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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력 방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는 가운데 산림청이 내년 4월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하기로 하는 등 총력 방제를 선포했다. 재선충병은 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역병’으로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560만 그루의 소나무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올 들어 7개 지역에서 새로 발생하는 등 피해 면적이 55개 시·군·구, 고사목이 56만 그루에 달한다. 우선 특별방제추진단이 구성되고 지역별 책임전담반이 운용된다. 지자체에는 전담팀과 책임담당자를 지정해 방제에 전념토록 했다. 피해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2회)와 함께 지상정밀예찰도 한다. 방제에 소홀한 지자체는 산림사업 예산을 축소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불법적으로 소나무류를 이동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슈&이슈] “비상체제 전환 행정력 총집중…소나무 지키기 도민 동참 절실”

    [이슈&이슈] “비상체제 전환 행정력 총집중…소나무 지키기 도민 동참 절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의 재선충 확산을 ‘대재앙과도 같은 위기 상황’이라 진단하고 방제작업에 범도민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우 지사는 20일 “도민과 애환을 함께해 온 제주의 푸른 소나무 숲에 위기가 닥쳐왔다”면서 “120만 도민의 역량을 모아 제주의 소나무 숲과 청정 산림자원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사상 유례 없는 가뭄으로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져 피해 지역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면서 “이미 고사한 소나무는 물론이고 고사 조짐을 보이는 소나무까지 한 그루도 빠짐없이 전량 제거해야 한다”고 우 지사는 말했다. 그는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이 되기 이전인 내년 4월 말까지는 완전 방제를 끝마쳐야만 우리의 소나무 숲을 지켜낼 수 있다”며 그때까지 비상체제로 전환해 방제에 행정력을 총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는 큰 어려움이 닥친 고비고비마다 슬기롭게 해결해낸 지혜와 저력이 있다”며 “마을 어귀에서 늠름하게 동네를 지켜온 소나무, 울창하게 숲을 만들어 그 속에서 숱한 이야기와 꿈을 키워온 우리 소나무를 지키고 살려내는 데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도민의 힘으로 이뤄냈듯이,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의 쾌거를 달성해냈듯이, 다시 한번 도민들의 역량을 모아 제주의 소나무 숲과 청정 산림자원을 지켜내자”고 당부했다. 우 지사는 “대재앙과도 같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제주 청정자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보존하는 데 120만 내외 도민들의 지원과 참여를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슈&이슈] 올레길이 소나무 고사길로… 내년 4월까지 20만그루 피해 전망

    [이슈&이슈] 올레길이 소나무 고사길로… 내년 4월까지 20만그루 피해 전망

    지난 18일 제주올레 16코스. 소나무 숲길이 울창한 애월읍 항파두리 인근에서 만난 올레탐방객 박모(44·대구)씨는 “올레길 주변에 고사한 소나무가 즐비해 깜짝 놀랐다”며 “올레길이 아니라 소나무 고사길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을 찾은 관광객 박모(66·서울)씨는 “비행기에서 창밖으로 내려다볼 때는 단풍이 일찍 든 줄 알았는데 그게 모두 고사한 소나무여서 놀랐다”며 “소나무 고사목이 아름다운 제주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깜짝 놀란다. 제주섬을 벌겋게 물들이는 고사한 소나무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다 세계 7대 경관을 자랑한다는 관광의 섬 제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긴급 방제에 나선 제주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사한 소나무가 늘어났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해서다. 제주도는 ‘매는 나중에 맞겠다. 지금은 총력 방제에 나설 때’라며 중앙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고사목 제거에 도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재선충병 안전지대였던 제주는 2004년 처음 재선충병이 관찰돼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이후 거의 사라지는 듯하다 지난해부터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고사한 소나무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올해 들어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제주의 소나무(해송)숲 면적은 1만 8264㏊로 전체 산림면적 8만 8774㏊의 20.6%를 차지한다. 제주도는 현재 소나무 고사목이 14만~15만 그루에 이르고 연말까지 5만여 그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기성충이 되는 내년 4월 이전에 모두 20만 그루를 베어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달 들어서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국가 지정 명승지까지 번져 방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도 조사결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효례·하례천 일대와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주변 소나무숲이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사람과 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64호) 일대와 산방산(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일대, 외돌개(〃제79호) 일대, 안덕계곡 상록수림(〃제98호) 일대에도 번졌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서귀포시 앞바다 문섬·범섬, 서귀포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43호) 일대에서도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문화재지구까지 침범하고 있다. 제주시 산천단 곰솔(천연기념물 제160호)과 수산리 곰솔(〃제441호) 군락지 인근까지 번져 수령 500년이 넘은 아름드리 곰솔을 위협한다. 최재영(조경학) 경주대 교수는 “제주의 울창한 해송림은 제주 경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방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소나무가 멸종해 경관을 망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놀란 제주도는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 방제작업에 나섰다. 도는 소나무 재선충 방제 전담본부를 설치, 지금까지 60여억원을 들여 1만 8000여 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냈다. 군인, 경찰, 자원봉사 인력까지 지원받아 하루 1000명이 나섰지만 더디기만 하다. 영림단원들은 “방제작업할 때 멀쩡했던 소나무가 10여일 뒤 가 보면 말라 죽어 있다”며 방제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오름(기생화산)과 비탈 등의 경사지 지형이 많은 제주도 특성상 벌목작업이 쉽지 않은 데다 나무에 깔려 중상을 입는 등 안전사고도 속출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달부터 감귤 수확기여서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는 추가로 50억원을 투입하고 내년에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20만 그루를 모두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재선충병 창궐을 두고 ‘천재냐, 인재냐’하는 논란도 불거진다. 산림 전문가들은 지난해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과 올해 2월 한파, 7~8월 가뭄 등 이상기후를 재선충병 확산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성주한 박사는 “전체적으로 보면 재선충 피해도 있지만 기상적인 부문과 생육, 환경적 요인도 있다”며 특히 올해 7~8월의 경우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3도 더 높아서 나무가 쇠약해지면서 재선충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산연구소 신창훈 박사도 “올해 제주는 가뭄으로 매개충 서식여건이 좋아져서 평상시 10마리 나올 게 10배 이상 늘어나 재선충이 확산된 것 같다”며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치단체의 느슨한 방제가 재앙을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해 선심성 사업에만 매달린 결과의 부작용이란 주장이다. 제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체장이 관심이 없는 분야는 공무원들도 관심이 없다”며 “단체장들이 너도나도 표를 의식해 선심성 사업에만 매달려 온 게 결국 화를 불러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치제 실시 이후 전국에서 산불 발생이 크게 늘어났듯이 자치단체 차원의 산림정책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체장 관심사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재선충병 확산은 때아닌 임야 투기 조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사한 소나무가 모두 베어지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투기꾼들이 임야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부 토지주들이 땅값 상승 등을 노리며 악의적으로 재선충병을 퍼뜨린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임야의 개발 가능성을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임야 등은 고사목을 제거하더라도 대체 수목을 심어 산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올레길이 죽어간다…재선충 확산 ‘소나무 고사길’로

