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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돼지국밥과 육개장

    이젠 외국인들도 곰탕, 설렁탕, 삼계탕 등 우리 고유의 뜨끈한 탕반(장국밥)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제법 즐긴다. 하지만 아직은 눈치를 보며 손사래를 치는 게 돼지국밥과 육개장이다. 돼지국밥의 약간 비릿한 냄새, 육개장의 얼얼한 매운맛이 낯설 것이다. 돼지국밥은 돼지 뼈와 머릿고기 등으로 곤 육수에 내장 등 잡육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끓이며 밥을 토렴해 먹는다. 토렴이란 밥을 담은 그릇에 국물을 부었다 빼는 것을 반복하면서 탱글한 밥알에 국물이 배도록 하는 조리법이다. 국밥에는 삶은 잡육을 삼베 보자기에 싸서 누른 뒤 가지런히 썬 제육편육을 넣기도 한다. 여기에 새우젓, 부추, 양파 등을 곁들인다. 본래 순대를 넣으면 순대국밥이라고도 하지만 순대는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부산 등 경남 지역에선 머릿고기와 오소리감투라는 별칭을 지닌 위장, 허파, 염통, 간, 곱창 등을 넣는다. 이를 또는 내장국밥이라고도 한다. 육개장은 본래 개고기와 대파, 고춧가루 등으로 땀을 흠뻑 내면서 즐기던 보양식이었다. 개고기는 식용을 하는 데 호불호가 갈리니까 조선 후기 궁중 등에서 소고기의 양지머리로 대체됐다. 마늘, 숙주, 부추, 고사리 등 약성이 강한 채소에 고춧가루와 고추장, 고추기름을 넣고 팔팔 끓인다. 오래전부터 한반도 북부와 만주에서 주로 사육되던 돼지가 갑자기 남쪽인 부산에 나타나 돼지국밥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더 아래로 내려가 제주나 오키나와에 돼지가 등장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우선 6·25전쟁 직후 부산엔 함경도에서 배를 타고 남하한 피란민이 많았다. 돼지국밥이나 순대는 그들의 고유 음식이다. 부산에 밀집된 미군 부대에서 돼지고기의 안심, 등심 등 질 좋은 살코기를 제외한 뼈나 잡육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실향민들이 고향의 맛으로 재현했다. 1960~70년대엔 경제 부흥기를 맞은 일본에서 돼지고기의 등심과 안심으로 만드는 돈가스가 유행한 덕분에 김해 등지에 수출용 축산단지가 조성되기도 했다. 제주 북부의 삼성혈에는 선사 시대에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라는 3명의 신이 땅에서 솟구쳐 탐라왕국을 건국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을나’는 고구려의 고위 직함이다. 고씨는 고구려 왕족이고, 양씨는 양만춘 장군처럼 중국 요동 지방의 군벌 세력이다. 또 부씨는 평양의 지방 토호 세력이다. 고구려 역사에서 서로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던 3개 집안의 어떤 이와 그 식솔이 제주에 느닷없이 등장한 것은 본국의 변란을 피해 망명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발해만에서 배를 타고 남하하면 제주 북부에 닿는다. 이때 고향에서 즐기던 돼지고기가 함께 전해졌을 것이다. 오키나와의 돼지 불고기는 제주 등에 머물다가 추격을 피해 탈출한 몽골 저항군 삼별초의 후손들에 의해 개발됐을 가능성이 있다. 소고기는 남하한 돼지고기와 달리 벼농사가 발달한 아시아 남방에서 북상했다. 조선 시대에 한양에선 소고기를 먹었으나, 평양 등에선 돼지고기를 즐겼다. 일제강점기 때 경북·대구에는 소 사육장이 많았다. 골목의 허름한 가게에서 손마디가 굽은 주인 할머니가 말없이 국자로 퍼주는 돼지국밥이나 육개장이 언젠가는 그 시대 주인공들의 입맛에 맞게 바뀌겠지만, 음식 문명의 뿌리는 꼭 흔적을 남긴다. kkwoon@seoul.co.kr
  • 그램그램, ‘부탁해요, 엄마’에 이어 후속작 ‘아이가 다섯’ 제작 지원

    그램그램, ‘부탁해요, 엄마’에 이어 후속작 ‘아이가 다섯’ 제작 지원

    국내 대표 외식프랜차이즈 소고기전문점 그램그램(대표 윤양효)이 KBS2 새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 제작지원에 나섰다. 아이가 다섯은 지난 20일을 첫 방송으로 2회만에 시청률이 26.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으며 이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KBS 주말 안방극장의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가 높은 드라마다.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재혼로맨스를 필두로 다양한 세대의 개성 있는 로맨스와 유쾌한 웃음으로 명랑하고 따뜻하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려낼 예정이다. 아이가 다섯 제작지원을 맡은 소고기전문 브랜드 그램그램은 종영한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 제작지원에 이어 아이가 다섯에도 제작 지원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램그램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만한 소고기 메뉴와 푸짐하고 양질의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대에 식사할 수 있어 가족외식 및 회식장소로도 선호되는 브랜드다. 아이가 다섯에서 명품 중년 배우 이식욱(장용), 오미숙(박혜숙)은 극 중 그램그램 매장을 운영하며 짠한 부성애와 모성애 연기뿐만 아니라 뚜렷한 개성과 캐릭터로 감칠 맛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방영 첫 화부터 이식욱(장용)과 오미숙(박혜숙)이 자신이 운영하는 그램그램 유니폼을 입고 운영을 준비하며 아들 장남의 재혼에 관한 고민을 대화하는 배경이 그램그램이다. 이처럼 그램그램은 극중의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브랜드를 노출하며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램그램은 ‘고깃집 창업은 힘들다’라는 편견을 깨고 최적화된 시스템과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을 제공함으로써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년들에게 특히 선호되는 브랜드로 전국적으로 290여 개의 매장이 운영 중에 있다. 그램그램은 KBS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뿐 아니라 SBS 일일드라마 ‘마녀의 성’도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 아이가 다섯 드라마 속 소고기 전문브랜드 그램그램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홈페이지(www.gram-gram.com) 또는 대표전화(1544-2272)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나요? 근육을 키우세요!

    [메디컬 인사이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나요? 근육을 키우세요!

