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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뿜는 흑돼지·불 품은 훠궈… 푸른 밤, 맛천지

    불 뿜는 흑돼지·불 품은 훠궈… 푸른 밤, 맛천지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가요 ‘제주도의 푸른 밤’ 첫 소절이다. 들국화 보컬 겸 베이스 최성원이 1988년 8월에 솔로로 나서면서 발표한 노래다. 한 지역을 노래해 수많은 이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 ‘여행 동기부여’ 곡이다.지금껏 34년간 이 노래를 듣고 무작정 제주행을 결심한 이들이 적어도 1000만명 이상은 될 것이다. 필자도 몇 번 이상 그랬으니까. 물론 그전에도 ‘목포의 눈물’(이난영),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와 ‘영일만 친구’(최백호) 등이 있었지만, 이 노래만큼 여행을 떠나게 하는 동기를 주진 못했을 것이다. 근 30년 후에 나온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라던 ‘여수 밤바다’(버스커 버스커) 정도라면 모를까. 아무튼 제주는 노랫말처럼 퍽 낭만적인 곳으로 통한다. 연중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산과 바다, 낯선 풍광, 그리고 특별한 음식과 특이한 말씨 등 여행객에게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며 세계지질공원이다. 그래서 늘 한반도 최고의 여행지를 꼽을 때면 제주도가 빠지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고 요즘도 그렇다. 예전에도 공항을 가 보면 커플티를 입고 제주행 티켓을 든 앳된 남녀를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요즘은 신혼여행객까지 가세했다. ●제주 인구 70% 거주하는 제주시 제주도는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여기서 제주도는 섬(島) 자체를 뜻한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제주특별자치도라고 해야 한다. 여기서 도는 행정구역 도(道)를 말한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섬 중 가장 큰 섬(1833.2㎢)이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강원 홍천군(1820.14㎢)이 가장 큰데, 이보다 조금 더 넓다. 섬 중에선 압도적으로 거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2위인 거제도(379.5㎢)의 약 5배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도 큰 편(218번째)이다. 아시아에선 단연 상위권에 든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섬나라는 제쳐 놓고 본토에 딸린 부속 섬으로는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중국 하이난과 일본 4개 본섬 정도만 제주도보다 크다. 심지어 홍콩과 마카오를 합쳐도 제주도보다 훨씬 작고 태국 푸껫이나 싱가포르는 상대가 안 된다. 그러니 제주에선 관광객을 제외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넘나드는 경우가 적다. 서로 세상의 끝으로 본다. 제주시 사람이 서귀포시를 간다고 하면 “자고 온?” 하고 물어본다. 행정적으로도 제주시의 회사원이 서귀포시 표선이나 성산을 간다면 당연히 지방출장으로 여긴다. 본토에선 서울과 지방을 ‘올라간다, 내려간다’ 하지만 제주도에선 ‘넘어간다, 넘어온다’라고 한다. 가운데 산이 있어 그렇다. 남한 최고봉 한라산(1947m)은 늘 중심에 우뚝 서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그래서 이번 미시여행에선 제주시의 이야기만 모았다. 제주시만 해도 볼 것이 천지다. 제주시는 제주도의 중심이다. 인구 70% 이상이 몰려 산다. 외국인까지 합친 거주인구가 50만명을 넘어 지방 도시 중에는 꽤 큰 축에 속한다. 빵 자르듯 제주도를 반으로 가르면 북쪽이 제주시 권역이다. 서울에서 강남 강북 하듯 제주에선 제주시를 ‘산북’(山北)이라 부른다. 물론 서귀포시 사람들 기준이다. 사실 제주시 토박이 시민들은 ‘산남’(山南) 서귀포를 놀러가기 좋은 휴양 타운쯤으로 여긴다. 제주시에서 났지만 서귀포시를 아직 가보지 않은 이도 꽤 있다고 한다. 제주시 도심은 동쪽 시청 쪽 원도심(일도동, 이도동, 탑동 등)과 서쪽 도청 쪽 신제주(노형동, 연동 등)로 문화권이 나뉘어 있다.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이 있다.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나지막한 주택과 골목이 살아 있는 원도심은 육지의 여느 항구 도시를 닮았고 신도심은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으로 채워진 그야말로 신시가지다. 이렇다 보니 뭔가 제주의 대자연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죄다 제주시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한다. 제주시는 공항 때문에 들러서 간단히 밥 먹고 가는 곳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제주시에만 머물다 가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귀찮은 렌터카조차 빌리지 않고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 제주의 맨 얼굴을 맛보고 오는 여행 트렌드가 생겨난 것이다. 하와이에 갔을 때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서만 머물다 와도 좋은 것처럼, 제주시는 여행객의 집합장소가 됐다.아름다운 바다와 청량한 바람이야 제주시에도 있다. 아름다운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몰려 있는 월정리나 평대리 모두 제주시에 속한다. 좋은 숙소와 맛있는 음식점은 도심에도 지천이다. 게다가 공항과도 가까우니 여행 기간 중 최소 3시간을 아낄 수 있다. 주말을 활용한 1박2일 일정이라면 이 3시간은 황금과도 같다. 제주시의 구도심 중심가는 주로 탑동과 건입동, 삼도동 일대 중앙로와 칠성로 인근을 이야기한다. 섬과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이라고는 배밖에 없을 당시 제주국제여객터미널과 멀지 않은 이곳이 먼저 개발돼 원도심의 지위를 얻었다. 각종 상점가니, 흑돼지 거리, 명품횟집거리니 하는 곳들이 이 주변에 몰려 있다. 제주에선 보기 드문 지하상가도 있을 정도로 번성했다. 이 외에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즈넉한 건물들과 근대문화유산들이 산지천 변에 모여 있다. 산지천 변은 산책하기에 좋다. 바다를 향해 내려오는 개천을 복개해 옛 모습을 되찾은 곳이다. 양옆으로 레미콘 폐창고와 옛 제주식 한옥, 기상관측소 건물 등 오랜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갤러리나 도서관, 문화 공간 등으로 이용하는 곳들도 있어 둘러보기 좋다. ●걷거나 버스로 맛보는 제주의 맨 얼굴 붉은색 아라리오 갤러리(호텔)와 산지천 갤러리, 동자복 미륵, 해병혼 탑, 제주사랑방(제주책방) 등이 찾아가볼 만한 명소다. 제주목관아에서 칠성로 쇼핑가, 동문시장 등을 돌아오는 원도심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쇼핑과 군것질이라면 독보적인 제주 동문재래시장이 바로 옆에 있다. 오메기떡, 제주에일맥주, 감귤 및 녹차 초콜릿 등 제주 특산품을 전시해 놓은 판매장과 다양하고 특색 있는 주전부리가 가득해 젊은 관광객들로부터 ‘핫스폿’의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은갈치나 옥돔 등 제주특산 수산물을 구입하고 바로 집으로 부쳐도 되니 편리하다.동문시장의 인기 아이템은 수제 유과의 종류인 ‘귤향과즐’을 만들어 파는 ‘청춘이 오란다’부터 오징어에 흑돼지를 채워 넣은 오징어순대, 문어라면, 화덕만두, 전복김밥, 딱새우버터구이 등이 있다. 한라봉 주스나 에이드 등을 곁들여 찬찬히 둘러보면서 즐길 수 있다. 동문재래시장 앞에서 3001번 버스를 타고 제주국제공항(6번 게이트)에서 갈아타면 신도심 번화가인 연동으로 갈 수 있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차만 제때 온다면 30분이면 족하다. 연동은 일명 ‘제원아파트 앞’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쇼핑가, 유흥가가 함께 밀집한 지역이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이 미어터져 서울 명동 부럽지 않았다던 바오젠거리도 이 근방에 위치해 있다. 근사한 주점과 카페, 상점가가 즐비하다. 횟집거리도 있고 제주 흑돼지를 맛볼 수 있는 고깃집도 많다. 마라탕, 양꼬치, 중국음식점 등 다양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에 딱이다.이곳에 랜드마크가 생겼다. 제주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쌍둥이 빌딩 드림타워가 지난 연말 개관했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제주가 들어가 있는 복합리조트(IR)다. 제주의 하늘을 그대로 투영하는 통유리 빌딩이 2개나 섰는데 무려 38층으로 제주도 최고(168.99m) 빌딩이다. 전망대 삼아 올라가면 눈이 호강한다. 제주공항 뒤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반대편엔 비탈을 따라 늠름한 한라산이 버티고 섰다. 객실이 전부 스위트룸에다 조식을 5곳에서 즐길 수 있고 8층에 야외 수영장 데크가 있어 ‘호캉스’를 즐기러 온 투숙객이 많다. 도심 한복판이라 주변으로 편히 이동할 수 있어 휴식과 식도락 등 도시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딱이다.도시여행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췄다. 제주 지역 상품을 전시한 6차산업 전용 판매점과 국내 브랜드 패션 몰, ‘달다구리한’ 디저트를 취급하는 상점 등이 모두 구내에 있다. 정통 중식 훠궈를 선보이기 위해 마카오에서 셰프를 ‘모셔’ 왔고 젊은층의 입맛을 고려해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취급하는 스테이크 하우스도 최상층에 마련했다. 데판야키(철판구이)를 내는 정통 일식당도 있다.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소스류를 제외하고 모두 제주산 식재료만 취급한다. 특히 38층에 위치한 ‘38포차’는 포장마차식 안주와 생맥주를 판매하는 곳인데 여느 제주도 카페 정도의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새로운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야경과 함께 한잔의 낭만을 즐기러 찾아온다. 1인에 2만원 정도면 잘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도심에 있다. 연동 바오젠 게스트하우스는 신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어디든 오가기가 좋다. 가운데 널찍한 거실에서 취식을 하거나 쉴 수 있고, 잘 때는 2층 침대 한 칸을 쓰는 도미토리 구조다. 1인실을 선택해도 3만원을 조금 넘는다. 조식(라면)과 커피도 준다. 공항에서도 가깝다.●가게? 미술관? ‘핫플’ 노형수퍼마 노형동을 지나 조금 외곽으로 나가면 ‘노형수퍼마’이 있다. 이름은 슈퍼마켓 같지만 사실은 미디어 파사드를 펼치는 미술관이다. 색조를 모두 배제하고 흑백으로 이뤄진 입구를 통해 입장하면 역시 죄다 흑백인 슈퍼마켓 내부로 조성한 대기공간이 나온다. 이곳에서 내부 무대로 접어들면 온갖 화려한 빛을 활용한 콘텐츠가 연이어 ‘상영’된다. 흑백을 통해 미리 시각을 리셋하고 가장 채도 높은 다양한 영상물을 보여 주려는 의도인데 그래서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여행객에게 신도심은 입이 즐거운 곳이다. 오랜만에 제주시 푸른밤 아래 섰으니 미각적 충격도 필요하다. 연동에는 흑돼지를 잘하는 이서림이 있다. 얇게 켜 낸 제주산 돼지고기에는 선명한 핑크색과 흰색이 교차로 찍혀 있다. 채소와 김치, 버섯 등과 함께 널찍한 불판을 올리면 금세 지글지글 익어 간다. 당연히 멜젓(멸치젓)을 찍어 먹으면 더할 나위 없다.면세점은 안 들러도 제주산 갈치는 실컷 먹고 가야 본전이 빠진다. 동귀리갈칫집은 갈치를 튀겨 내는 집이다. 갈치 옆구리엔 가느다란 가시가 마구 성겨 있는데 이를 튀겨 내니 그냥 씹어 먹을 수 있다. 튀김 갈치를 입술로 슬쩍 물어도 살만 뚝뚝 빠진다. 빗을 닮은 등뼈만 발라내면 된다. 놀랍게도 갈치 튀김은 무한리필(1인 1주문 시)이다. 갓 지은 솥밥과 카프레제 면을 쓴 들기름 파스타, 두툼한 등심 돈가스, 미역국 등도 곁들여 주니 온 가족이 만족한다.●이호테우 등대·비행기와 여행샷 딱!오라동 제주도감은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의 양용진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돼지고기와 메밀국수, 고기국수, 접짝뼈국 등 정통 제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돼지갈비와 볼살, 항정살 등 다양한 부위를 한 접시에 수육으로 내는 ‘도감’(제주방언으로 잔칫날 고기를 써는 사람) 세트와 돼지설렁탕, 고기국수, 들기름메밀국수 등을 차려 낸다. 도감은 야들하고 풍미가 가득한 갈빗대부터 차례로 다채로운 부위를 각각의 소스(소금)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공항 인근에 인기 있는 찻집도 많고 쉴 곳도 많지만 이호테우 해변만큼은 빠뜨릴 수 없다. 특히 요즘 목마 등대가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난 덕에 젊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우르르 몰려와 바닷가에 우뚝 선 희고 빨간 목마 등대 2곳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찍는데, 사람만 바뀔 뿐 모두 같은 포즈다. 제주도 푸른밤 노래 속 ‘신혼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찍기 구경하며’ 가사가 조금 바뀐 셈이다. 공항 뒤편에는 ‘비멍’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늘로 치솟는 비행기를 멍하니 감상한다는 ‘비멍 명소’에선 다양한 사진 기술을 활용해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준비만 잘하면 비행기를 손으로 잡을 듯 뛰어오르거나, 비행기와 얼굴을 맞대는 샷도 가능하다. 필자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아무래도 인상이 인상인 터라 괴기한 사진만 남았다.제주시에서만 즐긴 여행이라 요모조모 1박2일 짧은 여행을 알뜰히 보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서울에서 지방 여느 도시보다 가까운 곳이 제주시란 것을 실감했다. 오전에 김포공항을 출발해 실컷 놀다 보니 어느새 제주도의, 아니 제주시의 푸른밤 아래였다. 언제든 다시 떠날 용기와 의지가 생겼다. 스스로에 대한 보상도 필요했다. 그동안 우린 너무 지쳤으니까. 역병에, 방역에, 백신과 마스크에. 놀고먹기연구소장
  • 아찔하다, 길이 404m짜리 출렁다리가 원주 소금산에

