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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주도성장
    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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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분기 성장률 0.6%, 정부·국회 규제혁신에 사활 걸어야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97조 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0%로 반짝했다가 2분기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이 추세라면 정부와 한은이 당초 3.0%에서 2.9%로 낮춘 올해 목표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10월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출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 암울한 것은 세부 지표다. 건설투자는 1분기 1.8%에서 -2.1%로 돌아섰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5.7%,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7%였다. 3, 4분기 성장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대 투자 지표가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하니 예사롭지 않다. 국민총소득(GNI)도 1.0%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지만, 반년 만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이다. 경제는 고꾸라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일으켜 세우려면 많은 시간과 함께 서민 등 각 경제주체의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절절하게 체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여야 대표들이 합의한 규제완화 법안들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여당마저도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 법안인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특례법’(은산분리 규제완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그제 개원한 정기국회에 이들 규제완화 법안과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견인할 450조 5000억원의 ‘슈퍼예산’이 넘어가 있지만, 벌써 국정조사 등 정치 이슈들에 뒷전으로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어제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상임위원장을 찾아다니며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를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규제완화는 절실하다. 이제 여당은 물론 야당도 규제완화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할 때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만큼은 규제완화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해 경제활력 회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여당도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라도 단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추가하고, 혁신성장에 매진해야 한다. 경제가 고꾸라지면 소득주도성장도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지난 7월 말 청와대는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면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며 야당에도 입각의 기회를 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 간의 공방이 가팔라지며 청와대는 결국 한 달 만에 협치 내각안을 철회하고 ‘나 홀로 개각’을 단행했다. 여야 간의 대치가 격하다. 이대로면 8월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11월 출범도 아슬아슬하다. 왜 상황이 협력에서 전복으로 반전된 것일까?거버넌스(governance)의 번역어인 협치는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포함한 정치권의 합의정치를 지칭한다.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로 대체된 이래 시민들은 루소가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선거일에만 주인이 되고 나머지 날들은 노예의 삶을 산다. 협치는 이렇게 배제된 시민들을 정치의 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일이다. 대통령발 개헌안에 있던 국민발안이나 국민소환 제도는 시민이 대의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협치의 한 유형이다. 원전이나 대학 입시 분야에서 시도됐던 공론화위원회 실험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도 한발 더 나아간 협치 유형이다. 나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추첨에 의한 선발, 숙의를 통한 결정을 추구하는 시민의회의 구상은 현실성 부족에도 협치의 이상적 모형이라 할 만하다. 한마디로 시민들로 하여금 참여하고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 바로 협치다. 그런데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협치는 모양이 다소 변형됐다. 시민의 참여는 사라지고 정당들만의 연합에 의한 정치로 의미가 좁혀졌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은 잠시 제쳐 두자. 이런 협치도 권장할 만하다. 130석의 다수당이 홀로 핏대 세우기보다 여러 정당이 모여 180석의 합의를 만든다면 타협이든 담합이든 더 바람직하다. 더 다양한 사회적 이해의 연대, 더 많은 국민 목소리의 반영, 더 큰 다수에 의한 더 많은 민주주의에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리의 정치제도가 연합정치의 선순환을 힘들게 한다는 데 있다. 우선 대통령과 행정부는 승자 독식 기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행정 부처에 대한 통제권을 지닌다. 따라서 야당은 대통령에게 장관 몇 자리를 구하느니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해 행정부를 독차지하자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정당 체계는 더 문제다. 양당제에서 협치는 불가능하다. 승리한 당이 권력을 독점하는 제로섬게임이 기본 원리로 작용한다. 한국 정치도 기본적으로 양당제적 구심력이 강하다. 정책 결정에 180석을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은 현실적 장애물이다. 야당의 입장에서 확실한 전리품 없이 여당이 주도하는 180석에 동참하는 짓은 손해 보는 장사다. 한국 정치에서 협치는 대통령과 집권당의 진정성보다 야당이 얼마나 유인을 느끼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줄 혜택이 더 크고, 따라서 협력과 전복의 갈림길에서 전복을 택한다. ‘한 놈만 팬다’며 소득주도성장론을 세금중독성장론이라고 죽어라고 패대는 이유다. 바른미래당에게도 집권당의 들러리를 서느니 보수 통합 이후의 권력 교체가 더 매력적이다. 그래서 내년 정계 개편을 바라보며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다. 남은 것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참여하는 이른바 개혁입법연대이지만, 다 합쳐 봐야 국회선진화법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그 시도도 ‘편 가르기 정치한다’는 뭇매질을 견뎌야 한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 개혁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정치를 제로섬게임이 아닌 협력게임으로 만드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은 정당이 정계 개편에 숨죽일 필요 없이 자연스레 연합에 참여할 동인을 부여한다. 그 자체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권 내에 반영된다. 여기에 대통령 결선투표제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정당 연합에 의한 공동정부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즉 온건한 다당제에서 대통령과 여러 정당이 공동정부를 구성해 더 큰 다수에 의한 정치를 실험해 보자는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일상화해 협치의 범위를 시민사회로까지 확대했으면 한다. 연대하는 정치, 시민 있는 정치를 바란다.
  • 이해찬 “고통스런 전환기 지나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이해찬 “고통스런 전환기 지나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이뤄진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모델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그는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저명한 학자 애덤 셰보르스키는 어떤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전환의 계곡’이라고 설명했다”며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가 되려면 한동안 견뎌 내야 할 고통스러운 전환기를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년 집권 플랜’을 제시했던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새로운 경제 번영을 위한 성장동력 마련, 을(乙)의 눈물을 닦아 주는 노력과 사회통합, 적폐청산과 불공정 해소, 균형 발전 및 자치분권,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열기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경제’라고 짚은 이 대표는 3만 달러 시대를 맞는 우리나라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내려면 현실에 맞는 독창적인 복지·노동 모델과 혁신성장 모델을 함께 창출해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포용적 성장 모델과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 모델이 더해지면 우리 현실에 맞고 독창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라는 것은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적폐청산’과 ‘불공정 해소’가 필수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 대표의 연설을 혹평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생은 외면하고 희망은 빠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밀어붙이기 일색이었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文 “생활SOC, 사람·지역에 대한 투자”

