.너무도 많은 관리들이 아직도 현실을 감추려고 한다.한 고아원에서 원장이 30명만 영양실조라 했지만 방 3개만 돌아봐도 그보다는 더 되는 것 같았다. 평양은 그래도 나아 보이는데도 거기서조차 유엔 차량이 최근 털렸다.도둑맞은 것이라곤 원조 관계자가 넣어놓은 식품류와 응급상자였고 라디오나 다른 물건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어려울 때가 지나가면 북한 사람들은 그들이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누가 그것을 지나쳐버렸는지 기억할 것이다.우리가 50년 동안 적이라고 생각해온 사람들을 도울 엄청난 기회를 눈앞에 맞았다. 우리의 군사억제력 유지에 들어가는,아주 작은 금액으로도 도울 수 있다.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300만∼500만t의 쌀이 서서히 썩어가고 있고,그 양을 보관하기 위해 유엔의 일년 원조호소활동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그동안 200만 북한 사람들은 해방 이후 최악의 기아선상에서 굶고 있다. 식량원조는 생명을 구할 뿐만 아니라 선의를 창출한다.이런이유에서도 식량원조는 계속 돼야 한다. 정리=오일만기자 oilman@
  • 재소자·교도관 집단충돌 파문, 법무부 “사실무근” 부인

    법무부는 29일 부산구치소가 일반 재소자들과 공안사범들 간의 패싸움을 유도했다는 주장과 관련,“진상조사 결과 허위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법무부 교정국은 이날 해명자료에서 “히로뽕 복용 혐의로 수감중인 송모씨가 ‘구치소 하모 관구계장의 요청에 따라 영남위원회 사건 재소자들과 일반 재소자들간의 패싸움을 주도했다’고 변호인에게 낸 청원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송씨로부터 규율 위반으로 적발됐을 때 써먹기 위해 허위사실을 꾸며 낸 것이라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3월26일 일부 재소자와 공안사범 간에 시비가 있었으나 직원들이 제지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부산구치소 교도관들이 지난 24일 재소자들을 집단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히로뽕이 구치소내에 반입됐다는 신고에 따라 수색 중 일부재소자를 분리 수용하자 김모씨 등 재소자 9명이 항의하며 소란을 피워 교도관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재소자 3명이 무릎,팔 등에 찰과상,염좌 등을 입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옷로비 청문회] 이모저모

    ‘옷로비’ 진상조사 마지막날인 25일에도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지만 새로운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증인으로 출석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주장이 엇갈리자 답답해진 의원들은 ‘위증’ 운운하면서 몰아붙였지만 증인들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형자씨는 신문을 받는 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또렷하게 자신의 입장과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또 웃음을 띠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고 간간이 목이 마른 듯 물을 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이 “다른 증인들은 성경에 손을 얹고 진술의진실성을 맹세했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자 이씨는 ‘하늘로도 말고 땅으로도 말고 맹세치 말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종교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씨는 ‘로비’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의원들이 ‘옷로비사건’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자 이씨는 “옷로비가 아니라 옷값 대납 요구사건”이라며 항변했다.또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형자 리스트’에 대해 “친구에게 리스트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며 리스트의 존재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림로비 여부에 대해 이씨는 “없다.저번에 밝혀지지 않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 증인으로 나온 정일순씨는 “어제 못나와서 죄송하다”며 사죄의 말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그러나 이 발언으로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건강하네”라고 반말투의 발언을 하자 국민회의한영애(韓英愛)의원이 “여성의 인격을 비하하거나 야유식의 발언은 삼가야한다”고 맞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정씨는 아픈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고 아주 또렷하고 큰 목소리로 신문에 임했다. 정씨는 옷값대납 요구 사실을 부인하면서 “분통이 터져 살 수가 없다.나는 바르게 산 것밖에 없다”는 등의 말로 억울함을 호소했다.정씨가 자주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고 흥분한 정씨가 의원들의 질문이 끝나기 전 답변을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통일부장관이면 서열이두번째인데 젊은 실세 장관 부인들 비위맞추느라 힘들다’는 말을 배정숙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또 “사직동팀 조사로 인해 8개인 매장이 2개로 줄어 살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한 뒤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안정제를 먹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
  • [옷로비 청문회] 이모저모

