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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잇단 경제위기 경보, 정부 대처 제대로 해야

    한반도 외교안보 정세는 요즘 ‘한여름’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변수지만, 지난해와 달리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문제는 경제다. 경제 문제만 놓고 보면 대내외 변수가 요동치는 탓에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질까 우려할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먼저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는 올해 ‘6월 위기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탈리아 및 신흥국의 통화 불안 등이 맞물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도 큰 악재다. 세계은행(WB) 등도 향후 2년간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의 데자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본 한 달 전에 비해 부정적인 톤이 강해졌다. 투자는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는 데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고용 불안과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등 부작용은 이미 지적됐다. 다음달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도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다.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 현장에서 시행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는 시행 2주 전인 다음주에야 관련 안내 책자를 배포하기로 했다.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은 3개월 전에 가이드북을 제시했는데도 현장에서 수개월간 혼란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 방기에 가깝다. 경기 하락기에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건 부담이 크다. 한 해 12조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예측도 나오는 만큼 충격을 완화할 치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야당 등이 제기하는 ‘경제 위기론’은 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몰두하는 바람에 자칫 경제 이슈는 등한시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코리아 리스크’ 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호재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득주도성장론과 더불어 이른바 ‘J노믹스’의 양 축인 혁신성장 면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최근 실물과 금융시장에 드리운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문 대통령이 주문한 대로 혁신성장의 대안을 제시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들 역시 ‘수익이 눈에 보여야만 투자하겠다’는 보수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책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반기업 정서 탓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볼멘소리만 반복하면 누가 옹호하겠는가.
  • “최저임금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부 아니다, 영향 분석 어려운 일…KDI, 어이없는 실수”

    “최저임금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부 아니다, 영향 분석 어려운 일…KDI, 어이없는 실수”

    “대기업·中企 격차 최대 과제… 경제 혁신·복지 등 함께 돼야”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소 효과가 최대 8만여명에 이른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비판한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최저임금 논란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위기론으로까지 번지는 것에 대해 “꼬리가 몸통을 건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전부는 아니라는 취지다.이 국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ILO 사무실에서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논란과 소득주도 성장의 위기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국장은 2000년부터 ILO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 한국인 최초로 고용정책국장에 임명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ILO에서 근로 시간과 임금, 노동시장 정책을 연구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분석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KDI는 그런 면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했고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결과를 적극적으로 발표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노동계가 반발하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정기상여금은 (산입의) 여지가 좀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가 다 동의하는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복리후생비는 좀 유보적인데, 급여라기보다는 비용에 가까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 결정은 노사가 충분히 논의하고 공통 분모가 있을 때 법률 합의를 하는 게 가장 좋다”며 “이번 개정안은 좀 갑작스러운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고용 감소 효과와 소득주도 성장 위기론에 대해서는 “소득주도 성장에서 최저임금이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주 결정적인 건 아니다. 소득 분배와 관련한 경제 정책이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소득 분배의 정상화는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장 효과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또 원·하청 불공정 거래와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깎다 보니 중소기업의 노동 생산성이 계속 낮아지고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에 한계가 생긴다”며 “중소기업 사정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려고 하니 어려운 점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 분배만 개선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연구개발(R&D)과 혁신, 생산성 투자를 기본적으로 잘 해야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만이 아니라 근로소득장려세제(EITC) 등 복지와 경제 정책이 패키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대책이 조세 문제를 꺼내지 않고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정말 중요한 조세 문제를 외면하고 손에 잡히는 최저임금만 건드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노동계 우려 불식하고, 속도 조절도 필요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산입 법위를 확대한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의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로 노동계는 ‘개악’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한 법에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정권이 악법 중의 악법을 의결했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헌법소원 등은 물론 오는 30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라 이른바 정부와 노동계 간의 ‘사회적 대화’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개정안에 상여금 포함은 불가피하지만, 숙식비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까지 포함한 것을 우리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복리후생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보전 수단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탓이다. ‘어떤 임금이든 월 단위로 쪼개 지급하면 최저임금으로 둔갑할 것’이라는 노동계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오죽하면 국회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조차 산입 범위 논의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22만원을 올려 주고 (산입 조정으로) 20만원을 깎자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을까. 이 때문에 최저임금 산입 확대 이후 사업주들이 현물로 지급하던 복리후생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의 ‘꼼수’를 막을 내용이 시행령 등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은 정부 내부에서도 격화했다. KDI가 그제 낸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을 연 15%씩 올리면 2020년에는 고용 감소가 14만 4000명”이라고 밝히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에 불을 지폈다. 청와대가 ‘최저임금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주장한 직후의 국책연구소 발표라 논란은 격화됐다. 결국 청와대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모든 것이 나빠진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정확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영세 자영업자 등이 고용을 줄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여기에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도 있어 비정규직의 ‘고용 박탈’은 심화하고 있다. 임금이 오르면 근로소득은 늘지만, 일자리는 위축되는 게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는 저소득층의 소득 증진을 꾀하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란 대선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신호가 요란하다면 공약 실천에 매몰되기보다 다른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인상속도 조절과 함께 근로장려금(EITC) 지원이나 노령층 기초연금 확대 등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과 짝을 이루는 혁신성장도 가시적 성과를 내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 안철수 “박원순 서울시정, ‘문워크’ 댄스처럼 후퇴해”

