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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秋 “민생·물가대책 신속 집행”… 尹 “서민·중산층 감세안 마련하라”

    秋 “민생·물가대책 신속 집행”… 尹 “서민·중산층 감세안 마련하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독대로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1번 타자’로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만큼 추 부총리도 ‘민생·물가 안정’ 방안을 보고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 추 부총리는 이날 “민생·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전방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새 정부 출범 후 마련한 민생 대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금리 상승기에 어려움을 겪을 다중 채무자나 저신용 채무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의 민생·물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대책으로 유류세 최대 37% 인하, 유가연동보조금 확대, 교통·통신비 인하, 수입돼지고기·수입소고기·식용유 등의 할당관세 0% 적용, 무주택 가구주 월세 세액공제율 상향(12→15%), 부동산 세제·대출 규제 완화, 상생임대인 지원 등이 포함됐다.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추 부총리에게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세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올해 추석이 예년에 비해 시기가 빠른 데다 최근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성수품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면서 “관련 부처와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물가와 민생 안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그간 대책 항목만 71개에 달할 정도로 다채로운 물가·부동산 대책을 쏟아 냈다. 하지만 아직은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추 부총리는 이달 21일 발표하는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종부세율을 낮추거나,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격으로 바꾸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상속·증여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주는 전체 재산에 과세하지 않고, 피상속인이 각각 받는 재산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증여세는 유산취득세 방식을,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 방향이 ‘감면 일변도’여서 세수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부총리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조세 인프라 확충 계획도 함께 보고했다. 그는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전 세계적 합의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최저한세(15%)가 도입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정부는 재정이 투입된 일자리 사업과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을 민간 주도로 전환해 지출을 아낄 계획이다.
  • 尹 “국민 세 부담 줄여라”… 秋 “고물가 전방위 대응”

    尹 “국민 세 부담 줄여라”… 秋 “고물가 전방위 대응”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독대로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1번 타자’로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만큼, 추 부총리도 ‘민생·물가 안정’ 방안을 보고하는 데 많은 비중을 뒀다. 추 부총리는 이날 “민생·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전방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새 정부 출범 후 마련한 민생 대책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금리 상승기에 어려움을 겪을 다중 채무자나 저신용 채무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의 민생·물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대책으로 유류세 최대 37% 인하, 유가연동보조금 확대, 교통·통신비 인하, 수입돼지고기·수입소고기·식용유 등 할당관세 0% 적용, 무주택 가구주 월세 세액공제율 상향(12→15%), 부동산 세제·대출 규제 완화, 상생임대인 지원 등이 포함됐다.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추 부총리에게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세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올해 추석이 예년에 비해 시기가 빠른 데다 최근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성수품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면서 “관련 부처와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물가와 민생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그간 대책 항목만 71개에 달할 정도로 다채로운 물가·부동산 대책을 쏟아 냈다. 하지만 아직은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류세 인하 효과는 일부 나타났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대에 올라서며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달 21일 발표하는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종부세율을 낮추거나,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격으로 바꾸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상속·증여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주는 전체 재산에 과세하지 않고, 피상속인이 각각 받는 재산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증여세는 유산취득세 방식을,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 방향이 ‘감면 일변도’여서 세수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부총리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조세 인프라 확충 계획도 함께 보고했다. 그는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전 세계적 합의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최저한세(15%)가 도입된다”고 말했다. 최저한세는 연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대기업에 적용되는 세금이다. 추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정부는 재정이 투입된 일자리 사업과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을 민간 주도로 전환해 지출을 아낄 계획이다.
  • 물가폭등에 8000억원 민생대책… 尹정부, 취약계층 지원 강화

    물가폭등에 8000억원 민생대책… 尹정부, 취약계층 지원 강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자 정부가 8000억원 규모의 추가 민생 대책을 발표했다. 취약계층 재정지원을 늘리고, 식비 등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한 지 약 20일 만의 추가대책 발표다. 정부는 취약계층 지원 강화에 4800억원, 생계비 부담 완화에 33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에너지·생필품·문화 바우처 지원단가 한시인상 우선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 약 118만 가구에게 지급하는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17만 2000원에서 18만 5000원으로 인상한다. 차상위 계층 등 25만명을 대상으로 한 정부 양곡 판매가격도 10㎏ 당 1만 900원에서 7900원으로 연말까지 한시 인하한다. 만 2세 미만 영아를 둔 차상위 이하 및 한부모 가족, 저소득 다자녀·장애인 가구에 지급하는 기저귀 지원단가는 월 6만 4000원에서 7만원으로, 조제분유 지원단가는 8만 6000원에서 9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차상위 이하 및 한부모 가족에 해당하는 만 9~2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지원단가는 월 1만 3000원으로 기존보다 1000원 더 높였다. 차상위 이하계층의 문화·예술·체육활동 지원에 쓰는 바우처 단가도 상향 조정된다. 문화누리카드 연간 지원금액은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저소득층 유·청소년 및 장애인 체육활동 보장을 위한 스포츠강좌이용권 금액은 월 8만 5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한시인상한다. 기초·농지연금, 해산·장제급여도 최근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지원단가를 조정하고 관련 예산을 보강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한부모 가족·장애인·노인·자립준비청년·위기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원을 강화하고 저소득 근로자 및 실업자 고용안전망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할당관세부터 비축물량 상시방출까지… 식료품비 잡기 총력 정부는 특히 물가가 올라도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식료품비 부담을 줄이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했다. 일단 연말까지 수입산 육류의 관세를 0%로 면제하는 할당관세 물량을 늘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또 계란공판장 활성화를 통해 계란 가격체계를 공정하고 투명한 방향으로 전환 시킬 계획이다. 한편으로 국내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도축수수료와 사료비 지원 확대 정책이 추석 연휴 전인 9월 초까지 단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농산물 중 주요 가격불안품목에 대한 조기방출 및 수입을 적절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감자, 마늘, 양파, 무, 배추, 대파, 참깨, 사과, 배가 적시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급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고등어, 갈치, 오징어, 명태, 조기, 마른멸치 비축물량을 상시방출하는 체제를 11일부터 갖추기로 했다. 소비자 측면에서의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1인당 1만원, 최대 20%)도 발행된다. 500억원 규모 예비비로 재원을 삼기로 했다. 유류비·주거비·통신비 지원 정책도 마련돼 정부는 또 유류비와 주거비, 통신비와 같은 필수적인 서비스의 물가 안정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택시·소상공인이 주로 이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판매부과금을 30%(ℓ당 12원) 감면하는 조치를 당초 예정된 이달 말에서 연말로 연장해 실시하기로 했다.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가 최고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서민금융 상품인 디딤돌대출의 경우 상환방식을 부담이 적은 방향으로 중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한시 허용키로 했고,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동결 방침을 내년 1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통신비 절감을 위해서 공공와이파이 품질을 고도화 하고, 통신업체들이 5G(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된다. 윤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며 중량감을 높였지만 8000억원 규모에 소요비용을 소폭 할인해주는 방식의 민생대책이 물가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나아가 기초·농지연금, 해산·장제급여의 지원단가를 높이고 관련 예산을 보강하는데 들이는 1898억원까지 이번 민생대책에 포함시킨 건 숫자 부풀리기란 지적도 있다.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어차피 해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산정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별도의 지원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한총리 “홍장표 거취 발언, 상식적 얘기했다고 생각”

    한총리 “홍장표 거취 발언, 상식적 얘기했다고 생각”

    한덕수 국무총리가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7일 “상식적 얘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이뤄진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홍 원장 거취 관련 언급을 야권에서는 직권남용이라고 하는데, 당시 발언의 취지와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야당이나 이런 데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건 제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고, 그분들 역시 상식선에서 얘기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28일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홍 원장과 관련해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우리(새 정부)하고 너무 안 맞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장은 지난 6일 사의를 표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KLI) 원장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초·중·고교에 투자했던 재원 일부를 대학과 평생교육 부문에 사용하기로 한 조치(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를 두고 시·도 교육청 반발이 나오는 상황에도 의견을 밝혔다. 한 총리는 “최종적으로 그렇게 할지는 오늘 결정하지 않았고, 몇 가지 대안을 놓고 토론을 했다”면서 논의 취지가 재정 경직성을 탈피해 유연성을 갖추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재정 운용에 있어서 경직성이 너무 많은(강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안 되고, 혜택을 받는 사람한테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재정은 항상 유연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초·중고교 학생 숫자는 급속히 줄고 있는데 항상 법에 따라 (재정이) 의무적으로 내려가게 돼 있는 것은 재정 경직성을 계속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며 “정말 필요할 때 재정이 유연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걸 어렵게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총리는 현재의 대내외 경제 상황과 관련해 “현재 경제 어려움의 특징은 경제 전문가도 다 왜 그런지 알고 있고 국민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당연히 수요 때문에 물가가 다 오르는 상황이 됐는데, 거기에 지정학적인 우크라이나 문제, 미중 간 문제, 미러 사이 문제 등으로 세계 공급망이 완전히 왜곡돼 있고, 아직 코로나19 후폭풍도 수습이 안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의 물가 상승 대응책으로 “금리를 조금씩 올려서 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그게 리세션(경기 침체)으로 연결될지는 불분명하다. 아마 한국은 리세션으로 연결되지 않을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한 총리는 “할당관세를 통해 외국으로부터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긴급하게 들여오는 조치를 하고 있고, 대통령께서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다음 주부터 현장에 많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대응책 추진을 멈추면 안 된다”며 “중장기 개혁은 국회와 야당과 협조해가며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덩어리 규제’ 개선을 위해 신설한 ‘규제혁신추진단’ 지원자 수가 대거 미달돼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 탓에 지원자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 총리는 ‘급여인상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한 총리는 ‘임금이나 근무형태 개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지금 상태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드린다고 하면 재정도 시범을 보여야 하는데”라면서 퇴직 공무원의 전문성을 살린 조언을 받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강도 높은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더 높은 급여를 제시해 지출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 [속보]소고기·닭고기·커피·분유 등 할당관세 품목 긴급 확대

