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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극단의 다섯 연극

    다섯 극단의 다섯 연극

    골목길, 풍경, 작은신화, 여행자, 백수광부. 이름만큼이나 개성 뚜렷한 다섯 극단이 뭉쳤다. 오는 27일부터 8월2일까지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제1회 정보연극전-다시(多視)’를 열어 각 극단의 대표작 5편을 릴레이 공연한다. 정보소극장은 지난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박광정이 운영하던 곳. 연극의 순수성을 고집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상업적인 연극보다 관객과 진지하게 소통하는 순수연극의 맥을 잇겠다는 취지로 5개 극단이 극장 운영을 자처하고 나섰다. 첫 작품은 극단 골목길의 ‘선착장에서’(박근형 작·연출, 27일~6월7일). 폭풍으로 외부와 고립된 울릉도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이 드러내는 헛된 권력욕의 실체를 그려낸다. 극단 풍경은 장 주네의 ‘하녀들’(박정희 각색·연출, 6월10~21일)을 무대에 올린다. 욕망에 사로잡힌 두 하녀가 마담을 살해하려던 계획에 실패하자 동반자살한 사건을 형사가 추적하는 형식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구원을 탐구한다. 극단 작은신화의 ‘똥강리 미스터리’(최용훈 연출, 6월24일~7월5일)는 성석제의 소설 ‘조동관 약전’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이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실세 청년회장인 건달 강배가 사라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겪는 심리 변화와 권력 양상을 블랙코미디로 표현했다. 극단 여행자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한국적 색채를 입혀 각색한 ‘한여름 밤의 꿈’(양정웅 작·연출, 7월8~19일)으로 관객과 만난다. 동양적인 이미지로 세계에서도 각광받는 공연이다. 마지막 작품은 극단 백수광부의 ‘여행’(윤영선 작·이성열 연출, 7월22~8월2일)이다. 일상적인 삶을 살던 중년 남자들이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잊고 지냈던 인생의 참뜻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다. 공연 내내 라이브로 연주되는 기타 소리가 애잔함을 더한다. 1만 5000~2만원. (02)764-746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남자 조오련. 8년 전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고, 우울증에 술로 지새는 날만 늘어 갔다. 3년 전 결국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 해남으로 돌아왔고, 후배 여동생 이성란씨를 만났다. 지난 4월18일 14살이란 나이차를 극복하고 조촐한 웨딩마치를 올렸다.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미국 어바인 시장 강석희를 초대, 한인 1세 최초로 직선 시장이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선거운동 중 받았던 냉대, 기억에 남는 한인 유권자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평범한 한국청년이 숱한 장벽을 넘어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시장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어바인의 오바마’ 강석희를 만나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영주는 태어날 때부터 온몸의 관절이 굽어 있었다. 허리부터 팔과 다리는 물론 심지어 발가락까지 제 멋대로 꺾여 있다. 영주의 소원은 엄마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하지만 주변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일어설 수조차 없다.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을 앓고 있는 9살 허영주양의 사연과 함께한다. ●녹색마차(SBS 오전 8시30분) 모하전자 연구팀장 서정하와 비서실의 한지원은 남몰래 사랑을 키워오는 사이다. 정하의 친구인 모하전자 연구실장 윤형모 또한 지원을 짝사랑한다. 형모는 지원의 생일선물을 준비해 레스토랑에서 지원에게 무언가 고백을 하려 하나, 지원은 정하에게서 연락이 오자 형모를 두고 정하에게 가버리는데…. ●다큐 프라임(EBS 오후 9시50분) 다중지능이론은 아이큐테스트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안된 것으로 인간에게는 언어와 논리·수학 외에 신체운동, 대인관계, 음악 등 8개의 지능이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한 교육법의 핵심은 무엇인지 인디애나폴리스와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학교를 찾아가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사랑을 하면 장님이 된다.”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그러면 사랑은 어떻게 우리의 분별력을 흐리게 하는 걸까? 그리고 이런 사랑의 힘에는 남녀 간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많은 신경 생물학자들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이를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중견 연출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은 낭만 희극 ‘템페스트’(20일~6월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를, 극단 전망의 심재찬 연출은 비극 ‘오셀로’(16~2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를 공연한다.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의 작가 셰익스피어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이름난 두 연출가의 손끝에서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서사극으로 변모한 ‘템페스트’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쓴 ‘템페스트’는 동생에게 배신 당해 섬으로 쫓겨난 밀라노 영주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을 이용해 복수를 꾀하지만 결국 모든 죄를 용서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결말 때문에 흔히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동생이 제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서둘러 용서해준 프로스페로가 과연 마법을 버리고 현실로 귀환한 뒤에도 해피엔딩은 계속될까. 손진책 연출의 ‘템페스트’는 ‘용서와 화해’란 익숙한 해석 대신 환상 속에서 거짓 희망을 피워올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스페로의 용서가 마법으로 둘러싸인 환상의 공간에서 이뤄졌다는 건 역설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절망적인 현실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당놀이를 통해 한국적 서사극의 맥을 이어온 손 연출은 이런 주제의식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요양원의 무연고 노숙자들이 ‘템페스트’ 공연을 준비하는 극중극 구조를 도입, ‘템페스트’를 낭만극이 아닌 서사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극의 중심에는 프로스페로역을 맡았다가 딸이 찾아오는 바람에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요양원을 떠나는 최씨가 있다. 매일 전화로 요양원 동료들에게 거짓 해외여행담을 전하던 최씨가 초라한 몰골로 요양원에 돌아와서도 결코 환상을 놓지 못하는 모습은 현대판 프로스페로에 다름아니다. 각색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환상의 덧없음을 알면서도 꿈꿀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애잔함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작 ‘리어왕’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정태화, 서이숙, 조원종을 비롯해 극단 미추의 배우들이 요양원 노숙자와 극중극 인물 두가지 역할을 넘나드는 고난도의 연기를 펼친다. 2만 1000~3만 5000원. (02)580-1300. ●원전에 충실한 ‘오셀로’ 무어인 장군 오셀로,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데스데모나, 그리고 승진에서 밀려나자 복수를 꿈꾸는 이아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었던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속아 아내를 제 손으로 죽이고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의 ‘오셀로’는 연출가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올려졌다. 인간 심리의 극한을 파고드는 작품답게 이아고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거나 데스데모나를 부각시키는 공연들이 적지 않았다. 심재찬 연출의 ‘오셀로’는 ‘원작에 충실한 오셀로’를 표방하고 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절대적 사랑과 흔들리는 믿음에 무게중심을 두고 각 인물의 캐릭터를 보다 생동감있게 표현해내는 데 역점을 기울였다. 기존에 가냘프고 호기심 많은 여인으로 해석됐던 데스데모나는 당차고 결단력 있는 여성으로 표현됐고, 이아고는 타인을 계략에 몰아넣고 희열을 느끼는 악마적 존재로 되살려냈다. 오셀로는 용기와 자신감 이면에 미약한 바람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감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졌다. 심재찬 연출은 “질투와 시기, 오해로 인해 절대 사랑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남희(오셀로), 김수현(이아고) 등이 출연한다. 1만 5000원.1577-77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러셀, 북경에 가다(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천지인 펴냄) 20세기 지성으로 꼽히는 버트런드 러셀이 1920년부터 1년 동안 베이징대학 철학과 초빙교수를 맡으며 얻은 중국에서의 경험과 철학적인 고민을 담았다. 동양의 지혜를 배우지 않고 멸시하면 서양 문명은 종말로 치달을 것이라는 내용. 1만 5000원. ●세계인문지리사전(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지음· 펴냄)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2만여곳의 지명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최근 외래어 표기법 반영. 로마자·한자·원어가 병기돼 있고, 인구·면적·산업·기후 등 지리와 지역의 역사 등 인문적 내용이 담겨있다. 19만 7000원.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이승한 지음, 푸른역사 펴냄) ‘고려무인 이야기’ 등을 통해 고려사를 꾸준히 탐색해온 저자가 1,2차 여·몽연합군의 실패한 일본원정을 통해 몽골과 고려의 관계를 분석했다. 1만 7500원. ●굴러가는 통나무의 아픔과 행복(안호범 글·그림, 이종문화사 펴냄) 서양화가 안호범 미술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원로화가의 글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지면 갤러리. 1만 8000원. ●실러 스트리트의 하숙인 셰익스피어(찰스 니콜 지음, 안기순 옮김, 고즈윈 펴냄) 런던의 뒷골목 모퉁이 집에서 하숙생활을 한 40대의 셰익스피어. 고문서를 통해 작가이자 배우, 극장 운영자로서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을 재현. 1만 5800원.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의 재발견(김도균 지음, 추수밭 펴냄)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어느 분야도 전쟁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입증. 순대는 몽골 군대의 전투식량이었고, 인터넷도 군사용이었다. 1만 3000원. ●미네르바의 촛불 (조정환 지음, 갈무리 펴냄) 진보적 관점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조명했다. ‘촛불은 광기다.’라는 말에는 현존 권력질서가 통제할 수 없는 괴물적 힘에 대한 강렬한 인정이 들어 있고, 촛불이야말로 파시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반박한다. 1만 5000원.
  • ‘해리포터’에 녹아있는 켈트 신화 만나볼까요