    24일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의혹 청문회’는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초점이 맞춰졌다.여야 의원들은 호피무늬 반코트를 받은 시기,경위와 입고 다녔는지를 집요하게 추궁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사건을 ‘밍크게이트’로 명명(命名)했다.국민회의측은 연씨의 검소했던 생활태도와 ‘봉사활동’ 등을 부각시키며 방어를 시도했다. ?연씨는 밍크코트를 입은 사실을 부인하면서 야당의원들의 거센 공격에 시달렸다.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증인의 답변태도를 보고 의원회관으로 시민들의 불만전화가 쏟아져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공격했다.연씨는이 사건 이후 남편인 김 전총장이 공직에서 물러나게 된 데 대한 심경을 묻자 “죄송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은 신문에 앞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옷로비와 관련된 ‘모피코트는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는 책을 보여주며 연씨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조홍규(趙洪奎)의원은 정형근 의원이 전날 신문에서 배정숙(裵貞淑)씨가 “연씨는 1,000만원 이하 옷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다그치자 반격했다.“어제 신문에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속기록확인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경찰이 문제의 코트를 입고 다닌 것을 자백했다고 인정했다”고 몰아세웠다.그러나 연씨는 “입고 간 게 아니라 걸친것”이라면서 “사직동팀도 의원님처럼 다그치더라”고 맞섰다. 전날 배정숙씨의 답변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왜 내 말은 믿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연씨가 심경을 밝히는 원고를 읽는 문제를 놓고 여야간에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국민회의 조홍규 의원이 시간을 주자 연씨는 “남편의 30년공직자 생활 동안 변변한 옷 하나 장만하지 못하고 살아왔다.잠시 동안 철없는 욕심으로 인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목요상(睦堯相)위원장이 제지했고 조의원이 즉각 항의하면서 정형근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또다른 증인인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은 건강문제를 이유로 이날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남편 정환상씨는 “아내가고혈압에다가 협심증과 당뇨증세도 보이고 있다”면서 “의사가 입원을 권유해 오늘 입원시킬 예정이지만 내일은 반드시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상 디자이너인 김봉남씨는 증인선서에서 예명인 ‘앙드레 김’을 이름으로 댔다가 시정지시를 받았다. 박대출 박준석기자 dcpark@
  • 전북시·군 민원처리 싸고 폭언·폭행 빈발

    공직자들의 잇단 비리사건 등으로 공공기관의 권위가 떨어지면서 단속업무담당 공무원들이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들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당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들은 ‘불친절 공무원’으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엄정한 법집행보다는 뒷탈이 없을 정도의 소극적인업무처리를 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23일 전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전주시내 한 동사무소에는 이달 초 체납된지방세 납부를 독촉받은 민원인이 찾아와 담당 공무원에게 심한 욕설과 협박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전주시내 한 구청에서는 유흥업소 주점 영업자가 ‘영업지위 승계’ 관련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데 앙심을 품고 구청사무실에서 담당 직원을 폭행했고 군산시에서는 유흥업소 단속 공무원을 흉기로 위협하고 협박했다. 특히 지난 5월엔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폭력배를 동원,도 보건위생과 담당공무원을 폭행했고 불법 주차 차량의 과태료 부과 및 견인과 관련해서도 공무원이 폭행당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전북도 7급 김모씨(39)는 “업무때문에 민원인과 실랑이를 벌일 경우 자칫‘불친절 공무원’으로 오인받을지도 몰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짓게 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대한시론] 불평을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로

    나라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수해복구에 소란한데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지난 3년간 똑같은 수재를 반복하는 까닭은 나라의 홍수대책이 국민의 불평과 비판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정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생각하며 정치와 불평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요즘 나라의 정치가 잘 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그 책임이 정치학자에게 있다고 한다.처음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격인데,그 이유는 고등교육과정에서 정치학을 잘못 가르쳤다는 것이다.우리나라정치지도자들의 상당수가 고등교육을 받은 분들인데,과연 그들이 정치학을어떻게 배웠기에 정치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외국에서 수입한 가장 이상적인 정치모델들만을 가르쳤다는고백일 것이다.