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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3) 물질로 기른 탐라여성의 강인한 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3) 물질로 기른 탐라여성의 강인한 힘

    ‘해녀’가 아니라 ‘잠수(潛嫂)’다.단일 마을로는 이 잠수가 가장 많아 108명에 이르는 서귀포 법환리의 조계화(65) 잠수회장은 “어릴 적에도 해녀보다는 잠수라는 말을 더 많이 썼다.”고 증언한다.더러 ‘잠녀’라는 말도 쓰지만 잠수가 본딧말.일본에서 건너온 ‘해녀’라는 용어가 지배하고 있으나,‘확실히’ 잠수가 맞다.왜 그런가. 문헌을 살피면 ‘나잠(裸潛)’이라는 말이 보인다.나잠은 남녀를 포함한다.여성 전업은 아니어서 남자들도 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가거도 같은 오지에도 남자 잠수가 많았으며,요마적에는 동해안에도 남자 잠수가 늘고 있다.이런 사정인데도 근래 ‘해녀’라는 말이 두루 쓰인다.하지만 역사적으로 해남(海男)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해녀가 모든 잠수의 대표 명칭은 될 수 없다.교과서부터 고칠 일이다. 천대받던 잠수가 ‘뜨고’ 있다.공민왕 시절 최영 장군이 몽골의 묵호들을 토벌한 마지막 격전지 법환리를 찾아드니 문화관광부에서 아예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했다는 입간판까지 서있다.지난 여름에는 이곳에서 잠수축제도 열렸다.그러나 잠수로 먹고 살려는 이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어리석게도 ‘잠녀잡녀(潛女雜女)’라고 경멸했던 전근대적 풍조가 잔존하는 데다 같은 제주도에서도 반가(班家)를 표방하는 이들은 물일을 피했다.험한 물일을 하지만 잠수하는 이들도 여자다.늘상 소금물에 몸을 담그니 아무리 가꾼들 피부가 어찌 거칠지 않으랴.요즈음 젊은 여성에게 매일 소금물에 몸을 담그라면,아마 억만금을 줘도 못할 일이리라. ●우는 아기 구덕에 실어두고 바다로 조선 정종 때 신광수(申光洙)는 석북집(石北集)에서 이 잠수의 광경을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했다.“일시에 긴 파람으로 숨을 토해내니,그 소리 비장하게 움직여서 수궁 깊이 스민다.”잠수의 한이 가히 용궁까지 미칠 듯하다.풍덩풍덩 물로 뛰어드는 모습이 마치 필사의 돌격대같다.숨쉬러 올라오면서 고요했던 바다는 갑자기 숨비소리로 충만해진다.매서운 엄동설한에도 우는 애기를 애기구덕에 실어두고 한숨 들이마신 뒤 뛰어드는 바다물질. 세종조 때 기건(奇虔) 목사가 눈보라가 하늬바람에 얹혀 매섭게 휘몰아치던 날,순력에 나섰다.그런데 엄동설한에 발가벗은 여인들이 무리지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목사는 질려버렸고,그로부터 염치지심(廉恥之心)이 용납하지 않아 그네들 손으로 잡아올리는 전복이나 소라 따위를 일절 먹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세월은 바뀌었지만,지금도 전복 따위를 먹을 때는 한번쯤 잠수들을 떠올려 볼 일이다. 법환리에서도 예전에는 16∼17세가 되면 물질에 나섰다.꼬마들은 연습삼아서 얕은 ‘갓’(물가)에서 보말을 잡거나 우뭇가사리를 뜯었다.같이 배운 물질이지만 능력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헤엄 잘치고,채취 잘하고,신체 건장한 여자를 ‘상군’이라고 하고 그 밑으로 ‘중군’과 ‘하군’이 층을 이루고 있다.상군과 하군의 격차는 생각보다 커서 ‘내려갈 땐 한빗,올라올 땐 천칭만칭 구만칭’이란 속담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범섬 주변은 배를 타고 나가 물질을 하고,‘갓’에서는 헤엄치면서 채취한다.주로 전복 소라 오분재기 보말 성게 해삼 톳 감태 갈래곰보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하는데,역시나 해중 보물은 전복.봄이 오면 해경(解警),혹은 허채(許採)라 하여 금지했던 작업이 일제히 풀린다.미역은 2∼3월에 베어내며,봄철이 지나면 녹음이 짙어 뻣뻣해지므로 식용이 불가능하다.감태는 여름철에 종괴호미로 베어내 거름으로 쓰는데,이 거름을 한번 뿌리면 삼 년은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땅이 걸어진다. ●백화현상으로 해초 사라져 환경이 변하면서 전복은 눈을 씻어도 찾아보기 어렵다.소라도 수십 년을 살아 날카로운 돌기가 떨어져 나간 탓에 ‘둥구쟁이’라고 불리는 놈들은 찾아볼 수 없다.5년여 전부터 이 바다에도 백화현상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해초들도 대거 사라지고 말았다.바다가 하얗게 변하는 이른바 ‘갯녹음’이 시작된 것이다. 잠수들은 한달에 10∼12일 정도 물질을 나간다.물질은 물때에 맞춰 시작되는데,법환리 속담에 ‘물싼때랑 나비잠자당 물들어사 돔바리 잡나’란 말이 있다.썰물때는 그럭저럭 지내다가 밀물에 바다에 뛰어들어 일을 한다는 뜻이다.특히나 물이 움직이지 않는 한조금날에는 물질을 피한다.여기에다 파도까지 치면 더욱 힘들다.보통 2m의 파도라도 이런 날에는 2배 즉,수심 4m까지 영향이 미친다.너울이 심하면 전복이 눈앞에 있어도 울렁거려서 잡을 수가 없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잠수병.머리가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뇌신이나 감기약 같은 것을 무턱대고 먹는다.잠수 복지정책이라며 이곳 종합병원에서 특수진료를 시작했지만 언감생심 완치는 꿈도 못꾼다.이들에게 연간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천차만별이지요.수 천만원에서 수 백만원,지금도 상군 잠수가 일본에 나가서 석달만 뛰면 1000만원은 거뜬하지요.”라고 말한다.그야말로 ‘언더우먼’이다.가사노동에다 물질까지 해서 어렵사리 번 돈으로 밭도 사고 자녀들 대학까지 공부도 시킨다.이곳에서 자란 저명인사 중 잠수 어머니의 손길로 키워낸 사람들이 많다.김계담 서귀포문화원장이 농담삼아 거든다.“그 뿐인가.남편 술값도 보태지.” 70년대부터 잠수복 다운 잠수복이 나왔지 그 전에는 추운 겨울에도 반나체로 바다에 들었다.작가 현기영은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에서,‘해촌의 포작진상은 수량이 월등히 많아 일년 열두달 바닷속 열명길을 들락날락 자멱질하여야 했다.노적가리만큼 큼직큼직한 진상꾸러미를 만들어 전복·미역·청각·우뭇가사리·산호·대모 외에 해중 귀물인 진주와 앵무조개 진상은 나중에 면제되었지만 그 대신 전복의 수량이 엄청 불어났으니 포작인의 고역은 말이 아니었다.남정네 근력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마누라와 딸자식까지 벌거벗겨 물질을 시키건만….’이라며 옛적 잠수 수탈의 역사를 고발하고 있다. ●中·러·日로 원정 잠수도 이들의 행동반경이 제주 바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부산 울릉도 독도 흑산도 등지로 나가는 이가 많았고,심지어는 중국이나 러시아,일본 등 동북아시아 전역으로까지 ‘출가’하였다.봄이면 객지로 떠나 반년 여를 물질만 하다가 가을이면 돌아오는 원정잠수도 있었다.심지어 며칠씩 배를 저어 중국 칭다오(靑島)나 다롄(大連)까지 진출하기도 했다.현지에서는 이들에 대한 착취가 비일비재해 ‘부산 영도 일대에서 (제주 잠수가)짓밟혔다.’는 일제시대의 신문기사가 이를 잘 말해 준다.심지어 선금을 제대로 못갚으면 현지에서 볼모로 잡혀 불귀의 객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한 끼 밥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좁쌀 따위의 양곡을 갖고 다녔으며,근검절약으로 돈을 모았다.아기엄마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젖을 물리면서 물질을 다녔다.우도의 신화적인 잠수였던 조완아는 황해도로 물질 나갔다가 뱃전에서 아기를 낳았다.배에서 낳은 배선이,항에서 낳은 축항동이,길에서 낳은 길동이 등 자녀들의 이름을 보면 만삭의 잠수들이 출산 직전까지 물질을 했음을 알 수 있다.그 애환을 지금의 우리가 어찌 다 알 것인가. ●‘바다가 집이요,배 밑창이 칠성판’ 물질은 헤엄쳐 나가서 행하는 갓물질,15∼20명쯤이 함께 배를 타고 나가서 치르는 뱃물질이 있다.가까운 ‘앞바르’를 벗어나 외국까지 가서 오로지 배에서 먹고자면서 떠도는 ‘난바르’도 있었으니 그야말로 ‘바다가 집이요,배 밑창이 칠성판’이란 노래가 실감난다.용궁을 다녀온 우도 만행이할머니의 전설같은 실화는 죽음이 늘 이들 곁에 있었음을 암시하는 사례다.그렇게 억척같이 돈을 모아 살림을 키웠으니 ‘위대한 어머니,장한 딸’이 아닐 수 없다. 그녀들은 독립운동사에서도 혁혁한 기록을 남겼다.이야기는 일제시대로 올라간다.잠수들의 권익옹호라는 미명 아래 어업조합이 발족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조합장을 도사(島司)가 겸임한 탓에 제주도내에서 잠수의 권익은 애당초 고려되지 않았다.1931년,구좌면 일대 잠수들이 9개 조항의 진정서를 도사에게 제출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이들의 불만은 1932년 1월24일 세화리 잠수사건으로 폭발하고 만다.하도리의 부춘화(夫春花·당시 22세)라는 여성의 지휘 하에 1000여명이 세화리 주재소 앞에 모여든다. 당시 인구로 볼 때 1000명은 보통 숫자가 아니다.마침 도사가 이곳을 지나간다는 소식에 양손에 비창,호미 등을 들고,머리에 흰 물수건을 동여맨 채 행진가를 높게 부르면서 거리에 운집하였다.도로를 가로막고 항의를 시작하였으나 도사는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려 했다.분노의 불길은 더욱 높아져 급기야 관용차를 대파했으며,결국 긴급 출동한 경찰과 충돌하기에 이른다. 그 장거(壯擧)는 지금까지 잠수의 역사로 길이 남았거니와 당시에 불려지던 노래말을 들어 보자.‘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엾은 잠녀/비참한 살림살이 세상이 안다/추운날 무더운날 비가 오는날/저 바다 물결 위에 시달리는 몸/아침 일찍 집을 떠나 어두우면 돌아와/어린 아기 젖멕이멍 저녁밥 진자/하루종일 해봤으나 번 것이 없어/살자하니 한숨으로 잠못이룬다.’ 노령의 잠수들은 지금도 이 노래를 기억한다.제주 여성의 강인한 힘은 이같은 고통의 산물이리라.최대 20여m 이상의 물속을 헤집는 잠수들의 노역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니,오죽하면 미국무부에서 심해 공사와 해군력 증강을 위해 제주잠수들을 연구하기까지 했을까.잠수를 말하지 않고는 제주바다의 삶에 관한 논의는 애당초 불가능하다.제주민의 바다삶에서 잠수는 알파요,오메가이기 때문이다.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수돗물 안심하고 맛있게 마시려면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수돗물 안심하고 맛있게 마시려면

    최근 때 아닌 ‘아리수’ 논쟁이 벌어졌다.서울시가 제조한 페트병 수돗물의 브랜드인 ‘아리수’를 두고 한 시의원은 그 명칭이 일본의 역사 날조와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서울시와 이 이름을 쓰고 있는 한 벤처기업은 아리수가 한강의 옛 이름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아리수’는 출발부터 명칭을 둘러싸고 힘겨운 신고식을 했지만,이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다.페트병을 통해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의도는 좋으나,시민의 불신의 벽은 아직도 높기 때문이다. 2003년에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사람은 0.4%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반면 정수해서 먹거나(42.2%),끓여서 먹는다(40.0%)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과연 수돗물이 이렇게 불신 받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가 먹는 여러 음식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정작 우리 몸에 들어가는 것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있는 물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정부의 수질검사 자료를 보면 전국 수돗물의 0.1%만이 수질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점에서 보면 수돗물은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안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급배수 과정에서 녹물이나 이물질 등이 발생함으로써 때로는 불쾌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염소 냄새 때문에 맛이 조금 떨어지는 문제는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세심히 관리하지 않는 정수기 물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한 사례를 보자.2003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시내 22개 학교의 정수기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9개 학교 정수기 물의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넘었고,1개 학교에서는 대장균마저 검출되기도 했다.또 집에서 현미 발아시험을 할 때 수돗물에 놓아둔 현미는 하루만에 싹이 트는데,모든 미생물까지 걸러내버린 일부 정수기 물에서는 1주일이 지나도 싹이 트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도 있었다.따라서 정수기 선택은 신중해야 할 뿐더러,주기적인 필터 교환 및 저수조 청소는 기본이다.특히 장시간 이용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침에 처음 이용할 때는 2∼3ℓ의 물을 그냥 버려야 한다. 물을 끓여 먹는 일도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끓일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휘발성 물질이 빨리 제거되는 장점은 있지만,물 속에 녹아있는 용존 산소의 양이 줄어드는 등의 단점도 있다.따라서 되도록 오염되지 않은 물을 그냥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은 어떨까.약간의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가장 먼저는 수돗물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미생물 번식을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인 염소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물을 받아 공기가 통한 상태에서 하루 정도 놓아둔 다음 마시거나,맥반석 및 숯을 이용해서 정화시켜 마시는 방법이 있다.맥반석을 이용할 경우에는 물 18ℓ(한 말) 기준으로 맥반석 1㎏,볶은 소금 10∼20g 정도를 흩뿌린 후 8시간 정도 경과한 후부터 마시면 된다.숯 역시 보자기에 싸서 넣은 후 반나절 정도 경과한 다음 먹으면 된다. 그래도 불안하면 수질검사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각 지방자치단체의 수도사업소 혹은 국번없이 121번으로 연락하거나 인터넷으로 신청(서울의 경우 water.seoul.go.kr)하면 무료로 수질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이를 이용하면 맥반석이나 숯을 이용해 정화한 물이 약알칼리수로 변해 있다는 사실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물을 맛있게 하여 먹는 것도 필요하다.물은 체온과 비슷할 때 가장 맛이 없다.반면 섭씨 8∼14도 정도일 때 물의 용존산소량도 증가하고 청량감도 좋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금속 용기에 담으면 물이 쉽게 변하므로 유리나 사기그릇에 담아 보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드라마 ‘대장금’을 보면 장금이의 첫 수련은 상대방에 따라 물을 제대로 내놓는 일이었다.이렇듯 음식의 근본은 물이다.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정수기나 약수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쪽으로 추가 한참 기울어 버렸다는 점이다.건강한 밥상을 차리려면 가장 먼저 우리가 먹는 물을 다시 한번 돌아다봐야 할 것이다.그것도 선입견 없이.
  • [길섶에서] 어머니의 손맛/손성진 논설위원

