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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들고 으스대며 사고치고…” 죄수 출신 러 용병 1만 5000명 고향행

    “돈들고 으스대며 사고치고…” 죄수 출신 러 용병 1만 5000명 고향행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약 1만 5000명의 죄수 출신 러시아 용병들이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위해 싸운 전과자들이 많은 돈을 들고 으스대며 귀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잘 알려진대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면과 약 2000달러에 달하는 월급을 미끼로 많은 전과자들을 용병으로 활용해왔다. 특히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죄수 출신 용병들이 대표적이다. 앞서 바그너그룹의 수장으로 지난해 8월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022년 중반부터 러시아 전역의 교도소를 돌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6개월 간 싸운 뒤 살아 돌아온다면 사면과 자유를 약속한다며 용병을 모집한 바 있다. 이같은 관행은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에도 러시아 국방부가 전과자들로 구성된 ‘스톰-Z’를 운영하며 이어왔다.수감자 문제를 다루는 러시아 NGO 대표인 올가 로마노바는 “약 1만 5000명의 전과자들이 우크라이나와 전투를 벌인 후 러시아로 돌아왔다”면서 “지역 내 경찰관들조차 귀국하는 죄수들이 참전용사라는 점을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무런 재활 과정없이 사회로 돌아온 이들이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부 죄수 출신 용병들의 경우 전쟁에서 자신감을 얻었으며 이를 재활의 한 형태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실제로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들이 귀향 후 강력사건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러시아 페름시 출신의 니콜라이 네차예프(38)가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놀라운 것은 그가 지난 2019년에도 역시 같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바그너 그룹 용병으로 자원한 후 감옥에서 풀려났으며, 6개월의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지난해 11월 사면됐다. 이보다 더 파렴치한 사례도 있다. 지난 2월 29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법원은 각각 10세와 12세 여학생을 성폭행 혐의로 세르게이 샤흐마토프(42)에게 징역 17년형을 선고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샤흐마토프 역시 전직 바그너 용병 출신으로 사면된 지 불과 하루 만에 범죄를 저질렀다.성범죄 뿐 아니라 살인 사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죄수 출신의 바그너 용병 데니스 스테파노프(32)가 크라스노야르스크 크라이 지역의 한 주택에 불을 질러 2명의 여성을 살해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초에도 역시 죄수 출신의 전 바그너 용병인 이고르 소포노프(38)가 고향 카렐리아에서 총 6명의 마을 주민을 살해하고 집 2채를 방화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겼다.
  • 데미안 ‘666’ 저주의 시작… 궁금했던 그의 출생 비밀 [영화 리뷰]

    데미안 ‘666’ 저주의 시작… 궁금했던 그의 출생 비밀 [영화 리뷰]

    오컬트 영화의 걸작 ‘오멘’이 돌아왔다. 지난 3일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은 1976년 작 ‘오멘’의 프리퀄(전사) 영화다. 예수에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인 ‘데미안’이 탄생한 1971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수녀가 되기 위해 미국에서 이탈리아의 한 교회로 온 마거릿(넬 타이거 프리)은 홀로 방에 남아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소녀 스키아나를 만난다. 수녀들은 스키아나를 가혹하게 체벌하고, 급기야 한 수녀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살하는 일이 벌어진다. 혼란스러운 마거릿에게 한 신부가 찾아와 교회의 숨겨진 비밀을 알려 준다. ●68혁명 후 혼란 극심한 이탈리아 배경 1976년 개봉한 영화 ‘오멘’은 순수한 어린아이 데미안이 악마로서의 징조를 드러내는 과정을 끔찍한 사고들과 엮어 냈다. 총 4편의 영화와 TV 시리즈, 리메이크판까지 나왔으며 ‘엑소시스트’(1975)와 함께 오컬트 영화의 시초로도 꼽힌다. 요한계시록에서 따온 악마의 표식 ‘666’으로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데미안의 양아버지인 쏜(그레고리 펙)이 데미안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 표식을 확인하는 장면이 특히 유명하다. 개봉 이후 실제로 부모들이 아이의 머리를 깎아 표식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을 정도였다. 악마 데미안이 인간과 짐승인 자칼의 교배로 태어났다는 원작의 설정을 유지하되 자칼이 인간 여성을 범해 악마를 출산한다는 식으로 살짝 바꿨다. 68혁명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은 이탈리아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종교와 멀어진 이들을 다시 종교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더 큰 공포를 일으켜야 한다는 믿음을 지닌 비정상적인 종교인들이 기획했다는 식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그저 악마를 추종하는 이들이 벌인 짓으로만 묘사됐던 원작과 다른 점이다. ●인물들의 정체 밝히는 과정들 볼만 주인공 마거릿을 맡은 배우 넬 타이거 프리의 연기가 감탄스럽다. 순진함과 혼란스러움 그리고 절망에 이르기까지 감정 기복을 그야말로 신들린 듯 연기한다. 전반적으로 원작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곳곳에서 보여 준 복선을 결말에서 회수하며 인물들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매끄럽다. 특히 원작과도 부드럽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프리퀄 영화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영화 초반 교회의 꼭대기에서 유리가 깨지면서 떨어지는 장면,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목에 줄을 걸고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장면 등 원작을 오마주한 부분은 예전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반가울 법하다. 다만 데미안의 출생 과정을 보여 주는 장면을 비롯한 몇몇 부분은 눈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자극적이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 산업혁명 알려진 것보다 100년 더 빨랐다 [달콤한 사이언스]

