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금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선대위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투기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골절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공습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83
  • 현대차, 320억 들여 저소득층·청년 창업 지원… 착한 일자리 2500개 창출

    현대자동차그룹이 저소득층의 창업 지원을 통해 착한 일자리 2500개 만들기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까지 500건의 저소득층과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 2500개를 만드는 사회공헌 종합 프로젝트 계획을 21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3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은 ‘H-온드림 오디션’ 등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프로그램(750명)과 소상공인 창업지원 ‘기프트카’ 프로그램(500명), 사회적기업 소셜 프랜차이즈 안심생활과 자연찬유통사업단 확대(1250명) 등 3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H-온드림 오디션은 매년 사회적기업 30개를 선발해 500만~1억 5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정몽구재단과 고용노동부 공동으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올해도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13년 H 온드림 오디션 본선을 열고 ‘바이맘’ 등 30개 팀을 선정했다. 또 생계형 차량지원을 목적으로 한 기프트카 사업도 확대한다. 2010년부터 매년 30명이던 지원 대상을 올해부터 50명으로 늘린다. 기프트카 지원 대상에게는 차량뿐 아니라 500만원 상당 창업 지원금과 현대차미소금융재단과 연계한 저리 대출, 창업 교육 및 컨설팅도 제공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순수의 경계’ 라오스 아이들과 함께한 착한 휴가

    ‘순수의 경계’ 라오스 아이들과 함께한 착한 휴가

    얼마 전부터 여행자들 사이에서 ‘착한 여행’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서 현지 주민과의 소통과 나눔을 강조하는 개념이지요.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 직원들과 함께 라오스로 ‘착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과 자원봉사를 겸한 ‘설레는 휴가’란 이름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궁벽한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어주고, 학생들과 다양한 체험활동도 벌였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참 정겨운 경험이었습니다. 눈만 마주쳐도 얼굴 붉히고, 기둥 뒤에 숨어 슬며시 바라보던 아이들. 진작 멸종됐을 것 같았던 수줍음이란 감정이 라오스에선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객과 주인은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어 함께 얼굴을 붉히곤 했지요. 학교를 떠나던 날, 아이들은 멀리까지 숨이 차도록 따라와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를 보는 다음 직원들의 시선은 다양했습니다. 눈물 짓는 이, 그를 보고 낄낄대며 놀리는 이, 그리고 애잔하게 바라보는 이도 있었지요. 하지만 가슴에 담긴 생각들은 비슷했을 겁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들 너머로, 그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오버랩됐겠지요. 가난은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댔는데, 외지인이 거기까지 해줄 수는 없을 겁니다. 분명한 건,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듯, 여럿이 같은 곳을 바라보면 희망이 생긴다는 거지요. 마지막 남은 순수의 땅,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여행자들이 꼭 가봐야 할 곳 1위. 모두 라오스에 바치는 헌사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찬이 쏟아진 이후 라오스를 찾는 여행자가 폭증했고, 순수의 이미지도 빠르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의 몫은 자명해 보입니다. 빈약해지고 있는 순수의 경계를 그네들이 다시 추스를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건기의 끝자락. 들녘이 타들어 간다. 황톳길은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붉은 먼지가 인다. 논엔 벼 대신 잡초만 무성하다. 농지 대부분이 천수답이어서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5월 우기가 시작되면 논마다 벼가 자라고, 그만큼 생기도 넘칠 터. 그때까지 소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한데 이상하다. 하나같이 깡말랐다. 일은 안 하고 종일 풀만 뜯으니, 피둥피둥 살이 쪄야 옳지 않은가. 개와 닭, 심지어 돼지도 그 모양이다. 사람인들 다르랴. 토실토실한 이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뜨거운 날씨와 싸우느라 체력 소모가 많은 탓일까. 다음 직원들이 ‘휴가’차 찾은 곳은 하이캄이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10㎞쯤 떨어진 곳이다. 명색이 수도 외곽 지역인데, 분위기는 영락없는 깡촌이다. 먼저 표기법부터 짚어두자. 라오스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으니 말이다. 일반적인 라오스 수도의 이름은 비엔티안이다. 하지만 이는 영어식 표기일 뿐, 주민들의 발음과는 사뭇 다르다. 현지에선 위엔찬이라 부른다. 이를 프랑스 식민시대에 프랑스어 방식으로 표기하려니 ‘Vientiane’이 됐고, 이게 그대로 영어권에서 비엔티안으로 굳어진 것이다. 방비엥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왕위엔으로 발음하지만 표기는 프랑스어 방식을 따라 ‘Vang vieng’이라 했고, 이게 그대로 방비엥으로 읽히게 된 거다. 다음이 ‘글로벌 비전’ 등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벌이고 있는 ‘지구촌 희망학교’와 ‘설레는 휴가’ 프로그램은 한 묶음이다. 예컨대 라오스에 일곱 번째 ‘지구촌 희망학교’가 건립되고 나면, 사원들이 학교를 찾아 봉사와 휴가를 겸해 ‘설레는 휴가’를 벌이는 식이다. 단순히 학교 건립 비용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와 학교 운영비 등도 필요에 따라 지원된다. 2006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일곱 차례 이 같은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여덟 번째 학교가 건립된 타지키스탄과 아홉 번째 학교가 지어질 인도 등에서도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봉사지만 이들에겐 엄연히 휴가다. 더위와 싸우면서도 그저 자신의 일에 만족할 뿐이다. 휴가의 본질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이라면, 이들은 제대로 휴가를 즐기는 셈이다. 프로그램은 닷새 동안 하이캄 초등학교 학생들과 보내고, 이틀은 비엔티안과 방비엥 등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사내 응모를 통해 선발된 다음 임직원 15명이 참여했다. 윤호영 경영지원부문장은 “선발 이후 두 달간 업무 외 시간이면 늘 지구촌 희망학교 어린이들과 함께할 프로그램 준비에 매진했다”며 “신청자들이 많아 경쟁도 치열했다”고 전했다. 라오스는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수도에서조차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없었던 탓에 참가자들은 메콩강 건너 태국까지 가서 물품을 조달해 와야 했다. 이러구러 ‘설레는 휴가’는 진행됐다. 학교 한쪽 벽엔 예쁜 벽화가 그려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손엔 조립 비행기와 장난감 등이 늘어갔다. 스윙 댄스와 체육대회 등 몸으로 부대끼는 프로그램은 폭발적인 인기였다. ‘환호작약’하다가도 다음 직원들이 하이 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내밀면 자라처럼 움츠러들었던 아이들. 그들이 어느샌가 다가와 손을 잡고 볼을 비비며 신뢰감 듬뿍 담긴 눈길을 보낸다. 이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참가자 가운데 9명은 아이들과 결연도 맺었다. 처음인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두 차례 이상의 유경험자다. 릿티다양을 ‘딸’로 맞은 이미연(29)씨는 “시집도 가기 전에 인도와 베트남을 포함해 1남 2녀의 엄마가 됐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흙먼지가 많은 곳에선 지는 해가 한결 더 붉다. 그 덕이지 싶다. 아이들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린 다음 직원들이 붉게 물든 눈시울을 감출 수 있었던 것도. 라오스는 북으로 중국, 서로는 태국, 동과 남으로는 베트남, 캄보디아와 각각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태국에 시달려온 데다, 근세 들어 프랑스와 일본 등에까지 핍박을 당한 탓에 여러 문화를 담은 풍경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 가운데 ‘달이 걸린 땅’이란 고운 뜻을 가진 비엔티안은 사원으로 가득한 도시다.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한 사원으로 추앙받는 파 탓 루앙과 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 시사켓, 에메랄드 불상으로 유명한 호 프라케오 등이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비엔티안엔 고층건물이 없다. 파투사이 때문이다. ‘승리의 탑’이란 뜻의 파투사이는 1958년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룬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시멘트 건축물이다. 정부에서 7층 높이의 파투사이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게 했다니,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국민’ 건축물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 모티브가 된 게 프랑스의 개선문이란다. 참 역설적이다. 라오스 내 모든 거리 측정의 기준이 되는 남푸 분수, 태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메콩강, 내륙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콕 사왓의 소금마을 등도 차분히 둘러보는 게 좋겠다. 메콩강 야시장도 명물이다. 조악한 느낌이 드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향토색 물씬 풍기는 토산품을 값싸게 살 수 있다. 전역을 돌아보지 않은 터라 단언키는 어려우나 라오스에서 기골이 장대하고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대단한 풍경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라오스의 풍경은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 처음 방문한 이방인도 풍경 속으로 끌어안는다. 주민이나 외지인을 가려 내치지 않고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늘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하다. 방비엥은 그 가운데 원형에 가까운 옛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비엔티안에서 156㎞를 달려 오는 내내 도시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낡은 풍경들을 아낌없이 내어 준다. 풍경도 빼어나다. 깎은 듯 치켜 올라간 카르스트 지형의 파등산과 시가지를 관통하는 송강이 독특한 형태로 어우러져 있다. 라오스의 주요 관광지들이 사원 관람 위주인 반면, 방비엥에서는 송강을 따라 카야킹, 튜빙 등을 즐기거나 곳곳에 널린 동굴 탐험 등의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블루 라군의 신비한 물빛과 황금빛 와불이 놓인 탐 푸캄 동굴 등은 놓쳐선 안 된다. 아침 6시쯤이면 시내 곳곳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승려들이 탁밧(탁발의 라오스말)을 벌이는 이색적인 풍경도 만날 수 있다. 한편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높다. 방비엥이 변질됐다고. 그런 징후가 없지 않다. 여행자가 주인 행세를 하려 든다. 원주민들을 가벼이 여기는 듯한 옷매무새와 행동들도 이어진다. 현지 아이들도 조만간 여행자에게서 얻어내는 ‘1달러의 맛’에 길들여질 게다. 방비엥은 여전히 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건 라오스의 자연과 개성이 수수한 형태로 남아 있고, 여행자들도 그 틀을 깨지 않을 때라야 유지될 수 있다. 글 사진 비엔티안·방비엥(라오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 -라오항공과 한국의 진에어가 인천~비엔티안 구간을 직항으로 연결하고 있다. 비행 시간은 5시간 남짓 소요된다. -화폐는 킵과 달러, 태국의 밧이 통용된다. 1달러=8000킵 정도다. 다만 달러로 계산하면 킵으로 돌려주는 경우가 많아 손해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관광지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대부분 1만 킵 정도다. 숙소 등에서 팁을 줄 때도 1만 킵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의 머리를 만지는 것, 여성이 승려의 몸에 손대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 가장 더운 시기는 3~4월이다. 최고 40도에 이르기도 한다. 아침엔 선선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얇은 방풍 재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우기가 시작되는 5월 중·하순부터는 기온이 떨어진다. -방비엥 시내를 벗어나 몽족 마을 등을 방문하려면 자전거보다는 오토바이가 낫다. 하루 7~10달러면 빌릴 수 있다. 휘발유는 소형 오토바이를 가득 채우는 데 5달러 정도다. 비포장길이라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흙먼지가 싫다면 시내에서 방진 마스크를 사두는 게 좋다. 콘센트는 우리와 비슷해 무리 없이 가전제품을 쓸 수 있다. -공항에서 현지 가이드들이 위탁 화물을 임의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단체 화물로 오인해서다. 개별 여행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SK텔레콤 휴대전화는 자동 로밍된다. ‘데이터 무제한 원 패스’ 상품도 내놨다. 정액제로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와이파이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법 빠르게 데이터를 쓸 수 있다. 물론 주변 사람들과도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다. 1일 9000원. 현지시간 밤 12시가 기준이다.
  • [DB를 열다] 1971년 초등학교 앞 솜사탕 장수