    제주 올레길이 죽어간다…재선충 확산 ‘소나무 고사길’로

    지난 18일 제주올레 16코스. 소나무 숲길이 울창한 애월읍 항파두리 인근에서 만난 올레탐방객 박모(44·대구)씨는 “올레길 주변에 고사한 소나무가 즐비해 깜짝 놀랐다”며 “올레길이 아니라 소나무 고사길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귀포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을 찾은 관광객 박모(66·서울)씨는 “비행기에서 창밖으로 내려다볼 때는 단풍이 일찍 든 줄 알았는데 그게 모두 고사한 소나무여서 놀랐다”며 “소나무 고사목이 아름다운 제주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깜짝 놀란다. 제주섬을 벌겋게 물들이는 고사한 소나무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다 세계 7대 경관을 자랑한다는 관광의 섬 제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긴급 방제에 나선 제주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사한 소나무가 늘어났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해서다. 제주도는 ‘매는 나중에 맞겠다. 지금은 총력 방제에 나설 때’라며 중앙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고사목 제거에 도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재선충병 안전지대였던 제주는 2004년 처음 재선충병이 관찰돼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이후 거의 사라지는 듯하다 지난해부터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고사한 소나무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올해 들어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제주의 소나무(해송)숲 면적은 1만 8264㏊로 전체 산림면적 8만 8774㏊의 20.6%를 차지한다. 제주도는 현재 소나무 고사목이 14만~15만 그루에 이르고 연말까지 5만여 그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기성충이 되는 내년 4월 이전에 모두 20만 그루를 베어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달 들어서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국가 지정 명승지까지 번져 방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도 조사결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효례·하례천 일대와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주변 소나무숲이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사람과 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64호) 일대와 산방산(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일대, 외돌개(〃제79호) 일대, 안덕계곡 상록수림(〃제98호) 일대에도 번졌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서귀포시 앞바다 문섬·범섬, 서귀포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43호) 일대에서도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문화재지구까지 침범하고 있다. 제주시 산천단 곰솔(천연기념물 제160호)과 수산리 곰솔(〃제441호) 군락지 인근까지 번져 수령 500년이 넘은 아름드리 곰솔을 위협한다.  최재영(조경학) 경주대 교수는 “제주의 울창한 해송림은 제주 경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방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소나무가 멸종해 경관을 망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놀란 제주도는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 방제작업에 나섰다. 도는 소나무 재선충 방제 전담본부를 설치, 지금까지 60여억원을 들여 1만 8000여 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냈다. 군인, 경찰, 자원봉사 인력까지 지원받아 하루 1000명이 나섰지만 더디기만 하다. 영림단원들은 “방제작업할 때 멀쩡했던 소나무가 10여일 뒤 가 보면 말라 죽어 있다”며 방제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오름(기생화산)과 비탈 등의 경사지 지형이 많은 제주도 특성상 벌목작업이 쉽지 않은 데다 나무에 깔려 중상을 입는 등 안전사고도 속출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달부터 감귤 수확기여서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는 추가로 50억원을 투입하고 내년에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20만 그루를 모두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재선충병 창궐을 두고 ‘천재냐, 인재냐’하는 논란도 불거진다. 산림 전문가들은 지난해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과 올해 2월 한파, 7~8월 가뭄 등 이상기후를 재선충병 확산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성주한 박사는 “전체적으로 보면 재선충 피해도 있지만 기상적인 부문과 생육, 환경적 요인도 있다”며 특히 올해 7~8월의 경우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3도 더 높아서 나무가 쇠약해지면서 재선충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산연구소 신창훈 박사도 “올해 제주는 가뭄으로 매개충 서식여건이 좋아져서 평상시 10마리 나올 게 10배 이상 늘어나 재선충이 확산된 것 같다”며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치단체의 느슨한 방제가 재앙을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해 선심성 사업에만 매달린 결과의 부작용이란 주장이다.  제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체장이 관심이 없는 분야는 공무원들도 관심이 없다”며 “단체장들이 너도나도 표를 의식해 선심성 사업에만 매달려 온 게 결국 화를 불러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치제 실시 이후 전국에서 산불 발생이 크게 늘어났듯이 자치단체 차원의 산림정책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체장 관심사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재선충병 확산은 때아닌 임야 투기 조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사한 소나무가 모두 베어지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투기꾼들이 임야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부 토지주들이 땅값 상승 등을 노리며 악의적으로 재선충병을 퍼뜨린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임야의 개발 가능성을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임야 등은 고사목을 제거하더라도 대체 수목을 심어 산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경기 재선충 확산 비상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며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나무류 재선충’이 최근 경기 지역 6개 시·군에서 처음 확인됐다. 경기도 산림 당국은 18일 한동안 잠잠했던 재선충이 다시 확산 추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로써 지금까지 도내에서는 11개 시·군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됐으며 감염된 나무는 소나무 170그루, 잣나무 1800그루 등 총 1970그루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2006년 광주에서 처음 확인된 데 이어 2007년 남양주·포천으로 퍼진 뒤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성남·용인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특히 올해에는 양평·연천·안성·하남·양주·가평 등 6개 시·군으로 감염 지역이 더 넓어졌다. 신규 발생 지역의 감염 나무 수는 양평 147그루, 연천 116그루, 안성 46그루, 하남 17그루, 양주 14그루, 가평 8그루 등이다. 기존에 발생했던 지역도 광주·포천 각 556그루, 용인 216그루, 남양주 201그루, 성남 93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조사 방식이 지난해 11월 표본조사에서 전수조사로 바뀌어 감염된 나무가 증가했는지 비교하기는 어렵다. 지난해에 이미 병에 걸린 소나무류가 올해 전수조사에서 발견됐을 수도 있어서다. 재선충이 확산되자 도는 지난 17일 31개 시·군 산림담당 과장, 연구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우선 신규 발생 지역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연천의 경우 역학조사 결과 감염 지역 인근 주택의 화목 난로용 땔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하늘에서 죽은 나무나 감염 의심 나무의 위치를 조사한 뒤 지상에서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감염으로 판정되면 베어 내 훈증처리하거나 파쇄할 방침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가을철 산불 예방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재선충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철저한 감시와 확실한 방제로 재선충병 확산을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재선충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까지 확산

