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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절정… 봉평 메밀꽃밭

    지금 절정… 봉평 메밀꽃밭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입니다. 해마다 메밀꽃 필 때면 여기저기서 간단없이 흘러나오는 문구지요. 달 뜬 밤, 메밀꽃밭을 거닐자면 이효석의 묘사가 얼마나 정확하고 또 아름다웠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달빛 받은 메밀꽃이 별처럼 반짝이는 풍경, 상상이 되시나요. 그 메밀꽃이 지금 강원 봉평에 가득합니다. 전국에 메밀밭은 많습니다. 하지만 문학의 향기가 깃든 메밀밭은 봉평이 유일할 겁니다. 메밀은 희다. 반면 껍질은 검다. 예전엔 맷돌에 그냥 갈았다. 껍질과 알곡을 함께 빻았으니 메밀가루도 거무스름할 수밖에. 요즘엔 도정 방식이 개량됐다. 껍질 가운데를 잘라 메밀만 쏙 빼낸다. 그래서 요즘 메밀은 희다. 하지만 뜻밖에 사람들은 흰 메밀을 믿지 않는다. 빛깔도 탁하고, 맛도 덜한 옛것만 찾는단다. 구황식물이었던 메밀이 볼거리가 될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너른 들녘이며, 비탈진 산허리, 심지어 집 텃밭까지 흰 메밀꽃 천지다. 봉평의 메밀 재배면적은 66만㎡(약 20만평)에 이른다고 한다. 과장을 좀 보태면, 봉평 땅 전체에 메밀꽃 하얀 융단이 깔린 듯하다. 가산 이효석(1907∼1942)이 읊조렸던 그 문장에 가장 걸맞은 풍경을 품은 곳은 봉평면 창동리의 ‘효석 문학의 숲’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재현한 숲속문화 체험공간이다. 전체 면적은 52㏊에 이른다. 장돌뱅이 허 생원이 나귀 몰아 향했던 봉평장터, 동이와 허 생원이 상봉한 주막집인 충주집, 허 생원이 성씨 처녀를 통해 일생 처음으로 여자를 알게 된 물레방앗간 등이 조성됐다. 주변엔 자작나무와 소나무 등을 심어 운치를 더했다. 500m의 소설길과 2.7㎞의 등산로 등을 조성하고, 돌배나무와 벌개미취 등도 식재했다. 메밀꽃밭은 문학의 숲 초입과 산자락 중턱 등 두 곳에 조성됐다. 거추장스러운 부대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의 수수한 메밀꽃밭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산허리에 조성된 메밀밭이 장관이다. 멀리 회령봉 등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아련하고, 그 안쪽의 산촌마을 위로 메밀꽃이 차분하게 내려앉았다. 문학의 숲은 오후 6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다. 봉평은 이효석이 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곳이다. 소설의 무대였던 현장들도 재현되어 있다. 봉평면소재지에서 남안교를 건너면 효석문화마을이다. 공원에 세워진 이효석 동상 뒤로 충주집이 보인다. 장돌뱅이들이 술추렴을 하던 주막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오래전 실재했던 충주집은 이효석이 학창시절에 도시락을 맡겨놓았다가 점심을 먹곤 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실제 집터는 봉평장터 옆 주택가에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남안교 옆은 물레방앗간이다. 손으로 돌리던 재래식 탈곡기와 먼지가 내려앉은 방아가 여행객을 맞고 있다. 효석문화마을 산자락엔 복원된 이효석의 생가와 그가 평양에서 살던 푸른집 등도 조성되어 있다. 언덕 위의 이효석 문학관엔 그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소설의 향기 좇아 걷는 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장돌뱅이 허 생원은 흥정천을 따라 밤길을 걸었다. 봉평에서 장평을 거쳐 대화에 이르는 팔십 리 길이다. 이효석이 생전 걸었던 길도 그와 닮았다. 봉평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대처였던 평창에서 초등학교를 마쳤다. 필경 평창에서 하숙을 했을 텐데, 일요일이나 방학 때면 허 생원이 다녔던 그 길을 따라 평창과 봉평을 오갔을 게다. 대화는 봉평과 평창 사이에 있다. 평창군에서 ‘효석문학 100리길’을 조성하고 있다. 이효석과 허 생원이 걸었던 봉평에서 평창까지 49.2㎞에 이르는 길이다. 현재는 5개 코스 가운데 제1구간인 ‘문학의 길’(7.8㎞)만 열렸다. 봉평관광안내센터를 출발해 흥정천교~팔석정~백옥포마을∼용평여울목까지, 소설의 향훈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길이다. 난이도는 높지 않다. 자박자박 걸어도 채 3시간이 안 걸린다. 이 길에서 만나는 뜻밖의 풍경이 팔석정이다. 강릉부사 양사언이 빼어난 경치에 반해 정사를 멀리한 채 8일간 노닐었다는 곳이다. 바위 여덟 곳에 석대투간(石臺投竿·낚시하기 좋은 바위) 등의 글을 새겨 놓아 팔석정이라 불린다. 맑은 흥정천이 적송이 어우러진 팔석정을 휩쓸며 흘러가는 모양새가 제법 도도하다. 평창효석문화제(www.hyoseok.com)가 오는 16일까지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효석문학 100리길 걷기’ ‘효석백일장’ 등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줄을 잇는다. 이효석문학관에서는 1968년 제작된 영화 ‘메밀꽃 필 무렵’을 감상할 수 있다. 마당놀이·인형극 등 풍성한 공연도 마련된다. ●봉평장에서 만나는 넉넉한 풍경들 봉평장을 둘러봐도 좋겠다. 봉평장은 매달 2, 7일로 끝나는 날에 선다. 여느 재래시장과 달리 ‘신식’ 건물로 지붕을 이지 않아 흐릿하게나마 옛 정취가 살아 있다. 봉평장은 예부터 대화, 진부장 등 보다 규모가 크기로 유명했다. 요즘엔 메밀축제나 스키 시즌에 외지인들이 놓치지 않고 들르는 관광지가 됐다. 봉평에 전을 차린 상인들은 내일이면 진부, 모레는 대화, 글피에는 평창이나 둔내에 같은 전을 다시 펼친단다. 수수 부꾸미 하나 입에 넣고 장터를 기웃댄다. 메밀 모주와 막걸리를 거푸 들이켜 불콰해진 어르신이며, 메밀 전병과 메밀전을 앞에 놓고 자지러지게 웃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모습들을 보자니 시간이 옛날로 회귀한 느낌이다. 장터에 각설이 노래판이 빠지랴. 이들이 해학 넘치는 ‘트로트 메들리’를 이어갈 때면 손님들의 입가엔 웃음꽃이 매달린다. 장터에서 가장 많은 건 역시 메밀 관련 제품들이다. 삼천포 왕쥐포, 계절의 진미 전어 등 갯것들도 눈에 띈다. 봉평장에선 ‘글로벌리즘’도 유효하다. 제법 너른 좌판을 깐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케냐에서 왔다는 모자는 다양한 목각 소품들을 전시했고, 터키에서 온 남정네는 연신 ‘형제의 나라’를 강조하며 케밥을 ‘강매’하고 있다. 수수 부꾸미로 배를 채웠고, 주전부리로 산 옥수수 알들은 입안에서 청포도처럼 터지니,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구불구불 옛 국도를 따라 천천히 가겠다면 면온나들목도 좋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330-2771.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23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서울에서 봉평, 대관령 양떼목장 등을 다녀오는 당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3만 3900원. 맛집:봉평 읍내 미가연(335-8805)은 메밀음식 특허를 3개나 보유한 식당. 메밀싹 육회 비빔밥·쓴메밀 국수·메밀싹 주스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평창한우마을(334-9777)에서는 30% 이상 싸게 한우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다. 상차림비 4000원은 별도다. 잘 곳:평창 북쪽에 용평리조트(1588-0009), 휘닉스파크(1588-2828) 등 대형 리조트가 있다. 봉평 쪽에서는 W모텔(333-2004)이 깨끗하다.
  • [Weekend inside] 마포나루 어제 그리고 오늘

