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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려다 봄 짜릿한 섬

    내려다 봄 짜릿한 섬

    지금껏 세 번 정도 겨눴던 것 같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과 악천후로 발길을 돌려세웠던 섬이 있다. 남녘의 절해고도 관매도(觀梅島)다. 전남 진도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섬으로 꼽힌다는 곳이다. 파도가 일군 기암괴석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 100년은 족히 넘겼을 솔숲이 해학적인 전설들과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했고, 국립공원 명품마을 제1호 등 이력도 화려하다. 장판 같은 바다 위로 봄바람이 살랑대던 어느 날, 네 번째 시도 만에 관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관매(觀梅)는 ‘매화를 본다’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는 누구나 섬에 매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 십상이다. 한데 이 섬과 매화는 별 관계가 없다. 볼매(볼뫼)도, 관호도 등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관매도로 바꿨다고 한다. ‘볼뫼’는 산을 본다는 뜻이고, ‘관호’는 호수처럼 잔잔한 앞바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섬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독특한 지형을 만나는 것이다. 관매도 역시 거대한 해안지형과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이런 웅장한 해안 경관들을 우리 선조들은 ‘뫼’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볼뫼’라는 낯선 단어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관매도 여행의 절정은 4~5월과 가을이다. 특히 봄에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물들 때 많이들 찾는다. 그런데 왜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얼추 2㎞에 달하는 해변을 혼자 걸어 본 기억이 있다면, 혹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해식동굴에서 혼자 파도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터다. 세상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귀에 가득 찬다. 그 장관이라는 유채꽃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붐비지 않는 한적함과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첫 배로 관매도에 들어왔다가 오후 배로 이웃 섬 조도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려면 관매도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3시간 정도다. 섬의 일부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일타쌍피는 해야 본전치기’라는 생각에서 이런 여정을 짜는 것일 텐데, 단언컨대 ‘본전’은 관매도에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들, 고요 속에 잠들고 어선 발동 소리에 잠이 깨는 낯선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관매도 가는 배는 진도항에서 탄다. 진도항의 옛 이름은 팽목항이다. 2014년 4월 이후, 대한민국 모든 이의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이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파서 발걸음하지 못한 사이 시간은 벌써 8년이 흘렀다.현지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다른 듯하다. ‘세월호 팽목 기억관’의 진도항 존치 여부를 두고 유족, 시민단체 측과 진도군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도항에서 1㎞쯤 떨어진 곳엔 국민해양안전관이 들어서고 있다. 세월호 추모, 해양 안전 의식 고취 등 여러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간인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5월 준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문을 연 뒤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다. 진도군과 국가가 운영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래저래 아이들 볼 면목이 없다. 오전 9시 50분 배를 탔다. 관매도로 가는 첫 배다. 조도와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등을 거쳐 관매도까지 간다. 거리는 진도항에서 24㎞ 정도. 원래 1시간 20분 거리지만 완행버스처럼 가다 보니 2시간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섬들을 줄줄이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관매도의 볼거리들은 섬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하루를 묵어도 다 돌아보려면 빠듯할 정도다. 대표적 경관은 ‘관매8경’으로 요약된다. 1경인 관매해변과 해송숲, 2경 방아섬(남근바위), 3경 돌묘와 꽁돌, 4경 할미중드랭이굴, 5경 하늘다리, 6경 서들바굴폭포, 7경 다리여, 8경 하늘담 등이다. 이 가운데 서들바굴폭포와 할미중드랭이굴, 다리여, 하늘담 등은 배를 타야 제 모습을 볼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길은 둘로 갈라진다. 왼쪽은 관매마을, 오른쪽은 관호마을이다. 관매마을 앞에 해변이 있다. 길이가 얼추 2㎞에 달하는 긴 해변이다.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는 바닷물이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깊이 차이가 별로 없다. 예전에는 관매도를 관호도라고 불렀다.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그랬다. 그 이름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해변이다. 해 질 무렵이면 장판 같은 바다 위로 해가 지는 서정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도 밀가루처럼 곱고 단단하다. 경운기가 오가도 끄떡없을 정도다. 해변 뒤는 해송숲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방풍림에 견줘 나무들의 둥치가 엄청 굵다. 솔숲 옆엔 거대한 후박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관매도의 성황림으로, 해마다 정초에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 동제를 지낸다. 해변 옆엔 거대한 층암절벽이 늘어서 있다. 멀리서도 시선을 끌던 곳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위용이 더 대단하다. 이쯤에서 관매8경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 층암절벽을 포함해 관매9경이라 불러야 했다. 실제 절벽의 모양이 채석강과 매우 흡사하다. 얇은 암석 절리들이 두꺼운 책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옆으로 펼쳐진 규모는 오히려 채석강보다 넓다.이런 지형에선 해식동굴이 다양하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절벽이 들고 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구랍’이라 부른다. ‘동굴 앞’에 있다는 뜻이다. 구랍 일대의 명소는 ‘독립문바위’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데 내려가기가 매우 위험하다. 워낙 급경사여서 국립공원 측에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사실 독립문바위 정도의 층암절벽은 관매해변 옆에서 얼마든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인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힘들여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낙조 풍경 역시 관매해변 쪽이 훨씬 서정적이다.관매해변과 장산편마을 사이엔 평탄하고 너른 들이 있다. 이 들녘은 관광객을 위해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밭으로 활용된다. 3월 말쯤이면 너른 들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일 테다. 독립문바위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방아섬이 있다. 섬 꼭대기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절구공이를 닮은 이 바위 덕에 섬 이름도 방아섬이 됐을 것이다. 한데 주민들은 굳이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방아섬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선녀들은 많은 곳을 두고 왜 하필 남근바위에서 방아를 찧고 놀았을까. 참 얄궂은 상상이 가미된 전설이다.이처럼 관매도의 대표 경관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해학과 풍경이 적당히 얽혔다. 관호마을 쪽의 돌묘와 꽁돌, 하늘다리 등도 비슷하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둥근 돌이었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갖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옥황상제는 하늘장사를 보내 꽁돌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데 지상에서 선녀와 맞닥뜨린 게 화근이었다. 선녀들은 방아섬에서 방아찧기 놀이를 하다가 지루하면 하늘다리로 날아올라 잠자리 같은 선녀 옷을 벗고 놀았다지. 하늘장사가 선녀들의 미색에 ‘멘털이 털려’ 함흥차사가 되자 옥황상제는 또 다른 사자들을 내려보냈다. 한데 이들마저 하늘장사의 전철을 밟았다. 화가 치솟은 상제는 꽁돌 옆에 묘를 만들어 이들을 묻어 버렸다. 그게 바로 돌묘란다. 무미건조하더라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남근바위 등은 사암류(화산쇄설성응회암)에 속한다.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남근바위는 절벽 꼭대기에 남은 응회암, 꽁돌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응회암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이 이어졌고, 그 덕에 현재의 형태를 이루게 됐다. 꽁돌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전설은 하늘장사의 손바닥 형상이라 보지만, 학술은 타포니라고 말한다. 선녀들이 옷을 벗고 놀았다는 하늘다리 쌍바위섬은 응회암 그 자체의 절벽지대다. 주민들은 베락밧(벼락바위)이라고 부른다. 벼락을 맞아 둘로 갈라졌다는 건데, 학술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갈라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절벽 양쪽으로 작은 다리가 놓여 오갈 수 있다. 폭은 3m 정도지만, 발아래 절벽의 높이는 50m에 달한다.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예전 주민들은 여기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고 한다. 하늘다리에 서면 멀리 동·서거차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 세월호를 삼킨 바다가 있다. 옷자락을 여밀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리여와 하늘담은 관호마을 끝자락에서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한다. 가는 길이 꽤 멀어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여행수첩 →오전 9시 50분, 낮 12시 10분 하루 두 차례 배가 오간다. 차량도 싣고 갈 수 있다. 여러 섬을 들르는 1항차는 2시간 5분, 조도만 들르는 2항차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성수기엔 운항 횟수가 는다. 새섬두레호 (061)544-5353, 한림페리호 544-0833. →섬에선 민박이나 캠핑을 해야 한다. 식당은 있지만 비수기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집에서 식사까지 해결해야 한다. 민박집은 꽤 많다. →섬에서 낚시는 금지다.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없다. 성수기엔 자전거 대여점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람선이 없어 섬 일주를 하려면 어민들의 배를 빌려야 한다. 값은 15만원 선이다. 관광객들끼리 돈을 추렴해 빌리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 [안도현의 꽃차례] 소나무의 운명/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소나무의 운명/시인