    입맛이 없을 때면 그리워지는 것이 어머니의 손으로 만든 감칠맛 나는 음식이다.거창한 이름이 붙은 요리는 아니다.그저 밥과 함께 먹는 반찬들이다.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나 ‘시골식’이라고 붙여 놓은 교외 음식점에 들어가곤 하는데 맛이 영 아니다. 어머니의 손으로 고춧가루와 양념,액젓을 버무려 담근 김치만 생각해도 입맛이 다셔진다.가장 좋아하는 건 멸치젓이다.굵직한 기장 멸치를 초봄에 항아리 속에 소금을 뿌려서 담가 놓는다.몇달쯤 지나 숙성된 통멸치를 꺼내 반으로 죽 찢어서 밥위에 올려놓고 먹는 맛이란….시원한 열무김치와 녹두나물을 넣고 발갛게 끓인 쇠고기국의 맛도 입에 딱 맞았다.갖가지 해산물을 넣은 ‘부산찜’,초고추장과 야채를 넣고 버무린 한치 무침,전어회 무침도 자주 해 주신 음식이다. 어머니가 혼자 지키시는 고향 집에 가면 몇가지 반찬만으로도 늘 과식을 하게 된다.식탐을 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상경길에 바리바리 밑반찬들을 싸 주신다.서울로 갖고 온 반찬들이 떨어질 때면 아쉬움이 남는다.그래서 그맛을 온전히 물려받아서 식탁 위에 되살려내라고 아내를 다그치곤 한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은 게으르다.일에서?아니면 인간관계에서?아니다.이들은 제대로 된 밥상 차리는 데 절대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단지 3분 내에 만들 수 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뭐 어때?’라고 묻는 당신,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모르는 바보다.그게 아니더라도 ‘밥심’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안 듣는 반항아다. 싱글들이여,이제 남들 다 한다는 유기농 웰빙식은 못해도 최소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하는 생활은 접자.둘이 아니면 어떤가.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자. 글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혼자서도 잘먹어야 single 벙글 #1.자취생의 주식 평상시에는 라면.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는 라면에 파를 넣는다.영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라면에 달걀을 넣는다.매일 먹는 라면이 질렸다면 라면에 커피를 조금 타본다.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라면을 끓여 먹는다.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할 때 봉지 라면이 아닌 컵라면을 사서 먹는다.기쁜 일이 생겼는가.그렇다면 평소에 한박스 사다 놓던 라면을 몇 박스 더 사놓아라. #2.분야별 자취생 유형 김치-초급:김치가 넉넉히 있다.중급:아무리 오래된 신김치라도 먹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고급:김치국물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 요리-초급:보통 사람들이 먹는 요리를 먹는다.중급:라면과 김치만으로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구사한다.고급:희한한 메뉴가 등장한다.쌈밥=쌈장+밥,달걀밥=날달걀+밥 등. 설거지-초급:생길 때마다 바로 한다.중급:차일피일 미루다가 벌레가 보이면 한다.고급:친구 하나를 물색한 다음 저녁을 먹이고 시킨다. 술안주-초급:가급적 밖에서 마신다.주점,맥주집 등.중급:각종 마른안주나 과일 등을 사다 놓고 먹는다.이게 더 싸다.고급:○○깡 하나에 소주 한병.두 개씩 먹으면 죽음이다.(출처 웃긴대학·humoruniv.com) 하지만 혼자 사는 그대,언제까지 이렇게 처량하게 살 것인가. 여기 초라한 백수 자취생에서 화려한 요리 전문가로 변신한 ‘나물이’ 김용환(33)씨가 분연히 나섰다.직장인 윤현식(28·롯데백화점 홍보실)씨와 황인숙(25·웅진코웨이개발 인사총무팀)씨에게 전수하는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닌 멋진 싱글을 위한 요리.손이 많이 가지도,돈이 많이 들지도,호사스럽지도 않다.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요리다.아자! ■ 싱글들을 위한 식당 혼자 먹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족간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홀로 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권우희 JW메리어트호텔 디자이너는 “맨날 보는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먹는데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왕따’를 당한 듯이 구석에서 벽을 보고 후다닥 한 그릇 해치웠지만 지금은 창가에 앉아 당당하게 나홀로 식사를 즐긴다.잡지를 읽거나 먼산바라기를 하는 여유로움은 덤이다.정찬보다는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 위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의 카페 파스쿠찌(6282-2826)는 한잔의 커피와 샌드위치에 만족하는 강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나홀로 식당이다.‘나홀로’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현란한 모양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캐러멜의 달콤한 맛이 담긴 파스푸초(4500원)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파삭파삭한 파니니 샌드위치(4000원).눈과 입이 행복해지면서 나혼자 식사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난다. 인사동 한빛은행 4거리의 우드앤브릭델리(737-1142)는 볼거리가 많고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인사동의 특징을 살린 곳으로 인테리어도 깔끔하다.햄치즈샌드위치가 좋다. 동호대교 남단에서 안세병원 4거리쪽으로 가는 길목의 국민은행 뒤의 르파니에(540-7882)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숍이다.저녁에는 샐러드,감자튀김,치즈크래커 등의 안주에 곁들여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먹을거리 많은 명동에서도 혼자 찾기 좋은 곳으론 유투존 후문 맞은 편의 충무김밥(756-6886)이 있다.밥에 별도의 양념 없이 김으로 감쌌고,김칠맛 나는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는 충무김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간식으로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충무김밥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틈새라면(756-5477)은 얼얼한 라면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운 맛에 기분전환에는 그만이다.라면회사들이 새 라면을 개발할 때 이 집 라면을 샘플링해 간다는 소문도 있다. 이화여대 정문 미스터피자 맞은 편의 가미(364-3948)는 참국수와 물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기보다는 국수만 묵묵하게 고집해 맛이 깊다. ■ 싱글요리 노하우 (1) 기본적인 재료는 미리 구입해 다듬어 두기-재료가 없으면 요리가 귀찮다.채소도 밀폐용기를 활용하면 김치 냉장고가 없어도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간다. (2) 남는 재료는 요리해 보관하기-혼자 살면서 음식을 하면 재료가 남기 일쑤.이럴 땐 아예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나중에 녹여 먹는다.이게 인스턴트 식품보다 훨씬 몸에 좋다. (3) 통조림 제품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기-보관 기간이 길고 응용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므로 흔한 참치에서 죽순까지 여러가지를 사놓는다. (4) 야채보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식재료는 1인분씩 보관-각종 고기류는 한번 요리해 먹을 만큼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5) 요리 중간 중간 설거지하기-요리를 하고 난 다음 그릇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요리계에 입문하자마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나물이의 요리조리 나물이의 요리법은 어렵지 않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을 쓰고 손과 숟가락과 컵만 있다면 특별한 계량도구도 필요없다.(모든 요리 1인분 기준,재료 괄호안 숫자는 밥숟가락 수) 잘나가는 인터넷 요리작가이자 베스트셀러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본명 김용환.자취생활 18년 동안 취미를 뛰어넘어 생존전략으로 요리를 해왔다.2002년에 디카를 구입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주는 ‘요리전도사’로 나섰다.그의 홈페이지 나물이네(www.namool.com)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골뱅이 무침? No, 비빔칼국수 재료 칼국수 생면 1인분,닭가슴살 1줌,요리용술 (¼)컵,상추 등 집에 있는 야채 양념장 고추장(2),고춧가루(2),설탕(4),식초(6),다진마늘(1),참기름·깨 조금씩 만드는법 (1)물 3컵에 요리용술을 부어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삶은 다음 먹기 좋게 찢어준다.(2)양념장 재료를 섞는다.(3)칼국수면을 3∼4분 정도 삶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헹군다.(4)칼국수,양념장,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디저트까지 확실히,단호박 크렘블레 재료 단호박 (½)개,설탕(4),버터(1),우유 1컵,달걀 3개,만드는법 (1)단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20분간 아 체에 내린다.(2)여기에 설탕,버터,우유,달걀을 섞어 다시 체에 내린다.(3)푸딩틀이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반죽을 붓는다.(4)약 30분간 쪄내면 완성. ●비타민 보충용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치커리 등 각종 채소 드레싱 발사믹식초(2,없으면 그냥 식초로 대체),올리브오일(4),레몬즙((½)),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법 (1)준비한 야채를 씻어 찬물이나 얼음물에 씻고 한입 크기로 자른다.(2)드레싱 재료를 섞는다.(3)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리면 된다. ●맛있는 볶음국수,차우펀 재료 쌀국수 1인분,모시조개 7개,대하 1마리(없어도 됨),요리용술(4),죽순 (½)개,청경채 3개(야채는 다른 것으로 대용가능),굴소스(1,없으면 진간장 2+설탕 (½)로 대체),식용유(2),다진마늘(1),고추기름(1,없으면 그냥 고추) 만드는법 (1)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죽순,청경채를 넣는다.(2)여기에 다시 새우와 모시조개를 넣어 볶다가 요리용술을 넣는다.(3)굴소스와 물 (½)컵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4) 삶아서 얼음물에 헹군 쌀국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5)고추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 [웰빙 A to Z] 저칼로리 마카로니

