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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중 사체지문 채취 유명… 여성·청소년범죄 척결 대모

    임신중 사체지문 채취 유명… 여성·청소년범죄 척결 대모

    우리나라 경찰이 창설된 1945년 이래 사상 첫 여성 치안정감이 탄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이금형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을 치안정감 보직인 경찰대학장에 임명하는 등 경찰 치안정감 인사를 했다. 치안정감은 치안총감(경찰청장·1명) 다음으로 경찰 계급 중 ‘넘버2’에 해당하며 전체 경찰관 10만명 가운데 5명뿐이다. 경찰대학장으로 부임하게 된 그는 “딸만 셋인데 이제 108명의 아들과 12명의 딸을 새로 얻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아동폭력·불량식품)을 척결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이론과 현실을 겸비한 경찰 간부로 양성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여성이자 고졸, 순경 공채 등 3대 약점을 극복했다. 마이너리티(소수파)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만 19세인 197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1985년 경찰청 감식과 소속 감식관이었던 그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채 토막 난 사체의 썩은 손목을 씻으며 지문을 찍은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36년동안 경찰로서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렸다. 고시 출신이 4번의 승진으로 오르는 치안정감 계급을 순경 공채 출신인 그는 9번에 걸쳐 올랐다. 경찰서장급인 총경을 단 것은 여경 중 세 번째였고, ‘경찰의 별’로 통하는 경무관은 두 번째였다. 재직기간 동안 주로 여성·청소년 분야 등에서 활동했다. 2005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당시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서 ‘성매매와의 전쟁’을 주도했고,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당시 특별수사팀을 꾸려 성폭력 교사 14명을 형사입건했다. 이 경찰대학장은 치안정감 승진 예정자 신분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이철규 전 경기청장 등 치안정감 보직 공석이 나오면 최우선으로 공식 치안정감에 오르게 된다. 서울경찰청장에는 김정석 경찰청 차장, 경기청장에 이만희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에 안재경 광주경찰청장, 부산청장에는 신용선 강원청장을 각각 내정 발령됐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선 개입 의혹을 받았던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경찰 조직을 떠나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경찰대 1명, 간부후보 1명, 고시 2명, 순경공채 1명 등 입직 경로별로 고르게 배분됐다. 출신 지역별은 강원 1명, 충북 1명, 전남 1명, 경북 1명, 경남 1명 등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소년 강력범죄 기승…형사처벌 나이 낮추면 줄어들까

    소년 강력범죄 기승…형사처벌 나이 낮추면 줄어들까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만 11세 초등학생 세 명이 20대 지적 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소년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처벌 연령 및 수위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만 14세 이상으로 돼 있는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흉포화하고 있는 데다 과거에 비해 어린이들의 신체 발육이 빨라졌다는 점 등이 이런 주장의 논거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죄를 지은 아이들을 무조건 엄히 다스리기보다는 예방하고 교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觸法)소년’에 해당한다. 이들은 형사재판을 받지 않고 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수강교육, 소년원 송치 등 결정을 받는다. 만 12세부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지만 수용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촉법소년이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는 처벌이 ‘소년원 2년 수용’인 것이다. 촉법소년의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호처분을 받은 14세 미만 소년범은 2002년 2564명에서 2011년 3924명으로 늘었다. 고등학생을 성폭행하고 미행한 뒤 핸드백을 빼앗는 등 범죄 수법도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2011년 12월 청주에서는 13세 소년이 장난을 치다 자신의 발을 밟고 넘어진 친구의 가슴을 발로 밟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남자친구를 시켜 아버지를 폭행하고 돈을 빼앗으려 한 12세 소녀가 붙잡히기도 했다. 촉법소년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은 일본과 함께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스위스·덴마크·스웨덴 등의 형사미성년자 기준은 만 15세이고 영국·독일 등은 만 18세다. 소년원 구금 등 소년사법 적용연령 기준도 한국은 10세로, 구금 가능 연령이 12세인 일본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현행 보호관찰제도 등을 정비해 촉법소년의 범죄가 성인 범죄로 이어지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모방심리가 강한 아이들의 특성상 1차 범죄가 일어난 뒤 신속한 교정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면서 “촉법소년들만 따로 격리해 재활 및 교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현행 보호처분 제도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소년범죄 예방은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의 조정으로 해결될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보호관찰 인력을 늘려 집중 보호관찰을 하는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초등생 3명이 지적장애 여성 집단 성폭행