    안철수 “박원순 서울시정, ‘문워크’ 댄스처럼 후퇴해”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4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지난 7년간 서울시정에 대해 “서울시가 앞으로 가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뒤로 가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walk)’ 댄스를 즐겼다”고 비판했다.안 후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19세기 서울성곽을 복원하고 20세기 도시를 재생하느라 21세기 미래에 투자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서울은 존재감을 상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이 한 번 더 4년을 하면 서울은 회생이 불가능할 것 같아 제가 이제는 쉬도록 해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위대한 서울시민께서는 지방선거에서 늘 야당을 지지했다. 시민이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리를 지켜내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혁신성장의 길로 방향을 바꾸기 위해 시민들께서 야권 대표선수 안철수를 찍을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잘못된 정책 때문에 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졌다. 참혹한 상태가 곧 닥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이 승리하면 잘못된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테고 당장 내년 정도가 되면 경제적인 파국이 올까 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근로자가구 90%, 최저임금 인상 효과 누렸다”

    靑 “근로자가구 90%, 최저임금 인상 효과 누렸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근거가 되는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 가구별 소득을 기준으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 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개인별 근로소득으로 환산해 분석하면 90%가 지난해보다 올해 소득증가율이 개선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직자, 자영업의 소득 감소 등은 외면한 ‘입맛대로 통계’라는 지적이 나온다.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통계청 자료를 국책연구기관(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근로자가구의 소득은 전체 가구 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전 분위에 걸쳐 늘어났다”면서 “근로자외 가구에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소득 하위 20%(1분위) 근로자가구의 1분기 가계소득은 1년 전보다 0.2% 증가한 반면 근로자외 가구의 가계소득은 13.8% 줄었다. 그 결과 1분위 전체 가구의 소득이 8.0% 줄었다. 하지만 소득 상위 20%(5분위) 근로자가구의 가계소득이 10.2% 증가한 것을 볼 때 저소득층과의 소득 증가 격차가 여전히 크다. 또한 근로자가구의 근로소득이 늘어난 사실만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차라리 근로자외 가구에서 1분위는 가계소득이 13.8% 감소하고 5분위는 9.3% 증가한 것이 실상을 더 정확히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장을 잃지 않았다면 당연히 저소득 근로자 임금은 올랐을 것”이라며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직자이기 때문에 개인 근로자 기준이 아니라 모든 가구 기준으로 봐야 최저임금 효과가 제대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수석은 또 통계청 자료를 가구 기준이 아닌 개인별 소득 기준으로 분석한 국책연구기관의 두 가지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가구주와 배우자 이외 기타 가구원의 소득을 1명의 소득으로 간주하는 방식과 기타 가구원의 소득을 제외하고 가구주와 배우자만의 소득을 가지고 분석하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8.9%)만 빼고 다른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지난해 증가율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 통계의 적용에는 무리가 따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구목적으로는 유의미할 수 있지만 실제 통계 적용과 해석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이번 통계청 자료는 가구 전체의 소득으로 봤을 때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한 게 중요 포인트”라고 잘라 말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근로소득이 적기 때문에 약간의 증가에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다. 증가율이 아닌 증가금액으로만 따진다면 고소득층의 증가금액이 훨씬 크다. 또한 저소득층은 근로소득이 늘어났어도 체감은 낮다. 1분위 근로자가구의 올 1분기 월평균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9706원 늘었다. 반면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은 2만 6277원 늘어났다. 늘어난 근로소득의 두 배 이상이 선택의 여지 없이 지불돼 체감 자체가 불가능했다. 특히 1분위의 이자 비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1분위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5만 339원으로 1년 전보다 1만 6842원 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반면 5분위 근로자가구는 월평균 근로소득은 137만 9313원 늘었지만 비소비지출 증가는 절반도 안 되는 61만 2998원에 그쳤다. 상위 20%는 근로소득 증대를 충분히 누린 셈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올라도 팍팍한 서민, 섬세한 정책 조율해야

