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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세계 진출로 더 큰 성공 스토리 만들자/조봉업 유엔거버넌스센터 국장

    [기고] 세계 진출로 더 큰 성공 스토리 만들자/조봉업 유엔거버넌스센터 국장

    우리나라는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1960년대 이후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차근차근 슬기롭게 달성하면서 그 성과로 지난해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동시 충족 국가) 세계 7번째 가입, 무역 규모 세계 8강 진입 등을 이뤄냈다. 앞서 2010년에는 선진국 편입의 실질적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도 가입했다. 우리의 성공 스토리는 세계적 업적이 됐고,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의 발전을 위해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됐다. 우리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발전의 역사와 경험, 자산 등은 유엔 새천년개발목표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는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가들이 당면한 빈곤·질병 타파와 정보 격차 해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역량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러한 현실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 적극 진출하고 공적개발원조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첫째, 정부 운영 시스템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우리는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바레인에서 열린 유엔 공공행정포럼에서는 ‘정부 3.0’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른 나라를 벤치마킹해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시기는 지났다. 정부 운영 측면에서 선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창의적 발상을 통해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 우리는 지구촌 시대의 ‘착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할 때가 됐다. 우리는 6·25전쟁 이후 힘든 시기를 국제사회의 도움을 자양분 삼아 극복했다. 이제는 우리가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을 통해 저성장의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들을 도와주면서 공동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국제기구를 우리 청년들이 진출할 취업시장의 블루오션 분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55개 국제기구에 450여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과소진출국’으로 분류돼 있다. 따라서 우리 청년들이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제2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제2의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배출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수 있다. 한국의 성공 사례는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가 보유한 콘텐츠의 우수성, 한국인 특유의 경쟁력 등은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겸손을 중시하는 문화 탓에 우리 스스로를 낮추고, 압축 성장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발전 경험과 노하우, 우리 젊은이들의 능력과 자질 등은 그 어떤 선진국들도 갖지 못한 독창적이고 우수한 만큼 보다 과감하게 세계로 진출해 더 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류현진 선수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 도전해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고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며 장기적으로 해당 국제기구를 회원국들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
  • 자기야 ~ 출산 공부 같이하자

    “소중한 우리 아기를 위한 교육이라 그런지 1분 1초를 허투루 보낼 수 없어요.” 동작구가 매월 둘째·셋째 주 토요일 보건소 교육실, 동작문화복지센터 다목적실에서 운영 중인 ‘부부동반 출산 교실’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임신부와 배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맑은샘 태아생명학교 송금례 대표 등 전문가들이 영재 태교를 비롯해 기본 산전체조, 태아 마사지법, 혈액순환 운동 등 알짜배기 노하우를 전수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73쌍의 부부가 참여했다. 출산 교실에선 이외에도 올바른 분만법, 산욕기 건강관리, 케겔운동(요실금 예방운동), 골반근육 강화 운동 등 임신부의 건강도 살피고 있다. 청화병원 문화센터 박애선 소장과 맑은샘 태아생명학교 최경화 연구실장은 모유 수유 성공법과 행복한 순산 체조 교육, 덕성여대 안영미 교수는 임신부 영양의 중요성, 태아 두뇌 발달과 영양 등 임신부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건강과 태교에 대한 교육을 펼쳐 임신부들의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작구는 오는 9월과 10월 제3기 부부 출산 교실에 참여할 부부를 모집한다. 출산 교실 10시간 교육을 이수한 구민들을 대상으로 건강부모 자격증도 발급해 준다. 문충실 구청장은 “저출산 극복에 열정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구 보건소(02-820-9431).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지식재산, 창조경제를 담는 그릇/김영민 특허청장

    [기고] 지식재산, 창조경제를 담는 그릇/김영민 특허청장

    최초의 건조방식 음식물쓰레기처리기는 평범한 40대 주부가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그녀는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 2년 만에 시제품을 개발했고, 특허와 디자인을 접목해 ‘냄새 안 나고 예쁜’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탄생시켰다. 지난 2003년 출시된 이 제품은 100만대가 팔리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제는 신축 아파트 부엌의 기본품목이 됐다. 두 아이를 둔 엄마로 직장과 가사일을 병행하던 30대 여성이 걸레질을 좀 더 편하게 해보고자 떠올린 아이디어는 그 유명한 ‘스팀청소기’의 시작이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스팀청소기 특허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미국·중국 등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에 대해 개념이 모호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두 사례는 어려워 보이는 창조경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생겨나게 함으로써 경제를 튼튼히 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창조경제의 취지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창조경제를 만드는 재료라면, 지식재산은 이를 담는 그릇이다. 창조경제를 처음 주창한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를 위한 유통화폐는 지식재산이며, 지식재산이 없는 창조경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라도 이를 특허나 디자인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이란 그릇에 담아내지 못하면 그냥 새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창조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연구개발(R&D)·사업화·시장에 이르는 기업의 ‘가치사슬’과 관련된 생태계가 잘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재산 생태계가 이들 생태계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동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허청은 최근 산업계·학계·관련 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과 목소리를 수렴해 지식재산 기반 창조경제 실현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지식재산 생태계 자체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모든 심사 서비스를 재설계하고, 등록 거절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출원인과 심사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특허를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다. 둘째, 지식재산 생태계와 아이디어·연구개발·사업화·시장 등 타 생태계의 상호 연결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교육 기관과 함께 지식재산에 강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지식재산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혁신할 것이다. 셋째, 지식재산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통해 창조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식재산 정보의 개방·공유 확대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마지막 통찰’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지식재산 기반의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경제를 부흥시킨다면 국민이 행복할 미래가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 소통과 공론화 국책사업 방향 밀양서 찾았다[동영상]

    소통과 공론화 국책사업 방향 밀양서 찾았다[동영상]

