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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촉법소년 연령 만 14세→13세 하향 추진

    교육계 “우려”… 사이버폭력 예방교육도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범죄를 저질러도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결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2020∼202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중대 가해행위를 한 경우 초범도 구속 수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은 경찰서장이 관할 법원에 소년보호 사건으로 접수시키는 ‘우범소년 송치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결을 강조해 온 교육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우려도 적지 않다. 소년범 가운데 만 14세 미만은 0.5%도 되지 않는 데다 엄벌보다 재범 방지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교폭력에서는 조기 개입과 예방 등 학교의 교육적 역할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학교폭력이 물리적 폭력에서 모바일 메신저 등 사이버폭력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부터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사이버 어울림’)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만약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을 것 같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2000년대 연이어 발생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대응책으로 아동이나 상습적인 성폭행 사범을 대상으로 전자감독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강력대책으로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이 8분의 1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재범을 완벽하게 막진 못했다. 시행 첫해 0.49%던 재범률은 2018년 2.53%로 10여년간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전자발찌 부착자는 3126명(2018년말 기준), 담당 보호관찰관은 237명으로 1인당 평균 13명꼴이다. 실효적인 관리를 위해 인력 충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도 도입 당시 151명이던 전자발찌 부착자가 20배정도 늘었지만 현 담당인력으로 이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전국 57개 관찰소에 현재 1522명의 보호관찰관이 근무한다. 전자감독 담당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성폭력범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잦은 현장출동과 부착자의 반발 등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다.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역할이 필요한 때다. 지난 5일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 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으로부터 보호관찰 업무에 대해 들었다. →전자감독 업무와 특성은 “전자감독은 보호관찰소 업무의 작은 한 부분이지만 사회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 사범 등 특정범죄자를 24시간 밀착 지도, 감독한다. 교도관이 교도소 등 시설에서 수용자 처우를 맡는다면 보호관찰관은 사회로 나온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직업 특성상 경찰과 사회복지공무원 중간단계와 유사하다.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고 법규 위반 사실을 조사한다. 준수사항을 위반한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해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후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경찰에 수사의뢰, 법원에 처분취소를 신청 한다. 이와 달리 법무부보호복지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후원을 통해 집이 없는 대상자에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적 요소도 강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사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대상자를 위로하기도 하고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하루 일과와 주요업무는 “출근하면 제일 먼저 전일 야근자로부터 전달받은 대상자 특이사항을 확인, 점검한다. 만약 새로 개발된 범죄예측시스템의 재범위험성 평가가 전국 상위 5%에 해당하면 신속히 출동해야 한다. 이후 대상자 면담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고 상황에 따른 조치를 하는 등 주업무에 집중한다. 보통 주 1회 면담을 하지만 죄질이나 재범 가능성, 보호관찰 이행상태 등을 고려해 횟수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한다. 면담을 위해 대상자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담당 구역이 3개 시로 넓고, 대상자가 다른 지역에 가 있는 경우도 있어 서너 시간씩 소요된다. 주 1회 신속대응팀으로 야근도 한다. 간혹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는 대상자 때문에 현장 출동하면 새벽 서너 시쯤 되어야 귀소한다. 때에 따라서 아침까지 현장에 있는 경우도 있다.” →담당 구역과 대상자 특성은 “안산을 비롯 시흥, 광명 3개 시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다행히 주변에 공단이 있어 대부분 취업했다. 타지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현재 맡고있는 전자감독 대상자는 총 14명이다. 모두 남성이며 50대가 7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성폭행범이 대부분이지만 강력범도 한 명 있다. 겉보기에 일상생활은 평범한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재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때론 반사회적 성향과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자발찌 부착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주로 경미한 사범에 부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전자발찌 낙인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자감독의 어려운 점은 “성인 보호관찰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자감독은 비교적 죄질이 무거운 형기 종료 후의 성폭력범 등 특정범죄자가 대상이다. 무엇보다 24시간 긴장 상태를 늦출 수 없다. 퇴근 후 또는 주말에도 수시로 대상자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한번은 늦은 밤 잠을 자다 전화를 받고 인천항서 배를 타고 대상자가 있는 섬으로 급하게 출동했던 적도 있다. 특히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대상자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협박과 물리적 폭력 등으로 심리적 소진을 겪는다. 간혹 몇몇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법무부에 조사에 의하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체 대상자의 23%인 700여명이나 된다.”→전자발찌 운영체계는 “전자발찌 위치를 위성으로 확인, 이동통신사를 통해 관제센터로 전송해 대상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서울과 대전에 있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서 전국에 있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24시간 실시간 관제한다. 이상 징후가 있으면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보호관찰관에 통보해 현장에 출동하는 운영체계다. 각 관찰소에서도 전자발찌 위치추적 프로그램인 ‘유가드’(U-Guard)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는 것 만으로도 성범죄 전과자에게 강력한 심리적 억제효과를 발휘해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도입 초기 실리콘 재질이었던 스트랩(발목을 감싸는 부분)은 절단을 방지하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로도 자르기 어려운 재질로 강화했다.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주측정 전자발찌를 개발, 조만간 현장에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대상자와 업무외적 교류가 있다면 “업무외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자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장에 참석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관찰보호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 김 계장은 2007년 보호직 공무원으로 9급 공채 시험에 합격,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해 온 그는 2018년 보호관찰 유공으로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보호관찰이란 보안처분의 하나인 ‘보호관찰’은 범죄인의 재범을 막기 위해 형벌 대신 교육이나 보호를 하는 제도다. 범죄인을 교도소, 소년원 등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다. 대신 일정한 감독과 지도를 받고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1988년 소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범죄·비행소년에 대한 보호관찰제도와 더불어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이 도입됐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보호관찰법이 제정되면서 전체적인 체계가 확립됐다. 1989년 7월 1일부터 소년범에 국한해 보호관찰이 최초로 실시됐다. 이어 1994년부터는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인에 대해서도 보호관찰을 확대했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범을 대상으로 일명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돼 2008년 9월부터 시행됐다. 4차례에 법 개정을 거쳐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특정 강력범죄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총 8430명(2018년기준)이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매년 새로 부착하는 특정범죄자는 1000여명 정도다. 성도착증 성폭력범에 대해 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해 치료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2011년 7월부터 시행한 이 제도로 지난해 11월말 기준 32명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연간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27만여명으로 제도 시행 초기보다 33배 정도 늘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교회서 잠자던 4살 여아 때려 숨지게 한 여중생 심신미약 인정

