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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심포니가 선사하는 발레 음악의 향연

    국립심포니가 선사하는 발레 음악의 향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그간 발레단 공연을 위해 연주했던 발레 모음곡을 관객들에게 직접 선보인다. 국립심포니는 4일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 발레 공연을 위해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연주했던 국립심포니가 직접 무대 위로 올라와 차이콥스키의 선율로 봄날의 설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는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한다. 러시아 음악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로 손꼽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테마’와 몬테규와 캐플릿 가문의 ‘결투의 테마’가 셰익스피어 문학의 정수를 더욱 강렬하게 전한다.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음악 거장으로 불리는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이 한국 초연돼 관심을 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협연한다. 이번 작품에서 엘프만은 자신의 개성은 물론 카퓌송의 고유성을 살리고자 힘썼다. 차이콥스키의 손을 거쳐 음악으로 탄생한 에른스트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샤를 페로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환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지난 3월 파리오페라발레의 ‘지젤’ 공연 당시 연주를 맡았을 정도로 발레 음악에 강점을 지닌 국립심포니가 배경음악이 아닌 자신들이 주인공이 된 무대라 더 주목된다.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 지평을 열고자 미술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한다. 류지선 작가가 익숙한 대상들에 비현실적이며 환상적인 느낌을 부여해 차이콥스키만의 사운드 팔레트를 화폭에 담아냈다.
  • 23일은 ‘세계 책의 날’···일산 호수공원서 독서문화행사

    문화체육관광부는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을 맞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22·23일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호수공원에서 다양한 독서문화행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의 날과 1616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작고한 역사 등에서 유래했다. 전 세계인의 독서 증진 등을 위해 유네스코 총회에서 1995년 정했다. 이틀 동안 전국 지역 서점과 출판사 50곳이 도서와 출판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책 시장을 연다. 촉각 도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나누미 촉각 연구소’와 오디오북 체험, 종이접기 유튜버 박종이와 함께하는 ‘박종이와 종이접기’, 시민들이 직접 헌책을 가져와 전시하고 교환하는 ‘헌책 사랑방’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22일에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위로다’ 이지선 작가, 북 유튜브 ‘겨울서점’ 김겨울 작가의 강연이 열린다. 23일에는 ‘우주가 전하는 위로’ 이명현 작가 강연,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하은 공연도 이어진다. 23일 오후 2시에는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진행한다.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과 출판·서점·독서단체 관계자들이 ‘책 드림’ 행사에 참여해 사전에 초청한 시민 24명에게 책과 장미꽃을 직접 선물한다. 행사 내용은 ‘독서인(IN)’ 홈페이지(readi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단역에서 맥베스의 라이벌까지… 박종민의 노래엔 두려움이 없다

    단역에서 맥베스의 라이벌까지… 박종민의 노래엔 두려움이 없다

    “국내에서 정식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되기도, 기쁘기도 합니다. 지인도 많이 올 테니 더 잘해야죠.” ●27·29일 국립오페라단 무대 데뷔 세계적인 베이스 박종민(37)이 오는 27일과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맥베스’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영감을 얻어 오페라로도 만들었다. 올해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일 4개의 베르디 오페라 중 첫 작품이다. 지난 10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국립오페라단에서 초대를 많이 해 주셨는데 이번에 운이 좋게 ‘맥베스’를 하는 기간에 딱 시간이 맞아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 7년간 전속 주역 가수로 활동했던 박종민은 2020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도 수많은 러브콜로 2027년까지 공연 일정이 빼곡할 정도로 해외 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맥베스’는 3명의 베이스가 각각 방코, 의사·하인, 헤랄드·자객·예언혼령1을 맡는다. 방코로 출연하는 박종민은 “지금은 주역을 하지만 유럽에 처음 나갔을 때 단역부터 시작했다”면서 “‘맥베스’는 베이스가 하는 모든 역할을 해 봐서 잘 알고 더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하늘에서 어둠이 내려오듯’ 애착 ‘맥베스’는 다른 작품보다 남성 중저음 성악가의 비중이 커 베이스인 그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오페라이기도 하다. 박종민은 “제 파트는 심오한 부분이 많아 가사에 더 충실하게 표현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가장 애착하는 곡으로는 방코의 아리아 ‘하늘에서 어둠이 내려오듯’(Come dal ciel precipita)을,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4막 마지막에 민중이 맥베스를 몰아내는 것을 꼽았다. 이 작품을 포함해 베르디 오페라는 가창이 안되면 부르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려면 베르디 오페라 소화 능력은 필수다. “이태리 작품 중에서도 베르디의 음악이 제 목소리와 잘 맞는다”는 박종민의 무대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역시 동양인에 대한 차별을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좌절 대신 ‘근면 성실’을 무기로 유럽인보다 더 노력한 것이 오늘의 박종민을 만들었다. 인문계 고교를 나와 뒤늦게 성악가의 길을 택한 이력을 생각하면 남들보다 더 큰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적극 도전해 오늘을 만들었다” 그런 그가 후배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유럽인들처럼 적극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박종민은 “한국 학생들은 소극적인 면이 많다. 100%를 준비해도 관객들은 70~80%밖에 못 볼 수 있으니 무대에서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실력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박종민은 “건강한 목소리로 오랫동안 노래할 수 있는 가수,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성악가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전했다.
  • “책 2300여권 읽었어요”… 어린이 독서왕 정하율양

    “책 2300여권 읽었어요”… 어린이 독서왕 정하율양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지식과 지혜가 더해지는 것 같아요.” 면목초등학교 3학년 정하율(9)양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어린이 독서왕’이다. 서울 중랑구의 ‘취학 전후 책 1000권 읽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어느덧 2300여권을 읽었다고 한다. ●중랑구 면목초 3년 “3000권 목표” 지난 12일 중랑구립면목정보도서관에서 만난 정양은 “아빠와 틀리지 않고 책을 소리 내 읽는 게임을 하면서 독서에 흥미가 붙었다”며 “학교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틈이 나면 책을 읽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밌어 책을 읽는다”고 덧붙였다. 정양은 요즘 세계 명작 읽기에 푹 빠져 있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으로 꼽히는 ‘베니스의 상인’을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한다. 정양은 “판사가 꿈인데 ‘살을 가져가되 피를 내선 안 된다’는 재판 내용이 현명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사도 되고 싶고 선생님도 되고 싶어 법학과 교수를 꿈꾸려고 한다”며 웃었다. ●“읽을 때마다 지혜 더해져요” 정양의 가족은 평소 책으로 함께 소통한다. 정양의 아버지인 정찬주(44)씨는 “가족끼리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역할 놀이를 하며 같이 읽곤 한다”면서 “책을 읽은 뒤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각자 상상해 바통을 이어 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양의 목표는 ‘3000권 읽기’를 달성하는 것이다. 2020년부터 1000권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는 데 앞장서는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지난 5일 정양을 만나 “앞으로도 즐겁게 독서하라”고 격려했다.1000권 읽기는 영유아기부터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독서장려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기준 총 9763명이 참여해 319명이 달성했다. 류 구청장은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먹골역, 사가정역에 스마트도서관을 설치했고 앞으로 공공도서관도 5곳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 연극 ‘클로디어스 왕’ 창동극장서… “고전 명작 ‘햄릿’ 재해석”

    연극 ‘클로디어스 왕’ 창동극장서… “고전 명작 ‘햄릿’ 재해석”

    극단 허리의 연극 ‘클로디어스 왕’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도봉구 창동극장에서 열린다. 클로디어스 왕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명작 ‘햄릿’을 정치·사회·인간관계 등의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원작의 주인공 햄릿의 시각이 아닌 그의 숙부 ‘클로디어스’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은 악역 클로디어스를 개혁이라는 욕심을 가진 정치가로, 또 한 여자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남자로, 원작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고뇌와 선택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본다. 또한 섣불리 새 개혁을 추진하려는 클로디어스, 햄릿의 왕권 유지를 위해 사활을 거는 거트루드, 자신의 정치적 안위를 지키려는 폴로니우스 등 세 명의 비열한 정치적 싸움과 심리전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극단 허리 관계자는 “클로디어스 왕은 고전 햄릿을 빌려 현시대의 나약하고 갈등하는 인간상을 보여준다”면서 “시대와 삶의 형태는 변했지만, 극 속 클로디어스의 고뇌를 담아내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함을 안긴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오승욱 연출은 “현시대의 고전문학 역할, 바로 인간성의 환기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악인으로 변모돼가는 클로디어스 역에 윤하진(윤국로), 그의 형수이자 아내 거트루드 역에 함수연, 책사 폴로니우스 역에 이경민, 햄릿 역에 최상우, 그의 연인 오필리어 역에 유희리, 햄릿의 친구 길덴스턴, 로젠크란츠 역에 박병호, 유찬희가 캐스팅돼 열연을 펼친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6회(화~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3시) 공연하며 예매는 인터파크, 네이버 티켓에서 가능하다.
  • 사랑을 만나, 대문호의 글발은 꽃을 피웠네