    [Weekend inside] 마포나루 어제 그리고 오늘

    200년 전 한양 변두리 경강(지금의 한강)의 마포나루, 먼저 여기서 활동한 어물전 상인 오세만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당시 마포나루는 삼남지방의 물자가 모여드는 한양의 문턱으로 대규모 도매시장이 서 있었다. 전국에서 뱃사공, 장사꾼들이 배를 타고 몰렸고, 경강 상인들은 배로 물자를 날라오거나 거간꾼 노릇을 하며 부를 축적했다. 여기서 ‘짠돌이 곰보 오 객주’라 불렸던 오세만은 처음으로 민간 상인 조직을 만든 인물이었다. 관에서 허가받은 상인인 시전상인들에게 어릴 적부터 멸시를 당했던 그는 직접 장삿길로 나선 뒤, 신분상의 특혜를 활용해 사상인(私商人)에게서 부당 이익을 취하는 시전상인들과 맞설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가 찾은 답은 ‘자본력’과 ‘로비’였다. 그는 주변 상인들을 규합해 조직화하고, 평소 알던 관리들에게도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은 경강상인들이 수원 헌릉원을 행차하는 정조를 위해 배다리를 놓아주는 기회를 얻는 데까지 이어졌다. 그로부터 2년, 마침내 정조는 육의전 이외의 시전의 특권을 폐지하고 사상인의 자유로운 상업을 인정하는 신해통공 정책을 발표한다. 오세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동료들을 계속 모아 마포나루의 난전을 품목별로 정리하고 거리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상인 조직의 뜻을 모아 특정 물품의 유통 시기와 물량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시전상인들은 오세만과 그 동료들을 ‘강상대고’(江商大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세만으로부터 시작된 강상대고들은 물자 유통 뿐 아니라 생산에까지 관여했고 나아가 마포나루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까지 했다. 16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된 마포나루의 상권은 지금의 서울 마포구 도화동, 용강동 일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물자의 집산지였던 마포나루는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육로 운송의 발달과 마포대교의 건설 등으로 조금씩 쇠퇴해 갔지만, 여전히 수많은 상인들은 이곳에서 삶을 꾸리며, 200년 전 이곳을 주름잡았던 오세만과 같은 강상대고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 움직임의 중심에는 도화동상점가상인회와 용강동상가번영회가 있다. 7일 서울 마포구에 따르면 강상대고의 후예를 자처하는 도화·용강동 상인들은 2011년 서울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청 주관 상권 활성화사업 시범구역 지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 사업을 위해 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을 조직하고, 최근에는 마포의 역사와 문화, 또 지금의 마포나루를 터전으로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묶어, 스토리북 ‘강상대고 활(活)’과 ‘마포나루 활(活)’을 펴내기도 했다. 이매숙 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대표는 “마포나루가 조선시대 수상교통의 요충지였던 덕에 도화·용강동 상권도 발달할 수 있었다. 마포나루의 역사가 곧 우리 상인들의 문화 역사의 깊이”라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상인들만의 자부심을 곧추세우는 일이 우선이다 싶었다.”고 활동 배경을 설명했다. 마포나루의 상인들은 이곳의 역사를 짠맛의 감각으로 기억하고 있다. 전성기 마포나루에는 곡식, 목재, 어물 등 다양한 물자들이 전국에서 올라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것이 바로 소금, 그리고 새우젓이었다. 마포나루에서 소금이 날 리도 없건만 조선시대 마포나루에서 거래되던 소금은 ‘마포염’이라고 따로 이름을 지어 부를 정도로 유명했다. 질 좋은 소금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더불어 젓갈의 명성도 높았다. 도화동 토박이인 임인식(74) 제일전파사 사장은 마포나루 일대에 새우젓 냄새가 진동하던 때를 이렇게 기억했다. “전차에서 내려 나루터까지 죽 다 새우젓 도가가 있었지. 서울 사람들이 새우젓 사러 여기로 왔잖아. 나루터에 나가보면 새우젓 항아리가 수백 개지 뭐. 보기는 장관인데, 냄새가 말도 못해. 공덕동 로터리에 철길 굴다리만 넘어오면 온 동네가 비릿한 바닷가 냄새로 가득했어.”(‘강상대고 활’ 152쪽) 마포나루 상인들은 새우젓이 짜지도 맵지도 않고 담백한 서울의 음식문화와 궁합이 맞아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새우젓은 짠맛을 내되 자극적이지 않으며 색깔 역시 깔끔하기 때문이다. 마포구는 이러한 새우젓의 역사를 2008년부터는 축제판으로 되살렸다. 지난해 4회를 맞은 한강마포나루새우젓 축제에는 4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간 열린 축제 현장에서 거래된 새우젓만 해도 충남 강경, 인천 강화, 전남 신안 등 총 5대 산지 15개 업체에서 가져온 물량 7억여원어치가 거래됐다고 하니 왕년의 전성기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올해 제5회 새우젓축제는 새달 19~21일 열릴 예정이다. 강상대고의 후예들은 지금도 함께 소금을 구입하고 있다.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때의 짠맛을 전통으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상인회에서 직접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 사오는 소금은 새우젓 도가를 대신해 지금의 마포나루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고깃집들이 사용한다. 갈비, 껍데기, 주물럭 등 마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메뉴판을 채운 수십년된 고깃집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퇴근하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축제 현장에서나 재현되는 새우젓 도가의 끄트머리는 본래 마포종점과 닿아있었다. 마포나루 상인들은 소금의 맛과 함께 마포종점의 감성도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다. 1899년 청량리에서 출발한 전차는 1968년 11월 마포에서 멈췄다. 그 즈음 마포나루 설렁탕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작사가 정두수와 작곡가 박춘석은, 유학을 갔다 유해로 돌아온 남편을 잊지 못해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전차역 종점에 나온다는 바걸(bar girl)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 명곡 ‘마포종점’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사랑했던 마포의 밤과 애달픈 이야기는 상인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마포종점 가요제’로 이어지고 있다. 도화동 상가상인회는 지난해 10월 상인들이 마련한 기금과 재능 기부로 행사를 직접 기획, 이를 성공리에 치러냈다. 강상대고로 내려온 문화적 유전자가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마포종점 가요제를 기획한 김만식(60·도화동·부동산중개소 운영)씨는 “마포종점 가요제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사이사이에 작은 공연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그게 이 지역만의 문화가 되면 더 바랄 게 없다.”고도 말했다. 마포구는 새우젓축제 외에도 다양한 행정 지원을 통해 강상대고의 부활을 돕고 있다. 구는 경관 조명을 새로 설치해 밝고 활기찬 이미지의 마포나루 길을 조성하고 상징탑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상인교육장, 커뮤니티 공간 등 상인들이 스스로 공동체를 구성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곳은 조선실학자 토정 이지함의 실사구시 정신이 깃든 곳으로 한강변 상인들을 하나로 묶고 인간 중심의 문화를 펼쳤던 강상대고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며 “미래의 마포나루는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전통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문화 상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나루는 변하고 있다. 전국의 사람과 물자가 모여들던 강상대고의 무대였던 이곳은 이제 그 후예들의 노력으로 풍부한 역사와 문화, 또 수많은 이야기를 가진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포나루에는 세대를 이어가는 음식점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상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마포나루의 완성을 위해서는 거기에 끊이지 않은 사람들의 발길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드럼통에 둘러앉아 마포나루의 고기 굽는 냄새와 짠맛의 역사를 맛보는 건 어떨까.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얇아진 지갑… “10만원 넘는 선물 기대하지 마세요”

