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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뉴저지 ‘합법적 곰 사냥’ 시즌 시작…첫날 62마리 목숨 잃어

    美뉴저지 ‘합법적 곰 사냥’ 시즌 시작…첫날 62마리 목숨 잃어

    미국 뉴저지주의 합법적인 곰 사냥 첫 번째 시즌이 12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NJ닷컴 등 현지 매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주환경보호국은 주내 흑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12일부터 6일간 곰 사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곰의 번식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된 사냥 허가 시즌은 곰 개체 수에 따라 1년에 한 차례 또는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되는데, 올해는 10월과 12월에 각각 시행된다. 뉴저지주에서 곰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주환경보호국으로부터 곰 사냥 지역 허가증을 받고, 총기나 사냥 자격증 등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뉴저지주의 이러한 곰 사냥 허가는 10년 가까이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곰 사냥 시즌 첫날에는 여러 사냥꾼이 활과 화살을 이용해 곰을 잡기 시작했고, 그 결과 총 62마리의 곰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지난해 곰 사냥 시즌 첫날의 기록인 108마리보다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곰 사냥 시즌 일주일 동안 흑곰 총 315마리가 죽었다. 곰 사냥 시즌에는 여러 사냥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 첫날부터 셋째 날까지는 활과 화살만 이용할 수 있으며, 사냥용 총은 넷째 날부터만 사용할 수 있다.곰을 죽인 사냥꾼은 당국의 관련 부서에 연락해 곰의 사체를 확인하고 생물학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사냥꾼들은 연례행사로 열리는 뉴저지주 흑곰 사냥이 곰 개체 수를 통제하고 곰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또 주 야생동물국이 사냥을 금지할 경우 불과 4년 후에 뉴저지주에 서식하는 흑곰의 개체 수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현지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곰 사냥에 반대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뉴저지주 공공 토지에서 사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흑곰 수가 현저히 줄고 있는 상태에서 사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흑곰 수가 늘어나면 민가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며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며

    코로나19 백신 소식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원리로 만드는지, 언제쯤 개발을 마칠 수 있을지, 접종은 언제쯤 가능할지, 부작용이 있지는 않을지. 건강한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면 체내에 항체가 생겨 감염이 되더라도 병을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을 유도하는 것이 백신의 원리다. 코로나19는 백신 개발 없이는 일상생활로 되돌아가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백신은 대략 6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임상3상 단계까지 진행된 건 크게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살아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불활성화시킨 것으로 우리가 매년 맞는 독감백신과 같은 원리다. 둘째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핵산물질인 mRNA를 직접 주사하는 것이고, 셋째는 증식하지 못하는 인공 바이러스를 만들어 거기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유도할 유전자를 삽입해 인체 진입을 용이하게 한 것이다. 세 가지 모두 궁극적인 목표는 병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중화항체를 우리 몸속에서 최대한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활성백신 개발은 시노팜·시노백(중국) 등이 앞서가고 있다. 인공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은 옥스퍼드대학·아스트라제네카(영국), 존슨앤존슨(미국), 칸시노(중국), 가말레야(러시아) 등이 개발을 완료했다.mRNA 백신은 모더나·국립보건원과 화이자(미국)가 선두주자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개발에 진입한 백신은 200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백신종가들이 국익과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금년이 가기 전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지만 현재 임상3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험 대상의 숫자와 범위가 제한적이란 걸 감안하면 판매 승인 후 대량 접종이 이루어졌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부 백신은 개발을 완료하고도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제때 발표하지 않아 신뢰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백신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선 안 된다.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효능과 상관없이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수가 참여해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희망 수치인 70% 전후의 집단면역을 취득하는 것도 힘들게 된다. 세계보건기구는 효과적인 백신은 70% 정도의 효능을 가지고 1년간 유효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50%의 효능으로 6개월만 지속돼도 성공적이라 간주된다. 우리나라도 몇 개 회사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의욕에 비해 경험이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바이러스 매개체백신과 mRNA 백신,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백신 등을 개발 중이나 선두주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백신을 자급할 때까지 우리 국민에 대한 백신접종은 국제사회에서 우호적으로 배분하는 물량에 의존하거나 외국계 회사의 백신을 위탁생산 후 일정 분량을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 공공성 기반 새 대학 시스템으로 ‘사회적 악순환’ 고리 끊어야