    [웰빙 A to Z] 저칼로리 마카로니

    아침에 먹는 음식은 살찌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다이어트 중이라면 마카로니를 이용해 요리하면 좋다. 샐러드에 자주 이용되는 마카로니는 파스타의 한 종류로 국수 모양보다 소스를 더 많이 묻힐 수 있어 한결 풍부한 맛이 난다.많은 사람들이 국수와 파스타 모두 비슷한 밀가루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주성분이 탄수화물인 것은 같지만 파스타가 다이어트에 더 적합하다.파스타는 달걀을 쓰지 않고 ‘세몰리나’라는 유럽 특유의 밀가루와 물로 만들어 칼로리가 낮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파스타는 당지수도 낮다.당지수는 어떤 음식 100g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빨리 혈당량을 높이는가를 수치화한 것.당지수가 낮은 음식일수록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이번 주말 아침에 마카로니 샐러드를 신선한 바게트에 곁들여 먹어보자. 재료 바게트(중) 1개,마카로니 1컵,감자 1개,당근 ½개,양파 ½개,오이 ½개,슬라이스 햄 10장,피클 1개 *소스* 마요네즈 ½컵,레몬즙 1큰술,화이트와인 1큰술,마늘 3쪽,양파 50g,씨겨자 1큰술,설탕 1큰술,소금 약간 *오이·양파양념* 설탕 ½작은술,소금 ½작은술 전날준비 ① 마카로니와 감자는 각각 *아 건진다.당근도 아주 작게 썰어 삶는다.슬라이스 햄과 피클도 잘게 썬다.② 뜨거운 감자를 으깬 다음 당근과 마카로니,햄,피클을 넣고 섞어서 소스에 버무린다.③ 양파와 오이는 작게 썰어서 양념에 재놓는다. 만드는법 ① 바게트는 속을 뜯어놓는다.② 양념에 잰 양파와 오이를 꼭 짠 다음 전날 준비한 ②와 섞으면서 뜯어놓은 빵 속과 함께 잘 버무린다.③ 완성된 마카로니 스프레드를 바게트 빵 속에 꼭꼭 채운다. 영양Up 요리팁 빵은 신선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맛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빵 속은 뜯어서 버리지 말고 마카로니 스프레드에 같이 섞는다.완성된 마카로니 샐러드를 월남쌈에 싸 먹어도 맛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1) 간월도와 웅도 어리굴젓 맛 대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1) 간월도와 웅도 어리굴젓 맛 대결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산품 홍보에 잔뜩 열이 올라 있다.이런 마당에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인지도가 높은 고부가가치의 특산품이 있다면 오죽 좋으랴.충남 서산 어리굴젓이 바로 그런 대표적 사례 아닐까.오랜 역사와 전통을 밑천삼아 팔아먹을 수 있는 ‘해양지적소유권(海洋知的所有權)’이 아닐 수 없다. 여름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분다고 느끼는 순간,어리굴젓 생각이 간절해졌다.뜨끈뜨끈한 흰쌀밥에 맵짠 어리굴젓을 올려서 먹는 맛이란! 그런 충동 때문이었을까.뜬금없이 천수만 간월도로 향했다.홍성나들목에서 불과 15분 거리.천수만 간척지에 포함돼 더 이상 섬도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촌에 돌아와 살면서 ‘해양벤처’를 주도하고 있는 유명근(섬마을어리굴젓 대표)씨는 “어리굴젓이 없었더라면 아마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을는지 모르지요.” 한다.우리에게 어리굴젓은 바로 이런 것,가히 ‘마력의 혼불’이 아니겠는가. 제조 과정을 물으니 대답 대신 팔을 걷어붙이고 시범부터 한다.굴과 소금을 버무려 옹기에서 숙성시킨 강굴을 함지박에 쏟아 놓는다.태양초를 물에 개어 만든 고춧가루 범벅을 붓고 손으로 버무린다.손맛이 중요하다.이걸로 어리굴젓 만들기는 끝. 너무 단순해 재설명이 필요없다.의문이 풀린다.뒷맛이 개운한 것은 들어가는 재료가 소금과 고춧가루뿐이라는 데서 비롯된다.재료가 많으면 맛은 오묘할지 몰라도 뒷맛의 담백함은 놓치기 쉽다. ●간월도 굴은 알보다 털날개가 커 이곳의 굴을 유심히 살펴보면 왜 어리굴젓 앞머리에 ‘간월도’가 붙어야 제격이라고 여기게 되는지 쉽게 이해된다.굴은 몸체인 알과 날개부분으로 이루어진다.그런데 간월도굴은 알보다도 털날개가 크기 때문에 고춧가루로 버무릴 때 양념이 스며드는 면적이 커서 한결 맛이 좋다.간월도 주변은 돌보다 개펄이 많은데 자잘한 돌에 붙어 살던 굴이 2년쯤되면 떨어져나가 펄 속에서 자란다.‘토굴’이니 ‘토화’니 하는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으니 깊은 수심에서 크게 키운 양식굴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다른 재료는 몰라도 소금만큼은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소금이 맛을 결정하는 기준이라는 말이다.중국 소금을 쓰면 어김없이 쓴맛이 난다.이곳에서는 천수만 건너 태안군 곰섬의 소금을 들여다 쓰는데 최소한 1년 이상을 묵히며 간수를 뺀다.예전에는 소금을 뜸뿍 쳐서 아예 ‘짠젓’이라 불렀으나 냉장고 덕분에 한결 싱거워져 저염도를 요구하는 현대인의 입맛에도 맞다. 천수만이 방조제에 가로막히면서 물고기들이 알을 낳기 위해 몰려들던 ‘천혜의 만(灣)’이 이제는 새들이 몰려드는 ‘천혜의 들판’으로 변해 상전벽해를 실감하게 한다.예전에 조기떼가 몰려들어 우는 소리에 잠못이루던 천수만에 이제는 철새들이 몰려와 임무교대를 하였다.바닷물고기는 사라지고 하늘새가 공간을 대신 차지한 셈.천수만 민중의 삶도 급변해 대를 이어 고기잡이를 하던 어민들이 횟집을 차리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어로수입보다 관광수입이 훨씬 벌이가 좋다.어리굴젓만으로는 생계 유지도 어려워 근동 몇 집이 어울려 이를 상품화,내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간월도에서 건너보이는 창리 포구에는 지금도 ‘조기의 신’ 임경업 장군을 모신 영신당이 있어 해마다 정초면 북소리 드높이며 배치기 소리에 맞춰 영신제를 올린다.간월도 건너편의 안면도 황도에도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황도붕기풍어놀이’가 전승되고 있으니,간척으로 고기는 줄었어도 오래 지속돼 온 천수만의 민속문화만은 잔존해 그 옛날의 영화를 웅변해 준다. ●생산 주체인 여성 주도의 삶 간월도는 수산의례가 남아 있는 곳이어서 관심이 배가된다.정월 대보름에 아낙들이 펼치는 ‘굴부르기 놀이’가 그것.이 의례는 생산 주체인 여성 주도의 문화유형이다.굴 채취는 물론이고 억척스럽게 머리에 이고 홍성 광천장까지 판로 개척에 나섰던 여성들의 힘이 굴부르기란 축제로 압축되어 유형화한 것이다.굴을 부르는 주술적 의례의 주도권을 여성들이 쥐고 있다는 사실은 이 섬의 경제 행위에서도 여성의 역할과 권한이 막강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그래서 “간월도의 남자들은 여자들 덕에 놀고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 어리굴젓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북쪽의 대산읍 웅도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까닭이 있다.웅도어리굴젓 또한 다른 독특한 맛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맛의 대결’이라고나 할까. 웅도는 물때를 잘 맞춰서 가야 한다.경기도 화성의 제부도처럼 물때에 따라서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기 때문이다.웅도가 자리잡은 가로림만은 태안반도에서 그나마 오염되지 않은 곳.대호방조제,석문방조제,이원방조제 등으로 태안반도의 지도가 바뀌는 와중에도 가로림만은 겨우 명맥을 유지해 남았다.간만조차가 심해 해남의 울돌목과 더불어 조력발전이 늘상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웅도에도 ‘수산벤처인’이 있다.체험어장 등을 운영하는 김종희씨가 그 대표격이다.바닷물에 배추를 절이는 ‘해수김치’도 개발해 내고 웅도 어리굴젓의 명맥도 이어간다.간월도 어리굴젓이 ‘김장김치’라면,웅도 것은 ‘겉절이김치’쯤 될까.잘게 자른 쪽파와 생밤,고춧가루 등을 넣어서 즉석에서 먹거나 숙성시켜 먹는다.같은 서산 관내에서도 어리굴젓 제조법이 전혀 다른 것은 해양문화의 지역적 다양성이 매우 중층적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생굴을 바로 담근 것이라 맛이 신선하다.필자 같은 도시민은 대개 갓 담은 젓갈을,현지인들은 조금 발효된 젓갈을 선호한다.사람의 입맛 기준치도 문화적 다양성만큼이나 중층적이다. 간월도와 웅도의 젓갈 맛이 다름은 단지 제조법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광해군 11년(1619)에 서산지방의 풍물을 기록한 한여현의 호산록(湖山錄)을 보면,‘화변과 마산(지금의 간월도 근역)에는 석화가 가을과 겨울철에 여물고 2∼3월에 사라진다.대산과 지곡(지금의 웅도 근역)에는 3∼4월에 여물고 5월에 사라지니 가히 남북 갯벌이 같지 않다.’고 하였다.간월도와 웅도의 갯벌이 다르고 같은 굴이라도 생태적 환경조건에 따라 예전부터 변별성이 있었음을 이르는 말이다.그러한즉 앞으로는 두루뭉술하게 ‘서산 어리굴젓’으로만 부르지 말고 ‘간월도 어리굴젓’이라거나 ‘웅도 어리굴젓’으로 불러 양자의 개미(個味)와 특성을 인정해 줄 일이다. 사실 웅도의 명물은 어리굴젓만이 아니다.호산록에 “홑옷 입은 가난한 어민들이 얼음을 깨고 굴을 따며 눈을 쓸고 낙지를 잡는데,맨발로 언 갯벌에 들어가 천번 만번 죽을 고생하여 관청에 헌납하면 관리들은 인정도 없이 해산물을 더 배정한다.”고 했듯 예로부터 낙지 잡이가 성행했다.지금도 인근 중왕리와 더불어 낙지가 엄청 잡히는 곳으로 꼽힌다. 남도의 세발낙지와 달리 색깔이 붉고 선명하다.초여름부터 11월 무렵까지 잡히는데,맨손어업,혹은 주낙으로 잡는다.맨손으로는 한 사람이 한번에 40∼50마리는 거뜬하고,주낙이라면 한 물때에 200∼300마리까지 잡아 올린다.마리당 4000원쯤 받으니 하루 벌이가 10만∼20만원에서 운 좋은 날은 70만∼80만원까지 치솟을 때도 있다.그래선지 웅도는 인근의 알아주는 부촌이다. 보리가 익어갈 무렵이면 어린 낙지가 스물스물 펄 밖으로 기어나온다.이때 잡은 낙지를 넣고 ‘밀국낙지’를 끓여냈다.아예 박속에 낙지를 넣어서 끓인 ‘박속낙지’도 있다.추억의 어촌음식인데 이제는 서울 등 대처의 대중음식점 메뉴로까지 변신했다.웅도 사람들은 고집스럽게 소달구지 전통도 이어오고 있다.‘물펄’이라 경운기 바퀴가 빠지는 것도 이유겠지만 전래의 소달구지를 이용해 저물 무렵 바닷가에서 돌아오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일명 ‘달구지마을’이란 웅도의 닉네임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보리 익을 무렵 ‘밀국낙지’ ‘박속낙지’ 별미 그러나 낙지가 지천인 천혜의 가로림만도 이상 징후를 보인 지 오래다.인근의 대규모 간척으로 만에 유입된 조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탓에 펄이 사라지고 있다.펄이 사라지자 자갈밭이 드러나고,해변의 산이 파이고,경관 자체도 변했다.지천에 널렸던 갯지렁이도 거지반 사라지고 없다.갯지렁이가 사라졌다는 것은 가로림만의 생태환경에 적신호가 울렸다는 뜻이다.‘부풀’이나 ‘오리밥’으로 불리는 작은 조개류는 낙지의 먹을거리여서 일명 ‘낙지밥’으로도 불렸으나 15년쯤 전부터 이 조개가 사라지면서 낙지가 줄어 이제는 어과도 예전 같지 않다.미역,우뭇가사리,청각,톳 따위도 지천이었으나 지금은 흔적이 없다. 돌아오는 길에 황금산을 오른다.태안반도를 굽이쳐 돌아가며 경기만으로 치고 올라가는 해류가 흐르는 황금곶(串).서산 남쪽의 천수만 창리에 영신당이 있다면,웅도 북쪽 방향 끄트머리인 독곶에는 임경업 장군의 신당을 모신 황금산이 있다.남쪽 천수만에 간월도가 있다면 북쪽 가로림만에 웅도가 있는 격이다.일망무제로 태안반도에 북쪽 바다가 펼쳐지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임해공단의 굴뚝과 대산항이 먼저 눈에 든다.미려한 사구가 펼쳐진 독곶은 공단의 그늘에 가려지고 말았다.밥상머리에서 비벼 먹는 어리굴젓의 입맛 내림만 의연할 뿐,바다삶의 조건이 이처럼 곳곳에서 급변하고 있으니,이런 기록이나마 남겨두지 않으면 후세가 그 단절의 역사를 어찌 알 것인가.
  • [웰빙 A to Z] 강추! 주말아침오독오독 날치알밥

    [웰빙 A to Z] 강추! 주말아침오독오독 날치알밥

    오독오독 씹히는 재미에 한번 맛들이면 자주 찾게 되는 날치알.달걀이 그러하듯 어린 날치를 부화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을 갖추고 있다.특히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단 고혈압,심근결색증,협심증,뇌졸중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명란 등 다른 생선알과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이번 주말 아침엔 아이들과 ‘야채알밥’을 만들어 날치알 터트려볼까. 재료 날치알 (@)컵,레몬즙 1큰술,오이 1개,당근 (@)개,밥 2공기 양념 참기름 2큰술,물 2큰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날치알은 해동 후 물에 씻어서 레몬즙을 뿌리고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2)오이는 껍질을 벗겨 곱게 다진다.(3)당근도 껍질을 벗겨 곱게 다진다.(4)팬에 밥,야채,날치알의 절반 분량,양념을 넣고 볶는다.(5)밥이 거의 다 볶아졌을 때 나머지 재료를 섞은 다음 불을 끈다.이렇게 만들면 익은 알과 씹히는 알이 적당히 섞여 맛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20)비금도에서 생각하는 ‘야생의 사고’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20)비금도에서 생각하는 ‘야생의 사고’