    근육량 적으면 당뇨·심혈관질환 위험몸 안에 지방이 축적되고 노화도 진행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생활체육 동호인 수는 449만명에 이릅니다.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국민 비율은 2012년 43.3%에서 2014년 54.8%로 늘어났죠. 건강과 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인데요. 여러분은 운동과 우리 몸의 근육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운동을 많이 해서 몸매를 예쁘게 만들고 근육을 우람하게 키우면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한 무산소 운동과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 중 어떤 쪽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까. 21일 최우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 봤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근육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이 좋아지나”라는 것이었는데요. 최 교수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근육이 단순히 예쁜 몸매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데요. 최 교수는 “근육은 혈액 안에 돌아다니는 당(糖)을 저장하는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근육량이 적으면 당이 남아돌아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이 너무 많이 분비돼 당뇨병이 생긴다든지 복부지방이 늘게 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팔·다리·어깨 등 눈에 보이는 부위의 근육 성장만 생각하지만, 운동은 심장이나 내장 등 장기의 근육과도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합니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에너지 소비가 활발해지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는 반면 근육량이 감소하면 지방이 쌓이고 노화가 진행됩니다. 최 교수는 “심장도 근육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며 “전체적인 근육량이 줄어들면 심장과 내장의 근육량도 감소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따질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격투기 외 운동선수 수명 더 길어” 그럼 근육량이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전문 스포츠 선수는 더 오래 살까. 이 문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스포츠 선수들의 수명이 더 짧을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실제로 2011년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원광대 팀이 2001~2010년 11개 직업군 부음 기사를 분석한 결과 스포츠 선수의 평균 수명은 69세로 10위를 차지했습니다. 수명이 짧은 것으로 잘 알려진 언론인(72세)보다 수명이 더 짧다는 분석이었는데요. 그런데 정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 의학저널(BMJ)에 따르면 올림픽 역사가들과 통계학자들이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이후 동·하계올림픽 메달리스트 1만 5174명의 신상 기록을 분석한 결과 메달리스트가 일반인보다 평균 2.8년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메달을 얻고 30년 뒤에 생존자 수를 분석해 봤더니 일반인 동갑내기보다 8%가 많았다고 합니다. 최 교수는 “단순히 운동선수의 사례를 일반화하긴 어렵겠지만, 격투처럼 수시로 신체 손상이 일어날 정도의 격렬한 것을 제외하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운동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운동 하면 걷기와 달리기, 등산을 먼저 떠올리는 분이 많을 텐데요. 건강에도 분명 도움이 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의대에서 33만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장기 관찰한 결과 매일 20분씩 빠르게 걷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조기 사망할 위험이 최대 30%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유산소 운동만 하기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무산소 운동과 적당히 조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최 교수는 “유산소 운동이 건강에 이로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늘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운동이라고 하면 무조건 걷기나 등산만 생각하는데 이런 유산소 운동만 고집하면 전반적인 근육량은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기초대사량을 높게 유지할 수 있고, 근력이 향상되고 심폐 기능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근육을 키우면 아이 성장에 나쁜 영향이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도 근육질 몸매에 관심을 갖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장은 뼈와 관련이 있을 뿐 근육과는 큰 관련성이 없습니다. 다만 식품 섭취는 주의해야 하는데요. ●지방·탄수화물도 몸에 필요한 영양소 청소년기부터 근력 강화를 위해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 위주의 식품만 집중적으로 섭취한다거나 몸무게를 넘어서는 중량을 들어 올리는 운동을 무리하게 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귀띔합니다. 최 교수는 “단백질만 먹으면 살을 빼는 데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과 탄수화물도 단백질보다는 적은 양이지만 분명 필요한 영양소”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몸이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단백질만 있다면 결국 그것을 써야 할 것이고 근육량이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닭가슴살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어 근육 강화 식품으로 많이 쓰이는데요. 기름기를 뺀 소고기가 질 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합니다. 단백질 보충제를 음식처럼 과도하게 드시는 분도 있는데요. 통상 음식으로 흡수하는 단백질과 비교해 흡수가 훨씬 빠른 대신 지속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합니다. 최 교수는 “운동 직후에 단백질을 섭취할 방법이 없을 때 비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단백질은 체중 1㎏당 1.5~2g을 섭취해야 하며, 총 하루 열량의 30%가 적정한 수준입니다. 탄수화물은 그보다 많은 50%, 지방은 20%를 섭취해야 합니다. 하루 연소시키는 열량보다 섭취하는 열량이 많아야 근육이 늘어납니다. 특히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 중·노년기에는 근육 감소가 많기 때문에 식습관과 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40세 이후에는 근육량이 평균적으로 연간 0.5~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색근’과 ‘적색근’도 구분해 볼까요. 백색근은 빠르게 움직여 ‘속근’이라고 불리며 일반적으로 우리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발달하는 엉덩이, 허벅지 근육 등이 해당됩니다. 적색근은 지속적으로 천천히 움직여 ‘지근’이라고 하고,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발달하는 심근과 호흡근이 해당됩니다. 건강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백색근을 강화하려면 큰 근육부터 먼저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근육이 늘면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빨리 늘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등 근육과 허벅지 근육을 우선 강화하도록 권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음식 조절 그럼 근육을 많이 키우면 유연성이 떨어질까. 둔해 보일까봐 걱정하는 여성분들이 많죠.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합니다. 최 교수는 “근육이 커지는 게 몸이 뻣뻣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많은 트레이너들을 보면 알겠지만 근육 운동은 관절 운동 범위를 넓혀서 유연성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운동을 다이어트 방법으로 여기는 분들도 많은데요. 음식 섭취와 운동,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인지 물었더니 곧바로 “당연히 음식”이라고 합니다. 최 교수는 “사실 조금만 운동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라면·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 삼겹살 같은 고열량 육류를 먹고 운동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진 않는다”며 “초기에는 식이 조절을 하고 운동량을 늘린 다음 조금씩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조언을 끝맺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줄 선 노점·텅 빈 상점… 유커가 만든 ‘명동 양극화’

    줄 선 노점·텅 빈 상점… 유커가 만든 ‘명동 양극화’

    노점상 “쉴 시간도 없네요” 상인회 “가게 80% 문 닫을 판” 상인들 “노점, 세금 안 내고 불법” 노점상 “우리 덕에 관광객 늘 것” “경기가 안 좋다고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중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장사가 아주 잘돼요.”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명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모(45)씨는 빠르게 음식을 뒤집으며 “말할 시간도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옆에 있는 직원은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5명의 중국인 관광객에게 음식을 싸주었다. ‘가리비 버터구이’, ‘문어 꼬치’, ‘바나나튀김’, ‘딸기 찹쌀떡’ 등 이색 노점상 앞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반면 한우전문점, 해물전문점 등 식당들이 즐비한 먹자골목은 너무나 한산했다. 한창 저녁시간인데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집도 있었다. 호객 행위를 하는 직원은 음식점 안에서 가게 밖 골목만 바라봤다. 명동에서 20년간 소고기 구이집을 운영해 온 홍혜수(66·여)씨는 “사람들이 노점상에만 가고 식당은 아예 안 찾아서 매출이 한창 때인 3년 전의 3분의1 수준”이라며 “이대로라면 곧 가게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서울 도심의 ‘외국인 관광 1번지’인 명동이 중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지역 상권의 표정이 극명한 양극화로 갈리고 있다. 노점에만 손님이 몰리면서 상점들의 매출은 급감했다. 상점 주인들은 “일본인들의 자리를 중국인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동희 명동상인회 사무국장은 “일본 사람들은 노점에서는 간단히 간식 정도만 먹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반면 중국 사람들은 노점에서 완전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명동 음식점의 80% 정도는 지금 심각한 상황이고, 폐점을 고민하는 사장들도 많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3년부터 일본인을 앞질렀다. 동시에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구의 음식점 수도 줄기 시작했다. 2011년 2917개에서 2013년 3062개로 늘었지만 2014년에는 3044개로 감소했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 200여개에 이르는 명동 노점상 중 80%인 160여곳이 음식을 팔고 있다”며 “예전에는 머리핀이나 휴대전화 케이스를 파는 액세서리 노점이 많았지만, 그 자리를 음식 노점이 빠르게 대체한 상황”이라고 했다. 식당과 노점상 간에 희비가 엇갈리다 보니 충돌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삼겹살을 판매하는 노점상에 대해 상인회가 업종이 겹친다면서 항의를 했고, 결국 노점상은 품목을 바꿨다. “세금을 내지 않고 점포보다 수익을 더 얻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상인회 측은 서울시가 현재 푸드트럭의 영업 장소를 명동 등 관광특구까지 확대하는 ‘음식 판매 자동차 영업장소 및 관리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인데 이렇게 되면 상점들의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자신들 때문에 명동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상점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덩달이 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노점상이 불법이지만 생계가 걸린 만큼 양성화해 관리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올해 안에 1명당 1개의 노점을 허용하는 노점 실명제를 도입해 ‘문어발식 기업형 노점’을 퇴출할 계획이다. 글 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신입의 두발+선배의 조언 = 나들가게 예산 8억

    신입의 두발+선배의 조언 = 나들가게 예산 8억

    새내기 주무관부터 과장까지 각자 맡은바 임무 완벽 수행톱니바퀴 같은 조직력 갖춰… 구청장의 든든한 지원사격도 “사실 저는 시키는 일만 했어요. 방향 잡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것은 과장님·팀장님이죠.”(전세리 금천구 경제일자리과 경제진흥팀 주무관), “과장님과 전 주무관이 고생을 많이 하셨죠. 저는 중간에 크게 한 일이 없어요.”(서후원 경제진흥팀장), “별말씀을요. 저는 부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가 뭘 했겠습니까.”(황인동 경제일자리과장) 금천구가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모사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는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2016 나들가게 육성 선도지역’에 최종 선정돼 2018년까지 8억원의 국비지원을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24개 지자체 중 6곳만 뽑아 경쟁률이 치열했다”면서 “서울에선 우리 구가 유일하게 선정됐다”며 자랑했다. 사실 금천구의 이번 사업 추진은 다른 지역보다 한발 늦었다. 하지만 머리와 손발이 착착 맞아 돌아가면서 금세 경쟁력을 확보했다. 머리 역할을 맡은 것은 황 과장이다. 그는 나들가게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G밸리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제품과 1~2인용으로 포장한 독산 우시장 소고기를 ‘숍인숍’(가게 안에 또 다른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서 팀장은 허리를 맡아 사업계획서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무적으로 준비할 사안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마지막으로 발 역할을 맡은 것은 전 주무관이다. 1월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전 주무관은 지난해 이 사업을 따낸 자치구를 찾아 준비사항부터, 운영 과정에서 장단점을 파악했다. 간부들도 현장평가와 면접평가를 위해 수차례 지역 상인들을 만나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이렇게 실무라인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사업을 딸 가능성이 높아지자 차성수 구청장이 승부를 걸었다. 나들가게 활성화에 구 자체 예산 4억 5000만원을 배정, 다른 지역(20%)보다 매칭 비율을 높인 것이다. 구는 이렇게 만들어진 12억 5000만원으로 오는 3월부터 3년간 ▲점포 리뉴얼 및 시설 현대화 ▲G밸리·독산동 우시장 등 지역특화상품 연계 ▲나들가게 공동구매 및 공동판매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북 고창