    아찔하다, 길이 404m짜리 출렁다리가 원주 소금산에

    “아찔한 절경과 모험을 만끽할 수 있는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로 초대합니다.” 강원 원주시는 간현관광지 협곡을 이용해 만든 종합 체험관광지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21일부터 개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앞서 20일 오후 3시에는 울렁다리(사진) 개통식을 갖는다. 소금산 울렁다리는 기존 소금산 출렁다리보다 두배 긴 길이 404m, 폭 2m의 보행 현수교로 총 사업비 113억원을 들여 2년 공사 끝에 완공했다. 아찔함이 절정에 이르는 다리 중간의 유리바닥 구간에서는 강물과 절벽의 빼어난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데크 산책로, 소금잔도, 스카이타워 등은 지난해 가을 시범 개장했다. 2018년 개통한 출렁다리는 개통 첫해에만 185만명이 다녀가는 등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이번 울렁다리 개통으로 출렁다리에서 시작해 데크산책로, 소금잔도, 스카이타워, 울렁다리로 이어지는 환상의 코스를 갖추게 됐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3시 30분에 매표를 마감한다. 요금은 다음달까지 3000원이며, 원주시민은 1000원이다.
  • “돌인가…” 공효진도 매일 쓰는 ‘이것’ MZ세대 움직였다

    “돌인가…” 공효진도 매일 쓰는 ‘이것’ MZ세대 움직였다

    “9월부터 쓰는 고체 샴푸. 이것은 돌인가… 싶을 때도 있어요. 젖은 머리에 비벼주면 돼요.” 10년 전 환경 에세이를 출간하며 플라스틱과, 탄소를 줄이기 위한 실천을 꾸준히 하고 있는 배우 공효진.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고체샴푸 사진을 올리며 “플라스틱 샴푸 용기를 함께 줄여보자. 써보면 느낌이 올 거다”라고 고체 비누 사용을 추천했다. 실제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체형 비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프리 등 소비행위를 통해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시하려는 MZ세대의 가치 소비 영향으로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성분까지 착한 친환경 제품이 각광 받고 있다. 액체와 달리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환경친화적 제품인 데다 보존제나 방부제 같은 화학 성분도 적어 피부 건강은 물론 수질 오염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러 기업과 브랜드에서 고체 비누를 출시하고, 기존 고체 비누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공효진이 소개한 샴푸 비누의 경우 액상형 샴푸의 주성분인 정제수를 뺀 고농축 제품으로 액체 샴푸보다 2배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샴푸바 1개에 플라스틱 통 2~3병을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쌀뜨물과 베이킹 소다, 소금 등의 안전한 원료를 함유한 설거지바도 인기다.매년 80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에 유입되고 이로 인해 해양 동물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 그린피스의 2019년 보고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소비하는 플라스틱 소비량은 11.5kg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음식 증가로 2020년에는 소비량이 더 늘어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총 배출량이 2019년보다 18.9% 증가한 923만 톤으로 집계됐다. 그중 90%는 땅에 그냥 버려졌다가 돌고 돌아 바다로 유입되는 것이다.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액체 세정제 대신 고체 비누를 사용하는 일이다. 환경운동가들은 한 사람의 완벽한 친환경적인 생활보다 여러 사람이 하루에 한 번이라도 노력하는 것이 지구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전통장 담그기 제대로 배우실 분