    [속보]소고기·닭고기·커피·분유 등 할당관세 품목 긴급 확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정부가 민생안정을 위해 관세를 0%로 면제하는 할당관세 품목을 이달 중 긴급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소·닭·돼지고기 등 생활물가 체감도가 높은 품목과 분유, 커피원두, 주정원료와 같은 가공식품 원자재 품목이 대상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소고기 10만t, 닭고기 8만 2500t, 분유 1만t, 대파 448t, 커피원두 수입전량, 주정원료(조주정) 6만 4833㎘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돼지고기 삼겹살 할당 물량을 2만t 추가로 증량해 총 3만t으로 확대하고, 대두와 참깨에 대한 세제혜택도 늘리기로 했다. 기재부 측은 “지난 3~5월 3차례에 걸친 물가대책의 일환으로 공산품·농식품 등 26개 품목에 대한 긴급 할당관세를 확대 시행 중”이라면서 “서민생활 안정 지원을 위해 이번에 약 3290억원의 관세 지원효과를 기대하며 추가로 할당관세 품목 확대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7월 중 시행을 목표로 할당관세 적용 관련 대통령령 개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 뭐, 별거 없슈… 먹을 만해유[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뭐, 별거 없슈… 먹을 만해유[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7월, 이번엔 바다가 소개될 줄 알았겠지만 명백히 틀렸다. 반대도 정반대다. 대한민국 내륙의 중심도시 충북 청주 이야기다. 내륙 중에서도 내륙이다. 가까운 바다가 약 2시간 거리 보령시(대천과 무창포)일 정도로 멀다. 유감스럽게도 늘 ‘바다 결핍증’에 시달리는 서울과 수도권 여행자들이 청주에 붙인 별명이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다. 비슷한 위치의 대전시, 심지어 바다도 있는 울산시와 함께 날 선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편견과는 달리 청주에는 곳곳에 알찬 재미가 숨어 있다. “뭐 별거 없슈.” 충청도 특유의 정서를 닮은 양, 내색을 안 해서 그렇지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가 빼곡하게 들어앉았다. ‘숨은 꿀잼’들이 절로 쏙쏙 나온다. “숨긴 누가 숨었다 그랴. 지들이 모른 거쥬.” 청주는 호서(湖西)의 중심도시다. 이때 호(湖)는 제천 의림지 또는 호강이라 불리던 금강을 뜻한다고 한다. 충청도(忠淸道)는 충주(忠州)와 청주(淸州)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충청남도는 이 두 고을의 명성에 비켜 있었다. “뭐가 많어유. 서울에 대면 쬐끄만 동네쥬.” 말은 이렇지만 지금도 충북도청 소재지이자 최대 도시다. 인구 85만여명의 대도시로 호서 제2대 도시로 꼽힌다. 광역시인 대전을 제외하면 충청도 최대 도시다. 시 인구가 도 전체 인구(약 160만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당연히 충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도시이며 교육도시로도 명성이 드높다. 교통도 좋다. 철도와 도로가 사방을 연결한다.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뻗쳐 있으며 오송역에선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린다.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어 해외와도 연결된다. 서울, 수도권과도 가깝고 영남, 호남, 강원, 해외를 모두 가까이 둔 ‘이동의 최소공배수’다. 역사를 살펴보자. 이름도 잘 안 바꾼다. 백제의 상당현(上黨縣)과 신라의 서원소경이 지금도 그 이름 그대로(상당구, 서원구) 남아 있다. 청주로서 이름을 남긴 것은 1395년 조선이 건국되면서 명명한 청주목부터다. 청주는 2014년 청원군과 통합되면서 지금의 위상을 갖췄다. 통합 이후 면적은 서울의 1.5배 이상으로 넓어졌지만 인구밀도는 높아 여전히 복작거린다. 비수도권 일반 시 인구 2위, 실은 2010년 창원특례시의 마창진 통합 전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었다(조용한 청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주는 분지다. 도심과 신구 시가지를 중심으로 서쪽엔 부모산이 있고 동쪽엔 우암산 등 온통 산악 지형이다. 중심엔 무심천이 관통하고 있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대청호까지 품어 산수가 모두 좋은 곳이다. 청주 시내에는 산단과 석교 등 육거리가 유독 많다. 심지어 칠거리(내덕)도 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내비게이션 패널에 그려진 낯선 별 모양의 지도에 당황하게 된다. 구도심은 옛 청주읍성 안에 있던 성안길. 유럽의 성안(burgh) 마을인 셈이다. “시내 가유” 하면 이곳이다. 대구 동성로처럼 쇼핑가와 음식점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상권이다. 청주에는 신시가지가 많다. 종합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가경동과 하복대 일대는 많은 이들이 오가는 떠오르는 상권이다. 율량동, 산남동, 동남지구 등의 상권이 있으며 일명 충대중문(충북대중문)은 젊은층이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헐 건 허고 살어유.” 청주에는 문화 관광 시설이 꽤 많다. 전국 지자체 중 인구 대비 미술관 수가 가장 많다. 박물관도 두 번째나 많다. 인구 10만명당 도서관 수도 3위에 이르는 교육문화 친화 도시다.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2년마다 열리고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이 청주 흥덕사에서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인구 구성 중 학생층이 많아 여느 도시보다 젊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몫했다. 문화 관련 시설로 가장 돋보이는 곳은 문화제조창이다. 원래는 담배를 만들던 전매청의 국내 최대 연초제조창이었는데 지난 2004년 폐쇄된 이후 2019년 문화의 향기를 펄펄 피우는 문화제조창으로 바뀌었다. 시내 한복판에 약 8만 4000㎡(약 2만 6000평)의 거대한 건물이 청주 문화 관광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무기공장을 탈바꿈시킨 중국 베이징 다산쯔798, 화력발전소였던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철도역이었던 프랑스 파리 오르셰 미술관과도 견줄 만큼 외형이나 콘텐츠가 튼실하고 알차다.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높은 담배 굴뚝을 가운데 두고 3개 영역으로 나뉜 건물 중 공장 자리에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들어섰다. 1층은 세련된 분위기 속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 패션몰 등 상가가 있고 위로는 청주시청 문화 관련 부서와 미술관 측이 기획한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현재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전 ‘20년 공예의 향연’을 비롯해 ‘불꽃, 봄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리’, ‘평범의 세계: 이로운 공예’ 등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작품 수장고를 둘러볼 수 있는 수장형 미술관으로 더욱 의미 있다.미술관과 이어진 본관에는 도서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 등이 있다. 담뱃잎을 보관하던 동부창고 자리에는 문화 공연장, 문화 교육센터, 커뮤니티 플랫폼 등이 있어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 역할을 한다. 맞은편에는 청주시 임시청사가 있는데 이곳도 좋다. 각 부서들과 청주시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입주기업, 북카페 등도 이곳에 터를 잡았다.문화제조창 인근에는 우암산이 있다. 피란민이 내려와 살던 산자락 ‘달동네’ 수암골은 명소로 거듭났다. 층층 언덕을 따라 좁은 골목을 헤집고 들어가면 작은 가정집들이 블록을 이루고 있다. 이곳 낡은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벽화와 메시지를 그려 넣었다. 벽화도 좋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주 시내 풍경이 압권이다. 그래서 전망대와 대형카페가 들어서며 핫플레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베이커리 카페인 ‘풀문’과 ‘오지’가 야경명소로 인기가 높다. 오지 카페는 270도 파노라마 전망이 펼쳐지는 야외 테라스도 갖춰 탁 트인 청주시내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혀 ‘오지’ 같은 느낌이 아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로 알려져 여지껏 순례객을 모으고 있는 ‘영광이네 분식’은 우동과 돈가스, 고로케 등을 잘하기로 소문났다. 시 외곽에는 상당산성과 대청호 주변 문의문화재단지, 청남대 등이 흩어져 있다. 상당산성은 충남 공주 공산성처럼 백제 토성으로 처음 지었다가 조선대에 석성으로 쌓아 올린 산성이다. 발음하기 상당히 어렵지만 고즈넉한 산성을 따라 녹음 속을 산책하기에 딱 좋다. 시내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가파르지도 않아 선선한 아침저녁에 찾아 힐링하기 좋은 코스다.대청호 안에 잠겨 있는 문의면의 유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문의문화재단지도 돋보이는 곳이다. 문산관 등 고건축물 10여동과 장승, 연자방아, 성황당 등을 가져와 조성한 지도 벌써 25년. 이젠 어색하지 않고 고색창연한 작은 마을로서 흐르는 세월 속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얼마 전 민선 8기 김영환 충북지사가 취임식을 이곳에서 열 정도로 대표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도 꼽힐 정도다. 정부의 청와대 개방에 따른 청와대 관광이 최근 인기인데 ‘원조’까지 봐야 퍼즐이 맞춰진다. 대통령 전용별장이었다가 2003년 개방한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란 뜻이다. 대자연 속 조경까지 아름다워 인기가 높다. 대청호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고 분수대가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도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메타세쿼이아 숲보다 더 유명한 곳이 바로 청주 시내와 오송을 잇는 가로수길. 국도 36번 길에 위치한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푸른 이파리로 터널을 이루며 수㎞ 이상 짙은 녹색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길을 따라 청주를 방문한다면 청주시 컬러가 왜 녹색인지 금세 알 수 있다.“먹을 만해유.” 보통 충청도 양반 청주 사람들에게 뭔가 맛집을 물어보면 당최 맛있다는 게 없다. 삼겹살거리나 ‘짜글이’가 있잖으냐고 물으면 “뭐 딴 덴 없시유?” 하고 시니컬한 반응이 돌아온다. 여러 번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음식 맛에 대한 청주 사람들의 최고 극찬은 ‘먹을 만해유’다. ‘아주 맛있다’거나 ‘진짜 맛 좋다’고 말하진 않는다. 청주에서 ‘먹을 만한 것’만 소개해도 정말 끝이 없다. 우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공식 인정한 ‘삼겹살거리’가 서문시장 변에 있다. 삼겹살을 파는 곳이야 전국 어디나 있지만 이렇게 한데 모여 있는 곳도 드물다. 특색이라고 하자면 간장에 적셔 굽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곳 삼겹살집들은 저마다 특제 간장 소스를 만들어 간장삼겹살을 판다. 청주는 예전부터 돼지고기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에도 청주에서 해마다 돼지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삼겹살이 전국적 인기를 끌기도 전인 1960년대 이미 삼겹살을 ‘시오야키’(소금구이의 일본어 표현)로 구워 먹었다. 1970년대 초부터는 간장 소스에 담가 철판에 구워 먹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한다. 특히 대파를 채썰어 양념에 버무리는 ‘파조리개’가 이곳에서 처음 나왔다고 하니 ‘삼겹살의 원조’로 주장하는 데 무리가 없어 뵌다. “돼지 혀?” 돼지고기 요리로는 ‘짜글이’도 있는데 김치와 돼지고기, 감자 등을 자작하게 지져 먹는 음식이다. 청주 시내 곳곳에 짜글이 맛집이 있다. ‘빨간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냉동 앞다리살을 빨간 양념에 굽다가 볶아 먹는 청주식 돼지불고기다. 매운 양념이지만 기름기와 적절히 섞여 식사를 겸한 안줏거리로 딱이다. 이 외에도 돼지 한 마리에서 딱 한 덩어리 나온다는 울대(목갈비)와 특수부위를 넣고 끓여 낸 울대찌개도 있고, 짬뽕에도 해산물보다는 고기가 잔뜩 들어가니 역시 내륙(內肉)은 내륙(內陸)이다. 만두도 소문났다. 화교가 많이 사는 부산과 대구 등 타 도시와는 달리 중국식 만두가 아닌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만두로 유명하다. 그냥 매운맛이 아니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소로 채운 만두를 곳곳에서 판다. 이 정도로 차별화된 맛이라면 ‘청주식 만두’라 불러도 될 듯하다. 노포에서 단일메뉴로 팔아 온 고추만둣국도 매콤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해장 걱정도 없다. ‘양평해장국’처럼 어디선가 들어본 듯 귀에 익은 전국구 명성의 남주동해장국이 청주에서 출발했고 현재도 영업 중이다. 소고기와 선지를 듬뿍 넣은 역시 매콤한 맛의 해장국이다. 매운맛이 싫다면 올갱이국(다슬기국)을 찾으면 된다. 우거지 배추와 다슬기를 된장 국물에 푹 끓여 낸 국 한 그릇이면 간밤의 숙취가 단번에 풀린다. 다슬기의 쌉쌀한 맛을 중화시키고 씹는 맛을 보강하기 위해 콩가루 반죽을 입혀 뚝배기에 한소끔 끓여 낸다. 서문시장 앞에 몇 집 모인 골목이 있다가 재개발로 한두 집씩 사라지고 있다. ‘먹을 만할’ 뿐 아니라 찾아 ‘가볼 만하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성수기, 바다에 인접한 휴가지에 갈라치면 이른바 ‘골드 시즌’ 물가 탓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내륙’ 청주만큼은 그로부터 그나마 자유롭다. 교통도 좋고 숙소도 많은 까닭이다. “갈 만혀유.” ‘노잼도시’ 청주여행은 이처럼 편견을 벗고 꿀잼을 찾아나서는 ‘선입견 지우기’로부터 시작한다. 어찌 괜찮쥬? 놀고먹기연구소장 ■ 여행수첩 간장삼겹살=서문시장 터주 격인 함지락은 삼겹살 골목을 지키고 있는 명소다. 구울 때 옅은 간장물을 끼얹어 두꺼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고 속살의 풍미를 돋운다. 곁들인 파조리개(파절이)도 즉석에서 무쳐 신선하다. 짬뽕=분평동 청풍루는 진정한 ‘고기짬뽕’ 맛집이다. 가늘게 썬 돼지고기가 수북이 들었다. 칼칼한 양념이라 느끼한 맛은 덜하다. 기름기와 매운맛을 선호하는 청주 토박이들은 군만두를 국물에 푹 적셔 먹는다. 와규=율량동 이화연가는 호주산 블랙앵거스 숙성 와규를 야키니쿠식으로 구워 먹는 집이다. 살짝 양념한 고기를 부위별로 차례로 익혀 먹는 방식이다. 모둠구이를 주문해도 우삼겹과 부채살, 채끝살 등 푸짐하게 준다. 빨간고기=봉룡불고기. 기사식당으로 출발한 고깃집. 처음부터 빨갛지는 않다. 고기를 굽다가 양념국물을 부어 익힌 후 물을 빼고 양념을 넣고 볶아 먹는다. 양을 다소 줄이고 저렴하게 파는 기사 메뉴가 따로 있다. 닭발=가경동 로얄닭발. 매콤하게 볶아 먹는 닭발이 주메뉴인 포차로 새벽까지 인기를 끄는 집. 두툼한 닭발을 철판 볶음 형식으로 볶아 먹는데 맵싸한 양념에 소주병이 끊이지 않는다. 올갱이국=서문동 상주집. 콩가루에 굴린 다슬기와 우거지 배추로 끓인 된장 베이스 ‘올갱이국’이다. 구수하고 시원한 국 안에 다슬기가 푸짐하게 들었다. 남주동해장국=칼칼한 양념에 존득한 선지와 소고기를 넣고 끓여 내는 해장국 노포다.
  • [열린세상] 이해하기 힘든 고통/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이해하기 힘든 고통/박산호 번역가