    [新국토기행] 전북 고창

    고창군은 전북의 서남쪽 끝이다. 동남쪽은 노령산맥을 경계로 전남 장성군, 남쪽은 영광군과 접해 도계(道界)를 이룬다. 북동쪽은 전북 정읍시,북쪽 대부분은 곰소만을 넘어 부안군과 접한다. 서쪽은 길이 80㎞의 굴곡이 많은 서해안이다. 고창은 잘 보전된 청정 환경을 자랑한다. 군 행정구역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다.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복받은 지역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관통하고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고창~장성 간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망도 갖췄다. 1974년부터 시작된 야산개발 지역이 많아 밭농사가 발달했다. 넓은 간석지가 펼쳐지는 연안에서는 양질의 소금과 맛 좋은 수산물이 생산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군과 고창읍성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유적이 분포하고 있다. 인물이 많은 고장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동아일보 창업주인 인촌 김성수, 진의종 총리(17대),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국화 옆에서’로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 등이 모두 고창 출신이다. >>볼거리 ●성곽길 세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는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원년(1453년) 외침을 막기 위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읍성이다. 나주 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돼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65년 4월 1일 사적 145호로 지정됐다. 성의 둘레는 1684m, 높이 4~6m, 면적은 16만 5858㎡다. 동·서·북문과 3곳의 옹성, 6곳의 치성(雉城) 등 전략적 요충시설을 두루 갖췄다. 독특한 성 밟기 풍속이 전해 내려온다.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에 따라 해마다 답성놀이가 계속된다.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만 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세 번 돌아야 하고 일정한 지역에 쌓아 두도록 했다. 이는 겨우내 부풀었던 성을 밟아 굳건히 하고 쌓아 둔 돌은 유사시 석전(石戰)에 대비하기 위한 선조들의 예지로 분석된다. ●1.8㎞에 걸쳐 이어진 국내 최대 고인돌 밀집지 고창은 군 단위로는 우리나라 최대 고인돌 밀집지역이다. 고창 고인돌 유적은 고창읍 죽림리와 도산리, 아산면 상갑리, 봉덕리 일대에 무리지어 있다.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 고인돌은 산기슭을 따라 447기가 1.8㎞나 이어진다. 세계적으로도 고인돌이 가장 조밀하게 밀집한 지역이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각종 형식의 고인돌과 다양한 크기의 고인돌이 모두 모여 있는 것도 고창 고인돌 유적의 특징이다. 2500여년 전부터 500여년간 이 지역을 지배했던 족장의 가족 묘역으로 추정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고창IC를 빠져나오면 5분 거리에 고인돌박물관이 눈에 띈다. 세계의 고인돌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고인돌 전문 박물관이다.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도립공원 동백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명승지다. 아산면, 심원면, 해리면, 부안면 일원에 걸쳐 있다. 도솔산이라고도 부른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선운(禪雲)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으로 불도를 닦는 산을 의미한다. 해발 336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괴석이 봉우리를 이뤄 경관이 빼어나고 숲이 울창하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은 서해, 북쪽은 곰소만 너머 변산반도를 조망할 수 있다. 1500년 된 고찰 선운사는 조계종 24교구의 본사로 검단 선사가 창건했다. 한때 89개 암자를 거느리고 3000명의 승려가 머물던 대가람이었다. 현재는 4개의 암자와 10개 넘는 건물이 남아 있다. 금동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대웅전 등 보물 6점과 동백나무숲, 장사송, 송악 등 천연기념물 3점, 그 밖에도 많은 지방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짓고 쓴 백파율사비는 추사 글씨 중에서도 대표작이다. 봄에는 3000그루의 동백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 가을에는 붉게 타는 단풍과 무릇꽃이 장관을 이룬다. ●고창군 14개 읍·면 전역이 생물권보전지역 고창군은 14개 읍·면 육상 및 해상 671.52㎢ 전역이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이 중 핵심지역은 고창·부안 람사르습지, 선운산 도립공원, 운곡습지, 동림저수지, 고인돌세계문화유산 등이다. 운곡습지 생태관광지역은 아산면 운곡리 일원 1.797㎢ 의저층 산지습지다. 과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계단식 논이 1980년대 댐 건설로 30년 넘게 방치되면서 자연적으로 생태가 복원됐다. 자연에 의한 생태 복원 사례로 가치가 높다. 2011년 국가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2014년 전북 지역 최초로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동림저수지는 가창오리 등 철새들의 낙원으로 탐조가와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100만㎡ 청보리밭 공음면 선동리에 있는 학원농장은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보리밭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994년 관광농원으로 지정됐다. 봄이면 초록색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한 100만㎡의 청보리밭이 장관을 이룬다. 이 보리밭이 여름에는 해바라기 꽃밭, 가을에는 흰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메밀꽃밭으로 변한다. 화훼용 유리온실, 각종 과수단지, 잔디구장, 숙박시설을 갖춰 한가로운 전원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2004년 전국 최초로 보리를 소재로 한 경관농업축제를 시작했다. 해마다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2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글 사진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거리 ●서해의 해풍이 키운 친환경 복분자 서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복분자는 고창군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6~7월에 검붉게 익는 나무딸기다. 전국적인 복분자 재배와 복분자 술 열풍 진원지가 바로 고창이다.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고 품질로 복분자즙 등 다양한 가공품도 만든다. 복분자는 한방에서 귀한 약재로 썼다. 비타민 B와 C가 많이 함유돼 있고 카로틴,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자양강장 식품으로 통한다. 열매뿐 아니라 잎, 꽃, 줄기, 뿌리 모두 효능이 있는 약재로 알려졌다. 고창에서는 잘 익은 복분자 열매만으로 빚은 복분자 발효주를 많이 생산한다. 복분자주는 청와대가 국빈 만찬주 등으로 사용해 더욱 유명해졌다.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효자 품목이다. 보양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풍천장어와 곁들여 마시는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복분자가 남성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여성의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풍천장어 선운산 어귀 바닷물과 민물이 합해지는 인천강 지역을 풍천이라 한다. 실뱀장어가 민물로 올라와 7~9년 성장한 뒤 산란하기 위해 내려가다가 이곳에서 머문다. 이때 잡힌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한다. 풍천장어는 고창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고유명사 성격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연산이 귀해 양식 장어를 일정 기간 넓은 갯벌에 풀어놔 기르는 준자연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달리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일반 양식 장어에 비해 육질이 쫀쫀해 식감이 좋다.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체력 보강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노화 방지와 성인병에 좋다는 비타민 E와 A의 함유량이 소고기보다 훨씬 많다. 선운산 도립공원 인근에는 특색 있는 맛을 내세우는 장어 식당이 즐비하다. 고추장 숯불구이가 유명하다. 고창군의 장어 생산량은 연간 2800여t에 이른다.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야산 황토에서 자라 더 달고 향긋한 수박 야산개발지역 황토에서 재배해 당도와 풍미가 뛰어난 명품 수박이다. 수박 생산량이 전북의 65%, 전국의 15%를 차지한다. 고창 야산개발지역은 통기성과 배수가 좋은 사질양토로 수박 재배에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 달고 시원한 고창 황토배기 수박은 여름철 과일의 대명사다. 홍수 출하를 막고 연중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 3단계로 나눠 생산한다. 하우스 재배로 6월 중순에 3000t, 터널 재배로 6월 하순에 2만t, 노지 재배로 7월 중·하순에 3만 7000t을 생산, 출하한다. 수박 재배로만 연간 380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린다. 2014년 ‘고창 리코스타’라는 수박 기능성 음료를 출하하는 등 고창수박은 2~3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창의 차세대 주력 농산물 멜론 고창의 대표 농산물인 복분자와 수박의 명성을 잇는 차세대 작목이다. 최근 전국 최고 명품 멜론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2014년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최고 탑과채 프로젝트 단지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된 황토에서 재배해 조직이 치밀하고 아삭한 맛이 특징이다. 향과 풍미,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당도 15브릭스 이상만 출하하는 등 품질 관리가 철저하다. 대도시 백화점에 납품하고 홍콩 등 해외 수출도 늘고 있다. ●전국 생산량 절반 차지하는 청정 바지락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갯벌에서 나오는 고창 바지락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고창 갯벌은 적정 간조시간 유지와 질 좋은 황토수 유입으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다. 바지락 고유의 맛과 향이 뛰어나고 필수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하다. 음주 등으로 손상된 간 기능 회복, 노약자와 어린이 허약체질 개선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분과 아연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 갯벌 860㏊에서 연간 1만t이 생산된다. 이 중 2500t은 일본 등지로 수출된다.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딩동~ 엄마표 설날 도시락이 배달 왔어요