    얇아진 지갑… “10만원 넘는 선물 기대하지 마세요”

    불황 속에 ‘저가’ 추석 상품들이 날개를 달았다. 얇아진 지갑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값싸고 실속 있는 상품들을 찾고 있다. 유통업계도 ‘박리다매’를 기대하며 맞춤형 추석 선물들을 쏟아내는 추세다. 6일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추석예약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만원 미만대 선물세트 비중이 전체 판매액의 7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6% 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10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70%를 기록한 것은 근년 들어 처음이다. 10만원대 상품도 지난해 8%에서 올해 12%로 늘어 20만원미만의 상품은 전체 82%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46%로 추석예약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만원대의 경우, 올해는 17%로 29% 포인트나 빠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0일부터 진행되는 추석선물 판매행사에서 10만원대 전후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10만원대 이하 선물세트는 253개에서 425개로, 전체 비중이 61.3%에서 82%(10만원 미만 250개·48.2%, 10만원대 175개·33.8%)로 확대됐다. 반대로 20만원대와 30만원대 세트 품목 수는 각각 32개(6.3%), 24개(4.6%)로 절반 이상 줄었다. 10만원대 이하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은 감잎 및 뽕잎차가 들어 있는 ‘장명숙 야생차 세트’ 6만 5000원, ‘알찬사과·배(각 6개)’ 7만원, 행복한우(3.2㎏·정육불고기·국거리)와 참굴비 특선 각 10만원, 신세계은갈치(제주갈치 1.6㎏) 11만원 등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팀장은 “백화점의 ‘굿초이스상품’은 농축수산물 전 부문에서 45종으로 가짓수를 1.7배 늘렸으며 물량도 4만여개로 2배 이상 늘렸다.”면서 “국내외 우수 산지와 직거래 계약을 통해 가격대를 10만원대로 낮춰 품질과 만족도를 모두 높였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추석 성수기를 겨냥해 5000억원 규모의 가공식품 선물세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실제 소비 수요가 높은 스팸, 식용유 등의 복합형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2만~5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를 124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스팸 세트의 경우 1만원대에서부터 7만원대까지 가격 선택의 폭을 넓혔고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2만~3만원대 중저가 세트 비중을 지난 설 대비 20% 이상 늘렸다. 식용유 세트의 경우도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 프리미엄유를 중심으로 유제품 단독 세트보다는 복합형 세트 구성을 확대했다. 실속과 만족감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1만원대 프리미엄급 전략 세트 종류도 설 대비 50%나 늘렸다. 특선 세트에는 스팸, 고급유, 참치 등을 기본으로 구성했다. 스팸 고급유 7호(스팸 클래식+백설 카놀라유) 1만 9800원, 특선 1호(스팸 클래식+백설 포도씨유·카놀라유+천일염+구운 소금+쇠고기+참기름) 4만 4800원 등이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해보다 추석선물세트 종류를 78종 늘린 총 422종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증가하는 캠핑족들을 타깃으로 캠핑용품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5만원대 이하의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18% 늘렸다. 한우사골보신세트(8만 5000원) 등 10만원대 이하의 저가 정육세트도 상품을 두 배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백화점들은 법인을 대상으로 한 명절용 상품권 판매를 소액으로 집중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3000만원 등 고액 상품권 패키지를 40% 줄이고 소액인 300만원 상품 물량을 60% 이상 증가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처음으로 100만원대 상품권 패키지도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3000만원짜리 패키지를 아예 없애고 200만원, 500만원, 1000만원만 판매하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물·소금도 끊은 강기갑 만류에 신당권파 분당절차 일시 중단

    물·소금도 끊은 강기갑 만류에 신당권파 분당절차 일시 중단

    신구 당권파가 패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여 온 국회 통합진보당 의정지원단 회의실에 스스로 형벌을 받겠다며 물과 소금까지 끊은 강기갑 대표가 홀로 앉아 있었다. 5일까지 사흘째 단식 중인 그는 지탱하기조차 어려운 몸으로 봇물 터진 집단 탈당 행렬을 간신히 막아서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통진당을 창당하며 회의실에 내걸었던 ‘2012년 진보승리 집권실현’ 현수막도 ‘국민 여러분 통합진보당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로 바꿔 달았다. 그 밑에 이불 한 장을 깔고 앉아 “기적을 만들어 달라.”며 당원들에게 읍소하고 있었다. 통진당 신당권파는 강 대표의 만류로 김제남·박원석·서기호·정진후 의원 제명 등 분당을 위한 사전 조치를 일시 중단했지만, 단식이 끝나는 대로 곧 분당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구당권파의 ‘백의종군’을 전제로 분당 없는 혁신 재창당을 추진해 왔던 강 대표도 모든 협상이 결렬된 이상 분당을 막긴 역부족이란 점을 받아들이고 있는 듯했다. 자신의 단식에 대해 “속죄의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적이 일어났으면 한다. 설마 죽기야 하겠느냐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을 살리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며 단식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구당권파에는 원망보다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들은 약자였는데 강자인 줄만 알고 계속 패권을 청산하겠다고만 했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단식을 하며 구당권파를 왜 ‘강자’로만 여겼었는지를 계속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연기 나는 심지도 끄지 말고, 부러진 갈대도 꺾지 말라고 했는데, 단 한번 따뜻하게 다가가지를 못했다.”고 후회했다. 신당권파를 향해서는 “패권을 일소하고 시련을 딛고 제대로 된 진보로 가자.”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짧은 인터뷰에도 말을 잇기 힘들어했다.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며 질문 내용을 거듭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이 한마디는 힘 주어 말했다. “용서를 구합니다.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7) 충북 단양군 삼봉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7) 충북 단양군 삼봉로