    文 “생활SOC, 사람·지역에 대한 투자”

    “삶의 질·지역발전·일자리 일석삼조” 과거 대규모 토목SOC와 차별 강조문재인 대통령은 4일 “공공투자를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전환해 나가겠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지역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찾아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 시리즈-동네 건축 현장을 가다’라는 행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곳 주민은 연립주택 3개를 활용한 도서관을 만들었고 2016년 서울시 건축상과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받았다.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의 기반 중 하나로 역점을 기울이는 생활 SOC 관련 첫 번째 현장 일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 밀착형 생활 SOC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한 데 이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도로·철도·공항·항만 투자를 기반으로 산업을 일으켜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일상에 필요한 생활시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질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경로당·어린이집·보건소·체육관 등의 시설이 필수가 됐다”며 “정부는 생활에 밀접한 이런 시설을 과거 대규모 토목 SOC와 차별화해 생활 SOC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일자리도 늘리는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사람중심의 경제를 지향하고,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고, 함께 공존하는 포용사회·포용국가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사업 계획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관련 예산을 5조 8000억원에서 8조 7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고 지방자치단체의 ‘매칭 투자’까지 합치면 12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60개의 주민체육센터를 설치해 (주민들이) 10분 이내에 체육시설에 도착해 운동하겠다는 결심을 수월하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은 도서관도 모든 시·군·구에 한 개씩 243개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당청 “비판 반영해 정책 탄력성 높이자”…투기억제책 변화 기류

    文 “정책실현 위해 수단 다양하게 모색” 이해찬, 종부세와 공급 확대 공개 요구 장하성 “실수요자 물량 늘리겠다” 화답 참여정부 수요 정책에서 과감하게 선회 최근 여당과 청와대의 전향적이고 공격적인 경제정책 보완 움직임은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과 맞닿아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하는 종합세트와 같다”고 큰 틀의 정책기조는 굳건히 유지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정책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더 다양하게 모색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격적인 유연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도 이 같은 변화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세금정책과 함께 공급확대 정책을 정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부터는 정확히 투기와 실수요를 구분할 수 있게 돼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한 ‘선한 의지’의 발로로 부동산 정책을 폈지만 결국 집값 폭등으로 민심 이반이 가속화했던 참여정부 때의 아픈 교훈을 당·청 수뇌부가 되새겨 전향적인 정책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경제다. 그래서 나는 경제 문제를 주제로 연구하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보수 진영이 깔아 놓은 무대 위에서 보수주의가 제기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고 ‘보수 프레임’에 대한 정면돌파 필요성과 함께 회한을 드러낸 바 있다. 참여정부는 종부세 등을 도입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폈다. 2003년 10·29 종합대책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이 1년여간 안정세를 보였으나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 2005년 말 이후에는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 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06년도 보고서에서 “애초 의도와는 정반대로 강남 등 주거선호지역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비인기 지역 주택의 상대적 가치 하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당시에도 벌어졌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수요 억제 부동산 정책을 펴 왔으나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이제부터는 세금정책만 고집하지 않고 공급 확대 정책도 겸용하기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여기에는 경제문제에 대해 우회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병준 “소득주도성장은 악마의 유혹···빠져나올 기미 안 보여”