    전통장 담그기 제대로 배우실 분

    서울 양천구가 전통장을 제대로 배우고 나눔도 실천할 ‘2022 이웃과 함께하는 양천장독대’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구는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양천장독대에 참여할 주민을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양천장독대는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안심 먹거리 보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양천구 대표 건강복지 사업이다. 올해는 지역 내 6개 복지관을 거점으로 2월부터 11월까지 4~5명이 한 조가 돼, 전통 장 제조 체험을 진행한다. 목동, 신정동, 신월동 등 권역별로 목동복지관, 신목복지관, 신정복지관, 양천해누리복지관, 양천어르신복지관, 신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각각 운영된다. 주요활동은 ▲메주·소금·물로 ‘전통 장 담그기’ ▲숙성된 장을 된장과 간장으로 분리하는 ‘장 가르기’ ▲6개월간 장 발효·숙성관리 ▲숙성된 장을 이웃과 나누는 ‘장 나누기’ 순으로 진행된다. 구는 장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발효 아카데미’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참가비는 부가세 포함 3만 5000원이며, 참여를 원하는 구민은 권역별 복지관으로 선착순 전화 신청하면 된다. 참여한 주민에게는 보건환경연구원의 장 안전성 성분 검사를 거쳐 생산된 된장 3㎏, 간장 500㎖가 제공된다. 또 양천장독대를 통해 제조된 전통장은 향후 양천사랑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취약계층 노인·한부모 가정 등에 기부될 예정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먹거리가 풍성한 시대라고 하지만, 사실 일상생활 속에서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양천장독대 사업은 내 손으로 직접 영양 가득한 전통장을 만드는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 관심 있는 많은 분의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 연근이 변했다, 아삭하고 상큼하게

    연근이 변했다, 아삭하고 상큼하게

    ‘밥이 보약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식탁에 모두 둘러앉은 가족들에게 또 직업병이 발동했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외식과 급식에 익숙해진 가족들에게 집밥의 소중함을 전한다는 것이 1절을 넘어 2절, 3절로 이어졌다. 슬쩍 딸아이의 눈치를 보니 ‘팩폭’이 날아올 것 같아서 멈췄지만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 좋은 음식의 필요성은 이제 말이 아닌 맛있는 음식으로만 전해야겠다. 새해 첫 음식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연근이다. 연은 다산, 힘, 창조, 행운, 장수, 건강, 번영, 명예 등을 상징한다. ‘동의보감’에 연근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피를 토하는 것을 멎게 하고 어혈을 없애 준다’고 했고 ‘향약집성방’에는 ‘신선한 피를 생기게 해 줘 산후에 많이 쓰고 입안에서 피가 나거나 코피가 나는 것을 멈추게 한다’고 해 식용보다 약용으로 이미 널리 쓰여 왔다. 연의 뿌리, 꽃, 잎 모두 약으로 쓰인 재료이고 그중에서도 뿌리는 우리 식탁에서 한때 국민 반찬이 됐던 기본 식재료이기도 했다. 연근은 우리 식탁에서는 동글동글하게 썰어 간장 양념에 졸인 연근조림이 가장 익숙하다. 간장에 까맣게 졸여지고 물엿, 설탕에 푹 절여져 물컹거리는 연근조림으로 연근의 제맛을 보여 주기에는 늘 부족하다. 껍질을 벗기고 납작하게 썰어 보면 구멍이 송송 뚫린 모양도 특별하지만 아삭하면서 단맛이 가득한 연근의 맛도 특별해 맛도 모양도 잘 살린 요리를 만들고 싶어진다. 진흙을 걷어 내고 껍질을 벗겨 내면 뽀얀 연근이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얇게 썰어서 살짝 데쳐 주면 아삭한 맛이 제대로 살아나고 새콤달콤하게 간을 해 주면 새 옷을 입은 연근이 요리가 된다. 상큼하고 아삭한 연근 냉채(사진)가 기분마저 상큼하게 만들어 준다. 이웃 나라에서는 연근이 길게 구멍이 뚫어져 ‘앞이 훤히 보인다’는 이유에서 축하할 만한 날에 먹는 별식이라고 한다. 올해는 매일매일 연근 먹는 날이 생기면 좋겠다. ● 재료 연근 1개, 대파 1/6대, 생강 약간, 베트남 고추 2개, 통후추 4-5알, 뜨거운 기름 4큰술, 소금 약간 ● 양념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레몬 1/4개, 소금 약간 ● 만드는 방법 
  • 고창 유기농 쌀과자로 아기 간식 ‘대박’

    고창 유기농 쌀과자로 아기 간식 ‘대박’

    전북 고창에 꿈이 있는 청년들이 모이고 있다. 질마재식품의 주지은(33) 대표는 서울에서 아동복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5년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택했다. 부모님과 셋이서 시작한 회사는 17명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했고, 최근 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인 유기농 보리차는 단일품목으로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질마재식품의 주력 상품은 유기농 쌀로 만든 과자로 아기 간식으로 인기가 많다. 고창에서 나는 질 좋은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설탕, 소금이 들어가지 않아도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 난다. 게다가 의류학을 공부한 주씨가 전공을 살려서 만든 캐릭터 ‘쌀토끼 미미’로 고객들의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그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고, 고창군에서 귀농인을 위한 교육 같은 지원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청년 귀농인이 늘고 있다.
  • 서울서 디자이너 관두고 20대에 귀농 선택한 여성

    서울서 디자이너 관두고 20대에 귀농 선택한 여성

    고창 유기농 쌀과자로 아기 간식 ‘대박’질마재식품 주지은 대표전북 고창에 꿈이 있는 청년들이 모이고 있다. 질마재식품의 주지은(33) 대표는 서울에서 아동복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5년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택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부모님이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왔던 데다 사업에도 야망이 있었던 주씨는 직장생활 4년 만에 과감하게 새로운 선택을 했다. 부모님과 셋이서 시작한 회사는 17명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했고, 최근 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인 유기농 보리차는 단일품목으로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질마재식품의 주력 상품은 유기농 쌀로 만든 과자로 아기 간식으로 인기가 많다. 고창에서 나는 질 좋은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설탕, 소금이 들어가지 않아도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 난다. 게다가 의류학을 공부한 주씨가 전공을 살려서 만든 캐릭터 ‘쌀토끼 미미’로 고객들의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주씨는 부모님을 도와 고창에서 창업한 1세대 청년이다. 그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고, 고창군에서 귀농인을 위한 교육 같은 지원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청년 귀농인이 늘고 있다. 삶은 풋땅콩으로 신사업을 펼치는 고창이엠푸드의 이누리(30) 실장, ‘고창에서 바지락 캐는 총각’으로 유명한 한승우(39) 대표와도 끈끈하게 서로 의지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들끼리 모여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 주씨의 목표는 고창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 [안도현의 꽃차례] 태평추를 아는가/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태평추를 아는가/시인

