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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레시피] 도시락

    [우리집 레시피] 도시락

    1년에 한두 번은 남편 회사에서 전사적인 등반대회를 합니다. 보통 단체로 도시락을 주문하거나 대표로 한 사람이 맡아서 식사준비를 한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 달콤한 신혼인지라 예쁜 도시락을 준비해 봤습니다. 실은 제가 임신 7개월이거든요. 남들보다 배가 좀더 많이 나온 편이라 새벽부터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은 일이었지만, 새벽 일찍 나가는 남편을 위해서 그리고 아빠를 생각하는 엄마 마음이 뱃속의 아이에게도 전해져 좋은 태교가 될 것 같아 기쁜 마음에 도시락을 쌌습니다. ●롤 샌드위치 재료 식빵, 치즈, 슬라이스햄, 크래시앙, 오이, 당근, 소스(마요네즈+머스타드소스+꿀+피클 다진 것) ●만드는 법 1) 소스를 만든다(마요네즈와 머스타드 비율은 2대1로, 꿀을 살짝 추가하고 피클을 잘게 다져서 함께 섞어준다). 2) 식빵은 가장자리를 제거하고 밀대로 밀어 준다. 3) 치즈와 슬라이스햄을 2분의1 크기로 잘라 한 입으로 먹기 좋게 만든다. 오이와 당근은 채 썰고 크래시앙은 2~3등분해서 세로로 자른다. 4) 도마에 랩을 깔아놓고 밀대로 밀어 놓은 식빵을 올린 다음 소스를 바르고, 재료를 올려서 돌돌 말아 준다. ●주먹밥 재료 마일드팜, 오이, 당근, 게맛살, 양파, 소금, 후추, 진간장, 참기름, 통깨, 베이컨, 슬라이스햄, 달걀. ●만드는 법 1) 마일드팜, 오이, 당근, 게맛살, 양파를 잘게 다져서 준비하고 올리브유에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해서 볶는다. 2) 양푼에 밥과 함께 볶아준 재료들을 섞어 주면서 진간장으로 간을 한다. 약간 싱겁게 해야 나중에 베이컨이나 햄으로 주먹밥을 싸줄 때 간이 맞는다. 3)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주먹밥을 만든다. 4) 베이컨과 슬라이스햄으로 주먹밥을 싼 뒤 끝부분을 계란 푼 물에 살짝 담갔다가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려 노릇노릇 돌려 가면서 굽니다. ●식사 후 반응 완성된 도시락을 보고는 “내가 내조의 여왕을 아내로 모시고 산다.”며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회사 동료분들도 도시락을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으셨다네요. 다들 하나씩 맛을 보느라 정작 신랑은 많이 못 먹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내 칭찬에 더 배가 불렀다고 합니다. 임신 중이라 비록 몸은 좀 힘들었지만 남편 어깨에 한층 더 힘을 실어 주고 감동을 안겨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안순영(30·전북 익산시 어양동 주공5차아파트)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에 사연을 담아 사진과 함께 청정원 홈페이지(www.chungjungwon.co.kr) 가입→ 숟가락 라이프 →식탁이 있는 풍경에 올려주신 뒤 채택되신 분께는 10만원 상당의 청정원 선물세트 및 종가집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 이 정도는 알아야 ‘칼로리 폭탄’ 피한다

    외식하면 ‘칼로리 폭탄’을 맞는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어느 식당의 어떤 메뉴를 먹으면 어느 정도의 ‘폭탄’을 맞는지에 대해서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노릇.미국의 시민단체 ‘Nutrition Action Healthletter’가 수고를 덜어줬다.NAH는 더 많은 식당을 열거했지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식당 체인만 간추린다.대다수 한국인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는 메뉴를 어색한 우리말로 옮기기보다 영어 메뉴를 그대로 표기한 점을 양해 바란다.  서울 강남 쪽에 한창 들어서고 있는 ‘치즈케이크 팩토리’.그곳의 인기 메뉴 ‘Fried Macaroni and Cheese’는 1570칼로리에 포화지방은 69g이 된다.이 정도 양이면 혈관을 좁게 만들어 식후 4시간 이내에 심장마비 위험을 급격히 높일 수 있다고 야후! 헬스의 블로거 마가렛 퍼테이도는 지난 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호텔 조식(朝食)에서 흔히 보는 낱개 포장된 버터를 하루 세 조각 이상 먹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한 조각에 5g의 지방이 들어가는데 앞의 메뉴에는 무려 14조각이 들어간 셈이다.  다음은 일부 외식 체인업체들의 일부 ‘심장공격 요리(heart-attacks-on-a-plate)’와 그 대안들. Cheesecake Factory?.  궂긴 소식-’Stuffed Chicken Tortillas’가 좋은 영양학적 대안이라고 여기고 주문해다면 오산이다.1097칼로리를 쓸어담는 거나 진배 없고 43g의 지방(버터 8과 2분의 1 조각)과 티스푼 하나와 맞먹는 2647㎎의 소금을 몸 속에 우겨넣는 셈이다.  좋은 소식-아루굴라(지중해산 에루카속(屬)의 일년초) 샐러드와 찐 쌀,아스파라가스가 들어간 ‘Weight Management Grilled ChickenTM’이 새 메뉴로 나왔다.이 체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요리는 590칼로리가 채 안 된다.새 메뉴 ‘White Chicken Chili’도 영양학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지만 괜찮아 보인다.또 ‘Shrimp and Chicken Gumbo’도 위에 얹혀지는 크림만 없애달라고 주문하면 대안이 될 수 있다. T.G.I. Friday’s?.  궂긴 소식-이 식당의 ‘Pecan-Crusted Chicken Salad’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메뉴도 750칼로리와 버터 10조각을 감추고 있다.  좋은 소식-이 식당은 미국의 캐주얼 식당 체인으로는 맨 먼저 ‘Right Portion,Right Price’ 메뉴들을 제안했다.이 가운데 ‘Asian-Glazed Chicken with Field Greens’와 ‘Cedar-Seared Salmon on Field Greens’가 대안일 수 있고, ‘Better for You’ 섹션의 ‘Dragonfire Chicken’과 ‘Shrimp Key West’는 500칼로리 미만에 지방은 10g 미만이면서 돈까지 아끼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Outback Steakhouse?.  궂긴 소식-’Aussie-tizers Kookaburra Wings with Sauce’를 주문하면 1160칼로리와 지방 75g(버터 15조각)를 몸 속에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하는 셈이다.  좋은 소식-이 식당에선 현재 ‘Healthy Weight Loss’ ‘Heart-Healthy Diet’ ‘High-Protein Low-Carbohydrate’를 내놓고 있어 반갑다.조금 더 전통적인 메뉴를 살펴보면 ‘Grilled Shrimp on the Barbie’를 버터 빼고 주문하거나 ‘Shrimp and Veggie Griller’를 버터 빼고 불에 그을리지 말고 내놓으라고 까다롭게 주문하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식당은 칼로리나 지방에 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 대한 정보까지 안내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조리 과정에서 레서피(표준화된 조리법)를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지 고객들은 스스럼없이 물어보는 게 좋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강원 3000리’ 만든다