    김병준 “소득주도성장은 악마의 유혹···빠져나올 기미 안 보여”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잘못된 신념에 대통령과 청와대가 붙들려 있는데 이는 일종의 악마의 유혹으로, 여기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와 뉴스1 등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분들, 실물경제에 앞장 섰던 분들, 심지어 문재인캠프에 있던 분들까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따가운 말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분도 아니고 시리즈로 말을 하고 있다.”며 “이는 야당이 문제제기를 하는 차원이 아니라 지도자와 학자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소득주도성장 중단하라고 하니까 과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냐 또는 대기업 독식 구조 이야기를 한다.”며 “이해가 안되는데 경제성장이 대기업 중심 밖에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과거로 가자는 게 아니라 미래로 가자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이해하길래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하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는가. 그렇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정치판 ‘올드 보이’, 협치 정치 모범 보여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체제가 가동에 들어갔다. 여의도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까지 60~70대의 ‘올드 보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기대는 이들의 노련함과 경험에 근거한다. 4인은 국무총리, 부총리, 당대표, 장관, 도지사 등 다양한 정·관계 요직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극한 대결만 있는 국회에 이들이 관록을 살려 대화와 타협을 해 줄 것이라는 바람을 갖게 한다. 우려도 있다. 세대 교체를 못 이루고 정치 시계를 되돌린 아쉬움이 크다.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고 키우지 못한 정치권 탓이다. 낡은 정치를 바꿀 신진대사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올드 보이로는 한국 정치가 퇴행할 것이라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함께 당대표 경선까지 치러 본 이해찬, 손학규, 정동영 대표와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위원장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장점이 되면 좋지만,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손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남북 관계와 경제, 소상공인 문제에서 국회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다 바뀌었으니 여야 5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협치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1년 4개월 동안 제대로 된 협치가 이뤄진 적은 없다. 지난주 발표된 2기 내각도 협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손 대표는 어제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은 잘못된 게 없다’고 나가고 있으며 그런 상태에서는 협치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협치는 주고받는 것인데 대통령이 야당한테 뭐 주는 게 있느냐”고 말했다. 협치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한다. 정기국회가 어제 개회했다. 470조원의 예산안과 민생법안, 판문점 선언 비준에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등 난제가 산적하다. 문 대통령과 각 당의 ‘올드 보이’들이 ‘협치란 이런 것’을 보여줘야 할 환경이다. 국민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는 모범을 보이길 바란다.
  •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 중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통계가 신뢰성 논란에 빠졌다. 진원지는 가계동향조사다. 올 상반기 저소득층 소득은 급감하고 고소득층 소득은 급증해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통계가 핵심 국정 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근거로 쓰이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통계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만든 정부 정책은 물론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의 민관 연구 결과 모두 잘못된 셈이어서 심각한 문제다. 통계 자체에 잘못이 없더라도 분분한 해석을 가능케 해 논란의 소지를 일으킨 만큼 조사 방식을 보다 정밀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조사 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해석의 문제일 뿐 표본가구가 지난해보다 늘어나 통계 자체는 더 정확해졌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과 전문가들과 함께 논란의 진실을 짚어 봤다.→가계소득 통계 자체에 오류가 있나. -경제학자 등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표본가구가 많이 바뀌었는데 가계소득을 단순 비교해 저소득층 소득이 급감했다는 등의 분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표본가구는 지난해 5500가구에서 올해 8000가구로 급증했다. 이에 통계청은 “시스템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표본가구가 늘어서 시계열 비교가 불가능한가. -통계청은 “비교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강조한다. 통계의 기초인 표본이 늘면 통계는 더 정확해진다는 주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는 표본가구의 연속성보다는 각 시점마다 표본가구가 모집단을 얼마나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2017년 5500가구는 당시 가계를 대표하는 표본이고, 올해는 더 세세한 소득 항목에서도 국가 통계 신뢰를 높이기 위해 8000가구로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고령층 가구가 표본에 더 많이 포함돼 문제로 지적되는데. -표본가구에서 6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4.7%에서 올해 37.2%로 높아졌다. 전국 2인 이상 전체 가구 중 60세 이상 비중이 29.4%인 점을 감안하면 유독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고령층이 많다. 다만 통계청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고령화 시대를 감안해 가계동향조사에 고령층 비중이 높았고 올해도 동일한 방법으로 표본을 추출했다”면서 “고령층 비중이 더 많아진 것이 가계소득 결과를 흔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면접조사로 방식이 바뀌어 신뢰성이 떨어졌다는데. -2016년까지는 가구에서 직접 쓴 가계부를 기초로 통계를 만들다가 지난해부터 설문지를 작성하는 면접조사로 바뀌었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 가계부는 세세한 소득·지출 항목까지 조사 가능하지만 가구에서 불편함을 호소한다. 면접조사는 설문지만 작성하면 돼 간편하지만 세부 항목에는 약점이 있다. 면접조사는 고소득층이 소득을 제대로 안 적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조사원이 방문해도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조사가 어렵다”면서 “가계부 조사는 부자들이 과연 얼마나 성실하게 쓸지가 의문이어서 오히려 면접조사가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조사 응답률이 낮고, 오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응답률은 70% 아래로 떨어질 때도 있지만 통상 75% 안팎이다. 외국은 응답률이 훨씬 낮다. 통계청은 통계로 쓰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계동향조사 상대표준오차는 2.5% 내외다. 통계에 잡힌 가계소득이 100만원이면 실제로는 97만 5000~102만 5000원 사이라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靑 “남북 정상회담 전후 여야 영수회담 추진”

