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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동원훈련 보상금 3만 2000원 인상 예정미국 등 해외선 현역과 동등한 수준 보상“왜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 하나”예비군 예우 위해 적정보상 반드시 필요 정부가 ‘동원훈련 보상금’을 올해 1만 6000원에서 내년에는 2배인 3만 2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일당이 아닙니다. ‘2박 3일’에 1만 6000원인 것을 2배로 올려주겠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남성, 특히 갓 군대를 제대한 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물론 정부 예산안일 뿐이고 아직 국회 의결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동원훈련 보상금은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도 또다시 생업을 포기하고 훈련을 받아야 하는 분들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예우하고 있을까요. 알아보려면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겠지요. 마침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얼마 전 국방부 의뢰로 외국의 예비군 훈련비 적정 보상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냈습니다. 8일 자료를 입수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우리나라 예비군 훈련비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간략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비군 훈련은 ‘동원훈련’과 ‘일반훈련’으로 나뉩니다. 동원훈련은 2박 3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현역과 마찬가지로 군 병력으로 ‘동원’돼 막사에서 기상하고 훈련하는 것을 말합니다. 2007년 처음으로 동원훈련 보상금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금액은 3000원이었습니다. ●택시타면 ‘합승’해야 하는 열악한 훈련비 보상금은 2008년 4000원, 2010년 5000원, 2014년 6000원, 2016년 7000원으로 조금씩 오르다 지난해 1만원, 올해 1만 6000원이 됐습니다. 교통비는 집에서 입영장소까지 30㎞ 이하일 때 기본 3500원에서 거리에 따라 점차 높여 61㎞ 부터는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100㎞라면 1만 1614원을 준다는 뜻이지요. 버스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아마 많은 분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겁니다. 교통비도 2008년 처음으로 1㎞당 92.55원을 주다가 점차 높여서 그나마 이만큼 올라간 것입니다. 하루치를 주는 일반훈련비는 더 열악합니다. 보상금은 없고 식비는 6000원, 교통비는 30㎞ 이하일 때 기본교통비 7000원, 31㎞부터는 동원훈련처럼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급해서 택시라도 타려고 하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방법은 불법인 ‘합승’을 선택하는 것 뿐입니다.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처음 만난 4명이 택시에 함께 타는 경험도 종종 해보셨을 겁니다. 생업을 포기하는 대가도 가혹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동원훈련 참가자 653명을 조사했더니 생업을 할 때 평균 일당 8~10만원이 35.4%로 가장 많았고 11만~13만원(19.9%), 14만원 이상(19.3%), 5~7만원(17.0%) 등의 순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의 인상을 막은 것은 예산당국이었습니다. 이미 소속직장에서 ‘공가’ 처리하고 급여를 받기 때문에 추가 보상하는 것은 ‘이중 수혜’라는 겁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고 제동을 걸었습니다. ●예산당국 “국방의 의무를 왜 추가 보상하나” 이 과정에 ‘애국페이’라는 비난이 나왔습니다. 왜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는 문제 삼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아마 화를 삭히기 어려우실 겁니다. 나와 내 자식 또는 친구, 동생이 오로지 국가를 위해 희생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식비와 교통비를 왜 내 호주머니에서 추가로 내면서까지 훈련을 받아야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해마다 예산당국은 소액 인상을 고수했습니다. 참다 못한 국방부가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어 실비 변상이 아닌 일당 수준의 보상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결국 내년 동원훈련 보상금을 2배로 인상하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 문제는 다음 기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대신 우리 제대군인 예우를 위해 먼저 외국의 사례부터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미국’을 가봤습니다. 2~4년간 예비군으로 복무하는데 ‘주말 소집훈련’이 월 1회 2일(16시간), ‘연례훈련’은 2주간 동원훈련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례훈련은 ‘지역 예비군 훈련센터’에서 주특기 위주의 개인훈련을, 동원소집훈련은 지정부대에서 집체훈련을 합니다. ‘마일즈’ 등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사격, 전술훈련 위주입니다.남녀 모두 병역의무가 있는 ‘이스라엘’로 가보겠습니다. 남자는 부사관 또는 병사로 32개월, 여자는 24개월을 복무하고 남녀 모두 38~44세까지 예비군으로 편성됩니다. 예비군은 지상군훈련소(NGTC)에 입소한 뒤 마일즈 등을 활용한 전술훈련을 해 훈련강도는 비교적 높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1개월 복무 기준으로 최소 181만원, 5일 이내로 복무하면 생업 일당의 140%를 줍니다. 여기에 훈련기간에 따라 10~37일까지 무려 40만 5000~162만 2000원의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그렇지만 예산 부담은 많지 않습니다. 전 국민이 매월 소득의 1.5~5% 수준의 보험금을 납부하고 1개월 미만 복무자는 보험기금으로, 1개월 이상은 세금으로 봉급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훈련비 세계 최하위인데 지급규정도 불분명 ‘독일’은 ‘부대예비군’과 ‘지역예비군’으로 나뉘는데 1년에 최대 30일을 훈련합니다. 사격, 구급법 등 다양한 훈련을 받는데 기본적으로 현역에 준하는 봉급을 주고 동원기간 생업을 못해 수입이 줄어들면 100%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대만’은 어떨까요. 1994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는 12개월, 이후 출생자는 4개월로 현역 복무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그리고 1년에 예비군 훈련 기간은 평균 7일 정도인데 일당 개념으로 훈련비를 주고 2일 이상 복무하면 해당 계급에 준하는 수당을 지급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원훈련은 식비, 교통비를 제외한 보상금이 2박 3일 1만 6000원, 일반훈련은 보상금 없이 하루 교통비 7000원, 식비 6000원을 제공하니 격차가 크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예비군 훈련비나 보상금에 대한 법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예비군법 제11조(실비변상)는 ‘예비군부대의 지휘관 및 동원 또는 훈련소집된 예비군 대원에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급식과 그 밖의 실비 변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오로지 책임만 있을 뿐 변변치 않은 훈련비조차 ‘할 수 있다’는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묶여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는 늘 예비군 훈련비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예비군 훈련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일즈 장비 등을 활용한 첨단 전술훈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적정 수준의 보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행히 정부는 2022년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을 최저임금의 50%인 9만 1000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당장 2배 인상을 앞두고 있는데,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 제대군인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생생리포트]日오사카 시장 “학생 성적 안오르면 교사들 월급 삭감”…커지는 반발