    초등학생 3명이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형법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 형사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죄질이나 범죄 동기 등에 따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13일 지적장애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한 A(11·초교 6년)군 등 3명을 강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A군 등은 지난 9일 오후 6시쯤 원주시 문막읍의 한 공사장으로 B(23·지적장애 2급)씨를 유인한 뒤 반항하는 B씨의 옷을 벗기고서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군 등은 평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B씨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A군 등은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순번을 정해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른바 ‘야동’을 피해 여성에게 보여 주며 강제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피해 여성이 다음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후배(17)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B씨로부터 범죄 사실을 들은 이 후배가 가해 학생 일행을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너무나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들이라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에 대한 불안 등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학부모와 면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같은 촉법소년이 저지르는 범죄는 최근 증가 추세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보호처분을 받은 14세 미만의 소년범은 2002년 2564명에서 2011년 3924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이들을 조사한 뒤 춘천지법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이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바쁜 일정 탓에 책 읽을 시간이 없자 “감옥에 한 번 더 가야겠다.”는 농담을 하곤 했다. 재야 정치인 시절, 사형선고를 받는 등 두 차례나 투옥돼 수감생활을 하면서 수백권의 책을 두루 섭렵했다.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미래의 밥벌이’를 찾은 곳도 교도소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1975년 명동성당사건으로 투옥된 뒤 일본어를 독학하고 환경서적을 250권이나 읽은 뒤 비로소 공해문제에 눈을 떴다. 소설가 장정일은 폭력사건으로 열아홉 살에 소년원에서 1년 6개월을 지내며 독서에 눈을 떠 출소 후 25세에 최연소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교도소를 새로운 범행 수법을 익히는 ‘범죄 대학’이 아니라 ‘사색의 도서관’으로 선용하는 것은 이들뿐이 아니다. 지금도 많은 수감자들이 책 속에서 새 길을 찾고 있다. 교정의 날(28일)을 맞아 수감자들의 독서 실태를 살펴봤다. “교도소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모여 있다는데…. 우리 교육생들은 그렇지 않다.” 강원도 강릉교도소에서 ‘독서치료교육’을 진행하는 정연수 강릉원주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수감자들은 삶에 대한 성찰이 빠르고 깊다.”며 이렇게 말했다. 2년째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해마다 두 달간 8회씩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7~8세 자녀를 둔 수감자 10명을 모아 ‘아버지 독서교실’로 운영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함께 읽고, 애틋한 모정을 그린 동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를 낭독했다. 동화 구연을 하면서 흐느끼는 한 수감자의 음성은 고스란히 CD에 담겨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교도소 관계자는 “면회 온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수감자들도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재범에 의한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교도소 교화정책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는 “재범자를 보면 교도소에서 교화는커녕 악만 키워 오더라.”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교화는 교정정책에 대한 불신만 쌓을 뿐이다. 독서를 통해 수감자들의 심성을 바꾸려는 노력이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는 사색으로 이어져 교정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독서를 통한 교정프로그램은 일선 교도소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강릉교도소처럼 독서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전국 50개 교도소·구치소 중 44곳이나 된다. 일부 신간은 교도소가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관련 단체가 기증한 책들이다. 더러는 출소자가 책을 두고 가기도 한다. 전국 44개 교도소·구치소 도서관에는 이렇게 쌓인 장서가 35만 2000권에 이른다. 특히 독서는 초범 재소자들의 교화에 효과적이다. 초범 중에도 살인 등 중죄를 저지른 수감자들도 있지만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많다. 처음에는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독서를 시작하면서 다른 수감자들과 진지하게 대화하거나 소설 습작까지 쓰는 등 자발적으로 과오를 뉘우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수감자들의 고민과 관심사는 인기 대출서적의 목록에서 잘 드러난다. 성인들이 수감된 강릉교도소의 경우 최근 들어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 ▲엄마를 부탁해 ▲나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등을 가장 선호했다. 삶을 돌아보거나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다. 소년범들이 생활하는 김천소년교도소의 인기 도서는 이와는 또 다르다. 배움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교육방송(EBS)이 간행한 교양도서 ‘지식e 시리즈’가 단연 인기다. 또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불량가족레시피 ▲완득이 등이 뒤를 이었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김남주의 집 ▲남자의 향기 ▲성균관 유생의 나날 등 에세이나 로맨스 소설 등이 잘 나간다. 어학을 배우며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수감자들도 많다. 교정시설 중 영어와 일본어 교육을 맡는 의정부교도소에서는 최근 3년간 81명의 수감자가 토익시험에 응시, 이 중 35명이 8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 관련 교정프로그램은 만족도가 80~90%에 이를 만큼 호응도가 높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장서를 늘리는 등 양과 질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중앙지검 ‘파랑마니또’ 위촉

    검찰이 멘토를 통한 소년범 선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진숙)는 3일 오후 소년범들의 멘토 역할을 맡을 ‘파랑마니또’ 위촉식을 개최했다. 마니또는 이탈리아어로 곁에서 지켜주는 ‘비밀친구’를 의미한다. 대학생 54명과 사법연수원생 36명을 비롯해 이날 위촉된 파랑마니또 자원봉사위원 154명은 학교폭력 등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의 멘토가 돼 매월 한 차례 이상 해당 청소년을 직접 만나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검찰은 소년범들이 파랑마니또와 6개월간 멘토링 상담을 할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가정과 학교에 복귀시킬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년범 교화를 위해 일종의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면서 “멘토로 참여하는 젊은 인재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 문화 확산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일진들, 급우 부모에 “등에 칼 꽂혀요” 위협