    ‘해리포터’에 녹아있는 켈트 신화 만나볼까요

    우리에게 가깝게 느껴지는 서구 신화는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그리스 로마 신화다. 반면 기원전 5~6세기에 나타나 서유럽 전체를 지배하다가 로마인과 게르만인, 기독교의 압박으로 밀려난 켈트족의 신화는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켈트 신화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일컬어지는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 어슐러 K 르귄의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를 비롯해 로버트 E 하워드의 ‘코난 더 바바리안’ 시리즈, 가장 최근작인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각종 판타지 문학에 켈트 신화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20세기 이전 서구 문학의 대문호들에게 영감을 줬다면, 상대적으로 환상·해학과 비논리적이고 초자연적인 색채가 짙은 켈트 신화는 북유럽 신화(게르만 신화)와 함께 20세기 판타지 문학에 상상력을 제공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켈트 신화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판타지 문학은 21세기를 전후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각종 온라인 게임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판타지 문학에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마법사들은 켈트족 드루이교 사제들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난쟁이와 거인 종족도 켈트 신화에 기대고 있다. 켈트 신화의 나무 정령들은 판타지에서 앨프라는 요정으로 등장한다. 판타지 문학에 등장하는 기사의 모습은 켈트 신화의 대표적인 이야기인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빚을 지고 있다. 흔히 기독교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성배도 그 원형적인 개념이 켈트 신화에 나오는 마법의 가마솥에서 비롯된다. 찰스 스콰이어가 지은 ‘켈트 신화와 전설’(원제 The Mythology of the British, 나영균·전수용 옮김, 황소자리 펴냄)은 켈트 신화를 집대성한 책들 가운데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대영제국 최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난 스콰이어는 영국의 정신적 유산의 기원을 찾기 위해 필사본으로 전승되던 초기 원전과 여러 섬에서 내려오는 전설이나 민담을 수집, 1905년부터 이 책을 시작으로 켈트 신화에 관한 책을 잇따라 출간했다. 그의 책들은 판타지 문학의 인기와 함께 켈트 신화가 집중 조명되며 최근 세계 곳곳에서 다시 출간되고 있다. 저자는 켈트 신화를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 살았던 ‘게일인’의 신화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살았던 ‘브리튼인’ 신화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게일족의 신들과 아일랜드 일리아드 영웅들, 핀과 그의 용사들, 고대 브리튼의 신과 용사들,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신과 인간의 투쟁,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스콰이어는 “켈트 신화의 거대한 전면이 완전히 복원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그 거대한 조각들은 너무 깊이 묻혀 있거나 너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 그러나 그것이 폐허가 된 상태로 남아 있다고 해도, 이것은 여전히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인들이 예술적 집을 짓기 위해 정신적 대리석을 고르고 잘라낼 거대한 채석장이다.”라고 말하며 책을 매듭짓는다. 이 책이 나온지 100여년이 지난 요즘을 보면 그의 말은 제대로 들어맞는 것 같다. 2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피천득 선생 시와 5월/김문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피천득 선생 시와 5월/김문 문화부장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첫번째 만남 금아 피천득 선생, 2004년 꼭 이맘때였다. 연분홍 치마 꽃단장으로 흐드러진 진달래가 집앞(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먼저 반기던 그 봄날, 짙은 꽃향기를 맡으며 금아에게 넙죽 머리를 조아렸다. 악수를 건네는 그의 손이 어린애처럼 보드라웠다. 의자에 앉으며 그는 “책 읽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라고 했다. 낡은 책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시 ‘소네트’ 같은 영국 고전을 하나씩 꺼내 원어로 읽다 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고 했다. 대부분 예전에 읽은 것이지만 나이 들어 접하는 느낌이 새삼스럽다고 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 때 승리를 기원하며 시 ‘붉은 악마’를 지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붉은 악마들의/끓는 피 슛! 슛! 슛 볼이/적의 문을 부수는/저 아우성! 미쳤다. 미쳤다/다들 미쳤다 미치지 않은 사람은/정말 미친 사람이다.’ #두번째 만남 2006년 5월초였다. 그의 시 ‘오월’이 너무 좋아 퇴근길에 금아의 자택을 찾았다. 평생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삼았기에 칠순이 넘은 제자들이 자주 찾는 집이다. “선생님, 지난번보다 더 젊어 보입니다.” “허허,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까. 영국의 버나드쇼가 채식주의자였어요. 나이 들어 죽었는데 이때 ‘런던타임스’에서 사설에 뭐라고 했냐 하면 ‘버나드쇼 장례행렬에는 염소와 소, 양떼들이 울면서 뒤를 따랐다.’라고 했지. 평생동안 육식을 안 했으니깐 그놈들이 얼마나 좋아했겠어. 어쨌든 사설에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해.” 피식 웃는 금아의 얼굴은 천진난만한 아이였다. 아껴도 아껴도 부족한 봄날의 화사한 꽃이었다. 소설가 최인호는 “전생의 업도 없고, 이승의 인연도 없는, 한번도 태어나지도 않은 하늘나라의 아이!”라고 읊었다. “선생님, 오월이라는 시에 보면,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고…” “그거 말고, 좋은 시들 많아요. 영국시인이 그랬죠. ‘겨울이 깊었으니 봄이 그다지 멀겠는가’, 이것은 일본 시인데 ‘봄비니까 맞고 가자, 젖어서 가자.’ 요즘 같으면 황사로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생각할수록 아주 운치가 있어요.” 시라는 것은 영혼에 가장 좋은 양식이고, 시에는 순수한 동심과 맑은 서정이 담겨 있으며 마른 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순수한 동심은 세상 살면서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세번째 만남 2007년 5월26일, 장례식장이었다. 5월29일 태어나 98세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인형 ‘난영’을 꼭 껴안고 주무셨단다. 난영은 딸 서영의 동생이라는 뜻에서 이름지었다. 목욕도 시켜주고 예쁜 핀으로 머리도 묶어 주었다. 난영은 잠 잘 때 즐거운 꿈의 세계로 가는 길동무였다. 인형과 함께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을 자주 들었다. 아! ‘인연’이다. 흔하디흔한 단 두 글자임에도 불구하고 금쪽같은 소중함으로 다가왔다. 금아는 원래 천득(天得)이었는데 면사무소 호적계의 잘못으로 ‘天’이 ‘千’으로 바뀌었다. 획수가 하나 줄어드는 바람에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고 우스개 삼아 말하곤 했다. 3일 뒤 그가 태어난 날 땅에 묻혔다. 오늘이 5월 첫날이다. 금아의 시를 음미하면서 찬란한 이 달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김문 문화부장 km@seoul.co.kr
  • 나를 찾아 떠나는 50년의 환상여행