    사랑을 만나, 대문호의 글발은 꽃을 피웠네

    제아무리 셰익스피어라도 글이 궁한 날이 없었을까. 쓰는 문장마다 종이를 구겨 던지게 되고 마뜩잖은 주변의 간섭만 많은 젊은 날, 돈은 없고 아이디어도 떨어져 하루하루 쪼들리는 셰익스피어에게도 자신의 영혼을 구할 그분의 강림이 간절히 필요했으리니. 어느 날 구원의 빛으로 온 비올라. 이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진 셰익스피어는 말문이 터지고 영감이 솟구쳐 해적의 딸에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하는 막장 드라마 수준의 원작에 경이로운 창작력을 불태우게 된다. 이야기를 고치는 동안 여기저기 시달리고, 작품은 검열당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당장에라도 NG가 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일의 연속이지만 그 모든 위기에서 구해 주는 비올라가 있기에 결국은 모두에게 해피엔딩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셰익스피어가 비올라를 만나 ‘로미오와 줄리엣’을 썼다는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1999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7관왕을 차지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은 2014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지난 7일 CJ토월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한샘 프로듀서는 “원작 영화가 재밌어 관심이 많았는데, 연극은 이를 뛰어넘는 부분도 있어 주저 없이 작품을 결정하게 됐다”며 국내 초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와 비올라의 사랑 이야기이자 꿈을 좇는 자들의 이야기”라며 “다 같이 무대를 만들기 위해 꿈꾸고 실현해 가는 과정이 아름다워서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준비할 때는 절대 코미디가 아니라고 강조하는데, 정작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제대로 코미디 연극이다. 22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끊임없이 저마다의 연기와 대사로 관객들을 웃게 한다. 당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던 연극을 향한 16세기 영국인들의 순수한 열정을 오늘날의 감성에 맞게 변주한 것이 통했다. 단역이지만 자신이 출연하는 한순간을 위해 온갖 호들갑을 떠는 사채업자 페니맨의 모습 등을 보고 웃다 보면 관객들은 이들의 꿈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허구의 이야기지만 사실에 근거한 만큼 역사 속 실제 인물도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에 활약한 말로우, 로즈 극장의 경영자 헨슬로, 당대 최고의 배우 중 하나인 네드 알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사랑한 엘리자베스 여왕 등은 연극에 없으면 아쉬울 존재들이다.“로미오, 왜 당신은 로미오인가요” 같은 대사는 상상 속 ‘로미오와 줄리엣’의 집필 과정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CJ토월극장의 공간을 빈틈없이 활용한 무대연출도 공연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올라 역의 채수빈, 김유정, 정소민과 셰익스피어 역의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등 출연진도 호화롭다. 최고가가 연극 장르로는 비싼 11만원이지만 관객들의 호평과 함께 올해 연극 부문 예매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김유정과 정소민에겐 연극 데뷔 무대라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 데뷔 20년을 맞는 김유정은 “연극이 꿈 같은 존재였는데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다. 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의미로 관객분들께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저도 오랜 꿈을 좋은 작품으로 이루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한 회 한 회 공연이 지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애정을 드러냈다.김동연 연출은 “연극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임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성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러분의 꿈도 더 희망적이고 따뜻하게 변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3월 26일까지.
  • 오디오 세계문학전집 최고 인기작은 ‘1984’

    ●윌라, 120편 시리즈 완간 한 오디오북 업체가 제작한 세계문학 시리즈에서 조지 오웰의 ‘1984’가 가장 많은 재생 시간을 기록했다. 오디오북 제공 업체 윌라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의 총 제작기간은 369일, 500회 녹음에 모두 115명의 성우가 참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렇게 제작한 오디오북을 회원 독자들이 모두 90만 시간을 들었다. 인당 평균 재생 시간은 10.2시간이다. 이중 재생 시간이 가장 길었던 작품은 ‘1984’였다. 이 작품을 제외하고 남성 회원들은 ‘노인과 바다’, 여성 회원들은 ‘오만과 편견’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도 골고루 관심을 받았다. 윌라는 ‘레미제라블’, ‘안나 카레니나’, ‘셜록 홈즈’ 등을 추가해 총 120권짜리 오디오북 완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과 같은 고전은 물론 앨런 알렉산더 밀른의 ‘곰돌이 푸’와 비어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이 포함됐다. ●‘노인과 바다’ 등 인기 제작 전 ‘가장 먼저 듣고 싶은 세계문학을 선택해 달라’는 설문에서 독자들은 ‘노인과 바다’, ‘오만과 편견’, ‘페스트’를 꼽았다. 윌라를 운영하는 인플루엔셜의 문태진 대표는 “오디오북으로 제작한 세계문학 컬렉션은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고, 특히 전문 성우가 낭독해 작품에 대한 몰입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 “감탄보다 ‘여운’ 남는 감동 주는 배우 되고파”

    “감탄보다 ‘여운’ 남는 감동 주는 배우 되고파”

    “진짜 무대서 ‘투나이트’ 불러 좋아”소프라노 출신… 3옥타브 안정적실력에 노력까지 더해 작품 호평“난 ‘유교걸’… 마리아 솔직함 닮아” “예전부터 진짜 무대에서 ‘투나이트’(Tonight)를 불러 보고 싶었거든요. 이걸 제가 하고 있다니 좋아요.” 사랑이 전부인 소녀가 사랑에 빠진 날, 첫눈에 반한 그가 눈앞에 나타나자 소녀는 영원한 사랑을 꿈꾼다. “오직 너 너만 바라볼 거야”, “너로 가득한 밤”, “이젠 너와 텅 빈 이 세상을 채울래”(‘투나이트’ 중)라고 다짐하는 소녀의 눈빛은 밤하늘의 오로라보다도 아름답게 빛난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은 마리아. 한재아(31)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여주인공 마리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보여 주는 배우다. 스스로를 ‘유교걸’(보수적인 여성)이라면서도 첫눈에 반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마리아의 솔직함이 자신과 닮았다고 한다.공연이 열리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최근 만난 한재아는 “마리아가 오빠의 눈치도 보면서 좋은 마음을 주체 못 하고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게 매력 있더라”며 “무대 위에서는 온전히 마리아에 빠져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를 변형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고전이지만 한재아를 비롯한 출연진이 캐릭터들의 매력을 뽐내며 요즘 관객들도 사로잡고 있다. 한재아가 꿈꿨던 ‘투나이트’는 마리아와 토니가 함께 부르는 사랑의 노래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대표곡이다. 한재아는 “‘투나이트’는 학교에 다니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행사에서도 많이 불렀던 익숙한 노래”라고 말했다. 노래가 좋아 오디션에 도전했다는 한재아는 15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투나이트’를 비롯해 작품 속 마리아의 노래가 3옥타브를 넘나들다 보니 이 역할은 안정적인 고음 처리가 필수다. 한재아는 “노래가 진짜 어렵다. 이보다 어려운 역할이 있을까 싶다”고 했지만 소프라노 출신답게 그가 소화하는 마리아의 노래들은 한결같이 듣기 편안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에 한재아의 장점으로 꼽히는 캐릭터 소화력까지 더해지면서 오빠를 죽인 토니에 대한 사랑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마리아가 거부감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2021년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한 한재아는 실력에 노력까지 더해 출연작마다 호평을 받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에서는 전미도(41)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주인공 역할을 맡아 부담이 컸음에도 한재아를 각인시켰다. 뮤지컬 ‘포미니츠’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거친 역할을 맡았지만 편견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어려운 일을 두고 포기하는 대신 의지를 다진 결과다.한재아는 “쉽게 된 것은 절대로 없다. 속으로 ‘내가 해 줄게’, ‘내가 이걸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한다”며 “마리아도 너무 어려워 연습할 때는 걱정했지만 막상 닥치니까 하게 됐고 공연 준비하면서는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웃었다. 연달아 주인공을 꿰차는 만큼 한재아에 대한 뮤지컬계의 기대도 크다. 이에 대해 한재아는 “진실되게 연기하는 사람이고 싶다”면서 “감탄보다는 여운이 남는 감동을 주고 싶다. 사람들이 항상 제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전관 개관 30주년 예술의전당, 고품격으로 꽉 채운 2023년

