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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품은 쉼터… 재개발에 연대의 공간 사라지나

    비정규직 품은 쉼터… 재개발에 연대의 공간 사라지나

    광화문 인근 땅값 비싸 신길동에 낙점30년 된 빌라 리모델링 2017년 문 열어시민 2000여명 모금… 年 4000명 이용지방서 올라온 노동자들 ‘꿀잠’서 위로 지난해 3월 신길2구역 재개발 움직임공간의 상징성 반영해 정비계획 요청구청·재개발 조합과 협의 안돼 답보 상태부당한 해고에 맞서, 차별 없는 일터를 위해, 일하다 죽지 않기 위해 거리로 나온 비정규직 노동자의 쉼터 ‘꿀잠’이 문을 연 지 4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 해 평균 4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든든한 ‘뒷배’가 된 꿀잠이 재개발이란 복병을 만나면서다. 노동자들의 눈물과 땀방울로 만들어진 꿀잠이 헐린다는 소식에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영등포구청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꿀잠을 지키는 사람들’이란 대책위도 세워졌다. 이곳에 머물며 힘겨운 싸움을 했던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고 문중원 기수의 아내 오은주씨도 꿀잠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앞장섰다. 공존과 추방의 기로에 놓인 꿀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지난 3일 늦은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꿀잠을 찾았다. 1층 주방에선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서울 신도림역에서 야외 농성을 하고 돌아온 한국게이츠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맞춤형 식사’가 제공됐다. 13일간의 단식을 마치고 열흘가량이 지난 시점이라 식탁에는 간을 하지 않은 흰죽과 함께 무나물, 시금치, 계란프라이, 된장국이 올라왔다. 식사를 준비한 꿀잠의 박행란 상임활동가는 “죽을 쑬 때 밥알이 살아 있지 않은 미음처럼 곱게 쑤고, 소금 간은 아예 안 하거나 적게 했다”고 귀띔했다. 15년 전 단식 농성을 한 적 있는 기륭전자 해고 노동자 출신이기에 경험으로 알게 된 상식이다. 그는 “내가 단식을 끝내고 뭘 먹어야 할지 몰랐던 때를 생각해 단식 노동자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한국게이츠는 지난해 6월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공장 문을 닫았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 19명은 사측에 폐업 이후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500일 넘게 협상 요구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꿀잠은 농성을 이어 갈 수 있는 충전소와 같은 곳이었다. 꿀잠 활동가들도 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김경봉 상근활동가는 이들이 머무는 4층에 올라가 “단식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술은 자제해야 한다”며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꿀잠이 응원한 덕분이었을까. 이들의 투쟁은 지난 16일 사측과 고용 문제를 추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조건으로 539일 만에 마무리됐다. 송해유 한국게이츠 노조사무장은 “가정이 깨질 위기에서 본사를 상대로 노숙까지 하며 싸웠다”면서 “꿀잠 덕분에 오랫동안 투쟁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문턱 없는 ‘꿀잠’… 누가 와도 환영 지난 9일 오후 꿀잠을 다시 찾았다. 이날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근무하다 사망한 김용균씨의 3주기를 하루 앞둔 날이라 추모제 준비로 꿀잠이 분주했다. 전을 부치는 기름 냄새와 갈비찜 양념 냄새는 허기진 배를 자극하고도 남았다. 서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할 당시 꿀잠에서 지낸 김미숙 대표도 추모제 준비를 거들었다. 그는 “서울에 연고가 없어 어떻게 싸울지 막막했는데 꿀잠에서 두 달 동안 지내며 마음이 아픈 노동자들과 얘기를 나눴다”면서 “저한테 꿀잠은 서울의 ‘친정집’ 같은 곳”이라고 했다. 김용균재단 권미정 사무처장도 “비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해고 노동자나 장애인에게도 열려 있는 꿀잠은 언제 누가 와도 반겨 주는 ‘환대’의 공간”이라며 “다른 업종의 노동자들을 만나 제가 모르던 분야의 노동에 대해서도 외연을 넓히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만 해도 다양한 업종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꿀잠을 채웠다. 늦게까지 토론하고 회의하고, 또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문화 활동가와 가수가 와서 공연도 했다.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은 “노동자들이 꿀잠에서 단순히 숙식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를 했던 분들이 꿀잠을 이용하며 ‘여기에 오면 내가 주인공 같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며 “‘당신의 싸움이 옳고 훌륭하며 우리 역시 당신을 지지한다’는 말을 꿀잠이라는 공간을 통해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노동자들이 마지막까지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버팀목이 돼 주는 게 꿀잠의 역할이란 설명이다. ●상상이 현실이 된 ‘꿀잠의 탄생’ 장기 투쟁에 지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해고 노동자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자는 기획은 2015년 시작됐다. 기륭전자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 투쟁의 경험을 앞세워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을 때다. 기륭전자 출신인 김 위원장은 “당시 동료들과 함께 복직을 이뤄 낸 후 노동운동에 어떻게 힘을 보탤지 고민하다가 지방에서 서울로 집회를 하러 올라온 노동자가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지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꿀잠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의 유쾌한 상상은 시민 2000여명의 모금 동참으로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물론 처음부터 일이 쉽게 풀린 것은 아니었다. 당초 집회의 중심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까운 곳에 터를 잡을 계획이었지만 3.3㎡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시세를 감당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점점 밀려나다 결국 신길동이 낙점됐다. 그래도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모두 정차하는 영등포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란 점에 안심했다. 지방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올라와 집회에 나갈 수 있는 마지노선은 지킨 것이다. 신길2구역은 2009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미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와해 수순을 밟던 중이었고 사무실은 폐쇄돼 당시만 해도 재개발 위험은 크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30년 된 5층짜리 낡은 건물을 어떻게 리모델링할지 상상하고 설계하고 부수고 다시 짓는 과정에 동참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공간 곳곳에 당시 공사했던 이들의 노동이 녹아 있다”면서 “꿀잠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수많은 손길이 모여 완성된 역사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옮기고 싶어도 주변 시세 천정부지 올라 잠잠했던 재개발 움직임은 지난해 3월 신길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설립된 이후 다시 감지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꿀잠은 지난해 구청과 조합 측에 “(공공재 성격을 가진) 공간의 상징성을 반영해 정비계획을 세워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했고 조합은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형식적인 답변을 했다. 지난 3월부터 꿀잠과 조합, 구청 측은 중재 절차를 밟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12월에 진행될 서울시의 도시계획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지하 1층과 지상 4층, 5층 옥탑방으로 구성된 꿀잠의 휴식 공간은 한 번에 최대 50명의 인원이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으로 아직까지 이를 대체할 장소는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고 노동자도 늘어나면서 꿀잠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는데 활동 범위를 줄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지난 3일 꿀잠에서 하룻밤 자면서 만난 해고 노동자 최원씨는 “11월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다. 꿀잠이 아니었다면 이 추운 날씨에 갈 곳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밥까지 챙겨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꿀잠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공간인 동시에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지 분노하고 성토하고 논의하는 연대의 공간”이라면서 “이곳이 철거되면 현재와 같은 규모로 노동자를 수용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시세가 천정부지로 오른 까닭이다. 꿀잠과 하루를 살아본 기자는 지난 4일 새벽 옥탑방에서 꿀잠이 겨우 정착한 동네를 내려봤다. 영등포역 주변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모든 불빛이 다 꺼져 힘든 낮을 잠시 잊은 채 안식을 취하던 깜깜한 꿀잠과 유난히 대비됐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지만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취지로 출발한 ‘세상의 밑변’ 코너가 2년여간의 여정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곳곳의 목소리를 경청하겠습니다.
  • 靑 “文, 귀국 후 새벽까지 코로나 보고서…입술 붓고 터졌다”