    나를 찾아 떠나는 50년의 환상여행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1828~1906)의 ‘페르귄트’는 허풍과 위선에 가득 찬 주인공 페르귄트가 헛된 꿈을 좇아 세계를 방랑하는 인생 역정을 그린 작품이다. 5막 극시 형식으로, 1876년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반주에 맞춰 초연됐다. 사실주의연극의 주창자인 입센이 ‘인형의 집’ ‘유령’ 이전에 쓴 것으로, 그의 희곡 중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구사한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그로테스크한 구성과 50년 시·공간을 초월하는 방대한 원작 등으로 인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1976년과 2000년에 각각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해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극단이 내한공연을 한 바 있다.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1828~1906)의 ‘페르귄트’는 허풍과 위선에 가득 찬 주인공 페르귄트가 헛된 꿈을 좇아 세계를 방랑하는 인생 역정을 그린 작품이다. 5막 극시 형식으로, 1876년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반주에 맞춰 초연됐다. 사실주의연극의 주창자인 입센이 ‘인형의 집’ ‘유령’ 이전에 쓴 것으로, 그의 희곡 중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구사한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그로테스크한 구성과 50년 시·공간을 초월하는 방대한 원작 등으로 인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1976년과 2000년에 각각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해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극단이 내한공연을 한 바 있다. ‘한여름밤의 꿈’ ‘십이야’ 등 셰익스피어 고전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아온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이 쉽지 않은 작품에 도전한다. 새달 9일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미리 만나본 페르귄트는 ‘19세기 방랑객’이 아닌 ‘21세기 여행자’로 바뀌어 있었다. 선박 대신 비행기가 등장하고, 귀족들과의 대화는 세계 각국 기자들과의 인터뷰로 대체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트롤족과 초록여인 등 상상속 캐릭터들도 개성은 살리되 현대적인 느낌이 나도록 변화시켰다. 양정웅 연출은 ‘페르귄트’와의 만남을 “운명적이고 직관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그리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페르귄트에 대해 막연한 로망을 갖게 됐다.”는 그는 “관념적이고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잘 다뤄지지 않은 작품인데, 그런 점에서 모험과 새로움을 즐기는 극단 여행자와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자아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여정이라는 점에서 페르귄트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비교되기도 한다. 파우스트가 인생과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영혼을 팔고 세상의 희노애락을 편력했다면, 페르귄트는 돈과 명예를 좇아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자기 존재를 인식한다. 두 작품 모두 구원의 여인이 등장한다는 점도 닮았다. 파우스트의 그레트헨처럼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의 품에서 잠든다. 극단 여행자는 고전의 재창작을 즐기지만 이번엔 최대한 원작에 충실했다. 다만 5막38장에 달하는 방대한 원작의 장면들을 연극적으로 압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실과 판타지를 동시에 담아내야 하는 무대는, 세트를 배제한 채 전면에 12m 높이의 대형 거울을 세워 단순하면서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양정웅 연출은 “원작의 대사가 정말 아름답다. 특히 ‘자기자신’이란 말이 많이 나오는데 가슴에 큰 울림을 준다.”면서 “많은 사람이 번민하고, 헤매는 지금 이 시대에 이 작품이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부터 노년까지 진폭이 큰 연기를 감당해야 하는 주인공 페르귄트는 극단 여행자 간판 배우 정해균이 맡았다. 공연은 5월1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찔한 서커스 묘기 즐기고 모차르트 음악에 취하고

