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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방색으로 고향 붓질… 내 전부를 쏟아내”

    “오방색으로 고향 붓질… 내 전부를 쏟아내”

    “그림에 한번 빠지면 아편 저리 가라예요.” 칠순이 된 류병엽 화백이 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갤러리 현대(02-734-6111)에서 100∼500호에 이르는 대작으로 ‘큰 그림전’을 연다.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평생 전업작가로 살아온 그다. 류 화백은 “(교수직으로) 대학에 갔으면 저 작품들을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의 그림들은) 내 존재 자체를 100% 소진시킨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전시회를 여는 류 화백의 풍경화는 원로화가인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색깔이 화려하다. 민화나 동양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선명한 오방색(음양오행사상에 따른 황, 청, 백, 적, 흑의 다섯가지 색)으로 고향산천의 모습을 그려냈다. “내 고향은 산이 많아 하늘이 좁고 짙게 보입니다. 할머니의 정과 순창이 나를 ‘조선 사람’으로 익혀 낸 듯합니다.”라고 작가는 그림에 담긴 정서를 설명했다. 곡선으로 화면을 분할해 명암없이 평면적으로 표현한 화려한 색깔은 ‘한국의 앙리 마티스’로도 비견된다. 하지만 지인들은 그의 그림에 대해 “류병엽의 그림이 무슨 서양화냐, 동양화지!”라고 평가한다. 여든 아홉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함박 웃음을 지으시며 안아주던 때를 자주 떠올린다는 작가는 구불구불한 논두렁길, 고궁의 하늘과 맞닿아 있는 기와선, 오래된 소나무 등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그려냈다. 작가로서는 늦은 나이인 40대 중반부터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류병엽은 “마흔 두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캔버스가 메워지더라. 젊었을 때는 내 수명이 마흔 둘밖에 안될 줄 알았는데 말이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전시를 주관한 갤러리 현대측은 “류병엽은 한국적 구상의 명맥을 잇는 현존하는 대가로 재조명을 받기에 손색이 없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과장님댁 거실 품격 살리세요”

    “과장님댁 거실 품격 살리세요”

    “전국의 과장님들, 그림 사세요!” 저렴하게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페어와 기획전이 봄을 맞아 앞다퉈 열린다. ●‘김과장 전시회가는날´ 무료 이벤트 예술품 전시전문업체 마니프(02-514-9292)는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이란 제목으로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에서 아트페어(미술품 시장)를 연다. 지난해 ‘김과장, 그림 쇼핑가요’라는 제목으로 연 국제아트페어는 6억 6000만원어치의 그림이 팔려 흥행 성공을 거뒀다. 올해 아트페어는 두가지 주제로 열린다.‘한국구상대제전’에 94명의 원로작가가,‘아트서울’에 94명의 신진작가가 참여한다. 신진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의 ‘아트서울’은 각 미술대 교수로부터 유망한 작가를 추천받았다. 지금까지 ‘아트서울’이 배출한 이들은 이동재, 안성하, 박성민, 임태규 등으로 국제경매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값은 10만원부터 시작되며 100만원에 판매하는 특별부스도 설치된다. 모든 그림은 정찰제로 판매된다. 과장 명함을 가져오면 전 가족이 5000원의 입장료 없이 무료로 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작은그림·큰마음´전 균일가 판매 서울 인사동 노화랑(02-739-3271)은 2∼14일 21명의 중진작가 작품 400여점을 모두 균일가 100만원에 파는 ‘작은그림·큰마음’전을 연다. 지난해 연 100만원전은 화랑 앞에서 장사진이 형성되고, 지방에서 그림을 사러 올라오기도 했다. 다른 화랑에서도 그림을 살 만큼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4호 안팎의 소품을 각자 10∼30점 내놓는다. 사진계의 양대 스타인 배병우의 소나무와 구본창의 백자 사진을 비롯해 전광영, 황영성, 한만영, 김태호, 김재학, 황주리 등 인기작가들이 대거 출품한다. ●축하는 꽃 대신 그림으로 그림을 슈퍼마켓에서 골라 담듯 살 수 있는 상설매장인 인사동 쌈지 아트마트(02-736-0088)도 오는 30일 다시 문을 연다. 지난해 3월 개관해 그림을 상품처럼 전시하고, 전시장을 슈퍼마켓처럼 꾸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160여명의 젊은 작가와 디자이너, 공예가들이 다양한 아트상품을 내놓는다. 위의 두 기획전과 달리 언제나 들러서 예술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불, 낸시랭, 최정화, 한젬마, 신창용, 박진우 등 미술계 스타들의 작품도 판매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나무류 재선충병 고속도로 타고 확산”

    소나무류(소나무·잣나무) 재선충병의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권태성 연구원이 진행한 ‘재선충병 감염 경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류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 소나무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05년까지 경남·북과 울산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55개 시·군·구에서 100만여 그루가 감염됐다. 이 가운데 경북 구미·경산·경주·양산·대구는 2000∼2001년 사이 집중적으로 재선충이 발생했는데, 모두 경부고속도로 인근이다. 또 1997∼2001년 재선충이 극성을 부려 산림이 초토화된 경남 함안과 진주를 비롯한 김해 진해 창원 마산 사천 등 경남 지역은 남해고속도로와 접해 있는 곳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울산(울산고속도로), 포항(익산∼포항고속도로), 경북 안동·칠곡(중앙고속도로), 전남 목포(서해안고속도로), 강원 강릉·동해(동해고속도로) 등 지금까지 재선충이 발생한 지역은 모두 고속도로 인근이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 지도에 재선충병 감염지역과 고속도로 노선을 겹쳐 그려 보면 감염경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몸 속의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전이되는 것처럼 재선충병은 고속도로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재선충병이 경기 광주·남양주, 강원 춘천·원주 지역의 잣나무로 옮겨진 것도 ‘감염지도’에 대입해 보면 중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에 접해 있다고 권 박사는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감염지도로 볼 때 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발효된 2005년 9월 이전에는 감염목이 국내 주요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법 발효 이후에는 감염목이 밀반출됐거나, 확률은 극히 낮지만 매개충이 등산객 몸에 붙어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Seoul In] 중랑구 새달 봉화산서 숲여행 프로그램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4월14일부터 매월 2·4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봉화산에서 숲 전문가와 자연을 체험하는 ‘숲속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봉수대공원에서 시작해 소나무 숲, 봉수대, 참나무 숲, 초본류 관찰대 구간에 이르는 2㎞구간. 야생화 관찰, 작은 꽃 돋보기 관찰, 산림욕 이야기, 곤충들의 생활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문의 공원녹지과 공원관리팀490-3395.
  • 효창공원 야생화 품은 습지생태공원으로

    효창공원 야생화 품은 습지생태공원으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거대한 습지가 탄생한다. 바위 밑에서 샘이 솟아 생명이 움트더니, 용산구가 지난해 말 연못 19개를 조성하면서 습지 3000㎡(약 907평)가 생겨났다. ●연못 19개 만들어 효창공원은 원래 사적지다. 백범 김구 선생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등 애국지사들의 묘역이 있다. 게다가 조선조 제22대 정조의 큰아들로 5세 때 죽은 문효세자의 무덤(효창원)도 이곳에 있었다. 일제가 1945년 3월 무덤을 서삼릉(고양시)으로 강제로 옮기고 공원을 조성해 ‘비운의 사적지’로도 불린다. 문효세자 무덤을 이곳에 조성한 이유는 맑은 물이 솟아났기 때문이다. 문효세자묘소도감의궤에 따르면 숲이 울창하고, 강물 같은 물이 솟아 연못을 채우고 한강으로 흘러갔다고 전해진다. 200년이 흐른 지금도 물은 바위 틈에서 쏟아진다. 생명의 씨앗이 흘러넘치자 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고, 나무와 풀, 꽃, 곤충이 어우러져 작은 습지가 형성됐다. 습지는 수많은 생물의 보금자리여서 개구리, 두꺼비, 잠자리, 소금쟁이, 여치, 거위벌레, 벼메뚜기, 사마귀, 실베짱이 등이 더불어 산다. 용산구는 지난해 11∼12월 3억원을 들여 습지를 넓혔다. 비탈진 공터에 생태연못 19개를 조성, 수생식물 18종 6390본을 심고 달팽이와 우렁이, 두꺼비, 다람쥐 등을 풀어 놓았다. 자연수가 넘쳐 연못을 가득 채웠다. 날이 따뜻해지면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작은 생명체를 얻어올 계획이다. 김문철 공원녹지과장은 “도심에 습지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감격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생명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름드리나무, 야생화 가득 26일 봄맞이 준비가 한창인 효창공원을 찾았다. 흐린 날씨에도 방문객이 북적였다.24시간 무료 개방이라 동네 주민들이 산책하러, 운동하러 공원을 즐겨 찾는다. 묘역을 지나자 오른 편에 거대한 자연이 펼쳐진다. 참나무·소나무·오리나무·측백나무 등 30∼40년 된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하다. 그 사이에는 작은 연못과 습지가 층층이 자리한다. 이름 모를 야생화는 금방이라도 꽃봉오리를 터뜨릴 듯 생명을 품고 있다. 까치도 도심 속 자연을 구경하려는 듯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한 아주머니는 “나무 숲과 연못을 보니까 답답하던 숨통이 탁 트인다.”고 즐거워했다. 김 과장은 “4,5월에 꽃이 피어나고 곤충, 동물이 뛰어다니면 도심 속에서 자연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5월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습지관찰 프로그램을 한 달에 두 차례씩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은 녹색소비자연대가 맡는다. 박화영 생태여가팀장은 “도심에서 역사와 자연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생명이 되살아나는 곳이라 자연, 습지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02)3273-7117.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청송 주왕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청송 주왕산

