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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63.7%…보수층도 긍정평가 상승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 63.7%…보수층도 긍정평가 상승

    1년 6개월 만에 다시 60%선 돌파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6주 연속 상승해 1년 6개월 만에 다시 60%선을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대응 호평과 앞으로의 상황 수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5.4% 포인트 오른 63.7%(매우 잘함 40.7%, 잘하는 편 23.0%)였다고 27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5.2% 포인트 내린 32.4%(매우 잘못함 18.4%, 잘못하는 편 13.9%)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0.2% 포인트 내린 3.9%였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018년 10월 셋째주(60.4%)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2018년 9월 넷째주(65.3%)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는 31.3% 포인트로, 2018년 10월 둘째주(긍정 61.9%, 부정 31.4%) 이후 처음으로 30% 포인트를 넘어섰다. 60대 이상·충청권·주부 긍정평가 늘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60대 이상과 대전·세종·충청, 가정주부 등이 국정지지도 상승을 주도했다. 60대 이상에서 지난주보다 긍정평가가 9.8% 포인트(49.4%→59.2%) 올라 상승폭이 특히 컸고, 50대에서 7.8% 포인트(59.3%→67.1%), 40대에서 3.8% 포인트(69.7%→73.5%) 올랐다. 이념 성향별로는 성향을 ‘잘 모름’으로 답한 응답자층에서 긍정평가가 11.1% 포인트(46.6%→57.7%) 올랐다. 보수층에서는 6.5% 포인트(22.9%→29.4%), 중도층에서는 5.6% 포인트(55.5%→61.1%), 진보층에서는 3.1% 포인트(87.1%→90.2%) 각각 긍정평가가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 12.8% 포인트(52.2%·65.0%), 제주 11.0% 포인트(52.9%→63.9%), 부산·울산·경남 9.1% 포인트(51.8%→60.9%), 경기·인천 5.0% 포인트(59.9%→64.9%), 대구·경북 4.3% 포인트(43.4%→47.7%)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직업별로 보면 가정주부 12.0% 포인트(51.3%→63.3%), 자영업 8.2% 포인트(50.1%→58.3%), 무직 6.4% 포인트(52.4%→58.8%), 학생 5.1% 포인트(52.5%→57.6%)에서 눈에 띄게 긍정평가가 늘었다.민주당 52.6%…통합당 28.2%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3주 연속 상승세로 5.8% 포인트 오른 52.6%를 기록했다. 2018년 6월 셋째주 이후 1년 10개월 만에 50%대로 올라섰다. 대전·세종·충청(9.8% 포인트↑, 43.5%→53.3%), 50대(7.7% 포인트↑, 46.2%→53.9%), 이념성향 ‘잘모름’(17.8% 포인트↑, 33.6%→51.4%), 농림어업(21.6% 포인트↑, 29.8%→51.4%)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미래통합당은 0.2% 포인트 내린 28.2%로 4주 연속 30%를 밑돌았다. 보수층(4.6% 포인트↑, 62.0%→66.6%)에서는 결집력이 상승했지만 중도층(3.6% 포인트↓, 31.0%→27.4%)에서는 지지도가 하락했다. 정의당은 0.8% 포인트 내린 5.2%, 새로 조사를 시작한 열린민주당은 3.3%, 국민의당은 1.3% 포인트 내린 3.1%, 민생당은 1.3% 포인트 내린 1.2%였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1.1% 포인트 내린 4.5%였다. 무당층은 6주 연속 한자릿수를 기록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속보] “도쿄 양성 판정률 63% 달해…검사 부족 때문”

    [속보] “도쿄 양성 판정률 63% 달해…검사 부족 때문”

    코로나19가 일본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수도 도쿄도에서 25일 10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도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36명이 됐다. 이런 가운데 유전자 증폭(PCR) 검사 건수가 충분하지 않아 검사를 받은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양성 판정 비율을 일주일 단위로 분석해보니 도쿄의 경우 3월 셋째 주에는 32%가 양성이었는데 4월 셋째 주에는 그 비율이 63%에 달했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양성 판정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도쿄도 담당자는 “감염이 의심스러운 사람, 치료로 연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베스트셀러]TV에 소개된 책 순위 급상승

    [베스트셀러]TV에 소개된 책 순위 급상승

    TV에서 소개한 책들이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로 서점가에 히트작이 줄면서 고전 소설들도 순위에 올랐다. 24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4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에 따르면, 부와 행운의 비밀을 분석한 처세서 ‘해빙(사진)’이 지난주보다 2계단 올라 정상을 차지했다. 아동 만화 ‘흔한남매 4’와 문학동네의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2, 3위로 각각 1계단씩 내려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인기가 여전했다. 민음사(13위), 더스토리(37위), 문학동네(109위) 출간본 등 3종이 종합 베스트셀러에 포함됐다.‘페스트’에 이외에도 조지 오웰 소설 ‘동물농장’ 민음사(130위), 비채(176위) 출간본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 더스토리(22위), 민음사(120위) 출간본도 장기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책은 모두 TV프로그램에 소개됐던 책들이다. ‘지리의 힘’도 2016년 8월에 출간됐지만, TV에서 알려진 후 입소문을 타면서 20위까지 올랐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번역서 3종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TV에 소개된 2종은 새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다음은 4월 셋째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 1. 더해빙(수오서재) 2. 흔한남매 4(아이세움) 3.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 4. 1㎝ 다이빙(피카) 4. 펭수 디 오리지널(EBSi) 5. 녹나무의 파수꾼(소미미디어) 6.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 7.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한국경제신문) 8.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시공사) 9. 내일의 부 1: 알파편(트러스트북스) 10. 타인의 해석 (김영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성 정치지도자들 ‘소통·공감·투명성’… 코로나 위기서도 빛났다