    10년 전 영국에 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새우 알레르기가 생겼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그날 숯불에 구운 새우를 실컷 먹고 밤에 책을 읽고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머리를 벅벅 긁고 있었고, 그러다 순식간에 손바닥까지 전신이 폭발할 것 같은 가려움이 몰려왔다. 약을 먹고 가려움이 진정되기 전까지 30분은 내 평생 가장 무섭고 끔찍한 30분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새우깡도 못 먹는 사람이 됐다. 그때는 몰랐다. 음식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불편하며 고통스러운지. 얼마 전 조금 이른 여름휴가로 한 리조트를 다녀왔다. 우리 식구는 산속에 덩그러니 있는 리조트 안에서 놀다가 식당에 갔다. 그 안에는 뷔페 식당과 이탈리아 식당 딱 두 개가 있었다. 이탈리아 식당에 들어가 메뉴를 고민하다가 마르게리타 피자를 선택했지만 문제는 파스타였다. 메뉴에 나온 일곱 개의 파스타 중 세 개는 재료에 새우가 들어 있어서 자동 탈락이었다. 나머지 넷 중 하나를 택해야 했는데, 낯선 이름에 재료만 나열돼 있어서 어떤 맛일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내가 고른 바질 파스타를 딸은 질색했다. 음식에 초록색 소스가 들어가는 건 끔찍하다고. 하는 수 없이 그중 가장 안전하고 무난해 보이는 소고기에 크림소스가 들어간 파스타를 택했다. 딸과 같이 메뉴를 고르며 그래도 가족이라 이 정도로 타협하고 의논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무심코 들었다. 새우 알레르기가 생긴 후로 사람들과 같이 뭔가를 먹을 땐 무의식중에 긴장한다. 새우 알레르기가 생기고 나서야 알게 됐다. 세상에 새우가 들어간 요리가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다 같이 맛있는 걸 먹자고 기대에 부풀어 있는 자리에서 내가 새우를 못 먹는다는 비보를 알려야 할 때마다 큰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주눅이 들곤 한다. 새우만 못 먹으면 그나마 나을 텐데. 고수와 양고기도 특유의 향 때문에 못 먹는다. 이렇게 되면 같이 요리를 먹는 사람들의 선택지가 계속 줄어들고, 그만큼 나도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친한 사람들이 아니면 뭔가를 같이 먹는 게 굉장히 거북하고 괴로운 일이 돼 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먹는 것과 싸는 것’이란 책을 만나서 나의 고통은 너무나 사소했다는 걸 알게 됐다. 작가 기시라기 히로키는 스무 살 때 갑자기 설사가 시작됐다가 멈추지 않고 급기야 혈변까지 나왔다. 궤양성 대장염이란 난치병의 시작이었다. 그 후 다시는 평범한 일상, 즉 아무 음식이나 아무렇지 않게 먹고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증세가 극심할 때 그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두부와 반숙란과 닭 가슴살 딱 세 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어떻게든 먹이려 애썼다. 까딱 잘못하면 집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설사를 끝없이 하는 병을 안고 사는 걸 알면서도 같이 먹지 않는 그를 은근히 힐난하고, 불편해하고, 배제하려 한다. 같이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맡기로 한 일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 작가 기시라기 히로키는 먹고 싼다는 주제로 책을 써 보자는 편집자의 제안에 처음엔 경악했다가 세상엔 이런 고통도 있다는 걸 알리고. 그러니 같이 먹는다는 지극히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에 동참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짐작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고 책에 밝혔다. 세상엔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고통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고통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인간이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자신이 겪어 보지 않은 고통을 알기란 지극히 어렵다. 그래서 그런 고통들을 마주칠 때마다 고개가 숙여진다. 뜨거운 여름이 당도했다. 올여름은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시간을 조금 더 가져 보려 한다.
  • 경유 51%, 감자 38% 무섭게 올랐다… “물가 7~8%대까지 뛸 수도”