    딩동~ 엄마표 설날 도시락이 배달 왔어요

    “설거지 해놓은 아이들 보면 찡해”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최모(42)씨는 명절이면 항상 아이에게 미안하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마트에서 일하는 최씨는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날이 많다. 최씨는 “다른 집은 떡국에 다양한 명절 음식을 먹는데 우리 아이는 혼자 밥을 먹어야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씨의 걱정을 양천구가 해결했다. 구는 설 명절을 맞아 소년소녀가장과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위해 ‘엄마 도시락’을 6~10일에 배달한다고 2일 밝혔다. 소년소녀 가장들은 평소 꿈나무카드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하지만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식당들이 문을 닫아 아이들은 굶거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김수영 구청장은 “점심도 문제지만 명절 때 느끼는 소외감이 더 크다”면서 “명절 도시락으로 아이들이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과 8일의 대표적인 식단을 보면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연휴가 시작되는 6일은 쌀밥에 뜨끈한 어묵국, 메추리알, 장조림, 김치볶음, 계란말이, 콘샐러드 등 풍성한 반찬이다. 간식으로 귤과 요구르트도 챙겼다. 설날인 8일에는 쌀밥, 소고기뭇국, 소불고기, 동그랑땡, 삼색전, 과일샐러드가 배달된다. 구 관계자는 “떡국은 배달 중에 떡이 퍼지기 때문에 밥으로 바꿨다”면서 “대신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차례상용 반찬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점심용 도시락이지만 밥과 반찬을 넉넉하게 담아 한끼를 더 해결할 수도 있다. 도시락 제작 비용은 양천사랑복지재단이 일부 지원하고 배달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양천자원봉사센터 봉사자 15팀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도시락배달을 받는 아이들은 약 50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원봉사에 나서는 유희선(59)씨는 “처음에는 명절에 어디를 나가냐고 핀잔을 주던 남편이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면서 “도시락을 먹고 깔끔하게 설거지까지 해서 내놓는 초등학생을 보면 마음이 찡하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항상 더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아이들이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세심하게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문어가 최고라예… 닭에 지단 올려유

    문어가 최고라예… 닭에 지단 올려유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이지만 차례상 차리기는 늘 어렵고 신경이 쓰인다. 차례상 준비에 바쁜 주부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상차림은 지방과 집안별로 다르다. 이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상차림은 다른 지역 전통 상에 비해 간소하다. 닭고기가 올라가지 않고 녹두전이 오른다. 생선은 조기찜과 북어포만 진설(음식을 법식에 따라 차림)한다. 경기 지역은 고기산적과 떡의 양이 많다. ●안동에선 문어의 ‘文’자 덕에 양반고기 경북 안동 지역 차례상에는 문어를 올린다. 예부터 안동에서는 문어를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최고 음식으로 친다. 문어(文魚)의 문은 글월 문(文)자로 양반고기라 일컫는다. 학문을 즐기고 숭상하는 안동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현재 안동에서 유통되는 문어의 양은 연간 400여t으로 살아 있는 문어 전국 유통량의 30%를 차지한다. 대구와 경북 영천·경주에서는 상어고기를 소금에 절여 2, 3개월 숙성시켜 만든 ‘돔배기’가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필수품이다. 돔배기는 ‘간을 친 토막 낸 상어고기’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 구이와 산적, 조림에 이용한다. 먼 옛날 동해안에서 잡은 상어를 옮기기 전에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발달한 갈무리법과 염장기술이 그 기원이다. 충청도 차례상은 통째로 삶아 낸 닭 위에 달걀지단을 얹은 ‘계적’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원래 꿩고기를 올렸는데 여의치 않자 닭고기가 대신하며 지금까지 풍습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적을 올릴 때는 찍어 먹을 소금을 접시나 종지에 담아 준비한다. 이 소금을 ‘적염’이라고 부른다. 닭을 쪄서 양념장에 조린 뒤 차례상에 올리는 집도 있다. 도라지, 파, 고기를 길게 잘라 양념한 뒤 볶아 꼬치에 낀 향누름적도 충청도의 특색 있는 차례 음식이다. 바다를 낀 경남 지역에서는 조기를 비롯해 민어, 가자미, 방어, 도미 등 다양한 생선을 차례상에 올린다. 통째로 삶은 문어와 피문어도 올린다. 조개를 비롯한 어패류나 계란을 삶아 올리는 지역도 있다. 계란은 삶은 뒤 껍질을 모두 벗겨 올린다. ●전북은 홍어전·전남은 찜과 회 호남 지역은 들이 넓고 바다가 가까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수십 가지의 산해진미를 가득 올린다. 명절 상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홍어, 조기, 병어, 낙지 등 각종 어물과 어물전을 올리는 것이다. 같은 호남이라도 전북은 홍어전을 주로 올리지만 전남 지역은 찜과 함께 회도 올린다.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가느다란 나무에 감아 익힌 낙지를 진설하고 껍데기째 익힌 전복을 올리기도 한다. ●제주 귀한 쌀떡 대신 보리빵 준비 제주 차례상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올라간다. 바로 빵이다. 척박한 화산섬 제주에는 예부터 농경지가 적어 쌀도 귀하고 떡도 귀한 음식이었다. 대신 제주에서 많이 나는 보리를 이용해 만든 보리빵을 쌀떡 대신 차례상에 올렸다. 요즘은 보리빵 대신에 제과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카스텔라, 롤케이크 등을 올리기도 한다. 다른 지역은 소고기 산적이지만 돼지 사육 집산지답게 돼지고기 산적을 만들어 차례상에 꼭 올린다. 제주 바다의 특산 고급 어종인 옥돔도 차례상 한구석을 차지한다. 일부 해녀는 자신이 직접 잡은 소라나 전복 등을 올리기도 한다. 제주 특산 감귤도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주 과일이다.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도 지방마다 다르다. 서울·경기·강원 지역은 만둣국이나 떡만둣국이 대세다. 반면 충청 이남은 소고기떡국이 보편화돼 있다. 경기도 조랭이떡국, 경상도 굴떡국, 강원도 두부떡만둣국, 충북 다슬기떡국, 전남 꿩떡국 등도 특별한 날에 먹는 명절 음식이다. ●‘치’자 이름·비늘 없는 생선 금지 차례상에 올리면 안 되는 음식으로는 참치, 갈치, 멸치 등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이 있다. 자손들이 화합하지 못한다고 여겼다. 비늘이 없는 뱀장어, 가물치, 메기 등은 자손들이 양반이 못 된다고 여겼고 복숭아, 팥, 고춧가루, 마늘 등은 혼을 쫓아내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차례 음식은 무엇보다도 준비하는 사람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정성이 가득하고 조상에 대한 공경심이 깃들어 있어야 하며 온 가족이 화합하는 정이 담겨야 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적어도 한 끼니는 불고기를 먹을 것이다. 육식이 주식인 그들이 새삼스럽게 소고기구이에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맛의 비밀은 양념에 있다. ●맥적, 된장에 양념… 꼬챙이 꿰어 직화구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빨갛게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이 생각난다.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고추장과 설탕,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구워 먹는다.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맛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 맛, 그윽한 불의 향이 어우러져 푸짐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돼지고기 볶음 구이는 본래 고추장이 아닌 된장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 구이를 했던 우리의 옛 음식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은 동북방의 ‘맥족’이 먹던 이 돼지고기구이를 신기하게 여겼으며, 맛이 좋다는 기록을 남겼다. 맥족은 고구려인의 선조로 한(韓)족, 예(濊)족 등과 함께 선사시대에 한국인의 형질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고구려 병사들이 막강한 수나라나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적군을 궤멸시킨 데에는 밤에 불가에 모여 맥적으로 회식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은 저력도 있지 않을까. ●고기 저며 양념해 구운 너비아니가 불고기로 소고기 불고기의 원형은 전통 음식인 너비아니에 있다. 너비아니란 고기가 얇아서 바람에 나부낄 정도로 너붓너붓한 데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가늘게 저민 살코기를 간장과 꿀,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등으로 재운 뒤 석쇠에 구운 고기다. 조선에 이르러 농사가 국가 정책으로 장려되면서 소의 도축을 함부로 하지 못했다. 소가 늙어서 죽거나 다쳤을 때나 관아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그러나 왕가에서나 양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설하멱(雪下覓)이라고 해서 남몰래 맛보았다. 남자 하인이 굽는다고 해서 방자구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소고기의 39가지 부위를 여러 가지 요리법을 통해 먹을 줄 알았다. ●불판에 육수 부은 ‘한양식’ 日 야키니쿠로 불고기는 ‘3양(陽) 불고기’가 유명하다. 우선 누리끼리한 청동 불판에 각종 양념을 한 불고기를 넣고 달짝지근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는 한양식(서울식) 불고기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소고기 사육이 늘면서 당시 경성에서 양념 솜씨가 발휘된 불고기다. 이때 우리의 불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야키니쿠가 된다. 야키니쿠는 구운 고기를 양념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한양식 불고기는 서울 종로에서 강남 압구정로로 본점을 옮긴 76년 전통의 고깃집 H점이나 창경궁로에서 65년째 영업하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 W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언양식’은 육수 없이 고기 다져 석쇠에 구워 울산의 언양식 불고기가 3양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육수가 없는 ‘바싹 불고기’다. 소고기를 배즙에 재웠다가 국간장, 설탕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잘게 다져 석쇠에서 굽는다. 고기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양념이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광양식’은 양념에 매실… 살짝 구워 냠냠나머지 하나는 광양식 불고기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불에 굽기 직전에 양념을 부어 빠르게 살짝 구워 먹는 불고기다. 양념에는 그 주변에 흔한 매실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건설될 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근로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고기다. 결국 불고기는 궁해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혼이 담긴 음식이다. 넉넉한 서양을 부러워하기만 할 수 없었던 우리식 먹거리다. kkwoon@seoul.co.kr
  • 물가상승 0%대인데 외식비 왜 더 올랐나