    전관 개관 30주년 예술의전당, 고품격으로 꽉 채운 2023년

    올해로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는 예술의전당이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와 푸치니의 ‘투란도트’ 등 풍성한 공연을 준비했다. 1993년 지은 오페라하우스에선 30주년을 맞아 프리미엄 오페라 공연이 눈에 띈다. 8월에는 2019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오페라 ‘투란도트’가 CJ 토월극장에서 재공연된다. 10월에는 마리아 칼라스 탄생 100주년을 기리며 그가 사랑한 오페라 ‘노르마’를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성악과들과 아티스트들이 꾸민다. ‘노르마’는 2016년 ‘마술피리’ 이후 오페라극장에서 7년 만에 예술의전당이 기획·제작하는 오페라다. CJ 토월극장에서는 박정희 연출의 신작 연극 ‘오셀로’(5월 13일~6월 4일)가 중후한 중극장 연극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개관 35주년을 맞는 음악당에서는 다채로운 클래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2월에는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김봄소리,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연주하는 특별 음악회가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최수열의 현대음악 I, II 등 현대음악을 조명하는 ‘현대음악시리즈’는 새로운 30년을 모색하는 예술의전당의 새로운 시도로 시선을 끈다. 2020년 새로 문을 연 100석 규모의 인춘아트홀에서는 젊고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의 생생한 연주 무대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김다솔, 한지호, 전지훈 등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현재 공연 중인 작품으로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예술정신을 담은 ‘레드’를 비롯해 베토벤의 생애를 담은 뮤지컬 ‘베토벤’, 셰익스피어의 사랑을 상상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까지 위대한 예술가들이 주인공인 작품도 많은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들은 예술의전당과 신시컴퍼니, 쇼노트 등이 공동주최한다. 연말 단골 손님으로 국립발레단과 공동주최하는 ‘호두까기인형’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한가람미술관에서 5~9월 열리는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의 회고전,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6~10월 열리는 백희나 그림책전 등 미술전시도 주목된다.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은 “전관 개관 30주년과 본격적인 엔데믹 원년인 2023년을 맞아 대한민국 대표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더 공고히 다지기 위해 예술성 높은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많은 관객이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좋은 작품들을 즐기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은 1988년 음악당과 서예관 개관을 시작으로 1990년 한가람미술관과 디자인미술관이, 1993년 오페라하우스가 문을 열며 전관 개관했다.
  • 이프덴·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동 잇는다… 쇼노트 2023 라인업 공개

    이프덴·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동 잇는다… 쇼노트 2023 라인업 공개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이프덴’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감동을 잇는 쇼노트의 2023년 라인업이 공개됐다. 공연 제작사 쇼노트는 오는 15일부터 3월 26일까지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재창작한 동명의 뮤지컬을 선보인다. ‘데미안’은 남성성과 여성성,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넘어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는 싱클레어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뮤지컬에서는 한 배우가 고정 배역 없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오가는 ‘캐릭터 프리’ 형식의 2인극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으로 2020년 초연 때와 달리 이번엔 동성 페어로 공연을 진행한다. 가족 뮤지컬 ‘알쏭달쏭 캐치! 티니핑 신비한 상자를 열어라!’는 오는 21일부터 2월 26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 ‘캐치! 티니핑’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남녀노소 모두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채수빈, 정소민, 김유정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만드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원작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베를린 국제 영화제 등 세계 유수 시상식을 휩쓸었다.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해 상반기 공연 중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지난해 봄 대학로를 뜨겁게 달궜던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6~8월에 다시 돌아온다. 19세기 낭만주의 작가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이자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 ‘뱀파이어 테일’을 쓴 ‘존 윌리엄 폴리도리’ 사이에서 일어난 실화를 치명적이고 매혹적으로 변주했다. 우루과이 출신의 현대 극작가 세르히오 블랑코의 연극 ‘테베랜드’(6~9월),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휩쓴 뮤지컬 ‘멤피스’(7~10월) 등 세계적인 작품도 볼 수 있다. 열정 넘치는 뮤지컬 작곡가 버드와 작가 더그가 자신들이 쓴 뮤지컬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기 위해 겪는 좌충우돌 모험기를 그린 ‘구텐버그’(8~10월)에 이어 9·11 테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2023년 11월~2024년 2월)이 대미를 장식한다. 쇼노트는 “2023년을 맞이해 대극장과 소극장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라인업을 준비했다.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친 일상을 달래주는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에드워드 노튼 ‘포카혼타스‘의 12세손, 증조부는 흑인 노예주