    ‘강원 3000리’ 만든다

    “청량하고 싱그러운 강원도의 산소를 팝니다.” 전국 최고의 청정 삼림자원과 자연 풍광을 간직한 강원도가 ‘산소(O2)길과 자전거길 강원 3000리’를 조성한다. 강원도는 8일 녹색관광의 본고장으로 국민에게 레저·건강·스포츠·문화관광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산소길·자전거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정 해안 동해안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 백두대간, 북한강, 남한강 등 5개의 주요 축을 기준으로 조성된다. 도보 전용 길인 산소길(총 연장 475㎞)은 도심 인근을 중심으로 70개 코스가 만들어지고 자전거길(총 연장 1226㎞)은 DMZ와 동해안, 백두대간을 따라 조성된다. 올부터 겨울올림픽 유치 목표를 세운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사업비는 국비를 포함해 31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산소길에는 500억원이, 자전거길에는 2600억원이 들어간다. ●2018년까지 연차적 추진 올해부터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홍보에 나선다. 당장 다음 달과 8월 중에 동해안 길에서 ‘비치 자전거’대회를 연다. 2011년 말까지 자전거길 657㎞를 우선 조성한다. 산소길은 산림이 울창해 산소가 풍부한 5개 권역을 중심으로 원시림 길을 탐사해 조성된다. 걷기에 부담 없고 접근성이 쉬운 산책로, 폐철로, 옛길, 숲길, 해안, 하천길 등 소규모 노선을 집중 발굴한다. 길을 걸으며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로드화’를 위해 기존의 역사 등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자연생태에 관한 이야기까지 발굴해 접목시킬 방침이다. 단종 유배길 체험 길, 치유의 숲 길, 장뇌삼 캐기 등 다양한 이야기와 테마가 있는 도로를 만들어 관광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신 관동팔경 등 테마관광 연계 ‘신(新)관동팔경’을 테마로 한 동해안 길은 청간정과 낙산사, 경포대, 소금강, 죽서루 등을 연계하고 ‘평화생태’를 주제로 한 DMZ 길은 한탄강, 쉬리마을, 파로호, 두타연, 대암 용늪 등을 이어 만든다. 국비 1500억원과 지방비 1100억원이 투입되는 자전거길 3000리 조성은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한다. 1226㎞에 이르는 자전거길에도 테마를 설정해 동~서를 축으로 DMZ 길(평화체험), 북한강 길(호수문화체험), 남한강 길(생태하천체험) 등 3개 축과 동해안 길(해안관광), 백두대간 길(생태체험) 등 남~북 2개 축으로 조성된다. 아울러 ‘산소의 집’도 별도 조성한다. 외지 관광객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산소의 집을 찾아 차를 세워 놓고 산소길과 자전거길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국의 도보 및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24시간 개방해 관련 정보를 교류하게 하며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우선 백두대간에 산소의 집을 설치한 뒤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제플러스] 농협 ‘프리미엄 秀 김치’ 출시

    농협은 3일부터 자체 김치 브랜드 ‘아름찬’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프리미엄 秀 김치’를 판매한다고 2일 밝혔다. 재료의 80%를 차지하는 배추, 무, 고춧가루를 충남 보령과 태안산(産) 친환경 농산물로 사용하고 국산 소금과 젓갈, 다시마 등으로 우려낸 천연 육수를 써 차별화한 김치다. 포기김치, 맛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등 모두 4종이 출시된다. 가격은 포기김치 2㎏이 2만 3700원, 맛김치 400g이 5320원으로 기존의 아름찬 제품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 담백한 한국의 맛 베이징大 사로잡다

    담백한 한국의 맛 베이징大 사로잡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간장 두 작은 술, 참기름 한 작은 술, 마늘 간 것 조금, 설탕 조금, 소금과 후춧가루 조금…, 불고기 양념인데 이것만 맛있게 만들 수 있으면 한국요리 절반은 성공이에요.” 지난 30일 오후 2시, 중국 베이징대의 샤오위안(勺園) 1층 교수식당.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실내에 퍼지며 프라이팬에서 한국 전통 궁중 떡볶이가 지글거리며 익어가자 곳곳에서 “아!”하며 탄성이 터졌다.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장류식품 전문기업인 샘표식품이 10년 장기프로젝트로 준비한 ‘베이징대 한국요리교실’ 첫 번째 시간의 풍경이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이미 중국인들에게도 익숙해진 한국의 전통 궁중 복장을 갖춰입은 이홍란(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씨의 설명을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받아적었다. 교내 인터넷 게시판에서 행사 소식을 보고 참석 신청을 했다는 철학과 4학년 여학생은 “중국 음식과 달리 한국 음식은 느끼하지 않아 특히 여학생들이 좋아한다.”며 “조리법이 까다롭긴 하지만 집에서 한번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31일까지 이틀동안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 불고기와 비빔밥 등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소개하고 시식하는 이번 행사에는 300여명의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들이 참석했다. 샘표식품의 요리교실 ‘지미원’ 원장인 이씨는 “한국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좀 더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대 한국언어문화학과의 정식학과 승격을 기념, 한국어학과가 개설돼 있는 베이징 지역 9개 대학의 학생과 교수들은 29일부터 베이징대에서 ‘한국문화제’를 열고 있다. 한국의 세시풍속과 음식문화 등을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가 1일까지 계속된다. 베이징대 한국언어문화학과장인 왕단(王丹) 교수는 29일 개회식에서 “중국과 한국을 소통시키는 작은 노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공초문학상] 심사평 “잘 구워진 언어의 사리”

