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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단독]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태백산 거목 50만 그루 벌목 위기

    수종의 11.7% 차지 日 잎갈나무 공원사무소, 토종으로 대체 계획 대부분 수령 50년·직경 1m 안팎전문가들 “한국 기후 수십년 적응 외래종 없애면 남아날 산 없어” 태백산국립공원이 50만 그루의 낙엽송 벌목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잎갈나무’가 그 대상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국립공원의 위상에 일본산 나무는 맞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이나 조경학과, 환경단체는 40~50년간 직경 1m 가까이 자란 나무를 인위적으로 베어내면 숲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25일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태백산 일대 일본 잎갈나무 50만 그루를 벌목하고 참나무류와 소나무 등 토종 나무로 대체한다고 25일 밝혔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지난 22일 강원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 일대의 기존 도립공원(17.4㎢)과 보존가치가 높은 국공유지를 통합해 70.1㎢의 넓이로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이번에 벌목 대상이 된 일본 잎갈나무는 태백산국립공원 내 임야 8.2㎢에 약 50만 그루가 자라 수종의 11.7%를 차지한다. 박정희 정부 녹화사업이 진행된 1960~70년대에 태백산 진입로 일대와 초입 경사진 곳에 인공 조림목으로 심었다. 현재 최소 60~70㎝에 이르는 거목이다. 1900년대 초에 한국에 들어온 일본 잎갈나무는 생장 속도가 빨라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무가 곧고 단단해 전신주로 사용됐고 요즘은 통나무집 목재로 애용된다. 국립공원 측은 내년에 일본 잎갈나무 정밀 분포현황 조사용역을 하고 2021년까지 5년 동안 45억원을 들여 벌목한다는 계획이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 측은 “벌목사업은 국립공원 내 분포하는 외래종 나무와 초본류는 제거하고 토종으로 대체한다”는 국립공원 관리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민족의 영산(靈山)’을 살리겠다는 명분도 내세운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장수림 자원보전계장은 “전국 국립공원에서는 외래종 초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다”면서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데 일본 잎갈나무가 대량 서식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5년이란 짧은 기간 벌어질 대규모 벌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원대 산림자원과 박완근 교수는 “토종이든 외래종이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나무가 고목으로 쓰러져도 그대로 두고 자연스럽게 숲 생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 국립공원이어야 마땅하다”면서 “무작정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고 토종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임목 선진국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에서 자라는 초목들에 대해 인간의 간섭 없이 그대로 두고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립공원 면적의 10%가 넘는 지역의 나무를 베고 대체 작목을 심는 일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국립수목원은 “일본이 원산이라서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면 국내 대부분의 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벌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잎갈나무는 100년 동안 한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한 만큼 1960년대 조림사업을 할 때는 이미 한국산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부 조경학자는 “일본 잎갈나무가 원산지 탓에 아까시나무처럼 취급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무를 베고 운반하기 위해 임도와 삭도를 내는 과정에서 생태계와 산림 훼손도 심각하게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거목으로 자란 50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운반하려면 산 곳곳에 장비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립공원 태백산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석촌호수~고분 세계 최장 300m ‘493 타임룰러’ 계획”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석촌호수~고분 세계 최장 300m ‘493 타임룰러’ 계획”

    석촌호수에서 석촌고분으로 이어지는 일명 돌마리길 일대에 대한 관광명소화거리 조성사업의 밑그림이 나왔다. 이 구간은 한성백제를 통치한 21명의 왕들의 길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4)은 “석촌호수에서 석촌고분으로 이어지는 300미터 구간에 493년 한성백제의 상징물과 통치자 21명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며 “백제왕 21명의 연대기표를 모티브로 하여, 세계에서 가장 긴 300미터짜리 자(尺)인 ‘493 Time Ruler’라는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석촌호수~석촌고분 관광명소화사업’은 한성백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석촌고분 일대를 관광명소로 새롭게 조성하여, 송파의 위상을 재고하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 실시설계가 마무리 되어 가는 단계이며, 24일(수)에는 석촌동 주민센터에서 이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됐다. 석촌고분 일대의 명소화사업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서울시 예산을 확보해온 강감창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제 거리 조성사업의 밑그림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실시설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특히 이번 디자인이 “한성백제를 주제로 한 가로경관조성을 통해 송파의 오랜 전통과 역사는 물론 송파의 미래가치를 담아내었다”고 강조했다. 실시설계(안)에 담겨있는 부분별로 주요계획을 살펴보면, 바닥 부분은 우선 전선지중화사업이 진행되며, 이와 더불어 한성백제 493년간 21명의 왕(온조왕~새로왕)의 통치기간과 주요업적을 왕명석에 새겨 깔아놓음으로써 걸음마다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의 담장이나 벽체에는 ‘한성백제 493년의 이야기’ 편과 ‘백제 중흥을 이룬 근초고왕 이야기’ 편으로 부조를 조성하여, 송파가 찬란한 한성백제의 심장이자 2천년 고도의 중심임을 한 눈에 느끼도록 조성된다. 또한 21대 왕을 상징하는 조명 열주를 통해 백제역사교육을 위한 빛의 공간을 연출하고, 조경은 기존의 전봇대를 뽑아내고 송파의 상징인 소나무거리로 단장하게 된다. 진입부와 종점부는 백제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표현을 담아 정신적인 공간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다. 특히 한성백제의 찬란한 업적을 남긴 근초고왕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근초고왕 동상과 칠지도 조형물을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송파의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고 송파의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노력을 기울여온 강감창 의원은 “이번 실시설계의 과업범위는 바닥 부분과 조명 위주의 계획으로 국한되어 있고, 건물외벽의 입면계획과 간판정비, 다양한 콘텐츠 추가개발 및 적용, 시점부와 종점부의 상징성 부여, 석촌호수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젝트는 향후 별도로 추진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더불어 “이런 종류의 지역 명소화사업은 환경정비 차원 정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내실 있는 콘텐츠를 담아, 사람들의 이목은 물론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사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주장했다. 관주도 사업이 아닌 주민선도형 성공모델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24일 주민설명회에서도 강감창 의원은 “명소화거리의 생명력은 그 거리에 담길 콘텐츠에 달려있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주체도 주민들로 직접 구성된 마을기업형 협동조합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감창 의원은 “석촌호수와 석촌고분간 명소화사업의 거리명을 간결하게 ‘493거리’로 부르자”고 제안하며, “493년의 한성백제 중흥기가 이곳 송파에서 펼쳐졌다는 사실은, 서울이 6백년 도시가 아니라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2천년 고도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493거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1075살’ 나무 발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1075살’ 나무 발견