    [DB를 열다] 1971년 초등학교 앞 솜사탕 장수

    초등학교 교문 주변에는 군것질거리를 파는 장사치들이 있었다. 사진은 1971년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앞 풍경을 촬영한 것이다. 솜사탕을 만드는 모습을 아이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학교 주변에서는 솜사탕 말고도 여러 가지 먹을거리들이 아이들을 유혹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나 어묵이 나온 것은 1980년대 이후였다. 단것이 귀했던 시절이었기에 솜사탕처럼 설탕을 재료로 만들어 파는 군것질거리들이 많았다. 설탕을 국자에 넣고 불 위에서 녹이다 소다를 부어서 부풀린 후 철판에 부은 다음 틀을 올려놓고 둥근 철판으로 납작하게 눌러 만드는 것을 ‘뽑기’라고 한다. 또 황설탕을 녹여서 그대로 권총, 거북선, 잉어, 청룡도 등 일정한 모양의 틀에 부어 설탕 과자를 만든 다음 번호판에 올려놓고 번호가 적힌 종이표를 뽑아 당첨되면 가져가는 방식의 ‘뽑기’도 있다. 여름철에 파는 ‘아이스케키’는 두 가지가 있었다. 네모난 모양의 보통 ‘아이스케키’와 얼음과 소금을 넣은 통에 단물이 들어간 달걀 모양의 틀을 넣고 굴려서 만들어 내는 달걀형 ‘아이스케키’다. 바다나 강이 가까운 지역의 학교 주변에서는 옷핀이나 탱자나무 가시로 알맹이를 뽑아 먹거나 찍어 먹는 ‘자연산’ 군것질거리들을 팔았다. 다슬기, 고래고기, 해삼, 삶은 오징어 따위들이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Dead Sea 사해 바다는 죽어 소금을 남긴다. 일종의 유언장이다. 소금의 탄생기는 언제 들어도 신비로웠다. 대개 바다의 품을 떠난 물은 저수지, 증발지, 함수창고를 유랑하며 한 줌의 소금이 된다. 그러나 사해Dead Sea 소금은 강한 햇볕과 바람만으로 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사실 사해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인데, 염도는 일반 해수보다 7~10배가량 더 높다. 어디 염도만 높을까. 피부에 좋은 미네랄도 일반 해수보다 수십배나 많다. 사해 물질로 만든 화장품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하바AHAVA’는 국내에서도 시판 중인 화장품 브랜드 로 이스라엘에선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해의 명성을 일찍이 들은 유럽인은 이곳에서 몇 날 며칠을 ‘잘 먹고 잘 쉬다 간다’고 했다. 이스라엘 접경지대인 이웃 나라 요르단에서도 사해가 펼쳐진다. 이스라엘에서 사해를 즐기려면 휴양단지인 엔보켁En Boqeq이 좋다. 이곳엔 르 메르디앙, 로열 리모님, 레오나르도, 크라운 플라자 등 이름난 숙소가 사해를 굽어보고 있다. 동남아 풀 빌라 못지않은 사해 리조트에 들어서자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특히 르 메르디앙은 사해의 물을 이용한 스파를 운영 중이다. 굳이 리조트 밖으로 사해를 찾아 나서지 않아도 실내에서 사해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 멀리까지 와서 진짜배기 사해를 놓칠 수 있나.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가운 하나 걸치고 리조트에서 10분 거리인 사해까지 나왔다. 모래가 펼쳐진 틈 사이사이로 소금 꽃이 만발했다. 조심스레 만져 보니 까끌까끌하면서도 끈적끈적하다. 본격적으로 물에 들어가면 몸이 공중부양 하는 것처럼 부웅 떠오른다. 무중력의 우주공간과 다를 바가 없다. 몸이 따끔따끔하다면 상처를 비집고 사해의 성분이 침투했다는 증거다. 잠시 몸을 담그고 나왔을 뿐인데 전신 마사지를 한 것처럼 몸이 매끈해졌다. 그러나 사해와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오히려 피부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제아무리 ‘수영 황제’ 펠프스가 울고 갈 만한 수영 실력을 뽐낸다고 한들, 헤엄을 쳐서도 안 된다. 사해는 성분도 성분이지만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유명하다. 해발 -417m. 사해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그냥 놔 주지 않았다. 고도차 때문에 귀가 멍해졌으며 소금 꽃의 향기는 오래도록 코끝을 맴돌았다. 1 생물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염도가 높은 사해에선 몸이 둥둥 뜬다. 물 위에 떠서 신문을 펼친 여행자의 표정이 즐겁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사해 즐기기 당일 관광 프로그램, 숙소 등 사해를 야무지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정보를 현지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자. 사해 주변에선 산악 바이크 대회Festival of Mountain Bikes Race, 엔게디 국제 세미 마라톤 대회The Ein Gedi International Semi-marathon Race 등 다양한 스포츠 축제도 열리니 참고할 것. www.deadsea.co.il 네게브 사막은 이스라엘 국토의 50~60%를 차지한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어느 배낭 여행객은 바이크로 사막을 누비는 중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척박한 땅에서 받은 후한 대접 Desert사막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황량한 그곳엔 어린왕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스라엘 국토의 50~60%가 바로 사막이다. 사막을 떠올리면 목이 칼칼해지고 머리가 띵해진다. 이 척박한 토양에도 꽃은 핀다. 이스라엘 민족은 선인장을 닮았다. 강한 조상을 둔 까닭인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네팔이나 남미다. 남자도 여자도 군대를 제대하면 무전여행을 하며 세상을 배운단다. 유대인은 사막을 일궈 정착하는 삶을 택했지만 유목민인 베두인은 한곳에 뿌리내리는 것을 불명예로 여긴다. 이스라엘, 요르단 등 중동의 사막을 떠돌며 사는 그들을 꼭 만나고 싶었다. ‘베두’란 말 자체도 아랍어로 직역하면 ‘사막’이다. 일단 베두인의 무대인 사막을 지프차를 타고 달렸다. 황토 빛깔 바람을 일으키며 사륜구동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자, 아웃도어 광고의 한 장면 같은 절경이 펼쳐졌다. 너른 사막의 한가운데는 난데없이 작은 폭포가 보였다. 휴가 나온 군인들이 그곳에서 아담과 이브처럼 부끄러움도 잊고 첨벙첨벙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기다란 뿔이 매력적인 아이벡스도 예고 없이 불쑥불쑥 나타났다. 네게브 지프 투어는 아프리카 탐방만큼이나 이색적이다. 지프 투어의 막바지, 베두인 숙소를 찾아갔다. 베두인의 손님맞이는 극진하기로 유명하다. 차와 양고기 요리 등을 넘치도록 준비해 손님이 두 손을 들 때까지 대접한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다. 접시를 비우면 금방 또 음식을 내어 오기 때문에 소량의 음식을 일부러 남기는 게 좋다. 없는 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방인을 거두는 그들은 ‘자신이 누군가를 거두면 언젠가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단다. 베두인의 공동체 의식은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현대인이 배워야 할 미덕으로 보였다. 2 사막을 이리저리 떠도는 베두인을 만나면 낙타를 탈 수 있다 2 지프 투어 중 불쑥 나타난 아이벡스. 뿔이 매력적이다 3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이 거대한 사막을 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지프 투어 & 베두인 체험 네게브 사막 일대를 지프차로 달리고 싶다면 현지 여행사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한다. 비용은 인원수, 코스,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5~6인이 2~3시간을 탑승할 때를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약 39달러가량 든다. 지프투어를 예약하면서 베두인 식사 체험을 동시에 예약할 수도 있으니 참조할 것. 지프 투어 예약 www.negevjeeptours.com, www.negevjeep.com/english 베두인 체험 예약 www.hanokdim.com 예술가의 마을에서 타박타박 Mediterranean Sea지중해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다. 몸집은 작지만 오밀조밀 없는 게 없다. 사해와 사막만 봐도 그랬다. 자그마한 몸으로 어찌 저리 위대한 것을 끌어안고 사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이스라엘에서 지중해를 마주쳤을 땐, 사해나 사막을 만났을 때보다 몇 배는 충격이 더 컸다. 대형 쇼핑센터, 유명 호텔, 화려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 이스라엘을 향해 던졌던 선입견이 티 없이 맑고 푸른 지중해에 부딪혀 흩어졌다. 이렇게 따뜻해도 이렇게 다정해도 좋을까 싶을 정도로 지중해변과 맞닿은 이스라엘은 ‘평화’ 그 자체였다. 지중해의 물살은 봄의 언덕으로 불리는 텔아비브Tel Aviv, 로마 시대의 원형 극장이 보존된 카이사레아Caesarea, 무역의 중심지 하이파Haifa, 십자군 시대를 재현하는 아코Akko 등을 타고서 분주히 흘렀다. 압권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20여 분이면 당도하는 텔아비브다. 텔아비브는 항구도시라는 신분을 과시했다. 정통성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여타의 도시와 달리 텔아비브는 외지인이 몰고 오는 낯선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 역할을 한 것처럼 텔아비브도 잦은 싸움에 지친 예루살렘을 대신해 제2의 도시로 성장했다. 디아스포라를 겪은 유대인이 하나둘씩 텔아비브로 밀려왔으며 1948년, 마침내 이곳에서 초대 수상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국가를 팔레스타인에 세울 것을 선언한다”고 낭독하기에 이른다. 정신없이 돌아가던 텔아비브의 시곗바늘이 네베쩨덱Neve Tzedek에선 느릿느릿 움직였다. 유럽의 아기자기한 소도시를 닮은 네베쩨덱은 빛과 색을 중시한 인상파 미술작품과 같다. 세계 각지를 떠돌다 돌아온 유대인의 영혼이 깃든 그곳엔 파스텔톤의 집, 히피족이 장난친 것만 같은 거리 벽화가 알록달록하게 펼쳐졌다. 네브쩨덱만큼이나 예술가의 기운이 충만한 곳은 ‘욥바’다. 욥바의 애칭은 올드 자파Old Jaffa. 텔아비브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욥바의 갤러리들은 하나같이 포스트모더니즘을 따랐다. 그중에서도 욥바의 랜드마크인 베드로의 교회를 따라 내려가다 마주친 일리아나 구어 박물관Ilana Goor Museum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옥상에 서면 욥바 일대가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이 되어 돌아온다. 박물관을 채우고 있던 다소 난해한 미술작품들은 알면 알수록 더 알쏭달쏭해지는 이스라엘과 통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사설] ‘염리동 소금길’에서 4대악 근절 해법 찾길