    [생생리포트]日오사카 시장 “학생 성적 안오르면 교사들 월급 삭감”…커지는 반발

    극우세력 출신 젊은 시장의 오만인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충정인가. 일본의 두번째 대도시인 오사카시가 내년부터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교원 인사평가 및 급여에 반영하겠는 시정방침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7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오사카시의 전·현직 교원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등 대표 20여명은 최근 요시무라 히로후미(43) 오사카시장에 대한 항의 성명서를 시교육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학교를 학력테스트 결과의 향상만을 좇는 왜곡된 교육현장으로 만들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오사카시의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어린이들에게 건네지 말라! 위험한 교과서’의 오사카지회 소속 이가 마사히로는 “(오사카시장의 계획대로 되면) 시험점수 향상이 학교교육의 중심이 돼 버린다”며 “시험 결과만으로 우리 자녀들이 평가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단은 지난 7월 31일 발표된 ‘전국 학력·학습 상황조사’(전국학력테스트) 결과.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문부과학성이 매년 실시하는 이 조사에서 오사카시는 2년 연속 20개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중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중 최하위인 20위를 했다. 그러자 보수우익을 자처하며 튀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요시무라 시장이 정부 발표 이틀 만인 8월 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국 학력테스트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달성 여부를 초·중학교 교장과 교사의 인사평가와 급여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사카시가 최하위라는 사실에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교원의 의식이 바뀌면 결과가 좋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예산권을 최대한 활용해 의식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내년에 20위에서 15위로 올라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 시교육위원회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교육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교원 평가체계를 논의, 연내에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계를 비롯한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하야시 요시마사 문부과학상까지 다음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력테스트는 전국적으로 학력을 분석해 교육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요시무라 시장의 발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오사카는 앞서 2015년에도 중3 학생들의 학력테스트 결과를 고입 내신평가에 반영시켰다가 문부과학성이 “원래 조사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제동을 걸어 1년 만에 중단한 바 있다. 교육계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의 교육수장까지 나서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요시무라 시장은 계획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오기 나오키 교육평론가는 “학력테스트 결과를 교원 인사평가 등에 반영하면 학교는 점수를 올리기 위한 지도에만 집중하면서 교육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오사카시에서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가 줄어들 것이며 그 결과로 교원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오사카시내 한 중학교 교장은 “가정의 경제적 격차와 생활환경 차이 등이 학력테스트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교원에 대한 강압적 시책보다는 주민들의 소득격차를 메우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정당인 일본유신의회 소속의 요시무라 시장은 중의원 의원을 거쳐 2015년부터 오사카시장을 맡고 있다. ‘전쟁가능국� ?括� 개헌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온 극우인사다.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에게 “샌프란시스코 공원 내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계속 유지할 경우 자매결연을 파기하겠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소득보장 강화·지역 균형발전 내용 담아 재원 대책 등 중장기 로드맵 마련하기로 방향성만 제시… 구체 방안 과제로 남겨 일부 “현재 추진 정책 나열·재탕에 그쳐” 문재인 정부가 6일 사회정책 분야의 국가 비전으로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 소득보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 등의 정책을 담아 ‘국민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사회정책 관련 부처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포용국가전략회의’를 개최했다.문재인 대통령은 “포용은 우리 정부의 중요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재원 대책까지 포함해 포용국가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만들어 달라”라고 지시했다. 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삶을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제를 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돼야 한다”면서도 “우리 현실에 맞는 정확한 재원 대책 등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전략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한 ‘소득보장제도 개혁’은 새로운 내용 없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조세 기반의 ‘기초소득’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보험료 기반의 ‘소득비례 사회보험’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논의 과제로 남겼다. 또 이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소득 하위 20% 노인의 기초연금 월 30만원 조기 인상, 이달 아동수당 지급 등 정부의 소득보장제도 강화 대책 대부분이 제시된 상황에서 추가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일자리, 노동 정책들도 ‘재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책기획위는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질이 매우 낮다. 공공복지기관과 서비스 확충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국공립 사회복지시설을 맡아 직접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역시 새로울 것이 없다. 그 외에 대기업 중심 원·하청구조 탈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불평등 완화, 비정규직 감축, 최저임금 인상, 성차별 금지 등도 과거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재원 대책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섞이기 쉽지 않은 ‘혁신’과 ‘포용’을 합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개념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전략과 일자리 창출 전략이 충돌할 수도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책 디자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PC 보급한 강서구, 수리까지 책임진다

    PC 보급한 강서구, 수리까지 책임진다

    소외계층에 5년간 200여대 전달서울 강서구는 정보소외 가구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사랑의 PC 보급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전국 최초로 PC 무상 수리 서비스를 한다고 3일 밝혔다. 강서구 관계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장애인, 국가유공자, 독거노인 등 저소득 가구는 컴퓨터가 고장 나도 출장 수리비 부담 때문에 방치하곤 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무상 수리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랑의 PC 보급은 지역 내 정보소외 가구를 대상으로 구청에서 보유 중인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5년간 200여대를 전달했다. 구는 사랑의 PC 보급 사업과 무상 수리 서비스를 위해 50~65세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을 모집했다. 구 관계자는 “사랑의 PC 보급 사업에 대한 높은 반응으로 최근 종합복지관, 장애인복지시설, 사회복지시설로 보급 범위를 확대했다”며 “사랑의 PC 사업과 무상 수리 서비스의 주민 이용률을 분석,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PC를 건네받은 권모(50·가양동)씨는 “집으로 직접 찾아와 공짜로 PC를 설치해 준 데 이어 언제 어느 때든 요청만 하면 공짜로 수리까지 서비스한다고 하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라며 “실생활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이런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생활밀착형 행정일 것 같다”며 웃었다. 노현송 구청장은 “어렵게 지내는 가구일수록 정보 접근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며 “정보에 어두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상위 0.1% 근로소득 6억 6000만…하위 10%의 1000배 육박