    체감경기는 바닥을 때리는데 밥상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서민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경제지표들이 나왔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체 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5%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은 9.0%나 올랐다.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13.5%에 달했다. 지난해 8월(22.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그 바람에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는 2.5%, 음식 및 숙박비 물가는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통계도 경기가 호조를 보인다는 정부의 장밋빛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0% 성장했다. 한 달 전 발표된 속보치인 1.1%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속보치에서 제외됐던 3월 실적을 반영해 보니 최근 경기 흐름이 1, 2월보다 좋지 않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서민에 밀접한 음식 및 숙박이 2.8%나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음식숙박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소득 분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앞으로 분기당 0.8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도 연간 3%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은이 연초에 예측한 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 추세를 보이고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3% 성장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2018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강조한 것은 다소 안이해 보였다. 다행히 이튿날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으로 못 갈 수도 있다”고 언급해 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와 경기 부진 등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의 성장은 당장은 수출이 주도하지만, 세계 경기가 둔화될 때는 내수 활성화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재정지출 확대 등 소득주도성장론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 다만 방법론과 속도에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완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재인 정부가 안정적인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고 1, 2분위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경제팀의 엇박자를 줄이고 전문가의 쓴 목소리를 경청하는 동시에 섬세한 조율로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
  • [사설] 경제 밑바닥인데 정책 엇박자, 경제 회생하겠나

    우리 경제를 이끄는 ‘컨트롤타워’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제이(J)노믹스’ 주창자들이 1년 만에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러다가 우리 경제가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오히려 문 대통령이 어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소득층 소득 감소는 최저임금 증가 탓이라는 진단은 성급하다”면서도 “‘고용 박탈’과 고령층 소득 감소 등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며 중재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청와대 경제팀의 엇박자는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홍장표 경제수석 등은 ‘소득주도성장이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속도조절론을 제시’해 날 선 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 3대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보완책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고 정책 엇박자를 무마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그제 간부회의에서 “소득 1분위를 포함한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과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이전지출 등 대책들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의 활력을 북돋을 수 있는 혁신성장이 중요하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어 “기재부를 포함한 전 경제 부처가 역량을 모아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혀 장 실장에게 견제구를 세게 날렸다. 그러나 이목회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경제 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에게 “나빠진 고용지표들이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밝혀진 것은 없다”며 “확실한 실증분석 자료도 없이 경제부총리가 속도 조절 발언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을 날렸다. 장 실장 편을 든 것이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표와 달리 국민의 체감경기는 최악”이라며 경제팀 전체를 비판했다. 청와대 참모와 정부 경제팀 수장 간에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득 하위 20%의 명목소득이 8%나 줄어드는 등 소득분배 지표는 악화됐고, 실업자도 4개월째 100만명을 넘어선 채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표는 단지 숫자와 퍼센트가 아니라 서민의 고통 지표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함께 가는 것”이라는 발언에 더 주목하길 바란다. 김 부총리도 “정부 1년에도 혁신성장에서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분발해 달라”는 대통령의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청와대 정책실과 기획재정부는 주도권을 두고 힘겨루기하는 대신 협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통령 이전에 국민 여론이 먼저 두 사람을 경질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김동연 분발 촉구한 文 “소득주도·혁신성장 함께 가야”

    김동연 분발 촉구한 文 “소득주도·혁신성장 함께 가야”