    여성 정치지도자들 ‘소통·공감·투명성’… 코로나 위기서도 빛났다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 확산이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를 겪으면서 정치·경제 지도자의 리더십에 관심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위기에서 국가 지도자가 어떤 결정을 언제 내렸느냐에 따라 사망자 수에서부터 봉쇄 조치 및 경제적 피해 등 각국이 처한 상황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위기의 리더십’에 대한 언론 보도와 리더십 연구 전문가들의 분석 글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여성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이지만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도 성공한 리더로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66)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5년째 재임하고 있는 독일의 최장수 총리인 메르켈과 재임기간이 만 3년이 안 된 아던 총리는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위기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있다.●코로나 극복 희망·배려 담은 대국민 메시지 미국의 CNN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포브스 등 많은 언론은 물론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매킨지 보고서에서도 코로나19 위기와 리더십, 특히 여성 리더십을 다루고 있다. 아던 총리와 메르켈 총리, 차이 총통 이외에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카리브해 네덜란드령 섬나라 신트마르턴의 실베리아 야콥스 총리 등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이들 국가는 여성 지도자의 과감한 결단 덕분에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이동 제한 및 봉쇄 조치 등 공격적인 방역으로 확산을 차단했고, 이제는 미국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보다 일찍 봉쇄 조치를 풀고 경제 회복의 길로 나서고 있다. 독일을 빼고는 대부분 인구가 적다. 뉴질랜드처럼 지리적으로도 유리한 나라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들 리더십의 성공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이들 여성 리더의 공감 리더십과 과학자 자문그룹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투명하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줬다. 경제보다는 생명,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가치 기준도 공통적이다. 무엇보다 소통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위기로 국제적 스타로 부상한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바람직한 소통이 어떤 것인지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와 정부의 대책을 수시로 직접 전했다. 아던 총리는 지난 3월 21일 총리 집무실에서 4단계 대책이 포함된 8분짜리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총리 집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한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아던 총리의 대국민 메시지는 분명하고 구체적이어서 혼선과 불안을 줄였고, 동시에 국민이 겪는 고통에 대한 공감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매일 브리핑을 직접 하지는 않지만 매주 페이스북 라이브로 국민과 소통하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해 왔다. 집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때로는 어린 딸을 재우고 나서 카메라 앞에 앉아 질문에 답하며 위로했다. 자녀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고 싶은 부모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물 표면에 72시간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식이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총리를 지낸 헬렌 클라크는 아던을 ‘타고난 소통가’라고 했다. 아던 총리는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통에 능할 뿐 아니라 지난해 이슬람사원 총기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초기부터 국민에게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주위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이런 공감과 배려의 리더십은 진솔하고 숨김 없는 투명한 국정 운영과 맞물려 4월 초 조사에서 아던 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88%까지 끌어올렸다. ●투명한 국정운영과 맞물려 지지율도 급상승 메르켈 독일 총리의 과묵하고 진지한 리더십도 2008~2009년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 코로바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애틀랜틱, 뉴욕타임스 등은 메르켈 총리의 과학자로서의 경험이 이번 코로나 위기에 대처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언변이 화려하지도, 감성을 자극하지도 않지만 그의 진솔하고 직설적인 소통법과 리더십이 위기에서 오히려 신뢰를 주며 빛을 발하고 있다. 2021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집권 기민당(기독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연패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던 메르켈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이번 코로나 대응을 계기로 반전했다. 지난 2일 공표된 독일 공영방송 ARD 여론조사에서 메르켈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전달보다 11% 포인트 오른 65%까지 올랐다.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 위기 초기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들이 감염 가능성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던 것과 달리 언론 브리핑에서 “독일 인구의 최대 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혀 상황의 심각성을 주지시켰던 기억이 난다. 과학자로서의 경륜과 전문가들의 정책 조언에 근거한 그의 전망은 무게감을 더했다. 그렇다고 신중하고 분석적이며 이성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국민 연설을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는 메르켈 총리가 3월 18일 총리 집무실에서 TV 앞에 섰다. 봉쇄 조치와 국민이 지켜야 할 수칙 등을 발표하면서 2차 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라면서 국민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연대의 메시지와 함께 개인으로서, 지도자로서 한계도 솔직하게 인정해 공감을 일으켰다.●위기 극복 위해선 신속한 결정·대응 중요 미카엘라 케리시 미 하버드대 공공보건학 교수와 에이미 애드먼슨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팬데믹 상황에서 돋보이는 성공한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글을 함께 기고했다. 두 교수는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애덤 실버 미국프로농구(NBA) 커미셔너의 사례를 분석했다. 아던 총리가 코로나 위기에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실버 커미셔너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폭증하기 시작할 즈음인 3월 11일 전격적으로 NBA 경기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그의 선제적 결정은 공교롭게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날 이뤄졌다. 이후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들도 시즌 개막을 미루거나 경기 중단을 잇달아 발표했고, 집단감염을 사전 차단하는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교수는 이번 팬데믹과 같이 위기가 터지면 일반적으로 지도자들은 보다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할 때까지 기다리며 결단을 미뤄 실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또 위기 상황을 축소해 설명하거나 불리한 뉴스는 숨기거나 늦게 공개하고, 기존의 정책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위기 대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긴급한 비상 상황임을 고려해 신속하게 결정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둘째, 투명하게 소통하라고 한다. 셋째,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분초를 다투는 위기 초기에 실시한 대책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시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려다 손도 써보지 못하고 실패하는 더 큰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라고 한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를 겪는 만큼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이는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기업을 비롯해 모든 조직의 지도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리더십 코로나 위기 이후 세계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들 한다. 경기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V자형이냐 U자형이냐 이견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리더십이 축소되고 그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권위적인 지도자들이 위기를 구실 삼아 권력을 강화해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유엔과 WHO 등 국제기구들의 역할과 위상이 추락한 것도 문제다. 코로나 위기에서 빛을 발했던 리더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안양시, 매월 ‘전통시장 가는 날’ 지정 지역 경제 활성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안양시와 산하기관이 나섰다. 시는 코로나19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월 ‘전통시장 가는 날’을 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1기관 1시장 자매결연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산하기관인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이 매월 둘째 주 목요일 호계시장에서 장을 보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안양시자원봉사센터도 전통시장과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창조산업진흥원 임직원들은 둘째주 목요일 점심때를 이용하여 호계종합시장을 찾아 점심을 하고 장을 보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10일 호계중앙시장에 이어 20일에는 박달시장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에 따라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박달시장, 셋째 주 금요일은 호계시장을 각각??전통시장 가는 날로 지정했다. 전통시장을 방문 물품을 구매하고 점심도 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품질 좋은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원산지, 가격표시를 이행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 극복을 위해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 전통상가자금 지원, 수도세를 감면해 주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에서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며“이번 협약이 전통시장의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황성기 칼럼] 멀고 먼 코로나 협력의 길

    [황성기 칼럼] 멀고 먼 코로나 협력의 길

    코로나19가 숱한 과제를 던진다. 첫째,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시민이 지도자를 고를 수 있는 유럽과 미국, 아시아 각국에서 지도자의 그릇된 판단으로 감염자가 폭증하고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있다. 그 책임은 어떻게 물어야 하나. 탄핵하거나 다음 선거에서 낙선시키는 데 그쳐야 하는가. 지역 봉쇄, 전자 팔찌, GPS에 의한 동선 파악 같은 인권 침해와 자유 제약은 어디까지 용인되는가. 인류의 비상 상황이라 입 닥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둘째, 다수가 희생되고 경제를 피폐시켜 지난 세기 두 차례의 큰 전쟁에 버금가는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예방과 퇴치, 신속한 박멸은 현재 의학으로는 불가능한가. 새 바이러스가 몇 년 주기로 출몰할 때마다 70억 인류는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처럼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는가. 셋째, 바이러스에 대한 정복이 가능한 의료 발전 이전이라도 방역, 백신 개발의 국제적 협력과 연대는 과연 가능한가. 첫째, 둘째는 시간이 걸리지만 셋째는 시급하다. 글로벌 보건 협력 체제가 확립돼 있다는 가정을 해 보자.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우한을 봉쇄하고 중국 당국이 자국민 출국을, 여타 국가가 자국민의 중국 여행을 금지시켰다면 지금의 대규모 감염 확산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세계 지도자들이 일제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 실시하고, 입국금지 조치를 관대히 수용하며, 각국이 무기 구입비를 줄여 출자한 가상의 ‘세계백신연구소’가 코로나19 백신을 1년 이내에 개발한다. 꿈 같은 상상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3월 26일 화상 회담을 가지고 코로나19에 대해 “공동의 위협에 연합된 태세로 대응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정보 공유, 역학·임상 자료 교환,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국제 보건 체계 강화도 다짐했다. 하지만 G20 정상이 내건 목표가 와닿지 않는다. 코로나 확산 과정에서 보여 준 WHO의 행동은 느림과 무기력 그 자체였다. 사태 초기 “무역과 이동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눈치를 보더니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미국이 자금 중단 카드를 꺼내 WHO는 최대 위기에 빠졌다. 세계 규모의 보건 협력이 양대 강국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좌초할 판이니 지역별 보건 협력은 말할 것도 없다. 동북아만 해도 그렇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의 보건장관회의는 2007년 시작돼 2012년만 빼놓고 매년 3국을 오가며 열리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3국 공동 과제는 말할 것 없지만 최대 키워드는 감염병이다. 3국 보건장관은 2016년 감염병 협력각서를 만든 데 이어 우한시 당국이 폐렴환자 27명 발생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15일 감염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행동계획에도 서명했다. 하지만 행동계획만 요란할 뿐 올 들어 보인 3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제각각이다. 애초부터 기름과 물 같은 3국의 협력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발원지 우한에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교류를 시도한 적이 있다. 우한연구소는 1500종류 이상의 바이러스 분리주에 바이러스 자원만 11만 7000건을 보유한 중국 최고의 바이러스 연구소다. 이런 연구소에 질본이 연구원 파견을 요청한 것은 박근혜 정권 말기 때다. 질본은 어렵사리 우한연구소의 승낙을 얻어 연구원을 파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방해가 끼어들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들어 한중 보건 교류를 틀어버린 것이다. 질본은 철새가 옮기는 조류독감으로 수백명씩 사망하는 중국 자료를 얻으러 우한연구소에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북한이 방역협력을 거부하듯 정치 논리가 우선하고 역학·임상 자료가 바로 돈인 현실에서 정보의 공유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 봉쇄를 손쉽게 해내는 사회주의 중국과 그렇지 못한 한일, 확진자를 신속히 가려내 격리하는 한국식과 집단면역을 노리는 일본식에서 보듯 코로나19 대처의 한중일 차이와 장벽은 확연하다. 국경봉쇄를 초래한 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한 세계 각국이다. 협력만이 지구 공동체를 지키는 길이란 게 분명해졌지만, 거꾸로 장벽을 세우고 고립주의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도 커졌다. 감염증 예방과 퇴치가 신안보의 핵심이 되는 코로나 이후(After Corona·AC) 나만 살고 보자는 국가이기주의가 충돌하는 살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국 외교가 AC 시대에 존재감을 발휘할지 기대를 해 본다. marry04@seoul.co.kr
  • “진보 프레임 민주당, 진보정당 배제전략 더 확고해질 것”

    “진보 프레임 민주당, 진보정당 배제전략 더 확고해질 것”