    경유 51%, 감자 38% 무섭게 올랐다… “물가 7~8%대까지 뛸 수도”

    4월 4.8%→5월 5.4%→6월 6.0%초고유가 탓에 등유 72% 치솟아닭고기 20%, 배추 36%, 빵 9%↑ 전기·가스료 이달 추가 인상 단행정부 “대책 마련”에도 뾰족수 없어국회, 유류세 추가 인하 입법 예고4.8%(4월)→5.4%(5월)→6.0%(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달 앞자리를 갈아 치우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물가 상승률 산출을 담당하는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5일 “굉장히 빠른 속도인데 이런 추세라면 7~8%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대외적 요인이 물가를 자극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뾰족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물가는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로 많은 품목에서, 그것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업제품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3% 올랐고 이 중 석유류 상승폭이 무려 39.6%에 달했다.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드는 초고유가 탓이다. 경유와 휘발유가 각각 50.7%와 31.5% 올랐고 등유는 72.1%나 솟구쳤다. 정부가 유류세를 30% 인하(7월부터 37%로 확대)하는 등 안정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도 빵(9.2%) 등을 중심으로 7.9% 올랐다. 개인서비스 물가 역시 5.8%나 상승했다. 치킨(11.0%)과 생선회(10.4%) 같은 외식가격이 평균 8.0%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4.8%) 등도 상승폭이 컸다. 전체 물가상승률 6.0% 가운데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농축수산물과 공공요금도 물가를 자극한 요인이다.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증가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돼지고기(18.6%)와 닭고기(20.1%), 수입 소고기(27.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봄 가뭄의 영향으로 배추(35.5%)와 감자(37.8%), 포도(31.4%), 수박(22.2%) 등도 줄줄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수도는 9.6% 올랐는데, 올 상반기 요금 인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4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인상했고 도시가스 요금도 4∼5월 연달아 올랐다. 전기·가스 요금은 이달부터 추가 인상이 단행된다. 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가파르면서 연간 상승률이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4.7%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전날 우리나라 올해 물가 상승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민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발표한 두 차례 대책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부분 사용한 터라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금의 물가는 대외적 요인이 커 정책으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회는 유류세 추가 인하 등 입법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류세 인하 한도를 현행 37%에서 50%로 상향 조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호응하고 있어 조만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 [씨줄날줄] 대통령 지지율/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지지율/전경하 논설위원

    월요일은 리얼미터, 수요일은 알앤써치, 금요일은 한국갤럽이다. 대통령 지지율 등을 조사하는 여론조사 업체들이 고른 발표 요일이다. 리얼미터는 2005년, 알앤써치는 2011년 설립됐으니 그 이전의 자료는 한국갤럽만 있다. 한국갤럽은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부터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매주 묻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취임 이후 한 달간 직무수행 평가가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81%)이다. 가장 낮은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29%). 윤석열 대통령은 50%로 이명박 전 대통령(52%)보다 낮고 박근혜 전 대통령(42%)보다 높다. 통상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초 높았다가 점점 내려간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터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으로 3개월 만에 지지율이 21%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회복했다가 다시 떨어지면서 24%로 임기를 마쳤다.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이는 박 전 대통령이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절정에 오른 2016년 11~12월 6주간 평균 5%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0~12월 평균 6%를 기록한 김영삼 전 대통령보다 낮다. 김 전 대통령 지지율에는 외환위기를 초래한 정부에 대한 실망이, 박 전 대통령에게는 개인에 대한 실망이 반영된 지표라고 해석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을 웃도는 여론조사가 몇 주째 계속된다. 리얼미터의 6월 27일 발표에서 부정(47.7%)이 긍정(46.6%)을 앞서더니 어제는 부정이 50.2%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갤럽의 지난 1일 발표에서는 긍정(43%)과 부정(42%)이 비슷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기자들이 지지율에 대해 묻자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 했다. 대통령이 지지율만 좇아서만은 안 되겠지만 국민의 마음이 드러난 조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답같이 들리지 않는다. 한미일 3국의 대통령, 총리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주가 폭락 등 경제 불안에 휩싸인 3국이다. 경제 불안이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면 이런 불안에 대처하는 리더십에 대한 신뢰 여부가 지지율에 가장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점, 명심했으면 좋겠다.
  • WSJ “中기업, 우크라 농지 9% 소유…美·프랑스·베트남 농지도 소유”

    WSJ “中기업, 우크라 농지 9% 소유…美·프랑스·베트남 농지도 소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식량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해외 농지 확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9일(현지시간) “많은 나라들이 자체 식량 생산을 늘려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에게 농지를 팔아버린 상태다. 중국은 이곳에서 자국민을 위한 식량을 생산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은 “중국은 몇 년 전 우크라이나 경작지의 10분의 1을 사들였다”며 중국에 민감한 기술제품을 판매하는 것 못지않게 농지를 파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과 러시아 생산 식량 및 비료를 세계 시장에 다시 공급되도록 하지 않으면 전세계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여러 나라에서 기근이 발생하고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곡물이 조만간 세계 시장에 공급되기는 어렵다.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90% 이상의 곡물을 해상으로 수출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거쳐 철도로 수송하고 있지만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든다.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은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지의 농지를 사들였다. 2013년 홍콩의 식품대기업 WH그룹이 미국 최대 돼지고기 생산자인 스미스필드를 사들이면서 미주리주에 5만 9000헥타르의 농지도 사들였다. 같은 해 신장 프로덕션 및 컨스트럭션사가 비옥하기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농지의 9%를 사들였다.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 면적의 5%를 50년간 조차한 것이다. 이 회사는 2020년 미국이 인권침해를 이유로 제재한 적 있는 회사다.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중국은 전세계에서 700만 헥타르의 농지를 사들였다. 영국 회사들이 200만 헥타르 이상을 사들였고 미국과 일본 회사들은 100만 헥타르 미만을 사들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 특사를 지낸 아프리카 전문가 피터 팜은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이 땅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전 정권 시절 10만 헥타르를 팜유 생산에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다”며 이로 인해 넓은 산림이 훼손됐다고 했다. 또 “짐바브웨에서는 중국에 재수출하기 위해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기초 생필품이 없어 주민들이 굶고 있는 나라에서 농지를 이렇게 낭비하는 건 지속가능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해외 농지를 더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21%를 차지하지만, 중국의 농지는 전세계 농지의 7%에 불과하다. 기고문은 우크라이나 사례가 다른 나라에게 영토를 넘기는데 따른 위험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영토를 점령하는 것 못지 않게 중국이 변덕을 부려 우크라이나 경제난을 심화시키는 것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최근 미 하원에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기업이 미국 농지를 매입하는 걸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외국 기업의 미국 농지 매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도록 하는 법안이 제정됐다. 기고문은 기후변화에 따라 경작지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등 전략적 경쟁자들로부터 농지를 되사들이는 등 농지를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17세부터 3개월까지 열네 식구가 어떻게든 살아가요” 영국 외벌이 가정