    에드워드 노튼 ‘포카혼타스‘의 12세손, 증조부는 흑인 노예주

    ‘파이트클럽’에 출연한 미국의 유명 배우 에드워드 노튼(53)이 영국 이주민과의 평화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기여한 아메리카 원주민 지도자 ‘포카혼타스’의 12대 후손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넷플릭스 시리즈 ‘글래스 어니언’에도 얼굴을 내비친 노튼은 전날 방영된 미국 공영방송(PBS)의 역사 프로그램 ‘뿌리를 찾아라’(Finding Your Roots) 시즌9의 첫 회 시사편에 출연해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얘기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는 포카혼타스와 영국 출신 정착민 존 롤프의 후손이란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나 “가족끼리 의 전설”에 불과하다고 늘 치부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역사학자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는 “포카혼타스는 정말로 당신의 12대조 할머니가 맞다”고 단언했다. 그는 “서류로도 직접적인 흔적이 있어서 당신(노튼)과 12대 조부모 존 롤프-포카혼타스의 관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노튼은 자신이 포카혼타스의 후손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 “인간의 역사 전체에 비춰볼 때 우리는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1596년 미국 동부지역의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연합체를 지배하는 추장 포화탄(Powhatan)의 딸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포카혼타스는 1614년 4월 5일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서 농장주였던 롤프와 결혼식을 올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여전히 살아 있었던 때라고 게이츠 주니어는 말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다. 원주민이면서도 영어를 구사하고 기독교인이었던 포카혼타스는 1616년 런던을 방문해 영국 사교계의 유명인사가 됐으나 귀국을 앞두고 1919년 3월 잉글랜드 그레이브젠드에서 병사했다. 롤프도 1622년 3월 부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남긴 유일한 자손은 1615년 태어난 아들 토머스였는데 그로부터 노튼까지 계보가 이어진다는 것이 게이츠의 설명이다. 포카혼타스는 원주민에 붙들려 처형될 신세였던 영국 탐험가 존 스미스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로 잘 알려져 있다. 스미스는 영국으로 돌아가 이런 경험담을 책으로 펴냈고, 이는 정착민과 원주민의 교류가 확대되고 더 많은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계기가 됐다. 그의 이야기는 디즈니의 1995년작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모티프가 됐다. 다만, 해당 작품은 스미스와 포카혼타스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데 실제로는 스미스를 구할 당시 포카혼타스는 열두 살에 불과했던 만큼 사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다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2007년 린우드 커스탈로와 안젤라 다니엘이 쓴 ‘포카혼타스의 진짜 얘기: 역사의 다른 면’에 따르면 포카혼타스는 코쿰이란 이름의 원주민 전사와 결혼했고, 롤프에게 납치돼 결혼할 때까지 자녀를 한 명 키우고 있었다. 스미소니언 국립박물관의 아메리카 원주민 부문에 따르면 이런 사실을 증명하는 구술 및 기록 문서들이 이 책에는 다수 게재됐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노튼의 증조부 가운데 셋째 할아버지가 55세 남성과 37세 여성, 4·6·8·9·10세 다섯 소녀 등 일곱 명의 흑인 일가족을 노예로 소유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노튼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불편하고, 이건 불편해야만 할 일”이라면서 “여덟 살 노예란 문구를 읽었을 땐 그저 죽고 싶었다. 이건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한 심판이며 맞서 싸워야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템스강에 떠 있는 ‘타임머신’… 낡은 껍질 벗고 새 삶 향해 나아가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템스강에 떠 있는 ‘타임머신’… 낡은 껍질 벗고 새 삶 향해 나아가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옛것과 새것 연결 ‘시간의 다리’각양각색 사람들 만날 수 있어 추억의 공간이자 대화의 공간 올해는 무력감에 지지 않을 것 더 많은 사람들과 희망 나누는 마음속 ‘밀레니엄브리지’ 창조2023년 새해를 맞아 유난히 그리운 공간은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브리지다. ‘새것’의 권력이 ‘옛것’의 소중함을 너무 쉽게 앗아 가는 세상에서 나는 언제나 새것보다는 옛것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나는 여전히 트렌드보다는 노스탤지어에 이끌린다. 그러나 런던의 밀레니엄브리지는 예외였다. 나는 런던의 다른 오래된 건축물들 못지않게 새로운 건축물, 밀레니엄브리지가 좋다. 밀레니엄브리지는 예스러운 런던과 새로운 런던을 연결해 주는 시간의 다리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낡은 과거의 껍질을 벗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옛것과 여전히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는 느낌이 좋았다. 새것이 옛것과 불화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에게 더욱 조화로운 버팀목이 돼 주는 듯한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런던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처럼 오래된 장소와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새로운 장소가 기묘하게 잘 어우러지는 도시다. 옛것과 새것의 상징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해 주는 건축물이 바로 밀레니엄브리지다. 물론 밀레니엄브리지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고, 너무 덥거나 추울 때는 오래 서 있기도 힘들다. 런던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오래 머무는 공간’이기보다 ‘잠깐 지나가는 공간’일 것이다. 집처럼 오래 머물 수도 없고 공원 벤치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없지만 내게 밀레니엄브리지는 추억의 공간이자 대화의 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런던을 하염없이 바라봤고, 함께 여행을 떠난 사람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걸으면서도 다음 목적지를 굳이 떠올리지 않았기에 차분히 쉬어 가는 느낌이었고, 가만히 서 있을 때조차도 어딘가에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밀레니엄브리지는 템스강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배 같기도 했고, 세인트폴 대성당과 같은 고풍스러운 공간에서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매번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타임머신 같기도 했다.●학창 시절 ‘틈새 공간’에서 안식 느껴 밀레니엄브리지를 사랑하는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니 학창 시절의 기억이 숨어 있었다. 학창 시절 나는 ‘사람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공간’을 좋아했다. 음악 감상실이나 여학생 휴게실처럼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도 좋았지만 내심 더 좋아한 공간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도 동시에 혼자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동공간이었다. 나는 ‘해방터’라 불리는 인문대 광장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 시멘트 계단에 앉아 있는 시간을 좋아했다. 광장의 계단이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누군가 꼭 내 이름을 불러 줬다. 그곳은 말 그대로 누구나 지나가는 공간이었기에 바삐 뛰어서 수업을 들으러 가는 선후배들이 내게 말을 걸어 줬던 것이다. 사람들은 다 바쁘게 움직이는데 나만 혼자 멈춰 있는 듯한 그 기묘하게 정체된 느낌을 나는 사랑했다. 타인과 함께하면서도 동시에 나 홀로 있을 수 있는 곳.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던 길을 기꺼이 멈추고 나와 오래오래 이야기해 주기도 했고, 내 안부를 걱정하며 무슨 일 있냐고 물어 주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내가 잃어버린 수첩이나 학생증을 갖다주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우리 과 앞 작은 벤치를 ‘빨랫줄’이라고 불렀는데, 어느 순간 친구들이 그 별명을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벤치 앞에 앉아 있으면 내가 빨랫줄에 널려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빛깔 빨래가 된 느낌이었기에.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조금 뒤처지는 듯한 내 모습을 사랑했던 것이다. 굳이 무엇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좋은 공간,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공간,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 사이에 있는 틈새 공간이야말로 내가 진정한 안식을 느끼는 공간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과거와 미래 여행 밀레니엄브리지는 내게 그런 휴식의 공간,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 줬다. 어디로 가야 한다는 목표로부터 자유로운 곳. 스케줄을 위해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압박감,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운 곳. 산책이나 담소처럼 전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는 몸짓조차도 그곳에 있으면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이 되는 그런 곳이 좋다. 또 어떤 실용적 목표가 뚜렷하게 정해진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이 될 수 있는 그런 열린 공간이 좋다. 밀레니엄브리지에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면 그곳은 바로 공연장이 될 수도 있고, 그곳에서 누군가 연설을 한다면 다리 자체가 거대한 광장이 될 수도 있다. 스쳐 갈 것인가, 머물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기에 누구도 방해받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곳, 게다가 입장료가 전혀 없는 곳이 바로 밀레니엄브리지였던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문득 어제와 조금 다른 나, 모처럼 가슴을 활짝 펴고 세상을 관찰하는 나, 자아실현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난 나를 만날 수 있다.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이 빨리 지나치는 공간이지만 시간만 있다면 오래오래 머물며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고 싶은 곳이다. 그럴 때 비로소 밀레니엄브리지는 추억이 만들어지는 공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공간, 내 삶의 어느 한 조각을 두고 와도 좋은 공간이 된다. 이곳은 나의 멘토 황광수 선생님과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선생님과 나, 이승원 사진작가는 밀레니엄브리지에서 오랫동안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밀레니엄브리지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었다. 템스강 위로 뭉게뭉게 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을 한참 바라보며, 그저 그 광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음의 기쁨을 느꼈다. 낮에는 유서 깊은 셰익스피어글로브에서 연극 ‘클레오파트라’를 봤고, 저녁 무렵에는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최첨단의 유행을 이끌어 가는 전시를 관람했다. 밀레니엄브리지를 사이에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어린 동생 업은 소년 보고 ‘울컥’ 오래전 밀레니엄브리지를 걷다가 한 소년을 보았다. 여덟 살이나 아홉 살쯤으로 보이는 깡마른 소년이 어린 동생을 업고 걸어가고 있었다. 주변에 어른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아이를 업고 가고 있었다. 가슴이 저렸다. 소년의 야윈 다리 때문에 더욱 가슴이 시렸다. 두 아이 모두에게 더 따스한 보살핌이 필요해 보였다. 그 아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깨달았다. 나는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왔다는 것을. 그런데 그 아이는 가족을 굴레나 짐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여행을 떠났던 것은 온갖 짐과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였는데. 짐보다 더 무겁고 짐보다 더 아픈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또 다른 아이를 만난 것이다. 그 아이가 나 같아서, 아니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 같아서,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자신도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면서도 자신보다 더 어린 동생을 업고 가며 활짝 웃는 소년이라니. 소년은 아무런 불평 없이 운명을 등에 짊어진 채 씩씩하게 밀레니엄브리지를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의 환한 미소 때문에 오히려 내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2022년에는 소중한 존재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려서 내내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더욱 가슴 아팠다. 무력감이라는 장애물 앞에서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2022년에 배운 것은 어떤 우울과 슬픔보다도 무서운 감정은 무력감이라는 점이었다.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릴 때마다 아무것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나의 무력감을 만나곤 했다. 2023년에는 무력감에 지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더글러스 맬럭의 시 ‘누구나 살아서 할 일은 있다’에서처럼 언덕 위의 소나무가 될 수 없다면 한 포기 풀이 되고, 고속도로가 될 수 없다면 오솔길이 되고, 태양이 될 수 없다면 별이 되고 싶다.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고 싶다. 2023년에는 무력감에 지지 않으리라. 그곳이 어디든, 내가 머무는 나의 자리에서 최고의 빛을 이끌어 내는 삶을 꿈꾼다. 더 많은 사람들과 삶의 온기와 희망을 나눌 수 있는 우리 안의 또 다른 밀레니엄브리지를 창조하고 싶다. 문학평론가·작가
  • 최고보다 최선… 웬수 아닌 열두 개의 감동 [OTT 언박싱]

    최고보다 최선… 웬수 아닌 열두 개의 감동 [OTT 언박싱]