    낡고 좁은 골목길이 얽히고설킨 데다 대낮에도 인적이 드물어 우범지대로 꼽히던 곳이 이제는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고,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안전지역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접목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나타난 기적 같은 일이다. CPTED는 사회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가미해 범죄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범죄 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기법이다. 염리동 골목길은 과거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하는 소금창고가 많았던 곳으로, 재개발이 늦춰지면서 거리가 갈수록 퇴락해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가 됐다. 노인이나 여성 거주자도 많지만 좁고 어두운 골목에는 CCTV도 없고, 밤이면 상점도 문을 닫아 범죄의 표적이 되어도 도움을 청할 길이 없었다. 서울 시내 161개 서민보호 치안강화 구역 중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했던 이곳에 서울시는 역발상의 처방을 했다. 주민들이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곳을 연결해 1.7㎞의 ‘소금길’ 산책로를 만들고 곳곳에 안전장치를 두었다. 가로등을 촘촘하게 설치하고 전봇대에는 비상벨을 다는가 하면 도움을 청하도록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지킴이집’도 6곳 두었다. 효과 분석 결과 소금길의 범죄예방효과는 78.6%, 만족도는 83.3%나 됐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골목길의 훈훈한 분위기가 살아나고 이웃간에 마음을 열었다는 점이다. 염리동 소금길의 사례에서 박근혜 정부가 기치로 내거는 4대 사회악 근절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는 단순한 외적인 변화를 넘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과 물리적 측면이 통합됨으로써 지역사회 유대와 소통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소금길은 보여준다.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고 복지가 열악한 지역의 사각지대를 자연스럽게 모니터링이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 주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담당자들은 책상머리에서 고민하지 말고 소금길을 걸으며 발상의 전환과 아이디어를 찾기 바란다.
  • 밝아진 서울 골목, 줄어든 범죄 걱정