    교회서 잠자던 4살 여아 때려 숨지게 한 여중생 심신미약 인정

    장기 3년~단기 2년 징역 선고“지능 낮고 충동조절장애 있어” 교회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이웃의 4살 여자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여중생이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중형을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25일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학생 A(16)양에게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상대로 정신감정을 한 결과 지능이 전체적으로 낮고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면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이런 장애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까지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피고인의 행위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잃게 하는 결과가 발생했고, 피해자의 아버지가 엄벌을 호소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양은 2월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의 한 교회 내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양은 당일 오전 11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 등을 다쳐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한달여 만에 숨졌다. 당시 A양은 B양이 잠을 방해하자 화가 나 B양을 일으켜 세운 뒤 벽에 수 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검찰 구형 전 피고인 신문에서 “(사건 발생 전 함께 잠을 자던) 피해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저를 깨워 귀찮게 했다”면서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계속 피해자가 반복해 잠결에 화가 나 5차례 벽에 밀쳤다”고 말했다. A양 측은 정신감정 결과를 근거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사건 발생 당시 교회 유아방에는 B양의 9살 오빠도 함께 잠을 자고 있었지만, B양 어머니는 예배를 보러 가면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양에게 소년법상 허용된 상해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인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상해치사죄로 기소되면 성인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소년범에게는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초과해 선고하지 못하도록 상한이 정해져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살 여아 상해치사 여중생에 법정최고형 구형

    검찰이 교회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4살 여자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여중생에게 소년법상 허용된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학생 A(16)양에게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배경, 법원의 양형 조사 결과, 피해자 부모 의사 등을 고려해 구형했다”고 밝혔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상해치사죄로 기소되면 성인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소년범에게는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초과해 선고하지 못하도록 상한이 정해져 있다. A양은 최후 진술에서 “정말 잘못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이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했고 피해자가 사망할 거라고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 등을 고려해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25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A양은 지난 2월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 한 교회 내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이 자꾸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벽에 수차례 밀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광주지검 순천지청, 청소년 지원 사업 적극 나선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청소년 지원 사업 적극 나선다

    ‘우리 지역 청소년은 우리가 지킨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지난 2일 법사랑 전남동부지역연합회, 광양제철소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준법캠프 ‘우리가 함께 하는 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가 함께 하는 법’ 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준법정신과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한 2박3일 캠프 프로그램이다.사회적 배려계층 청소년들이 범죄로 나아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백운산 수련관에서 범죄 예방 교육과 인성교육, 역사 강의, 체험·레크리에이션 등을 하게 된다. 내년 1월 처음으로 열린다. 순천지청은 2016년부터 법사랑 전남동부지역연합회, 이화여대 음악치료학과, GS칼텍스와 협력해 소년범을 대상으로 선도활동을 펼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음악창작 및 악기연주 교육 이수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마음톡톡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실시, 높은 만족도를 거두고 있다. 현재까지 소년범 187명이 혜택을 받았다. 박성근 순천지청장은 “청소년 상대 맞춤형 선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관내 청소년들의 범죄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적극 개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30년 된 보호관찰제도… ‘1명이 128명 관리’ 여전히 인력난

    30년 된 보호관찰제도… ‘1명이 128명 관리’ 여전히 인력난

    ‘전자발찌’ 개선 행정력 낭비 줄일 필요 마약·음주운전 재범률 큰폭 감소 ‘성과’1989년 재범 억제를 위해 소년범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보호관찰제도가 30주년을 맞았다. 정부는 가정폭력·성매매·아동학대·마약·음주운전 등으로 보호관찰 범위를 확대해왔고, 특히 마약사범과 음주운전 사범은 재범률이 7분의1에서 10분의1까지 줄어드는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일선 보호관찰 현장에선 여전히 고질적인 인력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보호관찰관 1명이 맡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12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27.3명의 4배가 넘는 숫자다. 전국 57개 보호관찰소 직원 1522명이 19만여명의 보호관찰 대상자를 관리하면서 보호관찰·사회봉사 등을 실시한 건수는 지난해에만 26만 2444건에 달한다. 직원 1인당 연간 170여건을 처리한 셈이다. 인력 부족은 보호관찰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인력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지방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한 보호관찰 관계자는 “지방의 작은 보호관찰소는 야간 당직에 1~2명밖에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한밤중 여러 상황이 동시에 터지면 중요한 순서대로 취사 선택해 출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충원이 쉽지 않다”면서 “결국 예산의 문제”라고 말했다.인력 수급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보호관찰을 위해 전자감독(전자발찌) 제도 준수사항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자감독은 성범죄자 등을 일정 기간 전자발찌 장치를 통해 실시간 감시·감독하는 보호관찰의 일종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전자감독에서의 준수사항의 법적 성격과 효과’에 따르면 일선 보호관찰관들은 ‘특정지역·장소 출입금지’, ‘특정인 접근금지’ 등 준수사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유아·청소년 시설에 출입을 제한하는 출입금지 명령은 시설에 사람이 없는 야간 시간대에도 경보가 계속 울리거나, 아동 성범죄와 관련 없는 대상자에게도 일괄적으로 부과돼 행정력이 과도하게 낭비된다는 고충이 제기됐다. 이에 연구원은 보호관찰 전담 판사제도를 운영하고, 양형 기준과 같이 ‘준수사항 부과 기준’을 신설해 대상자의 특성에 맞는 준수사항 부과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형민 연구위원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보가 계속 울려 행정력이 낭비되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도 놓칠 가능성이 있다”며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서울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제도 시행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법무부는 보호관찰제도를 통제·관리 중심에서 치료·재활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인적·물적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단독] 노모와 죽으려 한 딸… 처벌 앞서 세 남매 갈등부터 풀었다