    산업혁명 알려진 것보다 100년 더 빨랐다 [달콤한 사이언스]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급격한 산업 생산력 증대와 함께 시작된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를 말한다. 이후 유럽과 북미로 확산했다. 그런데,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거 경제학(Economies Past) 연구팀이 산업혁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100년 정도 빠른 17세기 스튜어트 왕조 시대부터 시작됐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경제사학회 연례 콘퍼런스와 케임브리지대 과거 경제학 웹사이트에 5일 공개됐다. 영국에서 산업 시대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석탄, 기술력, 영토 등 여러 요인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을 대상으로 엘리자베스 1세 때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약 300년 동안 남겨진 인구조사 데이터, 교구 등록부, 유언 검인 기록 등 1억 6000만 건의 기록을 통해 영국 노동력 변화를 추적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17세기 영국에서는 농민이 급격히 감소하고 대장장이, 제화공, 수공업자 등 지역 장인부터 도매용 천을 생산하는 재택 직공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상품 제조업자들이 급증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통해 영국이 18세기 후반 공장과 증기기관이 등장하기 몇 세대 전부터 산업혁명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1600~1740년 생계형 농업이 계속 감소하면서 영국 내 남성 농업 종사자 수는 64%에서 42%로 감소했다. 동시에 상품 생산에 종사하는 남성은 50% 증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농업이 아닌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1700년까지 프랑스의 3배에 달했다. 유럽 국가 내에서는 상품 이동을 할 때 영주의 통행세가 부과됐지만, 영국에서는 중세 이후 부과금이 폐지됐기 때문에 경제가 훨씬 활성화했다. 1700년대 영국에서는 전체 제조업 고용 절반이 시골에 있었다. 양모를 공급하고 완성품을 판매하는 상인을 위해 일하는 직공 네트워크가 있었다. 못과 낫을 만드는 금속공예 산업도 수백 가구에서 제작됐고, 수출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섬유, 신발, 금속 산업 확대로 17세기 동안 산업에서 남성 인력 비중이 3분의1에서 절반에 가까운 48%까지 증가했다. 1760년에는 성인 여성의 노동력 참여율은 60~80%였다가 1851년에는 43%까지 떨어졌다. 1980년대까지도 18세기 중반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반면, 브래드퍼드의 경우 1851년에는 13~14세 소녀 70%가 방직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으나 1911년 법으로 아동 의무 교육 제도가 도입되면서 비율이 10%까지 떨어졌다. 연구를 이끈 리 쇼-테일러 교수(경제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수 세기에 걸친 고용 데이터를 분류하고 맵핑해 산업혁명의 역사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라며 “산업혁명이 일어났다고 알려진 것보다 한 세기 전에 이미 산업화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고용 변화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꽃피는 전주… 봄날에 물들다 오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고 18일까지는 도서관 주간이다. 전북 전주는 도서관의 날을 위해 아껴 둔 여행지다. ‘도서관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겠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도서관을 돌아보는데 굳이 프로그램까지 예약할 일인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코스는 예약 당일 마감되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은 잘 꾸며진 책방이나 북카페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지금 도서관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고 싶다면 단연코 전주다.●너와로 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두 해 전이다. 전주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다녀왔다. 전주의 도서관들이 막 알려지던 시절이고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이 소문나기 전이다. 조문차 찾았던 길이었다. 내 선배인 당신의 자식과 친구들의 생활이기도 한 책의 공간이라서, 좀더 머물다 가는 것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맏내호수를 내려다보는 학산 기슭에 있었다. 그림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이었다. 너와를 비늘처럼 장식한 외관은 숲과 잘 어울렸다. 실내는 계단식 열람석과 다락방 등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어느 쪽에서나 호수가 보였다. 빼곡한 시집의 서가에서 ‘우리는 좀더 어두워지기로 했네’(이설야·창비)를 집어 들었다. ‘크레파스’라는 시를 제법 오래 그리고 반복해서 읽었다. 사물함에서 사라진 반장의 크레파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시를 여러 번 읽은 건 ‘모두가 거짓말 같은/엄마의 장례식,/지나서였다’라는 마지막 연 때문이었다. 시인이 말한 죽음이 오늘의 죽음과 같은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로 슬프고 처연해서 ‘공사장에다 크레파스를 파묻어버’린 소녀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시집을 덮고는 내 곁에 없는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려 보았다. 상실은 쓸쓸한 감정인데 텅 빈 채로만 남지 않는다는 건 또 고마운 일이었다. ●4월의 숲과 정원의 도서관 죽음이란 무엇일까, 시란 무엇일까, 하고 거창하게 묻지 않아도 어떤 물음은 종종 우리를 여행에서 여행 바깥으로 이끈다. 책은 그런 질문의 친구이고, 전주의 도서관들은 여행자를 책 곁으로 이끄는 길라잡이다. 2019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개관 후 전주 도서관의 변화는 놀랍기만 한데, 사람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고 어떻게 책과 마주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 ‘크레파스’에 마음을 포갤 수 있었던 건 숲이라는 장소와 시(집)를 짝지어 책 읽는 이들의 시심을 깨워 낸 도서관 사람들의 덕이기도 했을 것이다. 전주 도서관들은 책과 책의 공간을 큐레이션하는 능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그러니 전주에서 도서관 여행의 첫걸음을 떼도 좋겠다. 전주에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외에도 잔잔한 책 쉼터로 추천할 만한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다. 그 가운데 4월의 도서관으로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을 꼽아 본다. 4월의 봄과 무관하지 않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과 더불어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의 정원 코스에 속한다. 이맘때가 제격이다.●정원의 쉼 같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전주의 작은 도서관 중에서도 개방형 야외 정원을 가진 예술특화도서관이다. 이를 언급하지 않아도 왜 정원 코스의 출발지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건물 동은 북쪽 은행나무동과 한때는 카페로 쓰였던 남쪽 팽나무동, 50년 가까이 의료원이었던 담쟁이동으로 나뉜다. 팽나무동은 도서관 남서쪽에 팽나무 고목이 있어서, 담쟁이동은 옛집의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가 아름다워 붙은 이름이다. 팽나무동과 담쟁이동은 남쪽으로 아담한 정원을 공유한다. 4월은 정원의 새순이 돋는 시기고 담쟁이가 푸르러지는 계절이다. 정원 의자에 앉아 봄날의 공기를 머금고 있으면 잠시나마 내 집의 정원인 양하고 또 그랬으면 싶어진다. 묵은 근심들은 책을 들기 전에 이미 시나브로 잊힌다. 결국 여행은 희망 닮은 햇볕 한 줌 주워 보려 나서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봄볕에 그슬릴 때쯤 팽나무동 안으로 자리를 옮긴다. 팽나무동은 복층의 형태로, 책을 팔지 않을 뿐 영락없는 북카페다. 커피나 음료의 반입은 기본이다. 실내디자인은 빈티지풍이다. 옛 건물의 골격을 살렸고 고재나무 책장으로 온기를 더했다. 2층까지 두루 보고 나면 의자와 책상, 받침대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 골랐다는 걸 알 수 있다.●서가 사이 숨은 예술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서가는 크게 빛들다, 깃들다, 스며들다, 물들다의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팽나무동 1층은 빛들다이다. 이때 빛은 사진 예술의 근간을 일컫는다. 스티브 매커리, 만 레이, 로버트 프랭크 등의 사진집을 볼 수 있다. 또 한쪽 벽을 허문 방에는 아이들을 위한 팝업 북과 그림책이 가득하다. 도서관은 전주교대 부설초등학교와 이웃한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서로를 기다려 만나곤 하는데, 그림책 방의 평일 오후는 다정하게 복작댄다. 2층은 스며들다와 깃들다이다. 스며들다는 음악이 주제다. 음악과 관련한 책들은 물론 CD와 LP 플레이어 등이 공존한다. 이제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는 건 낯선 경험이 아니다. 깃들다에는 서학예술마을 예술가들의 전시 도록 등이 비치돼 있다. 도서관을 나와 마을을 산책할 때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작가들이다. 담쟁이동은 팽나무동에서 2층 난간으로 곧장 연결된다. 담쟁이동 2층은 물들다로, 미술 관련 서적이 모여 있다. 한쪽에는 자그마한 개방형 다락방이 있다. 1층 정원을 내려다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박공지붕 아래 은밀한 다락이라기보다 우리네 한옥의 누마루처럼 안락한 느낌의 공간이다. 1층은 담쟁이갤러리다. 책 대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예술은 예술서적과 갤러리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은 도서관 서가의 책과 책 사이에 또 다른 책처럼 숨어 있다. 무심코 책을 꺼내다 또는 책을 읽거나 메모를 하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문수호 작가의 ‘책과 꼭두’는 익살스러운 장면이 위트 있고, 한숙 작가의 ‘꽃물’은 전주와 잘 어울린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만의 특색이다. ●책은 우리를 더 멀리로 전주 작은 도서관들은 소소한 체험거리도 흥미롭다. 다이어리를 꾸미듯 방명록을 남기거나 컬러링으로 개성을 발휘할 수 있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에는 담쟁이동 1층 창가에 ‘예술을 쓰다’라는 코너가 있다. 글감바구니에서 글감 쪽지 2개를 꺼내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헤밍웨이가 단어 여섯 개로 썼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신은 적 없음)이 생각난다. ‘오후’와 ‘찾아온다’ 두 단어를 뽑고는 어떤 문장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앞선 이들이 쓰고 꾸민 글들에 그만 기가 죽고 만다(명색이 여행작가인데). 대신 옆 서가에서 사진집 한 권을 꺼내서는 정원 쪽 창가에 앉는다. ‘노 시그널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법’(브리스 포르톨라노·복복서가)은 프랑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브리스 포르톨라노의 사진에세이다. 작가는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서 영감을 받아 약 5년간 21세기 소로를 찾아 떠났다. 첫 장은 핀란드 라플란드에 사는 티냐 편이다. ‘매번 좀더 멀리 가본다. 숲속에서 티냐는 자연의 일부로서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썰매 자국이 선명한 설원 사진 한 장이 강렬하다. 도서관에서 읽는 책들은 우리의 여행을 ‘매번 좀더 멀리’로 데려간다. 오늘은 핀란드에서 출발해 몽골, 미국 알래스카, 이탈리아, 이란 등으로 이어진다. 책 속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낭만의 동경보다 ‘소박함, 여전히 소박함, 언제나 소박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밖에는 팽나무 노거수가 이백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뒤늦게 ‘오후’와 ‘찾아온다’로 작문할 말이 생각난다. 작은 도서관의 오후, 4월의 초록이 찾아오고 있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Go! 전주는 한옥마을이 유명하다. 오목대에 꼭 올라가 보길 바란다. 한옥마을의 웅장한 전경이 펼쳐진다. 전주가 첫 여행이 아니라면 다른 선택도 고려해 보시길. 예를 들면 앞서 말한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다. 전주 도서관 여행은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전주의 여러 도서관을 방문한다.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와 반일 코스를 운영하며 격주 단위로 코스가 바뀐다. 프로그램은 매월 1일부터 다음달 예약을 받는다. 5월 정원 코스는 이미 매진이다.전주의 도서관들은 도시재생, 생활관광, 예술여행 같은 테마들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무엇보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도서관과 도서관을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마치 책 한 권을 같이 읽은 기분이다. 특히 올해는 전주의 여행지와 체험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전주천년한지관, 팔복예술공장 등을 경유하거나 책놀이 프로그램, 반려식물 체험 등이 어우러져 여행의 느낌을 배가한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비밀코스’는 출입연령 제한이 있는(어른의 입장이 불가하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의 우주로1216과 혁신도시복합문화센터 청소년창작기지 등을 방문할 수 있어 한층 특별하다.●동문헌책도서관서 보물책 찾기 홀로 여행하는 걸 선호하는 이들은 전주도서관이 직영하는 작은 도서관들에 주목할 일이다. 각각의 작은 도서관은 시, 예술, 여행, 헌책 등의 주제로 특화돼 있고, 그에 걸맞은 공간으로 꾸려져 도서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책의 기둥이 건물을 받치는 전주시청 로비의 책기둥(도서관), 옛 치안센터(파출소)를 개조해 취조실을 연상케 하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의 지하 열람실,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38㎏짜리 한정판 비거북(Bigger Book), 덕진공원 연못 가운데 연꽃처럼 뿌리 내린 연화정도서관,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개조한 한옥마을도서관 등은 공간과 요소들만으로 이채롭다. 여느 도시의 책방 투어 이상이다. 그중 동문헌책도서관은 비교적 최근에 개관했다. 몇몇 신간을 제외하고 도서관에 헌책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 헌책과 도서관이라는 모순과 조화가 관심을 끈다. 실은 동문의 헌책방골목에서 기인한다. 지금도 근처에는 헌책방들이 영업 중이다. 물론 추가된 의미도 있다. 동문헌책도서관 간판에는 ‘보물책 찾아 삼만 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지난 시절의 옛 책을 보물로 해석하고, 숨은 보석 같은 책들을 찾아내 추천하겠다는 표명이다. 그래서 서가의 구성도 한때는 금서로 지정돼 볼 수 없었던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 같은 테마의 다른 책을 짝지은 ‘책짝궁’ 등으로 독특하다.제일 인기 있는 서가는 대한민국 30여명의 명사가 추천, 기증한 ‘내 인생의 책’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영화배우 전도연, 축구선수 박지성 등의 추천 도서를 볼 수 있다. 소설가 조정래와 김훈은 육필 추천사를 따로 남겼다. 책의 보물은 역시 ‘보물섬’(만화잡지 1982~1996)이지,라고 말하는 이들은 지하 1층의 ‘만화야’와 ‘추억책방’을 놓치지 마시길. 옛 만화책과 추억의 잡지가 기다리고 있다.●‘금암’ 뷰 ·‘완산’ 꽃동산도 봄날에 딱 작은 도서관 외에 전주를 대표하는 시립도서관들 역시 빼어난 여행지다. 금암도서관과 완산도서관은 오히려 ‘여행’에 방점이 찍힌다. 금암도서관은 1980년에 개관한 전주 최초의 시립도서관으로 몇 해 전 새로 단장했다. 현재는 전주도서관 가운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도서관 2층 지식마루에 이르니 탁 트인 전망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까닭에 여느 호텔 스카이라운지 버금간다. 창가 쪽 에그체어가 명당인데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럴 만하다. 책장을 넘기기보다 풍경에 빠져드는 시간이 더 길 수밖에. 3층 트인마당은 아예 야외 테라스로 나아간다. ‘전망대’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경관이고, 망중한이나 봄을 ‘멍’하니 누리기 알맞은 자리다.완산도서관은 현재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 중이다. 그러니 도서관 때문에 소개하는 건 아니다. 완산도서관 옆은 완산공원 꽃동산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꽃놀이 명소로 매해 4월에는 겹벚꽃과 철쭉이 만개한다. 언덕길을 따라 벚꽃 터널이 열리는데 꽃철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철쭉 또한 봄꽃의 주인공을 쉽사리 양보하지 않는다. 사람 키보다 높고 넓게 꽃가지를 드리우니 봄날이 이리 붉어도 되나 싶다. 겹벚꽃과 철쭉은 벚꽃보다 개화 시기가 조금 늦는 편이다. 이번 주말보다 도서관 주간인 12~18일 사이가 낫다. [여행수첩]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5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8 ●전주 도서관 여행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 6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중식 불포함), 반일 코스 4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누리집 lib.jeonju.go.kr 063-230-1842 사전예약제, 7세 이상 권장
  • 63세 남성과 결혼한 12세 소녀…“남편 유혹할 옷 입어라” 가나 발칵