    靑 “文, 귀국 후 새벽까지 코로나 보고서…입술 붓고 터졌다”

    尹겨냥 “호주 방문 성과 폄훼 국민 자세 아냐”“코로나 준비 미흡 고통에 文 사과도 했다”文, 11월 초 귀국 때 첫 일성 “요소수는요?”윤석열 “文, 호주 관광지 셀카” 비판에 반박청와대가 19일 야당을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 성과를 폄훼하지 말라며 문 대통령은 귀국 직후 관저에 도착하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코로나19 관련 보고서를 새벽까지 읽으며 상황을 점검했고 피로 누적으로 입술이 붓고 터졌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에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성과마저 폄훼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文, 15일 호주 총리와 ‘셀카’ 올리자윤석열 “文정부 국정운영 본질은 선전”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올리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본질은 선전이다. 그러니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SNS에 올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논평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국민 고통이 극에 달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문 대통령은 국민 곁에 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15일) 호주에서 귀국한 뒤 PCR 검사를 받고서 관저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관련 보고서를 새벽까지 읽으며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힌 뒤 “몇 시간이라도 문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길 바랐지만 여지없이 참모회의가 소집됐다. 며칠 만에 뵙는 대통령의 입술은 붓고 터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마 뵙기조차 송구스러웠으나 코로나 방역강화 조치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하면 대통령께 ‘얼마나 노고가 크셨습니까’라는 인사 한 마디도 드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코로나 일상회복 준비 부족으로 국민께 또 고통을 드리게 된 것은 대통령도 사과를 했다”면서도 이를 국빈방문과 연결 지어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외유 아니냐’는데 호주의 거듭된 요청” 박 수석은 동시에 호주 방문 성과가 적지 않다는 점도 부각했다. 박 수석은 “‘이 와중에 해외를 가느냐’, ‘외유 아니냐’는 비난이 눈에 보이는 듯 선했지만 호주의 거듭된 요청 속에 정해진 일정을 미룰 수는 없었다”면서 “그리고 문 대통령은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호주에서 귀국하자마자 우즈베키스탄과의 정상회담에서 ‘희소금속 다각화’ 협력에 합의했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도 대통령은 잠시 쉴 틈도 없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정상회담 자료를 살펴봐야 했다”고 전했다.“文, 요소수 문제 해결 위해 직접 정상에 통화하겠다 해”  이런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노력은 요소수 부족 사태가 준 교훈이었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박 수석은 “11월 5일 (유럽 3개국) 순방에서 귀국한 문 대통령의 첫 일성은 ‘요소수는요?’ 였다”면서 “이후 참모회의 때마다 요소수 확보에 대한 대통령의 질문과 지시는 수없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요소수 같은 문제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으니 국책연구소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검토해달라”, “중국 수출 절차 재개 상황을 국민께 즉시 보고하고 수출 절차 재개를 위한 주중 대사관 등 정부의 노력과 중국의 배려도 국민께 알려야 한다” 등의 주문을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요소수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어느 국가든 내가 직접 정상에게 통화를 하거나 서한을 보내겠다”는 언급도 했다고 박 수석이 전했다.탁현민 “상대국 정상 호의를 대통령 비난 소재로 삼는 사악함” 앞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문 대통령이 모리슨 호주 총리와 ‘셀카’를 찍은 것을 비판한 야당을 향해 “외교결례가 참 걱정”이라고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상대국 정상의 호의와 친근함의 표현을 대통령 비난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악함…”이라면서 “그들에게 무슨 이익이 될지는 몰라도 국익에는 큰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은 “친교행사에서 자국 총리의 권유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온갖 말들을 갖다 붙이는 야당 논평이 어떻게 이해될지 생각이라는 걸 했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호주 방문은 엄중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초청국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고 K-9 자주포 수출 등 우리측 이해에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아 어느 때보다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하며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인권탄압 이용”… 20곳 거래 제한 명단드론업체 DJI 등 8곳, 블랙리스트 예고반도체·배터리 등 자국 공급 강화 포석바이든 압박 커질수록 중러 더욱 밀착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일 화상 정상회담으로 ‘밀월 공조’를 과시하자 이에 질세라 미국 정부도 전방위적 ‘중국 제재 폭탄’으로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반도체와 드론에 이어 바이오 기업까지 겨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중국 바이오 기업 20여곳을 ‘엔티티 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에 이들 업체의 기술이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에 오르면 미 정부의 허가 없이 미 기업에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수 없어 중국산 의약품의 세계 판매가 어려워진다. 이 소식으로 지난 15일 홍콩 증시에서 관련 종목들이 10~20% 하락해 항셍지수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생명공학 기술이 인권 탄압에 이용된다’는 논리는 다소 궁색한 면이 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정부가 의약품 등 핵심산업 공급망을 중국에서 완전히 분리하려는 속내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미 백악관은 반도체와 배터리, 희소금속,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사시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 위협’에 맞서 자국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상무부의 중국 바이오 기업 제재 움직임은 백악관의 ‘큰그림’ 안에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FT는 또 “미 재무부가 중국 드론업체 DJI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등 8곳을 ‘중국 군산(軍産) 복합기업’ 블랙리스트로 올린다”고 밝혔다. 위구르족 감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인들의 투자가 전면 금지된다. 지금까지 미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중국 기업은 60곳이다. 블룸버그통신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 중신궈지(SMIC)에 대한 규제 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D램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입만 금지됐지만, 앞으로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제조 장비 전반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뢰빙거 TCW그룹 신흥시장 리서치 담당 상무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상장된 많은 중국 기업들은 이제 ‘게임 끝’”이라며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불신 수준을 감안할 때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24년이 되면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대부분 상장폐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럴수록 중국은 러시아와 밀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중러를 동시에 억제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악몽”이라고 경고했다.
  • [단독]코로나 검사 받고도 출근한 선생님…“확진자 퍼뜨리면 경찰이 잡아간다”

    [단독]코로나 검사 받고도 출근한 선생님…“확진자 퍼뜨리면 경찰이 잡아간다”

    경기 초등학교의 어이없는 코로나 대처법  담임 출근 후 확진에 전원 자가격리 대체 수업선 “이불에 소금뿌리고 좌훈하라” “아이들 교육 책임지는 태도냐” 학부모 분통 교육청, 해당 학교 방문 조사...공교육 백태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출근했다가 확진 통보를 받으면서 반 전체 학생이 열흘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졸지에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지만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좌훈을 하면 좋다”는 식의 교육을 하는 등 대체수업에서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1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지역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A씨는 지난 2일 출근했다가 1교시 수업을 한 뒤 확진 통보를 받았다. 반 학생 전원이 밀접접촉자가 된 상황이 된 것이다. 학교 측은 영문도 모르는 학생들을 상대로 “확진자를 알려고 하지 마라. 퍼뜨리면 경찰이 잡아간다”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학부모들은 보건소의 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담임 교사가 확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학교 측에 항의했다. 학교는 10일 통지문을 보내 “학생의 학습에 지장을 초래해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통지문을 보낸 날 대체 교사는 ‘겨울’을 주제로 한 온라인 수업에서 “좌훈을 하면 좋다. 회음부 마사지를 해라. 겨울철에는 이불에 진드기가 많으니 굵은 소금을 뿌리라”라는 내용을 언급하는 등 교과 과정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늘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이게 초등학교 1학년에 맞는 수업이며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태도냐”면서 분통을 떠뜨렸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A씨는 지난 13일 학교 알리미를 통해 “평소 비염이 있었는데 최근 확진자가 많아지고 콧물도 있어 선제 검사를 받았던 것”이라며 “주변에 확진자가 없었고 선제 검사를 받은 것이어서 출근 중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2일 전면등교에 맞춰 개정된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에 따르면 임상 증상자가 등교 또는 출근을 희망하는 경우 학교장은 선별진료소의 검사 결과(음성)를 확인 후 등교를 허용해야 한다.의심 증상 없는 선제적 검사였다고 하지만 검사 결과를 받은 뒤 출근했다면 아이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 학교 측은 “검사를 받으면 음성이 나오기 전까진 출근하지 말라고 수시로 얘기하지만 선제 검사는 예외적인 부분이 있어서 선생님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가 확진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확진자 개인정보 보호 매뉴얼을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교육청은 관련 민원이 제기되자 지난 14일 학교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했다. 일각에선 교육 당국의 방역 지침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당장 수업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 보니 확진자가 나와서 검사를 받았는데도 교사는 출근을 하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 점심에 또 QR 먹통… “업주한테만 방역 책임 묻나” 부글부글

