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란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팬데믹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직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이상민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45
  • “만취난동자 24시간 구금”

    인권침해 소지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주취자 보호 관련법이 마침내 국회에 발의됐다. 음주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나 폭력적인 행동을 막고 경찰력 낭비도 최소화하겠다는 게 입법취지다. 하지만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강제격리하는 이 법안이 인신제한을 남발할 가능성이 있어 시민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서에 주취자 안정실 열린우리당 서재관 의원 등 국회의원 21명은 지난 7일 ‘주취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형식은 의원 발의지만 지난해부터 경찰청이 추진해온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 사실상 정부 발의의 성격이 짙다. 법안은 ▲도로·공원·극장 등 다중이용시설 ▲자동차·기차·배 등 대중교통수단 ▲병원·관공서 등에서 술에 취해 기물을 부수거나 남들에게 거칠고 위협적인 언동을 할 경우 경찰서 안에 마련된 ‘주취자 안정실’에 최장 24시간까지 격리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해 등 상태가 심할 경우에는 진정의(鎭靜依) 등 보호장구를 입히고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이나 화재발생 우려가 있는 물건을 갖고 있으면 영장 없이 바로 압수할 수 있게 했다. ●“치안강화” vs “인권침해” 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경찰은 일제히 환영했다. 서울의 유흥업소 밀집지역 지구대 관계자는 “매일 밤 욕설은 기본이고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마다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할 수 없어 그냥 참는다.”면서 “이번 기회에 주취자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에는 이미 비슷한 법이 있다.”면서 “현실을 모르고 대안 없이 인권만 내세우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취자들로 인한 행정비용, 인건비 등 낭비가 연간 44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24시간씩이나 가둔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자 인권침해”라면서 “국민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단순히 경찰들을 귀찮게 하는 사람들을 격리하자는 뜻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경찰 편의만을 생각한 법이 경찰 출신 의원에 의해 발의돼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입법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법안 자체가 부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조성기 본부장은 “외국에서는 주취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팀을 따로 두거나 경찰에게 철저한 교육을 한 뒤 법을 도입했다.”면서 “이번 법안은 주취자에 대한 기준도 애매하고 준비가 충분치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런 결혼식은 어떻습니까

      세상에는 보통 결혼식 같은 것은 도무지 싱거워서 재미가 있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남녀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있는 법. 그래서 공중결혼식에서 수중결혼식까지 벌어지는가 하면 신랑신부가 알몸으로 식을 올리는 등 기발한 취향의 결혼식「언·퍼레이드」가 펼쳐진다. 곡예사 신랑 신부는 로프 위에 무릎 꿇고 주례는 소방차(消防車) 사다리서 ★ 공중곡예 결혼식 「프랑스」의「뜨루즈」시에 있는 널따란 공원에서 가장「드릴」있는 결혼식이 베풀어졌다. 지상 18m의 공중에 둥실 떠올라서 곡예사인 신랑 신부가 식을 올리는 동안 이 가관을 구경하려고 도시락을 싸 들고 모여든 관중 2만명도 숨을 죽인 채 하늘을 응시했다. 신랑 신부는 두 사람이 모두 대담무쌍한 공중 그네타기 곡예사였다. 신랑은 정식 예복차림이고 신부는 펄럭이는「가운」을 걸쳤었다. 두 삶은 그 옷차림으로 두 줄기의 강철제「로프」에 무릎을 꿇고 엄숙한 선서를 했다. 주례도 함께 허공에 올라갔었다. 그는 소방차의 사닥다리를 하늘 높이 뽑아 올려서 그 꼭대기에서 두 남녀의 앞날을 축하해 주었다. 이 주례는「파리」에서 용명을 떨친 목사였다. 그는 일찍이「파리」의 교회부흥기금모금에 도움이 되도록 사람을 모으기 위해「세느」강에 뛰어든 빛나는 경력의 소유자. ★ 알몸 결혼식 「플로리다」의「마이애미비치」근방에 있는「누디스트」촌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신랑 신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2백명의 하객 앞에 섰었다. 옷을 입은 사람이 한 사람 있긴 있었다. 주례를 맡은 변호사. ★ 수중 결혼식 자연주의자들이 일부러 햇빛 찬란한 태양 아래서 자연상태 그대로의 모습으로 식을 올렸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물속에서 지낸 신랑 신부도 나타났다. 그러고 보니 수중결혼식은 한국의 어느 남녀의 독점물은 아니었다. 미국「필라델피아」수심 5m의「풀」속에서 식을 올린 것이다. 신랑 신부는 주례를 보는 목사에게 접속된「마이크로폰」을 단 잠수모자를 쓰고 풍덩 뛰어 들어갔다. 점잖은 목사는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풀」의 조약대에서 십자를 긋고 의식을 거행했었다. 목사까지 물속으로 끌어들인 열성적인「커플」도 없는 것은 아니다.「로스앤질리스」의 한「커플」의 경우. 수영광인 목사를 설득해서「풀」밑바닥에서 주례를 맡아보게 하는데 성공했다. 세 사람은 해수욕복에 잠수모자를 쓰고「이어폰」에 접속된 긴 선을 쥐고 결혼 행진곡의「리듬」에 맞추어 사이 좋게「풀」속으로 뛰어들어 갔었다. 이때 신부의 해수욕복은 물론 초(超)「비키니·스타일」. ★「파라슈트」결혼식 미국사람 중에는 비행기상에서 하늘을 날면서 결혼식을 올린「커플」도 있다. 이전에「뉴요크」의 한 신랑 신부는 비행기가 꼭 고도 640m에 이르렀을 때 선서를 하고「파라슈트」로 나란히 뛰어내렸는데… 흥분한 신부는 3백m나 내려와서「파라슈트」를 여는 끈을 잡아당겼단다. 기구(氣球)결혼식 올리다가 무서웠는지 뛰어내린 신부도 죽을 뻔 그런가 하면 기구 결혼식을 올린 남녀도 있었다. 이때는 매력적이면서도 흥분하기 쉬웠던 신부가 불과 152m 상공에서 식을 끝내자 말자 갑자기 무서웠는지「테네시」강에 뛰어내려 한때 소란을 피웠다. 다행히 신부는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었다. 신랑쪽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예정대로 유유히 457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무사히 내려와서 응급치료를 받은 신부를 데리고 갔다. ★「제트·코스터」결혼식 「뉴요크」유원지의「제트·코스터」를 타는 동안에 사랑에 빠진「힐다」라는「브론드」의 처녀와「데이비드」라는 청년은 숨막히는 결혼식을 거행했다. 「제트·코스터」가 맹렬한「스피드」로 급상승하고 혹은 급강하하면서 선로를 달리는 사이에「데이비드」군과「힐다」양은 무사히 식을 올렸다. 