    목포항 선창에서는 지금도 ‘비밀번호’같은 ‘구호’가 통한다.바로 ‘하의 장산 비금 도초’가 그것.목포 인근의 주요 섬 4곳을 지칭하는 이 비밀번호만 알면 선창 좌판에서 세발낙지를 사먹어도 바가지 쓸 일이 거의 없다.바로 그 비금도다.해수욕객이 떠난 모래사장은 쓸쓸했다.거기에 겹쳐 고기가 떠난버린 어장에서 어민의 마음은 더없이 적막하다.요즘 전남 신안군 비금도 풍경이 그렇다.비금도의 명물인 ‘강달이’도 여름이 끝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해넘이와 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도 일찍 막을 내렸다.비금도 송치포구에는 아직도 강달이를 부려놓는 배를 심심찮게 만난다.‘강달이’는 이름이 낯설지 실상은 자주 대하는 생선이다.조기 비슷하게 생겼으되 작은 놈은 필시 강달이 아니면 ‘황새기(황석어)’다.값이 싸 조기의 대체어로 많이 쓰이는데,흔히 조기새끼로 알지만 조기와는 계통이 다르다.저렴한 백반집에서 조기랍시고 식탁에 올리는 작은 놈들,대개 강달이류다. 강달이는 강달어,혹은 깡치라 부른다.10㎝ 안팎으로 크기가 작다.황새기와 비슷한데 황새기 쪽이 훨씬 가분수다.황강달이와 눈강달이로 나뉘며,대부분 젓갈용이나 구이용 반찬감이다.황강달이는 몸과 머리가 모두 옆으로 납작하며,몸체가 황금색을 띠고,몸에는 특별한 반문이 없으나,발광기인 황금색의 과립상 선이 50∼57개 정도 박혀 있다.주로 서해 연안의 큰 하천 하구 부근 기수대에서 5∼6월에 산란한다.눈강달이는 황강달이와 거의 비슷하나 배의 과립상 선의 수가 적어 쉽게 구분된다. ●파시까지 열리게 했던 ‘강달이’ 비금도 출신으로 지금도 이곳에 살면서 목포로 출퇴근하는 김강민 신안문화원장은 “보잘 것 없어 뵈두 비금 바닷가에 이눔 때문에 파시꺼정 열렸지라우.지금은 파시 흔적을 찾을 길이 없지만….저 집들 거개가 파시 서던 모래언덕에 세운 것이오.” 한다.비금도 북쪽의 원평해수욕장에 가면 허름한 여관과 노래방 등이 들어서 외지 해수욕객을 맞이할 뿐 어업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그런 이곳이 한때는 ‘너무나 잘 나가던’ 포구였다.일제시대에는 50여개의 막(술집)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앞바다의 우세도가 방파제 구실을 해줘 배들의 피난처로도 적합했으니,날이 궂어 출어가 어려운 날이 되레 술집 아가씨들에게는 ‘바쁜 날’이었다.아가씨들의 권주가에 얹혀 흥청거리며 돈다발이 물 흐르듯 오가 시쳇말로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그 곳. 한 해,큰 폭풍으로 원평에 정박한 목선들이 모조리 ‘깨지면서’ 원평파시도 잊혀져 갔다.특히 강달이어장이 비금도와 자은도 사이의 칠발도로 옮겨가면서 파시 역시 비금도 송치로 옮겨 앉고 말았다.흑산도에서 목포를 오가는 뱃길이 반드시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를 지나는데,이 교통의 요충인 정(正)중앙에 송치파시가 형성된 것.일제시대부터 허름한 가건물이 여름 한철 들어서곤 하다가 1950년대부터는 아예 골조를 갖춘 건물이 들어서 포구로 탈바꿈했다.한창 때는 수백,수천의 배들이 늘어서 바다를 그득 메웠다니,적막한 바닷가에서 그 장관을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뱃동서’들은 이 파시촌에 배를 들이밀고 식료품과 땔감을 구하고,젊음의 욕정도 발산하였다.사실 파시의 흥망은 우리 어업의 몰락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수천 척의 배들이 몰려들 만한 연근해어장 자체가 사라졌고,굳이 한 군데에서 잡는 것보다 GPS로 쫓아가면서 잡는 ‘싹쓸이어업’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마크 쿨란스키가 ‘세계를 바꾼 어느 물고기의 역사’에서 대구의 멸족사를 그렸듯 단순한 생선 한 마리가 인류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유추하는 발상은 흥미로운 일이다.강달이.비록 유명세 없는 생선이지만 남도문화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 생선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기 역사’를 남기지 못한 채 잊혀지고 있는 중이다.‘쓰여지지 아니한 민중의 생활사’란 측면에서,무지렁이 어민들과 그들이 붙잡고 씨름했던 물고기들,그리고 술집 작부로 이섬 저섬을 떠돌면서 삶을 영위했던 여인들에 관해서도 우리는 역사라는 ‘기억의 방편’을 자리내 줘야 옳다.별반 기록도 없이 사라진 무수한 섬의 역사처럼 비금도의 역사도 이렇게 인멸되고 있지 않은가. 비금도는 흡사 강화도를 판에 박은 듯한 섬이다.강화도처럼 100여년 전의 비금도도 현재 논의 60∼70%가 바다였다.지난 1세기 동안 농업인구가 급증하였으나 한 세기 전에는 어업인구가 다수였다.바닷가 사람들의 직업 역시 1세기 동안 극적 변화를 거듭해온 셈.섬의 엄청난 논들을 보면 ‘왜 인근의 암태도나 소안도 같은 섬에서 소작쟁의가 벌어졌던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섬이랄 수 없을 정도로 기름진 논들이다. ●비금도서 소금 모르면 간첩 논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비금도에서 소금을 모르면 ‘간첩’이다.남도 소금의 원류가 이 섬에서 출발한다.비금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의 고장은 수림마을.써래로 갯벌을 갈아 만든 간수를 가마솥에 붓고 장작불로 졸이는 화염(火鹽)의 원류가 바로 이곳에서 명맥을 이었다.그 후 이 섬에 천일염이란 ‘신기술’이 들어온 것이 어언 50년 전이다. “해방 이후에 평안도에 나가 살던 박성만씨가 돌아오면서 염전 기술을 배워왔지라우.” 중요한 증언이다.손봉기(73)씨는 어떻게 평안도에서 염전 기술이 전파되고 확대 발전해 나갔는가를 설명했다.근대 생산기술의 발전에서 문화적 이동과 ’신지식인‘의 기술 습득 경로가 확인되는 순간.당시만 해도 보리쌀보다 소금이 비쌌기 때문에 염전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모조리 소금밭을 일구었다. ●섬문화 잘 보여주는 돌담 ‘우실’ 짧은 시간에 비금도 소금은 전남은 물론이고 멀리 충청도와 경기도까지 유명세를 날렸다.그러나 성장속도가 빨랐던 만큼 몰락의 속도도 빨랐다.중국산 소금의 엄청난 물량 공세 속에서 비금 소금의 유명세도 밀리고 있다.재미있는 것은 남도 소금의 본향인 비금도를 제치고 하의도에 염전 전시관이 들어섰다는 점.‘소금의 원조’를 가리는데도 정치 권력이 우선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산을 굽이굽이 돌아 해넘이해수욕장을 넘어가노라니 우실이 나타난다.우실도 섬문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 중의 하나.‘바람막이 돌담’인데 워낙 중요하여 아예 신앙화되었다.겨울철에는 서북풍이 모질게 북쪽 바다에서 몰아닥친다.해양성 기후로 평균 기온은 높으나 체감기온이 만만치 않다.특히나 골을 타고 내리 꽂히는 해풍은 감당할 길이 없다.그 골바람을 막기 위해 산 정상 부근의 골짜기에 석성처럼 우실을 쌓았다.흡사 만리장성같다.요즘엔 관광객들을 위해 무너진 우실을 보수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문풍지 대신에 유리창을 내고 기름보일러를 가동하는 ‘근대화’된 섬문화에서 우실의 전통적 역할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 강달어의 상업성이 떨어지면서 파시도 일찍이 사라졌고,수입 소금에 밀린 소금밭은 양식장으로 변모를 거듭하며,우실까지 이 섬의 관광자원으로 바뀌고 있다.그러나 ‘강달이 파시’,‘남도 소금 1번지’,‘바람막이 우실’ 등은 모두 내연의 관계다.어류의 생태,염전이 용이한 갯벌과 조간대,기후에 대한 인간의 대응책 등 인간과 자연의 투쟁과 조화가 이뤄낸 ‘야생의 문화’란 공통점을 가져서다.자연주의적 어법이 이용되던 시절에나 가능했을 파시의 낭만성 파괴,소금이라면 모두 똑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 세인의 무지,‘바람길’을 감지하고 글자 그대로 풍수의 최적 조건을 마련하려 했던 지혜의 소멸 등은 야생의 사고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프랑스의 석학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것처럼 ‘야생의 사고’가 한반도에서 거듭 강조되어야 할 이유는 아직도 충분하다. 파시가 사라지면서 덩달아 노동의 축제성과 공동체성이 소멸되고 개별적,고립적으로 작은 배를 이끌고 험한 물질에 나서는 ‘고난의 행군’으로 뒤바뀌었다.세상 일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고기잡이의 질적 수준은 반대로 비인간적이다.강달이를 잡기 위해 늙은 부부가 발동선에 몸을 싣는 모습을 보노라니 근 10여년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한 부부 노동의 질적 수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야생 그대로 보존해야 하건만… 오늘의 이야기는 비금도가 중심이지만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한 몸이 된 도초도를 빼놓고 갈 수는 없다.다리준공기념 비문에 적기를,‘여울목에 풍랑이 일때면/시집온 아낙네들/급한 소식 못 전해 애태우며/하나로 이어지기를/바랐을 나루터’라고 되어 있으니,양쪽 섬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된 셈이다.앞으로는 ‘도비도(도초도와 비금도)’라고 해야 할까,‘비도도(비금도와 도초도)’라고 해야 할까.내왕이 잦아지면서 두 섬 사이에 전혀 새로운 통합문화가 탄생될 것이 분명하다. 비금도에서 도초도로 넘어가 시목해수욕장의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풍광도 찾아볼 일이다.시목에서도 애써 ‘야생의 사고’를 배운다.본디 사구였던 곳에 불필요한 식목으로 잡목이 우거졌으니 사구도,숲도 아닌 어정쩡한 해변이 되었다.나무심기는 권장할 만한 미덕이지만,계획성 없이 심는다면 그 역시 반생태적 인위 아니겠는가.수종을 가리지 않고 모래언덕에 심어서 바다조망권이 사라지면서 답답한 바다가 되고 말았다.필요 이상으로 일본산 ‘스기나무’(杉木)를 많이 심어 답답한 풍경을 연출하는 제주도의 그릇된 식생방식과 어찌 이리도 닮았을까.사구는 사구답게,야생의 상태로 보존해야할 일 아닌가.결론은 하나.“오직 자연 그대로!”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모여

    입안의 혀만큼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에 포함시키려는 ‘둥베이궁청(東北工程)’으로 공분을 사고 있지만 그래도 ‘세계의 공장’ 중국 열풍은 끊이지 않는다.중국어학원은 새벽부터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중국에 관한 새 책은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온다. 음식 동네에서도 중국은 아주 친숙하다.가장 서민적인 중국 음식인 자장면의 발상지가 ‘인천이다,중국이다.’는 논란이 있을 정도다.식재료가 1만 3000여가지라는 중국 음식은 그 다양성에서 놀랄 만하다.중식당 동강의 최성수 사장은 “요리사가 3대에 걸쳐도 다 못먹을 만큼 풍부하다.”고 말했다.‘땅에서 자동차,하늘에는 비행기’를 빼곤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자장면·짬뽕 없는 중식당 중국 음식하면 자장면·짬뽕·탕수육이 떠오르지만 맛의 1번지 강남에서는 중국 음식의 변화가 거세다.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의 중식당은 다소 퓨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외식업체 ‘롸이즈온’의 박준석 상무는 “요즘 생기는 중식당에는 자장면이나 짬뽕이 없고,안방까지 배달하는 ‘철가방’도 없다.”며 “적당히 한끼를 때우는 ‘동네 짱께집’이 아니라 제대로 먹는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모던 차이니스 레스토랑 분위기를 몰고 온 곳은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닝’.이런 트렌드에 미국 브랜드의 ‘미스터차우’가 가세했고,중국 진시황제의 별실 재현을 컵셉트로 잡은 ‘봉주루’,명나라를 기본 코드로 삼은 ‘공을기객잔’ 등이 합류했다.중식당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들 중식당은 공통적으로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오픈 테이블로서 옆 손님이 뭘 먹는지도 알 수 있다.술은 고량주도 있지만 와인이 주류다.메뉴가 코스화돼 있는가 하면 주문 방식도 좀 다르다.직원들이 “어떤 요리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거나,손님들이 “닭고기와 해산물이 먹고 싶다,동행해 온 손님이 야채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된다.메뉴 없이 주문하는 방식은 외국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사실,메뉴를 봐도 음식을 알기가 쉽지 않다.실례로 ‘미스터차우’에서 많이 나가는 ‘상하이 리틀 드래곤’.장난감이나 어린이 야구단 이름처럼 보이지만 해산물과 야채가 많이 들어가 아기자기한 만두처럼 생긴 딤섬이다.‘그린 프론’은 겉모습이 브로콜리 볶음처럼 보이지만 시금치 물을 들인 새우 요리다.‘미스터차우’의 정연태 마케팅 팀장은 “이런 방식을 처음 접한 고객들이 의아해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더 만족해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 두명이면 중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일품 요리의 양이 버겁기 때문.이닝은 국내 최초로 두명이 와도 다양하게 일품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물론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내놓는다.‘미스터차우’ 역시 10가지 코스를 내놓지만 각각의 양은 조금씩 나온다.이런 까닭에 요즘 중식당에는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여성 두 명이 식사하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반면 연희동쪽의 중식당은 화교들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연희·연남동쪽 중식당은 작고 허름하지만 수 십년간 대를 이어와 맛이 깊고,전통 중국 음식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중국 요리가 일반 가정으로도 많이 들어왔다.”며 “초대상에 중국 요리 몇 가지를 내면 손님들이 아주 흡족해 한다.”고 말했다. ■ 중국요리 재료 여기서 사세요 중국요리 재료는 서울시청앞 플라자호텔에서 남대문 시장쪽으로 가는 쪽 북창동에서 웬만한 것을 다 살 수 있다.양념과 향료·통조림·면·건채·건해산물 등 식재료는 물론 접시와 조리기구까지 다룬다.백화점보다도 30%가량은 싸다.이곳에서 가장 오래되고 다양한 품목을 갖춘 곳이 골목 어귀에 자리잡은 신영상회(753-0449).40년 가까이 화교가 대대로 운영해 온 이곳에는 네댓평 남짓한 공간에 온갖 재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바로 인근 신창상회(752-2212)도 유명하고 이웃해서 비슷한 재료상이 몇 곳 성업중이다. ■ 유경씨와 중국 요리조리 ●푸드스타일리스트 유경씨는 이화여대를 마치고 ‘푸드앤컬쳐’에서 요리와 푸드스타일링을 공부했다.제일제당 쿡조이 등에서 푸드스타일링을 한 그는 푸드채널 ‘니하오 차이나’에서 센스를 더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출연중.그는 중국요리 맛내는 비법으로 ▲기름에 데칠 때는 중불에서 센불로 ▲마늘·파 등은 먼저 볶아 향을 내고 ▲맛술은 프라이팬 가장자리로 흘려 보내고 ▲물녹말은 끓는 국물에 넣고 ▲소스는 먹기 직전 끼얹는다고 귀띔했다. ●마늘&마늘쫑 볶음밥 재료 마늘 2톨,마늘쫑 1대,식용유 적당량,밥 1공기,계란 1개,치킨파우더 1큰술. 만드는 법 (1)마늘을 편으로 썰어 준비하고,마늘쫑은 짧게 송송 썬다.마늘과 마늘쫑을 함께 기름에 튀겨 놓는다.(2)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풀어서 먼저 볶다가 밥과 튀긴 마늘과 마늘쫑을 넣는다.(3)치킨파우더로 간을 하고 밥이 풀어지고 고들고들해질 때까지 볶는다.(4)(3)에 (2)를 얹어서 볶아낸다. ●과일 춘권 재료 춘권피 5장,키위·바나나 1개씩,사과 (½)개,배 (¼)개,마요네즈 3큰술,플레인 요구르트 2큰술,계란 흰자 1개,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과일은 0.5㎝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2)마요네즈와 플레인 요구르트·소금·후추를 섞은 다음 (1)의 과일을 섞는다.(3)춘권피를 펴고 (2)를 싼 뒤 가장자리를 계란 흰자로 붙인다.(4)170℃ 기름에서 살짝 튀긴다. ●닭고기 레몬소스 튀김 재료 닭가슴살 300g,청주·식용유 1큰술씩,달걀 노른자 2개,녹말가루 5큰술,소스(레몬즙·설탕 4큰술씩,물(⅓)컵,기름 1큰술,물녹말·소금 적당량) 만드는 법 (1)닭고기를 손마디만하게 썰어 그릇에 담고 소금·술을 부어 두고 밑간을 한다.(2)밑간을 한 닭고기에 달걀 노른자를 묻혀 주무른다.(3)(2)에 마른 녹말가루를 묻혀 톡톡 털어낸다.(4)녹말가루를 묻힌 닭고기를 170℃ 기름에 하나씩 넣어 튀긴다.(5)소스팬에 식용유 한 큰술 두르고 레몬즙으로 맛을 낸 소스를 넣어 끓인다.(6)(5)를 (4)의 튀긴 닭을 부어 버무린다.(7)레몬을 슬라이스해서 차갑게 넣어 두었다가 (6)에 곁들여 낸다. ●해물누룽지탕 재료 찹쌀누룽지 4개,건해삼 1마리,새우 100g,갑오징어 (½)마리,표고버섯 3개,아스파라거스 4대,마늘4쪽,대파 (½)대,튀김기름 적당량,간장·청주 1큰술씩,소금 1작은술,육수 6컵,물녹말 2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갑오징어는 손질해 반으로 갈라 길이로 촘촘히 칼집을 낸 다음 2㎝ 간격으로 저민다.새우는 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살짝 씻어 건지고,해삼도 길게 반 갈라 3㎝ 길이로 납작하게 썬다.(2)표고버섯은 불려 밑동을 잘라내고 물기를 꽉 짠 뒤 넓적하게 저민다.아스파라거스와 파는 줄기만 씻어서 4㎝ 길이로 어슷 썰고 마늘도 얇게 저민다.(3)프라이팬에 기름 2컵을 두르고 열이 오르면 (1)과 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데쳐낸다.(4)다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뜨겁게 달궈지면 마늘과 파를 볶아 향을 낸 다음 간장과 술을 넣어 맛을 낸다.그런 다음 (3)을 넣어 볶는다.(5)(4)에 육수를 붓고 끓인다.한소끔 끓으면 물녹말을 2큰술 넣어 걸쭉하게 되면 참기름을 넣어 섞는다.(6)누룽지를 170℃에서 튀겨 그릇에 담고 (5)의 해물탕을 부어내면 완성된다.
  • “갈채없어도 꿈은…” 장애인올림픽의 전사들