    윤상직(57)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가보상안 개편’ 등 굵직굵직한 정책 기조를 밝히면서도 특유의 담담한 말투를 잊지 않았다. →송전탑 건립 문제 때문에 밀양 방문이 잦은데. -경남 밀양시가 이 문제는 외부 세력이 아닌 밀양 안에서 해결한다고 나서 다행스럽다. 취임 후 밀양시 4개 면의 6개 마을을 돌면서 주민들을 만났다. 반대하는 분들이 장관에게 발언 기회도 주지 않아 서운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이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있는 데 놀랐다. 정부가 더 일찍 갈등 해소에 나서지 못한 채 8년을 허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에게 개별적으로 ‘직접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는. -송전탑 관련 지역 주민의 상당수가 칠팔순 어르신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마을 소득증대 사업 등 포괄적 보상은 개인 사정에 맞지 않는다. 20여년 전에 만든 보상체계를 주민들이 피부에 느낄 수 있도록, 또 현실에 맞게 고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책사업에서 ‘사회적 수용성’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미는. -밀양의 주민 갈등을 보면서 그 필요성을 깨달았다. 국가 발전에 따라 사회적 인프라가 많이 갖춰지고, 더불어 주민들의 의식도 높아졌다. 따라서 경제성만 따질 문제가 아니고 지금이라도 정책 방향을 틀려고 한다. 금전적 혜택이란 국민복지 차원에서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다. 앞으로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는 초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부분도 최소화하고, 전력수요지 근처에서 ‘분산형전원’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전력난 해결을 위한 대책은. -8월 둘째주, 셋째주에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 전력수급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국민의 협조가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 스마트그리드 등 선진형 수요관리 시스템을 확대하겠다. 전력 수요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수요관리’를 하도록 하겠다. →전기요금 인상 계획은. -원가에 미달하는 수준이어서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면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요금이 낮은 편이다. 용도별 요금제, 주택용 누진제 등 전기요금 체계개선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부품 비리 등 원전 관리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폐쇄적 조직 문화에서 비롯됐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비리 구조를 뿌리 뽑고, 개방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또 원전 부품업체, 현 심의·인증기관, 한국수력원자력 등 집행 라인 위에 제3의 공적 검증기관을 두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확인하는 시스템을 오는 9월부터 가동하겠다. 현행 한국산업기술시험원 (KTL)에 이를 맡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원전부품 구매개선 위원회’에서 개선안을 짜고 있다. →원전 관련 정책 부처가 여러 곳이라 어려움은 없는지. -산업부가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에 대해 포괄적인 업무를 맡고 있지만 감사는 감사원에서, 기관 평가는 기획재정부에서, 원자력 규제·안전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하다 보니 사각지대가 나온다. 안전은 민간이 포함된 원안위에서 당연히 해야 하지만, 그 부분만으로 원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구매, 평가 등 유기적인 연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에서 관계부처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 주면, 산업부가 총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추진이 지지부진한데. -석탄은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있고, LNG는 비싸다. 신재생 에너지도 추진이 부진한 게 사실이다. 태양광 사업에 고민이 많다. 소규모로 많이 보급하려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데, ‘발전차액지원제’(FIT)는 국가 재정 탓에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대신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 따라 사업자들한테 의무 물량, 구매 물량을 늘려주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견해는. -전임 정부 때에는 양적 성장에 의존하는 자원외교를 펴 왔다. 이 때문에 솔직히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사업도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실사를 했다. 이를 근거로 에너지 공기업이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하도록 유도하겠다. 알짜 사업 중심으로 한 자원개발은 계속된다. →공기업 기관장의 인사 일정과 인물상은. -현재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기업에는 ‘공’(公)자가 있다.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이 기관장에 적합하다는 말이다. 전문성은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고, 산업부는 여기에 덧붙여 혁신성을 강조하고 싶다. →통상 정책을 떠안은 첫 장관인데. -통상 기능을 받아오면서 외교부에서 많은 분들이 왔고, 산업부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장관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직원들이 길을 못 찾을 때 공무원과 관련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함께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 정무적인 판단도 중요한 일이다. 이게 공직생활 31년간 느낀 소회다. 대담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정리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낙동강보 독성 남조류 급증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낙동강 보에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남조류(藻類)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폭염과 4대강 사업 후 강물 흐름이 느려지면서 지난해처럼 남조류가 대량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8일 환경부가 민주당 장하나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보 구간 조류 농도 및 유해 남조류 현황’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구미보의 남조류 세포수는 ㎖당 최고 7362개, 넷째주 창녕함안보는 5016개였다. 특히 창녕함안보는 셋째주 ㎖당 400개를 기록했다가 넷째주에는 10배가 넘는 5016개로 급증했다. 남조류 세포를 분석한 결과 간질환 유발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남조류는 녹조 현상이나 불쾌한 냄새도 유발한다. 정부는 팔당호와 대청호 등에 대해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에 따라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2회 이상 채취했을 때 클로로필-a 농도가 연속 15㎎/㎥ 이상,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개 이상이면 조류주의보,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이고 남조류가 ㎖당 5000개 이상이면 조류경보를 내린다. 장 의원은 “4대강 보로 인해 물의 체류 시간이 많아지면서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남조류와 녹조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보 철거 등 4대강 복원 방안에 대해 시급히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섭 환경부 수질관리과장은 “올해부터 칠곡, 강정고령, 창녕함안 등 3개 보에 대해 독소검사를 하고 있는데 원수에서는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고도 정수처리하는 수돗물에서는 남조류 독소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열린세상] ODA를 한국의 상징으로/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ODA를 한국의 상징으로/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 교수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진자. 이 지역 지방공무원 키웸바(56)의 시계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로고가 빛을 발하며 6시간 빠른 한국 시간을 표시하고 있었다. 작년 6월 국제협력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한국에 초청돼 새마을운동중앙회 등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때의 인상과 감격을 한국 시간 유지로 지속하고 있었다. 교육 동기생 20여명과 함께 우간다에서 한국과 관련된 일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원조가 일으킨 작은 한류였다. 한국은 원조 관련 수원국(受援國)에서 공여국(供與國)이 된 세계 유일의 국가다. 세계 유일이라는 점을 살려 ODA와 결부해 홍보한다면 ODA는 한국의 좋은 상징이 될 수 있다. 한국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2015년까지 국민소득의 0.25% 수준만큼 ODA 규모 확대를 약속했다. 국민소득의 0.14%로 약 15억 5000만 달러(약 1조 7000억원) 규모인 현재도 국내 ODA 사업은 폭발적이다. 여러 대학은 전공을 설치하고 많은 공공·민간 조직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ODA 중심 전후방 연관 산업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전후방 산업의 효과적 활성화는 원조 이상의 국익을 낳을 수 있다. ODA는 수원국의 역사, 정치, 문화, 지리, 자연, 산업 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요구하는 지식·정보 기반 사업이다. 그래서 소수에 의한 개별 사업의 칸막이식 수행보다는 다양한 참여자 간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데 같은 지역에서 많은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수행되고 있지만 칸막이식이어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최근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관계 강화가 예상되는 우간다에서도 가나안농군학교, 국제협력단,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새마을운동본부, 연구재단 등이 협력 중이거나 협력을 모색 중이다. 같은 수원국에서 다수의 기관이 활동할 때는 전략적 접근으로 연계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소통의 장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ODA 사업도 마찬가지다. 현재 OECD 개발원조위원회 24개 회원국이 약 1300억 달러(약 143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나라 어떤 기관이 어느 나라 어떤 대상을 위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수원국과 공여국의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 제안과 아이디어 교환, 성공과 실패 사례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하나의 대안으로 ‘ODA제(祭)’를 생각해 본다. 물론 비밀주의가 팽배한 환경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비밀주의 극복 주장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우선 국내 차원에서 가능한 부문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잘 기획된 영화제가 영화의 전후방 연관산업 종사자 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영화산업을 견인하고 주체국 혹은 도시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것을 종종 본다. ‘ODA제’도 적절한 주체에 의해 잘 조직된다면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첫째, 청년들이 글로벌 활동에 대한 꿈을 품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축제 형식을 통한 열기 제고는 젊은이들의 관심 증가, 국제 활동에 대한 이해 증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ODA 연관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 영화제가 완성된 영화의 거래뿐만 아니라 기획, 제작, 배급, 투자 등 영화 연관 산업 종사자들의 소통을 통해 전후방 산업이 확장되는 기회가 되는 것과 같다. 셋째, 국가 이미지와 관련한 ODA의 정착 효과다. 유명 영화제로 국가의 예술적 이미지를 세계에 부각하듯이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수원국에서 공여국이 된 세계 유일의 한국이 국제ODA제전을 주관할 때 한국과 ODA는 불가분의 관계가 돼 세계에 각인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 이미지가 가져올 부수 효과는 크다. 넷째, 점진적 국내외 참가 확대를 통해 글로벌 ODA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세계 ODA 사업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한국은 이 제전을 누구보다 잘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국가다.
  • 올 출생아 19만명… 8년 만에 최저