    일찍이 한국시는 공초(空超) 오상순(吳相淳) 시인에 의해 눈을 떴고 그가 개척한 우주적 광활한 시세계를 딛고 오늘의 눈부신 팽창을 이루고 있다. 그 드높은 시의 정신을 받들고 기리기 위하여 제정된 공초문학상 제17회 수상작은 신달자 시인의 ‘헛 눈물’(현대시학 2009년 3월호)이 선정되었다. 공초문학상 운영조항에서 수상작 선정기준은 ‘등단 20년 이상의 시인을 대상으로 인품이 훌륭하며 최근 1년 간 발표한 신작시 가운데 수상작을 뽑는다.’로 되어 있다. 이 규정에 의해 선정된 신달자 시인은 40년 가까운 등단 햇수와 왕성한 창작활동, 작품의 우수성, 인품의 고매함까지 모든 조건에서 상의 권위를 덧입히는 수상자라 하겠다. 수상작 ‘헛 눈물’은 겉으로 읽어도 저 공초가 해냈던 깊고 넓은 사유와 맞닿고 있음을 알겠거니와 글자들이 감추고 있는 뜻을 헤아려 들어가면 시인이 삶의 문턱을 얼마나 아프게 넘나 들었으면, 또한 거기서 곪고 터진 생각을 얼마나 오래 깎고 다듬었으면 그 흔하고 비린 눈물을 이처럼 단단하고 빛나는 사리로 구워낼 수 있을까 하는 섬뜩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에서 이승을 몇 바퀴나 돌아나온 듯한 체관(諦觀)이 묻어 나오는가 하면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고 던지는 화두가 비어 있음(空)조차 넘어서는(超) 경지가 아닌가. 오늘의 시가 산문 쪽으로 넘어가고 ‘낯설게 하기’라는 탈을 쓰고 본래의 모습을 지워가고 있음에 비하여 신달자 시인은 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언어의 절제성과 명료성으로 그 울림의 폭을 드넓게 열어 가며 꾸준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이 수상의 후보에 그의 시선집 ‘바람 멈추다’가 참고되었음을 밝힌다. 심사위원 조오현 시조시인 임헌영 중앙대 교수 이근배 공초숭모회 회장
  •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시가 없이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를 버린다는 건 삶을 포기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겠죠.” 제17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66) 시인은 평생 곁에 두고 살아온 시에 대해 “질투가 많은 연인”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시인은 “한때는 소설을 쓴 적도 있고, 에세이도 쓰고 있지만 역시 제게는 시뿐이며 나의 존재보다 시의 존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각하며 쓴 작품” “시는 자기만 바라보고 무릎을 꿇어야 좋은 작품을 내보여 준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열한 권의 시집을 냈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재등단한 이후 37년 동안 한순간도 놓지 않고 꾸준히 시를 써온 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애초 ‘여상’에서 1964년 등단했던 것에 습작기까지 치면 50년이 훌쩍 넘는다. 시인은 여고생 시절 학교대표로 경남백일장에 참석해 상을 받고 그렇게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와 인연을 맺었다. 오래 시를 쓰며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된 세월의 무게를 글로 쓴 것이 수상작 ‘헛 눈물’(현대시학 2009년 3월호)이다. 수상작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명료하면서도 절제된 언어로 다듬어 내며 삶의 본질을 노래한 작품. “세월이 지나며 여성성을 상실해 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지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참 싫었지만 어느날 새벽에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후두둑 흐르더라고요. 예전 내 어머니처럼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오래 지냈지만 스스로도 시인의 삶은 한 없이 외롭다고 한다. “시인은 스타도 아니고, 좋은 시를 위해서는 언제나 혼자여야 하고, 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그렇다고 독자들이 그 고통스러운 결과물을 열심히 보지도 않지요.” 시를 쓰기 위해 고통 속에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또 “시가 있었기에 삶의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까지는 오만했지만 문학에 눈을 뜨고부터는 자기존재를 잠식하는 시가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오랜 투병, 남편과의 사별, 홀로 된 외로움 속에서도 그 곁을 지켜 준 건 바로 시였다. 원로시인이지만 그 역시 슬럼프가 많았을 터. “젊을 때 고통과 상처를 받다 보니 시가 관념적으로 변했습니다. 또 상처를 숨기기 급급하다 보니 시가 공감을 얻기 힘들었죠. 그러다가 그걸 확 터뜨려 보이자 시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숨겨진 상처 터뜨리니 시 좋아져” 생전 공초에 대한 기억은 한 컷의 그림으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학생 때 명동의 한 주점에 들어 갔는데 담배 피우는 공초를 보면서 ‘괴팍한 예술가’의 모습을 연상했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 누구나 궁금해진다. 시인은 “외롭게 사는 게 사는 재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정희(1948~1991) 시인의 시구절 하나를 인용한다.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가끔 집 주변에 있는 탄천을 산책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 외 시간은 강연과 글쓰기 등으로 보낸다. 지난해 에세이집을 냈고, 곧 새로운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종이’를 소재로 인간 정신의 근원을 노래할 50편 정도의 연작시도 책으로 낼 예정이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헛 눈물 슬픔의 이슬도 아니다 아픔의 진물도 아니다 한 순간 주르르 흐르는 한줄기 허수아비 눈물 내 나이 돼봐라 진곳은 마르고 마른곳은 젖느니 저 아래 출렁거리던 강물 다 마르고 보송보송 반짝이던 두 눈은 짓무르는데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 어둑어둑 어둠 깔리고 저녁 놀 발등 퍼질 때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 ■ 약력과 낸 책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89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1997년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2001년 시와시학상 수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수상 ●시 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아가’, ‘황홀한 슬픔의 나라’, ‘백치슬픔’, ‘아버지의 빛’, ‘열애’ 등 ●산문집 ‘백치애인’,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소 설 ‘물 위를 걷는 여자’
  • [씨줄날줄] 김치 효능설/함혜리 논설위원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착 농경생활이 보편화되면서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환경에서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소금절임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김치가 등장한 것은 외래 채소들, 특히 결구배추가 도입돼 재배되기 시작한 1700년대이다. 고추가 김치에 사용된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인 조선 후기. 이후 김치는 각 지역의 기후와 풍토, 각 가정의 생활환경 및 식습관에 따라 다양하게 발달했다. 중국과 일본에도 여러가지 야채절임이 있지만 맵고, 쓰고, 달고, 짜고, 신 다섯 가지 기본 맛에 담백(淡白)한 맛과 발효의 향을 더한 일곱가지 독특한 풍미를 갖춘 야채발효식품은 오로지 김치뿐이다. 배추를 소금으로 절인 후 파·마늘·생강·고춧가루·젓갈을 넣고 버무려 발효시킨 것이 김치다. 각 재료들은 고유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 배추에 들어있는 케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작용하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대사작용을 활발하게 하며 식욕을 촉진시키고 체내의 지방 축적을 막아준다. 마늘의 알리신은 비타민B1의 흡수를 촉진시키며 알칼리를 공급해 체액의 균형을 조절해 준다. 이미 발효가 된 상태의 젓갈은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면서 아미노산 함량을 높여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재료에 포함된 영양소들이 김치가 발효하는 과정에서 서로 복합적인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치는 숙성되면서 다양한 유산균을 만들고 각종 비타민의 함량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김치는 소화촉진·면역성 강화의 생체조절 기능과 항암·항균·항돌연변이의 질병예방 기능, 항산화 등 노화억제 기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 발생이 많지 않은 것은 김치 때문이라는 김치효능설이 관심을 모은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이 전세계를 떨게 만들었던 2002년에도 종종 언급됐던 김치효능설은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이 김치가 조류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김치가 웬만한 예방백신 못지않은 효능을 지닌 것만은 분명하다. 김치는 위대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수원서 물의 소중함 배워요”