    아찔한 서커스 묘기 즐기고 모차르트 음악에 취하고

    올해로 8회째인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명확한 컨셉트와 내실 있는 운영으로 성공한 공연예술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축제평가에서 연극분야 최우수 축제로 선정돼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새달 1일부터 1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캐나다 서커스 전문공연단체 7손가락의 ‘로프트’ 등 해외 작품 6편과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앨리스 프로젝트’ 등 국내 작품 5편이 공식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초청작들은 어느 때보다 음악극적인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개막작인 ‘로프트’는 몬트리올의 유명 DJ가 직접 무대에서 펼치는 라이브 디제잉 쇼와 아찔한 서커스 묘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스웨덴 연출가 요 스트롬그렌의 ‘컨벤트’에선 아카펠라 선율로 울려 퍼지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일본 전통 노래와 이탈리아의 성악이 어우러진 ‘인어공주’, 사랑의 단계를 3부작으로 풀어낸 ‘소란스런 침묵’, 바람에 흔들리는 들판의 밀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필드’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대형 야외극으로 만든 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로지의 작품도 기대를 모은다. 국내 초청작 중에는 창작집단 인터게이트의 ‘두 번째 세계-잠자는 마을’이 눈길을 끈다. 축제 조직위가 지난해 실시한 멀티미디어 음악극 공모에서 선정된 작품으로, 영상속 3D 캐릭터들이 배우의 연기에 반응해 움직이는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한 각종 특수효과가 구현된다. 이 밖에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인형음악극 ‘앨리스 프로젝트’, 아동극 ‘비엔나의 음악상자’, 록 뮤지컬 ‘헤드윅’, 타악과 한국무용 및 민요가 어우러진 ‘효를 위한 가무악’ 등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공연이 마련될 예정이다. 공식초청작 이외에 60여개의 프린지 프로그램과 학술 심포지엄, 워크숍 등 부대 행사도 풍성하다. 지역전문예술단체와 아마추어 팀들이 함께 어울리는 ‘의정부 피플 스테이지’,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새싹 패키지’ 등이 준비돼 있다. 또 불황기를 맞아 관객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00원에서 1만원까지 원하는 만큼 관람료를 내고 공연을 볼 수 있는 ‘희망티켓’ 제도를 도입, 대중화를 꾀했다.(031)828-589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개인채무조정/조명환 논설위원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광장은 밤이면 노숙자들로 채워진다. 겨울철이면 바람을 덜 타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실랑이도 자주 벌어진다. 등산용 매트리스와 오리털 침낭까지 갖춘 웰빙형 뜨내기 노숙자가 눈치없이 끼어들어 사달이 난 경우를 공중파 방송에서 본 적이 있다.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가족들이나마 편안하게 해주려고 집을 나왔다고 했다. 빚쟁이 무서운 것은 동서고금이 마찬가지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바사니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친구 안토니오의 ‘싱싱한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잡는다. 인기 TV미니시리즈 ‘쩐의 전쟁’에서는 사채피해 사례가 생생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돈 갚으라고 전화를 한다. 집으로 들이닥쳐 가재도구를 다 꺼내기도 한다. 불법채권추심업체 직원들은 신체포기각서 요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경제위기가 확산되면서 중산층도 까딱 잘못하면 신용불량자로 추락하기 십상이다. 은행 대출연체율이 말해준다. 지난 2007년 0.55%에서 지난해 말 0.6%, 올 2월말 0.89%로 가파른 오름세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6월 12.98%에서 연말에는 14.78%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4분기 가계신용위험도는 5년 6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빚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져 신용대란이 우려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예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와 금융권이 빚에 쪼들리는 서민들을 구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용불량자로 추락하는 것을 막고 재기를 도우려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빚갚지 말라.’는 쪽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3개월 미만 연체자를 대상으로 10년까지 상환을 연기해주는 사전채무조정(프리 워크아웃)이 어제부터 1년간 한시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파산·개인회생(법원)과 개인워크아웃 등의 채무조정 제도와 비교해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농어촌에서조차 법무사들까지 나서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며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버티기 요령도 유료로 판매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가난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셈이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미스·덕성여대」박정수(朴貞洙)양-5분 데이트(191)

    「미스·덕성여대」박정수(朴貞洙)양-5분 데이트(191)

    화사하게 흰 살결, 거기에 오똑한 콧날이며 큰 눈이 많은 사람 가운데서도 선뜻 눈을 끌게 하는 박정수양(20). 덕성여대 경영학과 2학년, 금란여고를 졸업했다. 친한 대학친구들이 자꾸만 권하는데 못이겨 얼떨결에 올 3월 MBC「탤런트」시험을 봤다가 합격해서 집안에 작은 소동이 났었다. 박양의 유일한 집안내 후원자인 어머니가 아버지의 승낙을 얻어내서 요즘은 조금 마음을 놓은 상태. 학교수업을 마치고는 새문화「스튜디오」에서 하루 3시간씩 「탤런트」수업을 받고 있는데 이왕 시작했으니 「톱·탤런트」가 되고야 말겠다는 결심. 『「마스크」보다는 연기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용모에 자신을 갖고 「탤런트」의 문을 두드렸다가 대부분이 중도에 관두는 이유를 일러 준다. 앞으로의 희망은 「디자인」을 배워 복식「디자이너」가 되는 것. 양장점을 운영하는 데는 대학에서 배운 경영학이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야무진 계산과 함께 귀엽고 예쁜 꿈에 부풀어 있는 아가씨다. 「미팅」은 몇번 해 봤지만 도무지 흥미가 없고 「스티디」하게 사귀는 남자 친구도 없다. 결혼은 대학 졸업 후 『어머니가 소개해 주는 사람』과 하겠다는 계획을 짜놓았으니까 맘이 편하단다. 과일을 무척 좋아해 어머니가 복숭아며 「토마토」같은 과일을 집에다 끊이지 않게 사다놓는다. 수채화 그리기와 「셰익스피어」연극 보기를 무척 즐긴다. 혈액형은 A, 158㎝의 키, 34-23-33의 몸매. <원(媛)> [선데이서울 72년 7월 2일호 제5권 27호 통권 제 195호]
  • 국내 첫 오페라 공연…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명동 옛 국립극장의 원형은 1934년 일제가 설립한 명치좌(明治座)다. 일본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이었는데 해방 후 미군정 치하에서 국제극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최초의 한국영화 ‘자유만세’(1946년)가 여기에서 상영됐다. 1947년 서울시가 이곳을 시공관으로 운영하면서 연극 등의 공연이 올려지거나 정치 집회시설로 활용됐다. 1948년 국내 최초의 오페라 ‘춘희’가 공연됐고, 이듬해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이해랑 연출로 처음 소개됐다. 가수 현인과 윤복희, 코미디언 김희갑 등도 시공관 무대에서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시공관은 1957년부터 국립극장의 역할을 병행했다. 전란을 피해 대구에 내려가 있던 국립극장은 4년3개월 만에 서울로 복귀해 시공관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1962년 3월 명동국립극장으로 정식 재개관한 뒤 1973년 장충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이곳은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이자 낭만 1번지였다. 국립극장을 중심으로 은성, 포엠, 돌체, 카페떼아뜨르 같은 선술집과 음악다방, 소극장이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기도 했다. 냉방장치가 안돼 여름엔 장기휴관을 해야만 했고, 객석에는 벼룩과 쥐가 돌아 다녔다. 1967년 장충동 국립극장 착공과 동시에 명동국립극장의 매각 계획이 결정되고, 1975년 대한투자금융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극장 기능은 사라졌다. 그러다 1994년 소유주가 기존 건물을 허물고 신사옥 건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화예술인들과 명동상가번영회가 복원 운동에 나섰고, 오랜 설득과 노력 끝에 2004년 정부가 터를 매입해 복원 공사에 착수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예술 명동’ 34년만에 부활

