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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신의 3대 연금’… 마지막 노후 안전망까지 흔들

    ‘불신의 3대 연금’… 마지막 노후 안전망까지 흔들

    ‘불신의 연금’이 ‘불안한 노후’를 만들고 있다. 노후 보장을 위한 은퇴 대비 ‘3단 방어벽’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급액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개인연금’은 보험 민원만 연간 1000여건이다. ‘퇴직연금’은 1년 미만 저리형 단기상품 위주인 데다 수익률도 미미하다.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가입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 상향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으로 혼란스럽다. 전문가들은 “(매달 쪼개 받는) 연금 대신 (한번에 목돈으로 받는) 일시금 선택 비율이 95%가 넘는 등 연금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만큼 지급 방식을 다양화해 실질적으로 연금이 운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연금보험 관련 민원접수 현황’(생명보험사 14곳, 손해보험사 8곳)을 보면 2012년 1501건, 2013년 1321건, 2014년 1240건으로 연간 민원이 1000건을 훌쩍 넘는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노년층의 상실감은 더 크다. “노후 걱정 말라”는 설계사의 권유에 1998년 8월 S사의 실버그린보험에 가입한 A씨는 최근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없는 형편에 10년간 매월 10만원씩 120회나 부었는데 기대했던 금액의 3분의1에 불과한 연금이 나왔다. “처음과 말이 다르지 않냐”며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지만 ‘구제’ 방법은 없었다. ‘정기예금이율이 변동될 경우 연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약관에 명시돼 있어서다. 가입 시점보다 예금 이자가 크게 떨어져 연금액도 쪼그라든 것이다. 김재현 상명대 리스크관리·보험학과 교수는 “1990년대 개인연금 저축보험이 도입될 때 노후 보장을 위한 설계가 약하고 수익률 공시 등 관리가 부족했던 문제가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금융 당국의 관리 감독과 수익률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도 못 미덥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은행이 연 2.4%, 생명보험 2.82%, 손해보험 2.95%, 증권이 3.01%로 저조하다.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영세사업장도 수두룩하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근로자퇴직연금 보장법’까지 만들었지만 몇 달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은 “퇴직연금 대부분이 1년 미만의 저리형 단기 상품 위주로 운용돼 장기 운용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 것도 큰 문제”라면서 “장기 상품을 운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세대별 성향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행 퇴직연금 상품은 원리금 보장을 중시하는 탓에 분기별 운용 수익이 1%에도 못 미치는 등 연금 가입 유인 효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 소득 보장제인 국민연금도 길을 잃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소득대체율 45%를 권장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실질 대체율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이를 50%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놓고 정치권과 청와대가 연일 싸움 중이다. 실효성 있는 3층 연금제도를 정착시키려면 운용 시스템을 정비하고 저소득층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어떻게 연금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저소득층을 위해 정부가 보험료를 보조해 주고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무성 “朴대통령, 공무원연금 생각하면 한숨난다는데 나는 가슴 터질듯 해”

    김무성 “朴대통령, 공무원연금 생각하면 한숨난다는데 나는 가슴 터질듯 해”

    김무성 “朴대통령, 공무원연금 생각하면 한숨난다는데 나는 가슴 터질듯 해” 공무원연금 개혁,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대통령께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는데 저는 이 문제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이 주도하는 노인복지 정책모임인 ‘퓨처라이프포럼’이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 무산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어찌해서 국민에게 하나마나 한 맹탕개혁, 졸속, 비열한 거래 등 이런 말로 매도당하면서 이렇게 온통 오물을 다 뒤집어써야 하는지 참 기가 막힌 심정”이라고도 했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내용을 갖고 잘 됐는지 잘못됐는지 말해야 하는데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갖고 옳으냐 그르냐 ‘이슈파이팅’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이냐”면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거듭 밝혔다. 지난 2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등이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에 서명했으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률 명시’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야당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하…, 이것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와요”라고 말한 데 대해 자신도 그에 못지않게 답답한 심정임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에) 미국은 최소 3년 이상 걸렸고, 일본은 무려 15년에 걸쳐서 확정한 바 있는데 우리는 불과 4개월만에, 그것도 최소의 사회적 대타협을 성공시켰다”면서 “이런 문제를 전혀 평가받지 못하고 졸속개혁, 비열한 거래로 매도받고 있는 심정을 생각해 보라”며 하소연하듯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국회선진화법이 어떤 법인가 하는 것이 이번에 여실히 증명됐다”면서 “야당의 합의 없이는 단 한발자국도 갈 수 없는 게 국회선진화법”이라며 개정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하…공무원연금 한숨 나와요”

    朴대통령 “하…공무원연금 한숨 나와요”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12일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해내지 못하면 결국 시한폭탄이 터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5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하고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고 하면 너무나 염치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개혁 불발 땐 시한폭탄 터져”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언급하다가 “하…, 이것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와요”라고 말한 뒤 10초가량 침묵하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지연에 대해 “국민 부담과 나라 살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국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일” “미래세대에 빚더미를 물려주는 일”이라고 표현했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연계 움직임과 관련, 박 대통령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국민연금과 관련된 사항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先) 공무원연금개혁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원칙을 거듭 천명했다. ●靑 ‘국민연금 강화=세금 부과’ 인식 청와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별도의 재정 투입 없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는 만큼 세금 부과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해 왔으며 최근에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향후 65년간 추가 세금 부담만 1702조원”이라며 세금폭탄론을 폈다. 한편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여론 형성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여 “野 과거 40%로 인하” 야 “靑 가이드라인 따르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여야 간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5월 임시국회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기’는 불가하다는 당론을 정한 뒤 ‘여론전’에 치중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합의 파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협상의 여지는 더욱 좁아진 것이 현실이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때는 왜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낮췄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2007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당 간사였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의 ‘50% 명기’ 주장에 대해 “지도부와 전혀 협의하지 않은 50%를 내놓아서 정국을 교착상태로 빠지게 하려는 일부 강경 세력 입장이 반영된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새정치연합도 ‘50% 명기’ 입장을 고수하며 여론전에 치중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50% 명기 불가’ 당론에 대해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입장인데, 첫 번째로 원내대표 간 합의한 내용을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손바닥 뒤집듯 뒤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기획] [국민연금 해법을 묻다] 왜 의무화했나