    셰익스피어의 희곡 ‘끝이 좋으면 다 좋아’처럼 모든 일에는 결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훌륭한 도입부가 흥미를 자극한다면 완벽한 결말은 그 기억과 여운을 영원히 남긴다. 2022년 한 해, 좋은 일이 많지 않았더라도 기분 좋게 연말을 마무리한다면 힘차게 다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끝맺음을 위해 가족의 소중함을 온화하게 담은 작품 두 편을 추천하고자 한다.웨이브 시리즈 ‘오디너리 조’는 한 남자가 선택할 수 있었던 세 가지 선택지 각각의 10년 후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인다. 대학 졸업식에 늦은 조는 에이미를 만나고 짧은 대화 중 마음을 빼앗긴다.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는 단짝 제니만이 동반자라고 여겼던 그의 인생에 또 다른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작품은 너에게 어떤 인생이 최고인지 선택해 보라는 듯 각각의 미래를 펼친다. 에이미를 택한 조는 락스타로 대성한다. 에이미 역시 출마를 앞둔 정치인이 돼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부부가 된다. 다만 불임 문제로 그 사랑의 정점을 꽃피우지 못한다. 제니를 택한 조는 아들 크리스토퍼가 장애를 안고 태어나며 부부 둘 다 꿈을 포기한다. 아이는 낭창하게 자라지만 부부 관계는 좋지 않다. 조가 완벽한 가족을 얻고 싶어 하는 이유는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세 번째 선택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된 그는 다른 관계로 에이미와 제니를 만나 새로운 고민을 얻는다. 길흉화복이라는 말처럼 삶에는 완전한 행복도 영원한 불행도 없다. ‘오디너리 조’는 속어로 평균적인 남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누구나 최고를 찾아서 노력하지만 최선이 답이란 걸 알게 된다. 주어진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모범답안임을 이 드라마는 보여 준다.그 정답이 가족을 통한 행복으로 귀결되는 건 가족이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주는 하나뿐인 내 편이기 때문이다. 동명의 고전명작을 리메이크한 디즈니+ 영화 ‘열두 명의 웬수들’은 시트콤의 형식으로 복잡한 가족사를 훈훈하게 풀어낸다. 제목 그대로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베이커 부부는 그 사연이 복잡하다. 폴과 조이는 이혼 후 각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재혼가정을 꾸린다. 폴은 죽은 친구의 아이들을 입양하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두 번 연속 쌍둥이가 태어난다. 그리고 문제아인 조카 세스까지 식구로 들인다.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적자에 시달리지만 집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시쳇말로 지지고 볶는 게 일상인 이들은 그 규모만큼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잘나가는 유명인인 조이의 전남편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는 폴은 대기업과 손을 잡고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족과 멀어진다. 부촌으로 이사를 하면서 조이를 비롯한 흑인 아이들은 차별의 대상이 된다. 편견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하던 세스는 오해를 받자 시설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 모든 갈등이 풀리는 열쇠는 믿음과 애정이다.가족의 사랑은 아가페로 표현된다. 아가페는 조건 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종교에 가까운 이 이상적인 형태는 오직 가족만이 줄 수 있는 고귀한 감정이다. 때문에 협의나 합의, 해결 같은 거창한 형태로 봉합이 이뤄지지 않는다. 마음을 울리는 진심이 담긴 애정, 다시 돌아갔을 때 어깨를 기댈 수 있는 믿음만 있으면 가족이란 울타리는 언제든 재생될 수 있다. 특히 자식과 부모 관계는 천륜이라고 하듯, 그 어떤 인연보다 끈끈하고 애틋하다. 12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속을 썩이지만, 열두 가지 감동을 주기도 하는 천사 같은 존재들이다. 원작과 달리 재혼, 입양, 인종 등 다양성을 지닌 가족을 통해 그 가치를 확장하는 리메이크만의 장점은 이런 의미를 더욱 강하게 형상한다. 때로는 내 인생의 ‘웬수’처럼 느껴지고 다른 선택을 꿈꾸게 만드는 가족이겠지만, 올 연말만큼은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완벽한 결말을 완성하길 바란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추운 겨울, 귀가 따뜻해지는 오디오북 어때요?

    추운 겨울, 귀가 따뜻해지는 오디오북 어때요?