    “혁신성장 아직 성과·비전 안보여 우리 부총리 중심 속도 내달라” 원고 수정 ‘김동연 패싱’ 논란 일축앞으로 정부 주도의 혁신성장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 결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혁신성장에 대해)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주시고 규제 혁파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애초 원고에는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하라’는 메시지가 있었지만, 현장에서 대통령은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라고 힘을 실어 주었다”며 이른바 ‘김동연 패싱(배제)’ 논란을 일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각 부처에 “과거와 다른 새로운 방식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다. 전문가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득주도성장에서 강조하는 사회안전망 강화 또한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혁신은 기본적으로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으로 몰리는 건 사회안전망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사회안전망이 갖춰져야 혁신적인 일자리가 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에서도 서로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관련 추가 보완책이 마련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으나 최저임금이 소득분배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이미 입증됐다”면서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소득 감소 문제를 해소하려면 장기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잘못된 게 아니다. 오히려 사회복지를 대폭 확대하는 걸 병행하지 않은 것이 정책 오류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과 관련된 것이고 혁신성장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경제성장하자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비한 발 빠른 대응도 주문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이미 시작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와 부양 대상자 증가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에서 획기적인 발상의 대전환과 범정부적인 노력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혁신성장 등 모두 적기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소득 양극화 심화, 복지그물망 더 촘촘히 짜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북ㆍ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현안이 긴박한 가운데 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가계소득과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이를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다. 정권 출범과 함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친 지 1년이 지났는데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통계들이 줄줄이 나오자 직접 이를 확인하고, 대책을 주문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이번 회의를 두고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없지 않았으나, 정책 전환보다는 미세 조정과 일부 보완책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규제완화 중심의 투자 위주 성장 정책을 10년간 지속했지만,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자명한 마당에 소득주도성장 정책 1년 만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과거의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다만,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10% 저소득층의 소득이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고,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한몫했다는 것 등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정확한 해법도 나온다. 이 점에서 그제 국회에서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방책이었다. 또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는 주 52시간 근무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 확대 등 지원책을 내놓고,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추가 보완책을 주문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 복리후생비 등이 최저임금에 산입되고 주당 52시간 근무는 저소득층의 소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일자리 창출과 공정한 분배를 강조한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가져오는 역설’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은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자료를 내놓았다. 즉 저소득층은 지난 3개월 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버텼다는 의미다. 국민을 마냥 기다리게 하지 않으면서 자원을 배분하는 행위가 정치다. 촘촘한 복지그물망이 더없이 긴요한 시점이다.
  • 정부 보조금으로 버티는 빈곤층

    올해 1분기 가장 소득이 낮은 하위 20%(1분위) 가구는 일해서 번 소득보다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이전소득이 더 많았다. 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많기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늘었지만, 고용 사정이 크게 악화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전소득은 59만 7000원이다. 근로소득 47만 2000원을 웃돈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나 가족 등이 보조하는 소득 등을 뜻한다. 1분기 1분위의 이전소득은 1년 전(49만 1000원)보다 21.6%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정부는 올해 초 근로장려금(EITC)의 가구당 최고 금액을 올리고 청년·신혼부부의 전세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이전소득도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반면 근로소득은 1년 전(54만 5000원)보다 13.3% 줄어들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뉴스 분석] ‘일자리·돈 가뭄’ 겹쳤는데… 정부는 “3% 성장 유효”

    [뉴스 분석] ‘일자리·돈 가뭄’ 겹쳤는데… 정부는 “3% 성장 유효”

    ‘확장 실업률’ 13개월 연속 상승 비소비지출·제조업 재고율도 ‘쑥’ 국민들 체감 고통지수 악화일로국민들의 체감 고통지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 가뭄’에 ‘돈 가뭄’까지 겹친 상황이다. 경제의 외형이 커진 탓에 낙관적인 경기지표도 등장하고 있지만, 팔지 못해 쌓여 있는 제품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것이 무색하게 체감실업률은 1년 넘게 급등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이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다섯 달은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매달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장기간 일을 구하지 못해 구직 활동을 포기한 이들이 포함되지 않는 실업률과 달리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등도 모두 포괄하는 고용보조지표3이 높았다는 것은 최근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다. 소비 여력도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가운데 세금,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비소비지출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은 이자비용이다. 1분기 이자비용은 9만 5632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1%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8년 3분기 23.6% 이래 최고 증가율이다. 더 큰 문제는 가계대출 증가세와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비용이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고통은 더욱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하위 10%(1분위)는 올해 1분기 기준 월평균 명목소득이 84만 1203원이다. 1년 전보다 12.2%(11만 7368원) 줄어든 것으로 15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고통지수가 날로 악화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국면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1분기 23개 회원국 경제성장률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34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에 1.1%인 5위로 급등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상위권의 성장률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CLI)가 올 3월 99.6으로 하락세를 이어 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 전망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3% 전망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경기 낙관론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1분기 제조업 재고율은 1년 전보다 10.4% 늘어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이 생산해 놓고 팔지 못한 상품이 늘었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경기 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 1차금속(철강) 등의 재고 증가율이 빠르다는 것도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과 정민 연구위원은 이날 ‘2018년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고용의 심각한 둔화,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제주체들의 증가, 경기 수축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등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세가 앞으로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최악 빈부격차, ‘소득주도성장’ 중간 점검해야