    열두어 살 무렵 나무젓가락과 깡통을 하나씩 들고 송충이 잡기에 동원된 적이 있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깡통이 가득 채워질 때까지 송충이를 잡았다. 선생님은 무엇보다 소나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둥산에다 나무를 심는 산림녹화사업은 1970년대 초반부터 범국가적으로 이루어졌다. 빨리 성장하는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일본잎갈나무, 편백 등이 이때부터 꾸준히 식재됐다. 국가가 주도한 이 조림 사업은 나무 대신 석탄과 석유를 주연료로 사용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가던 젊은이들은 상경해서 공장 노동자가 됐고, 이제는 봄날 근교의 산벚나무꽃을 지그시 관망하는 나이가 됐다. 50년이 지나간 것이다. 불땀이 좋아 나무꾼들에게 수난을 당하던 소나무는 울울창창 숲을 이루게 됐다. 숲에서 오래 성장한 소나무는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목재로 주로 이용됐으나 근래에는 업자들에 의해 도시로 이주했다. 조경업자들은 관공서와 아파트의 조경수로 소나무를 빠뜨리는 법이 없다. 몸값이 불어난 소나무는 21세기에도 그야말로 한국인들의 생활 밀착형 나무가 됐다. 소나무의 품종 중에 금강산에서 경북 울진까지 동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사는 금강송이 있다. 산림청과 문화재청이 울진 소광리 일대를 금강송 군락지로 지정할 무렵 시 한 편을 쓴 적이 있다. “소나무의 정부(政府)가 어디 있을까?/소나무의 궁궐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시작하는 시인데, 군락지 입구에 시비가 세워져 있기도 하다.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울진, 삼척 산불이 휩쓸고 간 곳은 금강송의 최남단 지역이다. 금강송은 가지를 옆으로 펼치지 않고 수형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아주 잘생긴 나무다. 폭설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몸을 곧추세워 눈 피해를 덜 입는 똑똑한 나무이기도 하다. 금강송이 자라는 숲을 일찍이 김명인 시인은 눈물겹게 아름다운 시로 노래한 적이 있다. ‘너와집 한 채’라는 시다. 앞부분은 이렇다.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이 금강송이 자라는 숲이 이번 산불로 대거 사라졌다. 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에 의한 실화다. 그렇다고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고 헬기와 소방장비,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린다고 못된 산불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산불이 지나간 지역의 산림복구사업에는 거의 다 소나무를 심는다. 치산녹화 정책 50년 동안 빼곡하게 소나무를 심어 산을 푸르게 만들었으나 산불에는 속수무책이다. 소나무에 대한 애착이 혹시 산불의 크기를 키웠던 것은 아닐까? 숲에 소나무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산불의 행동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소나무 한 종을 편애하면 그 주위에 오히려 멸종위기종이 늘어날 수도 있다. 다양한 나무가 자라는 숲이 건강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 두기도 생각할 때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쉿, 아기가 자고 있어요/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쉿, 아기가 자고 있어요/탐조인·수의사