    민주노총 탄생과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으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의 문을 연 권영길(79·초대)·단병호(71·3~4대)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신문사에서 마주 앉아 진보정치의 길을 묻고 답했다. ‘노동자 출신 의원이 1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노동자들의 열망을 안고 2004년 국회에 동시에 입성했던 진보정치의 양대 거목인 이들이 언론 인터뷰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다. 권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의당 배제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을 소멸시키겠다는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전 위원장도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진보 원로는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에 의석을 내주더라도 정의당과는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도보수에 가까운 거대 여당의 진보 점유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기에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은 민주당보다 훨씬 선명하고 좋은 가치와 정책으로 차별화된 진보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두 원로의 당부다.-민주당 180석 압승 이유는 무엇인가. 권영길(이하 권) “미래통합당이 만들어준 민주당의 승리지만, 실제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다.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극우 유튜버, 태극기부대, 박근혜만 쫓아다니다 헛물만 켰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면서 얻게 된 승리다. 그럼에도 통합당과 보수언론은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무차별 비난했는데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 정도까지 이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통합당의 전략전술 부재가 만들어 낸 민주당의 승리다.” ●‘586’ 진영으로 모여 새 주류로 보기 일러 -우리 사회의 정치적 주류가 ‘586’(50대가 된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 중심의 진보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단병호(이하 단) “당선자만 놓고 보면 새로운 정치적 주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는데.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정당 득표율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합쳐도 40% 안쪽이다. 정치적 토대가 크게 바뀐 게 아니다. 또 하나는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가치를 중심으로 뭉친 게 아니라 진영으로 모였다는 점이다. 이런 정치적 기반은 언제든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체를 놓고 새로운 주체가 형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민주당이 180석을 기반으로 정말 제대로 개혁정책을 펴고 촛불정신을 구현해 낸다면 새로운 주체가 만들어질 여지는 있다.” 권 “언론환경으로 볼 때는 중대한 변동이 발생했다. 조선·중앙·동아의 여론 주도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 이번 선거를 맞으면서도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카르텔을 맺으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는 조선일보가 프레임을 만들면 모든 언론들이 따라가고 그게 선거판을 지배했다. 이번에도 그런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국민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경남 창원·성산 단일화 거부 보면서 확신 -정의당의 성적이 저조하다.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을 정의당이 받아안지 못한 거 아닌가. 권 “정의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들 임명할 때마다 나온 ‘데스노트’와 ‘조국수호’뿐이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책, 활동 등이 떠올라야 하는데 그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점에서 정의당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단 “민주당의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대한 대응이 상당히 전략적이었다.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경남 창원·성산에 양정철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내려와서 공개적으로 ‘성산을 미래통합당에 넘겨줘도 좋지만 단일화는 못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권 “저는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 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 소멸화 생각이 밑에 깔렸다고 본다. 정의당은 역량의 한계 때문에 민주당과 지역에서 단일화하고, 비례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흡수하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게 완전히 거부됐다. 지역에서 정의당과 단일화하면 비례투표에서 혼선이 생겨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정당 득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나아가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과의 연대를 배제하는 쪽으로 생각한 듯하다.” -정의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단 전 위원장도 진보정치가 통합돼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데 단 전 위원장은 과거 분열 과정의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또 통합이 진행되면 상처만 깊어질 것이라고 보는 현실파다. 나는 그럼에도,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위론자이자 이상파라고 할 수 있다. 통합이 안 되면 살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범진보 진영의 정당으로 규정되는 민주당으로부터 정의당이 배제되는 것을 봤다. 민주당의 태도는 강화되면 강화되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정당들의 통합밖에 살길이 없다.” 단 “민주노총이 항상 노동정치, 진보통합을 말하는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냉정하게 과거 진보정당의 탄생을 복기해 봤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민주노총의 높은 정치사회적 위상, 둘째 노동대중에 대한 지도력과 신뢰, 셋째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진보적 강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다시 통합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를 이야기하고, 그 역할을 자임하고자 한다면 현재도 이 3개 조건을 갖췄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文대통령 ‘일자리 지키기’ 정부가 실천해야 -코로나19 이후 고용위기 전망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일단 문 대통령이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것은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라고 했다. 정부는 대통령이 진단하고 천명한 대로 그대로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정부의 비상논의 틀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용자단체가 말하는 탄력근로제와 쉬운 해고 같은 문제들을 붙이면 안 된다.” 단 “위기 국면에서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이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경총 등 사용자단체는 차제에 노동조건을 확실하게 후퇴시키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정부와 힘을 합쳐 경제위기 대책을 만들어 가면서 노동조건 후퇴를 막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양극화를 축소하고 사회의 평등가치가 확대되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세사업장 노동자 문제 우선 해결을 -사회적 협의기구에 들어가면 임금동결 문제 등 노동이 내줘야 할 것도 있다. 권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계의 참여, 민주노총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처럼 기업단체들의 일방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서는 (이번 협의가) 이뤄질 수 없다. 임금동결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사업장 등 각 기업에 맞는 현실적 방안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단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좀더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면 민주노총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전체 노동자의 80~90%에 달하는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노동운동의 지속적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중소 영세사업장은 대부분 하청구조이기 때문에 재벌이 손을 쓰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앞서 재벌들이 두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 이번에는 재벌에게 충당금을 내라고 하고, 그러면 우리(민주노총)도 영세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한다.” -21대 국회에 새로 들어온 정의당 의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권 “2004년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은 임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단식과 농성을 끊은 적이 없다. 진보정당의 의원직은 정말로 고달픈 자리다. 진보정당 국회의원에게 정치마당은 국회의사당뿐만 아니라 거리도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과 삶의 현장에서 함께 손잡고 분노하고 외치고 눈물 흘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진보정당 의원의 활동이다. 6명밖에 없는 정의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고, 이것이 없으면 정의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고 본다.” 단 “자신이 얼마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고,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통합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이 참 많이 나타나는데, 진보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사언동’(思言動)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진보정치인으로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만큼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말하는 만큼 책임을 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 호찌민이 베트남 혁명투쟁할 때 머리맡에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이라는 주역 경구를 뒀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정의당에 꼭 필요한 자세다.” 정리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권영길·단병호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은 더 확고해질 것”