한국정치 현실에 맞는 자생적 패러다임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정치가 원래 ‘천의 얼굴을 가진 치국의 예술이라면’ 잘 안되는 정치를 해결하는 정치학을 공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왜냐하면 정치는 본래 잘 안되는 인간관계를 잘되게 푸는 노력이고,이를 연구하는 것이 정치학일 것이기 때문이다. 60년대 미국 정치학의 이론적 접근 틀로 유명세를 얻었던 ‘DM모델’(정책결정 모델)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잘 안되는 일,즉 엇갈린 반대와 모순들을 푸는 변수의 종합이었다.좋은 민주주의는 좋은 정당정치와 함께 나란히 나아간다.좋은 정당정치는 지지보다는 비관과 불평 및 비판과 반대 등의 갈등으로 엇갈리는 다양한 국민의사를 정당이라고 하는 매개체를 통해 수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정치가 잘 안되는 까닭은 우리의 정계가 비관,불평,비판,반대 등으로 거부하는 요소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따라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상대를 ‘좋다와 싫다’ 또는 ‘지지와 반대’ 부류로 갈라놓고,싫다는 사람과 반대하는 쪽을 적(敵)의 캠프로 몰아 버리고 상종도 하지 않는 데서 시작되었다.칼자루를 쥔 사람은 일반적으로 매사를 걱정하는 사람을 ‘습관적 비관론자’로 못박아 버리고,무턱대고 낙관론자만을 끌어안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낙관론자는 무책임한 동조자일 뿐 쓸모없는 기회주의자일 수 있으나,대안을 제시하는 비관론자는 생각이 깊은 동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속 빈 낙관론자는 부실한 ‘예스맨’(Yesman)일 수 있으나,속 찬 비관론자는 옴부즈맨(Ombudsman)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숙한 지도자는 불평하는 이들을 ‘왕따’로 몰아버린다.노골적으로 하기어려우면 은근히 소외시키는 ‘은따’로 내몰기도 한다.따지고 보면 모두가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모인 조직사회에서 불평은 당연한 것이다.그러나 불평은 민주화로 가는 관문에 해당한다.불평은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로 눈을 돌리게 함으로써 지도자가 반드시 넘어야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비판은 발전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비판을 통해 문제가 잉태되어야 비로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생긴다는 뜻이다.또한 건설적인 비판이 있어야 보다 완벽한 대안을 세워서 같은 문제가 반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때문에 비판은 성장과 성숙이 필요로 하는 양식이며,자유로운 비판은 높은차원의 완숙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 사회는 이제 많은 비판을 수용하는 아량이 요구된다. 반대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된다.반대의 이유를 캐고 그 뿌리를 찾아내면반대자를 설득하여 지지하는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민주주의가 성장한 역사를 들춰보면 그곳에는 언제나 반대를 지지로 이끌어 낸 대중적 선각자들이 있었다.처음부터 지지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따라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는 언제나 무수한 반대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우리의 정치는 걱정하는 비관론,거침없는 불평,다양한 비판,그리고 볼멘 반대의 소리를 모두 폭넓게 수용하고 소화시키는 합(合)의 장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 교수·비교정치
  • 본회의 5분발언 설전 팽팽

    2일 개회된 국회 본회장에서 여야는 세풍(稅風)문제를 놓고 한바탕 공방을벌였다.국민회의,한나라당 2명씩이 나선 5분 발언을 통해서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제는 한나라당이 세풍의 고리를 끊고 야당의 모습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 죽이기를 중지하라”면서 “여야 모두 대선자금을 조사하자”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먼저 공세를 펼쳤다.안택수(安澤秀)의원은 “대선자금을 갖고 야당을 파괴하고 음해하는 공작을 하는 것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야당파괴 공작을 즉각 중지하라”고 주장했다.안 의원은 “김대통령은 내각제 연내 개헌유보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고 연내에 국민에게 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대통령직을 사임하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은 “DJP정권은 정권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이총재의 대선자금을 끌어내 전가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고 있다”며 “대선자금을 투명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즉각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 DJ비자금의 전모와 97년 대선자금 등 여야 모두의 대선자금을 공평하고 투명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잇따른 중부권 수해와 관련해 안전불감증에 걸린 김종필(金鍾泌)총리 등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의원들도 정공법으로 맞받아쳤다.정동영(鄭東泳)의원은 “검찰이 세풍 잔금 유용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이므로 이 사건은 검찰에 맡기고여야는 정쟁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정 의원은 “요새 문제가되는 사건은 한나라당 금고에 들어가지 않고 개인 금고에 들어가 개인이 멋대로 쓴 것에 대한 의혹”이라며 “(국세청을 동원해 모은 돈이) 정당 금고로 들어간 것도 나쁘지만 개인이 썼다면 어떤 파렴치한 범죄보다도 더 심한것”이라고 공격했다.