    [기획] [국민연금 해법을 묻다] 왜 의무화했나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촉발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논쟁이 2007년 2차 연금 개혁 이후 한번도 공론화되지 않았던 보험료율 인상 이슈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논의가 진전돼 3차 연금 개혁이 이뤄지려면 국민적 합의 등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8년 만에 찾아온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연금 고갈 시기 연장과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해법을 모색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민연금은 왜 강제로 가입해야 하나. 탈퇴하고 싶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논란을 다룬 기사에는 어김없이 이런 댓글이 따라붙는다. 자신이 낸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고,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준조세나 마찬가지인 국민연금 보험료까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2100년 이후 기금 보유’라는 전제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면 당장 보험료를 2배 인상해야 한다는 ‘보험료 폭탄론’을 제기한 탓에 불신이 더욱 팽배해졌다. 본격적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하기에 앞서 바닥으로 추락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부터 시급히 제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공적연금 실시하는 국가들 강제가입 원칙 국민연금은 개인연금처럼 단순히 노후 소득만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상품이 아니다. 혼자서는 대비하기 어려운 노후 생활의 위험을 온 국민이 연대해 대처하기 위한 제도로, ‘우리’를 위한 연금제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국민연금을 강제 적용하지 않는다면 가난한 사람은 ‘당장의 생활이 어려워 노후 준비를 할 수 없다’며, 부유한 사람은 ‘별도의 노후 준비가 필요 없다’며, 젊은 사람들은 ‘먼 훗날의 노후를 굳이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느냐’며 가입을 기피할 수 있다. 가입을 기피하는 사람이 늘면 노후 빈곤층이 늘고, 결국 사회문제화돼 국가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빈곤을 해소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노후를 성실하게 준비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노후를 일정 부분 책임지게 되는 이중 부담이 발생한다. 그래서 소득활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연대성’을 기초로 한 사회보험이 바로 국민연금 제도의 핵심이다. 국민연금은 또 고소득계층에서 저소득계층으로 소득이 재분배되는 ‘세대 내 소득재분배’ 기능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급여를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지만, 저소득계층의 경우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이 자신의 소득보다 높기 때문에 고소득층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낸 보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 반면 고소득층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이 자신의 소득보다 낮아 저소득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금 혜택이 적다. 소득 수준이 최고인 보험 가입자가 2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때 가져가는 연금액은 자신이 낸 보험료의 1.3배인 반면 소득 수준이 최저인 보험가입자가 2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때 가져가는 연금액은 7.9배에 이른다. 국민연금의 이런 세대 내 소득재분배 기능을 통해 소득계층 간 노후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이다. 그래서 공적연금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강제가입을 원칙으로 한다.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은 “국민연금을 임의적용으로 운영하거나 실직할 때 반환일시금으로 기존에 납부한 보험료를 되돌려 주면 갑자기 발생하는 장애나 사망 그리고 누구나 닥치게 되는 긴 고령 기간에 대비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이 밖에도 연금을 지급할 때의 물가 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른 만큼 받는 연금액도 많아 개인연금보다는 확실히 유리하다. 그러나 현행 보험료율대로라면 3차 재정추계에 따라 2060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며 기금을 유지하려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독일(19.6%), 미국(12.4%), 일본(16.6%) 등 주요국도 10%가 넘는 보험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9%에서 동결된 상태다. 보험료를 현재보다 많이 올리기 어렵다면 고소득층의 보험료 상한액을 올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고소득층의 보험료 상한액은 월 소득 408만원으로, 한 달에 600만원을 벌어도 408만원을 번 것으로 간주해 보험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고소득층이 보험료를 너무 많이 내면 나중에 급여도 많이 가져가 연금 소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까 우려해 상한액을 이렇게 설정한 것이다. ●연금 지급시 물가 반영… 개인연금보다 유리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고소득층의 보험료 상한액을 올리되 나중에 받아갈 보험료를 제한하면 고소득층이 연금보험료를 더 내게 돼 보험료 수입이 늘고 기금 안정에 기여하면서 소득재분배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민연금, 국민 입장에서 논하라/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국민연금, 국민 입장에서 논하라/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재원 조달 방법 가운데 하나인 ‘부과 방식’을 “세대 간 도적질”에 비유했다. 부과 방식이란 적립 기금이 소진됐을 때 매년 노인 세대(현재 부모 세대)에 연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후세대(현재 자식 세대)로부터 걷는 것이다. 세대 간 도적질을 막으려면 현재의 ‘부분 적립방식’을 유지해야 하고, 그러려면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려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재원 소진과 부과 방식으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으니 폐기돼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당장 반론이 나왔다. 한 예로 현재 부모 세대의 노후 생활이 안정적일수록 이들을 부양하는 자식 세대의 부담과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을 들 수 있다. 시시비비는 둘째치고라도 공적 연금을 담당하는 부처 수장이 세대 간 타협과 공존이라는 공적 연금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언행을 일삼는 것은 적절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문 장관의 태도는 2013년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하려는 청와대 방침에 맞서 ‘양심에 관련된 문제’라며 스스로 물러난 전임 진영 장관의 소신 행보와 뚜렷이 대비된다. 학자 출신으로서의 양심, 공인으로서의 책임감보다 자리 보전과 개인의 입신이 더한 가치라 할 수 있는지 자문할 일이다. 돌아보면 2007년 국민연금 2차 개혁에서는 명목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되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해 사실상 소득대체율을 50%로 맞추도록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대로 지켰다면 이제 와서 소득대체율이 40%니 50%니 입씨름을 할 일도, 노후소득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던 2차 개혁의 취지가 훼손되는 일도 없었을 테다. 이 점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현 여권은 국민연금제도를 이토록 혼란에 빠뜨린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와 청와대는 다양한 경우의 수와 상황별 시나리오를 배제한 채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시 1702조원 세금폭탄’을 공언하며 국민연금 가입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에 ‘증세 프레임’을 덧칠하면서 반대론자와 국민을 겁박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공적 연금의 담론을 정부 입맛대로 좌지우지하고,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하는 여론을 옥죄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국민연금법 제4조 2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수지를 계산하고 국민연금의 재정 전망과 연금보험료의 조정 및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계획 등이 포함된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 국회 통과 절차를 거쳐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국민연금심의위원회는 2013년에 이어 5년 뒤인 2018년 열리게 된다. 이처럼 법에 정한 국민연금 논의의 틀에서 중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필요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의 책임이며 의무라 할 수 있다. 심의위에서 논의된 재정추계의 구체적이고 민감한 내용들을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거두절미한 채 해석하거나 부각시키는 행위는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공적 연금의 토대를 허무는 일이나 다름없다. 공적 연금 제도는 합의의 산물이며 공존의 틀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사회적 타협의 논의 구조를 이끌어 가려 하는지 그 진정성을 묻고 싶다. ckpark@seoul.co.kr
  • 與 ‘소득대체율 50% 명시 불가’ 확정