    반도의 끝 다대포 몰운대에서 시작한 봄은 낙동정맥의 산줄기를 따라 북상하다 푸른 소나무의 고장 청송에 닿아 긴 숨을 고른다. 청송의 산림은 강원도 산골짜기의 빽빽한 원시림보다는 덜하지만 공기의 신선함은 전국에서 제일이라고 한다.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 있는 주왕산(720.6m)은 1976년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립공원지정 이전에도 주왕산은 경북지역의 주요한 명승지로 사랑받아온 청송의 모산이었다. 주왕산 산길은 대전사 앞 상의주차장과 달기약수 쪽 월외통제소 그리고 절골통제소에서 오를 수 있다. 먼저 상의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주왕산의 가장 일반적인 산행코스이다. 주방계곡을 끼고 시작해 주왕산의 대표적인 명승지인 1·2·3폭포를 둘러본 후 내원마을까지 산책로가 연결된다. 거리 11.4㎞의 왕복소요시간은 약 4시간20분. 상의주차장에서의 또 다른 코스는 주왕산 주봉을 거치는 원점회귀코스이다. 대전사에서 시작하여 두 개의 폭포를 지나 후리메기로 들어서서 칼등고개를 오른 다음 주왕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대전사로 내려서는 길이다. 소요시간은 4시간30분 정도이다. 월외통제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달기폭포를 지나 너구마을∼금은광이삼거리∼장군봉을 거쳐 상의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거리는 13.2㎞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 절골통제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대문다리를 거쳐 가메봉에 오른 다음 1·2·3폭포를 거쳐 상의주차장으로 하산할 수 있다. 약 6시간2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가메봉까지 오르는 데만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단 하산코스는 후리메기에서 칼등고개로 꺾어 정상을 오른 뒤 대전사로 내려서도 무방하다. 양쪽코스 모두 하산 시간은 3시간 정도이다. 이 중 내원마을을 거쳐 가메봉∼절골∼주산지 코스를 소개한다. 지금은 모두 민가가 철거당한 내원마을을 지나 완만한 비탈을 1시간 올라가면 가메봉이 보이는 안부에 닿는다. 가메봉은 바위봉우리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 안부에서 능선의 반대편으로 내려서는 길이 내주왕 계곡으로 가는 길이다.1시간 정도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게 되는데 중간에 무덤이 2기 있다. 대문다리라고 하는 너른 웅덩이는 갈전골과 절골이 만나는 합수점이다. 이곳부터 절골 매표소까지 내려가는 길은 별다른 안전시설물이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뚜렷한 길이 없기에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되는데 물을 여러 번 건너야 하고 징검다리를 뛰어 건너는 곳도 있어 비가 많이 올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원시의 계곡과 같은 내주왕산 절골은 계곡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절골 매표소를 지나 상이전 마을까지 500m를 내려오면 주산지 가는 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주산지까지는 도보로 약 25분이 걸린다. 산행을 마치고 청송까지 나오는 교통편이 불편하므로 미리 콜택시 연락처를 알아두고 가는 것이 좋다(개인택시 청송군지부 054-873-1188). 새벽 주산지를 보려면 부동면 민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산지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는 주산지민박(054-873-4093)이다. # 여행정보 주산지는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알려진 인공 저수지로,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쌓기 시작해 경종 때인 1721년에 완공되었다. 길이 100m, 너비 50m 정도의 조그만 호수로,150년이 넘은 왕버들이 물속에 잠겨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이맘때면 한창 신록이 피어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곳이다. 별도 입장료는 없다. 글 사진 이영준(월간 Mountain기자)
  • 서울도 소나무재선충 주의보

    재선충병이 국립수목원을 위협하면서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서울에도 비상이 걸렸다. 또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을 지키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재선충특별법이 발효돼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도 확대됐다.●서울, 안전지대 아니다 서울시는 27일 “25개 자치구에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한 철저한 예찰조사를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는 조경업체 310곳에 재선충병 방제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재선충병 관련 홍보전단 3만장을 배포했다. 자치구에는 산림에 대한 예찰활동 강화와 공사현장 목재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 서울시 자연생태과 김현팔 팀장은 “현재까지 재선충병으로 의심되는 소나무 23건과 잣나무 1건 등 24건의 신고가 들어와 국립산림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재선충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도 재선충병에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잣나무 재선충병 매개체로 알려진 북방수염하늘소는 소나무에도 재선충병을 옮길 수 있어 남산 등 서울의 산림도 ‘잠재적 위험지대’로 보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조경수나 목재 등의 이동 실태가 파악돼 있지 않아 위험성은 더욱 높다. 현재로서는 재선충병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선충병의 서울 유입을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철저한 목재 이동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이상길 박사는 “광릉수목원 인근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된 만큼 서울이라고 안전할 수 없다.”면서 “재선충병 피해목들이 언제, 어디로 이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철 산림병해충 과장은 그러나 “서울 전파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소나무 재선충병 특별 조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현시점에서 보면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국립수목원 지키기 강행군 산림생산기술연구소는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시험림에서 재선충병이 의심되는 잣나무류를 대상으로 벌목작업을 계속했다. 이와 함께 국립수목원으로의 확산을 우려해 감염목 인근 5㏊내 잣나무류 2000여그루를 이례적으로 모두 베어내기로 했다. 국립수목원 직원 등 70여명은 1110㏊의 수목원 가운데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315㏊를 9개 구역으로 나눠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하루 종일 예찰 활동을 했다. 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28일부터 발효되는 것을 계기로 광릉숲 주변 재선충병 발생지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재선충병 발생지 3㎞이내)이 남양주시 진접읍·별내면, 포천시 소흘읍, 의정부시 송산동 등 3개시,4개 읍·면으로 확대됐다. 특별법에 따라 소나무류를 이동할 때는 해당 시·군의 생산확인 검인을 받아야 한다. 제재소·조경업체 등은 소나무류 생산·유통자료를 비치해야 한다. 위반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남양주 한만교·서울 김경두기자golders@seoul.co.kr
  • ‘천년의 역사’ 부활

    ‘천년의 역사’ 부활

    공사착공 18년 만인 오는 30일 그랜드오픈예정인 경북 경주시 신평동 ‘신라 밀레니엄파크’ 조성 현장을 찾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보문호를 좌측으로 끼고 보문관광단지로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공사차량과 인부들의 분주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개장을 나흘 앞둔 27일 관계자의 안내로 진입로와 조경공사 등이 한창인 신라 밀레니엄파크를 둘러봤다. ●에밀레종 타워가 랜드마크 매표소를 지나자 석굴암 전실을 형상화한 정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면에는 천마상의 분수대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분수대를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면 길 가장자리에 12지신(支神)상 석조물이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이곳의 랜드마크인 거대한 에밀레종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을 4.5배(높이 17m) 크기로 확대해 종 속을 4층짜리 사무실로 꾸몄다. 여기서부터 밀레니엄파크가 본격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 파크는 삼부토건 계열사인 ㈜신라밀레니엄이 신평동 일대 부지 17만 8200㎡(5만 4000평)에 총 1000억원을 들여 신라역사 체험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에밀레종 타워 앞에는 지상 및 수변 무대로 꾸며진 주공연장이 마련됐다. 지상무대에는 성벽과 민가, 망루 등을 갖춘 신라의 성(城)이 자리를 잡았으며, 특히 수변무대에선 선박 7척이 동원돼 신라와 당나라의 해상전투가 재연된다. 주간에는 신라가 당나라를 무찌르는 내용의 ‘천괴의 비밀’, 야간엔 ‘(성덕)여왕의 눈물’이 각각 공연될 예정이다. 연출 감독은 ‘용의 눈물’의 김재형 총감독이 맡았다. 주변엔 신라 전성기인 8세기쯤, 세력면에서 경주와 어깨를 겨루었던 콘스탄티노플(로마), 바그다드(이라크), 장안(중국)을 재현한 세계 4대 도시 조형물이 배치됐다. 특히 장안엔 당나라 현종과 그의 애첩 양귀비가 함께 목욕했다는 화청지(華淸池)가 꾸며져 있다. 중국의 목수 등이 초빙돼 화청지와 건물 4동이 75% 크기로 정교하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체험형 공방과 공연 다시 에밀레 타워에서 남쪽으로 100여m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가면 1300여년 전의 신라 속으로 들어간다. 관광객들은 40여채의 초가집에서 신라시대의 민예품인 토우·한지·칠기 등을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름하여 체험공방이다. 공방을 지나면 성골·진골·6두품 등 골품제에 맞춰 신분별 주택들을 추정 복원한 신라방(정방형 140×140m)이 자리잡고 있다. 성골 집은 회랑 등 삼국사기에 나와있는 대로 고증됐다. 주변엔 마상무예를 구경할 수 있는 원형극장 형태의 화랑공연장과 마당극이 펼쳐질 장보고공연장, 어린이 놀이터인 설화공원 등 신라를 소재로 한 다양한 테마공간이 들어서 있다. 입장료(1인)는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5000원, 어린이 1만 2000원. 밀레니엄파크와는 별도 공간으로 정문 인근에 들어선 한옥 호텔촌인 ‘라궁(羅宮)’은 모두 16채의 객실을 갖췄다. 경복궁 보수 경력 등을 가진 국내 최고의 목수 100여명이 건축에 참여했다. 이 호텔은 객실마다 노천탕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하루 숙박비는 30만원 선. 전재홍 신라밀레니엄파크 사업기획팀장은 “개장 이후 ‘천년왕국, 신라의 꿈과 향수’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광릉숲 감염 경로는