    일진들, 급우 부모에 “등에 칼 꽂혀요” 위협

    “일진 학생들이 우리 아들은 물론 부모도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해 가정이 파탄 날 지경입니다. 애는 폭력이 두려워 학교를 가지 못한 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전북 군산시 A 중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려온 B(15)군의 어머니 C(44)씨는 15일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아와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학교폭력의 실태를 낱낱이 털어놓았다. B군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6학년 2학기에 아버지 직장을 따라 군산으로 이사 왔다. 초등학생 시절 모범생이던 B군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복을 빼앗기는 등 같은 학교 학생들로부터 수난을 당하기 시작했다. B군이 본격적으로 폭력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은 3학년 시절이다. 일진 학생들과 잠시 어울려 놀다 이들과 거리를 두려하면서부터다. D군과 E군 등 이 학교 3학년 일진들은 한 달에 1~2차례 이상 B군을 괴롭혔다. 교실과 화장실 등에서 가슴과 배를 무수히 때렸다. 피투성이가 돼 집에 들어온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B군은 “각목을 들고 가겠다.”, “돌로 찍어 버리겠다.”는 등 이들의 갖은 협박에 외상후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매월 1~2회 당해… 정신과 치료 견디다 못한 부모들이 나서 일진 학생들을 만류했으나 돌아온 것은 욕설과 공갈협박뿐이었다. B군의 아버지는 일진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다그쳤다가 “아저씨, 밤길 조심하세요. 등에 칼 꽂혀요.”라는 협박을 받았다. 어머니 C씨는 일진들이 집으로 몰려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악몽 같은 생활은 B군이 고창군 관내 고교를 진학하면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꿈은 입학 첫날부터 산산조각이 났다. 군산 지역 일진들의 연락을 받은 고창 지역 일진들이 B군에게 폭력의 위협을 해 왔기 때문이다. B군 어머니가 이날 공개한 아들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군산 일진 학생이 “고창으로 가면 안 맞고 살 것 같으냐.”며 위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국 B군은 다음 날부터 학교에 가지 못하고 방황하다 홀로 전북 전주시 청소년범죄예방센터를 찾아가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해야 했다. B군은 현재 집에서 가정학습을 하며 지내고 있다. 한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망가졌지만 교육 당국이나 경찰 등은 미온적 대처에 그쳤다. ●檢 처벌 원해도 후환 두려워… 어머니 C씨는 “학교와 경찰에서 일진들을 처벌하기는커녕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기 일쑤”라며 “검찰에서 일진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어찌할지 모르고 있다.”며 울먹였다. 집으로 몰려온 일진들에게 위협을 느껴 신고했을 당시에도 “출동한 경찰이 말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그러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A중학교 측은 “지난 1월 학교폭력이 공식적으로 문제되기 전까지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고 예전에 있었던 폭력, 협박 등은 가해자가 진술을 거부해 처벌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B군은 고창에서 부모가 거주하는 군산 지역으로 전학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소년범 송치 기준 마련키로

    또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 A(16)군 등 2명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또래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17)군 등 16명은 지난달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돼 소년보호 처분을 받았다. 집단 성폭행 혐의는 같았지만 두 사건 소년범들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그러나 앞으로 소년범 재판에서 극단적인 편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이 ‘소년범 심리(審理)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년범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년 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흉악해지고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실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처리 기준은 개별 판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맡겨졌다. 대법원은 오는 23일 ‘소년범 심리 개선’ TF의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법원의 소년범 심리 개선 움직임은 최근 들어 처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B군 등이 소년부로 송치됐을 때도 ‘무거운 죄질에 비해 경미한 처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형사부 판사들은 과거에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 부모가 교화 의지가 있는지 등과 죄질의 경중 등을 따지긴 하지만 자체 판단에 따라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소년범 심리에 기준이 없다 보니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때때로 ‘내가 봐주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대법원 관계자는 14일 “소년범을 보호하되 온정주의나 엄벌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심리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만 14~19세 소년범은 형사재판 또는 소년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범죄가 가벼우면 검사와 경찰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곧바로 송치하고, 범죄가 무거우면 형사재판을 받도록 기소하고 있다. 재판을 맡은 형사부 판사가 심리를 통해 소년재판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한 경우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낼 수 있다. 형사재판과 소년재판의 결과는 사실상 하늘과 땅 차이다. 형사재판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전과자로 낙인찍힐 수 있지만 소년부 재판에서는 소년원이나 가정의 보호처분을 받고 전과 기록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檢 “부당한 교권침해 행위 엄단”