    [단독] 노모와 죽으려 한 딸… 처벌 앞서 세 남매 갈등부터 풀었다

    40건 중 17건 조정 완료·23건 진행 중 이해당사자 협의·관계 회복 뒤 형량 반영 학폭에 적용해 보니 상호 화해 ‘큰 효과’ “기계적 법 집행 넘어 피해자 중심 해결” “강력범죄·성폭력 등 2차 가해 주의해야”지난 4월 홀로 80대 노모를 부양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지쳐 번개탄으로 동반자살을 시도한 50대 여성이 검거됐다. 노모에게는 세 남매가 있었지만 막내딸인 A(53)씨만 부양의무를 떠안다 생긴 비극이었다. 별다른 조치 없이 존속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될 사건이었지만, 회복적 경찰활동이 적용됐다. ●내년부터 전국 경찰청에 확대 적용 이는 경찰 입회하에 전문적인 대화 기관의 주도로 피해자와 가해자는 물론 이해 당사자 간 협의로 관계 회복에 힘쓰는 절차다. 올해 말까지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청 등 4개 청에서 시범 운영 후 내년부터 전국 청에 확대 적용된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4월부터 시행된 회복적 경찰활동은 6월까지 40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7건은 조정이 완료됐고 23건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회복적 절차가 완료되면 이해 당사자 간 대화 내용을 첨부해 향후 검찰·법원 단계에서 형량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경미한 사안은 경찰서장 주관으로 즉심 청구 또는 훈방 조치된다. ●세 남매 대화로 화해하고 부양 합의 A씨 남매도 7시간가량 이어진 사전대화와 본모임을 통해 서로에게 가졌던 죄책감과 원망을 털어놓았다. 모두에게 각자 사정이 있었다. 첫째 자식은 사고로 다친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고 둘째는 기초수급자였다. A씨는 담당 경찰관에게 “가정사를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럽지만 오랜 갈등이 풀렸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세 남매는 부양 비용을 공평하게 나누자며 합의서를 썼다. 경찰은 이들의 대화와 조정 내용을 사건기록에 첨부해 검찰에 송치했다. 회복적 활동은 학교폭력에 적용했을 때 특히 효과가 컸다. 회복 절차를 적용한 40건 중 21건은 소년 사건이었다. 후배가 선배를 폭행한 이후 선배들의 보복성 집단 폭행으로 이어진 사건에서도 회복 절차가 적용됐다. 선배에게 낙인찍힌 후배도, 후배에게 얻어맞은 선배도 학교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해당 사건을 맡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은 “학교폭력위원회에서는 징계 논의만이 이뤄진다”면서 “당시 한쪽의 피해가 훨씬 더 컸음에도 서로 징계 수준이 비슷하게 나와 양쪽 부모들 사이 감정의 골도 깊었다”고 전했다. SPO의 제안으로 4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서로 진심으로 사과했다. 부모들 역시 몇 차례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사과했고, 합의금을 조정했다. 해당 사건은 상호 화해로 종결됐다. ●해외서도 소년범들 재범률 38% 낮아 호주,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도 경미한 소년범들을 중심으로 화합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적용한 폭력범죄 소년범들의 재범률이 그렇지 않은 소년범들보다 38%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나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도 기존의 형사사법절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재범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사법기관을 통한 분쟁 해결과 비교해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건에 회복적 경찰활동을 적용할 순 없다. 김문귀 호서대 법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강력범죄나 가해자와의 대화가 오히려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성폭력 사건에 적용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회복적 경찰활동이 적용된 사건들을 보면 친구 간 금전 갈등이나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많았다. 부부간 가정폭력에 적용된 사례도 있었지만 피해가 경미했고 피해자가 관계 회복을 원했다. 경찰 내부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여성청소년과 경찰관은 “많은 범죄가 사소한 감정싸움에서 시작된다”면서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피·가해자 간 갈등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기회를 제공해 더 큰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제까지의 경찰 활동은 정해진 법을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데에 그쳐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증인이나 증거로만 취급됐다”면서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숙명여고 쌍둥이, 소년재판 아닌 형사재판 받을 수 있다

    숙명여고 쌍둥이, 소년재판 아닌 형사재판 받을 수 있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와 공모해 시험문제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쌍둥이 자매가 소년재판이 아닌 정식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자매를 대상으로 진행된 심리에서 해당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소년범이어도 범행동기나 죄질을 따져볼 때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검찰로 돌려보낼 수 있다. 검찰은 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해 형사재판에 회부하거나 불기소처분을 내린다. 이들은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회에 걸쳐 아버지가 빼돌린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그대로 적었다. 이로 인해 1학년 1학기 성적은 전체 459명 중 121등과 59등이었던 데 비해 2학년 1학기 성적은 중간·기말고사를 합쳐 각각 문과 1등과 이과 1등으로 올랐다. 아버지는 지난달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아버지에 이어 두 딸까지 기소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보고 소년부로 송치했다. 가정법원 소년재판부는 조사를 거쳐 보호 처분을 내리는데 이는 교육·교화가 목적이다. 형사처벌과는 구별된다. 그러나 재판부는 아버지가 받은 형량과 쌍둥이 딸들의 죄질을 고려할 때 보호 처분을 받기보다는 형사사건으로 유·무죄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무부장 현씨의 재판 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둥이 자매는 법정에서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혐의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쌍둥이 중 언니 A양은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부모나 학생에게 모함을 받는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딸들에 문제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1심 중형…“교육 신뢰 저하”