    “17세부터 3개월까지 열네 식구가 어떻게든 살아가요” 영국 외벌이 가정

    엄마아빠와 열일곱 살 맏이부터 생후 3개월 된 막내딸 플로렌스까지 열두 자녀, 열네 식구가 부대끼며 산다. 영국 모레이 로지마우스에 사는 공군 엔지니어인 아빠 벤 설리번(47)과 전업주부 조이(43)는 쉴새없이 애들을 낳았다. BBC는 26일 치솟는 물가에 이들 가족이 얼마나 힘겨워하는지 들어봐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 기자가 엄마 조이에게 물어봤다. 열두 자녀 때문에 온갖 신경을 써야 할텐데 애들이 내는 소음을 어떻게 꺼버리느냐고? 조는 농담 조로 답했다. “슈퍼마켓에 장보러 가는 게 쉬는 시간이야.” 그녀는 “번잡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어 선택한 일이다. 이제는 그렇게 많은 일이 없으면 지루하다고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군기지 근처 방 넷에 정원이 딸린 집을 임대해 살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때문에 온식구가 갇혀 지냈지만 함께 춤 수업을 하고, 축구 경기를 하며 체조를 배우고, 조기 대학입학 준비를 하고 그림 작업과 집에서 요리를 함께 하고, 집 근처 해변과 숲으로 함께 바람을 쐬러 가 견딜 만했다. 문제는 40년 만에 가장 높이 오른 물가다. 조이가 살림을 책임지는데 생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야 했다. 한 주에 장 보는 비용은 320 파운드(약 51만 3300원)로 고정했다. 화장실 용품, 청소용품, 기저귀, 나이가 있는 아이들의 점심값 등이다. 최근 몇년 동안은 다양한 슈퍼마켓들의 제품 가격을 비교해 가장 싼 곳에서 구입하고 브랜드 제품을 피하곤 한다. “아주 살 떨리긴 한다”고 입을 뗀 그녀는 “동전 한닢도 세는 편이지만 진짜로 지금은 어떤 물건을 샀는지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 2페니, 3페니 가격이 오른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사는 과자도 1페니하던 것이 지금은 1.35페니로 올랐다. 다른 제품 브랜드를 찾거나 다른 슈퍼에서 구입하곤 한다. 계속해 조이가 말한다.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어떤 것을 몇몇 브랜드 제품으로 구입했다가 나중에 내가 브랜드가 아닌 제품으로 바꾸는 일까지 있었다.” 조이는 낭비를 줄이면서 온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단순한 전략을 구사한다. 그 중에는 한 솥 식사란 개념이 있는데 감자 1㎏들이 한 봉지를 이용해 죽과 파스타, 멀건죽을 끓인다. 냉장고에 있던 재료들이 총출동하기도 한다. “스파게티 봉골레 같은 식사는 항상 맛있고 값도 싸다. 식구들 모두 고기를 많이 사먹지 않는다. 아주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구들 모두 좋아한다. 겨울에는 스튜를 참 많이 먹는다. 큰 솥에 채소나 소고기 넣어 끓이면 가장 값싸게 한끼를 때울 수 있다. 하지만 여기나 저기, 모든 곳에 사람이 있었다. 해서 빨리 오븐에서 데워 음식을 내간다.” 주방 선반에는 다양한 높이에 20가지 종류의 시리얼 상자 200여개가 놓여 있었다. 보통 가족들은 식당에서의 외식, 해외 휴가는 꿈도 꾸지 않는다. 부부는 4년 전에 술을 끊었다.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조이가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여전히 사탕 값이다. 애들에게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지만 실은 만만찮은 비용 탓이다. 청량음료나 초콜릿, 크리스프 같은 스낵류도 주말에만 먹는다. 조이는 “크리스마스를 즐기면서 씀씀이가 늘지만 다시 인생의 남은 기간도 살아야 하니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변에 산책을 가면 비스킷을 갖고 가거나 피크닉 준비를 해간다. 왜냐하면 외식보다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구입하는 것이 싸기 때문이다. 영국의 한 식품산업 회장은 올해 식품 가격이 15%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균 임금인상률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살림살이에 주름살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격 인상이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을 이끌었고,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석유와 가스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조이네 가족이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에너지 가격 부담이다. 한달에 가스와 전기 요금이 240 파운드에서 400 파운드로 껑충 뛰었다. 자동차 두 대의 연료 비용도 120 파운드ㅏ에서 180 파운드로 뛰었다. “옷값 같은 것과는 다르더라. 정말 어려운 것은 얼마나 오래 이런 시간을 견뎌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여러 군데 싸돌아다니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우리는 주변의 것들을 활용해 왔다. 우리는 아주 고립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 모두가 붙어 있으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설리번 가족은 별도의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어 자신들이 해온 일들을 공유하는 한편 사람들의 질문도 받고 있다. “우리는 결코 어줍잖은 충고를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데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면 덤이다.”
  • ‘대만 교류 강화’ 리투아니아, “中 수출 ‘제로’됐다”

    ‘대만 교류 강화’ 리투아니아, “中 수출 ‘제로’됐다”

    유럽 발트3국인 리투아니아가 대만과 교류를 강화하면서 대중국 수출이 거의 끊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투아니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9월 대만에 대표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대만을 방문한 조비타 넬리우프시네 리투아니아 경제차관은 15일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9월에 대만에 리투아니아 대표사무소를 개설한 계획”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전했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지난 3월 대만에 주 대만 리투아니아 대표처(경제문화판사처) 설립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주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가 개관한 데 이은 것이다. 유럽에 대만 외교공관이 신설된 것은 18년 만이다. 대표처 명칭은 외교적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Taipei)가 아니라 ‘대만’(Taiwan)을 사용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이에 반발했다. 중국은 리투아니아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관계를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했다. 또 중국은 “실수를 바로잡아라”며 일부 리투아니아 수출품의 통관을 막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넬리우프시네 차관은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수출 파트너였으나,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제로’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이는 일부 분야와 사업, 경제의 일정 부분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2억 4000만유로(약 3200억원) 규모의 대중 수출은 대만이나 아시아의 다른 시장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정책 중 하나는 정책 다변화”라며 “대만과 인도·태평양 지역 다른 나라에서 견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훨씬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이 리투아니아에 경제 보복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리투아니아산 맥주와 낙농제품, 소고기, 럼주 등의 수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리투아니아의 대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했다고 앞서 대만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월 유럽연합(EU)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경제 보복을 문제 삼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EU는 중국의 리투아니아에 대한 행동이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은 리투아니아와 관계가 악화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한 리투아니아 탓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EU가 중국·리투아니아 문제를 중국·유럽의 차원으로 끌어올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 소 사육기간 30→24개월로… 온실가스 25%·사료비 100만원 줄인다

    농식품부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 착수 소 사육시간을 지금보다 6개월 가량 단축하는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사육비용과 온실가스 발생량을 절감하려는 시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경기 안성시 농협 안성목장에서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농식품부는 ‘탄소중립 시대, 한우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학계와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에 소 사육기간을 단축하는 사업의 취지를 알렸다. 현행 소 사육기간은 약 30개월으로 2010년 28개월보다 길어졌다. 사육기간이 길수록 곡물사료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사료비 인상은 생산단가 상승, 소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소 적정 사육기간을 다시 산출해 출하월령을 24개월까지 단축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육기간이 6개월 줄면 사료비가 100만원 절감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25% 감소한다고 농식품부는 부연했다.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은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6개월령 송아지 600마리를 대상으로 유전능력 평가를 한 뒤 유전형질별로 24~30개월령 사육기간에 맞춰 실증시험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증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우 단기 사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단기 출하육 유통·소비 구조 개선방안을 조사해 단기비육우 마케팅 전략수립 및 시장성 확대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2025년부터 소 단기사육 모델을 농가에 보급하는 게 시범사업의 목표다.
  • 김혜경, 3달만에 공개활동…이재명과 꽃바구니 들고 미소

    김혜경, 3달만에 공개활동…이재명과 꽃바구니 들고 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가 3달여만에 공개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혜경씨는 지난 11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 간담회에 남편과 함께 참석, 축하의 꽃바구니를 받는 한편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와 기념촬영 등을 하면서 남편의 지역구 활동을 도왔다. 이러한 사실은 석정규 인천광역시 의원(민주당)이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과 김혜경씨 모습을 올린뒤 알려졌다. 김혜경씨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9일 경기 성남 분당구 수내동 초림초등학교에서 대선 투표를 한 이후 3달 이틀만이다. 김씨는 남편이 출마한 보궐선거 투표 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석정규 시의원이 “인천 계양구 발전과 변화를 위해 이재명 계양을 지역 위윈장님과 지역구 간담회~”라며 올린 사진 속 김혜경씨는 연한 베이지색 원피스 차림에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날 김혜경씨는 계양구 호남향우회 이름으로 된 ‘‘모두 환영합니다’ 꽃바구니를 남편과 함께 들고 있었으며 석 의원과 나란히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이 사진을 본 이 의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은 “잘 버텨 달라”, “두분 모습 보기 좋다”, “혜경님 얼굴이 너무 안 됐다”는 등의 지지 댓글을 달았다. 김혜경씨가 두문불출한 것은 대선 종반전이던 지난 2월초 불거진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도지사 비서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 때문이다. 당시 경기도청 비서실 별정직 7급 공무원 A씨는 자신의 상급자인 5급 배모씨의 지시에 따라 법인카드로 소고기, 초밥 등을 구입해 김혜경씨 집으로 배달하는 한편 목욕용품까지 챙겼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김혜경씨는 2월 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공개활동을 전면 중단, 여야 대선후보가 부인들의 지원없이 선거를 치르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경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혐의, 업무상 배임혐의 등과 관련해 지난달 중순 카드 사용처로 추정되는 식당 등 129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날도 좋은데 ‘소핑’할래?”… 한우와 함께 캠핑 ‘고고~’