    “갈채없어도 꿈은…” 장애인올림픽의 전사들

    “아테네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발상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갈채와 환호는 벌써 조금씩 식어가고 있지만,“아직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하여 오는 11일 장도에 오르는 82명의 태극전사는 오늘도 땀과 눈물로 운동복을 적시고 있다.145개국 4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장애인올림픽은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 동안 열린다. ●‘포레스트 검프’의 질주 “올림픽이 모두 끝난 것처럼 얘기하니 솔직히 섭섭합니다.”늦더위에 뙤약볕이 내리쬐던 5일 오후 경기 성남 제2운동장 트랙.400m,800m,1500m에 출전하는 최용진(37)씨의 운동복은 소금기로 허옇게 변해 있었다.육상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트랙부문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뇌성마비인 최씨는 트랙 바닥에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써가는 필담(筆談)으로 인터뷰에 응했다.8살 때 뇌염으로 오른쪽 근육이 마비되고 언어장애를 앓으면서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트랙을 밟은것은 25세 때인 지난 1992년. 고 손기정 옹의 일대기를 그린 TV특집물을 보고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기 때문. 그는 신문배달을 시작하는 오전 4시부터 공사장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오후 8시까지 어떤 교통수단도 이용하지 않는다.대신 하루도 쉬지 않고 30㎞씩을 뛰고 있다.주위에선 그를 장애인의 인간승리를 다룬 미국 영화를 본따 ‘포레스트 검프’라고 부른다. 박용천 코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무리한 운동은 금하고 있지만 해질녘엔 혼자 몰래 나와 트랙을 돌 정도로 집념이 강하고 성실하다.”고 혀를 내둘렀다.최씨는 “병으로 누운 어머니에게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것이 소원”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동갑내기 부부의 편견 들어올리기 “여섯살 난 찬영이에게 자랑스러운 부모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메달이요?최선을 다한 다음의 문제죠.” 서울 태릉국제사격장 뒤편 40평 남짓한 조립식 가건물에서는 9명의 역도 선수단이 굵은 땀을 쏟으며 바벨과 씨름하고 있었다.소아마비를 앓는 조수남(36)·신경해(36)씨 부부도 한데 뒤섞여 연신 비지땀을 흘렸다.조씨 부부는 각각 남녀 40㎏급에 출전한다.두 사람 모두 세계 10위권의 기록을 갖고 있다.조씨는 130㎏,신씨는 70㎏을 거뜬히 들어 올린다. 조씨는 “출산 후 병치레가 잦은 아내에게 역도를 추천했는데 국가대표까지 될 줄 몰랐다.”면서 “세계 순위도 저보다 앞선다.”고 활짝 웃었다.올림픽을 앞두고 합숙훈련을 하느라 부부는 택시 운전과 자동차 정비공장 경리일을 잠시 쉬고 있다.다행히 회사측에서도 “힘껏 해보라.”며 양해를 해줬다.중학교 2학년 때 한 장애인 캠프에서 만난 두 사람은 18년 남짓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오랜 친구이며,부부이지만,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새록새록 할말도 많다.“그래서 바벨을 놓지 못하는가 보다.”며 두 사람은 얼굴을 붉혔다.“세상을 향해 편견을 번쩍 들어 올리겠다.”고 두손을 맞잡았다. ●최연소 선수의 백핸드 스매싱 벌써 4000개째다.휠체어에 앉은 김용건(20)씨는 반사적으로 탁구공을 받아넘기고 있다.약점인 ‘포핸드 드라이브’를 가다듬는 것이 아테네로 떠나기 전 김씨에게 떨어진 과제다.간혹 숨이 가쁜 표정이지만,눈길은 계속 녹색 테이블을 응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보훈병원 재활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씨는 우리 선수단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중학교 1학년 때 급성척수염으로 대수술을 받았지만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김씨는 “사춘기 때는 쉽게 상처받고 고민도 많았지만 이젠 적응이 됐다.”면서 “생각해 보면 그리 불편한 것도 없다.”고 선한 미소를 지었다.탁구를 시작한 것은 17세 때.재활운동을 위해 라켓을 쥐었지만,나날이 실력이 늘어가자 국가대표 코치의 눈에 들었다.체계적인 훈련이 이어졌고,국내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김씨는 수비 중심인 장애인선수의 스타일과는 달리 공격적인 탁구를 구사한다. 동료와 코치들은 “날카로운 백핸드스매싱은 일반 선수도 받기 힘들 정도”라면서 “팔이 길고 기본기가 튼튼한 유럽선수만 조심하면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그는 “졸업하면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는 것이 목표이지만,우선 당장은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건강칼럼] ‘눈엣가시’ 블랙헤드

    보기 싫은 사람을 눈엣가시라고 하는데,거울을 들여다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확,뽑아버리고 싶은 눈엣가시가 얼굴에도 잔뜩 박혀있다.특히 거뭇거뭇 콧등에 박힌 ‘블랙헤드’는 잘 닦인 길 위의 돌멩이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신경이 쓰여 손톱으로 짜봐야 붉어지거나 모공자국만 남길 뿐이다. 블랙헤드는 피지와 각질 세포가 덩어리로 굳은 것이다.이 덩어리가 공기와 접촉해 산화하면서 검게 변하는 것으로,여드름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모낭에 자리를 잡아 짜내도 숭숭 구멍이 남아 보기 흉할 뿐더러 뚫린 모낭에는 더 쉽게 피지가 쌓여 증세를 심하게 한다. 블랙헤드.얼굴에 박힌 눈엣가시지만 제거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우선,미지근한 물로 세안을 시작해 모공을 연 뒤 꼼꼼히 씻어 피지를 녹여낸다.그런 다음 찬물로 마무리하면 피부를 긴장시켜 효과를 볼 수 있다.가정에서는 매주 2회 정도 스크럽제를 사용해도 좋다.스크럽제는 묵은 각질을 제거하고 막힌 모공을 열어 피지가 모공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예민한 피부라면 횟수를 주 1회 정도로 줄이면 된다.많이 사용하는 코팩은 기대만큼 효과가 없다. 그러나 무슨 방법을 써도 블랙헤드를 말끔하게 치료하기는 어렵다.문제는 과다한 피지 분비와 확장된 모공인데,이런 경우라면 피부과를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속시원한 해결책이 된다.약물을 이용해 모공을 막고 있는 각질과 피지를 제거한 뒤 여드름 치료법을 사용하는 스킨 스케일링이나 클리어 터치는 블랙헤드의 원인인 피지를 조절해 치료 효과가 빼어나다.마이크로 주파수로 피지선을 퇴화시켜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키는 일렉트릭 필링법은 늘어진 모공수축에 효과가 좋다.그러나 민간요법인 소금세척이나 소금마사지는 오히려 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얼굴의 게릴라같은 블랙헤드이지만 사소한 만큼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달라진 피부를 가질 수 있다.
  • [인사]

    ■ 국무조정실 ◇국장급 승진△정책관리심의관 南世鉉◇국장급 전보△총괄심의관 任宗淳△일반행정〃 盧柄寅△노동여성〃 孫政雄△교육문화〃 金熙喆△환경〃 全慶玉△정책상황〃 崔炳錄△복권위원회 사무처장 許新旭△규제개혁기획단 기획총괄팀장 李秉珍△인적자원개발·연구개발기획단 총괄〃 金孝明 ■ 노동부 ◇부이사관 승진 △고용보험과장 趙京元△비정규직대책〃 張華益△평등정책〃 李完永△여성고용〃 鄭在洪△산업보건환경〃 金種孝 ◇과장급 전보△양산지방노동사무소장 郭奎淳△안양〃 朴鍾寬 ■ 철도청 ◇부이사관 승진 △건축과장 郭魯相△품질환경〃 全榮錫△디젤차량〃 金鍾遠△전철전력〃 金泰洙△정보통신〃 申禹鉉 ◇부이사관 전보△서울지역관리역장(직대) 朴宣奎△광역철도사업본부장(〃) 朴春宣△영주지역본부장 辛承浩△순천〃 全炯圭 ■ 수출입은행 (해외사무소장)△동경사무소 盧性寬(팀장·부지점장)△선박금융부 선박금융1팀 崔成煥△선박금융부 선박금융2팀 金成澤△해외투자금융부 자원개발금융팀 成基悅△중소기업금융본부 중소금융2팀 宋寅大△중소기업금융본부 중소금융3팀 康盛徹△기획부 기획혁신팀 任成赫△자금부 오퍼레이션팀 鄭殷模△여신총괄부 여신기획팀 南基燮△리스크관리부 회계팀 李景煥△감사실 崔鎔權△강남지점 黃甲鉉 ■ 파워콤 △네트웍운영담당 盧炳俊△중앙네트웍센터장 姜榮一△강남지점장 高萬錫
  • 산 산 산-수도권 가을산 3선