    범죄예방디자인(CPTED)이 주민들이 느끼는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주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공진중학교 등 2곳에 시범 적용한 ‘CPTED 프로젝트’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염리동 주민의 경우 자신과 가족에 대해 느끼는 범죄 두려움이 각각 9.1%와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공진중학교 학생 역시 무질서 인식과 범죄 두려움이 각각 7.4%와 3.7% 하락했다. CPTED는 디자인을 통해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기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염리동의 좁은 골목길에 CPTED를 접목해 주민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소금길’로 바꿨다. 또 주변의 대문을 눈에 띄는 노란 대문으로 바꾸고 비상벨과 이웃의 위험을 돕는 소금지킴이집 6가구를 선정했다. 공진중학교는 학교 사각지대 8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밋밋했던 복도와 계단도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컬러테라피를 적용해 꾸몄다. 형사정책연구원은 두 지역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CPTED 적용 전인 지난해 7∼8월과 적용 후인 11∼12월 설문조사를 실시해 범죄 관련 인식을 점수 등으로 환산하고 증감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염리동 주민이 느끼는 동네에 대한 애착은 13.8% 증가했다. 특히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위험 지역을 운동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소금길의 범죄예방 효과는 78.6%, 만족도는 83.3%로 매우 높았다. 공진중학교 역시 집합 효율성과 학교 애착도가 각각 2.3%, 1.4% 증가했다. 시설물 호감도도 27.8%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는 중랑구 면목 4·7동, 관악구 행운동, 용산구 용산2가동을 CPTED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면목 4·7동은 시장 상권 지역으로 출소자 보호시설이 있는 곳이며, 행운동은 원룸 밀집 지역으로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우범지역으로 지적할 정도로 범죄 두려움이 높은 곳이다. 용산2가동은 해방촌이라 불리는 곳으로 단기 정착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이다. 한문철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CPTED를 적용한 결과 5개월이라는 단시간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공원, 주택, 여성, 도시안전 등 다양한 도시정책에도 CPTED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성 비자금 조성(2007년) 등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며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친 그였지만 이름 앞에 ‘명사’(名士)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영 어색하다고 했다. 겸허함을 지켜야 할 사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거북하다고도 했다. 나이 일흔이 넘도록 흔한 회고록 한 권 내지 않은 이유다. 함 신부는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인권의학연구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월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국미사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함 신부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광복을 3년 앞둔 1942년 6월 서울의 용산구 원효로에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 때문에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는 없었지만 집 근처에 천주학당(현 성심여고)이 있어 가톨릭과 서양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다. 여덟 살 되던 1950년 6·25가 터졌다. 소년 함세웅은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어렴풋하게나마 신앙에 눈을 떴다. “어느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나는 거예요. 한낮인데 하늘이 시커매. 나중에 들었는데 B29 폭격기들이 한강 임시다리를 폭파하는 소리였대요. 너무 놀라 친구들과 어디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거기가 성모병원이었어요.”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피 칠갑을 한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었고 수녀들이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전쟁, 그 속에서 생사의 경계에 섰던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은 그의 첫 종교적 체험이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신자가 됐다. “평범한 신자였던 제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성당에서 복사(천주교 미사 때 신부를 돕는 신자)로 활동했는데 그해 11월 2일 위령의 날 신부님과 함께 서울 잠원동, 논현동 일대의 공동묘지를 찾게 됐지요. 너른 터에 빼곡히 들어선 묘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아, 누구나 다 이렇게 묘소에서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6·25와 공동묘지의 체험이 겹쳐 결국 사제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셈이지요.”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회고처럼 신학교 생활은 그에게 더없이 잘 맞았다. 4·19 혁명이 전국을 휩쓴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헌병으로 차출됐어요. 이야, 이제부터 폼나게 군대생활 좀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배치된 곳이 부산과 광주(경기)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였어요. 그곳에서 군생활을 꼬박 2년간 했지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체험한 첫번째 모순의 사회였어요. 불합리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낙오하지 않으려면 숨죽인 채 순종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박정희 독재를 겪으며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군에서 모순의 사회를 배우고 길들여졌구나’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지요.” 신학 교수의 꿈을 품은 함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는 4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독재와 탄압을 본격화하던 때였다. 햇수로 9년을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라 밖에 있다 보니 3선 개헌, 유신체제 선포, 학생과 민주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뉴스를 외려 국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어요. 마음 아프고 부끄러웠어요.” 1973년 귀국해 마주친 조국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마포대교 등에는 헌병이 총을 들고 서 있었고 서울역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반공 궐기대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야말로 병영사회였다. 서울 연희동 성당에서 보좌사제로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결정적 사건이 1973년과 1974년 잇달아 터졌다. 김대중(1924~2009) 납치사건과 지학순(1921~1993) 주교의 구속이었다. 특히 1974년 7월 지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과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으로 15년형을 받자 성난 사제들이 성당 밖으로 뛰쳐나왔다. 함 신부는 이 과정에서 젊은 신부들을 중심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했다. 당시 사제단에 참여했던 문정현(73) 신부는 함 신부에 대해 “타고난 조율가이자 소통가”라고 평가했다. 문 신부는 “대표가 없는데도 사제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박학하고 판단이 빠른 함 신부 덕이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지 주교의 구속에 대해 “돌이켜보니 은총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제들이 사회 참여를 시작하면서 유신체제의 모순에 대해 눈 떴다는 얘기다. 유신독재 타파를 외치며 정권에 맞서던 그는 1976년 3·1 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다. 첫 투옥은 시련이자 기회였다. 서대문 구치소 등에서 1년여 옥고를 치른 그는 “제2의 신학교 생활 같았다”고 했다.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인간 본성을 엿본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밤늦게 구치소에 갔는데 교도관이 제 방이라며 안내했어요. 근데 완전히 쓰레기통이야. 그래도 내가 살 방이니 의지를 갖고 아침에 청소를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근데 다 치워놓으니까 교도관이 ‘방 배치를 다시 해야 하니 나오라’는 거예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싫다. 살 준비 다했으니 내 방이다’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교도소에 내방 네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해요. 근데 옮겨 보니 새 방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청소 좀 했다고 교도소 방 옮기기 싫어한 제 모습이 참…. 덧없는 소유욕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었어요.” 함 신부는 교도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박 1년간 재판을 받으며 기도와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 함 신부가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유신독재의 종말을 목격한 곳도 교도소였다. 1979년 미사를 집전하면서 농민 오원춘이 정보기관에 납치·감금당한 일에 대해 강론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 교도소로 끌려갔다. 두번째 옥살이가 시작됐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박정희 피살 소식을 접하며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 노예 해방의 기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김재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독재의 핵심을 제거한 일은 높이 평가해야 해요.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수습할 정책을 써야 한다고 건의했어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 차지철과 나눈 대화에서 ‘그까짓것 100만~200만명쯤 죽여도 문제 없어. 3·15 부정선거 때 경무대 경호책임자인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린 죄로 처형당했는데 내가 발포 명령을 한다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했다지요. 김재규는 이 말을 듣고 10·26 의거를 결행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죠.” 그는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기적과도 같은 민초들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 받을 때 피로를 못이겨 눈 감고 있었더니 혼자서 저를 감시하고 있던 중정 요원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소신껏 답변하셔야 해요’라며 응원하더군요. 힘이 불끈 솟았지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옥중에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의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이름 없는 양심적인 교도관이었어요. 사도행전을 보면 감옥에서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열어 사도들을 내보내 줬다는 구절이 있잖아요. 그런 기적을 현실에서 체험한 거죠.” 1970년대 함 신부와 함께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던 이들 중 지금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 이를테면 김지하 시인이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같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시기별로 구별해서 봐야 해요. 인간은 원래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예컨대 김지하 시인도 197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던 청년 김지하와 1990년대 이후 현실과 야합한 장년 김지하로 나눠 볼 수 있겠죠. 윤리신학적으로 봐도 사실 선과 악, 천사성과 악마성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거든요. 어느 쪽이 마음속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죠. 일제시대 때 최남선, 이광수 같은 분도 일면으로는 얼마나 훌륭했나요. 변절한 것은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한 그들의 한계죠.” 함 신부는 잘못된 사회·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데 교회(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왜 하필 교회일까. 그는 “불의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양심껏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인간 구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종교가 사회 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꽤 오래 전의 일화 하나를 끄집어냈다. “1970년대 어느 부활절 때였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한 40대 신도가 성당에 왔어요. 술에 취했는데 고해성사를 보겠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어차피 오늘 반성해도 내일 저는 똑같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어요. 그냥 저와 술 한잔 하시고 용서해주세요’하는 거예요. 또 ‘신부님은 세상을 모릅니다. 부정과 타협 안 하면 살 수가 없어요. 집에 노모까지 5명이 사는데 회사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뇌물받아 아래, 위와 나눠 가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양심적으로 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 당장 식구들이 굶어 죽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함 신부는 당시 30대의 젊은 사제였다. 그 신자에게 ‘그래도 천주교 신자로서 양심껏 사세요’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그 사람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자들이 양심껏 살도록 도우려면 결국 옳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교(政敎) 분리는 사실 폭압자들의 논리예요. 종교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하면 ‘예배당, 불당에 가서 기도나 하세요’하는 식이죠. 성경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껴안아야 해요.” (하편에서 계속)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제주도 여행가려는데 카드결제 안된다네요”

    “제주도 여행가려는데 카드결제 안된다네요”

    김모(46)씨는 최근 가족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상품을 알아보던 중 ‘에어카텔’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도 여행사들이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항공권·숙박·렌터카 등을 묶어 에어카텔로 팔고 있어서다. 하지만 김씨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항공권과 숙박 등을 예약했다. 문의한 여행사 5곳 모두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50만원 이상 되는 돈을 당장 현금 결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슈퍼마켓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 세상에 여행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됐지만 제주도 여행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해 제주도 관광 활성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여행사 대부분은 신용카드 가맹점이어서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가맹점 카드 거부 불가)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신문이 10일 제주도 여행사 10곳에 문의한 결과 단 한 곳만 신용카드로 에어카텔 패키지 상품을 결제할 수 있었다. 나머지 여행사 9곳 중 6곳은 항공권이나 숙박비는 제외하고 비교적 저렴한 렌터카만 카드 결제를 받았다. 여행사 2곳도 결제 금액 중 60%만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나머지 1곳은 아예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 제주도 여행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저가 항공사에서 할인 항공권을 대량 구매해도 항공사가 여행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전혀 없다”면서 “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100만원 결제 시 발생하는 3만원가량의 수수료 때문에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다”고 해명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카드 결제가 가능한 여행사는 카드 수수료 가격이 포함돼 있어 에어카텔 가격이 그만큼 비싸다”고 귀띔했다. 이들 여행사는 예약 취소 시 발생하는 위약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현금결제는 필수라고 역설한다. C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들은 고객과 숙박업소 등을 이어주는 중개자인 만큼 고객들이 예약 취소 후 나몰라라 하면 위약금은 여행사가 물어줘야 한다”면서 “에어카텔 요금 중 40%는 현금으로 받아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불법이다. 여전법 19조 1항에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C여행사의 홈페이지엔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연간 매출액 2400만원 이상인 가맹점은 세원 투명화 등의 이유로 신용카드 수납이 의무화돼 있어 나머지 여행사들도 카드 가맹점일 확률이 높다.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이 결제 금액 중 일부만 카드를 받고 나머지는 현금 결제한다면 카드 결제 거부와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국내여행업분과 간사는 “대부분의 제주도 여행사들은 카드 가맹점이지만 홈페이지에 안심결제 등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 자체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제주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여행사들이 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빛 없는 수중 동굴서 ‘미스터리 외계 점액’ 포착

    빛 없는 수중 동굴서 ‘미스터리 외계 점액’ 포착

    호주의 한 수중동굴에서 미스터리한 ‘외계 점액’이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 맥쿼리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이 물질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는 특징 때문에 ‘외계 점액’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널라버 평원의 물로 가득 찬 한 지하 동굴에서 발견한 이 점액 물질은 미생물의 일종으로, 빛과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수 억 년을 생존해 온 것으로 보인다. 또 ‘타움고세균’(Thaumarchaeota)이라 부르는 고세균(古細菌)에서 파생됐으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미생물 조직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맥쿼리대학의 아인 폴슨 교수는 “초기 연구를 통해 이 ‘외계 점액’이 특별한 화학적 조합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빛이 전혀 없는 동굴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는 미스터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널라버 평원이 마이오세(2600만년~700만년 전까지로, 신생대 제 3기 초에 해당하는 지질시대) 중기 무렵 바닷물에 잠겼을 때 ‘외계 점액’이 형성됐으며, 소금기로 가득 찬 물속에서 암모니아 산화를 통해 살아남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구상에는 완벽하게 빛과 차단된 환경에서도 생존력을 잃지 않은 미스터리한 생물들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국제학술단체저널(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Microbial E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체크카드 잘 쓰면 신용등급 올라간다

    체크카드를 상당 기간 일정 규모 이상 사용한 고객은 신용평가 시 가점을 받아 등급이 올라가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개인신용정보의 활용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 연속으로 10만원 이상 쓴 고객에게는 신용평가 시 가점을 주는 식이다. 당국은 체크카드 이용고객 약 25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서민금융상품인 미소금융을 성실히 갚았을 때도 가점이 주어진다. 또 금융회사는 착오나 실수에 의한 연체를 막는 차원에서 단기연체 정보를 5영업일 이전에 해당 고객에게 통지해야 한다. 개인신용정보가 불법으로 이용되거나 유출된 사실을 알았을 때에도 바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금융당국은 모범규준 마련과 전산 개발 등을 조속히 마쳐 올해 상반기 내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민금융 활성화·가계빚 해결’ 대책 가장 급하다