    최고소득 가구와 최저소득 가구 사이의 소득 격차가 역대 최악이다. 상위 20% 가계의 소득은 1015만원, 하위 20% 가계의 소득은 129만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자료가 그렇다. 정부로서는 할 수만 있다면 꽁꽁 숨기고 싶었을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수입을 늘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낙관만 할 수가 없어진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나 임금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면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통계청의 자료는 걱정스럽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고 싶은 것만 봐 온 게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에 5.95배나 됐다. 이는 고소득 가구가 저소득 가구보다 6배쯤 수입이 많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해 주려던 정부의 의지와는 거꾸로 저소득층 소득은 5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반면 고소득층 소득은 사상 처음 1000만원대를 넘었다. 소득 양극화의 수준은 이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악이다. 사회적 쟁점인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도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면 이들의 소비 증가에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도 겉으로는 무게를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늘어난 7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저소득층에 편입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를 곧이곧대로 수긍하기에는 국민의 생활 현장 속 체감온도는 너무 다르다. 시중의 영업장들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급격히 줄이고, 고객은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변화를 실감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이 민감한 시기에 개인적 소신만으로 그런 입장을 대외적으로 피력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김 부총리가 먼저 경제정책 기조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청와대도 서둘러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 하반기에 근로시간 단축,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고용시장이 나빠질 요인은 아직 더 남았다. 정책의 선의(善意)가 생각대로 통하지 않았다면 되돌아봐야 한다.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용기다.
  • [사설]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복리후생 수당 산입은 유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어제 새벽 우여곡절 끝에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던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늦게나마 매듭지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취지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 증진을 위한 것이란 점을 고려할 때 복리후생 수당까지 포함시킨 것은 아쉽다. 여야 합의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했기에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해당 법을 환노위로 돌려보내 추가 심의하게 할 필요가 있다. 환노위가 의결한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월 최저임금 157만여원을 기준으로 25%(약 39만원)를 초과한 상여금과 7%(약 11만원)를 초과한 복리후생 수당은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즉 연소득 2400만원 이하는 보호된다. 월 1회 이상 정기 지급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이 산입되는 만큼 상여금을 매달 주지 않는 기업은 노조 또는 노동자 대표와 협의 후에 매월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환노위는 개정안 부칙을 통해 단계적으로 산입 범위를 늘려 2024년에는 상여금과 수당 전액을 산입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최저임금은 심화하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도 당분간은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사업장마다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 등 임금 구조가 상이한 현실에서 최저임금 인상폭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고연봉자가 혜택을 받는 임금 왜곡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사업장별로 상여금이 천차만별인 상태에서 기본급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할 경우 외려 임금 불평등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계도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산입하는 것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본다. 하지만 숙식비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그동안 기업들이 저임금 근로자에게 소득을 보전해 준 측면이 컸다. 최저임금위원회 위탁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 태스크포스(TF)에서도 복리후생비 산입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날 “상당수 저임금 노동자가 식대, 숙박비, 교통비를 받는 현실에서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라고 지적했고, 한국노총도 강력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여야가 시간에 쫓겨 합의한 만큼 국회가 추가적 논의로 보완하길 기대한다.
  • 김동연 “규제개혁 통해 먹거리 창출해야”

    김동연 “규제개혁 통해 먹거리 창출해야”