    권영길·단병호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은 더 확고해질 것”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역사를 연 권영길·단병호‘정의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데스노트’와 ‘조국수호’“민주노총, 과거 진보정당의 탄생을 복기 필요”“진보정치인의 정치 마당은 국회의사당 거리”민주노총 탄생과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으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의 문을 연 권영길(79·초대)·단병호(71·3~4대)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신문사에서 마주 앉아 진보정치의 길을 묻고 답했다. ‘노동자 출신 의원이 1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노동자들의 열망을 안고 2004년 국회에 동시에 입성했던 진보정치의 양대 거목인 이들이 언론 인터뷰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다. 권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의당 배제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을 소멸시키겠다는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전 위원장도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진보 원로는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에 의석을 내주더라도 정의당과는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도보수에 가까운 거대 여당의 진보 점유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기에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은 민주당보다 훨씬 선명하고 좋은 가치와 정책으로 차별화된 진보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두 원로의 당부다. -민주당 180석 압승 이유는 무엇인가. 권영길(이하 권) “미래통합당이 만들어준 민주당의 승리지만, 실제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다.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극우 유튜버, 태극기부대, 박근혜만 쫓아다니다 헛물만 켰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면서 얻게 된 승리다. 그럼에도 통합당과 보수언론은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무차별 비난했는데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 정도까지 이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통합당의 전략전술 부재가 만들어 낸 민주당의 승리다.” 단병호(이하 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불어시민당과 단독과반을 할 것이라고는 봤다.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4년 동안 일을 잘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고 하기는 부족하다. 통합당이 탄핵 이후에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 막판 공천과정과 막말처럼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행태를 보이면서 민주당이 180석까지 획득하게 됐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주류가 ‘586’(50대가 된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 중심의 진보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단 “당선자만 놓고 보면 새로운 정치적 주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는데.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정당 득표율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합쳐도 40% 안쪽이다. 정치적 토대가 크게 바뀐 게 아니다. 또 하나는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가치를 중심으로 뭉친 게 아니라 진영으로 모였다는 점이다. 이런 정치적 기반은 언제든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체를 놓고 새로운 주체가 형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민주당이 180석을 기반으로 정말 제대로 개혁정책을 펴고 촛불정신을 구현해 낸다면 새로운 주체가 만들어질 여지는 있다.” 권 “언론환경으로 볼 때는 중대한 변동이 발생했다. 조선·중앙·동아의 여론주도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 이번 선거를 맞으면서도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카르텔을 맺으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는 조선일보가 프레임을 만들면 모든 언론들이 따라가고 그게 선거판을 지배했다. 이번에도 그런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국민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정의당의 성적이 저조하다.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을 정의당이 받아안지 못한 거 아닌가. 권 “정의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들 임명할 때마다 나온 ‘데스노트’와 ‘조국수호’뿐이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책, 활동 등이 떠올라야 하는데 그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점에서 정의당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단 “민주당의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대한 대응이 상당히 전략적이었다.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경남 창원·성산에 양정철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내려와서 공개적으로 ‘성산을 미래통합당에 넘겨줘도 좋지만 단일화는 못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권 “저는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 소멸화 생각이 밑에 깔렸다고 본다. 정의당은 역량의 한계 때문에 민주당과 지역에서 단일화하고, 비례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흡수하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게 완전히 거부됐다. 지역에서 정의당과 단일화하면 비례투표에서 혼선이 생겨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정당 득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나아가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과의 연대를 배제하는 쪽으로 생각한 듯하다.” 단 “민주당이 ‘어쩌다 진보정당’이 됐다.” 권 “지난 총선 때 정치적 세력의 표현은 ‘민주진보개혁세력’이라고 했다. ‘민주개혁세력’이라고 할 때 민주당이 들어가고 ‘민주진보개혁세력’ 할 때 민주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민주당 스스로도 진보정당 아니라고 했다. 어느 순간에 와서 ‘진보정당의 타이틀이 득이 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민주진보개혁세력’뿐만 아니라 진보정치세력, 범진보라고 표현했다. 이번에도 끊임없이 스스로 범진보세력, 진보정치세력이라고 했다. 진보정당의 아이콘이 되고 싶어하는 생각이 있다.” -정의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단 전 위원장도 진보정치가 통합돼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데 단 전 위원장은 과거 분열 과정의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또 통합이 진행되면 상처만 깊어질 것이라고 보는 현실파다. 나는 그럼에도,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위론자이자 이상파라고 할 수 있다. 통합이 안 되면 살 길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범진보 진영의 정당으로 규정되는 민주당으로부터 정의당이 배제되는 것을 봤다. 민주당 태도는 강화되면 강화되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정당들의 통합밖에 살길이 없다.” 단 “민주노총이 항상 노동정치, 진보통합을 말하는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냉정하게 과거 진보정당의 탄생을 복기해 봤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민주노총의 높은 정치사회적 위상, 둘째 노동대중에 대한 지도력과 신뢰, 셋째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진보적 강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다시 통합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를 이야기하고, 그 역할을 자임하고자 한다면 현재도 이 3개 조건을 갖췄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고용위기 전망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일단 문 대통령이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것은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라고 했다. 정부는 대통령이 진단하고 천명한 대로 그대로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정부의 비상논의 틀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용자단체가 말하는 탄력근로제와 쉬운 해고 같은 문제들을 붙이면 안 된다.” 단 “위기 국면에서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이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경총 등 사용자단체는 차제에 노동조건을 확실하게 후퇴시키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정부와 힘을 합쳐 경제위기 대책을 만들어 가면서 노동조건 후퇴를 막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양극화를 축소하고 사회의 평등가치가 확대되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협의기구에 들어가면 임금동결 문제 등 노동이 내줘야 할 것도 있다. 권 “이번 위기 극복 위해서는 노동계의 참여, 민주노총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처럼 기업단체들의 일방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서는 (이번 협의가) 이뤄질 수 없다. 임금동결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사업장 등 각 기업에 맞는 현실적 방안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단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좀 더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면 민주노총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전체노동자의 80~90%에 달하는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노동운동의 지속적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중소 영세사업장은 대부분 하청구조이기 때문에 재벌이 손을 쓰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앞서 재벌들이 두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 이번에는 재벌에게 충당금을 내라고 하고, 그러면 우리도(민주노총)도 영세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한다. -21대 국회에 새로 들어온 정의당 의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권 “2004년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은 임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단식과 농성이 끊어진 적이 없다. 진보정당의 의원직은 정말로 고달픈 자리다. 진보정당 국회의원에게 정치마당은 국회의사당뿐만 아니라 거리도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과 삶의 현장에서 함께 손잡고 분노하고 외치고 눈물 흘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진보정당 의원의 활동이다. 6명밖에 없는 정의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고, 이것이 없으면 정의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고 본다. 단 “자신이 얼마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고,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통합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이 참 많이 나타나는데, 진보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사언동(思言動)’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진보정치인으로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만큼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말하는 만큼 책임을 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 호찌민이 베트남 혁명투쟁할 때 머리맡에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이라는 주역 경구를 뒀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만가지 변화에 대응해아한다는 의미다. 지금 정의당에 꼭 필요한 자세다. 이창구 정치부장 window2@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프로축구는 이르면 5월 8일 시작

    프로축구는 이르면 5월 8일 시작

    늦어도 5월 15~17일 사이 ‘팡파르’38라운드→27라운드로 축소 유력프로야구가 다음달 5일 개막하기로 한 데 이어 프로축구 K리그도 이르면 다음달 8일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1일 “5월 둘째 주말 K리그가 개막하는 방안을 1순위로 검토하고 있고, 셋째 주말 개막은 2순위 검토 사항”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 초 이사회를 소집해 개막일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 금요일도 포함된다고 말해 이르면 5월 8~10일 사이, 늦어도 5월 15~17일 사이에는 개막할 전망이다. 관계자는 “무관중 개막 의견이 우세하다”며 “향후 관중석을 일부 점진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이 한 달여 연기된 프로야구가 144경기를 단축 없이 전부 치르기로 한 반면 다음달 초 개막하더라도 개막이 두 달 넘게 미뤄지는 프로축구는 경기 수 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기존 38라운드에서 11라운드가 줄어든 27라운드로 진행돼 돌발 변수가 없다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12월 초 시즌이 종료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K리그1은 12개 팀이 22라운드를 펼친 뒤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끼리 분리해서 우승팀과 강등팀을 결정하는 ‘파이널 A·B’로 5라운드를 더 치를 예정이다. K리그2는 10개 팀이 스플릿 라운드 없이 27라운드로 진행된다. 프로축구는 전날 팀 간 연습경기 금지 조치도 해제됨에 따라 23일 인천 유나이티드 대 수원FC, 25일 수원 삼성 대 서울 이랜드 등 각 구단도 차례차례 연습경기 일정을 잡으며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팔순, 내 나이가 어때서… 전국구 꿈, 완전 찐이야