    물가상승 0%대인데 외식비 왜 더 올랐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로 사상 최저라는데 왜 밥값은 비쌀까? 재료값과 임금이 많이 올라서다. 올해도 외식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비는 전년보다 2.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0.7%)의 세 배를 웃돈다. 외식비는 소비자물가에서 11.9%를 차지한다. 외식비가 소비자물가를 훨씬 웃도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재료값. 최근 소와 돼지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고 유행병 등이 발생하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값이 2013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다. 2015년 생산자물가 기준 축산물값은 3.4% 올랐다. 최근 5년 평균(1.0%)을 훌쩍 웃돈다. 결국 갈비탕(4.2%), 삼겹살(3.1%), 돼지갈비(2.6%) 등도 소비자물가 이상으로 올랐다. 둘째는 인건비다. 지난해 인건비 상승률은 2.3%로 2014년(1.0%)보다 높다. 마지막으로 임대료다. 지난해 임대료 상승폭이 전반적으로 줄었으나 음식점이 밀집돼 있는 지하철역 부근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제 브리핑] 한우 도매가 1㎏당 1만 6691원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2.5% 상승한 ㎏당 1만 6691원으로 관측됐다. 지난해에도 한우 도매가격이 14%나 올라 소고기 수입량이 전년보다 6.3% 늘었다. 쌀값은 정부의 추가 시장 개입이 없으면 6% 하락한 80㎏당 14만 3000원 안팎으로 관측됐다. 올해 예상 벼 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78만 2000㏊이다.
  • 설 차례상 19만 5920원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22일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의 과일·견과·나물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 차례상 비용이 4인 가족 기준 19만 5920원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8만 8760원보다 3.8% 오른 것이다. 29개 조사 품목 중 소고기를 포함한 20개 품목은 가격이 올랐고, 사과 등 9개 품목은 내렸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18∼19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 36곳을 대상으로 설 차례용품 2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20만 8755원, 대형마트는 26만 6661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은 전체 조사품목 27개 중 23개 품목에서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시래기와 우거지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시래기와 우거지

    식재료를 고를 때 보통 싱싱한 것에 먼저 손이 가는데, 때론 바싹 말라서 축 처진 것이 더 건강하고 맛있는 것일 수도 있다. 흔하고 하찮아서 그대로 버려지기도 하지만 사실 놀라운 효능을 지닌 경우가 있다. 시래기와 우거지가 여기에 들어맞는다. 겨울에 시래기와 우거지의 ‘반전’이 시작된다.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 잎 말린 것을 일컫지만 일반적으론 무청을 새끼 등에 엮어 처마 밑에서 말린 것을 말한다. 강원 양구처럼 겨우내 일교차가 큰 지역의 것이 더 맛있고 몸에 좋다고 한다. 한창 맛이 든 겨울 무를 밭에서 뽑으면 몸통은 김장용으로 쓰고, 이파리는 버려지곤 한다. 그렇게 하찮아서 “시래기죽도 못 먹은~”이라는 말도 있을 것이다. ●“시래기 끓인 물 공복에 먹으면 약” 하지만 이 이파리는 한겨울에 요긴한 식재료로 쓰일 수 있다. 채소가 귀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았다. 시래기의 어원이 고대 실담어의 ‘실라게’(silage·생목초)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기는 한데 확실하진 않다. 무청을 햇볕에 말리면 무기질과 단백질, 황산화 물질 등이 최대 30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또 비타민D와 식이섬유는 대장 질환과 해독 작용에 좋다. 수용성이기 때문에 시래기를 끓인 국물은 쭉 들이켜는 게 현명한 일이다. 시래기 끓인 물을 공복에 먹으면 약이라는 말도 있다. 다만 칼륨이 많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시래깃국은 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잘게 썬 소고기와 조개 등을 넣고 푹 끓인 국이다. 마른 시래기를 삶아 찬물에 우렸다가 잘 짜낸 뒤 된장에 나물 버무리듯 조물조물 무친다. 버무릴 땐 들기름이 궁합에 맞는다.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미리 만들어 둔다. 국을 밥상에 내갈 때 들깻가루를 뿌리면 고소한 맛이 더한다. 시래기죽은 먹을 게 궁할 때 끼니를 때우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에 와선 입맛이 없을 때 먹는 별미다. 고등어찜에도 시래기가 제격이다.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맛을 돋우고 고등어의 비릿한 맛도 잡아 준다. ●감자탕·돼지국밥과 어울리는 우거지 우거지는 김장을 담그며 배추의 시들고 지저분한 겉 이파리를 떼어낸 것이다. 그대로 버리면 쓰레기일 뿐이다. 우거지라는 우리말도 ‘웃+것’, ‘웃거지’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어머니들은 배추를 염장한 물에 이파리를 깨끗이 씻어 꾹 짠 뒤 다시 소금을 뿌려 항아리에 보관했다. 쌀겨를 함께 넣어 발효를 돕는다. 숙성된 우거지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 등이 많아 겨울철 수축된 혈관의 콜레스테롤 제거에 도움을 준다. 나이 든 어르신들에게 좋다. 우거지는 감자탕, 갈비탕, 돼지국밥 등 푹 끓인 탕이나 국 요리와 잘 어울린다. 들깻가루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우거지갈비된장국은 우거지를 깨끗이 다듬어 끓인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다시 푹 삶은 뒤 찬물에 여러 차례 헹궈 물기를 짠다. 우거지는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여야 더 맛있다. 소갈비는 찬물에 담갔다가 살짝 익힌 뒤 다시 찬물에 담가 뼛가루와 불순물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대파와 마늘 등을 넣고 끓인 물에 갈비를 넣었다가 빼내서 육수를 만든다. 육수와 갈비, 우거지가 만나 맛있는 겨울 보양식이 된다. 세상에 하찮게 여길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생명의 소중함이 새삼스럽다. kkwoon@seoul.co.kr
  • 맛있는 스토리텔링 하찮다며 버려진 시래기와 우거지, 한겨울의 반전