    잔치가 끝났다. 왁자지껄하던 손님들도 돌아가고 마당에 눈은 푸슬푸슬 내린다. 고방에 쇠고리로 꿰어 걸어둔 돼지고기는 고들고들해지고 모처럼 만든 메밀묵도 시렁 위에서 차갑게 식었다. 늦가을에 묻어둔 김장독 부근에도 눈발이 기웃거린다. 이런 날 외할머니는 비계가 많은 돼지고기와 익은 김치를 잘게 썰어 볶았다. 냄비에 우려낸 자박한 멸치육수에다 고기와 김치를 넣고 그 위에 채로 썬 메밀묵을 올리고 한소끔 끓였다. 그 위에 마른 김 가루와 깨소금을 뿌렸다. 달걀 지단과 초록의 대파와 미나리를 올린 것 같기도 하다.  점심 밥상 위에 오른 그것을 태평추라고 했다. 국물이 식기 전에 우리는 서둘러 후룩후룩 태평추를 떠먹었다. 메밀묵은 뜨끈하게 입속으로 들어갔고 가끔 고기 씹히는 맛이 혀에 닿았다. 묵을 거의 다 건져 먹을 무렵에는 몇 숟가락 밥을 말아 먹었다. 한두 번 태평추를 맛봐야 혹한이 지나갔다. 태평추는 여름에는 잘 만들어 먹지 않는 음식이다.  묵밥이 아니다. 김치찌개가 아니다. 돼지고기 두루치기도 아니다. 경북 북부지방, 특히 예천에서는 그 음식을 태평추라고 했다. 이 음식이 왜 태평추라는 이름을 갖게 됐는지 설명해 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 그이들은 음식명의 어원을 따져볼 겨를이 없이 살았다. 우선 먹고사는 일이 급했으므로.  태평추와 유사한 음식으로는 궁중에서 먹었다는 탕평채가 있다. 탕평채에는 청포묵과 소고기와 채소와 버섯 등이 들어간다. 이 둘은 재료가 아주 유사하고 소리도 비슷하다. 추측건대 태평추는 탕평채를 흉내 낸 음식이거나 그 발음의 변형일 것이다. 문자에 밝지 못한 서민들이 ‘탕평’보다는 ‘태평’에 더 끌렸을 수도 있다. 세상은 줄곧 태평하지 않았으니 태평추를 먹으며 태평성대를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  태평추는 도토리묵으로 만들지 않는다. 반드시 메밀묵이어야 한다. 토양이 기름진 고장에서는 메밀을 잘 심지 않는다. 메밀은 건조하고 척박한 땅, 자갈이 많은 비탈진 곳에 주로 심는다. 백석의 시 ‘국수’는 북방의 음식으로서 메밀국수, 즉 냉면을 말한다. 메밀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자라는 작물이다.  비빔밥이나 국밥은 전국 어디를 가도 먹을 수 있지만 태평추를 메뉴로 내놓는 음식점은 내가 알기로 열 군데 남짓이다. 예천의 통명묵집, 동성분식, 청포집이 대표적이고 안동, 영주, 대구에도 몇 집 있다고 들었다. 이 특별할 게 없는 음식을 특별하게 여기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이름 때문이다. 태평추, 글자 하나하나마다 격한 거센소리가 두음으로 자리잡고 있어 발음해 보면 마치 벼랑을 때리는 파도 소리 같기도 하다.  올해는 각종 선거가 코앞이다. 후보자들이여, 고관대작이 되기를 바란다면 서민의 밥상에 무엇이 오르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부디 남과 북을 나누지 말고 동과 서를 가르지 말라. 당선이 되거든 인재를 고루 탕평하게 등용하고 어떻게 태평성대를 만들 것인가 궁리하라.
  • 정부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국내 영향 크지 않다”

    정부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국내 영향 크지 않다”

    정부가 최근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가 당장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미 확보된 석탄 재고와 타국 수입 물량 등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측 조치의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차관은 “인도네시아발 입고 예정 물량 중 55%는 이미 출항해 국내에 정상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연평균 수입 비중도 호주가 49%, 인도네시아가 20%, 러시아가 11% 등을 각각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1월에 이런 조치가 발생한 만큼 향후 수출 재개 지연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 등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대내외 동향을 주시하며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1월 한 달간 모든 석탄을 자국 발전소로 공급하며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 차관은 또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대해 “우리나라는 천연가스의 80% 이상을 중·장기계약으로 조달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급 차질 우려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국내 수출 기업의 물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면서 “이달 중 임시선박 7척을 투입하는 등 최소 월 4척 이상씩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향후 물류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제 안보와 직결된 핵심 품목과 관련해 올해 1분기 중으로 국내 비축 내실화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희소금속 비축 물량은 현재 57일분에서 100일분으로 확대하고, 특히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최대 180일분까지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비축 대상도 기존 금속 중심에서 국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으로 확대하고, 품목에 따라 민간시설 비축을 도입하는 등의 개선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핵심 품목 조기경보시스템(EWS) 가동 결과, 현재 4000여개 대상 품목 가운데 즉시 대응이 필요한 수준의 수급 불안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품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나우뉴스]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나우뉴스]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미국의 한 도시에 비·우박과 함께 물고기 수십 마리가 ’내리는‘ 드문 현상이 포착됐다. 텍사스주 텍사캐나 주민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SNS에 폭풍우가 도시를 휩쓸고 간 뒤의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들은 집 마당을 포함한 도시 전역의 땅바닥에 물고기가 떨어져 죽어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대 15㎝ 길이의 대형 물고기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들은 모두 비와 함께 ’하늘에서 내린‘ 물고기들이었다. 한 주민은 “남편이 ’물고기 비‘가 내린다고 말했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갔을 때 비린내가 매우 심하게 났고, 물고기들이 바닥에서 죽어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근무 시간 중 밖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났다. 문을 살짝 열었을 때, 세찬 비와 함께 물고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25~30마리를 목격했고, 모두 크기가 꽤 큰 물고기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부분의 물고기는 땅에 떨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처럼 보였다”면서 “나와 회사 동료들은 길에서 물고기를 밟지 않도록 한쪽으로 쌓아두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텍사캐나에서 최소 4곳의 마을에서 ’물고기 비‘가 내리는 현상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현지의 기상학자들은 물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강풍이나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이 불어닥칠 때 종종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니스트 에이지 퍼듀대학 교수는 “강한 바람이 불면 인근 연못이나 강가에 살던 개구리와 두꺼비, 게 등의 동물들이 휩쓸리면서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동물들은 소금이나 돌 등과 함께 바람에 쉽쓸려 하늘로 날아갔다가, 바람이 멈추면 땅에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네이도가 지나갈 때, 크기가 작은 연못은 통째로 하늘로 증발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동물이 비와 함께 쏟아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긴 해도 드문 현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갈비탕값 10% 올라… 외식물가 10년 새 최대 상승

    갈비탕값 10% 올라… 외식물가 10년 새 최대 상승

    지난해 12월 외식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갈비탕 가격은 1년 새 무려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12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이어 크리스마스·연말 특수가 뒤따르면서 외식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커피값은 그대로였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7% 올랐다. 생활물가 내 외식물가는 4.8% 급증했다. 2011년 9월 4.8%를 기록한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갈비탕이 10.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생선회 8.9%, 막걸리 7.8%, 죽 7.7%, 소고기 7.5%, 김밥 6.6%, 치킨 6.0%, 피자 6.0%, 볶음밥 5.9%, 설렁탕 5.7%, 돼지갈비 5.6%, 짜장면 5.5%, 라면 5.5%, 삼겹살 5.3%, 냉면 5.3%, 햄버거 5.2%, 비빔밥 5.0%, 짬뽕 5.0%, 돈가스 4.9%씩 평균 이상 올랐다.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진 결과다. 커피 원두 거래가 ‘선 계약 후 수입’으로 이뤄지다 보니 최근 국제 원두 가격 상승분이 오롯이 반영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원두 가격이 이미 올랐기 때문에 커피도 머지않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 2.0%, 8월 3.1%, 11월 4.1%로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외식물가가 치솟은 것은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을 비롯해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이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1%, 10월 0.5%로 주춤했다가 11월 7.6%, 12월 7.8%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2월 축산물 물가는 달걀 33.2%, 수입 소고기 22.2%, 돼지고기 14.7%로 1년 전보다 평균 14.7% 올랐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지난해 1월 1.2%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오르기 시작해 12월 3.8%까지 뛰었다. 12월 기준 주요 품목 상승률은 소금 30.3%, 식용유 12.3%, 라면 9.4%, 밀가루 8.8%, 우유 6.6%, 햄·베이컨 4.9% 등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방역 조치가 강화되기 전까지 위드 코로나 조치가 유지되고 연말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12월 1~18일에는 47.1% 급증했다.
  • 갈비탕값 10% 올랐는데 커피값은 안 올랐네… 왜?

    갈비탕값 10% 올랐는데 커피값은 안 올랐네… 왜?