    63세 남성과 결혼한 12세 소녀…“남편 유혹할 옷 입어라” 가나 발칵

    아프리카 가나에서 영향력 있는 60대 남성 종교 지도자가 12세 소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조혼이 비교적 흔한 가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능구아 원주민 공동체 대제사장인 누우모 보르케티 라웨 츠루(63)가 같은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인 12세 소녀와 결혼했다. 가나에서 결혼할 수 있는 법적 최소 연령은 18세인데 그보다 6세 어린 소녀와 결혼한 것이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결혼식 당시 영상이 공유됐는데 이 영상에 두 사람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영상 속에서 일부 하객은 12세 신부에게 “남편을 유혹할 옷차림을 하라”,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하라”, “성적 매력을 높이기 위해 향수를 사용하라”는 등의 조언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공동체 원주민 지도자들은 “대중의 분노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지도자는 “사제의 아내로서 소녀의 역할은 전통과 관습에 따르는 것”이라며 “소녀는 6년 전부터 사제의 아내가 되기 위한 의식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혼을 위한 과정이 소녀의 교육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 소녀는 출산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가나 법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결혼은 금지되고 있지만 현지에선 여전히 조혼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 ‘걸즈 낫 브라이즈’(Girls Not Brides)에 따르면 가나 여성의 19%는 18세 전에 결혼한다. 15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결혼하는 여성들의 비율도 5%에 달한다. 현지에선 제사장을 포함해 이번 결혼 계획에 참여한 이들을 체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나 소아과협회는 성명을 내고 “사회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조혼을 승인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소아성애와 같은 일탈 행동을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소녀는 어머니와 함께 가나 경찰에서 보호하고 있다. 가나 경찰은 “사회보호부 등 부처와 협력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결혼한 이유 [핫이슈]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결혼한 이유 [핫이슈]

