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나무숲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실외기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인슐린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세미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추모 미사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9
  • 구청과 함께하는 알뜰바캉스 떠나요

    구청과 함께하는 알뜰바캉스 떠나요

    회사원 이종원(42·서울 성북구 종암동)씨는 올해도 여름휴가를 가족들과 함께 동해안의 한 해수욕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가족들과 찾은 강원 삼척시의 해수욕장은 여름휴가 기간만 잠시 일반에 개방되는 특별한 곳이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감상하며 밤바다의 별을 헤는 일이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방갈로와 텐트가 갖춰진 야영장 이용료도 1박에 가구당 단돈 3000원. 인근에 유흥가가 없는 대신 샤워장과 화장실, 급수대 등을 갖춘 자연환경이 뛰어난 천혜의 야영지이다. 서울 성북구가 주민들의 무더운 여름을 책임지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알뜰 휴가부터 알찬 자녀교육까지 세대별, 연령별로 여름 특집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텐트·방갈로 3000원에 이용 가능 8일 성북구에 따르면 자매결연도시인 강원 삼척시에 마련한 구민 전용 해수욕장이 이달 1일 개장했다. 삼척시 맹방해수욕장 인근 상맹방리에 자리한 전용 해수욕장은 5584㎡ 규모로 4인용 방갈로 35동과 텐트 50개를 갖추고 있다. 60대를 수용가능한 주차장과 급수대,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인근 초당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마읍천의 맑은 담수와 바닷물이 엇갈리는 곳으로 담수욕도 즐길 수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해수욕하기 좋다는 게 이곳을 다녀온 주민들의 설명이다. 특히 경사가 완만한 데다 백사장 뒤로 울창한 소나무숲이 조성돼 삼림욕을 겸할 수 있다. 앞서 성북구는 2001년 이곳을 주민편의시설로 이용하기 위해 삼척시로부터 매입했다. 구는 매년 지역 저소득층 가구나 소년·소녀가장, 등록장애인들에게는 이용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채갑석 구 행정과장은 “25일 이후 본격적으로 이용객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695건, 4500여명이 예약을 마쳐 예약률 3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구는 해수욕장을 다음달 31일까지 개장할 예정이다. 전화(02-920-3105)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성북구는 아울러 고려대와 성신여대, 동덕여대, 대일외고 등 지역 교육기관과 손잡고 초·중학생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2만~5만원의 저렴한 참가비만 내면 여름방학기간에 예능분야 특기교육은 물론 영어캠프, 영어EQ교실, 창의력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여름방학 교육도 책임져 올해 처음 개설된 성신여대의 재능찾기 프로그램에선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성악교실 2개반과 무용교실, 국악교실 각 1개반이 운영된다. 1회 8일 간 하루 3시간씩 수업이 이뤄진다. 원어민 영어캠프는 대일외고, 동덕여대, 성신여대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대학 겸임교수 등 원어민 강사가 나서 16개반 245명을 교육한다. 평균 열흘간 하루 2~4시간 가량 수업을 진행한다. 아울러 고려대 평생교육원에선 논술사고력 교실, 창의력 교실 등 여름방학교실을 마련한다. 학생들은 교구를 활용해 수학의 기본개념을 이해하거나 매주 선정된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게 된다. ●미취학아동은 북한산 체험숲으로 성북구는 또 지난달 개장한 북한산 체험숲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집 원생들을 위한 야외수업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릉동 일대에 5000㎡ 규모로 조성된 체험장에는 생태연못과 숲길, 작물재배지 등이 갖춰졌다. 성북구는 노인들을 위한 행사도 마련했다. 9일 종암동 노블레스타워에서 개최되는 실버패션·요리교실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39명이 참여한다. 29일부터는 수요 상설 예술무대가 재개되고, 다음달 26일에는 각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열리는 뜨락예술무대가 막을 올린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친환경 농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친환경 농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청정경관을 자랑하는 경북 울진에서 친환경 농업의 세계가 활짝 펼쳐진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산, 하천에 동굴이 어우러진 울진군이 2005년에 이어 4년 만에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를 다시 선보인다. ‘친환경 농업! 자연과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라는 주제로 오는 24일 울진 왕피천 엑스포공원에서 막을 올리는 친환경 농업 엑스포는 8월16일까지 24일간 이어진다. 20여개국 친환경 유기농업 관련 단체와 정부기관이 참가한다. 엑스포 조직위는 각종 농업 정보를 단순히 보여 주는 방식에서 탈피, 농업·어업·임업과 관련한 문화·전시·공연·체험·학술·상품개발 분야의 체험 프로그램을 크게 보강했다. 행사장은 ▲희망의 숲 ▲지혜의 샘 ▲약속의 터 ▲생명의 뜰 ▲풍요의 강 등 5개 테마로 이뤄졌다. ‘희망의 숲’은 관람객들을 행사장으로 안내하는 공간으로 친환경 소재의 게이트와 소나무숲 산책로, 만남의 광장으로 구성됐다. ‘지혜의 샘’에는 주제전시관인 친환경 농업관을 비롯해 유기농기술관, 벼공원, 곤충생태체험학습관, 원예치료관 등이 설치됐다. 주제관에서는 각종 친환경 농산물을 전시하며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유기 농산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곤충생태체험학습관에 가면 1만 2000여점의 국내외 희귀 곤충과 화석을 만날 수 있다. 나비 5000여마리가 춤을 추고, 한 그루에 최대 1700여개의 토마토가 달린 신기한 장면도 볼 수 있다. ‘약속의 터’에는 희귀종 등 116종 500여종의 어류가 전시된 국내 세 번째 크기의 수조관(면적 1970㎡, 수조량 911t)이 자리를 잡는다. ‘생명의 뜰’에는 야생화 관찰원을, 은어가 뛰어노는 왕피천에 마련될 ‘풍요의 강’에는 생태학습장을 조성해 자녀들과 함께 피서와 생태학습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기간 내내 엑스포장에서는 공연과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주제 공연인 친환경 마당극을 비롯해 타악·사물놀이 상설공연, 해외민속공연 등 특별공연이 매일 열린다. 엑스포장을 찾으면 알뜰 피서도 즐길 수 있다. 엑스포 입장권 한 장을 소지하면 울진의 주요 관광지와 명승지, 온천장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값에 이용할 수 있다. 울진의 관광 1번지인 성류굴 관람은 무료이고, 신라 고찰 불영사와 백암·덕구 온천장의 입욕료 등은 50% 할인받는다. 4년 전 엑스포에서 68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1229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던 조직위는 올 행사에 총 1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장인 김용수 울진군수는 “관람객들은 여태껏 어디에서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없었던 자연 그대로의 세계를 맘껏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소나무숲 23% 감소… 활엽수림 26%로 영토확장