    지난해 12월 외식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갈비탕 가격은 1년 새 무려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12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이어 크리스마스·연말 특수가 뒤따르면서 외식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커피값은 그대로였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7% 올랐다. 생활물가 내 외식물가는 4.8% 급증했다. 2011년 9월 4.8%를 기록한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갈비탕이 10.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생선회 8.9%, 막걸리 7.8%, 죽 7.7%, 소고기 7.5%, 김밥 6.6%, 치킨 6.0%, 피자 6.0%, 볶음밥 5.9%, 설렁탕 5.7%, 돼지갈비 5.6%, 짜장면 5.5%, 라면 5.5%, 삼겹살 5.3%, 냉면 5.3%, 햄버거 5.2%, 비빔밥 5.0%, 짬뽕 5.0%, 돈가스 4.9%씩 평균 이상 올랐다.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진 결과다. 커피 원두 거래가 ‘선 계약 후 수입’으로 이뤄지다 보니 최근 국제 원두 가격 상승분이 오롯이 반영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원두 가격이 이미 올랐기 때문에 커피도 머지않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 2.0%, 8월 3.1%, 11월 4.1%로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외식물가가 치솟은 것은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을 비롯해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이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1%, 10월 0.5%로 주춤했다가 11월 7.6%, 12월 7.8%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2월 축산물 물가는 달걀 33.2%, 수입 소고기 22.2%, 돼지고기 14.7%로 1년 전보다 평균 14.7% 올랐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지난해 1월 1.2%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오르기 시작해 12월 3.8%까지 뛰었다. 12월 기준 주요 품목 상승률은 소금 30.3%, 식용유 12.3%, 라면 9.4%, 밀가루 8.8%, 우유 6.6%, 햄·베이컨 4.9% 등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방역 조치가 강화되기 전까지 위드 코로나 조치가 유지되고 연말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12월 1~18일에는 47.1% 급증했다.
  • “파출 첫날에 쫓겨났던 기억…미소금융으로 오랜 꿈 이뤘다”

    “파출 첫날에 쫓겨났던 기억…미소금융으로 오랜 꿈 이뤘다”

    8801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1년 3월기준)이다. 자신이나 가족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해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지독한 가난 탓에,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가 보려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빚에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2일 새해에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서민금융 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웹툰협회의 도움을 받아 웹툰으로도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회 주인공은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다. 선의가 덫이 될 줄은 몰랐다. 15년 전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박지수(가명·66)씨에게 돈을 빌려갔다. ‘너무 힘들고 어렵다’며 사정하는 말에 매번 수중에 있는 돈을 건네주고는 했다. 그 돈이 나중에는 8000만원을 넘어섰다. 갖고 있던 돈 전부였다. ‘곧 갚겠다‘던 지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불행에는 자비가 없었다. 지병을 앓던 남편마저 5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박씨와 대학생인 아들을 두고 먼저 하늘로 떠났다. 박씨는 당장 살아갈 길이 막막해졌다.‘뭐든 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당시 50대 초반이었던 박씨는 생전 처음 식당에 파출 일을 나갔다. 손님들을 안내하고, 주방에서 설거지도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날 일을 시작한 지 두어 시간도 지나지 않아 식당 주인은 “그냥 집으로 가라”고 박씨를 쫓아냈다. 서러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함께 파출 일을 나갔던 ‘언니’들이 이유를 설명해주고서야 깨달았다. “일하러 가면 제가 청바지 같은 일복을 입어야 하는데 외출복 차림으로 말끔하게 하고 갔거든요. 손님들 오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안내도 척척 해주고 해야 하는데 멀뚱멀뚱 서 있기만 했던 거에요.” 아무것도 몰랐던 자신을 생각하면 박씨는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여기서 어떻게든 일어서야 한다’는 일념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식당에 나가면 누구보다 먼저 “안녕하세요”라며 밝게 인사했다. 주방과 홀을 가리지 않고 다니면서 박씨가 먼저 “어떤 일을 할까요”라며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반나절을 일하면 3만원을 받았다. 오후에는 다시 5시부터 밤 10시까지 다른 가게에서 일했다. 돈만 벌 수 있다면 이삿짐센터나 청소업체도 마다하지 않았다. 명절도 없이 그렇게 꼬박 2년 8개월을 일했다. 조그만 가게를 열 수 있는 보증금 1000만원을 모을 수 있게 됐다. 박씨는 서울 아파트 근처 상가에 10평짜리 조그만 식당을 열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5만원이었다. 홍어부터 가오리찜, 찌개까지 메뉴만 23가지였다. 오후 1시쯤 문을 열어서 새벽 4시까지 장사를 했다. 손님이 있는 날은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처음 두 달은 월세를 내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차츰 자리를 잡아갔다. 1년여 정도가 지나면서 박씨는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던 꿈을 실현하고 싶었다. 홍어 전문 식당을 차리는 것이었다. 박씨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집에서 홍어를 삭히고는 했다. 항아리안에 홍어와 볏짚을 번갈아 차곡차곡 넣고 계절마다 삭히는 기간을 잘 조절해야 했다. 고조모 때부터 집안에 전수해온 방법이라고 했다. 박씨도 어머니 옆에서 곁눈질로 보면서 자연스레 홍어 삭히는 법을 배웠다. 박씨는 서울 서초구에 홍어와 보리굴비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을 차렸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만 198만원에 달했다. 야심차게 식당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흑산도 홍어가 당시 한 마리에 38만원이었는데, 무조건 현금으로만 지불해야했다. 특히 입춘 전후를 놓치면 건강하고 맛 좋은 홍어를 살 수가 없었다.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서 ‘홍어 살 시기를 놓칠까’ 마음을 졸이기 일쑤였다. 그때 지인의 소개로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미소금융(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담보 없이 저리 대출해 주는 서민금융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신용등급이 낮아서 2금융권에서만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500만원을 낮은 이율로 빌릴 수 있었다. 박씨는 “지금 보면 500만원이 큰돈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 당시 저에게 500만원은 5000만원만큼 가치 있는 돈이었다”고 말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서금원 관계자는 박씨에게 인터넷으로 가게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받고 장사를 해볼 것을 권유했다. 박씨는 자영업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지난해 7월 9일~15일 1차교육을 받고, 지난달 3일~9일 2차 교육을 받았다. 이후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가게를 홍보할 수 있게 되면서 먼 지방에서 손님이 찾아오고, 포장부터 택배·퀵 주문도 줄이었다. 매출이 그전보다 3~4배 이상 올랐다. 박씨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낀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가게를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 준 미소금융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웹툰을 감상하시려면 이곳으로(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kinfatoon2021/)
  •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미국의 한 도시에 비·우박과 함께 물고기 수십 마리가 ’내리는‘ 드문 현상이 포착됐다. 텍사스주 텍사캐나 주민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SNS에 폭풍우가 도시를 휩쓸고 간 뒤의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들은 집 마당을 포함한 도시 전역의 땅바닥에 물고기가 떨어져 죽어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대 15㎝ 길이의 대형 물고기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들은 모두 비와 함께 ’하늘에서 내린‘ 물고기들이었다. 한 주민은 “남편이 ’물고기 비‘가 내린다고 말했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갔을 때 비린내가 매우 심하게 났고, 물고기들이 바닥에서 죽어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근무 시간 중 밖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났다. 문을 살짝 열었을 때, 세찬 비와 함께 물고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25~30마리를 목격했고, 모두 크기가 꽤 큰 물고기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부분의 물고기는 땅에 떨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처럼 보였다”면서 “나와 회사 동료들은 길에서 물고기를 밟지 않도록 한쪽으로 쌓아두어야 했다”고 말했다.현지 언론은 텍사캐나에서 최소 4곳의 마을에서 ’물고기 비‘가 내리는 현상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현지의 기상학자들은 물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강풍이나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이 불어닥칠 때 종종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니스트 에이지 퍼듀대학 교수는 “강한 바람이 불면 인근 연못이나 강가에 살던 개구리와 두꺼비, 게 등의 동물들이 휩쓸리면서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동물들은 소금이나 돌 등과 함께 바람에 쉽쓸려 하늘로 날아갔다가, 바람이 멈추면 땅에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네이도가 지나갈 때, 크기가 작은 연못은 통째로 하늘로 증발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동물이 비와 함께 쏟아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긴 해도 드문 현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절이거나 말리면 더 맛있는 대구 요리/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절이거나 말리면 더 맛있는 대구 요리/셰프 겸 칼럼니스트