    검찰이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소년범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보호처분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맞춤식 사건처리’ 지침을 세웠다. 특히 일선 학교에서 예방·관리·감독을 맡은 교사들의 지도권 확립 차원에서 부당한 교권침해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곽상욱 검사장)는 6일 학교폭력 근절방안 초안을 마련,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다음 달 초 의견수렴을 거쳐 대책과 세부시행지침을 확정,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검찰은 우선 처분에 앞서 소년범의 범행동기와 평소 품행, 생활환경을 조사할 수 있게 한 소년법상의 ‘결정전 조사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또 소년범 사건을 법원으로 넘길 때 감호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단기보호관찰, 장기보호관찰, 소년보호시설 감호위탁, 소년의료보호시설 위탁, 1개월 소년원 송치, 단기 소년원 송치, 장기 소년원 송치 등 10단계로 구분된 보호처분을 두 가지 이상 병과할 방침이다. 예컨대 선도 목적으로 수강명령이나 사회봉사명령 하나만 부과하던 것을 앞으로는 ‘수강명령+단기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장기보호관찰’ 같은 방식으로 처분해 선도와 규제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학교폭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수사나 처벌에 앞서 일선 교사들의 교권 확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교사에 대한 폭력 등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키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형사 미성년자(14세 미만)라서 처벌받지 않더라도 학교폭력은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 주기 위해 일선 검사들의 준법 강연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우리 아이들 연필 대신… 마약 손댄다

    우리 아이들 연필 대신… 마약 손댄다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해외에서 마약을 비교적 쉽게 손댈 수 있는 유학생들이 마약을 가져오는 사례가 증가한 데다 유흥업소 등에서도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청소년 폭력범죄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폭력 범죄도 갈수록 증가세 대검찰청 ‘소년 사범(14세 이상 19세 미만) 범죄유형별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전체사건 가운데 소년범죄는 4.4%였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2006년 188명, 2007년 247명, 2008년 439명, 2009년 547명, 지난해 883명으로 꾸준히 증가, 4년 사이 369%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올해의 경우, 7월까지 이미 677명이나 적발돼 연말이면 지난해 수치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13일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여고 1학년(16)과 여고 자퇴생 2명이 노래방 손님으로 갔던 김모(33)씨의 꾐에 빠져 15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투약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마 섞은 쿠키·엑스터시 알약 유행 청소년 성폭력 범죄는 2006년 1706명, 2007년 1717명, 2008년 2126명, 2009년 2195명, 지난해 2746명으로 마약범죄와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청소년 성폭력 범죄는 1541명에 달했다. 반면 청소년 폭력범죄는 2008년 3만 2510명에서 2009년 3만 717명, 지난해 2만 5971명으로 줄었다. 청소년 마약범죄의 증가에 대해 윤흥희 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계장은 “해외 유학을 다녀오는 학생들과 외국인 강사들을 통한 마약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들이 이태원 클럽 등지에서 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다.”면서 “요즘 대마를 섞은 쿠키, 엑스터시 알약 등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 환각에 빠지는 사례는 거의 없어진 상태다. 윤 계장은 “학교 보건교육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학생·외국인강사 등 경로 다양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폭력 범죄와 관련, “가출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생계 유지 수단으로 성매매를 하면서 성폭력 범죄도 그만큼 늘었다.”면서 “성인은 단독범이 많지만 청소년들은 집단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등 청소년 성범죄는 복잡하다.”고 분석했다. 이도윤 서울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홍보담당자는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면서 신고도 늘어나고 처벌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폭력적이고 성적인 장면들이 노출되다 보니 청소년 성범죄 자체도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단독] 청소년 마약에 노출, 마약사범 급증, 성폭력 범죄도 갈수록 심각

    [단독] 청소년 마약에 노출, 마약사범 급증, 성폭력 범죄도 갈수록 심각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해외에서 마약을 비교적 쉽게 손댈 수 있는 유학생들이 마약을 가져오는 사례가 증가한 데다 유흥업소 등에서도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청소년 폭력범죄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검찰청 ‘소년 사범(14세 이상 19세 미만) 범죄유형별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전체사건 가운데 소년범죄는 4.4%였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2006년 188명, 2007년 247명, 2008년 439명, 2009년 547명, 지난해 883명으로 꾸준히 증가, 4년 사이 369%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올해의 경우, 7월까지 이미 677명이나 적발돼 연말이면 지난해 수치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13일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여고 1학년(16)과 여고 자퇴생 2명이 노래방 손님으로 갔던 김모(33)씨의 꾐에 빠져 15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투약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소년 성폭력 범죄는 2006년 1706명, 2007년 1717명, 2008년 2126명, 2009년 2195명, 지난해 2746명으로 마약범죄와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청소년 성폭력 범죄는 1541명에 달했다. 반면 청소년 폭력범죄는 2008년 3만 2510명에서 2009년 3만 717명, 지난해 2만 5971명으로 줄었다.  청소년 마약범죄의 증가에 대해 윤흥희 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계장은 “해외 유학을 다녀오는 학생들과 외국인 강사들을 통한 마약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들이 이태원 클럽 등지에서 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다.”면서 “요즘 대마를 섞은 쿠키, 엑스터시 알약 등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 환각에 빠지는 사례는 거의 없어진 상태다. 윤 계장은 “학교 보건교육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폭력 범죄와 관련, “가출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생계 유지 수단으로 성매매를 하면서 성폭력 범죄도 그만큼 늘었다.”면서 “성인은 단독범이 많지만 청소년들은 집단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등 청소년 성범죄는 복잡하다.”고 분석했다.  이도윤 서울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홍보담당자는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면서 신고도 늘어나고 처벌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폭력적이고 성적인 장면들이 노출되다 보니 청소년 성범죄 자체도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김총리 “제도만 바꾼다고 되나” 교과부 질책