    ‘광릉숲은 어떤 경로로 감염 됐을까.’ 경기 광주와 강원 춘천 등 초기 잣나무 재선충병 발생지는 고속도로와 국도변으로 확산 양상이 동일했다. 그러나 남양주와 원주 등은 기존 발병 경로를 벗어나 있다. 특히 광릉 시험림은 차량뿐 아니라 사람 통행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방제 전문가들은 “자연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재선충병 감염목이 유입되면서 인위적으로 확산됐다는 진단이다. 매개충은 북방수염하늘소를 지목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중부권에서는 활동할 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들여오고, 강원·경기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 북방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옮기는 방식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잣나무는 감염목 확인도 어렵다. 소나무는 어른의 가슴높이인 1.2m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하면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잣나무는 확산 속도가 느려 상단부와 가지 등 4곳에서 시료를 채취한다. 광릉시험림 잣나무도 상단부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소나무류 재선충병은 예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방책은 백신 주사인데 직경 30㎝인 나무 1그루의 주사비용이 1만 3000원으로 보호수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이다. 예찰 활동을 강화해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산림寶庫 국립수목원을 지켜라”

    ‘국립수목원을 지켜라.’산림청은 26일 잣나무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된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과 호평읍·진접읍 광릉숲 주변 1만 4764㏊를 광주시 3개 지역과 함께 ‘재선충병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재선충병이 국립수목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방재와 예찰 활동에 들어갔다. 이 지역의 재선충병 감염이 식목일 행사와 건축자재 이동 등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 감염목 이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했다. ●수목원내 소나무·잣나무 전수조사 착수 산림청과 경기 포천시·남양주시 등은 이날 감염목 주변 5㎞ 안에 있는 2000그루의 잣나무를 일제히 벌채하기 시작했다. 소나무를 괴롭히던 재선충병이 잣나무에서 발생하기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산림청 등은 또 43번 국도에 있는 남양주 진접읍 장현리 광릉검문소, 의정부시와 포천의 경계인 축석검문소에 산림강화요원 2명을 교대로 투입,24시간 광릉숲 등으로부터 소나무와 잣나무의 반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진접읍 일대는 지난 23일부터 반출금지구역으로 고시됐다. 국립수목원은 이와 함께 잣나무와 소나무 숲 100㏊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도는 이에 앞서 지난 19일 남양주 화도읍 묵현리 잣나무에서 2차로 재선충병이 확인되자 헬기 18대, 공무원 2900여명을 동원해 도내 53만 2000㏊ 임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광릉숲은 국립수목원과 함께 산림생산기술연구소, 광릉 관할 문화재청 등 3개 기관이 관리하는 국유지다. 남양주에서 세 번째로 발견된 재선충병은 산림생산기술연구소 관할 잣나무 숲에서 발견됐다. 국립수목원과는 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곳 잣나무는 수령이 71년으로 직경 30㎝, 높이가 23m에 이른다. ●소나무, 잣나무 옮기지 마세요 허가 없이 소나무나 잣나무를 옮기다간 큰코를 다친다. 산림청이 감염목 이동 등 불법 행위를 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선충병 확산 방지에는 감염목과 의심목의 이동을 차단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말 광주시를 시작으로 경기·강원 지역에서 잇따라 발견된 잣나무 재선충병 감염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인위적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과학원은 그동안 진행된 한·중·일 공동연구에서 매개충(솔북방수염하늘소)이 1년 동안 재선충병을 옮길 수 있는 최대거리가 3㎞ 정도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산림과학원 정영진 박사는 “현재로선 인위적 확산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감염목이나 의심목의 이동을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소나무나 잣나무가 말라 죽거나 표피가 건조할 때, 또 톱으로 절단했을 때 송진이 전혀 없는 경우, 잎이 우산살 모양으로 처진 경우 등을 재선충병 감염 또는 의심 상태로 예시했다. 이런 나무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감염된 소나무와 잣나무를 반출금지구역의 외부로 반출하는 행위도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고 주민에게는 100만∼200만원을, 공무원과 예찰원에게는 20만∼3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최고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재선충병 과학적 연구 산림청은 잣나무 재선충병 확산을 계기로 산림과학원 박사들과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는 중앙역학조사반을 운영하는 등 재선충병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본격화했다. 또 예찰 대상을 상록수인 소나무·잣나무는 물론 모든 침엽수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수종에 관계없이 고사목이 발견되면 시료를 채취해 산림과학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광릉수목원 1㎞ 인근에 재선충 남양주 잣나무 2000그루 벌채

    광릉수목원 1㎞ 인근에 재선충 남양주 잣나무 2000그루 벌채

    광릉 국립수목원 인근인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국유림에서 3번째로 잣나무 재선충병이 발견된 이후 산림당국이 25일 벌채에 나서는 등 긴급 방제체제로 전환했다.<서울신문 3월24일자 7면 보도> 재선충병 방제대책본부는 잣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부평리 주변 5㏊에 이르는 잣나무림을 모두 베어내 파쇄하는 등 확산 예방대책을 강구 중이다. 특히 이상기온으로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예년(5∼7월)보다 한 달가량 빨라져 4월이 방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경기도 광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잣나무 재선충병(7그루)이 발견된 이후 지난 1월 강원 춘천(3그루),2월 남양주(1그루), 이달 강원 원주(1그루)와 남양주(2그루)에서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후 발생지 반경 3㎞ 이내 지역을 정밀 조사한 결과 경기 광주에서만 301그루가 더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경기·강원 4개 시의 6개 지역에서 잣나무 319그루와 소나무 1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경기 지역에서만 잣나무 2만 그루가 베어졌다. 산림당국은 특히 23일 남양주 진접읍 부평리에서 또다시 감염 사실이 확인되자 1㎞가량 떨어진 국립수목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 달 2일부터 한달 동안 부평리 감염목 주변 5㏊의 조림지 70년 수령의 잣나무 2000그루(10t 트럭 260대 분량)를 벌채해 파쇄하기로 했다. 국립수목원도 26일부터 직원 40명을 2인1조씩 20개조로 나눠 150㏊에 이르는 잣나무림과 100㏊의 소나무림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다. 특히 이미 감염된 것으로 판명된 잣나무들도 1∼2년 전에 이미 감염된 뒤 최근에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예방 차원의 잣나무 벌목으로 주민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조림지 잣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리면 100% 고사(枯死)할 뿐만 아니라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목을 중심으로 0.1㏊의 잣나무를 모두 베어내기 때문이다. 농민들로선 소득원을 잃는 재앙인 셈이다. 가평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북방수염하늘소는 1.1∼2㎝ 크기로 주로 중북부 지방에 서식한다. 잣나무를 좋아해 이번에 발견된 잣나무 재선충병의 매개충으로 지목된다. 반면 같은 속(屬)인 소나무 재선충병의 매개충, 솔수염하늘소는 남쪽 지방에 살며 20여년에 걸쳐 남부 지방에 소나무 재선충병을 확산시켰다. 북방수염하늘소는 곰팡이 등의 먹이를 먹고 나무 안을 상하좌우로 이동하며 수분 이동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재선충(材線蟲)과는 공생관계다
  • 국립수목원 재선충 비상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는 23일 경기 남양주시 국립수목원에서 1㎞가량 떨어진 국유림에서 잣나무 2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림생산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일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산 99의31 일대에 예찰조사를 벌이던 중 재선충병 의심 고사목 13그루에 대해 DNA검사를 분석한 결과, 이중 36년 수령의 잣나무 2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 이에 따라 산림당국은 피해지역 조사와 발생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이곳을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고시하는 등 방제작업에 들어갔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 발생지 주변 0.1㏊ 이내 나무를 모두 벌채해 소각 및 훈증 처리키로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위도상 솔수염하늘소가 거의 서식하지 않아 북방수염하늘소가 매개충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부평리 주변 산림 전체에 추가 감염목이 있는지 정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에서는 지난달 15일 호평동 천마산 입구의 잣나무 1그루에서 재선충병이 처음 발견된 데 이어 지난 8일 화도읍 묵현리에서 잣나무 4그루와 소나무 1그루 등 5그루가 추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번이 세번째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지역은 국립수목원에서 불과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목원 내 수십년된 나무들이 재선충병에 감염됐을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잣나무 재선충병은 남양주를 제외하고 지난해 12월 경기 광주, 지난 1월 강원 춘천, 지난 7일 강원 원주에서 각각 1차례씩 발생했다.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참을 수 없는 봄 정취의 유혹