    제주도에 확산 중인 소나무 재선충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국가 지정 명승지에까지 번져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최근 문화재지구를 대상으로 재선충병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효례·하례천 일대 소나무 100그루,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제98호) 일대 소나무 1300여 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사람 발자국과 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64호) 일대 962그루, 산방산(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일대 828그루, 외돌개(〃제79호) 일대 187그루, 안덕계곡 상록수림(〃제98호) 일대 40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제주도 기념물인 서귀포시 앞바다에 있는 문섬·범섬, 서귀포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43호) 일대에서도 각각 98그루, 49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재선충병이 문화재지구까지 침범한 상태다. 도가 현재까지 파악한 문화재지구 내 재선충병 감염 현황은 서귀포시 10개 지구 2398그루, 제주시 8개 지구 2248그루 등 모두 18개 지구 4646그루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 섬 중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國). 도쿠시마, 가가와, 에히메, 고치 등 네 개의 현으로 구성됐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시코쿠를 기차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4개의 현은 따뜻하고 호탕하며 편안하고 생기 넘치는 미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 왔습니다. >>가가와현 여정의 들머리는 가가와현.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내 다카마쓰역에서 특급 시만토 3호 기차를 타고 40여분 걸려 고토히라역에 도착했다. ‘우동현’이라 불릴 만큼 사누키 우동이 유명한 곳이다. 직접 발로 밟아 반죽을 쫄깃하게 만든 뒤 시식까지 해볼 수 있는 우동학교가 이곳에 있다. 손수 만든 면발을 즉석에서 끓여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즐비한 우동집과 상점을 지나면 고토히라궁이 나온다. 약 3000년 전에 지어진 일본의 대표적 신사 중 하나다. 고토히라궁에 오르는 1368개 계단 가운데 맨 뒤쪽의 본궁에 가려면 계단 785개를 올라야 한다. 원래 786개였는데 ‘786’이 일본어로 ‘곤하다’는 뜻의 ‘나야무’와 발음이 유사하다 해서 하나를 줄였다고 한다. 현 내 또 하나의 명소가 리스린공원이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공원은 모두 6개의 작은 정원으로 이뤄졌다. 야구장 3개 면적에 달할 만큼 넓다. 적송과 흑송을 비롯해 사각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하코마쓰, 학 모양의 나무와 거북 모양 암석이 어우러진 쓰루가메 소나무 등이 눈길을 끈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히라이호에서 나무와 정자, 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고치현 고치현은 여장부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고치역에서 ‘호빵맨’ 열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려 구보카와역에 도착해 가이요도 호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폐교 건물을 피규어(모형 장난감)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온갖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호비관에 모여 있다. 박물관을 오가는 길 옆으로는 시만토강이 흐른다. 고치현에서 가장 긴 196㎞의 S자형 강으로 단연 으뜸가는 경관을 자랑한다. 강 위로는 ‘침파교’란 다리가 놓여 있다. 한데 다리에 난간이 없다. 현지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는데, 이때 떠내려가는 나무에 다리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쓰이가와역에서 호비관을 본뜬 하비 트레인을 탔다. 기차는 달랑 1량이 전부다. 객차 안팎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 아기자기한 피규어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고치현은 시코쿠 안에서도 가장 더운 지역이다. 분지와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형의 영향인지 고치현 여성들은 대부분 여장부 기질이 다분하다. 직경 50㎝쯤 되는 큰 접시에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두루 나눠 먹는데,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에히메현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에히메현은 참한 숙녀의 이미지였다. 현 내 도고온천은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실의 온천으로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실제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하다. 내부엔 일왕이 온천을 이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온천수의 효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온천 주변에는 도고 기야만 유리미술관, 대북 공연 같은 볼거리는 물론 족욕탕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도고온천역에서 장난감 같은 ‘봇찬열차’를 타고 마쓰야마역으로 갔다. 이름의 유래가 된 소설 ‘봇찬’의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가 ‘성냥갑 같은 기차’라고 표현해 유명세를 얻었다. 증기기관차 형태를 한 채 도심을 달리는 기차는 봇찬열차 한 대뿐이다. 마쓰야마성은 전망대로 손색없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른 뒤 3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쓰야마성에 서면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희미하지만 멀리 바다 건너 히로시마까지 보인다. >>도쿠시마현 스릴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았던 도쿠시마현은 활력 넘치는 민낯 소녀 같았다. 오보케역에서 20분쯤 걸으면 오보케협곡을 만난다. 암석이 강물에 침식되면서 ‘V’자 형태의 협곡을 이룬 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둘러보는 동안 오랜 인고의 시간이 만들어낸 기이한 암벽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수 있다. 이웃한 이야협곡의 자태도 빼어나다. 협곡을 오가려면 넝쿨다리 ‘가즈라바시’를 건너야 한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다 발 아래 계곡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만큼 아찔하다. 800년 전 두 무사가 싸우다 진 쪽이 도망치면서 상대방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버린 게 이 다리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구불구불한 S자 협곡길을 오르다 보면 200m 높이에 세운 오줌 누는 아이 조각상과 만난다. 예전엔 담력 테스트를 하던 곳이다. 이만한 높이에서 겁 없이 ‘볼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담력도 인정하는 게 마땅할 터다. 이야협곡에서 오보케역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2시간 정도 가는 데 9360엔(약 10만 1100원)쯤 나온다. 오보케역에선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정차한다. 도쿠시마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나루토해협의 소용돌이다. 이를 ‘우즈시오’라 부르는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최대 직경 20m에 달하는 큰 소용돌이도 생긴다고 한다.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눈앞에서 끊임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다. 보는 이들마다 굉장하다는 뜻의 “스고이”를 연신 외쳐댔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우즈시오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매일 두 번 우즈시오와 마주할 수 있는데 시간대는 매일 다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직접 볼 수 있고 45m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다. 도쿠시마 특유의 ‘아와오도리’춤도 이채롭다. 400년째 전해져 오는 전통 춤으로 등불을 들고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며 흥을 돋운다. 매년 8월이면 한 달 내내 이 춤을 추는 축제가 열릴 만큼 이 지역의 춤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글 사진 시코쿠(일본) 한세원 기자 won@seoul.co.kr [여행수첩] →올 시코쿠 레일 패스(JR시코쿠 shikoku-railroad.com)는 총연장 1100㎞에 이르는 시코쿠 내 모든 철도를 탈 수 있는 외국인 여행자 전용 티켓이다. 2일 6300엔, 3일 7200엔, 4일 7900엔, 5일 9700엔(이상 어린이는 반값)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현지 관광안내소는 물론 국내에서도 살 수 있다. 지정석과 자유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서 객차를 분리해 동과 서로 갈라져 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초행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코쿠는 남쪽에 위치해 따뜻한 편이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도 좋다. →현마다 로컬 푸드로 차린 제철 밥상(보통 정식 1200엔)을 먹어 보길 권한다. 또한 가가와현의 우동, 고치현의 고기만두, 에히메의 남도식 도미덮밥, 도쿠시마의 고구마와 닭다리 요리도 별미다.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까지 매주 화·목·일요일 출발한다. 귀국편은 화·금·일요일에 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브라이트 스푼(www.japaninside.co.kr)에서 시코쿠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755-1266.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광진구 아차산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광진구 아차산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사랑은 바로 광진구 아차산에서 막을 내렸다. 온달 장군은 590년(고구려 영양왕 1년) 신라에 빼앗긴 한강 이북을 되찾으려고 출정했다가 아차산성에서 전사했다. 당시 병사들이 온달의 관을 옮기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다가 평강 공주가 위로의 말을 건네자 비로소 움직였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도 아차산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이 오롯이 느껴진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등산로를 따라 생태공원에 오르면 출정을 앞두고 칼을 치켜든 결연한 표정의 온달 장군을 평강 공주가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다. 조각가 김창희씨의 동상 작품으로, 2002년 광진구에 기증됐다. 온달이 물을 마셨다는 온달샘과 온달 장군 주먹바위, 남편의 죽음에 슬피 우는 평강 공주 바위 등이 눈길을 끈다. 아차산 일대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한강 유역의 주도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던 전략적 요충지로 국가사적 234호 아차산성과 국가사적 455호 홍련봉 1, 2보루 등 고구려 보루군 17개를 포함한 남한 지역 최대의 고구려 유물, 유적 출토지다. 이곳에서는 또 만남의 광장을 비롯해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 산초나무 등 40여종 4000여 그루의 나무와 70여종 5만여 포기의 꽃이 맵시를 자랑한다. 자생식물원과 나비정원, 소나무 숲, 습지원, 자생관찰로, 생태자료실 등 총 22개 주제로 꾸며 가족 나들이 장소와 아이들 자연 학습장으로 좋다. 산 중턱에는 고구려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받아 만든 고구려정이 서 있다. 금강송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짓고 야간 조명까지 갖춰 아차산성과 함께 광진구와 고구려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광나루역에서 출발해 고구려정∼해맞이광장∼아차산보루∼아차산성∼아차산생태공원∼광나루터∼한강자전거공원 등 7.8㎞를 돌아보는 코스는 3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광진구는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처럼 온달 장군과 고구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2220가구에 인구 4343명이 사는 수원 행궁동 주민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무려 1516대에 이른다. 그런데 이 많은 차가 마을에서 사라졌다. 그것도 한 달 동안이나. 만약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갑자기 자동차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반대와 찬성로 엇갈린 주민들의 논란을 거쳐 일상의 변화를 가져온 행궁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항우에게서 투항 이후의 일들을 기록하라는 명을 받고 기록에 집중하던 사마흔은 항우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자신의 아둔함을 한탄하면서 자결한다. 항우는 장수들이 제출한 명단에 있는 진나라의 투항 장수들에 대한 취조를 진행하고, 서로가 서로를 밀고하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장수가 목숨을 잃고 만다. ■MBC 특별기획 제왕의 딸 수백향(MBC 밤 8시 55분) 진무는 연불태(김병옥)와의 대화에서 야심찬 눈빛을 일렁인다. 설난(서현진)과 설희(서우)는 산속에서 길을 잃는다. 사내 둘의 그림자가 설난과 설희에게 다가온다. 진무(전태수)는 무령대왕(이재룡)의 가야 순행길에 함께 나서겠다고 청한다. 한편 설희는 무령대왕이 가야에 온다는 소리에 놀란 얼굴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25분) 은찬이는 태어나서부터 7년 동안 무려 50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은찬이는 기관지 누공과 식도와 위가 연결돼 있지 않고, 식도와 폐가 연결된 식도폐쇄증을 앓고 있다. 음식은커녕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은찬이는 가슴에 구멍을 뚫고 위에 호스를 연결해 특수 분유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장수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전북 김제의 한 평야마을에 집안일부터 농사일까지 척척 처리하는 103세의 한말재 할머니가 산다. 하루에도 여러 번 집 안팎을 쓸고 닦는 할머니 덕에 방과 욕실, 싱크대까지 언제 보아도 깔끔 그 자체다. 게다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사는 둘째 며느리와는 함께 장을 보고 피부 관리를 하는 등 평범한 고부관계를 넘어선 정을 자랑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소나무 숲을 병풍으로 둘러치고 석양이 아름다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은 곳에 이한규·양희숙 부부가 산다. 10년 전 아무 연고도 없는 태안으로 내려온 부부는 시골 생활에 차츰 적응해 나갔다. 이들은 귀농 이후 느낀 흙의 소중함과 의미를 널리 알리며, 인생의 황혼기를 황금기로 만들어가고 있다.
  • [벌레들의 습격] 소나무재선충·참나무시듦병에 450만 그루 사라져… 피해 눈덩이