    아프리카 가나의 63세 남성이 12세 소녀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전 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여느 결혼식과 달리 조혼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BBC 등 외신의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가나에 사는 누우모 보르케티 라웨 츠루(63, 또 다른 이름은 고보루 울로모)는 지난달 30일 12세 소녀인 나아 오크로모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인 츠루는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원주민 공동체를 이끄는 종교적 지도자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제사 등의 의식을 이끄는 사제 역할을 해 왔으며, 신부인 12세 소녀 역시 같은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이다. 해당 공동체 측은 60대 종교 지도자와 12세 어린 소녀의 결혼을 두고 “성직자는 처녀와 결혼해야 한다는 오랜 전통이자 관습“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체의 한 관계자는 BBC에 ”이 소녀는 이미 6년 전인 6세 때부터 지도자의 아내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면서 ”결혼식을 치른 소녀는 앞으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 중 일부는 12살 어린 나이에 60대 남성과 결혼하는 소녀에게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 하고, 남편에게 성적 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향수를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BBC는 “이러한 발언은 해당 결혼이 단지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조혼이 비교적 흔한 가나에서도 남편과의 부부관계까지 강요하는 이 결혼식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조혼근절을 위한 국제비정부기구(NGO)인 ‘신부가 아닌 소녀’의 조사에 따르면, 가나 여성의 19%는 18세 이전에 결혼하며, 15세 생일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도 5%에 이른다. 가나 현행법상 18세부터 법적 혼인이 가능하지만, 암암리에 어린 소녀들을 마치 재물로 삼는 악습인 조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결혼식을 올린 63세 종교 지도자 츠루가 현지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논란이 커지자 현지 경찰은 엑스(X‧옛 트위터)에 “결혼식을 올린 소녀의 신원을 확인하고, 현재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를 보호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부 등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원치 않은 조혼을 하는 소녀는 1200만 명에 달하며, 가나에만 현재 200만 명 이상의 어린 신부가 있다. 유니세프는 “18세 이전의 조혼은 근본적으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 이는 전 세계 소녀들의 생명과 복지, 미래를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조혼이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가나를 비롯한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감소세가 더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찰이 납치됐던 15살 소녀를 총으로 사살…“무기 소지해서 공격” 거짓말까지 [포착]

    경찰이 납치됐던 15살 소녀를 총으로 사살…“무기 소지해서 공격” 거짓말까지 [포착]

    미국 캘리포니아 경찰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비무장 소녀를 총으로 사살하는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의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22년 9월 27일 당시 15세 였던 사반나 그라시아노는 따로 살던 아버지에게 강제로 납치됐다가 샌 버나디노 카운티 경찰의 추적으로 납치 현장을 빠져나왔다. 당시 경찰은 고속도로를 따라 그라시아노를 납치한 아버지의 픽업 트럭을 약 110㎞나 추격해 따라갔다. 현장에는 경찰 소속 헬기도 추격에 합류했다. 경찰은 앞서 달리는 납치 트럭을 향해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고, 트럭에서도 추격하는 경찰을 향해 총이 발사됐다. 결국 트럭과 경찰차 모두 로스앤젤레스 동쪽 사막지대의 고속도로에서 멈췄다. 이후 경찰 한 명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긴 채 소녀를 향해 “어서 차에서 내려 이쪽으로 와!”라고 반복해서 외쳤고, 이를 들은 소녀는 트럭 조수석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있다가 경찰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녀가 트럭과 경찰 차량 중간 정도에 도달했을 때, 다른 경찰들이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다. 소녀를 불렀던 경찰이 사격중지를 외쳤지만 이미 소녀는 총에 맞은 후였다. 자유의 몸이 되기 직전 경찰의 총격을 받은 소녀는 결국 사망했다. 이후 딸을 납치했던 아버지 안토니 그라시아노(45) 역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당시 현장의 모습은 함께 추격전에 나섰던 헬리콥터에서 촬영됐다. 또 인근 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카메라에도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해당 사건을 두고 경찰은 사망한 그라시아노가 트럭에 타고 있던 납치범이자 아버지의 총에 맞은 것인지, 경찰의 총에 맞은 것인지를 두고 내부 수사를 진행했다. 약 2년의 수사 끝에, 경찰 당국은 그라시아노 부녀가 모두 경찰 및 현지 보안관의 집중 총격에 맞아 총상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 사망한 소녀는 총격을 당할 당시 비무장 상태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소녀가 무기로 무장한 상태였다” 거짓말 한 경찰 이번 영상은 AP통신을 포함해 현지 언론이 공공정보 공개 요청에 따라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캘리포니아주는 경찰관의 공무 중 살인에 대해 법적으로 반드시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지 경찰은 2022년 당시에도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정확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 또 언론의 공개 요청에 따라 영상을 공개하기는 했으나, 현장에서 사망한 부녀의 시신 부검 결과 및 당시 총격에 가담한 보안관들의 이름 등은 여전히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졌다. 또 그라시아노가 총격으로 사망한 직후 조사에서 한 보안관은 상부에 “소녀가 총 등 공격 장비를 착용하고 차량 조수석에서 내렸다”고 주장했으나, 영상 분석 결과 소녀는 비무장상태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더해졌다. 이번 총격 사건은 경찰이 구조해야할 10대 소녀를 오히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구조 임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지난달에도 같은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의 경찰이 자폐가 있는 15세 소년 라이언 게이너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소년의 어머니는 아이가 심하게 폭력성을 띠자 경찰에 신고했고, 소년은 경찰과 마주친 지 불과 7초 만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에 피해자 가족은 “왜 우리 아이에게 총을 쏜 것이냐”며 “경찰의 초기 대응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 “다 죽고 혼자 살았다” 50m 추락버스 유일 생존자는 손녀…남아공 미스터리

    “다 죽고 혼자 살았다” 50m 추락버스 유일 생존자는 손녀…남아공 미스터리

    버스가 50m 협곡 아래로 추락한 사고에서 8세 소녀가 살아남은 사실을 두고 기적이라는 말이 뒤따르고 있다. 사고는 28일(현지시간) 아침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동부 음마마트라칼라산의 도로에서 버스가 급커브를 하다가 일어났다. 버스는 추락과 함께 화염에 휩싸여 운전자와 승객 44명 등 45명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탑승객 가운데 8살인 로린 시아코만 생존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 소녀가 팔, 다리, 머리 등에 경미한 열상만 입은 채 사고 버스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로린은 자기 할머니와 함께 코로나19로 4년간 중단됐다가 재개된 부활절 행사를 위해 사고 전날 밤 남아공 보츠와나의 몰레폴롤레 마을에서 동료 교인 43명과 함께 교회 본부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로린의 어머니 가올레발레 시아코는 NYT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딸이 어떻게 그 버스에서 나왔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아코는 “내 어머니와 다른 사람을 잃은 것은 가슴 아프지만 딸아이가 살았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로린 어머니의 사촌 카벨로 조셉 셀로메는 “누구도 이 기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린의 옆좌석에 앉았을 것으로 보이는 할머니(61)가 손녀를 사고 당시 버스 창문 밖으로 내보내는 등 살아남게 했는지 가족들은 궁금해했다. 사고 지역인 림포포주 보건 당국의 대변인 틸리발리 무아바는 이 소녀가 어떻게 생존했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며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소녀가 살아있는 채 발견돼 기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혜리, 한소희 저격에도 ‘밝은 미소’…이곳서 포착

    혜리, 한소희 저격에도 ‘밝은 미소’…이곳서 포착

    가수 겸 배우 혜리 근황이 전해졌다. 28일 혜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일 기대 중”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그중 소녀시대 태연과 찍은 투샷도 있었는데, 사진 속 두 사람은 함께 케이크를 들고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보였다. 이외에도 혜리는 칵테일을 만드는 모습, 시크한 분위기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특히 사진 속 혜리는 러블리하고도 시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재 혜리는 영화 ‘열대야’ 촬영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대야’는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은 방콕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몸을 다 바쳐 노력하는 사람들의 24시간을 담은 액션 영화다. 혜리는 걸그룹 출신 댄서 아리 역을 분해 우도환, 장동건 등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편, 혜리는 전 남자 친구 류준열과 한소희의 열애설 소식 이후 “재밌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18일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혜리는 “8년 간의 연애를 마친다는 기사가 나간 후에도 류준열과 ‘더 이야기를 해보자’는 대화를 나눴다”며 “재결합 가능성을 열어둬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류준열과 한소희의 ‘환승연애’ 의혹이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한소희는 29일 혜리에게 공개적으로 입장을 요구하는 저격글을 올렸다. 한소희는 “헤어진 연인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 점이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묻고 싶다”며 “왜 재회의 목적이 아닌 문자 내용을 마치 미련이 가득한 것으로 둔갑시켜 4개월 이후 이루어진 새로운 연애애 ‘환승’이란 타이틀을 붙여 놓고 아무런 말씀도 안 하시는지 궁금하다”라고 날카로운 글을 올려, 다시 한번 논란을 키웠다.
  • 호텔 수영장 간 8살, 40㎝ 파이프에 빨려들어가 익사