    소나무숲 23% 감소… 활엽수림 26%로 영토확장

    각종 녹화사업으로 우리나라 삼림은 무성해졌지만 지구온난화와 관리 소홀로 수종(樹種)이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전체 삼림의 50%(323만㏊)를 차지했던 소나무 숲은 2007년 말 기준으로 23%(150만㏊)로 줄어들었다. 대신 같은 기간 활엽수림은 10%대에서 26%까지 넓어졌다. 세계 유일의 구상나무 군락지인 한라산에도 말라죽은 구상나무들이 즐비하다. 추운 곳에 사는 구상나무가 지구온난화로 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30년새 30%가 사라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삼림의 변화와 춘양목 마을 현장르포, 소나무 보존대책 등을 취재했다. 한대 수종인 구상나무의 주요 서식지인 한라산 해발 1600m 지역.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구상나무 자생지 공간을 차지한 지 오래다. 지구온난화로 농작물 재배지도 대구사과가 영월과 봉화로, 제주 한라봉이 거제도까지 올라왔다. 소나무 등 침엽수들이 이상 생장하고 양서류 종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등 생태계 교란도 심각하다. 환경부는 올해 발표한 국가장기생태연구 중간 조사결과를 통해 봄에 나오는 소나무 새순이 가을에 나오는 이상현상이 서울도심 소나무 72%에서 발견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또 최근 3년간 연평균 기온이 1도가량 높아진 충북 월악산의 무당개구리 등 양서류 10종의 종 다양성 지수가 1.84에서 1.46으로 감소했다. 종 다양성 지수는 지수가 높을수록 생물의 종류가 많고 종류별 개체 수가 고르게 분포돼 있음을 뜻한다. 국가장기생태연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국내 300여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생태계 변화상을 관찰, 연구하는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소나무는 점점 사라져 습기가 많고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지리산과 강원도 등 고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연숙 강원대 생물학과 교수는 “우리 고유종인 주목과 구상나무 등은 온도에 민감하다 보니 고산지대로 서식지가 바뀌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더이상 도망갈 데가 없어져 이땅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2060년이면 소나무도 사라질판 소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함경북도 증산에 이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수종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21세기 후반 적정 생육지역이 일부 고산지대와 강원 산간에 국한될 것이란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기후변화시나리오(A2)에 따른 소나무림 생육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60년대 남한에서는 경북 북부와 지리산·덕유산 등 고산지대와 강원도에서만 소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 2020년대부터 제주도와 남부 해안에서 소나무가 사라지고, 대신 소나무가 없는 개마고원과 백두산까지 생육범위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나무는 양수(陽樹)로 즉 햇빛이 있어야 자란다. 숲이 우거져 활엽수 잎들이 바닥에 쌓여 소나무의 자연발아를 차단하면 다음 세대의 자연적 갱신이 어렵게 되는 등 자연히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부장은 “지구온난화와 식생 천이로 소나무림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숲이 삶의 대상에서 즐기는 대상으로 변화하면서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간벌 등 숲 가꾸기 노력 필요 소나무림은 대부분 천연림이다. 현실적으로 소나무림의 감소를 막을 수는 없다. 1960~70년대 소나무를 포함한 침엽수림은 산림 전체의 50%를 넘었다. 그러나 1994년 44.6%로 감소하더니 2007년에는 42%로 떨어졌다. 반면 활엽수림은 10%에서 80~90년대 20%대에 진입한 후 2007년 현재 26%로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도 기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침엽수림은 줄어드는 대신 활엽수림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수 산림청 산림병해충과장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숲은 울창한 것이 아니라 방치됐다는 표현이 맞다.”면서 “높은 기온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활엽수와의 생존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는 소나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사람의 손길뿐이다.”고 강조했다. 유진상·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수분 스트레스로 고사… 서식지 조성 시급

    수분 스트레스로 고사… 서식지 조성 시급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 숲을 만들고 지력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소나무림 생육분포 변화연구를 하고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임종환 박사. 그는 삼림에서 소나무 역할과 전망에 대한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남한 땅에서 소나무 보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나무 숲이 사라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해석하면서도 지구온난화 영향도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박사는 “목본식물(소나무 등)은 수명이 매우 길어 어느 정도 기온변화에 적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소하듯 깨끗하게 사라지진 않는다.”면서도 “적정 생육분포 범위를 벗어나면 생장 속도가 떨어지고 자생력을 잃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자라고 있으면 결국 참나무 그늘에 가려 소나무는 죽고 만다. 올해 영남지역에서 수분 스트레스로 소나무가 말라 죽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와 동일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나무의 생육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폭우 등으로 인한 산사태 등을 초래해 서식환경을 망가뜨릴 위험을 높여준다. 병해충과 산불도 소나무숲을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삼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획적인 숲가꾸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너무 빽빽한 숲은 건강하지 못하고 재해가 발생한면 피해를 키우게 된다.”면서 “소나무처럼 보존이 필요한 곳은 우선 순위를 정해 주변정리를 잘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수종과 나이 등 임목구조를 정확히 파악해 적절히 개체를 솎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유전자보호림 등을 확대해 집중 관리하고 서식지를 조성해 소나무를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임 박사는 “소나무림 면적이 줄어든다는 점도 안타깝지만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한다는 게 더 걱정스럽다.”면서 “숲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新귀거래사] 천연염색가로 변신 가수 은희씨

    [新귀거래사] 천연염색가로 변신 가수 은희씨

    “생각난다. 그 오솔길/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다정히 거닐던 그 오솔길….” 1970년대 초 ‘꽃반지 끼고’, ‘사랑해’, ‘연가’ 등의 히트곡을 냈던 추억의 가수 은희(58·본명 김은희)씨는 요즘 천연염색에 푹 빠져 있다. 서해 바다가 지척인 전남 함평군 손불면 교촌마을 입구에 이르면 소나무숲 언덕이 첫눈에 들어온다. ‘민예학당’이란 안내판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폐교된 옛 손불 남초등학교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본관에 이르는 길 양쪽은 갓 피어난 잔디로 푸르다. 옛 시골 학교 모습 그대로다. “어서 오시오~잉. 감 염색 옷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는 게 꿈이지라.” 이 집의 안주인 은희씨는 익숙한 전라도 사투리로 기자를 맞는다. 그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2003년. 염색의 주 재료인 감이 많이 나고, 기후와 산천이 고향인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단다. 전라도 사람들의 정서도 마음에 들었다. 이후 틈틈이 폐교 운동장에 잔디와 들꽃을 심고, 연못도 팠다. 학교 본관을 개조해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염색 연구소, 디자인 작업실, 작품실 등을 갖췄다. 여기서 그는 ‘감 염색’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한창 잘나가던 가수생활을 접고 결혼과 함께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탄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뉴욕주립대 패션학과(FIT)에 입학한 그는 의상디자인과 메이크업 등 이른바 ‘토털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15년만인 1985년 귀국했다. 서울 압구정동 5층짜리 건물에 ‘코디네이션 센터’를 열어 처음으로 국내 공연·예술계에 ‘코디’란 개념을 전파했다. 또 ‘스톤 아일랜드 갤러리’를 마련하고, 흑백사진 초대전만 가졌다. 이를 계기로 문화계 인사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우리 문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고향인 제주 모슬포 인근 재래시장을 지나다 좌판에 깔린 ‘갈중의(갈옷)’를 봤다. “바로 이것이구나.”란 생각이 뇌리를 쳤다. 갈옷은 예부터 땡감으로 염색해 제주 사람들이 즐겨 입던 작업·노동복이다. 땀 흡수력이 뛰어나고 감의 떫은 성분인 타닌이 방취, 방충, 방습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몸 냄새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양인들에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양의 대중 옷인 블루진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1989년 그는 본격적인 감 염색 작업에 착수, “봅데강(보셨습니까라는 제주도 방언)”이란 상표로 갈옷 제품을 내놨다. 초등학교 동창인 탤런트 고두심, 살아 생전의 중광 스님 등 문화계 인사들이 힘을 보탰다. 갈옷을 국내 한 홈쇼핑에 올려 1000여벌이 순식간에 동나기도 했다. 외환위기 때 어려움도 겪었지만 관련 특허까지 따 내는 등 감 염색 연구에 몰입했다. 그럴수록 기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최근 일본 도쿄, 나고야, 오사카, 교토 등 5대 도시를 순회하며 전시회와 발표회 등을 이어갔다. 지금은 일본의 유명 백화점이 입점을 요청할 정도로 갈옷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재료를 구입하고 공동 작업하는 과정을 되풀하면서 동네 주민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그는 이제 함평 사람이 다 됐다. “봄바람이 살랑대는 초록 5월엔/꽃길따라 꿈을 꾸듯 나비따라 간다” 그가 함평 나비축제의 주제가를 작사, 작곡, 노래까지 할 정도로 이곳은 제2고향이 됐다. 글ㆍ사진 함평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남한산성 서문~동문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남한산성 서문~동문