    靑 “남북 정상회담 전후 여야 영수회담 추진”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 10개 일정 소화손학규(얼굴)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는 취임 첫날인 3일 이른 아침부터 10개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올드보이’ 논란이 무색할 만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했다. 손 대표는 오전 8시 첫 일정으로 김관영 원내대표 등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손 대표는 “그동안은 어떤 대통령은 참배하고 어떤 대통령은 참배하지 않았다”며 “국민통합의 뜻을 네 분 대통령 참배에서 보여 드렸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도 곧 참배할 뜻을 밝혔다.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선 선거구제 개혁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개헌에 앞서 다당제와 합의제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구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손 대표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걸어 여야 5당 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는 “경제가 어려우니 야당·국회와 협조를 잘하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조를 많이 해달라”고 했다. 손 대표는 오후에 축하 인사차 찾아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협치는 야당의 일반적 협조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콘텐츠를 갖고 대통령과 야당이 협의하고 합의된 내용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손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은 잘못된 게 없다고 나가고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는 협치가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방이 끝나고 한 수석은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 여야 영수회담을 빨리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문 의장이 “요새 올드보이들이 귀환하고 있다더라”고 농담조로 말하자 손 대표는 “올드보이가 아니라 ‘G’를 붙여 골드보이라고 하더라”고 유쾌하게 받아넘겼다. 손 대표는 이어 “바른미래당을 보면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패기만 갖고는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려우니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지혜를 발휘해 정치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앞장 서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정기국회, 민생 최우선 원칙 꼭 지켜져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정기국회가 오늘부터 100일간 열린다. 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여야가 중점 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 데다 특히 야당이 47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에 대한 현미경 심의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겨냥한 총공세를 벼르고 있어 어느 때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더욱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고비를 맞은 가운데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과 지난주 중폭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 중대 현안이 겹쳐 있어 이번 정기국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과제 입법 실현, 민생경제 회복,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번 정기국회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어제 성명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내달리는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고 오로지 민심을 바라보며 정책과 예산을 심사해 민심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바른미래당도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어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된 민생을 우선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대만 부풀리다 빈손으로 끝난 8월 임시국회에서 보듯 여야는 항상 말로는 민생 우선과 협치를 내세우지만, 성과는 그에 훨씬 못 미쳤던 게 사실이다. 정쟁 과열로 파행을 거듭하다 졸속·부실 국회로 끝나는 걸 한두 번 봐온 게 아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여야 모두 민생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가시적인 성과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는 엄중한 각오로 협치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여야는 우선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민생·경제 법안부터 조속히 통과시키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은 영세 세입자나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하루하루 손꼽아 가며 기다리는 법안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설립특례법안, 지역특구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처럼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규제개혁 법안도 더는 늦춰져선 안 된다. 여야가 큰 틀에선 합의하고, 세부 항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임시국회에서 불발 처리했다고 하는데 민생 우선 원칙을 고려한다면 오는 14일로 예정된 이번 정기국회 첫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꼼꼼한 심사는 국회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장관 후보자의 자질 검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 다만 그 배경과 실행은 정쟁이 아닌 국민과 민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는 국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예산안·인사청문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與 “52개 법안 처리” 野 “경제 실정 공략” 국회가 3일부터 470조 5000억원 규모의 예산안 심사와 100일간의 입법 전쟁에 돌입한다.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10여명의 인사청문회가 치러져 여야의 화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52개 중점법안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3대 기조(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적폐청산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찰·경찰수사권 조정법 등도 주요 법안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100일 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2일 “뚜렷한 정책 대안도 없이 ‘슈퍼 예산’만 퍼붓겠다고 하는 걸 보니 정책의 공백은 세금으로 계속 땜질할 심산인 듯하다”며 “예산안 심사로 잘못된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비례성 확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집중할 방침이다. 국회는 3일 개회식에 이어 4∼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13∼14일과 17∼18일 대정부질문, 10월 10∼29일 국정감사, 11월 1일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文정부 2기 소명은 적폐청산·상생 경제·한반도 평화”

    “文정부 2기 소명은 적폐청산·상생 경제·한반도 평화”