    우리 동네에서 그곳을 발견했을 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바위 절벽 군데군데 심어진 나무는 수리부엉이가 딱 좋아할 만한 장소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그곳에 가서 수리부엉이의 흔적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몇 주를 그렇게 보낸 후 깨달았다. 비록 지형적으로는 수리부엉이가 좋아할 만하지만 그곳은 너무 시끄럽다는 걸. 사냥할 때 시력보다 청력을 더 많이 사용하는 수리부엉이로서는 그 장소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기회가 왔다. 수리부엉이 목격담이 꽤 들렸던 곳이다. 가서 살펴보니 바위 절벽은 사람 걷는 길 아래 바다 쪽으로 있어 둥지를 만들기엔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바람이 너무 센 것 같기도 했다. 주변 절벽이란 절벽은 다 살피다가 안 보여서 포기할 때쯤 파도 소리와 함께 아스라이 ‘부우부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리부엉이 소린데? 분명 근처에 있는 것 같아서 주위를 살피는데 어느 나무 아래 새똥이 흩어져 있었다. 혹시 수리부엉이 똥?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열심히 살피는 도중 눈에 띄는 털뭉치. 드디어 만났다, 수리부엉이. 사실 수리부엉이를 보러 간 2월은 수리부엉이가 한참 알을 품는 시기다. 그러므로 암컷은 꼼짝없이 둥지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둥지를 찾으면 수리부엉이를 보기 쉽지만 반면 둥지를 찾지 못하면 수리부엉이를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소나무에 앉은 수리부엉이를 보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 지금 새 학기가 시작됐듯 수리부엉이 2세들도 한참 태어나 자랄 시기다. 새끼들이 둥지에 있기 때문에 부모가 둥지를 떠나 멀리 가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둥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면 부모 수리부엉이가 둥지를 옮기기도 한다고 한다. 문제는 팔이 없는 수리부엉이가 새끼들을 옮기다가 떨어뜨려 미아가 되기 쉽다는 것. 빨리 구조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구조돼도 생존 기술을 부모로부터 충분히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사냥이 필수인 맹금들은 어려서 구조되는 순간 자생력이 확 떨어지고 다 큰 뒤에도 굶어 죽기 십상이다. 내가 애타게 찾아 헤맸듯 하늘을 나는 밤의 제왕, 멋진 수리부엉이를 보고 싶은 마음은 다 같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새끼 수리부엉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예민해지므로 조용히 멀리서 바라봐 주기를 부탁드린다. 그래야 그 예쁜 아기들이 잘 자라서 그다음해에 또 볼 수 있을 테니까.
  • 불 몰고 오는 ‘양간지풍’… 연간 169일, 산불에 잿더미 됐다

    불 몰고 오는 ‘양간지풍’… 연간 169일, 산불에 잿더미 됐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형산불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원 삼척은 물론 강릉과 동해로 번지면서 동해안 일대에서 9일 넘게 화재가 이어졌다. 13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산림 피해 추정 면적은 2만 4940ha나 된다. 울진 1만 8463ha, 삼척 2369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가 피해를 입었다. 지금까지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지역 산불 피해 면적인 2만 3794㏊를 뛰어넘는다. 서울 면적의 41%나 되는 숲이 화마에 사라진 것이다. 봄은 북고남저(北高南低)였던 겨울철 기압계가 남고북저인 여름철 기압계로 변해 가는 시기다.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고기압이 수축되고 이동성고기압과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면서 건조한 날이 잦아진다. 작은 불이 큰 산불로 커지기 쉬운 날씨가 이어진다. 더군다나 봄철 영동지방은 양간지풍 발생으로 산불에 특히 취약하다. 양간지풍은 안개, 황사, 소나기·우박·천둥 번개와 함께 한반도 봄철 4대 위험 기상 현상 중 하나다. 양간지풍은 봄철 영서에서 영동으로 부는 국지성 바람으로 강원 영동지방 양양군과 간성(현 고성군) 사이에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불기도 해 ‘양강지풍’으로도 불린다. 양양에서는 ‘불을 몰고 오는 바람’이라고 해서 ‘화풍’(火風)이라고도 한다. 양간지풍이 불 때 산불이 발생하면 불씨가 바람을 타고 수백 미터를 날아(비화·飛火) 진화를 어렵게 한다.양간지풍은 남고북저 형태 기압이 배치돼 있고 산 정상 부근에 역전층이나 등온층이 존재할 때 발생한다. 보통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은 떨어지는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높아질 경우를 역전층, 고도가 높아지는데도 기온에 변화가 없는 경우를 등온층이라고 한다. 양간지풍은 태백산맥의 산 사면을 따라 내려가면서 단열압축돼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빨라지는 특징이 있다. 2015년 4월 26일 발생했던 양간지풍은 미시령, 고성 대진항, 양양공항에서 측정된 일 최대 순간풍속이 소형 태풍과 비슷한 속도인 초속 20m였다. 신호등이 흔들리고 사람이 걷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 산에 있는 대표 수종은 굴참나무(활엽수)와 소나무(침엽수)다. 활엽수와 침엽수에 불이 붙었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굴참나무 낙엽은 화염 유지 시간이 23초인 데 비해 소나무 낙엽은 57초나 된다. 화염 높이도 굴참나무는 30㎝이지만 소나무는 50㎝다. 산불은 복사열과 대류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지의 불보다 번지는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경사 30도의 산에서 초속 6m의 바람만 불어도 평지에서 무풍일 때와 비교해서 확산 속도는 약 78배 빨라진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권춘근 박사는 “산불 확산의 3요소는 풍향·풍속, 연료가 되는 나무의 종류, 산의 경사”라며 “이번에는 양간지풍이 부는 상황에 불에 취약한 침엽수가 급경사의 산에 빽빽하게 있어 대형 산불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낙뢰 같은 자연현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산불 진화 뒤 식생회복도 자연스럽고 야생동물 개체수 증가도 비교적 단기간에 이뤄진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자연 산불은 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람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산불은 토양의 화학적 조성을 바꿔 버리고 유실량도 많아 야생동물 개체수가 산불 이전으로 회복되고 숲이 온전한 상태를 회복하기까지 약 100년이 걸린다. 권 박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산불 발생일수가 연간 112일이었는데 최근 3년간은 169일로 57일이나 늘어나는 등 산불의 연중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산림청장 “울진 금강송 군락지 방어 성공했다고 판단”

    산림청장 “울진 금강송 군락지 방어 성공했다고 판단”

    경북 울진 산불이 11일 발생 8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가장 우려했던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 방어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전날 오후에 죽어있던 화선이 밤사이에 살아나는 급박한 상황이 있었으나 진화대원들이 악전고투로 막아냈다”며 “현재 금강송 군락지와 가까운 15구역의 주불을 끈 뒤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되살아난 화선이 금강송 군락지 핵심구역 1.4㎞까지 접근하는 아찔한 상황이 전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이날 소광리 일대 완전 진압을 목표로 진화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일출 무렵인 오전 6시 40분을 전후해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집중 투입했다. 산림청 헬기 81대와 산불 진화차 등 차량 280여대, 특수진화대원 등 인력 3300여명이 나섰다. 울진지역 화선 총 길이는 약 68㎞이며 이 가운데 7∼8㎞가 응봉산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금까지 진화율은 80%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완전 진화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산림당국 설명이다. 화세가 강한 응봉산 일대 산세가 워낙 험한 데다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시계가 좋고 바람이 비교적 약해 진화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밤사이 당국은 인력 12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여 산불 확산을 막았다. 지금까지 산불 영향구역은 1만 9993㏊(울진 1만 8484㏊·삼척 1509㏊)로 추산되며 시설물은 주택 346채 등 651곳이 불에 탔다. 대피 중인 주민은 385명이다.
  • 전남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최고 산책코스는?