    빗물을 활용하는 ‘레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경기 수원시가 물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물사랑’ 체험행사(로고)를 마련한다.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장안구 만석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행사는 수원환경운동센터 등 수원시하천유역네트워크 소속 단체,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등이 참여한 가운데 물의 과학적 원리, 물 관리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체험장으로 운영된다.행사장에서는 물의 순환원리를 흥미롭게 설명해 주는 ‘신기한 물의 여행’ 체험과 물이 뿜어져 나오는 반작용으로 움직이는 물 자동차와 물 로켓도 체험할 수 있다. 또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해 소금쟁이 로봇을 띄워보고 물의 오염을 줄이는 천연비누 만들기 등 10여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물 안 마시고 오래 버티기 이벤트를 통해 물 부족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고 저수지 수질검사 체험을 통해 물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물 관리와 물 관련 산업의 변천사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전시회도 마련된다.수원시가 추진하는 빗물활용도시 레인시티 사업 전시관에는 한림에코텍 등 7개 기업의 빗물 활용 시스템이 소개된다. 이밖에 지난 60년간 수도 변천사와 수원천 복원사, 친환경 폐수처리 기술 등도 볼 수 있다. 다음달 1일에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21세기 수원시 상수도발전방향’이란 주제로 포럼이 열린다.수원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친환경 물 관리와 빗물 활용 방안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시의 선도적인 물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집행위원 도시인 수원시는 통합 물관리정책, 레인시티 사업 등을 추진해 왔고 최근에는 국내 자치단체 최초로 세계물위원회(WWC)에 가입해 ‘물 관리 모범도시’로 부상하고 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우리집 레시피] 곤약 국수

    [우리집 레시피] 곤약 국수

    나이 50을 넘기고서부터는 갱년기가 온 건지, 의욕도 없고 자꾸만 기분이 울적해져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허리며 팔뚝에 불어나는 살들이 야속하게만 느껴지더군요. 나름대로 열심히 산에도 다니고 유산소 운동도 해가며, 관리를 한다고는 하는데 어쩌자고 이놈의 살은 빠지기는커녕 마냥 늘어만 갑니다. 착잡한 마음에 소파에 가만히 앉아 생각해 보니, 운동으로 안 되면 식이요법을 같이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다이어트 한 번 안해봤었는데, 예쁜 아줌마가 되려면 다이어트도 선택일 수밖에 없더군요. 젊은이들처럼 굶으면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곤약으로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만들어 봤습니다. 오늘로 4일째! 곤약 국수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지만 조금씩 허리둘레가 줄어드는 것도 같고, 몸도 가벼워지니 갱년기 우울증 또한 멀리 도망가고 있는 것 같네요. ●재료 곤약, 우유, 닭 가슴살, 황기, 매실 엑기스, 오이, 당근, 풋고추 ●만드는 법 1) 물 적당량에 닭가슴살과 황기를 넣고 삶아 준다. 2) 다 삶아갈 무렵에 곤약 국수도 함께 넣고 삶는다. 3) 곤약국수를 찬물에 헹궈 주고, 닭 가슴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준다. 4) 우유에 매실 엑기스를 넣어 상큼한 맛을 살려 주고, 곤약 국수를 담는다. 5) 고명으로 닭 가슴살과 오이, 당근, 풋고추를 채 썰어 올려 준다. ●식사 후 반응 처음에는 우유에 곤약 국수를 넣어 먹는 모습을 본 남편과 가족들이 “식성도 요란하다.”면서 아예 시리얼을 먹으라며 웃더라고요. 먹어 보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이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해 소금간 대신에 매실 엑기스를 넣고 먹으니 우유의 약간 비린 맛을 잡아 주면서 한층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며, 매실 엑기스 대신 올리고당이나 꿀을 첨가해도 맛있을 것 같다고 주변에서 한 술 더 떠서 레시피를 만들어 주네요. 아무 것도 안 넣고 먹으면 더 좋겠지만 먹는 재미도 느껴야 하잖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해 보려고요. 제가 목표하는 체중이 될 때까지 예쁜 아줌마 되기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입니다. 김정옥(5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정원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에 사연을 담아 사진과 함께 청정원 홈페이지(www.chungjungwon.co.kr) 가입→ 숟가락 라이프 →식탁이 있는 풍경에 올려주신 뒤 채택되신 분께는 10만원 상당의 청정원 선물세트 및 종가집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 [내고장 이 맛!] 여수 갯장어

    [내고장 이 맛!] 여수 갯장어

    무더위로 나른하고 혀가 까칠해져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힘을 불끈 솟게 만드는 보양 음식이 갯장어다. 갯장어는 양식이 안돼 모두 자연산이다. 예년보다 빨리 5월부터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제철을 맞은 게 갯장어(일본말 하모) 요리다. 갯장어는 여름 한 철 음식으로, 지역에 따라 참장어라고도 불린다. 갯장어는 주둥이가 길고 턱 이빨이 날카로워 먹성이 좋다. 그래서 가시가 억세고 잔가시가 많아 구이용으로는 못 먹고 회나 샤부샤부(데침)로 안성맞춤이다. 회는 다진 마늘을 뒤섞은 된장에 찍어 깻잎이나 상추에 고추를 올려 싸 먹으면 고소하고 단맛이 혀 안에 전달된다. 또 갖은 양념으로 우려낸 맑은 육수가 펄펄 끓을 때 칼질이 된 두툼한 살점을 젓가락으로 잡고 있다 데쳐지는 순간 건져내 쌈싸 먹어도 고소하다. 갯장어 특산지인 전남 여수 앞바다에 떠 있는 경도나 장흥군 관산읍 고마리 장환도 주변에 맛집들이 즐비하다. 요즘 도심 웬만한 횟집마다 ‘샤부샤부 개시’라고 내건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갯장어는 단백질 성분인 글루탐산이 아주 많아 씹을 때 독특한 향이 나고 기력회복과 혈전 예방에 으뜸으로 친다. 갯장어와 생김새가 엇비슷하지만 몸통이 더 작은 붕장어(아나고)는 일년내내 서남해안에서 잡히고 가시가 연해 숯불 소금구이용으로 제격이다. 옛날에는 붕장어도 거의 100% 회로 썰어서 고소함을 즐겼으나 지금은 날로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소문이 나 대부분 불에 구워 쌈을 싸 먹는다. 또 소주 안줏감으로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먹장어(곰장어)도 있다. 갯장어는 양식이 안돼 주로 긴 낚싯줄에 낚시를 매단 주낙으로 잡는다. 장흥군 장환도 앞바다 주변 어민들은 여름 한 철 장어잡이로 가구당 2000만~3000만원대 소득을 올린다. 광주 서구 금호동 갯마을 식당은 붕장어구이로 평일에도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1인분(1마리)에 1만 2000원이고 구이 이후 공짜로 나오는 장어탕은 녹두나물과 애호박, 고추를 넣어 시원한 맛이 별미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립공원·문화재청은 나몰라라