    남한산(522m)은 남한산성이 될 운명을 안고 태어났다. 밖에서는 험준하지만 안으로는 부드러운 산세, 북쪽으로 한강과 접해 있는 등 전략적 중요성을 두루 갖추었다. 삼국시대부터 축조된 산성은 인조 2년(1624) 대대적으로 증축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남한산성만큼 치욕의 상처를 간직한 곳도 드물다. 1637년 병자호란의 굴욕을 겪었고, 조선 후기에는 천주교인 박해 사건이 있었으며, 군사정권 시절엔 육군교도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남한산성은 원형 그대로 말끔하게 복원되어 노송이 우거진 서울 근교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주말이면 역사 공부하는 아이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그리고 걷는 맛이 좋아 찾아온 산꾼들로 북적북적하다. ●작은 암문을 통해 은밀하게 성 안으로 남한산성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하남시, 광주시, 성남시 등 4개 지역에 걸쳐 있어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다. 그 중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서 수어장대(守禦將臺)에 올라 산성을 타고 서문~북문~동장대암문에 이르고, 여기서 조망이 좋은 벌봉(봉암·515m)을 다녀와 동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아 보자. 이 길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산성에 서린 역사의 흔적도 반추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로 나와 10여 분 가면 남한산성 입구에 이른다. 여기서 남한천약수터까지는 미로 같은 골목과 작은 고개를 넘어 40분쯤 걸린다. 약수터는 넓은 평지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시원하게 약수 한 잔을 들이켜고 제법 가파른 경사를 30여 분 오르면 울창한 소나무숲을 통과해 청량산(482.6m) 정상아래 산성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산성을 자세히 보면 개구멍처럼 작은 암문이 보인다. 암문(暗門)은 대문을 달지 않고 정찰병들을 내보냈던 문이다. 옛날에는 돌로 막아 뒀다고 한다. 허리를 굽혀 기다시피 통과하면 그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막상 들어서면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왁자지껄하고 널찍한 포장도로가 기다리고 있다. ●고기 비늘처럼 잘 짜여진 산성의 미학 본격적으로 산성길을 따르자마자 청량산 정상에 자리잡은 수어장대를 만난다. 본래 단층으로 지은 것인데 영조 27년(1751)에 2층 누각을 증축했다. 층간 높이는 낮지만, 야무지게 버티고 선 남한산성의 총지휘부다. 수어장대에서 서문으로 가는 길은 소나무와 성곽의 오묘한 굴곡이 수평과 수직으로 어우러져 있어 발걸음을 즐겁게 한다. 남한산성은 본성의 길이가 9㎞, 옹성은 2.7㎞로 고기 비늘처럼 잘 쌓았다. 18세기 복원 기록인 중정남한지(重訂南漢志)를 따라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한다. 서문은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러 나갔던 문이다. 성문이 낮아 머리를 숙여야 했고, 길이 가팔라 말에서조차 내려야 했다고 전해진다. 서문을 지나면 다시 암문이 나오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연주봉옹성이 이어진다. 옹성은 성문을 보호하고 성벽을 기어 오르는 적을 측면에서 공격하기 위한 돌출된 방어시설이다. 보통 평지 읍성에 주로 설치하는데, 산성으로는 남한산성이 유일하다고 한다. 연주봉옹성 정상에 서니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청 태종이 깨뜨린 벌봉 언덕에 자리 잡은 북장대지(北將臺址)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장관이다. 산성 안의 나무들은 마을 주민들이 ‘금림조합’을 만들어 순산원을 두고 도벌을 막아 보호한 덕택에 지금처럼 건강하게 살아 남았다고 한다. 동장대암문에서 벌봉으로 이어진 길은 남한산성 최고의 걸작이다. 인적이 뜸한 길은 순하면서 호젓하고, 길섶 양쪽으로 허물어진 봉암산성이 쓸쓸한 분위기를 돋운다. 다시 동장대암문으로 돌아와 15분쯤 내려가면 작은 암문이 보일 듯 말 듯 숨겨져 있다. 이 암문 밖이 장경사신지옹성이다. 유장하게 곡선을 그리는 옹성 너머로 잘 생긴 광주의 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제법 급경사를 타고 내려오면 장경사를 지나고, 동문 아래에서 도로를 만나면서 산행이 끝난다. 송파구 마천동 남한산성 입구~남한천약수~수어장대~동문 코스 약 11㎞, 5시간가량 걸린다. 산악전문작가 >>> 가는길· 맛집 지하철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로 나와 남한산성 입구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이 끝나는 동문에서 도로를 따라 5분 오르면 산성 종로 로터리다. 음식점은 이 일대에 몰려 있다. 오복손두부(031-746-3567)는 주먹두부가 독특하고, 백제장(031-743-6551) 은 산채정식, 함지박(031-744-7462) 은 엄나무백숙을 잘한다. 종로 로터리에서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으로 나가는 9번 버스가 수시로 있다. 남한산성 관리사무소 (031)743-6610.
  • [Local] 경북도 금강송 트레킹 이벤트

     경북도는 29일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군 소광리에서 산악인 허영호 대장과 함께하는 ‘금강송 트레킹’ 이벤트를 갖는다.지난 2000년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서 대상을 받은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국내외 명품 트레킹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의 산악인과 여행작가,관광객,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참가한다.참가자들은 이날 낮 12시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주차장 광장에 모여 금강송 지킴이 숲 해설가로부터 금강송의 가치와 역사,유래,현황 설명을 들은 뒤 허씨와 함께 금강소나무숲 4∼5㎞를 트레킹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람도 나무도 겨울을 안전하게”

    은평구가 겨울나기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구는 내년 3월15일까지를 겨울철 종합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구민·녹지 보호에 나섰다.▲제설대책 ▲화재예방 ▲안전사고 예방 ▲저소득층 구민보호 ▲생활불편 해소 ▲공원 및 녹지관리 등 5개 분야로 나눠 중점 시행한다. 5개 분야는, 모든 구민이 편안하고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안전대책과 도심의 청량제로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 녹지 및 공원 관리방안이다. 구는 우선 시설물 점검 및 월동준비 기간을 이달 30일까지로 잡고 연신내 물빛공원, 불광천, 자연학습장, 마을마당, 어린이공원, 가로녹지대 등에 서 수목과 여러해살이풀(宿根草)을 보호하기 위한 가을 갈무리 작업을 펴고 있다. 한편 구는 12월5일까지 총 4000만원을 들여 푸른 숲 보존을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봉산도시자연공원 등 11곳(59ha)의 소나무숲, 도시생태림지, 식목행사지 등 조림지에 대해 풀을 베고 넝쿨을 제거한다. 백련근린공원 등 등산로 주변은 고사목과 잡목을 제거하고, 간벌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쳐 주민들의 산행 편의를 돕는다 아울러 겨울 건조기를 대비한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12월15일까지 운영한다. 구는 메마른 겨울철인 만큼 구민들이 라이터 성냥 등 인화성 물질을 가지고 입산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대관령 옛 정취 맛보세요