    전남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최고 산책코스는?

    “조례호수 공원에는 반려견과 같이 온 사람들이 많아 마음 편하게 자주오고 있어요.” 9일 오후 3시 순천 조례호수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김모(46·광양시 광양읍)씨는 “탁 트인 전경과 호수가 멋져 주말에는 일부러라도 들른다”며 “강아지들도 아주 신나게 뛰놀아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3월 따스한 봄을 맞아 전남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최고 산책코스는 어디일까? 9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내 반려인 1000만명 시대 흐름에 맞춰 반려견과 함께 즐길 산책코스로 순천 조례호수공원, 담양 창평 슬로시티, 화순 동구리 호수공원을 3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 순천 조례호수공원은 17만㎡의 넓은 면적에 음악분수, 소나무숲, 전망데크, 정화의숲, 쌈지숲, 잔디광장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달 말에는 하얀 팝콘처럼 멋진 왕벗꽃길이 펼쳐진다. 인근의 죽도봉공원 있는 울창한 대숲과 동백숲을 걸으면 운치가 있고, 밤에는 순천 시내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은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조선 후기 전통 사대부 가옥과 구불구불한 옛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국적 풍경의 메타프로방스를 비롯해 가로수가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길, 다양한 수목으로 이뤄진 한국 정원 소쇄원에서 반려견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다. 화순 동구리 호수공원은 잘 조성된 수목 덕분에 봄마다 벚꽃과 철쭉이 만개하는 꽃길로 변신한다. 수변산책로, 맨발로 걷는 지압보도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다. 특히 탁 트인 뚝방길을 지나면서 만연산 아래로 펼쳐진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사계절 내내 주민이 즐겨찾는 산책코스이자 반려견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도 관계자는 “따뜻한 봄 햇살과 아름다운 꽃을 즐기며 전남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며 “올해는 반려인이 즐겁게 전남을 찾을수 있도록 반려견 놀이터를 비롯한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펫 투어 여행상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동해안 산불 엿새째인 9일, 울진 주불 진화 총력…헬기 80여대 현장 투입

    동해안 산불 엿새째인 9일, 울진 주불 진화 총력…헬기 80여대 현장 투입

    울진·삼척 등 동해안 산불 발생 엿새째인 9일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주불 진화를 목표로 총력을 쏟고 있다. 당국은 일출 무렵인 오전 6시 45분을 기해 산림청 헬기 40여대를 비롯해 군 당국과 소방, 경찰 헬기 등 80여대를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또 공무원과 특수진화대원, 군인 등 진화 인력도 4000명 정도 동원했다. 울진에서는 이날 9시까지 서북서풍이 초당 2m 속도로 불다가 이후 초속 2m의 북풍으로 바뀐 뒤 오후에는 북동풍이 초속 4m로 불 것으로 당국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바람이 비교적 잔잔한 오전에 큰 불줄기를 제압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금강소나무 숲이 조성된 소광리 외곽까지 불이 확산한 만큼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핵심보호구역 주변 임도에 방어선을 구축해 피해를 막기로 했다.지난 밤사이 당국은 진화인력 300여명을 투입해 산불이 응봉산 방향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당국은 또 강릉 옥계·동해 등 강원지역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22대와 인력 1100여 명을 투입했다. 삼척 진화구역은 경북 울진과 함께 묶여 헬기 총 89대가 투입되며, 이 중 소수 헬기가 삼척에 투입된다. 인력은 700여 명은 화마와 맞선다. 삼은 진화율이 80%를 유지하고 있다. 약 90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던 강릉 옥계·동해 산불 피해지역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날 0시 25분께 동해시 신흥동 비천골에서 산불이 재발화한 모습이 관측됐다. 이곳은 인력을 투입한 진화가 어려워 마지막까지 연기가 났던 곳으로, 다행히 밤사이 바람이 약해 크게 확산하지는 않았다. 다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대피 준비를 당부해 둔 상황이다. 현재 영동에는 건조경보가, 영서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대기가 매우 건조하다.
  • 유생들 배움 궁금했나… 명륜당 향해 고개 숙인 ‘학자수’

    소수서원은 흰 눈을 머리에 끼얹은 듯한 소백산의 비로봉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명종으로부터 사액을 받기 전에는 ‘백운동서원’으로 불렸다. 동쪽에는 죽계천이 서원 주위를 어루만지듯 흐르고 입구엔 수백 그루의 적송들이 서원을 에워싸듯 들어서 있다. 유생들이 소나무의 장엄한 기상을 닮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적송들을 심었다고 한다. 겨울을 이겨 내는 소나무처럼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 내고 참선비가 되라는 의미로 후대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학자수’라고 부른다. 현재는 그 수가 수백 그루에 이르러 숲을 이루고 있으니 ‘학자수림’(學者樹林)이 됐다.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은 “서원에서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것은 호연지기의 자연법칙과 선현이었다”면서 “사색하면서 상생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유생들에게 학자수는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서원을 찾은 유생들은 늘어선 학자수와 죽계천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숲과 나무, 계곡 등 자연을 통해 사색과 상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은 한국 서원의 중요한 특징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수서원 입구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한결같이 서원의 핵심인 강학 공간 ‘명륜당’을 향해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는 듯 비스듬히 서 있다. 서원에서 진행되는 강의와 유생들의 책 읽는 소리를 열심히 듣다 보니 소나무들이 한결같이 비슷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원을 바라보지 않고 있는 소나무들은 “공부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유생들에 비유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서원은 지형과 자연경관을 활용해 학문과 인격 수양에 최적화한 건물 배치를 하고 있다. 존경하는 스승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사당이 있는 제향 공간과 공부와 숙식을 위한 건축물이 들어선 강학 공간, 서원 관계자들 모임과 유생들이 시를 짓고 토론도 벌이며 휴식하고 교류하는 유식(遊息)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소수서원의 경우 문성공묘와 전사청이 제향 공간에 해당하고 명륜당, 일신재, 직방재, 학구재, 지락재, 장서각 등이 강학 공간이다. 유식 공간으로는 주세붕이 세운 경겸정과 죽계천 건너 경자바위, 이황이 지은 취한대, 이준이 조성한 탁청지 등이 있다. 학자수림은 죽계천과 함께 유식 공간으로 분류해도 무방한 곳이다. 서책만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정자와 누각, 누대를 지어 외부의 경치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인격과 학문 수양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 조선 선비들이 시문을 짓고 풍류의 멋을 가까이한 것도 서원의 이런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헬기 82대·15m 간격 방화선 금강송 사수… “산불 장기전 대비”