    [벌레들의 습격] 소나무재선충·참나무시듦병에 450만 그루 사라져… 피해 눈덩이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사라진 소나무만 400만 그루가 넘는다. 2004년 경기도 성남 이배재에서 확인된 참나무시듦병은 지난해에는 전국 91개 시·군·구로 확산됐다. 2009년 이후 말라 죽어서 제거된 참나무만 50여만 그루에 달한다. 침엽수와 활엽수를 대표하는 소나무와 참나무는 각각 산림의 22.7%(144만 8000㏊), 26%(165만 9000㏊)를 차지한다.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상징목이자 구황작물로서의 역할을 해 온 나무들이 병해충의 무차별 습격으로 생존위협에 직면했지만 방제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가을 날씨답게 청명하고 화창했던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청계산을 찾았다. 평일인데도 청계산은 형형색색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들로 분주했다. 입구에 서 있는 수령 225년 된 보호수인 갈참나무(서 22-8)와 굴참나무(서 22-9)는 이들을 반기는 만남의 장소이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보호수다. 백년, 청계산을 지켜온 거목의 몸에는 볼썽사나운 노란색 테이프가 감겨 있지만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이 테이프는 참나무시듦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끈끈이 롤트랩이다. 청계산에 시듦병이 발생하면서 이뤄진 고육지책이다. 광릉긴나무좀은 참나무에 구멍을 내고 들어가 알을 낳는데, 이때 유충의 먹이인 라펠리아 병원균을 퍼트린다. 라펠리아균은 줄기의 수분 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이게 시듦병이다. 진달래능선을 오르는 길은 시듦병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오랜 시간 등산로를 보듬던 참나무에는 롤트랩이 감겨 있다. 지난 추석 성묘 때 도토리를 아주 많이 주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곳에서는 도토리를 단 한 개도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하얀 비닐에 싸인 채 허망하게 드러누운 ‘참나무 무덤’이 등산로 주변 숲 속 곳곳에 생겼다. 감염된 고사목은 일정한 크기로 잘라 훈증액을 뿌린 뒤 흰 비닐로 봉해 3개월간 훈증한다. 병원균과 매개충이 탈출해 다른 나무에 병을 옮기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로, 고사목의 밑동까지 예외없이 훈증하고 있다. 소중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한순간 사라지게 된다. 청계산 곳곳에서는 서초구에서 진행한 방제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직 방제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나무에는 작업 편의를 위해 피해 상태를 알려주는 끈을 매달아 놨다. 제거할 고사목은 빨간색, 롤트랩을 설치할 나무는 파란색으로 구분한다. 빨간색보다 파란색이 많은 것이 다행스럽다. 나무에 작지만 정교한 구멍들이 나 있는 게 눈에 띈다. 매개충인 긴나무좀이 나무를 파먹고 들어간 흔적이다. 어떤 나무에서는 수십 개의 구멍이 발견된다. 청계산에서는 2009년 처음 발생이 확인된 후 현재 피해목이 3000여 그루에 달한다. 860여 그루를 벌채했고 1500그루에는 롤트랩이 설치됐다. 지난해까지 북한산과 남산에 한여름에도 단풍이 들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피해가 심했는데 방제가 집중되면서 남하하고 있다. 수도권지역 참나무시듦병 방제를 지도감독하는 조종흡 산림청 산림병해충 특임관은 “해충의 완전 방제는 불가능하다. 밀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숲가꾸기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나무시듦병은 고사율이 20% 정도다. 여러 차례 침입을 받은 후에 고사해 한 번 걸리면 죽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비해 치명적이지는 않다. 지난해 기준 시듦병은 전국적으로 2680㏊에서 발생했는데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참나무 중에서도 껍질이 얇은 ‘신갈나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30년 이상 자란, 목재 가치가 있는 성인목, 상대적으로 보전이 강조되는 공원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 한편 소나무재선충병이 재창궐해 소나무와 잣나무까지 피해가 커지고 있다.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특별법 제정 후 집중 방제로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2010년 이후 다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시듦병과 전개 상황이 다르다. 6~7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병원균)을 소나무에 옮기면 실 같은 선충이 수분 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킨다. 재선충은 크기가 1㎜에 불과하지만 암수 한 쌍이 1주일 만에 20만 마리를 번식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졌다. 감염목은 그해에 80%, 다음 해에 20% 등으로 100% 죽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고사목을 조기 발견해 제거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2010년 3547㏊(고사목 13만여 그루)까지 감소했던 재선충병이 지난해 80개(25개는 청정지역) 시·군·구, 5286㏊(고사목 50만여 그루)로 급증했다. 피해가 극심한 제주도는 방제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제주도에 발생 시 소나무가 전멸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된 것이다. 2009년 청정지역을 선포했던 울산 동구에서는 5년 만인 9월 재선충병 감염목이 발생했다. 경기도 가평·양주·안성, 충북 충주 등 7개 지역에서도 새로 발생했다. 경기권은 피해지(127㏊)의 93.7%(119㏊)가 잣나무에서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달리 감염 후 2년이 지나야 고사가 진행돼 발견이 쉽지 않아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선충병은 인위적인 확산에 의해 만연된다. 솔수염하늘소의 연간 이동 능력은 2~3㎞에 불과해 매개충 자체로 인한 감염 확산보다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문제다. 충주의 경우 경기도에서 화목보일러 원료로 가져온 나무에서 재선충병이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방제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방제 방법도 여전히 감염목 제거나 벌채 등 단기 처방에 집중돼 있다. 천적을 이용한 방제 등은 아직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다. 확산 예방 효과가 높은 항공방제를 늘리고 있지만 도심지역이나 공원지역은 제외되고 민원이 야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문일성 박사는 “지난해 태풍과 올해 가뭄이 더해지면서 수세가 약해진 나무들에 병해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해가 유난히 컸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벌레들의 습격] 천연기념물 ‘제주곰솔’ 재선충 막기 비상