    강원 강릉시 대관령의 옛 정취를 재현하는 ‘대관령 옛길 정비사업’이 일단락되면서 아흔아홉굽이 대관령 옛길 관광자원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4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동부지방산림청과 ‘대관령 숲 문화 명품화’ 사업을 공동 추진하면서 대관령 옛길의 주막(酒幕) 복원, 반정(半程) 전망데크 설치공사를 마쳤다. 대관령 옛길의 초입 주막터로 전해져 오던 자리에 ‘ㄱ’자 통나무 초가집을 복원했다. 과거길에 오른 선비나 영동과 영서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목마름과 배고픔을 달래고, 고단한 몸을 쉬어가던 옛 정취가 되살아나게 됐다. 또한 옛길의 중간 위치인 반정에는 강릉시와 동해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데크를 설치했다. 또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을 내걸고 벤치와 탁자, 안내판, 안전 난간 데크 등 편의시설을 보완해 옛길을 찾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주막터에는 3일부터 숲 해설가 2명을 배치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대관령 옛길의 역사와 이야기, 금강소나무 울창한 대관령 숲의 우수성을 전해주고 있다. 시는 주막터 물레방아 설치, 반정내 야생화 식재 등 지속적인 사업을 통해 대관령 옛길을 역사와 문화와 생태의 길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울창한 소나무숲과 계곡,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을 살려 최고의 명품 숲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우리나라는 보전가치가 높은 산들을 자연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 의해 지정되는 이들 공원은 관리주체에 따라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으로 나뉘고 각각 국가, 도, 시·군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도립공원은 국립공원 다음 가는 경관과 생태계를 간직한 산들로 전국에 24개가 지정되어 있다. 고성 연화산은 양산·밀양·울주에 걸쳐 있는 가지산과 함께 경상남도가 지정한 2곳의 도립공원 가운데 하나다. 도립공원 연화산의 최고 자랑거리는 천년고찰 옥천사다. 연화산이 옥천사요, 옥천사가 곧 연화산이라 할 만큼 연화산과 옥천사는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신라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로서 조선시대에는 한지 제작으로 이름을 날렸으며, 청담스님이 출가한 삭발본사로도 유명하다. 옥천사라는 이름은 경내에 있는 옥천(玉泉)이라는 샘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의 100대 명수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이름난 샘으로서 사시사철 샘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나온다. 옥천사는 연화산 정상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련암, 청연암, 연대암 등의 부속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산세가 연꽃 닮았다고 ‘연화산´ 연화산은 해발 528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옥천사를 중심으로 능선들이 둘러쳐져 있고 울창한 숲을 간직한 계곡들이 있어 도립공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산세가 연꽃을 닮아 연화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 등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능선 곳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당항포 쪽의 남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연화산의 숲은 소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나무숲이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곳곳에 굴참나무숲, 느티나무숲, 서어나무숲 등이 발달해 있으며, 개서어나무, 당단풍나무, 때죽나무, 말채나무, 비목, 산벚나무, 졸참나무, 쪽동백나무 등의 큰키나무가 자라고 있다. 숲의 중간층을 이루는 떨기나무로는 진달래, 가막살나무, 개옻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연화산에는 귀한 식물이 많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계절에 가도 여러 가지 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봄에는 고깔제비꽃, 얼레지, 현호색이 많다.3월 중순이면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얼레지가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한다. 이밖에도 각시붓꽃, 금붓꽃, 좀땅비싸리, 좀씀바귀, 진달래, 철쭉, 흰털괭이눈 등을 봄철에 만날 수 있다. 이맘때 연화산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옥천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차나무다. 지름 3~5cm의 하얀 꽃이 잎 사이에서 피어난다.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면 향기가 좋다. 차나무는 어린 잎을 차로 먹기 위해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상록 떨기나무로 원산지는 티베트와 중국 쓰촨성이다. 오래 전 중국에서 들여와 심었던 것이 산에 퍼져 자라는 것이므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아니다. 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귀화식물의 일종인 셈이다. 남부지방의 백양사, 쌍계사 등 사찰 주변에서 야생 상태로 자라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차나무 외에 아직까지 꽃을 피우고 있는 가을꽃으로 개쑥부쟁이, 고마리, 뚝깔, 벌등골나물, 산구절초, 산국, 억새, 이고들빼기, 참취, 한라돌쩌귀 등이 있다. 꽃과 열매를 동시에 달고 있는 며느리배꼽도 만날 수 있는데, 둥근 잎 사이에서 나온 열매자루에 작은 열매들이 모여 달린 모습이 재미있고, 남색으로 익는 열매색깔도 눈길을 끈다. ●옥천사에서 1박2일 템플스테이 해볼까 고마리는 참으로 늦게까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8월부터 피기 시작한 꽃이 11월까지 간다. 습기가 있는 도랑, 하천변, 강변, 숲가장자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며 1m까지 자라고 밑을 향한 거친 가시가 나 있다. 꽃은 연분홍색이 많지만 흰 꽃을 피운 개체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꽃잎처럼 생긴 5장의 꽃받침잎이 예쁘다. 꽃받침잎의 끝만 붉은빛이 돌아서 더욱 예뻐 보인다. 꽃받침잎 안쪽에 보일듯 말듯하게 돋아난 8개의 수술도 아름답다. 고만이라고도 부르는 친숙한 풀로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수질정화 작용을 해주는 고마운 풀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도 있으나 근거는 전혀 없다. 빨갛게 익어가는 가막살나무와 보리수나무 열매도 만날 수 있다. 둘 다 먹을 수 있는 열매지만 보리수나무 열매가 더 맛이 있다. 덜 익은 보리수나무 열매는 떫은 맛이 나지만 서리를 맞은 후에 잘 익은 열매는 맛이 달다. 전국에 흔하게 자생하는 토종나무로서 불교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와는 아주 다른 식물이다. 절에서 열매로 염주를 만드는 나무도 석가모니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아니고, 피나무의 일종인 보리자나무로서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식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뽕나무과 무화과속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무화과, 모람, 인도고무나무 등이 같은 속(屬)에 속하는 나무들이다. 이번 주말 도립공원의 의미를 되새기며 연화산을 찾아보면 어떨까. 차의 재료 정도로만 알고 있는 차나무의 꽃을 비롯하여 늦가을 남쪽 꽃들을 관찰하며 가을을 만끽해 보자. 옥천사에서 1박 2일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것도 좋겠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0) 경북 문경시 조령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0) 경북 문경시 조령산