    어른이 된 지금은 좋아하지만 어릴 적엔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랐던 음식들이 있다. 이른바 ‘어른의 맛’이라고 할까. 대구 지리탕도 그런 음식 중 하나였다. 고등어나 청어같이 등 푸른 생선은 기름진 맛이라도 있건만, 안 그래도 희고 푸석한 흰 살 생선인데 물에 빠져 있으니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먹어도 심심하기만 해 썩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가끔 숙취에 시달릴 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말이다.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해가 바뀌는 때가 되면 대구의 계절이 찾아온다. 입이 커서 대구라고 부르지만 살도 도톰하게 커 우리뿐만 아니라 바다를 접한 모든 해안가 민족에게 사랑받는 식재료다. 세계에서 대구를 가장 사랑하는 민족을 꼽으라면 우리도 순위권에 빠지지 않지만 일등은 단연 포르투갈 사람들이다. 조리법이 수백 가지가 넘어 365일 동안 각기 다른 대구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한 번쯤 방문해 본다면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대구에 있어선 진심인 민족이니까. 포르투갈에선 대구를 바칼라우라 부른다. 인근 스페인에선 바칼라오, 이탈리아에선 바칼라로 불리는데 이때 대구는 통상 말리거나 염장한 대구를 지칭한다. 가정에서도 식당에서도 대구를 요리할 때 싱싱한 생물보다는 염장하거나 말린 형태로 이용한다는 게 우리와는 다른 점이다. 왜 유럽인들은 대구를 생으로 먹지 않고 번거롭게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먹게 됐을까. 냉장고가 없던 시절엔 생선을 운송하고 보관하기 위해 반드시 가공이 필요했다. 대구 가공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소금에 절이는 염장법과 바닷바람에 말리는 건조법, 그리고 이 둘을 합친 염장건조법이다.음식을 건조해 저장기간을 늘리는 방법은 오래된 저장법 중 하나다. 신선한 상태의 생선은 약 8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수분이 25% 이하가 되면 박테리아가 증식하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건조 과정 동안 효소의 작용으로 일종의 숙성이 이뤄진다. 그저 담백하기만 한 맛에서 깊고 풍부한 감칠맛을 내는 식재료로 변모하는 것이다. 대구는 청어나 고등어에 비해 헤엄을 많이 치지 않아 붉은 근육과 지방이 많지 않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지방이 산패할 확률이 적어 말리기에 적합했다. 영국이나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추운 겨울 바위에 대구를 널어 건조했는데 특별히 소금을 치지 않아도 낮은 온도 덕에 생선이 부패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이 더운 지방에선 빠르게 수분이 증발해 건조법이 유용했지만 생선이 미처 마르기 전에 부패하기 쉬웠다. 이를 방지하고자 대구를 소금에 한 번 절인 후 말리는 방법이 널리 사용됐고 지금까지 그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포르투갈의 시장이나 식재료 상점에 가면 천장에 길게 걸어 놓은 바칼라우가 쉽게 눈에 띈다. 얼핏 보면 마른 널빤지처럼 보인다. 만져 보면 진짜 널빤지를 만지는 듯 딱딱하다. 이런 바칼라우를 요리하기 위해선 몇 가지 전처리가 필요하다. 먼저 나무판자 같은 바칼라우를 통째로 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는 동시에 불려 준다. 때로 물 대신 우유에 담그기도 하는데 우유의 지방을 이용해 바칼라우에 있는 잡맛을 함께 제거하기 위해서다. 가능한 한 자주 물을 갈아 줘야 하는데 고인 물에서 박테리아가 생성돼 자칫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며칠간 물을 갈아 주는 수고를 거치면 나무판자 같던 대구는 신기하게도 원래의 통통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소금기를 완전히 빼지 않고 적당히 간을 맞춰 물에서 건지는 게 노하우다. 같은 바칼라우라 할지라도 여기서 맛의 차이가 결정된다. 이렇게 원상 복구된 대구는 생대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풍미를 보여 준다. 소금에 절여지는 동안 소금에 내성이 있는 효소가 단백질과 지방을 더 감칠맛 나는 분자로 분해한 덕이다. 쉽게 부스러지는 섬세한 생대구살과는 달리 탄력 있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우리는 대구를 탕이나 조림, 전으로 먹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은 불린 바칼라우를 굽고 볶고 지지고 튀기고 삶아 먹는다. 포르투갈 북부 미뉴 지방에서는 덩어리째 썬 바칼라우를 튀긴 후 얇게 썬 감자튀김과 식초에 볶은 야채를 함께 낸다. 바칼라우 아사도는 이름 그대로 그릴 위에 구운 바칼라우로 삶은 감자와 야채가 곁들여져 나온다. 바칼라우를 북어포처럼 잘게 찢은 후 튀겨 감자와 야채를 곁들여 먹는 바칼라우 아 브라스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식감과 맛을 낸다. 이제 우리도 대구를 먹는 방법에 상상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
  • 압류 딱지 넘어 홀로 아이 셋 키운 모정…“상담 주저하지 마세요”

    압류 딱지 넘어 홀로 아이 셋 키운 모정…“상담 주저하지 마세요”

    [2022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사람들 : 2회] 빚더미에 깔려 생긴 마음의 병1500만원 대출 겨우 갚았더니아들 다치며 또 병원비 필요해“힘든 상황이라면 상담받길”8801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1년 3월기준)이다. 자신이나 가족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해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지독한 가난 탓에,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가보려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빚에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서민금융 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웹툰협회의 도움을 받아 웹툰으로도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회 주인공은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다. “‘엄마, 우리 감옥 가요?’라고 묻는 큰아들의 전화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갔더니 애들 셋이 떨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홀로 아이 셋을 키운 정지수(60·가명)씨는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쳤던 지난 2007년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집에 압류 딱지가 붙은 날만은 선명하게 기억에 새겨진 상태였다. 당시 첫째 아들은 초등학생에 불과했다. 압류 딱지가 붙었지만 집계된 전 재산은 11만원. 정씨는 “돈이 되는 물건이 없어서 그런지 물건을 가지고 가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식비, 교육비 등 필요한 돈은 많아졌다.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어렵게 몸을 누일 곳을 구했지만 임대사업자의 부도로 보증금 800만원을 날렸다. 시중은행 대출을 받고도 추가로 3곳에서 카드론을 받아야 했다. 정씨가 감당해야 했던 대출금리는 연 14%대가 넘었다. 그렇게 2002년부터 불어난 빚이 1500만원이었다.아르바이트는 물론 공공근로까지 돈을 벌 수 있다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죽어라 일해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었다. 매달 수입도 일정치 않아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났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빚 독촉이 시작됐다. 좀처럼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우울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정씨는 “창밖을 보고 있으면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정씨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본 지인은 파산을 권유했지만, 정씨는 “내 자식 먹이느라 빌린 돈만은 직접 갚아야 아이들이 잘될 것 같다”며 꿋꿋이 빚을 갚아 나갔다. 더 나은 일을 찾기 위해 틈틈이 딴 자격증만 15개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압류 집행관은 정씨의 사정을 듣고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을 권했다. 정씨는 신용회복위를 통해 매달 15만원씩 빚을 갚아 나갔다. 8년 동안 연체 한 번 없이 1500만원 빚을 모두 청산했다.하지만 시련은 또 한꺼번에 정씨를 덮쳤다. 2018년 막내아들이 넘어져 꼬리뼈를 다치면서 급하게 병원비를 구해야 했다. 아들의 사고에 마음을 쓰던 정씨도 뒤이어 화장실에서 쓰러지면서 치아를 다쳤다. 정씨는 쓰러지는 순간까지 몸 상태보다 나가야 할 돈이 더 걱정됐다. 아들이 아프고 정씨마저 몸이 성치 않아 3개월간 일을 할 수 없었다. 용돈 한번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정씨의 어머니도 같은 해에 세상을 떴다. 다시 우울감이 드리워 올 즈음 정씨는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을 통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신문 광고를 통해 알게 됐고, 생계자금 1200만원을 대출받았다. 8년 동안 신용회복위 도움을 받으면서 빚을 모두 청산했던 경험은 정씨에게 힘이 됐다. 매달 22만원씩 갚아나가는 대출금은 과거 받았던 카드론에 비하면 부담이 적었다. 그는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대출금을 떼어놓는 습관이 생겼다. 상환해야 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벗어난 정씨에게는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안정이 찾아왔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매주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정씨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미소금융 저리대출이 저에겐 빛과 같은 존재였다”며 “힘든 상황에 처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상담을 받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웹툰을 감상하시려면 이곳으로(웹툰 감상)
  • 글로벌 제조강국·경제안보 실현, 수출 7000억 달러 도전