    정책 속도·판문점선언 비준 공조 등 합의 정세균 “장하성 강연 국민 체감과 달라” 워크숍서 ‘이론과 현실 괴리 좁혀야’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당·정·청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적폐청산’, ‘다 함께 잘사는 경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세 가지를 문재인 정부 2기의 ‘소명’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게 나라냐고 국민이 절규했던 바로 그 지점이 우리 정부가 출발하는 지점”이라며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한편 배제와 독식의 경제가 아니라 공정과 상생의 경제, 소수가 부를 독점하지 않는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만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당·정·청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운명체가 되지 않으면 해내기가 어렵다”고 빈틈없는 공조를 주문했다. 지금까지 3대 소명을 청와대 중심으로 끌고 왔다면 이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긴밀한 공조로 입법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표정에선 엄중한 상황 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는 사상 최초의 당·정·청 전원회의”라며 “그만큼 지금 우리가 맞이한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먼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가속화, 3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의 성과 도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추진, 당·정·청 소통 및 협력 강화, 여야 협치를 위한 지원, 정책 홍보 강화 등 6개 사항을 합의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지속하려면 장기적인 목표와 함께 단기적인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이어서 그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당·정·청은 이런 고통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경제정책의 속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강연 내용이) 국민이 생각하는 체감도와는 너무 다른 이야기 아니냐. 국민에게 잘 알려 체감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좁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 대통령 “현장은 규제혁신 간절… 데이터고속도로 구축하겠다”

    문 대통령 “현장은 규제혁신 간절… 데이터고속도로 구축하겠다”

    “현장은 규제혁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신속한 후속 조치로 규제혁신 효과를 느끼도록 하겠다…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문 대통령은 31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 ‘규제혁신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지난달 19일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정책발표, 지난 7일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정책발표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벌써 세 번째다.이날 정부가 발표한 규제혁신 방안에는 당사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처리돼 있는 ‘가명정보’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개인을 특정할 수 없는 ‘익명정보’는 개인정보 보호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은산분리 완화와 더불어 문 대통령의 지지층인 진보 진영에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사안이란 점에서 대통령의 행보는 파격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과 일자리를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구조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데이터 규제혁신은 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며 혁신성장과 직결된다”며 “데이터를 잘 가공하고 활용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 규제혁신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데이터의 개방과 공유를 확대해 활용도를 높이고, 신기술과 신산업,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며 개인정보 보호의 원칙을 분명하게 지키면서 안전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보화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보호·활용의 조화를 위해 개인정보 개념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하고 가명정보는 개인정보화할 수 없게 확실한 안전장치 후 활용하게 하며, 개인정보화할 수 없는 익명정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어떤 경우이든 정부는 데이터의 활용도는 높이되, 개인정보는 안전장치를 강화해 훨씬 더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 데이터 산업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산업화 시대 경부고속도로처럼 데이터 경제시대를 맞아 데이터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의 클라우드를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공공의 데이터를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결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규제혁신과 함께 국가전략투자 프로젝트로 데이터경제를 선정했다”며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5만명, 데이터 강소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 이를 위해 내년 데이터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민주당 “9월 국회에서 일자리·민생,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 구축 챙길 것”

    민주당 “9월 국회에서 일자리·민생,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 구축 챙길 것”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의 핵심 국정과제로 일자리 및 민생경제와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설정했다. 민주당은 31일 충남 예산에서 2018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고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현안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문재인 정부 2기 국정과제 목표와 계획에 대한 정책 협의를 모색했다. 워크숍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129명 중 125명이 출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워크숍 1부는 ‘2018년 국정과제와 정기국회 대응전략’이라는 주제 하에 홍영표 원내대표와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장하성 실장 등의 발표로 진행됐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2년차, 우리 당의 과제’로 기조연설을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세 가지 국정 과제가 있다”며 “첫째는 일자리와 민생경제, 둘째는 정의로운 국가의 완성을 위한 적폐청산 및 국가권력기구 관련 법안 처리, 셋째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수십년 동안 대기업과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 구조의 불평등을 반드시 해결하는 정기국회가 돼야한다”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소득주도성장은 우리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핵심적 정책”이라며 재차 소득주도성장을 엄호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자리·민생경제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경기가 침체된다면 재정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일부 언론이나 일부 보수적 전문가들이 얘기하듯 재정확대는 세금을 퍼붓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에 유례없는 재정확대를 실현했다”며 “내년도 예산에 대해 우리가 국민들께 정확히 설명드리고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내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으로서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전날 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조선, 자동차 등 침체된 제조업 산업의 부활을 위해 국가산업단지 예산을 내년에 세 배 늘리고 혁신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많은 분야에서 적폐 청산의 성과를 이뤘지만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했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법 처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처리,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을 이루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은 야당들과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모색하겠다”며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국회 남북특위 가동을 통한 남북경제교류 대비 등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온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는 9월 정기국회의 일정과 운영 목표 및 기조, 준비 방안 등을 설명했다. 전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들은 다음 달 3일 본회의 개회식, 4~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13·14·17·18일 대정부질문, 10월 10~29일 국정감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11월 1일은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11월 30일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후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9월 정기국회의 입법과제를 설명했고,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과 문재인 정부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최근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센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지난 25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 및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신임 당 지도부들이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어제 법안 36개를 통과시켰지만 아직 어려운 법안들이 남았다”며 “여야 합의가 남아있고 당내에서도 협의해서 이견이 없도록 조정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워크숍을 통해 이견을 해소해 당론을 갖고 야당하고 협의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들이) 가능한 처리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까지 완전 석권했기에 지역주의가 많이 완화되고 다음 총선에 대한 기대가 많이 생겼다”며 “이런 환경을 잘 살려서 해 나가면 2022년 재집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워크숍 2부에서는 의원들과 장관들이 각 상임위원회별로 분임토론을 열고 국정과제 등을 논의했다. 다음날인 1일에는 워크숍 장소를 예산에서 청와대로 옮겨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보좌관 등이 참석하는 당·정·청 전원회의와 오찬을 열 계획이다. 예산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대통령, 김광두와 면담···“소득주도성장 전환 발언 없었다”