    유장한 물줄기는 길을 따라 둥그렇게 굽이쳤다. 물줄기 곁에 새로 터를 잡은 마을을 복주머니 모양으로 감싸고 돌았다. 사람들은 충주호에 잠긴 땅을 떠나 새로 만들어진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들은 변함없이 남한강에 그물을 던져 쏘가리, 메기 등속을 잡았고, 오랫동안 그래왔듯 매년 가을마다 육쪽 마늘밭을 일궜다. 충북 단양군 이야기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 정도전(1342~1398)이 단양에서 태어났다는 얘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와 최소한 이곳에서만큼은 사실(史實)로서 회자되고 있다. 또한 현대사 속 시대와 불화했던 비운의 시인이자 뛰어난 출판편집자인 신동문(1928~1993)이 문필을 꺾고 이곳으로 찾아들어 밭을 일구며 말년을 보냈다. 단양 사람들은 그의 시비를 만들어 자신들의 삶의 공간에 끼워 넣었다. 이 모든 것들은 삼봉로를 중심축 삼아 씨줄날줄로 얽혀 있다. 삼봉로에 기대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로명 주소는 꽤 친숙했다. 외지인이 흔히들 찾는 장다리식당(삼봉로 370)이며 돌집식당(중앙2로 11), 대교식당(중앙2로 9) 같은 제법 유명한 식당에 전화로 위치를 물어보니 “어디세요. 차 가지고 오시면 삼봉로 ×× 찍으시면 돼요.”라고 대뜸 도로명 주소를 얘기한다. 1985년 계획지구로 조성돼 길이 비교적 간명하게 만들어졌고 유서 깊은 옛이야기와 현대 문화사의 인물 등이 잘 버무려져 생활 속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 덕분이다. 횡으로 늘어선 삼봉로에서 수변로, 중앙로, 도전로, 별곡로, 상진로가 종으로 삐져 나와 있다. 아무튼 삼봉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식당마다 순댓국도 마늘순댓국, 갈비탕도 마늘갈비탕, 밥도 마늘밥, 떡갈비도 마늘떡갈비 등 온통 마늘 음식 천지다. 여기에 대강양조장(대강로 60)에서 만든 소백산 막걸리를 곁들이면…. 그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입가를 스윽 훔치며 즐겨 찾을 만한 길이다. 하지만 식도락만으로 만족하기에 삼봉로가 품고 있는 문화적, 역사적 함의는 너무도 크다. ●‘신동문 시비’ 소금정 공원에 위치 신동문이라는 이름은 어지간한 문학 딜레탕트에게도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신동엽, 김수영 등과 같은 1960년대 현실 참여시인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였다.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1960년 4·19혁명을 태평로 길 위에서 직접 봤고, 사회 변혁에 대한 확신을 총칼에 맞서는 청년의 거친 숨결 속에서 품는다. 그리고 ‘아! 신화같이 다비데군(群)들’이라는 108행에 이르는 격정의 장시를 써내려갔다. 신동문은 시인이면서 또한 기획력 번뜩이는 편집자이자 문단의 마당발이기도 했다. 잡지 ‘새벽’의 편집주간이던 그는 문예지도 아닌 그 잡지에 최인훈의 중편소설 ‘광장’을 게재한다. 이후에도 신구문화사, 사상계, 창작과비평사 등 진보적 문학주간지의 토대를 닦고 당대 시인, 문인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야 함은 남은 자의 당연한 몫. 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을 나와 5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상진대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삼봉로가 시작된다. 차로 5분 남짓만 가면 대명리조트(삼봉로 187-17), 청소년수련관(삼봉로 187-18) 바로 길 맞은편에 소금정 공원이 있다. 남한강 기슭과 삼봉로 사이에 좁고 길게 위치한 공원이다. 주거하는 건물이 아니기에 도로명 주소는 따로 없다. 이 공원 입구에 바로 신동문 시비가 있다. 화강암 너럭바위에 새겨 놓은 시편은 ‘내 노동으로’의 마지막 세 번째 연이다. 그가 마지막 남긴 시다. 굳이 전문을 읽지 않더라도 그의 절절했던 고뇌가 스며온다. 신동문은 문득 절필한 뒤 1975년 서울을 등지고 단양으로 낙향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계속된 독재정권이 그를 낙담케 했음은 훗날 사람들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서 포도밭을 가꿨고, 침술을 배웠다. 마지막 떠날 때까지 18년 동안 약 10만명에게 무료로 시술해 줬고, 일대에서는 그를 ‘신바이처’라고 불렀다고 한다. 신경주 단양군 민원봉사과장은 “신동문 선생은 병원을 찾을 수도 없이 가난한 이들의 병을 침술로 치료해 준 뒤 치료비 걱정에 쭈뼛거리고 있으면 씩 웃으며 ‘노래나 한 자락 불러 봐라’하며 돌려보냈다고 들었다.”고 그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가 생전을 보낸 집은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빈집으로만 남아 있다.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 가는 길 왼쪽에 있지만 아무런 표지도 없어 쉬 찾기 어렵다. ●정도전의 지략 서린 도담삼봉 물론 단양 하면 소년 정도전의 지략과 담대함이 서린 도담삼봉을 빼놓을 수 없다. 정도전은 조선 개국 과정의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 사상가이자 지략가였다. 그에 앞서 낡은 체제를 바꾸고자 했던 혁명가였다. 비록 훗날 태종이 되는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 불운의 정도전이지만 단양땅에 와서는 민간설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의 호가 삼봉이라는 점, 아호가 종지라는 점 등을 가운데 놓고 얘기는 살을 붙이고 몸집을 키워 간다. 지현숙 단양군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의 얘기인즉슨, 본래 강원도 정선에 있던 도담삼봉이 홍수로 떠내려 왔단다. 정선군에서 자꾸 도담삼봉에 대한 세금을 내라고 요구하자 그 지역 관아들이 쩔쩔 매고 있는데, 그때 소년 정도전이 나타나 “도담삼봉 때문에 오히려 물길이 막혀 홍수가 나니 도로 가져가라.”고 했단다. 모두 소년 정도전의 총명함에 고개를 주억거렸고…. 여기에 정도전의 아명인 종지(宗之)도 사실은 단양에서 가장 높은 양백산전망대인 종지봉에서 따왔다는 얘기가 덧붙여졌다. 종지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종지봉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선후관계는 알 수 없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단양 사람들의 정도전에 대한 자부심이다. 뭐래도 좋다. 도담삼봉에 가려면 삼봉로를 따라 뱀허리처럼 굽이치는 남한강을 오른쪽에 끼고 돌아 상류로 거슬러 가야 한다. 도담삼봉 터널을 지나자마자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로 이뤄진 세 개의 봉우리에 각각 처봉, 남편봉, 첩봉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자욱한 아침 물안개가 피어 있는 모습이나 남한강이 흘러 돌아가는 풍경이 아름답다. 김홍도와 최북 등 조선 후기에 도담삼봉을 그림으로 그린 이들이나 당대의 문인들이 써내려간 한시(漢詩)가 100편이 넘는다 하니 도담삼봉 휴게소 건물(삼봉로 644-13)에 오르거나 10분 남짓의 발품을 팔아 석문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도담삼봉이 특히 멋지다. 글 사진 단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18회는 광주 북구 민주로를 소개합니다.
  • ‘완득이’ 감동 느껴볼까 ‘써니’ 복고 즐길까

    ‘완득이’ 감동 느껴볼까 ‘써니’ 복고 즐길까

    ‘추석에는 청룽(成龍)의 코믹액션’이란 말은 옛날 얘기다. 청룽의 활동이 뜸한 데다 재탕, 삼탕에 방송사나 시청자 모두 지쳤다. 할리우드의 신작도 추석 TV편성표에서 보기 어렵다.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웬만한 할리우드 화제작들은 ‘TV 첫 방송’이란 명목으로 일찌감치 우려냈기 때문. 결국 TV편성표의 심야시간대는 한국영화 몫이 됐다.28일 밤 9시 55분 김려령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든 ‘완득이’(MBC)가 방송된다. 지난해 10월 개봉 당시 530만명을 불러모았다. ‘트랜스포머3’, ‘최종병기 활’, ‘써니’에 이어 지난해 박스오피스 4위.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등 남다른 가정환경 때문에 세상에 등을 돌렸던 고교생 완득이가 담임 똥주와 특별한 사제지간이 되는 성장드라마다. 밤 10시 50분에는 손예진·이민기 주연의 ‘오싹한 연애’(KBS2)가 방송된다. 로맨틱코미디와 공포를 버무린 변종장르다. 귀신이 시도 때도 없이 눈에 보여 연애는커녕 평범한 생활조차 쉽지 않은 여자와 겁 많은 호러 마술사의 사랑 이야기다. 29일 밤 10시 이현승 감독의 ‘푸른소금’(OCN)이 첫선을 보인다. 조직을 떠나 평범한 삶을 살려던 중년의 사내(송강호)와 그를 감시하려고 조직에서 보낸 어린 여자 킬러(신세경)가 묘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영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대표적인 조폭코미디 시리즈물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채널 CGV)도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수미·신현준·탁재훈 등이 고스란히 뭉친 데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이 메가폰을 잡았다. 평단과 일부 언론에선 억지 코미디라며 비난했지만, 236만명을 불러모았다. 밤 10시 25분에는 ‘퀵’(KBS2)이 방송된다. 30일 밤 8시 40분에는 지난해 736만명을 동원, 복고열풍에 불을 지핀 ‘써니’(SBS) 감독판이 방송된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를 거푸 흥행시킨 신예 강형철 감독의 감각을 엿볼수 있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등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충무로의 보석으로 떠오른 장 감독이 140억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았다. 294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지만 곱씹어 볼 만한 영화다. 밤 12시에는 곽경택 감독이 권상우와 정려원을 데리고 찍은 ‘통증’(채널 CGV)도 방송된다. 10월 1일 밤 12시에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애제자인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윤계상·김규리 주연의 ‘풍산개’(OCN)가 방송된다. 김 감독의 흥행 후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양천, 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최다’