    “날도 좋은데 ‘소핑’할래?”… 한우와 함께 캠핑 ‘고고~’

    캠핑하면서 다양한 요리를 즐기는 ‘먹핑(먹고 마시는 캠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우자조금은 먹핑의 만족감을 높여줄 아이템으로 한우를 추천한다. 캠핑 먹거리를 소고기로 하는 이른바 ‘소핑’을 말한다. ●‘소핑’ 구이, 어떤 부위가 좋을까 소핑을 위한 한우 부위는 어떻게 고르는 것이 좋을까.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고 싶다면 안심을 추천한다. 육즙이 풍부하나 지방이 적은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구이와 스테이크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한우고기의 대표 로스 부위인 등심은 바비큐 파티 분위기를 내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등심은 한우 부위 중 육즙이 가장 진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육즙과 마블링이 많아 살짝 덜 익혀 고소한 향과 맛을 느끼는 것이 포인트다. 살치살과 부챗살, 채끝살도 캠핑에서 구워 먹기 좋은 부위다. 살치살은 마블링과 육즙으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가느다란 힘줄이 특징인 부챗살은 씹을수록 쫀득쫀득한 식감과 감칠맛이 난다. 등심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채끝살은 고깃결이 곱고 부드러운 편이다. 센 불로 양면을 적당히 익혀 먹으면 연하고 촉촉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소핑’ 요리, 어떻게 만들까 구워 먹는 방법 외에도 한우를 활용해 즐기기 좋은 다양한 캠핑 요리가 있다. 먼저 꼬들꼬들 식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인 한우 차돌박이를 활용한 떡볶이다. 떡볶이에 한우 차돌박이를 더하면 육즙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떡볶이 밀키트 제품을 활용하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육회는 익히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리다. 직접 만들어 먹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고 원하는 만큼만 만들 수 있다. 지방이 적고 육질이 부드러운 우둔살, 육즙이 진해 씹을수록 고소한 홍두깨살 등을 썰어 소스와 함께 버무리면 된다. 밥, 상추, 깻잎, 당근 등과 함께 섞어 육회 비빔밥으로 즐겨도 좋다. 한우고기를 활용한 소떡소떡도 있다.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큐브 형태로 구워 떡, 대파, 파프리카 등 구운 채소와 함께 꼬치에 꽂아준다. 취향대로 만들 수 있고,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한우 소 곱창, 한우 모츠나베, 한우 낙곱새 밀키트 등 시중에 출시된 다양한 한우 밀키트를 활용하면 편리하게 소핑을 즐길 수 있다. 한우 명예홍보대사 엄유희 교수(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관광조리과)는 “영양이 풍부한 한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쓸모가 많고 우리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며 “한우와 함께라면 더욱 풍부한 맛과 함께 즐거움도 배가 되는 캠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 가기 전 품질 좋은 한우고기를 사고 싶다면 한우자조금이 운영하는 온라인사이트 ‘한우유명한곳’을 눈여겨볼 수 있다. 이곳에서 한우자조금과 전국한우협회가 인증한 전국 100% 한우 전문 판매점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여기는 남미] “총 맞은 소고기, 먹어도 되나요?” 전문가 당혹시킨 사건

    [여기는 남미] “총 맞은 소고기, 먹어도 되나요?” 전문가 당혹시킨 사건

    소고기 소비량이 높은 아르헨티나에서 총 맞은 소고기를 먹어도 되냐는 질문이 나와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카르멘데파타고네스에 사는 한 주부는 마트에서 소고기를 샀다가, 집에 와서야 소고기에 총알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부의 딸이 가장 먼저 이를 발견했고, 깜짝 놀란 가족들은 실제로 소고기 안에 총탄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눈이 동그래진 가족들이 이렇다 할 반응도 못한 채 당황하고 있을 때, 딸은 재빨리 핸드폰 검색을 시작했다. 딸이 찾아낸 것은 '집에서 알게 되는 식품학'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계정.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전문인들이 모여 함께 운영하는 이 계정은 식품영양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는 곳이었다.  딸은 총 맞은 소고기의 사진을 찍어 보내며 상담을 요청했다. 딸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파타고네스의 XXX에서 소고기를 샀는데요, 고기가 총을 맞았어요"라면서 "이 고기 먹어도 괜찮나요? 물론 총알 빼내고 말이죠"라고 물었다.  딸은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고 질문을 했지만 식품영양학 전문가들도 황당한지 시원한 답을 주지 못했다. 질문에 달린 답은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진 이모티콘뿐이었다.  답답해진 딸은 사진과 모바일 메신저 채팅 상담을 캡처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뜨거운 반응이 쏟아진 건 여기에서였다.  물론 과학적인 답이 아니라 사건에 깜짝 놀란 네티즌들이 저마다 올린 의견들이었다.  "누가 야생소를 사냥해서 팔았나 보다. 건강한 자연 소가 분명하니 먹어도 된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지 마세요. 팝콘처럼 총알 튈지 몰라요" 등의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한 네티즌은 "총을 쏴서 소를 도살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하지만 나는 도축전문가가 아니니까 의견을 내지 않겠음"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고기를 먹는 국가다. 아르헨티나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아르헨티나는 국민 1인당 소고기 48kg를 먹어 이 부문 세계 1위였다. 2위 우루과이(46kg)보다는 2kg, 3위 미국((39kg))보다는 9kg나 소고기를 더 먹었다.  하지만 총 맞은 소고기가 나온 건 전례 없는 일이다. 현지 언론은 "당국에 문의했지만 정식으로 신고가 접수된 게 없어 사건처리 방향을 논의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 청명한 바람·은은한 별빛 아래 산해진미… 맛도 기분도 ‘천상계’ [김새봄의 잇(eat) 템]