    새누리당이 연금개혁 협상 전략으로 ‘타협’ 대신 ‘원칙’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5월 국회의 최대 쟁점인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11일 확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난 2일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안을 바탕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즉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되 국민연금은 별도의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향후 논의하자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률 50%를 국회 규칙에 명시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국회 규칙에 50%를 넣지 않는 것이 지도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연금개혁 협상 방향을 놓고 엇갈렸던 당내 의견들은 일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별도의 의원총회 추인 절차를 밟지 않고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앞으로의 협상 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향후 여야 간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경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5월 국회 문턱마저 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전날 청와대의 ‘소득대체율 50% 땐 1702조원의 세금 폭탄이 우려된다’는 브리핑이 여당 내 의견 조율 과정에서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국회에 내린 지침이자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꼬집었다. 여권 내에서도 청와대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당 지도부의 입지를 좁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매우 적절치 못했던 처신”이라며 “유 원내대표에게 매우 큰 재량권을 줘야 하는데 카드 패를 먼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시론] 국민과 공무원 사이의 정치, 무엇을 타협했는가/정연정 배재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시론] 국민과 공무원 사이의 정치, 무엇을 타협했는가/정연정 배재대 공공정책학과 교수

    공무원연금 개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무색해졌다. 모처럼 이뤄진 여야의 타협정치 때문에 그렇게 됐으니 할 말이 더 없게 됐다. 여야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이른바 공적연금 강화와 함께 막상 개혁 대상이던 공무원연금을 다소 후퇴한 상태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합의 내용이 나오자마자 국회의 월권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포퓰리즘’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두 가지가 못마땅했을 것이다. 첫째는 국가 재정의 과대 지출을 막기 위해 연금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으로 재정부담 숙제를 풀지 못했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공무원연금으로 ‘개혁적’ 성과를 높이고 싶었는데 연금 지급률과 보험률을 크게 조정하지 못해 소폭의 변화로 끝났다는 점이다. 정책적 성과를 내기 위해 칼을 빼든 정부와 청와대로서는 용두사미의 여야 합의로 다시 칼집에 슬쩍 넣게 됐으니 불쾌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공무원연금이든 다른 연금의 개혁이든 청와대와 정부가 독단으로 주도할 수 없는 사회적 숙제다. 그래서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애초부터 나왔고, 국회의 합의 정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국회는 중요한 사전 절차를 간과하고 ‘합의’ 결과만을 국민 앞에 내놓았다. 당장 국민연금을 내고 받을 국민 개개인의 의견과 입장을 무시한 채 결론부터 먼저 낸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무원연금 개혁을 부분 조정한 형태다. 여야 합의가 흔치 않은 우리 정치 환경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그 정신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 개개인의 현실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문제다. 지금 국민들의 호주머니는 여야 국회의원들과 달리 그리 넉넉하지 않다. 따라서 국민에게 먼저 “현실은 좀 더 힘들어지겠지만 미래를 위해 함께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건넸어야 했다. 여야는 이 같은 동의 없이 “이렇게 가면 미래가 좋아진다. 그러니 그냥 갑시다”라고 무작정 합의했다. 지난 6일 합의안 처리가 불발된 것도 이런 ‘과정적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서구 유럽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에서 국민연금 지급률을 높이는 방식을 크게 선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못했던 것 또한 좋지 않게 작용했다. 공적 연금 문제는 똑부러지는 정답이 없다. 고령화 사회가 더욱더 현실화돼 가는 시점에 현실적 부담을 늘려 풍족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쁜 발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조차도 국민적 합의를 통해 도출돼야 한다. 국회의원들, 아니 여야의 지도부가 이런 합의를 전제로 하지 않은 결론을 내리는 것은 민주적 정치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아무리 합의 민주주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해도 국민 동의가 우선되지 않은 여야 합의는 보기에 따라 담합일 수 있다. 오히려 합의안에는 구체적인 인상률이 아니라 이를 위해 국민 합의기구를 어떻게 구성해 언제까지 운영한다는 방법론이 담겼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문제를 놓고 자신들의 정치에 성공했을 뿐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답을 구하는 절차적 정치에는 실패했다. 내부 정치 역시 여의치 않았을 것이다. 야야 소수 강경파들의 목소리와 입장이 평행선처럼 달리면서 본회의 처리도 거의 무산된 실정이다. 당청 간의 협의도 오리무중이다. 여야 모두 국민의 지갑을 돌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국민 의견은 어떤 형태로든 전달되지 않고 있다. 공무원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또 다른 연금 문제든 이를 납부하고 받는 주체는 ‘국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국민이 어떤 희생과 참여를 해야 할지 겸허한 마음으로 의견을 구해야 한다. 현실이 좀 더 어렵더라도 우리 자식 세대의 지갑이 좀 더 두툼해진다면 어떤 희생이 필요한지 국민들도 이제 의견을 내야 한다. 국회는 그런 의견을 모으고 결론을 내는 공간이다. 10%를 올리든 낮추든 그것은 국민적 합의가 답이다.
  • 野 “국민 신뢰 훼손 복지방해부” vs 政 “야당이 기금 고갈 은폐”