    참을 수 없는 봄 정취의 유혹

    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과 몸을 훌훌 털고, 가까운 곳을 찾아 봄기운을 마셔보자. 서울시는 23일 남산, 청계천, 서울 숲, 한강시민공원 등 ‘동네 봄나들이’ 명소 25곳을 소개했다. 봄꽃 향기에 취하고 싶다면 남산 서울타워 전망대를 비롯해 팔각정, 놀이터, 식물원 등을 둘러보자. 남산은 자연 탐구와 운동, 휴식으로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도심 속의 정원이다. 특히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색색이 피어난 야생화는 봄을 느끼기에 좋다. 남산골 한옥마을의 전통가옥도 거닐 만하다. 광진구 아차산 생태공원에는 24시간 개방에 생태전문가가 늘 있어 체험학습에 안성맞춤이다. 또 주말생태교실, 봄 농작물 모종심기, 모내기 행사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자생식물관, 나비정원, 황톳길, 소나무숲, 습지원 등 22개의 테마공원도 가볼 만하다. 서초구의 청계산, 시민의 숲, 우면산 생태공원도 삼림욕과 함께 봄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청계산은 각종 봄꽃과, 바위가 많지 않아 가족 단위의 등산객에게 잘 어울린다. 우면산 생태공원은 자연 야산의 생태를 복원한 국내 최초의 산림형 생태공원. 주말 하루쯤 도심을 벗어난 듯 가벼운 산행 삼아 찾아도 좋다. 서울의 명산 ‘도봉산’도 등산 마니아를 유혹한다. 자운봉을 비롯해 만장봉 등이 주말에 나들이 하기에 적격이다. 특히 도봉구를 가로지르는 중랑천변 산책로가 단장을 끝내고 손님을 맞는다. 벚꽃이 만개하면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을 듯싶다. 가족과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나들이 코스로는 강북구의 ‘국립 4·19묘지→강북청소년수련관 난나→진달래능선→대동문(100분 코스)’이 안성맞춤이다. 또 북한산 진달래능선도 진달래에 취하며 30여분 정도면 오를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이밖에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암사동 선사주거지, 석촌호수, 오금공원, 용마폭포공원 등도 봄나들이 명소들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제이유 사건 무혐의 처분 사례를 계기로 사법개혁의 필요성이 또한번 관심사로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무회의에서 이 사건을 언급, 검찰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박주선 전 의원은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 피해자.‘세번 구속, 세번 무죄’로 모든 것을 빼앗겼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로 대중 앞에 다시 나섰던 전직 검사. 그를 만나 검찰권의 문제점과 제도적 개혁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검사 소영웅주의·수사평점제도 문제 ▶제이유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았던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이 무혐의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검찰이 이 전 비서관을 엮어 넣기 위해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검찰 살인’의 피해자로서 이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요. “검찰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억울하게 기소가 됐다 무죄가 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아직도 검찰 조직 내에 소영웅주의와 매명(賣名)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누구를 표적으로 삼아, 고위공직자나 사회저명인사를 구속시켜 ‘한 건’ 하기 위해 참고인 등에게 나를 한 번 봐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검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왜 이런 식의 수사가 계속될까요. “검사의 소영웅주의, 공명심과 함께 수사평점제도도 원인이 됩니다. 중요사건을 수사하여 ‘한 건’하면 평가가 올라가거든요. 이번 사건에는 해당이 안되지만 정치권에 아부하려는 일부 검사들도 문제입니다. ▶전관예우란 말도 있는데, 거꾸로 ‘친정’이라 할 검찰에서 더 지독한 핍박을 당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2005년 5월 최종 판결이 났을 때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취재좀 해 알려달라고 했던데요. “수사검찰 입장에서 죄가 있다면 검찰 출신 피의자라고 봐줘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제 경우 검찰의 독자적 판단이라기보다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고 봅니다. 제 사건 수사 책임자들이 영전하거나 승진하고 있잖아요.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 무죄판결이 났다면 그 검사는 오히려 책임을 져야지요. 옷로비 의혹 때는 정치권과 여론의 광풍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이 됐고, 나라종금, 현대그룹 뇌물의혹 때는 민주당 고사작전에 피해를 본 것이지요. 검찰 쪽으로부터 외압얘기를 분명히 들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나라종금 사건 당시 현역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시민단체들까지 국회앞에서 체포조를 구성해 시위를 벌였던 일을 회상하며,“피의자의 명예와 인권을 이토록 짓밟을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죄판결은 났지만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것일 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안대희씨는 대법관 청문회에서 ‘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역사적으로 그 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할 일을 다했는데 법원이 잘못했다는 듯, 정당성을 호도하고 견강부회하고 있는 거예요. 최소한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지요. 민주 법치사회는 죄형법정주의를 원칙으로 합니다. 법원에서 죄가 아니라고 하면 검사가 아무리 죄라고 말할지라도 죄가 돼서는 안됩니다. 거꾸로 아무리 개인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죄가 되는 겁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놓고 역사적으로 그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대법관이라는 분이 할 수 있는 겁니까.” 너무 기능주의적 언급이라고 생각돼서 추가질문을 해보았다. ▶법원이 꼭 옳은 판결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긴급조치위반사건 판결 판사 명단도 그래서 공개된 것 아닙니까. “물론 재심을 통해 판결이 번복되는 수도 있지요. 민청학련 사건은 재심을 통해 수사과정부터 모든 사람들이 잘못을 한 것으로 드러났지요. 이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러나 긴급조치 건은 국민 96%가 찬성해 만든 긴급조치권에 의한 판결로써 경우가 다릅니다. 물론 수사와 법 적용을 잘못한 사례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포괄적으로 판결자체를 문제시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의 보복, 면박주기입니다.” ●배심원제도 도입해야 ▶무죄판결을 받고 그동안 피해에 민사·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진행상황은. “개인적인 원망, 금전적인 피해 같은 것은 다 용서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대신 다시는 나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잘 안되고 있어요.” 제도적 장치란 첫째, 불구속 수사 대폭 확대, 둘째 무죄 선고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 셋째 외부인사 참여에 의한 투명한 검사 평점제도와 무죄 선고시 이를 평점에 반영하는 것 등이다. 넷째는 검사 동일체원칙에 따라 상사가 철저하게 수사 결재를 함으로써 법률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박 전의원은 “법무장관의 수사통제권이 엉뚱한 곳에 행사됐다.”며 구속 자체로 모든 명예와 사회적 기회를 날려버린 자신의 경험을 상기시켰다. 특히 “옥중출마한 17대 총선 때는 선거기간 중엔 구속시켜 놓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보석시켜 주더라.”고 허탈해 했다. 박 전의원은 죄없이 336일 동안 구속된 보상금으로 국가로부터 2399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좋은 일에 쓰기 위해 따로 보관 중이라고 했다. ▶사법개혁이 지지부진한데요. “공판중심주의는 공감하지만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대법원장은 검찰조서는 휴지통에 던져버리라고 했다지만, 검찰 조서의 증명력과 증거능력은 구별돼야 한다고 봅니다. 증명력을 갖기 위해 수사능력을 개발해야겠지요. 불법 수사는 철저히 배격해야 합니다. 배심원 제도도 하루빨리 들여와야 한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운명을 사회경험 일천한 법관이 결정하는 것보다는 일반 시민이 판단해 주는 게 의미가 있어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의 고난은 하늘의 뜻으로 보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나가려고 해요. 아내는 그렇게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또 정치를 하려느냐고 하지만, 우리에겐 분열과 갈등을 청산하고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총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반민주, 좌·우, 세대차이를 넘어서 융합하는 총합세력이 만들어지면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형적인 우등생 이미지. 검찰 때문에 역경을 겪어 ‘암벽을 뚫고 솟아나는 소나무’가 되겠다면서도,‘검찰 조직’에 대한 애정만은 숨기지 않는 게 신기해 보였다. ‘조직´은 그래서 힘이 센가 보다. yshin@seoul.co.kr ■ 그는 누구 1949년 전남 보성 출생(만57세).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했던 어머니는 아들의 중학교 입학금 마련을 위해 피를 팔기도 했다. 남동생은 형의 대학진학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희생을 했다.1974년 서울대 법대 4학년 때 16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 검사로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초임부터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화려하게 출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모두 거쳤다. 장래 검찰총장 감이 확실하다는 평이었다. 1998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인생행로가 꼬이기 시작했다.‘세 번 구속, 세 번 무죄’라는 사법사상 초유의 기구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옷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려 1차 구속됐다. 무죄 판결이 난 후 국회의원에 당선돼 명예가 회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라종금퇴출저지 로비,2004년 현대그룹 뇌물수수 혐의로 또다시 구속됐다 무죄로 풀려나는 불운이 계속됐다.17대 때는 피의자 신분으로 옥중출마해 낙선. 작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시장 선거 때 시정원칙으로 내세운 것이 ‘억울함이 없는 시정’‘약자를 보듬는 시정’. 이른바 ‘검찰살인’의 피해자로서 7년간 겪은 고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현재 민주당 평당원으로 정치적 재기를 준비 중이다.
  •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꽃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들녘을 상상해본다. 혹 눈이라도 감을세라 온갖 꽃들이 코끝에 달려와 간지럽힌다. 가족과 연인을 부른다. 문득 낭만의 기차를 떠올린다. 봄길,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꽃동산 그림처럼 펼쳐진다. 춘정을 부추기는 이 봄날, 어찌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추억을 쌓는, 즐거운 봄꽃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매화의 광양, 벚꽃의 진해, 그리고 산수유의 구례 등이 대표적인 봄꽃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제도의 외도 역시 봄꽃 테마여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자리잡은 덕에, 섬에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파라다이스(천국)’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섬을 왜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걸까? 비록 작은 섬이지만, 눈으로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조각공원, 지중해풍 양식의 정원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코로는 섬에 가득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귀로 섬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다 배를 놓치기도 한다. 게다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까지 덤으로 구경 할 수 있는 기차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외도 박준규 철도여행가 ■ 환상의 섬 외도 무박2일 기차여행 외도까지 가는 일정은 무박 2일이다. 매주 금·토요일에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밥을 일찍 먹고 가족과 함께 열차 시각에 맞춰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 첫째날 22:10 서울 영등포역 2층 구내약국 앞에서 여행가이드를 소개를 받은 뒤, 일정표와 좌석표, 배지 등을 받았다. 좌석표에는 이름과 함께 버스와 열차의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다. 22:37 개찰구를 나와 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확인한 다음 탑승. 외도가 경남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열차는 3시간30분, 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타야 하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다. 하지만 천국을 구경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루함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22:47 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하면서, 무박 2일간의 외도 기차여행이 시작됐다. 열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곳.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대한 MP3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다, 입이 출출하면 오가는 한국철도유통 아저씨에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서 시장함을 잊는다. 오랜만에 만난 옆 좌석의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며 소곤소곤 수다를 떨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구역이다. ■ 둘째날 02:17 대구역에 도착하면 무궁화호 열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버스로 바꾸어 타야 한다. 첫번째 목적지 거제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역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마산, 통영을 거쳐 학동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05:20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졌다. 학(鶴)과 비슷한 모양을 해 학동,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합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이라 불린다.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지정할 만큼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이 된 인근 동백림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으니,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06:30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란 묘한 모습의 신선대 바위(일명 잠수함 바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진달래꽃이 피어 있으니, 조심조심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보자. 진달래꽃 냄새에 취해 잠시 꽃밭의 공주와 왕자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07:00 신선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장포유람선터미널. 유람선 출항에 앞서 MBC 드라마 ‘회전목마’ 등의 촬영지였던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았다. 예전 마을 아낙네들이 뱃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곳.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황톳빛 들판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바닷바람은 마치 음료수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전 7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 선회관광을 한 뒤, 외도로 향했다.10분쯤 달렸을까. 