주례를 맡은 목사의 머리카락과「가운」은「제트·코스터」가 일으키는 바람 때문에 크게 뒤로 휘날리고 사진사는 문자 그대로 눈알이 뱅뱅도는 의식을「카메라」에 담아야 했다. ★ 회전통 결혼식 「제트·코스터」만이 멋이냐.「포·터라이드」라는 시속 72km의「스피드」로 회전하는 회전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린「커플」도 출연하는 판이다. 1956년 1월 미국「아이오와」주「데모인」시에서「아이오와」주 축산물경진대회가 열렸을 때의 경사다. 회전통 속에서 원심력 하나로 벽쪽에 붙어 서 있을 수 있는「커플」은 선서의 말을 큰 소리로 마치 싸움하듯 외쳐야 했다. 더욱이 놀란 것은 이 결혼식의 중매와 주례를 맡은 사람은「아이오와」주지사. ★ 전화 결혼식 1933년 대서양을 횡단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전화 결혼식이 있었을 때 세계는 정말 놀랐었다. 미국「디트로이트」에 사는 신랑과「스톡홀름」에 사는 신부의 목소리는「뉴요크」「메인」해안,「그라스고」「런던」경유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다. 전화 결혼식이었기 때문에 신부는「웨덴든」에서 남편이 사는 미국으로 향해 출항하기 전에 일찌감치 미국시민의 아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전화 결혼식은 7분간이 걸렸지만 그 중 3분간은 신랑이 전화가 멀어져 들리지 않는다고 신부에게 소리소리 지르는데 쓰여 신랑은 4분간의 통화료(당시 돈으로 9「파운드」10「실링」)만 냈다. 평소에 원수 진 사람들만 골라 화해(和解)겸 식(式)올린 괴짜도 ★ 박애(博愛) 결혼식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곱게 실천한 신랑 신부가 있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 신랑의 들러리는 신랑을「스피드」위반으로 잡아 무거운 벌금을 빼앗아 간 교통순경이었고 신부의 들러리는 신부와 재판 중인 여성복 양재사. 또 주례를 맡은 목사는 신랑의 새 사업인「나이트·클럽」개점에 반대해서「데모」까지 한 목사였다. 귀한 손님으로는 이「나이트·클럽」논쟁에서 목사쪽을 두둔하는 기사를 쓴 신문기자까지 끼여 있어 실로 다양스러웠다. 식이 끝난 뒤 이들이 모두 다정한 친구가 된 것은 물론이다. <KHS합동 = 본지독점> [ 선데이서울 69년 1/26 제2권 제4호 통권18호 ]
  • 청주·청원 통합 주민들 마찰

    청주·청원 통합 의견수렴을 위해 소집된 청원군의회가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29일 지역주민들이 상반된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청주·청원지역 유림 25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원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는 주민의 요구이며 민주적 의사결정 방법인 주민투표가 무산되지 않도록 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청원군지키기 운동본부’ 관계자들에 의해 저지됐다. 운동본부 소속 60여명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유림 앞을 가로막고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의 당위성만 집중 홍보된 상태에서 군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시기를 정해놓고 주민투표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의회 해산 등을 운운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통합 합의문을 즉각 폐기하고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하라.”고 덧붙였다. 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접고 호소문을 전달하기 위해 의회를 찾은 유림을 막아서고 귀가하도록 권했으며, 이 과정에서 운동본부측 관계자가 ‘막말’을 하면서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청주향교 관계자는 “운동본부측 관계자가 어르신들에게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야스쿠니 8월 두표정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야스쿠니 8월 두표정

    일본의 패전 60주년인 8월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는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찜통 더위에도 불구하고 20만여명의 참배·관람자들과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들어서다. 군국주의 향수에 젖은 우익세력들은 하루종일 신사 경내를 휘젓고 다녔다. 침략전쟁을 반성하자는 양심세력은 신사 근처를 빙빙 돌다 밀려났다. 당연히 엄숙한 추모분위기 대신 소란스러움이 가득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인들에게 무엇이고, 왜 논란의 중심인가. |도쿄 이춘규특파원|야스쿠니신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집권한 2001년부터 총리가 매년 참배하고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더욱 더 주목을 끌고 있다.2002년 이후 일본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면서 야스쿠니신사는 우익들에게는 군국주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군국주의 시절 향수를 자극한다 8월15일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옛 일본군복 차림의 우익인사들이 집단으로 신사를 참배했다. 이들은 오전과 오후 수차례에 걸쳐 거대한 구령소리로 다른 관람자 등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옛 일본군이 출전하기 전에 참배하던 식으로 ‘받들어 총’ 자세로 신사를 참배했다. ‘영령에 답하는 모임’ 회원들은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가세,A급 전범 분사를 요구하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도 비난하고 “일본 정부는 외부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분사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고이즈미에게 신벌(神罰)을’이라는 섬뜩한 깃발이 날리기도 했다. 자신을 하라사키라고 밝힌 옛 일본군복 차림의 일본인은 사람들에게 “자위대는 군대다. 따라서 헌법을 고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들, 특히 우익들은 한국언론을 싫어한다. 한국어투가 섞인 일본말로 질문하면 “한국인이지….”라며 적대감을 표시한다. 사라지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그들의 속내를 듣기는 어렵다. 결국 그들간의 대화를 귀동냥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른 나라는 간섭하지 말아줘요 패전 60주년인 올해는 한국인 기자에게 더 민감했다. 평범하게 생긴 60대의 와타나베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짜증냈다. 자신도 참전했었다는 한 80대 노인은 참배 논란에 “내정간섭”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물론 가족을 기리는 참배자도 많았다. 한 80대 할머니는 “형제가 두 명 전사했다. 생명이 있는 한 참배를 계속 하겠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으면 우리 형제들이 불쌍하고, 오기도 싫어진다.”고 우려했다. 