    해외 공동 연구진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를 찾았다. 신비의 이 나무가 위치한 곳은 그리스 북부 핀도스산이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발견한 이 나무는 수령이 1075살로, 수종인 보스니안 소나무다. 핀도스산 주변의 기후변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던 중 발견된 이 나무의 이름을 연구진은 ‘아도니스’(Adonis)라고 명명됐다. 아도니스의 수종인 보스니안 소나무는 본래 이탈리아 남부와 발칸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나무다. 고도 1500~2000m 지점에서 잘 자라며 높이는 25~35m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아도니스의 수령을 확인하기 위해 나무 중심에서부터 약 1m 정도 뚫어 나이테를 추출하고 나이를 셌다. 그 결과 아도니스의 수령은 1075년으로 밝혀졌지만, 나무의 맨 아랫부분의 나이테를 추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령은 이보다 더 오래됐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령 1075년의 아도니스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이며,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의 지배를 받은 지역에서 나무가 불타거나 베이지 않고 보존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연구를 이끈 스톡홀름대의 폴 크루식 교수는 “이 나무는 이 지역에서 꽃 피웠던 비잔틴과 오스만 제국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봤을 것”이라면서 “아도니스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틀림없다”고 밝혔다. 아도니스가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라면, 일명 ‘올드 티코’(Old Tjikko)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꼽힌다. 2004년 스웨덴에서 발견된 이 나무의 수종은 가문비나무이며, 수령은 무려 9550살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스웨덴 자연과학 연구진은 “이 나무는 빙하시대 말기에 뿌리 내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정선에서 발견된 주목이 1400살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궁핍했던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크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있다. 1781년 추자도에서 1년 반 유배 생활을 했던 안도환(安道煥)의 가사 작품인 ‘만언사’(萬言詞)가 그것이다. 만언사의 내용은 추자도로 유배당한 신세 한탄과 함께 자신의 과거사를 회상한 것이다. 11세에 어머니 상을 당하고, 10여년간 외가에 의탁했다가 후에 계모를 맞아 효행을 다했던 일과 혼인해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리면서 행락에 빠지기도 했던 일을 노래했다. ‘만언사’는 가사로서는 아주 특이하게 세책(貰冊)으로 인기가 있을 정도였다. 조선 후기에 들어 세책점이 융성했다. 세책점이란 돈 주고 책을 빌려 보는 책방이다. 이 세책점을 통해 생산, 유통된 책을 세책본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소설이었다. 그러나 안도환의 ‘만언사’는 소설이 아닌 가사인데도 세책으로 인기를 얻었다. 요즘 말로 베스트셀러라 해도 틀리지 않다. 작가는 출생과 성장의 흥미로운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궁핍했던 추자도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런 인기 덕분에 ‘만언사’는 궁궐의 궁녀들에게도 전해지게 됐고 이것을 읽은 궁녀들이 동정심에 눈물을 흘렸다. 이 때문에 정조 임금 또한 ‘만언사’를 읽게 돼 결국은 안도환을 추자도에서 해배시켜 준다. 순전히 감동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감동은 모든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그런데 ‘만언사’의 내용 중에 “남방염천 찌는 날에 빨지 못한 누비바지, 땀이 배고 땀이 올라 굴둑 막은 덕석인가, 덥고 검기 다 바리고 내암새를 어이 하리”라는 구절이 있다. 남쪽 지방의 찌는 날씨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다니니, 땀 때문에 굴뚝을 막는 멍석처럼 더럽고 축축하고, 냄새가 나는 것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하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여름은 연일 35도를 경신하는 남방염천(南方炎天)의 나날이었다. 이런 날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걸인 행세를 하는 유배인의 모습은 결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요즘 에너지 빈곤층들이 겪는 여름의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산층이라 해도 누진세가 무서워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고 멍석을 덮어쓴 기분으로 열대야를 보내기는 유배인이나 매한가지다. 18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간 다산 정약용은 더위가 극심하자 ‘소서팔사’(消暑八事)라고 “소나무 밑에서 활쏘기”, “홰나무 아래서 그네뛰기”, “시원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 두기” 등 ‘더위를 식히는 8가지 방법’을 시로 남겼다. 여기에 “종을 불러 책에 바람 쐬기”, “아이들 모아 시를 가르치기” 등 또 다른 8가지도 시로 남겼는데 이 16가지는 어려운 유배 생활을 겪은 후 얻어진 여유였다. 특히 “책에 바람 쐬기”를 포쇄(曝?)라 하는데 우리에게는 오래전에 읽다가 꽂아 둔 묵은 책들이 있다. 그것들을 꺼내 바람을 쐬어 습기와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읽다 보면 새로운 감동이 더위를 잊게 해 줄 것이기에 이 방법을 권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 ‘만언사’의 유배인처럼 힘들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럴 때마다 끝내 그런 어려움을 겪어 내어 이제는 삶의 여유를 갖춘 다산처럼 서쪽 연못에서 연꽃을 구경하거나, 책에 바람을 쐬는 등의 소박한 시간들을 일부러라도 가져 볼 일이다. 그런 소박한 여유야말로 삶의 어려움은 물론 숨이 막히는 여름 더위를 이겨 내는 가장 큰 지혜와 용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단독] 관심이 살린 서울시 은행나무

    [단독] 관심이 살린 서울시 은행나무

    정2품 소나무와 같은 천년기념물이나 되어야 받는다는 외과수술을 서울시민들의 관심 덕에 평범한 가로수가 받고 생명을 연장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23일 “세종대로 은행나무 한 그루의 밑동이 하얗게 곰팡이로 썩어들어가자 ‘나무를 살려달라’는 시민 신고가 이어졌다”며 “지난 17일 곰팡이를 일일이 제거하고, 살충제를 뿌린 뒤 코르크로 만든 인공 나무껍질을 덮는 외과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나무는 영양제인 수간주사도 500㎖를 2병이나 맞았다. 이 은행나무를 치료한 다산나무병원 관계자는 이 가로수의 괴사 원인으로 염화칼륨과 같은 제설재를 지목했다. 겨울에 제설작업을 할 때 눈덩이를 나무 주변에 쌓아두는데 눈 속에 있던 염분 때문에 나무뿌리가 썩어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가로수 주변에 보호틀을 설치해 빗물은 빠지고 사람들은 다닐 수 있도록 하거나 띠녹지를 만들어 뿌리 주변까지 모두 녹화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직원들은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 엽록소 부족으로 잎이 누렇게 변하는 황화현상이 발생하는 가로수들를 돌보기 위해 가로수 현장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허난성의 상추시에서는 먼지 발생을 막고자 가로수 뿌리 주변을 시멘트로 덮어버린 무정한 담당 공무원이 해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시의 가로수는 시민들이 지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광화문 은행나무 가로수, 천연기념물처럼 외과수술 받아

    서울 광화문 은행나무 가로수, 천연기념물처럼 외과수술 받아

    정2품 소나무와 같은 천년기념물이나 되어야 받는다는 외과수술을 서울시민들의 관심 덕에 평범한 가로수가 받고 생명을 연장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23일 “세종대로 은행나무 한 그루의 밑동이 하얗게 곰팡이로 썩어들어가자 ‘나무를 살려달라’는 시민 신고가 이어졌다”며 “지난 17일 곰팡이를 일일이 제거하고, 살충제를 뿌린 뒤 코르크로 만든 인공 나무껍질을 덮는 외과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나무는 영양제인 수간주사도 500㎖를 2병이나 맞았다. 이 은행나무를 치료한 다산나무병원 관계자는 이 가로수의 괴사 원인으로 염화칼륨과 같은 제설재를 지목했다. 겨울에 제설작업을 할 때 눈덩이를 나무 주변에 쌓아두는데 눈 속에 있던 염분 때문에 나무뿌리가 썩어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가로수 주변에 보호틀을 설치해 빗물은 빠지고 사람들은 다닐 수 있도록 하거나 띠녹지를 만들어 뿌리 주변까지 모두 녹화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직원들은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 엽록소 부족으로 잎이 누렇게 변하는 황화현상이 발생하는 가로수들를 돌보기 위해 가로수 현장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허난성의 상추시에서는 먼지 발생을 막고자 가로수 뿌리 주변을 시멘트로 덮어버린 무정한 담당 공무원이 해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시의 가로수는 시민들이 지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직 안 늦었다! ‘폭염 좀비’ 피해 부산행!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아직 안 늦었다! ‘폭염 좀비’ 피해 부산행!