    ‘예술 명동’ 34년만에 부활

    소비 중심지인 서울 중구 명동이 1960~70년대 문화예술 1번지로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1975년 민간 금융회사에 매각되면서 극장 기능을 상실했던 명동 중앙로의 옛 국립극장(시공관)이 34년 만에 복원돼 오는 6월5일 명동예술극장으로 문을 연다.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극장 시설을 공개하고, 향후 극장 운영 방침을 밝혔다. 복원된 명동예술극장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외부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되 내부를 현대식 시설로 개조해 지하 1층, 지상 5층, 객석 552석 규모의 연극 전용 중극장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옛 국립극장의 전신인 명치좌(明治座)는 대지 505평, 연건평 749평의 3층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객석은 820석이었다. 명동예술극장은 무대와 객석간 거리가 최대 16m 이내로 가깝고, 무대를 감싸는 듯한 말발굽형 객석으로 극의 집중도를 높여 연극 공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건물 옥상에 유리벽을 설치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지상 1층에도 카페를 마련하는 등 휴게시설에도 신경을 썼다. 명동예술극장은 연극 전문제작극장을 표방하고 있다. 대관 없이 자체 제작과 공동제작 방식으로 모든 연극 제작에 참여한다. 구자흥 극장장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든 연극은 믿고 볼 수 있다는 신뢰를 얻도록 작품성과 대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명동 국립극장에 올려졌던 화제작들로 개관 페스티벌을 치르고, 내년부터 신진 작가 대상의 ‘창작희곡 발굴 프로젝트’, 중견 연출가들이 참여하는 ‘명연출자 명연극전’, 신진 연출가에게 기회를 주는 ‘상상력 확장 프로젝트’ 등을 통해 극장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계획이다. 개관작은 1969년 공연돼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연극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 이병훈 연출). 축하 공연이란 의미에서 원로부터 젊은 배우까지 함께 어울리고,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극장측은 설명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최은희 등 유명 인사들이 카메오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최인훈 작, 한태숙 연출), ‘밤으로의 긴 여로’(유진 오닐 작, 임영웅 연출), ‘베니스의 상인’(셰익스피어 작, 이윤택 각색·연출)이 무대에 오른다. 개관에 앞서 5월11일 연극인들을 초대해 집들이 행사를 갖고, 전시회와 학술행사도 잇달아 연다. 하지만 명동 국립극장의 복원을 염원해온 원로 연극인들조차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이 점령한 명동 한복판에서 연극 전문공연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상업화, 산업화 바람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때 순수예술인 연극의 부활은 시급한 과제인 동시에 힘겨운 도전이다. 이양희 공연기획팀장은 “일각에서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현 시점은 국내 연극인들과 관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60~70년대 명동 문화예술의 한 축이었던 중장년이 공연문화의 주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오랜 친구인 비키와 크리스티나는 여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내기로 한다. 비키의 친척 집에 묵으며 비키는 카탈로니아에 관한 논문을 준비할 예정이었고, 막 단편영화를 끝낸 크리스티나는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그런데 멋진 외모와 적극적인 성격의 남자 후안을 만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결혼이 코앞인 비키는 낯선 남자로 인해 뒤숭숭한 마음을 잡지 못하며, 후안과 동거에 들어간 크리스티나 앞으로 그의 전처 마리아가 등장한 뒤부터 점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다. 우디 앨런은 뉴욕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대다수 미국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작업할 때, 그는 비행기 타기가 두렵다고 너스레를 떨며 줄곧 뉴욕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초기 시절 이후 거의 고향 뉴욕을 떠난 적이 없던 그에게 변화가 일어난 건 2005년 무렵이다. 영국으로 건너가 세 편의 영화를 내리 찍은 그는 급기야 스페인을 찾아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를 연출했다. 극중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두 단어 ‘낭만과 자유’는 앨런이 왜 그렇게 오래 유럽에 머물렀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단서다. 앨런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은 뉴욕의 신경증 환자다. 겉보기에 상반된 성격인 비키와 크리스티나도 결국엔 그런 인물 중 하나다. 비키가 매사에 신중하고 안정된 삶을 원하며 책임감을 따진다면 크리스티나는 즉흥적이고 모험을 즐기며 쉽게 행동한다. 스스로 신경질적인 인물로 분해 뉴요커의 삶을 대변했던 앨런은 역으로 두 전형적인 도시인을 내세워 그들의 얄팍한 심성을 드러낸다. 솔직하고 사려 깊은 후안과 마리아에 비해 비키와 크리스티나는 가볍고 유치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풍자의 선을 넘지 않는다. 칠순의 노감독은 덜떨어진 도시인을 보며 씽긋 웃는 데 만족한다. 무대 배우들의 입을 빌린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면서 웃음과 눈물을 뽑아낸 것처럼 현대의 셰익스피어인 앨런은 도시인의 속내를 지적이고 유쾌한 대사로 표현해 공감을 얻는다. 그런데 앨런의 영화는 깊은 감동과 주제로 관객의 삶을 뒤흔들 마음까진 없으니, 광대로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극장을 떠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관객을 배려하는 게다. 극중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사는 후안과 마리아가 타인과 맺는 관계는 언뜻 비윤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충실한 앨런의 팬들은 스크린을 보며 그랬듯이 극장 문을 나설 때 한바탕 웃으면서 끝낼 줄 안다. 자연스러운 현장 분위기를 배우들의 뛰어난 앙상블로 연결하는 앨런의 연출력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서도 여전하다.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쳐서 어지간한 찬사로는 모자란다. 게다가 가우디의 건축물, 미로의 미술품 등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의 유혹도 만만찮다(영화를 본 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단 하나의 문제는 한국 개봉 제목의 뜨악함이다. 저 끔찍한 제목을 생각해낸 사람은 반성하길 바란다. 원제 ‘Vicky Cristina Barcelona’, 감독 우디 앨런, 16일 개봉. <영화평론가>
  • 거장의 손에 재탄생한 파우스트