    [벌레들의 습격] 천연기념물 ‘제주곰솔’ 재선충 막기 비상

    ‘곰솔을 지켜라.’ 제주지역에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천연기념물인 곰솔나무가 위기에 처했다.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에 심어진 수령 500~600년의 천연기념물 제160호인 곰솔 여덟 그루가 재선충병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재선충병은 현재 곰솔이 서식 중인 아라동까지 확산돼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곰솔 주변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나무주사를 놓는 등 방제작업에 정성을 쏟고 있다. 또 전문나무병원 등에 의뢰해 수시로 감염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산천단 곰솔은 높이가 30m에 이르는 장대한 고목으로 제주의 숨은 명소로 손꼽힌다. 산천단은 고려시대부터 한라산 정상에서 지내던 산신제에 쓸 제물을 지고 올라가던 사람들이 얼어 죽거나 부상을 당하자 1470년(성종 원년) 제주 목사 이약동이 설치한 제단으로 이후 지금까지 매년 이곳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또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441호인 곰솔(수령 400년)도 재선충병 감염 위기에 노출돼 있다. 수산리 곰솔은 높이 12.5m에 가지를 24m 넘게 펼쳐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하지만 수산리 곰솔은 불과 50여m 떨어진 수산봉에 있는 해송림이 재선충병에 감염돼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이들 곰솔은 모두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노쇠한 고목이어서 재선충병 감염 위험이 다른 소나무에 비해 높다. 제주도 관계자는 9일 “재선충병이 곰솔 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루하루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 도공들은 바다 건너 이국땅에서도 물레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일본의 흑토로 옹기와 간단한 도기를 구워내 이를 팔아 생계를 꾸렸다. 조선의 막사발조차 귀한 예술품으로 대접받던 시절, 일본 상류층에서 조선 자기는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조선 도공이 왜군에 끌려간 이유다. 1598년 일본 해안가인 구시키노에 닿은 조선 도공의 숫자는 80명이 넘었다. 하지만 5년 뒤 내륙인 나에시로가와로 이주해 조선인 마을을 꾸린 도공은 40여명에 불과했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토착병에 시달리다 절반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도공들의 삶은 엇갈린다. 민족차별이 심해지자 이, 최, 박, 김 같은 성씨의 도기 기술자들은 마을에서 차례로 도망쳐 나온다. ‘도고’로 개명한 박씨 집안의 후손인 도고 시게노리(1882~1950)는 1941년 일본 외무대신에 오르기도 한다. 지금도 그의 기념관 마당에는 선조가 자기를 굽던 가마와 도자기 파편 더미가 넋을 위로하듯 남아 있다. 반면 심수관가(家)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여전히 조선의 혼을 지키며 살아간다. 누가 봐도 전형적인 일본인이지만, 혼만은 조선 옛것 그대로다. 1대 심당길이 만들었다는 조선 사발 같은 투박한 ‘히바카리’는 심수관가의 상징물이다. 말간 색을 띤 그릇은 조선의 흙과 유약, 기술자를 빼고 불만 일본 것을 썼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심수관이란 이름은 ‘사쓰마 도기’를 세계적 명품으로 키워 낸 12대 심수관 때부터 가문에서 이어온 습명이다. 지금의 15대 심수관(54)은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유학까지 마친 뒤 1999년 가업을 이었다. 1대 심당길의 고향인 남원시 명예시민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김칫독 공장에서 조선의 가마를 배워갔다. 이런 15대 심수관이 이달 중순 한국을 찾는다.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심수관 도예전, 사쓰마에서 꽃 핀 조선도공의 예술혼’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서울신문사와 경북 청송군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98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심수관가의 국내 단독 전시회다. 전시에는 12~15대 심수관의 도자기 41점이 나온다. 심수관가가 소장한 12점 외에 ‘심수관 도자기 전시관’ 개관을 앞둔 청송군과 ‘심수관 도예관’이 자리한 남원시가 각각 20점, 9점을 내놓았다. 이 중 12대 심수관의 ‘십금수송죽매화문다기’는 옛 청나라의 십금수기법을 사용했다.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의 문양이 다양하게 표현됐다. 12대 심수관은 1873년 오스트리아 빈 만국박람회에 금채를 입힌 대화병 한 쌍을 출품해 오늘날 심수관가의 초석을 이뤘다. 13대 심수관은 2차 세계대전으로 가세가 기운 가문을 지켜냈다. 그의 ‘금수군학비상도투각향로’ 1점이 이번 전시에 나온다. 이 전통 향로에는 한 무리의 학들이 여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 투각됐다. 15대 심수관의 아버지인 14대 심수관(88)은 대표작 ‘사쓰마성금칠보설륜문대화병’을 내놓는다. 일본인 최초의 대한민국 명예총영사인 그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 화병을 출품해 호평받았다. 금을 두껍게 칠해 입체감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15대 심수관은 가장 많은 23점을 전시한다. 대표작은 ‘이중투각삼종향로’. 겹으로 된 투각과 세 종류의 각기 다른 문양이 정교함을 자랑한다. 도예 관계자들은 “투각기법과 부조기법은 심수관요의 대표적인 도예기술”이라며 “적절한 흙의 습도와 정확한 계산이 요구돼 온전히 이를 구사하는 장인이 그리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료. (02)2000-9752.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제주 소나무 재선충 확산 전전긍긍

    제주 소나무 재선충 확산 전전긍긍

    제주지역에 소나무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돼 제주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제주지역 소나무 8만여그루가 고사했고, 이 가운데 2만여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감염지역도 급속도로 확산돼 서귀포시 동 지역과 남원읍 지역을 제외하고 제주의 모든 지역 소나무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피해 지역이 워낙 넓은데다 인력과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산림청으로부터 긴급방제비와 인력을 지원받고, 자체 예비비를 투입해 하루 200여명을 동원해 500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있다. 도는 연말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공무원을 비롯해 군인, 경찰 등의 인력까지 지원받았다. 인부들은 “워낙 재선충 피해 소나무가 많은데다 방제작업할 때 멀쩡했던 소나무가 10여일 후에 가보면 말라죽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안일한 판단이 재선충을 확산시켰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나무 고사가 잇따랐으나 제주도는 이상 기후변화 탓이라며 재선충 확산 가능성 등은 등한시해 왔다. 하지만 올여름 극심한 가뭄과 고온현상 등이 계속되면서 재선충이 창궐, 피해 소나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가는 곳마다 누렇게 고사한 소나무가 수두룩해 아름다운 제주 경관을 망치고 있는데 행정 당국은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지 한심스럽다”며 개탄하고 있다. 한라산연구소 신창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태풍과 한파, 가뭄 등 기상적인 영향이 소나무 고사목과 재선충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2006년 제주에서 처음으로 재선충이 나타난 이후 2012년까지 거의 사라졌으나 이렇게 확산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선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이 되기 전인 내년 4월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한다는 계획이나 피해지역이 방대한데다 급속도로 확산 추세가 있어 완전 방제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 맛에 살어리랏다