    상위 0.1% 근로소득 6억 6000만…하위 10%의 1000배 육박

    지난해 소득세를 신고한 근로소득 상위 0.1%의 1인당 평균이 6억 60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위 10%의 인당 평균의 1000배에 가까운 수치다. 극단적인 소득 양극화에 더해 ‘돈이 돈을 버는’ 이자·배당소득의 격차는 더욱 심하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지난해 소득 천분위 자료(2016년 귀속)를 분석한 결과다. 근로소득 상위 0.1%인 1만 7740명의 근로 총액은 11조 7093억원으로, 전체 소득 총액 439조 9935억원의 2.66%를 차지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6억 6000만원의 근로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매달 수입이 5500만원인 셈이다. 상위 10%의 근로소득 총액은 165조 8211만원으로 전체의 37.69%, 1인당 평균은 9300만원이었다. 반면 하위 10%는 총액이 1조 2326억원으로 전체의 0.28%에 그쳤다. 1인당 연간 소득도 7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자·배당소득의 소득집중도는 근로소득 격차보다 크다. 작년 한 해 상위 0.1%(5만 2083명)의 이자소득 총액은 2조 5078억원으로 전체의 17.79%다. 주식 보유 등 기업 투자에 따라 받는 돈인 배당소득의 경우 상위 0.1%(8915명) 총액은 7조 289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인 51.75%였다. 상위 0.1%의 1인당 평균 이자소득은 4815만원, 상위 0.1%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8억 1677억원에 달했다. 애초 예금과 주식 등 자산이 적은 하위 10%는 지난해 고작 1인당 평균 28원의 이자와 79원의 배당을 받았을 뿐이다. 근래 들어 복지국가의 역할이 전보다 강조되면서 근로소득의 격차가 미약하게나마 줄어들고 있다. 상위 10%의 근로소득 총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2013년 귀속) 40.12%, 2015년 38.01%, 2016년 38.09%, 지난해 37.67%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하위 10%의 근로소득 총액 비중은 2014년 0.18%, 2015년 0.26%, 2016년 0.27%, 2017년 0.28% 등으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자·배당·부동산 임대·사업·근로·기타소득을 모두 합산한 종합소득을 보면 단순한 근로소득보다 소득 격차가 더 크다. 실제 소득 양극화는 자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분석 자료가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의 경우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는 일용직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편이다. 심상정 의원은 “1800만 노동자 절반 가까이가 월급 200만원이 안 되고, 근로소득 상위 20%가 하위 20%의 36배 이상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상위 0.1%에 집중된 이자·배당소득은 극심한 금융자산 불평등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통계의 투명한 공개는 최근 논란이 되는 소득 불평등 지표와 세입 추계의 정밀성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국세청이 더 적극적으로 국세통계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턱대고 신용대출 받다간 봉 된다…최대 6.59% 금리격차

    무턱대고 신용대출 받다간 봉 된다…최대 6.59% 금리격차

    대학 재학 중 저축은행에서 연 23.8%의 신용대출을 받은 박모(29)씨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뒤 동료로부터 신용등급이 상승하거나 소득이 증가하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박씨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해 실제 금리가 연 17.0%로 인하됐다. 금리인하요구권을 몰랐다면 고금리 부담을 계속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직장인 김모(35)씨도 저축은행에서 연 11.0% 신용대출을 받으려다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통해 9.2%로 대출을 받았다.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중에는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몰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이자로 내는 경우가 많다. 저축은행 사이 금리를 비교하거나, 각종 서민금융상품을 찾아보면 같은 조건에서 대출금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우선 저축은행들의 제시한 대출금리를 비교해 보는 것이 기본이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평소 익숙한 저축은행을 이용하거나 대출모집인에게 문의한 후 대출을 받고 있지만, 저축은행 사이에서도 대출금리 차가 크다. 실제 올 7월 중 각 저축은행의 신용 7등급 신규 개인신용대출 평균금리를 비교해보면 최대 6.59% 포인트까지 금리차가 났다. 금융감독원 혹은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쉽게 금리를 비교할 수 있다. 또 저축은행 대출 상담 과정에서 신용조회회사(CB사) 개인신용등급을 반복적으로 조회해도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저축은행과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무턱대고 저축은행을 찾기 전에 서민금융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지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은행들은 새희망홀씨,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서민정책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대출대상이 신용등급 6~10등급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특히 저신용자에게 적합하다. 이자도 6.5~10.5% 수준이고, 미소금융은 2.5~4.5%까지 이자가 떨어진다. 만약 이미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았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신용등급이 상승하거나 연체없이 대출을 이용한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상대로 금리를 낮춰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따라서 소득·재산이 늘었다거나 승진으로 인해 회사 내 직위가 올랐다면 저축은행에 문의를 해 금리 조정을 받아야한다. 혹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게 됐다면 저축은행에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프리워크아웃은 실직 또는 급여 미수령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거나 치료비 부담 등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은 가입자에게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주거나 이자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31일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권은 취약차주비중이 높아 지원대상도 은행권과 차이가 있다”면서 “원리금 상환유예 뿐 아니라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으로 상환방법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정부, 금리동결 함의 새겨 경기 회복 최선 다해야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9개월 째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회에서 “내년까지 경제가 괜찮다고 한다면 그 이후를 생각할 때 정책여력 차원에서 금리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은 정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 품목을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이 이미 2%를 넘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총수요 정책이기 때문에 총공급이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주택가격 상승은) 풍부한 유동성이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불균형 축적을 방지할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까지 2회 연속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금통위원도 금리인상의 근거로 금융 불균형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번 한은의 금리동결은 ‘울며 겨자먹기’식 결정에 가깝다. 통화정책이나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하면 당장이라도 올려야 하지만 실물경제만 보면 되려 금리를 낮춰야 할 정도로 우리 현실이 암울하기 때문이다.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8년 6개월 만에 최소인 5000명으로 떨어지는 ‘고용쇼크’가 닥친데다가 소비자 심리와 기업 체감 경기 등도 최악이다. 고소득층을 제외한 중산층 이하 계층의 소득도 줄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 등 대외 환경도 좋지 않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5%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0.6%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환란 이후 최장기 투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와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동반 하락한 상태다. ‘경기 하락의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을 정도다. 경제는 심리다. 정부가 나서서 시장의 심리를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9개월 연속 경기 회복세’(8월 기획재정부 경제동향)라거나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는 식의 장밋빛 전망만으론 경제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 제대로 된 정책 대응을 하기 어려운데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어서다. 증가율 10%에 가까운 슈퍼 예산을 내년에 편성한 것도 경기가 안 좋기 때문이 아닌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기 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예산이 집행되기 전까지 실물경제의 추가적인 악화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미·중 통상분쟁 등 리스크 관리와 일자리 창출, 민생 개선 등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하는 게 필요하다.
  •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기로에 선 ‘한국형 복지국가’ 성공하려면