    “당신은 3시 같은 사람이에요. 뭐 시작하기엔 늦은 거 같고, 뭘 끝내기엔 너무 빠르고..” 영화 ‘해운대’(2009)에 나오는 강예원의 대사다. 지금 이 시기에 해수욕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예년 이맘때면 물러가도 한참이나 가버렸을 폭염이 좀비처럼 끈질기게 흐느적댄다. 호러 영화보다 더 무서울 정도의 열대야 공포다. 올 여름 갈무리를 위해 해수욕장 한 번은 더 다녀와야 될 성 싶다. 특히 올해는 오후 3시가 아니라 4시라도 늦지 않다. 열기 품은 도심의 폭염좀비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인기 대세 부산행 기차를 잡아타야 한다. 도착은 대전역이 아니라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그대로. ● 해운대 12경의 맏형으로 - 해운대 해수욕장 과거 동백섬 옆, 소나무 밭 앞으로 펼쳐진 조용한 해수욕장이자 미군들의 상륙 요충지였던 한적한 어촌이 이제는 세계적 관광휴양지가 되었다. 어느덧 해운대 주변은 해수욕장을 둘러싼 마천루 아파트들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이자,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는 인기 절정의 피서공간이다. 여름이면 말 그대로 물 반, 사람 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국가대표 해수욕장이다. 우선 '해운대'라는 지명의 유래를 알아보자면, 뿌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치원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전국을 유람하던 중 해운대 주변의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자신의 자(子)를 따 해운대(海雲臺)란 세 글자를 바위에 새겼다는 데서 작명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현재 해운대 인근에는 해수욕장을 포함하여 총 12경이 유명하다. 해운대 일출, 해운대 월출, 벡스코, 요트경기장, 광안대교, 달맞이 길, 송정해수욕장, 아쿠아리움, 해운대 장산, 동백섬, 해운대온천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중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은 단연 해운대 12경 중 가장 볼거리 맏형 역할을 든든히 한다. 또한 매년 해수욕장 개장과 아울러 각종행사와 축제가 개최되어 해운대를 지나치는 무심한 관광객들에게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을 끼고 자리 잡은 특1급 호텔들은 부산국제영화제, APEC 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 경험이 풍부해 해운대 해수욕장을 세계적인 해수욕장으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 해운대 기차역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해운대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1.5km, 폭 40~80m, 면적 8만 7600㎡로 수심이 얕고 조수의 변화가 심하지 않아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다녀간다. 또한 주변에 오락시설과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대도시 한 가운데 있는 해수욕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그러다 보니 1980~1990년대를 추억하는 세대들에게 해운대 해수욕장은 늘 부산 도심 바닷가 끝 기차역에 위치한, 항상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도심 속 해수욕장이었다. 비록 동네 어깨 형님(?)들의 여름 한 철 장사 바가지 요금이 해운대 해수욕장의 악명높은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그럼에도 전국 각지에서 한 몸매 하는 총각, 처녀들은 몰려들었다. 방학을 맞아 모꼬지 나온 젊은 청춘들이 뿜어내는 저녁 해변의 열기로 늘 모래터 한 켠에서는 모닥불이 밤새 타오르던 곳이기도 하였다. 모닥불 둘러싼 수줍은 젊은 청춘남녀들의 눈빛교환은 가히 지금은 전설같은 추억이 되어 버렸다. 기타 소리가 울리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해운대의 주인공이었다. 새벽 첫 기차가 해운대역에 올 때까지 부산갈매기는 스무 번도 더 불렀다. 이렇듯 열심히 젊음을 실어 나르던 해운대역 열차는 아쉽게도 2013년 12월 2일부로 폐선되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열차에서 바다를 보며 달리던 동해남부선 해운대~청사포~송정 구간이 폐쇄되고 새로운 운행선이 만들어지면서 당시의 해운대 해수욕장을 추억하던 세대들에게는 해운대 기차역은 그만 옛날이야기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훨씬 빨리 해운대 해수욕장에 다다를 수 있어 또 다른 추억은 지하철 속으로 만들어 질 듯하다. 부산시는 현재 해운대 해수욕장의 야경을 위해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였다. 웨스턴조선호텔에서 한국콘도앞에 이르는 길이 1.6Km의 해운대해수욕장 전 구간과 달맞이 길 일대에 조명이 설치되어, 연중 매일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 피서철에는 새벽 2시까지 가동되고 있다. 이제는 모닥불 피우던 밤바다의 낭만은 아닐 지라도 신비로운 조명이 어우러진 멋진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동백섬 갯가에서 바라보는 구름바다 같은 파도의 넘실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직도 여름 한 가운데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여름 끝, 이맘때면 늘 시원스레 대마도 언저리에서 불어와야 할 마파람도 올해는 온풍기 열기처럼 훈훈하다. 그래도 해운대 해수욕장 갯바위 물비늘 아래로 발을 담가 보면 아직은 여름을 즐길 시간은 남아있음을 몸으로 느낀다. 다행히 폭염 좀비에게 물리지는 않았다. 해운대 해수욕장 폐장은 8월 31일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그럼에도 국가대표 해수욕장임은 분명하다. 누구든 해운대 해수욕장의 사람이 많음에 대해 툴툴대지만, 불평하는 맛으로도 가는 곳이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굳이 해수욕을 하지 않더라도 바닷가 풍광만으로도 괜찮은 장소이다.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대학 신입생들. 그런데, 늘 물놀이 안전사고 조심할 것! 특히 음주입수는. 3. 숙소 등 시설환경은 괜찮아? -해운대 해수욕장은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는 곳이기 때문에 굳이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숙소를 잡지 않아도 된다. 해운대 인근에 숙소를 잡길 희망하면 해운대구청이 운영하는 숙박정보홈페이지(http://food.haeundae.go.kr/acc/main/main.php)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4. 해운대 해수욕장의 실제모습은? -지금의 시기는 말 그대로 달아오른 모래사장과 뜨거운 뙤약볕이 전부다. 그럼에도 해질녘 구명튜브에 몸을 맡기면 해운대 해수욕장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물놀이 안전사고다. 특히 이안류에 대한 조심성이 있어야 한다. 해수욕장 측은 백사장과 바다 속에 58만7000㎥의 모래를 투입하고 1.2㎞ 앞 해상에 이안류 측정 장비를 띄우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늘 조심할 것!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해운대 해수욕장 http://sunnfun.haeundae.go.kr/ 7. 입장료와 기타 관광지정보는? -이제는 예전과 같은 바가지 요금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금계산서까지 발급된다. 도심 속 해수욕장이어 주차장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서비스까지 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sunnfun.haeundae.go.kr/html/01_intro/03_06.php)에 자세히 나와 있다.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 -해운대 해수욕장이 이름난 이유 중의 하나가 인근의 또다른 볼거리 때문이다. 동백섬, APEC나루공원, 아쿠아리움, 온천, 달맞이길 등 가족 피서 공간으로서는 최적지이다. 9. 이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특이하게도 작은 책 카페가 있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물론 해운대 해수욕장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불만부터 좋은 추억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 인파가 몰려드는 해수욕장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아보카도의 불편한 진실…웰빙과 맞바꾼 노동착취

    아보카도의 불편한 진실…웰빙과 맞바꾼 노동착취

    아보카도는 기적의 과일, 슈퍼푸드 등이라 불리며 최근 들어 특히 열광받고 있다. 중남미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거의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와야 먹을 수 있는 열대과일이고, 그만큼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최근 국내의 많은 사람들도 다이어트, 건강식 열기 속에 아보카도 열풍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각종 요리법, 효능 등이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은 물론, 언론 보도를 타고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실제 아보카도는 과일 가운데 지방 함량이 가장 높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으며, 비타민C와 비타민A가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아보카도의 빛 속에 드리워진 그늘 또한 엄연히 존재한다. 애써 외면하고픈 '불편한 진실'이다. 영국 더 가디언은 지난 12일 아보카도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해 보도하며 "아보카도와 같은 수입과일을 먹을 때면 개인의 건강과 웰빙에 신경 쓸 뿐 아니라 그것이 재배된 곳과 사람들에 대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아보카도 주요 생산국가 중 하나는 멕시코다. 아보카도를 먹는 것은 환경 파괴 및 불법적인 삼림채벌을 간접적으로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 멕시코 농가에서는 다른 작물을 키우다가 모두 아보카도 농사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칸 주에서는 정부와 법률의 눈을 피해 소나무들을 모두 솎아내고 아보카도 나무를 심는 일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처음에는 이같은 현상이 특별히 부정적인 듯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소나무 한 그루와 아보카도 나무 한 그루를 맞바꾸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나무와 아보카도는 달랐다. 제 스스로 잘 자라는 소나무와 달리, 아보카도는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기 위해 농약과 살충제를 뿌리고 화학비료를 줘야만 했다. 또한 아보카도 약 1.5kg을 수확하기 위해 272리터의 물을 줘야하는 부분도 궁극적으로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아보카도는 가장 물을 많이 필요하는 작물 1등에 등극했다. 환경 문제 뿐 아니다. 실제 멕시코의 아보카도 농업이 정작 농사를 짓는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지는 불명확하다. 전세계 사람들이 각광하는 만큼 수익 또한 매우 크기에 아보카도 거래는 주로 '카발레로 템플라'와 같은 멕시코 신흥 마약 카르텔들이 꿰차고 있다. 이는 마약조직에 농민들이 수탈 받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함을 뜻한다. 멕시코 외에도 칠레,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등 아보카도 농사도 주로 대규모 기업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때문에 얼마나 환경을 고려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지, 농장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및 최소한의 소득보장은 이뤄지고 있는지 등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단체인 '바나나 링크'의 지적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재배농장 국가다.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납치 및 고문, 살인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멕시코의 마약조직들이 운영하는 곳의 노동조건 및 노동자 인권, 환경 파괴 등은 아예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이니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영국의 가디언지가 지적하고 요구한'아보카도 재배농장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기후환경변화 등에 대한 성찰'은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이라는 동양적 지혜, 겸손함과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라산에서 발견도니 희귀 지의류 ‘송라’는 무엇? “고가의 한약재”

    한라산에서 발견도니 희귀 지의류 ‘송라’는 무엇? “고가의 한약재”

    희귀 지의류(地衣類)인 ‘송라’(Usnea diffracta Vain)가 한라산에서도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17일 “제주세계유산센터와 함께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에서 버섯과 지의류를 연구하던 중 송라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라는 2001년 제주도 천아오름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나 한라산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송라, 붉은수염송라, 솔송라 등 3종만 발견된 희귀한 지의류로, 해발 1천m 이상 고산지대에서 자라며 지리산과 오대산에서 주로 서식한다. 세계적으로 300여종이, 국내 문헌에는 13종이 보고됐으나 현재까지 채집을 통해 실체가 확인된 것은 3종에 불과하다. 송라는 고가의 한약재로, 안개가 많이 끼는 절벽이나 나무에 착생하며 가느다란 실가닥 모양으로 자란다. 송라는 곰팡이와 조류의 공생체인 지의류이지만 소나무겨우살이나 송라버섯 등으로 잘못 알려져왔다. 이번 발견은 한라산이 세계유산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생물 다양성의 보고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수목원측은 평가했다. 국립수목원은 2019년까지 한라산 일대에서 버섯과 지의류를 연구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슈퍼컴 만지던 공학도 시골 친환경 멘토되다