    정부가 탄소중립 전환 및 글로벌 제조강국으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탄소중립 기조로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GVC) 리스크 관리와 전략산업 육성을 확대해 수출 7000억 달러 시대에 도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탄소중립 혁신 전환, 글로벌 제조강국 위상 강화, 공급망 안정화 및 경제안보 실현, 국부창출형 통상 추진 등을 담은 2022년도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제조강국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조선·철강·화학·기계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저탄소·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 내실있는 성장을 추구한다. 조선은 세계 1위 수주 실적에 맞춰 야드 내 물류·생산 전 공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야드’ 예비 타당성조사(예타)와 무탄소선박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공정·설계·인력 등의 측면에서 건조역량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 사업 외에 신산업 수요 창출과 성장 촉진에 나선다. 미래차 구매 목표제 시행이나 첨단 반도체 기술·시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반도체 분야 세제 지원 강화, 백신허브로의 도약을 위한 백신 원부자재 R&D 신설 및 공정인력 양성 계획, 사용후 이차전지 개발 등을 통한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등의 투자를 강화한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핵심 소재뿐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와 요소수 공급 차질 등을 경험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무게를 두기로 했다. 희소금속(광물) 비축일수를 현재 56.8일에서 100일로 늘리고 석유의 정부비축분에 47만 배럴 추가 및 가스 중기계약도 확대할 계획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품목에 대해서는 국내외 실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경제안보 핵심품목별 수급상황을 고려한 비축확대, 수입선다변화, 국내 생산기반 조성 등 단계적 조치로 맞춤형 안정화 기반을 마련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근거로 국가첨단전략기술과 이에 기반한 산업에 대한 인허가 특례 및 생산시설·R&D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 전폭적인 지원책을 펼치는 동시에 전략기술 수출과 인수합병(M&A) 사전 승인 의무화, 전문인력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기술과 인력 유출을 막기로 했다. 또 전략적 대응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국부창출형 통상’을 추진해 수출 6000억 달러 정착과 함께 ‘7000억 달러+α’ 시대에 도전 계획을 밝혔다.
  • 내년 산업부 R&D 예산 사상 첫 5조원 돌파

    내년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이 사상 처음 5조원을 돌파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산업기술 R&D 예산은 올해보다 11.9% 늘어난 5조 5415억원이 편성됐다. 산업기술 R&D 예산은 2018년 3조 1580억원, 2019년 3조 2068억원, 2020년 4조 1718억원, 2021년 4조 951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으로 촉발된 핵심 소재의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과 코로나19 팬데믹, 기후위기 대응 등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과 성장 경로 확보 필요성이 반영됐다. 분야별로는 탄소중립 R&D 예산이 올해 8248억원에서 내년에 1조 1961억원으로 45% 늘어난다. 특히 산업분야 R&D 예산은 올해보다 2배 증가한 4135억원이 편성됐다. 산업공정 혁신 R&D 관련 13개 사업을 신설해 542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 분야는 15개 사업을 신설하는 등 올해보다 27.9% 증액된 7826억원을 투자한다. 재생에너지 전환, 분산전원 확대, 수소경제 활성화,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 R&D를 강화키로 했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디지털 뉴딜에는 올해(2317억원)대비 13.9% 늘어난 264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기업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 제철소 전기로 공정 디지털화 기술개발 등 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R&D 사업 4개(147억원)가 신설됐다. 핵심 소부장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올해보다 8.1% 증액된 1조 6816억원을 투입한다. 미래 선도 품목 선점 및 희소금속 대체, 소부장 기업의 실증지원 기반 강화 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신산업 ‘빅3’ 분야에는 올해보다 27.8% 증가한 총 7870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는 인공지능반도체 상용화, 주력산업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인 첨단센서 개발 등에 1517억원을 편성했다. 미래차는 전기·수소차 개발, 자율주행 핵심기술 고도화, 내연기관 차량의 환경·안전규제 및 전환기 대응 등에 3610억원을 투자한다. 바이오는 2743억원을 들여 바이오신약 및 개량의약품 개발, 의약품 제조공정 및 핵심 원부자재 고도화, 디지털치료기기 등 첨단의료기기 개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 빚 뚫고 빛 찾은 사람들… 싱글맘·경단녀→당당한 사장님

    빚 뚫고 빛 찾은 사람들… 싱글맘·경단녀→당당한 사장님

    8801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1년 3월 기준)이다. 본인이나 가족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해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는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지독한 가난 탓에,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 가 보려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빚으로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26일 새해를 앞두고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한다. 이들 모두 ‘미소금융 창업·운영자금’과 ‘근로자 햇살론’ 등 서민금융진흥원이 운영하는 서민금융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홈페이지 온라인 연재기사와 웹툰(www.seoul.co.kr/SpecialEdition/kinfatoon2021)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연리 23% 빚 연 1%대로 대출받아 상환… “미소 상담 멘토가 큰 힘” #1 ‘미소금융’으로 일어선 박지선씨“지선아, 너도 이제 나이가 있고 엄마도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니 우리 남은 날들이라도 같이 살자.” 수화기 너머 친정어머니의 간곡한 애원에 박지선(45·가명)씨가 고향인 강원 강릉으로 되돌아온 것은 2019년 2월이었다. 7년간 지옥 같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고 직장도, 쌓아 놓은 기반도 포기한 채 유치원생 딸만 데리고 도망치듯 고향으로 향했다. 박씨는 강릉 중앙시장 인근 9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친정어머니와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법 반응이 좋았다. 하루에 20만원 남짓은 벌 수 있었다. 그러다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매출은 10만원대로,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하루 꼬박 장사를 해도 손에 쥐는 돈이 만원이 안 되는 날들이 이어졌다. 가게 임대료만 월 50만원. 재료비까지 합치면 매달 100만원 이상이 꼬박 빠져나갔다. 가게를 열면서 받은 고금리대출도 박씨의 발목을 잡았다. 모두 3000만원의 빚을 졌는데, 그중 2금융권에서 연 23%의 고금리로 받은 1500만원의 대출이 큰 부담이었다. 대출 원금과 이자로만 매달 9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통장 잔고는 늘 0원이었다. 우연히 은행 직원의 안내로 서민금융상품의 존재를 알게 된 박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소금융(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담보 없이 저리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연 1% 후반의 낮은 금리로 약 1600만원을 대출받아 2금융권 대출을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 빚의 그늘에서 벗어나자 행운도 뒤따랐다. 지난해 1월 호떡가게 운영비에 보태려고 근처 옷가게에서 임시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박씨는 지금은 자신이 일하던 옷가게의 사장이 됐다. 성실하고 적극적인 박씨의 모습을 눈여겨본 사장이 박씨에게 가게 인수를 제안했고, 지금은 남편이 된 든든한 고향 오빠가 인수 자금을 선뜻 빌려준 덕분이다. 미소금융은 멘토가 돼 줬다. 미소금융 상담위원은 종종 박씨에게 전화해 가게 매출은 괜찮은지, 영업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살폈다. 전문 컨설팅 프로그램을 연계해 준 덕에 네이버지도 서비스에 가게를 등록하고, 판매 물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방법 등을 배울 기회도 생겼다. 박씨는 옷가게 앞에 친정오빠를 위한 호두과자 가게를 차리고, 얼마 전 부모님 집 수리비를 보태기도 했다. ‘이제야 내가 한 사람 몫의 베풂을 할 수 있구나’ 하고 감회가 새로웠다. 무엇보다 친정어머니 또래의 고객들이 어울리는 옷을 찾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기쁘다는 박씨는 “이제야 내 적성을 찾은 것 같다”며 웃었다. 내년 3월이면 미소금융 상환도 끝난다. 박씨는 “신용이 낮아 은행마다 퇴짜를 맞고 2금융권을 기웃거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신용등급이 3등급까지 올라 더는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없다더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요즘, 힘든 시기에 누군가가 손을 잡아 준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 카드빚에 짓눌려 ‘한 달살이’로 생활… 도움의 손길 남아 있어 ‘희망’ #2 햇살론 갈아탄 김경희씨저축은행·카드론 등 3곳을 합쳐 2000만원. 31세 김경희(가명)씨의 인생을 짓누르던 빚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빚이 김씨의 인생을 덮친 건 5년 전인 2016년 11월. 김씨의 어머니는 갑작스럽게 쓰러졌고, ‘지주막하출혈’(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김씨 가족에겐 입원비와 수술비 수천만원이 남았다. 김씨는 2011년 고등학교 졸업 이후 줄곧 손에서 일을 놓은 적이 없다. 동네 빵집을 시작으로 사무보조, 쇼핑몰 전화상담(CS)까지 10년간 네 번 정도 직장을 옮겼다. 월급은 늘 최저임금 수준이어서 일을 한다고 해서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 아버지, 오빠까지 네 가족이 모두 일을 하는 터라 빚을 지고 살 정도로 모자라지도 않았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수술로 김씨는 처음으로 은행 대출 창구를 찾았다. 그리고 “이 정도 신용등급으로는 저희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김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고, 돈을 떼어먹지 않고 갚을 의지가 있어서 당연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고 했다. 결국 김씨는 저축은행 대출과 카드론으로 급한 돈을 해결했다. 김씨는 “당장 돈이 급하니 소금물인지 물인지 모른 채 일단 들이켜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대출이자가 몇 프로인지 또 한 달에 내야 하는 원리금이 얼마인지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뿐 아니라 투병 중인 어머니의 치료비와 생활비까지. 숨만 쉬는데도 돈이 나갔다. 저축은행 한 곳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았고, 빚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 어느새 2000만원이 됐다.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 중 100만원 이상을 빚 갚는 데 썼지만 원금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꼬박 빚에 허덕이며 살던 김씨는 “저금리로 대출 갈아타기를 해 준다”는 보이스피싱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이상 징후를 감지한 카드사 직원이 “보이스피싱이니 개인정보를 입력해서는 안 된다”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악착같이 빚을 갚았던 김씨의 3년은 사라질 뻔했다. 김씨는 “삶에서 희망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며 “이달을 넘기면 다음달 빚은 또 어떻게 갚을까라는 생각만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한 달살이’ 인생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민금융진흥원의 존재를 알게 된 김씨는 전화상담을 거쳐 햇살론을 이용했다. 2년 전 햇살론으로 갈아탄 김씨는 지금은 처음 대출받았던 금액의 절반 이상을 갚은 상태다. 빚의 무게는 덜었지만, 김씨의 인생이 극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김씨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불어나는 빚에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은 무거운 옷을 입고 있다가 하나씩 벗는 것처럼 삶의 무게를 덜어 내고 있다”며 “나를 도와주는 마지막 손길이 남아 있어서 지금은 희망이라는 걸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압류 딱지 넘어 홀로 아이 셋 키운 모정 “상담 주저하지 마세요” #3 신용회복위 도움받은 정지수씨“‘엄마, 우리 감옥 가요?’라고 묻는 큰아들의 전화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갔더니 애들 셋이 떨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홀로 아이 셋을 키운 정지수(60·가명)씨는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쳤던 지난 2007년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집에 압류 딱지가 붙은 날만은 선명하게 기억에 새겨진 상태였다. 당시 첫째 아들은 초등학생에 불과했다. 압류 딱지가 붙었지만 집계된 전 재산은 11만원. 정씨는 “돈이 되는 물건이 없어서 그런지 물건을 가지고 가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식비, 교육비 등 필요한 돈은 많아졌다.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어렵게 몸을 누일 곳을 구했지만 임대사업자의 부도로 보증금 800만원을 날렸다. 시중은행 대출을 받고도 추가로 3곳에서 카드론을 받아야 했다. 정씨가 감당해야 했던 대출금리는 연 14%대가 넘었다. 그렇게 2002년부터 불어난 빚이 1500만원이었다. 아르바이트는 물론 공공근로까지 돈을 벌 수 있다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죽어라 일해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었다. 매달 수입도 일정치 않아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났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빚 독촉이 시작됐다. 좀처럼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우울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정씨는 “창밖을 보고 있으면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정씨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본 지인은 파산을 권유했지만, 정씨는 “내 자식 먹이느라 빌린 돈만은 직접 갚아야 아이들이 잘될 것 같다”며 꿋꿋이 빚을 갚아 나갔다. 더 나은 일을 찾기 위해 틈틈이 딴 자격증만 15개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압류 집행관은 정씨의 사정을 듣고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을 권했다. 정씨는 신용회복위를 통해 매달 15만원씩 빚을 갚아 나갔다. 8년 동안 연체 한 번 없이 1500만원 빚을 모두 청산했다. 하지만 시련은 다시 정씨를 덮쳤다. 2018년 막내아들이 넘어져 꼬리뼈를 다치면서 급하게 병원비를 구해야 했다. 정씨는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을 통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신문 광고를 통해 알게 됐고, 생계자금 1200만원을 대출받았다. 8년 동안 신용회복위 도움을 받으면서 빚을 모두 청산했던 경험은 정씨에게 힘이 됐다. 매달 22만원씩 대출금을 갚고 있는 정씨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다”며 “힘든 상황에 처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상담을 받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력 끊긴 싱글맘... ‘홀로서기’ 디딤돌 돼준 미소금융