    국립공원·문화재청은 나몰라라

    ‘문화유적지 산불 관리도 전적으로 지자체 몫?’ 정부가 천년고도 경주지역의 산불 예방 및 진화 업무를 전적으로 지자체에 의존하고 있어 소중한 문화유산이 자칫 화마(火魔)에 소실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공원 관리를 맡은 국립공원관리사무소나 문화재 관리업무를 총괄하는 문화재청측은 해당 관리구역의 산불 예방 및 진화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 올들어 13건… 문화재 소실 우려 14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는 올들어 산불 관리 인력 280여명과 관련 예산 30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주에서는 올들어 모두 13건의 산불이 발생, 임야 76㏊가 소실됐다. 이같은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은 도내에서 영천(14건)과 칠곡(82㏊)에 이어 각각 두번째다. 경주지역의 경우 지난 4월10일과 5월9일 경주국립공원 내인 시내 동천동과 효현동 뒷산에서 각각 대형 산불이 발생, 임야 45㏊와 15㏊가 불에 탔다. 특히 산불로 인해 국립공원 동천동 서악지구의 마애석불(보물 제62호)과 효현동 소금강산지구의 석탈해왕릉(사적 제174호), 백율사 대웅전(경북도 문화재 자료 제4호), 굴불사지 석불상(보물 제121호) 등 각종 문화재가 소실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경주국립공원 산불 관리를 맡은 국립공원측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경주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공원 내 산불 감시 및 청소 인력 28명을 둔 것이 고작이다. 산불 전담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산불 진화 장비도 전국 19개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보유한 산불진화용 헬기 1대와 자체 확보한 방재차량 1대 및 갈고리 등이 전부다. 경주 전체 산림면적 8만 8000여㏊의 16%인 1만 3800㏊에 대한 산불 예방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경주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올해 관련 예산은 3억 80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공원관리사무소·문화재청 예산지원 미비 국내 문화재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문화재청도 산불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해 경주지역의 양동마을 등에 문화재 감시인력 예산 1억 4000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세계문화유산인 남산을 비롯해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가 산재해 산불이 날 경우 훼손 우려가 매우 높은 곳”이라며 “정부 차원의 새로운 화재 예방 및 진화활동 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적나라한 태양은 고통스럽게 뜨거웠다. 나는 오븐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소금이 두 눈을 아프게 찔렀다. 잠시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손으로 땀을 닦아냈지만, 내 손과 얼굴 모두 소금투성이였다.”(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59)는 그리스에서 옛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며 겪었던 고통스러움을 이렇게 적었다. 그는 자신이 내놓은 30여권의 책에 육박하는 26차례의 마라톤 완주를 했고, 3시간30분대의 풀코스 기록을 갖고 있는 심각한(?) 마라톤 마니아다. 문장쓰기는 두뇌 노동에 해당되지만, 책을 한 권 만드는 것은, 마라톤과 같은 육체 노동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어디 하루키뿐이랴. 최근 10년 남짓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마라톤 인구는 300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들은 굵은 허벅지와 날렵한 엉덩이, 탄탄한 복부를 자랑하는 건강마라톤 동호인이면서, 상당수는 하루키처럼 달리기 중독증에 빠진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눅들 일 없다. 늘어나는 뱃살과 처진 엉덩이를 가진 사람은 달리지 말란 법도 없다. 또한 길은 꼭 달리라고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명품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계족산 숲길 13㎞ 코스라면야!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토 숲길은 빠르게 달릴수록 그만큼 손해다. 가능한 한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보자. 그러다 흥이 돋으면 힘이 닿는 만큼 뛰어도 좋다. 계족산 황톳길은 장동 산림욕장에 있다. 대전터미널에서 차로 10~2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아쉽게도 대중교통은 약간 불편하다. 차를 갖고 대전나들목 또는 신탄진 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자마자 성급한 사람은 여기에서부터 운동화며 양말이며 모두 벗어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600m 남짓 걸어올라가야 드디어 진짜 황톳길이다. 5월의 햇볕 내려앉은 신록은 산들바람에 몸을 뒤척거릴 때마다 연두색에서 짙은 초록색으로 색깔을 바꿔낸다. 길 양쪽으로 우거져 쭉쭉 뻗은 나무들은 황톳길에 적당한 그늘을 드리워준다. 황톳길은 아예 신발도, 양말도 모두 벗어던지라고 귓전에 속삭인다. 조심스럽게 맨발을 내디디면 체로 곱게 쳐놓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푸근히 감싸준다. 멀지 않게 보이는 대청호는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한참을 걷노라면 흘리는 땀방울에서도 풀내음, 흙내음이 가득해진다. 풀썩거리는 황토 먼지조차 싱그러운 계족산 황톳길은 봄날 가족나들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느껴보기, 꼬마 아이들 자연체험 등 모든 것에 딱 들어맞는다. 그뿐인가. 3년 전부터는 매년 5월이면 아예 여기에서 마라톤 대회까지 열린다. 지난 10일 오전 5000여명의 맨발들이 계족산 황톳길에 모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맨발 마라톤이다. 이름하여 ‘에코힐링 마사이마라톤대회’다. 맨발로 걷고 뛰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은 육식을 즐기면서도 성인병 및 근골격계 질환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한 치유를 의미한다. 이름은 마라톤이지만 ‘계족산 황톳길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한 대회다. 당연히 맨발이라야 한다. 물론 양말 또는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황톳길 체험 기회를 차버리면 자기만 손해 아니겠는가. 또한 기록의 의미도 크지 않다. 5㎞와 13㎞로 종목이 나뉘는데, 13㎞를 뛴 뒤에는 완주증에 자신이 직접 기록을 적는다. 이러다 보니 기록을 위해 정신없이 뛰는 마라톤 마니아부터 길 위에서 딴전 피우기 일쑤인 서너 살 꼬맹이 손잡고 천천히 걷는 부모, 군데군데 펼쳐지는 숲속 음악회 듣고, 황토 머드팩 바르며 데이트하듯 술렁술렁 걷는 젊은 연인들, 황톳길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하기만 하다. 참가비는 1㎞당 1000원이다. 즉, 5㎞는 5000원, 13㎞는 1만 3000원이다. 여기에 30세 미만 참가자들은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돈에 구애받지 말고 운동을 즐겼으면 하는 주최측의 바람이다. 게다가 이 참가비조차 전액 문화체육 예술분야 꿈나무 육성 장학금으로 기탁된다. 사실 이러한 황톳길은 대전 지역의 대표기업인 ‘선양’ 조웅래 회장의 뚝심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선양은 3년 전 1000t의 황토를 13㎞ 산책로에 깔았다. 1년에 서너 차례 황토를 부어야 한다. 36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조 회장은 지금도 매일 아침 이 코스를 돈 뒤 출근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아붓는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조 회장은 “티격태격 부부싸움한 다음날 아이는 살짝 떼어놓고 계족산성 황톳길을 걸어보라.”면서 “몸과 마음으로 부부 금실이 달라진다.”고 살짝 귀띔했다. 황토 발마사지에 산림욕 효과 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인가. 이번 마라톤대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다. 11월까지 매월 두 번째 일요일마다 계족산에서 황토길 맨발 걷기와 숲속 음악회 행사를 갖는다. 맨발로 황톳길을 밟다가 산속에서 만나는 오카리나 연주는 천상의 소리인 듯 편안함을 안겨준다. 이날 30여개국의 외국인 500여명도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졌다. 네팔에서 왔다는 엠 마굴(35)은 13㎞를 완주한 뒤 “맨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너무도 좋다. 운동화 신고 아스팔트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새소리, 나무냄새 맡으며 뛰다 보니 1시간17분이 흘렀다.”고 말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참, 하루키는 마라톤을 예찬하며 또한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가치있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는 영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하루키가 황톳길 맨발 마라톤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계족산 황톳길만큼은 예외다. 이는 효율도 넘치고, 가치도 충만하다. 이번 주말, 한 번 발 걷어붙이고 걸어봄직하지 않나. 마라톤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호젓한 산길 걷기의 유쾌한 중독증에 걸려보자. 글 사진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바닷물로 기른 친환경 양파 나왔어요”