    ‘딸들에 문제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1심 중형…“교육 신뢰 저하”

    쌍둥이 딸에게 사전에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1심 법원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선고공판을 열고 현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현씨는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에 걸쳐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재학생인 딸들에게 알려줘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실제로 쌍둥이 딸은 1학년 1학기 당시 각각 전교 59등과 121등을 기록했지만, 2학년 1학기 때 각각 이·문과 전교 1등을 달성해 학부모들의 의심을 샀다. 현씨와 두 딸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해 성적이 오른 것 뿐”이라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딸이 정답을 미리 알고 이에 의존해 답안을 썼거나 최소한 참고한 사정이 인정되고, 그렇다면 이는 피고인을 통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씨의 정기고사 답안에 대한 접근 가능성 △정기고사를 앞둔 현씨의 의심스러운 행적 △딸들의 의심스러운 성적 향상 △딸들의 의심스러운 행적 등 4가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우선 현씨가 정기고사 출제서류의 결재권자이고, 자신의 자리 바로 뒤 금고에 출제서류를 보관하는 데다 그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던 만큼 언제든 문제와 답안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현씨는 정기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주말 출근을 하거나 초과근무 기재를 하지 않은 채 일과 후에도 자리에 남아 있었다면서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금고를 열어 답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쌍둥이 딸이 정기고사 성적과 달리 모의고사나 학원 등급평가에서는 성적 향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고교 3학년이 아니면 모의고사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런 성적 차이를 결정적인 부정행위 정황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문을 독해하는 국어나 평소 실력이 중요한 수학 등 과목에 한정해도 정기고사는 교내 최상위권인데 비해 모의고사 등의 성적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대로 된 풀이 과정도 없이 고난도 문제의 정답을 적거나, 서술형 답안에 굳이 필요 없는 내용을 교사의 정답과 똑같이 적거나, 시험 직전 정답이 바뀐 문제에 두 딸이 똑같이 정정 전 정답을 적어 틀린 사실 등은 두 딸의 의심스러운 행적으로 꼽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딸들과 공모해 범행을 했다는 사정도 추인된다”고 밝혔다. 쌍둥이 딸은 현재 가정법원에서 소년범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두 학기 이상 은밀하게 이뤄진 범행으로 인해 숙명여고의 업무가 방해된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면서 “대학 입시에 직결되는 중요한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고교 내부의 성적 처리에 대해 다른 학교들도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사건으로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됐고,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사기도 떨어졌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며 경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모습도 보여 죄질에 비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고교 내부의 정기고사 성적의 입시 비중이 커졌음에도 그 처리 절차를 공정히 관리할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도 이 사건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또 “딸들이 이 사건으로 학생으로서 일상을 살 수 없게 돼 피고인이 가장 원치 않았을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7년보다는 낮은 형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소년범 10명 중 4명 다시 범죄… 3범 이상 비율도 급증

    지난 40년간 소년범의 재범률이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범 문제가 질적으로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소년범죄자의 재범 실태 및 방지대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년범의 재범률은 1976년 7.8%에서 2016년 38.9%로 늘었다. 지금은 소년범 10명 중 4명이 재범이라는 얘기다. 이 가운데 전과 3범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6년 5.2%에서 2016년 50.7%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9범 이상의 전과자 점유율은 2013년부터 10%를 웃돌고 있다. 연구원은 국가통계포털(KOSIS)에 수록된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통계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소년범의 발생 규모를 연도별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또 232명의 소년범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2~3일 이틀간 ‘소년범죄자의 재범 실태 조사’도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1.8%(213명)는 현재의 소년원과 소년교도소에 수용되기에 앞서 처분이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재범자였다. 반면 두 시설의 소년범 대다수는 자신이 출소하면 재범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년원에 수감된 보호소년의 94.0%, 소년교도소에 수용된 소년수형자의 93.9%가 출소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소 후 자신의 재범 방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비행 친구와의 교우 단절’(33.6%), ‘취업을 통한 생계 안정’(31.0%)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최정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년 재범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려면 지역사회와 갱생 지원 기관이 소년의 사회 정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중국서 학교폭력으로 14살 남자 중학생 사망