    거장의 손에 재탄생한 파우스트

    이번엔 ‘파우스트’다. 2000년 ‘햄릿’을 시작으로 ‘오셀로’(2002년) ‘맥베스’(2006년)등 일련의 셰익스피어 비극으로 한국 팬을 사로잡았던 리투아니아의 거장 연출가 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가 괴테의 역작을 들고 3년 만에 내한한다. 새달 3~5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파우스트’는 4시간짜리 대작이다. 두 차례 휴식시간을 뺀 공연 시간만 3시간10분. 괴테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파우스트’는 인간의 인식 한계를 뛰어넘어 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악마와 거래하는 노학자 파우스트를 통해 진리와 사랑, 욕망의 늪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본성을 집요하게 파헤친 불멸의 고전이다. 하지만 희곡이 워낙 방대하고, 해석이 까다로운 탓에 좀체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작품이다. 불, 흙, 돌과 같은 자연 물질을 이용해 강렬한 이미지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네크로슈스의 독창적인 연출기법은 이번 공연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무대 한가운데서 제자리를 맴도는 쟁기는 인간 욕망의 부질없음을 은유하고, 거대한 흰색 뼈다귀와 뇌처럼 주름잡힌 밧줄은 육신의 한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눈을 감고 종종걸음으로 앞을 더듬는 파우스트와 자유분방하고 확신에 찬 듯한 아름다운 처녀 마르가레테의 시각적 대비는 괴테의 철학적 사유를 단순명료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네크로슈스는 유럽의 변방 리투아니아를 단숨에 주목받게 만든 연출가다. 셰익스피어와 체호프 작품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유명하다. ‘파우스트’는 2006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됐다. 내한 공연은 리투아니아어로 진행되고,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4만~8만원. (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셰익스피어 실제 얼굴 베일 벗나

    셰익스피어 실제 얼굴 베일 벗나

    4세기 동안 ‘진짜와 가짜 사이’를 분주히 오간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실제 얼굴이 역사의 베일을 벗게 될까. 영국의 한 가문이 셰익스피어의 생전 유일한 초상화를 300년간 소장해 왔다고 밝혀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림을 보관해 온 서레이주 해치랜드의 코브가의 일원이자 미술품 복원가인 알렉 코브가 9일(현지시간) 판독 결과와 증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사실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으나, 세계적인 셰익스피어 전문가이자 옥스퍼드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편집주간인 스탠리 웰스 버밍엄대 명예교수는 이 초상화가 셰익스피어가 46세 때 그려졌다고 판정했다. 작품은 시인이 죽기 6년 전인 1610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초상화는 셰익스피어의 후원자였던 사우스햄프턴 백작이 처음 소유했으나 18세기 초부터 코브가의 컬렉션에서 전해져 왔다. 3세기 동안 이 가문은 그림의 주인공을 알아내지 못했다.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한 것은 소장자 알렉 코브가 2006년 영국 국립초상화박물관의 셰익스피어 전시를 찾으면서부터. 그는 플랑드르미술(16세기까지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발전한 미술) 코브는 화가 코넬리스 얀센이 17세기 초 그린 셰익스피어 초상화를 보고 자택에 있던 신원미상(?)의 인물과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영국 국립초상화박물관의 16~17세기 작품 큐레이터인 타냐 쿠퍼는 “이틀간 두 작품을 비교해 본 결과 매우 흡사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 인물은 또 작가가 묻힌 스트랫퍼드 홀리 트리니티 교회에서 보관 중인 셰익스피어 희곡모음집 ‘2절판 초판본’(1623년판)에 인쇄된 얼굴과도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얀센의 초상화가 셰익스피어가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 연극·뮤지컬 ●리어왕 13~2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과감한 생략과 압축 기법으로 등장인물의 욕망과 갈등, 대립을 극대화했다.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수상작. 셰익스피어 작, 이병훈 연출, 정태화 최용진 등 출연. 1만 5000~3만원. (02)747-5161. ●존경하는 엘레나선생님 12~29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시험답안을 고치려는 학생들과 신념을 지키려는 교사의 대립을 통해 자본주의의 무한경쟁을 비판한 러시아 작품. 김낙형 연출, 길해연 김동현 등 출연. 2만 5000원. (02)744-7304. ●시간에 13일~5월31일 아티스탄홀. 2008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창작뮤지컬상 수상작. ‘시간이동’이란 소재를 새로운 발상으로 풀어냈다. 김병화 작·연출, 윤덕현 권정현 등 출연. 3만 5000원. (02)786-3134. ●주유소 습격사건 12일~6월14일 백암아트홀. 소시민의 애환과 분노를 대변하는 네 남자의 이야기. 스크린 밖으로 뛰쳐나온 라이브음악이 압권이다. 5만~6만원.1544-1555. ■ 국악·클래식 ●명곡으로의 초대, 다섯번째 이야기 12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작품성과 선호도를 두루 갖춘 창작국악곡을 국립국악원 창작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다. 8000~1만원. (02)580-3300.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12일 오후 8시 KBS홀, 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브린의 협연으로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 작품과 만나는 시간. 2만~6만원. (02)781-2242. ●유키 구라모토 ‘당신을 사랑합니다’ 13일 오후 7시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14일 오후 2시30분·8시 예술의전당, 17일 오후 8시 의정부예술의전당.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한국 대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3만~10만원. (02)398-4301. ■ 전시 ●양영순 초대전 4월15일까지 리앤박 갤러리. ‘비밀화원’이란 제목으로 양영순 초대전을 연다. 원색의 꽃들과 나무들을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031)957-7521. ●강유진 개인전 14일~4월5일까지 영은미술관. 영은 미술창작스튜디어에 입주한 작가 7명의 개인전을 강유진 작가를 시작으로 매달 한 번씩 연다. 임지현 유봉상 김영섭 정현영 강영민, 박주욱 박용식 등 순이다. (031)761-0137. ●무브 온 아시아 2009 싱글채널 비디오 아트 페스티벌 11일까지 대안공간 루프.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스리랑카,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10여개국 작가 30여명의 비디오 작품 전시. (02)3141-1074. ■ 대중음악 ●김광진 화이트데이 콘서트-러브레터 14일 오후 6시 마포아트센터 아트맥홀. 4만~6만원.(02)3274-8600. ●바비킴 소극장 콘서트 러브챕터 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4시·7시30분, 15일 오후 6시30분 대학로 SH씨어터. 5만 5000~6만 6000원.(02)512-9496. ●언니네이발관 화이트데이 콘서트-봄의 팝송 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7시 구로아트벨리 2만~3만 5000원.(02)2029-1700. ●YB·크라잉넛·노브레인 등 록스타 페스트 vol.3 13일 오후 7시 롤링홀. 4만원(예매 3만 3000원).(02)325-6071. ●사라 브라이트만 내한공연 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7만 7000~22만원.(02)3141-3488.