    “농약 대신 바닷물로 기른 양파 드세요.” 양파 농사 50년째인 김경수(67·전남 신안군 지도읍 광정리)씨는 얼마 전 양파 밭에 농약이 아닌 바닷물을 다섯번째 뿌렸다. 수확에 앞서 마지막 방제를 한 셈이다. 그는 “농사꾼으로서 이렇게 희망적이고 획기적인 일은 처음”이라고 밝게 웃었다. 김씨는 바닷물을 퍼서 10a(300평)에 200~300ℓ씩 분무기로 뿌려 줬다. 양파의 고질병인 노균병을 막기 위해 7~10일 사이로 살포했다. 그는 “해마다 골치아픈 양파 노균병이 발생하지 않고 양파가 너무 잘 자라 신기하다.”고 말했다. 노균병은 양파 이파리에 곰팡이가 슬면서 말라 죽는 병으로 양파 농사에서 는 아주 골칫거리다. 김씨처럼 올해 신안군에서 바닷물로 양파 농사를 짓는 농가는 300여가구에 이른다. 단 바닷물을 뿌릴 때 양파 줄기 굵기가 어른 엄지손가락쯤 돼야 한다. 그 이전에 하면 짠 소금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난다. 그래서 보통 4월5~10일 이후로 바닷물을 뿌리면 이런 걱정이 사라진다. 책에서 소금물 농법을 터득한 조진언 신안군농업기술센터 지도읍지소장이 처음 이를 고안해 지난해 농가에 접목했다. 그는 “바닷물을 이용해 대파와 양파 밭에 뿌렸더니 노균병 방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고, 양파는 당도가 높아져 소비자들이 반기더라.”고 전했다. 지난해 조 지소장의 기술전수를 받은 정승원(43·신안군 임자도)씨가 바닷물로 양파를 길러 “친환경 양파가 몸에 좋고 달더라.”라는 입소문을 타 올 양파 밭이 입도선매됐다. 그동안 농민들은 양파 노균병 농약비로 10a당 4만원가량을 썼다. 신안군 내 양파 밭이 800㏊이고 이 가운데 절반을 바닷물로 방제한다면 연간 1억 6000만원의 생산비가 절감되는 셈이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씨줄날줄] 중동의 교황/김성호 논설위원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교회의 무관심과 방관, 그리고 잘못으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2000년 한국천주교가 ‘쇄신과 화해’란 제목으로 세상에 내놓은 초유의 반성문. 천주교 유입 이후 200년에 걸쳐 자행한 과오를 처음으로 시인, 민족 앞에 참회한 이 사건은 천주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2000년 천주교의 과거 반성을 통한 ‘쇄신과 화해’ 다짐은 떳떳지 못했던 종교계의 통렬한 자기점검 측면서 빛이 난다. 외세의 부당한 압력에의 편승과 일제 식민통치기간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제재, 압력에 짓눌려 고유문화를 수호하지 못한 도피의 반성으로 요약된다. 천주교의 과거사 반성이 포괄적이나마 개신교계의 반성을 이끌어 낸 것도 물론 우리 기독교계에선 잊지 못할 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동반 반성, 참회가 세상의 눈길을 모은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과거의 솔직한 천착과 전통적으로 묵인돼온 권위의 탈피로 창출하는 화해의 가치일 것이다. 정치 못지않은 종교 권력과 그로 인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희생이 비단 200년 전의 일만이 아닐 터. 교회 안 권력과, 종교계에 만연한 권위며 희생을 들춰내 다짐한 쇄신과 화해의 천명은 분명 값진 용기임에 틀림없다. 그해 천주교 2000년 역사에 대해 교황청이 반성하고 난 다음의, 뒤늦은 용기일망정.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지역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순례에 나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연일 화합을 촉구하는 용기 있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엔 분리될 수 없는 연결이 있다.’ ‘기독교인과 이슬람 신자는 신의 숭배자로서 단결해야 한다.’ 그동안 유대교·이슬람교와 심심치 않게 부닥쳐온 국면 전환을 위한 화해 메시지라는 눈총도 있다. 제각각 득실을 따져 보려는 국내 종교계의 해석이며 말들이 분분하다고 한다. 먼 나라 일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기에 앞서 우리 종교계의 현안을 먼저 챙기는 용기를 다시 한번 내봄이 어떨까. 우리 종교계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음식 자체가 수행의 과정이죠”

    “음식 자체가 수행의 과정이죠”

    “음식 자체가 수행의 과정입니다.” 28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정산 스님은 시작부터 열변을 토하며 ‘사찰음식 철학’을 논했다. 1961년 부산 범어사에서 머리를 깎은 이후 사찰음식에 반해 수십년간 그것만을 연구해 왔다. 잡지 등에 사찰음식 에세이를 여러 번 연재했고, 요리책도 많이 내며 연구했으니 사찰음식으로 수행정진해온 셈이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북한 사찰 음식까지 섭렵해 사찰음식으로 남북을 관통한다. 최근 그는 ‘북한 사찰음식’(다할미디어 펴냄)이란 책을 엮어 냈다. 책 쓰는 과정에 고난이 많았다는 스님은 “애초 스승 명허 스님이 남겨준 자료의 내용을 확인할 길이 없어 40년간 원고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07년 북한 보현사에 갔다가 기연으로 청운 스님을 만나 내용을 확인받아 글로 쓸 수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북한 사찰음식에 대해서는 “소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맛”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고춧가루는 물론 소금도 조금만 사용해 검소하고 순박한 사찰음식 본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양념이 더 단순하기에 남한 사찰음식보다 더 씁쓸한 맛이 난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소한 맛의 차이를 떠나서 사찰음식이 수행의 한 과정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스님들은 수행을 위해 최소한으로 거친 음식만을 먹는 것이다. 그래서 절제된 조리법과 양념에, 산에서 나는 무공해 채식을 한다.”면서 “그걸 두고 건강식이라고 스님들 스스로가 떠드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음식 얘기를 이토록 설파하는 스님도 드물다 싶다. 정산 스님 스스로도 “선승들은 먹는 걸 탐욕의 하나(식탐)로 여겼기에, 원효가 ‘발심(發心)’에서 식탐을 경계하라고 쓴 것 외에 다른 기록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도 사찰음식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건 그 전통이 한국에만 남아 있기 때문. “남방 불교는 본래 거리 공양을 계속 다녔고, 동아시아 불교 중에서 중국과 일본은 일반 대중과 같은 음식을 먹고 지내 사찰음식이 남은 건 한국뿐”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현대 불교’에 60회 걸쳐 연재한 것을 추려 모았다. 평양, 개성,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등 지역별로 북한 사찰 음식을 소개했으며 음식 사진과 재료, 조리법이 함께 실려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유럽 문화의 수도 오스트리아 견문록