    호텔 수영장 간 8살, 40㎝ 파이프에 빨려들어가 익사

    미국 텍사스 유명 호텔에서 8살 소녀가 수영장 파이프에 빨려들어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한국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8살 소녀 알리야가 지난 23일 실종된 지 6시간 만에 폭 40㎝의 수영장 파이프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알리야는 이날 가족과 함께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그러던 중 알리야가 갑자기 사라졌고, 가족들은 곧 사라진 알리야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알리야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가족들은 경찰 측에 신고했고, 경찰이 곧 조사에 나섰다.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소녀가 물에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구조대는 수영장의 물을 뺀 뒤 긴 막대에 카메라를 달아 수영장 내부 곳곳을 뒤졌다. 수색 결과 폭 40㎝의 수영장 파이프 안 6m 지점에서 숨진 알리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실종 신고 6시간만이었다. 해리스 카운티 법의학연구소는 알리야의 사인이 물리적 힘에 의한 질식 또는 익사라고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리야의 몸이 파이프 안에 빨려들어간 것으로 보이며, 직접 파이프 안에 들어간 것 같진 않다고 추측했다.유족, ‘100만달러’ 손해배상 소송 제기 유족은 사고가 발생한 호텔과 모회사를 상대로 100만달러(약 13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호텔의 수영장 물관리 시스템이 오작동해 이런 사고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유가족 변호인은 “알리야의 작은 몸이 파이프로 6m까지 빨려 들어가면서 뒤틀렸다. 5살짜리 동생도 이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 익사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휴스턴 보건당국이 지난 26일 이 호텔에 대한 시설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수영장의 파이프 덮개는 없었으며 리모델링 후에도 이에 대한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또한 호텔 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알리야의 구조가 늦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현재 정확한 익사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 어두운데 따뜻한 미소… 밝은데 씁쓸한 웃음[OTT 언박싱]

    어두운데 따뜻한 미소… 밝은데 씁쓸한 웃음[OTT 언박싱]

    최근 넷플릭스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즈가 있다.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되돌리기 위해 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닭강정’이 그 주인공이다. 독창적인 스토리와 센스가 느껴지는 언어유희, 감정을 자극하는 뭉클한 감동이 더해지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독특하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코미디에 반한 분들을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볼 수 있는 두 편의 코미디 드라마를 추천한다. 먼저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의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웬즈데이’에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클래식 만화 ‘아담스 패밀리’의 인기 캐릭터 웬즈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다. 죽음과 고통 등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담스 패밀리의 장녀 웬즈데이는 학교에서 사고를 친다. 동생을 괴롭힌 무리에게 복수하고자 학교 수영장에 피라냐를 푸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이다. 이로 인해 전학을 가게 된 곳은 부모의 모교이자 별종들의 학교로 불리는 네버모어 아카데미다. 뱀파이어, 늑대인간, 세이렌 등 다양한 특수능력을 지닌 학생들이 모인 이곳에서 웬즈데이는 기묘한 모험과 남다른 우정을 경험한다. 연출을 맡은 팀 버턴 감독은 ‘해리포터’ 속 호그와트 기숙학교의 공포·코미디 버전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창조해 내며 ‘가위손’, ‘비틀쥬스’ 등의 작품에서 선보인 몽환적이면서 기이한 미장센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차가워 보이는 무표정에 내뱉는 말마다 독설인 웬즈데이의 캐릭터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니컬한 블랙코미디는 MZ세대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 냈다. 강한 개성을 중시하며 자신을 보여 주고 싶어 하지만 관계에 있어서는 서툰 MZ세대처럼, 음침한 걸 좋아하는 웬즈데이가 우정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발랄한 소녀 이니드와 만나면서 시크함을 무기로 숨겨 왔던 내면을 조금씩 보여 주는 지점들은 감정을 자극한다. ‘웬즈데이’가 어두운 분위기 속 따뜻함이 느껴지는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다면 왓챠에서 만날 수 있는 코미디 시리즈 ‘키딩’은 밝은 분위기에 쓴웃음을 유발하는 블랙코미디의 어두운 유머를 장착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감독과 배우 짐 캐리가 다시 뭉친 이 작품은 농담처럼 느껴지는 터무니없는 현실과 직면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제프는 ‘피클스 아저씨’로 불리는 어린이 방송 사회자다. 무려 30년의 세월 동안 꿈과 희망을 말하며 사랑받아 온 그는 미국에서 대통령보다 더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아들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그간 제프는 TV 속 존재인 피클스 아저씨처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과할 정도로 자신을 통제하며 선행을 베풀어 왔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게 그를 무너뜨린다. 방송의 총괄 PD인 제프의 아버지는 죽음과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아들의 부탁을 거절한다.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기보다 사업이 무너질 것에 대해서만 우려한다. 아내 질은 아들을 죽인 가해자의 생계를 위해 거액을 지원해 준 남편의 지나친 선행에 질렸음을 고백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TV 속 모두의 사랑을 받는 피클스 아저씨와 달리 현실의 제프는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연인과의 이별 후 기억을 지워 상실을 이겨내고자 했던 조엘을 연기한 짐 캐리는 제프 역을 맡아 자신을 옥죄고 있는 피클스 아저씨를 향한 분노와 슬픔을 심도 있게 표현해 냈다. 폭소제조기로 불리는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 배우가 온몸으로 유발하는 냉소와 조소라는 별미를 즐기고 싶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박성원의 직설대담] “오류 판명된 이들이 이승만 부정… 자학사관 벗어나 자부심 가질 때”

    [박성원의 직설대담] “오류 판명된 이들이 이승만 부정… 자학사관 벗어나 자부심 가질 때”