    헬기 82대·15m 간격 방화선 금강송 사수… “산불 장기전 대비”

    8만여 그루… 숲 원형 보존 가치 커“일요일 비오기 전 주불 진화 총력” 강릉·동해도 특별재난지역 선포경북, 이재민 생계비 정부와 협의닷새째 사투… 720억원 피해 추정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를 닷새째 휩쓸고 있는 화마가 8일 국가 중요 자원인 금강송 군락지까지 번졌다. 다행히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늦게 군락지에 진입한 불길을 거의 진화했지만 또다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원 강릉시와 동해시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1시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화선(불줄기)이 군락지 능선으로 약간 넘어온 상태”라면서 “핵심 군락지가 방어가 힘든 계곡에 모여 있는데 최대한 방어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후 4시간여 만에 다시 돌아와 “금강송 군락지 진입 불길을 거의 진화했다”면서 “일부 고사목이 타는 등 큰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조사해 봐야 한다”고 했다. 당국은 울진군 금강송면 금강송 군락지 방어를 위해 초대형 헬기 2대 등 모두 82대의 헬기를 투입했다. 소광리 군락지와 두천리를 잇는 경계선의 야산에는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요원들이 15m 간격으로 길게 늘어서 방화선을 구축하고 불길과 맞섰다. 험한 산세와 빽빽한 숲, 넓은 구역, 서쪽으로 들이닥치는 동풍 등 악조건이 겹쳐 진화 작업이 더욱 힘들었다. 면적이 2247㏊에 이르는 소광리 금강송 숲(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수령 200년이 넘는 소나무 8만여 그루가 자라며 숲의 원형이 잘 보전돼 생태적 가치가 크다. 특히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 2그루, 수령 350년으로 곧게 뻗은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한다. 2008년 숭례문이 불에 탔을 때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가 바로 소광리 금강송이다. 당국은 장기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최 청장은 “2000년 동해안 산불이 10일간 이어졌고 마지막 날 비가 오면서 진압됐다”며 “진화 시점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비 예보가 있는 일요일) 이전에 주불을 끌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진 산불이 심각해지면서 경북도는 덕구온천리조트에 이재민을 분산하고 친인척 집에 사는 이재민에 대한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대피소 바닥이 얇은 매트 정도여서 콘크리트 냉기를 막기엔 역부족인 데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많은 이재민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울진 지역 이재민은 530가구 585명이다. 강원 동해안은 코로나19에 이어 대형 산불까지 겹쳐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동해시에서만 묵호 등 주요 관광지와 시내 곳곳에서 180여채 이상의 주택과 2700㏊에 이르는 산림이 소실돼 72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강릉과 동해시 산불 피해가 확산함에 따라 수습, 복구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위해 (지난 6일) 울진과 삼척에 이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선포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동해안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2만 2461㏊의 산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면적의 3분의1이 넘는다. 다행히 강릉·동해 산불은 오후 7시쯤, 영월 산불은 오전 10시쯤 주불을 진화했다.
  • [속보] 울진 산불 진화 총력전…“주민 대피, 전국 헬기 집결”

    [속보] 울진 산불 진화 총력전…“주민 대피, 전국 헬기 집결”

    울진·삼척 산불 닷새째인 8일 산림당국은 일출 시각인 오전부터 헬기 82대를 띄워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어제보다 20대 증가한 수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울진 산불 현장 지휘본부에서 현장 브리핑을 갖고 이렇게 밝혔다. 최 청장은 “전날 야간 바람이 강하지 않아 다행이다. 소강 상태였다”면서도 “전날 생각보다 진화 성과 나오지 않아 오늘 노력하겠다. 국지전 통해 산불 진화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전체적으로 소강상태”라며 “소나무 군락지에 불똥이 날아들어 즉시 진화 작업에 나섰다. 대흥리 주민들 총 300여명이 대피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은 산불 범위가 크므로 일부를 진압하려고 해도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주안점은 전국의 헬기를 중심으로 진화 자원을 최대한 집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씨줄날줄] 금강송/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금강송/이동구 논설위원

    ‘~가족에겐 못할 말이 있어도/소나무 친구에겐/못할 말이 없다. 옛사람들이 살던 집은/소나무와 흙으로만 지었는데/그 두 가지가/사는 이의 성품을 닮았기 때문이다’ 황금찬 시인은 “소나무가 아버지의 성품을 닮았다”고 했다. 퇴계 이황은 “돌 위에 자란 천년 묵은 불로송/검푸른 비늘같이 쭈글쭈글한 껍질/마치 날아 뛰는 용의 기세로다”라며 변치 않는 절개와 강인함이 선비의 삶에 녹아 있는 듯 소나무를 좋아했다. 소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국토 전역에 분포해 있고,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다. 애국가에도 나올 뿐만 아니라 아기가 태어나면 대문에 걸었던 금줄에도 소나무 가지가 사용됐다. 시인 묵객들은 매화,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라 부르며 소나무를 사랑한다. 줄기가 붉어서 적송(赤松)이라 부르기도 하고, 육송ㆍ해송ㆍ여송(女松) 등 자라는 장소나 모양새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금강산을 비롯해 태백산맥 일대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금강송’(金剛松)이라 부른다. 유난히 붉은 빛을 머금은 채 곧고 높이 자라는 게 특징이다. 늘씬하게 키가 크다고 해서 미인송(美人松)으로 불리기도 했다. 울진, 봉화 등지에서 자란 금강송이 춘양역을 통해 운반됐다고 해서 춘양목(春陽木), 궁궐에서 사용됐다고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린다. 경북 울진군에는 3700여㏊ 규모의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내에 1500여㏊ 규모의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수령 100~200년가량의 금강송 8만여 그루를 비롯해 1000만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금강송은 2001년 경복궁 태원전 복원 사업과 2008년 숭례문 화재 복원에도 사용됐다. 2015년부터 지역의 행정 명칭도 ‘금강송면’으로 바뀌었다. 군락지 입구에는 조선 숙종 시대 새긴 입산금지 표지석이 남아 있어 이곳이 얼마나 중요하게 관리돼 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울진과 삼척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며 금강송 군락지를 위협하고 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지 주민들의 고통도 나눠야 할 뿐 아니라 수백년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 온 금강송을 비롯한 산림의 훼손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산불이 빨리 진화되길 학수고대한다.
  • “잦은 대형 산불 방재 우선순위 높여야”