    오스트리아는 찬란한 유럽 중세문화의 중심지이자 동·서 문명의 가교 역할을 했던 교통의 요충지다. 문화유산뿐 아니라 거대한 알프스산맥, 푸른 도나우강 등 자연유산까지 가진 오스트리아는 축복의 나라다. EBS 세계테마기행 ‘오스트리아 칸타빌레’편(연출 박미선)은 27일 오후 8시50분부터 4일에 걸쳐, 유럽의 문화 수도 오스트리아를 소개한다. 이번 여행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음악감독 서희태씨가 함께 한다. 서씨는 젊은 시절, 베토벤이 좋아 무작정 그가 살던 나라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나 10년을 그곳에서 보냈다. 오스트리아의 전설적인 음악 도시 빈은 베토벤은 물론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거장들을 키워낸 곳이다. 27일 방송하는 1부 ‘알프스를 닮은 사람들, 인스브루크’는 알프스에 둘러싸인 축복받은 자연의 도시 인스브루크를 소개한다. 이곳은 에델바이스 꽃의 전설이 전해 내려 오는 곳으로, 에델바이스 꽃 공예, 에델바이스 전통공연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28일 2부 ‘소금성 위에 핀 꽃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소이자 세계문화유산 지정 마을인 잘츠부르크를 찾아간다. 이곳은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천재음악가의 흔적이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예술의 중심지 빈은 29일 3부 ‘음악이 전설이 되다, 빈’편에서 소개한다. 이곳에 고이 잠들어 있는 세계적인 거장들은 물론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빈소년합창단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음악가들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회인 30일 4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유럽의 젖줄 도나우와 그 강을 사랑했던 독재자 히틀러의 흔적을 소개한다. 유태인 수용소가 있었던 강변도시 린츠의 변화상도 보여 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도봉구 싱겁게 먹기 운동 펼친다

    도봉구가 음식물 싱겁게 먹기 운동을 펼쳐 화제다. 구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음식물 싱겁게 먹기 운동인 ‘고고사업(싱겁게 먹고, 건강하게 살고)’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실제로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7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장량(5g)의 두 배가 넘는다. 주로 전통음식인 젓갈, 김치, 찌개 등을 통해 소금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소금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을 일으키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고고사업을 통해 이런 질병의 발병률을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도봉구민들이 이런 질병에 더 취약하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다.구는 고고사업으로 ▲놀이를 통한 싱겁게 먹기 영양교육 ▲학생 대상 싱겁게 먹기 영양교육 ▲지역 식당에 홍보물 배부 ▲노인복지센터에 건강식단 제공 등을 펼친다.구는 시범적으로 지역 초·중·고교 7곳을 선정, ‘건강리더’ 50명을 교육한다. 이들은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 및 소금 과다 섭취로 인한 폐해, 음식별 소금 함유량, 염도 측정하는 방법, 국 염도 게시판 작성 등을 배운다. 이들은 학교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국 염도를 측정, 전교생이 볼 수 있도록 게시판에 올리고 ‘싱겁게 먹기’ 필요성을 알리게 된다.구는 ‘싱겁게 먹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학교에 감사패를 수여하고 모범학교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또 건강리더에게 자원봉사 마일리지를 제공, 표창장 수여 등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로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붉은빛 낙조 품은 꽃밭 안면도