    청명한 바람·은은한 별빛 아래 산해진미… 맛도 기분도 ‘천상계’ [김새봄의 잇(eat) 템]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 제한이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도 해제됐다. 연일 맑은 날씨에 그동안 하지 못한 야외 활동의 수요가 늘어나고 미뤄져 왔던 각종 행사도 차츰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런 절호의 날씨에 바깥에서 누리는 식사는 맛도 기분도 가히 천상계다.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무덥기 직전 햇살 가득한 청명한 날씨를 만끽할 ‘야외 다이닝’이다. 수비드 오리가슴살과 와인 환상 ①역삼 루프탑 클라우드회색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들이 빼곡한 빌딩숲 속 한 호텔 옥상에 자리한 루프탑 클라우드의 초록 잔디정원은 도심이 아닌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단호박과 비트로 만든 퓌레를 내고 레드 엔다이브와 렌틸콩 튀김으로 요리조리 멋을 낸 시그니처 메뉴 ‘수비드 오리가슴살’은 자유롭게 부서져 내린 피스타치오와 포르치니 덕 주로 루프탑 클라우드만의 개성을 뽐낸다. 고급스러움의 대명사 랍스터 꼬리 부분을 사용해 새우, 비스크 크림으로 맛을 낸 ‘랍스터테일 비스크 크림 링귀니’는 수비드 메뉴와 더불어 서울의 모던한 이미지와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퇴근 후 밤하늘을 담은 멋진 와인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름 저녁을 누릴 수 있다. 숲속 텐트 안에서 즐기는 별미 ②제천 더그릴 720별빛이 전면으로 쏟아지는 듯한 박달재자연휴양림의 저녁 하늘. 더그릴 720으로 이른 저녁부터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의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퍼져 나간다. 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 클럽의 옥상이자 광장인 야외 바비큐장 한편에는 하얀 글램핑 텐트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울창한 소나무를 비롯한 첩첩산중을 배경으로 신선한 피톤치드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숙성 시간을 의미하는 720이 제대로 느껴지는 최상급 투플러스 소고기와 우대갈비, 두꺼운 삼겹살과 목살. 게다가 굵직굵직 호방하게 꼬챙이에 끼운, 글램핑 느낌 가득한 야채들과 전복, 새우 등 상자를 가득 채운 각종 산해진미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가족의 대장은 당연스레 그릴 앞에 서서 연기와 마주하며 가장 맛있는 순간에 맞춰 고기를 굽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릴에서 구운 고기는 얼른 건져 화로에 놓고, 테이블에선 무릎을 부딪치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먼저 맛보라 권한다. 이상하리만치 텐트 안에만 들어서면 어른이나 아이나 돈독해진다. 소중한 사람들과 아늑한 텐트 안에서 도란도란 즐기는 식사는 최고의 낭만이자 추억이다. 맛있는 음식과 잘 어우러진 공연 ③강진 사의재(四宜齋) 팜파티코끝을 스치는 청명한 바람의 냄새. 조용하고 평화로운 전남 강진의 사의재에선 오랜만에 해금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은 근래 강진의 청정 식재료로 만든 먹을거리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팜파티를 새로 마련했다.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사의재의 기나긴 여운을 되새기며 들어서니 펼쳐지는 푸른 잔디밭.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찐’하늘빛 하늘 아래 기다랗게 펼쳐진 식탁은 팜파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새하얗고 세련되게 꾸며진 테이블 위 강진의 특산물 흑토마토를 달콤하게 절이고, 귀리로 피낭시에를 만들고, 아스파라거스를 튀겨 만든 핑거푸드에 ‘강진군’이란 이름을 다시 보게 된다.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고 바지락과 묵은지, 미나리로 계절을 담은 삼색전에 강진막걸리를 곁들이며 분위기는 고조된다. 마당 뒤편 100년이 됐다는 항아리에는 불향 가득한 삼겹살이 익어 가고 마량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갑오징어는 회로, 먹물 숙회로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빼앗는다. 식사가 한창 진행될 무렵 시극 ‘한여름밤의 꿈’이 펼쳐졌다. 강진의 대표 시인 김영랑과 김현구 등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5개의 공연이다. 애절한 연기, 마당을 가득 채우는 수준급 발성이 너무 자연스러워 당연지사 전문 연극인, 가수인 줄 알았던 출연자들은 알고 보니 주부이자 농업인이자 식당 주인인 지역민.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팜파티가 열리는 날 기쁘게 모여 매주 연습한 시극을 풀어낸다. 매 순간 감탄하던 무대를 마칠 즈음 예정된 메뉴판에 없던 빨간 바지락무침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여기 와서 이걸 안 먹고 가면 말이 되나.” 타지에서 온 손님들이 고장의 맛을 혹여 놓칠세라 사의재 주인이 직접 가지고 나온 음식들이었다. 종이 접시에 한가득 산을 쌓아 올린 무침에 뜨거운 인정(人情)이 밀려온다. 다음 팜파티는 오는 7월 8일로 예정돼 있다. 푸드칼럼니스트
  • 임금바위 아래 조아린 돌들 사이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 낼 수 있는 ‘꽃분홍’

    임금바위 아래 조아린 돌들 사이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 낼 수 있는 ‘꽃분홍’

    오랜만의 야간 산행. 사위가 캄캄하다. 멀고 먼 남도, 거기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전남 장흥의 제암산(帝岩山·807m)이 목적지다. 누군가 제암산 정상의 임금바위에서 새벽이 열리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했다. 귀도 얇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다니.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쭉 명산이란 말도 했다. 붉은 철쭉꽃이 능선을 따라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니 새벽녘 붉은 햇살에 물든 남해와 어우러진 철쭉의 자태는 대체 얼마나 신묘할 것인가. 짙은 구름이 물 만난 드라이아이스의 기포처럼 출렁댔다. 멀리선 새벽을 여는 개와 닭의 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장흥 공설묘지주차장을 지나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선 건 어둠이나 미지의 존재 때문이 아닌, 어쩌면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한동안 검은 숲이 이어졌다. 산새도 잠을 자는지 지저귀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능선 위에 올라타니 비로소 사위가 트였다. 아직 남아 있는 달빛에 주변이 어슴푸레 드러났다. 산봉우리 몇 개를 제외한 모든 풍경은 구름 아래 잠겼다. 구름 밑 저 멀리에 남해 바다가, 아직 잠든 갯마을이 있을 것이다. 철쭉평원과 간재, 곰재를 거푸 지났다. 머리 위까지 웃자란 철쭉나무에 꽃들이 맺혔다. 하지만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 꽃을 완상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임금바위가 열어젖힌다는 그 장엄한 풍경을 보려면 말이다. 봉우리 몇 개를 지나 만난 정상 능선. 커다란 평상이 놓여 있다. 파르스름한 새벽 산에 놓인 평상이라, 이건 ‘못 참지’. 무거운 등산화를 벗고 드러누워 한껏 게으름을 피운다. 정상을 코앞에 둔 자의 기분 좋은 여유다. 평상 앞엔 사각형 모양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정면에서 보면 4~5m 정도 높이지만 밑에서 보면 30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이 바위가 제암산의 정상이자 상징인 임금바위다. 바위 형태가 한자 ‘임금 제(帝) 자’를 닮았다고도 하고, 주변 바위들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양이라 그리 불린다고도 한다. 거무튀튀한 바위 틈엔 산철쭉이 붉은 꽃잎 몇 장을 내걸고 있다. 어떻게 저리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를 내렸을지, 놀랍기만 하다. 임금바위 정상은 오르기가 쉽지 않다. 위험하기도 하려니와 바위 옆으로 이리저리 용을 써야 겨우 오를 수 있다. 정상은 비교적 평탄한 너럭바위다. ‘발아래로 풍요로운 장흥 들녘이 내달리고, 멀리 너른 남해가 시원스레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풍경’을 기대했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다. 구름이 사위를 감춰 임금바위 외엔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옅어질 때마다 철쭉 군락과 산의 등줄기가 간간이 드러날 뿐이다. 그래도 이처럼 독특한 풍경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하산 길에 철쭉꽃과 만났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간재 능선의 철쭉평원엔 철쭉꽃이 절반 이상 졌고, 돌탑봉 등 정상 일대의 철쭉들은 절정에 이른 모습이다. 꽃잎의 빛깔이 현란하다. 연분홍도 진분홍도 아닌, 꽃들만이 낼 수 있는 색으로 치장했다. 이를 꽃분홍이라 해야 하나.바다에선 키조개가 한창이다. 쌀이나 콩 등 곡식의 쭉정이를 날려 버릴 때 쓰는 키를 닮았다는 조개다. 장흥산 키조개야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하다. 득량만 일대에서 주로 나는데 여느 조개와 달리 관자의 크기가 압도적이다. 관자는 껍데기를 여닫는 근육이다. 일반 조개의 관자는 콩알만큼 작지만 키조개의 관자는 지름 7∼8㎝, 높이 4∼5㎝ 정도로 큼직한 원기둥 모양이다. 예전엔 주로 일본으로 수출돼 국내에서 보기가 어려웠다. 일본어로 관자를 뜻하는 가이바시라(貝柱)는 키조개(貝)의 버팀기둥(柱)에서 유래된 것이다. 키조개는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되지만 최근 다시 일본 수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보통 봄을 제철로 치는데 5~6월 ‘머구리’라고 불리는 잠부수들이 바다 밑바닥에서 캐낸다. ‘서해부인’(西海婦人)이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데 국내 주 생산지가 남도의 득량만 일대이니 ‘남해부인’(南海婦人)이라 해야 맞는 표현 아닐까 싶다. 회로 먹어야 제맛이라는 현지인과 달리 외지인들은 구워 먹는 게 보통이다. 표고버섯, 소고기 등과 함께 저 유명한 ‘장흥삼합’으로 먹기도 한다. 회무침도 새콤달콤하고, 맑은 탕으로 끓여도 시원하다. 키조개 산지인 수문항 인근에 키조개 요릿집이 많다. 요즘 장흥에서 가 볼 만한 곳 몇 군데만 덧붙이자. 회진면 선학동은 유채꽃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너른 유채꽃밭과 쪽빛 바다, 알록달록한 마을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9월 말부터는 메밀꽃이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소금처럼 하얀 꽃밭을 이룬다. 평화리 상선약수 마을의 무계고택은 한여름에 피는 배롱나무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요즘엔 고택 앞 연못인 ‘정담’의 물길 위로 철쭉꽃이 떨어져 선경을 이루고 있다. 읍내 외곽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장성 황룡, 전북 정읍 황토현, 충남 공주 우금치 등과 함께 동학혁명 4대 전적지로 꼽히는 석대들 일대에 조성됐다.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2019년 제정됐지만 코로나19로 기념식이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공식 기념식이 열렸다.1894년 1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벌어진 석대들 전투는 농민군이 벌인 최대, 최후의 전투로 꼽힌다. 기념관에선 말 타고 전투를 지휘했던 여성 선봉장 이소사, 소년 장수 최동린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다. 기념관 옥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석대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 여행수첩 -제암산 산행 코스는 여럿이다. 보통은 장흥 공설묘지주차장을 들머리 삼아 정상까지 오른 뒤 곰재, 간재 등을 거쳐 하산한다. 3~4시간 정도 시간을 잡으면 넉넉하다. 임금바위만 찍고 내려올 경우 2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사자산이나 보성 쪽 일림산을 묶어 연계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요즘 제철 별미는 갑오징어다.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회나 찜으로 먹는다. 갑오징어 먹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담백하고 고소한 리소토를 먹는 듯하다.
  • ‘먼저 온 주말’·젊은 기자 칼럼 신선… 교육감 선거 소홀히 다뤄 아쉬워