    “잦은 대형 산불 방재 우선순위 높여야”

    2018년 3월 고성, 2019년 4월 고성·강릉·인제, 2020년 3월 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처럼 봄철 동해안 지역의 소나무숲에서 시작한 산불이 초대형 화재로 번지는 일이 숱하다. 봄철에 건조하면서 빠르고 센 바람이 부는 푄 현상이 나타나는 지형인 데다 인화성 높은 소나무가 많은 탓에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전체 산을 뒤덮는 일이 잦은 것이다. 국내 산림정책에서 반복되는 대형 산불 방재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산림청의 ‘숲가꾸기’ 사업에 대한 개선점을 논의하자고 제언했다. 숲가꾸기 사업은 인공조림지 등에서 지속가능한 생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가지치기, 생장이 나쁜 나무 솎아베기(간벌) 등을 하고, 자연적으로 조성된 천연림을 관리하는 일이다. 홍 교수는 “숲을 건조하게 만드는 숲가꾸기 사업”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산불을 억제하는 참나무류 등 낙엽활엽수와 키 작은 나무는 잡목이라는 이유로 베어 버리니 산불다발지역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이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해안 지역에 소나무숲이 많은 점을 고려해 수종 획일화보다는 다양한 나무가 공존하고 산림의 자연성을 살리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동해안 지역은 땅이 척박해 소나무가 잘 자라고 소나무숲이 자연 조성된 경우가 많다”며 “숲가꾸기 사업은 산림을 계획적으로 육성·관리하는 ‘경제림’을 우선으로 진행하고 이번 산불 지역처럼 험한 산지는 사업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국내에서는 산불재해 방지를 위한 숲가꾸기보다 목재 생산을 위한 숲가꾸기 비중이 더 큰 현실적 한계가 있는데, 민가가 인접한 산의 초입 지역에는 활엽수를 키우는 등 현실적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산불취약지역에 불씨를 키우는 연료 역할을 하는 송진이나 잔가지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2015년도부터 ‘디지털 숲가꾸기’ 일환으로 국내 국유림·사유림 정보를 구축해 나가는 등 산불 확산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 울진·삼척 산불 진화 나흘째 ‘골든 타임’ 잡아…기상특보 해제 및 산불 기세 꺾여

    울진·삼척 산불 진화 나흘째 ‘골든 타임’ 잡아…기상특보 해제 및 산불 기세 꺾여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은 7일 산림 및 소방 당국이 진화에 공세적으로 나섰다. 강풍 기상특보가 해제된데다 산불도 확산세가 꺾여 진화에 최적의 기회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산림청은 7일 일출 시각인 오전 6시 46분부터 헬기 53대와 인력 5000여 명을 동원해 주불 진화에 들어갔다. 또 피해 민가를 직접 순찰하며 남은 불씨를 제거하기로 했다. 이날 일출 이후 화재 현장에는 남서풍 또는 남풍이 약하게 불다가 오전 10∼12시께 풍속이 3∼4㎧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해안 쪽에는 남동풍이 5㎧까지 불 것으로 보인다. 기상 여건은 동풍이 부는 화요일 오후(8일)부터 악화할 것으로 보여, 산림 당국은 그전까지 주요 상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울진군 북면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은 같은 날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한 데 이어 5일 남쪽인 울진군 죽변면과 울진읍 방향으로 번졌다가 6일 오후 북동풍을 타고 금강송면 소광리로 향했다. 소광리에는 수령이 500년 대왕 소나무 등 금강송 군락지가 자리하고 있어 핵심 보호 구역으로 꼽힌다. 산림 당국은 밤새 불길이 금강송 군락지와 대흥리 민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야간 진화에 집중했다. 야간 진화 인력 1874명(소방대 829명, 공무원 222명,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23명 등), 장비 767점(소방차 252대, 진화차 13대,지휘차 2대,기타 등짐펌프 등 500점)이 동원됐다. 이 중 산림청 13개 팀 201명과 경북도 3개 팀 51명, 물차 2대, 소방차 10대는 지상에서 소광리를 보호하기 위해 분투했다. 소방당국은 36번 국도를 중심으로 민가와 주요 시설을 보호했으며, 야간드론 2개 팀이 관찰을 계속했다산림 당국은 이날 강원지역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42대, 인력 5000여 명을 투입했다. 강릉 옥계와 동해에 헬기 28대와 인력 3300여 명, 삼척과 영월에는 각각 6대·1500명, 8대·400명을 배치했다. 당국은 밤사이 불길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며 민가와 시설물 보호에 집중했다. 산불피해지 모두 바람이 1m 안팎으로 관측될 정도로 잦아들어 확산하지 않았다. 한때 동해 신흥동 신흥마을 주민들이 멀리 보이는 불길을 보고 불안해하면서 동해시가 대피를 당부하는 재난 문자를 보내고, 소방차도 마을에 배치했으나 다행히 긴박한 상황은 없었다. 현재 동해안에는 남서쪽에서 바람이 초속 2.4m로 불고 있고, 영월은 초속 0.5m로 매우 낮게 불고 있다. 내 전역에 내려져 있던 강풍 특보는 전날 해제됐다. 건조특보는 영동과 영서 모두 여전히 발효 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동해안지역 산불의 주불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설] 연례행사 된 동해안 산불, 인재 요인 줄여야

    [사설] 연례행사 된 동해안 산불, 인재 요인 줄여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ㆍ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피해 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어제 오전까지 1만 2371㏊의 산림이 불탔다. 축구장 3만여개 규모라고 하니 거의 재앙 수준이다. 바싹 마른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소방당국도 확산을 막는 방어적 진압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데 이런 재앙을 부른 산불 원인으로 담뱃불 실화 등 인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강릉시 옥계와 동해시 일대를 사흘째 태우고 있는 산불은 한 주민이 자택과 인근 빈집에 토치로 불을 지른 게 산으로 옮겨붙은 것이라고 한다. 이 범행으로 산림 1850㏊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울진에서 발화해 삼척으로 번진 산불도 인재로 추정된다. 불이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옆 배수로에서 시작된 점으로 미뤄 누군가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 낙엽에 옮겨붙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불은 나흘째 이어져 축구장 1만 7000여개 면적을 초토화했다. 산불의 대부분은 주민이나 입주민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지난해만 해도 산불 653건 중 179건이 입산자의 실화, 89건이 쓰레기 소각, 69건이 논밭 태우기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실화자 검거율은 41%에 불과하다. 검거돼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3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지만 대부분 과태료나 기소유예 등으로 끝난다. 과태료도 평균 184만원에 불과하다. 이러니 산불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실화, 방화 구분 없이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라고 주문한다. 빽빽한 소나무숲도 강원 지역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정 간격으로 소나무를 솎아내 밀도를 낮추고 활엽수와 혼합해 심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겨울 가뭄·태풍급 양간지풍·‘불쏘시개’ 소나무… 산불 키운 기후위기