    [新전원일기] 슈퍼컴 만지던 공학도 시골 친환경 멘토되다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열기를 더하는 차량 행렬, 바스러질 것 같은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 없는 들이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서울을 뒤로하고 세 시간 반을 달려 강원도 미시령을 넘었다. 맑은 하늘 아래 초록이 우거진 국도변의 수량 풍부한 강줄기들을 따라 달리다 만난 울산바위의 웅장함에 더위를 잊는다. 속초시 외곽을 돌아 대포항을 지나쳐, 물치항 앞에서 우회전해 천변을 따라 1㎞ 남짓 들어가니 강선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휴가철 관광지로만 알고 있었던 그곳에 친환경 과수 농장이 있다 하여 찾아가는 길이었다. 양양군 친환경연구회 이경수(64) 회장이 운영하는 농장 ‘솔랜드 패밀리’는 시원스레 뻗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산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변에 풍채 좋은 소나무가 많아서 ‘솔랜드’라고 이름 붙였다는 농장의 입구로 들어서니 피톤치드 향이 물씬 풍겨 나온다. 실내 마감재로 쓰인 편백나무향이란다. 2008년에 이곳으로 내려와 지은 집이라는데,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에 새삼 나무의 생명력을 실감한다. # 환경 연구소장, 양양서 인생의 2막 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양양군에 터를 잡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 회장은 고향인 서울을 떠나서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해 슈퍼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전국 환경측정 전산망을 구축한 것이 인연이 돼 환경신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환경 연구와 더불어 국내산 측정 기구 및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했다. “연구에는 꽤 진척이 있었는데, 정기 성과 보고 논문에서 자기 표절 문제가 발생했어요. 저는 아니고 다른 분이 예전에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건데, 다들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각주를 일일이 달지 못했던 거죠. 그때까지 쓴 연구비를 전액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지요.” 이미 사용한 연구비의 반환도 큰일이었지만 연구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결국 대표인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리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일뿐만 아니라 그때까지의 삶의 방식에 대한 정리 역시 필요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서울 근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다. 마침 사회복지사이자 인체교정사(카이로프락터)로 오래 일해 온 아내 김영선(60)씨와 함께 봉사 활동을 다니며 알게 된 인연으로 양양군에 사 둔 야산이 있었다. 2000여평의 동산으로, 조금만 마음을 달리 먹으면 못 갈 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아내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처음 집터를 다질 때에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몇 년씩 봉사 활동을 와서 며칠씩 있다 가곤 했던 터라 다들 잘 아는 사이였는데도, 야산을 깎아 집을 짓는다고 하니까 마을에 피해가 갈 것이라면서 민원을 넣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런데 제가 명색이 환경 관련 일을 하던 사람인데, 주변에 피해 갈 일을 할 리가 없잖아요.” 우여곡절 끝에 집을 짓고, 농경용 미니 포크레인으로 직접 화전을 일구듯 주변 땅을 깎고 다져 밭을 일구었다. 평생 아스팔트만 밟고 살아온 터라 본격적인 농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아내에게 필요한 약초나 심고 텃밭이나 일구자는 심산이었다. # 귀한 친환경 체리와의 우연한 만남 집 뒤의 동산에 오십 그루의 체리 묘목을 심게 된 것도, 조경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에서 집집마다 무상으로 나눠주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땅은 있고, 꽃이 피면 보기도 좋다고 해 다른 집보다 좀 많이 가져다 심었다. 이장님의 권유였다. 다른 농가에 비해 이 회장네 체리나무는 유독 잘 자랐다. 연구와 실험이 일상이었던 이 회장이 습관처럼 밤이면 책과 인터넷을 뒤져가며 공부하고, 낮이면 직접 시연해 보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덕분이었다. 거기에 재미를 붙여 1000평의 땅을 따로 떼어 아예 체리 농장을 조성했다. 혼자 하는 공부만으로는 한계를 느꼈지만 주변에는 마땅히 물어볼 만한 곳이 없었다. 재배 농장을 수소문해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신통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일부 농민들은 동일 작물을 하겠다고 하면 자꾸 부정적으로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을 달리했죠. 농협이나 국가기관에서 주관하는 강연이나 단기 코스의 교육을 통해 먼저 이론을 배웠어요. 강사로 오는 전문가들은 일단 가능성을 가지고 접근하니까요. 안 된다는 판단은 내가 직접 해보고, 나 스스로 내리고 싶었거든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단체로 견학을 가기도 하고 농업을 연구하는, 특히 체리가 전문인 박사 부부를 집으로 초청해 농장을 둘러보게 하고 조언을 듣기도 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차츰 눈을 뜨게 된 거죠. 친환경 농법을 알게 되었을 때 ‘당연히 이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바탕은 엔지니어지만 환경, 특히 오염 분야에 대해 연구를 했던 터라, 저는 거의 처음부터 친환경으로 시작을 했죠.” 현재 국산 체리는 전체 수요량의 7~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국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는 네 곳뿐인데, 강원도에서는 이 회장의 ‘솔랜드 패밀리’가 유일하다. 체리는 묘목을 식재하고 4년째부터 열매가 달리기 시작해 판매로 이어질 만큼의 수확량이 나오려면 5~6년은 기다려야 한다. 1000평 규모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00㎏을 수확해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판매로 8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내년부터는 수확량을 1~1.3t으로 늘려 2000만~2500만원의 소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친환경 국산 체리가 워낙 귀하다 보니 이마트 친환경과수팀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전량 수매를 원했지만 이 회장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양양군 친환경 농산물 장터(토요일마다 열리는)에도 내놔야 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는 고객들이 있어 전량 다 줄 수는 없었다. # 주변 환경에 맞는 재배법을 연구하다 이 회장은 솔랜드 패밀리를 2000평 규모로 조성해 체리를 제외한 나머지 1000평에는 미니 사과와 감, 자두 등 과수를 심고, 지난해부터는 히카마(얌빈)이라는 열대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감자로도 불리는 히카마는 껍질이 바나나처럼 벗겨지는 뿌리채소로, 달콤하면서 마 맛도 나고, 콩 맛도 나고, 배 맛도 나는 등 사람에 따라 대여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2012년 미국 포춘지가 발표한 세계 20대 ‘슈퍼 푸드’ 중 하나로 고혈압, 당뇨, 변비,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요가 급격히 높아져 일부 농가에서 멕시코와 베트남 남부에서 종자를 가져다 심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이후 농촌진흥청에서 직접 나서서 연구하고 보급했다. 이 회장도 2014년 양양군에서 최초로 시험 재배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그의 전문 분야인 연구와 실험이 진가를 발휘했다. 기본적 이론만 배워 와서 주변 환경에 맞는 재배법을 개발한 것이다. 올해는 400평의 땅에서 3t을 수확해 약 2000만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역시 이마트에서 전량 수매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를 군청의 농업기술센터에 보고하고 주변 농가에 보급하도록 권유했다. 그리고 먼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친환경연구회 회원 중 여섯 농가를 선별해 작목반을 구성하고, 베트남에서 직접 종자를 수입해 무상으로 보급했다. 재배 기술 일체를 전수한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으로도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인터넷 작목반 커뮤니티(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매일 재배일기를 나누고 있다. # 외지인이 정착해 지역사회를 이끌기까지 양양군은 바다를 끼고 있어 전통적으로 어업과 관광업이 발달했다. 농업은 열악했다. 바람이 세고 눈이 많이 내리며, 산짐승에 의한 농작물 피해도 심해 밭농사나 비닐하우스 재배도 어려웠다. 자연히 농민들의 관심도 부족해 선진농법 개발이 뒤떨어져 있었다. 그러한 지역에서 외지인인 그가 정착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아 군청 산하의 친환경연구회 회장직까지 맡아 지역 사회를 이끄는 것은 신규 작물을 개발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차별화해 기존 농가의 소득에 도움을 주고, 귀농·귀촌인들의 주소득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에 애착을 갖고 먼저 노력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양양군에도 귀농·귀촌 학교가 있습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뒤에 오는 분들은 조금이라도 덜 겪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경험을 나누고 있죠. 제가 요약해서 남들 가르치는 일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요.” 분야는 달라도 컴퓨터 기술이나 농업 기술이나 어느 정도 지나면 이후의 과정은 비슷해지는 듯하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체계적 교육 과정을 계속 밟다 보니 기본적인 베이스가 쌓이고, 자신만의 노하우들이 더해져 이제는 거꾸로 가르치는 입장이 됐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이자 카이로프락터인 아내 김씨는 몸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이 있으면 한밤중에라도 달려 내려가 살펴드린다. 지역 사회에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농장 인근에 올해 귀농해 1대1 멘토를 해 주고 있는 분들의 농막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봤다. 농막의 주인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귀농 준비를 위해 주말 농장을 일구고 있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한국 농촌문제 연구로 이름이 높은 윤석원 중앙대 교수였다. 칼럼집 ‘쌀이 주권이다’의 저자이기도 한 윤 교수는 올봄, 정년을 3년 앞두고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귀농했다. 그런 이가 스스로 초보 농민이라 지칭하는 이 회장의 멘티가 되어 그의 현장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었다. 부인들과 함께 농막에서 토종닭을 삶아 나누고, 텃밭의 수박을 쪼개 나누고, 서로의 친환경 작물들을 품평하며 농담을 주고받고 일상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양양군 농업의 미래, 나아가 한국 농업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뙤약볕이 밭을 건너 설악산 자락을 넘어가며 동쪽 바다로부터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
  • 마약조직, 노동착취…아보카도 열광 뒤 불편한 진실