    김황식 국무총리가 29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폭력·따돌림 없는 학교 만들기’ 추진 계획을 보고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질책했다. 학생 안전보호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계획이 “법 제도적 개혁에만 치우쳤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민관 협력 체제 강화와 의식개혁도 병행하라.”고 주문했다. 다른 장들도 한마디씩 대책 미흡에 대해 지적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요자 시각이 빠져 있다.”, 백희영 여성부 장관은 “위기, 가출청소년 대책이 보완돼야 한다.”, 임채민 국무조정실장은 “청소년범죄 교정체계 부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쭐이 난 이주호 장관은 일단 계획대로 시행에 들어간 뒤 보완해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초·중·고교별 경비인력을 현재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리는 데다 모든 초등학교에는 외부인 학교 방문증 발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 경찰서에 학교폭력 전담경찰관도 배치한다.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학생 안전이 취약한 ‘학생안전강화학교’ 1600곳에 민간 경비나 배움터 지킴이를 2명 이상 배치하는 한편 청원경찰 시범학교 10곳도 선정·운영할 방침이다. 또 지금껏 인구 25만명 이상 시·군·구에 소재한 1급지 경찰서 137곳에만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을 뒀지만 2급지와 3급지까지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전국 230개 시·군·구의 초등학교 폐쇄회로(CC)TV를 행정안전부의 통합관제시스템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외부인의 학교 출입도 엄중 관리할 계획이다. 학기당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학교문화선도학교도 309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효섭·유지혜기자 newworld@seoul.co.kr
  • 가정의 달 5월에 김용헌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다