    文대통령, 김광두와 면담···“소득주도성장 전환 발언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30일) 청와대에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만나 1시간가량 경제정책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김광두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인 ‘J노믹스’ 설계자로 알려졌다. J노믹스의 주요 내용은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대비, 세제 개편을 통한 소득 재분배 등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경제수석과 경제보좌관이 배석했고, 국민경제자문회의 활동 상황 보고 뒤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이 의장이며, 헌법에 의거해 설립된 기구다. 국가 경제의 전반적인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한다. 김 대변인은 “운영 방안 중에는 곧 열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자주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이와함께 문 대통령과 김 부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을 포함한 경제정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사람 중심 경제의 한 부분”이라며 “소득주도성장 논쟁에 매몰되지 말고 사람 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얘기하자. 백 투 더 베이식. 기본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또 김 부의장은 사람 중심 경제의 주요한 방안 중에 하나로 인력 인재 양산, 인력 양성을 건의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간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을 전환하라거나 변경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뉴스1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장하성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

    장하성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31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선택의 문제도, 선후의 문제도 아닌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8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소득주도성장과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과 목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장 실장은 “최근 일각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선택의 문제로 보고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에 집중하라고 한다”며 “과거 정부에서도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투자 중심의 성장정책을 10여년 실시했지만 결과는 성장잠재력을 높이지 못했다”며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최근 고용과 가계소득 등 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자 문재인 정부의 ‘경제 브레인’인 장 실장이 소득주도성장 엄호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장 실장은 “고용률과 취업자수가 증가 추세”라면서도 “그럼에도 취업자 증가 규모가 둔화된 원인이 무엇인지, 평균가계소득과 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늘었는데도 저소득층의 소득은 감소하고 자영업자가 어려운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 정책을 세심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은 “다행히 희망의 싹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며 여타 경제 지표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9%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은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특히 상반기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가능인구를 기준으로 한 고용률도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신설 법인 숫자는 사상 최대 수치를 보이고 있고 신규벤처투자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선순환 체계를 빠르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장 실장은 “혁신성장을 통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기반이 확충된다”며 “가계소득이 늘어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이것이 신산업분야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공정한 갑을관계, 기술탈취,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려는 공정경제는 이 두 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이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함께 강조한 것은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우클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의원들에게 직접 해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 규제혁신을 추진하자 당내 일부 의원이 당의 진보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당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30일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 처리가 불발된 바 있다. 장 실장은 “정책은 늘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분들이 더 고통받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수십년 만에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려고 한다.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함께 잘 사는 결과를 이룰 것”이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2009년 초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책을 내놨다.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등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누구도 재벌 특혜 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망하는 줄 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천하’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려 미국 정부의 긴급 자금에 연명하고 있었다. ‘공공기관 대졸 초임 30% 삭감’ 같은 정책도 버젓이 시행될 정도였다. 당시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유일한 동아줄은 재정건전성이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0%를 크게 밑돌았다. 이후 4대강 사업 등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 비율은 39.5%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빚을 지면 후세가 고생한다’는 간명한 진리를 누구나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부는 내년부터 확장적 재정정책을 본격화한다. 급격한 고령화나 통일 등을 감안했을 때 나라 곳간은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향후 경제가 더 나빠졌을 때 예금처럼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적금을 당겨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데다 서비스업 등 산업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사정이 어렵다고 무조건 지갑만 닫는 건 하수(下手)의 정책이다. 제대로만 쓴다면 재정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국가채무를 GDP 대비 45% 수준으로 높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권고할 정도다. 나라 살림의 최선은 쓸 돈은 쓰면서도 곳간은 튼실히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돈을 덜 쓰거나 세수를 통해 돈을 더 많이 거두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나라 가계부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세수 확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년 국세수입은 지난해 법인세 인상 등의 효과로 11.6% 증가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4% 초반대로 뚝 떨어진다. 통합재정수지가 2020년 이후 적자로 전환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40%를 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산층을 뺀 고소득층만의 증세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2016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펴낸 ‘소득수준별 세 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소득세율 3% 포인트 인상을 ‘초고소득층’, ‘중산층 이상’, ‘전 계층’에 적용했을 때 각각의 세수 증대 효과는 6.3%, 23.7%, 8.6% 등으로 분석됐다. 내년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 추정치가 대략 55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상 증세는 13조원, 전 계층은 21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반면 초고소득층만 적용했을 땐 3조원 남짓에 그친다. 소극적인 세제정책은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인 소득 양극화 해소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5.23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대치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실제 소득에서 세금을 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등 국가의 재정정책이 적용된 뒤의 소득을 말한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균등화 전후 소득 증가율은 각각 10.3%, 10.2%로 변함이 거의 없었다.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재정정책이 상위층을 대상으로는 전무하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소득 급증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증세는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많이 걷을수록 민간의 경제 활력은 줄어든다.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 보유세 면에서는 다행스럽게도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서민 중산층을 기둥으로 삼는 ‘촛불 정부’의 모습으로는 부족하다. 빈부격차는 천정부지로 벌어지고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창업 욕구는 떨어지고 출산은 미루기 마련이다. 증세는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중부담 중복지를 통한 보편적 복지가 필수적이다. 복지확충 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서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현실을 이미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앞으로 1년 9개월간 선거가 없다. 중산층 이상의 보편증세를 위해 여론을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래야 집토끼도 떠나지 않으면서 우리를 튼튼히 만들 수 있다. 더욱 담대한 개혁을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국가통계委, 4년간 출석회의 한 번도 안 했다