    野 “국민 신뢰 훼손 복지방해부” vs 政 “야당이 기금 고갈 은폐”

    국회에서 11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야당 의원들과 ‘1702조원 세금 폭탄론’ ‘보험료 두 배 인상론’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현행 40%)로 올리려면 “앞으로 65년간 미래 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 부담만 무려 1702조원(청와대)”,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두 배 수준인 16.69%로 올려야 한다(문 장관)”고 주장했다. 포문을 연 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안 의원은 “국민연금 재정 운영 방식을 기금이 소진되는 2060년까지 ‘적립 방식’으로 하는 데 국민적 합의가 있고 이후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문 장관이 ‘2100년까지 적립 방식을 유지한다’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보험료 두 배 인상 발언을 해 공포감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문 장관은 “자의적으로 말한 것이 결코 아니며 재정 추계 결과에 입각해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사퇴론’을 제기하며 보다 강한 톤으로 문 장관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보험료 두 배 인상론’으로 (국민연금의) 신뢰감을 갈기갈기 찢어 놨다. 보건복지부가 어디에 있나. 복지혼란부, 복지방해부 아니냐”면서 “(소득대체율 10% 상승을 위해서는)보험료율을 1.01%포인트만 올리면 되고 2100년까지 기금을 유지하려면 5.11%만 추가로 올리면 된다. 산수 공부는 한 건가.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문 장관도 이에 지지 않고 “복지부에 ‘공포 마케팅’을 한다고 하더니 야당이 되레 ‘은폐 마케팅’을 한다”고 답했다. 야당이 2060년에 기금이 고갈된다는 내용은 ‘은폐’한 채 아전인수식 주장을 내놨다고 꼬집은 것이다. 김성주 의원은 “‘내가 낸 보험료를 못 받는다’ 등의 국민연금 괴담이 세 가지가 있다. 유포자가 정부와 청와대 아니냐”면서 “1702조원이라는 수치는 국민들이 보험료를 그만큼 내야 한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문 장관은 “기금 고갈 없이 소득대체율 50% 유지를 위해 그 정도 보험료가 필요하다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라고 답했다. 최근 문 장관이 기금 고갈로 인한 부담이 후(後)세대에 전가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세대 간 도적질’로 비유한 것을 놓고도 야당 의원의 비난이 잇따랐다. 인재근 의원은 “정책 책임자가 ‘도적질’이라는 자극적 발언으로 국민연금 이미지를 훼손한 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자 문 장관은 “어감이 좋지 않았다면 제가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문 장관에게 해명의 시간을 마련해 줬다. 이명수 의원이 “보험료를 약 1% 올리면 소득대체율 50%가 가능하냐”고 야당 주장의 현실성을 묻자 문 장관은 “정부가 마술사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전날 있었던 청와대의 국민연금 관련 기자회견이 “복지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냐”는 질문에 문 장관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5월 국회, 더이상 민생을 외면하지 말라

    11일부터 5월 국회가 한 달간 일정으로 시작되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여야의 정쟁으로 4월 임시국회가 식물국회로 막을 내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처리를 높고 극한 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명기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애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와 더불어 민생·경제 관련 법안 등 100여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6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한 건만을 처리했다. 경제활성화와 민생을 외쳤던 여야는 아직도 서로 약속을 어겼다고 ‘네 탓’만 하는 한심한 상황이다. 5월 국회에서 처리를 기다리는 민생법안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사안은 연말정산 추가 환급 길을 여는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638만명의 근로소득자들에게 되돌아갈 4580여억원이 묶여 있다. 재정산에 대비해 사전 정리에 나선 기업들도 혼란에 빠져 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지방자치단체 무상보육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안, 담뱃갑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도 화급을 다툰다.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영세상인 보호 장치를 담고 있다. 그동안 인정되지 않던 권리금을 법적으로 보장해 218만명으로 추산되는 상가 세입자가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방재정법 개정은 만 3~5세 무상보육인 누리과정 예산 확보책이다. 일부 지역 교육청에서 예산난으로 지원이 끊기는 점을 감안, 교육청의 지방채 발행을 허락하는 조치다.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처리가 시급했던 지방재정법 개정안도 무산됐고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됐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매달려 허송세월하는 사이 우리 경제는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고 4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 중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주요 민생법안을 공무원연금 등 정치적 이슈와 연계해 볼모로 잡고 있어 국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4·29 재보선에서 표출된 민심을 직시하고 협상은 협상대로 하되 민생법안 통과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5월 국회에서도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보여 주지 못하는 한 지지자들마저도 등을 돌리는 사태가 올 수밖에 없다. 4·29 재보선 참패 직후 ‘뼈를 깎는 자성’과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계파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 국민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서 보듯 여당의 국정 난맥에도 비판적이지만 야당의 정치 행태에도 염증을 느끼고 있다. 여당의 실패와 오류를 정쟁의 꼬투리로 삼을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정쟁보다는 정책 대안을 통해 국정에 협조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 본 기능은 입법에 있다. 민생법안조차도 외면하는 국회의원들을 위해 그 많은 특권과 보수, 보좌 인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새겨야 할 것이다.
  • 여야 ‘연말정산 추가 환급법’ 12일 처리