    조령산(1062m)은 백두대간 고개인 이화령(548m)과 조령(643m) 사이에 솟아 있는 산이다. 산 동쪽은 경북 문경시, 서쪽은 충북 괴산군에 속하며, 정상 동쪽에는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이 자리잡고 있다. 조령산의 식물학적 중요성은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참배암차즈기가 처음 채집된 곳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일제강점기이던 1911년 일본 식물학자가 참배암차즈기를 학계에 신종으로 발표할 때, 조령산을 이 식물의 기준표본채집지로서 기록한 바 있다. 이화령에서 조령산까지는 그리 험한 곳이 없지만 정상부터 조령까지는 바위벼랑이 발달해 무척 험하다. 특히, 정상과 조령 사이에 놓인 신선암봉(937m) 일대는 등산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어려울 정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 조령까지 지도상의 거리는 5㎞ 남짓할 뿐이지만 등산시간이 4∼5시간이나 걸리는 것은, 그만큼 오르내림이 심하고 아슬아슬하게 지나야 하는 구간이 많다는 증거다. 이곳은 험한 지형 덕에 사람의 출입이 적어 귀한 식물들이 보전되어 있다. 이화령에서 정상까지는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모습을 하고 있다. 능선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계곡 쪽에는 신갈나무, 굴참나무를 비롯해서 마가목,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층층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조림한 잣나무가 숲을 이룬 곳도 더러 있고, 어린 물푸레나무가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숲 바닥에서는 까실쑥부쟁이, 꽃며느리밥풀, 나도송이풀, 나비나물, 물봉선, 신감채, 오리방풀, 참꿩의다리, 참산부추 등이 발견된다. 정상 아래에 있는 조령샘까지 가는 동안에 여러 번 만나게 되는 퇴석지대에는 강아지풀, 거북꼬리, 계요등, 까치고들빼기, 눈괴불주머니, 닭의장풀, 담쟁이덩굴, 바랭이, 산물통이 등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산지 숲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종류들과는 다른 것들이라서 눈길을 끈다. 조령샘을 지나 백두대간에 올라서면 동자꽃, 속단, 큰까치수염 등이 눈에 띄고, 물봉선이 꽃밭을 이룬다. 이맘때는 물봉선 외에도 바디나물, 산비장이, 수리취, 어수리, 억새, 참취의 꽃을 볼 수 있다. 정상부터 조령까지는 완벽한 골산(骨山)의 모습이다. 바위가 발달한 곳이 한 곳도 없는 이화령에서 정상까지와는 산세가 완전히 달라지며 골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바위산다운 험한 지형은 신선암봉 일대에서 절정을 이룬다. 식물도 달라진다. 잣나무 따위를 심은 조림지는 아예 없어지고, 소나무숲도 아니다.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숲에 당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진달래, 층층나무, 함박꽃나무 등이 섞여 자라고 있다. 소나무는 숲을 이룰 정도로 많지 않고 바위지대에 간간이 자라고 있을 뿐인데, 수형이 아름답고 수령이 오래된 것이 대부분이다. 자생하는 잣나무도 몇 그루가 관찰된다. 풀꽃의 종류들도 확연히 달라진다. 바위지대에서만 자라는 자주꿩의다리를 시작으로 개쑥부쟁이와 산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정상부터 조령까지 여러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따로 군락을 지어 자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에서는 두 식물이 함께 큰 무리를 지어 자라서 가을꽃밭을 만들기도 한다. 산구절초와 개쑥부쟁이 외에도 난쟁이바위솔, 미역취, 바위떡풀, 바위채송화, 오리방풀, 왜솜다리, 죽대 등이 자라고 있다. 가야산은분취도 이맘때 꽃을 피워 눈길을 끄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 가야산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덕유산부터 설악산까지 분포한다. 한두 포기가 아니라 아주 많은 포기가 바위지대에서 자라고 있어 이채롭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꼬리진달래도 매우 흔하다. ‘지형이 그곳에 자라는 식물을 결정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또 다른 희귀식물이 하나 발견되는데, 가는잎향유다. 남한에서는 주흘산, 속리산, 월악산 등 몇몇 산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양 등 북한에도 분포한다. 한반도 내에서의 고립된 분포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매우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식물이다. 중국에 나는 것과 같은 종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해살이풀이기 때문에 태풍, 채취 등으로 씨를 남기지 못하게 되면 멸종될 위험이 크므로 잘 보살펴야 할 식물이다. 조령이 가까워지면 부드러운 능선에 소나무가 섞인 신갈나무숲이 가끔씩 나타난다. 이곳에는 노린재나무, 미역줄나무, 생강나무, 쇠물푸레, 진달래, 철쭉나무 같은 떨기나무와 함께 정령엉겅퀴, 조팝나물, 큰참나물 같은 가을풀꽃들이 꽃을 활짝 피워서 꽃산행객을 맞이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지자체 가을 축제로 물든다

    지자체 가을 축제로 물든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지만 올 가을은 추석날을 전후해 비키니를 입고 해수욕을 즐기는 두 얼굴의 계절이다. 하지만 고장의 먹을 거리 등을 소개한 전국의 가을축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준비되고 있다. 추석 연휴 뒤끝이 허전하지 않은 것도 이처럼 보고, 듣고, 즐길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후면 수확의 계절에 맞춘 가을맞이 축제가 쏟아진다. 강원 동해안에서는 어촌문화와 송이채취 체험 관련 축제들이 열린다. 동해시는 20∼21일 묵호항 매립지에서 ‘오징어축제’를 연다. 동해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를 맨손으로 잡고 회까지 썰어 먹을 수 있다. 오징어 요리경연대회를 비롯해 오징어 가면무도회 등의 체험행사가 흥미를 끈다. ●강원 동해안, 어촌·송이채취 체험 행사 국내 최고의 송이(松珥) 품질을 자랑하는 ‘양양송이축제’는 26∼30일 강원 양양군 남대천변과 송이산지 등에서 열린다. 양양송이는 동해안 바닷바람을 맞으며 소나무숲에서 자라 향기가 진하기로 유명하다. 축제에 참가하면 양양송이를 직접 채취하고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강원 양구군에서는 국토 정중앙을 알리는 ‘배꼽축제’가 처음 개최된다. 새달 1일부터 9일까지 양구 인공습지·종합운동장 등에서 열려 양구군이 우리 국토의 정중앙임을 알린다. 축제 기간에 관광객들은 인공으로 만든 습지안의 한반도 섬에서 닭·오리와 희귀 조류들의 부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더구나 조선백자의 원료로 유명한 방산 백토(白土)를 활용해 백토마사지, 백토를 활용한 먹을거리 코너 등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린다. 국토 남단 제주에서는 한라산 오름군락인 새별오름에서 새달 11일부터 12일까지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제주선 말고기 요리 시식회 말(馬)의 고장을 알리는 ‘제주경마축제’도 새달 9∼12일과 18∼19일 두차례에 걸쳐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에서는 제주마 밧줄 던져잡기, 마상 무예, 로데오경기, 멋진 제주마 선발대회·제주마 전시, 제주마 영상관 제주마의 역사, 제주마 자료관 말복장 입어보기, 말고기 요리 시식회가 열린다. 조선시대 동래부(東萊府·현 부산 동래구)의 생활상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의 전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동래읍성 역사축제’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새달 10일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북문광장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 ●경산 갓바위에 소원 빌어볼까 경북에서는 전국 유일의 소원을 비는 축제인 ‘경산 갓바위축제’가 19∼20일 경산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주차장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다. 올해 행사는 20일 오후 2시부터 각계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개인 및 국가 번영을 기원하는 소원기도회를 갖고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등 5개 종교 단체 합창단을 초청해 소원기원 합창제를 갖는다.19일 경축식 행사에는 주한 외교사절단과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 500여명의 외국인이 초청된다. 경북 문경에서는 ‘문경오미자축제’가 20∼21일 문동로면 일원에서 열린다. ●제천 한방축제선 건강 다지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0월1일부터 39일간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통해, 오페라 만세’라는 주제로 수준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부내륙권 최대 약초 집산지이자 한방도시인 충북 제천시는 제천한방건강축제를 새달 2∼8일 연다. 제천은 전국 3대 약령시장인 제천약초시장이 운영 중이다. 황기는 올 상반기 유통량 전국 1위(80%)를 차지한다.12번째 맞는 박달가요제도 열린다. ●하동 국내 최대 꽃단지는 어때요 경남 하동군 북천면에서는 19∼28일 꽃 축제가 열린다. 메밀꽃·코스모스 꽃단지는 31㏊로 단일 꽃밭으로는 전국 최대이며 체험 위주다. 꽃밭 면적이 지난해보다 10㏊ 늘었다. 전국 관광객을 위해 임시 관광열차도 운행한다. 인근 이명산에 위치한 이병주 문학관에서는 26일 전국 문인이 참가한 심포지엄도 갖는다. 전국종합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시간도 멈춘 지상낙원 ‘일데팽과 리푸’

    시간도 멈춘 지상낙원 ‘일데팽과 리푸’