    최근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다.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각 나라가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과 정치적 제도, 역사적 유산 등에 따라 장애물의 양상이 다를 뿐이다. 우리나라는 복지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유독 이념 논쟁이나 대중영합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성공적인 복지국가들은 이념적 편향이나 교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민생정치의 관점에서 합의적이고 실용주의적으로 문제에 접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교육부총리를 지낸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 등 행정학자 4명이 함께 쓴 이 책은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합리적인 모색을 목표로 복지담론에 관한 이론과 지식을 총망라했다. 사회복지 정책의 개념과 철학, 복지국가 이론과 역사, 보건의료와 연금정책 등 어느 한 분야 놓치지 않고 꼼꼼히 다뤘다. 저자들은 “한국 복지국가는 발전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이제 복지를 좌우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우리 사회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의 하나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기초보장 사각지대 해소와 중산층도 의지할 수 있는 탄탄한 소득보장제도의 확립이다. 이 바탕 위에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결합이 필요하다. 둘째, 소득 격차와 사회적 이동성 저하를 막기 위한 공보육과 공교육의 역할 강화다. 셋째,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 제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국가의 물질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경제 활력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지만 복지국가를 향한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길잡이임에 틀림없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2009년 초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책을 내놨다.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등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누구도 재벌 특혜 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망하는 줄 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천하’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려 미국 정부의 긴급 자금에 연명하고 있었다. ‘공공기관 대졸 초임 30% 삭감’ 같은 정책도 버젓이 시행될 정도였다. 당시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유일한 동아줄은 재정건전성이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0%를 크게 밑돌았다. 이후 4대강 사업 등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 비율은 39.5%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빚을 지면 후세가 고생한다’는 간명한 진리를 누구나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부는 내년부터 확장적 재정정책을 본격화한다. 급격한 고령화나 통일 등을 감안했을 때 나라 곳간은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향후 경제가 더 나빠졌을 때 예금처럼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적금을 당겨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데다 서비스업 등 산업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사정이 어렵다고 무조건 지갑만 닫는 건 하수(下手)의 정책이다. 제대로만 쓴다면 재정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국가채무를 GDP 대비 45% 수준으로 높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권고할 정도다. 나라 살림의 최선은 쓸 돈은 쓰면서도 곳간은 튼실히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돈을 덜 쓰거나 세수를 통해 돈을 더 많이 거두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나라 가계부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세수 확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년 국세수입은 지난해 법인세 인상 등의 효과로 11.6% 증가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4% 초반대로 뚝 떨어진다. 통합재정수지가 2020년 이후 적자로 전환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40%를 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산층을 뺀 고소득층만의 증세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2016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펴낸 ‘소득수준별 세 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소득세율 3% 포인트 인상을 ‘초고소득층’, ‘중산층 이상’, ‘전 계층’에 적용했을 때 각각의 세수 증대 효과는 6.3%, 23.7%, 8.6% 등으로 분석됐다. 내년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 추정치가 대략 55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상 증세는 13조원, 전 계층은 21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반면 초고소득층만 적용했을 땐 3조원 남짓에 그친다. 소극적인 세제정책은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인 소득 양극화 해소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5.23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대치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실제 소득에서 세금을 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등 국가의 재정정책이 적용된 뒤의 소득을 말한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균등화 전후 소득 증가율은 각각 10.3%, 10.2%로 변함이 거의 없었다.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재정정책이 상위층을 대상으로는 전무하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소득 급증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증세는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많이 걷을수록 민간의 경제 활력은 줄어든다.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 보유세 면에서는 다행스럽게도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서민 중산층을 기둥으로 삼는 ‘촛불 정부’의 모습으로는 부족하다. 빈부격차는 천정부지로 벌어지고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창업 욕구는 떨어지고 출산은 미루기 마련이다. 증세는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중부담 중복지를 통한 보편적 복지가 필수적이다. 복지확충 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서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현실을 이미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앞으로 1년 9개월간 선거가 없다. 중산층 이상의 보편증세를 위해 여론을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래야 집토끼도 떠나지 않으면서 우리를 튼튼히 만들 수 있다. 더욱 담대한 개혁을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부패권력은 어떻게 국가를 파괴하는가/세라 체이스 지음/이정민 옮김/이와우/314쪽/1만 6000원 저자가 10여년간 취재한 ‘부패 보고서’ 주택 개발로 차익 챙긴 대통령 가족 등 정치인 도덕적 붕괴가 경제 붕괴 원인 내전 종식 후 아프간 상황 생생한 증언‘예절, 절제, 그리고 옮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의 부재는 경제적으로도 대재앙을 일으킨다.” 2008년 파탄 직전까지 갔던 아일랜드 사태를 색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주목받은 아일랜드 칼럼니스트 핀턴 오툴의 유명한 일갈이다. 공직자와 은행 고위간부, 그리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똘똘 뭉친 부패정치 네트워크를 파헤친 오툴은 이렇게 경고한다. “시민들은 자신을 둘러싼 명백한 범죄에 정면 대응하길 꺼린다. 그 경향은 부패와 연관될 때 더욱 심해진다.”#1.아프가니스탄 고위 공직자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뒤 검찰이 관련 혐의 증거와 함께 거액의 현금 다발까지 확보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석방을 지시하고 TV에까지 등장해 무고를 주장한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보직 해임되고 체포 영장을 승인한 검찰 부총장은 스파이 누명을 쓴 채 해임된다. #2.세관, 부패한 관리와 기업가들이 결탁해 불법으로 물건들을 들여오고 값싼 수입품들을 무한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깔아 놓는다. 권력에 줄이 없는 지역 상품 생산자며 수입업자들은 경쟁력을 잃고 도산한다…. 1996년 탈레반의 카불 점령으로 시작해 5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내전.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이 내전은 종전 이후의 비참한 양상 탓에 더욱 회자된다. 책은 10여년간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살면서 건져낸 ‘부패 고발서’로 눈길을 끈다. 부패권력이 국가를 망쳐 가는 과정과 암묵적 동조가 부른 비극상이 생생하다. 아프간의 부패상은 지독하다. 내전 종식과 함께 탈레반이 떠난 칸다하르에는 폭력이 난무했다. 폭력을 피해 시민들이 모여든 공유지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고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통령의 형과 그 형제들이 공유지를 헐값에 사들여 주택단지를 개발, 시민을 상대로 비싼 가격에 집을 팔아 엄청난 차익을 거둔 것이다. 탈레반 수감자들의 말을 전하는 관리들의 증언이 충격적이다. 탈레반 가입 동기가 민족적 편견이나 이슬람교 무시, 미군 영구 주둔에 대한 우려, 민간 사상자들에 대한 원한 때문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프간 정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했고 부패가 확산되다 못해 제도적으로 자리잡자 비폭력적 방법으로는 아프간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물론 당시 아프간과 탈레반의 국제, 정치적 역학 관계는 슬쩍 비켜간 진단일 수 있다. 하지만 아프간 관리들과 시민, 탈레반 수감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그 부패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고스란히 입증한다. 특히 아프간과 연결해서 소개한 이집트, 튀니지, 나이지리아의 부패 사례는 우리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인문주의자로 통하는 에라스무스는 일찍이 간파했다. “그렇게 입이 쩍 벌어지는 소득 격차는 우연히 생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권력층에게 유리하도록 온갖 법을 개정하고 특혜를 몰아준 결과다.” 600년 전 에라스무스가 경고한 부패의 문제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경제평론가 알다 지그문트 도티르의 말을 결론삼아 전한다. 정부 관리들과 은행 간부들이 결탁한 부패정치 탓에 2008년 경제 붕괴를 맞은 아이슬란드를 꼬집은 말이다. “아이슬란드의 붕괴는 경제적 붕괴일 뿐 아니라 도덕적 붕괴이기도 하다.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표면 아래서 꿈틀댄 광범위한 정치부패와 방치를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재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계동향조사 소득·지출 다시 합친다