    점심에 또 QR 먹통… “업주한테만 방역 책임 묻나” 부글부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의무화’ 이틀째인 14일에도 일부 식당과 카페 등에선 사람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백신 접종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시민과 자영업자들은 준비 안 된 정부 방역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현장 점검에 나서는 지자체 공무원도 “단속할 엄두가 안 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날 접속 과부하로 QR코드 인증이 먹통이 되면서 정부가 과태료 부과를 하루 늦췄지만 같은 상황이 또 반복되면서 방역패스 실효성에도 논란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네이버앱 등 일부 접종증명 앱이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 여의도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44)씨는 “평소 네이버앱을 쓰는데 QR코드가 표시되지 않아 다른 앱을 설치해야 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전 11시 40분쯤부터 네이버앱 QR 체크인 오류가 발생했고 낮 12시 17분 복구 완료했다”며 “자세한 원인은 당국과 함께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3일에 이어 이날도 일부 백신 접종 인증 앱이 먹통이 되자 방역패스 위반에 대한 벌칙 적용을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경우 방역패스 위반 신고 또는 적발 시에도 과태료를 적용하지 않도록 전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방역패스 의무화로 손님이 줄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포구에서 해장국집을 하는 정모(59)씨는 “손님이 백신 접종 인증을 하느라 가게 앞에 줄을 길게 서 있으니까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다”며 “가게에 들어오게 한 뒤에 백신 접종 확인을 한다”고 말했다. 숙대 인근 음식점에서 일하는 신모(33)씨는 “방역패스 확인 의무를 자영업자한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방역 당국이나 지자체가 나와서 확인을 하든가 이를 스스로 지키지 않은 개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곰탕집 앞에서는 직장인 4명이 왔다가 미접종자인 2명이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곰탕집 직원 이혜진(29)씨는 “오전에는 접종증명서 앱 접속이 안 돼 자리에 앉지 못하고 기다리는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에서는 단체로 방문한 고령의 손님 때문에 주인이 곤란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주인 이모(55)씨는 “어르신이 그냥 테이블에 앉아버려서 말씀드리기가 참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계산할 때 다시 요청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현장 점검을 하는 공무원이 매를 맞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소금을 뿌리거나 욕을 하는 업주도 있다”면서 “대개 영업주한테만 너무 과도한 책임과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불만이 많다”고 했다. 현장 점검을 할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이 구청의 현장점검 인력은 7명인데 자치구 내 업소는 9000여개로 1인당 평균 1200개 업소를 담당한다.
  •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

    “2030년대를 향해 가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이 무엇이며, 우리 교구가 이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를 모색하고 고민하겠습니다.” 제14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순택(60) 대주교가 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착좌 미사와 함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200여년 전 우리 선조들이 피 흘려 지켜 온 신앙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계승할지, 교회가 어떻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경청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날 명동대성당에는 주교단과 평신도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자본주의가 부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된 시대”라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하느님의 가치 기준에서 바라보며,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모두가 사랑 안에서 참행복을 느끼는 세상으로 바꾸는 일꾼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의 영성적 삶을 깊게 하는 데 힘쓰고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이들과 동반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염수정 추기경은 “정 대주교님은 하느님 백성과의 친교와 경청, 남북한 형제들 간의 화해뿐 아니라 세상 자연환경과도 함께하는 목자의 길을 가시게 될 것”이라며 “정 대주교님과 함께 걷는 이 여정에 서울대교구 신앙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사 중 치러진 착좌식에서는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 대사가 제대 앞으로 나와 교황의 임명장인 ‘교령’을 사제와 신자들 앞에 내보였다. 염 추기경은 정 대주교에게 교구장의 상징인 목장(지팡이)을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어려운 고비마다 빛과 소금이 돼 주신 것처럼, 일상회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며 “한결같이 사회적 약자와 정의의 곁에 계셔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1961년 대구에서 출생한 정 대주교는 1992년 가르멜회 인천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았고, 2000년 로마로 유학을 떠나 로마 교황청 성서대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주교품을 받은 뒤 교구에서 서서울지역 및 청소년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로 활동해 왔다. 정 대주교의 사목 표어는 주교 시절의 표어 ‘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교회’를 그대로 쓴다. 다만 문장 위 붉은 주교 모자는 갈색으로 바꿨다. 겸손과 가난을 상징하는 ‘땅의 색’으로 탁발 수도회의 전통 색이다. 문장의 방패에도 신앙의 여정을 갈색의 산과 길로 형상화했다.
  • 여섯 살 英 소년 때려 숨지게 한 계모에 종신형 선고됐지만