평소 연인들도 숲이 우거지고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야스쿠니를 데이트장소로 많이 찾는다.20대 연인 한 쌍은 “유족은 아니지만, 일본인으로서 참배하러 왔다. 이분들이 일본의 주춧돌이다.”면서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참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 대학생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인의 야스쿠니 참배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지만, 총리는 참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국내에도 유족은 아주 많이 있지만, 해외에도 피해자가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소리 안내는 사람들, 마음은 복잡 평소 사석에서 접하는 일본인들은 비교적 본심에 가깝게 야스쿠니신사 문제에 대해 토로한다. 은퇴한 뒤 4년째 각종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나카자와는 태평양전쟁에 자원 입대했던 삼촌 2명이 야스쿠니신사에 안치돼 있다. 그래서 야스쿠니를 특별한 의식 없이 찾는다. 다만 A급 전범 분사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확실하다. 일본인은 죽으면 신분 고하를 떠나 신이 되고,A급 전범도 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분사해도 여전히 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분사해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인들에겐 생뚱맞게 들릴 법하다. 50대 회사원 곤노의 설명은 현실적이다. 야스쿠니에는 246만여명의 위패가 있기 때문에 일본인 전체가 먼 친척까지 포함하면 야스쿠니신사와 일정정도 관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계기로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초·중·고 시절 단체참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국주의 찬양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본에는 분명 야당이나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분사나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중지를 요구한다. 극단적으로는 야스쿠니신사 경내의 전쟁박물관인 유슈칸만이라도 즉각 없애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야스쿠니신사가 국제적 논란의 대상이 된 뒤 호기심에 야스쿠니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상당수 일본인들은 “야스쿠니 논란 장기화는 누구에게나 상처만 남긴다. 따라서 하루빨리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며 걱정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日유족회 모리타 쓰구오 부회장|도쿄 이춘규특파원|야스쿠니신사에 위패가 안치된 태평양전쟁 전사자 유족 모임으로 자민당 최대 후원단체인 일본유족회 모리타 쓰구오(전 참의원 의원) 부회장은 유족회 사무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20년 이상 된 (야스쿠니 신사) 소란이 언제나 그칠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일본인이 야스쿠니에 집착하는 이유는. -일본인 중에도 참배 안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젊은이 가운데는 야스쿠니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찾는 경우가 많다. 일반 신사와 다를 게 없다. ▶고이즈미 총리 등의 참배에 한국,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데. -일면 이해한다. 그러나 일본에는 일본의 가치가 있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리다. 참배자 대부분이 A급 전범에 관계 없이 유족의 관점에서 참배한다. 나라를 위해 숨진 영령들을 위령하는 이곳을 국정 최고 책임자인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 ▶A급 전범 등은 다르지 않나. -일본인들은 A급 전범을 범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도쿄재판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는다.731부대 책임자가 미국의 정보에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전범에서 누락되는 등 의문점이 많다. 전쟁 책임은 인정하지만, 왜 14명만이 특별히 책임져야 하나. 독일도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나치나 히틀러에 대해 사죄했지, 독일 자신의 사죄는 아니었다. 일본에는 히틀러 같은 사람이 없다. ▶A금 전범 분사에 대해선. -한국과 중국을 만족시킬 해결책이 있으면 검토하겠지만 지금은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분사는 있을 수 없다. 일본을 위한 희생자인데 246만 영령에 끼지 못하는 것은 이상하다. 분사 의견도 있긴 하지만 분사는 도쿄재판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반대한다. ▶무종교 추도시설 건립은. -새 추도시설을 만들어도 결국 새로운 논란만을 낳을 뿐이다. 기념비 같은 것은 해외 여론을 달랠 뿐 국내에선 새로운 논쟁이 격렬해진다. 기독교, 불교 등의 반대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후도 130년 역사의 야스쿠니가 유일한 추도시설이다. ▶일반 국민의 유족회에 대한 생각은. -우익단체나 군국주의를 연상하며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시각에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는 피해자다. 다시는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1985년 나카소네 전 총리의 참배 이후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커지며 20년간이나 시끄러운 문제가 됐다. 유족들은 유지하고 싶은데 근린제국들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돼버렸다. taein@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는야스쿠니 신사는 왕궁, 국회, 총리관저, 관청가와 가까운 도쿄 한복판에 있다. 연간 참배·관람자는 500만여명에 달한다고 신사측은 밝힌다. 야스쿠니는 ‘편안한 나라’라는 의미다. 따라서 나라를 편안하게 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1978년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되고,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참배하며 국제적인 논란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최근은 더 심하다. 야스쿠니 신사는 옛 일본군들이 “죽은 뒤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며 참배한 뒤 태평양전쟁에 나갔을 정도로 국가 신도의 상징장소였다. 일왕 중심의 군국주의의 온상이기도 했다. 따라서 연합군사령부가 야스쿠니를 없애려다, 동북아에 긴장이 조성되자 유지시켰다.1개 종교법인으로 격하됐지만 일본인들에겐 야스쿠니는 특별한 존재다.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진 무진전쟁 이후 태평양전쟁까지의 11개 전쟁 전몰자 246만 6532명(지난해 10월17일 현재)이 안치되어 있다.