    팔순, 내 나이가 어때서… 전국구 꿈, 완전 찐이야

    중국 만주에서 태어났지만 조선인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북한으로 넘어갔고, 북에서는 중국 태생이라고 차별받아 남한으로 탈출했다. 일제강점과 해방, 분단을 거친 한국 현대사에서 그처럼 곡절을 겪은 이가 한두 명이겠느냐마는, 가수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북에서는 노동당에서 인정받고 남한에서는 가수협회에 등록해 80세인 지금도 매년 수십 차례 행사를 뛰는 현역 가수가 됐다. 하지만 인기가수로 거듭나 한민족에게 신바람을 주고 싶다는 꿈은 놓지 않고 있다. 탈북민 어르신으로 구성된 평양실버예술단 단장으로 활동했으며, 여전히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다는 김병수(80)씨를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김씨는 1941년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구 투먼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애초에 투먼시와 접한 함경남도 온성에서 살았다. 두만강 건너 중국에서 싸리나무를 베어 온성으로 돌아와 장에 팔면서 생계를 꾸렸는데, 여름이 되면 두만강이 녹아 건너가기 어려웠다. 어차피 나무를 해서 살아야 한다면 중국이 낫겠다고 생각해 중국으로 넘어가 결혼하고 김씨를 낳았다고 한다. ●노래 잘하는 학생으로 소문 김씨는 투먼에서 초·중등학교를 다녔는데, 시(市)급인 현(縣)까지 소문난 노래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변변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고 예술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기에 고등중학교 졸업 후 옌지의 재정간부학교에 입학했다. 1962년 학교를 졸업하고 훈춘시 재정국에 배치됐지만 결핵성 늑막염에 걸려 6개월을 집에서 요양해야 했다. 요양을 마치고 재정국으로 찾아갔지만 ‘집에 가라’는 말이 돌아왔다. 김씨가 실직한 당시 중국에서는 ‘반우파 투쟁’이 한창이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조선족들은 ‘조선’을 조국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중국 공산당은 이들을 ‘우파’로 몰며 탄압했다. 직장에서는 잘리고, 조선족 사회는 불안하고, 게다가 “회계는 죽어도 하기 싫었다”는 김씨는 결국 더 나은 삶을 찾아 1965년 혈혈단신 북한으로 넘어간다. 자강도 전천의 기계공장에 배치받아 조립공, 선반공으로 일했다. 회계를 전공해 기계는 전혀 몰랐던 김씨는 남들보다 두세 배 일했다. 입북 4년 만에 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었다. 김씨는 북한에서도 끼를 감출 수 없었다. “입당 후 작업반장에 임명됐는데 선전선동 업무도 겸해야 했어요. 아침조회 때 직원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치고 신문을 독보했는데 내 시간이 됐죠. 기념일이나 연말에는 김일성·김정일 사상을 공부하고 노래·춤 등으로 표현하는 직장별, 군(郡)별 경연대회가 있어요. 그 대회에서 우리 작업장, 공장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공장 간부들이 알림판에 ‘공부하려면 김병수처럼 하라’고 써 놓기도 했답니다.” ●선전선동 업무서 끼 발휘… 예술단 등서 스카웃 제의도 예술단이나 선전단체로 옮길 실력은 됐지만 중국 태생이라는 꼬리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공장에서 나와 같이 노래 부르던 사람들이 예술단이나 선전단체로 갔고, 나도 갈 수 있었는데 공장 간부가 잡더라고요. 내가 일을 잘해서 잡기도 했겠지만, 중국 태생이라는 점 때문에 선전선동 전문단체로 안 보낸 것 같아요.” 당시 북한에서는 중국 태생들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고 한다. “1970년대 공장에 근무하며 대학을 다녔는데 4학년 올라갈 때쯤 중국 연고자들은 높은 지위에서도 해임되고 평양에서도 쫓겨났죠.” 김씨는 공장에서 선전선동 업무를 통해 끼를 펼칠 수 있었으나 전문 가수의 꿈은 그만큼 더 커져 갔다. 1990년 전국 선전선동원대회와 전국 선전선동경연대회에 김씨의 공장이 참가할 수 있게 되자 김씨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김씨는 공장의 전문선동원은 아니었지만, 50세의 나이에도 노래와 춤을 독보적으로 잘해 참가 자격을 얻었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해 선전선동원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전문 가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김씨의 팀은 경연대회 3등에 올랐으나 그만 선전선동원대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너무 분해서 공장 당비서에게 찾아갔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당 비서가 그러더라고요. 중국 태생이라 그랬다. 반항도 못 했어요. 해 봐야 욕이나 더 먹겠죠. ‘여기서 더는 살 필요가 없다. 이 치욕을 나는 참을 수 있어도 자식들 보기 부끄러워서 못 견디겠다’고 생각했죠.”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탈북길 가수의 꿈도 좌절되고, 노래를 부를 의욕도 꺾인 김씨에게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은 탈북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1996년 첫째 딸과 첫째 사위, 손자와 함께 탈북길에 올랐다. 전천에서 함경남도 함흥까지 12일 동안 산길을 걷고 함흥에서 온성까지 기차로 이동한 뒤 온성에서 두만강을 헤엄쳐 투먼으로 가는 험난한 장정이었다. 중국에서도 고난은 계속됐다. “둘째 딸이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다 겨우 풀려나자 결국 가족들을 데리고 남한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탈북민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거쳐 2001년 남한에 온 김씨는 당시 61세라 마땅한 직업을 가지기 어려웠다. “탈북민 모임에서 주최하는 노래 경연대회를 알게 돼 참가했고, 북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탈북민과 만나게 됐죠. 그와 소규모로 탈북민 예술단을 결성하고 공연을 다녔는데 당시 남북 관계가 좋아서 그랬는지 탈북민 공연도 인기가 높았죠.” 김씨와 그의 예술단은 많을 때는 한 해 300여 차례 공연을 했다. 북한에서 무용을 전공한 첫째 딸과 어려서 풍금에 소질을 보였던 셋째 딸도 같이 예술단 활동을 했다. 김씨의 딸들은 지금도 활발히 공연을 하고 있다. 탈북한 지 2년 만에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남인수가요제에 참가해 특별상을 받고 가수협회에 등록까지 해 정식 가수가 됐다. “탈북 후 탈북민 교육을 위한 하나원에 입소했을 때 ‘직업과 진로’라는 강좌를 들었는데 내가 남한에서 가수가 되겠다고 하니 강사가 ‘60대 늙은이가 어떻게 가수가 되겠나’라고 웃더라고요. 가수협회 등록하고 그 강사에게 전화해서 가수가 됐다고 말했죠.” ●주종목은 전통가요… 트로트 열풍 부니 해 뜰 날 있겠죠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2011년 71세 나이에 슈퍼스타K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3차 예선에서 떨어졌다. “TV에서 슈퍼스타K 지원자를 모집한다는데 1~99세까지 가능하다고 해서 지원했죠. 1, 2차 예선을 통과하고 코엑스에서 열린 3차 예선에 들어갔는데 심사위원으로 윤종신, 이효리, 길이 앉아 있었어요. 윤종신씨가 ‘아버님이 노래는 잘 부르시는데 이번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고 해 속으로 울컥했죠. 1~99세는 모두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실 30대 미만의 전도유망한 사람을 찾는 거라 생각했어요. 다만 이효리씨는 ‘저와 방송 같이해 보지 않겠나’라고 했는데 그때 대답을 못 했어요. ‘좋다’고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김씨는 2013년 평양실버예술단을 조직했고 지난해에도 50여 차례 공연을 소화했다. 80세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목소리를 위해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렸을 땐 담배를 피웠는데, 북한 공장에서 선전선동 업무를 맡고 노래를 부를 때부터 술 줘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웠어요. 경연한다고 하면 감기 안 걸리도록 각별히 신경 썼고요. 남한에선 목을 부드럽게 한다며 생달걀을 먹던데 북한에서는 달걀을 기름에 풀어 볶아서 먹어요. 목소리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게끔요.” 김씨의 주종목은 전통가요다. 9년 전 슈퍼스타K 때는 ‘콘셉트가 맞지 않는다’며 탈락했지만,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는 2020년 그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탈북민 예술단에서 활동하는 딸이 ‘아버지, 지금도 ‘막걸리 한 잔’ 부르면 영탁(트로트 가수)이보다 더 잘 부르고 소리도 더 맑으세요’라고 한답니다. 아직도 높은 음도 다 냅니다. 이 나이에 노래 부르고 춤추면 어르신들도 힘이 날 테고, 어르신들이 힘이 나야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죄다 온라인으로 해야 해서 딸의 손을 빌려야 하는데 떨어지면 창피하다고 안 해 줘서 걱정입니다. 하하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팔순 내 나이가 어때서… 전국구 꿈 완전 찐이야