    마약조직, 노동착취…아보카도 열광 뒤 불편한 진실

    아보카도는 기적의 과일, 슈퍼푸드 등이라 불리며 최근 들어 특히 열광받고 있다. 중남미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거의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와야 먹을 수 있는 열대과일이고, 그만큼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최근 국내의 많은 사람들도 다이어트, 건강식 열기 속에 아보카도 열풍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각종 요리법, 효능 등이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은 물론, 언론 보도를 타고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실제 아보카도는 과일 가운데 지방 함량이 가장 높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으며, 비타민C와 비타민A가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아보카도의 빛 속에 드리워진 그늘 또한 엄연히 존재한다. 애써 외면하고픈 '불편한 진실'이다. 영국 더 가디언은 지난 12일 아보카도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에 대해 보도하며 "아보카도와 같은 수입과일을 먹을 때면 개인의 건강과 웰빙에 신경 쓸 뿐 아니라 그것이 재배된 곳과 사람들에 대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아보카도 주요 생산국가 중 하나는 멕시코다. 아보카도를 먹는 것은 환경 파괴 및 불법적인 삼림채벌을 간접적으로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 멕시코 농가에서는 다른 작물을 키우다가 모두 아보카도 농사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칸 주에서는 정부와 법률의 눈을 피해 소나무들을 모두 솎아내고 아보카도 나무를 심는 일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처음에는 이같은 현상이 특별히 부정적인 듯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소나무 한 그루와 아보카도 나무 한 그루를 맞바꾸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나무와 아보카도는 달랐다. 제 스스로 잘 자라는 소나무와 달리, 아보카도는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기 위해 농약과 살충제를 뿌리고 화학비료를 줘야만 했다. 또한 아보카도 약 1.5kg을 수확하기 위해 272리터의 물을 줘야하는 부분도 궁극적으로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아보카도는 가장 물을 많이 필요하는 작물 1등에 등극했다. 환경 문제 뿐 아니다. 실제 멕시코의 아보카도 농업이 정작 농사를 짓는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지는 불명확하다. 전세계 사람들이 각광하는 만큼 수익 또한 매우 크기에 아보카도 거래는 주로 '카발레로 템플라'와 같은 멕시코 신흥 마약 카르텔들이 꿰차고 있다. 이는 마약조직에 농민들이 수탈 받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함을 뜻한다. 멕시코 외에도 칠레,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등 아보카도 농사도 주로 대규모 기업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때문에 얼마나 환경을 고려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지, 농장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및 최소한의 소득보장은 이뤄지고 있는지 등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단체인 '바나나 링크'의 지적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재배농장 국가다.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납치 및 고문, 살인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멕시코의 마약조직들이 운영하는 곳의 노동조건 및 노동자 인권, 환경 파괴 등은 아예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이니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영국의 가디언지가 지적하고 요구한'아보카도 재배농장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기후환경변화 등에 대한 성찰'은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이라는 동양적 지혜, 겸손함과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맨발 황토 ‘힐링길’… 천년의 숲 ‘명상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맨발 황토 ‘힐링길’… 천년의 숲 ‘명상길’

    강원 평창 오대산 ‘천년의 숲길’은 국내 최고 명품 숲길이다. 울창한 전나무숲으로 이어진 길을 걸으면 향기로운 피톤치드와 고요한 불교성지 오대산 바람이 몸과 마음을 씻겨 준다. 이 길을 따라 음악회와 설치미술전이 열리고, 스님들의 3보 1배가 이어진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찾은 불교 단기 출가자들과 체험 관광객들에게는 걷기 명상의 필수코스다. 14일 평창군에 따르면 길은 오대산 초입 일주문에서 시작해 월정사 금강교까지 1.1㎞에 이른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 들으며 숲길을 걷다 보면 도시에서의 찌든 때가 어느덧 말끔히 씻긴다. 폭 7~8m의 황토길로 말끔하게 단장돼 맨발로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오래전 버스가 다니던 아스팔트길을 걷어 내고 황토에 마사토를 섞어 배수가 잘 되는 걷기 전용길로 만들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로도 불리는 천년의 숲길은 아름드리 전나무가 좌우로 에스코트하듯 뻗어 있다. 장쾌하게 솟은 전나무는 짙은 그늘을 만들지만 침엽수 특유의 잎 새로 볕이 잘 들어 음습하지는 않다. 전나무는 머리가 맑아지는 피톤치드 향기와 몸에 유익한 음이온까지 배출돼 숲길 전체가 싱그럽고 상쾌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 가운데 하나로 꼽힌 월정사 전나무숲길의 나무들은 평균 나이가 80~100년에 이른다. 숲 전문가들은 최고령 나무를 370여년으로 점쳤지만 수년 전 태풍 때 쓰러진 전나무는 65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이곳 전나무숲의 역사를 대변했다. 숲길에 얽힌 전해오는 얘기도 재미있다. 고려 말 오대산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의 스승인 나옹선사는 매일 월정사에 들러 부처님에게 공양을 드렸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 소나무 가지에 있던 눈이 떨어져 공양이 못 쓰게 됐다. 이에 나옹선사는 부처님에게 드리려던 공양을 망치게 한 소나무를 크게 꾸짖었고, 호통을 들은 소나무는 참회하듯 자리를 비켜났고 그 자리에 소나무 대신 전나무가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때 이곳에 자리를 잡은 아홉 그루의 전나무가 천년이 넘는 시간 오대산과 월정사를 지키며 씨를 뿌리고 숲을 이뤘는데 사람들에 의해 이곳이 천년 숲길, 전나무 숲길로 불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자란 아름드리 전나무들은 보통 성인 2~4명이 팔을 벌려 안아야 닿을 만큼 장대하다. 어림잡아 300여 그루가 황토길을 따라 뻗어 있고, 주변에도 높이 10~15m의 전나무숲이 군락을 이룬다. 전나무숲은 언젠가 길을 따라 가로수처럼 심어졌지만 어느새 씨앗이 주변에 떨어져 군락을 이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 밑동에는 푸른 이끼들이 붙어 자라고, 숲길 주변에는 수달과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340여종이 살고 있어 이곳이 생태가 완벽하게 살아 있는 보기 드문 청정 힐링 산책 코스임을 알리고 있다. 숲길 중간쯤에는 월정사와 역사를 같이하는 ‘부도 밭’이 있다. 고승들이 입적할 때마다 종(鐘) 모양의 부도탑이 하나씩 생겨나 지금은 밭을 이루는 모습이 장관이다. 사찰의 깊은 역사만큼 부도탑들도 이끼가 끼고 닳아 전나무숲과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길섶에는 곳곳에 쉼터도 마련됐다. 걷기 명상을 하거나 자연풍광을 고즈넉하게 느끼고 싶은 누구나 쉬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 숲길을 찾은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우선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는 전나무숲의 웅장한 모습에서 놀라고, 황토길과 깔끔하게 단장된 주변 옛 시설들의 모습에서 놀라고, 숲속에서 펼쳐지는 정제된 불교행사와 음악회·자연설치미술전에서 또 놀란다. 자연설치미술전은 ‘선 지식을 찾는다’를 주제로 지난해 처음 13점을 선보이며 시작했다.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사슴, 풀로 엮어 걸어 놓은 줄 등 나무·풀·흙 같은 친자연 소재로 만들어 숲속에 설치했다. 4~5년 뒤면 자연스레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설치미술전이다. 숲길에는 야간 걷기를 위한 조명시설도 마련됐다. 해가 져서 밤 9시까지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은은한 불빛을 길섶마다 설치했다. 한여름에는 푸른 숲속의 야경을 즐기고 한겨울에는 눈 덮인 순백의 숲속을 걸으며 명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건강한 숲을 간직하기 위해 사계절 밤 9시가 넘으면 소등한다. 천년의 숲길을 걷다 더 걷고 싶은 사람들은 상원사로 오르는 ‘선재길’을 걸을 수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10㎞에 이르는 선재길은 비포장 트레킹코스로 인기다. 암반수가 흐르는 계곡과 폭포를 옆으로 두고 이어지는 3시간 코스 길이다. 상원사에 오르면 조선 세조와 문수동자에 얽힌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부스럼(종기)으로 고생하던 세조가 상원사 계곡물에서 목욕하면서 문수동자를 만나 병이 나았고, 그 은혜를 고맙게 여겨 문수동자상을 만들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세조가 입었던 피고름 묻은 옷이 문수보살상 복장유물로 발견돼 현재 월정사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보물로 지정돼 보관 중이다. 6·25전쟁 때 월정사 등 주변 사찰들이 불이 탄 가운데 상원사만을 오롯이 지켜낸 뒤 앉아서 입적한 방한암 선사, 1300년 동안 이어져 온 한국 불교 화엄경을 완역한 탄허 스님 등 걸출한 고승들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으로 오르는 길도 좋다. 3㎞ 남짓 1시간 동안 오르는 길은 순례길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만나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받아 모셨다는 적멸보궁은 오대산 산세 가운데 용의 정수리에 해당하는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오르는 중턱, 중대사자암에 들러 약수인 용안수 한 모금을 마시며 갈증도 풀 수 있다. 이곳에는 방한암 선사가 꽂아 놓은 단풍나무 지팡이가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적멸보궁으로 이어지는 산길 옆에는 5대 암자가 자리잡아 스님들의 도량터전이 되고 있다. 북대 미륵암과 남대 지장암, 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중대 사자암이 그곳이다. 이들 가운데 지장암은 비구니 선방으로 유명하고, 수정암은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된 한강의 발원지 우통수가 있는 곳이다. 일주문에서 시작된 전나무숲길과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19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 상원사까지 불교신도들의 순례길이었다. 지금도 해마다 봄이면 ‘천년숲 선재길 걷기’ 행사를 열고 있다. 월정사 행정실장 두엄 스님은 “오대산은 최고 명품길인 ‘천년의 숲길’을 비롯해 상원사 중창권선문,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등 국보급 보물들이 많아 명상과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추억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커버스토리] 디지털 셜록 홈스 “누가 아파트 관리비 횡령했는지 알고 있다”