정 의원은 “여야 대선자금을 같이 조사하자고 하는 것은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물타기”라고 반격했다. 김경재(金景梓)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제 세풍고리를 끊는 게 건전한의정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세풍에 관련된 사람은 한나라당에극히 일부인데도 이것 때문에 그동안 방탄국회라는 말을 들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김 의원은 “ 한나라당은 세풍은 세풍이고,국정은국정이라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진심으로 고유한 야당의 자세와 명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을 할 때 의석에서는 5∼6차례 야유가 나오는등 소란스러웠다.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운영위원장 투표에서 출석234표중 148표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쳐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당수 반대표를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한시론] 국민의 정부, 국민의 정치를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이들로부터 내각제 개헌 논의에 따른 정쟁을 중단할 것에 관한 건의를 받았다.그후 김종필 총리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연일 정가를 강타하는 ‘빅뱅’은 내각제 개헌 연기 합의에 따른 신당 창당설 및 정계개편설 등으로 몹시 소란하다.이 모든 소요의 쟁점은 당리당략보다는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안정 문제가 모든 것을 앞선다는 ‘국민의 정부’의 볼멘소리에서 시작됐다.그러나 조용히 생각하면 지금의이 어려움은 집권 1.5년을 지나는 ‘국민의 정부’가 추구한 미완의 정치개혁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모순의 일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극히 조심할 것은 구 시대의 ‘악령’격이었던 국익을 내세운 명분론(국익 명분론)일 것이다.구 시대 통치자들은 반민주적 통치권 행사를 위해 국익 명분을 얼마나 남용했던가 하는 것이다.즉 반민주적 구 시대의 정부와 여당은 ‘친여적 여론을 동원하거나 북괴의 위협설을 내세워 애국주의로 선무하기도하고,국민의 이름으로 밀실에서 과두정치가 이루어지는가 하면,공선(共善)의 얼굴을 하고 권력을 사유화(私有化)하거나 선동적 지역주의 정치가 난무하고,정치안정을 빙자해 비판의 여지를 사전에 봉쇄하는 술법들’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과거 그러한 구 시대적 명분론의 피해 당사자였음을 기억할필요가 있다.국민의 정부의 핵심은 이와 같은 위선과 싸워 이긴 사람들이기때문이다.김대중 정부의 리더십이 당면한 모순을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하면서 구 정권과는 차별화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첫째,국민의 정부는 각각 상반되는 역사의식을 요구하는 국민 때문에 일관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지고 있다.둘째,국민의 정부는 ‘힘센 지도자’를 요구하는 국민과 ‘힘 없는 지도자’를 바라는 국민들 사이에서 스스로가 그러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칼 포퍼는 ‘역사주의의 빈곤’에서 역사를 보는 견해에 따라 ‘결정의지론’과 ‘자유의지론’ 두 가지 학풍으로 구분했다.결정의지론자를 ‘역사주의자’라고도 하는데,그는 역사를 예측 가능한 것으로 보는 반면 자유의지론자(비역사주의자)는 역사를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즉 역사의식에 따라 개혁에 거는 기대도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은 버릇처럼 모순된 두 가지 역사의식을 반영하는 리더십을바라고 있다.우리가 당면한 개혁을 이 두 가지 역사의식에 견주어 보고 모순된 것을 동시에 원하는 국민여론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대다수 국민은 편리한 대로 개혁을 지지하고 반대한다.개혁에 대한 역사의식의 결핍 내지 차이 때문이다.마치 역사주의자처럼 어떤 때에는 개혁이 지니는 이 시대적 의미와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지지한다.그러나 개혁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는비역사주의자처럼 자연의 순리에 맡길 것이지 결코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하며 개혁을 반대한다. 가속적인 민주화를 위해 국민 다수가 어떤 때는 힘센 리더십을 요구함으로써 비민주적인 ‘제황(帝皇)대통령’을 자초한다.힘 없는 지도자를 원하는경우도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과거 반민주적 독재와 투쟁하던 시민운동과시민사회가 민주화시대에 와서 급격히 범람하면서 국가 권위까지 불신하고무시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면 ‘국가성의 빈곤’을 초래하게 된다.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제황대통령’의 논리와 국가성의 빈곤논리가 지닌 모순들을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개혁의 어려움은 결국 국민 다수가 모순적으로 생각하고 처신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민주개혁은 인기나 여론에 얽매이지 말고 책임지는 역사의식 속에서 정책적 선택을 하는 리더를 요구한다.우유부단한 여론정치보다는 의지적 ‘국민의 정치’가 바람직하기 때문이다.국민의 정부는 모름지기 과감한 ‘국민의 정치’를 펴야 할 것이다.국민의정치는 집약된 국민의 일반의지를 바로 읽고 이를 반영하는 정치를 의미한다.따라서 국민의 정부는 집권 초기에 보였던 의지대로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로 일관하면서 민주개혁을 완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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