    맛있는 스토리텔링 하찮다며 버려진 시래기와 우거지, 한겨울의 반전

      식재료를 고를 때 보통 싱싱한 것에 먼저 손이 가는데, 때론 바싹 말라서 축 처진 것이 더 건강하고 맛있는 것일 수도 있다. 흔하고 하찮아서 그대로 버려지기도 하지만 사실 놀라운 효능을 지닌 경우도 있다. 시래기와 우거지가 여기에 들어맞는다. 겨울에 시래기와 우거지의 ‘반전’이 시작된다.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 잎 말린 것을 일컫지만 일반적으론 무청을 새끼 등에 엮어 처마 밑에서 말린 것을 말한다. 강원 양구처럼 겨우내 일교차가 큰 지역의 것이 더 맛있고 몸에 좋다고 한다. 한창 맛이 든 겨울 무를 밭에서 뽑으면 몸통은 김장용으로 쓰고, 이파리는 버려지곤 한다. 그렇게 하찮아서 “시래기죽도 못 먹은~”이라는 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파리는 한겨울에 요긴한 식재료로 쓰일 수 있다. 채소가 귀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았다. 시래기의 어원이 고대 실담어의 ‘시라게’(silage·생목초)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있기는 한데 확실하진 않다.  무청을 햇볕에 말리면 무기질과 단백질, 황산화 물질 등이 최대 30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또 비타민D와 식이섬유는 대장 질환과 해독 작용에 좋다. 수용성이기 때문에 시래기를 끓인 국물은 쭉 들이키는 게 현명한 일이다. 시래기 끓인 물을 공복에 먹으면 약이라는 말도 있다. 다만 칼륨이 많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시래깃국은 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잘게 썬 소고기와 조개 등을 넣고 푹 끓인 국이다. 마른 시래기를 삶아 찬물에 우렸다가 잘 짜낸 뒤 된장에 나물 버무리듯 조물조물 무친다. 버무릴 땐 들기름이 궁합에 맞는다.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 등으로 미리 만들어 둔다. 국을 밥상에 내갈 때 들깨 가루를 뿌리면 고소한 맛이 더한다. 시래기죽은 먹을 게 궁할 때 끼니를 때우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에 와선 입맛에 없을 때 먹는 별미다. 고등어찜에도 시래기가 제격이다. 시래기의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맛을 돋우고 고등어의 비릿한 맛도 잡아준다.  우거지는 김장을 담그며 배추의 시들고 지저분한 겉 이파리를 떼어낸 것이다. 그대로 버리면 쓰레기일 뿐이다. 우거지라는 우리말도 ‘웃+것’, ‘웃거지’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어머니들은 배추를 염장한 물에 이파리를 깨끗이 씻어 꾹 짠 뒤 다시 소금을 뿌려 항아리에 보관했다. 쌀겨를 함께 넣어 발효를 돕는다. 흔한 배추 이파리 하나도 버리지 않았던 셈이다.  숙성된 우거지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 등이 많아 겨울철 수축된 혈관의 콜레스테롤 제거 등에 도움을 준다. 나이 든 어르신들에게 좋다. 우거지는 감자탕, 갈비탕, 돼지국밥 등 푹 끓인 탕이나 국 요리에 잘 어울린다. 들깨 가루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우거지갈비된장국은 우거지를 깨끗이 다듬어 끓인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다시 푹 삶은 뒤 찬물에 여러 차례 헹궈 물기를 짠다. 우거지는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여야 맛있다. 소갈비는 찬물에 담갔다가 살짝 익힌 뒤 다시 찬물에 담궈 뼛가루와 불순물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대파와 마늘 등을 넣고 끓인 물에 갈비를 넣었다가 빼내서 육수를 만든다. 이어 육수와 갈비, 우거지가 만나 맛있는 겨울 보양식이 된다.  세상에 하찮게 여길 만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생명의 소중함이 새삼스럽다.    <시래기를 위하여> 시인 복효근    ....허물어가는 흙벽 무너지는  서까래 밑을 오롯이 지키며  스스로 시래기가 된 사람들 있었으리라  헛헛한 속에 시래깃국 한 그릇이  모닥불을 지핀다  시래기는 쓰레기가 아닌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세계 최고령’ 131세 남성, 101세에도 자식을 낳았다

    브라질에 사는 131세 남성이 기네스북 세계 최고령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북서부 아크리 주 세나 마두레이아 시에 사는 주제 쿠엘류 지 소우자의 나이가 131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우자의 출생증명서에는 그가 1884년 3월 10일 북동부 세아라주 메루오카시에서 태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2개월이 지나면 132세가 되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우자가 101세에 마지막으로 자식을 낳았다는 점이다. 소우자에게는 현재 40세, 37세, 30세인 아들과 6명의 손자·손녀가 있다. 그는 현재 69세인 부인과 16세 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삶이 매우 고통스러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11세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고된 일을 해야했다”고 전했다. 131세를 살 수 있었던 그의 건강 비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소우자는 젊은 시절 술을 약간 마셨으나 평생 담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청력이 좋지 않고 가끔 가족들을 못 알아볼 때가 있긴 하지만 건강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쌀밥과 소고기, 생선, 채소로 된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는 지난해 7월 5일 112세로 사망한 일본인 모모이 사카리가 기록돼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1일에는 남녀 통틀어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일본인 오카와 미사요가 11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가현 여행, 직행버스로 편리하고 똑똑하게 즐긴다