  • “盧 2년반 5亂의 시대”

    ‘국민에게 상처만 안겨준 개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4일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절반’에 대해 내린 총평이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취임 초 획기적 개혁을 기대했으나 어느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게 없다.”며 “남은 임기에서 올바른 국정운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전방위 쓴소리’를 날렸다. 대변인실은 ‘900일은 대통령 맘대로 900일은 대통령 뜻대로’라는 평가서를 내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평가서는 지난 900일을 ▲헌정질서 문란 ▲이념 세력 소란 ▲인사제도 교란 ▲국정전반 대란 ▲가치체계 혼란 등 ‘5란의 시대’로 규정했다.구체적으로 ‘위헌 불사 사례’로 ▲수도이전 ▲과거사 시효 배제 ▲신문법 등을 지적했다. 또 ‘대통령 맘대로 사례’로 ▲권한분할(내각제 추진 등) ▲막말하기(‘식물 대통령’,‘대통령 못해먹겠다’) 등을 열거했다.‘용두사미 사례’로는 ▲동북아균형자 ▲소득 2만달러, ‘모욕을 느껴야 할 사례’로 ▲재보선 참패 ▲브로커에 놀아난 정권 ▲국가경쟁력 추락 등을 각각 꼽았다.‘실정 부각 릴레이’는 맹형규 정책위의장의 주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로 이어졌다. 정치·경제·통일외교안보·교육·복지 등 분야별 전문가들은 낮은 점수를 줬다. 박효종 서울대교수는 정치영역 평가에서 “탈권위주의적 리더십 실현과 개혁의 진정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비통합적·반화합적 리더십이 두드러졌고 ‘화해와 포용’에 대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진단했다.강원식 관동대교수는 통일외교안보분야 평가에서 ▲대북관의 혼란 ▲남북관계의 주도권 상실 ▲실현 불가능한 동북아균형자론으로 한·미동맹관계 위기 초래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노무현 정권의 북핵정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익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공동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참여정부에 서민은 없었다.”고 꼬집었고,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은 임기 동안 민생 개선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콜금리 동결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 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하반기에는 시점이 문제일 뿐 ‘인상’쪽으로 급격히 무게추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8월 콜금리를 현 수준인 3.2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내리 동결한 셈이다. 그러나 9월 이후에도 콜금리가 계속 묶여 있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설비투자는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7월들어 수출이나 민간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인상’론이 한층 힘을 얻고 있어서다. 이런 기류는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는 박승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에서도 읽혀졌다. 박 총재는 “하반기에는 예상대로 소비, 투자 등 내수증가가 수출둔화를 상쇄하고 경기회복세도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러한 경기 동향추이에 대해 금통위는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의미있는 발언으로, 사실상 시장에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총재는 이어 “금통위는 경기회복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확신이 들면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앞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낙관적 시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의 저금리 기조와 관련,“시장금리만 보면 (시장에서)저금리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발언,‘진의’를 놓고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일부 은행장들이 최근 저금리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요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답변만 놓고 보면 중앙은행 총재가 이미 금리가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측은 부랴부랴 “총재의 뜻이 아니라 시장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려고 했지만, 최근 힘을 받고 있는 ‘금리인상’주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여관 침대밑에 몰래 숨어 현장보고 돈 훔치다 들통 남녀가 재미보는 현장을 훔쳐보고 물건까지 슬쩍하려던 20대 얌체가 철창신세.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6월23일 동대문구 제기동 K여관 객실에 숨어들어가 침대밑에 숨었다가 투숙한 손님의 물건을 훔쳐 나오려던 徐吉秉(23·인천 북구 부평동)를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徐씨는 6월23일 10시30분쯤 K여관 바로옆에 있던 는 여인숙에일단 투숙을 한 뒤 팬츠와 러닝셔츠만 입은 채 K여관의 비상구를 통해 3층으로 올라가 304호 침대밑에 숨어 있었다. 이방에 투숙한 崔모씨(49·종로구 창신동)와 金모양(23)이 잠이들자 24일 상오 3시30분쯤 崔씨가 벗어놓은 옷에서 현금 10만원을 훔쳐 달아나려다 인기에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 崔씨에 의해 붙잡힌 것. 徐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자기집인 줄 알고서 그랬다고 엉뚱한 변명. 그러나 徐씨가 투숙했던 여인숙 주인은 徐씨가 한달전부터 새벽 3~4시쯤에 나타나 여관쪽 방을 기웃거려 왔다고 말하고 있다. 崔씨의 고함소리에 잠에서 어난 金양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5분여동안 기절했다가 崔씨의 인공호흡으로 겨우 어났다고. 여관에 투숙하면 침대밑을 조심하라는 프레이보이들의 새 유행어가 되기도. 선데이서울 1985년 7월7일자 ■ 소매치기인줄 모르고 차에 태워 겁탈하려 길가는 여인에게 엉큼한 마음을 먹었던 회사원이 돈 잃고 봉변까지 톡톡히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5일 길가던 여인을 자신의 승용차로 유인, 욕을 보이려던 나모씨(32·회사원·서울 강동구 둔촌동)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는데-.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6월23일 새벽1시쯤 용산구 한남동 H국교 앞길에서 길을 가고있던 20대여인의 옆에 차를 세우고 “내 차로 가는 데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유인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동부 이촌동에 이르러 여인을 차안에서 욕보이려 했다는 것. 여인이 반항하며 지른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동네사람들에게 멱살을 잡힌 그는 경찰서로 끌려갔는데-.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나씨가 주머니를 뒤지다 현금 5만원이 든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뒤늦게 이 여인을 찾았지만 여인은 바람과 함께 사라진 뒤. 20대 여인은 나씨를 끌고 가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연락처이니 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전화번호를 적어준 뒤 사라졌는데 경찰수사에서 그 전화번호는 가짜로 밝혀졌다. 나씨는 “오너드라이버의 주머니를 노리는 미인계인줄 모르고 차안에서 접근해 오기에 순순히 따를 줄 알고 몸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그 시기를 교묘히 이용해 소란을 피우며 소매치기를 해갔으니 진짜 피해자는 내가 아니냐.”며 투덜투덜. 경찰은 이 여인이 오너드라이버들에게 접근, 차를 타라는 청에 못이기는 체하며 동승해 엉큼한 남자가 다가오면 옥신각신하면서 지갑을 슬쩍하는 상습적인 여인으로 보고 주책없는 오너드라이버들에게 주의를 당부. 이렇게 되자 경찰은 피해자 입장인 나씨의 처리문제가 난처하게 됐다. 결국 계획적으로 지나던 여자를 유인해 욕을 보이려 했다는 점만은 사실이니 이를 문제삼아 입건하는 선에서 수사를 일단락 지었다. 그리고 수사경찰은 “목적한 것을 하나도 이루지 못한 채 돈뺏기고, 형사입건까지 당했으니 나씨의 망신살이 가련할 정도”라고-. 선데이서울 1985년 7월7일자
  • [2일 TV 하이라이트]

    ●문화 문화인(EBS 오후 10시50분) 현대에 들어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 핸드폰 카메라 등으로 사진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고 있다. 낯설지 않은 문화, 공유와 공감의 문화로 자리 잡은 사진, 그래서 더 이상 새롭지만은 않은 사진 세계를 구본창 김용호 이희섭 세 명의 사진작가를 통해 들여다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천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두발로 서서 망을 보는 미어캣. 작고 왜소한 만큼 힘도 별로 세지 않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어떤 동물도 가벼이 보지 못한다. 그 미어캣 가족이 이동을 하던 중 다른 무리를 만나 영토를 놓고 싸움을 시작한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정호는 석기에게 주희는 건드리지 말고 자기와 한 판 붙자고 하고, 석기는 정호를 위해 말리고 싶다고 한다. 그래도 해보겠다는 정호를 보며 석기는 냉소를 머금는다. 정호는 주희를 방으로 부르고, 주희는 정호에게 자기 때문에 정호가 다치는 게 싫으니까 자기가 하게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도전!하이&로(SBS 오후 7시5분) 한 평짜리 공간에서 영양을 고려한 신개념 테이크아웃 밥요리인 밥스틱이 만들어지고, 쇼핑할 시간이 없는 사람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 드레스 카도 있다. 여기에 바쁜 여성을 위한 초스피드 네일아트까지 하나의 아이템으로 월 1000만원이 넘는 고수익을 올리는 주인공들을 만난다.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은 재민과 힘찬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인영의 임신 사실을 안 채로 기준을 만난 선미는 답답해 한다. 한편, 태몽을 꾼 기준 엄마는 희주가 아이를 가진 게 틀림없다며 소란을 피운다. 인영은 결국 재민에게 결혼을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말하고, 재민은 이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아라네 가족은 불덩이에 휘감겨 고통스러워 하고, 아라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암흑전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라의 몸 속으로 지배자의 불덩이가 들어가고, 아라는 암흑세계를 위해 싸울 것을 맹세한다. 아라의 마법검에서 뿜어진 무지개빛 광선을 받고 지배자는 서서히 형상화되기 시작한다.