    ‘서민금융 활성화·가계빚 해결’ 대책 가장 급하다

    “서민금융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 당장은 가계빚을 줄여 가계의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햇살론이나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하고 도덕적 해이를 막는 차단 장치도 필요하다.”(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명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3일 새 금융 수장의 우선과제로 가계빚 해결과 서민금융 활성화를 꼽았다.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 등 민생경제 문제가 대선의 주된 화두로 부각된 만큼 ‘쪼들린 가계살림 해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18조원의 행복기금 조성을 통한 채무감면 대책을 내놓은 만큼 하루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세부 방안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면서 “이는 부동산 경기 회복과도 맞물려 있는 만큼 실제 재산이 있는 사람에겐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완화해 돈을 더 빌려 주고, 부실 우려가 큰 저소득층은 탕감을 해 주는 식으로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정교하게 판을 짜야 한다”(윤 교수 등)는 주문도 많았다.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서민금융기관을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러자면 오래된 쓰레기(부실 저축은행)부터 청소해야 한다”면서 “예금보험공사 관리 체제 아래 연명 중인 저축은행을 다른 곳에 매각할지, 아니면 아예 구조조정할지 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교수는 “저축은행 부실은 근본적으로 영업기반이 위축된 데서 기인했다”며 지역에서 제대로 영업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춰 주는 등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실물 부문의 대책도 유기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저금리에 기대어 연명 중인 부실 기업들을 털어내는 것도 부실 저축은행 정리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실직 등의 고통이 따르겠지만 정권 초기에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정책에 앞서 금융감독 체계를 소비자 보호 기능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능이 중복된 정책금융도 정리하는 등 금융의 새판 짜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새 경제팀 금융전문가 부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어느 정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옛 재무부 출신인 신 후보자가 국내·국제 금융을 두루 아우른 금융통이기 때문이다. 현오석(경제부총리 후보자)-조원동(경제수석)-신제윤으로 이어지는 경제팀 라인의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풍요로운 도시 카라만 Karaman 여행자들에게 콘야는 안탈랴와 카파도키아 사이의 경유 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런 탓에 가이드북에서도 콘야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콘야에서 남쪽으로 100km 거리인 카라만은 콘야보다도 더 소외된 도시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임에도 카라만을 들러 여정을 잇는 이들은 흔치 않다. 한국인 여행자들도 마찬가지라 카라만의 존재는 그 흔한 블로그에서도 검색하기가 힘들다. 여행자들이 외면한 카라만이긴 하지만 시대를 아우른 보물을 간직한 풍요로운 도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성’에서는 예로부터 위풍당당했던 카라만의 면모를 볼 수 있다. 12세기 셀주크제국 당시 세 겹으로 겹겹이 지은 카라만 성은 요새와도 같았다. 무려 3km 바깥에 자리했었다는 해자와 외성外城은 카라만의 위상과 권위를 짐작하게 한다. 최근까지도 복원 중인 카라만 성은 현재 내성內城만 남은 상태. 아찔한 계단을 따라 성루에 오르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카라만 도심이 한눈에 담긴다. 200년 전의 오스만 전통 가옥인 ‘타르탄랄의 집’에서는 카라만에서 나아가 터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나무로 지은 집은 아래층과 위층에 각각 네 개의 방을 두었는데 아래층은 겨울에만, 위층은 여름에만 사용했다. 붙박이장과 샤워실 등은 각 층에 공통적으로 배치했지만 벽난로는 아래층에만 설치하는 식이다. 2007년에 복원한 2층은 배, 블루 모스크 등을 그려 놓은 천장 장식이 볼 만하다. 이슬람과 크리스트교를 넘나드는 카라만의 종교 유적지는 카라만에 풍요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메블라나의 어머니를 모신 ‘아크테케 모스크’는 카라만의 자랑이다.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가 묻힌 콘야의 메블라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나도 소박하지만 사원 앞에 자리한 커다란 나무는 1370년부터 이어온 사원의 유구한 역사를 속삭이듯 전한다. 아크테케 모스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비잔틴 당시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체쉬멜리 교회’가 남아 있다. 교회 내부 천장에는 프레스코화의 흔적이 아련하지만 크리스트교인들이 제 나라로 돌아간 후 교회는 문을 닫았다. 여행자들의 발길 또한 뜸해 교회 내부를 돌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 대신 체쉬멜리 교회 분수 유적은 카라만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동전, 의복, 도자기 등 다양한 생활양식이 깃든 전시품은 기본. 조명을 밝힌 유리관 안에는 섬뜩하지만 눈길을 앗아가는 미라가 누워 있다. 이 미라는 카라만 도심에서 40km 떨어진 타쉬칼레 마나잔 동굴 5층에서 발견됐다. 타쉬칼레의 마나잔 동굴은 6~7세기 비잔틴 시대에 사람들이 살아가던 공간이다. 겉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으로만 보이지만 암벽 안에는 5층에 걸친 주거 공간이 오밀조밀하게 놓여 있다. 수백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입구는 찾을 수 없다. 암벽의 전면부가 무너져 내려 날개를 가진 새들만이 자유롭게 동굴을 드나든다. 사람들은 길이 아닌 환기구로 마나잔 동굴을 찾는다. 가느다란 손전등 빛에 의지해 허리를 굽혀 좁은 굴을 통과하고 환기구에 설치된 수직의 사다리를 기어오른다. 길은 또한 외길이다. 내려오는 데에도 팔과 다리의 근력이 만만찮게 요구돼 적절한 힘의 배분이 필요하다. 악조건을 딛고 찾은 동굴 자체는 그리 큰 볼거리가 아니지만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손색이 없다. 두 눈이 번쩍 뜨이는 타쉬칼레의 또 다른 볼거리는 마나잔 동굴에서 멀지 않은 타쉬 암발라에 자리한다. 타쉬 암발라는 비잔틴 시대, 사암의 무른 바위를 파 만든 350여 개의 곡물 창고다. 대형 비둘기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바위를 질서정연하게 쌓아 만든 창고는 비록 필요에 의해 조성됐지만 놀랍도록 아름답다. 내부 온도가 13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창고는 50~60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의 곡물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 사람들이 바위를 기어다닐 수 있도록 홈을 파 놓았으며, 도르레를 사용한 흔적도 보인다. 곡물 창고 한 켠에 마련된 타쉬 메스짓 사원에서는 곡물 창고의 내부를 짐작해 보는 일이 가능하다. 사원은 나무 계단을 통해 편하게 드나들 수 있어 기도 시간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travie info 타르탄랄의 집┃관람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카라만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12시30분, 오후 1시30분~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아름답고도 슬픈 땅 카파도키아 Kapadokya 페르시아어로 아름다운 말馬이라는 뜻의 카파도키아는 박해를 피해 살던 많은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이다. 60~70년대부터 400년대까지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리스트교인들은 카파도키아의 어딘가에 숨어 피폐한 삶을 살아왔다. 지하 혹은 바위 동굴에 숨어 살던 그들에게는 크리스트교의 공인도 소용이 없었다. 교인들을 꾀어 내기 위한 술수라 여긴 그들은 크리스트교가 공인된 이후 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 들었다. ‘데린쿠유’와 ‘카이마클르’와 같은 지하 도시는 애초에 히타이트인들이 파 놓은 곳이다. 박해를 피해 온 크리스트교인들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기 위해 지하를 오가며 살았다. 지하 도시의 규모는 생각보다 무척 크다. 침실과 부엌, 원형 극장에 교도소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 가장 많을 때에는 2만~2만5,000명의 인구를 수용했다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에는 수도원 또한 많다. 카파도키아의 기괴한 지형은 그리하여 바위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은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괴뢰메 야외 박물관’은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의미로 365개의 암굴을 파 수도원을 지었다는 곳이다. 기암괴석과 더불어 프레스코화의 상태가 좋은 동굴 교회가 꽤 있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돌아보면 도움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젤베 야외 박물관’도 괴뢰메 야외 박물관의 일부다. 젤베는 물이 흘러 만든 계곡으로 가장 깊은 골로 접어들면 물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계곡 높은 곳에는 수도원이 지어졌고 성상파괴가 성행하던 8~9세기경 이곳 동굴은 은신처로 사용됐다. 크리스트교인들과 더불어 이슬람교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며, 이슬람 사원의 미나레와 유사한 구조물이 아직까지도 보존돼 있다. 스머프 마을이라는 명성답게 ‘파샤바’에는 버섯 모양의 바위가 줄지어 서 있다. 송이버섯처럼 몸통은 하얗고 갓은 거무튀튀한 모양새가 재미있다. 어떤 곳의 바위는 눈처럼 하얘 화이트 샌드 혹은 소금 사막과 같은 느낌이 든다. 지하 도시와 괴뢰메 박물관 등 여행자들이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카파도키아는 사실 일부에 불과하다. 수많은 기암괴석과 계곡이 이룬 이곳 땅은 길보다는 길이 아닌 곳이 더 많다. 이런 카파도키아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열기구를 타는 것이다.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아침, 여행자들을 가득 실은 열기구는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점점이 수놓는다. 열기구는 기암괴석에 가까이 가기도, 아주 높게 떠오르기도 하며 1시간 가량의 여정을 잇는다. 열기구를 타기 전에 잔뜩 겁을 먹었던 이들도 이내 적응해 하늘 아래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과도하게 흥분된 마음으로 과도하게 많은 사진을 찍고 나서야 지상에 발을 내디딘다. 열기구 투어는 단언컨대 상상보다 황홀하다. 무섭다는 이유로, 비싸다는 이유로 절대 망설이지 말 일이다. Travel to Turkey ▶항공 터키항공(서울 사무소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에서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인천 출발 23:55, 이스탄불 도착 05:00, 이스탄불 출발 00:45, 인천 도착 16:55. 기내 서비스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스탄불-콘야, 이스탄불-카파도키아 등 이스탄불 국내선도 터키항공으로 이용 가능하다. ▶시차 터키가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화폐 터키시 리라Turkish Lira를 사용하며 TL로 표기한다. 2012년 12월 기준, 1TL이 0.556미국달러, 0422유로 가량. 대략 1TL에 600원을 곱하면 원화로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레스토랑 소마치(0332-351-6696 www.somatci.com)는 셀주크투르크의 음식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800년 전 요리법에 따라 메블라나의 책자에 나오는 음식을 선보인다. 토마토 소스나 해바라기 오일, 마가린 등 당시 콘야에 없던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 100년 된 가정집의 방과 정원을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어 분위기도 그만이다. 하브잔(0332-324-1100 www.havzanetliekmek.com.tr)은 터키식 피자인 피데 전문점이다. 1m 가량 되는 기다란 에뜰리엑멕 피데를 자르지 않고 내어 와 보는 즐거움도 크다. 두 명은 족히 먹고도 남을 만한 피데가 6TL로 가격도 저렴한 편. 2m가 넘는 피데도 만든 적이 있다는 게 주인장의 전언이다. 피데를 먹고 나올 때 레몬향의 스킨도 뿌려 준다. 타카(0332-237-8802 www.takarestaurant.com.tr)는 흑해에서 잡은 생선요리를 선보이는 집이다. 육류가 대부분의 밥상을 지배하는 중앙 아나톨리아에서 생선요리는 반가운 메뉴. 여러 종류의 생선 중에서 선택을 하면 튀김옷을 입혀 맛있게 내어 온다. 레스토랑 분위기도 매우 고급스럽다. 야카마나스트르(0544-601-1312)는 30cm는 족히 넘는 잉어를 통째로 튀겨 선보이는 집. 잉어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베이쉐히르 호수에서 잡은 잉어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카페 아이딘차부쉬(0332-325-2343, www.aydincavus.com)에서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콘야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진한 터키식 커피가 일품이다. 시니(0332-237-5853)는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도심을 360도 전망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자 카페다. 콘야 시내의 쿠레플라자 42층에 자리한다. 실레(0332-244-9028)는 터키전통의 물담배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성헬레나교회가 자리한 실레에서도 분위기가 꽤 괜찮은 곳으로 손꼽힌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경제 프리즘] 저축銀 대출심사 시스템 개선

