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술대 오른다...보험료율 16%수준 상향조정 지급액은 종전보다 10%P 낮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게 큰 방향이다.가입자의 부담은 커지고,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1일 공청회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한다.현재 평균 소득의 60%를 매달 연금으로 지급하던 것을 50%로 낮추고 보험료율을 16%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대폭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재정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손질이라는 설명이지만 국민들의 불만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최종 법 개정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가변적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국민연금은 지난 88년 처음 도입됐을 때 보험료는 소득의 3%,연금급여는 소득의 70%를 보장했다.국민들의 ‘저항’을 의식해 보험료는 적게,연금액은 높게 주는 식으로 잘못 책정했다.결국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 97년 말에는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40%로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60%로 낮추는 데 그쳤다.
더구나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고 급속한 노령화 현상 때문에 연금재정은 갈수록 압박을 받아왔다.거기다 ‘적게 받고 많이 주는’ 기형적인 연금형태로 지속되다 보니 2036년에는 적자로 돌아서고 2047년에는 재정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보험료율을 올리고,소득대체율을 낮추는 식의 연금 개편은 불가피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평균 소득의 절반만 받는 방안 유력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직장가입자가 소득의 9%(절반인 4.5%는 사업주 부담)이고,지역가입자는 6%이다.지역가입자 보험료율은 올 7월에 7%로 오르는 등 매년 1%포인트씩 올라 2005년 7월에는 직장가입자와 마찬가지로 9%가 된다.보험료율은 2009년까지는 9%로 고정돼 있다.
가입자는 가입기간 평균 소득을 퇴직 당시의 가치로 환산해서 이것의 60%를 만 60세 이후 지급받는다.이 비율을 소득대체율로 표현하는데,소득대체율이 높아지려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야 하는 구조다.
국민연금발전위원회는 세 가지 재정안정화 방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각각의 방안은 2070년까지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총급여액의 2배를 감당할 수 있게 재정을 운영한다는 토대에서 설계했다.
1안은 ‘소득대체율 60%-보험료율 19.85%’,2안은 ‘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5.85%’,3안은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1.85%’ 등이다.복지부는 연금지급액을 지나치게 낮추거나,보험료율을 한꺼번에 대폭 올리는 데 부담을 갖고 있는 만큼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는 2안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각 대안별 보험료율은 2010년부터 5년마다 인상해 2030년 이후에는 고정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2안의 경우 보험료율은 2010∼2014년(10.37%),2015∼2019년(11.74%),2020∼2024년(13.11%),2025∼2029(14.48%),2030년 이후 15.85% 등 단계적으로 오르게 된다.
국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2010년부터 적용되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일부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얼마나 받게 되나?
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인 월 136만원을 받는 사람이 20년 동안 연금에 가입했다면 현재는 소득대체율 29.65%를 적용받아 월 4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하지만 2안으로 바뀌면 소득대체율은 24.71%로 줄어 현재보다 6만원 줄어든 34만원을 받게 된다.3안인 경우 소득대체율은 19.76%가 적용돼 연금수급액도 27만원으로 준다.
김성수기자 s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