  •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그럴 듯한 집을 마련해 품위있게 살고 싶은 게 요즘 사람들만의 꿈일까? 조선 후기 학자 풍석(楓石) 서유구(徐有·1764-1845)가 저술한 ‘임원경제지’에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도 꽤나 운치있는 집을 짓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보유한 옛 문헌 가운데 건축과 조경에 관한 내용을 전문적으로 풍부하게, 문학적으로 설명해놓은 저술은 당시의 생활 백과사전격인 ‘임원경제지’가 유일하다고 한다.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돌베게 펴냄)는 ‘임원경제지’ 중에서 ‘집’에 관한 기록만을 모아 풀어쓴 책이다. 옛 사람들의 집짓기에 관한 지혜와 미학이 생생히 드러나 있다. 우리 땅의 산수와 환경에 따라 어떤 곳에 터전을 마련하고, 어떻게 집을 짓고 꾸미며, 어떤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친절히 답변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재물과 이익이 몰려드는 곳에 거처해서는 안 된다. 배나 수레가 몰려들고 시정(市井)의 이익을 다투는 곳은 시끄럽고 소란하여 싫증이 날 뿐만 아니라 백성의 풍속도 아름답지 못하다.’ 아파트 앞에 술집과 여관이 들어서면 왜 그렇게 주민들이 꽹과리를 쳐대며 ‘난리’를 치는지, 그 해답은 이미 200년 전에 이렇게 나 있다. 또 다른 대목을 보자.‘작은 연못을 만들어 금붕어를 기르면서 금(琴)을 탈 때마다 금붕어에게 먹이를 던져주면 금붕어는 다투어 받아먹는다. 여러 차례 그리하면 슬기둥 당당 금을 타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먹이 없이도 금붕어는 물 밖으로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집 정원 연못가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며 금붕어를 놀려먹는 옛 사람들의 장난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다음 대목에선 실내에 놓아둔 화병 하나에서도 요란하지 않은 격조를 찾는 심미관이 절로 느껴진다. ‘봄과 겨울엔 구리로 만든 병을, 가을과 여름엔 자기로 만든 병을 사용한다. 구리나 질그릇으로 만든 것을 귀히 여기고, 금과 은으로 장식한 것을 천하게 여긴다.…(꽃꽂이 장식이) 너무 다양하면 영락없는 술집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욕심을 비우고 살던 옛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재물과 이익이 몰려드는 곳은 선비가 거처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구절에선 땅이 삶의 터전이라기 보다는 투기대상이 되어 있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거실은 화려해선 안 된다.’는 글도 욕망의 극한을 치닫는 자본주의 시대에 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 책은 ‘임원경제지’ 전체 12부 가운데 집을 다룬 ‘이운지’‘상택지‘섬융지’ 3부의 내용을 엮어 옮긴 것이다. 넓게는 주거공간의 주변 환경에서부터 좁게는 내부 장식과 소품에 이르기까지, 양반가옥뿐 아니라 일반 서민의 주거까지 아우르고 있다.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지혜와 미학이 여전히 생생한 의미로 다가온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학부모 성추행한 초등교사 학교 찾아가 흉기 휘둘러

    노래방에서 학부모를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 해제된 울산지역 초등학교 교사 A(59)씨가 “자신을 고발한 교사를 죽이겠다.”며 흉기를 들고 학교로 찾아가 난동을 부려 말썽이 되고 있다. 19일 울산 중구 모 초등학교와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학교에 근무하다 최근 학부모 성추행 사건으로 직위해제된 A씨가 이날 낮 12시40분쯤 술에 취해 흉기를 들고 학교로 찾아가 본관 앞에서 고함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는 것이다. A씨는 “나를 고발하고 중상모략한 ××× 나와라.”라면서 30여분 동안 고함을 지르며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꺼내 휘둘러 교사들이 말렸다. 당시 많은 학생들이 점심을 먹다 소란 광경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란이 그치지 않자 교사들이 경찰에 신고, 순찰차 2대와 경찰관 5명이 출동해 이 교사를 연행, 협박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 교사는 지난달 11일 노래방에서 학부모를 성추행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촌지를 받은 뒤 금액이 적다며 돌려보내는 등 비리 행위가 드러나 직위해제됐으며 현재 시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국제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유행병’으로 규정할 만큼 비만 인구는 급속히 늘고 있다. 왜 낮에 먹는 것보다 밤에 먹는 야식이 비만의 주범일까. 또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무엇일까. 참을 수 없는 야식을 끊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공개한다. ●여왕의 조건(SBS 오전 8시30분) 상국은 광수에게 영주를 제거할 꼬투리를 잡았다며 안심하라고 말한다. 성우는 영주에게 어떤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아침에 상국이 구매부장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영주는 의문이다. 한편, 남편 길들이기에 나선 난주는 일부러 광수의 질투심을 자극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경찰들이 진압을 위해 사용하는 ‘후추가스’분사기가 호주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21살의 호주 청년은 경찰이 2번 뿌린 후추가스로 인해 1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다. 가족과 시민단체는 후추가스 남용을 지적하지만 경찰은 후추가스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주장한다.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EBS 오후 11시40분) 올 6월 임시국회에서 가정폭력특별법 개정안(부부 강간을 처벌할 수 있도록 조항 추가 제정)은 여야 간에 갈등을 일으킨 쟁점 중의 하나였다. 실제로 부부강간 피해자의 사례를 살펴보며, 가정폭력특별법 개정에 대한 국민들의 법 감정과 함께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본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송현에 오랜만에 출근한 정호는 동료들에게 혼자서 보강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일로 소란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자료가 다 날아갔다고 말한다. 정호가 이 일을 관두겠다고 하자 석기는 이 사건은 의뢰인과 로펌이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계약한 거라고 말하는데….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왕비가 몸 속에서 빠져나오자 장미는 그제서야 상처를 입고 침대에 누워 있는 마패를 보고 크게 놀란다. 투명해진 모습으로 장미의 곁을 지키던 아라는 왕비가 장미의 몸속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마법전사들은 장미 몸속에 있는 왕비를 차마 공격하지 못한다.