    [경제 프리즘] 저축銀 대출심사 시스템 개선

    “저축은행은 본래 기능인 지역밀착형 금융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운동화와 숟가락 이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운동화가 닳도록 대출자에게 밀착해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대출자를 파악한 뒤 이를 대출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이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대출심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뜯어고친다. ‘저축은행 사태’가 본연의 임무인 ‘관계형 금융’을 소홀히 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몸집 불리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저축은행의 대출심사 시스템을 지역밀착형 금융기능을 수행하기 적합한 방식으로 보완한다고 밝혔다. 담보능력이나 신용등급 등이 대출 기준보다 떨어져도 주변 신뢰가 높고 평판이 좋으면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는 대출자의 담보가치나 신용등급 같은 계량적 요소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앞으로는 심사자가 대출자가 처한 상황이나 주변 평판처럼 비계량적 요소도 계량화해 반영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량 저축은행들의 사례를 참고해 저축은행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고 영업을 잘해 나가는 우량 저축은행들을 분석했더니 자산 규모는 3000억~5000억원대로 작지만 지역 밀착형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곳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위기에서 살아나려면 영업구역을 직접 뛰어다니며 주민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관계형 영업을 해야 한다”며 “대출심사 시스템 개선도 이런 취지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조만간 금융감독원, 업계 등 관계 기관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스템 보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영업구역을 현재 6개보다 늘려서 한 개 저축은행이 영업할 수 있는 반경을 좁히는 식의 강경책은 배제하기로 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패스트푸드, 꾸준히 먹으면 간에 악영향”

    패스트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간염에 걸린 것과 같은 수준으로 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에 따르면 CBS 건강 프로그램 ‘더 닥터스’(The Doctors)에서는 한 달만 패스트푸드를 섭취해도 간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이 프로그램의 드류 오든 박사는 디스 모닝에 출연해 “패스트푸드는 소금과 기름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설탕이 튀김을 금빛이 나고 바삭바삭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든 박사에 따르면 감자튀김(프랜치프라이)은 소금 등의 재료가 더 들어갔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며, 특히 튀긴 닭(프라이드치킨)이나 양파링튀김(어니언링) 등의 음식은 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오든 박사는 “지방과 포화지방 양이 (간세포 속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지방간을 만든다.”면서 “간 효소 (의 수치가 높아지는) 변화는 간염이라는 (나쁜) 영향으로 나타난다. 그런 질환은 궁극적으로 (간의 합성 및 해독 기능이 저하된 상태인) 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지금 너무 많은 사람이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주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는 것도 도움되지 않는다.”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실제로 샐러드가 시드는 것을 막기 위해 프로필렌글리콜이라는 부동액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록 이런 부동액이 인체에 위험하진 않다고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배는 어제도 오늘도 못 떴다. 겨울 뱃길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나 포항까지 내려와 발이 묶이니 속수무책이다. 어쩌랴. 과메기에서 대게, 모리국수, 물회, 고래 고기까지 포항의 맛을 샅샅이 뒤지면서 눌러앉을밖에. 하지만 맘은 종일 동쪽 바다를 떠다녔다. 사흘째 되던 날 아침 7시. ARS를 확인하니 반가운 출항 소식이다. 들어가기만 하면 섬이 날 한 달쯤 묶어 놔도, 다방 언니들 뒤태만 보며 빈둥거려도 버틸 자신이 있노라고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배는 떴고 낙엽처럼 찰방거렸으며 속은 어김없이 뒤집혔다. 혼이 쏙 빠져나갔다. 5시간을 흔들려 도동항에 사람을 부려 놓은 배는 그만큼의 사람을 싣고 육지로 사라졌다. 허탕 친 것을 따져 보니 3전 4기, 눈물의 울릉도다. 벌써 해가 진다. 홍합밥을 지으려면 30여분 걸리니 미리 주문해 놓기 위해 밥집을 점검하던 난 아찔해졌다. 귀를 의심했다. 소위 ‘맛있는 집’ 주인들은 모조리 ‘미안하다’며 육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육지로 겨울 휴가를 떠나고 난 먹자고 섬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 귀엣말 한마디 하자면 당신은 겨울 지나 춘삼월 산나물이 올라오거든 꽃대처럼 이 섬에 밀고 들어오시라, 제발. 이튿날. 머구리 다이빙을 한다는 이름도 기이한 김울릉씨를 급하게 수소문했다. 울릉도의 첫 목적인 제대로 된 홍합밥을 짓기 위해서다. 그가 사람 얼굴만 한 홍합의 서식처를 알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울릉도 홍합은 크기도 하거니와 삐들삐들 말린 후 잘게 다져 밥을 지으면 바다 향이 그윽하게 배고 그 색이 마치 치자 열매처럼 붉다. 씹는 질감이 쫄깃하여 삶으면 살이 물러지고 허연 육지의 것과는 다르다. ‘열합’ ‘참담치’라고 불리며 껍데기에는 해초와 바다 생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해녀나 잠수부들이 수심 20m 이상 들어가야 잡을 수 있다. ’산속 미나리’ 전호나물…밥상 한가득 봄마중 어렵게 연결된 그는 “겨울이고 풍랑이 일어 물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대답만 들려줬다. 그러니 겨울 홍합밥은 늦가을에 손질하여 바닷물을 섞어 얼려 둔 냉동이다. 6대째 뱃일을 하고 있다는 한 울릉도 토박이는 “본래 홍합밥은 지금의 형태와는 좀 다르다”고 말해줬다.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바닷가로 물놀이를 갑니다. 솥을 하나 들고 가요. 지금은 큰 것 따려면 몇십m 들어가야 하지만 그 시절엔 얕은 곳에 흔했어요. 가져간 쌀을 솥에 넣고 홍합 큰 것만 다져 넣어 밥을 짓습니다. 한참 물에서 놀다가 허출하면 올라와 밥을 퍼먹고, 밥을 다 먹으면 자잘한 홍합을 삶아 먹고 놀았죠. 그게 홍합밥의 시작이에요.” 어렵게 성인봉 들어가는 절집 입구 식당에서 이름 알리기를 싫어하는 토박이 아주머니가 주는 울릉도 홍합밥을 맛보았다. 빨간 홍합을 잘게 썰어 찹쌀과 멥쌀, 간장, 참기름을 넣고 향긋하게 지어 낸 진짜 토종 홍합밥이다. 밥 그릇 가득, 홍합이 봄꽃처럼 박혔다. 곱다. 흔히들 밥 위에 김 가루를 뿌리지만 난 칼국수든 만둣국이든 얼버무리듯 재료의 맛을 ‘한통속’으로 몰아가는 그 검은 가루가 못마땅하다. 내놓은 양념간장도 뒤로 밀어 뒀다. 오직 차진 밥 사이로 씹히는 붉은 홍합의 단순한 바다 향을 느끼기 위해 모진 파도를 뚫고 이 섬으로 숨어들었으니까. 그렇게 밥 한 그릇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곁들여 내온 돌미역국에서 울릉도의 푸른 바다가 드러나고 붉게 박힌 홍합에 한 머구리 인생이 자글자글 뜸 들었을, 심심하고 고소한 밥. 한 수저, 다시 한 수저… 밥알 사이로 졸깃하게 씹히는 낯선 질감이 즐겁다. 막 눈을 뚫고 나온 울릉도 첫 봄나물인 전호나물을 얹어 먹는다. ‘산속의 미나리’로 불리는 전호나물의 진한 향기가 섞이면서 밥상은 풍만한 봄이다. 단순하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땅의 기운이 깃든 이 음식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생명의 밥상이 아닐까. 상을 돌보던 아주머니의 나물 자랑이 대차다. “울릉도 사람들은 봄이 되면 된장과 밥만 싸들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산마늘(명이나물), 부지갱이나물, 삼나물, 우산나물, 미역취… 지천이 나물이니 허기지면 막 딴 나물에 그냥 된장을 얹어서 먹어요. 그 맛을 육지 사람들은 상상 못 하죠.” ’벚꽃 같은 마블링’ 약소고기…입에서 춤춘다 사람만 호강하는 것이 아니다. 울릉도의 소 또한 이런 약초를 먹고 자라니 ‘약소’라는 별칭이 붙었다. 여름에는 자생한 약초를 뜯게 하고 겨울에는 이 약초들을 말려 약간의 사료와 혼합하여 먹인다. 마침 약소 고기를 전문적으로 내놓는다는 남양의 고기 집을 들렀다. 하얗게 핀 꽃등심 마블링이 황홀하다. 살짝 불 맛만 들여 소금에 찍어 먹으니 가히 환상적이다. 동일한 조건의 육지 고기보다 씹히는 질감이 강한데 이는 사료를 많이 쓰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새콤달콤한 산마늘로 쌈을 싸니 궁합이 기막히다. 하지만 울릉도에 와서 오징어를 먹지 않는다면 반쪽 맛 기행일 것이다. 이른 아침. 저동항으로 달려갔다. 울릉도 8경 중 저동어화(苧洞漁火)가 있다. 밤바다 오징어 잡이 배의 집어등이 꽃처럼, 반딧불처럼 밝혀져 아름답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 치열한 밤을 보낸 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야들한 오징어내장국…아낙 치마폭에 싸인 듯 따로 모아 둔 오징어 흰 내장은 울릉도 사내들을 아내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기막힌 술국 재료다. 무를 넣고 하얗게 끓여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오징어내장탕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약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 맛이 빠져 달아진다. 국 이외에도 내장에 된장과 고추, 마늘 등을 넣고 자박자박 지진 후 겨울 납닥배추(노지배추)에 얹어 먹는 쌈이 있다. 화장실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숙소에서 배가 안 떠 근 일주일을 머물렀다. 여행이란 때론 기약 없이 발길을 잡는 어긋남과 돌발성이 있어야 두고두고 곱씹을 사연이 생기는 것이니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울릉도는 딱 사흘 잡고 들어가 일주일을 먹고 나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식도락 감옥’이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가는 길 울릉도는 연중 100일은 배가 못 뜬다고들 한다. 기상 악화로 그만큼 결항이 잦다. 3박 4일 일정이라면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갖고 떠나는 것이 좋다. 출항정보 http://www.ulleung.go.kr/tour. →계절맛집 도동 ‘보배식당’(791-2683, 홍합 밥), 남양 ‘상록식육식당’(791-7706, 약소), 도동 ‘향우촌’(791-8383, 약소), 천부 ‘신애분식’(791-0095, 따개비칼국수), 도동 ‘바다회센터’(791-4178, 오징어내장탕), 도동 ‘99식당’(791-2287, 약초해장국), 나리분지 ‘산마을식당’(791-4634, 산채나물).
  • 잦은 폭설에 제설예산 바닥 강원 지자체 “국비지원 절실”