    사가현 여행, 직행버스로 편리하고 똑똑하게 즐긴다

    일본 규슈 지방에 위치한 사가현은 관광과 힐링을 모두 만족시키는 여행지로 최근 국내 여행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가현은 우레시노 온천, 다케오 온천, 후루유 온천 등 겨울 온천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일본 3대 소고기인 사가규, 오징어 활어회, 단맛이 일품인 일본주 등 가지각색의 산해진미(珍味)를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곳은 규슈 올레의 한 코스인 가라쓰 코스다. 일본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관광할 수 있는 코스이며, 동시에 미네랄 온천을 체험하고 오징어 등 먹거리가 풍부한 관광코스로 유명하다. 가라쓰 올레 코스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짐에 따라 이 지역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교통편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교통편은 기간 한정으로 운영되는 ‘가라쓰역~나고야 성터 직행버스’와 ‘하카타항~나고야 성터 직행버스’다. 일본 해안가와 나고야성 주변 관광을 계획한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가라쓰역~나고야 성터 직행버스는 2월 28일까지 매주 주말 운영된다. 금액은 성인 500엔, 어린이 250엔이며, 승차권은 진제이 관광 안내소 및 가라쓰역 종합 관광 안내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다른 교통편인 하카타항(하카타역)~나고야 성터 직행버스는 오는 3월 28일까지 금/토/일/월에 가라쓰시에 숙박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행된다. 가라쓰 올레 코스 스타트 지점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며, 요금은 편도 기준 1만원이다. 탑승을 원하는 이들은 이용하기 4일 전까지 가라쓰 직행버스 예약센터(070-7844-0888)에 전화하여 예약하면 된다. 관계자는 “가라쓰 직행 버스를 이용하면 가라쓰 올레 코스의 천혜의 자연은 물론 임진왜란 출병기지로 잘 알려진 나고야 성터 등 역사적인 관광지도 둘러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가현은 티웨이항공 직항 이용 시 1시간 20분, 부산항 출발 여객선 이용 시 4시간이면 도착할 정도로 한반도와 가깝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교통편을 마련해 관광객들이 사가현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가현은 24시간 무료 다국어 콜센터와 관광 애플리케이션 ‘DONGSAN SHITATO’를 운영해 관광객들이 사가현을 더욱 알차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여행지로서의 강원 원주는 사실 ‘캐릭터’가 불분명하다. 강원권 교통의 요지라거나, 산업도시라고 하기엔 뭔가 1% 부족한 느낌이다. 강원도청 소재지, 혹은 군사도시 사이 어디쯤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여행과는 거리가 먼 특징들이다. 그래서 둘러봤다. 원주엔 무엇이 있을까. 알려지지 않았을지언정 없지는 않을 터.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 시내 구경부터 나선다. 원주는 한지의 고향이다. 예부터 그랬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 중 하나로 기록돼 있다. 알다시피 닥나무는 한지의 주재료다. 닥나무 ‘저’(楮) 자를 행정명으로 쓴 지역도 있다. 현재 호저면은 1914년 이전엔 ‘저전동면’이라 불렸다. 지금도 호저면과 부론면, 흥업면 등에서 닥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원주엔 무려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전통을 잇고 있었다. 한지의 대량 소비처였던 법천사와 거돈사, 흥법사 등 대가람들이 부론면에 몰려 있었고, 강원 관찰사가 상주했던 강원감영 등 관청들도 멀지 않은 곳에 밀집돼 있었다. 한지 마을과 인쇄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주 한지테마파크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한지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한지문화 전용공간으로 조성됐는데 다양한 전시, 체험, 교육 등의 이벤트가 열린다. ●중앙시장서 허기 달래고 미륵산 풍광에 흠뻑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이에겐 중앙시장이 제격이다. 1970년 준공돼 얼추 5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걷다 최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장 안엔 문화예술 시설과 맛집 등이 얽혀 있다. 2층은 골목미술관이다. 각종 적치물이 쌓인 버려진 공간이었는데, 최근 말끔하게 정비해 다양한 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은 고기골목, 만두골목 등 이른바 ‘먹자 골목’이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비교적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미륵산(689m)은 덜 발품 팔고도 장쾌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충북 충주와 경계를 이룬 산으로, 제법 웅장한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경천묘를 들머리 삼아 두 시간이면 넉넉히 다녀올 수 있다. 주봉 암벽엔 미륵불이 새겨져 있다. 큼직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 투박하고 토속적인 표현양식 등으로 볼 때 고려 전기에 조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들머리와 날머리 구실을 하는 경천묘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일반인과 달리 왕의 위패엔 4번 절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길. 원주 여정의 핵심은 옛 절터다. 원주에 남은 주요 폐사지는 거돈사지, 흥법사지, 법천사지 등 세 곳이다. 하나같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탑, 탑비 등을 품고 있어 우리 석조미술문화의 저력을 잘 보여 주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남한강을 끼고 있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 한데 돌아보는 순서는 고민이 좀 필요하다. 사람마다 폐사지에 두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목익상 원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흥법사터, 거돈사터, 법천사터 순으로 돌아보라 했다. 절터에 남은 탑비의 조성 연대순으로 돌아야 탑비의 변천과정 등 역사를 알 수 있다는 뜻에서다. 흥법사터는 신라시대 절터다. 원래 1만평에 이르는 대찰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절터 대부분이 농가와 논밭으로 변했다. 남은 문화재는 흥법사터 삼층석탑(보물 제464호), 진공대사 탑비 귀부와 이수(제463호) 정도다. ●옛 절터엔 석조미술문화의 저력 오롯이 거돈사터는 이른바 ‘폐허의 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신라 후기인 9세기께 조성된 뒤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대가람이었으나, 지금은 너른 터와 석탑만 남아 당시 모습을 일러 주고 있다. 거돈은 ‘큰 깨우침을 얻다’는 뜻이다. 가람의 규모와 깨우침의 깊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많은 이들이 거돈사를 찾아 깨달음을 구했던 건 분명해 보인다. 폐사지에 들면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눈길을 잡아끈다. 아담한 체구의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유홍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탑이 있음으로 해서 거돈사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며 폐사지의 쓸쓸한 분위기를 차라리 애잔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8권) 석탑 오른쪽은 느티나무다. 수령 700년에 이른 노거수로, 몸 둘레가 7.2m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석탑과 나무 위로 세월이 더께로 쌓였다. 지치고 쇠락해 보여도 둘이 어우러지며 선사하는 풍경의 무게만큼은 더없이 무겁고 깊다. 삼층석탑 바로 뒤는 금당터다. 그 중앙에는 큼직한 철불이 앉았을 석조 대좌가 거대한 돌덩이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절터 동남쪽 끝자락엔 원공국사 승묘탑비(보물 78호)가 서 있다. 고려 현종 16년(1025)에 세워진 것으로 돌거북 받침대(귀부)와 용머리 지붕돌(이수)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탑비의 필획은 힘차고 아름다워 고려시대 비 중 서체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법천사지는 발굴조사 작업이 한창이다. 지광국사 현묘탑(국보 101호)과 탑비(국보 59호)로 이름난 절터로, 두 작품 모두 고려 불교미술의 대표 걸작으로 꼽힌다. 특히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탑비는 나라 안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비석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제 흥원창터를 말할 차례다. 흥원창은 내륙의 쌀과 각종 물산들을 한양으로 실어 나르던 뱃길 위에 세운 창고다. 지금은 유적지이자 지명으로도 쓰인다. 조선시대 흥원창의 규모는 실로 대단했던 모양이다. 창고 앞 나루터에 정박하는 세곡 운반선이 20여척이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수많은 배들이 오갔던 뱃길이 바로 삼도하(三道河)다. 충북 충주와 경기 여주, 그리고 강원 원주 등 세 도시가 만나는 접경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어디 마을뿐이랴. 물길도 합쳐진다. 충주 목계나루에서 흘러온 남한강과 원주를 관통해 온 섬강이 흥원창터 앞에서 몸을 섞은 뒤 여주로 흘러간다. 급히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흐르던 물길은 청미천을 받아 안은 다음 또 한번 몸을 뒤틀어 북쪽으로 급선회한다. 이른바 세물머리다. 그 자태가 유장하면서도 더없이 도도하다. 굽이쳐 흐르는 세 강줄기를 여유 있게 내려다보고 있는 자산의 풍채도 일품이다. 강변에서 만나는 철새들의 자태는 겨울 여행의 별미다. 흔히 ‘백조’라 불리는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무리가 남한강 지류를 따라 유영하고, 청둥오리 등은 무시로 군무를 펼친다. 말똥가리 등 맹금류와도 어렵지 않게 조우할 수 있다. 흥원창 일대는 해넘이 명소로 꼽힌다. 낮은 산자락을 넘어가는 해가 일렁이는 물결을 붉게 물들인다. 큰 강 합쳐지는 곳이 낙조로 물드는 장면, 그야말로 장관에 장관을 더한 풍경이다. 그 강물에 올해의 시름 실어 보내는 것도 좋겠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 원주 중앙시장 안에 맛집들이 많다. 특히 소고기 집들이 많은데, 주말이나 연말연시 등엔 예약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 가운데 푸른초원(742-7438)은 푸짐한 한우숯불구이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집이다. 한우모둠 1인분이 2만 5000원이다. 이 집의 별미는 된장찌개다. 거무튀튀한 빛깔의 토속 된장으로 끓여 내는데, 짜지 않으면서도 된장 특유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장터추어탕(735-2025)은 원주식 추어탕으로 이름난 집. 걸죽한 국물이 일품이다. 문막에 있다. 산정집(742-8556)은 ‘말이고기’로 이름난 집. 한우를 얇게 썰어 미나리, 쪽파 등과 함께 말아 만든다. →가는 길: 폐사지를 먼저 둘러보겠다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낫다. 이어 37번 국도를 타고 점동사거리까지 간 뒤 좌회전, 84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단암삼거리에서 부론면사무소 방면으로 좌회전해 가면 된다. 미륵산은 영동고속도로 문막 나들목으로 나가 42번 국도(여주 방향), 49번 지방도, 404번 지방도 순으로 갈아탄 뒤 유현3거리에서 운교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한지테마파크(734-4739)는 원주 시내 한지공원길에 있다. →잘 곳: 가족 단위로 간다면 오크밸리 리조트(1588-7676)가 제격이다. 특급호텔로는 호텔 인터불고 원주(769-8114)가 있다. 원주 유일의 특급호텔로 원주역사박물관 옆에 있다. 글 사진 원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자치단체장 25시]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고향 군수’였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1976년, 개교기념일 날 축사하는 밀양군수를 보고 “나도 군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군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씩 나아가며 준비했다. 마산고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3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환경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고 청와대에서 부이사관 근무를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안정된 고위 공직생활을 일찍 버리고 험지로 뛰어드느냐”며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손꼽히는 법률사무소인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 등 군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계속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 38년 만에 꿈을 이뤘다. 밀양군이 1989년 밀양시로 승격돼 군수 대신 시장이 됐다. 박 시장은 “막상 시장이 되니 위축된 밀양시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도농복합도시로 농업 비중이 높은 밀양시는 농업이 전성기였던 1975년, 인구가 18만 4712명으로 인접한 양산시 인구 12만 7432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 지금은 10만 9722명으로 줄었다. 10만명 선 유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공업도시로 도세가 계속 커져 최근 30만명을 돌파한 양산시를 보면 “안타까움과 의욕이 교차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9일, 박 시장의 바쁜 하루를 동행 취재하며 ‘38년간 준비한 시장’으로부터 밀양시 발전 방안과 구상도 틈틈이 들어봤다. 박 시장은 “밀양시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공업과 관광산업 등 3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양지역은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자연·지리적인 여건도 좋아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시장과 공무원이 앞장서고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밀양 부흥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시장실에서 관광개발사업 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 중간마다 박 시장은 이동식 화이트 보드 앞으로 나가 수성펜으로 의견을 적어가며 설명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주요 회의나 업무보고 때 이처럼 보드에 글을 적어가며 설명할 때가 자주 있다. 미리 공부해 준비하고, 회의에 집중하는 스타일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보고회에서 박 시장은 사업현장 지형까지 그려가며 우려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정부 예산을 받으려면 중앙부처 해당 공무원들이 사업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다. 사업 용역회사 보고자는 “시장님의 설명을 듣고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다시 현장을 조사해서 보완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박 시장은 오전 7시 50분쯤 출근해 아침 결재한 뒤 오전 10시 시장실에서 이웃돕기 사랑의 연탄 6000장과 운동화 150켤레를 전달받았다. 이어 오전 11시 삼랑진읍 승진리 임천출장소 준공식에 참석했다. 출장소 마당에서 지역 주민 100여명과 점심으로 소고기 국밥을 먹으면서 식탁을 돌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에 삼남면 기산리 밀양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부자 농촌 으뜸 농업을 위한 농학연계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은 밀양에 있는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들을 비롯해 농업관련 전문가들의 지식을 지역 농업발전에 활용하기 위해 박 시장이 제안했다. 밀양지역은 전국 최대 시설채소 주산지다. 풋고추를 비롯한 들깻잎, 딸기, 얼음골사과, 대추, 단감 등이 주작목이다. 시설채소 재배면적 2022㏊, 과수 재배면적 2352㏊로 각각 경남도 내 1위다. 농업소득은 한 해 7000억원 안팎으로 전국 으뜸이다. 박 시장은 인사말에서 “밀양지역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농업을 생산·제조·가공·서비스가 복합된 6차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 여러분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지원을 당부했다. 이병인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학장은 “농업기관끼리 소통이 잘되지 않았는데 박 시장이 시정을 맡은 뒤 농업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박 시장은 오후 7시 삼문동 여성회관에서 1시간 동안 열린 사랑방 콘서트를 찾았다. 그가 각계 시민들과 격의 없이 만나는 자리다. 두 달에 한번 열린다. 박 시장은 콘서트에 참석한 사회복지사 140여명에게 시정과 주요 사업 등을 설명하고 질문·답변을 주고받았다. 그는 “일본강점기 건설돼 소음·진동으로 주민 불편이 컸던 밀양강 철교를 시의 건의에 따라 국토부가 836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새로 건설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정부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기상과학체험관을 110억원을 들여 밀양대공원 안에 지어주기로 했다”면서 “2018년 완공되면 울산·부산·창원 등 각지에서 학생을 비롯해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도 했다. 박 시장은 “밀양시가 지금 발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군으로 후퇴할 수 있어 밀양 부흥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시정에 관심을 당부했다. 콘서트를 끝으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한 박 시장은 “오늘처럼 늦지 않게 귀가하는 저녁에는 와이프와 한두 시간 집 주변을 걷는다”며 “저녁 걷기운동 덕분에 서울 생활 때보다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고 웃었다. 박 시장은 “특히 중소 도시는 누가 단체장이 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도시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시장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밀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쌍팔 연도 덕선이가 좋아하는 라면·택이가 받은 상금 5000만원… 지금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 등 ‘쌍문동 5인방’이 즐겨 먹는 라면 한 봉지는 얼마였을까. 한국물가정보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최근 발간한 ‘종합물가총람’에 따르면 1988년 라면 가격은 한 봉지에 100원이었다. 올해는 634원(신라면)으로 6.3배가 올랐다. 자장면 한 그릇도 759원에서 4600원으로 6배 정도 상승했다. 커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지만 한 잔에 558원(당시 다방 커피)에서 4100원(스타벅스, 톨사이즈 기준)으로 27년 동안 7.3배 올랐다. 식재료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건 소고기로 500g 기준 가격이 5080원에서 4만 5000원으로 8.8배가 뛰었다. 올해 초 큰 폭으로 인상됐던 담뱃값은 어떨까. 극중 천재 바둑기사 택이가 스트레스받을 때 몰래 피우는 솔 담배 한 갑은 500원이었다. 올해 국산 담배 가격은 4500원으로 9배 올랐다. 빈병 보조금 인상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주류의 경우 소주(360㎖)는 350원에서 1080원으로 3배가량, 맥주는 500㎖ 기준으로 620원에서 1280원으로 2배 정도 올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택이가 받은 상금 5000만원으로 강남의 아파트를 샀다면 얼마가 올랐을까. 1988년 5000만원이었던 은마아파트의 현재 시세(76㎡ 기준)는 대략 9억~10억 선으로 20배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요금으로는 버스 요금 인상 폭이 9배로 고공 행진을 했다. 1988년 일반 시내버스 요금(서울 편도 기준)은 140원이었지만 현재는 1300원으로 9.2배 올랐다. 택시 기본요금은 600원에서 3000원으로,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원에서 1250원으로 각각 5배, 6.2배 늘었다. 대중교통 요금으로는 항공료 인상 폭이 가장 작다. 서울~부산을 기준으로 항공 요금은 2만 5900원에서 7만 6200원으로 2.9배 상승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알쏭달쏭+] 이케아의 인기 ‘미트볼’과 기후변화, 어떤 관계?