    경력 끊긴 싱글맘... ‘홀로서기’ 디딤돌 돼준 미소금융

    [2022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사람들 : 1회] 호떡장사하며 빌린 사업자금 1500만원고금리에 신음하다 미소금융 도움 받아“지금은 옷가게 인수... 신용도도 올라” 8801만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2021년 3월기준)이다. 자신이나 가족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해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지독한 가난 탓에,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가보려 돈을 꿨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빚에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건 버겁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빚의 굴레를 끊고 새 삶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 서민금융 제도의 도움과 강한 의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희망을 찾아 빚을 넘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웹툰협회의 도움을 받아 웹툰으로도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회 주인공은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다.“지선아, 너도 이제 나이가 있고 엄마도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니 우리 남은 날들이라도 같이 살자.” 수화기 너머 친정어머니의 간곡한 애원에 박지선(45·가명)씨가 고향인 강원 강릉으로 되돌아온 것은 2019년 2월이었다. 7년 간 지옥같던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고 직장도, 쌓아놓은 기반도 포기한채 유치원생 딸만 데리고 도망치듯 이혼한 박씨에게 고향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모아둔 돈도 없고 경력도 끊긴 ‘싱글맘’ 박씨에게 고향도 따스하지만은 않았다. 박씨는 강릉 중앙시장 인근 9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친정 어머니와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법 반응이 좋았다. 하루에 20만원 남짓은 벌 수 있었다. 그러다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매출은 10만원대로,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하루 꼬박 장사를 해도 손에 쥐는 돈이 1만원이 안되는 날들이 이어졌다.가게 임대료만 월 50만원. 재료비까지 합치면 매달 100만원 이상이 꼬박 빠져나갔다. 가게를 열면서 받은 고금리대출도 박씨의 발목을 잡았다. 모두 3000만원의 빚을 졌는데, 그중 제2금융권에서 연 23%의 고금리로 받은 1500만원의 대출이 특히 부담이었다. 대출 원금과 이자로만 매달 9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통장 잔고는 늘 0원이었다. 우연히 은행 직원의 안내로 서민금융상품의 존재를 알게 된 박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소금융(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 담보 없이 저리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연 1% 후반의 낮은 금리로 약 1600만원을 대출받아 2금융권 대출을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빚의 그늘에서 벗어나자 행운도 뒤따랐다. 지난해 1월 호떡가게 운영비에 보태려고 근처 옷가게에서 임시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박씨는 지금은 자신이 일하던 옷가게의 사장이 됐다. 성실하고 적극적인 박씨의 모습을 눈 여겨 본 사장이 박씨에게 가게 인수를 제안했고, 지금은 남편이 된 든든한 ‘고향 오빠’가 인수자금을 선뜻 빌려준 덕분이다. 딸은 어느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명랑한 초등학생이 됐다.미소금융은 멘토가 돼줬다. 미소금융 상담위원은 종종 박씨에게 전화해 가게 매출은 괜찮은지, 영업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살폈다. 전문 컨설팅 프로그램을 연계해준 덕에 네이버지도 서비스에 가게를 등록하고, 판매 물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방법 등을 배울 기회도 생겼다. 박씨는 옷가게 앞에 친정오빠를 위한 호두과자 가게를 차리고, 얼마 전 부모님 집 수리비를 보태기도 했다. ‘이제야 내가 한사람 몫의 베풂을 할 수 있구나’ 하고 감회가 새로웠다. 무엇보다 친정 어머니 또래의 고객들이 어울리는 옷을 찾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기쁘다는 박씨는 “이제야 내 적성을 찾은 것 같다”며 웃었다.내년 3월이면 미소금융의 상환도 끝난다. 박씨는 “신용이 낮아 은행마다 퇴짜를 맞고 2금융권을 기웃거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신용등급이 3등급까지 올라 더는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없다더라”면서 “아마 미소금융의 도움을 받지 못했으면 여전히 높은 이자에 허덕이며 새로운 도전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요즘, 힘든 시기에 누군가가 손을 잡아준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몸소 느꼈다”고 감사를 전했다. 웹툰을 감상하시려면 이곳으로(웹툰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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