    귀가 얼어 불을 정도로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이럴 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오디오북을 골라 듣는다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법하다. 오디오북 제공 업체 윌라 오디오북이 연말에 어울릴 만한 시, 에세이, 고전 문학 등 오디오북 10개를 추천했다. 우선 일본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꼽았다. 아무도 살지 않는 오래된 잡화점에서 벌어지는 기묘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그렸다. 2012년 출간 이후 여전히 사랑 받는 작품이다. 이밖에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손현주 작가의 ‘가짜 모범생’도 뽑혔다. 연말 분위기의 감성을 더해주는 시, 에세이 등이 빠질 수 없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를 우선 들어보자. 외국의 명시 115편에 대한 시인의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태원준, 박민지, 박은주, 문지연 등 기자들이 전한 사연을 담은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규영 작가 에세이 ‘좋은 날이야, 네가 옆에 있잖아’도 추천작에 이름을 올렸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안데르센의 ‘겨울 왕국’, 구두쇠 스크루지의 이야기를 담은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 중 하나의 원작인 ‘호두까기 인형’, 비극적 해피엔딩의 시초인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문학도 연말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추천 오디오북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올 한 해 가장 많이 들었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골라봐도 좋겠다. 이 업체의 지난해 대비 총 청취시간은 1.5배 늘었고, 인당 월평균 재생시간은 1.6배 증가했다. 가장 많은 시간 재생한 오디오북은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였다. 이어 이미예 작가의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자청의 자기계발서 ‘역행자’가 뒤를 이었다. 종이책으로 많이 알려진 베스트셀러 콘텐츠가 오디오북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오디오 웹소설도 인기를 끌었다. ‘호접몽전’, ‘THE 런웨이’, ‘예외의 탄생’, ‘베이비 폭군’ 등은 웹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오디오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내 문학 거장들의 오디오북’을 콘셉트로 내건 작품도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토지’ 등 이문열, 박경리 작가의 작품은 꾸준하게 듣는 작품들이다. 구독자들 사이에서 ‘토지 시리즈 20권 듣기’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특히 이문열 ‘삼국지’와 ‘초한지’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200일 이상 머무르며 가장 완청을 많이 한 오디오북 1위에 올랐다.
  • 잿빛 도시 적시는 녹색 오아시스… 잃어버린 감수성이 샘솟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잿빛 도시 적시는 녹색 오아시스… 잃어버린 감수성이 샘솟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토론하고, 그림 그리고, 춤추고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공원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삶 누리며아름다운 공간 소유 아닌 향유 아무 목적 없이 걸을 수 있는 곳수많은 숫자·계산서 잠시 해방집들이하는 친구네 집을 부러워하느라 내 집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내 친구 K의 집은 그녀가 손수 인테리어를 담당한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감식안을 가지고 있는 K는 그야말로 눈썰미가 뛰어난 친구다. 바닥 타일 하나하나, 조명이나 가구 및 침구는 물론 욕실 수전이나 방문 손잡이까지 모두 그녀가 고른 것들이었다. 자잘한 소품 하나까지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보통 어느 집이나 ‘여기만은 남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예쁘지 않은 공간’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K의 집은 현관부터 드레스룸에 이르기까지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건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보는 눈’의 문제였다. ‘나는 이런 미적 감각이 없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갑자기 내 집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는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데 재주가 없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부지런함도 없다. 장소를 아름답게 가꾸는 재능이야말로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능력 중 하나다. 오랜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그렇게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내가 나를 공격하는 고통스러운 감정노동이었다. 그저 묵묵히 내 방을, 내 집을 소중히 가꾸면 되는 것이었다. 숨 가쁘게 살다 보면 아름다운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점유’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자꾸만 잊어버린다. 나는 나만의 작은 공간을 소유하기는 했지만 그 공간을 제대로 점유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자꾸만 밖으로 나돌고, 집은 그냥 잠자는 공간이 돼 가고 있었다. 한마디로 내 집을 어떻게 가꿀지 생각하고, 집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 없었다.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집에 있는 시간이 최고의 휴식 시간이 되는, 그런 향기로운 삶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 공간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향유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쓸쓸해졌다.●고층건물 벗어나 자연과 매 순간 소통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향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공간이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아름다운 공원이 아닐까. 아무도 사적으로 소유하지 못하는 국립공원이나 시립공원, 그런 곳에서는 어떤 입장료도 없이 모두가 행복해질 수가 있다. 센트럴파크야말로 그런 공원의 이상향을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유토피아다. 개인이 소유한 공간이 아니기에 그곳에 가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공간. 콘크리트 건물 속의 인간은 안전함 대신 어떤 모험도 할 수 없고 주변 환경과의 소통도 하지 못하지만, 숲이나 정원, 공원 속에서 걸어가는 인간은 자연과 매 순간 새롭게 소통할 수 있다. 걷기, 뛰기, 자전거타기, 체조하기, 명상하기, 요가하기, 춤추기, 반려견과 산책하기, 벤치에 앉아서 독서하기, 심지어 바닥에 누워 하염없이 하늘 바라보기까지. 그 모든 다채로운 몸짓들이 공원 속에서는 아름답고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아파트나 고층건물 속에서 자연과 어떤 소통도 하지 못하고 ‘거주하는 기계’가 돼 가는 현대인을 가리켜 철학자 이반 일리치는 ‘호모카스트렌시스’라고 불렀다. 대지에 뿌리를 박고 농사를 지으며 살던 인간은 매일 날씨와 계절의 민감한 변화에 반응하며 자연과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나 건물에 ‘수용되는 인간’, 즉 호모카스트렌시스가 돼 가는 우리 현대인들은 장소를 돈으로 계산하고 소비하며 장소의 진정한 기쁨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센트럴파크에서 걷고, 달리고, 춤추고, 체조하고, 보트를 타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며 비로소 살아 있는 기쁨을 느꼈다. 뉴욕의 엄청난 물가에 놀라 커피 한 잔을 마실 때조차도 ‘이게 한국 돈으로 얼마지?’라고 계산하며 어리둥절해하던 나는 센트럴파크에서 비로소 평온을 찾았다. 센트럴파크에서는 어떤 돈도 필요하지 않다. 센트럴파크에서는 자본주의, 뉴욕의 물가, 달러 환율이라는 마음의 무거운 부담으로부터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셰익스피어 작품 속 주인공들 만나기 센트럴파크는 단지 나무와 꽃들만이 아니라 인공적 조형물도 흥미롭다. 공원 안에 있는 수많은 위인들의 동상과 호수 위의 보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 아름다운 동상으로 만들어져 여행자들을 반기는 곳, 들라코트극장이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셰익스피어의 연극 축제가 열리는데, 수많은 연극 팬들이 이곳에 모여 아름다운 한여름밤의 추억을 만든다. 연극이 상연되지 않는 평소에도 이곳은 아름답고 고즈넉하다.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토론을 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며 이곳을 더 아름다운 장소로 만든다. 장소 자체도 아름답지만, 그 장소를 빛내 주는 것은 역시 ‘사람의 몸짓’이다. 공원의 나무와 꽃을 가꾸는 사람, 아이들과 산책을 하거나 공놀이를 하면서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사람, 유유히 흘러가는 호수에서 연인과 보트를 타며 추억을 만드는 사람, 돗자리를 깔아 놓고 샌드위치를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 심지어 고풍스러운 마차를 타고 설레는 미소로 공원을 가로지르는 사람까지. 센트럴파크에는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온갖 천태만상이 하나하나 다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건물 안에 앉아 있을 때 우리는 대체로 ‘업무’ 모드일 때가 많다. 일하고, 또 일하느라 우리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는 시간에는 미소가 절로 우러나온다. ‘우리 동네 공원’을 산책할 수 있는 자유를 매일 누리는 것이야말로 센트럴파크나 하이드파크 부럽지 않은 ‘나만의 아름다운 산책길’이 될 것이다. 두 발로 걷는 일은 두뇌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걸을 때야말로 최고의 창조성이 우러나오는 것임을 예찬한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니체, 루소, 헨리 데이비드 소로, 리베카 솔닛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와 철학자들은 걷기야말로 인간의 창조성을 가장 쉽게 끌어낼 수 있는 활동이라고 했다. 노동하지 않으면서도 움직이는 것, 움직이되 너무 많은 주의집중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바로 걸으면서 사색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나이면서도 동시에 나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무료로 즐기는 곳, 나라의 행복 결정 건물 안에 ‘수용되는 인간’일 때 우리는 저마다의 머릿속에서 온갖 계산과 비교분석으로 복잡한 심사에 사로잡힌다. 부동산 걱정, 대출이자 걱정, 아이들 교육 걱정, 치솟는 물가 걱정으로 365일 골머리를 앓는 우리 현대인의 삶. 그러나 공원을 산책하는 일은 어떤가. 어렵지도 않고, 돈이 들지도 않으면서, 엄청난 결심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걷기에는 아름다운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걷기 시작하면 계속 걷고 또 걷고 싶어진다. 목적지를 향해 시간을 정해 놓고 걷는 것이 아닌, 그냥 아무 목적도 없이, 운동량이나 소모되는 칼로리 계산도 없이 걷는다는 것. 그 자체가 좋다. 걷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구속하는 수많은 숫자들로부터 해방된다. 소비하지 않고, 소유하지 않고, 오직 향유하는 행위. 걷는 동안 우리는 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땅의 기운을 느끼면서 땅에 닿는 내 발의 감촉도 함께 느낀다.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에서 산책이야말로 ‘상상력의 풀밭’을 가꾸는 창조적인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걸음으로써 우리는 자칫 무미건조해지고 척박해질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보살필 수 있다. 이반 일리치는 ‘따로 돈을 내지 않고 모든 시민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그 나라의 행복이 결정된다고 했다. 공용장소, 즉 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유지되는 국립공원이나 광장, 도서관 같은 곳이 많을수록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숲속을 산책하고 나올 때마다 자신이 어느새 나무들보다 더 커져서 나오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했다. 숲속에 들어갈 땐 분명 나무들보다 작은 키였는데, 숲속을 다 산책하고 나면 나무들보다 훨씬 더 커진 듯한 자신을 느낀다는 것이다. 매일 네 시간 이상 숲속을 산책하지 않으면 ‘살아가는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운 아름다운 성찰이다. 시인 칼릴 지브란은 ‘나무야말로 지구가 하늘에 쓰는 시(詩)’라고 말했다. 온갖 나무와 꽃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듣고 있으면 나의 부족함도 어느새 용서가 되고, 우리의 그 수많은 상처도 언젠가는 치유될 수 있을 것만 같다. 문학평론가·작가
  • 모두의 취향 만족시킬 국립심포니 2023시즌 레퍼토리 공개

    모두의 취향 만족시킬 국립심포니 2023시즌 레퍼토리 공개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일반 관객부터 마니아까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시대와 취향을 모두 아우르는 다채로운 클래식으로 2023 시즌을 채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내년 1월 ‘2023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시작으로 총 8번의 무대가 마련되는 2023시즌 레퍼토리를 7일 공개했다. 고전을 대표하는 베토벤부터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음악 거장으로 손꼽히는 대니 엘프만까지 풍성한 레퍼토리로 한국 클래식 관객들을 만난다. 첫 공연으로 내년 1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등을 선보인다. 소리꾼 고영일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도 준비돼 장르의 경계를 허문다.2021년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10위에 오른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 ‘버드맨’에 수록된 말러 뤼케르트 가곡(4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 ‘암살’의 배경음악으로 나온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7월 11일 롯데콘서트홀), 팝 가수 에릭 카멘의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아’에 차용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은 모두의 취향을 위해 준비된 곡이다. 좀처럼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곡들도 선보인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 엘가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독백, 하차투리안 바이올린 협주곡 등 실감이 어려웠던 곡들을 직접 만나 애호가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성악가 김정미와 고성현이 함께하는 ‘카르멘’ 모음곡, 윤별 발레 컴퍼니와 함께 하는 프로코피예프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 오페라와 발레를 아우르는 무대도 준비됐다.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팬데믹과 전쟁의 시대를 살아내는 시대에 사랑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목했다. 베를리오즈, 프로코피예프, 차이콥스키 세 버전으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한편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선도한 세 작곡가의 음악적 개성을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배트맨’(1989), ‘가위손’(199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영화감독 팀 버튼과 오랜 호흡을 맞춘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이 고티에 카퓌송의 손끝에서 한국 초연된다. 2022~23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작곡가로 활약하는 전예은의 두 번째 위촉곡인 ‘튜닝 서곡’도 관객들 앞에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객원 지휘자로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리니우와 유럽에서 활약하는 토마시 네토필이 첫 내한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현존하는 최고의 오보이스트이자 지휘자로 활약하는 알브레히트 마이어,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역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데(2001년 우승)와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5년 우승),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양준모, 쇼팽 해석으로 정평이 난 피아니스트 윤홍천 등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무대의 음색을 넓힌다.
  • 남반구 최대 축제 ‘2023 호주 애들레이드’에 ‘코리안 시즌’ 개최