    [커버스토리] 디지털 셜록 홈스 “누가 아파트 관리비 횡령했는지 알고 있다”

    2012년 11월 17일 새벽 5시 30분, 미국 뉴욕의 한 음식거리 뒷골목. 해산물 레스토랑의 보조 주방원인 파블로 로드리게스(26·가명)가 큰 들통을 끌고 나왔다. 불안한 눈동자로 좌우를 살핀다. 아무도 없다. “하긴 토요일 새벽에 누가 있겠어.” 혼잣말을 내뱉고는 들통의 노란 액체를 하수구로 흘렸다. 폐식용유였다. 식용유 무단 방류는 불법이다. 그때 누군가 로드리게스의 뒷덜미를 잡아챈다. “당신이 버릴 줄 알았어.” 뉴욕시청 환경보호국 소속 단속반원 잭 포드(46·가명)였다. 그는 어떻게 로드리게스의 행동을 예측했을까. 답은 뉴욕시의 빅데이터 행정 시스템에 있다. 2012년 뉴욕시 데이터분석국장으로 영입된 마이클 플라워스는 뉴욕 배수관 막힘 원인의 50% 이상인 폐식용유 무단 방류 해법을 찾기 위해 레스토랑 소득세 기록과 폐식용유 처리 기록을 비교했다. 매출보다 폐식용유 합법적 처리량이 현격히 적은 업체 주변에 단속반원을 잠복시켰고 적중률은 95%에 달했다. 미 언론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디지털 셜록 홈스’라며 칭찬했다. 빅데이터 행정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중앙정부는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자치단체도 쌓아 놨던 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범죄, 화재 등 위기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데이터 행간을 읽어 숨은 부조리를 찾는다. 정부와 지자체의 빅데이터 행정 사례를 살펴봤다. ●범죄·위험 예측 크고 작은 위기 가능성을 데이터로 미리 읽고 대응하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경찰의 범죄예측시스템 ‘지오프로스’가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처럼 ‘예정된 범인’을 특정할 순 없지만 한 지역의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순 있다. 지오프로스는 죄종별 범죄 발생 위치와 시간, 특정지역의 유동인구와 가구소득, 폐쇄회로(CC)TV 수, 유흥업소 현황, 당일 기상정보 등의 데이터와 전국을 37만여개 블록으로 나눈 지도를 연동시켜 범죄 가능성을 1부터 100 사이 숫자로 표현한다. 예컨대 가구 소득이 높거나 유흥업소가 많으면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한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원들이 마을 곳곳을 무작정 순찰하는 대신 범죄 가능성이 큰 곳 위주로 영리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봄·가을철 공포의 대상인 산불도 산림청의 ‘산불 위험지수’를 참고해 미리 막을 수 있다. 산불위험지수는 1991년 이후 발생한 산불 1만여건의 정보를 분석해 만들었다. 산불 발화·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온과 습도, 풍속 등 기상요소와 특정 산의 고도, 경사면의 방향, 나무 종류 등 지역요소 등 10가지 인자 데이터가 알고리즘(컴퓨터로 답을 얻기 위해 만든 연산 공식)을 만드는 데 이용됐다. 이 공식으로 48시간 내 3490여개 읍·면·동에서 산불이 날 가능성을 예보한다. 예를 들어 일조량이 많아 건조해지기 쉬운 산의 남쪽 사면이 북쪽 사면보다 산불 가능성이 높고, 송진 탓에 불이 잘 붙는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으면 자연발화 가능성을 높게 본다. 산림청은 관심(50 미만), 주의(51~65), 경계(66~85), 심각(86 이상) 단계로 구분해 산불 예보를 하고 심각 단계이면 감시인원을 늘린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2~5월 산불 중 87%가 경계 또는 심각 단계일 때 발생했다”며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부조리 감시 감춰진 비리를 찾아낸다. ‘난방비 열사’로 주목받은 배우 김부선씨는 비리를 찾겠다며 관리소 측과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빅데이터 분석만으로도 공동주택 관리비의 부조리 정황을 찾을 수 있다. 행정자치부와 경기도는 안양시 160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관리비가 적정한지 따졌다. 한국전력 등으로부터 전기료와 난방비, 수도료 등 47개 항목 데이터를 받은 뒤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자에게 부과한 관리비와 비교했다. 차이가 현격한 아파트 단지 위주로 실사했더니 관리비 부정 사례가 많았다. 박연병 행자부 공공정보정책과장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비위 행위를 감시하면 무작위 현장 실사를 다닐 때보다 인력과 시간 투입이 주는 등 효율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고용·산재 다발 사업장 정보와 건강보험체납 내역, 장애인 지원 현황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부당근로사업장을 찾아낸다. ●교통·상가 등 시민 편의 분석 빅데이터로 시민들의 생각을 읽어 편의를 끌어올린 행정 사례도 많다. 서울시 공공 심야버스인 ‘올빼미 버스’가 대표적이다. 시는 2013년 이 노선을 2개에서 8개로 늘릴 때 노선 선정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시 통계데이터 전문가들은 우선 법인·개인택시에 설치된 디지털통합운행데이터(DTG) 기록을 통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수요가 많은 목적지와 행선지를 파악했다. 통신사 KT에서 심야 통화기록 30억여건을 얻어 고객이 전화를 건 위치와 주소지를 비교해 귀갓길을 파악했다. 자영업자를 위해 골목상권을 분석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도 있다. 중국집, 편의점 등 43개 생활밀착업종의 카드매출, 임대시세 등 빅데이터 2000억개를 분석해 어떤 지역에 특정 업종을 신규 창업하면 성공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보여준다. 서울시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화사업에 올해 모두 2178억원을 투자하는 등 행정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차 막히는 휴가철에도 호젓한 파주·연천