바다의 금강산, 아니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도 만들 수 없는 기암괴석군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금강이었다. 07:20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칡뿌리가 뻗어 내렸다는 갈도(갈곶도). 지금은 명승 제2호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을 가진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유람선 선장의 감칠맛 나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두꺼비바위, 선녀바위 등 각각의 절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선장의 뛰어난 운항기술을 요하는 곳이 해금강 선회관광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십자동굴.‘해금강 선회관광을 하면서 십자동굴을 못 가봤다면, 용을 그린 다음 눈을 그리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처럼 신비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09:30 외도는 해금강과 달리 상륙관광이다. 섬 보호를 위해 주류, 담배 등은 반입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지이며,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인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일대 약 4만 4000평에 야자수 등 840여 종의 아열대 식물과 3000여종의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공간,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낀다. 사막식물이 모여 있는 선인장 동산, 지중해식 정원 비너스 가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 등 관람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행의 즐거움 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11:20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여분. 너무 짧은 편이라 아쉽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과 후대에 좋은 관광지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외도관광을 마친 다음 마산시 호성온천으로 향했다.27℃ 청정알칼리수로 유명한 곳. 뜨끈뜨끈한 온천물로 씻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12:30 마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시장과 아귀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고 푸짐한 회와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한 다음, 조선 영·정조 때부터 이어져 온 마산어시장을 둘러보았다. 17:10 마산어시장에서 대구광역시 망우공원까지는 2시간쯤 소요된다. 망우공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곳. 말위에서 장검을 곧추세운 곽재우 장군의 동상과 하얀 성벽위에 지어진 ‘영남제일관’이란 누각이 인상적이다. 18:15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 30분여를 달려야 했지만, 돌아올 때는 KTX다. 시속 300㎞로 달려 1시간50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20:06 아쉬움을 안은 채 서울역에 도착. 무박 2일 동안 함께한 여행동료, 가이드와 석별의 정을 나눈 다음 곧바로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 여행수첩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는 왕복열차요금과 연계버스요금, 유람선료, 입장료 등이 포함된 외도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외도와 해금강 외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032)343-7788,(080)343-7788.
  •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뱃길이 요즘 같지 않았던 시절, 섬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곳이었다. 요즘은 참 많이 변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뭍사람들이 한없이 그리는 곳이 바로 섬. 특히 흑산도 등 1004개의 섬을 거느린 ‘천사의 섬’ 신안군은 도시인들에겐 신기루와 같은 곳이다. 파시를 이루던 시절, 항구의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고, 요즘처럼 보궐선거라도 치를 때면 일가붙이 3대가 말을 안 할 만큼 작은 대륙 흑산도와 소금처럼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초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흑산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다도해 뱃길 여행의 진수 유달산을 뒤로하고 흑산도행 쾌속선이 미끄러지듯 목포항을 빠져나갔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는 92.7㎞. 뱃길로는 230여리나 된다.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고 바람과 안개가 많은 곳. 쾌속선을 타고 나는 듯 달려도 2시간30분가량 걸린다. 그나마 배가 연중 120일 가까이 출항을 못할 만큼 변덕 심한 날씨는 체감상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한다. 목포에서 비금·도초도까지는 그야말로 다도해 뱃길의 진수다. 하늘보다 파란 옥빛 바닷길에 늘어선 섬들이 다가서는가 하면 어느새 멀어져 간다. 섬 어귀를 돌아서면 조그만 수중여 위에 앉아있던 바다 가마우지들이 길동무 하자는 듯, 물수제비를 뜨며 날아 오른다.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잠시 비금·도초도에 들러 승객을 내려준 배가 드디어 큰바다로 나왔다. 물길이 험해지기 시작했다. 비금·도초도까지 포장도로를 달려왔다면, 흑산도까지 1시간 남짓한 바닷길은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 코스터’나 ‘바이킹’을 타는 듯했다. 홍도의 절경에 취해 웃다가 사나운 흑산도 바닷길에 눈물 흘린다더니, 딱 그 모양이다. 흑산도에 다가서자 속도를 줄인 쾌속선이 길게 누운 S자 모양을 그리며 예리항 여객터미널로 들어섰다. 이미자의 노래 ‘흑산도 아가씨’가 흘러나왔다. 서울의 어느 오래된 다방에서 듣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 어디선가 ‘머나먼 그 서울을 그리던’ 흑산도 아가씨가 뛰쳐나와 팔을 부여잡을 것만 같다. 관광객과 주민들을 내려놓은 쾌속선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듯 지체없이 사라졌다. 뭍과 단절된다는 생각에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섬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런 단절감을 느끼면서 살아왔을 게다. #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 서둘러 섬 일주에 나섰다. 해안선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구경할 수도 있지만, 섬마을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육로여행이 제격. 섬 일주도로 포장률이 85%에 달해 별 어려움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본섬을 비롯해 홍도, 가거도 등 유인도 11개와 무인도 89개 등 1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25개 마을에 5000명 가까운 주민이 사는 제법 큰 섬이다.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바다에 제물로 던져졌던 처녀의 혼을 모신 진리(鎭里)의 처녀당.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招靈木)을 타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처녀의 단심(丹心)인 양 붉디붉은 동백꽃이 흩뿌려진 이곳엔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어느 날 뭍에서 잘생긴 소년 하나가 옹기 장수들과 함께 섬을 찾았다. 소년이 사당 옆 소나무 위에 걸터앉아 피리를 불었더니, 아름다운 피리소리에 반한 처녀신이 옹기배가 떠나지 못하도록 바람과 파도를 일으켰단다. 소년을 놔두고 가야만 배가 뜰 수 있다는 무당의 말에 옹기 장수들은 소년을 마을로 심부름 보내고는 몰래 떠나버렸다. 결국 소년은 마냥 옹기배만 기다리다 굶어 죽었다는 얘기. 그래선가, 한서린 소년의 무덤에는 이상하게도 풀이 자라질 않는다. 가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소년이 추울까 하여 덮어준 솔잎만이 무덤 위에 수북하다. 큰 소나무 밑이라 그늘이 져서 풀이 자라지 못할 뿐인데도, 어쩐지 스산해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 흑산도 최고의 절경 상라봉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과 흰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을 지나 상라산으로 오르는 12굽이 ‘용고개’와 마주했다. 일주도로 여행의 백미인 곳.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던가. 상라산을 뒤덮은 100∼150년된 동백나무의 잎들이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사면이 뻥 뚫린 상라봉 전망대에서 굽어본 다도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흑산도 최고의 절경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12굽이 도로와 함께 진리, 예리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으로는 기다란 장도와 홍도가 줄을 섰다.‘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주변 스피커에서 예의 낭랑한 가락이 울려퍼지자 물밀 듯 감흥이 몰려왔다.‘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들은 대부분 뭍을 향해 떠났지만, 비경만은 남아 이방인들을 반겨주는 듯하다. # 절경들과 나란히 달리는 일주도로 24㎞에 달하는 해안 일주도로는 곳곳에 아찔함을 숨겨 놓았다.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절벽 따라 길을 낸 480m짜리 ‘하늘다리’와도 만난다. 리아스식 해안의 절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일주도로의 가장 큰 장점. 어느 화가가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낼 수 있을까. 한반도 모양의 지도바위와 서산머리 칠형제 섬, 그리고 곤촌리, 심리 등 아름다운 해안마을들이 캔버스를 수놓는다. 문암약수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사리마을(모래미)로 들어섰다. 다산 정약용의 형 약전이 유배돼 15년을 머물렀던 곳.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돌담길이 인상적이다. 돌담길 끄트머리에는 정약전이 섬마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복성재(復性齋)가 퇴락한 모습으로 서있다. 이 마을 이장이었던 박찬식(70)씨는 바닷가 마을 주변 해안에도 저마다 주인이 있다고 했다. 바닷가에 있는 지형지물을 경계로 마을과 마을간, 그리고 마을내 주민들간에 일정한 해산물 채취 구역이 정해져 있는 것. 이태원이 쓴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장다랭이 토지바위에서 대구밀인 둔벙까지’‘상낭기미 취개에서 짝지개까지’‘줄여목에서 이참봉 손 씻는 개까지’ 등으로 적고 있다. 순 우리말 표현이 정겹다. 섬을 통틀어 논이라곤 한뼘도 없는 까닭에 쌀 대신 인동초와 더덕, 천궁 등으로 농주(農酒)를 만들었다. 사리마을 부두민박(061-246-3587)에서는 마을마다 맛이 다르다는 흑산도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1ℓ 한통에 5000원. 거북손과 톳 등 인근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 안주는 무료다. # 홍탁에 취하고 흑산도 절경에 취하고 흑산도를 대표하는 해산물은 단연 홍어. 수놈의 경우 ‘같잖은 가오리’가 생식기는 두개인 데다 ‘암컷을 잡으면 수컷은 부록’이라고 할 만큼 연중 짝짓기를 해 ‘본초강목’에서는 ‘해음어(海淫魚)’라 일컫기도 했다. 모두 9척의 배가 20∼60마일 떨어진 동지나해 주변 어장에서 ‘걸낙’을 이용해 잡는다. 걸낙은 미끼를 쓰지 않는 낚시방법. 홍어가 다니는 길목에 4∼5일, 많게는 10일 정도 설치해 둔 다음, 오가는 홍어를 잡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꽃이 필 무렵인 3월까지가 절정이다.5∼6월은 산란철 금어기. 여름철에 잡히는 놈은 ‘개홍어’라고 해서 맛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출어를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흑산 홍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산란을 위해 연평도로 올라가기 직전 잡히기 때문. 살이 찰지기도 하려니와 불그레한 고깃결이 슬레이트 지붕처럼 올록볼록하다. 다소 밋밋한 칠레산과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무게를 기준으로 8㎏이 넘는 1등급 대홍어(40만∼50만원을 호가한다)부터 2㎏ 미만의 ‘폴랭이’까지 모두 7등급으로 나뉜다.‘1코 2날개 3꼬리’라 해서 몸의 각 부분마다 맛 등급을 정해 놓기도 했다. 내장은 물론, 뼈까지 연해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른 봄 보리싹과 함께 끓인 ‘홍어애(간 또는 내장) 국’은 애간장을 녹일 지경. 수컷은 대부분 5㎏ 미만으로, 몸무게도 적고 맛도 덜해 암컷에 비해 값이 훨씬 눅다. 요즘 흑산도엔 홍어가 풍년이다. 눈엣가시 같던 중국어선들이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어부들의 자발적인 불법조업 규제로 홍어의 개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칠레산 가오리에 만족해야 했던 식도락가들에게 입맛 당기는 희소식이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삭힌 홍어가 오늘날 대표적인 발효음식의 하나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흑산 어부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체험이 숨겨져 있다. 돛단배로 뭍에 이르기 위해서는 1∼2주일이 걸리던 옛날, 잡은 생선을 내다 팔아야 하는 어부들에게 순풍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게다. 육지에 도착하는 날이 늦어지면 생선이 모두 썩게 마련. 끼니를 잇기 위해 상한 생선을 먹는 과정에서, 다른 생선과는 달리 홍어는 전혀 탈이 없었다. 오히려 암모니아처럼 톡 쏘는 냄새가 심해질수록 맛 또한 깊이를 더해 갔던 것. 나주 영산포에 이르러 삭힌 홍어를 먹는 ‘즐거운 고통’이 세인들을 ‘별스러운 중독성’에 빠뜨리면서 오늘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현지에서 택배도 가능하다.18만∼45만원선. 흑산도수협 (061)275-5033. #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 큰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는 섬, 비금도(飛禽島)는 소금의 섬이자 바람의 섬. 여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다는 천일염전에서 희디 흰 소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목포에서 54㎞, 쾌속선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3900여명의 주민이 48㎢ 크기의 섬에서 올망졸망 살아간다. 선왕산과 함께 비금도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하누넘 해수욕장. 아담한 하트모양을 하고 있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딱 좋은 곳이다.‘하누넘’은 ‘산 너머 그곳에 가면 하늘밖에 없다’는 뜻. 이처럼 비금도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작은 해변이 많으니, 시간이 된다면 나만의 해변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도초도는 1996년 우아한 아치형의 서남문대교가 완공되면서 비금도와 형제섬이 됐다. 반달처럼 생긴 백사장이 3㎞ 가까이 이어진 시목해수욕장과 거무스름한 절벽이 이채로운 시목리 일대의 해안 절벽지대가 가볼 만한 곳. 오는 2020년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 사파리가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초면사무소 (061)275-6696. # 여행정보 ●홍도+흑산도 여행 홍도와 흑산도는 하나의 여행코스로 묶어지게 마련.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해 보자. 서울 용산역 오전 8시30분 KTX→11시57분 목포 도착→오후 1시 흑산도행 쾌속선→오후 3시 흑산도 도착후 섬 일주→이튿날 오전 9시50분 홍도행 쾌속선→오전 10시20분 홍도 도착→12시20분 홍도유람선(2시간,1만 7000원)→오후 3시40분 홍도 출발→오후 6시10분 목포 도착→오후 7시 서울행 KTX. 홍도 해상 유람선 (061)246-2244. 솔항공여행사(www.soltour.co.kr)는 함평해수찜과 비금·도초도를 KTX전용차량으로 둘러보는 상품을 준비했다. 어른 18만 5000원, 어린이 16만원.(02)2279-5959. ●제1회 흑산도 개매기 체험축제 4월14일 배낭기미와 진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리는 숭어잡이 축제. 매년 이곳에는 한식을 전후로 맨손으로 잡을 만큼 숭어떼가 몰려든다. 각종 체험행사와 청정해산물 판매행사 등이 열린다. 신안군청(www.sinan.go.kr)문화관광과 (061)240-8356. # 가는 길 목포에서 비금·도초도와 흑산도를 거쳐 홍도까지 가는 쾌속선이 오전 7시50분, 오후 1시 두차례 운항한다. 성수기엔 오후 2시에 출발하기도 한다. 비금·도초도까지 1만 4900원, 흑산도 2만 6700원, 홍도 3만 2600원. 동양고속 (061)243-2111∼4, 남해고속 (061)244-9915∼6. 흑산도에는 택시 9대와 관광버스 5대가 운행 중이다. 섬 일주 택시요금은 2시간 기준 6만원, 버스요금은 1인당 1만5000원. 동양택시 (061)246-5006,(011)9559-1429, 개인택시 (061)246-4110,(011)644-9776. 관광버스 (061)275-9744. 해상유람선은 오전 8시와 오후 1시,5시 세차례 운항.1인당 1만 5000원.(061)275-9115,(011)633-9115.
  • “땅 꺼질까 못살겠다”