    산 산 산-수도권 가을산 3선

    “산이 있어 오른다.” 언제든 산이 좋지 않으랴.그래도 등산은 가을이 제맛이다.모자 하나 눌러쓰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에 오르자. 길잡이는 북한산 83개 코스를 손금 읽듯 훤하게 알고 있는 ‘산박사’홍순섭(63)씨.47년간 산을 올랐다는 그는 지난 4월,자신의 발로 밟고,눈으로 확인한 생생한 산악정보만을 세세하게 담은 등산안내서 ‘실전 명산 순례 700코스’를 출간했다.“아마추어 산악인이라 더 피부에 와닿는 정보를 제공할 자신있다.”는 그를 따라 산에 오르자.첫번째는 ‘산박사’가 이 가을에 추천하는 수도권 가을산 3선,자 떠나자. ●홍천 가리산 해발 1051m의 고산으로 춘천시와 홍천군의 경계지역에 위치하며 산 정상에 서면 탁 트인 시야와 발 아래로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이 등산객들의 발을 묶는 곳이다.가히 강원 내륙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아름답다. 이 산은 우거진 숲과 노송들이 등산객들을 맞아주고 정상을 오르게 되면 북봉 남쪽에는 홍천강으로 발원하는 사시사철 끓이지 않는 석청수 작은 샘물이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양호 쪽으로 하산길을 택하면 배를 타고 피로를 풀 수 있는 등 코스마다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하지만 춘천 쪽에서는 배로 접근을 해야 한다.그래서 이번에는 홍천 쪽의 원점회귀산행(출발한 지점으로 돌아 내려오는 산행)을 추천한다.가리산 입장료는 대인 2000원,소인 1000원.주차료 3000원. ●가는 길 가리산은 춘천과 홍천 쪽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하지만 춘천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가려면 아침 8시30분까지 소양댐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다음 배편은 오후 3시에 있으므로 일찍 서둘러야 한다.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물노리로 가면 된다.033-242-4832,승선료는 3500원. ●산행코스 홍천 가리산휴양림(033-435-6034)에서 시작해 가삽고개를 거쳐 북봉과 정상을 거쳐 돌아내려온다.올라가는 길이 7.5㎞,3시간 정도.내려오는 길은 6.5㎞ 2시간10분 정도 소요된다. ●산행 팁 가리산은 초보자들도 쉽게 올라 갈 수 있는 산인데 북봉에서 정상까지는 길이 가파르고 자일이 설치되어 있어 주의를 요한다.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북봉 가기 전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가면 된다.이길은 ‘가리산 샘터’를 들러 북봉과 정상을 우회해서 내려가는 길이다. ●경기도 운악산 운악산(해발 935m)은 경기도 포천과 가평의 경계선에 있는 산으로 산세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불려왔다.관악,치악,화악,송악과 더불어 중부지방 5대 악산중 하나로 그 명성이 자자한 바위산이다.산 깊숙이 가파른 암석이 많아 등산이 그리 만만치는 않지만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운악산 중턱에는 1000년 고찰 현등사가 있다.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3층 석탑과 봉선사종,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지진탑,부도 등의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이 산은 포천에서 가평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코스가 있으나 가평 쪽의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추천한다. ●가는 길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신청평대교를 지나 청평에서 37번 국도로 현리로 가면 된다.현리에서 362번 도로로 가다 보면 현등사 표지가 보인다.입장료는 1000원.주차료는 무료. ●산행코스 현등사를 지나 절고개,정상을 거쳐 구름다리와 미륵바위를 보며 하산하는 코스가 좋다.역순으로 산행을 해도 되나 오르막이 처음부터 시작돼 힘이 든다. 올라가는 길 4.5㎞ 2시간10분 정도,내려오는 길 4.5㎞ 2시간 정도 예상하면 된다. ●산행 팁 가장 험한 바위지대를 편하게 통과할 수 있게 구름다리를 만들어 놓았다.산행하기도 수월하고 안전하고,구름다리 아래로 펼쳐지는 산의 풍경도 그만이다. ●경기도 석룡산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사이에 있는 해발 1153m의 산이다.호젓한 숲길과 깨끗한 계곡을 가진 산으로 가족산행에 좋다. 산은 대체로 육산(흙산)이나 정상부근 능선 일대는 그렇게 현저하게 발달하지는 않은 암릉으로 되어 있다. 석룡산 입구인 조무락골계곡은 환경부 고시 청정지역으로 유명하다.물이 많고 숲이 깊다.석룡산 산행에 또 다른 재미는 조무락골의 그윽한 멋과 풍치를 감상하며 즐기는 것이다.입장료는 무료.계곡입구에 있는 여관 주차장이나 도로에 밖에 자동차를 주차할 만한 곳이 없다. ●가는 길 46번 경춘국도 춘천방향으로 가다 가평시내로 들어서 75번국도 타고 가평천을 따라가면 38교가 나온다.여기서 우회전해서 계곡을 따라 가면 된다.하지만 이 길은 좁아 차들이 교행하기 힘들다.초보자는 절대 진입금지. ●산행코스 38교에서 시작해 ‘조무락’이라는 펜션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올라가 정상을 지나 복호등 폭포를 보고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 올라가는 길은 5.6㎞ 2시간30분 정도,내려가는 길은 6.8㎞ 2시간50분 소요. ●산행 팁 정상에서 쉬밀고개까지는 약간의 바위지대로 넘어지거나 발목을 삘 수 있으므로 주의해 지나야 한다.또한 쉬밀고개에서 좌측길이 험해 사고가 나기 쉬우므로 우측으로 하산해야 한다. ■ 등산준비물 밑줄 쫙 본격적인 산행의 계절이다. 주5일제 근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산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급증하는 등산인구만큼 크고 작은 사고도 많아졌다.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얕잡아보거나 겸손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산 오르기 전에 미리 준비하자. ●가을산행에 꼭 지켜야 하는 것,세 가지 첫째,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 일찍 하산해야 한다.해가 짧아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산 속에서 해가 지면 조난을 당할 우려가 높다. 둘째, 비상식량과 랜턴은 꼭 배낭 속에.열량 높고 부피가 작은 초콜릿,육포,미숫가루 등과 야간 산행을 대비한 랜턴은 꼭 챙겨야 한다. 셋째, 방수·방풍의류는 필수.갑작스러운 비와 바람 때문에 일어나는 저체온증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갑작스러운 일기변화에 대비가 필요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움말 K-2 코리아 김대현 과장 ■ 등산전 스트레칭 가을이 좋아,산이 좋아 준비운동 없이 무턱대고 산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등산 할 때 부상을 최소화하고 산행 후 피로감을 줄이고 싶다면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하고 시작하자.어깨·등·팔·손 등과 하체부위의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1 제자리에 서서 양손을 접어 가슴 앞으로 올리고 한쪽 무릎은 접어서 들어올린다. 2 1의 자세에서 들어올린 다리를 뒤쪽에 놓고 무릎을 펴서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도록 무릎을 펴 준다. 3 앞쪽 무릎을 접은 다음 양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뒤쪽에 있는 다리를 조금 더 뒤로 밀어준다. 4 그림 3에서 상체를 숙여 양손을 바닥에 짚는다.이때 주의사항은 뒷다리의 무릎 펴는 것을 잊지 말자. 5 그림4 동작에서 앞무릎을 펴서 등과 허리 하체 부위를 스트레칭 한다.4∼5초 유지시켜 주고 반대도 동일하게 실행. ■ 도움말 임정숙 사단법인 한국생활체육지도자협회(www.ekasi.or.kr,362-0120) 회장 ● 속 채우고 올라올라 이제 웰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몇몇 독특한 생활패턴으로 추구할 수 있는 가치는 더욱 아니죠.바로 생활 전반에 스며 있는 습관입니다.그 중에서도 운동과 식생활은 웰빙의 ‘기둥’이라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운동을 하더라도 그에 앞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되레 병만 얻기 쉽습니다.음식의 경우도 어쩌다 한번 그럴싸하게 먹는 것보다는 끼니마다 정성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번 주부터 웰빙을 습관화하려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각종 레포츠 전후에 필요한 스트레칭을 동작별로 소개합니다.아울러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과 요리전문가 최신애씨가 제안하는 건강 아침식사 요리법을 알려드립니다. ■ 주말아침엔 게살 현미죽 재료 냉동게살 250g,현미 1컵,청주 1큰술,물 8컵,소금 약간,녹말물 2큰술,달걀흰자 4개분,팽이버섯 2개,참기름 1작은술,붉은 고추 약간 양념 다진마늘 1큰술,국간장 1큰술,생강즙 1큰술,참치액 1큰술,후춧가루 약간 전날준비 현미를 씻어서 물에 불린 다음 믹서에 곱게 간다. 만드는 법 (1)게살은 한번 씻어서 청주 1큰술을 뿌리고 김이 오른 찜통에서 살짝 찐다.그래야 비린 맛이 나지 않는다.(2)물 8컵에 갈아놓은 현미와 양념을 넣고 푹 끓인 다음 게살을 찢어 넣고 더 끓인다.(3)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녹말물을 넣고 끓이다가 달걀흰자를 휘저어 넣으면서 반으로 자른 팽이버섯을 넣는다.마지막에 참기름을 넣는다.(4)붉은 고추를 채썰어 올려낸다. 웰빙 시대에 하루를 시작하는 데 활력소가 되는 아침식사의 가치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막상 아침에 눈을 뜨면 뭘 먹어야 할지 막막하다.생활 속 주치의로 알려진 이승남씨와 가정요리 권위자 최신애씨가 함께 내놓은 ‘내 몸의 독소를 없애는 아침식사’(랜덤하우스 중앙)는 이러한 고민을 쉽게 해결해 준다.몸에 좋으며 요리법이 간단한 아침식사 6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이번 주말엔 뭘 먹을까

    ●롯데호텔(소공동) 펍 보비런던(02-759-7560)은 16,17일 독일 최대의 민속 축제를 기념하는 옥토버페스트를 연다.생맥주와 6종류의 독일 맥주가 1만∼1만 5000원,독일식 햄과 훈제 돼지고기 등 안주가 3만 5000∼4만원이다. ●밀레니엄 서울힐튼(02-317-3066)도 10,11일 컨벤션센터에서 독일 전통 요리와 맥주,와인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옥토버페스트를 마련한다.입장료 7만 9000원.옥토버페스트는 해마다 9월 세번째 토요일 독일 뮌헨 시장이 첫번째 맥주통을 따는 것을 시작으로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계속되는 독일 전통 축제다. ●앰배서더 독산의 가든 테라스(02-3282-6121)는 19일까지 호텔 개관 7주년 기념 행사의 하나로 중국 음식축제를 연다.축제에는 베이징 덕,좌종당계(닭다리 살볶음),4품 냉채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중국 음식 30여가지가 뷔페식으로 나온다.3만 5000원. ●르네상스서울 일식당 이로도리(02-2222-8659)는 다음달 말까지 미각과 시각을 강조하는 일본 교토지방의 음식을 선보인다.교토출신 야마구치 하로아키씨가 정찬요리 가세키코스와 청어소바가 일품인 니신소바코스를 내놓는다.5만 2000원. ●홀리데이 인 서울 한식당 이원(02-7107-266)은 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올해의 자연산 송이 메뉴를 내놓는다.자연송이 조랭이 떡국과 송이 된장찌개와 갈비구이,송이 영양솥밥,송이 소금구이와 송이 야채볶음을 마련했다.3만원부터. ●미스터피자(1577-0077)는 비씨카드와 제휴를 맺고 결제 금액의 2%를 포인트 적립한다.톱포인트가 5000점 이상이면 미스터 피자 전 매장에서 포인트로 계산할 수 있다.
  •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맛과 영양이 넝쿨째…단호박요리