  • “종각역 폭발물” 허위신고 소동

    10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열차운행이 중단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지만 허위신고로 확인됐다.7·7 런던 연쇄테러로 국내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폭발물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지하철 승객들이 불안에 떠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9시4분쯤 “종각역 2번 출구 근처 공중전화 아래에 누군가 폭발물이 든 검정색 가방을 두고 사라졌다.”는 중년 남자의 신고전화가 서울경찰청 112 지령실에 접수됐다. 경찰은 경찰특공대 등 40여명을 긴급 출동시켜 승강장과 매표소 등 역사 전체를 정밀 수색했으나 폭발물이 들었다는 가방이 발견되지 않자 약 1시간 뒤인 오전 10시쯤 병력을 철수시켰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 1호선 상·하행선 열차운행이 약 8분간 중단됐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비행 지연’ 한국승객50명 홍콩서 시위

    |홍콩 연합|한국 승객 50여명이 10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35번 출국장에서 비행기 출발 지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승객들은 이날 오후 4시20분 홍콩발 서울행 캐세이퍼시픽항공 416편을 탑승하기 위해 대기했으나 2시간 후에 지연 출발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세이퍼시픽항공측이 사전 안내나 지연 출발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승객들을 기다리게 했다.”며 일정 차질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오후 7시40분 한국 승객들이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시위 승객들을 남겨두고 비행기를 그대로 출발시켰다.
  • [5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무작정 인영을 끌고 별장으로 간 기준은 인영에게 모든 걸 버릴 테니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인영이 출근을 하지 않아 걱정하던 재민은 인영이 기준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오자 의아해한다. 한편 희주의 부모는 기준의 집을 찾아와 희주와의 결혼을 허락한다고 말한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대한민국을 이끄는 가요계의 지존인 톱가수 스페셜을 선보인다. 김건모 박정아 배기성 김현정 이정 이성진 현영이 출연한다.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을 위한 로맨틱 작업송 라이브 무대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성대모사편에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독특한 개인기도 만날 수 있다. ●사이언스+〈과학으로 키우는 나무〉(YTN 오후 1시25분) 산림과학원에서는 기능성 나무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능성 나무란 병충해, 중금속 등 오염물질에 강한 수종의 나무. 산림 보호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우수한 품종의 나무 개발이 필수요소가 되었는데, 기능성 나무 개발의 현황과 계획을 알아본다. ●똘레랑스 차이 혹은 다름(EBS 오후 11시40분) 인터넷 공간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이버 테러. 누리꾼들(네티즌)의 비인간적, 폭력적 행위로 인해 인터넷 댓글 달기가 가진 맹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사이버 수사대와 명예훼손 상담센터를 찾아가 사이버 테러, 폭력의 현황과 예방책을 들어본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주희는 ‘알렉스 윤’이라는 명패를 들고 석기의 방으로 들어선다. 주희를 본 석기는 얼굴이 굳고, 주희도 놀라 얼이 빠진 채 방을 나선다. 주희는 조퇴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집에 돌아온 주희는 담담하게 세희에게 석기가 돌아왔다고 말하고…. ●그녀가 돌아왔다(KBS2 오후 9시55분) 한 지붕 아래 사는 민재와 소령은 사사건건 부딪친다. 게다가 하록의 영화에 출연하던 조연배우와 바람이 나 집을 나간 수임의 딸 연두까지 맡게 된다. 남자 둘이 살던 조용한 집에서 티격태격 소란이 멈추지 않지만 민재는 막연히 가족의 온기 같은 걸 느낀다.
  • 만취 교수 기내난동 추태

    명문 사립대 교수가 술에 취해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조종석 진입까지 시도하다 경찰에 입건됐다. 1일 인천공항경찰대는 만취상태에서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목을 조르는 등 난동을 부린 서울 모대학교수 J모(46)씨를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오전 J씨는 모 항공사 자카르타발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오던 중 기내에 비치된 와인을 거듭 마셨다. 이미 취한 후에도 추가로 와인을 요구하는 J씨에게 승무원이 “비행 중 지나친 음주는 해롭다.”며 만류하자 그는 음식물 접시를 승무원에게 내던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에도 J씨는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는 남자 승무원의 목을 누르며 밀치는가 하면 조종실로 다가가 진입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기내 난동은 승무원들이 정씨를 포승줄로 묶은 뒤, 그가 잠든 후에야 끝났다고 항공사측은 밝혔다.현행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는 항공기내에서 ▲폭언·고성방가 등 소란행위 ▲주류나 약물 복용 후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 ▲무단으로 조종실 출입을 기도하는 행위 등에 500만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또 기내 폭행·협박 등은 5년 이하 징역을 받게 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법원 ‘민원인 블랙리스트’ 작성

    법정에서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우는 민원인은 법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출입에 통제를 받을 전망이다. 판사실이 배치된 층에는 방호원 순찰이 강화되고, 판사실에는 청원경찰실과 연결되는 비상벨을 설치해 돌발사태 발생에 대응하게 된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대법원은 26일 “최근 부산지법에서 판결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판사실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는 등 법원 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악성 민원인 명단을 작성해 법원끼리 공유하며 이들의 청사 출입을 관리하는 등 법원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일반 민원인에게 법원을 최대한 개방하는 ‘열린 법원’ 정책과 부딪히지 않도록 수차례 소란을 피운 전력자들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작성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피고인의 가족이 법정에서 흉기난동을 벌이는 등 법원의 보안문제가 불거지자 법원은 청사 검색대와 법정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방호원 인력을 증강배치했다.***/
  • 총기난사 사건 시간대별 재구성