    올 출생아 19만명… 8년 만에 최저

    올 1~5월 출생아 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경기 불황 등으로 결혼을 한 사람이 급감한 데다 쌍춘년, 황금돼지해 등의 출산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의 출생아는 19만 3100명으로 2005년 18만 947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었다. 5월 한 달간 출생아는 3만 5700명으로 1년 전보다 9.4%(3700명)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5개월 연속 감소세다. 2006년 19만 3596명이었던 1~5월 출생아 수는 2007년과 2008년 20만명을 넘으면서 출산 붐을 이루었다. 이후 19만명대로 떨어졌다가 2011년과 2012년 20만명을 넘는 두 번째 출산 붐이 일었다. 2000년대 후반에 나타난 두 차례의 출산 붐은 쌍춘년(입춘이 두 번 있어 결혼에 길하다고 알려져 있는 해)인 2006년과 관련이 깊다. 쌍춘년에 결혼한 커플은 2007년 황금돼지해와 이듬해인 2008년에 첫아이를 낳았다. 또 첫아이를 낳은 지 3년 만인 2011년과 2012년에 둘째 혹은 셋째 아이를 출산했다. 특히 쌍춘년 이듬해인 2007년에는 한 해 동안 출생아가 49만 3189명에 달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효과가 올해부터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 경기 악화로 결혼하는 커플이 줄면서 첫아이 출산마저 줄었다는 것이 통계청의 해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1년 32만 9100명이 결혼하면서 이듬해 첫째 아이 출산이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결혼 커플이 2000명가량 줄어 출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혼 적령기도 점점 늦어지는 추세인 데다가 경제적 형편상 출산을 늦추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결혼하는 커플이 올해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 1~5월 혼인은 13만 1700건으로 2009년 13만 591건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출생아수 하락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지난 5월의 결혼 건수가 3만 5700건으로 1년 전보다 11.6% 늘어난 것이 그나마 긍정적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 5월 사망자수는 2만 19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1.4%(300명) 증가했고, 이혼건수는 1만 300건으로 2.0%(200건) 늘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도심 속 자연생태 체험교실 가볼까

    동작구는 방학을 맞아 동작충효길 1코스에서 매월 첫째·셋째·넷째 목요일 유아, 둘째·넷째 토요일 초·중학생 대상으로 자연생태 체험교실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오전 10시~11시 30분 진행한다. 1코스 고구동산길에는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서달산 잣나무길·피톤치드 체험장,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숲속 유치원, 자연학습장 등이 마련돼 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다람쥐, 청설모, 꿩 등 야생동물이 서식해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체험교실은 ‘달마약수터 생태연못’을 시작으로 ‘숲속 유치원’과 ‘야생초 화원’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여러 동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에코가방, 나무피리, 바람개비 등 생태작품 만들기와 광합성 놀이, 피톤치드 마시기 등 체험학습도 곁들인다. 매회 30명 안팎을 선착순 모집한다. 매주 금요일 같은 시간엔 한국워킹협회 전문가와 함께 걷기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생활 속 올바른 걷기 자세, 피톤치드 체험, 체질에 따른 걷기 다이어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주민 누구나 구 공원녹지과(820-1639)나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eoul.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로열 베이비’ 탄생…英 왕실 계승서열도 바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비의 첫 아들이 탄생하면서 영국 왕실의 후계 체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새로 태어난 왕손 케임브리지 왕자는 ‘로열 베이비’라는 애칭대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3대손 직계 장자로서 출생과 동시에 왕위 계승서열 3위를 부여받았다. 현재 왕위 계승서열 1위는 찰스 왕세자, 2위는 윌리엄 왕세손이다. 로열 베이비의 탄생으로 삼촌이자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인 해리 왕자의 서열은 4위로 한 단계 밀렸다. 윌리엄과 미들턴 사이에서 아기가 더 태어난다면 해리 왕자의 서열도 더욱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해리 왕자에 이은 순번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와 직계 가족에게 돌아간다. 앤드루 왕자가 5위, 두 딸인 베아트리스와 유진 공주는 각각 6, 7위가 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셋째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를 비롯한 슬하의 1남 1녀는 뒤를 이어 8~10위의 서열을 부여받는다. 에드워드 왕자가 8위, 세번 자작이 9위, 레이디 루이스가 10위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자녀 서열로는 찰스 왕세자의 여동생인 앤 공주가 앞서지만 왕위 계승 서열에서는 남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이는 장자가 딸이라도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왕실법이 개정됐지만 왕위 승계권은 여전히 아들의 우선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앤 공주의 서열은 11위이고 맏아들과 두 손자가 12~14위, 딸 자라 필립스가 15위를 차지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서울시교육청, 초등 한자교육 지지한다/구창서 전국한자교육총연합 지도위원

    [기고] 서울시교육청, 초등 한자교육 지지한다/구창서 전국한자교육총연합 지도위원

    2학기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한자교육 실시와 관련, 서울신문 7월 18일 자 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의 기고에 대한 반론을 제시한다. 첫째,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말큰사전에 52%, 표준국어대사전에 57.3%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말의 반수 이상이 한자어라는 현실에서 한자교육을 한다면 초등학생들이 반수 이상의 한자어를 쉽게 이해해 생활언어뿐 아니라 교과서 언어를 공부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말 중에 ‘학교’ ‘선생’ 등 생활언어는 한자 한 글자를 모르더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 언어의 90% 이상은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초등학교 자연과목의 ‘양서류’ ‘포유류’를 비롯해 대부분의 교과서 단어들이 한글로 표기돼 있지만 한자 또는 한자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兩棲類’(양서류)는 ‘두 양, 살 서, 무리 류’의 한자만 알면 ‘(땅이나 뭍) 두 곳에서 사는 무리’라는 단어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모양이나 모형을 보여줄 필요가 없고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결코 어린이들에게 짐을 지워주는 것이 아니다. 셋째, 우리 사회는 세대 차이에 따른 언어장벽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세대 간에도 한자의 무지로 인한 언어불통이 심각하다. 최근 친목모임에서 만난 필자와 같은 세대의 한 친구가 六旬(육순)을 환갑으로 알고 있었다. 旬의 한자가 ‘열흘 순’이라는 것만 알았더라도 육순을 환갑으로 착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세대가 이토록 언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세대 간 언어불통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넷째, 현재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정규과정으로 가르치지 않다 보니 학부모들이 학습지·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시키고 있어 오히려 사교육비가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교 학부모의 89%가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찬성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한글세대인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자신의 경험과 사회생활에서 겪었던 불편을 통감하여 한자교육을 원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한자 1800자를 가르치고 있는 한문과목은 선택과목으로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배운 후 공부해야 제대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며, 개인의 필요에 따라 한자를 더 공부할 사람은 알아서 배운다고 하는데 이는 사교육을 조장하는 매우 무책임한 표현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초등학교부터 2136자의 한자를, 심지어 700여개 사립유치원에서 한자를 가르치고 있으며 북한에서도 3000자의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여섯째, 서울시교육청은 2학기부터 시작하려는 한자교육이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교과서에 있는 한자어, 즉 교과서 단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교과서 어휘를 벗어나는 수준의 어려운 한자성어 또는 한문을 가르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한자교육 실시는 학생들이 한자도 한글과 더불어 國字(국자)로서 ‘국자교육=한글교육+한자교육’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초적인 한자도 몰라 교과서 단어의 의미도 모르면서 암호나 기호를 외우듯 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국어의 이해도를 높여 학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SK하이닉스·현대百 등 15곳 청주시 여성친화기업으로 인증