    가정의 달 5월에 김용헌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다

    부부 1000쌍당 10쌍꼴로 이혼한다. 어머니를 살해한 경찰관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상습적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재중동포 여성이 남편을 살해했다. 고등학생들이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중학생을 집단 폭행하다 숨지게 했다. 19세 미만 소년범의 재범률이 35%에 이른다…. 2011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다. 가족의 해체가 아닌 붕괴 수준이다. 이런 문제 대부분은 ‘가정’의 작은 틈새에서 시작된다. 가사·소년 사건을 전담하는 가정법원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건 당연하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다섯 글자를 금과옥조처럼 지키려 하는 김용헌(56)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는 것보다 이혼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높아지는 이혼율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크다. -이혼이 죄악시되던 시대는 지났다. 부부가 서로 혼인한 이상 결혼생활을 원만히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러 사유로 인해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때로는 이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도 있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대부분 여성이 무조건 희생하고 참아 왔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혼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면서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여성이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지 않나.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이혼이 문제가 아니라 이혼 가정의 자녀가 문제다.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없는 상태에서 자라면서 여러 가지 정서적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혼 가정 자녀들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법원도 이혼 자체보다는 미성년 자녀의 양육 문제와 이혼 후의 적응 등 복지 측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모들을 상대로 이혼 후에 자녀들과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과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몇년 전부터 시행한 비양친 부모와의 캠프에 참여하길 적극 권유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1박2일로 지내면서 재결합도 하더라. 자주 보지 못하는 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호응이 좋다. 또 판결보다는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다. 과거에는 이혼 소송에서 증인으로 미성년 자녀를 세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혼을 가정의 해체가 아니라 가정의 재구성으로 보는 시각이 확립돼야 한다. →‘비행 청소년’을 비난하는 시각이 거세다. -가정법원에 오는 청소년들은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가족과 학교로부터 소외돼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많다. 소년 비행은 경제적·환경적 요인이 절대적이다. 아이들을 비난하고 강력한 처벌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가정법원이 중점을 두는 것도 비행성을 없애는 데 있다. 무작정 잘못했다고 교도소나 소년원만 보낼 게 아니라, 종교단체 등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 낫다. →학교에서 바로 법원으로 송치하는 ‘통고’ 제도가 있던데. -청소년의 범죄에 대해 보호자나 학교장이 가정법원 소년부에 통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학생들을 잡아다가 법원에 보낸다’는 안 좋은 인식이 있어서 교사들이 꺼리지만, 실은 훌륭한 제도다.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일반적으로 경찰서나 검찰 수사를 거쳐서 처리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사조사관에게 직접 조사받을 수 있다. 위압적인 분위기가 없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최근 체벌금지 풍토가 정착되면서 학생들을 관리·감독하기 어려워진 교사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가정법원은 여타 법원과 어떻게 다른가. -다른 법원은 잘잘못을 가리는 곳이지만 가정법원은 후견적·복지적 역할이 강조된다. 판사들끼리도 판결보다는 ‘싸움을 말리는’ 조정을 많이 해서 ‘내가 판사 맞나’라는 농담을 할 정도다. 이혼 당사자들의 사연, 소년들의 억울함을 끝없이 들어줄 때도 많다. 특히 가사·소년 사건은 배경과 진상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건을 처리하는 것보다 분쟁의 원인을 제거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중요하다. 판사뿐만 아니라 조정위원, 상담위원, 조사관 등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정법원 판사들도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가사소년전문법관 제도가 있다. 서울가정법원 전체 판사가 40명인데 그중 18명이 전문법관이다. 예전에는 판사들이 가정법원에서 근무하게 되면 ‘쉬다 간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전문법관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서 가정법원에만 5~6년씩 있다 보니 전문법관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도 생긴다. 사법연수원에서 틈틈이 연수를 받으면서 전문성을 키워 가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프로필 ▲충북 영동(사시 20회, 사법연수원 11기) ▲청주지법 영동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청소년범죄를 다루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되는 사례가 있다. 한 여중생은 늦은 귀가로 꾸중 들을 것을 염려한 나머지 부모에게 “학원 가는 길에 납치되었다가 겨우 도망쳤다.”고 거짓 전화를 했다.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은 새벽까지 범인을 쫓았다. 그러나 결국 어이없게도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12세 또래의 남자 아이들 3명은 수시로 가출해 닥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전혀 죄의식이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부모는 오히려 귀찮다는 듯 “경찰에서 단단히 혼내주길 바란다.”며 인수하기를 미뤘다. 파출소장은 훈방조치 후 동행 귀가시켜야 했다. 며칠 후 이들은 같은 자리에 또 다른 범죄로 잡혀와 앉아 있었다. 세 번째로, 학교 선후배인 A(16세)군 등 6명은 가출해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고 차량과 상가를 마구 털었다. 여자 후배(15세)에게는 성폭행 등으로, 그 부친에게도 3주 치료를 요하는 폭행을 가했다. 이 모두 정상적인 가정의 청소년이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청소년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세 번째의 경우엔 부모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문제’라고 포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 경찰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이들을 방관한다면 더 큰 범죄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들의 관심과 배려다. 2009년 10만 6000여건의 청소년범죄에서 74%는 부모가 있는 중산층 출신이었다. 새해 설 명절을 맞으며 자녀를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계획은 당초 뜻대로 됐는지 돌아볼 때다. ‘중위권을 상위권으로’라는 잣대로 성적에 따라 자녀를 평가한다면, 자녀는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기 어렵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문제의 출발과 해답 모두 가정에 있다. 모든 청소년이 가정을 진정한 자신의 둥지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관련 범죄가 줄 것이고, 경찰은 예방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고시 Q&A]소년범 출소 즉시 공무원시험 응시 가능

    Q:저는 19세가 되기 전에 저지른 잘못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출소를 1년 앞두고 있습니다. 수감 생활 중 제 잘못을 뉘우치고 소년범들을 돌보는 교정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 중입니다. 저는 언제부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나요?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소년법 제67조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규정에 따라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집행 기간을 다 채우거나 면제받은 경우,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에는 그 사람의 장래를 위해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법에서 ‘소년’이란 19세 미만인 자를 의미하며, 이 경우는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국가공무원법 제33조 등 인사관계법령상의 임용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면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관계없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가공무원법 제33조가 지정한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에는 ▲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 8가지 사유가 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증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psk@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사설] 비행학생 ‘학교장 법원 통고제’ 추진할 만하다