    마을 연못이 사라지고 소나무가 주저앉아 부러지는 등 마을 곳곳이 가라앉고 있다.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솔안마을.40여가구 92명이 모여 사는 솔안마을 주민들은 반경 300m 이내의 마을 곳곳이 꺼져 내려앉아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이후 지금까지 5곳이 함몰됐다. 이달 들어서만 3곳이나 땅이 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반 침하는 지난해 4월 마을의 식수 겸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마을연못 험년천(일명 금계연못) 물이 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연못 바닥이 10m쯤 꺼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5월에는 인근 가스충전소 옆 지반이 1m쯤 침하돼 하천수가 지하로 스며들고 비닐하우스가 내려앉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올 3월 들어 마을을 흐르는 통골천 지반이 내려앉은 것을 시작으로 9일과 14일 잇따라 솔안가든 인근 지반이 내려앉아 커다란 웅덩이가 생기는 지반 함몰현상이 발생했다. 이같은 지반 침하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마을 아래를 관통하고 있는 동백산∼도계간 영동선 철로이설 터널공사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솔안마을은 한국철도안전시설공단이 지난 2001년부터 공사 중인 동백산∼도계간 영동선 철로이설 공사의 지하터널이 마을 한복판으로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처음 함몰현상이 발생한 험년천은 지하터널의 바로 상부에 위치하고 있다. 또 그동안 발생한 5번의 함몰 현상은 험년천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발생한 3번의 함몰 지역과 험년천이 동일 선상에 위치해 주민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솔안마을 장국현 통장은 “조용한 밤에는 마을 지하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면서 “함몰 원인이 철도시설공단이 주장하는 것처럼 석회암지대라면 터널공사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이주대책 강구 ▲정밀 안전진단 실시 ▲공사 중단 ▲영구적인 안전대책 ▲고갈된 농업용수 대책 ▲재난안전지역 지정 등의 요구사항을 철도안전시설공단과 시공사측에 제시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처음에는 석회암지대여서 마을 지반이 함몰되고 있다고 주장하던 철도시설공사 측이 최근 설명회를 열고 뒤늦게 주민들과 함께 안전진단에 나서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올 들어 지반 함몰현상이 더 잦아지자 태백시도 안전대책을 논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사측은 “주민들이 선정한 정밀 안전진단업체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공사와 주민이주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종교건축 이야기] (24) 춘천 죽림동 성당