    팔순 내 나이가 어때서… 전국구 꿈 완전 찐이야

     중국 만주에서 태어났지만 조선인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북한으로 넘어갔고, 북에서는 중국 태생이라고 차별받아 남한으로 탈출했다. 일제강점과 해방, 분단을 거친 한국 현대사에서 그처럼 곡절을 겪은 이가 한두 명이겠느냐마는, 가수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북에서는 노동당에서 인정받고 남한에서는 가수협회에 등록해 80세인 지금도 매년 수십 차례 행사를 뛰는 현역 가수가 됐다. 하지만 인기가수로 거듭나 한민족에게 신바람을 주고 싶다는 꿈은 놓지 않고 있다. 탈북민 어르신으로 구성된 평양실버예술단 단장으로 활동했으며, 여전히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다는 김병수(80)씨를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씨는 1941년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구 투먼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애초에 투먼시와 접한 함경남도 온성에서 살았다. 두만강 건너 중국에서 싸리나무를 베어 온성으로 돌아와 장에 팔면서 생계를 꾸렸는데, 여름이 되면 두만강이 녹아 건너가기 어려웠다. 어차피 나무를 해서 살아야 한다면 중국이 낫겠다고 생각해 중국으로 넘어가 결혼하고 김씨를 낳았다고 한다.  김씨는 투먼에서 초·중등학교를 다녔는데, 시(市)급인 현(縣)까지 소문난 노래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변변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고 예술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기에 고등중학교 졸업 후 옌지의 재정간부학교에 입학했다. 1962년 학교를 졸업하고 훈춘시 재정국에 배치됐지만 결핵성 늑막염에 걸려 6개월을 집에서 요양해야 했다. 요양을 마치고 재정국으로 찾아갔지만 ‘집에 가라’는 말이 돌아왔다. 김씨가 실직한 당시 중국에서는 ‘반우파 투쟁’이 한창이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조선족들은 ‘조선’을 조국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중국 공산당은 이들을 ‘우파’로 몰며 탄압했다. 직장에서는 잘리고, 조선족 사회는 불안하고, 게다가 “회계는 죽어도 하기 싫었다”는 김씨는 결국 더 나은 삶을 찾아 1965년 혈혈단신 북한으로 넘어간다.  자강도 전천의 기계공장에 배치받아 조립공, 선반공으로 일했다. 회계를 전공해 기계는 전혀 몰랐던 김씨는 남들보다 두세 배 일했다. 입북 4년 만에 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었다.  김씨는 북한에서도 끼를 감출 수 없었다. “입당 후 작업반장에 임명됐는데 선전선동 업무도 겸해야 했어요. 아침조회 때 직원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치고 신문을 독보했는데 내 시간이 됐죠. 기념일이나 연말에는 김일성·김정일 사상을 공부하고 노래·춤 등으로 표현하는 직장별, 군(郡)별 경연대회가 있어요. 그 대회에서 우리 작업장, 공장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공장 간부들이 알림판에 ‘공부하려면 김병수처럼 하라’고 써 놓기도 했답니다.”  예술단이나 선전단체로 옮길 실력은 됐지만 중국 태생이라는 꼬리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공장에서 나와 같이 노래 부르던 사람들이 예술단이나 선전단체로 갔고, 나도 갈 수 있었는데 공장 간부가 잡더라고요. 내가 일을 잘해서 잡기도 했겠지만, 중국 태생이라는 점 때문에 선전선동 전문단체로 안 보낸 것 같아요.”  당시 북한에서는 중국 태생들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고 한다. “1970년대 공장에 근무하며 대학을 다녔는데 4학년 올라갈 때쯤 중국 연고자들은 높은 지위에서도 해임되고 평양에서도 쫓겨났죠.”  김씨는 공장에서 선전선동 업무를 통해 끼를 펼칠 수 있었으나 전문 가수의 꿈은 그만큼 더 커져 갔다. 1990년 전국 선전선동원대회와 전국 선전선동경연대회에 김씨의 공장이 참가할 수 있게 되자 김씨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김씨는 공장의 전문선동원은 아니었지만, 50세의 나이에도 노래와 춤을 독보적으로 잘해 참가 자격을 얻었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해 선전선동원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전문 가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김씨의 팀은 경연대회 3등에 올랐으나 그만 선전선동원대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너무 분해서 공장 당비서에게 찾아갔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당 비서가 그러더라고요. 중국 태생이라 그랬다. 반항도 못 했어요. 해 봐야 욕이나 더 먹겠죠. ‘여기서 더는 살 필요가 없다. 이 치욕을 나는 참을 수 있어도 자식들 보기 부끄러워서 못 견디겠다’고 생각했죠.”  가수의 꿈도 좌절되고, 노래를 부를 의욕도 꺾인 김씨에게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은 탈북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1996년 첫째 딸과 첫째 사위, 손자와 함께 탈북길에 올랐다. 전천에서 함경남도 함흥까지 12일 동안 산길을 걷고 함흥에서 온성까지 기차로 이동한 뒤 온성에서 두만강을 헤엄쳐 투먼으로 가는 험난한 장정이었다. 함흥에서 첫째 딸 가족이 보안대에 붙잡혀 김씨는 홀로 투먼에 있는 여동생 집에 갔다. 다행히 첫째 딸 가족은 보안대로부터 풀려나 김씨를 뒤따랐고, 6개월 후 김씨의 다른 가족들도 탈북에 성공해 중국에서 상봉했다.  중국에서도 고난은 계속됐다. “공안들이 탈북민을 색출한다며 불시에 검문하는 통에 늘 불안에 떨며 살았죠. 둘째 딸이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다 겨우 풀려나자 결국 가족들을 데리고 남한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탈북민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거쳐 2001년 남한에 온 김씨는 당시 61세라 마땅한 직업을 가지기 어려웠다. “탈북민 모임에서 주최하는 노래 경연대회를 알게 돼 참가했고, 북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탈북민과 만나게 됐죠. 그와 소규모로 탈북민 예술단을 결성하고 공연을 다녔는데 당시 남북 관계가 좋아서 그랬는지 탈북민 공연도 인기가 높았죠.”  김씨와 그의 예술단은 많을 때는 한 해 300여 차례 공연을 했다. 북한에서 무용을 전공한 첫째 딸과 어려서 풍금에 소질을 보였던 셋째 딸도 같이 예술단 활동을 했다. 김씨의 딸들은 지금도 활발히 공연을 하고 있다.  탈북한 지 2년 만에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남인수가요제에 참가해 특별상을 받고 가수협회에 등록까지 해 정식 가수가 됐다. “탈북 후 탈북민 교육을 위한 하나원에 입소했을 때 ‘직업과 진로’라는 강좌를 들었는데 내가 남한에서 가수가 되겠다고 하니 강사가 ‘60대 늙은이가 어떻게 가수가 되겠나’라고 웃더라고요. 가수협회 등록하고 그 강사에게 전화해서 가수가 됐다고 말했죠.”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그는 2011년 71세 나이에 슈퍼스타K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3차 예선에서 떨어졌다. “TV에서 슈퍼스타K 지원자를 모집한다는데 1~99세까지 가능하다고 해서 지원했죠. 1, 2차 예선을 통과하고 코엑스에서 열린 3차 예선에 들어갔는데 심사위원으로 윤종신, 이효리, 길이 앉아 있었어요. 윤종신씨가 ‘아버님이 노래는 잘 부르시는데 이번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고 해 속으로 울컥했죠. 1~99세는 모두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실 30대 미만의 전도유망한 사람을 찾는 거라 생각했어요. 다만 이효리씨는 ‘저와 방송 같이해 보지 않겠나’라고 했는데 그때 대답을 못 했어요. ‘좋다’고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김씨는 2013년 평양실버예술단을 조직했고 지난해에도 50여 차례 공연을 소화했다. 80세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목소리를 위해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렸을 땐 담배를 피웠는데, 북한 공장에서 선전선동 업무를 맡고 노래를 부를 때부터 술 줘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웠어요. 경연한다고 하면 감기 안 걸리도록 각별히 신경 썼고요. 남한에선 목을 부드럽게 한다며 생달걀을 먹던데 북한에서는 달걀을 기름에 풀어 볶아서 먹어요. 목소리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게끔요.”  김씨의 주종목은 전통가요다. 9년 전 슈퍼스타K 때는 ‘콘셉트가 맞지 않는다’며 탈락했지만,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는 2020년 그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탈북민 예술단에서 활동하는 딸이 ‘아버지, 지금도 ‘막걸리 한 잔’ 부르면 영탁(트로트 가수)이보다 더 잘 부르고 소리도 더 맑으세요’라고 한답니다. 아직도 높은 음도 다 냅니다. 이 나이에 노래 부르고 춤추면 어르신들도 힘이 날 테고, 어르신들이 힘이 나야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죄다 온라인으로 해야 해서 딸의 손을 빌려야 하는데 떨어지면 창피하다고 안 해 줘서 걱정입니다. 하하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엎친 데 덮친’ 정유·건설·조선업 직격탄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올 수도”

    ‘엎친 데 덮친’ 정유·건설·조선업 직격탄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올 수도”