    여섯 살 英 소년 때려 숨지게 한 계모에 종신형 선고됐지만

    영국 법원이 여섯 살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적어도 29년 동안은 교도소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소년의 친아버지에게는 징역 21년형이 언도됐다. 지난달 말 영국 잉글랜드의 웨스트미들랜즈주에 사는 아서 라빈조휴즈가 숨지기 몇 시간 전에 촬영된 동영상이 공개돼 영국인들의 충격과 분노를 자아냈다. 지난해 6월에 촬영된 44초 길이의 동영상 가운데 아서는 일곱 차례나 울먹이며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란 말을 되풀이해 보는 사람이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친부 토머스 휴즈(29)와 계모 엠마 투스틴(32)에게 학대 당해 숨진 사건의 재판이 지난달 23일 열렸는데 경찰이 배심원들에게 보여준 동영상 가운데 아서가 이불을 개키는 모습이 나온다. 곧 쓰러질 것처럼 절뚝거렸는데 닷새 연속 거실에서 잠을 자도록 강요당한 뒤 이불을 개키며 힘겨워하는 것이었다. 몇 시간 뒤 아서는 투스틴에게 구타 당해 의식을 잃은 뒤 근처 버밍엄의 아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날 새벽 1시쯤 숨졌다. 휴즈는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도록 독려하고 직접 폭행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아서에게 소금을 친 다량의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주기적으로 폭행했으며 마실 것도 주지 않은 채 복도에 혼자 오래 서 있게 했다. 아서의 몸에선 부상 흔적이 130군데나 나왔다. 검사는 “봉쇄 중 매일 부상이 생긴 셈”이라며 “아서에겐 봉쇄 중 폭력이 삶의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마크 월 판사는 학대당한 아서의 몸에 가해진 힘은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의 충돌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가장 괴로운 점은 투스틴의 4세와 5세 자녀들은 그 집에서 완벽하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아서의 친부와 동거녀 둘 다 아무런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휴즈와 투스틴 부부는 아서를 살해하고 학대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우리네 정인이 학대 사건과 마찬가지로 왜 이런 비극을 미리 막지 못했는지 개탄이 쏟아지고 있다. BBC는 3일(현지시간) 법원 판결과 별개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조사하는 일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일단 아서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 사회복지사가 아서의 집을 찾은 일이 있었다. 그의 친할머니가 아이 등의 상처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한 뒤였다. 하지만 아이가 숨을 거두기 두 달 전만 해도 복지사 등은 아이가 “행복한 가정”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잉글랜드의 사회복지 규정은 45일 안에 초기 평가를 내려 아이가 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인지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어린이가 상당한 피해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조사를 진행하며 예방 조치로 복지사가 더 자주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아이를 그 가정에서 빼내오게 된다. 그런데 아서를 살펴본 복지사들은 “안전에 아무런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소년의 삼촌들은 여러 차례 아이의 상처 사진들을 경찰에 보냈지만 경관들은 복지사들이 관여하고 있어 “더 역할할 게 없다”고만 했다. 코로나 봉쇄가 아서의 죽음을 재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봄에 봉쇄 조치가 시작됐을 때 가정폭력 신고 전화가 23% 증가했다는 통계도 인용된다.가정이 압력밥솥처럼 돼 문제이고, 복지사들이 수많은 신고에 대응하느라 기진맥진하고 있다고 했다. 아서가 학교에 다니지 않아 여러 지원체계에서 소외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사회복지망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가 됐다는 얘기다. 잉글랜드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죽는 어린이는 해마다 28명 정도로 꾸준히 나온다. 정부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해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368명의 미성년자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보수당 의원으로 어린이부 장관을 지낸 팀 러프턴은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뭔가 잘못 돼간다는 의심이 상당히 든다면 문을 두드리고, 기웃거리며 돌아다녀야 한다. 이 사건에 있어 이유가 무엇이든,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풍미, 아찔한 훈제 음식의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풍미, 아찔한 훈제 음식의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늘 천재라고 불리는 이들이 등장한다. 주로 수학과 철학, 과학, 예술 등의 분야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음식 분야에서는 왜 천재가 있다는 이야기를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까란 엉뚱한 의문을 가끔 품는다. 음식을 먹다 보면 “이걸 처음 만든 사람은 천재인데?”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기록되진 않았지만 음식의 역사에도 천재적인 인물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가깝게는 냉장고의 발명부터 멀게는 불의 발견까지 갈 수 있지만 가장 천재적이면서 유용한 발상을 해 낸 사람은 아마도 음식의 보존법을 처음 깨우친 이가 아닐까. 잉여 음식을 보존 처리할 줄 아는 지혜가 있다는 데서 인간과 동물의 위상은 분명하게 갈린다.냉장냉동고의 등장 이전까지 수천년을 살아온 인류의 식품 보존법은 다섯 가지에 불과했다. 소금을 뿌리는 염장과 바람에 말리는 건조, 미생물의 작용으로 인한 발효와 초산을 이용한 초절임, 그리고 표면에 연기를 쏘이는 훈연이다. 누가 가장 먼저 보존 방법을 생각해 냈는지, 어떻게 깨우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의 어느 발견과 발명보다 훨씬 오랜 시간 인류의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으리라. 소금을 이용하는 염장법은 소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이전까지는 누구나 할 수 없는 사치스러운 방식이었다. 초산을 이용하는 초절임도 식초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술을 발효시켜야 했다는 점에서 바람에 말리는 건조보다는 고급 보존 방식이었다. 건조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가장 단순하지만 기후의 영향을 고려해야 했다.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고 오로지 바람에만 말리기 위해선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여야 했다.훈연은 불을 피워야 하고 연기를 지속적으로 쐬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기후를 딱히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수백만 가지 화합물이 들어 있는 연기가 재료의 표면에 있는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임으로써 부패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낸다. 거기에 더해 훈연 향이라고 하는 독특한 풍미를 식재료에 부여하는데 이 원초적이면서 자극적인 오묘한 맛 때문에 특정 문화권에선 다른 보존 방식보다 특히 선호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식 베이컨은 원래 삼겹살 부위를 통째로 염장한 후 장시간 훈연해 만드는 훈제고기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베이컨 제품들은 덜 짜고 훈제 풍미가 약하지만 정통방식으로 만든 베이컨은 아찔할 정도로 짜고 훈연 향이 강하게 배어 있다. 염장과 훈연 두 방식을 사용해 고기의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인류 지혜의 산물이다. 보통 ‘훈제’ 하면 곧이어 연어가 연상되는 것처럼 훈제연어는 대표적인 훈연 해산물이다. 어망을 이용하면 항상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의 해산물이 잡히기 마련이다. 조업이 규모화되고 효율적으로 변모하자 북유럽인들은 남는 해산물을 보존 처리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훈연 방식을 즐겨 사용해 왔다. 이런 전통 때문에 영국이나 독일, 스칸디나비아 3국의 마트 해산물 매대에 가보면 어김없이 훈연 해산물이 눈에 띈다. 흔한 연어부터 대구, 장어, 청어, 고등어, 철갑상어 등 생선류와 홍합, 조개 등 어패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훈제 음식들이 즐비해 있다. 신선식품 위주의 남유럽의 해산물 매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연기는 해산물의 비린내를 덮어 없애 주고 먹음직스러운 향을 더해 준다. 열을 가해 훈연하는 온훈법을 거치면 속살은 단단하게 익고 겉은 마치 금가루를 뿌린 것처럼 황금빛으로 변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훈제 생연어는 연기는 쏘이되 열은 가하지 않은 냉훈법으로 만든 음식이다. 차가운 물에 사는 연어는 지방 함량이 다른 생선에 비해 유난히 높은데 그만큼 산패가 빠르고 조금만 상해도 심한 악취가 나기 쉽다. 이를 막고자 북유럽 사람들은 연어를 훈연 처리해 보존식품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요즘은 북해에서 잡힌 연어가 하루이틀이면 우리 식탁에 당도할 만큼 냉장냉동 유통 기술이 발달해 있다. 보존을 위해 어떤 처리를 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내려온 식문화는 여전히 현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 옛날 누군가가 음식에 연기를 쐬어 훈연법을 발명해 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일부는 훈연 음식을 즐기고 있다. 기술적인 필요보다도 정서적인 필요 때문에 훈연법을 비롯한 각종 보존법을 통한 음식들이 아직도 인류의 밥상에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태초의 선구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
  • 옛길 걸어보고 연어·붉은대게 맛보고… 교통오지 울진으로 트레킹 떠나볼까