  • [대학총장 초대석]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랍어 등 전세계 45개국 언어를 가르치는 대학. 정식 외교관은 물론 해외 공관에서 외교실무를 익히는 재외인턴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 한국외국어대학이다. 외대 발전에 동분서주는 박철 총장을 만나 외국어 교육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어학분야 특장이 있는 대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특성화를 위해 어떤 학사운영을 하는지 들려주시죠. -8학기 중 한 학기는 해외에서 공부하는 7 플러스 1 제도, 이중전공제, 2개 외국어 인증제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7플러스 1 제도를 통해 우리는 1년에 1000명의 학생을 해외로 내보냅니다. 올해는 1500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미국의 브라운이나 예일대는 20~30%의 학생을 해외로 내보냅니다. 우리가 내보내는 1000명도 많은 수준이지만 더 내보내야 합니다. 해외연수에서 인턴십시대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중국어과 교수를 채용할 때도 영어로 인터뷰를 합니다. 이중전공제는 2007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의무사항으로 운영 중입니다. 두 개의 전공을 선택하거나 하나의 전공을 심층학습해야 하는 심화학습을 선택해야 합니다. 두 개의 전공은 각각 하나의 전공을 54학점씩 모두 108학점 수강해야 합니다. 심화학습은 하나의 전공을 75학점 수강해야 합니다. 2개 외국어 졸업인증제는 졸업논문이나 졸업종합시험에 합격해도 2개 이상의 외국어 인증기준을 반드시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외대생이라면 전공에 상관없이 적어도 2개 이상의 외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2007년 이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어가 왜 필요한가요. -소득 3만달러 시대 젊은이들은 영어는 필수로 해야 합니다. 대체로 기업인들이 국제회의를 하면 회의 내용의 절반정도밖에 못 알아 듣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기업과 개인이 생존을 하겠습니까. 영어로 상대방이 “서라. 안 서면 죽인다.”고 했는데 못 알아 들으면 어떻게 되죠? 싱가포르나 홍콩이 만약 중국어를 사용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영어를 사용해서 성공한 것입니다. 지난달 중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2009 새내기 입학축제를 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스페인 등 각국 대사들이 영상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마틴 주한영국대사 축사가 인상깊었습니다. “지금은 영어가 셰익스피어 언어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언어인 만큼 둘 다 습득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포털에서 게임이나 하고 여기에 있는 다양한 지식과 기술은 영어가 안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금·은이 인터넷에 있는데 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를 IT강국이라고 하는데, 활용면에서 보면 가장 IT를 활용 못하는 국가입니다. 외국어대 총장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언어, 특히 영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앞으로 대학별 고사의 3~4개 논제 가운데 하나 정도는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영어논술을 볼 계획이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외국어대는 외국어 특성화대학입니다. 우리말로만 표현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우리 대학의 특성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여러 제시문 가운데 하나를 영어로 냈습니다. 물론 어려운 지문은 아니었고 고교 교육과정 내에 있는 영어지문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 조장과는 무관합니다. 2011학년도부터는 영어제시문에 대한 주제 요약을 영어로 작성하도록 한다든지 영어 표현에 대한 평가를 할 계획입니다. →대입자율화 방향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봅니까. -입시 완전 자율화가 3불제 폐지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은 사회적 반향에 대한 책임을 가지며 우수 학생 유치와 공교육 내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 모두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미 우리 대학교는 수시 모집이 시작되면서 일반 학생 우수자, 외국어 우수자, 특정영역 우수자, 사회배려대상자 등 다양한 분야의 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여 선발하고 있으며, 현 전형을 더욱 계승하고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글로벌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요. -외국어 지식과 전문지식, 그리고 글로벌 문화를 포용하는 자세를 갖춘 사람입니다. 과거에 의대나 법대에 우수인재들이 많이 갔는데 우리나라 의료나 법률서비스가 국제화됐습니까. 다들 서울에만 몰려 있지 않습니까. 영어가 안돼 들어오는 환자도 못 받는 실정이죠. 기업이 3000억달러 수출하는 데 협상 때 외국인 변호사를 고용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죠. 그래서 우리는 로스쿨을 열어 국제전문법조인 50명을 키울 것입니다. 정부가 수백억을 투자해 WCU사업을 하는데 그 10분의1의 예산만이라도 외국어 투자해 쏟아붓는다면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정부가 포인트를 못잡고 있어요. 우리 대학은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해 30-30-30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전체 강의의 30%를 영어 등 원어로 하는 것과 전임교수 중 외국인 교수 비율 30%, 여기에다 밖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교환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30%가 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앞의 두 가지 30%는 달성된 상태입니다. →조기영어교육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3~8세 등 어릴수록 영어는 빨리 배우게 됩니다. 유럽은 국민들이 다 2~3개 언어를 합니다. 우리는 영어 배우는 시기를 초등학교 1학년으로 내려야 합니다. 영어교육은 공교육 내에서 소화가 가능합니다. 유치원 때부터 자녀를 해외로 유학보내야 특목고와 이른바 SKY에 진학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깨야 합니다. 대학의 특성화를 인정해줘야 깨집니다. SKY나 외국어고를 안 가도 외국어 하면 외대, 예술은 홍익대 이런 식이 돼야 하는 것이죠. →행정직 연수 등 행정직 능력 강화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학생이라는 고객을 대상으로 교수는 교육을 서비스하고 행정직원들은 행정을 서비스합니다. 교수뿐만 아니라 행정직원들이 업그레이드돼야 대학이 잘되는 거죠. 그래야 세계적인 대학이 됩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한국어 발음 로맨틱해 공연 맛 살려”