    고요함과 한적함을 시간과 맞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시간이 멈춰선 듯한 곳에서 진정한 휴식을 만끽하고 싶다면, 일데팽, 리푸 등 그랑테르 주변의 섬들을 찾는 것도 좋겠다. 어디를 가도 우윳빛 산호해변과 마주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가는 길에 해먹 하나쯤은 챙겨두시라. 야자수 아래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싶다면 말이다. # 일데팽의 소나무숲에서 천국을 예감하다 뉴칼레도니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치고 일데팽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어딜 가나 ‘달력 사진’ 같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품고 있는 이곳에서 왜 꼭 일데팽을 찾아보라는 걸까. 그 의문은 누메아에서 프로펠러기를 타고 20분가량 날아 일데팽에 내린 순간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했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 천국의 이방인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정말’ 보석처럼 총총히 박힌 별들이었다. 은하수가 흐르는 하늘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고, 툭 치면 사르랑∼소리를 내며 별들을 쏟아낼 것만 같다. 일데팽은 소나무섬이라는 뜻이다. 태곳적부터 이 땅을 지켜온 아로카리아 소나무들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열대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뉴칼레도니아에만 자생하는 소나무다. 한겨울에도 초가을 날씨를 유지하는 이곳에서 40∼50m씩 쭉쭉 뻗은 침엽수림과 만나는 것이 여간 이채롭지 않다. 일데팽은 폭 14㎞, 길이 18㎞의 작은 섬. 길이 4㎞에 달하는 백사장이 펼쳐진 쿠토 해변과 카누메라 해변의 풍경도 좋지만, 르 메르디앙 호텔을 에둘러 돌아가는 오로 풀장은 그야말로 백미다. 거대한 남태평양에 산호초가 쌓이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자연 풀장. 밀물 때면 무릎 높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물길따라 20분 정도 걸어가거나 카약을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최고의 스노클링 포인트 중 한 곳으로 어른 팔뚝만 한 열대어들과 함께 수영하는 것도 각별한 즐거움을 안겨 준다. # 평생 잊지못할 휴식공간 리푸섬 일데팽보다 더 한적한 곳을 원하는 이에게 리푸섬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된다.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40분 거리의 리푸섬은 관광객들은 물론, 원주민조차 찾아보기 어려워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섬의 대표적인 명소는 샤토 브리옹 해변과 루엥고니 해변. 특히 샤토 브리옹 해변은 카노노족 등 3개 부족이 해변의 소유권을 분할하고 있는 독특한 지역이다. 두 곳 모두 곱디 고운 모래해변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겨준다. 샤토 브리옹 해변의 야자수 나무 그늘 아래, 백인 남녀 한 쌍이 입맞춤을 나누고 있다. 그 모습에서 ‘희롱’이라거나,‘밀회’라는 등의 농염한 단어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일몰 광경은 ‘눈물이 고일 만큼’ 아름답다고 한다. 리푸섬은 토속건축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원주민들의 소박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리푸섬의 매력이기도 하다. 오가는 길에 2100퍼시픽 프랑을 내면 이들의 ‘잔치음식’인 ‘분야’를 맛볼 수 있다. 닭고기, 얌 등을 바나나 잎에 싸서 구운 요리다. 섬의 북단 에아소 지역의 노트르담 드 루르드 교회는 꼭 들러봐야 할 곳. 천길단애에 서 있는 이 교회는 1879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엔 적들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대가 있던 곳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남태평양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다. 글·사진 뉴칼레도니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씨줄날줄] 소나무 거리/노주석 논설위원

    소나무는 한자로 송(松)자를 쓰는데, 나무(木)와 공(公)이 합쳐졌다고 한다. 어느날 길을 가던 중국의 진나라 시황제가 비를 피하게 해준 늙은 소나무에게 보답의 뜻으로 목공(木公)이라고 칭하였는데 이 두 글자가 합쳐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중국 명대의 박물학자 이시진(李時珍)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소나무는 모든 나무의 어른(長)”이라고 갈파했다. 소나무의 종류는 전세계에 100종이 넘으며 그동안 발굴된 신석기나 청동기 유물을 통해 한반도에는 6000년 전부터 자라기 시작해 3000년 전쯤 무성해졌음을 알 수 있다. 적송, 금강송, 반송, 백송, 해송 등이 귀에 익숙한 이름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조형의식 속에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제주에 귀양가서 그린 세한도(歲寒圖)에 나오는 네 그루의 소나무 중 껍질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구부정한 노송을 일품으로 친다. 흔히 미인송이라고 일컬는 금강송처럼 곧게 뻗은 강송보다 줄기와 가지가 구불구불하게 굽은 소나무를 정겹게 여겼다. 여기서 생명의 성장감을 느꼈고 굽이치며 성장하는 소나무의 곡선미를 ‘용트림한다.”고 표현했다. 요즘 전국 각지에서 소나무 거리가 앞다퉈 조성되고 있다. 강릉시 관문동, 홍성인터체인지 진출입로, 남양주시 금곡동사거리, 밀양시 삼문동에 이어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일대에도 ‘속초소나무거리’라는 이색 거리가 꾸며졌다. 도심 큰 건물 앞에 조성된 소나무숲이 서울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듯하다. 다만 소나무에이즈(재선충)의 위협이 걱정이다.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위의 저 소나무’가 위험하다고 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 불과 얼마전 아닌가. 도시의 품격도 좋지만 병충해 예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소나무의 품격은 나이가 들면 비로소 보인다고 했다. 한결같이 위로 쭉쭉 뻗은 ‘키 큰 소나무’가 오늘도 신설 공원, 도로변에 자리를 잡고 있다. 고맙지만, 아쉽다. 시골 어디서나, 아무렇게나 서 있던 ‘굽은 소나무’가 새삼 그립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Metro] 겨울 숲 생태교실 운영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15일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고 학생에게 겨울 숲의 생태를 소개하는 ‘겨울친구 만나기’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30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선 숲 해설가들이 참가자들과 함께 대공원 내 소나무숲, 참나무숲, 식물원, 곤충관, 큰물새장 등을 돌며 숲의 겨울나기에 대한 설명을 한다. 숲을 찾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없애고 장이나 심폐기능까지 강화한다는 피톤치드 향을 맡고, 겨울 나무와 새를 보며 모이를 주는 시간도 갖는다. 또 큰물새장 등에선 철새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모집 인원은 매회 40명씩 모두 1200명으로 참가비는 없다. 참가 신청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 ‘숲속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문의는 500-7622로 하면 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북 상주 남장 곶감마을