    전국에서 가장 심한 교통오지로 꼽히는 경북 울진군이 지역의 좋은 관광콘텐츠를 제대로 꿰어 알리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진군은 동해안에서 내륙을 잇는 옛길인 십이령(울진 북면∼봉화군 소천면), 고초령(원남면∼영양군 수비면), 구주령(온정면∼영양군 수비면) 등을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옛길은 과거 보부상이 울진장이나 매화장에서 소금, 생선, 미역 등 해산물을 사서 내륙에 있는 봉화 춘양장, 영양 수비장에 팔기 위해 넘나들던 고갯길이다. 군은 이들 옛길을 활용한 ▲트레킹 코스 개발 ▲주막촌 운영 ▲스토리텔링화 사업 ▲마을호텔 운영 ▲출렁다리 설치 등을 통해 관광자원화와 주민의 소득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올 들어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에 옛길 관광자원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군은 또 동해안 왕돌초에 국내 유일의 국가 해중공원벨트를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 대회의실에서 관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왕돌초는 후포항 동쪽 23㎞에 있는 거대한 수중암초로 나팔고둥과 유착나무돌산호 등 다양한 해양보호생물과 어종이 서식해 해양수산 자원의 보고로 불린다. 이와 함께 군은 왕피천 연어 관광자원화 방안도 마련했다. 군이 최근 대구한의대 산학렵력단에 ‘울진 연어 관광자원화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의뢰할 결과 관광자원화 전략으로 ▲왕피천 연어 관광도로 및 트레킹로드 조성 ▲연어 페스티벌 개최 ▲연어 인문학 카페 조성 ▲연어마을 조성 등 기존 관광자원화와 차별화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군은 붉은대게 등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식품을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올 들어 중원대 산학협력단과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식품 개발 용역에 들어갔다. 군은 ▲붉은대게 해산물샐러드 ▲붉은대게 치즈볼 ▲고포미역 페스토 ▲홍게 스테이크 등을 개발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울진에는 보석 같은 관광자원이 많지만 제대로 상품화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지역의 좋은 관광콘텐츠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옛길, 왕돌초, 연어, 붉은대게’…울진 관광콘텐츠 제대로 꿰어 알린다

    ‘옛길, 왕돌초, 연어, 붉은대게’…울진 관광콘텐츠 제대로 꿰어 알린다

    전국에서 가장 교통오지로 꼽히는 경북 울진군이 지역의 좋은 관광콘텐츠를 제대로 꿰어 알리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진군은 동해안에서 내륙을 잇는 옛길인 십이령(울진 북면∼봉화군 소천면), 고초령(원남면∼영양군 수비면), 구주령(온정면∼영양군 수비면) 등을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옛길은 과거 보부상이 울진장이나 매화장에서 소금, 생선, 미역 등 해산물을 사서 내륙에 있는 봉화 춘양장, 영양 수비장에 팔기 위해 넘나들던 고갯길이다. 울진군은 그동안 문경시(문경새재), 봉화군·영양군·청송군(외씨버선길)과 달리 옛길을 활용한 관광상품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 군은 이들 옛길을 활용한 ▲트레킹 코스 개발 ▲주막촌 운영 ▲스토리텔링화 사업 ▲마을호텔 운영 ▲출렁다리 설치 등을 통해 관광자원화와 주민의 소득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올들어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에 옛길 관광자원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군은 또 동해안 왕돌초에 국내 유일의 국가 해중공원벨트를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 대회의실에서 관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왕돌초는 후포항 동쪽 23㎞에 위치한 거대한 수중암초로 나팔고둥과 유착나무돌산호 등 다양한 해양보호생물과 어종의 서식지로 해양수산 자원의 보고로 불린다.이와 함께 군은 왕피천 연어 관광자원화 방안도 마련했다. 군이 최근 대구한의대 산학렵력단에 ‘울진 연어 관광자원화 기본구상 연구용역’ 을 의뢰할 결과, 관광자원화 전략으로 ▲왕피천 연어 관광도로 및 트레킹로드 조성 ▲연어 페스티벌 개최 ▲연어 인문학 카페 조성 ▲연어마을 조성 등 기존 관광자원화와 차별화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군은 붉은대게 등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식품을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올들어 중원대 산학협력단과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식품 개발 용역에 들어갔다. 군은 ▲붉은대게 해산물샐러드 ▲붉은대게 치즈볼 ▲고포미역 페스토 ▲홍게 스테이크 등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울진에는 보석 같은 관광자원이 많지만 제대로 상품화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지역의 좋은 관광콘텐츠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 [와우! 과학] 소금 알갱이 크기 초소형 카메라 개발…“스마트폰에 적용 가능”

    [와우! 과학] 소금 알갱이 크기 초소형 카메라 개발…“스마트폰에 적용 가능”

    초소형 카메라는 몸에 들어가 질병을 발견하거나 소형 의료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등 커다란 잠재력을 지녔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로는 시야도 매우 좁고 해상도도 낮은 편이어서 매우 흐릿한 이미지만 촬영할 수 있었다. 미 프린스턴대와 워싱턴대 공동연구진이 초소형 카메라 기술을 크게 개선했다. 굵은 소금 알갱이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로 50만 배나 큰 일반 카메라와 비슷한 화질의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연구진은 카메라 하드웨어와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설계했다. 해당 기술은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 목적으로 이용하는 의료용 로봇의 눈에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의사가 환자의 몸속을 들여다보려면 위내시경 등의 장비를 몸 안에 넣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환자에게 불편과 통증을 주는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초소형 의료 로봇에 고해상도를 가진 카메라를 탑재할 수 있다면 영상 진단 의료 분야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는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된 곡면 렌즈를 이용해 빛을 굴절시켜 초점을 맞춰 촬영한다. 이때문에 물리적으로 카메라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시야도 좁아지고 촬영 대상의 이미지도 정확하게 담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카메라의 광학 시스템을 개선해 촬영 능력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연구진은 ‘메타표면’(metasurface)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이용했다. 메타표면은 극히 얇은 유리에 나노 크기의 구조를 내장해 들어오는 빛의 파도를 제어하고 정보를 읽는 기술이다. 초소형 컴퓨터 칩과 같은 아주 작은 카메라 렌즈를 제조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표면은 불과 가로, 세로 약 0.5㎜의 소금 알갱이 크기 칩 속에 나노 크기의 원통 160만 개를 내장하고 있다. 작은 원통들은 빛을 모으는 안테나처럼 작동해 좁은 시야에서도 들어오는 빛의 파도를 기록한다. 원통의 하나의 크기는 바이러스의 크기와 거의 같은데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원통 하나하나를 적확한 모양으로 설계해야 한다. 다시 말해 160만 개나 되는 바이러스 크기의 원통을 각각 올바르게 정렬해야 하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다. 아래 이미지는 기존 초소형 카메라와 이번에 개발된 카메라의 촬영 이미지를 비교한 모습이다. 왼쪽이 이전에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카메라의 이미지이고, 오른쪽이 이번에 개발된 메타표면 카메라 이미지다. 이 메타표면 렌즈는 부피가 자신의 50만 배가 넘는 일반 카메라 렌즈로 촬영한 경우와 똑같은 품질을 실현한다. 이는 복잡한 빛의 상호 작용을 많은 시간을 들여 기록하고 정밀하게 계산한 성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새 기술은 의료장비를 넘어 스마트폰에도 이용될 수 있다. 연구 공동저자인 펠릭스 하이데 프린스턴대 컴퓨터과학과 조교수는 “초소형 렌즈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뒷면에 카메라 렌즈를 3개씩이나 배치할 필요가 없다. 초소형 카메라를 뒷면 전체에 배치하면 폰 뒷면이 하나의 거대한 카메라로 작동하는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1월 29일자에 실렸다.
  • ‘교구장’ 십자가 내려놓는 순간에도… “한반도에 평화를”