    [종교건축 이야기] (24) 춘천 죽림동 성당

    강원도 춘천 시내의 언덕 지대인 약사리 고개에 우뚝 선 죽림동 주교좌성당(등록문화재 54호·죽 림동 38)은 춘천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이다. 신도들이 자생적인 신앙의 싹을 틔워 공소·본당에서 주교좌성당까지 이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숱한 희생이 따랐다. 지난 1990년 후반까지만 해도 4000여명이 미사에 참석할 만큼 교세가 컸던 본당. 개발 바람이 불어 인근 지역에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지금은 ‘주교좌성당’의 명맥만 근근이 이어가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신앙의 태동기부터 고난의 신앙 역정을 모두 견뎌내고 묵직하게 선 ‘맏형’격 신앙터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죽림동 성당의 역사는 1920년 본당으로 설립된 곰실 공소로부터 시작된다. 당시만 해도 강원 중심 본당인 횡성 풍수원 성당의 신부가 이 지역의 작은 공소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세례를 베풀었다고 한다. 죽림동 성당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진 외딴 곳의 곰실 공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신도가 늘어나면서 본당 설립을 요청했고 마침내 1920년 본당이 설립돼 당시 풍수원 성당의 보좌였던 김유용 신부를 초대 주임으로 모셔왔다. 이후 신도들은 춘천 시내에 성당을 마련하기 위해 밤낮없이 함께 가마니를 짜고 짚신을 삼아 내다 팔았다고 한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지금의 성당 아래 골롬반의원 터와 아랫마당, 수녀원 터를 사들여 성당을 세운 게 1928년 5월이다. 지금의 성당은 이 부지에 보태 1939년 서울(경성)대목구에서 춘천 지목구가 분할되면서 부임한 구인란(Quinlan) 주임신부와 신도들이 약사리 고개 언덕의 도토리 밭을 추가로 매입해 마련한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성당 모양새만 갖췄지 구조며 성물은 변변치 못했던 것 같다. 결국 1941년부터 새 성당을 지을 계획을 세웠는데, 성당 벽의 라틴어 초석이 말해주듯 일제의 살벌한 감시와 박해로 8년 뒤인 1949년 4월5일에야 착공할 수 있었다. 전남 광주의 ‘자’씨 성을 가진 화교 기술자가 설계와 건축을 맡았다. 홍천 발산리 강가에서 석재를 날라다 외벽을 모두 쌓고 동판 지붕까지 얹어 내부공사를 하던중 6·25전쟁이 터졌다. 한쪽 벽이 모두 무너지고 사제관이며 부속건물이 대파되었는데 전쟁 중에도 복구작업을 벌여 1956년 6월 마침내 주교좌 성당 축성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교구 설정 60년을 맞은 1998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와 가톨릭 미술가회 작가들이 힘을 모아 제대며 내부 성물들을 새롭게 꾸몄는데, 물론 외벽이며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였다. 성당은 명동성당의 옛 십자가와 똑같은 모습의 십자가와 종탑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의 석조. 이 작은 십자가는 서울대교구에서 갈라져 출발한 교구임을 상징한다고 한다. 성당에 들어서려면 둔중한 청동 문을 지나야 하는데 성당 건립을 관할했던 성골롬반외방선교회를 기리는 한 쌍의 아일랜드풍 십자문양이 새겨져 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주로 강원과 호남 지역을 관할했는데 죽림동성당에서도 1939년부터 30년간 모두 11대에 걸쳐 이 선교회 소속 신부가 주임을 맡았다. 지금도 성당 입구엔 이 선교회 소속 수녀원이 있으며 성당 아래쪽 병원의 이름도 여전히 ‘성골롬반 의원’. 지역 주민들에게 ‘성당 병원’이라 불리는 이색 공간이다. 고풍스러운 외벽과는 달리 내부는 현대식으로 가꿔져 대조를 이룬다. 양쪽 벽을 두른 정감어린 예수 고행 14처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이 성당의 핵심은 역시 감심과 화강암 제대, 독경대, 주례석, 촛대로 구성된 중앙 제대 공간. 한국 천주교계에서 성미술과 전례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정평난 장익 주교와 가톨릭 미술인들이 뜻과 품을 모은 작품들이다. 요즘 새로 짓는 성당들이 모두 이곳에 와 그야말로 ‘한 수 배워간다’는 바로 그 이름난 전례공간이다. ‘파격의 아름다움’을 뒤로 한 채 성당 뒤쪽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이내 낯선 광경을 만나게 된다. 이 성당에 몸을 담았거나 강원 지역에서 희생된 내외국인 성직자 유해 16구를 모신 성직자 묘역이다. 성당 본당에 바로 붙여 묘지를 쓴 흔치 않은 곳이다. 묘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쟁기 북한으로 끌려가다 순교한 신부들. 전쟁 발발 당시 보좌신부였던 프란치스코 신부와 라바드리시오 신부, 고안당 신부, 진야고보 신부의 이름이 눈에 띈다. 외국인 신부들 틈에 나란히 누운 한국인 이광재 신부는 원산까지 끌려가 어느 방공호에서 선종했다고 한다. 춘천교구는 해마다 11월 첫 주간을 ‘위령의 달’로 정해 이 ‘죽음의 행진’에서 희생된 사제들의 넋을 위로한다. 이 ‘위령의 달’ 행사에는 춘천 지역 사제와 신도들이 모두 모인다고 한다. 6·25 전쟁 중 주요 인사들이 쇠사슬에 손이 묶인 채 북한으로 끌려간 이른바 ‘죽음의 행진’에서 기독교계도 숱한 희생자들을 냈다. 당시 교황 사절을 비롯해 외국인 사제와 수녀, 개신교 목사 수백명이 평안북도 산골에 강제수용돼 34개월간 포로생활을 했는데 적지 않은 인물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이 성당이 건립될 때 주임으로 있었던 구인란 신부도 미사 도중 끌려갔으나 기적적으로 돌아와 주한 교황청 대사를 지낸 뒤 1955년 초대 춘천 대목구장에 부임했다고 한다. 죽림동 성당과는 아주 질긴 인연을 가진 인물인 셈이다. 이 묘역 바로 뒤편에는 기이한 십자가가 나무에 기대어 서있다. 지난 2000년 대희년 6월25일 춘천교구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전국대회’를 열면서 제단에 설치했던 십자가다. 동해안 지역을 휩쓴 화마로 불 탄 소나무에 북한의 주목나무를 엮어 만든 것으로 분단 교구의 아픔과 신도들의 통일 염원이 서려 있다. 지금 죽림동 성당에 적을 둔 신도는 1600명. 대부분 오래도록 이 성당을 다닌 나이 든 세대들이다. 지난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3800명이 성당을 다녔다고 한다.2000년대 들어 춘천 지역엔 17개의 성당이 새로 생겨나 애막골, 퇴계동, 수무숲 성당같은 곳엔 신도 수가 3000명을 넘는다. 지난 2003년부터 주임을 맡고 있는 김현준 신부는 “지금 죽림동 성당은 옛날의 교세와 모습과는 크게 다르지만 신도들의 자생적인 믿음에서 출발해 신앙 공간을 일군 흔치 않은 성당으로 한국 교회사에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kimus@seoul.co.kr ■ 죽림동 성당·춘천교구 ‘밀알’ 엄주언 죽림동 성당과 천주교 춘천교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 지역에 신앙의 싹을 틔워 성당을 세워놓은 밀알인 엄주언(말딩·1872∼1955)이다. 한국의 천주교가 외국 선교사의 전교없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진 특징을 갖는다고 할 때 춘천 지역이야말로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그 한 가운데 바로 엄주언이 있는 것이다. 춘성군 장학리 노루목에서 태어난 엄주언은 19살때 우연히 ‘천주실의’와 ‘주교요지’를 읽고 천주교와 연을 맺었다. 맏형과 함께 천주교 발상지인 광주 천진암을 찾아 움막생활을 하면서 가족 모두가 영세하도록 인도했지만 정작 고향에서는 ‘천주학쟁이’로 몰려 따돌림과 온갖 수모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화전을 일구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감화된 주민들이 차츰 모여들었으며 죽림동 성당의 모태인 곰실 공소를 마련해 예절을 보기에 이른 것이다. 곰실 공소가 본당으로 설립된 것도 순전히 엄주언의 공이다. 풍수원 성당과 서울의 명동 성당을 오르내리며 상주사제 파견을 간청한 결실이다. 본당 설립후 신도들의 애련회를 조직해 춘천 시내로 진입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서 결국 성당 터를 구입했으며 여기에 6대 춘천 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구인란 신부가 인근 밭을 매입해 지금의 죽림동 성당을 세우게 된 것이다. 성당 입구의 사제관과 연결된 말딩회관은 바로 춘천교구가 그의 공을 기려 지난 1997년 건립한 곳으로 춘천 지역 천주교계의 핵심 공간으로 통한다.
  • [이색거리 탐방] (7) 성북구 성북동길