    정유업계 정제마진 5주 연속 ‘마이너스’ 조선·건설업도 수주절벽 위기에 초긴장 원달러 환율 급등·코스피 장중 1840선 후퇴국제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초저유가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정유, 건설, 조선업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발(發) 수요 급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미국 등이 석유 패권을 놓고 ‘치킨 게임’까지 계속되는 만큼 초저유가의 장기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37.63달러로 거래를 끝내자 국내 정유사와 건설사, 조선사 등은 향후 이어질 충격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유가가 실적과 직결되는 정유업계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정유사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정제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은 4월 셋째 주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코로나19와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쇼크에 가까운 초저유가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과 건설업은 수주 절벽의 위기에 놓였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동남아 등으로 수주 다변화를 하고 있지만 아직 중동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게 사실”이라면서 “수주 절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4년부터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예전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수주를 못 하면 2~3년 뒤 일거리가 줄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초저유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으로 수요가 살아날 때까지는 초저유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원유 재고가 2주 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 비정상적인 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쓰러져 가던 미국 북부지역 셰일가스 업체들의 회사채를 사들이기로 한 것도 초저유가를 부채질할 요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 등으로 전 거래일보다 9.2원 급등한 122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도 김 위원장과 관련한 미국 CNN 보도가 나오자 장중 1840선까지 밀렸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18.98포인트(1.00%) 하락한 1879.3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9.05포인트(1.42%) 내린 628.77로 종료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방역당국의 헌신, 국민 협조로 확진자 한자리 수로 떨어져 4대 밀집시설 제한 완화는 나라면 동의 안했을 것 긴장의 끈 늦추지 말고 방역의 생활화 실천해야 일본 코로나 확산 안 되는 이유 찾기 어려워 겨울철 2차 유행기 가능성 있어 대비해야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21일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9명으로 이제까지 확진자는 1만6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역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의 협조로 여기까지 왔지만 너무 해이해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소는 정부가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강력 권고를 해제한 데 대해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9일 정부가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되 종교시설, 학원 등 종교시설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완화를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제한 완화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만 하필이면 실내 밀집시설을 완화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유흥시설, 실내 체육관, 학원 등이 완화 대상인데 사실 이들 시설이 제일 취약하다. 질병관리본부가 동의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기가 잘 통하는 시설들은 유연하게 하되, 실내 밀집시설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 구체적 지침을 줬어야 했다. 학교가 개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원을 열어주는 것은 방역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Q. 21일 신규 확진자는 9명이다. 정부가 말한 신규환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불명확 5% 이하가 사실상 열흘 이상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A. 굉장히 잘 되고 있다. 방역 당국이 하고 있는 일에 국민의 협조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만일 실패했다면 셧다운, 록다운 등의 통제를 해야 하는데, 잘 하고 있다. 일본의 호흡기 의사와 얘기를 했는데 한국 따라서 일본도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Q. 지금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A. 너무 해이해지면 안 된다. 방역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종식될 때까지는 방역을 생활화하자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들도 위생수칙을 생활화하고 코로나가 끝나도 계속 지켜야 할 것이다. 기침 예절이나 손씻기는 평생 지켜야 할 일이다. Q. 코로나19 재양성 사례가 사흘 전까지 163건 나왔다. 재양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A. 요인이 여러가지 있다. 첫째, 완전히 음성이 되기 전에 죽어가는 바이러스를 찾아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을 찾는 것이 검사이다. 음성 판정을 일찍 내리기 위해 예민한 바이러스를 다시 검사해 양성으로 판정난 것이라 본다. 둘째는 개인의 면역이 바이러스를 밀어내다가 손상을 입고 몸 안의 바이러스가 다 못 나간 경우이다. 이런 것은 심각하다. 셋째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드물지만 B형 간염, C형 간염처럼 만성 보균자가 되는 것이다. 넷째가 재감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또 걸린 것이다. 질본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Q. 이웃나라 일본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가리는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는 공격적인 한국 방식에 비해 일본은 검사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갔다. 일본 정부의 의료 붕괴를 우려한 이런 소극적 검사 방식이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A. 한국이 성공한 이유가 검사를 많이 해서 확진자를 잘 찾아낸 것이다. 일본은 시기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진단키트를 잘 못 만드는 실패를 저지르고는 정부에서 결국은 민간으로 넘겼다. 일본은 확산이 안 되는 이유를 못 찾을 정도다. 사회적 거리를 잘 지켜 운 좋으면 이 사태를 키우지 않고 덮을 수 있겠지만 도쿄, 오사카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을 보면 대량 발생 없이 지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 Q. 코로나19 백신이 내년이나 되어야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이 나오기까지 우리 사회는 어떤 대응을 하는 게 옳은가. A. 방법이 없으니까 마스크 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늘 강조하지만 핵심은 개학이다. Q.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편향된 정책을 편다면서 정책 검증이 끝날 때까지 지원금을 중단시킨다고 했다. 미국의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WHO의 주 임무가 사회개발이 덜 된 국가에 지원하는 것인데 이게 줄어들 우려는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나라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조치는 WHO 지나친 정치행보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이라고 본다. WHO는 정말 잘 못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때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큰 위기를 겪더니 지카 바이러스에는 과하게 대응했다. 지금의 코로나에는 너무 늦게 나섰다. 7~8년 사이 3건이 다 잘 못한 일이다. WHO의 정치 편향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직이 비대하고 조직 일부를 없애도 된다. WHO 관계자 만나보면 행정에 치중하고 말만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이 그들 주도의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이란 조직으로 세계 보건의료질서를 이끌어 가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Q. 뉴욕주가 3000명을 무작위로 뽑아 항체검사를 한다고 한다. WHO는 지금은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부정적 뜻을 밝혔다. 한국에서도 항체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A.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체는 병에 걸렸다 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회 전반에 번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내 주장이지만 개학하기 전에 여러 지역에서 한 번 항체검사를 해봐라 하는 것이다. 병에 걸려 확진이 되어 나았거나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가 지나간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Q. 정은경 질본 본부장이 겨울철에 2차 유행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A. 동의한다. 여름에 감기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발생은 가을부터 하는 것 아닌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시론] 싱가포르의 온라인 수업 전환이 가능했던 진짜 이유/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국립교대 교수

    [시론] 싱가포르의 온라인 수업 전환이 가능했던 진짜 이유/정호진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국립교대 교수

    코로나19의 위력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그 끝이 어딘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고 불확실하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또한 유례없이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개학을 5월 이후로 미루고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연기했다. 국난의 시기에는 정부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등교 개학 문제를 놓고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가 등교 개학을 한 후 학교가 감염 확산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을 받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는 피상적인 정보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싱가포르 학교는 1학기가 1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고 3월 14일부터 22일까지 중간 휴식기를 거친다. 한국에서 ‘개학을 강행했다’고 보도되는 것과 달리 학사 일정에 맞게 1학기를 재개한 것이다.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이 3월 22일 학기 재개를 앞두고 “학교는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장소로 남아 있다”고 발표한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많은 맞벌이 가정 및 취약계층 가정에 대해 학교가 준비 없이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학교가 정부의 방역 지침을 잘 따르고 있었고, 학생이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확인된 사례가 없으므로 교육부는 3월 23일 학기 재개 이후 유치원에서 집단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원장 및 교사들의 감염 경로를 면밀히 분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그럼에도 술집, 쇼핑센터 등에서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지난 3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슈퍼마켓, 병원, 관공서, 교통수단 등을 제외하고 모든 곳의 문을 닫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학교도 4월 8일부터 5월 4일까지 문을 닫게 됐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코로나19의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필수 서비스업 종사자를 제외한 모든 직장에서 일제히 재택 근무를 실시하면서 맞벌이 부부들이 집에 머물 수 있게 됐고, 학생들은 재택 학습으로 자연스레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싱가포르의 재택 학습은 비교적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재택 수업을 시범 실시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했다. 원격 수업은 다자녀 가정을 고려해 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수업 시간을 나눠 진행한다. 교사가 과목별로 학습 자료 및 과제를 공유하는 ‘Student Learning Space’라는 사이트는 지난해부터 운영됐고 학교가 문을 닫기 전 학생들에게 나눠 준 학습 자료도 활용된다. 실시간 원격 수업 장면은 녹화돼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다. 필수 서비스업 종사자인 부모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돌봐 준다. 무엇보다 싱가포르는 가족과 자녀 돌봄을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둔다. 평상시에도 가족과 자녀 돌봄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반드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개인 성명이 포함된 회사 이메일 계정, 내부 대화창, 실시간 화상 미팅 등을 활용해 재택 근무가 가능한 형태로 업무가 주어지고 운영돼 전면 재택 근무로의 전환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싱가포르에서는 자녀 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학부모에게 있으며 학부모는 학교를 지원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자녀가 온라인 원격 수업 도중 ‘딴짓’을 하면 부모가 훈육을 해야 하며 출석 체크도 당연히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여긴다. 싱가포르는 첫째, 개인의 투명한 직업윤리 의식이 바탕이 된 유연한 근무 환경이 전면 재택근무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둘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교육에 꾸준히 대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재택 학습을 수월하게 시행할 수 있게 했다. 셋째, 학교와 교사 그리고 파트너로서의 학부모는 아이들의 교육에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갖고 원활히 소통하며 돕고 있다. 모두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힘든 길을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원격 수업과 등교 개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서로 매트릭스처럼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는 학생과 교사의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 교육부가 민간 기업을 통한 지원을 넘어 더 큰 틀에서 이 과제들의 해결을 위해 관련 부처 및 지역사회 공동체와 협력해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 코로나19의 공포와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기에 서로 간의 물리적 거리는 벌어져 있지만 심리적 거리는 좁혀 협력하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이젠 남아도는 마스크…언제든 줄 서지 않아도 산다

    이젠 남아도는 마스크…언제든 줄 서지 않아도 산다

    지난 3월 9일부터 시작된 마스크 5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구매자가 줄면서 더는 줄서기 현상도 볼 수 없으며 마스크 재고 물량이 남는 판매처도 늘고 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출생연도 끝자리 수에 따라 요일별로 구매 날짜를 달리하는 마스크 5부제 도입 후 공적 마스크의 판매처 수는 늘고, 구매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오늘부터 비동거 부모 대리구매 가능 공적 마스크 재고를 보유한 판매처 수를 살펴보면 4월 첫째 주 1만 6661곳에서 둘째 주는 1만 8585곳, 셋째 주 2만 565곳으로 점차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간 구매자 수는 4월 첫째 주 1988만명에서 둘째 주는 1847만명, 셋째 주는 1598만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일주일 1인당 2장의 구매 제한에서 나타난 운영상의 미비점을 비롯해 국민의 불편을 계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오늘부터 동거하지 않는 가족의 마스크도 대리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주민등록부상 같이 사는 부모와 아동에 한정해 공적 마스크 대리 구매를 허용해왔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하면 함께 살지 않는 가족의 공적 마스크도 대리 구매할 수 있다. 가족관계증명서로 마스크를 대리 구매할 수 있는 가족은 1940년 포함 이전 출생자와 2002년 포함 이후 출생자, 임신부,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또는 장기요양 급여 수급자다. 건보 미가입 장기체류 외국인도 허용 또 국내에 장기체류 중이지만,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구매 대상에서 제외됐던 외국인도 외국인 등록증이나 영주증, 거소증을 지참하면 이날부터 약국과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다. 공적 마스크는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요일별로 지정된 출생연도에 맞춰 약국을 방문하면 1인당 2매씩 살 수 있다. 월요일은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이다. 월요일인 이날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 또는 6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다. 이날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 예정인 마스크는 총 937만장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정말 몰랐어요!” 출산 20분 전 ‘임신’ 알게 된 美 여성 사연