    표본 달라 연속성 문제 불거질 가능성 통계청이 황수경 전 청장 경질 논란으로 번진 가계동향조사 통계의 소득과 지출 부문을 다시 합친다. 표본이 달라 표본의 연속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29일 내년도 가계동향조사 예산을 159억 4100만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28억 5300만원의 5.6배로 가계동향조사 개편을 위해 대폭 늘렸다. 가계소득은 최근 소득주도성장 폐기론을 불러온 통계다. 올 1·2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급감하고 상위 20%(5분위) 소득은 급증해 빈부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서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가계동향조사에서 지출 부문만 연 단위로 발표하려고 했다. 소득 통계가 고소득층 응답률이 낮아 신뢰성이 떨어져서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때 여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려면 소득 통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정이 번복됐다. 지출 통계 표본은 1만 2000가구, 소득 통계는 8000가구로 달라 연계도 어렵다. 통계청은 앞으로 두 통계를 합쳐도 소득 통계는 따로 만들고 2020년부터 합친 통계를 내놓을 방침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가 면접 조사를 기초로 하고 표본도 적어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실측 가능한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국세청이나 (근로복지)공단 등의 행정자료로 설문조사를 보완하는 것은 검토가 돼 있다”면서 “어느 정도로,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게 될지는 (보고를 받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3.7조 투입…“민·관 112만개 고용 창출”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3.7조 투입…“민·관 112만개 고용 창출”