    겨울 가뭄·태풍급 양간지풍·‘불쏘시개’ 소나무… 산불 키운 기후위기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에 번지고 있는 이번 산불에 대응해 산림 및 소방 당국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쉽사리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기후위기에 따라 지난겨울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나타났고, 이에 동해안 지역이 바싹 말라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 지역 특유의 센 바람인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맹위를 떨치는 데다 불에 잘 타는 소나무가 해당 지역에 유독 많이 분포돼 있는 것도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날 서울신문이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울진 지역의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강수량은 5.6㎜, 지난 1월 14.6㎜, 2월 4.3㎜ 등을 기록했다. 2월 강수량은 5년 평균(24.9㎜)의 6분의1, 20년 평균(36.3㎜)의 9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12월 강수량의 5년 평균(10.1㎜)과 20년 평균(26.9㎜)을 비교해 봐도 지난겨울 가뭄이 극심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겨울철 강수량 감소는 울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기상청의 ‘유역별 월간 강수통계정보’를 살펴보면 올해 1월 전국 강수량은 1.5㎜로 1월 평균 강수량(24.6㎜)의 6.3%에 불과하다.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적다. 지난해 12월 강수량은 5.7㎜로 평년(25.4㎜) 대비 19%를 기록해 역대 강수량 최소 3위에 올랐다. 겨울철 눈이 적게 내리면 바싹 마른 낙엽은 불쏘시개 역할을 해 산불 피해가 더 커진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24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6건 대비 두 배에 육박한다. 2011~2020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474건)의 절반 정도다. 10년간 산불 발생의 59.1%가 3~5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산불 발생 건수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산불은 미국 대형 산불 등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3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5일 산불과 관련해 “지금 필요한 건 기후 재난으로부터 모두를 지키는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양양과 고성·간성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부는 ‘양간지풍’이 이번 산불의 주범으로도 손꼽힌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도 강하게 불어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도 불린다. 이 계절풍은 고온 건조한 특성이 있는 데다 속도까지 빠르다. 한번 불이 붙으면 대규모 산불로 번지게 만든다. 봄철 한반도 남쪽에 이동성고기압이 위치하고 북쪽에 저기압이 위치하면 강원 지역으로는 따뜻한 서풍이 분다. 이때 강원 지역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게 된다. 아래에 위치한 차가운 공기가 위의 따뜻한 공기와 태백산맥 사이의 좁은 공간을 압축해 지나면서 고온 건조한 빠른 풍속의 바람으로 변한다. 지난 4일 밤사이 동해와 옥계 지역 산불 현장에서도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9m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이와 함께 송진 등으로 인화력이 강하고 내화성이 약한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이 많은 것도 동해안 산불이 대형화하는 원인이다. 소나무 송진은 한번 불이 붙으면 오랜 시간 지속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에는 송진 같은 기름 성분이 많기 때문에 불이 한번 붙게 되면 끄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의 방향이 진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4일엔 서남서풍에 따라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다가 5일엔 바람이 방향을 바꾸면서 불길이 울진 쪽으로 남하했다. 송전탑과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나 있어 헬기 진화도 어려움이 크다. 비 소식 역시 오는 13일에나 있어 진화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 “350년 된 미인송 등 울진 금강송 군락지 1000만 그루 지켜라”

    “350년 된 미인송 등 울진 금강송 군락지 1000만 그루 지켜라”

    경북 울진 산불 사흘째를 맞아 산림 당국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산림 당국은 일출과 함께 울진 지역에 헬기 51대, 인력 5400명을 투입해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방향 등에 대한 공중 진화에 집중했다. 2011년 3월 울진 기성면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령 50~100년이던 금강송 16만여 그루가 한순간에 사라졌던 악몽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까지도 주불을 잡지 못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 숲 쪽으로 화선이 점점 진행되고 있다”며 “화선과 소광리 군락지의 거리는 약 500m로 몹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소광리 금강송 숲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불길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소광리는 국내 소나무 가운데서도 재질이 특히 뛰어나 최고로 치는 금강송 군락지(면적 2247㏊)로 유명하다. 군락지에는 수령이 520년인 보호수 2그루, 350년인 미인송,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 등 모두 1000만 그루 이상의 다양한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지름이 60㎝ 이상 되는 아름드리 금강송도 1600여 그루나 된다. 이곳은 1959년 육종보호림으로 지정된 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현재 울진 지역에서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록시키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울진 불영사에 있는 조선 후기 불화 ‘영산회상도’와 불교 의례용 가마 ‘불연’(이상 보물) 등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급히 이송하고 불영사 응진전과 대웅보전(이상 보물)에 물뿌리기 조치를 취했다. 전날에는 국보 ‘장양수 홍패’(월계서원 소장)를 후송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주요 문화재는 이날까지 동해 어달산 봉수대(강원도기념물)가 확인됐다.
  • ‘여의도 49배 면적’ 동해안 산불에 문화재청 “보물 긴급 이송”

    ‘여의도 49배 면적’ 동해안 산불에 문화재청 “보물 긴급 이송”