    “정말 몰랐어요!” 출산 20분 전 ‘임신’ 알게 된 美 여성 사연

    아이를 출산하기 20분 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5일 새벽 4시 30분경,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카린이라는 여성은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이 여성은 이전 출산 때와 유사한 통증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료진으로부터 출산이 시작됐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초음파를 통해 임신 사실을 확인한 지 20분이 지난 뒤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됐고, 그 후 3시간 만에 딸을 품에 안은 이 여성은 임신으로 인한 피로감이나 약간의 구토 증상이 임신과는 별개라고만 느낀 채 수개월을 보냈다. 심지어 4세, 2세, 1세 아이 세 명을 낳은 출산 경험에도 불구하고 임신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카린은 “지난해 여름, 어지러움과 약간의 구토 증상이 있었는데, 당시 아이들이 노로바이러스 때문에 복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었다. 나 역시 같은 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이라고 여겼다”면서 “게다가 지난해 1월 셋째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에 또 아이가 생겼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로도가 높긴 했지만 이 증상 역시 세 아이를 키우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또 매달 월경이 없던 것 역시 셋째 아이에게 모유 수유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여겼을 뿐이었다. 몸무게가 조금 늘긴 했지만 임신을 짐작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임신 사실을 몰랐던 탓에 대다수의 임신부가 하는 태아 검사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태아 성장에 필수로 알려진 비타민 보조제도 섭취하지 않았을뿐더러, 간혼 술을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아기는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고, 가족 모두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카린의 남편은 “아내가 새벽에 ‘아무래도 아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할 때에는 이러한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 더 아이들을 모두 태울 수 있는 큰 차량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뒷돈 수수’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1심 집행유예 선고

    ‘뒷돈 수수’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1심 집행유예 선고

     하청업체에서 수억 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전 한국타이어) 대표에게 법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 박진환)은 17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6얼 1500만원의 추징금을 부여했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마련했고 수수 금액도 매우 크다”며 “돈을 받은 협력업체와 지속적으로 거래 관계를 유지해, 사실상 업무 편의도 봐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배임수재 및 횡령금액 전부를 반환해 피해자들이 선처를 구하고 있다”면서 “더는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을’ 위치에 있는 협력업체에 납품을 대가로 뒷돈을 요구했고, 피고인이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들은 불법에 내몰렸다”면서 징역 4년과 6억 1500만원의 추징을 구형한 바 있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에서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6억원 가량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 6000여만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작년 12월 구속기소 됐다. 또 지인의 매형 명의로 개설된 차명통장을 제공받는가 하면, 하청업체나 관계사에게 받은 돈을 유흥비로 사용하기 위해 고급주점 여종업원의 아버지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를 주점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기소된 조 대표의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에게는 이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조 부회장은 친누나에게 1억원 가량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마찬가지로 조 부회장이 범행을 반성하며 횡령 금액을 전부 반환한 점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 대표는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美 4주새 2200만명 실직사태

    美 4주새 2200만명 실직사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4주 연속 계속됐다. 이 기간에 총 2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24만 5000건을 기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셋째 주 330만건으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같은 달 넷째 주에는 687만건, 그 다음주(3월 29일~4월 4일)에는 661만건으로 폭증했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은 최근 4주간 코로나19 사태로 약 2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CNBC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주 연속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500만건 이상을 기록 중인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가 심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당분간 폭증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조지프 브릭스 이코노미스트는 “더 많은 기업이 일시해고에 나서면서 향후 수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말까지 2000만건 정도의 추가 실업수당 청구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계속될지, 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논의 중인 경제활동 정상화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나 주(州) 정부 방침에 따라 공장 셧다운에 들어가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일시 해고나 무급 휴직을 단행했다. 임시계약으로 일하는 ‘긱’(Gig)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이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 따라 실업수당 혜택 대상에 포함된 것도 실업수당 청구 폭증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노원, 지친 자가격리자 심리 안정 프로그램 운영

    서울 노원구가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자 등의 우울감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리 안정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초안산 도자기 체험장과 연계한 도자기 제작 체험이다. 자가격리자가 구에 전화로 신청하면 도자기 체험 키트(점토 300g, 긁개, 사인필, 물컵, 스펀지, 설명서 등)를 집으로 배달해 준다. 자가격리자가 만든 화분은 도자기 체험장에서 구워 완성되면 식물을 식재해서 자가격리 해제 후에 집으로 배송해 준다. 다음은 ‘반려식물 전달’이다. 배부식물은 수국이며 빨강, 핑크 두 종류다. 신규 자가격리자와 격리기간이 10일 이상 남은 격리자에게 우선 배부한다. 동의하면 지난 14일부터 나눠주고 있다. 셋째로는 ‘도서 안심대출 서비스’다. 대상 도서관은 구립도서관 5곳이다. 도서관 회원카드 소지자면 이용 가능하고, 도서 대출은 1인당 5권까지 대출기간은 최대 3주다. 선착순 300명을 신청받는다. 마지막으로 ‘No.1 자동차극장’ 운영이다. 공원에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차량 100대가 주차 가능한 3270㎡ 규모의 전용상영관을 마련했다. 관람은 무료이며 요일별 선착순 100대 기준으로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는다. 신청은 노원 문화재단 홈페이지나 재단 문화사업부로 하면 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 팬데믹, 초연결비대면사회로의 전환 기회/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코로나 팬데믹, 초연결비대면사회로의 전환 기회/이은우 건양대 교수

    14세기에 시작된 페스트의 창궐로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교황청은 면죄부를 팔아 치부를 한다. 민심은 이반되고 신과 봉건영주의 권위가 추락해 중세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된다. 페스트의 창궐이 역사적 전환점을 만든 계기가 된 셈이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제너의 천연두 백신 개발과 파스퇴르를 필두로 한 각종 백신의 개발로 인류는 한동안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1000만명 규모의 도시를 만들 수 있었으며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지구촌시대를 열었다. 2020년, 전염력이 독감의 4배나 되는 코로나19로 4월 13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가 180만명, 사망자는 1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지금까지 어떠한 권력도 하지 못했던 전 세계 77억명의 인류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제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비대면 사회를 강제하고 있다. 이로 인한 세계 곳곳의 텅 빈 공항과 도시의 거리, 주가폭락, 매출격감 등은 지구촌의 성장열차를 후진시키고 심각한 불황의 긴 터널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그 이전의 세계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며 정치·경제의 격변이 이어질 것이다. 성곽시대의 사고가 되살아날 수 있으므로 자유세계의 질서를 지켜내야 한다. 미국은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계획하는 시급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안일한 삶에 빠진 우리를 채찍질하고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넣어 그동안 미루었던 일을 단숨에 해결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방역이나 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 이후에는 초연결비대면사회(hyper-connected, but untact society)가 넥스트 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노멀(new normal)로 가는 핵심적인 수단이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첫째, 세계화 시대가 퇴조하고 지역화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중세의 성곽시대로 회귀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지역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서 탈피해 다른 국가로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예견되고 있다. 둘째, 이코노미스트지와 매킨지가 ‘지구 전체가 전자상거래, 디지털 결제, 원격 근무, 디지털 교육 등에 대한 특강을 받고 있다. 시장과 교육의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에 따라 비대면 거래가 영구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듯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기술의 채택이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동안 거부감을 갖던 교수들이나 선생님들이 아무런 저항 없이 온라인 강의 방식을 순식간에 받아들이게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에서 물품 배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국제결제은행(BIS)은 4월 5일 ‘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결제 도입이 가속화되고 각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도입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셋째, 일부 생물학자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이번 세기에 인류의 종말이 와도 놀랍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바이러스의 위협이 심각하며 새로운 전염병 방지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기존 방역 시스템의 한계와 한국의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 융합 방역의 장점을 인식하게 됐다. 새로운 사회에서는 전염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와 BT의 융합을 통한 선제적 예방과 핀 포인트 스마트 방역 시스템이 자리잡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공학, 의학 등 과학기술 전문지식 없이는 좋은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했으며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시스템 도입에 대한 사회적ㆍ기술적 수용성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다시 옛날로 되돌아가기 전에 과학기술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부가 선도적으로 초연결비대면사회로 가는 국가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넥스트 노멀 시대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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