    사회서비스직 6만개 늘린 9만 4000개 구직청년 10만명 6개월 月50만원 지급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40% 삭감 논란 전문가 “민간기업 투자 더 늘려야 효과”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내년도 예산의 핵심으로 삼은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역설적 상황 때문이다. 일자리를 확대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였는데 오히려 일자리와 소득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지난 2월부터 10만명 안팎(전년 대비)에 그쳤던 취업자 증가폭은 급기야 지난달에는 5000명까지 추락했다. 소득 하위 20%의 가계소득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년 전보다 11만 2000원, 10만원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 20%의 소득은 86만 1000원, 84만 9000원 늘어나 빈부 격차는 더 심화됐다. 정부는 28일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공공 부문과 민간을 합쳐 내년에 11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2.0% 늘린 23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짰다. 노인과 경력 단절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 재정 지원 일자리를 대폭 확대한다. 내년에 3조 7666억원을 투입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90만개 이상 만든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 51만개에서 내년 61만개로 늘린다. 여성들이 주로 일하는 아이·노인·장애인 돌봄서비스도 12만개에서 13만 6000개로 1만 6000개 더 만든다. 장애인 직접 일자리는 1만 7000개에서 2만개로 확대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올해보다 6만개 늘린 9만 4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보건·복지 일자리는 8만개를 늘린다.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2만명과 보조교사 1만 5000명, 아이돌보미 7000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6000명, 치매안심형 요양시설 2000명 등이다. 안전·문화 분야에서도 아동안전지킴이 1000명, 성폭력 피해 지원 319명,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223명 등 1만 3000명을 충원한다. 청년일자리도 늘린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신설해 내년부터 중위소득(총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순위를 매길 때 한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 120% 이하 구직 청년 10만명에게 6개월간 매월 50만원을 준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2만 4000명에게는 3개월간 월 30만원의 구직촉진수당도 지급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발굴한 지역 청년 취업·창업 연계 사업을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도 1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한다. 직업 훈련도 강화한다.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사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을 신설한다. 내년에 총 246억원을 들여 13만 6000명을 교육한다. 실업자에게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교육하는 선도 인력 양성 훈련은 인원을 700명에서 1300명으로 늘린다. 일자리 예산 확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와 올해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 관련 5대 분야에 42조 58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최근 고용 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쁘다.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공공 일자리는 한시적이어서 결국 민간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기업 투자 확대와 해외 기업 유턴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청년과 기업 등 수요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예산 투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올해부터 지급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액이 내년에 줄어드는 점도 논란이다. 자영업자가 종업원 1인당 받는 지원액은 내년에도 13만원으로 올해와 같다. 얼핏 보면 지원금이 안 깎인 것 같지만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는데도 지원금은 올해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정부가 올해 인상분에 대한 지원폭을 내년에 40% 깎기로 해서다. 올해 지원분은 최저임금 인상률 16.4% 중 최근 5년 평균 상승율 7.4%를 뺀 9.0% 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인당 13만원이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데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인당 5만 4000원을 더 줘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한시적인 것으로 계속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 “근로장려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등 소상공인 대책으로 최저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론] 교육난제 함정 벗어나 미래로 가는 길/박남기 광주교육대학 교수

    [시론] 교육난제 함정 벗어나 미래로 가는 길/박남기 광주교육대학 교수

    “여성은 남성보다 치아 개수가 더 적다.”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말이다. 놀랍게도 2000년 동안 유럽인들은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사실 여부를 굳이 확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패러다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을 비웃는 우리들도 교육과 관련해 어쩌면 이와 유사한 오류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대입 문제를 비롯한 교육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급변하는 미래를 위한 대비가 관심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잘못됐기 때문일 수 있다. 잘못된 믿음 중 하나는 대입제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문제가 더욱 악화될 뿐 해결되지 않는 이유의 하나는 대입 문제로 보이는 과도한 경쟁, 사교육비, 학습부담과 스트레스 등등이 실은 사회의 극한 경쟁 상황이 대입이라는 벽에 비춰져 만들어진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대입 제도 개선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의 노력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깨달아야 할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계층 간 교육 격차 문제가 대입 전형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이든 학생부종합 위주 전형이든 중상층에 불리한 제도는 없다. ‘개천의 용’은 실력을 제대로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력주의 원칙을 깨고 실력과 무관하게 이들을 위한 별도의 전형을 마련해야 나타날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이 가장 절실한 부분은 능력(실력)주의 사회에 대한 환상이다. 역대 정부는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가 구현되면 보다 공평하고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어 왔다. 그런데 노력할수록 제반 사회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유는 우리 사회의 경쟁과 갈등, 대입 전쟁, 소득 및 교육 격차 심화, 학벌 심화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 사회가 만든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믿음과 달리 학벌도 실력주의를 타파해야 완화된다. 뛰어난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몰리고, 이들이 좋은 교육까지 받은 상황에서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택하더라도 모두가 선호하는 직장의 신규 채용에서 몇 개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을 줄이기 어렵다. 비율을 줄이는 방법은 신규 채용 합격자 중에서 한 대학 졸업자가 5%를 넘을 수 없다는 식의 파격적인 실력주의 타파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향후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중장기 교육 방향을 정할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교육 관련 현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전 단계이자 대통령 자문위원회인 국가교육회의가 대학 입시라는 함정에 빠져 미래를 향한 여정을 출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 제도와 관련한 믿음의 타당성 여부를 데이터 기반 연구를 통해 최대한 밝혀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실력주의라는 미몽에서 깨어나도록 도울 때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육 개혁 의제 선정도 가능해질 것이다. 교육 개혁 의제 선정시 교육 개혁으로 직접 해결이 가능한 ‘교육 의제’와 범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교육 관련 의제’로 나눌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은 급변하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역할과 동시에 미래를 창조하는 역할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그려 내고, 그러한 미래를 위해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근본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미래 교육 방향의 결정권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거대한 하나의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동참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대통령과 여당은 대통령 선거 공약의 굴레를 벗어던져야 한다. 자신들의 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진영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의 구체적 상황을 바르게 이해하고 절충적 해결책을 찾는 ‘정치적 중용’의 길을 걸어야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밝힌 ‘20년 집권 정당’이 되려면 단임제 정권의 조바심에서 벗어나 장기 비전과 느긋함을 보여 줘야 한다. 어느 집권당이든 장기 집권의 꿈에서 초월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놓은 대통령과 집권정당으로 기억되겠다는 꿈을 꾸고, 이를 구현하려고 노력할 때 국민의 마음을 얻는 장기 집권당이 될 것이다.
  • [사설] 상용 근로자 늘었다고 ‘올바른 경제정책’인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어제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실장의 발언은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는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의원대회 축사를 부연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체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 성장률이나 가계소득도 높아졌다”며 현재의 경제정책 방향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일부 고소득층이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만 보고 이런 인식에 도달한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영세 자영업자나 임시·일용직 노동자들의 소득은 크게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2분기 실질소득은 월평균 127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만 6000원(9.0%)이나 줄었다. 반면 4분위와 5분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각각 3.3%, 8.6% 증가했다. 고용도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7월 사정이 나은 상용 근로자는 27만 2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 2000명 증가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10만 8000명, 일용근로자는 12만 4000명 줄었다. 현재의 빈부격차 심화나 일자리 대란은 상당 부분 과거 경제정책의 유산이거나 생산인구 감소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내수를 성장동력으로 삼는 소득주도성장론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한 의지가 꼭 선한 결과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은 정책의 부작용으로 당장 생존에 급급해하는 실정이다. 복지제도 확충 등 소득주도성장의 다른 정책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52시간 근무제의 탄력적인 운용 검토도 필요하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소득재분배 정책도 대담하게 펼쳐야 한다.
  • 靑, 소득주도성장 ‘밀어붙이기’ 의지