    경기도 교육청이 오는 3월 새학기부터 비행학생들에 대한 학교장 통고제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학교장 통고제는 비행 학생을 곧바로 법원에 알려 소년보호재판을 청구하는 제도다. 새로운 게 아니다. 지난 1963년 소년법 개정 때 학교장이나 보호자가 우범·범죄 소년을 발견할 경우, 법원(소년부)에 통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원은 비행 사실 및 동기·범죄 경력 등을 따져 사건이 가벼우면 상담·교육을 받게 하고, 무거우면 전문적인 심리상담이나 소년보호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검·경찰, 법원의 형사소송절차를 거치지 않는 까닭에 수사기록이나 범죄경력으로 남지는 않는다. 전과라는 낙인 효과를 없앨 수 있어 무엇보다 바람직하다. 학교장 통고제는 정작 사법(死法)에 가까웠다. 최근 10년간 100건도 활용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소년범을 검·경찰이 아닌 법원이 직접 다룬다는 점에 딴죽을 걸었고, 법원은 법이라는 채찍보다 학교의 선도가 우선해야 한다며 미온적이었다. 특히 학교는 학생 문제를 밖으로 가져 가길 꺼렸다. 그러면서도 학생이 형사처벌 대상이 됐을 땐 손을 떼기가 일쑤였다. 아예 학생신분을 상실케 한 것이다. 학교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체벌금지가 시행됨에 따라 교권 붕괴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학생인권에 치중해 교권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학교장 통고제가 교권도 염두에 둔 만큼 일석이조다. 또 학생 처벌보다는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욱이 전과 낙인을 찍지 않는 탓에 학생 장래에 미칠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어 교육적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격언을 새삼 떠올리지 않더라도 학생 인권과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 통고제가 제대로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의 협조가 있었으면 한다.
  • [기고] 가족간 범죄 파멸만은 막아야 한다/고선주 중앙가정지원 센터장

    [기고] 가족간 범죄 파멸만은 막아야 한다/고선주 중앙가정지원 센터장

    서울의 한 지역에서 13세 아들이 진학에 대한 갈등으로 부모 방화 살인을 저질렀다. 친딸을 성폭행해 임신시킨 아버지는 징역 10년에 처해졌다. 최근 5년간 청소년범죄가 55.9% 증가했다는 뉴스가 우울하게 하지만, 더 절망적인 것은 이제 가족 내에서조차 대상을 가리지 않고 범죄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가족 간 범죄 기사는 근본적인 삶의 이유와 사회의 지속성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사회에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정은 건강할 때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이지만 관계가 악화되었을 땐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분노와 갈등을 여과 없이 받아내는 대상이 된다. 남녀가 결혼하는 것은 애정에 기초한 선택이지만, 평생 가족을 잘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애정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이라도 그 열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신혼 초기 몇년이지 이후에는 서로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에서 상호 동의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1인가구를 1인가족이라 말하지 않는 것도 가족이란 대응하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고 관계가 있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2인 성인의 결합으로 가족이 생겨나지만 첫째 자녀가 태어나면 가족관계 선은 부부관계, 부-자녀관계, 모-자녀관계의 3개의 관계로 확대되고, 둘째 자녀가 태어나면 그 관계는 6개로 늘어난다. 이처럼 복잡한 가족관계를 잘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부부관계를 잘 유지한다는 것은 남녀 간의 애정적 유대 이외에 부모 역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이는 서로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을 조절하면서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과정이다. 가정생활을 영위하면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크고 작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데, 그러한 문제를 가족 내에서 해결할 수 있을 때 그 가족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건강한 가족관계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서 하나하나 얻어가는 과정이며 전문가의 도움에 따라 실제로 더 빨리 건강한 가족관계를 만들 수 있다. 전국의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 기준 3만 5000여명이 부모교육에 참여하였고 자녀와의 관계에서 변화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내놓은 바가 있다. 가족 간 범죄의 증가는 결국 가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가족관계에 시간과 에너지, 관심을 투자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가족 소홀에 대한 부메랑일 수 있다. 무서운 것은 가족 해체가 아니다. 가족은 해체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설사 해체되더라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해체가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관계로 인해 가족 간에 분노와 적의가 쌓여 서로를 파멸시키는 결과이다. 가족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사회의 미래는 없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가치를 되살리려는 구체적인 행동과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의 문제이며 이는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상대방이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 하며, 국가와 사회는 개인과 가족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 범죄건수 2001년 이후 최다

    범죄건수 2001년 이후 최다

    서울시는 ‘2010년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지역의 범죄 발생 건수는 40만 5432건으로, 2001년 41만 54건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지역의 연간 범죄 발생 건수는 2006년 34만 6810건에서 2007년 35만 5735건, 2008년 39만 2643건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도로교통법,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사이버 범죄 등 특별법 위반이 19만 536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단순폭력 7만 3069건, 지능범죄 7만 2262건, 절도 3만 7175건이었다. 이 가운데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는 4495건으로 전년 3778건에 비해 19.0% 증가했다. 간통과 윤락 등 풍속범죄도 6203건으로 전년 2980건의 2배 이상이었다. 2004~2008년 연평균 풍속범죄 발생 건수는 2090건이었다. 지능범죄는 전년 6만 2149건에서 7만 2262건으로 16.3% 늘었다. 지난해 범죄 피의자는 모두 54만 4313명이었으며, 41~50세 14만 220명으로 최다였다. 31~40세 13만 3484명, 20~30세 11만 342명 순으로 많았다. 소년범죄는 2만 4098건으로 전년 2만 5691건에서 6.2% 줄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강력범죄는 446건에서 615건으로 37.9%나 늘었다. 외국인범죄는 7739건으로 전년 6283건보다 23.2% 증가했다. 범인 검거율은 전년 86.8%에 비해 0.6%포인트 높은 87.4%를 기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일 소년범 처우 비교’ 학술대회