    남반구 최대 축제 ‘2023 호주 애들레이드’에 ‘코리안 시즌’ 개최

    한국문화예술의 해외시장 진출에 앞장서고 있는 글로벌 문화기업 에이투비즈(예술감독 권은정)는 2015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영국 ‘에든버러 코리안 시즌’에 이어 남반구 최대 규모의 축제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알리는 ‘애들레이드 코리안 시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17일에서 3월 19일까지 개최되는 호주 애들레이드 프린지는 전세계에서 모인 600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363개의 공연장에서 1200개의 공연을 선보인다. 영국 에든버러에 이어 오세아니아 지역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애들레이드 코리안 시즌’에는 개그 아이돌 ‘코쿤’, 신체극 ‘헬로, 더 헬: 오델로’, 연극 ‘흑백다방’이 선정돼 2023년 3월 애들레이드 축제를 방문하는 글로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개그 아이돌 코쿤은 일본 최대의 개그 기획사 ‘요시모토흥업’과 국내 최고의 개그 기획사 ‘윤소그룹(대표 윤형빈)’의 공동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2018년 7월에 데뷔한 만능 엔터테이너 그룹으로, 잘생긴 외모와 탁월한 위트에 연기력과 가창력 등 실력을 겸비한 5명의 멤버가 젊은 개그 스타일을 기반으로 음반 활동을 함께하는 신개념 아이돌 그룹이다. 한국 유일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코미디빅리그’에서 데뷔했으며, 일본 유명 개그 경연 프로그램인 ‘네타파레’에도 출연해 수차례 우승해 현재 일본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류 코미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작집단 ‘작화’의 신체극 ‘헬로,더 헬: 오델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델로’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원작 속 인물들의 비극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스토리 구성과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작화는 ‘이야기의 꽃을 피우다’라는 의미로, 기존 주류가 되는 소극장 연극이 아닌 대극장 연극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모인 제작진들이 더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고 발전시켜 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 퍼포먼스 등에 도전하려는 취지로 모인 젊은 창작집단이다. 연극, 뮤지컬, 퍼포먼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창작 작업을 해 나가려는 의지로 창작이라는 큰 틀에서 극단이 아닌 창작집단이라는 단체명을 정했다.영화감독 봉준호로부터 “2인극 특유의 뜨거운 에너지와 집중력을 지탱하는 배우들의 훌륭한 열연, 섬세하고 절제된 차현석 작가의 연출이 어우러진 탁월한 작품이다. 마지막 조명이 꺼졌을 때 어떤 노래 하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벅찬 감정으로”라는 관람평을 받은 극단 후암의 연극 ‘흑백다방’은 시대의 아픔과 분노를 위로와 화해로 이끄는 연출력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연출가 차현석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개인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사회구조적 모순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겪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깊게 파고들어 시대의 아픔을 위로한다. 2019년 ‘에든버러 코리안 시즌’ 선정작으로, 2022년 루마니아 시비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뉴욕 맨하튼 뉴시티극장 초청공연을 통해 전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2015년부터 한국의 에이투비즈와 영국의 어셈블리 페스티벌의 파트너십으로 개최되고 있는 ‘에든버러 코리안 시즌’은 축제기간인 2023년 8월 4일부터 8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제7회 코리안 시즌’은 국내 공연예술단체 및 기획·제작사를 대상으로 2022년 12월 5일부터 23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
  • “역대급 찌질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맥베스 보여 줄게요”

    “역대급 찌질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맥베스 보여 줄게요”