    다큐 영화 ‘건국전쟁’ 관람객 수가 116만명을 넘어섰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에 관해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진 얘기들을 실증적 자료 발굴을 통해 다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에게 덧씌워졌던 가짜뉴스는 무엇이었으며, 대한민국의 출범과 번영을 가능케 한 역사적 사실은 무엇이었을까.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는 ‘건국전쟁’이 공감을 얻게 된 요인으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일어난 우리 현대사에 대한 자각”과 “이제는 자학사관에서 벗어나 자부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시민들의 심리 상태”를 꼽았다. 그는 또 “자유당의 부정부패에 대한 염증이 ‘이승만 정부=친일 정부’라는 매도와 비판의 자양분이 됐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현실주의 노선으로 인해 자신들의 논리가 오류라는 게 판명된 쪽에서 이승만을 부정하고 그의 노선을 끈질기게 비난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한국정치학회장 등을 지낸 심 교수는 해방공간 사회주의 계열 인물에 관해 많은 연구 업적을 쌓았다. 한국 정당정치사는 물론 근현대사 연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22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이뤄졌다.-왜 지금 이승만 다시보기가 활발해진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 현대사에 대해서는 부정적 담론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고, 우리 국력과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우리 현대사가 부정적,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는 자각이 일어났다. ‘이제는 자학사관에서 벗어나 현대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때가 됐다’는 시민들의 심리 상태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체제를 도입한 이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게 만든 것으로 본다.” -이 전 대통령이 4·19 때 부상당한 학생들을 문병하며 울먹이고 장제스 대만 총통에게 보낸 편지에선 학생들의 거사를 칭찬했다. 그런데 이런 사실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듯하다. “자유당의 부정부패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자유당 총재인 이 전 대통령도 동일시돼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부정적 담론이 너무 지배적이었기에 사실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으로 떠날 때 망명이 아니라 잠시 다녀온다고 하면서 떠났는데,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했다. 어떤 상황이었나. “본인은 하야할 때 국민들이 보여 준 높은 지지로 봐서 정국이 안정되면 귀국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으로선 신구파 갈등과 사회적 혼란으로 취약한 권력기반이 더욱 약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귀국을 반대했고, 군사정부도 정통성에 의문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귀국을 막았던 것이다.” -하와이에서 한인 소녀들을 데려다 교육을 시킨 일이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6년 의무교육을 실시한 일, 여성 참정권 부여에 대한 선각자적 의지를 보여 주는 대목들도 나오는데. “미군정에서 마련한 선거법이 보통선거 요소로 돼 있기도 했지만 이 전 대통령 본인이 평등사상이 체질화된 분이고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여성의 참여가 활발할수록 나라가 발전한다는 근대적·개방적 사고를 갖게 됐다고 본다.” -근현대사 연구 학자로서 영화에서 발굴한 새로운 내용 중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목은. “뉴욕의 환영 퍼레이드가 인상 깊었다. 공산 침략에 굴하지 않고 이를 물리친 것이 미국인들에게 감명을 주었던 것 같다.”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여전히 제대로 다뤄지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는 것들은 없는지. “전에 이화장에서 이 전 대통령 관련 자료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옥중에서 영한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영어단어 밑에 우리말 풀이를 써 놓았던 카드가 많이 있었다. 또 하나는 금전출납부 형식의 장부였는데, 기부금을 받고 발급한 영수증이 많이 있었다. 액수가 아주 적은 것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어 독립자금을 유용했다는 일부 주장은 오해이거나 근거가 약할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이화장은 해방 후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대통령에게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해 준 거처로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자리해 있다. 이곳에 살면서 정부 수립 운동을 벌였고 대한민국 초대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정부 수립과 함께 초대 대통령에 당선돼 경무대(지금의 청와대)로 이사한 1948년 7월까지 살았다. 사적 제497호. -해방 직후 여러 정치세력이나 지도자들 가운데 우남 이승만은 어느 정도 지지와 영향력을 갖고 있었나. “우익 진영의 한국민주당은 물론 좌익 진영에서 선포한 인민공화국도 주석으로 추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미군정이나 맥아더 사령부가 해방 후 정국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이 전 대통령의 귀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국제정치의 현실에 대한 분석도 탁월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이승만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노선과 국내외 무장투쟁, 교육·문화 등을 통한 자강운동 각각의 기여와 역할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각각의 운동이 나름대로 의미와 기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장투쟁은 국내에선 소규모 폭탄 투척 등을 제외하곤 불가능했고, 국외의 경우 청산리·봉오동 전투를 제외하고 1920년대 초반 이후에는 일본군의 탄압으로 무장투쟁을 전개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만주에 있던 독립군이 시베리아로 갔으나 자유시 참변으로 대부분 적군으로 흡수되거나 해산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1940년대 들어 중경에서 광복군이 결성되고 연안에 조선의용군이 창설됐지만, 독자적으로 일본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전개한 게 아니라 중국의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의 후원 아래 활동한 것이다. 합방 이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말 보급이나 민족의식 고양 등을 위한 신문 발행 등 교육문화사업밖에는 없었다.” -2000~3000명의 독립군으로 700만명의 일본군을 무력으로 이길 수도 없었기에 외교, 특히 미국의 힘을 빌려 해방을 이루는 외교노선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내나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외교활동뿐이었다. 미국 조야를 상대로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는 일은 무장투쟁 못지않게 중요하다. 결국 미국이 참전함으로써 일본이 패망했고, 그 결과 해방을 맞이한 것이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초대 내각엔 친일파가 없고 독립운동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반면 북한은 초대 내각에 친일파가 적잖이 기용됐다. 그럼에도 남한은 친일파 정권이고 북한은 친일파 청산을 철저히 했다는 식의 얘기가 지배적으로 돼 온 이유는. “북한의 비난과 남로당의 비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김일성의 항일 활동을 부각하기 위해 남한을 친일파 정권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었고, 남로당의 경우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남한 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친일담론을 꺼낸 게 영향을 미쳤다. 자유당 정권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이런 비판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한 셈이다. 학계의 무관심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1946년 6월 3일 이 전 대통령의 정읍 발언을 두고 그를 ‘분단의 원흉’으로 낙인찍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이보다 앞선 북한의 정권수립 과정에 관해 러시아의 관련 문서 등이 공개된 뒤에도 이런 주장들이 버젓이 계속된 원인은. “1946년 2월 8일 북한에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수립돼 정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 스스로도 주권기관이 수립됐다고 하는 마당에 남한도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정읍 발언이다. 분단의 원흉이라는 주장이 계속되는 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연구 풍토가 작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을 상대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승만의 힘은 어디서 나왔다고 보는가. “공산주의의 본질에 대해 누구보다 예리하게 파악했던 분석력과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승부수가 미국으로 하여금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게 만든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없었더라도 누군가 북한 공산주의에 맞서고 근대국가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었을까. “당시 이 전 대통령만큼 카리스마가 있는 정치인이 없었다. 백범도 그를 깍듯이 형님으로 모셨을 정도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북한에서 이 전 대통령 사후에도 그토록 오랫동안 ‘타도 이승만’을 외치고, 한국에서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건국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돼 온 이유는. “북한은 이 전 대통령이 김일성을 능가하는 카리스마와 업적, 혜안을 갖춘 데다 남침을 막아 냄으로써 자신들의 도발이 무모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미워하는 것이다. 남한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현실주의 노선으로 인해 이상주의자들의 논리가 오류라는 게 판명됐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을 우습게 만든 그를 부정하고 그의 노선을 비난하는 것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를 ‘공칠과삼’(功七過三)으로 봐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선 이 전 대통령이 공은 없고 과만 있는 인물로 묘사되거나 ‘공3 과7’ 정도로 보고 있다고 생각된다. ‘공7 과3’이나 ‘공6 과4’ 정도로는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심지연 교수는 ▲76세 ▲서울대 정치학과·대학원 ▲서강대 정치외교학 박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회장 ▲국회 입법조사처장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현)
  • 태연·제니도 제쳤다…아이돌 개인 브랜드 평판 1위는

    태연·제니도 제쳤다…아이돌 개인 브랜드 평판 1위는

    그룹 아스트로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하는 차은우가 소녀시대 태연과 블랙핑크 제니를 제치고 아이돌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6일 아이돌 개인 브랜드 평판 3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스트로 차은우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와 3위는 각각 소녀시대 태연과 블랙핑크 제니가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6일까지 1720명의 아이돌 개인 브랜드 빅데이터 6086만 5506개를 추출해 소비자의 참여 지수, 미디어 지수, 소통 지수, 커뮤니티 지수로 측정해 브랜드 평판 지수를 분석했다. 차은우는 지난달 브랜드 평판 지수에 비해 31.97% 상승했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차은우는 링크 분석에서 ‘잘 생기다’, ‘압도한다’ 등이 높게 나왔고 키워드 분석에서는 ‘원더풀 월드’, ‘팬콘 투어’, ‘슈돌’이 높게 분석됐다”면서 “빅데이터 긍정 비율이 85.19%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우오현 SM그룹 회장 가족, 비영리 의료법인에 3200억 기부