    기상이변으로 겨울철 눈이 잦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제설비용을 국비로 충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와 지자체들은 6일 빠듯한 예산에 올겨울 들어 지금까지 제설비용으로 벌써 20억원씩을 쓰는 등 부담이 늘어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올 들어 유난히 눈이 잦은 춘천시는 눈이 내릴 때마다 t당 45만원씩의 염화칼슘 외에 시 직영 트럭 2대, 포클레인, 살수차량 등 40여대뿐만 아니라 민간장비인 15t 덤프트럭 20대를 임대해 사용한다. 지역 특성상 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날이 많아 제설제만 한번에 250~300t씩 뿌린다. 비용이 한번에 1억 5000만~2억원이 들어간다. 춘천시가 올겨울 들어 구입한 친환경 제설제, 소금, 염화칼슘 등 제설제만 해도 12억원 상당인 3320t에 이르고 있다. 트럭 앞에 붙이고 다니며 도로의 눈을 치우는 유니목과 살포기, 교반기 등 장비 구입에도 7억원이 들었다. 장비가 늘어난 만큼 임차 트럭도 2배가량 늘어났다. 장비 임대에 드는 비용은 시간당 8만원씩이다. 기름값은 별도다. 이처럼 제설비용에만 지금까지 20억원이 눈 녹듯 사라졌다. 예년 겨울 8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아 앞으로 얼마나 더 눈 속에 예산을 쏟아부어야 할지 가늠조차 안 된다. 지자체들은 확보한 예산이 떨어져 재난관리기금 등에서 끌어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시도 아예 겨울 동안 사용할 제설장비들을 90여일 장기 임대방식으로 사용하면서 연간 8억원의 경비를 쓰지만 잦은 눈으로 해마다 예산이 늘어나 울상이다. 장찬영 강릉시 건설과 도로시설계장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도 자연재해에 포함되는 만큼 이상기후로 늘어나는 지자체 제설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제주 절집의 재발견