    ‘난 가을을 단호박에서 느낀다.’가을의 향기에 젖는 방법은 다양하다.서늘해진 날씨,한껏 높아진 하늘,점점 울긋불긋 부끄럼 타는 숲을 보며 가을이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먹을거리에서 가을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수확의 계절인 만큼 모든 게 풍부하지만 웰빙 바람을 타고 더욱 눈에 띄는 게 있다.바로 단호박이다.겉모습은 얼핏 접근하기 어려운 풍모를 지니고 있다.하지만 맛이나 영양을 생각하면 쉽게 물러나서는 안 된다.이번 주말엔 단호박을 정복해보자. ■ 대단한 호박 맛볼까 “너 정체가 뭐야,호박 맞아?” “성은 단이요 이름은 호박,저 호박 맞아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너 밤이지?아님 고구마 친척?” 친구들과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옹기종기 앉아 있으면 꼭 이렇게 시비거는 사람들이 있답니다.아무리 호박의 얼굴을 하고 있어도 속살을 들여다보거나 맛을 보신 분들은 꼭 제 정체성을 의심하시죠.가끔 밤호박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전 엄연히 호박집안의 후손이랍니다. 하긴 제가 애호박이나 늙은호박보다는 맛있긴 하죠.밤이나 고구마 맛이 나면서도 좀더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에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재배했었는데 요즘은 국내에서 더 인기랍니다. 하지만 진짜 제가 ‘뜨는’이유는 바로 영양 덕분이죠.웰빙 열풍에 저처럼 맛좋고 영양가 높은 애들이 사랑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전 카로틴과 비타민C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미네랄도 골고루 갖고 있거든요.다들 베타 카로틴 아시죠?저랑 피부색 비슷한 당근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영양소를 저도 꽤 갖고 있답니다.그래서 감기예방,피부미용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는 기본이죠.비만예방에도 좋아 다이어트를 도와드리는 건 저의 또다른 매력이죠.소화흡수가 잘 돼서 위가 좋지 않은 분들에게도 부담을 드리지 않아요.큭큭,아침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려우신가요?그럼 절 자주 찾아주세요. 그리고 오늘부터는 요리하실 때 씨를 그냥 버리지 마세요.특히 아침엔 부은 얼굴,밤에는 두배된 종아리 붙잡고 우는 분들은 호박씨를 주목해주세요.이녀석이 부종에 참 좋거든요.또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그만이죠. 물론 단호박도 그 나름의 급이 있는 법.건강하고 맛있는 단호박을 알아보는 비결이 궁금하신가요?잘라보기 어려우시다면 껍질이 단단해서 손톱이 잘 들어가지 않는 녀석을 고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잘랐을 때는 종자가 충실하고 노란색이 짙은 것이 좋고요.집에 데려가신 다음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두시는 건 다 아실 테죠.한꺼번에 다 먹지 못하셨다면 고민 말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 주세요. 맛과 영양,이게 제 매력의 끝이 아닙니다.전 정말 다양한 요리에 불려다닌답니다.일단 카로틴 성분은 열에 파괴되지 않아 어떤 요리를 해도 무난하거든요.물론 카로틴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튀김이나 볶음요리에 넣으면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지겠죠?부드러워 그냥 찌는 것 외에도 떡,죽,푸딩 등으로 쉽게 모습을 바꿀 수 있답니다.색깔까지 예쁘니 이 놈의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씨는 이번엔 저를 수프,영양밥,고로케,전 등으로 변신시켜주셨답니다.지금부터 함께 즐겨보실까요? ■ 이곳에서 즐기세요 단호박 요리,몸에 좋다지만 직접 호박을 골라 찌고 굽고 삶고…게으른 이들에겐 거리가 멀어보인다.정 귀찮다면 집을 나서자.단호박 요리로 당신을 유혹하는 곳은 많으니까. 담백한 단호박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일산 풍동 카페촌에 자리잡은 초가누룽지(031-977-2993)를 찾자.이곳의 약호박정식(1만 8000원)은 단호박으로 만든 죽,밥,탕수육 등을 한번에 맛볼 수 있다.그외에도 20여가지의 색다른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이래저래 입이 즐겁다. 달콤한 단호박과 고소한 크림이 만난다면? 호따루(02-771-2778)의 단호박 속에 크림치킨(1만 2500원)에 정답이 있다.다양한 퓨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에서 눈에 띄는 요리로 이색적인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식 단호박 요리를 원한다면 강변역 근처 메이찬(02-2201-7767)을 추천한다.유기농 음식점으로 유명한 이곳의 단호박 삼겹살찜(중 2만 8000원)은 단호박에 굴소스로 양념한 삼겹살을 얹어 먹는 별미.팔보채와 비슷한 소스로 해산물을 조리한 단호박 해산물요리(4만원)도 가격은 다소 부담되지만 맛있다. 이밖에 구로역 애경백화점의 커리포트(02-828-1313)에서는 단호박이 카레와 사랑에 빠졌다.단호박카레(7000원)를 주문하면 달차근한 호박의 맛과 카레의 멋진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또 미식가들의 입을 사로잡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바(02-733-3056)의 단호박수프(6000원)는 단호박 요리계의 명품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글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이지현과 단호박 요리조리 노란색이 입맛을 돋우는 단호박.눈에 좋은 비타민이 들어 있고,칼슘과 철분도 풍부하다.찌고,으깨고,속을 파내고….다양한 방법으로 가을철 별미를 만들 수 있는 단호박.이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손 많이 가지 않는 맛있는 단호박 요리를 알아보자.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지현(30·jihyun612@nate.com)씨는 경희대 대학원 실내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한국색채연구소와 조선대 디자인학부 강사로,쿠킹아트센터 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호박영양밥 재료 작은 단호박 1개,찹쌀 2.5컵,쌀 1컵,밤·은행·대추 등 5∼6알씩,잣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 껍질 부분에 2㎝ 정도 두께가 남을 정도로 속을 파낸다.(2)밤·은행은 껍질 벗긴 것을 준비하고,대추는 물에 씻는다.(3)1시간 정도 불려놓은 찹쌀과 쌀,갖은 재료를 호박에 (B)정도 차도록 넣는다.(4)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한 물을 단호박에 붓는다.쌀 높이를 넘지 않을 정도로.(5)압력솥 바닥에 쌀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뒤 호박을 얹는다.(호박이 수분을 많이 먹어 물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쌀을 넣는다.)(6)처음 5분은 센 불로,불을 줄여 10분 정도 찐다. ●단호박전 재료 단호박 (¼)개,청·홍고추 (½)개,밀가루 3큰술,물 2큰술,소금 (½)작은술,깻잎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을 4㎝ 길이로 채 썬다.(2)밀가루,물,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채 썬 단호박을 넣고 섞는다.(3)고추는 작게 썰어 물에 담가 씨를 뺀다.(4)팬을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한 수저씩 떠 동그랗게 편다.(5)고추를 위에 얹어 노릇하게 지진다. ●단호박수프 재료 단호박 (¼)개,버터 1큰술,밀가루 2작은술,설탕 4큰술,소금 약간,생크림 5큰술,물 1.5컵 만드는 법 (1)찐 단호박을 숟가락으로 부드럽게 으깬다.(2)버터와 밀가루를 팬에 볶다가 으깬 단호박을 넣는다.(3)물,설탕,소금을 넣고 걸쭉하게 될 때까지 저으며 끓인다.(4)깊은 맛을 위해 생크림을 넣어 다시 저어준 뒤 불을 끈다. ●단호박 쇠고기 볶음 재료 단호박 (¼)개,파프리카 (½)개,홍피망 (½)개,양파 (¼)개,다진 쇠고기 100g,굴소스(중화소스),고기양념(소금,설탕 (½)작은술,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 약간),녹말물(녹말과 물을 1대1 비율로 섞은 것)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찐 뒤 깍뚝썰기를 한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3)파프리카,홍피망,양파를 다진다.(4)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익힌 뒤 야채와 굴소스를 넣어 볶는다.(5)팬에 녹말물을 넣어 불을 끄고 단호박을 넣어 섞는다. ●단호박 고로케 재료 단호박 (¼)개,다진 쇠고기 50g,파프리카,홍피망 각 (½)개,고기양념(다진 파 2작은술,다진 마늘 1작은술,참기름,소금),밀가루 1컵,계란 2개,빵가루 2컵 만드는 법 (1)단호박을 쪄서 으깬다.(2)쇠고기에 양념을 넣고 버무린 뒤 달걀 모양으로 빚는다.(3)기름을 흥건하게 두른 팬을 달군다.(4)튀김옷을 기름에 약간 떨어뜨려 지글거리며 올라오면 밀가루→계란→빵가루를 묻힌 고기를 팬에 넣는다.(5)돌돌 굴려가며 볶듯이 익히면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멸치로 찌개를 끓인다? 놀랍다.멸치로 찌개를 끓이는 이 당연한 일을 두고 왜 놀라느냐고 묻는다면,찌개에서 멸치의 역할이 뭐냐고 되묻고 싶다.‘멸치찌개’하면 당연히 찌개거리나 어묵에 멸치를 넣어 끓여낸 국을 연상하리라.그러나 부산 기장에서는 멸치대접이 융숭해 다른 곳에서는 ‘보조’에 불과한 것이 융숭한 ‘주연’ 대접을 받는다.우린 뒤 버리는 국물용이 아니라 어엿한 생선의 반열에 올라있는 것.그 찌개라는 게 값은 단돈 5000원 정도지만,맛깔스럽기 비할 바 없는 데다 속풀이 해장에도 그만이어서 전국의 술꾼들이 부러워할만 하다.미나리와 우거지,방앗잎 등이 어울린 얼큰한 기장의 멸치찌개 맛이란. 미안하지만 기장을 벗어난 곳에서는 이런 멸치찌개를 먹기가 쉽지 않다.대형 권현망 어선에서 잡아들인 멸치는 배에서 곧바로 끓는 물에 데쳐 건멸치로 만들어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그렇다 보니 생멸치를 애써 포구까지 실어갈 이유가 없다.멸치찌개,멸치회,멸치구이,멸치젓,건멸치 등등 다양한 멸치문화가 기장에서 형성되고 있으니 가히 ‘멸치의 메카’라 할 만하다. ●봄멸치 몰려들 때면 ‘멸치축제’ 열려 멸치를 두고는 삼천포나 통영도 말깨나 하는 곳이지만 부산이란 거대 배후지가 기장멸치의 명성을 보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명성에서 기장에는 못미친다.기장 멸치는 권현망이 아니라 자망(刺網)으로 잡는다.참새가 얽혀 잡히는 촘촘한 자망에 멸치는 여지없이 대가리가 꿴다.그물에 하얗게 달라붙은 멸치를 배에서 털 수 없으니 그물을 통째로 실어와 포구에서 멸치털이를 한다.그래서 봄멸치가 몰려들 때면 아예 기장에서는 ‘멸치축제’가 열리며,곳곳에 널린 멸치를 줍는 재미도 또한 그곳만의 여락이다. “오영수 선생의 소설 ‘갯마을’의 배경이 바로 요아입니까?” “아하,그래요.갯마을은 영화로 본 적이 있습니다.영화 촬영도 여기서 했겠군요?” “영화에서 풍광 좋은 대목은 거지반 요서 찍었다꼬 봐야지.” 바다가 마주 보이는 대변 포구의 한적한 음식점에서 김진옥(66) 기장문화원장과 멸치찌개를 앞에 두고 앉아 바다 이야기로 빠져드는데,들을수록 기장의 갯내가 진하게 우러 나온다. ‘기장현읍지’에는 이곳 일대를 구포(九浦)라고 명명해 놓았다.무지포(기장읍 신암과 대변 사이),공수포(공수마을),을포(일광면 이천리),동백포(동백리),가을포(송정 일대),독이포(장안읍 문동리),월내포(월내리)를 아우르는 말이다.기장 바다를 둘러보니 실제로 만(灣)의 드나듦이 심하다.내만이 형성되어 바람이 피해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을이 들어섰다.대변항에는 기장 유일의 섬인 죽도(竹島)가 있어 포구의 바람막이와 방파제 역할까지 한다. ●공수마을 ‘멸치후리잡이’ 흔적만 남아 공수마을을 찾았다.옛 공수포가 있던 포구.어민 김소랑(63)씨는 포구에서 조금 떨어진 멸치후리어장 ‘고래기안’으로 필자를 안내했다.고래가 떠밀려온 곳이어서 이런 이름이 생겨났다.후리는 양쪽에서 사람들이 잡아끌어 고기를 잡는 어법.여름에 많이 하는데 추석이 지나 찬바람이 불면 고기가 사라진다.오늘날 공수포의 후리어업은 ‘체험관광 어업’에 지나지 않는다.그물은 어촌계에서 관리하며,뱃삯까지 포함해서 한번에 20만원씩 받고 대여한다. 옛 방식대로 배를 몰고 나가 그물을 타원형으로 드리운 뒤 한 쪽에 10여명씩 모두 20여명이 모랫벌로 그물을 잡아끈다.예전에는 ‘엄청’ 잡혔지만 지금은 망상어,메가리,고등어 등이 조금씩 들 뿐이다.주종이었던 멸치는 별로 들지 않고 있으니 멸치후리라고 부르기도 뭣하다. 옛날에는 후리로 멸치나 꽁치를 잡았다.오영수의 소설을 보면 멸치후리에서 악기를 치고 요란법석을 떨면서 멸치떼를 몰아가는데,공수마을에서는 예전에도 악기를 동원하지는 않았단다.후리는 물살이 빠르고 물이 흐린 사리 물때가 좋다.조금 때는 물이 잔잔하고 맑아 눈 좋은 멸치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보통 오후 3∼4시에 끌어당기는데,하루에 오전 오후 두번이나 그물을 드리울 때도 있다. ●왕실에까지 올려졌던 기장 미역 그러나 멸치만으로 기장의 삶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기장미역이 또한 멸치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기장미역은 기장멸치와 더불어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왜 똑같은 미역인데 유독 기장미역만 예부터 왕실 진상품 반열에 올랐을까. 기장 바닷가로 나서면 의문은 금세 풀린다.파도가 거칠다.부산을 휘돌아 동해로 치고 올라가는 모퉁이답게 파도도 강박스럽다.물살이 급하니 미역발도 드세다.게다가 기장바다는 온통 돌밭이다.크고 작은 돌이 제법 큰 여(암초)와 더불어 만을 형성한다.기장미역은 끓여 보면 그 진가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대개의 미역은 끓이면 풀리지만 기장미역은 아무리 끓여도 원형을 간직한다.물살의 힘이 미역의 힘을 만들어냈으니,이곳 산모(産母)들이야말로 천혜의 자연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기장 미역의 진실을 알려면 ‘시르게질(돌씻기)노래’를 알아야 한다.“어이샤 어이샤 이돌을 실걸려고/찬물에 들어서서/바다에 용왕님네/구부구비 살피소서/나쁜 물은 썰물따라 물러가고/미역물은 덜물따라 들어오소/백색같이 닦은 돌에/많이많이 달아주소.” 백색 같이 돌을 닦아서 미역포자가 많이 붙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은 노동요.자연산 미역이 사라지고 양식 미역이 등장하면서 이런 돌씻기노래도 사라지고 말았다.“미역이 제 스스로 나는 줄로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실게질’이라고 나무에 철정을 붙여서 바위에 붙은 잡초를 제거해야 미역이 붙지요.”국립수산진흥원의 이윤 연구관(해양미생물학)은 미역 포자가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마치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리듯 미역포자도 물결을 타고 떠돌면서 자리를 잡는다.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정작 다른 조류들이 뒤덮고 있으면 곤란하므로 돌씻기를 잘해 포자가 잘 붙도록 해야 한다는 것.“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떠돌고 있습니다.그 중 미역포자는 비교적 큰 경우지요.소금기만 있는 바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바위 잘 닦아야 미역 많이 자라 요즘도 천연미역이 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미역씻기 자체가 워낙 고된 노동이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산을 포기하고 대량 생산체계인 양식으로 바꿔 미역을 길러낸다.다행히 명맥은 아직 끊이지 않아 인근 두호와 항리에서는 아직도 천연미역을 채취한다.미역은 아무 곳에서나 나지 않는다.‘미역밭’이라 해서 바닷물 속에도 바위마다 밭이름이 정해져 있고 소출량도 다르다. 이곳 대변에도 벌목암,외지암,사전암,우모암 등 바다 속 미역밭이 제각각이다.그러다 보니 그 밭에서 미역을 길러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추잠’이라는 투표를 통해 미역밭을 할당하곤 한다.민주적 방식이므로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 없다.일단 그 해 자신의 밭이 결정되면 손수 시르게질을 비롯,온갖 품을 들여 ‘미역농사’를 짓는다.사적 소유와 다른 어촌의 공동체적 삶이 ‘총유(總有)적 경영’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얕은 밭의 미역은 썰물때 낫을 들고 들어가 베어낸다.하지만 미역숲이 주로 수심 6m쯤 되는 곳에 이뤄져 대부분은 썰물이라 해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해마다 가을이면 마을의 ‘선두’가 멀리 제주도까지 가서 잠녀들을 모집해 온다.잠녀들은 떼를 지어 마을로 들어오는데 한창 때는 대변항에만 100명이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잠녀들은 선두에게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미역베기에 나선다.가을부터 5월까지 잠수일을 하다가 돌아간다.엄동설한에도 주저없이 물로 뛰어드는 잠녀들이 없었더라면 기장미역의 명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이렇게 일한 잠녀들에게는 생산량의 5분의 1 정도가 지분으로 할당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시르게질·잠녀 8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시르게질도 사라지고,잠녀들도 오지 않는다.압도적 생산량을 보장하는 양식 줄미역이 등장하면서 천연미역은 점차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지금도 춘궁기의 미역을 ‘밥줄’로 생각한다.보릿고개에 어김없이 굶주린 뭍의 생명을 구하곤 했던 까닭이다.예나 지금이나 기장시장과 좌천시장,동래시장 등에 가면 기장에서 생산된 미역과 멸치,그리고 다시마,갈치 등이 좌판을 장악하고 있고,어촌 노파들은 좌판에 손수 뜯어말린 미역이며 멸치 등속을 내어 판다. 기장군청을 찾으니 “아침이 좋은 고장”이란 슬로건이 눈에 띈다.실제로 기장의 명소 1번지로 꼽히는 시랑대(侍郞臺)에서는 정말 아침다운 아침을 만날 수 있다.차성 8경의 하나로,돛단배가 멀리서 포구로 들어서는 원포귀범(遠浦歸帆)의 뛰어난 경관이었으니,가히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어 즐길 만한 곳이다.시랑대에 견줄 만한 명승지가 곳곳에 널려 있다.고려말 정몽주와 이색 등이 찾아 즐겼다는 삼성대,일출 경관이 뛰어난 적선대,윤선도의 유배지로 추정되는 황학대 등이 그곳이다 ‘교남지’에 따르면,대변 앞바다의 죽도도 예전에는 손꼽히는 명승지였다.뛰어난 경관에다 신선한 미역과 멸치,갈치떼가 살아움직이니 아침이 좋을 밖에. 이렇듯 풍요로운 곳이었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장민의 삶이 얼마나 참담했던가를 금방 읽어 낼 수 있다.임진왜란 때는 “남녀노소는 물론 개·고양이 할 것 없이 살아있는 모든 것이 살육을 당했다.”고 해 지금도 ‘혈제(血祭)’라는 말로 기억될 정도다.그 때 왜장 구로다 나가마사(黑田長政)가 쌓은 왜성이 지금도 이곳에 남아있다.왜란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시시 때대로 왜구들이 떼지어 몰려와 사람을 해치고 산물을 약탈해 갔다.오죽했으면 의병장 김산수·김득복 부자가 죽으면서까지 무덤을 기장 해변에 둬 사후에도 왜구를 지키게 해달라고 유언했을까.
  • [레저+α]