    강, 文정부 소득분배 관련 밑그림 그려 홍장표 위원장과 같은 ‘학현학파’ 출신 정치권 “소득주도성장론자 전진 배치” 황 前 청장 ‘부정적 통계’로 경질 해석 청와대가 26일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52)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강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신임 청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밑그림을 짠 ‘학현학파’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홍장표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과 맥을 같이한다. 정치권과 관가 안팎에서 강 신임 청장을 홍 위원장 라인으로 분류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차관급 인사의 핵심은 통계청장”이라면서 “야당에서 홍 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등 이른바 ‘소주방’(소득주도성장 3인방)을 경질하고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는데 청와대가 한발 물러서기는커녕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차관급 인사가 ‘교체’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통계청장 인사는 황수경 전 청장의 ‘경질’로 간주되는 이유다. 통계청이 소득주도성장에 부정적인 통계를 내놔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가계소득 동향조사 결과 소득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급감해 빈부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소득주도성장 폐기 논란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또 통계청이 소득조사 표본을 기존 55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층 가구 비중을 높인 점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결국 청와대가 황 전 청장 아래에서 만들어진 가계소득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필요한 지표를 통계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발탁 인사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상용직 늘어 고용 개선됐다는데 임시·일용직 급감… 최악 빈부차

    상용직 늘어 고용 개선됐다는데 임시·일용직 급감… 최악 빈부차

    30~40대 일자리 40만개 이상 사라져 “소득주도성장 한계” “옳은 방향” 팽팽고용 상황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눈높이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고용률과 상용근로자 수 등을 근거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고 전반적인 가계소득도 높아졌다”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긍정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와 소득은 줄어 빈부 격차를 키웠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1월(-1만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다. 하지만 지난달 상용근로자 수는 27만 2000명 증가했다. 이는 임금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다.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정부 논리의 핵심이다.더 큰 문제는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임시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 8000명 줄어 23개월째 감소세다. 일용근로자 수도 12만 4000명 감소해 9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러한 임시·일용직 감소는 저소득층 소득에 직격탄이다.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3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132만 5000원으로 오히려 7.6% 감소했다. 2분기 기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소득은 913만 4900원으로 10.3% 급증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뺀 실질소득을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1분위의 2분기 실질소득은 월평균 127만원으로 1년 새 9.0%(12만 6000원) 급감했다. 명목소득보다 감소 폭이 더 크다. 5분위 실질소득은 875만 9000원으로 8.6% 늘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도 나빠졌다. 소득 1분위의 2분기 균등화 사업소득은 18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6%나 급감했다. 균등화 소득은 가구원 수의 영향을 배제한 수치로 1인당 소득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경기 둔화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이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일자리·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령별로는 우리 경제의 허리 세대인 30~40대의 취업자 수가 전방위적으로 줄어들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30~40대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38만 6514명이나 줄었다. 부동산업 40대 취업자가 2만 9573명, 숙박·음식점업 30대 취업자가 1만 166명 줄어든 것까지 더하면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계층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궤도 수정 없이 임시방편으로 재정만 투입한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정부의 부채주도성장과 비교해 소득주도성장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고용·소득 등 경제지표를 개선하려면 공정경제 확립과 저출산 해결, 제조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제정책, 읍참마속의 결단 필요하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 압승 직후 ‘등골이 서늘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민심의 파도, 그것은 한순간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반대로 뒤엎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이다.이제 그 민심의 향배는 서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향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고 80%대를 오르내렸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50%대로 주저앉았다.한반도 평화정착의 기틀을 마련하고 군과 사법 개혁 등 과감한 적폐청산으로 국민적 찬사를 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경제문제가 블랙홀처럼 모든 국정 사안을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국민들의 관심사가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는 것(食)이 하늘(天)’이라는 명제가 바로 민심의 요체다. 민심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해 역대 최대로 오른(16.4%) 최저임금이 도화선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내년에도 두 자릿수(10.1%) 인상이 결정됐다. 지난 2분기(4~6월) 하위 40% 가계 소득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감소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용직과 임시직 등 하위 계층의 노동자들이 대거 고용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연일 거리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나서는 와중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빈부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로서 참으로 아픈 대목이다. 문제는 최저임금 문제를 소득주도성장 무용론으로 확산시키려는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이다. 한가지 쟁점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전략적 주도’ 전략이다. 과거 보수세력들이 노무현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한 수법이었다. 최근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경제위기·망국론 프레임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정권을 괴롭혔던 가계부채나 소득분배, 부동산 문제 등에 속 시원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현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소득주도성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의 모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재벌·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우리나라를 미국 다음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나라로 만들었다. 노인 빈곤율 1위가 말해주듯 저소득층은 절망의 상황에 봉착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소비와 내수를 진작해서 궁극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내용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당위성과 큰 방향에 대해서 반대보다 찬성이 많은 이유다. 정부로선 미·중 무역전쟁이나 고령화, 청년층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조선업 등 제조업 붕괴 등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려는 국민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경제위기 프레임이 작동하는 한 그 어떤 해명도 먹히지 않는다. 되레 정부의 무책임성만 부각시키고 역효과를 낳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수요자인 국민들과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한다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저임금 정책은 이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벌이로 먹고살아야 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정교한 보완책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 기간이라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시장의 원리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의 상승폭과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의 정책이 맞다’는 자세는 불통의 정신과 정권의 경직성만 부각하는 꼴이 된다. 무엇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제갈량의 의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빌 클린턴(재임기간 1993~2000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보자. 재임 초기 건강보험 개혁 등에 실패하면서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크나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심기일전해 1990년대 최장기 경제 호황을 이끈 주인공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속결하려는 조급증과 경직성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최고의 정치는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한다”(上善若水)는 대목을 되새길 때다. oilman@seoul.co.kr
  •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청소년 뽑아 ‘계층이동’ 지원한다