    ‘먼저 온 주말’·젊은 기자 칼럼 신선… 교육감 선거 소홀히 다뤄 아쉬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9층 회의실에서 제151차 회의를 열고 5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은 서면으로 참여했다. 위원들은 대통령 취임 및 내각 인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정치권에 큰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부합하는 주요 기사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짜임새 있게 잘 다뤘다고 평가했다. 참신한 기사 내용을 충분히 담지 못한 관행적인 제목 달기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지방선거 다양한 시각으로 잘 다뤄 박경미 대통령 취임 및 내각 인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정치권에 큰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다양한 정보를 다각도로 잘 전달했다. 특히 본지는 5일자 5면 ‘줄줄이 공약된 한 공약… 정작 해명 한 줄도 없는 윤 당선인’ 기사를 통해 대통령 정책 방향 설정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선거공약 가운데 국정과제에서 빠진 항목을 꼼꼼하게 취재해 선거공약과 정부 운영 방향의 격차를 잘 지적했다. 김정은 지방선거 보도도 돋보였다. 18일자 20면 ‘6·1 선거 후보 10명 중 여성 3명 안 돼 정당은 추천만 하고 육성은 나 몰라라’ 기사는 지방선거와 여성 정치 대표성 제고를 연결해 다뤄 인상 깊었다. 정일권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시 구청장 후보자를 비교하는 ‘6·1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시리즈 기사는 서울시민들을 공략하는 좋은 전략적 기사였다고 본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인품, 공약, 정책적 태도 등을 취재·발굴해 비교·분석할 것을 추천한다. 18일자 5면 ‘교육감, 절대 강자도 정책·검증도 없다… 단일화만 공들이는 후보들’, 23일자 9면 ‘공약 경쟁 대신 욕설·고발… 서울교육감 진흙탕 선거’ 등은 캠페인 문제만 지적하는 데 그쳤다. 박경미 17일자 11면 ‘유선완박’ 기사는 대구시와 광주시, 전남도 의원의 50% 안팎이 유권자 선택 없이 의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지방선거의 무투표 선거구 현황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는 좋은 기사였다. 다만 제목은 기사의 내용을 한눈에 보여 주지 못해 차라리 ‘유권자 선거권 완전 박탈’이 문제의식을 더 잘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번 지방선거 관련 모든 기사의 헤드라인은 지방선거를 그 자체로 인식하기보다 중앙정치의 하위 영역으로 다뤘다. 2일자 6면 ‘윤의 검찰 공화국 막겠다는 송 vs 문의 부동산 실정 겨눈 오’ 기사는 서울시 자체의 이슈가 아니라 대선을 전후로 한 선거 쟁점을 반영했다. ●대통령 집무실 구성 현장감 있게 취재 박경미 11일자 5면 기사는 대통령 집무실 구성을 현장감 있게 취재했다. 사진과 그래픽으로 집무실 구성을 잘 보여 줬다. 집무실 층별 배치나 미국 백악관과 용산 집무실을 비교한 그림은 집무실 구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좋았다. 김재희 11일자 4면 ‘블랙 앤드 화이트 김건희 여사 尹 한 발짝 뒤 조심스러운 내조’ 기사는 지나치게 영부인의 패션에 치중한 내용으로,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제목에서 강조한 ‘조심스러운 내조’ 또한 독자 입장에서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왜곡된 영부인 역할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숙현 이달 국제면 뉴스는 ‘다양성’이 돋보였다. 우크라이나 소식뿐 아니라 미국의 낙태법 관련 소식, 베이징 봉쇄부터 홍콩의 행정장관 선거 소식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관련 기사가 상세히 보도됐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관련 뉴스도 눈여겨볼 만했다. 3일자 14면 ‘일 국민 절반, 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 찬성’ 기사는 일본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달라진 생각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주목할 만한 기사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조금 더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 물가 상승 추이를 분석한 기사를 쓰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지난 4월부터 고금리 문제 등 경제 상황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 앞으로도 물가 상승으로 인한 향후 경기 침체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다양한 국내 상황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기사가 연속해 나오길 바란다. 정일권 11일자 31면 황성기 칼럼의 ‘윤석열이 메르켈을 만나면’, 25일자 31면의 사설 ‘교육·복지 장관 후보자는 여성 가운데서 찾아봐라’는 단순히 인사가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 좋았다. 24일자 31면 최광숙 칼럼 ‘능력주의 인사의 함정’도 윤석열 대통령 인사의 문제는 ‘능력주의’라는 원칙이 지닌 맹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문제의 핵심을 짚어 줬다. 최훈진 기자의 ‘검수완박 입법이 두려운 진짜 이유’, 김가현 기자의 ‘박지현을 위한 변명’ 등 젊은 현장 기자들의 새로운 관점이 담긴 칼럼이 돋보였다. ●사례 위주 ‘검수완박’ 칼럼 등 눈길 김재희 10일자 박상현 박사의 ‘소통 막는 맨터럽션… 여성들이 할 말 다 할 수 있게 하자’ 오피니언 칼럼은 남성의 입장에서도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글 자체는 날카로운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다루는 형식이 부드러워 불필요한 반감이나 논쟁을 야기하지 않은 좋은 글이라고 평가한다. 11일자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의 ‘고소장 접수 악전고투기’ 오피니언 칼럼은 실제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국민과 민원인들이 사건을 처리할 때 본인 사건에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설명해 줬다. 가령 검수완박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기사는 이런 문제의식 없이 정치적이거나 담론적으로 해당 사안을 다뤘다. ●시의성 높고 참신한 소재 담은 ‘금요판’ 김재희 6~7일자 <먼저 온 주말>로 다룬 ‘보험 살인, 치밀하게 살벌하게’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으로 기소됐던 판결문 5년치를 분석한 기사로, 구체적인 통계와 객관적 데이터를 충실하게 활용해 분석했다. 특히 최근 이은해·조현수 살인미수 보험 사기 사건의 공소 제기 시점에 기사가 나온 게 굉장히 시의성 있었다고 평가한다. 김정은 ‘산모천국 공공산후조리원’ 기획도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이를 민간 시설과 어떻게 다른지 등 여러 차원에서 비교한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저출생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시설의 확대를 내세운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봤다. 기사에서 ‘저출산’ 대신 ‘저출생’으로 쓰는 세심함도 돋보였다. 김정은 본지가 환경 이슈를 다룰 때는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항상 대안도 같이 제시해 줘 눈길이 간다. 특히 언론이 기후위기 문제에 접근할 때 이제는 다소 식상한 감이 있지만 9일자 21면 ‘소고기 소비량 20%만 인공육 대체해도 지구 살립니다’는 대체육과 배양육 등 현실적인 대안을 같이 언급해 좋았다. 또 ‘기후변화의 역습… 2070년 신종감염병 1만 5000종 나타난다’에서도 대륙 간 동물 접촉의 증가가 다시 감염병을 더 일으킨다는 식의 분석이 새롭게 다가왔다. 김재희 9일자 ‘5년 만에 문 닫는 靑국민청원… 국민 평가는’ 기사의 화두와 아이디어는 굉장히 신선했지만 한 발짝 더 못 들어간 부분은 아쉬웠다. 문재인 정권에 있어 국민들에게 와닿았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국민청원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론이 형성되는 의제 설정의 방식이 크게 바뀌었지만 명예훼손 고발도 증폭했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국민청원 제도를 통해 법 제도 이외에도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까지 살펴보면 좋았을 것 같다.
  • 강대국도 못 피한 인플레… 3100개 품목 가격 또 뛴다

    강대국도 못 피한 인플레… 3100개 품목 가격 또 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영국과 독일, 일본 등 강대국도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흔들리고 있다. ●英 식료품값 급등… 물가 9%↑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이날 정부가 선정한 사과·바나나·콩·우유·양파 등 30가지 기본 식료품값 중 파스타는 1년 전(4월 기준)보다 50%나 올랐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유가가 뛰고 우크라이나발 식량 수출이 차단되면서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이 외에 감자칩(17%), 빵(16%), 다진 소고기(16%), 쌀(15%) 등의 가격도 뛰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 또 최고치 이는 이미 지난달 물가상승률 발표 때 예견됐다. 4월 영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뛰었는데,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자선단체인 트러셀 트러스트는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의 물가상승률은 잇달아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31일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8.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제1차 석유 위기의 영향이 있었던 1973∼1974년 겨울 이래 최고 수준이다. ●日 전기요금 등 잇단 인상 예고 일본은 ‘공포의 여름’을 앞두고 있다. 민간 신용조사회사인 제국데이터뱅크가 일본 주요 식품회사와 음료업체 1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에 해당하는 68곳이 올해 이미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특히 6~7월에만 무려 3100개 품목의 가격이 뛸 전망이다. 도쿄전력홀딩스는 이달부터 일반 가정의 한 달 표준 전기 요금을 8565엔(약 8만 3000원)으로 60엔 인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올린다. CNN 등 외신들은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여파 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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