    ‘교구장’ 십자가 내려놓는 순간에도… “한반도에 평화를”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여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부족함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구장직을 떠나서도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지내겠습니다.” 염수정(78) 추기경이 9년 5개월간 맡아 왔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활동을 마무리한다. 염 추기경은 3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이임 감사 미사에서 “이렇게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은 하느님 은총과 형제 사제들, 신자들의 협조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구장직을 물려받는 정순택(60) 대주교는 오는 8일 착좌 미사를 갖는다. 염 추기경은 “사제로 50여년, 주교로 20년을 살아왔고, 9년간 교구장이라는 버거운 십자가를 졌다”며 “교황님이 당부하신 ‘양 냄새 나는 착한 목자’로서 제 모든 것을 다 바치려 했지만 능력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어 “새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님과 서울대교구 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 우리 사회를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3년 전 75세로 교구장 정년을 맞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임 청원을 냈고 최근에야 수락을 받았다. 은퇴한 염 추기경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 주교관에서 지내게 된다. 주한 교황 대사 앨프리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환송식 송사를 통해 “저희에게 염 추기경이라는 열정적 목자를 선물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하느님께서 이 나라에 화해와 평화의 선물을 주시길 소원한다”며 “앞으로 은퇴 주교로서도 영적 자산으로 교회를 풍요롭게 해 주시리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43년 경기 안성시에서 태어난 염 추기경은 1970년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2002년 주교로 서품된 그는 2012년에는 고 정진석 추기경의 뒤를 이어 제13대 서울대교구장에 올랐고, 2014년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염 추기경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에 따라 발족한 사회복지재단 ‘바보의 나눔’과 장학재단 ‘옹기장학회’ 이사장을 맡았고, 생명 문제에 관심이 많아 여러 생명윤리운동에 앞장서 왔다.
  • 은퇴 앞둔 염수정 추기경 “한반도 평화 위해 기도할 것”

    은퇴 앞둔 염수정 추기경 “한반도 평화 위해 기도할 것”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여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부족함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교구장직을 떠나서도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지내겠습니다.” 염수정(78) 추기경이 9년 5개월간 맡아 왔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활동을 마무리한다. 염 추기경은 3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이임 감사 미사에서 “이렇게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은 하느님 은총과 형제 사제들, 신자들의 협조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구장직을 물려받는 정순택(60) 대주교는 오는 8일 착좌 미사를 갖는다. 염 추기경은 “사제로 50여년, 주교로 20년을 살아왔고, 9년간 교구장이라는 버거운 십자가를 졌다”며 “교황님이 당부하신 ‘양 냄새 나는 착한 목자’로서 제 모든 것을 다 바치려 했지만 능력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어 “새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님과 서울대교구 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 우리 사회를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3년 전 75세로 교구장 정년을 맞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임 청원을 냈고 최근에야 수락을 받았다. 은퇴한 염 추기경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 주교관에서 지내게 된다. 주한 교황 대사 앨프리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환송식 송사를 통해 “저희에게 염 추기경이라는 열정적 목자를 선물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하느님께서 이 나라에 화해와 평화의 선물을 주시길 소원한다”며 “앞으로 은퇴 주교로서도 영적 자산으로 교회를 풍요롭게 해 주시리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43년 경기 안성시에서 태어난 염 추기경은 1970년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2002년 주교로 서품된 그는 2012년에는 고 정진석 추기경의 뒤를 이어 제13대 서울대교구장에 올랐고, 2014년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염 추기경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에 따라 발족한 사회복지재단 ‘바보의 나눔’과 장학재단 ‘옹기장학회’ 이사장을 맡았고, 생명 문제에 관심이 많아 여러 생명윤리운동에 앞장서 왔다.
  • ‘대한민국 치킨대전’ 박은영 셰프, 기사회생…“본선, 무덤에서 기어 나온 각오로”

    ‘대한민국 치킨대전’ 박은영 셰프, 기사회생…“본선, 무덤에서 기어 나온 각오로”

    ‘대한민국 치킨대전’ 박은영 셰프가 기사회생 했다. 29일 방송된 SBS FiL ‘대한민국 치킨대전’(이하 치킨대전) 4회는 본선 첫번째 대결이 진행됐다.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유재석 라면 스승’ 박은영 셰프는 ‘안새로이’ 안병태 도전자와 함께 셰프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와일드 카드를 받아 본선 진출 티켓을 얻었다. 박은영 셰프는 “탈락이 됐을 때 아쉬웠다. 내일 어떻게 출근을 하나, 독립 자금을 벌러 나간다고 했는데 걱정을 했다”라며 “본선에 진출하게 됐는데 무덤에서 기어 나온 각오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져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지난 예선에서 솔트 크러스트(소금과 달걀 흰자 등을 섞어 만든 모래 같은 옷을 입혀 익히는 조리법)를 이용한 백산연기 치킨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박은영 셰프는 “(최서우 도전자가 빌려준 토치)가스가 처음에 나오지 않아 당황을 했는데 겨우 나와서 사용을 하니 솔트 크러스트가 타더라. 괜히 사용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박은영 셰프는 “토치를 빌려준 최서우 도전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며 “최서우 파이팅!”을 외쳐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박은영 셰프에 이어 안병태 도전자는 “출연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마음으로 예선전 참여했는데 탈락하고 집에 가는 길에 눈물이 나더라”라며 본선 첫 대결에 의지를 불태웠다. ‘대한민국 치킨대전’은 K-치킨의 세계화를 위한 대국민 프로젝트. 매주 금요일 밤 11시 SBS FiL과 MBN에서 동시 방송되며 SBS MTV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전파를 탄다.
  • “폭설도 끄떡없어요”…종로구, 친환경·스마트 제설시스템

    “폭설도 끄떡없어요”…종로구, 친환경·스마트 제설시스템

    서울 종로구는 겨울철 신속한 제설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설대책본부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상황실은 내년 3월 15일까지 4개월 동안 운영된다. 구는 ‘생활밀착형 친환경·스마트 제설시스템’을 구축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다목적 제설차량을 포함한 11종의 관련 장비 239대를 배치했다. 또 폭설에 대비해 덤프트럭, 굴삭기를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제설함에 센서를 부착, 제설함 위치와 제설제 잔량 및 뚜껑 여닫힘 상태를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실시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제설함’도 80개 설치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쓰던 염화칼슘 대신 소금과 친환경 제설제를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친환경 제설제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노약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규모(5kg) 단위로 포장해 편의성을 높였다. 제설 시 초동 대응을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작동 가능한 ‘원격 자동 액상 살포기’ 역시 기존 14대에서 59대로 확충했다. 구는 마을버스 업체에도 제설 장비, 제설제를 지원한다. 아울러 ‘내 집 앞 눈 치우기’ 문화의 정착될 수 있도록 제설 홍보 애니메이션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 안전을 지키고 출퇴근길 교통 대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서 신속한 제설 작업이 가능하도록 사전 준비 단계를 마쳤다”며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제설 작업은 행정력만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집 앞 눈 치우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주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 홍남기 “손실보상 하한 10만원서 상향 검토”

    홍남기 “손실보상 하한 10만원서 상향 검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10만원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공급망 관련 현장 점검차 대전지방조달청 비축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예산 심의를 하면서 손실보상 하한액인 10만원을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15만원이 될지 20만원이 될지는 국회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방침이 결정되면 민간보상심의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 단체를 중심으로 손실보상 제외 업종에 대한 지원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홍 부총리는 “현금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손실보상 제외 업종에) 현금 지원을 한다는 건 손실보상 대상자와 형평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회가 1가구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자고 주장하는 것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국회는 양도세 공제 기준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입장이 다수지만, 정부는 양도세 변화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9억원에서 12억원 사이에 양도세가 제로(0)가 되면서 이 구간에서 주택을 갈아타려는 수요가 발생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현장 점검과 관련해선 “희소금속 비축 물량을 최대 180일까지 늘리고 비축 품목의 추가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햇빛이 만든 소금꽃도 피었습니다