    중국서 학교폭력으로 14살 남자 중학생 사망

    중국 간쑤성에서 14살 난 중학생이 5명의 동급생에게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지난달 말 발생했다. 장카이(가명)라는 롱시현 웨이허중학교 2학년생은 지난달 23일 동급생들에게 폭행당했다가 병원에 입원했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6일 폭행 가해자인 다섯 명의 급우들이 장에게 다른 학생의 이어폰을 가져갔느냐고 물었으나 그가 아니라고 하자 손으로 머리를 마구 때렸다고 보도했다. 장은 계속 이어폰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했지만 폭행은 7~8분 동안 이어졌다고 또 다른 학생은 증언했다. 장의 사망 원인은 심각한 뇌 손상으로 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은 모두 체포됐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소년범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사실을 들며 이번 폭행 사건에 심각한 우려를 표현했다. 2016년에도 광시좡족 자치구에서 13살 소년이 각각 4살과 8살이었던 소녀와 7살 난 소년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가해 소년은 범죄 기록 없이 3년간 소년원에 보내지는 형벌에 처해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왜 소년범들은 단지 나이 때문에 정해진 규범에서 면책되는가?”라며 소년범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고 비판했다. 중국 형법 17조에 따르면 14~16살 사이에서는 고의적 살인, 고의적 가해 행위에 따른 살인 등 단지 8개의 범죄에 대해서만 처벌받는다. 14~18살은 경감되거나 완화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장을 살해한 다섯 명의 다른 중학생은 14살 이상이라면 형사처벌을 받지만 사형은 불가능하고 수감 기간도 비교적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창송 변호사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폭행 가해자인 다섯 명의 학생들 부모는 민사적 책임을 지고 장의 가족들에게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학교 역시 장의 가족에게 감독 부족에 따른 민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먼저 불거지기 시작한 학교폭력은 중국에서도 사회 문제로 확산 중으로 지난해 7월 베이징시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교육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침을 정했다. 특히 베이징시 둥청구는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각 학교가 10분 안에 상급기관에 구두 보고를 하고, 2시간 이내에 상세한 문서를 제출해 수시로 진척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3~2015년 중국 학교폭력 관련 판결 통계를 살펴보면 피해자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68.7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징역 3년 이하 12.5%, 징역형 5~10년 34.29%, 10년 이상 징역형이 28.57%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여기는 남미] 최소 12명 살해…청부살인업자 14세 소년 체포

    [여기는 남미] 최소 12명 살해…청부살인업자 14세 소년 체포

    남미 콜롬비아에서 희대의 10대 살인마가 경찰에 검거됐다. 현지 언론은 "메데진에서 활동하던 14살 청부살인업자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소년 청부살인업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메데진 산타루시아 전철역 인근에서 마지막 범행을 저질렀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은 그는 한 상점에 들어가 상인 다리오 알렉시스 아테오르투아(43), 점원 마테오 프리에토(20)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도주했다. 무차별 총격에 또 다른 사람이 총상을 입었지만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 아직 현장 주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소년 청부살인업자를 체포했다. 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당당하게 주민증을 내밀었다. 주민증에 적힌 그의 생년월일을 보니 만 13세,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촉법소년이었다. 하지만 이건 타인의 것이었다. 소년이 경찰에 보여준 건 동생의 주민증이었다. 경찰의 확인 결과 소년은 만 14세. 청소년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 나이였다. 충격적인 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여죄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메데진에서 발생한 10건 살인사건의 용의자였다. 14살 나이에 12명을 살해한 살인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최소한의 혐의다. 소년이 저질렀지만 용의자로 지목되지 않은 사건이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어 그가 살해한 사람은 12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경찰은 "겨우 14살 소년이 총으로 사람을 죽이고 다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소년범죄가 최근 부쩍 늘어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콜롬비아는 미성년 범죄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살인 등 강력 범죄로 경찰에 체포된 미성년자는 600명에 이르고 있다. 사진=콜롬비아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악마’는 태어난다, 사회가 소년을 외면할 때

    사악한 소년/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김희주 옮김/클/464쪽/1만 8000원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악마를 보았다’ 류의 청소년 잔혹 범죄들이 심심찮게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2012년 여름, 영국의 논픽션 작가 케이트 서머스케일도 우연히 100여년 전 신문에서 한 소년이 저지른 흉악 범죄를 발견한다.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탐색하고 소년이 살았던 집을 방문하며 하나하나 행적을 더듬어 나간다.1895년 7월 8일, 이스트런던의 한 주택. 에밀리 쿰스라는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 집에 살던 13세 로버트와 12세 너새니얼 형제. 경찰이 도착하자 형 로버트는 자신이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였다고 자백한다. 형제는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에 방치해둔 채 크리켓 경기를 보러 가고, 엄마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받은 돈으로 전에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악마가 나타났을 때 사회가 내비치는 반응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세상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인 아이의 잔혹성에, 일주일 넘게 시체를 방치한 태연자약함에 아연실색했다. 로버트가 당시 영국 노동자 계급 청소년들의 오락거리였던 싸구려 모험소설 ‘페니 드레드풀’을 즐겨 읽었다는 사실은 곧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양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가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었다는 것과도 일견 비슷하다.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하층 계급의 아이들이 사회 전복을 꿈꾸는 반란군으로 자라날 가능성에, 사회는 두려움을 느낀다.책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가졌던 노동자 계급 소년의 가족 내 위치에도 주목한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소년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극히 제한적인데 반해 일찌감치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등 책임은 크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가장 많은 밥을 먹는 가정 내 현실에 따라 제철소를 고작 2주 다니다 그만 둔 소년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어머니 에밀리와의 관계다. 두 형제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에밀리가 ‘도끼로 찍어버리겠다’며 너새니얼을 위협하자 로버트가 동생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범죄 원인 규명 못지않게 영국 사회가 소년범에게 제공한 교화도 주목할 만하다. 로버트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정신이상이 인정돼 정신이상 범죄자 수용소인 브로드부어 병원에 무기한 수감된다. 로버트는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나, 곧 그곳의 생소함과 친절함으로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됐다. 로버트는 별 다른 제약 없이 재단 일을 배우고 유능한 크리켓 대표로 뛰었다. 의료진 판단으로 17년 만에 퇴원한 로버트는 이후 호주로 이민 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오랜 세월 금욕하며 규율에 따른 삶을 살았던 로버트는 그래서 군대라는 조직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 그리고 폭행 피해를 입은 소년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된다. 책은 살인 동기나 정신병원에서의 교화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 대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를 위해 많은 문헌들, 로버트와 비슷한 듯 다른 사례들도 친절하게 풀어놓았다. 당대에 쓴 글이 아니라서 더욱 객관적인 자세가 유지되는 듯하다. ‘악마’라는 말로 치부하면 범죄자는 그 시대의 돌연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악마를 잉태한 사회와 시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작가는 그날의 기온, 해가 뜨고 진 시각까지 확인해 당대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미국 추리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 범죄 실화 부문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음악으로 지나온 삶 돌아보기 전엔 제 잘못 몰랐죠”