    경북 상주 남장 곶감마을

    익어가는 가을을 맛으로 느끼기에 감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가지가 휘도록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샛노랗게 물들 때면 시골마을 집집마다 감을 수확해 곶감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떫은 감을 따고 깎아 가을바람에 말리는 등 열 번의 손길을 거치면, 시린 겨울 우는 아이의 울음을 뚝 그치게 할 맛깔스러운 곶감으로 탄생한다. 장대 끝에 걸린 감을 바라보는 농민의 얼굴에,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다듬는 동네 아낙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환하게 가을 햇살이 맺혀졌다. 국내 최고(最古), 최대의 곶감마을 경북 상주의 남장마을을 돌아 보았다. #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주무대 상주는 곶감과 누에고치, 그리고 쌀 등의 특산물 덕에 예로부터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일컬어졌다. 특히 곶감의 맛은 아주 유명해서, 달디 단 곶감에 ‘감동먹은’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의 주무대가 되기도 했다. 굳이 일러 주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남장마을은 주황색 옷을 입은 강렬한 자태로 이방인을 맞았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농가 감타래에 매달린 수만개의 감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당연지사. 마을 안으로 들어갈수록 탄성 또한 늘어갔다. 맑은 공기 속에서 가을 햇볕과 차단된 채 말랑말랑하게 익어가는 수십만개의 곶감이 전율스럽기까지 하다. 감은 사실 사과나 복숭아처럼 쉽게 생산되는 과일이 아니다.10년된 나무에서도 몇 개 안 열리는 경우가 흔하다. 남장마을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경제성이 떨어지는 작물을 심게 되었을까. 김창근(42) 청년회장은 “60∼70년 된 나무가 대부분이니, 아버지의 아버지대에서 감나무를 심었던 거지요. 주변이 온통 야산인 데다, 예전부터 풍양 조씨 땅과 절집 땅을 빼면 농작물을 키울 변변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감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생각돼요.”라고 설명했다.30년 전쯤 남장마을 곶감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이 마을 58가구 중 45가구에서 곶감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100동(1동은 1만개) 이상 생산하는 농가도 5∼6가구에 이른다. 여느 농촌의 경우 60대가 ‘청년’ 소리를 들을 만큼 고령화가 문제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남장마을 2구에만 40대 이하가 30명이고, 귀농청년도 서너명 된다. # 절집 뒷산에서도 곶감은 익어가고 현재 마을 대부분의 나무에서 감이 수확된 상태. 하지만 ‘까치밥’만은 넉넉하게 남겨 두었다. 곶감 만드는 작업은 10월 중순∼11월 하순까지 이어진다. 떫은 맛이 있을 때 수확을 해서 두 달 정도 건조를 하면 곶감이 된다. 요즘엔 반건시(곶감이 되기 전 말랑말랑하게 만든 것)를 많이 찾아 25일 정도 건조한 다음, 출하하는 경우도 많다. 남장마을 대부분의 농가에서 곶감을 파는데, 올해 말린 반건시 외에는 작년 것이다. 올해 말린 곶감은 대부분 성탄절 즈음에 출하된다. 수십만개의 곶감이 익어가는 대규모 건조장을 둘러본 다음, 붉게 타들어 가는 감나무 사이를 산책하는 것도 별미. 남장마을 초입의 자전거박물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봐도 좋겠다. 마을 위편으로 오르면 노악산(725m)의 품에 안겨 있는 상주 최고(最古)의 고찰, 남장사(南長寺)와 만난다. 신라 흥덕왕 7년(832)에 창건된 유서깊은 사찰. 한국 최초의 범패(불교음악) 보급지이며,‘보광전 목각탱’‘철불좌상’ 등 불가의 보물들이 보존된 곳이다. 남장사 진입로엔 지금 늦가을 정취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단풍과 낙엽에 취해 걷다 보면 이내 용머리 기둥, 까치발 다리 모습의 일주문에 이른다. 남장마을 수호신으로 떠받들여지는 석장승(민속자료 제33호)을 만나는 것도 이 부근. 키 186㎝로 기골이 장대한 데다,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은 심술궂게 치켜 올라가 있고, 입 양쪽으로 송곳니가 삐져 나와 있어 여간 험악한 몰골이 아니다.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가만 들여다 보면 친근감이 들고 살포시 웃음도 배어 나온다. 상주시청 문화관광과 (054)530-6062, 산림과 곶감담당 530-6325, 상주곶감발전연합회 536-0907. # 하늘이 스스로 내려온 경천대 상주의 또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가 경천대(警天臺)다. 깎아지른 절벽과 우거진 송림이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에 하늘도 감탄했다는 곳이다. 소박, 담백하면서도 유장한 아름다움이 그려진 ‘동양화’와 마주하면,‘하늘이 스스로 내려왔다’해서 붙여진 자천대 (自天臺)라는 또 다른 이름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경천대로 오르는 길은 어린이 차지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기구들은 거의 다 갖추고 있다. 주말이면 상주는 물론, 경북 인근지역에서 찾아온 가족 나들이객들로 만원을 이룬다.3단계 낙차의 인공폭포도 인기 만점. 경천대 주변과 푸른 비단처럼 흘러가는 낙동강을 보려면 전망대까지는 올라야 한다. 쭉쭉 뻗은 소나무숲길을 따라 아이들과 손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근의 무우정에서 바라보는 경천대도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경천대관리사무소 (054)536-7040.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 나들목→25번 국도 보은 방면→상주시내→남장마을. # 맛집 상주시청 맞은편, 상주여자중학교 후문 쪽 ‘참 별난 버섯집´은 이름처럼 별난 숫총각버섯탕으로 유명하다. 한우 고기로 낸 육수가 시원하다. 황금버섯 등 특이한 버섯도 맛볼 수 있다.5000원.(054)536-7745.2일,7일 장이 서는 중앙시장 중간쯤의 ‘햇살해장국’에서는 해장국과 비빔밥을 2000원, 칼국수를 2500원에 팔고 있다. 장이 서지 않는 날도 영업한다.536-6861. # 인근 관광명소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성주봉자연휴양림(seongjubong.sangju.go.kr)은 상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삼림욕장.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541-6512. 남장마을 초입의 상주자전거박물관은 목마에 바퀴를 단 독일 19세기 초기 자전거 ‘드라이지네´부터 첨단 자동변속 자전거까지 자전거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자전거 모양의 건물 등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자녀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534-4973. 상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HAPPY KOREA] (25)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 마을’

    [HAPPY KOREA] (25)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 마을’

    가을걷이가 한창인 황금 들판에는 풍요로움이 넘친다. 공기가 유난히 맑아 자꾸만 들이마시고 싶다. 코스모스가 하늘 거리는 마을 안길은 눈이 시리도록 정겹다. 마을 앞 운교천은 생수처럼 깨끗하다. 전북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하지만 이 마을은 여느 농촌과는 달리 활기가 넘친다. 교룡산과 풍악산 품에 안기듯 자리잡은 이 마을에는 지난해부터 ‘제2의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 뭉쳐 일어선다. 구름다리 마을은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전통적으로 강한 곳이다. 우리나라 농협운동의 발상지가 바로 이곳이다.1972년에는 새마을운동에 모범을 보여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다른 지역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슬레이트로 지붕개량을 할 때 구름다리 마을은 주민들이 스스로 기와공장을 건립해 집을 지었을 정도다. 평생을 고향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기 때문에 품앗이 등 아름다운 미풍양속도 잘 보존돼 있다. 지난 70년대에 비해 변한 게 있다면 주민들의 나이다. 당시 30∼40대였던 새마을운동의 주역들이 이제는 60∼80대가 됐다. 151가구,303명의 주민 가운데 115명이 65세 이상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젊은이 못지 않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에 나선 주민들은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되살리기로 했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 것이다. 잠시 시들해졌던 공동체 의식을 되살려 새로운 소득원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해 삶의 질을 높이기로 결의했다. 우선 자체적으로 내집 가꾸기에 나서 생활공간에 개혁을 시도 하고 있다. 도회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집 단장을 잘 해야 농촌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지역 특산품도 잘 팔린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양해주(65) 추진위원장은 “제2의 마을 발전을 이룩하자는 의식이 되살아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공동체 의식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며 살기 좋은 마을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유·무형 자산을 상품화 이 마을 주민들은 매일 저녁 마을회관에 모여 진지한 토론을 벌인다. 살기좋은 지역 추진위원회,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발전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자산인 청정 자연환경을 상품화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모두 장수하는 비결인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공해에 찌든 도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마을 앞에 있는 산림청 지정 아름다운 숲인 ‘왈길숲’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울 계획이다. 왈길숲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고있다. 이장 진상호(70)씨는 “교룡산과 풍악산 소나무숲에서 불어오는 공기는 최고의 보약”이라면서 “도시 사람들에게 내집처럼 편안하게 쉴곳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살거리,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고품질 쌀인 스테비아 허브미 생산단지 33㏊와 아스파라거스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노인회는 웰빙식품인 검은 콩과 고사리를 재배해 힘을 보태고 있다. 부녀회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을 개발할 계획이다. 흑염소와 토종 미꾸라지를 양식해 건강식단에 올리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마을 주변에 2개의 골프장이 들어서면 접근성이 좋아져 향토음식점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살기좋은 만들기 과정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노인층은 폐쇄된 마을 도정공장을 정비해 소득사업으로 연계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젊은층은 이를 반대한다. 하지만 이는 마을 발전을 위한 건강한 의견 제시일 뿐 결코 갈등은 아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양해주 추진위원장은 “소득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자율성을 준다면 주민들의 사기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강춘성 남원 부시장 “지리산 연계 문화관광도시 목표” “남원은 청정 자연환경과 유무형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관광도시입니다.” 강춘성 남원 부시장은 “지리산을 끼고 있는 청정 환경이 최고의 자산”이라며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이 지역발전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수출하고 식품산업을 육성하며 건강·휴양과 문화·예술이 연계된, 돌아와 살고 싶은 ‘귀향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식품산업으로 미꾸라지를 소재로 한 추어산업 클러스터, 오리 브랜드 개발, 멜론 명품화, 오디 기능성 식품, 허브식품 연구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 청정연수 레저 관광도시’를 육성해 내실 있는 관광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지리적 특성을 살려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연수시설을 유치하고 전문체육강화 훈련장의 메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3개 고속도로와 전라선이 교차하는 서남권 내륙의 교통 요충지이고 지리산, 광한루, 혼불문학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기 때문에 사계절 관광지, 기업형 레포츠단지, 전문 연수도시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지역을 재디자인 해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 환경을 조성할 방침입니다.” 강 부시장은 “구름다리마을을 모델로 남원시 전역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연친화형 귀향도시로 구축하는 체계적인 방안을 견실하게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구름다리 마을은‘구름다리 마을’은 동네 형상이 마을 북쪽과 남쪽에 있는 풍악산과 교룡산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법 멀리 떨어진 두 산을 이어주는 마을 이름처럼 이곳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은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1960년대에는 마을 어른이신 복태봉(83)할아버지가 중심이 돼 농협운동을 이끌었다. 주민들이 출자해 조합원이 됐고 공동창고를 지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단결된 힘을 과시했다. 새마을운동 역시 이 마을이 전국적인 모범이 됐다. 주택개량, 마을길 넓히기, 청소, 새로운 영농기술 도입 등 모든 면에서 앞서 나갔다. 주민들이 함께 모은 재산도 적지 않다. 임야 135㏊, 논 2만㎡, 현금 1억 1000만원을 공동 운영한다. 수익금으로는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70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5만원씩 용돈을 준다. 애경사에는 쌀 2∼3가마씩을 전달한다. 매년 5월1일 개최되는 리민의 날에는 효부상, 근로상을 주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땔감도 지원한다. 리민의 날은 38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농사도 대행해준다. 농번기에는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공동배식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삶의 질이 높은 부자 마을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일어서고 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백두산 소나무/함혜리 논설위원