    양천구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인해 침체되고 있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구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연말까지 목4동시장에 고객지원센터를 설립한다고 27일 밝혔다. 목4동시장에 고객지원센터가 건립되면 구는 서울 자치구 중에는 가장 많은 4개의 고객지원센터를 갖추게 된다. 앞서 구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신월4동 경창시장과 신월1동 신영시장에 각각 고객지원센터를 만들었으며 지난달 26일 목3동시장 고객지원센터를 준공했다. 이를 위해 구는 지금까지 71억 1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고객지원센터 내에는 공동배송센터와 고객만족센터, 고객쉼터, 교육장, 화장실 등을 갖췄으며 쇼핑카트를 마련해 어린이 동반 주부나 노약자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배송서비스를 위한 차량 4대와 오토바이 4대도 지원했다. 또 각종 보상품이나 시상품으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도입, 고객 만족을 위한 놀이방과 휴게실 운영, ‘전통시장 가는 날’ 지정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추재엽 구청장은 “상인들의 의식 변화를 돕기 위해 상인대학과 서울시 상인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소금융중앙재단과 연계해 자금 운용이 어려운 영세 상인들에게 낮은 금리와 간편한 절차로 소액 신용대출 서비스인 마켓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총 3억 6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연리뷰] 월드비트 비나리

    [공연리뷰] 월드비트 비나리

    객석에 불이 꺼지자 뒤편에서 맑은 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피리 부는 여인의 머리 위로 커다란 나비가 날아다닌다. 선율을 넘겨받은 가야금이 청아한 소리로 신비감을 이어 가고 장구와 징, 꽹과리가 나지막이 박자를 맞추며 공연 시작을 알리는 ‘인사굿 비나리’를 연주한다. 막이 천장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자 ‘월드비트 비나리’가 다섯개 대고로 본색을 드러낸다. 타악 주자 다섯 명이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조절해 가면서 가슴을 두드리는 ‘열고’로 몸을 들썩이게 만들다가 사랑을 기원한 황진이 시를 바탕으로 만든 ‘상사몽’으로 관객을 아련한 기억 속으로 안내한다.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의 무병장수를 비옵니다. 어허엽, 어허어야.” 비나리 소리와 함께 빠르게 북소리를 몰아가면서 절정으로 치닫기까지 ‘월드비트 비나리’는 객석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1시간 10분을 끌어갔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53개국에서 공연하며 극찬을 받은 ‘월드비트 비나리’는 최근 서울 종로 시네코아 2관에 전용관을 만들어 상설공연을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들소리가 한국 전통 타악기와 관악기, 판소리와 민요 등 우리 음악으로 만든 공연물이다. ‘비나리’는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을 하다’라는 뜻의 우리말 ‘비나리하다’에서 따왔다. ‘월드비트’는 우리의 소리, 우리의 장단이 세계적이라는 뜻에서 붙인 말이다. 세계 최대 월드뮤직박람회인 워멕스에서 일곱 차례 공연했고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워멕스에서는 21대1의 경쟁률을 뚫고 공식 쇼케이스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로 해외에서 공연을 하다가 국내에 들어와 판을 벌인 것에 대해 들소리의 문갑현 대표는 “우리 토양에 자리를 잡고 우리 음악의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수많은 해외 무대를 거치면서 덜어내고 확장시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면서 “해외 무대나 야외 공연에서는 단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채웠지만 이번에는 실내 공연장에 걸맞게 음악을 골고루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는 9명인데 무대에 오른 악기는 대고 5개 등 각종 북 10여개에 가야금, 아쟁, 대금, 소금, 피리, 생황, 장구, 꽹과리, 징 등 모두 30개에 육박한다. 다들 노래를 하다가 대고를 두드리더니 대금과 소금을 불어 젖히고 꽹과리에서 장구로 옮겨 가더니 상모를 돌리는가 하면 생황과 피리, 가야금과 대고 등의 악기를 넘나드는 재주꾼들이다. 이 재주꾼들이 성공을 기원하는 ‘사바하’와 무엇이든 잘되기를 바라는 ‘승승장구’, 풍요를 노래하는 ‘뱃놀이’, 사랑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임이 심은 매화나무’, 격정적인 ‘맥놀이’ 등 10여곡을 다양하게 풀어낸다. 흥에 겨울 때는 거침없이 박수를 치고 몸을 들썩여도 좋다. 시간이 갈수록 신명이 더해져 목석처럼 앉아있기가 더 힘들 수도 있다. 오는 31일까지는 프리뷰 기간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4만~6만원. (02)744-68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마포의 추억’ 담은 책들

    ‘마포의 추억’ 담은 책들

    마포는 서울의 길목으로 삼남지방에서 온 새우젓과 소금, 곡식 등의 집산지로 유명했다. 한때 마포나루는 황포 돛배를 탄 전국의 강상대고(江商大·강에서 활동한 큰 상인)들이 모여드는 경제중심지였으나 육로의 발달, 마포대교 건설 등으로 그 기능이 쇠퇴하게 됐다. 마포구는 지난 5월 마포나루의 부활을 꾀하며 ‘마포나루 상권활성화 사업 선포식’을 개최했다. 그리고 그 부활의 신호탄으로 23일 이 지역 상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 형태로 풀어낸 책 ‘강상대고 활(活)(위 사진)’과 사진집 ‘마포나루 활(活)(아래 사진)’이 발간됐다. 책을 묶는 데는 인근 도화동과 용강동 상점가 상인들의 공이 컸다. 도화·용강동 상점가는 지난해 5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상권활성화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후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상권활성화법인을 설립하고 지역 스토리 발굴, 축제 및 상인 콘서트 개최 등 다양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다. 이번에 나온 두 권 책도 지역 상권 활성화의 일환으로 마련된 셈이다. 상인들은 스토리 발굴을 위해 직접 마포나루의 역사와 문화 자료를 수집하고 동료 상인은 물론 이 지역을 거쳐간 문화예술인들까지 인터뷰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마포갈비, 주물럭, 새우젓 등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2~3대를 이어가는 유서 깊은 점포 등을 심층 취재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강상대고 활에는 마포나루 상인들의 역사와 활동, 상권, 지역의 맛 이야기 등을 담았다. 사진집 마포나루 활에는 이 지역 상권의 모습과 상인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실었다. 강상대고 활은 5000부, 마포나루 활은 1000부가 발간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싱겁게 먹기 실천학교 아시나요

    양천구는 주민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소금 줄이고(GO), 건강 올리고(GO)’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프로젝트는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나트륨 과잉 섭취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싱겁게 먹기 실천 건강학교’와 ‘영양지킴이 지도자 양성’, ‘건강한 지역주민 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 연말까지 시범 운영하는 싱겁게 먹기 건강학교는 학교 급식 염도 모니터링과 소금섭취 실태조사 등 학생들의 건강한 식사습관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 6월 말 금옥중학교와 양서중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다. 영양지킴이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은 소비자 식품위생감시원과 건강 리더 등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참가자들은 오는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하루 소금 섭취량과 저염식 실천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또 해누리 건강클럽 참여자와 건강증진센터 방문자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염미도 테스트와 영양상담, 건강밥상 교육, 저염식 레시피 안내 등 건강한 지역주민 만들기 사업도 실시한다. 추재엽 구청장은 “나트륨 과잉 섭취로 인한 질병 발생의 심각성을 주민에게 널리 알리고, 저염식 건강식단 안내와 영양정보지 발행 등 주민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폐쇄됐던 올레길 재개장