    우오현 SM그룹 회장 가족, 비영리 의료법인에 3200억 기부

    SM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우오현 회장 가족이 최근 비영리재단 의료법인에 상속재산 3200억원을 기부했다고 25일 밝혔다. SM그룹은 2011년 SM삼라희망재단을 설립해 사회취약계층 지원, 장학금 지원, 노후주택 리모델링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5년부터 ‘칠곡 계모사건’의 피해 소녀를 후원하고 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지원했다. 칠곡 계모사건은 계모가 당시 8세 의붓딸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11세 언니에게는 ‘내가 동생을 죽였다’고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건으로 그룹의 후원 속에 성장한 언니는 2019년 “저와 같이 마음이 아픈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게 제 꿈입니다”라며 감사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룹은 우 회장의 청년 인재 양성 의지에 따라 지방 청년 지원 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해 여주대 신입생 전원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2022년부터 매년 10억원 이상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도 신입생 전원에게 1인당 100만원씩 총 10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19 극복에 분투하고 있던 의료진들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2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는 해마다 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우 회장은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경제적 부(富)란 잠시 사회가 맡겨 놓은 것’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정을 베푸는 기업으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브라질 폭우 사망 속출… 16시간 만에 구출된 4살 소녀

    브라질 폭우 사망 속출… 16시간 만에 구출된 4살 소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페트로폴리스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마을 곳곳이 고립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한 무너진 집에서 4살짜리 소녀를 16시간 만에 구출해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브라질 구조 당국은 “소녀의 아버지가 자기 몸으로 아이를 감싸 보호한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숨진 채 발견됐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 “록콘서트 직전 총성… 쇼 일부인 줄” “쓰러진 시신에도 확인 사살”

    “록콘서트 직전 총성… 쇼 일부인 줄” “쓰러진 시신에도 확인 사살”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충격적 증언이 하나둘 전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당시 공연장에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의 콘서트를 보려고 7000여명이 몰렸다. 그런데 공연 시작 몇 분 전 테러범들이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안드레이(58)는 영국 더타임스에 “테러범들이 마치 산책 나온 것처럼 (1층) 공연장 로비를 침착하게 걸어 다니며 혼비백산한 관객들에게 총격을 퍼부었다”면서 “사람들이 (공연장 안으로) 몸을 피하자 따라 들어와 총격을 이어 갔다”고 전했다. 2층 카페에 있었던 안드레이 부부는 이 모습에 놀라 기둥 뒤에 숨었고 “그들이 (2층으로) 고개를 들어 우리를 보지 않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다행히 주차장으로 몸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10대 소녀는 러시아 국영 통신사 러시아투데이(RT)에 “그들이 우릴 봤다. 한 명이 돌아와 총을 쏘기 시작했고, 나는 바닥에 엎드려 죽은 척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범이 바닥에 쓰러진 시신에 ‘확인 사살’을 했다”면서 “내 옆에 누워 있던 여자아이는 죽었다”고 울먹였다. 아리나(27)는 영국 가디언에 “(콘서트 시작 직전) 총소리가 들려 쇼의 일부인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고 실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얼마 안 있어 군복을 입은 남성이 자동소총을 들고 콘서트장에 들어왔다”면서 “(총기 난사 뒤) 사람들 모두 바닥에 누워 있었고, 옆에는 다친 사람들이 피범벅이 돼 있었다”고 전했다. 올리야 무라비요카(38)는 뉴욕타임스에 “당시 남편과 맥주를 사려고 (매점 앞에서) 줄을 서 있었다. 그런데 공연 시작 5분 전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면서 “그때만 해도 피크닉 밴드가 극적으로 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남편이 “도망쳐 숨어”라고 소리쳤고 다행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피크닉 콘서트를 보러 온 아나스타샤 로디오노바는 “그들(테러리스트)은 ‘엎드려!’ 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들어와 재밌다는 듯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집에 돌아와 보니 재킷은 피범벅이 돼 있었다. 5분만 늦었어도 우리도 총에 맞았을 것”이라고 몸서리를 쳤다. 시신이 발견된 현장은 당시 그곳이 얼마나 참혹하고 혼란스러웠는지 그대로 보여 준다. 현지매체 바자에 따르면 총기 난사 당시 사람들이 몸을 피하려고 찾은 화장실에서 시신 28구가 발견됐다. 비상계단에서도 14구가 나왔다. 테러범들이 관객의 대피 동선을 추적해 총기를 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장실에선 아이들을 꼭 껴안은 채 숨진 어머니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고, 이미 모스크바는 일상을 멈추고 희생자를 위로하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의 혈액센터에는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들을 비롯해 희생자들을 위해 헌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4·3을 잊지 말아요”… 홍을생 할머니 4·3보상금 일부 기부

    “4·3을 잊지 말아요”… 홍을생 할머니 4·3보상금 일부 기부

    “4·3을 널리 알리는 일에 쓰였으면 좋겠어요.”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1일 조천면 대흘리에 사는 홍을생(90)할머니가 4·3 희생자인 아버지로 인해 받은 국가 보상금 중 일부를 재단에 기탁했다고 22일 밝혔다. 홍 할머니의 부친은 4·3 당시 고향인 조천읍 대흘리에서 토벌대에 의해 희생됐다. 그 당시 14세 소녀였던 홍씨는 어린 나이 때부터 코피를 흘려가며 국수 공장에서 일하는 등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꿋꿋하게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다. 홍 할머니의 기부는 그러나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동백나무 3그루를 구입해서 4·3평화공원에 기증했다. 또한 딸과 함께 직접 뜨개질로 정성껏 만든 동백 꽃다발을 4·3평화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재단 측은 “어르신의 기증은 4·3으로 인해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넋을 달래고 평화를 기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홍 할머니는 이번 기탁금은 어디에 쓰였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4·3이 잊혀지지 않도록, 후대에 널리 알리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보상금을 흔쾌히 기탁해 주신 어르신의 뜻을 잘 받들어 4·3의 세대전승을 위해 귀하게 쓰겠다”고 전했다.
  • 조류독감, 인간→인간 전염될까…감염된 염소 발견, 美 최초 사례에 ‘발칵’

    조류독감, 인간→인간 전염될까…감염된 염소 발견, 美 최초 사례에 ‘발칵’

    최근 남극해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펭귄 10마리의 사례가 나온 가운데, 미국에서는 AI에 감염된 염소 사례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네소타주(州)의 한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새끼 염소 한 마리가 확인됐다. 미국에서 가축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은 염소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새와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같은 물을 마시면서 전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켄자스대학병원의 전염병 전문의인 토마스 무어 박사는 “이번 사례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다른 포유동물은 물론 인간까지 감염시킬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포유동물은 기도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결합하는 수용체가 적은 탓에 해당 전염병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최초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포유류 가축이 나오면서, 포유동물과 인간에게까지 감염이 확산될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염소가 걸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돌연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바이러스가 포유류 체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채 오래 머물수록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무어 박사는 현지 언론에 “이는 분명히 걱정스러운 ‘발전’이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복제되고 있으며, 언제 복제가 끝날지 알 수 없다”면서 “염소가 아닌 야생 조류가 매개체로 작용한다면 바이러스가 훨씬 더 멀리 퍼질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 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어떻게 염소에게 전염됐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농장의 다른 모든 동물들은 격리했다”면서 “다행히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포유류(염소)에게서 다른 동물에게로 전염된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포유류 동물 간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전염 우려 급증 전문가들은 사람이 가금류와 직접적인 접촉을 할 경우 조류독감에 감염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포유류 동물 간 전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캄보디아 남동부의 한 농촌에 살던 11세 소녀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2003~2014년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은 총 56명이며, 이중 37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21세기 들어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약 870건이며, 이중 457건의 사망이 보고됐다. 캄보디아에서 11세 소녀가 조류인플루엔자로 사망할 당시, 밍크와 여우, 바다사자와 같은 포유류에게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사례가 잇따랐다. 일부 포유류 동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새를 잡아먹으면서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H5N1형 조류독감은 야생 조류 및 가금류 사이에서 25년 동안 확산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것이 포유류에게까지 넘어오고 있어 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남극 펭귄 무리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중 하나인 남극해 사우스조지아섬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펭귄 10마리가 확인됐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젠투 펭귄 5마리와 킹펭귄(임금 펭귄) 5마리가 고병원성 AI인 H5N1형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난 1월 말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가 사우스조지아섬에서 킹펭귄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사례를 발견한 지 약 한 달 만이다.남극해의 사우스조지아섬은 수백만 마리가 넘는 펭귄이 구애하고 짝짓기한 뒤 새끼를 키우는 지역이다. 펭귄을 비롯해 알바트로스, 물개와 같은 야생 동물도 밀집해 있다. 사우스조지아섬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펭귄이 잇달아 나오면서 남극 펭귄이 더 이상 해당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H5N1형 변종은 2021년 미국에서 퍼지기 시작해 유럽과 아시아를 거쳐 극지방까지 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마리의 야생 조류와 여우, 흑곰, 불곰과 같은 수천 마리의 포유류가 조류인플루엔자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H5N1형 변종이 남극에 유입된 이후에는 코끼리물범이 다수 폐사했다. 물개와 갈매기의 폐사 사례도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북극곰이 조류인플루엔자로 폐사한 사례도 확인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남극 본토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펭귄 폐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 사이비 교주에 빠진 아빠와 할머니…유쾌한 집안 구출 작전