    ● 물방개등 40종 물속곤충전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물 안팎에 사는 곤충들만을 모아 ‘물속곤충전’을 오는 11월14일까지 연다.수생곤충 40여종과 주변 생물 5종 등이 살아있는 그대로 혹은 액침표본 상태로 이들의 서식 환경과 동일하게 조성된 미니 수조 속에서 전시된다. 대형 돋보기가 설치되어 물방개 잠자리 소금쟁이 물땡땡이 송장헤엄치게 등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하천생태계 공부에 좋다.(02)6002-6200,www.coexaqua.co.kr ●한달간 어린이 전통 문화 체험 삼성어린이박물관은 한가위를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마련했다. 9월 한달 동안 평일 오후 4시,아트워크숍에서 찰흙과 전통문양 찍기틀을 이용해 여러 모양의 한과 만들기 미술작업을 무료로 진행한다.4일,5일,11일,12일 오후에는 지점토로 한복 노리개를 만든다.18일,19일,25일,26일 오후에는 추석 차례 상차림 음식들을 알아보고,점토류와 꾸미기 재료를 통해 추석 음식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27,28일은 휴관.www.samsungkids.org,(02)2143-3600. ●10일부터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가평 자라섬 일대에서 제6회 북한강 수상축제와 더불어 제1회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레포츠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했던 북한강 수상축제에서 벗어나 올해는 일반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했고,국내·외 뮤지션들의 공연까지 준비했다. 쌍동선경주·배스낚시대회·가족래프팅경주 등 다양한 볼거리와 쌍동선기차여행 연인보트 다슬기 잡기 등의 다양한 관객참여 행사도 준비했다.또 오후4시부터는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베이시스트 데쓰오 사쿠라이,기타리스트 마이크 스턴 밴드 등의 공연을 맛볼 수 있다.(02)3675-2754,(031)580-2063. ●봉평문화마을 효석문화제 전통의 향수를 담고 있는 ‘제6회 효석문화제’가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평창군 봉평면 문화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수만평의 메밀꽃밭과 생애 단 한 번의 사랑을 나누었던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이야기와 함께 물레방앗간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축제다. 2000여평으로 조성된 먹을거리 장터에서는 다양한 메밀음식과 과거 30년대 재래장터를 재현해 뻥튀기 장수,대장장이·짚신장수·채소장수·곡물장수 등 지나간 시대를 느끼게 한다.(033)335-2323,www.bongpyong.co.kr
  • [새 광고] 우아함·감동 싣고 달리는 쏘나타

    “아름다운 상상의 끝에서,완벽한 감동의 끝에서”라는 카피로 시작하는 쏘나타 런칭 광고는 심미적이고 우아한 비주얼을 극대화하기 위해 평균 기온 40도가 넘는 미 솔트레이크의 소금사막에서 극비리에 촬영이 진행됐다.도심 질주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 방식이 아닌, 실제 차에 ‘러시안 암’이라는 360도 회전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해 사실감을 극대화했다.금강기획.
  • [儒林 속 한자이야기] (34)

    窮 奇(궁기) 儒林 163에는 ‘窮奇’(곤궁할 궁,기이할 기)가 나온다. 중국 고대 堯(요)임금 시대에 사방에는 渾敦(혼돈),窮奇(궁기),도올( ),도철()이라는 사악한 괴물이 살고 있었다.그 가운데 窮奇는 凶暴(흉할 흉,사나울 포)한 호랑이의 모습에 앞다리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달려 있어 하늘을 날아다녔다.성격도 괴팍하여 사람들이 싸움을 하면 올바른 쪽을 잡아먹는가 하면 악인에게는 산 짐승을 잡아 보내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窮’자는 穴(구멍 혈)과 躬(몸 궁)을 합하여 ‘다하다.’라는 뜻이 되었으나 점차 ‘궁구하다.’‘궁색하다.’‘난처하게 만들다.’와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窮餘之策(궁여지책),窮地(궁지),追窮(추궁)이나 ‘窮鼠齧猫’(궁할 궁,쥐 서,물어뜯을 설,고양이 묘)라는 成語(성어)에서 쓰인다.중국 漢(한) 武帝(무제)는 財政(재정) 危機(위기)극복과 기득권층 制壓(제압)을 위해 소금·철의 생산을 직접 국가가 管掌(관장)하였다.기득권 세력의 불만이 擴散(확산)되자 昭帝(소제)는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고급 관료들은 專賣制度(전매제도)와 엄정한 法治(법치)의 당위성을 주장하였다.반면 지식인들은 ‘쥐는 고양이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는 고양이를 물 수도 있다.’는 말로 反駁(반박)하였다. 이와 같은 연고를 담고있는 ‘窮鼠齧猫’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뜻으로,‘아무리 약자라도 궁지에 몰리면 강자에게 必死的(필사적)으로 抵抗(저항)함’을 이르게 되었다. 다음으로 奇(기)자에 관해서 살펴보자.奇의 본래 뜻은 ‘절뚝거리다.’라고 한다.두 발을 뻗고 서있는 모습인 大(대)와 ‘할 수 있다.’는 뜻인 可(가)자가 조합된 데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이것이 ‘이상하다.’‘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이자 본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만든 글자가 (절름발이 기)자이다.奇妙(기묘),奇想天外(기상천외),奇貨可居(기화가거)등에서 쓰인다.奇貨可居는 진기한 물건은 잘 간직하여 나중에 이익을 남겨 판다는 뜻으로,‘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른다.‘史記(사기)’의 ‘呂不韋列傳(여불위열전)’에 나오는 고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말엽 秦(진)나라에는 큰 무역을 하는 呂不韋(여불위)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사업상 趙(조)나라의 도읍인 邯鄲(한단)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이곳에 진나라 昭襄王(소양왕)의 손자인 子楚(자초)가 人質(인질)로 잡혀 초라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여불위는 ‘이 사람을 잘 이용하면 커다란 이익을 챙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자초를 찾아간 여불위는 본국의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였다.머지않아 父君(부군)인 安國君(안국군)은 소양왕의 왕위를 계승할 것이고,안국군은 본부인 소생의 아들이 없기 때문에 庶出(서출)이 후사를 이어야 한다고 보고,자초가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後援(후원)을 약속하였다. 본국으로 돌아온 여불위는 화양부인을 비롯한 고관들을 매수하여 자초의 태자 책봉에 성공했다.자초가 왕위에 오르자,여불위는 재상의 자리에 앉아 無所不爲(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하고,이미 자신의 자식을 懷妊(회임)한 趙姬(조희)까지 왕에게 넘겼다.그리고 조희가 낳은 아들 政(정)이 始皇帝(시황제)가 되었다.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
  • 가을피부 마스크로 촉촉 반신욕으로 쿨~

    가을피부 마스크로 촉촉 반신욕으로 쿨~

    피부에도 휴가가 필요하다. 여름 땡볕에 노출된 피부는 민감하고 건조해져 있다.이때 관리를 잘 해주지 못하면 피부는 건조해지고 늘어지며 거뭇거뭇하게 피로감을 드러낸다.결국 피부 노화와도 연결된다.적어도 10∼14일 동안은 혹사당한 피부를 위해 수분과 비타민을 주도록 하자. ●얼굴에는 간편한 마스크 빠르고 간단하게 얼굴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시트 마스크다.재료를 개거나,얼굴에 골고루 펴 바르고 물로 씻어내는 단계를 줄여 사용이 편리하다. ‘시간 절약’이라는 장점만으로도 간편함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어 최근 대부분 화장품브랜드에서 시트 마스크타입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 에이지 사이언스 마스크’는 자극받은 피부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순면 마스크.피부조직을 구성하는 아미노산과 콜라겐을 결합시키고,주름개선 성분으로 알려진 ‘메디민 A’가 들어있어 피부를 생생하게 회복시키는 데 좋다. 이지함화장품의 ‘바이오 아쿠아 마스크’는 면소재가 아닌 실리콘을 이용해 붙이기 쉽다.알로에 알라토인과 같은 식물 추출물이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고,수분 공급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사용한 사람들의 의견이다. 차앤박화장품의 ‘이지마스크’는 붙이고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다른 기초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분을 듬뿍 공급한다.낮 동안 자극받은 피부를 빠르게 회복시킨다. DHC의 ‘미네랄 마스크’는 피부에 남아있는 노폐물을 제거해 주고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진흙성분이 자외선에 지친 피부에 촉촉함을 준다. 간편한 마스크,여자들만 하란 법 없다.태평양의 ‘미래파 에센스 마스크’를 시작으로 랑콤의 ‘랑콤옴므 릴랙스 마스크’,애경 ‘포튠 멀티 솔루션 마스크 팩’ 등 남성을 위한 시트 마스크가 줄줄이 등장했다.에센스 함량이 높아 보습은 물론 피부 미백,영양 공급 등의 효과까지 갖추고 있다. ●온몸은 반신욕으로 휴식을 전신 휴식으로 반신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물론 피부에도 좋아 칙칙하고 윤기 없어진 피부가 걱정된다면 일주일에 1∼2회 정도 반신욕을 해 볼만하다.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8℃ 정도 미지근한 물을 욕조에 받아놓고 몸을 담근다.명치 아래까지 담그는 것이 중요하다.어깨나 팔부분은 물속에 넣으면 안된다.20분 정도 있으면 몸 속부터 따뜻해져 기분이 좋아진다.욕조에서 나와 몸을 식힌 뒤 다시 욕조에 들어가는 것을 반복할 수도 있다. 입욕제를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참토원의 ‘황토솔림욕’은 황토와 솔싹 추출물의 복합작용으로 전신을 탄력 있고 건강한 피부로 가꾸어 준다.아베다의 ‘수딩 아쿠아 테라피’는 사해 소금을 함유한 목욕용 소금으로 온천욕 효과까지 볼 수 있는 제품. 보디숍의 라벤더,레몬그라스,로즈마리 등의 아로마 오일은 피부를 맑게 해주면서 기분까지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 입욕제로 인기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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