    ▲2005.1.21∼3.31. 전 근무지인 ○○○GP 근무 김 일병, 정 모·김 모 상병으로부터 멱살을 잡힌 채 “개새끼”라는 욕설 들음.▲5.11.○○○GP투입 이후 김 일병, 신 모 상병 등으로부터 사사건건 질책과 “미쳤냐, 돌았냐, 개새끼”라는 욕설을 듣는 등 선임병 10여명으로부터 잦은 질책당함.▲6.13 김 일병,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 및 욕설 등 인격모욕에 앙심 품고 “GP소대원들 모두 죽여야겠다.”고 결심.▲6.18.15:00께 농구시합시 “응원을 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 상병으로부터 질책.▲17:00께 취사장 청소시 또 다시 질책당하자 범행 결심.▲18:00시께 동료 천 모 일병에게 “수류탄 까고 총으로 쏴죽이고 싶다.”고 말함.▲6.19.02:30 김 일병, 후방초소 근무 중 후번 근무자를 깨운다는 명분으로 이병삼 상병에게 보고 뒤 내무실 이동(수류탄 1발 및 각각 25발들이 탄창 2개 휴대).▲02:33 김 일병, 내무실 도착, 근거리 관물대에 있는 정모 상병의 K-1 소총을 절취해 화장실로 잠입.▲02:34 김 일병, 화장실에서 소총에 탄창 장전, 조정간을 연발로 위치, 수류탄은 방탄복 좌측 주머니에 휴대 후 내무실로 이동.▲02:36 김 일병, 수류탄을 이모 상병을 향해 투척 후 내무실을 이탈해 상황 근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상황실로 이동.▲02:39 김 일병, 체력단련장에서 나오는 소초장 김종명 중위에게 난사, 사살 후 상황실로 이동, 상황실에서 나오는 신임소대장 이모 중위를 향해 난사. 이 중위는 상황실로 다시 들어가 화를 면함. 후임 GP장 이 중위, 상황 확인 차 상황실 이탈시 피격(피해 없음). 상황실 복귀 후 연대 상황실에 “나도 공격을 받음. 피ㆍ아 구분 불가” 보고.▲02:41 김 일병, 취사장에서 조정웅 상병 다리를 난사하고 쓰러진 피해자를 확인 사살.▲02:43 김 일병, 피격으로 소란한 내무실로 이동. 병력들을 향해 25발 전량을 난사한 뒤 전방 초소로 이동. 같은 시각,1대대 인사장교,1대대 의무지대 상황병에게 출동 지시.▲02:45 김 일병, 전방초소 이강찬 상병과 마주쳐 사격했으나 실탄 고갈로 미수, 이 상병이 “너 왜 여기 왔느냐.”고 묻자 “이병삼 상병이 가 있으라 해서 왔다.”고 허위 답변 후 원위치 하라는 지시에 근무지였던 초소로 복귀.▲02:50 신임소대장이 “전투복 입은 사람을 봤다.”며 전투복 입은 병사 5명을 집합시킨 후 무장해제해 관측장교실로 집결조치. 이후 이들 5명이 대기하던 중 이강찬 상병과 이병삼 상병의 상황 설명이 모순되자 김 일병을 추궁해 자백받고 체포.
  •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손쉽게 접하게 된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만이 아니라 마치 오스트리아 ‘공식상표’인양 갖가지 복제화와 상품의 형태로 전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린 (벌거벗은 진실)전을 계기로 그의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세계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의 의미를 찾아본다. #1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키스)(1907-8)는 굳게 포옹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커다란 정사각형의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다. 연인을 다룬 그림이야 미술사 속에 넘치도록 많지만,(키스)의 연인은 특별하다.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신성함의 표지였던 황금빛 반짝임이 여기서는 에로틱한 황홀경의 시각적 표현이 되었고, 평범할 수도 있었을 연인의 결합이 거의 신성에 버금가는 가치를 획득한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근원적 합일을 통해 영원한 화해와 조화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메시지는 정치, 사회, 문화의 격변기였던 클림트의 시대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분절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까지 그의 작품이 국적과 연령을 초월하여 사랑 받는 까닭일 것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 지금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벌거벗은 진실)(5월13일-8월22일)전은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무렵의 오스트리아 회화와 드로잉 180여 점을 전시한 대규모 전시이다. 큐레이터 토비아스 나터의 전시 기획안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쉬른 미술관에서 받아들여 준비하면서 레오폴드 미술관이 합류했다. 두 미술관이 오랜 준비단계를 거쳐 유럽 각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의 미술관과 개인소장자들의 도움으로 준비한 작품들은 먼저 쉬른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고(1월28일-4월24일), 레오폴드 미술관으로 옮겨왔다. 레오폴드 미술관의 넓은 지하전시장에 7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된 작품들은 마치 전체 주제를 한 눈에 보여주려는 듯 긴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전시 기획자들의 세심함이 두드러진 전시였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그리고 다른 스캔들’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전시의 출발점은 클림트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과 결부된다. 빈 근교에서 태어나 계속 빈에서 교육받고 활동한 그가 파리, 로마 등에서 인정받고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덕분이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등 걸출한 음악가를 배출한 오스트리아는 무엇보다 ‘음악의 나라’이고, 미술 장르 중에서는 건축 쪽이 강세를 보인다. 적어도 클림트 이전의 오스트리아 회화는 국제적 흐름과는 단절된 채 과거의 영광과 전통을 되뇌는데 급급한 수준이었다. 물론 클림트가 국제적 명성만으로 오스트리아 대표화가의 역할을 얻은 것은 아니다. ●자위·임신등 금기로 여기던 소재 끌어내 1897년 클림트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결성한 빈 분리파는 오스트리아 미술이 자기만족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술전통을 추구함으로써 현재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벌거벗은 진실)이라는 전시 제목도 위선적인 치장에 가려진 ‘진실’을 벌거벗은 여인으로 형상화한 클림트의 (누다 베리타스)(1899)에서 따온 것이다.‘인간의 벗은 몸’과 ‘공적인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1900년대 보수적인 빈 사회의 권위에 도전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반항과 그들을 향한 당시 사람들의 거센 비난에 초점을 맞춘 전시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전시작품들도 성과 욕망, 동성애, 자위, 임신, 어린 소녀의 누드 등 당시의 도덕관이 금기로 여기던 소재를 내세운 것들이다. 그 중에는 상대적으로 허용의 폭이 넓어진 오늘날 볼 때 그리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몇몇 작품들, 특히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이나 실레를 감옥에까지 가게 했던 에로틱 수채화와 드로잉들은 아직도 전시실이 아닌 공공 장소에 걸어두거나 전시 포스터로 사용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점은 1층 중앙홀에 클림트의 그림 세 점을 복제하여 걸어둔 일이었다.1894년 국가의 주문으로 클림트가 제작에 착수한 이 그림들은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거의 10년간 오스트리아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이후 빈의 미술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된다. 원작은 1945년에 소실되어 흑백사진자료로만 남았는데, 이 그림들이 흑백이긴 하지만 실제 크기로 복제되어 함께 전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불에 타서 망각 속으로 사라진 그림을 굳이 전시장으로 불러들인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또 다른 망각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등이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이 불러일으켰던 사회적 논쟁과 갈등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레오폴드 미술관에서는 (벌거벗은 진실)전과 별도로,1층 전시장에서 방대한 소장품 중 선별한 작품들로 (1900년대의 빈)전(3월25일-8월30일)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소장품이었다가 최근 레오폴드 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클림트의 (죽음과 삶)(1916), 그의 풍경화들, 콜로만 모저, 요제프 호프만, 오토 바그너 등 빈 분리파와 빈 공방 주역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00년대의 빈)전까지 둘러보고 전시장을 나서자 마치 100년 전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현재로 뽑혀온 듯 현기증이 난다. 