    “지난 1년간 경제정책에 최선” “제조업 생산성 경쟁력 강화를”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제조업의 생산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혁신창업단지인 ‘팁스타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혁신 마인드를 가진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4년 동안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해석된다. 규제 및 노동 개혁이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 1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혁신성장, 사람 중심 투자, 공정한 경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저런 성과도 나오기는 했으나 아쉬운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대 회복, 대내외적 위기 관리,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계 실질소득 개선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지난해 8월 팁스타운 방문 당시 “혁신성장은 4대 정책 방향(소득주도성장, 일자리정책,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던 김 부총리는 이날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세제 개편, 금융 지원 등을 통해 벤처·창업 생태계 지원을 이어 가는 등 혁신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신설 법인과 벤처 투자 등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1분기 신설 법인은 총 2만 6747개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1%(1303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신규 펀드 결성액은 99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72억원보다 47% 늘어났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성장 약화·기업 부담” 비판 속 “장기적 구조조정 효과” 목소리 “남북 경협이 새 동력” 기대감도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바로 일자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1년 동안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과 12년 만의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진입 등이 점쳐지고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 인상(16.4%)이었다. 올 7월부터 대기업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것도 변수다. 일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근로시간 단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12월 3만 6000명 이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하면서 다양한 논쟁이 현재진행형이다. 한홍열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밝혔듯이 “역사가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고, 어떤 분석 결과가 나와도 의견이 갈리게 돼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부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최저임금 인상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구조조정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한홍열(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조차 줄 수 없을 정도의 한계 기업이라면 과감히 정리하고 혁신 기업 자원을 더 배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올리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 정책도 풍향계다. ‘공정과 상생’의 신(新)경제 패러다임과 혁신 성장을 접목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진전된 경제민주화를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기폭제가 돼야 한다는 주문과 같은 맥락이다. 조영철(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은 “가계소득이 늘어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면서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쪽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에너지산업 등을 중심으로 남북 경협이 확대될 경우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총론과 방향성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세부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 등 분야에선 냉정한 평가도 많았다. 당장 보이는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집권 5년 동안의 청사진 속에서 지속적·구조적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8일 서울신문이 10명의 경제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B+ 2명 포함), 두 명은 A학점을 부여했다. 진보나 보수 같은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양호한 경제성장률, 부동산시장 안정화, 양호한 세수전망 등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년고용, 구조개혁 등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소야대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환경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S), 약점(W), 기회(O), 위협(T)을 파악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이 활용하는 분석기법인 SWOT 분석을 적용한 결과 이들이 지적한 강점으로는 대체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약점으로는 빈부 격차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수출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 지체를 지목했다. 대다수가 남북관계 진전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부상을 기회로 꼽았고 미국이 촉발시킨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2명 ‘A’ 8명 ‘B’… 총점 양호, 각론은 글쎄 좋은 점수를 받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 건 전반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이 확실해 보이는 데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다. 1·4분기 산업생산과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와 5.0% 증가했다.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가 52억 달러로 7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조영철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은 “탄핵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집권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표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억지로 경기부양을 한 결과라면 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 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라든지 노동자의 후생을 높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총론 차원에선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평을 한다면 방향을 잘 잡은 걸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하다. 경제상황 자체가 여러 가지 위협요인이 많아서 신중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 모두 시대적 과제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구조개혁 측면에선 아쉬운 게 많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싶다. 좀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현실적인 측면과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의 기준을 효율성에서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자체는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도 규제 완화가 더딘 점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혼란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최저임금·일자리… 최대 아킬레스건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아킬레스건은 고용 문제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도 변함이 없다.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올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 폭이 약 2만명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약점으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방 교수는 “경제가 너무 특정 소수기업·업종에 쏠려 있다”면서 “경제구조 자체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소득분배 문제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자산 분배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나 혼란, 개혁 요구 등으로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자원·기술력 4차산업 도약 기회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이 현재 한국 경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여전히 노동과 자본 모두 질과 양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태윤 교수 역시 “여전히 인적 자본이 갖는 충실성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4차 산업에서 잘 활용한다면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무역구조 다변화(김진방 교수), 중소벤처기업 성장(정세은 교수)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에 주목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이 잘돼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게 된다”(김정식 교수)는 언급처럼 외국인투자 확대, 남북경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부상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나친 해외노출도”(하준경 교수)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홍준표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체제에서 성장했는데 보호무역이나 통상마찰 등으로 자유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손영옥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그림 구매는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 일 같다. 그러나 저렴하게 산 그림이 10년 후 돈이 된다면 어떨까. 책은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위한 미술품 구매 가이드 북이다. 평범한 월급쟁이가 미술품을 사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고, 어디에서 사들여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272쪽. 1만 6800원.출판하는 마음(은유 지음, 제철소 펴냄)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글쓰기 에세이집 ‘쓰기의 말들’의 작가 은유가 문학편집자, 번역자, 북 디자이너, 출판제작자, 출판마케터, 온라인 서점 MD, 1인 출판사 등 10명의 젊은 출판인들을 직접 만나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인 책을 짓고 펴내는 각각의 입장에 대해 묻고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344쪽. 1만 6000원.신해철(강헌 지음, 돌베개 펴냄) 가수 신해철이 201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년간 그와 음악적 교감을 이어 온 음악평론가 강헌이 올해 신해철 데뷔 30주년을 맞아 펴냈다. 낡고 부패한 기성세대를 거부하며 인문학적 사유로 새로운 세계를 열고자 했던 신해철의 역동적인 삶과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360쪽. 1만 6000원.한국 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유종일·권태호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경제 민주화로 유명한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권태호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대담집이다. 저자들은 한국 경제를 벼랑으로 몰고 간 4대 마약으로 ‘투자’, ‘환율’, ‘빨리빨리’, ‘찍기’를 꼽았다. 마약들을 하루빨리 끊고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성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12쪽. 1만 5800원.적색수배령(빌 브라우더 지음, 김윤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러시아 투자 회사 허미티지 캐피털 창립자이자 CEO인 미국인 빌 브라우더의 논픽션 소설이다. 푸틴 집권 후 러시아는 저자가 소유한 회사의 자본 구조를 조작하고 세금을 탈루한 것처럼 꾸며내 그를 범죄자로 만든다. 저자가 이런 범죄를 언론에 알리지만, 오히려 푸틴의 눈엣가시가 돼 위기를 맞는다. 496쪽. 1만 9500원.
  • [영상] 자유한국당 “박근혜 탄핵 전보다 엄혹하고 국민 갈등 깊어져”