    지난 4일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피해 면적이 1만 4222㏊로 늘어난 가운데 문화재 보호에도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문화재의 추가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산불의 이동경로로 예상되는 지역의 보물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하고, 살수 작업 등을 병행한다. 6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5일 강원도기념물인 동해 어달산 봉수대가 일부 피해를 봤지만, 다른 지정문화재는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울진 산불이 남하할 것으로 예상돼 불영사에 있는 보물 2점과 경북유형문화재 1점을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오전 11시 기준 동해안 산불의 영향을 받은 지역은 역대 두번째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49개가량 모인 규모고,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만 9918배에 달한다. 하지만 강풍 등으로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자 문화재 당국은 이 지역 화재 피해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된 울진 불영사 응진전, 대웅보전 주변의 살수 작업과 낙엽 제거, 가지치기 작업을 완료했다”며 “보물 영산회상도와 불연(佛輦), 경북유형문화재 신중탱화의 이송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길이가 4m에 달하는 영산회상도와 신중탱화는 조선 후기 불화이고, 불연은 17세기에 제작된 불교 의례용 가마다. 문화재청은 탱화와 불연이 구조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상태를 점검한 뒤 무진동 차량으로 신중히 이송할 방침이다.불영사가 소장한 또 다른 경북유형문화재 불패는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가 있어 이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경북유형문화재 불영사 삼층석탑과 경북문화재자료 불영사 부도는 내열 처리된 방염포로 덮을 예정이다. 651년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불영사 근처에는 명승 울진 불영사 계곡 일원과 천연기념물 울진 성류굴,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가 있다. 또 보물 울진 구산리 삼층석탑과 국가등록문화재 울진 행곡교회도 있다. 강원도는 법당 3동이 전소된 동해 향운암의 강원문화재자료 천지명양수륙잡문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이 서적은 1592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교 의례서다.한편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한 산불로 어달산 봉수대에 피해가 생겼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고려시대 만들어진 봉수대는 망상해변과 묵호항 사이의 어달산 정상에 있는 것으로, 현재 지름 9m, 높이 2m의 터가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또 울진읍 월계서원에서 보관하던 장양수 홍패를 죽변면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수장고로 이송했다. 이 유물은 고려 희종 원년인 1205년 과거에 급제한 장양수가 받은 문서로 크기는 가로 93.5㎝, 세로 45.2㎝다.
  • [속보] 산림청장 “금강송 군락지에 불 들어갈 수도”

    [속보] 산림청장 “금강송 군락지에 불 들어갈 수도”

    최병암 산림청장은 6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산불상황·진화 대책을 설명하며 “금강송 군락지 상황에 따라 불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청장은 “울진군 금강송면 금강소나무숲·불영사 문화재 보호를 위한 산불 저지선 구축 등 민가 보호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국지적으로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YTN·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오후 6시 12분 기준 산불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금강송 군락지에 불이 들어간다면 소나무가 8만그루가 빼곡하게 심겨 있어 큰 불로 확산할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이날 이 지역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 산불로는 역대 4번째다.
  • 강원 산불로 동해 봉수대 피해…문화재청 “국보 이송”

    강원 산불로 동해 봉수대 피해…문화재청 “국보 이송”

    경북·강원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3일째 이어지며 산림당국이 진화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문화재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문화재청은 산불로 인해 강원도기념물인 동해 어달산 봉수대가 피해를 봤다고 5일 밝혔다. 어달산 봉수대는 망상해변과 묵호항 사이의 어달산 정상에 있는 것으로, 현재 지름 9m, 높이 2m의 터가 남아 있다. 봉수대는 고려시대에 여진족 침입에 대비해 만들었고, 조선시대에도 사용됐다고 알려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한 산불로 어달산 봉수대에 피해가 생겼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울진과 삼척 지역 산불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울진·삼척의 산불 영향 구역은 1만 2317㏊로 늘었다. 울진 산불 발화지점 주변 국가지정문화재로는 국보 울진 봉평리 신라비와 장양수 홍패, 천연기념물 울진 화성리와 후정리 향나무가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울진 용장교회, 경북기념물 울진 주인리의 황금소나무도 있다. 문화재청은 울진읍 월계서원에서 보관하던 장양수 홍패를 죽변면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수장고로 이송했다. 이 유물은 고려 희종 원년인 1205년 과거에 급제한 장양수가 받은 문서로 크기는 가로 93.5㎝, 세로 45.2㎝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된 나무에는 물뿌리기 작업을 했다”며 “산불 상황을 지켜보며 문화재 피해가 있는지 지속해서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 부자 기운이 팍팍! 쉬어만 가도 대박

    부자 기운이 팍팍! 쉬어만 가도 대박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창업주들이 태어나 자란 ‘부자 명당’ 마을이 부자관광 테마마을로 조성된다. 경남 진주시는 대기업 창업주가 대거 배출된 지수면 승산마을을 부자관광 마을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승산마을은 구인회(1907~1969) LG그룹 창업주와 허만정(1897~1952) GS그룹 창업주 등 범LG 창업주들이 나고 자란 곳이다. 이들의 고택은 여전히 잘 보존돼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1910~1987) 전 회장의 매형인 허순구 집터도 있다. 이 전 회장은 어린 시절 승산마을 매형 집에서 인근 지수초등학교에 다녔다. 승산마을 앞에 있는 지수초등학교는 구인회, 이병철, 조홍제(1906~1984) 효성그룹 창업주 등 국내 대표 기업인 세 명이 나란히 1회로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지수초등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2009년 문을 닫았다. 진주시는 54억원을 들여 이 폐교를 기업가 정신교육센터 및 전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오는 3~4월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학교 안에는 구인회·이병철·조홍제 세 사람이 함께 심고 가꾼 것으로 전해지는 100년 가까이 된 큰 소나무가 있다. 부자소나무(재벌송)로 불리며 명소가 됐다. 진주시는 방문객이 이 마을에서 편안하게 쉬며 부자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도록 80억원의 사업비로 테마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마을 안에 한옥 숙박시설을 건립하고 기업인 생가와 마을 주변을 산책하는 기업가정신 문화탐방로를 조성한다. 6실 규모로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한 채는 지난 1월 완공됐다. 게스트하우스 부대시설인 다목적관은 곧 완공된다. 마을 안에 비어 있던 한옥 네 채를 매입해 두 채는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나머지 두 채는 관광객 공용공간과 관리실로 쓰기 위해 개·보수 중이다. 진주시는 숙박시설을 올해 안에 모두 완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기업인들의 생가 고택은 관리 문제로 개방하지 않았지만 진주시는 관광객이 생가 안을 구경할 수 있도록 후손들과 협의해 개방을 추진 중이다. 승산마을에서 17㎞쯤 떨어진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는 이 전 회장이 태어난 생가가 있다. 이 집은 2007년부터 개방돼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승산마을 숙박시설이 준공되면 관광객들이 승산마을, 지수초등학교, 장내마을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한 마을에서 많은 기업가가 배출된 승산마을을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는 테마마을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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