    내년 복권·체육기금 등 총 422억원 투입 月 40만원 장학금…대학생 지원도 확대 정부가 잠재력이 있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월평균 4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계층이동 희망사다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내년에 계층이동 희망사다리 프로젝트에 복권기금과 체육진흥기금 등 총 42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소득 하위 20% 가구 대비 상위 20%의 교육비 지출액이 2011년 6.1배에서 지난해 9.3배로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다. 현행 저소득층 교육 지원은 등록금, 교재비 등 학교 수업만 가능한 수준이어서 교육 격차 해소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저소득층 중고생을 대상으로 ‘복권기금 장학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교육급여 수급자와 차상위자, 한부모 자녀 등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소득) 50% 이하 가정의 학생 중에서 뽑는다. 일단 내년에 중2~고3 학년별로 300명씩 1500명을 뽑아 중학생 월 30만원, 고등학생 월 4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이후 대학생(월 50만원)까지 대상을 늘려서 연간 총 5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학금 외에도 후견인을 둬 1대1 멘토링을 실시하고 교육캠프 등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체육 유망주를 따로 뽑아 ‘체육기금 장학사업’도 펼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자, 한부모 가정의 초·중·고생 1500명을 대상으로 초등학생은 월 35만원, 중학생은 월 40만원, 고등학생은 월 45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취약계층 대학생들에게 해외 유명 대학 어학 연수와 문화 체험 등 해외 연수를 지원해 온 ‘파란 사다리 장학사업’은 내년에 지원 규모를 800명에서 1200명으로 확대한다. 1인당 연수·체류 비용으로 5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학생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멘토로서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고 장학금을 받는 ‘교외 근로 장학사업’도 지원 대상을 올해 9000명에서 내년 1만 6000명으로 늘린다. 멘토로 참여하는 대학생은 시간당 1만 500원(학기당 최대 450시간)씩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부 “고령화·건설업 부진 탓” 전문가 “최저임금 속도조절해야”

    정부 “고령화·건설업 부진 탓” 전문가 “최저임금 속도조절해야”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 5.7%P 증가 정부 “도소매·건설 일용직 고용 감소” 전문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장기 로드맵에 근거한 재정확대 주장도올해 2분기 소득 분배 지표도 최악을 기록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다시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일자리 부진과 소득 분배 악화가 고령화와 업황 부진으로 실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근본 대책 마련보다는 ‘땜질식’ 재정투입만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23일 통계청의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소득 하위 20%(1분위)의 5.23배로, 2008년 2분기(5.24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다. 올 1분기에 5.95배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최악의 분배 성적표가 나왔다. 정부는 1분위 가구의 소득이 급감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고령층(70세 이상) 가구의 증가를 꼽았다. 고령층 가구는 취업 비중이 낮고 임금이 낮은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에 소득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주의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5.5%였지만 올 2분기에는 41.2%로 5.7% 포인트 늘었다. 정부가 분석한 또 다른 원인은 고용과 업황 부진이다. 1분위에서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임시·일용직 고용이 축소됐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줄었다. 이 계층의 일자리는 2분기에 1년 전보다 18만개가 줄었다. 건설 투자 둔화에 따른 건설 일용직 감소도 1분위 소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파급효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세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최근 고용증가 둔화로 가구별 취업인원수가 급감하면서 1~2분위 소득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산층 소득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94만 2300원으로 1년 전보다 0.1% 줄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0.3% 줄어든 뒤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반면 4·5분위는 임금 상승 폭이 확대되고 고용증가로 소득이 늘어나 격차가 확대됐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4·5분위에서 가구당 취업인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 5.0% 증가한 것도 소득 격차를 벌리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속도조절 등 기존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악화가 일부 영향을 주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정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음식·숙박업 근로자들 중에는 1분위의 임시 근로자들이 많아 소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종사자 지위별, 업종별로 달리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책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소득분배 악화는) 최저임금만 올리고 다른 경제민주화 조치를 하지 않은 결과”라면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 대기업의 초과이익공유제 등 관련 세제를 개편하고 장기 로드맵에 근거한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날 당정 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짜기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에만 세금이 계획보다 19조원 더 걷혔고 내년 세수 상황도 좋을 것으로 보여 고용과 가계소득 증대에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공 일자리와 저소득층 소득 지원에 여유가 있는 나랏돈을 더 투입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옳지만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계는 물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까지 나서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과 가계소득 참사를 불러왔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앞세워 4차 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에서 새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4차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고용이 창출되기 전까지는 침체된 주력산업의 부활을 이끌 정책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하위층 7.6% 감소 때 상위층 10.3% 늘어 저소득층 사업소득 최대폭 하락 등 여파 내년 재정 최대한 확장…“땜질뿐” 비판올해 2분기 소득 분배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7.6%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3% 늘었다. 고용 참사에 이어 소득 분배마저 악화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올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월평균 132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근로소득(51만 8000원)은 15.9%, 사업소득(19만 4100원)은 21.0% 급감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 4900원으로 10.3%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상·하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올 2분기 소득 상·하위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배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였던 2008년(5.24배) 이후 최악의 수치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당정 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내년에 최대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내년 예산에 청년 일자리 대책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어린이집 보조교사 1만 5000명을 확대하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최대한 확충하기로 했다. 200억원을 투입해 저소득층 구직촉진 수당도 신설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 재계와 자영업자 등이 주장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또다시 땜질식 재정 투입만 계속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나랏돈으로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손해를 보전해주고 공공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인데 재정 투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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