    “음악으로 지나온 삶 돌아보기 전엔 제 잘못 몰랐죠”

    예체능 심리치료 이수 땐 기소유예 도입 재범률 55%에서 2년 만에 15.4%로 줄어 “불안정한 가정환경·무관심, 소년범 원인” “지갑에 단돈 1000원이 없어 편의점 냉장고로 뻗은 손”, “한두 번 하다 보니 아무렇지 않았지, 칼날 같은 짧은 말들” 최근 서울 마포구의 작은 공연장에서 평범하지 않은 노랫말이 음률에 실려 흘러나왔다. 무대 위에 선 앳된 10대들은 기타와 드럼 등을 연주하며 직접 쓴 노래를 열창했다. 이들은 절도 등 소소한 범죄로 경찰서에 잡혀간 적 있는 ‘소년범’들이다. 관객들은 아이들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선도 위원들이었다. 무대에 오른 한 아이는 “음악을 하며 삶을 돌아보기 전까진 내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 10대들이 음악활동을 통해 반성하게 된 건 서울 서부지검의 ‘소년범 기소유예제’ 덕분이다. 이 제도는 검사가 소년범을 면담한 뒤 인근 대학과 연결해 음악·미술·체육·통합심리 치료 교육과정 중 하나를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유예(범죄 혐의가 있어도 상황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것) 처분을 내리는 제도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치거나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등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대상이다. 검찰이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인데 관할 내 대학이 몰린 서부지검이 잘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이화여대 음악치료학과와 협업한 이후 숙명여대·추계예대·명지대·홍익대·연세대 등 대학 6곳과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음악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쳐 전시회를 열어 주고 대학교수들이 체육 활동을 이끌기도 한다. 검찰은 예체능 활동을 돕는 기소유예제가 소년범의 재범률을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서부지검이 담당한 소년범의 재범률은 2013년 55%였는데 기소유예제 운영 뒤인 2015년에는 15.4%로 줄었다. 소년범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을 바라는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제도 운영이 다소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하지만 서부지검에서 소년범 기소유예제 프로그램을 도맡고 있는 문성인 형사1부장검사는 “많은 소년범이 가정에서 소외되고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이라면서 “범죄자라며 손가락질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위해 뭘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부 유관모 검사도 “실수 한 번 했다고 전과자로 만드는 대신 아이의 생각을 바꾸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소년범 대부분은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나 부모,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자존감이 낮고 반사회적인 성향을 보인다”면서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이때까지 집, 학교에서 받지 못한 애정과 관심을 아이들에게 주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교육으로 모든 아이가 바뀌는 건 아니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친 한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료식만 남겨 뒀었는데 차량을 훔쳐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유 검사는 “10명 중 1명이라도 진심으로 바뀐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부모 잔혹 살해한 중국소년, 13살이라 처벌 피해

    부모 잔혹 살해한 중국소년, 13살이라 처벌 피해

    PC방에 갈 돈을 주지 않는다며 부모를 살해한 13살 소년이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만 14세가 넘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4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후난성 헝난형에 사는 뤄모군은 지난달 31일 PC방에 갈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PC방에서 2시간 가량 게임을 한 뤄군은 장거리 기차를 타고 집에서 2000㎞ 떨어진 윈난성 다리시까지 도주했다. 중국 공안은 지난 2일 뤄군을 붙잡았다. 뤄군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뤄군이 조만간 풀려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만 14세부터 형사처벌을 받는데 뤄군은 아직 만 13세다. 앞서 한달 전에는 후난성 위안장시에서는 12세 소년이 자신을 꾸짖는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소년범 흉악 범죄가 잇따르자 중국에서는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낮추는 문제와 관련해 논쟁이 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촉법소년 연령 만14세→만13세 하향 방안 추진