    작년부터 논란 ‘가계동향조사’ 논의 안해 통계청장 교체를 계기로 가계동향조사의 ‘통계 오류’ 논란이 표면화된 가운데 정작 국가 통계의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 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출석회의를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가통계위 본회의는 2014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았다. 서면회의만 2015년과 2016년 한 차례씩 열렸을 뿐이다. 국가통계위는 통계 발전 관련 중장기 정책 목표와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각 부처 장관 등 당연직 18명, 관련 분야 전문가인 위촉직 민간위원 12명 등으로 구성된다. 국가통계위에서 가계동향조사 표본 교체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뤄졌다면 최근 소득주도성장 폐기론과 통계청장 경질 등으로 번진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신뢰성 논란이 본격화된 가계동향조사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통계는 낮은 응답률 등을 이유로 지난해까지만 발표하기로 했다가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번복되는 혼선도 빚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분과위 회의는 자주 열어 안건을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첫째는 심기일전,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이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 보자는 의미다. 둘째는 체감, 문재인 정부 1기 때 뿌려 놓은 개혁의 씨앗을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고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을 돌려 드리겠다는 의미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8개 부처 중 5곳의 장관을 교체한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개각의 콘셉트를 청와대는 ‘심기일전’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문책’과 ‘쇄신’의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교체된 5명의 장관은 업무평가에서 하위권에 놓였거나 사회적 논란 내지 정책 비판의 중심에 섰던 게 사실이다. 집권 초 80%대를 웃도는 지지도에 힘입어 남북관계를 풀어 가고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근래 고용·분배·소득지표가 악화되고 개혁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지지율 동반 하락을 겪고 있다. 분위기를 일신해 공직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검증된 인사를 전면배치해 성과를 내는 등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각에서 문재인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내부에서)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고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거취를 둘러싸고 전망이 엇갈렸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 장성 숫자의 축소 등 동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안정보다는 육군이 기득권을 장악한 군을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앞선 것이다. 해군 출신 송 장관에 이어 거푸 비육군 출신을 발탁하는 파격을 택한 까닭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 후보자는 한번 시작한 일은 추진력과 근성을 발휘하여 차질 없이 완수하는 강직한 원칙주의자”이며 “국방개혁과 국방 문민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혼선, 고용노동부는 고용지표 악화, 여성가족부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나 ‘혜화역 시위’ 등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교육부 수장으로 낙점한 데에는 상임위 활동의 전문성은 물론 재선 의원의 정무 감각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김 대변인도 “(유 후보자가) 뛰어난 소통능력과 정무감각을 겸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이재갑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와 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특허청장)에 정통관료를 배치한 지점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읽힌다. 정치인·학자 출신보다 추진력을 가진 관료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 셈이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1999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호주제 폐지 위헌소송 공동변호인을 맡는 등 여성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만큼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개각 결과, 여성 비율은 1기 내각과 변함이 없었다. 강경화(외교), 김현미(국토), 김은경(환경) 장관에 유은혜·진선미 후보자를 더해 27.8%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여성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 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역의원은 5명에서 2명이 늘어 38.9%에 이른다. ‘의원 불패’, 즉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안배도 두드러졌다. 유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서울, 정 후보자는 영남(경남 진주), 성 후보자는 충청(대전), 진 후보자는 호남(전북 순창) 출신이다. 차관급 인선은 ‘개혁’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췄다. 방위사업청장에 사상 첫 감사원 출신 왕정홍 사무총장을 지명한 데는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법률사무소 이백 변호사)을 기용한 것 역시 개혁 포석이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부당하게 좌천당한 인사를 중용한 셈이다. 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맡게 된 양향자 민주당 여성위원장은 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에 오른 ‘유리천장 혁파’의 상징이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정치권으로 영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손성진 칼럼] 경계해야 할 통계의 정치화