    여야는 지난 2일 여야 지도부가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놓고 10일 재협상을 시도했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에 따른 보완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등은 12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첫 회동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관련, “5월 2일 양당 대표·원내대표 간 합의 및 실무기구의 합의사항을 존중해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처리 목표 시점은 28일 본회의로 정했다. 여야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에 대해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청와대는 야당이 주장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기존 40%에서 50%로 인상하는 방안과 관련해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65년간 세금폭탄은 무려 1702조원에 이른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발표한 ‘5월 국회 개회와 관련한 입장’을 통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 문제는 정치적인 당리당략에 의해 결정될 사항은 아니고 반드시 공론화 과정과 국민과 국민연금 대표자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12일 본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한 1조원 지방채 발행 법안(지방재정법 개정안)과 야당이 요구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 이견 없는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문제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을 통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靑 “소득대체율 50% 땐 1702조 세금폭탄”… 野 “공포 마케팅”

    靑 “소득대체율 50% 땐 1702조 세금폭탄”… 野 “공포 마케팅”

    “일방적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 한다면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청와대가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연계하는 시도에 본격적이고, 공개적이며 적극적으로 반대를 표시하고 나섰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10일 브리핑을 갖고 “일부 정치권의 주장처럼 지금 보험료를 1%만 올려도 미래 세대는 재앙에 가까운 부담을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의 추계를 인용, “기금을 다 소진하게 되는 2060년부터는 보험료를 25.3%까지 올려야 하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아들딸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국민연금 보험료로만 소득의 4분의1을 내야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지난 3일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높이면 2015년부터 2083년까지 급여지출액 1668조원이 늘어난다고 발표했었다. 소득대체율이 40%일 때는 2083년까지 급여지출액이 9699조원이고 50%면 1경 1368조원이었다. 청와대는 이 자료를 토대로 추가 지출액을 ‘세금 부담’으로 표현했다. 김 수석은 이날 “1조원은 한 사람이 매일 100만원씩 2700년동안 쓸 수 있는 돈”, “향후 65년간 추가 세금 부담만 1702조원”, “내년에만 1인당 209만원 추가 보험료”, “2060년부터는 보험료만 소득의 4분의1” 등의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수석은 이날 입장 발표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재논의 요구냐는 질문에 “그런 뜻은 아니다. 대통령도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폭과 속도에서 상당히 미흡하지만 시한을 지킨 그 부분은 평가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여야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연말정산 보완대책 법안 처리, 누리과정 예산 관련 법안 통과, 청년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 관련법안 통과 등을 5월 국회의 우선 현안으로 제시하며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무책임의 카르텔’이 낳은 하류 정치

    [김형준 정치비평] ‘무책임의 카르텔’이 낳은 하류 정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국회에서 무산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문제의 발단은 여야가 공무원연금을 논의하던 막바지에 느닷없이 국민연금을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묻지마 합의’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런 여야의 졸속 합의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5월 6~7일)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31%)보다 반대(42%)가 더 많았다. 개혁 수준에 대해선 ‘적정하다’는 의견은 28%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선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면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54%로 나왔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데 민심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야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무산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에서 애초 합의보다 훨씬 무리한 추가 요구를 했다”고 했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새누리당이 야당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눈에는 이번 파동이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우왕좌왕하는 여당’, ‘대책 없는 야당’이 결합해 나타난 정치 참사다. 한마디로 청와대-여당-야당의 ‘무책임 카르텔’이 낳은 ‘저질 정치’의 단상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박근혜 대통령이 더 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통령이 한가하게 국회를 평가하고 비판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제기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이해 당사자들을 얼마나 자주 만나 대화하고 설득했는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수없이 많은 대국민 기자 회견을 해서 개혁을 설명했고, 의회 지도자와 야당 의원들을 수시로 만나 설득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 짓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는 개혁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시되고 아름다워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박 대통령은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팔을 걷어붙이고 정치권과 함께 성공적인 개혁안을 도출해야 한다. 연금 개혁을 통해 조성된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하면 후대에 훌륭한 업적을 이룬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둘째, 정치권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청와대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세금 폭탄이 무려 1702조원이 되고 향후 65년간 미래 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 부담은 연간 평균 26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보면 연금법 개정안이 무산된 것은 차라리 잘됐다. 재검토할 때는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에만 집중해야 하고, 개혁의 핵심인 재정 절감 효과가 무차별적으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 없는 맹탕 합의’가 아니라 ‘원칙 있는 실속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셋째, 공무원연금 문제로 국회가 파행되면서 표류하고 있는 100여개의 민생 관련 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이것은 국회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자 예의다. 국민에게 약속했던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라도 연말정산 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국회’가 아니라 5월 임시 국회를 소집해 국회 의사당의 불이 24시간 꺼지지 않도록 환하게 밝혀야 한다. 더불어 민생과 개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지혜로운 행보를 해야 한다.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무산이 정치권에 던진 큰 교훈은 어떤 명분도 포퓰리즘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4·29 재보선 전패 후 문재인 대표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 시작을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연금 개혁이 되길 당부한다. 새누리당은 당·청 간에 소통을 했느니 안 했느니 하는 유치한 논쟁에서 벗어나 표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역사에 남는, 후회 없는 개혁을 추진하길 권고한다.
  • 새누리 “큰 틀에서 동의” 새정치연 “청와대 월권”