    촉법소년 연령 만14세→만13세 하향 방안 추진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2019~2023)을 19일 발표했다. 현행헌법과 소년법에 따르면 만 14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는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으로 처벌을 대신하며,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범죄는 처벌 대신 보호·교육으로 다스리자는 취지다. 그러나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서울 관악산 또래 집단폭행 등 청소년 범죄가 흉악해지고 집단화되면서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법무부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소년부 송치 제한 등 관련법 개정을 위한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소년부 송치는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에게 사건을 이송하는 처분으로, 일반적인 형사사건 기소에 비해 사법처리 또는 형량 수위가 낮다. 재판은 비공개로 열리고, 소년원 송치, 가정·학교 위탁 교육 등의 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초기 비행 청소년 선도를 위해 청소년비행예방센터를 정비하고 비행 단계·유형별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 가해 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가족 회복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소년사건 전문 검사제도를 도입해 교육·상담 조건부 기소유예는 활성화한다. 또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외출 제한 명령 집행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상담사·교사 등으로 이뤄진 명예 보호관찰관을 늘리기로 했다. 정신질환 소년범에 대해선 치료명령제를 도입한다. 보호처분 단계에서 치료 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소년법 개정을 추진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선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민영소년원 설립도 추진한다. 소년보호 사건 피해자의 재판 참여 권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치료가 먼저다/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린세상] 치료가 먼저다/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여섯 민호는 아빠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 두 살 무렵 아빠의 매질을 견디다 못한 엄마가 민호를 데리고 집을 나왔기 때문이다. 살길이 막막했던 엄마는 가끔 식당이나 청소 일을 나가긴 했지만, 오래 계속되진 못했다. 당연하게도 생활은 매우 어려웠다. 때로는 가스가 끊겨 몸을 씻지도, 옷을 빨지도 못한 채 학교에 가곤 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도 냄새가 난다며 민호를 멀리했다. 씻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쌀이 떨어져 상한 밥과 반찬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 때도 있었다. 그나마 학기 중에는 점심 급식이라도 타 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방학이 되면 하루 한 끼를 챙겨 먹기도 어려웠다. 배고픔에 지친 민호는 결국 상점에 들어가 빵을 훔쳐 먹다가 붙잡혀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으리라 수도 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굳센 다짐도 배고픔을 이겨 내진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배고픔은 결국 민호에게 절도 전과 6범이라는 낙인을 찍어 주었다.열다섯 수진이는 아빠는 물론 엄마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미혼모였던 엄마가 수진이를 낳은 후 곧바로 키우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고아원에 넘겨진 수진이는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초등학교까지는 또래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가끔 학교에 찾아오는 친구들의 엄마와 아빠를 보며 부러워하긴 했지만, 고아원 선생님들 덕분에 비교적 쉽게 부러움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자 수진이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줄곧 중상위권을 유지하던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왜 내 삶은 다른 아이들과 다른가’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선생님들의 시선도 변한 것 같았다. 인생을 놓아 버리고도 싶었다. 몇 번의 방황과 가출 끝에 수진이는 전과 3범의 범죄자가 돼 버리고 말았다. 민호와 수진이에겐 공통점이 있다. 불안감과 우울감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불안감과 우울감이 깊어져 우울증과 조현병에 품행장애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고픔도 매우 심한 것으로 진단됐다. 육체적인 배고픔만이 아니라 가족 특히 부모의 사랑에 대한 배고픔이 매우 깊었다. 일선에서 수사하다 보면 소년범은 거의 예외 없이 결손가정 출신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부모가 이혼하거나 별거한 비율을 실제로 따져 보면 60%에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사실상 가정이 해체된 경우를 포함하면 거의 대부분 소년범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소년원의 아이들 중에 정신 병력이 있는 비율도 늘고 있다. 정신질환으로 특별한 처우가 필요한 비율이 2013년 13.7%에서 2017년에는 27.3%로 두 배나 늘어났다. 올해 말에는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아이들은 소년원 안에서의 생활도 원만하지 못해 수용 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잦다. 정신 병력을 가진 30%의 아이들이 전체 수용 사고의 70% 가까이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형사정책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연구 주제 중 하나다. 학자들은 ‘유전’과 ‘환경’으로 나눈다. 유전적 요인을 강조하는 측은 물려받은 피 속에 범죄를 저지를 만한 유전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적 요인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가정적, 사회적 환경이 범죄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전이나 환경 어느 하나만으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전과 환경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 요즘에는 아이들의 발육이 좋아 중학생만 돼도 어른들과 비슷한 체격을 갖게 됐다. 조기 교육의 영향으로 지적인 능력이 어른들보다 좋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냥 아이들이다. 육체적 배고픔이나 정신적 결핍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기엔 아직 살아온 세월이 너무 짧고, 겪어 본 일이 너무 모자라다. 민호와 수진이는 먼 옛날의 아이들이 아니다. 2018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사는 아이들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아파하고 있다. 잘못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아이들이 혹시나 아프진 않은지, 치료가 필요하진 않은지 먼저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 마약범도 소년범도 가족처럼 사랑으로…시험 과목 까다로워 선택·집중 전략으로