    햇빛이 만든 소금꽃도 피었습니다

    전남 신안 암태도를 떠난 배가 비금도(飛禽島) 가산선착장에 닿으면 가장 먼저 외지인을 반기는 것이 있다. 독수리와 염부(鹽夫) 조형물이다. 독수리는 섬의 상징물이다. 맹금(禽)이 날아가는(飛) 형상이라는 섬의 이름을 조각 작품으로 형상화했다(이웃섬 도초도의 상징물은 사자다).염부 조형물은 소금(鹽)을 만드는 인부(夫)를 형상화한 것이다. 고유의 작업복을 입고 수차를 돌리는 모습이다. 염부 조형물에서 보듯, 비금도와 도초도는 ‘소금의 섬’이다. 비금도 소금의 역사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오른다. 당시 박삼만이란 인물이 북한 평양에서 소금밭 일구는 기술을 배워 와 신안 일대에 전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삼만은 동료와 함께 1946년 비금도에 염전을 조성했다. 호남에선 처음이고 나라 안에서는 1907년 인천 주안염전에 이어 두 번째다. 1948년에는 대동염전이 조성됐다. 비금도 주민들이 거대 자본을 거부하고 ‘힘을 모아’(大同) 만든 염전이다. 인천 등 도시 지역 염전들이 폐염된 것과 달리 여전히 소금을 생산하고 있어 2007년 신안 증도 태평염전(제360호)과 함께 등록문화재(제362호)로 지정됐다.두 섬의 소금밭은 광활하다. 산이나 평지, 어디에서 봐도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동틀녘이나 해질녘 등 ‘풍경의 골든타임’에 찾는다면 더 좋다.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는 계절이어서 염부들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너른 소금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채롭다. 비금도엔 해변이 많다. 첫구지, 논드래미, 하누넘 등 순우리말 이름이 정겨운 해변이다. 하나같이 단단하면서도 고운 모래로 이뤄졌다. 명사십리해변도 있다. 섬 안에서 가장 광활한 해변이다. 방문객이 뜸한 요즘엔 그 너른 해변 위로 내 발자국만 남기며 걸을 수 있다. 명사십리 해변 뒤엔 ‘이세돌 바둑기념관’이 있다. 비금도가 고향인 이세돌(38)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겨뤄 1승을 거둔 프로기사다. AI의 비약적인 진화에 비춰 볼 때 그의 기록은 인류가 AI를 상대로 거둔 유일한 1승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현역 시절 이세돌은 기풍이 자유롭고 독수리처럼 매서운 공격력의 기사였다. 섬의 기상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덕일 테다. 기념관 초입에 2016년 알파고와 벌인 세기의 대국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세돌의 가족사도 엿볼 수 있다. 그의 명성에 가려졌을 뿐 형인 이상훈 9단 역시 프로기사였고, 가족 대부분이 어떤 형태로든 바둑과 연관돼 있다.비금도와 이웃한 도초도는 서남문대교를 통해 오갈 수 있다. 도초도 쪽 다리 아래 첫마을은 ‘불섬’, 화도다. 요즘처럼 섬을 드나들기 어려웠던 시절, 뭍에서 들어온 옹기장수 등이 불을 피워 오가는 배를 부른 곳이라 해서 불섬이라 불렸다고 한다. 도초도 역시 요즘 한창 관광의 섬으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팽나무 700여 그루를 심은 ‘팽나무 십리길’, 사진 찍기 좋은 수국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요즘 가장 핫한 곳은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다. 흑산도로 유배된 ‘천주쟁이’ 정약전(설경구)이 섬 청년 창대(변요한)와 티격태격하며 ‘자산어보’를 저술하는 과정을 그렸다. 수국공원에서 멀지 않다.자산어보 촬영장은 두 채의 초가와 돌담 등으로 이뤄졌다. 바다가 한눈에 담기는 언덕에 세워져 풍광이 수려하다. 초가집 안방과 건넌방 사이는 마루다. 한데 벽면이 없이 양쪽으로 트인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 덕에 언덕 쪽에서는 바다가, 건너편에서는 그림산 일대가 걸개그림처럼 걸린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촬영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홀린 듯 마루에 앉아 인증샷을 찍는다. ‘산멍’, ‘바다멍’을 즐기며 풍경 속에 머무는 법을 아는 거다. 두 섬의 마을은 하나같이 담장이 예쁘다. 그 가운데 내촌마을 담장은 등록문화재(제283호)다. 얼추 400년 전 형성된 마을 안 골목엔 키 낮은 돌담이 한가득이다. 이웃한 용소리는 ‘뽀빠이 마을’로 불린다. 시금치를 먹고 힘을 썼던 옛날 만화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온 별칭이다. ‘섬초’라 불리는 시금치가 이 섬의 ‘대단한’ 특산물이란 걸 떠올리면 이름의 유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 해풍이 키운 바위꽃이 피었습니다