    청와대가 10일 연금개혁과 관련해 ‘선(先) 공무원연금개혁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청와대 입장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대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의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브리핑 시점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당내에 있다. 반면 야당은 “월권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마치 국회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공무원연금 개혁도 이뤄지지 않고 민생법안도 처리되고 있지 않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세금폭탄이 무려 1702조원이나 된다’고 밝힌 것을 두고서도 “뻥튀기 자료를 꺼내 들어 국민을 협박한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는 “청와대는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연평균 26조원의 세금 부담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공포마케팅”이라며 “보건복지부 자료를 봐도 소득대체율 50% 달성을 위해서는 보험료를 1.01% 포인트만 올리면 된다고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잘못된 수치를 인용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거의 고의”라고 따졌다. 이와 함께 여야는 양당 원내대표가 첫 회동에서 ‘여야 지도부의 5·2 합의안 및 실무기구 합의 사항을 존중한다’고 결론을 낸 데 대해서도 견해 차이를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한 ‘2+2 회동’에서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실무기구의 합의를 존중한다’는 문구만 포함됐지 ‘50%’라는 수치는 못 박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전 김무성 대표와 만나 이 같은 뜻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국민연금 연계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연금개혁에 대한 입장 및 협상 전략을 조율할 계획이다. 반면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률 50%를 국회 규칙의 부칙 아래 첨부서류에 명시키로 이미 ‘합의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공무원연금의 재정절감분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투입하는 이른바 ‘50-20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12일과 28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28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의 ‘50% 명기’ 요구와 여당의 ‘수치 명시 불가’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연금개혁의 5월 국회 처리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률로 명시해야”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률로 명시해야”

    현재 국민연금 논란의 중심에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 문제가 갑작스레 불거진 절차상 하자 문제와 기금 소진으로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이 빚어낸 국민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공적연금 확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책임지고, 이를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국가는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공적연금 가운데 하나이지만 연금이 고갈되거나 적자가 날 경우 국가의 책임이나 지원은 명시돼 있지 않다. 반면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국가가 부족한 액수를 메우도록 하는 보전금 조항이나 국가 지원·부담을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2007년 2차 연금개혁에서 추진됐던 국민연금 지급의 법적 보장은 2013년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입법화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국가는 연금급여의 안정적·지속적 지급을 보장한다’는 원안의 문구가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한다’로 바뀌는 데 그쳤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1월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국민연금기금 적자분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정은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혹은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을 수 있다’고 인식될 정도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구창우 연금행동 사무국장은 “보험료, 소득대체율 인상 등 모든 개혁에 앞서 연금에 대한 신뢰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가가 법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을 달가워할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2년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책임과 연계한 기금 운용 개선 방안’ 연구에서 “연금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 급여를 책임지기에는 불가능하다”며 “보험료가 국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징수되고 있음에도, 국가가 퇴직 후 급여 지급을 법적으로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이어 “국민연금의 장기 지속성을 위해 향후 정부의 책임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가 지원을 법률에 명시하거나 지급 주체를 공단이 아닌 정부나 국가로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까

    공무원연금 개혁안,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까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까 5월 임시국회가 11일 한 달간 일정으로 문을 연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지난 6일 종료된 4월 임시국회에서 불발돼 예정에 없던 임시국회가 소집된 것이다. 그만큼 이번 5월국회의 지상 과제는 공무원 연금 개혁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그러나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전날인 10일 오전까지 5월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어 회기에 들어가기도 전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갖고 5월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조율할 예정이어서 첫 단추인 의사일정부터 순조롭게 합의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여야가 11일까지 의사일정을 정하지 못하면 5월 국회는 문만 열어놓은 채 당분간 공전하게 된다. 가장 큰 현안인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4월국회에서 합의 문턱까지 갔다고는 하지만 당장 임시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여야가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 본회의 통과가 좌절된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막판에 새롭게 등장했던 국민연금 연계 합의 자체를 반대하는 주장과, 적어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부분만은 빼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역시 ‘선(先)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를 공식화함으로써 강경해진 분위기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도 신임 이종걸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새누리당의 합의 파기와 약속 불이행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맞서 ‘강(强) 대강’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10일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루라도 빨리 달성해야 국가 재정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당리당략을 버리고 초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청와대의 말 한마디에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 및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렸다”면서 “합의를 준수해 공무원연금 개혁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여야간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5월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5월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안될 경우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이나 2017년 대선 등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연금 개혁 추진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대로 정치권 스스로 국가 재정절감을 위해 추진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이 좌초 위기에 빠진 데 대한 국민 여론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5월 중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불발됐던 연말정산 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장 우선 처리돼야 할 ‘발등의 불’로 꼽힌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법사위까지 통과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이 불발되면서 함께 멈춰 섰기 때문에 이번엔 통과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정부는 11일까지 소득세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이번 달 환급이 어려워지고 연말정산 신고를 새로 해야 하는 등 국민에 엄청난 불편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안이나 선거구 획정 위원회 독립을 규정한 공직선거법안도 통과 가능성이 큰 법안들이다. 무상보육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도 지난 연말부터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들과 달리 여권이 경제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꼽은 법안들은 이번 국회에서도 여전히 처리가 불투명하다. 지난 2012년 7월 제출돼 여전히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다수의 소액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해 창업 벤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일명 크라우드펀딩법),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관광진흥법 등이 대표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들 법안이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여전히 통과에 부정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5월 국회 당부 “소득대체율 50% 인상하면 세금폭탄 1702조원”

    靑 5월 국회 당부 “소득대체율 50% 인상하면 세금폭탄 1702조원”