    차 막히는 휴가철에도 호젓한 파주·연천

    때로는 호젓한 경기 북부로 발길을 돌릴 일이다. 휴가객들로 도로가 몸살을 앓는 이맘때는 더욱 그렇다. 파주와 연천이 대표적이다. 최전방 도시로 인식되지만 이들 지역에 늘 전쟁의 기운만 감도는 건 아니다. 몇 가지 조심할 것들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절정의 휴가철에도 한결 여유롭게 쉬다 올 수 있다. 콩 볶는 소리가 이방인을 맞는다. 어느 부대에선가 사격훈련이 있는 게다. 가끔 포 쏘는 소리도 들린다. 역시 전방도시답다. 파주, 연천 등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몇 가지 조심할 게 있다. 꼭, 그리고 늘 기억해야 할 건 목함지뢰다. 임진강 줄기를 따라 종종 발견된다. 피하는 방법이야 간단하다. 임진강변엔 아예 발 딛지 않는 거다. 또 있다. 사격훈련 표시 붙은 곳은 얼씬대지 않는다. 그러면 위험할 게 없다. 종종 탱크 같은 철갑차량들이 도로를 오가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지역에서 이런 장면 보려면 박물관이나 가야 한다. 한데 이 일대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후방’ 지역에 사는 이들에겐 이마저 진기한 볼거리에 속한다. ●현대식 건축물·조형물의 조화 ‘헤이리’ 파주 여정의 들머리는 헤이리다. 현대식 건축물과 조형물들이 어우러진 곳. 구불구불 미로 같은 길을 따라 갤러리와 카페, 공방, 서점, 레스토랑 등이 빼곡해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임진각 평화누리는 이미 수도권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무거운 분위기가 짓누르던 최전방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여느 관광지와 다름없이 밝고 평화롭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분수 주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바람의 언덕’ ‘음악의 언덕’ 등에선 시원하고 상큼한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파주를 대표하는 인물은 율곡 이이(1536∼1584)다. 임진각을 지나 북녘땅을 향해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파주의 진면목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는데, 대부분이 이이와 연계된 공간들이다. 파주는 이이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외가인 강원도 강릉이지만, 본가가 있던 곳은 파주였다. 자신의 호 또한 파평면 율곡리 지명을 따 지었다고 전해진다. 5세 때인 1541년 처음 파주 땅을 밟은 이후, 자주 파주를 찾아 은거했다. 그만큼 파주엔 그의 흔적 남은 곳이 많다. ●자운서원 등 율곡 이이 유적지 곳곳에 대표적인 곳이 법원읍 동문리 율곡 유적지다. 자운서원과 율곡의 가족묘, 율곡기념관 등이 한곳에 모여 있다. 자운서원은 1615년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방 유림들에 의해 조성됐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소실됐다가 1970년 복원됐다. 2013년엔 국가 사적(제525호)으로 승격됐다. 서원의 규모는 크지 않은 편. 하지만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묵은 향기는 건물의 크기를 뛰어넘고도 남는다. 자운서원 옆은 가족묘다. 이이의 묘, 어머니 신사임당과 아버지 이원수의 합장묘 등 13기가 조성돼 있다. 화석정은 이이가 자주 찾아 시상을 떠올렸다는 정자다. 율곡 유적지에서 9㎞ 정도 떨어져 있다. 건물 정면의 ‘花石亭’ (화석정)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썼다고 전해진다. 안쪽엔 율곡이 8세 때 처음 지었다는 시 ‘팔세부시’(八歲賦時)가 걸려 있다. 무엇보다 화석정의 자랑은 탁월한 전망이다. 정자 앞에 서면 임진강과 DMZ 일대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임진강·DMZ 풍경 한눈에 보는 화석정 화석정에 얽힌 이야기도 전한다.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몽진하던 선조 일행이 임진나루를 건널 때 화석정을 태워 불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이가 선조의 몽진을 예견하고 정자 기둥에 기름을 발라두라는 예언을 남겼다는 게 이야기의 요지인데, 지나치게 부풀려진 느낌이 없지 않다. 임진나루와 화석정은 거의 1㎞ 가까이 떨어져 있다. 화석정 불빛이 닿기엔 먼 거리다. 주변 관아 건물을 태워 불을 밝혔다고 적은 징비록이 좀 더 현실적이지 싶다. 전설의 진위는 논외로 하더라도 ‘십만양병설’을 내세운 이이와 이를 무시한 선조의 악연이 얽혀 있는 곳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선조 이야기 깃든 임진나루는 아쉽게도 들어갈 수 없다. 허가받은 어부 외에 민간인은 일절 출입할 수 없다. 화석정에서 임진강변으로 나가면 율곡습지공원을 만난다. 공한지를 활용해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규모는 작아도 연꽃정원과 조롱박터널, 호박 터널 등 다양한 볼거리와 만날 수 있다. 배경 삼아 사진 찍기 좋은 설치미술 작품들도 조성돼 있다. 율곡습지공원 인근에 장산전망대가 있다. 민통선 안쪽의 초평도와 굽이돌아가는 임진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은 없고, 적당한 공간에 차를 대고 300m 정도 산길을 걸어가야 나온다. 인적 드문 데다, 전망도 빼어난 만큼 꼭 찾아보는 게 좋겠다. 율곡수목원은 아직 정식 개장하지 않았다. 정비가 끝난 지역에 한해 부분 개방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입소문을 덜 탄 만큼 한적하게 쉬다 올 수 있다. 조선 세종 때의 명재상이었던 황희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임진강 옆 반구정(伴鷗亭)이다. 1449년, 당시 87세였던 황희가 18년 동안이나 재임했던 영의정에서 물러난 뒤 갈매기(鷗)를 벗 삼아(伴) 여생을 보냈다는 곳이다. 6·25전쟁 때 허물어진 걸 1967년 옛 모습대로 복구했다. 반구정도 빼어난 풍경 전망대다. 맑은 날 오르면 멀리 북한 개성의 송악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다소 떨어져 있긴 하나 ‘용미리마애이불입상’도 잊지 말고 찾는 게 좋겠다. 거대한 암벽에 2구의 불상을 우람하게 새겼다. 투박한 생김새에서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웃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는 것도 이채롭다. ●1500년前 삼국시대 영토 전쟁 흔적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임진강 유역은 예부터 전쟁의 땅이었다. 1500년 전인 삼국시대에도 임진강을 끼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당시 흔적들이 임진강변에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특히 고구려의 자취가 많은데, 이는 당시 신라·백제연합군에 밀려 한강지역에서 패퇴한 고구려가 임진강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연천 호로고루성과 당포성, 은대리성 등 이른바 ‘고구려 3성’이다. 이들 3성을 두루 관통하는 특징은 삼각형의 현무암 절벽을 타고 앉았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중요한 볼거리이기도 하다. 절벽 바깥쪽, 그러니까 임진강과 접한 부분은 높이 20m에 이르는 주상절리 지대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른 흔적이다. 화구에서 흘러나온 마그마가 급격히 식으면서 생긴다. 이 주상절리 절벽이 자연적인 방어선 노릇을 하고 있다. 멀리 떨어져서 보면 이 같은 특성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세 성 모두 물살이 약해지는 여울목에 자리잡았다는 것도 동일하다. 이런 지형은 대개 포구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당시에도 포구들이 있었고, 3성은 이를 방비하기 위해 생긴 것이다. ‘고구려 3성’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건 호로고루성이다. 이 일대에서 가장 많은 고구려 기와가 발견되기도 했다. 오는 12~21일 ‘통일바라기축제’도 열린다. 수천 그루의 해바라기들이 호로고루성 일대를 노랗게 물들인다. 당포성은 접근성이 좋다. 주변도 깔끔하게 정비됐다. 성에 오르면 임진강과 파주, 동두천의 산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은대리성은 주변 소나무숲과 삼형제 바위 등이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글 사진 파주·연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 자유로를 통해 접근하는 게 가장 알기 쉽다. 율곡습지, 수목원, 반구정 등을 하나로 묶고 다소 떨어진 율곡유적지와 용미리마애이불입상을 묶어 도는 게 효율적이다. 호로고루성 인근에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재위 927∼935)의 능이 있다. 당포성 인근에서는 숭의전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에 고려 태조와 7왕을 제사지내던 곳이다. →맛집 화석정이 있는 임진나루 주변에 민물고기 매운탕집들이, 반구정 주변엔 장어집들이 몰려 있다. 대부분 맛집으로 소문난 곳들이다. 해마루촌(www.haemaru.org)에서는 장단콩으로 만든 각종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민통선 안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다. 연천 쪽에선 불탄소가든(834-2770)이 유명하다. 참게와 메기, 배가사리(동자개) 등을 넣어 끓여낸 매운탕이 맛있다. 재인폭포 인근에 있다. 한탄강오두막골(832-4177)은 가물치구이와 민물새우탕으로 이름난 집이다. 전곡읍내에서 가깝다.
  • 경포·낙산 도립공원 해제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