    [영상] 자유한국당 “박근혜 탄핵 전보다 엄혹하고 국민 갈등 깊어져”

    “수많은 고통 속에 이뤄진 탄핵 이후,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탄핵 전보다 무엇이 더 나아졌는지 의문이다.” 자유한국당이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년을 맞아 내놓은 평가다.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수 진영의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을 바꾼 국민들의 냉정한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수많은 고통 속에 이뤄진 탄핵 이후,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탄핵 전보다 무엇이 더 나아졌는지 의문”이라며 “실제 대한민국의 현실은 1년 전보다 더 엄혹하고, 국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정 대변인은 “정부는 천안함 폭침의 전범인 김영철의 방남을 허용했고, 거짓말을 일삼는 북 김정은의 가짜평화 약속과 장밋빛 전망에 들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라면서 “소통을 강조했던 정치는 집요한 정치보복과 적폐청산으로 국민을 보수와 진보로 극명하게 대립시켰고, 복지포퓰리즘, 급격한 최저임금인상,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로 서민경제를 파탄냈다”고 주장했다.또 “정부는 ‘내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며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는데 앞장서고 있다”라며 “이렇게 국민통합의 길을 역행하며 국정운영에 한계를 보여주는 현 정부의 실정에 제1야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지난날 탄핵의 의미를 되새기며, 탄핵 전보다 깊어진 국민 갈등을 치유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계소득 2년여 만에 증가… 소득주도성장 ‘청신호’

    가계소득 2년여 만에 증가… 소득주도성장 ‘청신호’

    저소득층 중심 소득 증가폭 확대 명목 가계소득은 1년 새 3.1%↑ 취업자 증가가 소득 상승 큰 영향 소득 분배 개선에도 긍정적 작용 가계소득이 2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 증가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 노선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4분기(10~12월) 가계 소득 동향에 따르면 실질 가계 소득(2인 이상)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431만 3591원이다. 2015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오다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명목 가계 소득(2인 이상) 역시 444만 515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났다. 2015년 3분기 이후 0% 증가율에 머물렀던 가구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대를 기록한 데 이어 3%대로 올라섰다. 2016년 4분기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정부로서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 가능 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4.61배로 2016년 4분기(4.63배)보다 0.02 하락하며 2016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5분위 배율은 5분위(최상위 20%) 평균 소득을 1분위(최하위 20%)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줄어들면 소득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통계청에선 취업자 증가로 근로 소득이 증가한 것이 가계 소득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6년 4분기 60.7%였던 고용률이 지난해 4분기에는 60.9%로 상승했다. 실업률 역시 같은 기간 3.6%에서 3.7%로 상승했지만 경제 활동 참가율이 63.0%에서 63.2%로 상승한 결과로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7월에 있던 일자리 추경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 압박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체 근로 소득(명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9% 증가했지만 1분위는 20.7%나 늘어난 것에서 보듯 고용 증가가 빈곤층에서 컸던 것 역시 소득 분배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위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 증가 효과가 노인 일자리에서 많이 나타났다. 특히 1분위 가운데 노인층이 많아서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3분기인 추석이 지난해에는 4분기에 포함되면서 지난해 4분기 이전소득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1%(46만 8000원)나 증가한 것도 가계 소득 증가에 플러스 효과를 줬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 등에서 수급자와 지급액이 모두 늘어나는 등 공적 이전소득이 증가한 데다 추석 용돈 등으로 사적 이전소득 역시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손성진 칼럼] 최저임금 인상, 지당하지만