    [알쏭달쏭+] 이케아의 인기 ‘미트볼’과 기후변화, 어떤 관계?

    스웨덴 가구브랜드인 이케아가 지난 4월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비건 미트볼’을 출시한데 이어 곡물과 곤충단백질을 이용한 다양한 미트볼 출시를 앞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 뒤에는 최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단체의 압박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 300여 곳 푸드코트에서 판매되는 이케아 미트볼은 지난 한 해 동안 1억 5000만개가 팔렸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광명시에 첫 매장이 문을 연 뒤 3일 만에 6만 개가 넘는 미트볼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케아는 지난 4월 푸드코트의 효자노릇을 하는 미트볼의 새 버전을 출시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주의자’들에게는 다소 섭섭할 수 있는 미트볼의 채소버전 ‘비건 미트볼’(vegan meatball)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이케아는 비건 미트볼에 이어 식용 곤충의 단백질을 이용한 ‘크리스피 곤충볼’, 곡물과 견과류를 섞어 만든 ‘견과류 미트볼’ 등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가 미트볼 전문 연구소까지 설립해가면서 다양한 미트볼 출시를 계획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와 관련한 단체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미트볼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빵가루와 감자, 달걀, 양파 등이 들어가는 반면, 비건 미트볼에는 고기나 글루텐, 우유, 유전자 변형작물 등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완두콩과 당근, 피망, 옥수수, 병아리콩 등이 들어간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지시간으로 13일자 보도에서 “이케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반육식단체‘(Anti-meat group) 및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축산업이 온실가스배출로 인해 기후변화를 유발하는데 중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71억이산화탄소톤(tCO₂·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케아는 최근 전시공간 및 연구센터인 ‘스페이스10’의 홈페이지에 ‘내일의 미트볼’(Tommorow’s Meatball’이라는 글을 발표하고, 다양한 육류 대체식품에 대해 연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케아는 이 글에서 “고기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육식과 육류의 높아지는 수요는 전 지구의 문제점으로 자리 잡았다. 육류 생산은 지구온난화에 명백한 영향을 미치며 숲과 초원을 파괴하고 토양침식을 유발한다”면서 “단기간 내에 곤충이나 인조고기를 먹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매일 먹는 음식의 대체 재료를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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