    靑 5월 국회 靑 5월 국회 당부 “소득대체율 50% 인상하면 세금폭탄 1702조원” 청와대는 10일 야당이 제기해온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문제와 관련,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세금폭탄은 무려 1702조원이나 된다”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발표한 ‘5월국회 개회와 관련한 입장’을 통해 “정치권 일부에서 일방적으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 한다면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지적마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수석은 또한 “국민눈높이에 맞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우선이며, 5월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린다면 향후 65년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할 세금부담만 1천702조원, 연간 평균 26조원에 달한다”면서 “국민께 세금 부담을 지우지 않고 보험료율을 상향조정해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하면 2016년 한 해만 34조 5000억원,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255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정치권의 주장처럼 지금 보험료를 1%만 올려도 미래세대는 재앙에 가까운 부담을 지게 된다”며 “기금을 다 소진하게 되는 2060년부터는 보험료을 25.3%까지 올려야하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아들 딸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국민연금 보험료로만 소득의 사분의 일을 내야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수석은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 문제는 정치적인 당리당략에 의해 결정될 사항은 아니고 반드시 공론화 과정과 국민과 국민연금 대표자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공무원연금과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먼저 이행한 이후에 국민연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논의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11일까지 연말정산 보완대책 법안 처리 ▲누리과정 예산 관련 법안 통과 ▲청년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 관련법안 통과 등을 5월 국회의 우선 현안으로 제시하며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 김 수석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위한 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연말재정산을 위해서는 필수절차에만 최소한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5월11일까지는 꼭 국회에서 소득세법 통과돼야만 5월 중에 정상적으로 환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지방재정법 개정은 정부가 준비한 예비비 5064억원과 지자체 지방채 발행으로 누리과정을 차질없이 지원하기로 이미 여야간 합의한 사안”이라면서 “우리 아이들과 부모의 걱정을 줄이고 안심하고 어린이 집에 보낼 수 있도록 누리과정 관련 법안도 꼭 통과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청년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서비스발전기본법, 크라우드펀딩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률의 통과도 한시라도 미뤄선 안된다”며 “만약 청년일자리법안들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그 이유에 대해 청년과 국민께 정확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입기간 짧은 한국, 獨과 소득대체율 40% 같지만 연금은 절반