    충북 청주시가 22일 여성 친화 기업으로 선정한 SK하이닉스㈜와 현대백화점 충청점 등 15곳과 인증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4월 시의 여성 친화 기업 공모에 참여한 25곳 가운데 현장실사 등을 통해 여성들을 배려하며 양성평등을 실현한 기업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SK하이닉스와 충북대병원은 육아휴직 사용률이 60%를 넘어 여성들이 상급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직장으로 평가됐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임신을 한 여직원들이 예비 맘 배지를 착용토록 해 동료들과 고객들이 배려하도록 하고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KT충북본부는 자체적으로 첫째와 둘째는 100만원, 셋째는 1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LCD 제조업체인 ㈜지디는 채용이나 보수를 결정할 때 군 가산제를 적용하지 않고, 영화관을 빌려 가족들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참사랑병원은 여성우선주차장을 운영하고 정시 퇴근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시는 이들 기업을 찾아가 양성평등 교육을 해 주고 홍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 - 케리 레이 美인텔캐피털 디렉터 인터뷰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 - 케리 레이 美인텔캐피털 디렉터 인터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10개 중 적어도 1~2개는 성공한다.” 케리 레이(34) 미국 인텔캐피털 인터넷·디지털 투자 부문 디렉터는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실패는 대학 졸업장보다 값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타이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레이 디렉터는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국제경제학 학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벤처 투자업계에 뛰어들어 10여년간 일해 왔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인텔의 벤처투자 법인인 인텔캐피털에는 2011년 합류했다. 실리콘밸리 성공 스토리의 한 축인 벤처 캐피털의 투자 원칙과 생리에 대해 들어 봤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에 관용적이고, 심지어는 실패를 환영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벤처 투자 초기 단계에서는 아주 리스크(위험부담)가 크다. 예컨대 야구에서 당신이 홈런 타자라면 홈런보다 더 많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피할 수 없다.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0개 회사에 투자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이베이처럼 성공하는 것은 1~2개뿐이다. 하지만 나머지 8~9개가 실패하더라도 문제없다. 분산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투자 회수 기간은 어느 정도로 잡나. -평균 펀드 운영 기간은 10년이다. 처음 3~4년, 즉 투자 기간에는 씨를 뿌리고 4~9년 사이 수확을 노리는 게 전형적인 모델이다. →투자 성공률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막 창업한 벤처기업(초기단계)에 대한 투자는 성공률이 낮고 어느 정도 검증된 벤처기업(후기단계) 투자는 성공률이 높다. 초기 단계 투자는 홈런을 목표로 한다. 반면 후기 단계에서는 2루타, 3루타도 괜찮다. ‘고위험 고수익’의 구조다. 초기 단계 투자가 10개 중 1~2개 성공이 목표라면 후기 단계에서는 5~7개의 성공을 목표로 한다. →투자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첫째, 시장성이다.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시장이 얼마나 크고 빨리 성장하는지를 본다. 둘째, 상품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본다. 셋째, 경영진이다. 그들이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본다. 넷째, 투자 계약이다. 기업의 조직을 평가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투자 10년 뒤 수익이 안 나면 깨끗이 포기하나. -사안마다 다르다. 벤처기업은 아이와 같다. 어떤 아이는 빨리 성숙하고 어떤 아이는 대기만성형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대한 인내한다. 물론 때로는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는 게 옳을 수도 있다. →투자를 결정했을 때 초조하지는 않나. -물론 상황이 안 좋을 때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10개 중 1~2개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를 덜어 준다. →투자한 회사가 성공한 순간엔 희열을 느끼나. -그때의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3세, 5세 된 내 아이가 자전거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꾸 넘어지다가 마침내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것을 보는 느낌이랄까. 벤처 기업인은 작은 성공 확률에 기대 오랜 어려움을 뚫고 성공하기 마련이다. 마침내 성공했을 때 과거를 회상하며 “이봐, 우리 4명이 사무실 구석에서 창업했던 것 기억나? 회사를 거의 잃을 뻔한 적도 있었지…”라고 말할 때의 쾌감을 상상해 보라. →한국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30여년 전 미국도 철강과 석유산업 등에서 카네기와 록펠러 등 3~4개 회사가 전체 산업의 90%를 장악하는 등 독점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따라서 독점적 대기업과 경쟁할 만한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한국 정부의 전략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가 벤처에 투자해 돈을 잃을 경우 국민이 기꺼이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시아는 실패에 대한 관용에 인색한 문화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 벤처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이상 벤처 투자 업계에서 일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실리콘밸리는 특유의 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과 같은 큰 회사는 물론 변호사, 금융 등 사업을 위한 기반 조건이 모두 갖춰져 있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으면 영화사와 프로듀서 등이 즐비한 할리우드로 간다. 벤처 창업을 하는 데 실리콘밸리만큼 완벽한 곳은 없다. →창업을 고민 중인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리스크 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젊을 땐 주택담보대출(모기지)도 없고 아이도 없기 때문에 더 큰 리스크를 안을 여력이 된다. 명문대를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와 같은 좋은 직장에 취직해 안정적 삶을 누리는 것과 다른 삶을 사는 것도 가치가 있다.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하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사는 것보다는 가치 있는 일이다. 첫 번째 창업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서 배운 것을 기반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시도를 하면 된다. 실패에서 배우는 게 MBA에서 배우는 것보다 가치 있을 수도 있다. 샌타클래라(캘리포니아주)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이쯤 되면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임성한 극본, 김정호 연출)가 출연 배우 손창민과 오대규를 중도 하차시킨 뒤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수위 높은 대사 등으로 초반부터 ‘막장’ 논란을 불렀던 드라마가 실제 막장 파행 방송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은 물론 제작발표회까지 주요 인물로 참석했던 주연급 배우를 전체 드라마 분량의 3분의1도 채 진행하지 않은 시점에서 작가가 전격 하차시킨 것은 방송가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손창민과 오대규는 주인공 오로라(전소민)의 둘째 오빠 금성, 셋째 오빠 수성 역으로 출연 중이었고 지난 12일 극중 수성이 미국으로 간 아내의 사고 소식을 듣고 형 금성과 함께 떠난다는 설정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해당 방송분은 39회로 전체 120회의 3분의1도 방영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들의 비중은 적지 않았다.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 오로라와 황마마(오창석)를 비롯해 오씨 삼형제와 황씨 세 자매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며 4겹 사돈 성사 여부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둘의 역할이 빠지면서 극의 전개도 갑자기 선회했다.