    [이색거리 탐방] (7) 성북구 성북동길

    서울 성북구 성북동 뒷길에는 근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험난한 역사를 묵묵히 걸어온 선인의 발자취를 찾아 훌쩍 떠나보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시민문화 유산 최순우 옛집 성북동길에서 만나는 첫 문화유산은 최순우 옛집이다.1916년 개성에서 태어난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은 고려청자 전문가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다. 그는 1920년대 이 한옥을 지어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냈다. 미닫이창, 이름 모를 나무, 추녀 끝의 소방울, 백자 항아리…. 그의 대표적인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도 이곳에서 집필했다. 특히 2002년 이 집은 헐릴 위기에 놓였으나 시민들이 되살렸다. 문화유산위원회가 민간모금운동을 펼쳐 집을 사들였고 1년여 보수공사 끝에 복원했다. 이후 ‘시민 문화유산 1호’라는 별칭을 얻었다. ●누에 풍년기원 선잠단지 최순우 옛집 건너편에는 선잠단지가 있다. 옷감짜는 일이 중요하던 시절 누에농사의 풍년을 빌던 곳이다. 매년 늦은 봄(음력 3월) 뱀날(巳日)에 왕비가 친히 참여하는 친잠례(親蠶禮)가 열렸다. 현재는 그 터만 남아 50여그루의 뽕나무가 자라고 있다. 지금도 동네 어른들이 매년 4월에 제사를 지낸다. ●조선시대 별장 성락원 선잠단지를 지나 성락원길로 올라가면 조선시대 별장 성락원(사적 378호)이 나온다. 의친왕 이강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물줄기가 폭포와 연못을 돌아 아름드리 나무가 빼곡한 정원으로 유유히 흐른다. 추사 김정희가 서쪽 암벽에 ‘장빙가(檣氷家)’라는 글씨를 남겼다. 개인소유라 방문할 수가 없다. 담 너머로 경치를 훔쳐보고 돌아섰다. ●환골탈태 길상사 성락원의 아쉬움을 길상사에서 위로받았다. 길상사는 1980년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 자리에 세워져 있다. 주인 고 김영한 여사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無所有)’에 감명받아 7000여 평 대지와 건물 40여 동(약 1000억원)을 시주하면서 1997년 길상사로 환골탈태한다. 그래서인지 사찰이 조선시대 별장처럼 아늑하고 평화롭다. 숲 속을 걷듯 계곡물이 맑고 새소리가 정겹다. 일반인이 불교 경전과 수행법을 쉽게 체험하도록 ‘길상선원’을 개원했다.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 ●최초의 사립박물관 간송미술관 성북초교 운동장을 가로지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이 보인다. 고 전형필(1906∼1962) 선생이 33세 때인 1938년에 세웠다. 종로 부호의 아들이던 전 선생은 휘문고와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였다. 그는 나라를 지키는 길은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이라 생각, 가산을 쏟아부어 평생 민족문화재를 수집했다. 매년 5월과 10월에 전시회를 열 때만 출입이 허용된다. ●전통 찻집 수연산방 성북2동 동사무소 옆에 자리한 전통 찻집 수연산방은 상허 이태준 선생의 고택을 손녀가 개조한 곳이다. 전통 차를 마시며 한옥에 정취에 빠져들면 시간이 멈춘 듯하다. 라일락 나무 아래 놓인 둥그런 의자와 테이블이 운치를 더한다.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사랑방 바깥쪽 자리. 담장 너머로 북악산 자락이 보이는 까닭이다. ●20세기 한옥 이재준가 이태준가 맞은편 덕수교회 안에는 이재준가가 있다.1900년대 지어진 건평 29.8평의 아담한 집이다. 사랑채 비슷한 별채의 안채와 이에 딸린 행랑채로 이뤄져 있다. 집터 주위의 수목은 마당 소나무와 어우러져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 마포에서 젓갈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상이라는 사람의 별장으로 소설가 이재준씨가 살았기에 이렇게 부른다. 교회가 관리하고 있어 주로 문이 닫혀 있다. ●만해 한용운 집 심우장 만해 한용운(1979∼1944) 선생의 집 ‘심우장’은 폭 1m 골목에 숨어있다. 만해가 3·1운동으로 3년 옥고를 치르고 나와 거처가 없을 때 주위 도움으로 지은 집이다. 그는 조선총독부가 싫어서 집을 남향이 아니라 북향으로 지었다. 마당에는 만해가 직접 심은 향나무가 있다.1944년 조국의 광복을 앞두고 그는 이 집에서 눈을 감았다. 방에는 만해의 글씨, 연구논문집, 옥중공판기록 등이 쓸쓸히 놓여 있다. ■ 북악스카이웨이와 서울 성곽 길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3.2㎞)는 성북구민회관에서 성가정입구를 거쳐 북악골프장, 팔각정, 종로구 경계까지 이어진다. 처음에는 등산하듯 산을 올라 힘겹지만, 곧이어 북한산과 남산, 한강, 서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펼쳐진다. 숲 속길이 대부분이지만, 도로와 맞닿은 산책로도 있다. 매연이 싫다면 손수건을 준비하자. 아쉽게도 북악골프연습장 부근에서 산책길이 끊긴다. 성북구가 구름다리 설치공사를 시작했다. 서울 주위를 둘러싼 조선시대 성곽(4㎞)이 또 다른 산책로다. 바닥에서 쏘아올리는 야간 경관조명이 은은히 밤하늘을 비추면 평화롭기 그지없다. 돌계단이지만, 길 따라 쉼터가 많아 초보자도 걷기에 힘들지 않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노부부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10대까지 다양한 사람도 구경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서울타워가 보이고, 성균관대와 창경궁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 “그곳에 正義의 로보트 태권V는 없었다”

    “그곳에 正義의 로보트 태권V는 없었다”

    #1:2006년 11월28일,9시30분, 청와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실언’ 아닌 준비된 발언이었다. #2:같은 시각, 서울 혜화경찰서 기자실 오후에 예정된 인터뷰 약속을 확인 중이었다. 이어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정치부로 발령이 났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참을 수 없는 본회의 가벼움 100일 전, 사회부 사건 기자 생활을 접고 정치부 정당 담당 기자가 돼 국회로 출근을 시작했다. 청바지와 운동화를 벗고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불편한 것들이 정치판에 산재함을 깨닫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본회의가 곧 시작됩니다. 속히 본회의장으로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회의장 입구에 서 있자니 ‘우리나라에 전쟁이 터지거나 외계인이 침략하면 국회의사당 지붕이 열리면서 로보트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고개를 들었다. 국회 지붕은 높고 높은 텅빈 공간이었다.‘없는 게 당연하지.’라며 혼잣말을 하는 동안 본회의장에 입장하라는 ‘호소 방송’이 수십번 반복된다. 하지만 본회의장 밖 의원들은 통화중이거나 삼삼오오 얘기를 나눌 뿐 방송에 신경쓰는 사람은 없다. 늦었다고 뛰어오는 의원조차 한명 없다. 지각은 ‘애교’다. 참석률은 유권자 입장에서 볼 때 참담하다. 지역구 행사, 해외 출장, 각종 세미나 및 토론회 참석 등 불참 이유도 가지가지. 의원 전원을 본회의에 참석케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막말과 싸움질을 볼 때보다 ‘참을 수 없는 본회의의 가벼움’이 더 피부로 와 닿았다. ●계파 정치, 있다?없다? 계파 정치가 사라졌다는 말을 믿은 것은 순진하다 못해 바보 같은 일이었다. 친노냐, 반노냐를 구분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정동영계인지, 김근태계인지 이도저도 아닌지를 파악하느라 한동안 고전했다. 더 우스운 것은 계파라는 울타리도 언제든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친다는 것이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소위 ‘뜨자’ 계파 정치의 ‘확신범’들이 먼저 나서기 시작했다. 한 중진 의원은 실명을 거론하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두 사람이 나서는 게 말이 되냐. 아무리 정치판이 개판이라도 너무 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존경없는 ‘선배’ 호칭, 따뜻함 없는 악수 정치판에서는 안면을 튼 뒤 학번 높은 사람의 호칭은 자연스럽게 ‘선배’가 된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과 유시민 장관이 정치권에 와서 자신을 ‘선배’라고 부르는 기자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과잉 반응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서로간의 존경을 찾아 보기 어려운 국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치인의 전매특허는 단연 악수다. 국회에 있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정치인들과 악수를 하게 된다. 부담스럽다. 기계적으로 손을 내미는, 따뜻함 없는 손을 쥐어야 할 때,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쉰다. ●로보트 태권브이가 필요해 시설면에서 국회는 단연 최고다. 헬스장은 물론 축구장, 테니스장, 육상트랙, 미용실, 이발소, 세탁소, 우체국, 은행, 카센터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없는 게 없다. 의원 회관에는 ‘국회의원 전용 차양´이 있다.1억여원짜리 우산이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도 공사는 강행됐다. 현재 의사당 앞에는 뜬금없는 소나무 조경 공사 중이다. 국회에는 대의정치의 의미를 잊고 사는 국회의원, 부족한 것 없는 시설 대신 차라리 대한민국을 지켜줄 단 하나의 로보트 태권브이가 필요한 게 아닐까.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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