    시민들 “난개발로 자연 훼손될라” 강원도 “농가 신·개축 정도 허용” 동해의 대표적인 관광휴양 해수욕장이 있는 강원 경포·낙산 도립공원 해제를 앞두고 주민 재산권 행사에 대한 긍정과 자연풍광 훼손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강원도는 1980년을 전후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강릉 경포와 양양 낙산지역이 공원구역 해제를 앞두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강원도가 환경부에 신청한 도립공원 지정 해제가 오는 19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태백산 유역 22일 국립공원으로 승격 경포·낙산 도립공원 지정이 해제되고 태백산도립공원이 오는 22일 국립공원으로 공식 승격되면 강원지역에는 국립공원만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4곳으로 늘고 도립공원은 사라지게 된다. 경포·낙산 도립공원은 공원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30년 이상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은 민원 다발 지역이었다. 공원으로 묶어만 놓았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관광자원으로서 보전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해변을 낀 동해안 최고의 관광지임에도 공원으로 묶여 건물 개·보수를 할 수 없었던 탓에 수십년째 낙후된 모습을 노출한 것이다. 공원 규모도 전국 도립공원 평균 면적(34.7㎢)의 20~25% 수준이어서 공원으로 합당한지를 놓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재산권 행사도 제한돼 주민들의 반발도 컸다. 경포와 낙산 도립공원에는 민간 소유의 토지들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도립공원 해제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공원구역을 해제하면 난개발 등으로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도립공원 구역으로 묶어 놓았을 때도 일부 소나무가 베어지는 등 자연자원 훼손이 있었다. 공원구역이 풀리면 유명 관광지 개발을 빌미로 대규모 개발행위가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강원도 “새 도립공원 이달내 신청받아” 강원도는 “도립공원 규제를 풀어도 국토개발법상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정한 뒤 농가주택 정도만 신·개축할 수 있어 대규모 개발은 어렵다”고 했다. 또 강원도는 일단 경포와 낙산 도립공원이 풀리면 새로운 도립공원을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강원 청정 자연자원을 명품관광 자원화하겠다는 취지다. 새로 지정될 도립공원은 일선 시·군의 희망을 받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지정할 예정이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강원도와 기초지자체가 함께 15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접근 도로와 공원관리사무실, 탐방로, 자연학습장 등 기반시설을 갖추게 된다. 힐링과 자연체험을 테마상품으로 관리하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임산물 등은 별도의 인증과 품질관리를 받아 상품 판매할 방침이다. 용광순 강원도 공원관리계 주무관은 “이달 말까지 시·군 2곳의 신청을 받을 것”이라면서 “도립공원 지정 과정에서 민원을 최소화하려고 국공유지가 전체 면적의 80% 이상, 최소 면적은 10㎢ 이상인 지역을 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뮤직뱅크’ 길건, 8년 만에 컴백 ‘강렬 카리스마+섹시미’ 시선 압도

    ‘뮤직뱅크’ 길건, 8년 만에 컴백 ‘강렬 카리스마+섹시미’ 시선 압도

    가수 길건이 8년 만에 무대에 서며 ‘섹시 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길건이 타이틀곡 ‘#내 아래’로 무대를 꾸몄다. 이날 ‘뮤직뱅크’ MC 강민혁은 “다음 무대를 꾸며주실 분은 반가운 얼굴이다. 8년 만에 컴백하는 원조 센 언니의 무대”라고 길건을 소개했다. 길건은 찢어진 청바지 패션으로 무대에 올라 시원한 가창력과 랩 실력을 뽐냈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로 관객을 압도했다. 길건이 지난 21일 발표한 ‘#내 아래’는 사우스 힙합의 소장르인 트랩 비트에 팝의 요소를 가미한 트랩팝 곡. 중독성 있는 비트와 멜로디, 길건의 파워풀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한편 이날 ‘뮤직뱅크’에는 FT아일랜드, 엔시티127, 페이, 마틸다, 브레이브걸스, 비트윈, 스텔라, 디홀릭, 다희, 길건, 조미, 여자친구, 에릭남, 스누퍼, 브로맨스, 구구단, 멜로디데이, 소나무, 로미오, 가비엔제이 등이 출연했다. 사진=KBS ‘뮤직뱅크’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조선통신사 탔던 배, 원형대로 복원된다

    조선통신사 탔던 배, 원형대로 복원된다

    길이 34m 너비 9.5m 높이 3m … 증정교린지 등 설계도 따라 고증 조선시대 일본에 파견된 외교 사절인 조선통신사가 탔던 배가 최초로 실물 크기로 복원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802년 편찬된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 기록과 ‘헌성유고’(軒聖遺稿)에 나온 설계도, 국립해양박물관과 일본 미술관 등에 있는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조선통신사선(船)을 2018년까지 복원한다고 27일 밝혔다. 복원되는 배의 크기는 길이 34m, 너비 9.5m, 높이 3m이며, 형태는 우리나라 전통 배인 한선(韓船)처럼 밑바닥이 평평한 평저선(平底船)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배를 제작하기 위해 직경 50㎝가 넘는 소나무를 많이 확보했다”며 “국립해양박물관에 2분의1 크기로 만든 조선통신사선이 있지만 실물 크기로 복원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통신사는 일본 에도막부 요청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 일본에 파견된 사절단이다. 관리와 역관, 의원 등 400∼500명이 참가했으며, 선단은 6척으로 구성됐다. 한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복원되는 조선통신사선의 활용을 위해 국립해양박물관, 부산문화재단과 오는 29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조선통신사선 연구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조선통신사선 항해를 추진한다. 조선통신사 관련 사업과 각종 문화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공원을 제 정원처럼 ‘모델하우스 왕’ 횡포

    사유지라는 이유로 시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근린공원의 나무를 뽑아 버리고 안가(安家)처럼 꾸며 놓은 건설업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공원 환경을 훼손한 혐의(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건설 육모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육 회장은 올해 2월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근린공원 부지(4050㎡)에서 소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 등 113그루를 무단 벌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공원은 시민 휴식을 위해 말죽거리 근린공원 부지로 지정된 곳이었다. 육 회장은 올해 초 이 부지를 사들여 주변에 펜스를 쳐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나무를 뽑은 뒤에는 잔디를 심어 개인 정원처럼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에 위치한 법원 측은 관할 구청에 ‘육씨의 개발 행위로 법원 피해도 우려되니 개발 허가 때 유의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법원도 개발해야 한다고 요청한다”며 구청에 공원 개발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육씨는 공원 부지에 있는 경사지를 무단으로 깎아 평지로 만든 혐의(산지관리법 위반 및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지자체와 경찰이 제지했지만 육씨는 “사유지에서 나가라”며 막무가내로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씨는 전국 모델하우스 부지 100여개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건설업계에서는 ‘모델하우스 왕’으로 불리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인기가요 식스팩, 보이그룹 ‘춤 담당’ 6人 연습 현장보니 “여심 저격”

    인기가요 식스팩, 보이그룹 ‘춤 담당’ 6人 연습 현장보니 “여심 저격”

    ‘인기가요’에서 남자 아이돌 멤버로 구성된 ‘식스팩’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지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24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의 ‘UDF(울트라 댄스 페스티벌)’무대에서는 갓세븐 주니어와 로미오 현경, 몬스타엑스 셔누, 세븐틴 디노, 아스트로 라키, NCT 텐까지 식스팩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식스팩 멤버 6명은 강렬한 남성미로 무장, 무대를 폭파할 듯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였다. 이들의 팀 이름 ‘식스팩’은 ‘UDF’ 프로젝트팀 ‘육하원칙’, ‘육룡이 나르샤’처럼 6명이라는 팀 특성을 살린 것으로 강한 남성미도 드러냈다. 앞서 공개된 ‘육하원칙’의 레드벨벳 슬기, 러블리즈 미주, 소나무 의진, 오마이걸 유아, 다이아 은진, 트와이스 미나의 걸크러쉬 무대와 ‘육룡이 나르샤’ 스테파니, 러블리즈 예인, 스텔라 가영, 우주소녀 성소, 빅스 엔, 스누퍼 우성의 무대 모두 SBS 공식 페이스북에서 도달률 100만을 가볍게 돌파했다. 인기가요 제작진은 팬들의 뜨거운 호응에 연습 영상, 고정 카메라 영상 등 미공개 영상을 오픈하기도 했다. 사진=SBS ‘인기가요’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기가요 식스팩, 갓세븐+몬스타엑스+세븐틴+NCT..‘춤신춤왕 어벤져스’

    인기가요 식스팩, 갓세븐+몬스타엑스+세븐틴+NCT..‘춤신춤왕 어벤져스’

    ‘인기가요’ 특별 보이그룹 ‘식스팩’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4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의 ‘UDF(울트라 댄스 페스티벌)’무대에서는 갓세븐 주니어, 로미오 현경, 몬스타엑스 셔누, 세븐틴 디노, 아스트로 라키, NCT 텐 등으로 구성된 ‘식스팩’이 파워풀한 안무로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식스팩’은 각자 소속된 그룹의 춤 담당임을 증명하듯 강도높은 안무를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 빨간색 의상을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 ‘식스팩’은 화려한 몸놀림과 카리스마, 카메라를 잡아 먹을 듯한 눈빛까지 강인한 매력을 뽐냈다. 한편 이날 ‘인기가요’에는 원더걸스, FT아일랜드, 비스트, 조미, 페이, 스텔라, 가비엔제이, 에릭남, 소나무, 비트윈, 세븐틴, 스누퍼, 아스트로, NCT 127, 구구단, 브로맨스, 디홀릭 등이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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