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의 매니저 설설희(서하준)의 비중을 늘리면서 오로라, 황마마와의 삼각관계로 극의 흐름을 급히 틀었다.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이유는 4겹 사돈 논란이다. 손창민의 소속사인 주방옥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제작진으로부터 작가가 4겹 사돈이 언론에서 크게 논란이 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4겹 사돈 설정은 처음부터 시놉시스에 있었던 것이고, 작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항의를 했지만 제작진도 작가에게서 통보를 받은 사안이라며 면목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 파행 방송의 주요 이유로 떠오르는 부분이 제작비 부족 문제다. 이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은 신인이지만 김보연, 박해미, 박영규, 임예진 등 화려한 중견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들이는 출연료가 만만치 않아 중도 하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MBC도 “우리도 작가의 통보를 받은 사안으로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드라마의 제작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오로라 공주는 초반부터 적자를 안고 시작한 데다 생각보다 시청률이 저조해 제작진도 비용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첫째 오빠로 출연 중인 박영규도 하차설이 불거지고 있다. 스타작가의 권력이 무소불위라는 방송가의 메커니즘이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횡포에 가까운 작가의 독단적인 처사에 출연자나 시청자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 황지영(37·주부)씨는 “역할이 작은 캐릭터도 아니고 주요 배우들을 극의 흐름과 무관하게 하루아침에 하차시키는 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제작진의 편의 위주로 흘러가는 방송가의 막무가내 행태가 무례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반만년 역사를 한 학기에 가르치는 파행적 교육법으로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과 한국사 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6·25전쟁을 ‘북침’이라 일컫고, ‘3·1절’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학생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뒤늦게 역사교육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반영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중국과 일본이 촉발시킨 ‘역사전쟁’에 맞서기 위해 한국사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하지만 한국사 수능 필수가 능사일까. 입시 위주 암기식 역사교육이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357시간 교육…中·日보다 적어 더이상 외면받는 과목 방치 안돼” 최근 국가적 이슈가 돼 버린 역사교육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으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매우 기형적인 교육방식과 입시제도에 의해 ‘학교에서 가르치지만 배우지 않는 과목’으로 전락했다. 또 중국·일본과의 역사 갈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소 닭 보듯이 역사 과목을 보고 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중국에서는 애국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중국사가, 일본에서는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과목으로 일본사가 강조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육에 손을 대더니 학생에게 외면받는 한국사를 만들어 버렸다는 현실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중국·일본과 역사전쟁을 한다면서도 현재 시행 중인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 시간을 총 357시간(초등 102시간, 중등 170시간, 고등 85시간)으로 중국(446시간), 일본(375시간)에 비해 가장 적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중이수제’라는 학원주입식 단기 속성 방식이 도입되면서 중·고교에서는 2년에 배울 한국사 내용을 1년 또는 1학기에 몰아서 가르쳤다. 결국 이미 중학생 때부터 한국사는 재미없고 짜증만 나는 과목이 돼 버렸다. 더욱이 한국사는 2005학년도 대입수능 필수에서 선택과목이 되면서 27.7%만 선택하더니 서울대 진학생만 공부하는 과목이 된 이후인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전체 응시생의 7.1%(4만 3918명), 그리고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는 6.7%(4만 243명)가 선택했다. 만일 서울대마저 입시 과목에서 한국사를 제외한다면 한국사는 선택 0% 과목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이는 대입이란 지상목표 앞에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이면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선택받지 못하는 가슴 아픈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는 도중 극소수 학생만이 기초적인 역사 관련 물음에 답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중에 특강이 끝나고 고 3학생이 자신은 서울대를 준비하지 않아 진작 한국사를 포기해 우리 역사를 잘 몰랐는데 1학년 후배가 답을 잘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사를 공부하고 싶어도 서울대에 갈 학생이 아닌 사람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 선택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반면 미국 조기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의 아들은 미국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인 SAT를 준비하면서 미국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우수한 인재가 유학을 가면서 미국사는 열심히 하지만 한국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성장한 ‘우수한 해외유학 인재’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국가 운영에 참여할 때 과연 무엇을 근거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공계 학생들은 더더욱 역사 과목을 접할 길이 없다. 정말 역사가 필요 없는 것일까. 1980년대 철길을 도로로 바꿔 확장하는 공사가 실시됐는데, 일제가 의도적으로 우리 역사 유적을 파괴하고 한반도의 혈맥을 끊기 위해 부설한 철길을 도로로 덮게 됐다. 뒤늦게 이를 알려 주니 당시 지역 국토관리청장이 공사 설계 때 그 내용을 알았으면 유적을 복원한 뒤 도로 방향을 바꿨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5억원이면 될 유적 복원이 이제 1000억원이 넘는 대공사가 돼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역사 지식과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 인문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사 교육 정상화는 대입수능 필수화가 아니면 현실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답이다. 학생들의 부담이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미래의 주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국가 백년을 아니 만년을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 [反] 나인호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시험 위한 역사교육 본질 흐려져…정치·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 얼마 전 여러 언론은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연일 질타했다. ‘3·1절’과 ‘6·25’에 대한 무지, ‘야스쿠니 신사(神社)’의 ‘젠틀맨’(紳士)으로의 오해와 같은 비난이 그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사교육의 강화와 한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정확한 진단에 입각한 타당한 주장일까. 먼저 정량적 기준에서 볼 때 한국사가 경시되고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기를 국사 과목이 서울대 입시를 위한 소수에게 한정돼 대다수의 학생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2012학년도의 경우 사회탐구 영역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12%에 불과했으나, 같은 한국사 계열인 ‘근현대사’ 과목은 45%로 세 번째로 많이 선택된 과목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 지식은 모두 ‘근현대사’에서 가르치는 것들이다. 