    지난달 17일 탐방객 살해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달 24일 전격 폐쇄됐던 제주 올레 1코스가 다시 열린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지난달 24일 잠정 폐쇄한 제주 올레 1코스를 오는 24일 재개장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올레 1코스(성산읍 시흥~말미오름~종달리 소금밭~광치기해변)는 2007년 9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올레길로 제주 올레의 상징적인 코스다. 제주올레는 올레 1코스 재개장과 함께 24일 기존에 개설된 올레 20개 코스를 모두 이어 걷는 제주 올레 이어 걷기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올레 1코스에 올레지킴이 등을 상시 배치할 예정이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올레길 사건 이후 안전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다양한 올레길 안전 대책이 추진되고 있어 올레 1코스를 재개장하기로 했다.”며 “올레꾼들은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올레길 안전 수칙은 ▲나 홀로 올레꾼은 시작점에서 오전 9시에 함께 모여 걷기 ▲올레길 걷기 종료 시간은 동절기 오후 5시, 하절기 오후 6시▲나 홀로 올레꾼은 수시로 가족과 지인에게 자신의 위치와 안전 여부를 알리는 전화하기 등이다. 제주올레는 21코스(구좌읍 하도리 해녀박물관~성산읍 시흥초등학교)도 예정대로 다음 달 15일에 개장하기로 했다. 21코스가 개장되면 제주 올레는 모두 26개 코스 430여㎞에 이른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도 등은 올레길 폐쇄회로(CC)TV 설치와 관련해 범죄 예방을 위해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인간·물고기 관계로 짚어본 문명사

    인간·물고기 관계로 짚어본 문명사

    해마다 5월이면 지중해의 짙푸른 바다는 핏빛으로 물든다. 대서양에서부터 산란을 위해 수천㎞를 헤엄쳐 온 참치떼의 길목을 지키던 어부들이 긴 함정 그물을 치고 ‘죽음의 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참치를 도살하는 것. 죽음을 직감한 참치들이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뿌려 놓은 희뿌연 정액과 붉은 피로 바다는 눈물을 흘린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전해져 온 이 사냥 방식을 일컬어 ‘마탄차’라고 한다. 학살이란 뜻이다. ‘차마고도’ ‘누들로드’ 등 참신한 다큐멘터리 소재를 발굴하는 데 강점이 있는 KBS가 5부작 다큐 ‘슈퍼 피쉬’를 내놓는다. 문명의 발전을 인류와 물고기의 관계로 풀어낸 이 작품을 위해 2년의 제작 기간과 19억 6000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송웅달 PD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의 물고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물고기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생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슈퍼 피쉬’는 물고기와 인간과의 관계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오후 9시 40분에 처음 방송되는 1편 ‘10만년의 여정’에서는 지중해에서 벌어지는 ‘마탄차’, 사하라 사막 남단 말리의 안토고 호수에서 1년에 한 번 벌어지는 도곤족의 고기잡이 축제, 세계에서 가장 수량이 많은 급류인 라오스 콘파펭에서 이어지는 목숨을 건 물고기잡이를 소개한다. 2부 ‘위대한 비린내’(19일)에서는 바람과 햇빛, 연기와 소금을 이용해 물고기를 저장해 온 인류의 지혜가 밝혀진다. 청어를 소금에 절인 채로 두 달간 발효시켜 공중 화장실보다 더한 악취를 풍긴다는 수르스트뢰밍(스웨덴), 50도까지 치솟는 사막의 더위에도 물고기를 썩지 않게 저장하는 니제르강 유역의 훈제법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어본다. 3부 ‘스시 오디세이’(25일)에서는 세계인에게 주목받는 물고기 요리인 스시의 기원과 전파 과정, 슬로푸드에서 시작해 패스트푸드로 바뀌게 된 비밀을 다뤘다. 4부 ‘금요일의 물고기’(26일)에서는 중세 기독교의 육식을 금하는 풍습에서 기인한 생선 수요가 유럽인이 일찍부터 대양으로 진출할 수 있게 만든 역사를 돌이켜 본다. 5부 ‘슈퍼 피쉬 다이어리’(9월 1일)에는 인류의 배고픔을 달래준 물고기들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풍경도 담았다. ‘슈퍼 피쉬’는 일본 NHK, 미국 PBS, 호주 ABC, 중국 CITVC 등 해외 방송사에 먼저 팔렸다. 판매 수익은 15만 달러(1억 6935만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음악은 영화 ‘적벽대전’ ‘일본침몰’ ‘살인의 추억’에 참여했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와시로 다로가 맡았고 체코 국립교향악단이 연주했다. 내레이션은 배우이자 DJ로도 활약 중인 김석훈이 맡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코스피 24.52P↑… 1950선 돌파

    코스피 24.52P↑… 1950선 돌파 코스피가 1950선을 돌파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52포인트(1.27%) 오른 1956.96으로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째 계속된 외국인 순매수의 힘이 컸다. 전날 밤 주요 해외 증시는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지만 국내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외국인들은 이날 42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조달청 비축 희소금속 상시 방출 조달청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 비축 희소금속을 상시 방출, 판매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판매하는 희소금속은 9개 비축 희소금속 중 인듐·리튬·실리콘·망간·코발트·바나듐 등 6개 품목이다. 가격은 시중보다 저렴하고 6~12개월 외상 구입이 가능하다. 빌려 사용한 다음 원자재로 상환할 수도 있다. 조달청은 희소금속의 가격 동향을 홈페이지에 매주 고시하고, 업체들이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환銀 ‘독도 화이팅 적금’ 한시 판매 외환은행(KEB)은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포에버(Forever) 독도! 화이팅 KEB! 적금’을 오는 31일까지 한시 판매한다고 14일 밝혔다. 개인과 개인사업자 모두 가입할 수 있으며 1인당 월 1000~100만원씩 납입할 수 있다. 금리는 1년제 4.15%, 2년제 4.45%, 3년제 5.05%다. 총 불입한도 기준으로 3600억원(신규 불입액 기준 총 100억원)까지 판매한다. 모건스탠리 “中 GDP성장 0.5%P↓” 전망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8.5%에서 8.0%로 0.5% 포인트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중국의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9.0%에서 8.6%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 남·북한 웃고 러시아·일본 울고

    남·북한 웃고 러시아·일본 울고

    런던올림픽 성적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영국과 남·북한은 웃었고, 러시아·호주·일본은 체면을 구겼다. 미국과 중국은 정치·경제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주요 2개국(G2) 체제’를 굳건히 다졌다. AFP통신은 13일 ‘중국, 남·북한이 런던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올림픽 초강대국의 위치에 올랐음을 입증했고 남북한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 7개로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톱10’에 올랐다. 북한 또한 유도와 역도의 선전을 앞세워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20위에 올랐다. 반면 러시아의 부진은 뼈아프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줄곧 1~3위를 유지했던 러시아가 4위로 밀려난 것. 옛 소련의 붕괴 직후인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혀를 찰 노릇이다. 전통의 강호인 일본과 호주도 부진했다. 일본은 금메달 16개를 목표로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개에 그쳤다. 호주 또한 금메달 7개로 10위에 올랐는데, 바르셀로나 대회(10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AFP는 남자축구 3, 4위전에서 한국에 0-2로 진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일본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비유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귓 속에 거미가 살고 있다”…中여성 황당 진단

    ”당신 귓 속에 거미가 살고 있습니다.” 귀가 가려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여성이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의 황당한 진단을 받았다. 최근 중국 창사 중앙병원에 한 여성이 귓속의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5일 전 부터 귀가 가려워 도저히 참기가 힘들었다는 것. 의사는 그 원인을 알아내고는 깜짝 놀랐다. 전문의 리우 솅은 “환자 귓 속을 들여다 보니 거미 한마리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면서 “강제로 빼내려고 하니 오히려 더욱 깊숙이 들어가고 물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 거미를 안전하게 귓 속에서 빼내기 위해 의사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선택한 것은 여성의 귓 속에 소금물을 붓는 것. 다행히 거미는 소금물을 붓자 귓 속에서 스스로 빠져나왔다. 의사는 “거미가 환자가 잠자는 사이에 귓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면서 “더 깊이 들어갔다면 큰일날 수도 있었으며 환자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핏빛으로 변한 거대 호수…”공포영화 한 장면 같네”