    “한국어 발음 로맨틱해 공연 맛 살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돈 주앙’은 운명적 사랑으로 인해 파멸하는 인간의 비극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에선 잔인하지만 무대에선 더할 나위없이 낭만적인 사랑에 관객은 속절없이 마음을 빼앗긴다. 두 작품의 오리지널 연출가인 질 마으(61)는 “사랑의 끝은 항상 비극”이며, “운명적 사랑을 100% 믿는” 로맨티스트였다. 지난 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돈 주앙’ 한국어 공연과 13일 대구 계명대에서 막올린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보기 위해 내한한 그는 “한국어 발음이 부드럽고 로맨틱하게 들려 공연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돈 주앙’이 프랑스어가 아닌 외국어로 공연되는 건 처음이다. 2006년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 때 보름 만에 3만 5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기록에 힘입어 세계 첫 라이선스 버전을 만들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해부터 한국어로 제작해 전국 순회 공연중이다. ●“시적인 무대 아시아인들 더 친숙한 듯” 3월 국내 공연을 앞둔 중국 뮤지컬 ‘디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고, 마카오에서 상설공연 중인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를 연출한 마으는 안무를 중시하고, 조명과 세트의 독창성을 잘 살리는 예술가로 꼽힌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애크러배틱과 ‘돈 주앙’의 플라멩코춤이 대표적이다. 마으는 “내 언어는 몸의 언어”라고 했다.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그는 1998년 ‘노트르담 드 파리’를 연출하기 전까지 30년 간 자신의 극단에서 실험적인 무용극이나 마임을 주로 했다. 이미지와 은유·여백을 중시하는 그의 무대는 시적인 느낌이 강한데, 마으는 “아시아인들이 이런 느낌에 더 친숙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서 작업기회 갖고파” 마으는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예술을 거의 접하지 못한 채 자랐다고 한다. 반항심 많은 청소년기에 그는 내면의 분노를 표출하려고 연극을 시작했다. 마으는 “그때 예술가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범죄자가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배우로 출발해 안무가, 작가, 그리고 연출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퀘벡은 세계적 공연단체인 ‘태양의 서커스’의 고향이다. 창립자인 기 랄리베르테와 40년 친구인 그는 “퀘벡은 셰익스피어나 몰리에르 같은 오랜 연극 전통이 없는 젊은 도시여서 예술가들에게 어떤 한계나 경계도 없다. 관객과 평론가도 새로운 예술적 실험에 관대한데 이런 분위기가 퀘벡만의 독창적인 예술을 창조하는 토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티스트는 특별한 시선을 가진 관찰자”라고 정의하는 그는 한국에서 작업을 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글ㆍ사진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창극으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창극으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국악으로 꾸민다면 어떤 모습일까. 내달 7~15일 서울 장충단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극으로 변신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날 수 있다. 시대 감각에 맞는 새로운 창극 레퍼토리를 개발하기 위해 2005년부터 기획한 국립창극단의 특별공연 ‘젊은 창극’의 하나로 만들었다. 창극에서 처음 시도되는 번안작으로, 창극도 서양 고전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넘친다. 시대는 서양 중세가 아니라 고려, 장소는 이탈리아 베로나가 아닌 전라도 남원과 경상도 함양이다. 몬테규 가문의 로미오는 함양 귀족 문태규의 아들 로묘, 캐플릿가의 줄리엣은 남원 귀족 최불릭의 딸 주리다. 원작 속 두 가문의 해묵은 원한은 한국에서 지역감정을 근간으로 살아나고 결국에는 화해로 이어진다.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문체를 잃지 않으면서도 판소리 어법에 맞게 구성했다. 국가브랜드 공연 ‘청’의 창극본을 맡은 국립창극단원 박성환씨가 대사를 썼다. 인간문화재 안숙선(60) 명창이 소리작곡을 해 우리 음악극으로 탄생시켰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이현우 순천향대 교수와 연극평론가 김향씨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받았다. 우리 소리와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원문 대사가 가지는 시적인 리듬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곳곳에 전통 문화 요소를 녹였다. 둘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은 가면무도회가 아니라 초가을 백중날의 굿판이다. 굿판 대목에서는 무녀의 제의식과 북청사자 춤, 접시 돌리기와 비슷한 버나 돌리기, 줄타기 등을 구성했다. 연인의 사랑을 이어주던 신부는 무당으로, 사제관은 구룡폭포 근처의 당골 구룡댁 무당집으로 바뀐다. 두 연인이 죽은 뒤에는 씻김굿으로 마무리하는 등 한국적인 색깔이 묻어난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당시의 전통문화를 살리면서도 재미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요소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티켓을 예매하고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린 관객을 선정해 극중 놀이판 대목에서 사랑고백을 할 기회도 주는 특별 이벤트도 준비했다. (02)2280-4115~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열린세상] 겨울방학에 책과 가까워지는 비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겨울방학에 책과 가까워지는 비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겨울은 책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혹자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운운하지만,가을은 하늘도 높고 단풍도 아름다워 책읽기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특히 이번 겨울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혹독한 불황이 예상되므로 괜히 밖으로 돌기보다는 자녀에게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 미래를 위해 여러모로 좋을 듯싶다.오늘은 다가올 겨울 방학을 맞아 서울신문 독자여러분의 자녀들이 긴 겨울 방학 동안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이 글은 부모님이 먼저 읽고 자녀에게 읽어보라고 권하든지,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주시면 고맙겠다. (1) 자녀가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하자.책은 연애와 마찬가지로 남이 가르쳐줄 수 없다.부모가 자녀에게 읽을 책을 골라주는 일은 “너 저 사람을 사랑해라.”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자녀들이 책과 멀어지는 이유의 첫 번째는 어른의 욕심이다.어른들은 주로 유익하게 보이는 책이나 고전을 읽으라고 강요한다.자기는 안 읽으면서.부모들이 종종 자녀에게 “만화 읽지 마라.” “이건 너한테 너무 쉬워.” “이건 너한테 너무 어려워.” 하면서 자녀들의 독서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본다.위인전 읽는다고 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좋은 만화 한권이 인생의 지침이 되기도 한다.그러므로 가장 좋은 독서지도는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책이 많은 곳에 데려가서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다.부모들은 자기 책 읽으면서 가끔 아이가 있는 곳을 쳐다보면 되는 것이다. (2) 책값을 넉넉하게 주자.아이들 책을 사주러 서점에 가거나,아이들이 책을 사러 서점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책값을 좀 많이 가지고 가게 하는 것이 좋다.내 경험으로는 돈을 조금 가지고 가니까 그 중 싼 책을 사게 되고,정작 마음에 드는 책은 손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물론 책값이 넉넉하면 5권을 사서 그 중에 2권은 실패할 수도 있다.그렇지만 실패를 거듭해야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기를 수 있다. (3) 소리 내어 읽게 하자.좋은 문장에는 가락이 있다. 소리내어 읽으면 그 울림이 몸 전체에 퍼진다.미국 대통령 J F 케네디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모두 둘러 앉혀 놓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돌아가면서 소리 내어 읽게 했다고 한다.케네디가(家) 사람들이 명연설가,명문장가인 것은 그 덕분이다.소리 내어 읽으면 글의 음악성을 알게 되고 행복해질 뿐 아니라 자연히 문장도 좋아지게 된다. (4)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어보게 하자.하나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 한 권 가지고는 부족하다.예를 들어 우주(宇宙)나 공룡(恐龍),또는 ‘정원가꾸기’ 등등 어떤 주제라도 한권에만 만족하지 말고 그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비교도 되고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넓고 깊게 되는 순간이 온다.그 분야에 대해 어느 순간 뭔가 확 뚫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그것이 바로 정통(精通)하게 된다는 것이다. (5)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자.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청소년을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책은 듬성듬성 읽을 수도 있고,거꾸로 읽을 수 있고, 읽다가 그만둘 수도 있다.영화나 드라마는 관객을 기다려 주지 않지만 책은 언제나 독자를 기다려 준다.책은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는다. (6) 책읽기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으면 그만두고 그 일을 하게 하자.책읽기보다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강아지와 함께 산보하는 일,가족들과 바닷가에 가서 연을 날리는 일,할아버지 할머니 찾아가는 일.이런 일이 있으면 책읽기를 그만두고 그 일을 하게 하자.우리는 책읽기 위해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인생을 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그것을 혼동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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