국사 과목이 외면을 당해 한국사 지식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실과 어긋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사를 모르고는 각종 공무원 시험 및 공기업 시험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해야겠다. 9급 공무원, 경찰 공무원 그리고 소방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다. 또 외무·행정고시에 지원하려면 한국사검정능력시험 2급에 합격해야 한다. 올해부터 중등교원임용시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시험 3급 합격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각종 공기업 시험에서 이 시험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시험 준비를 위한 한국사 교육 및 학습이 더 큰 문제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가 말했듯이 역사란 과거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시험을 위한 역사교육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역사교육 과정에 담긴 이론과 현장 교사들의 교육학적 고민은 시험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제 필연적으로 암기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과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주제를 선택해 심도 있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역사 에세이를 쓰게 하는 유럽 및 미국의 역사교육과 단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주입식으로 교과서의 진도를 끝내야 하는 우리의 역사교육은 결코 같은 것일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사의 수능 필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암기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과 이해 위주의 역사 수업을 주장한다면 이는 공허한 수사학에 불과하다. 셋째, 한국사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외눈박이 역사교육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수능 관련 통계를 한 번 더 언급하자. 불과 8%의 응시자만이 선택한 세계사는 사회탐구 과목 가운데 꼴등을 차지했다.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의 세계사 인식은 쇄국시대에나 걸맞은 수준이다.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일본의 역사교육에서 자국사와 세계사의 비중은 거의 반반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개정 7차 교육과정 이후 ‘세계사 속의 한국사’ 교육의 틀이 갖춰졌다. 그러나 현재 국제 역사학계의 흐름이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 더 나아가 글로벌 히스토리의 패러다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사와 세계사가 더욱 유기적으로 통합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는 목소리 가운데 역사교육을 국가안보와 애국주의, 즉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도구로 간주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현재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한·중·일 삼국의 ‘역사전쟁’은 ‘과거를 현재의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이러한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다. 더 나아가 근래 과열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보자.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위한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기능하는 한 나는 역사교육의 강화에 반대한다. 이런 역사의 과잉은 니체가 말했듯이 현재의 삶을 질곡시킨다. 미래를 향한 창조성과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지금은 콘텐츠산업에 승부를 걸 때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금은 콘텐츠산업에 승부를 걸 때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지난 7월 4일 정부는 ‘창의적 콘텐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 육성 방안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지원하는 창조기반 조성, 창업 활성화 및 창의인재 양성, 글로벌 콘텐츠 육성 및 지역기반 강화,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 조성, 그리고 콘텐츠 육성 거버넌스 구축 등 6개 추진전략으로 구성되었다. 정부는 이 같은 전략 아래 2012년 9200억원 수준인 콘텐츠 펀드 규모를 2017년까지 1조 8200억원으로 확대하고, 콘텐츠코리아 랩 23개소를 설립하는 등 창의적 콘텐츠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나아가 2012년 88조원인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 규모를 2017년엔 120조원으로 키우고, 일자리도 8만명을 늘려 69만명의 고용시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새 정부 들어 모처럼 콘텐츠 분야에서 발 빠른 대응을 보게 되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창의적 콘텐츠산업 육성 방안과 관련하여 다음 몇 가지 사항이 더 고려되면 좋을 것 같다. 첫째, 창조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제작 지원을 위한 투·융자 활성화, 곧 모태펀드 등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창작 원천의 발굴과 창작 및 유통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특히 재정당국은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말로만 떠들게 아니라 제조업을 육성하던 그 의지로 지금보다 다섯 배, 열 배의 재정을 투입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방송사나 네트워크 사업자들을 먹여살리는 것이 콘텐츠임을 삼척동자도 아는 마당에 방송통신발전기금 중 최소한 반 정도는 콘텐츠 진흥 재원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이들 재원을 중심으로 콘텐츠 진흥을 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것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둘째, 정부는 창업 활성화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을 중심으로 산업계를 포함한 학산관(學産官) 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 창작과 창업 공간인 콘텐츠코리아랩은 물론이고 콘텐츠 인력양성 종합지원을 위한 기구를 새로 만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이를 맡겨 산업계와 연계 운영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셋째, 글로벌콘텐츠 발굴과 제작을 위한 노력은 물론 배급·판매를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게임, 영화, 캐릭터 분야에서 기업들이 전방위적 글로벌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세계 시장에서 아직 열세인 우리의 글로벌콘텐츠 제작과 배급을 위해 콘텐츠업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넷째,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간 협력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어야 한다. 콘텐츠 중 디지털콘텐츠를 따로 떼어 미래창조과학부가 관장하는 것은 콘텐츠의 특성을 간과한 기술 위주의 낙후된 조직 편제임을 지난해 11월 29일 자 본 칼럼에서 이미 지적했었다. 그러나 기왕의 편제 아래서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으로 콘텐츠산업 진흥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다. 다만, 지금이라도 디지털이든 아니든 콘텐츠는 창의적 끼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고,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를 뒤에서 지원하는 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가이지 예술을 아는 기술자가 아니지 않은가. 다섯째, 콘텐츠산업은 콘텐츠 창작의 기초가 튼튼해야 지속적인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인력 양성은 단기간에 양성기관을 설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창의적인 학교교육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육성 방안에 학교교육에 관한 전략이 빠진 것은 아쉽다. 내실 있는 콘텐츠 육성을 위해 교육부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콘텐츠산업 육성 방안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간 안에 더 강화된 범정부 차원의 확실한 콘텐츠산업 진흥 계획을 다시 수립하면 좋겠다. 정말 지금은 콘텐츠산업에 승부를 걸 때다.
  • “안전한 결제수단” vs “IT기술 정체”…‘공인인증서 집착’ 13년만에 버릴까