    해풍이 키운 바위꽃이 피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전남 신안의 비금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지금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는 ‘선왕산 섬산행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엔 산만 보고 걸었다. 시간이 촉박해 차분하게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비금도에 선왕산 말고도 삼각산처럼 힘차게 솟은 투구봉이 있고, 치열한 삶이 녹아 슬프도록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한 소금밭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오가는 길도 당시보다 몇 배 수월해졌다. 그러니 더 미룰 이유는 없다. 비금도행 도선에 몸을 싣는 것 말이다.천사대교를 건넌다. 암태도에서 배에 차를 싣고 비금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목포에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암태도 쪽이 배 타는 시간도 짧고, 운항 횟수도 훨씬 많다. 게다가 섬으로 가는 여정은 자체가 여행이다. 이런저런 풍경을 둘러보며 느릿느릿 배 타러 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이 여정에서 만나는 풍경 가운데 압권은 역시 천사대교다.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의 상징물 같은 존재다. 천사대교는 길이가 약 11㎞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다. 압해도와 암태도 사이 바다 위에 놓였다. 다리는 제한 최고속도인 시속 60㎞로 달리더라도 꼬박 11분이 걸릴 만큼 길다. 교량 전 구간에서 구간단속이 시행되는 만큼 빨리 달릴 수도 없다. 그저 실바람처럼 느긋하게 바다 위를 건너는 게 최고다. 이 거대한 구조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 교량 초입의 전망대, 암태도 기동삼거리의 파마벽화 등 오가는 길에 관광 명소도 여럿 만날 수 있다. 일정을 더 늘릴 수 있다면 화가 김환기의 고향이자 ‘퍼플섬’으로 인기몰이 중인 안좌도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비금도의 산을 오른다는 건 사실상 주봉인 선왕산(255m)과 그림산(226m)의 연계 산행을 일컫는다. 물론 선왕산만 올랐다가 내려오는 이들도 있긴 하다. 명산으로 꼽히는 선왕산 정상의 표지석 인증샷이 필요한 이들이 주로 이런 산행을 즐긴다. 선왕산을 들머리, 그림산을 날머리로 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이 코스를 주저하지 않고 ‘비추’ 코스로 꼽는다. 해를 마주하고 걸어야 해서 그림산과 선왕산의 암릉미를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석은 상암주차장~그림산 정상∼투구봉~죽치우실∼선왕산 정상∼하누넘 해변 코스다. 거리는 5㎞ 남짓. 산행시간은 휴식 시간 등을 포함해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들머리에서 그림산 첫 봉우리까지는 내내 오르막이다. 이후로도 오르막 내리막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그림산은 전체가 가파른 암릉이다. 곳곳에 오르기 쉽도록 철계단과 발 받침대를 설치했다. 칼날처럼 아슬아슬한 일부 구간에는 밧줄도 놓였다. 몇몇 난코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해산굴’이다. 그림산 정상 바로 아래 뚫린 작은 석굴이다. 아이를 낳는 것처럼 오르기 힘들어서 이런 이름을 얻었을 테다. 안내판은 등산로를 ‘편하지만 돌아가는 길’, 해산굴을 ‘지름길이지만 힘든 길’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 모드’의 산객이라면 으레 해산굴을 택하기 마련이다. 이름이 독특하고, 지름길인 데다, 도전 욕구까지 불러일으켜서다.결론부터 말하면, 여태 경험했던 나라 안의 몇몇 석굴 가운데 가장 오르기 힘들다. 해산굴은 사실 볼품이 없다. 규모도 작다. 한데 굴 끝자락의 바위가 오르기 어려운 형태로 얽혀 있다. 배낭과 외투는 당연히 벗어야 하고, 두 팔과 두 다리를 모두 써서 민망한 자세로 허우적대야 겨우 굴을 통과할 수 있다. 그렇게 조심해도 깨질 건 깨지고, 찢길 건 찢긴다. 모든 걸 내려놓아야 간신히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발걸음을 돌리기도 어렵다.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내려가는 게 더 위험하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되돌릴 수 없다면 가던 길로 내처 가야 한다. 작은 동굴 하나 오른 주제에 무슨 득도라도 한 것처럼 설명하는 게 계면쩍긴 하다. 분명한 건 덩치가 클수록, 몸에 지닌 것이 많을수록 오르기 어려운 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웠던 기억은 언제나 그렇듯 잊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오른 그림산 정상. 땀을 식히는 바람과 함께 다도해의 절경이 몰아닥친다. 검푸른 바다와 집산연봉처럼 도열한 주변의 푸른 섬들. 바둑판처럼 정돈된 염전과 뭇 생명들을 품은 갯벌 등이 씨줄날줄로 엮여 있다. 비금도의 산은 낮지만 풍경만큼은 이렇듯 사뭇 장하다. 그림산 정상에서 크고 작은 능선을 몇 번 오르내리면 투구봉이 나온다. 지금이야 비금도를 상징하는 명소 중 하나가 됐지만, 나무 데크가 놓이기 전까지만 해도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그러니 예전에 그림산을 올랐던 이들이라면 투구봉에 발을 딛기 위해서라도 다시 비금도를 찾아야 한다. 수직의 암봉을 올라 굽어보는 풍경이 시원하다. 그림산 능선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맛도 일품이다.투구봉에서 돌아 나오면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기껏 고도를 높였는데,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오르막은 한산마을과 이어진 죽치우실에서 다시 시작된다. ‘우실’은 돌담이다. 마을 뒤편에서 산을 타고 내려온 골바람을 막는 담장 역할을 한다. 온갖 재액과 역신을 막는 ‘믿음의 장치’ 노릇을 하기도 한다. 죽치우실에서 선왕산 정상까지는 그리 어려울 게 없다.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산행의 날머리는 하누넘 해변이다. 해변의 모양이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와 닮아 ‘하트 해변’이라 불린다. 하트 형태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은 섬 일주도로 중간쯤의 언덕이다. 선왕산 정상에서 봤던 하트 해변보다 한결 ‘하트스러운’ 해변과 마주할 수 있다. 인증샷 찍기 좋게 조형물도 세웠다. ■여행수첩 →비금도 안에 택시, 버스 등이 있지만 제대로 돌아보려면 차를 가져가는 게 좋다. 비금도로 가는 도선은 천사대교 건너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탄다. 비금도 가산선착장까지 40분가량 걸린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거의 매시간 배가 운항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도권 등에서 목포까지 KTX로 내려간 뒤 차를 렌트해 가는 방법도 있다. 목포역 주변에 렌터카 회사들이 몇 곳 있다. 목포에서 출발해도 도선은 암태남강선착장에서 타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음식점은 비금도보다 도초도 쪽이 다양한 편이다. 도초도 화도선착장 쪽에 음식점이 많다. 간재미 회무침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배시간이 촉박해 급히 요기를 해야 한다면 암태남강여객선터미널 안에 있는 구멍가게를 권한다. 갯벌에서 잡은 낙지를 넣고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 준다. 일반 라면보다 서너 배 비싸지만, 맛으로 ‘본전’은 뽑는다. →숙소는 모텔, 펜션 등 다양하다. 가격도 여인숙부터 비즈니스 호텔급의 한옥 펜션까지 다양하다. 다만 모텔보다는 최근에 들어선 펜션이 깔끔한 편이다. 도초도 신흥장은 가성비가 좋다. 상호는 ‘장급 여관’이지만, 영수증엔 ‘여인숙’이라고 찍힌다. 그래도 시설은 깔끔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 어린이집·도서관·공영 주차장… 마포 6개층 한솥밥 ‘해피 투게더’

    어린이집·도서관·공영 주차장… 마포 6개층 한솥밥 ‘해피 투게더’

    “오랜 기다림 끝에 들어선 염리동 복합시설이 주민들을 위한 생활 속 지식문화 쉼터이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소통 공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주택가에 눈에 띄는 건물이 들어섰다. 구립 어린이집과 공공 도서관, 공영 주차장을 모두 갖춘 ‘염리2구역 주민편익시설’이다. 2016년 4월 건립 계획을 수립한 이후 5년 7개월간 263억원을 투입해 구가 공들여 지은 공간이다. 1층에 자리한 염리어린이집을 비롯해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도서관, 각종 모임을 할 수 있는 동아리방, 소규모 강연과 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 등으로 구성됐다. 시설 개관식이 열린 지난 22일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꼼꼼히 시설을 둘러봤다. 유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교육과 보육, 생활 편의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복합 시설이 탄생했다”며 “특히 118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 주차장은 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 가운데 지상 2~3층에 위치한 소금나루도서관은 유 구청장의 민선 7기 핵심 공약 사업 중 하나다. 종합자료실과 어린이자료실에서 소장하고 있는 장서만 총 3만 2000여권에 달한다.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열람석도 189석이나 갖췄다. 마포구립도서관 14곳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간 공공 도서관이 없어 문화 인프라에 대한 갈증이 컸던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시범 운영을 한 지난 15~21일 하루 평균 주민 500여명이 다녀갔다”면서 “저자 강연이나 독서 교육,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 체험 등 주민들이 도서관과 친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포구립 도서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미디어 창작 공간인 ‘상상나루’를 조성한 것도 눈에 띈다. 주민들이 부담없이 직접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디지털 카메라 등 각종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와 편집실은 유튜버 같은 영상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주민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구는 이 공간을 특화해 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활용할 방침이다. 유 구청장은 “1인 미디어 시대에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길러주는 지식의 허브로서 구민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요소수처럼… ‘中 의존 99.5%’ 염화칼슘 전국 비상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는 가운데 제설작업에 필수적인 염화칼슘 가격이 크게 올라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란을 겪은 요소수와 마찬가지로 염화칼슘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우려된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염화칼슘 등 제설제는 2만 5055t인데 현재 확보된 물량은 1만 7969t으로 7086t(28.3%)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염화칼슘 가격은 t당 23~25만원 선이었으나 올해는 47~50만원으로 올랐고 60만원 선에 거래되기도 한다. 전주시의 경우 올초 구입한 비축분 외에 염화칼슘 628t, 소금 165t이 더 필요하다. 지난 10월 염화칼슘 구입 공개입찰을 실시했는데, 낙찰업체가 이례적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입찰가로는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전주시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려 다시 입찰을 진행했다. 김제시가 비축한 염화칼슘은 5t으로 하루분도 안된다. 가격이 폭등하자 원래 구입비보다 5배 많은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부랴부랴 구매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염화칼슘은 총 73만 9317t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이 73만 5306t으로 전체의 99.5%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지난해 t당 80달러에 수입하던 중국산 염화칼슘 가격은 올해 1~9월 평균 t당 224달러로 거의 3배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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