    이 맛에 살어리랏다

    지난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더위에 입맛 잃고 기력마저 약해진 당신, 무엇보다 건강부터 챙길 일이다. 이맘때면 나라 안 곳곳마다 먹거리가 풍성해진다. 진한 솔향 폴폴 풍기는 송이버섯, 집 나간 며느리 발걸음 돌려세운다는 전어, 단단하게 여문 인삼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결실의 계절에 펼쳐지는 잔치마당도 덩달아 흥겨워진다. 특히 이 무렵엔 미식 축제가 많이 열린다. 제철 먹거리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해지니 이보다 좋은 여정은 없겠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송이의 유혹… 이 향 못 잊을걸 4~6일 울진 송이 축제 송이는 가을철 먹거리 가운데 늘 최고로 꼽힌다. 연한 육질에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솔향이 일품이다. ‘숲 속의 황금’이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일본 사람들은 송이 향 날아가는 걸 염려해 방문까지 닫아걸고 먹는다고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 일부 미식가들은 이른 아침 송이를 따 뿌리 부분의 흙만 털어낸 뒤 날것으로 먹는 걸 최고로 친다. 송이는 ‘까칠한’ 버섯이다. 물과 토양, 기온 등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솔밭이라고 다 나는 게 아니다. 20~60년생 소나무 아래서만 자란다. 땅은 화강암이 풍화돼 푸석푸석해진 곳이어야 한다. 너무 건조해도, 늘 축축해도 안 된다. 일조량도 중요하다. 숲그늘이 짙거나, 바닥에 솔잎이 많아 해를 가려도 안 된다. 낮 기온이 26도를 넘거나, 밤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서도 안 된다. 아쉽게도 올해는 송이 작황이 좋지 않다. 송이균사가 자라는 6월부터 8월까지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9월 하순 많은 비가 내렸고 기온도 선선해져 송이 생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울진 엑스포공원과 북면 송이산 일대에서 4~6일 ‘금강송송이축제’가 열린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송이 채취 체험프로그램이다. 축제기간 중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금강송숲에서 펼쳐진다. 소요시간은 2시간. 참가비는 1만원이다. 회당 60명이 참여해 1인당 송이 하나씩을 채취할 수 있다. 송이 무료 시식회와 송이 경매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금강송 숲 탐방에 참여하는 것도 좋겠다. 매일 2회(오전 9시 30분, 오후 2시)에 걸쳐 엑스포공원 남문 앞에서 출발한다. 오랜 세월 이어 온 금강송의 빼어난 자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054)789-6828. ■ 인삼의 변신… 김치 속에 숨었지 3~9일 풍기 인삼축제 경북 영주 풍기읍에 접어들면 수없이 많은 인삼 관련 팻말과 마주한다. 그만큼 인삼과 풍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풍기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인삼을 재배한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조선 중종 때인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산삼 종자를 채취해 현 풍기읍 금계동 임실마을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풍기는 인삼 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을 가졌다. 풍기인삼 경작지의 위도는 북위 36~38도다. 다른 지역보다 북쪽이다. 그만큼 생육기간도 길다. 일반적인 삼(蔘)의 생육기간(120~130일)에 견줘 50~60일이나 더 길다. 채취 시기도 늦다. 보통은 9월 초부터 수확에 들어가지만 풍기에선 10월 초 인삼축제 기간에 맞춰 집중적으로 캐기 시작한다. 발육기간이 긴 덕에 인삼 내부조직은 한결 단단하고 치밀해진다. 당연히 인삼 고유의 향도 훨씬 오래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풍기인삼축제는 3~9일 영주시 남원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선 인삼과 친숙해질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이른바 ‘4대 체험’이 눈에 띈다. 인삼캐기와 인삼으로 피부 가꾸기, 인삼요리 먹기, 인삼술병 만들기 등이다. 축제장 인근 인삼밭에서 진행되는 ‘인삼캐기체험’은 직접 캔 인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인삼으로 피부 가꾸기는 특히 여성들에게 주목받는다. 풍기인삼을 재료로 해 만든 인삼스킨, 인삼마스크팩, 홍삼팩, 인삼에센스 등 화장품은 물론 인삼 족욕과 피부 마사지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인삼을 재료로 독특한 요리에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인삼 칵테일, 인삼 인절미, 인삼 김치, 웰빙인삼요리 등 이색적인 인삼 요리들을 맛보거나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자신이 만든 인삼술병도 가져갈 수 있다. (재)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회 (054)635-0020. ■ 전어의 활약… 며느리가 돌아왔다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 가을 먹거리로 전어를 빼놓을 수 없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려세울 만큼 굽는 냄새가 일품인 생선이다. 전어는 가을에 먹어야 제맛이다. 겨울 앞두고 두둑하니 살이 오르고 배에 기름기가 돌기 때문이다. 당연히 맛도 고소해지는데,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호남의 어느 지방에서는 ‘귀한 샛서방에게만 내어 준다’ 해서 샛서방고기라고도 불린다니, 이쯤 되면 ‘제철 전어 한 마리 열 보약 안 부럽다’(?)는 말이 생길 법도 하다. 전어는 대개 회무침과 구이로 먹는다. 특히 마늘과 양파, 당근, 오이, 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은 지방이 많은 전어의 기름진 맛을 없애고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채소까지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으로 꼽힌다. 일부 미식가들은 가을 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의 경우 된장에 찍어 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먹는 게 제격이라는 주장도 편다. 전어구이는 눈으로 먼저 맛을 본다. 체내 지방이 배어 나와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이 먹음직스럽다. 고소한 맛 또한 일품이다. 참깨가 서 말 들었다는 대가리와 포실하게 살이 오른 몸통 그리고 꼬리뼈까지, 어디 하나 남길 게 없다. 충남 서천 홍원항은 소문난 전어 명소. 13일까지 홍원항 일대에서 전어축제가 열린다. 맨손 전어 잡기, 머그컵 페인팅 체험, 서천 지명탄생 600주년 기념 ‘며느리가 돌아왔다 고부(姑婦) 일심동체 퀴즈’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 가운데 맨손 전어잡기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된다.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 접수한다. 전어회와 무침, 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 요리장터와 어민들이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수산물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도 마련됐다. (041)950-4256.
  • [옴부즈맨 칼럼] 서울 사랑하게 해주는 ‘택리지’/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서울 사랑하게 해주는 ‘택리지’/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요즘 창조경제가 화두다. 그러면서 ‘창조’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다. 각계에서 내리는 정의는 그야말로 각인각색 ‘창조적’으로 다양하다. 필자가 창조에 대해 하나 더 덧붙이고자 하는 정의는 ‘3D’다. 즉, 창조를 하기 위해선 다른 존재, 다른 생각, 다른 행동(Be Different, Think Different, Act Different)이 반드시 요구된다. 무조건 과거를 허물어 부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세우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역발상으로 바라보고 결합시켜 새로운 방안으로 물꼬를 터 활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기본요건이다. 혁신과 비교하자면, 혁신이 과거를 벗어야 할 허물로 상정한다면 창조는 과거를 디디고 일어설 지지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창조는 앞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도 함께 돌아보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필수다. 그런 점에서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 택리지’는 창조적 사고와도 통한다. ‘서울 택리지’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오늘날의 서울이 되기까지를 돌이켜보게 하는 기획이다. 서울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어떻게 발전해 갈지를 성찰하고 전망하게 해준다. 매주 금요일 연재되는 노주석 기자의 ‘서울 택리지’는 구해보기 힘든 과거의 사진자료와 현재를 대비해 상전벽해의 변화를 거듭한 서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발전방향을 설정하게 한다. “얼마 전인데도 까마득하네”하며 어린 시절 서울의 그때 그 모습을 떠올리며 아스라한 향수에 젖게 하기도 한다. 화신백화점 터가 어떻게 변해왔고, 거기에 얽힌 풍운아 박흥식의 흥망성쇠, 화신백화점 터가 서울에서 갖는 의미 등도 생각거리를 제공해줬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의 소나무가 앞산의 소나무를 뜻한다는 것과 같은 서울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운상가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으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형성한다는 취지로 조성되었다는 것은 새로 안 사실이었다. 애독자로서 덧붙여 바라는 것은 유행가, 영화, 소설 등 문화에 비쳐진 서울 모습 등도 관련이 있을 경우 같이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령 유행가에 등장하는 ‘제3한강교’의 변천 스토리, 소설가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 등장하던 선술집에서 강남포차로의 변천사,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관련한 강남 개발사 등등 ‘장소’적 접근뿐 아니라 ‘문화적’ 시각에서도 서울 스토리가 소개되길 바란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는 인문지리적 접근을 갖춘 새로운 지리지의 효시였다. 노주석 기자의 ‘서울 택리지’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서울의 정치·사회·문화를 아우르는 신 인문지리지로서 서울에 관한 ‘스토리’를 보다 더 발굴해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것과도 통할 것이다.‘서울 택리지’가 한 신문의 기획물을 넘어 ‘끊임없이 진화 중’인 서울의 발전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데 지표가 되는 기록물이 되었으면 한다. 때마침 10월 12일과 26일에 선유도, 여의도, 반포 한강공원에서 한강 스토리텔링 투어가 진행된다고 하니 참여해 ‘진화 중인 한강의 박동’을 체험해 보고 싶다.
  • [미술·전시]

    [미술·전시]