    제주 절집의 재발견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했습니다. 한라산은 물론, 제주의 마을마다 신당과 절들이 빼곡했다는 뜻입니다. 요즘엔 절집 찾기가 쉽지 않지요. 관광지 제주에 세월의 흔적이 쌓인 절집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더 흔할 겁니다. 관음사가 대표적입니다. 근대 제주불교의 성지로 꼽히는 절집이지요. 그런데 한라산 등산로 가운데 하나인 ‘관음사 코스’는 알아도 정작 관음사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라산 ‘아흔 아홉골’ 깊은 골짜기에서 마주한 석굴암의 기억도 여태 선연합니다. 눈 쌓인 계곡에 맑은 물이 흘러가는 장면은 내 나라 어디서든 흔히 봅니다. 하지만 건천이 허다한 제주에서야 어디 그런가요. 먼저 눈이 와 쌓이고, 그 뒤에 장맛비 같은 겨울비가 쏟아져야 비로소 그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지요. 눈 절반, 물 절반인 계곡에서 석굴암을 만난 건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나 봅니다. 제주 여행 중에 겨울비를 만나는 건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됐다. 지구가 따뜻해진 탓일까, 한겨울에 장대비가 내릴 때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비바람이 세찬 날 부러 제주를 찾는 이들도 있다.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방파제를 할퀴는 비바람과 파도가 전쟁 같은 치열한 풍경을 내어 주기 때문이다. 하얗게 비산하는 포말과 시커먼 현무암, 이보다 더 극명한 대비가 있을까. 바다를 경외하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에겐 외려 그게 더 제주 풍경의 본질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여우비가 분분히 날리던 날, 관음사를 찾아간다. 한라산 오르는 길에 만난 계곡들이 장관이다. 계곡을 꽉 채운 흙탕물이 우당탕하며 아래를 향해 쏟아져 내려간다. 평소 물이 없어 바싹 쪼그라들었던 계곡들 아닌가. 모처럼 제멋에 겨웠다. 오래전 제주에는 절이 많았다. 하지만 조선 숙종 때 이형상(1653~1733년)이 제주목사로 내려오면서 제주 불교계엔 ‘재앙’이 시작됐다. 숭유억불 정책에 충실했던 이형상은 절집이란 절집은 죄다 부숴버렸다. 이후 마을마다 당집은 조금씩 살아남았지만, 절은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만 남게 됐다. 그 가운데 관음사는 제주 근대불교의 발상지쯤 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제주 불교를 중흥 시킨 여승 안봉려관이 1908년 재창건했다. 1939년 화재로 대웅전 등을 잃고, 1949년 제주 4·3사건 당시 토벌대의 방화로 전소되는 등 곡절을 겪기도 했다. 도깨비 도로에서 산록 도로를 따라 관음사 야영장 쪽으로 향하다 보면 길 왼편에서 방사탑 두 기가 나온다. 이게 관음사의 들머리다. 일주문에 앞서 제주 특유의 방사탑을 세운 게 제주답다는 느낌이다. 이미지로만 보자면, 관음사를 상징하는 건 일주문과 사천왕문 사이에 세워둔 불상들이다. 저마다 자세와 표정 등이 다르다. 절집 뒤편 만불전에도 약사여래불, 미륵불 등이 수천 개 서 있다. 절집 관계자에게 크고 작은 불상의 숫자가 몇 개나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많다”란다. 만불(萬佛)이라고 꼭 불상이 만 개란 뜻은 아닐 터. 숫자에 연연하는 게 부질없다. 일주문 앞 108불상의 숫자가 정말 108개인지 확인하려던 손길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관음사는 4·3사건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였다. 하루 밤낮에도 절집을 차지한 세력이 바뀔 만큼 격전이 펼쳐지곤 했다. 그 흔적들이 절집 주변과 뒤편의 아미산 자락에 남아 있다. 관음사에서 천왕사 방향으로 10분 정도 차를 몰아가면 충혼묘지 들머리다. 그런데 이 길, 참 인상적이다. 길 양쪽에 삼나무가 도열해 섰다. 제주에 풍경 빼어난 삼나무 도로가 한 두 곳일까만, 이 길에서 만난 삼나무숲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1117번 도로 등의 삼나무숲이 높고 경쾌하다면, 이 숲은 다소 낮고 무겁다. 길 또한 좁은 데다 이리저리 휘었다. 범상치 않은 느낌이다. 한라산이 1만 8000여 신들의 좌정처라더니, 그 무게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길 끝엔 대체 뭐가 있을까 궁금해할 때쯤 갈림길이 나온다. 곧장 가면 천왕사, 왼쪽 길은 충혼묘지 가는 길이다. 석굴암으로 향하는 탐방로는 갈림길의 주차장 가운데쯤에 조성됐다. 예서 석굴암까지는 1.5㎞ 남짓. 안내판은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적고 있지만, 실제로는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석굴암은 태고종 산하의 암자다. 1947년 창건됐다. 경북 경주의 석굴암과 이름은 같지만,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도무지 견줄 바가 못 된다. 제주 석굴암의 미덕은 찾아가는 길에 있다. 석굴암은 한라산 서북 능선, 그러니까 한라산 어승생악에서 제주 시내 쪽으로 뻗어내린 이른바 ‘Y 계곡’의 오른쪽에 터를 잡고 있다. 수많은 계곡이 밀집한 지대로 아흔 아홉골, 또는 ‘구구곡’(九九谷)이라 불린다. 석굴암 탐방로는 이리 굽고 저리 휜 아흔 아홉골짜기를 따라 오르내리기를 거듭하며 이어진다. 탐방로 양 옆엔 적송들이 늘어서 있다. 주변을 가득 메운 제주조릿대의 푸른 빛과 잘 어울리는 색감이다. 길 바닥엔 수많은 판근들이 핏줄처럼 불거져 있다. 여기에 짙은 안개까지 끼면 딱 판타지 영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석굴암 가는 길은 멀다. 비 오는 날 오르자면 힘이 곱절은 더 든다. 왜 안 그렇겠나. 예까지 오는 길의 이름이 아흔 아홉골 아니던가. 석굴암의 주지 호철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아흔 아홉굽이냐고. 그랬더니 “당신 마음 속에 있는 게 아흔 아홉굽”이란다. 석굴암 탐방로를 오르다 보면 전망 좋은 곳을 몇 군데 만난다. 현지인들은 맑은 날이면 제주 해협을 온전히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라 했다. 하지만 안개 닮은 구름이 잔뜩 낀 탓에 그런 복은 없었다. 제주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 롯데호텔제주가 조성한 제주 최대의 야외 온수풀 ‘해온(海溫)’이다. 호텔 관계자는 기존의 야외수영장을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면서 조성 비용에만 1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였다고 전했다. 테마는 힐링과 펀(fun)이다. 수영과 온수 스파는 기본이고, 풀바와 카바나, 자쿠지, 바닥분수, 360도 입체 워터슬라이드, 건식사우나, 키즈풀, 샤워실, 탈의실 등 연인과 가족 단위 투숙객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부대시설들이 다양하게 조성됐다. 총 4채의 카바나는 고급 소파베드와 오디오 시스템, 벽난로, 커피 머신 등으로 채웠다. 야외 자쿠지도 기존 1개에서 3개로 늘었다. 자쿠지엔 천연 미네랄과 광물질이 풍부한 사해소금 입욕제를 넣어 기능성을 강조했다. 키즈풀엔 어린이 전용 워터슬라이드를 만들었다. 방수 아이패드와 MP3 이어폰도 무료로 대여받을 수 있다. 온수풀 안에 몸을 담그고 한라산 소주에 한라봉과 유채꿀을 섞은 ‘한라티니’를 마시는 재미도 각별하다. 온수풀을 둘러싼 정원과 산책로도 ‘힐링’으로 꾸며졌다. 롯데호텔제주는 ‘해온’ 오픈기념으로 다음 달 31일까지 디럭스 한라룸과 올레 트레킹 패키지 등 이벤트를 진행한다. 1577-0360.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4) →가는 길 관음사는 도깨비 도로에서 산록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길 왼쪽에 있다. 724-6830. 석굴암은 관음사에서 산록 도로를 따라 천왕사 방향으로 가다 충혼탑 서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충혼묘지 주차장까지 곧장 간 뒤, 주차장 가운데에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간다. 748-5335. →맛집 제주엔 돌하르방 식당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제주시 일도이동(752-7580)에, 다른 하나는 연동(749-1400)에 있다. 둘 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된장 풀어 끓인 각재기(전갱이의 방언)국과 고등어회로 입소문이 났다. →잘 곳 아일랜드 트리 하우스가 서귀포 화순의 금모래 해변 인근에 문을 열었다. 넓은 창으로는 파란 제주 바다가 가득 차고, 형제섬과 송악산, 산방산 등이 사방을 둘러쳤다. 캐나다 산 가문비나무를 건축자재로 사용해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펜션 바로 앞엔 주민들이 운영하는 야외 풀장도 조성돼 있다. 2인 1실 기준 12만~18만원. 792-8777, 010- 3179-2237.
  • 금융권 中企 설자금 ‘껑충’ 3조 늘린 15조5000억원

    금융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을 확 늘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각별한 중기 챙기기’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은 중소기업에 각각 4조 6000억원과 10조 9000억원 등 총 15조 5000억원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3조원 많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보다 1조원 많은 3조원을 지원한다. 5000억원을 지원하는 산업은행은 운전자금 대출일 경우 최대 0.5% 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4300억원을 직접 대출해 준다. 68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하는 신용·기술보증기금은 건설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추가 발행해 자금난을 덜어줄 계획이다. 우리, 국민, 신한은행은 특별자금 대출 2조 5000억원을 각각 신규 지원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신규 대출 5000억원 외에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상품(‘NH중소기업 동반성장론’)도 판매한다. 전통시장·영세 자영업자·서민 등 취약계층에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으로 290억원의 긴급자금이 지원된다. 전통시장 상인은 기존 대출과 별도로 미소금융을 통해 최대 500만원까지 더 빌릴 수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개인별 한도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최대 2000만원으로 종전보다 300만원 늘어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청정원

    [설 선물 가이드] 청정원

    올해 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큰 부담없이 정성을 나눌 수 있는 3만~5만원대의 실속형 종합선물 세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청정원은 홍초와 고급유, 캔햄, 맛선생, 참기름, 신안 천일염, 재래김 등 소비자 선호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또 클로렐라, 홍삼 등 건강기능 식품 선물세트 등 총 79종 310만 세트를 준비했다. 청정원 1호(사진/포도씨유 500㎖ 2개·홍초 석류 500㎖ 1개·우리팜 델리 190g 8개·맛선생 하누 95g 1개·맛선생 95g 1개)는 할인점 기준으로 4만 9800원, 청정원 3호(카놀라유 500㎖ 2개·통참깨 참기름 160㎖ 1개·천일염 꽃소금 190g 1개·우리팜델리 190g 7개)는 3만 7800원에 선보였다. 국산 나주배로 저온 숙성하고 나트륨을 줄인 저염 캔햄 ‘우리팜 델리’ 세트와 포도씨유, 올리브유 등으로 구성된 고급유 세트도 인기 선물 세트다. 우리팜델리 330g 6개와 190g 6개로 이뤄진 우리팜 1호가 4만 9900원, 우리팜델리 190g 12개로 이뤄진 우리팜 3호는 3만 9900원이다. 석류 900㎖ 1개, 복분자 900㎖ 1개, 블루베리 900㎖ 1개로 포장된 홍초 1호는 3만 800원에, 석류 900㎖ 1개와 복분자 900㎖ 1개로 구성된 홍초 2호는 2만 800원에 출시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무려 5억…사람 피부로 만든 엽기 반지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자신의 피부를 떼어내 만든 반지를 패션쇼에 출품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의 남성패션 디자이너 스룰리 레흐트가 선보인 ‘포겟 미 노트’(Forget Me Knot)란 이름의 반지를 소개했다. 24K 금으로 만든 이 반지에는 디자이너 자신의 피부 일부가 덧씌워져 있으며 심지어 그 위에난 털이 그대로 드러나 충격적이다. 이 반지는 지난 1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멘즈 패션위크의 2013년 가을·겨울 콜렉션에 출품됐다. 레흐트는 의료전문가가 자신의 복부에서 길이 11cm 정도의 피부를 벗겨내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반지는 소재로 사용할 피부를 소금물에 절여 말린뒤 24k 금반지 표면에 붙여서 제작했다고 한다. 실제 디자이너의 피부를 사용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가격은 무려 50만달러(약 5억 3275만원)나 된다. 디자이너는 지난 2011년 4월 첫번째 신사복 컬렉션에서도 까마귀와 새끼 양 가죽을 소재로 사용해 동물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동안 일부 디자이너는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인조 피부를 이용한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실제 피부를 소재로 사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