우화와 신화의 베일을 벗기고 꾸밈없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클림트와 불멸의 반짝임 속에 꿈결같은 충만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클림트 사이의 간극 역시 이 현기증을 더해준다. 하지만 클림트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간극 속에 있다. 헐벗은 현실에 대한 자각과 불만이야말로 조화로운 구원의 세계를 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갈망은 어떻게 성취되는가. 바로 예술과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 클림트 식으로는 ‘전 세계를 위한 키스’를 통해서. #2●빈의 이질적 건물 대화나누듯 마주서 빈은 신기한 도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루프레흐츠 성당, 고딕 양식의 슈테판 성당, 바로크 양식의 칼스 성당 등의 역사적인 건축물, 유겐트스틸의 선두주자 오토 바그너의 기하학적 건물들, 장식과잉의 역사주의 건축에 반발한 아돌프 로스의 금욕적인 건물들이 시내곳곳에 뒤섞여 있다. 물론 웬만한 유럽도시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빈에서는 유독 서로 이질적인 건물들이 대화라도 나누는 듯 마주보고 있다. (벌거벗은 진실)전에서 1900년대 가장 소란스러웠던 건축스캔들의 사례로 다루었던 로스의 ‘벌거벗은 건물’은 황제가 생활하는 화려한 왕궁에서 내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두 건물은 지금도 서로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1985년에는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 바로 앞에 한스 홀라인의 하스하우스가 들어섰다. 현대판 성채 같은 하스하우스의 유리로 된 전면에 성 슈테판 대성당이 비치는 광경을 보면 마치 현대의 신(하스하우스 안에는 쇼핑센터와 식당, 카페 등이 있다)과 과거의 신이 서로 의지하면서 다독이는 느낌이 든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빈의 명물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않는가. 바로 이런 도시이기에 훈데르트바서 같은 건축가가 태어날 수 있었나보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를 배출했다면 빈에는 훈데르트바서가 있다.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훈데르트바서하우스(1985)와 쿤스트뮤지엄빈(1991)을 찾았다. 공동주택이어서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바깥에서만 봐야하는 훈데르트바서하우스와 달리 쿤스트뮤지엄빈은 화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환상적인 회화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어 여러모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건물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미술관 건물 자체이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창틀, 건물 곳곳에 넘쳐나는 알록달록한 색채, 다양한 곡선을 만들며 점점이 박힌 서로 다른 크기의 총천연색 타일, 그리고 가장 놀라운 부분인데 벽도 바닥도 천장도 모두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동화의 세계나 아이의 꿈속에서 꺼내다 찌그러진 성 같기도 하고 서툰 요리사가 망쳐놓은 화려한 케이크 같기도 하다. 이런 건물은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에서 나왔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그 자체가 화려한 꽃밭인가 보다. 이건 비유적인 의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물 지붕에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꾸몄고, 건물 안에도 자연을 형상화한 타일모자이크 뿐 아니라 실제 자연을 끌어들였다. 이 자연에는 나무와 물, 그리고 아이들이 포함된다. 쿤스트뮤지엄빈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눅들고 긴장해야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미술관을 보면, 건축가의 철학이 건물 외관뿐 아니라 그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문명주의자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다른 형태의 대화를 꿈꾼다. 다른 건물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 대화는 어쩌면 생활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했던 빈 분리파와 빈 공방의 의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성림 작가
  • 日국회 ‘음주표결’ 파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여·야당 국회의원 일부가 지난 17일 술을 마시고 중의원 회의장에 입장, 표결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란이 일고 있다.정기국회 회기연장안을 표결 처리한 이날 밤. 야당인 사민당 아베 도모코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붉은 얼굴로 회의장에 들어온 여당의원이 있다.”면서 “술기운이 있는 분은 즉각 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사민당 등 야당측은 일부 의원의 퇴장과 재투표를 요구했으나 여당인 자민당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란은 일단 30분만에 끝났다. 하지만 산회 후 야당측은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 아키바 겐야 의원의 음주가 의심된다며 징계 요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맞서 자민당도 “야당에도 술을 마시고 입장한 의원이 있다.”면서 3명에 대해 징계 요구안을 냈다.taein@seoul.co.kr
  • [사설] 한국인에 보복하려 인질극 벌였다는데

    캄보디아 국제학교에서 발생한 인질극의 주범이 한국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인 학생 20여명이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왔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언제라도 우리 교민들이 또다시 비슷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물론 캄보디아 주재 한국 대사는 이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범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 해도 한국인에 대한 복수심을 언급했다는 것은 소홀히 넘길 대목이 아니다. 정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다시는 한국인들이 원망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해외에서 일부 한국인 관광객들의 도를 넘어선 행동이 현지인의 반감을 사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성매매·보신관광, 음주·소란행위, 골프장 추태 등 각종 스캔들은 ‘어글리 코리안’ 이미지를 만들고 한국인 테러를 낳기도 했다. 최근엔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늘면서 현지인 고용과 관련된 마찰음이 급증하고 있다. 국가간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고차원적인 갈등이야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체벌이나 욕설, 성희롱, 알몸수색 등 기본적인 인권 침해 사건들이 발생하는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집안에서 새는 독이 밖에 나가서도 샌다고, 설익은 기업정신과 인권의식, 차별의식들이 세계화시대 해외에 진출한 크고 작은 기업에서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이나 인력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나 의식의 선진화 없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캄보디아 인질사건은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해외진출자들의 의식 향상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