    여름철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현실에서 등장했다? 프랑스의 한 유명 관광지의 광활한 호수가 하루아침에 핏빛으로 붉게 물든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부 카마그 지역에 있는 이 호수는 갑작스럽게 염도가 높아지면서 물의 빛깔이 붉은색을 띠기 시작했다. 현장을 포착한 러시아의 사진작가 샘 돕슨은 “카마그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에 대해 익히 들어왔지만, 이런 광경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이상한 빛깔의 호수는 멀리서 볼수록 더 진한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고 말했다. 높은 염도로 인해 호수 여기저기에는 흰 꽃을 연상케 하는 소금 결정체가 널려 있으며, 흰색의 소금 결정체와 붉은 호수의 대비되는 빛깔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현재 이 호수의 염도와 물빛은 원래 상태로 되돌아왔으며, 갑자기 염도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지난달 23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작은 경사가 있었습니다. 면내 인구가 감소하다 2005년 이후 7년여만에 다시 3000명을 넘어선 겁니다. 괴산군에서 새 입주민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등 소박한 잔치를 벌였다지요. 수십, 수백만명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대도시 사람들로선 외려 3000명이란 얼마나 적은 숫자인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괴산은 그만큼 오지입니다. 산은 높고 계곡은 깊습니다. 공해시설이 드무니 물 맑은 거야 당연하겠습니다. 그처럼 맑은 땅이 수도권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면 믿기시겠습니까. 말복을 지나며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낮의 폭염은 땅이라도 녹일 기세입니다. 때늦은 피서를 계획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괴산을 첫 줄에 올려놓는 건 어떻겠습니까. 괴산은 전형적인 산악 지형이다. 군자산 등 소박하면서도 거친 산들이 사방을 둘러쳤다. 그 사이로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과 쌍천, 성환천, 음성천 등이 흘러간다. 말 그대로, 둘러보니 청산이요 굽어보니 벽계수다. 산이 깊고 물이 많으니 계곡과 폭포가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괴산의 계곡과 폭포는 칠성면에서부터 청천면 화양리에 이르는 구간에 집중돼 있다. 위로는 경북 문경의 새재(鳥嶺), 아래로는 경북 상주의 대야산 등 거친 산들과 등을 맞댄 지역이다. 1957년 이 일대의 계곡을 막아 괴산호를 만드는 통에 다소 옛멋을 잃긴 했으나 조선시대부터 여러 구곡(九曲)이 있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구간이었다. 선유(仙遊)와 쌍곡(雙谷), 갈은(葛隱), 고산(孤山), 연하(煙霞), 풍계(豊溪), 그리고 화양구곡(華陽九曲) 등이 대표적인 계곡들이다. 이 가운데 연하구곡은 괴산호 아래에 잠겼고 풍계구곡은 문헌상으로만 남아 있다. ●선비들의 유토피아 구곡… 우암 송시열 자취 서려 구곡이란 선비의 유토피아다. 몸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씻는 곳이다. 옛 선비들이 ‘즐겨찾기’ 해뒀던 곳인데 후세인들 다를까. 괴산 내 구곡 가운데 가장 앞줄에 서는 건 화양구곡이다. 속한 행정구역명부터 독특하다. 청천면이다. 푸를 청(靑)에 개울 천(川)을 쓴다. 계곡의 푸른 기운이 담긴 물이 흘러가는 고을이라는 뜻이겠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화양동 하면 ‘전국구’ 관광 명소였다. 여름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요즘 주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그렇다고 사람이 정한 이름값에 따라 풍경의 깊이가 달라질 리는 없다. 가파르게 솟은 기암이 하늘을 떠받친 듯하다는 경천벽과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는 운영담,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다는 첨성대 등 경승지들이 줄줄이 늘어서 객들을 기다린다.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금사담이다. 맑은 물 아래로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흐른다는 곳. 너른 바위와 못으로 이뤄져 물놀이를 즐기기에 맞춤하다. 화양구곡은 조선 후기 정치계를 호령했던 우암 송시열의 자취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읍궁암(3곡)은 북벌을 꿈꿨던 효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한 것을 슬퍼한 우암이 매일 새벽 활처럼 엎드려 통곡했다는 바위다. 그가 말년에 은거하며 학문을 연구했다는 암서재와 화양서원, 만동묘 등도 볼거리를 더한다. 선유구곡은 화양구곡과 인접해 있다. 예부터 화양구곡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긴 했으나 풍경의 아름다움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었다는 연단로와 40m는 족히 넘는 너럭바위 위로 물이 부서지는 와룡폭,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더위를 씻었다는 기국암 등 볼거리가 널렸다. 뜻밖의 놀라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은 쌍곡구곡이다. 군자산과 보배산, 칠보산, 비학산 등의 준봉을 끼고 흐르는 계곡이다. 모래 한 알까지 보일 만큼 맑은 계곡물과 계곡 따라 이어진 기암절벽이 울창한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계곡물은 내곡천과 외곡천의 두 줄기로 흘러가는데 ‘쌍곡’이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퇴계 이황 등 유학자와 문인들이 즐겨 찾아 ‘쌍계’(雙溪)라고도 불린다. 1984년 속리산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쌍곡구곡의 길이는 약 11㎞에 이른다. 그런데도 계곡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방도로 옆에 푹 꺼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혹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제2곡 소금강이다. 쌍곡 입구에서 2.3㎞쯤 떨어진 곳으로 옹골찬 바위산들이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제5곡 쌍벽도 볼 만하다. 계곡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 솟은 10여m의 바위들이 5m 남짓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빼어난 절경… 사극 촬영지로 명성 높아 괴산엔 용추, 쌍곡, 대왕, 와룡 등 이름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폭포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수옥(漱玉)폭포는 그중 앞줄에 선다. 괴산과 문경 사이의 새재 3관문에서 소조령을 향해 흘러내리던 계류가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형성된 3단 폭포다. 연풍면 원풍리에 조성된 수옥정 관광지 안에 있다. 수옥폭포의 빼어남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증명한다.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계백’과 ‘공주의 남자’ 등이 수옥폭포에서 촬영됐고 ‘왕건’ ‘여인천하’ ‘다모’ ‘주몽’ ‘선덕여왕’ ‘동이’ ‘전설의 고향’ 등의 사극에서도 배경 화면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속화가로 꼽히는 김홍도는 연풍현감을 지내는 동안 수옥폭포와 그 아래 수옥정을 소재로 ‘모정풍류’를 남겼다. 괴산군청에 따르면 김홍도는 정조의 초상화를 그린 공로로 당시 중인 신분으로는 파격적으로 정6품 벼슬에 해당하는 현감을 하사받아 1791년 12월~1795년 1월 지금의 괴산군 연풍면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한양으로 올라가 도화원에서만 근무했으니 현감 노릇을 한 것은 연풍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셈이다. 수옥폭포 상류엔 수옥정 물놀이장이 있다. 계곡물을 이용해 조성한 수영장이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쌍곡폭포는 쌍곡구곡의 본류에서 벗어나 있다. 군내버스 종점인 절말에서 살구나무골을 따라 700m쯤 오르면 닿는다. 8m 남짓한 크기의 반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아낙네의 치마폭처럼 펼쳐져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 폭포 아래로는 넓고 깊은 웅덩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마의 땀을 말리는 풍경이다. 청천면 사담리의 공림사 일대를 흔히 사담동천(沙潭洞天)이라 부른다. 사담은 고운 모래밭과 깊은 못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고 동천은 산과 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이란 뜻이다. 공주폭포와 대왕폭포는 바로 이 사담동천 내에 숨어 있다. 집 몇 채가 고작인 사담리 중대방래에서 대왕봉 쪽 계곡 길로 30분 거리에 있는 공주폭포는 새색시처럼 단아하면서 조형미가 빼어나다. 흡사 공주의 속살을 훔쳐보는 듯한 은밀한 느낌을 자아낸다. 공주폭포 위쪽의 대왕폭포는 거대한 암벽을 타고 내리는 30여m의 물줄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량이 적어 그저 거대한 바윗덩어리로 보일 수도 있다. 자태로만 보자면 가장 빼어난 폭포는 청천면 사기막리의 용추폭포다. 사기막리 마을에서 1.5㎞쯤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을 만큼 외진 곳에 숨어 있다. 폭포는 2단 구조다. 너럭바위를 연상시키는 암반 사이로 떨어진 폭포수가 깊은 소를 만들고 곧이어 경사 완만한 폭포를 이룬 뒤 계곡 아래로 흘러간다. 글 사진 괴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으로 나와 34번 국도를 타는 게 일반적이긴 하나 다소 돌더라도 교통량 적고 주변 풍경도 빼어난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 혹은 연풍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맛집 강이 많은 지역 특성상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들이 많다. 괴강매운탕 본가할머니집(832-2974)과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우리매운탕(834-0005)이 그중 알려졌다. 둘 다 괴산읍에 있다. 얼음골식당(833-9117)은 쌉싸름한 지칭개 등의 약초에 오리를 넣은 지칭개약초오리백숙으로 유명하다. ▲잘 곳 쌍곡, 화양동 등 계곡 주변에 펜션이 많다. 괴산펜션넷(www.goesanps.com) 참조.
  • 오늘 아침 먹은 된장국 얼마나 짤까