    가입기간 짧은 한국, 獨과 소득대체율 40% 같지만 연금은 절반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보다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는 독일 등 선진국의 명목 소득대체율도 40% 수준이며, 이보다 높은 국가도 점차 소득대체율을 낮춰가는 추세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유럽연합이 공개한 국가별 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 자료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로 그리스, 룩셈부르크, 스웨덴,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많은 복지 선진국은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명목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2050년이 됐을 때 명목소득대체율 목표치가 프랑스를 빼고는 모두 50%를 상회한다. 2010년 기준 현재 명목소득대체율이 91.2%인 룩셈부르크는 2050년 71.7%로 낮출 계획이고, 현재 64.6%인 영국은 같은 기간 62.6%로 인하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현재 63.9%인 명목소득대체율을 2050년까지 47.3%로 낮추기로 했다. 반면 현재 명목소득대체율이 40~50%로 하위 그룹에 속하는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은 오히려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명목소득대체율을 높여가고 있다. 독일은 2010년 41.9%에서 2050년 45.7%, 덴마크는 48.8%에서 56.2%, 벨기에는 51.3%에서 52.7%로 소폭이나마 소득대체율을 인상한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의 현재 명목소득대체율이 40% 수준으로 우리와 비슷하다고 해도 실질소득대체율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명목소득대체율은 연금에 40년간 가입했을 때 보장받을 수 있는 소득대체율을 말하고, 실질소득대체율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가입기간(10년) 이상 보험료를 냈을 때 실제 받을 수 있는 연금의 소득대체율 수준을 의미한다. 오래전 연금 제도를 도입한 유럽 복지 선진국 국민의 평균 연금 가입 햇수는 평균 30~35년 정도로 우리보다 훨씬 길다. 한국은 현재 평균 연금 가입 햇수가 15년 정도이며, 2050년이 돼야 평균 23년이 된다. 즉 명목소득대체율이 높아도 실제 받는 연금은 명목소득대체율 수준에 못 미친다. 2015년 현재 한국의 실질소득대체율은 23%에 그친다. 보건복지부가 추계한 자료를 봐도 그나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해야 실질소득대체율이 4% 포인트 정도 올라 27%가 된다. 독일의 2012년 실질소득대체율은 47%, 덴마크는 42%, 벨기에는 47%로 우리의 두 배 수준이다. 구창우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공무원연금 급여가 많은 것은 33년 가입기간을 대부분 채워 보험료를 납부하기 때문인데, 일반 국민은 고용이 불안정해 실직 등의 이유로 국민연금에 안정적으로 가입할 수 없어 실질소득대체율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에 조사한 자료를 봐도 한국은 노인의 전체 소득에서 연금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6.3%에 불과하다. OECD 최하 수준이다. 대신 근로소득 비중은 63%로 OECD국가 중에 가장 높다. 노인도 일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셈이다. 룩셈부르크는 노인의 전체 소득원 중 연금 소득 비중이 81.5%로 가장 높고, 근로소득 비중은 15% 안팎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금전문가는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 명목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는 나라들은 높은 수준의 연금을 보장하면서 재정안정성 관리를 위해 급여 수준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매우 약한데도 이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여야가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했으나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한 내용 때문에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국민연금 올려주는 것에 대한 여론의 질타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월권’이라 했고, 관계 부처 장관은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했다.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국민연금, 더 주는 게 맞다. 현재 국민연금은 휴지조각 수준이다. 노인빈곤율은 50%에 육박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높다. 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도 OECD 회원국 평균 57.9%보다 낮은 40%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명목대체율을 50%로 올려도 평균에 못 미친다. 이런 노인 무시 정책 때문인지 노인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등이다. 국민연금은 설계 당시 40년 가입 기준으로 명목대체율은 70%였다. 1998년 60%로 내렸고, 2007년에는 4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가입 기간 40년간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이면 연금은 40% 소득대체율 기준으로 명목상 80만원이다. 현실은 평균 가입 기간이 20년 내외여서 실질대체율은 명목대체율의 절반이다. 따라서 생애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이면 실질대체율은 20%로 줄고 연금은 80만원이 아니라 40만원이다. 이 돈으로는 기초 생계도 어렵다. 소득대체율 인하로 재정건전성을 해결하려면 국민연금은 휴지조각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답은 여러 곳에 있다. 연금 피크제 도입이나, 국민연금 연금보험료 및 급여수준 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구간 조정 방식도 있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짝짓기, 즉 중층연금도 대안이다. 연금 피크제는 1994년 스웨덴에서 전 세계로 전파된 명목확정기여연금(NDC)의 숨겨진 제도다. 일정 연령에 도달하거나, 부부가 함께 동종의 연금을 받거나, 연금 대신 일을 택할 경우 급여를 줄이는 제도다. 스웨덴의 노인 비율은 20%에 이르지만 NDC 정착으로 재정건전성과 보장성을 동시에 해결했다. 국민연금 소득 구간은 1989년 출범 당시 월소득 최저 22만원과 최고 360만원 사이를 45등급으로 구분했다. 당시 월소득 360만원은 상위 10%였다. 소득구간은 매년 조정이 돼야 하는데 정부는 20년간 방치하다 2009년에야 물가연동을 시작해 2015년 최고소득은 408만원이 됐다. 월소득 408만원은 6분위 수준이다. 정상 조정됐다면 최고소득은 408만원이 아니라 현재 10분위 평균소득 990만원 정도여야 한다. 또한 45등급이 기준이기 때문에 매 소득구간마다 전체 가입자의 2.2%가 모여 있어야 하는데 최저 1등급 24만 5000원에서 12등급 59만 5000원까지 합쳐야 비로소 2.4%가 된다. 최고 등급인 408만원 이상 구간에는 14.1%가 몰려 있다. 그래서 대기업 과장부터 회장까지 국민연금 보험료도 같고, 연금 급여도 같다. 이 기형적 소득구간을 조정하면 재정건전성이 높아진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짝짓기, 즉 중층연금 도입으로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퇴직연금이 좋은 예다. 국민연금 부족분을 퇴직연금으로 보충하는 구조다. 그런데 대기업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91%이지만, 중소기업은 16%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가입률을 높여야 퇴직연금이 제 기능을 한다. 또한 자영업자와 농어민을 위한 준강제 가입 방식의 개인연금이 있으면 국민연금에 추가돼 보장성이 높아진다. 한국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전국은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12.7%여서 고령사회 문턱인데 전남은 20%로 초고령사회다. 시·군·구별로는 더 심각하다. 69개구는 문제가 없지만 75개시 중 전북 김제시 등 9개 지역과 86개군 중 76개가 초고령사회이다. 특히 13개 군의 노인 비율은 이미 30%를 넘겼다. 노인은 밥만 축내는 계층이 아니다.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비주도층이다. 노인이 구매력을 가져야 소비 주도 역할을 한다. 노인이 연금으로 안정된 삶을 사는 모습을 목격해야 청장년층이 지갑을 연다. 연금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노인이 지갑을 열어야 내수가 산다. 실버상품 소비가 늘고, 실버 공장이 돌아간다. 실버 분야의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승수효과까지 달아서 사회로 귀환한다.
  • [오늘의 눈] 야당은 ‘2007년 국민연금 프레임’ 깰 수 있을까/안석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야당은 ‘2007년 국민연금 프레임’ 깰 수 있을까/안석 정치부 기자

    “노 후보가 뭔가 착각하고 있다. …정치인은 정직해야 한다. 듣기 좋게 하기 위해 안 깎는다고 말하면 정직하지 못하다.” 2002년 대선토론회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한 말이다. 이 후보가 ‘국민연금 지급액 삭감’을 주장하자 반대편의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모자랄 때는 세금에서 맞춰 가면 된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한나라당 쪽에선 노인 표 날아가는 소리가 ‘후두두’ 들렸다고 할 정도로 비상이 걸렸다. 연금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교훈을 단단히 얻었던 셈이다. 연금 건드리다 낭패를 본 사례는 참여정부도 마찬가지였다. 9%의 보험료율(내는 돈)을 12.9%까지 인상하려 했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다. 참여정부는 결국 보험료율을 동결하고 소득대체율도 40%로 하향조정했다. 내각제 국가에선 정권 내놓을 각오하고 하는 게 연금개혁이란 말을 당시 참여정부는 실감했다. “2007년 국민연금 프레임을 극복할 수 있는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 6일 낸 보고서 ‘명목소득 대체율 50%의 거짓과 진실’에 나온 문장이다. ‘국민연금 논쟁’에 다시 뛰어든 야당 스스로에 던지는 질문인 셈이다. 보고서는 “2007년 연금 개악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극복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17년째 고정된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을 모색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정국은 어떻게 흘러갈까. 당장 야당이 소득대체율 50%를 주장하면 여당은 “결국은 국민 세금 올리자는 말”이라며 반박할 것이다. “소득대체율을 낮춘 건 문재인 대표가 비서실장이던 참여정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야당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이회창 후보의 말을 빌려 “보험료율을 안 올린다고 하면 정직하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론은 더 악화될지 모른다. 야당의 핵심 지지층이야 복지를 위해 더 많이 부담할 수 있겠지만, 중도층과 중산층들이라면 쉽게 동의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전략, ‘네이밍’ 등이 주도면밀하지 않으면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야당은 2007년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까.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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