    어릴 때부터 연극에 대한 경외심50대 되면서 공허·결핍 등 깨달아기획·제작까지 배우 한 명에 집중“전 회차 원캐스팅 마무리가 목표”“역대 맥베스 중에 가장 찌질하고 인간적인 맥베스가 되지 않을까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국왕 맥베스가 욕망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다.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들끓는 인간의 탐욕과 내적 갈등, 고독에 관한 문제를 그려 4대 비극 중에도 가장 강렬한 비극으로 꼽힌다. 원형의 서사가 다양하게 변주된 ‘맥베스’가 오는 12월 서울에서는 보통의 소시민으로 변신한다. 주인공 맥베스 역을 맡은 류정한(51)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맥베스 레퀴엠’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 맥베스를 광기 어린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로 생각하지만 반대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12월 한 달간 공연하는 ‘맥베스 레퀴엠’은 국립정동극장이 매년 한 명의 배우를 주목해 그의 철학과 인생을 담는 작품을 제작하는 ‘연극시리즈’의 두 번째 기획이다. 작품 선정부터 기획, 제작의 초점을 철저히 배우에게 맞춘다. 첫 번째는 송승환(65)의 ‘더 드레서’였다.1997년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로 데뷔해 25년간 최정상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 온 류정한이 연극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류정한은 “어릴 때부터 연극에 대한 막연한 경외심이 있었다”면서 “연극을 하면서 무대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됐고,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게 연극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극인 ‘세 자매’(2000)에서 연기에 한계를 느꼈다는 그는 “이번에 용기 내지 않으면 다시는 연극에 참여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용기를 냈다”고 털어놨다. ‘맥베스 레퀴엠’은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20년대 스코틀랜드 국경 인근의 한 재즈바를 배경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욕망과 탐욕으로 파멸해 가는 인간의 고통받는 양심과 영혼의 붕괴를 그리는 동시에 인간의 고귀함을 밀도 있게 담았다. 류정한은 “예전에 맥베스를 보면 주옥같은 대사들의 반도 못 알아들었다. 50대가 되니까 공허, 결핍, 욕망 등 여러 가지가 맥베스와 닮아 있어 맥베스를 조금 알겠더라”고 말했다. ‘맥베스는 잠을 잘 수 없다’는 작품 속 대사처럼 연기에 대한 고민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서도 “누구나 맥베스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선희 연출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조금 더 동정할 수 있는 한 사람을 그려 보고 싶어 스스로 자기를 파괴해 가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극이지만 뮤지컬처럼 음악도 많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 박 연출은 “속 얘기를 해주는 데 음악만큼 좋은 요소가 없다”면서 “적합한 음악으로 맥베스의 내면을 더 솔직하게 들려줄 수 있다”고 했다. 혼자 공연 회차를 전부 책임지는 ‘원캐스팅’도 특징이다. 류정한은 “저도 원캐스팅은 처음”이라며 “부담스럽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전 회차를 원캐스팅으로 마무리 짓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 작은 아씨들,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 사랑의 바다에 녹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작은 아씨들,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 사랑의 바다에 녹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오직 시끌벅적한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잠깐의 평화를 아시나요. 일도 많고 탈도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지극히 짧은 낮잠 같은 평화. 온갖 수다와 야단법석이 폭풍우처럼 지나간 뒤, 식구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홀로 깨어 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평화 같은 만, 저마다 열정적으로 각자의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 있을 때는 산속의 암자처럼 고요한 곳.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 조 마치네 집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불행과 슬픔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수없이 봤지만, 단란함과 행복함을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표현한 작품은 ‘작은 아씨들’이 단연코 최고라고 믿습니다. 나에게 ‘문학작품 속의 공간 중에서 가장 가 보고 싶은 곳 1위’는 바로 조 마치네 집,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오처드 하우스’였습니다. ●한국어 안내문도 있어 더 반가워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 이야기를 충실하게 반영하면서도 슬기롭게 변형한 ‘작은 아씨들’은 메그, 조, 베스, 에이미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이웃집 소년 로리네를 비롯해 마을 공동체의 따스함을 풍요롭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 마치네는 무척 가난하지만, 그 모든 경제적 결핍을 보상하고도 남을 가족 간의 사랑과 이웃끼리의 보살핌이 네 자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 어떤 고통도 언제든 ‘함께’ 이겨냄으로써 단 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않고 서로의 아픔을 격렬하게 보듬어 주지요. 그들은 항상 ‘우리에게 없는 것’보다는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에 눈길을 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차마 할 수 없는 것보다는 우리가 끝내 해낼 수 있는 것으로 생을 충만하게 만듭니다. 자매들은 선물도 없는 크리스마스는 너무 싫다고, 이 가난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다가도 셋째 딸 베스가 ‘그래도 우리에겐 우리가 있잖아’라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모두들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처럼 바라봅니다. 저에게 조 마치네 집, 오처드 하우스는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도 서로를 향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의 바다에 녹여 버리는 신비로운 마력을 간직한 장소로 다가옵니다. 오처드 하우스는 ‘작은 아씨들’을 사랑하는 전 세계 독자들이 찾아오는 문학작품 속 명소이기도 합니다. 매우 훌륭하게 보존돼 있지만 워낙 낡은 목조건물이기에 현장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소규모 투어가 진행됩니다.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걸을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의 소리까지도 정겹습니다. 집안 곳곳에 다정한 자매들과 지혜로운 어머니 마치 부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듯 느껴집니다. 이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쟁터에서 딸들에게 보낸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던 네 자매의 발그레한 볼을 생각하면, 제가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있던 따스함과 다정함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오처드 하우스는 매일매일 축제 같은 소란스러움이 있지만 동시에 매일매일 맹렬한 지적 탐구와 긴장감 넘치는 토론이 가능한 곳입니다. 엄마와 네 자매는 학교의 도움 없이도 자기들끼리 가르치고 배우며 이 세상 하나뿐인 독창적인 홈스쿨링을 실천했습니다. ‘작은 아씨들’의 둘째 딸 조는 절대로 천천히 걷는 법 없이 어디서나 전속력으로 달리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갑니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자신들도 배가 고프면서도 크리스마스이브를 기념하는 오랜만의 만찬을 당장 바구니에 쓸어 담아 자신보다 더 배고픈 이웃에게 가져다줍니다. 이 모습을 본 이웃집 소년 로리는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만찬을 준비해 작은 아씨들의 집에 몰래 가져다 놓습니다. 저는 이 네 자매와 어머니의 사랑이 서로를 향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해 열려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리하여 로리의 할아버지 로런스씨의 극적인 변화가 더욱 놀랍고 감동적인 것이지요. 로런스씨는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딸과 사위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기에 평생 그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오직 손자 로리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지요. 조 마치네 가족을 만나기 전 로런스씨의 로리에 대한 사랑은 지극히 독점적이고 폐쇄적이었습니다. 로리는 이 세상 하나뿐인 혈육이니까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로런스씨의 사랑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로리의 영혼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뜻밖에도 로리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은 이웃집 소녀들, 조와 메그, 베스와 에이미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지요. 로리는 로런스씨로부터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지만, 그 재산은 결코 로리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로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을 닫고 끝없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닫힌 사랑이 갑갑했던 것입니다. 로리는 이 마을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옆집에서 반짝이는 구원의 불빛을 발견합니다. 겉으로 봐서는 무척 가난해 보이고, 아버지도 전쟁터에 나갔기에 든든한 가장도 없어 보이는 조 마치네 집이 이상하게도 활기차 보이고, 웃음소리와 정겨운 수다가 끊이지 않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것은 로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떠들썩한 사랑이었습니다. 자매들은 엄마가 없을 때조차도 자기들끼리 연극놀이를 하며 축제처럼 신명 나는 일상을 만들어 갑니다.●서로의 모자람, 사랑으로 끌어안아 이 모든 것이 문학의 힘에서 나왔습니다. 자매들은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을 각색해 연극놀이를 하고, 때로는 조가 직접 대본을 써서 창작 연극을 하기도 합니다. 터무니없는 실수와 엉터리 연출이 가득해도, 그들은 까르르 웃으며 서로의 모자람조차 사랑으로 끌어안습니다. 로리는 그 떠들썩함, 그 온기, 그 웃음소리를 사랑한 것입니다. 로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왁자지껄한 단란함, 모든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은 무장해제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조가 로리를 ‘자매들끼리의 비밀 연극’에 초대한 것이야말로 외로운 이방인 로리를 환대하는 가장 따사로운 마음입니다. 여자들끼리, 가족끼리, 우리끼리만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낯선 이웃집 소년 로리를 기꺼이 초대해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행사인 연극을 함께 공연함으로써 두 가족은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코 학교는 아니지만 모든 장소에서 뜨거운 배움과 가르침의 열기가 느껴지고, 결코 병원은 아니지만 매일 누군가의 아픔을 치료해 주는 따스한 손길이 있는 곳. 결코 자선단체는 아니지만 매일 어디선가 빈곤과 아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지극정성으로 보듬어 주고 어루만져 주는 따스한 손길이 넘쳐나는 곳. 그곳이 바로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가 태어난 장소, 오처드 하우스입니다.내 안의 모든 치유의 말들이 고갈돼 버린 듯한, 텅 빈 느낌에 가슴이 시려 오는 요즘입니다.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학과 심리학을 평생 공부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그 모든 공부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에 막막해집니다. 그럼에도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디 조 마치네 가족들처럼 어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끝까지 붙드는 따스한 손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를 그동안 버티게 해 온 모든 시간과 장소와 언어의 힘을 필사적으로 끌어모아, 서로를 돌보고 보살펴야 합니다. 제가 간직한 모든 생의 온기를 끌어모아, 깊은 슬픔의 늪에서 홀로 흐느끼는 당신의 어깨를 꼭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슬픔에 빠진 당신이 내 손을 뿌리치고 싶어 해도, 저는 절망으로 얼어붙은 당신의 차가운 손을 끝까지 붙들고 있겠습니다. 문학평론가·작가
  • 장애인은 착하기만 해야 하나… 욕망 담아낸 ‘틴에이지 딕’

    장애인은 착하기만 해야 하나… 욕망 담아낸 ‘틴에이지 딕’

    셰익스피어 ‘리처드 3세’ 각색 장애 때문에 괴롭힘당한 학생 학생회장에 도전하는 이야기 착한 장애인·극복 서사 탈피 “장애인의 욕망 구현이 큰 목표” 수어통역 등 ‘무장애 공연’ 펼쳐장애인을 순수하고 욕심 없는 미소를 띤 사람의 모습으로 떠올릴 뿐이라면 그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장애인이 욕망을 지닌 한 인간으로서 사랑에 대한 열망과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연극 ‘틴에이지 딕’은 보여 준다. 국립극장이 오는 17~2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틴에이지 딕’은 극작가 마이크 루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각색한 작품이다. 장애에 대한 열등감을 권력욕으로 채우려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가 ‘틴에이지 딕’에서는 미국 어느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에 도전하는 리처드로 변주됐다. 루는 작품 서두에 “리처드와 벅 역에는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리처드를 맡은 하지성(31), 벅을 맡은 조우리(39) 모두 뇌병변 장애인이다.지난 3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미 연극 캐릭터에 깊이 몰입해 있었다. 하지성은 “리처드를 연기하면서 선거에 나간다는 욕망이나 사랑할 수 있다는 욕구가 뭔지 느끼고 있다”면서 “사랑하고 싶은 마음,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저와 같다”며 웃었다. 조우리는 “제 장애에 대해 빨리 인정하고 수긍한 편인데 벅 역시 그렇다”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상처도 많고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런 점이 벅과 닮았다”고 말했다. 리처드는 장애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복수를 위해 학생회장을 꿈꾼다. 극은 약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는 뻔한 서사로 흐르지 않는다. 리처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갖가지 음모를 꾸미고, 자신이 가장 순수하게 마음을 쓴 사랑 앞에서도 갈등한다. 하지성은 “리처드가 가진 생각이나 혼란함, 복합적인 감정을 알아 가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입체적인 인간으로 표현되는 장애인을 통해 그들 역시 복잡한 마음을 지닌 인간임을 새삼 이해하게 한다. 신재훈 연출은 “많은 장애인 캐릭터가 장애를 한계로 인식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서사를 담고 있고, 장애인은 좋은 사람이고 선하다고 주장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며 “장애인 리처드가 극에서 욕망 덩어리로 그려지는데, 그것을 우리 무대 안에서 잘 구현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수어 통역, 음성 해설, 문자 통역 등이 준비된 ‘무장애 공연’이다.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장애인 배우들의 속도에 맞추다 보니 그 과정이 보통의 연극보다 더디다. 그만큼 촘촘하게 준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 연출은 “즐거운 코미디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면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다양한 감각으로 무대가 펼쳐지는 것을 즐겁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우리는 “배우든 관객이든 불편함을 못 느끼면서 관객은 공연을 보고 배우는 공연을 하는 게 무장애 공연”이라며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여 연극을 했다는 사실보다 ‘리처드 3세’를 각색한 공연을 우리나라에서 초연한다는 타이틀이 더 부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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