    ‘소나무 화가’ 이영복 개인전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조선일보미술관. 소나무 화가로 알려진 작가의 11번째 개인전. 소나무를 주제로 한 개인전은 1997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천의 반룡송, 청령포의 관음송, 예천의 석송령 등 소나무 특유의 왕성한 생명력을 잘 묘사하고 있다. ‘순흥 금슬송’ 등 독자적인 화법과 형상화를 통해 화면에서 살아 걸어나오는 듯한 사실감을 전달한다. (02)724-6322. 문관효 한글 서예 작품전 오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한국미술센터. 지난 7월 국내 서예계 최고상인 제35회 원곡서예문화상을 수상한 청농 문관효의 한글서예 작품전. 한글날을 맞아 3년간 공력을 쏟은 길이 8m의 ‘훈민정음 언해본’ 등을 공개한다. 원본과 달리 한글을 한자보다 앞에 나오도록 상상력을 동원해 재해석했다. 독특한 조형감이 돋보이는 ‘동행’ ‘나태주의 풀꽃’ 등 모두 60여점의 작품이 작가의 철학과 필력을 드러낸다. (02)6262-8114. 국제아트페어 김명주 등 초대전 3~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홀. KIAF에 참가한 호주 시드니의 크로스베이갤러리가 한국의 김명주 작가와 호주의 미니 프웨리 등 5명의 작가를 초청해 작은 전시회를 연다. 김명주 작가가 소재로 삼는 ‘앤젤플라워’는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인 가로수 꽃. 사실주의와 추상주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독특한 이미지로 표현해 서구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다. (02)766-3702.
  •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은 1일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압류한 주요 미술품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는 이대원, 겸재 정선, 김환기, 현재 심사정, 천경자 등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검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로 구성된 ‘전두환 압류 재산 환수 태스크포스’는 조만간 압류된 미술품들을 공매 처분할 예정이다. 검찰은 압류한 미술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있던 고(故)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라고 설명했다. 가로 200㎝, 세로 106㎝ 규모(120호 규격)의 나무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당초 1억원 정도로 추정됐으나 감정 결과 이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그림의 절반 크기의 1978년작 ‘농원’은 2억 9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도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 포함됐다. 김 화백은 국내 미술 시장에서 박수근, 이중섭 등과 함께 작품 거래 가격면에서 가장 높은 작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미술 분야에서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작품과 함께 현재 심사정의 진경 산수화와 호생관 최북의 풍류화 등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1960~80년대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던 천경자 화백의 ‘여인’,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설악산 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의 ‘꽃’ 등 근현대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또 영국 출신 인기 작가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장샤오강의 판화 작품인 ‘혈연시리즈’, 프란시스 베이컨의 ‘무제’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전씨 일가 컬렉션에 이름을 올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노후소득보장 분야에서 중요한 국제교류가 있었다.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과 스웨덴 정부의 인구고령화 포럼’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의 만찬을 통해서다. 양국 복지부 장관의 주제 연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와의 진지한 토론과 여러 스웨덴 전문가들을 통해 스웨덴 복지의 맨얼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평균수명 증가와 경제성장률 감소가 연금재정에 부담을 주는 만큼 연금액을 자동 삭감토록 한 1998년 스웨덴 연금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다니엘손 대사에게 연금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물었다. 연금 운영에서 정치논리 배제와 오랜 역사의 기초연금 폐지가 1998년 연금 개혁을 통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손 대사는 오래된 스웨덴 복지 역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오랜 역사의 복지 학습효과를 통해 복지제도 필요성이 국민들 뼛속 깊이 녹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운영을 책임지는 정부가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싫어도 개혁 필요성이 있겠지 하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빈번해진 정권교체가 정치권의 책임의식을 높였다는 설명도 중요하게 들렸다. 언젠가 정권을 잡을 터인데 대책 없는 반대 또는 지나친 포퓰리즘이 야기할 정치적 부담 등을 감안, 정치권이 복지 관련 논쟁에서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끊임없는 적응하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참모습이라는 답변도 가슴에 와 닿았다. 과거에 도입한 제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라는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이미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 개혁을 단행했음에도 인구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추가적인 연금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스웨덴 포럼 참석자들의 견해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았다. 반면에 논란이 되는 우리나라의 기초연금 도입방향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역사·문화·전통을 고려하여 한국적 상황 및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도입이 최선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였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과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반영한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있을 것이나, 구체적인 제도 도입방향은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는 지극히 절제된 답변이었다. 우리 사정은 우리가 가장 잘 알 터인데도, 외국 사람들에게 구태여 해법까지 물어봤던 이유는 바람직한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만남의 여운을 간직하며 맞이한 추석 성묘 길, 산소 주변의 등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철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등나무가 야생의 산 속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자라는 도심의 등나무가 훌륭한 쉼터와 아름다운 꽃을 선물할 수 있는 반면, 적절한 통제가 없는 야생상태의 등나무는 그 특유의 강한 번식력으로 10m가 넘는 소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심과 야생상태 등나무의 기능차이는 복지문제를 둘러싼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현실과 환경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처럼 보였다. 복지에 대한 학습효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부담정도, 소득 파악 관련 인프라 등에서 존재하는 양국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한다면 해법은 간단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심각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우리가 추구할 복지의 제1원칙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노인 집단 내에서의 큰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논란이 되는 기초연금은 선별지급과 저소득 노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차등지급이 바람직해 보인다. 기초연금만으로는 노인빈곤 해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소득 노인을 위한 추가 복지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도 운영원리가 상이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운영은 자칫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의 국민연금을 고사시키는 야생의 등나무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연계 운영방식 대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에 노출된 취약노인 중심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배경이다.
  • “바람은 생명… 영원한 움직임 가능케 하는 원초적 에너지”

    “바람은 생명… 영원한 움직임 가능케 하는 원초적 에너지”