    오늘 아침 먹은 된장국 얼마나 짤까

    서대문구가 7일 주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돕기 위해 보건소에 음식의 짠 정도인 ‘염도’ 측정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지만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서는 나트륨 섭취량이 2400㎎ 늘어날 때마다 심장질환 사망률이 56% 증가하고, 전체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36%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10년 기준으로 WHO 권고량(2000㎎)의 2.4배 수준인 487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대문구 보건소는 과도한 나트륨 섭취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국’에 대해 염도 측정을 해주고 있다. 국 일부를 용기에 담아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보건소 6층 영양상담실로 가져오면 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창업 저소득층에 자동차 지원해요”

    “창업 저소득층에 자동차 지원해요”

    현대차그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창업의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 이웃에게 자동차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기프트카 시즌3 캠페인’의 참여신청을 받는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차사순 할머니, 승가원 천사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차를 선물해 화제를 모았던 1차 캠페인(2010년), 저소득층 이웃의 성공적 자립을 도왔던 2011년 2차 캠페인에 이어 세 번째. 현대차는 이날부터 신청접수를 받아 서류 심사 및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에게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모두 30대의 ‘기프트카’를 선물할 예정이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 포터, 기아 봉고, 현대 스타렉스, 기아 레이 중에서 창업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종을 지원받게 되며,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도 250만원까지 현대차그룹이 부담한다. 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가구에는 500만원 상당의 창업지원금과 마케팅 지원은 물론 현대차미소금융재단과 연계한 창업자금 저리 대출, 창업교육과 맞춤컨설팅과 같은 성공 창업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청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받으며, ‘기프트카 시즌3 캠페인’ 전용 블로그(http://www.gift-car.kr)에서 지원절차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함께 지원신청서 양식을 내려받을 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폭염이 주는 병

    [Weekly Health Issue] 폭염이 주는 병

    결코 만만하게 볼 더위가 아니다. ‘찜통’이나 ‘가마솥’에 견줄 만큼 혹독한 무더위가 전국 곳곳에서 연일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름은 여름다워야 한다.’던 사람들조차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노약자는 물론 평소 건강을 자신하는 사람들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열성 질환에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말이 쉬워 ‘더위 먹었다.’고 하지만 자칫 열사병에라도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맹위를 더해가는 폭염과 건강 문제에 대해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건강 관점에서 폭염이 왜 문제가 되는가.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낮에는 더위에 지쳐서 무기력하고, 밤에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잦다. 그런 상횡이 반복되면 직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 실수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며, 신체적으로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다 덥고 습한 날씨는 왕성하게 세균을 번식시켜 복통이나 설사 등 장염도 빈발한다. ●인체가 이런 더위를 수용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 날씨가 더우면 체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혈관이 확장되며, 이 때문에 혈류량이 늘어 다시 피부 온도가 올라가 피부혈관이 확장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 온도가 34.5도를 넘으면 땀이 나기 시작하고 이어 근육 이완, 호흡 증가, 체표면적 증가 등의 신체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더위로 인해 유발되는 대표적인 질환을 들어 달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발생하는 심각한 체온조절 장애를 말한다. 열사병에 걸리면 중추신경계의 장애와 더운 환경 때문에 체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지 못해 체온이 상승하는데, 직장 온도가 40도를 넘기도 하며,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중에서도 태양 광선에 의한 열사병을 일사병으로 구분하는데, 혹심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때 잘 생긴다. ●이런 열성 질환은 유형별로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열성 질환은 실신·경련·피로 등과 관련이 많은데, 이 중 열실신(Heat Syncope)은 고온환경에서 일할 때 두통이나 현기증이 나타나며, 주로 폭염 속에 오래 있거나 무리하게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 발생하기 쉽다. 열경련(Heat Cramp)은 임상적으로는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하면 2∼3분간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생기지만 많이 사용하는 피로한 근육, 즉 팔다리의 사지근육이나 복근·배근(등근육)·수지(손가락)의 굴근에서 주로 발생한다. 열피로(Heat Exhaustion)는 좀 심하게 더위를 먹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이 나타난다. 여기에다 흔하게 두통·변비·설사가 동반되기도 하며, 심하면 실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열사병이다. 열사병(Heat Stroke)은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다. 중추신경 장애가 주요 증상이며, 현기증에 오심·구토·두통·발한 정지, 즉 땀이 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피부건조와 허탈·혼수상태·헛소리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이런 열성 질환에 취약한 신체 조건과 질병군이 있을 텐데…. 최근과 같은 폭염이 계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어렵다. 그런 만큼 노인이나 어린이, 심장병 및 뇌졸중 환자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등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산업현장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 야외활동이 많은 군인과 운동선수들도 열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대처 방법을 유형별로 짚어 달라. 열실신이 발생하면 서늘한 곳에 환자를 눕혀 안정을 취하게 하되 수분 안에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병원으로 옮기거나 의료팀을 불러야 한다. 의식은 2∼3분 안에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열경련이나 열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긴 뒤 물 1ℓ에 소금 1티스푼을 섞은 식염수를 마시게 하고, 경련이 발생한 근육을 마사지해 준다. 열사병은 지체 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히는 게 중요하다. 환자의 옷을 물로 흠뻑 적신 뒤 선풍기를 틀어 열을 식히는 등 수단을 가리지 말고 열을 내리는 것이 급선무다. ●열성 질환은 유형 별로 어떻게 치료하는가. 대부분의 열성 질환은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겨 안정을 취하게 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그러나 열사병은 예외다. 열사병의 경우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얻거나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열사병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얼음물에 담그거나 냉각팬이나 냉각담요 등을 사용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체열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혹서기의 바람직한 열성 질환 예방책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고온·고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여름에는 낮의 무더위와 열대야 등으로 수면 리듬을 잃기 쉬운데, 이럴 때는 밤새 에어컨을 켜고 자기보다 이른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한 뒤 찬물로 목욕을 해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자리에 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 지나치게 에어컨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능한 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에어컨을 사용할 때도 실내외 온도차를 5∼8도 이내에서 유지하도록 한다. 또 매 1시간마다 환기를 시키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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