    “안전한 결제수단” vs “IT기술 정체”…‘공인인증서 집착’ 13년만에 버릴까

    “정태영 사장님, 틀렸습니다. 금융회사에서 공인인증서 사용은 반드시 강제되지 않습니다.” 이달 초 트위터에서는 정보기술(IT) 전문가와 금융회사 대표(CEO) 간 작은 설전이 있었다. 30만원 이상 전자상거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은행 거래, 연말정산과 세금납부 등 국세청 업무에 활용되는 공인인증서에 관한 논쟁이다. 2010년 전후 치열했던 ‘공인인증서 사용 강제 규정 폐지 논쟁’의 재점화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에게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없이도 결제가 잘 되는 ‘알라딘’에서 조용필 앨범을 샀다”며 현대카드가 공인인증서 보안을 채택한 탓에 다른 카드를 썼다는 내용의 트위트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정 사장이 “말씀하신 결제방법은 규제상 허용되는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오픈넷의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가 끼어들었다. 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와 오픈넷 홈페이지를 통해 “30만원 이상 결제는 공인인증서가 필수라는 ‘카더라 통신’이 보안업계에서 ‘구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런 오해로 인해 공인인증서 보안체계가 유지되면서 국내 웹 환경이 기형이 되고, 한국의 IT 기술이 정체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법대 교수이면서 IT 분야인 웹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확보, 공인인증서 폐지 운동 등을 하는 오픈넷을 이끄는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1990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연구원과 교수를 지냈는데 2002년 귀국한 뒤 액티브X 보안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한국 인터넷에서 은행 업무와 상거래 관련 업무를 전혀 처리하지 못했던 ‘생활의 불편’이 그를 오픈넷으로 이끌었다. 상거래에 공인인증서를 쓰는 한국만의 표준이 국제 보안 표준과 동떨어진 상황을, 육지와 멀리 떨어져 유일한 종이 많은 덕분에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할 수 있었던 섬에 빗대 ‘갈라파고스 한국’이라고 하는데, 이를 몸소 느꼈던 셈이다. 갈라파고스의 새들이 섬 안에서 독특함을 자각하지 못했듯 국내에서도 공인인증서가 한국의 독특한 보안체계라는 점을 2009년 11월 ‘아이폰’이란 외부충격이 가해질 때까지 자각하지 못했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에는 인터넷브라우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아닌 애플의 ‘사파리’가 깔렸는데, 사파리에서 MS가 만든 보안장치인 액티브X가 가동되지 않았고 공인인증서도 작동되지 않았다. 결국 2011년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며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서 외 보안프로그램을 채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5월 국회에서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발의된 것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 2년 뒤인 현재까지 공인인증서가 여전히 금융회사의 유일한 보안법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5일 “금감원의 인증방식평가위원회를 통과한 공인인증서와 동등한 수준의 보안 기술을 금융회사가 쓸 수 있지만, 2년 동안 한 건의 기술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5월 이종걸·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정부 주도 인증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한층 강화된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2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첫째, PC에 보안프로그램을 깔게 하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체계로 인해 PC마다 악성코드가 난무하고 공인인증서 유출로 인한 금융피해가 빈번하다는 주장이다. 공인인증서 폐지론자들은 지난 2007년 공인인증서 5000여장이 유출되는 등 일단 PC에 깔린 공인인증서를 복사해 유출하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공인인증서 일변도 정책으로 국내 보안기술이 답보 상태라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기술진보 속도가 빠른 IT 분야에서 정부가 특정 기술과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강요할 경우 새로운 기술 등장과 기술 혁신을 저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셋째, 공인인증서 체계에서는 피싱 사기 등 사고 거래의 책임이 개인에게 지워진다는 점이 부당하다는 시각이다. 최근 ‘도난당한 패스워드’라는 웹툰 서적을 발간한 김인성 한양대 교수는 “해외에서 많이 쓰는 암호통신기술(SSL) 방식은 브라우저와 서버 간 통신에서 정보를 암호화해 도중에 해킹을 통해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정보 내용을 보호해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에서는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암호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 측에 책임을 물을 소지가 크다. 반면 PC에 까는 공인인증서 체계를 쓰는 국내에서는 보안 사고가 났을 때 인증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넷째, 공인인증서 관리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됐다. 공인인증서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관리하는 게 적절한지와 함께 최근에는 공인인증서 시장 점유율이 75%인 금융결제원과 관리·감독기관인 금융위 간 유착 의혹도 나왔다. 금융위 출신들이 금융결제원 감사로 가서 3년 동안 10억여원의 보수를 받는 관행 때문이다. 최근 전치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 대학교수 300여명이 공인인증서 폐지를 위한 법률 개정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고,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국회에서 정부 주도 공인인증제 폐지를 약속하며 공인인증서 폐지 논의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13년째 사용 중인 공인인증서 폐기 후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서 대신 다른 보안 프로그램을 받아들일지 역시 불확실하다. ‘공인인증서 없는 세상’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아직 많다는 얘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정부간 협력강화와 계획통합/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정부간 협력강화와 계획통합/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지역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나치게 행정구역 중심의 지역정책, 국가 주도의 지역정책이라 평가하였다. 이는 경제권·생활권 중심의 기능지역과 지방의 자율성과의 연계협력 미흡을 의미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행정구역 중심의 도시·지역계획을 수립해 왔고, 광역시와 주변 시·군 간 협의하에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계획입안권자가 광역시장으로 돼 있어 협력적 계획이라기보다는 대도시 중심의 형식적 계획에 그치고 있다. 또한 과거 지방자치를 앞두고 도농 통합적 행정구역 개편으로 시·군의 공간 통합은 이루었으나 광역지자체의 경우 시·도가 분리된 채로 지방자치가 실시되어 각자 별도로 계획을 수립, 광역적·협력적 접근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별법에 의거한 자원 중심의 광역지역계획이 수립되고 있으나 지방 거버넌스 체계와 재원 확보에 따른 실효성이 미흡한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연계협력과 거버넌스에 기반한 지역정책을 위해 새로운 프레임 설정이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화·광역화·과소지역화에 대한 지역 위계화와 지역 진단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지방 거버넌스 집행 프레임이다. 역대정부의 국가(중앙)집행 프레임은 하향적·경쟁적 조직설계였으나 지방 집행 프레임은 형식적이고 수동적이었다. 셋째는 지역동기 프레임이다. 역대정부가 국가 주도의 지역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지역에서는 창의성이 미흡하고 국가의 정책메뉴에 순응하였다. 지방정부 간 연계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지방정부 간 통합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도시권 형성과 차등지원, 재정 및 추진체계 등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광역시·도는 의무적으로 통합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시·군은 자율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연합계획을 수립하게 하며, 또한 부문별로도 연합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지방정부 간 통합 또는 연합계획 수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토기본법과 국토계획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고 먼저 통합 및 연합계획을 수립한 후 지방정부 간 광역시설과 연계협력사업을 우선사업으로 지정, 차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 간 연계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 및 추진체계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지방정부 간 연합계정 마련, 포괄보조금 확대 등을 통해 연합계획 수립을 위한 재원 확보와 함께 재정배분 시스템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지방정부 간 연합과 협력은 먼저 신 지역화 정책으로 글로벌화·광역화·과소지역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도시권 형성과 지방 거버넌스 체계 구축으로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의 창의와 혁신, 주민 참여 활성화 등 다양한 지역공동체 복원으로 자립적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갈등이 아닌 주민행복지수 증대와 함께 상생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그간의 형식적이고 물리적 연계협력이 아닌, 실질적 네트워크형 연계협력으로 효율과 형평의 조화로운 지역발전이 기대된다.
  • [기고] 정부의 전문대 육성 정책에 대해/고재경 배화여대 영문과 교수