    “‘랜드스케이프’(Landscape)가 아니라 ‘윈드스케이프’(Windscape)죠. 풍경(風景)은 바람 ‘풍’으로 시작하는 단어 아닙니까?” ‘소나무 작가’로 알려진 사진작가 배병우(63)는 유난히 바람을 좋아한다. 살아있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요, 바람은 그 움직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바람에 흔들려 움직일 때 더 아름답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남 여수가 고향이지만 어릴 때부터 바다 못지않게 바람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아왔다. “태풍 ‘사라’가 몰려왔을 때 다들 무서워 집으로 숨었지만 저 혼자 신이 났어요. 집도 날아갈 만큼 거센 바람이었는 데 말이죠.”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태풍 ‘매미’가 몰려왔을 때 “바람 맞겠다”며 일부러 창문을 열어놨다가 유리창을 온통 깨뜨려 놨다. 그런 작가는 “바람은 생명”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원초적 에너지다. “제주 해녀들은 태풍이 몰려올 때마다 오히려 좋아합디다. 오염된 바다가 뒤집히면 깨끗해지면서 고기들의 먹이가 풍부해진다고 하더군요.” 작가는 얼마 전부터 제주에 머물며 작업 중이다. 소나무를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고, 바다를 찍기 위해 전국을 누벼온 그가 오직 파도와 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제주의 바람을 렌즈에 담고 있다. 산들바람이 오름 위에 불어올 때 드러눕는 풀의 움직임과,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이 바위에 부딪히는 드센 파도를 통해 바람을 느끼는 식이다. 20대 후반 처음 제주를 찾은 그는 전국의 바다를 돌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제주였다. 작가에게 바람은 바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지난 23일 밤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만난 작가는 다음 달 열리는 새 전시회 준비로 바빴다. 주제는 바람이다. 그런데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오늘 아침에 찍은 풍경”이라며 건넨 스마트폰 사진에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담겼다. “이게 (아날로그 필름보다) 훨씬 잘 찍힌다”면서도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세계 유수의 경매에서 작품이 1억원 넘게 팔리고, 팝 가수 엘튼 존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그는 여전히 아날로그 필름을 고집하고 있다. “디지털은 너무 선명해 뭔가 튀는 느낌이 든다. 내 사진에서 느껴지는 동양화 같은 느낌을 표현하는 데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지금도 2년치 아날로그 필름을 한꺼번에 사놓는다. 제조사가 문을 닫거나 공급이 중단될 것을 염려해서다. 전시에 나오는 사진 30점은 옛 동독지역 전문가들이 현상한 은염사진이다. 이렇게 뽑힌 흑백사진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1980년대부터 소나무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대가에게 사진이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사진이요? 그냥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죠. 이 나이까지 열심히 살아온 친구들도 요즘은 할 일이 없던데 저는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요.” 그는 1981년 당시 집값의 10배가 넘는 3000만원을 들여 서울 인사동에서 사진전을 열었던 치기와 1989년 사진가 김중만과 함께 충무로에 상업스튜디오를 열어 생계를 유지했던 후일담도 털어놨다. 애초 사업에 뜻이 없었던 그는 김중만에게 미련 없이 스튜디오를 넘겼다고 한다. 작가는 제주 기생화산이 만들어낸 오름과 사면을 둘러싼 바다, 풀의 움직임을 담아 ‘윈드스케이프’란 이름의 전시회를 다음 달 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연다. 그리고 조만간 프랑스로 떠나 루이 14세가 머물던 느와르강변 샹보르성에서 1년간 고성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왜 굳이 카메라에 담으려 했는지는 그의 사진만이 말해 줄 따름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춤추는 가얏고’라는 소설이 있다. 가야금 산조의 명인과 그 딸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갈등을 그렸다. 한국의 장인 정신과 정서, 우리의 음악과 예술혼을 재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가얏고 소리가 깊어질수록 여인의 한이 서린 삶의 소리도 깊어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춤추는 가얏고’는 한때 TV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야금은 우리 국악 현악기 중 대표적인 악기로 꼽힌다. 오동나무는 천년 늙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소리, 영혼의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으로 평생 동안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전통 현악기 연구, 제작에 몰두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62)씨. 악기장이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고흥곤 국악연구원’에서 그를 만났다. 연구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가야금 줄을 튕기며 잠시 소리를 듣더니 옆에 있는 제자에게 “바로 이 소리다. 됐어”라고 말했다. 벽에는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등이 즐비했고 바닥에는 명주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악기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리가 생명입니다. 악기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가 제대로 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국악기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들어 자연의 소리를 내는, 세계에서도 드문 명기입니다. 오동나무에다 누에고치에서 바로 뽑은 명주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제일 맑지요.” 중국과 일본, 북한 등도 자연 재료를 쓰지만 최근 들어 서양 악기의 영향을 받아 현악기의 줄이 합섬이나 쇠줄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우리나라 악기만큼 고운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고 했다. 쇠줄은 소리는 강하게 나지만 우리의 오동나무와 명주실처럼 맑고 투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리 전통 현악기의 중심 재료는 나무입니다. 오동나무의 진이 제대로 삭아 내려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 이상 된 토종 오동나무를 골라 눈과 비바람을 맞혀 가며 5년 이상 삭게 해야 비로소 울림통 하나를 건질 수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비바람과 따가운 햇볕, 한설을 견디며 온전하게 제 몸을 비워낸 나무만이 제대로 소리를 내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악기가 뛰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예로 들며 “긴 세월 동안 스스로를 비우고 그 안에 소리를 담아내는 오동나무처럼 장인 스스로도 자신을 비우고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말한다. 이러한 비움과 정성으로 한달에 연습용 가야금5대, 연주용 1~2대 등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오래된 토종 오동나무가 귀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그래서 고씨는 전국의 목재상에게 일당과 가격을 많이 쳐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좋은 오동나무가 있다는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기도 한다. 명주실을 이용한 줄 공정도 까다롭다. 그는 명주실을 사서 일일이 손으로 꼬고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 30분 정도 쪄서 현을 만든다. 소나무 방망이를 이용하는 것은 소나무 진이 자연스럽게 실에 배어 들어 장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명주실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누에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농가에서 실을 뽑는 용도로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전북 전주에 누에 농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악기는 연주자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또 남자 연주자인 경우 힘과 탄탄한 성격을 따져야 하고 여자 연주자는 낭랑한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요. 저는 연주회가 열릴 때마다 그 장소에 가서 객석에 앉아 직접 소리를 듣고 악기와 연주자가 궁합이 잘 맞는지, 어울림이 잘되는지 등을 보거든요. 미국이나 일본에서 연주하는 분한테도 가끔 가지요.” 그는 전주에서 태어났다. 바로 옆집에는 우리나라 악기 제조 분야에서 첫 번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故) 김광주 선생이 살았다. 이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옆집에 놀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악기와 접했다. 가끔 나무를 훔쳐다 썰매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에 명주실을 엮으면 악기가 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시간만 나면 선생을 찾아가 악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귀찮아 할 정도로 캐물었다. 하지만 선생은 이런 개구쟁이를 나무라지 않고 귀엽게 여겼다. 그러던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촌과 함께 건설 일을 배우고 있을 때 선생의 부름을 받고 서울 삼청동에 있는 ‘김광주의 공방’으로 가게 됐다. “스승님은 제가 어릴 때 노는 것을 보고 끼가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당시 스승님은 주문을 받아 가야금 3~4대를 만들면 이를 걸머진 채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갖다주곤 하셨지요. 얼마나 번거로웠겠습니까. 점차 스승님의 솜씨가 알려지면서 1969년 국립국악원의 권유로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때 스승님의 조카도 함께 이사했는데 나중에 저도 같이 일을 하게 됐지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한 그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올 때마다 공방에 가서 열심히 일을 도왔다. 제대 후에는 삼청동에서 종암동으로 옮긴 공방에서 스승과 함께 일을 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가 처음 배운 것은 오동나무 대패질이었다. 그다음에는 톱질, 끌질, 안족 만들기, 현 꼬기 등을 두루 배워 나갔다. 아울러 스승을 통해 명품은 장인의 손재주를 뛰어넘는 열정의 소산임을 깨닫게 된다. 하루는 어떻게 해야 명품 악기를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스승은 “명품은 깨끗한 정성으로 쉼 없이 공부하는 장인의 손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깨끗한 산속에서 자란 나무일수록 소리가 맑은 이치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악기장은 소리판의 귀명창처럼 음악을 듣는 귀가 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은 1971년 65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고 1984년 별세했다. 이후 고씨는 스승에게서 배운 산조가야금 제작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정악가야금 복원에도 열중해 1985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통일신라시대 때 일본에 전해진 시라기고토(新羅琴) 기록을 참고해 풍류가야금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의견에 따라 국악 대중화를 위한 개량 악기도 만들어냈다. 18현, 25현 등 줄을 늘리면서 달라지는 소리까지 연구했다. 거문고 또한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량해 삼중주를 위한 저·중·고음의 ‘다류금’을 만들어내 지평을 더욱 넓혔다. 가야금과 거문고 소리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거문고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고 묵직하지만 가야금은 여성적이면서 예쁜 매력이 있다”고 답한다. “크기가 작은 가야금이 산조가야금이고 그보다 한뼘 정도 큰 것이 정악가야금이지요. 산조가야금은 주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정악가야금은 신라 이전부터 쓰였는데 후대로 올수록 연주 횟수가 줄었습니다. 그런 정악가야금을 복원했더니 요즘 연주회장에서는 소리가 멀리 나가는 정악가야금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는 1990년 전수조교(준 인간문화재)로 지정됐고 1997년 46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다. 40대에 기능보유자가 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로, 일찍부터 국악기 제작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었다. 지금도 원로 가야금 연주자 대부분이 그가 만든 악기를 쓸 만큼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도 공연을 앞두고 찾아와 줄을 봐 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처럼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수받는 제자들 가운데는 고씨보다 나이가 많은 70대 제자도 있다. 슬하의 아들과 딸 둘 모두 국악을 전공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고흥곤 악기장은… 195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69년 전주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김광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했다. 이후 활동으로는 청소년 홍보영화 제작(1971년), 풍류가야금 민속박물관 영구 전시(1981년), 가야금·거문고 바티칸 궁 박물관 영구 전시(1984년), 현악기 17종 서울대박물관 전시(1987년), 가야금·거문고 독립기념관 영구 전시(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보유자 지정(1997년), 개량 거문고 ‘다류금’ 창작(2004년), ‘비파’ 전통 기법 복원(2005년), 해금 전통 복원(2006년), 거문고 제작 기록 영상물 촬영(2006년), 부천 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위촉위원(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시회(2009,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특별전시회(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전시회(2011년·일본),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전시회, 2013 무형문화재 국회작품전, 장인 악기장을 만나다-국악기 전시 및 제작 시연 행사(2013년·국악박물관)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1985년), 전승공예대전 문화부장관상(1990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1994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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