    사이비 교주에 빠진 아빠와 할머니…유쾌한 집안 구출 작전

    대책 없이 재밌다. 원래도 재밌는데 한국적이어서 더 재밌다. 웃고 떠들다 보면 2시간이 모자랄 정도지만 그 안에 스며든 위트와 풍자는 이 연극을 마냥 가볍게만 만들지 않는다. ‘위선자 탁선생’은 재미와 교훈이라는 연극의 기본과 본질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1622~1673)가 1664년 발표한 ‘타르튀프’. 17세기 당시의 부패한 성직자들을 풍자하는 작품으로 타르튀프를 데려와 요즘 말로 하자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내용이다. ‘위선자 탁 선생’은 ‘타르튀프’를 이 시대 한국 연극으로 바꿨다. 어느 평화로운 집안에 예수 뺨치는 선지자 같은 탁 선생이 있다. 은혜로운 탁 선생의 말씀에 홀딱 홀린 할머니(조소녀)와 아빠(오달제)는 탁 선생이라면 무조건 숭배하며 다른 가족들이 입도 뻥끗 못 하게 막는다. 위압적인 할머니와 아빠의 말씀이 지엄하니 별수 있나. 뒤에서 의심하고 욕하는 수밖에.등장부터 거룩하지만 탁 선생의 내면엔 욕망이 가득하다. 탁 선생은 엄마(나애자)를 몰래 좋아하고 둘만 있을 때 거침없이 욕망을 드러낸다. 할머니와 아빠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의 추악한 실체를 파악하고 어떻게든 몰아내고자 한다. 요즘 같았으면 녹음과 폐쇄회로(CC)TV 등이 있겠지만 원작이 쓰이던 시기엔 당연히 없었다. 탁 선생의 위선을 까발리기 위해 나애자는 테이블을 가져와 남편보고 숨어서 들으라고 지시하고 탁 선생을 한껏 유혹한다. 탁 선생이 결국 걸려들고 아빠 역시 그의 실체를 알아버렸지만 이미 전 재산을 줘버렸으니 별도리가 없다. 작품 속 이야기지만 현실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져 전 재산을 홀라당 내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쩐지 겹친다. 수백년 전의 연극이지만 동시대 연극으로 다가오는 것은 각색의 힘이다. 멀게는 김수영의 시 ‘껍데기는 가라’부터 시작해 가수 엄정화의 ‘몰라’ 가사가 대사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가깝게는 윤석열 대통령을 생각나게 하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공정과 상식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대사에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도 등장한다. 오달제의 동생 오숙희가 화려한 랩을 선보이는 것은 잠시나마 연극이 아니라 랩 경연 프로그램을 보는듯한 기분도 든다.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 경상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의 맛을 잘 살렸고 작은 공연장에서 객석과 경계를 허물고 과감하게 오가는 것도 색다르다. 코미디 장르에 맞게 배우들이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어떻게든 재밌게 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여기에 환상의 호흡으로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작품의 매력을 한껏 살린다. ‘위선자 탁 선생’은 배우이자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김수로가 직접 운영하는 연극학교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극학교는 전국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예비 배우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로 오디션을 거쳐 학생들을 선발한다. 김수로, 강성진, 박건형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갈 신예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 재앙적 기근에 말라 죽어가는 6살 팔레스타인 소년

    재앙적 기근에 말라 죽어가는 6살 팔레스타인 소년

    재앙적 기근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여섯살 소년 파디 알잔트의 눈자위는 푹 꺼졌고, 그의 광대뼈는 툭 불거졌다. 파디가 간신히 몸을 일으켜 상의를 위로 올리자 양 옆구리 위로 앙상한 갈비뼈가 드러났고, 지난 5개월 간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전쟁 기간 동안 목마름과 굶주림에 시달린 소년의 두 다리는 몸무게를 지탱할 수 없을 만큼 가늘었다. 가자전쟁 발발 전 촬영된 이 소년의 사진을 보면,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청색 데님 자켓을 입은 채 미소를 짓는 금발의 키 작은 소년이 그의 쌍둥이 형 옆에 서 있다. 불과 5개여월만에 이렇게 변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다. 짧은 비디오 영상에는 그가 한 어린 소녀와 함께 턱시도를 입고 누군가의 결혼식장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파디는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다. 그의 어머니 시마 알 잔트는 “가자전쟁 이전에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균형 잡힌 식단과 전문 의약품을 구해 매 끼니 먹였지만, 전쟁 이후 건강식은커녕 더 이상 약을 구할 수조차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면서 “그가 살아갈 희망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다. 제가 일어서게 도와주면 곧 쓰러진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한 프리랜서 언론인으로부터 인터뷰 동영상을 입수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희소병인 낭포성섬유증을 앓고 있는 여섯살 소년의 소식을 보도했다. 파디를 치료하고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은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최근 몇 주간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했다고 밝힌 27명의 어린이 대부분을 치료한 곳이기도 하다.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병원,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등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200명이 숨지고 153명이 인질로 납치됐다. 이후 5개월 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으로 인해 1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난을 떠났다. 로이터는 “직접 지난주 라파의 알아와다 보건센터를 방문했을 때 10명의 아동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보건부가 보고한 사망자 수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엔 기아감시단체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지난 18일 “‘전투 즉각 중단’과 ‘구호 식량 대폭 배급’을 전제로 한 긴급 조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약 가자지구 인구 30만 명이 고립된 북부에서 3월~5월 사이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IPC 보고서에서 가장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가자지구 주민 3분의 2 이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의 급성 영양실조로 집단 사망하는 순간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IDF) 내부에서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 전달을 담당하는 민간협조관(COGAT)은 기아와 탈수로 인한 어린이 사망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침묵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들어갈 수 있는 구호품의 양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IPC 평가에 대해 “오래된 사진에 근거한 잘못된 평가”라며 “IPC의 조사 시점 이후인 3월부터 푸드 트럭의 수가 증가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로 식량 운송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에 게재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행정관인 사만다 파워는 공개 성명에서 “IPC의 평가가 끔찍한 이정표”라며 “이스라엘이 더 많은 육로를 개설하고, 트럭이 오갈 수 있는 건널목을 최대로 운영해야 한다”을 촉구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리는 IPC 보고서에 대해 “베냐민 네테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제 사회를 무시하고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을 폭탄과 기아를 무기로 더 많이 죽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구호 기관들은 가자지구 북부로 원조 물자 보급이 원활해지려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한 가자지구 국경을 완전히 개방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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