    [손성진 칼럼] 경계해야 할 통계의 정치화

    통계와 현실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소비자물가다. 배추 한 포기에 8000원, 무 한 개에 5000원인 현실인데 통계는 10개월째 물가상승률은 1%대로 안정적이라고 한다. 곧이곧대로 믿는 소비자는 없다. 영국이나 일본이 우리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게 옛말임은 외국에 나가 본 사람은 다 안다. 일본에서는 우리 돈 5000~6000원이면 직장인들이 점심 한 끼 때울 수 있다는데 우리로서는 10년 전 가격이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 값은 4600원으로 아시아 1위, 세계 3위다. 서민 음식 냉면 한 그릇 값으로 1만 7000원을 받는 간 큰 냉면집도 있다. 생활물가의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통계에서처럼 물가가 안정적인 나라가 아니다.무, 배추만이 아니라 무려 200개 품목의 편의점 상품값이 올랐다고 한다. 오비이락일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라고 확신한다. 인상의 이유를 통계적으로 밝히긴 어렵다. 생산자를 상대로 한 간접 조사로 인과관계를 추론할 뿐이다. 최저임금과 물가뿐만이 아니라 최저임금과 소득, 고용의 상관관계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통계라는 음식은 요리 재료, 요리사, 먹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통계의 오류와 함정은 선거 여론조사에서 반복되어 드러난다. 조사방식은 엿장수 마음대로요, 해석은 아전인수다. 현실과 괴리된, 오점투성이의 통계로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는 건 무리라는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이 크게 감소했다는 통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몹시 “뼈아픈 대목”이었을 것이다. 통계청의 발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사람이 신임 강신욱 통계청장이다. 문 대통령의 우군이었던 셈이다. 통계청의 발표 직후 가계소득 조사 결과가 이례적이며 표본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한 근거도 그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근로자가구 소득은 약 20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대목이 통계 자료에 있다. 말하자면 어느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진다. 통계는 표본구성과 조사기준, 조사방식, 조사를 받는 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현재 청년 실업률은 9.3%, 청년 실업자는 40만 9000명이란 통계가 나와 있지만, 체감실업률은 30%가 넘는다고 한다. 통계청이 취업준비생 등을 실업자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계소득 조사 표본에 1인 가구와 고령가구를 어떤 비율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차이는 크다. 양극화가 극심한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 정도로 선방하고 있는데 통계에 고소득층의 금융소득 등이 누락되어 지수가 왜곡됐다. 통계(statistics)의 어원은 국가(stat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국가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통계다. ‘빅데이터’와 마찬가지로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통계는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도 매우 요긴한 존재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통계의 정치화다. 정치가들은 통계를 정치에 이용하려 하고 곧잘 통계를 왜곡한다. ‘벌거벗은 통계’의 저자 발터 크래머는 “많은 사람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통계를 들먹인다”고 말했다. 새 통계청장이 믿을 만한, 통계청장 인사를 공격하는 야당도 인정할 만한 통계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혹여 정권의 입맛에 맞춘 통계 방식을 억지로 꿰맞추려 한다면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미묘한 시점에 통계청장을 교체함으로써 이미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 문제다. 3분기 이후 가계소득 조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전혀 반길 일이 아니지만,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해도 국민이 있는 그대로 믿어줄지가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새 통계청장의 정치 중립적인 업무 추진이 왜 중요한지는 두말하면 입 아픈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논란에도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통계의 오류에 대한 확신이 있는 듯도 하다. 연말에는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여당 쪽도 거들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여권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는, 사면초가라고 할 만큼 녹록지 않다. 명심할 것은 결과가 뜻대로 달성되지 않았을 때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고 통계를 악용하려 하다가는 더 큰 여론의 불화살을 맞는다는 사실이다.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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