    [손성진 칼럼] 최저임금 인상, 지당하지만

    경제 이론은 수정되고 수정된다. 절대적 이론은 없다. 자유주의는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로 바뀌고 수정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에 밀렸다. 신자유주의 또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론의 차이는 정부의 개입 여부와 정도다. 이런 이론에 바탕을 둔 ‘뉴딜 정책’이나 ‘레이거노믹스’처럼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실패한 예도 많다. 이론대로만 된다면 경제에 실패할 정치가는 없다. 불행히도 이론대로 되지 않는다. 현실과 여건이라는 변수를 이론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 정권 ‘초이노믹스’의 실패도 탁상 머리 이론에 의존한 탓이다. 저금리로 부동산을 띄우고 임금과 배당을 가계로 돌려주면 경제가 살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가계부채는 폭증했고 부동산은 올랐지만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초이노믹스’를 종식시킨 문재인 정부의 선택은 다 알다시피 ‘소득주도성장론’, ‘J노믹스’다. J노믹스는 우리의 문제점을 불평등에서 찾는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첫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다. 기업 소득의 가계 환원과 소득불평등 해소, 내수 진작에 의한 성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론과 인식은 맞다. 최저임금은 생존의 문제다. 양극화 해소의 중요한 방편일 수 있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에 돈이 돌아가면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장애물에 부딪혔다. 최저임금을 주는 고용주들이 고용인보다 사정이 썩 좋지도 않은 영세사업자, 자영업자라는 현실이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그리스·터키·멕시코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위에 이를 정도로 높다. 그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커피점, 마트, 음식점, 소규모 공장 등의 업주들이 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사정이 좋은 대기업에는 최저임금을 받는 고용인들이 적기도 하고 올려 줘도 경영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 취지가 지당하다 해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먼저 속도 조절이다. 2020년까지인 최저임금 1만원 목표 시한을 문 정부의 집권 기간인 2022년까지 조금 늦추어 보는 것이다. 고용주들이 받는 충격을 줄이고 대비할 시간을 줄 수 있다. 둘째, 영세 자영업자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지원이나 인위적인 임대료 인하 유도가 아닌 근본적인 자활책이 필요하다. 셋째, 최저임금 근로자의 바로 위 차상위 계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임시직이 많지만 그 상위는 월급 200만원 안팎을 받는 평생 직장인이다. 대개 중소기업 근로자들이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듯 중소기업을 살려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유도해야 한다. 상생을 해치는 주요 주체가 대기업의 귀족 노조다. 그들에게 정부는 일언반구의 일침도 없다. 노조라는 이름으로 변장한 그들은 정부가 보호할 대상이 아니다. 보호 대상은 노조조차 만들지 못하는 협력업체, 재협력업체의 저임금 근로자들이다. 넷째, 공무원의 직급 간 임금 격차도 줄여야 한다. 고위직은 낮추고 하위직은 올려야 한다. 정부가 큰 저항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9급 공무원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인데 억대 연봉을 받는 고위공직자나 군인이 너무 많다. 공직부터 임금 개혁을 해야 민간이 따라온다. 초기에 부작용이 없는 정책은 없다. 피해가 전무한 고지 탈환 작전도 없다. 주 5일제 근무제를 하면 나라가 망할 거라고 한 사람도 있었지만 잘 정착됐다. 임금 격차 해소와 최저임금 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보와 타협이다. 기득권층은 양보해야 하고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타협점도 찾아야 한다. 최저임금을 둘러싸고도 사회는 여지없이 갈라졌다. 수구심(守舊心)에 매몰된 사회에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종국에는 투쟁을 부른다. 최저임금은 양극화 해소의 일부분일 뿐이다. 근본과 핵심을 짚어 내야 J노믹스는 성공할 수 있다. 이제 막 성공과 실패의 시험대에 발을 디뎠을 뿐이다.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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