    마약범도 소년범도 가족처럼 사랑으로…시험 과목 까다로워 선택·집중 전략으로

    집행유예 선고 뒤 ‘보호관찰’(몇 가지 의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허용) 처분을 받은 성인 마약사범부터 학교폭력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 중인 미성년자까지 법원에서 징역형이 아닌 판결을 받은 대상자들을 별도로 지도·감독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보호직 공무원이다. 이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성실히 지도·감독에 응하던 대상자가 하룻밤 사이에 마음을 바꿔 연락이 두절되기 일쑤여서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래도 이들이 보호직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려고 하는 것은 법원에서 ‘사회내처분’(교도소 밖에서 이뤄지는 처벌)을 받은 대상자들이 언젠가는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준법지원센터에서 2016, 2017년 입직한 보호직 공무원의 이야기를 2일 들었다.●출근부터 퇴근까지 상담과 출장의 연속 오전 8시 30분. 강력범죄과에 근무하는 윤나래(26·여) 책임관은 벌써 마음이 초조하다. 서울준법지원센터의 정규 출근시간은 오전 9시이지만 책상 위의 전화가 잠시도 쉬지 않고 울려서다. 숨도 돌릴 새 없이 자리에 앉아 전화를 받으니 담당하고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일정 좀 조정할 수 없을까요?” 윤 책임관은 대상자를 어르고 달래 정해진 날짜에 나오도록 설득했다. 전화통에 불이 꺼질 때쯤 면담자가 사무실로 찾아오기 시작한다. 보호직 공무원 한 명이 평균적으로 담당하는 관리 대상자는 200명 정도다. 보호직 공무원 1명당 하루에 6~7명을 면담하는데, 돌발 상황이 많아 정해진 수치는 아니다. 윤 책임관은 오늘도 돌발 상황에 마주했다. 관리 대상자가 갑작스레 오열하면서 신세를 자조해 사정을 들어 주느라 상담 시간이 길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토로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여서 무작정 돌려보낼 수 없는 노릇이다. 면담이 끝나면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다. 주 3회 출장을 떠나 관리·감독하는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확인한다. 오늘 윤 책임관이 들러야 할 곳은 필로폰을 투약한 마약중독자의 집이다.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낡은 집에 도착하니 주사기 등 마약 투약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마약 복용 간이 검사도 음성으로 나왔다. 이때 윤 책임관의 눈에 띈 건 텅 빈 냉장고다. 그는 대상자에게 끼니를 거르지 말고 밥을 잘 먹어야 한다고 타이르고 집을 나섰다. 대상자들이 마약 복용을 다시 하지 않는지, 가정폭력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건강 이상 없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들의 책임이다.●소년원부터 보호관찰소까지… 근무처 다양 보호직 공무원으로 합격하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속이 돼 전국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한다. 이들은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집행, 보호관찰심사, 보호처분변경, 집행유예 취소 등 관련 업무를 모두 맡는다. 보호직 공무원을 뽑는 시험은 크게 7급과 9급으로 나뉜다. 올해 공채에선 7급 보호직 공무원 5명을 선발하는데 95명이 지원해 1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급 보호직 공무원은 남녀를 구분해 선발하는데, 올해 남자 공채는 22.5대1, 여자는 128.8대1을 기록했다. 9급 여자 공채에서는 21명을 선발해 지난해와 선발 인원은 같았지만 여성 지원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 경쟁률이 높아졌다. 합격자 대부분은 인력 수요가 많은 보호관찰소에 배치된다. 합격 뒤 진행되는 연수교육(4주) 과정에서 1~3지망까지 희망 근무 지역을 지원받는다. 합격자의 거주지와 성적 등을 고려해 첫 번째 근무처를 결정하는데, 합격생들은 근무지 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필기시험 성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리학은 독학… 100점보다 합격선 노려야 9급 보호직 공무원 공채는 해마다 선발하지만, 7급 공채는 2년에 한 번씩 지원자를 받는다. 7, 9급 모두 원서 접수와 필기시험, 면접 등 세 단계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하지만 필기시험 과목 수에는 차이가 있다. 7급은 국어(한자)와 영어, 한국사, 헌법, 형사소송법, 심리학, 형사정책 등 7개 과목을 치르고, 9급은 국어(한자)와 영어, 한국사를 필수로 하고 형사소송법과 사회복지학개론,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등 다섯 개 선택과목 가운데 2개를 고른다. 인터뷰에 응한 4명은 가장 까다로운 시험 과목으로 심리학과 형사정책, 행정학개론을 꼽았다. 공무원 학원가에 보호직 공무원 전문 강의가 없다 보니 형사소송법은 교정직 강의를 들어야 하고, 심리학 강의는 아예 있지도 않아 독학을 해야 한다. 2016년 7급 보호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난해 서울준법지원센터에 배치된 윤 책임관은 수험 전략을 잘 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책임관은 “보호직 공무원 스터디 모임이나 인터넷 강의도 많지 않은데 시험 과목은 의외로 많아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어차피 100점이 아닌 합격선(80~90점)을 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 공부량을 늘리기보다는 진짜 핵심만 추려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느 직렬보다 투철한 직업정신 필요 사회내처분 대상자는 마약사범부터 소년범까지 다양하다.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온 직원들이 비상에 걸리기도 하고, 필로폰을 복용했다가 집행유예를 받아 성실히 지도에 응하던 대상자가 난데없이 대마초를 피워 다시 입건되기도 한다. 이럴 때면 보호직 공무원들은 맥이 탁 풀린다. 사회봉사과에서 근무하는 이기련(27) 주무관은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가면 요즘 말로 ‘노답’(답이 없어 보이는 것)인 것 같아 한숨밖에 안 나온다”면서 “그래도 전자발찌를 채우면 재범률이 8분의1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이들을 잘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보호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은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이던 대상자가 관리·감독 기간을 거친 뒤 ‘새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보호관찰 정보화센터에서 일하는 조현우(25) 주무관은 “대상자가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겠다고 전화를 해 말리러 갔던 적이 있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겨우 구했는데, 며칠 뒤 센터에 찾아와 죄송하다며 사죄하고 그 뒤로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특정범죄자관리과에서 근무하는 가희범 주무관(36·남)은 “보호직 공무원은 어느 직종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보면 지도 감독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반항하는 대상자를 만나는데, 이때 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금세 이해심과 인내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가 주무관은 “보호직 공무원은 범죄자를 상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면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온정과 법 집행을 위한 냉철한 판단력을 함께 가진 합격생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삼양그룹, 양영재단·수당재단 통해 장학 사업과 기초과학 지원

    삼양그룹, 양영재단·수당재단 통해 장학 사업과 기초과학 지원

    삼양그룹은 ‘꿈을 이룰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회공헌 철학 아래 ‘양영재단’과 ‘수당재단’ 두 장학재단을 통해 장학 사업과 기초과학·인문학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두 재단은 2만 명 이상의 학생과 600여 명의 교수, 연구단체 등에 학비와 연구비를 지원했다. 특히 양영재단의 전신인 양영회는 우리나라 처음의 민간 장학 재단으로 국내 처음의 기업 사회 공헌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부터는 창업주의 인재육성 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해 수당재단에서 하는 수당상의 시상부문을 기초과학, 응용과학, 인문사회 3개 부문으로 넓혀 시행 중이다. 청소년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법무부 산하 공익재단인 ‘청소년희망재단’도 후원하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2014년 청소년희망재단 이사장으로 위촉된 후 지금까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삼양그룹의 임직원들도 청소년 희망재단의 ‘파랑마니또’ 프로그램에 2014년부터 매년 참여해 멘티로 활동하고 있다. 파랑마니또는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19세 미만 소년범을 대상으로 하는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삼양그룹의 계열사 ㈜삼양에프앤비가 운영하는 친환경 샐러드 및 그릴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는 ‘세븐스프링스와 함께 하는 식사매너교실’을 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대전의 삼양중앙연구소에서 인근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00명을 초청해 ‘삼양과 함께 꿈꾸는 미래 과학캠프’를 1박 2일 동안 했다. 삼양그룹 과학캠프는 초등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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