    [기고] 정부의 전문대 육성 정책에 대해/고재경 배화여대 영문과 교수

    최근 교육부가 전문대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실현을 위해 전문대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육성 방안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특성화 전문대 100개 육성을 통한 산업 핵심인력 양성체제 구축이다. 둘째, 수업연한 다양화를 통한 전문대 기능 다변화다. 셋째,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를 통한 산업 분야별 명장 육성이다. 넷째, 직업교육대학 육성을 통한 평생학습기능 강화다. 마지막으로 세계 프로젝트 촉진을 통한 전문대생의 해외 진출 촉진이다. 전문대는 1950년대 초급대로 출발해 1979년 전문대로 승격 개편된 이래 520여만명의 산업인력 양성의 산실이었다. 이렇게 국가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전문대는 일반대의 아류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다행히 현 정부에서 전문대 집중육성 정책을 발표한 것은 만시지탄이나 환영한다. 지식기반산업 및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할 전문대 육성은 시대적 요청이다. 전문대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취업의 질 관리와 평가이다. 교육부는 전문대 특성화 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취업률 8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취업률의 양적 확대를 통해 국가고용률 70% 달성 목표에 전문대학이 앞장서 달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취업의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하다. 개인의 경우도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이 중요하듯 취업률 80% 이상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취업률 지표에만 매달리기보다 졸업생의 산업체 적응 노력을 돕고 그 회사의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 예산도 단순 취업률보다 취업유지율과 취업 후 사후 관리 등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 지원해야 한다. 둘째, 선택과 집중 원칙 기반의 특성화 전문대 선정이다. 현재 139개 전문대 중 100개를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선정해 지원한다면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무늬만 특성화일 뿐 나눠 먹기식 또는 생색내기식 지원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향후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경쟁력 없는 대학은 자연도태된다. 각 전문대는 자생할 수 있도록 특성화 대학으로 변신해야 한다.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만 구조개혁은 물리적 원칙과 화학적 융합을 통한 조정이어야 한다.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구조개혁은 상호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셋째, 수업연한 다양화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주체가 되면서 새로운 지식산업 육성 패러다임의 출현이 요구된다. 과거 1970~80년대 제조업 중심의 숙련노동자 양성이 수출 진흥에 기여했다면 2010~20년대에는 지식산업 중심의 지식창조 인력 양성을 통한 융합·지식 창조산업이 주류를 형성하리라 예상된다.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을 통해 새로운 인력양성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한 상황에서 전문대의 수업연한 다양화는 당연한 시대적 귀결이다. 수업연한을 1~4년제로 다변화시킴으로써 전문대는 기술 및 지식 창조 융복합형 인력 양성을 통해 창조경제 실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고등직업교육 중심 기관으로의 전문대 집중 육성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직업세계가 융복합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전문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중기청과 함께하는 우수기업 열전] 문화 경영으로 직원 잠재력 키우는 평생교육기업 에듀윌

    [중기청과 함께하는 우수기업 열전] 문화 경영으로 직원 잠재력 키우는 평생교육기업 에듀윌

    ‘직원의 행복이 기업 성공의 열쇠다.’ 이런 슬로건 아래 직원을 위해 매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평생교육기업 에듀윌이다. 중소기업청 지원까지 받으며 더욱 빛을 뿜는다. 2006년 1월 첫발을 뗀 ‘책만일’(책을 많이 읽자) 캠페인은 직원 자기계발과 지식축적을 한껏 거든다. 직원 자체적으로 매월 추천하는 도서를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읽고 의견을 나눈다. 이중호 혁신지원팀 주임은 14일 “대학 다닐 때보다 에듀윌에 입사해 더 많은 책을 읽는다”면서 “짬내기 쉽지 않은 직장생활 속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일 뿐 아니라 직원들끼리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관계도 돈독해진다”고 귀띔했다. 2010년 7월부터는 매월 2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두드림 교육’을 실시한다. 잠들어 있는 정신을 깨운다는 의미다. 유명인사를 초빙해 직접 강의를 듣는다. 스타 강사인 김미경 아트스피치 대표와 용혜원 시인 등으로부터 삶과 미래설계, 철학 등을 깨우치도록 돕는다. ‘월삼토’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전 직원이 모여 산행이나 봉사활동, 수험생 응원 등 독특한 이벤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펼쳤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마술공연도 지원했다. 2011년 12월에는 월삼토 행사로 서울 금천 지역 노인 300여명에게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쳤다. 아울러 클래식 타악기 연주단체 ‘아카데미 타악앙상블’이 급식소에서 공연하도록 후원했다. 윤이슬 광고홍보팀 주임은 “월삼토 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무료급식소에서 급식봉사를 했을 때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맛있게 식사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청은 큰 행사 때마다 공연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2011년 워크숍과 송년회 땐 브라스밴드 ‘브라스통’과 타악 퍼포먼스 그룹인 ‘잼스틱’을, 지난해엔 아카펠라그룹 ‘원더풀’과 ‘스티컬쿵쾅’이 직원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최근에는 직원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행사에도 힘을 쏟는다. 일에 집중한다고 해서 가족에게 소홀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가족과 함께하는 에듀윌 무비 데이(Movie Day)’를 서울 구로구 신도림CGV에서 열었다. 지난달에는 서울 마포구 염리생활체육관에서 임직원 및 가족 초청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기도 했다. 신두원 영상개발팀장은 “워크숍이나 송년회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보내는 느낌”이라면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덕분에 가장으로서 체면치레를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에듀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2005년부터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과 대안학교 학생, 탈북 청소년, 소년원생, 미혼모 등 소외계층에게 동영상 검정고시 강의와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 2010년 2월 경기도와 무상교육지원 협약을 통해 5억원 상당의 수강증을 기부했고 서울 구로구와도 저소득층을 위한 검정고시 무상교육 지원 협약으로 4000여만원 상당의 검정고시 온라인 수강증과 교재를 기부했다. 보호관찰 청소년 등에게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 무료 수강권 및 학습교재를 지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강화군 ‘인구 늘리기’ 공무원들은 뒷짐

    인천 강화군이 인구를 늘리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으나 정작 소속 공무원 가운데 30%가량이 인천시내, 경기 김포시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강화군에 따르면 ‘사람이 경제’라는 기치 아래 인구 증가를 위해 귀농 권유, 전입세대 지원, 출산장려금 지급, 기업 유치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군 전체 공무원 656명 중 30%(200여명)가 자녀교육, 생활편의 등을 이유로 외지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에서 강화군으로 발령받은 직원은 인천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본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한 시간 반이면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이 이들의 역내 거주를 강제할 수 없어 공무원들의 타지역 거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강화군의 인구는 2011년 6만 6779명, 2012년 6만 6752명, 올해 6월 말 현재 6만 6463명으로 답보 상태에 있다. 2008년 6만 7387명에 비하면 오히려 조금 줄어들었다. 이러한 인구 정체현상과 주민 노령화로 경제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군의 지방세, 세외수입은 지난해 526억 7900만원이며 이 가운데 공무원 인건비가 435억 6800만원으로 80%를 차지하고 있다.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공무원 월급이 지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월급은 강화군에서 받고 소비는 타지에서 하고 있는 셈이다. 강화군은 직원들의 역내 거주를 독려하고 외지인구 유입을 위해 전입세대 지원, 출산장려금, 유치원 신설, 신규 채용 시 군 거주자 가산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재정여건 등 한계가 많아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는 실정이다. 강화군 재정자립도는 12.9%로 전국 244개 시·군·구 가운데 201위다. 급기야 군은 고육지책으로 ‘출산장려 및 전입지원에 관한 조례’를 고쳐 지난달부터 모든 출생아에게 출산용품 지원비 30만원, 출생장려금 및 양육비로 첫째아 120만원, 둘째아 340만원, 셋째아 840만원, 넷째아 이상은 10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군은 또 강화일반산업단지 등이 정착되면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교육, 의료, 생활편의시설 등이 동반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강화군 관계자는 “타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 상당수는 자녀교육, 배우자 직장 문제 등으로 이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구 증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 대책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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