    한국사법교육원(이사장 이영근)은 24일 오전 10시 한양대 제3법학관에서 한국소년정책학회(회장 박영규)와 공동으로 ‘소년범 처우에 관한 한·일 비교’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갖는다.
  • 성폭행·자살위장… 막가는 10대들

    아무리 철없는 10대들이라지만 일말의 죄의식도, 성윤리도 없다. 거짓말과 완력으로 겁박해 유인한 소녀를 강간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다. 어디까지를 10대의 ‘철없는 범죄’로 봐 넘겨야 하는 것일까. 10대 청소년들에게 속아 유인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강간을 당한 끝에 이들로부터 도망치려다 아파트 23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8일 이모(14)군을 강도·강간 및 강간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염모(15)군을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서울 봉천동의 한 아파트 옥상 기계실로 피해 여학생 한모(15)양을 끌고가 현금 6500원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군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오후 9시쯤 친구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다녀오던 중 지하철 7호선 남성역 부근에서 혼자 귀가하던 한양을 불러세운 뒤 “내 친구 오토바이를 훔쳐간 범인과 닮았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을 확인하러 가자.”며 역에서 1.5㎞ 떨어진 아파트로 한양을 유인했다. 이군은 동행한 염군을 아파트 1층에서 기다리게 한 뒤 비상계단을 통해 23층 기계실로 올라가 한양을 잇따라 성폭행했다. 한양은 감금 한 시간 후인 10시45분쯤 이군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달아나려다 23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한양이 뒤쫓아오는 이군을 피하려다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당시 정황 파악에 나섰다. 경찰 조사에서 이군은 “처음에는 돈만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말을 걸어 보니 순진해 말을 잘 들을 것으로 보고 성폭행을 했다.”면서 “한양이 떨어지는 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군이 빼앗은 한양의 휴대전화를 아파트 옥상 출입문 쪽에 가지런히 놓아두는 등 자살로 위장하려 한 흔적이 있다.”면서 한양의 사망 과정에서 이군이 강제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당초 성적이나 가정문제를 비관한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한양의 가족과 친구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한 결과 뚜렷한 자살 동기가 없고 사건 직전까지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 등이 확인되자 뒤늦게 타살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한양의 사망 추정시간 3~4분 뒤 이군이 혼자 내려오는 장면이 찍힌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CCTV 화면과 이군이 한양의 휴대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한 통화기록 등을 근거로 범행 다음날 이들을 붙잡았다. 검거 당시 이군은 집에서 태연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이군은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뒤 경기 하남과 서울 광진구 일대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80여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빼앗는 등 특수절도전과 4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19세 이하 성폭력 가해자는 2006년 1811명에서 2007년 2136명, 2008년 2717명, 2009년 293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2월 현재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도 370명이나 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청소년범죄연구센터의 전영실 연구위원은 “대검찰청의 2009년 범죄 분석에 따르면 소년범죄자의 범행 동기는 우발성이 26.6%, 호기심이 10.3%로 가장 높은 요인”이라면서 “청소년들이 음란물·폭력물 등을 쉽게 접하면서 모방이나 충동범죄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여중생 성폭행·살해 파장] 가벼운 처벌→범죄 불감→상습범 악순환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2인 이상 집단 성폭력의 비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시기부터 효과적인 재범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도 같은 범죄를 되풀이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재범률이 높은 성폭력 범죄의 특성에 맞춰 처벌 수위를 재조정하고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작년 14~19세 범죄율 11.4% 8일 서울신문이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최근 3년간의 성폭력 피해 상담사례 4716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상담사례에서 14~19세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 비율은 2007년 8.3%, 2008년 9.3%, 지난해 11.4%로 증가세다. 8~13세 어린이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비율도 같은 기간 2.4%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청소년이 강간미수·특수강간·강간치상 등 흉악 성폭력 범죄 가해자인 사례는 2007년 72건에서 2008년 22건으로 줄다가 지난해 79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집단 성폭행을 가한 사례는 2007년 16건, 2008년 9건에서 지난해 13건으로 증가했다. 대검찰청 통계에서도 강간으로 검찰에 입건된 19세 이하 소년범 수는 2006년 979명, 2007년 834명에서 2008년 1589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소년범의 절반 이상은 ‘학교 동창’이나 ‘동네 친구’와 모의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처벌 병행이 가장 효과적 청소년 가해자는 법적 처벌이 미비해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사회봉사·교육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재범방지 교육은 부실하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앞길이 창창한데 피해자가 신고해 인생 망친다.’는 등 편견 때문에 가해 청소년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처벌뿐만 아니라 교육과 심리상담, 치료를 병행해 성폭력 가해 청소년이 사회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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