    붉은빛 낙조 품은 꽃밭 안면도

    황금빛 바다가 서서히 해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하늘 동편에 등을 기댄 조사(釣士)들은 낚싯대 대신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다. 해변 모래밭 위에 나란히 늘어선 사람들은 말을 잊은 지 오래. 모래밭 위에 발자국이 벌써 바닷바람에 지워지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대는 손놀림과 찰칵대는 개폐음만이 이 풍경이 그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듬성듬성 자란 소나무가 부끄러운 노인의 머리모양과 나약한 어깨를 떠올리게 하는 할미·할아비 바위. 그 작은 섬들을 겨우 넘어 해가 바다 위에 붉은 물을 들이며 사위어들고, 조사들이 부단히 낙조를 낚아대는 순간 해는 모습을 감추고 밤이 찾아온다. 손에 남은 건 몇 장의 사진, 이 정도면 월척이다. 안면도 꽃지 해변에 있는 할미·할아비 바위 해넘이 풍경은 태안 8경 중 여덟 번째지만 낙조 중에는 제일이다. 해가 수평선과 만나며 빛살을 부드럽게 흩는 ‘오메가형 낙조’를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곳이라 한다. 물론 그것도 날씨가 좋은 날 이야기다. 몇 날을 찾아가도 이 귀한 풍경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단다. 한겨울 모진 바람 이겨내며 해변에 나서면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4월말 이미 해가 궤도를 많이 벗어나 있다. 그래도 이곳 낙조의 인기는 여전하다. 4월 저녁, 바닷바람이 거세지만 여기저기 삼각대를 세워둔 ‘찍사’들은 이 붉은 빛에 홀려 멍하니 서쪽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꽃지해변 낙조 태안8경 중 최고 안면도다. 태안이다. 기름 얘기는 이제 하지 말자. 태안이 기름을 벗고 꽃으로 뒤 덮였다. 24일 개막하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장은 해가 넘어가는 할미·할아비 바위 바로 뒤편에 꾸며져 있다. 지난 2002년 이후 7년 만인데 이번에는 ‘꽃, 바다, 꿈’이란 주제로 행사를 연다고 한다. 바닷가 넓은 땅을 뒤덮은 꽃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행사 개막을 앞두고 아직 기지개를 켜지 못한 꽃이 많지만, 색색 풀빛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꽃이란 낙조처럼 매일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보니, 매일 밤 시든 꽃을 갈아주고 있다고 한다. 관람객들은 언제든 싱싱한 꽃과 만날 수 있다. 물론 시든 꽃은 버려지지만. 꽃으로 만든 숭례문, 조롱박 터널이나 각 시·도에서 모여든 대표 꽃 품종들도 볼 만하지만 꽃 박람회 스타들은 따로 있다.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로 훌쩍 떠날 때 가져간 씨앗을 기억하는가. 그때 그 씨앗이 ‘우주꽃’이란 이름으로 전시된다. 불에 타도 꽃이 핀다는 ‘그래스트리’, 5kg에 육박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씨앗,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마술장미’ 등도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행사는 15일에 예매를 마감했는데 이미 11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입장권을 예매했다고 한다. 권오인 조직위원회 총괄부장은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아져 준비가 바빠졌다.”며 행복한 투정을 한다. 기름띠 제거 자원봉사 할인을 내건 것이 제역할을 톡톡히 했단다. 박람회에는 재작년 기름유출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파격적인 반값 할인을 내걸었었다. 행사 준비는 이것저것 신경 쓴 모양이다. 특히 남녀 화장실 비율이 1대1.7이라는 것은 남녀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여자 화장실 앞에서 가방 들고 오래 서 있는 남자들이 없어지게 됐으니. 꽃박람회만으로 아쉽다면 바로 곁에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도 들러볼 만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헐렁한 옷을 입고 휴양림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온몸에 있는 나쁜 기운이 씻겨져 나가는 기분이다. 목욕탕에서 벗겨낼 수 없는 마음의 때도 시원하게 벗겨낼 수 있는 기회. 휴양림을 한 바퀴 도는 데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태안읍 방향에 있는 안면암도 가볼 만하다. 거기 가면 물이 들어오며 떠오른다는 안면암 앞 부교도 봐야 한다. ●꽃게찜·우럭젓국·간자미무침 등 먹거리 풍성 낙조든 꽃이든 배가 고프면 눈에 들 리 없다. 안면도도 일단은 섬마을. 신선한 해산물이 으뜸이다. 특히 태안의 5월은 꽃게의 시즌이다. 알이 차고 살이 단단해 맛이 제대로 올랐다. 꽃게찜도 맛있지만 무엇보다고 갓 담근 신선한 게장맛이 제대로다. 접시에 담긴 게장에 윤기가 조르르 흐르는데, 덥석 잡아다 한 입 베어 물면 짭조름한 육즙과 게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혀가 반응하기 전에 침샘부터 반응할 것이다. 또 빼먹을 수 없는 게 우럭젓국. 우럭은 회로만 먹지 않는다. 우럭을 포를 떠 소금을 치고 바닷바람과 햇살에 며칠 말린 것을 쌀뜨물, 파, 고추 등과 함께 끓이면 우럭젓국이 된다. 우럭에서 배어나오는 짭짤한 고기맛에 구수하고 단백한 국물 맛이 어울려 입맛을 당긴다. 살짝 햇살을 받아 쫄깃해진 살코기 맛은 환상적이다. 이 지역에서는 즐겨 먹는 음식. 간자미무침은 추운 겨울에 제맛을 낸다고 한다. 살과 오돌오돌한 물렁뼈가 매콤한 양념과 함께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하는데, 여전히 맛있지만 철이 좀 지나긴 했다. 박속과 낙지를 함께 끓여 칼국수를 해먹는 시원한 밀국낙지도 별미. 신선한 바지락, 개불, 해삼내장도 맛봐야 한다. 물론 기름 냄새 따위는 나지 않는다. 방포항 꽃다리옆에 있는 방포회타운(041-674-0026)에 가면 바닷내 가득 머금은 개불, 해삼, 와다 등 푸짐하고 신선한 해물을 즐길 수 있다. 태안읍에서 안면암 가는 길 전에 위치한 솔밭식당은 주위를 둘러봐도 솔밭은 안 보이지만 우럭젓국과 게장 맛은 환호성을 지를 만하다. 게장정식(2만원)을 주문하면 신선한 게장과 더불어 깔끔한 밑반찬으로 혀를 희롱할 수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서산 IC나 해미IC, 홍성 IC에서 빠져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태안 방면으로 향하면 된다. 태안읍까지 와서 7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안면도다. 운전 실력과 교통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2시간 반 정도면 서울에서 안면도에 닿는다. 버스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태안행 버스가 매일 2~3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기차여행을 원한다면 천안까지 와서 태안행 시외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상세한 안내를 원한다면 태안군 문화관광과(041-670-2544)에 문의. ●묵을 곳 창문을 두드리는 새하얀 파도, 포근하게 부서지는 바닷바람, 안면도의 낭만을 한껏 즐기고 싶다면 안면도오션캐슬(041-671-7000)이 제대로지만, 아쉽게도 회원제로 운영하는 콘도다. 일반회원은 예약은 할 수 없고 당일 빈 객실이 있을 경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랑과 낭만은 고급 콘도가 아니라도 어디서든 나눌 수 있다. 태안군은 믿을 만한 숙박업소 500여곳을 ‘가격표시제 참여업소’로 정해 꽃박람회 홈페이지(www.floritopia.or.kr)에 소개해 두었다. 안면읍에만도 260여개 업소가 있다. 어디든 웬만큼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면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휴양림 안에 있는 ‘숲속의 집’도 가족들은 물론 연인들이 삼림욕을 즐기며 야생의 기운을 흡수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미 새달까지 예약이 다 찼다. 불행히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연인들이 있을 경우 재빨리 예약할 것. 글 사진 태안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盧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취재선진화 한다면서… 성접대 받고 혈세 낭비 컴백! 뽀빠이 바지 수입화장품 왜 비싼가 했더니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직업은? 블로거 신해철 “(욕 많이 먹어서)죽어도 부활할듯” 잔인한 바다표범 사냥 모습 담은 동영상
  • 300살 도깨비 ( )처럼 키가 큰다

    300살 도깨비 ( )처럼 키가 큰다

    겨울철 뜨근하게 덥혀진 아랫목이나 여름철 모깃불 피워 놓은 마당의 평상에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들었던 구수한 옛이야기. 무서운 호랑이, 엉뚱한 도깨비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가도 까무룩 잠이 들었던, 그 따뜻한 기억들을 간직한 어른들이 제법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자식들에게 이런 경험은 흔치 않다. 여러 개의 학원을 전전하느라 어른보다 더 바쁜 아이들은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울 새도 없으며, 세련된 요즘 할머니들은 과거 할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푸짐하게 풀어낼 이야기 보따리를 잃어버렸다. ‘나불나불 말주머니’는 그래서 반가운 책이다. “옛날 옛적, 어느 산속에 도깨비 한 마리가 살았어. 키가 겨우 몽당빗자루만 해서 짤막이라고 불렸지. 원래 도깨비는 백 살 즈음 먹으면 키가 절구통만 하게 자란대. 거기서 또 백 살 더 먹으면 지게만큼 크거든. 거기다 또 백 살 즈음 더 먹어 삼백 살이 되면 이제는 키가 도리깨처럼 훌쩍 큰다나.” 할머니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것처럼 입말을 고스란히 살려내 이야기는 할머니 치마폭처럼 푸근하다. ‘도리깨’처럼 지금은 보기 힘든 옛 도구, 옛 말들이 등장할 때마다 자세한 풀이를 해놓아 고유 문화에 대해 한층 정겨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2007년 한국안데르센상 특별상을 받은 ‘그림쟁이 선비’를 비롯해 7편의 창작 동화가 담겨 있다. “이십년 전, 도깨비에게 알사탕을 주고 이야기 보따리를 얻었다.”고 너스레를 떤 지은이의 이야기는 첫 장을 펴는 순간 마지막 장이 될 때까지 꼼짝 않고 푹 빠져서 읽게 만드는 용한 재주를 부린다. 도깨비를 잘 그리기로 정평이 난 이형진 화가의 그림 또한 이야기를 더욱 맛깔나게 받쳐준다. 재미에 더해 정색하지 않고 던져주는 교훈도 살포시 배어 있다. 동물들의 딱한 사정을 그림으로 해결하는 선비, 키가 크고 싶어 사람의 혼을 빼먹으러 왔다가 오히려 도와주는 도깨비, 곤경에 처한 개구리를 외면하지 않는 소금장수, 거문고 연주로 아버지를 구하는 효심 깊은 딸 등에 대해 읽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가슴 속에 뭔가 묵직한 것을 느끼게 된다. 남을 배려하는 선한 마음이 세상을 사는 지혜라는 것을 말이다. 너무 일찍 서양의 판타지 소설과 영화에 눈을 빼앗기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이야기의 참맛을 알려 줄 수 있는 책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9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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