    한국인의 문화를 소나무의 문화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기가 태어나면 치는 금줄에 솔가지를 꼽는 것을 시작으로,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삶이었다. 마을 어귀의 장승부터 건축, 가구, 기구를 만드는 데 소나무를 사용했고, 송홧가루로는 떡을 만들었으며, 솔잎이나 솔방울로는 술도 담근다. 지조를 얘기할 때에도 소나무에 비유하고, 시문학이나 회화에도 소나무는 빠지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 민족정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소나무다.‘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라는 애국가 구절에서도 보듯이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기도 한다. 민요 ‘성주풀이’의 원래 이야기인 성주신화는 천상에서 살던 성주가 땅으로 쫓겨와서 안동에 거처를 정한 뒤 제비에게 소나무씨를 전국에 퍼뜨리게 했다고 전한다. 그 때문인지 소나무는 제주에서 울릉도,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없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줄기가 붉은 적송이다. 줄기가 흑갈색을 띤 검은 흑송은 바닷가에 많다. 좋은 소나무가 나는 곳으로 경북 봉화, 강원 평창, 안면도 바닷가, 설악산 한계령을 꼽는다. 북한에도 좋은 소나무들이 많은데 특히 백두산의 이도백하(二道白河) 부근에 자생하는 미인송(美人松)이 유명하다. 미인송은 표피가 황색으로 약 40∼50m씩 수직으로 자라기 때문에 최양질의 재목으로 꼽힌다. 이런 질 좋은 소나무는 ‘황장목’이라고 해서 조선시대 왕궁의 건축에 주로 사용했다. 소나무숲에 ‘황장금표’라는 표시를 해 놓고 국가에서 특별 관리할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특별 수행원으로 참가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3일 평양 인민궁전에서 열린 문화·예술·학계 간담회에서 백두산 소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가져와 광화문 기둥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북측도 좋은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의 소나무가 광화문 기둥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한 일이다.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큰 욕심은 아니길 바란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충남 ‘명품숲’ 2만 3000㏊ 조성

    충남도는 2017년까지 리기다소나무숲 2만 3000㏊를 경제성이 뛰어난 ‘명품숲’으로 바꾸기로 했다. 26일 도에 따르면 1960∼70년대 집중적으로 심은 9만 5000㏊의 리기다소나무숲 가운데 31년 이상된 리기다를 뽑아내고 안면송, 해송, 백합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느릅나무, 굴참나무 등 경제성 좋은 수종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리기다소나무숲은 도내 전체 산림면적 44만 1000㏊의 21%이다. 사업에는 모두 944억원이 들어가고 묘목 5983만 그루가 필요하다. 도는 당진 ‘두견숲’, 청양 ‘고로쇠숲’, 예산 ‘헛개·소사숲’, 서산 ‘산벚숲’, 연기 ‘비목숲’ 등 보전가치가 높은 향토숲 100곳도 육성한다. 또 헛개, 마가목, 느릅, 참죽, 참옻, 산수유, 산초, 초피, 복분자, 오갈피, 산사, 매실, 백합나무 등 고부가가치의 ‘웰빙 바이오숲’ 1000㏊를 조성한다. 도는 명품숲 조성 사업으로 153만여명의 고용 창출과 230만㎥의 산업용재 공급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00년 대형산불 삼척 야산지역 조사하니

    2000년 대형산불 삼척 야산지역 조사하니

    동해안 산불 지역에서 식생은 빠르게 회복하는 반면 토양 복원은 더디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피해 이후 이뤄지는 인공조림 과정에서 일반 벌채보다 더 많은 토양이 떠내려가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결과다. 조사는 2000년 대형 산불이 일어났던 삼척시를 대상으로 했다. ●산불 전 소나무숲→활엽수림 복원 산불로 인한 폐해는 수종 변화를 불러왔다. 조사 지역은 산불 전에 소나무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침엽수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산불 이후 6년 동안 모니터링 결과 재생 숲 초기 식생은 신갈나무 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굴참나무, 참싸리 등이 많이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무 종류는 30∼40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나무가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을 빼고는 산불 피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수관화(樹冠火·나무의 가지나 잎 부분만을 태우며 지나가는 산불)피해를 입은 곳은 바닥까지 태운 산불 피해를 입은 곳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산불 발생 5∼6년이 지나면 식생 종류는 산불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다시 살아나지만 나무 종류별 밀도는 크게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생변화와 비교해 토양복원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양 속 동물 평균 개체 수가 산불이 일어나지 않은 곳보다 산불 발생지역에서 훨씬 적게 나타났다. 이는 산불 지역이 아직 토양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적절한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상팔 환경부 자연자원과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산불 발생 지역 숲이 되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파괴된 토양이 복구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토양속 미생물 회복 더뎌 산불 피해 정도가 컸던 지역일수록 토양 속 작은 절지동물의 개체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풍부도는 낮게 나타났는데 산불 이후 5년이 지나도록 토양미소절지동물 회복이 상당히 늦게 나타나고 있었다. 산불 피해 정도와 토양 미생물 회복은 반비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불 지역과 미 발생 지역 토양 분석 결과 산도(pH)는 산불 피해가 컸던 지역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산불이 토양 산성화를 불러오고 산성이 심할수록 토양 속 미생물도 적게 나타났다. 산불은 빗물 유출량과 토사 유출량에도 직접 영향을 주었다. 산불로 식물 생태계가 파괴되면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기 전 씻겨 내려가고 흙 유실량도 그만큼 많았다. 산불로 식생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지역은 식생이 80%에 이른 지역보다 토사 유출량이 30배 정도 많게 나타났다. 산불 지역에서는 토양 영양분이 떠내려가는 정도도 심했다. 산불로 인해 식물이 자라지 못하면 빗물이 흘러가고 흙이 떠내려가면서 땅에 있는 마그네슘·칼륨·칼슘과 같은 무기물 유출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조사단은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하고 산불 뒤 벌채한 나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일반 산림벌채보다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임상 파괴와 토양 유실을 가속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