    공공성 기반 새 대학 시스템으로 ‘사회적 악순환’ 고리 끊어야

    2020년의 지구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코로나바이러스라 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가장 인상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한 명만 뽑으라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령이지만 특이한 인물이다. 미국에서 두 번 나타나기 어려운 인물이고 세계사적으로도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을 무시하고 마스크를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군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완치됐다고 퇴원해서는 다시 맹렬하게 활동하면서 자기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신의 축복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이 정도의 파격적 연기력과 활동성이라면 오스카상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문제는 트럼프의 넘치는 에너지와 파격성이 강대국 미국을 분열과 침몰로 몰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대립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로 인해 미국은 세계를 지도하는 지도국가의 지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지키는 경찰국가의 지위도 잃게 될 지경이다. 트럼프가 세계적 악순환의 정점에 서 있는 셈이다. 그 악순환의 하위 범주에 우리의 악순환 구조도 있다. 과거 미소 간 냉전 대결이 최근 미중 간 신냉전 대결로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미중이 대결하는 이유가 두 강대국의 이익 보장 외에 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일까. 미소 냉전이 그랬던 것처럼 미중 대결은 인류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않는 백해무익한 상황이지만 세계를 위협에 빠뜨리는 소모적인 악순환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 없이는 개선·발전·정의·행복 없어 미소 두 강대국이 만들어 낸 한반도 분단이 75년간 지속되고 있다. 2차 대전의 전범 국가였던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예멘, 베트남 등이 모두 통일됐는데 피해자인 우리만 분단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의 누구도 분단을 원하지 않는데 분단은 지속되고 있다. 분단과 대결의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에서 끊어야 할까. 총칼을 동원한 폭력적인 삼국지 정치가 신사적인 의회정치로 바뀐 것은 인류사의 진보를 입증해 주는 구체적인 증거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의회정치와 그 근간이 되는 여야 관계는 삼국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후진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칼 없는 삼국지 정치라 할 수 있다. 여야 대결의 저급한 악순환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해답은 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체계화된 교육은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교육은 과거로부터 계발되고 전승돼 온 기술과 지식을 단순 전달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인정과 지성 및 그에 기초한 가치와 판단을 제공해 주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교육만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존재인 한 교육 없이는 개선이 없고, 교육 없이는 발전이 없고, 교육 없이는 정의가 없고, 교육 없이는 행복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교육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고 교육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교육 없이는 어떤 개선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회적 모순과 결함을 전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적 처방이 필요하다. 물론 사회적 악순환을 해결하는 역할은 교육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교육이 권력에 의해 오염되거나 교육 시스템이 왜곡되면 교육 자체가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킨다. 실제로 교육의 광범위한 중요성 때문에 교육은 적잖이 권력의 목적에 동원됐고 그렇지 않더라도 지배자의 이익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왜곡되곤 했다. 우리 교육 역시 문제가 많다. 실제로 교육이 중증 질환을 앓고 있다. 워낙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그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엘리트주의에 경도된 경쟁주의적 서열화 교육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경쟁주의에 편승한 사교육은 공교육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만연된 사학비리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사립대가 전체 대학의 86.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교육 내부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백년대계의 교육입국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중대한 전환기 대학 정책 전환 시급 특별히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은 중대한 전환기에 이르렀다. 10년 전부터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입학생은 감소하고 있고 그 시기부터 대학 등록금은 줄곧 동결됐다. 학생수의 지속적인 감소에 등록금의 동결이 장기화하니 대학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학이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 대비는 고사하고 당장의 호구지책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당면한 현재를 위해서도, 임박한 미래를 위해서도 몇 가지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첫째, 사학비리를 신속하게 근절해야 한다. 사립대가 대학의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 사학비리가 빈발하는 상황인 만큼 비리 대학에 대해서는 일체의 재정 지원에서 제외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행정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일벌백계의 처벌이 필요하다. 심각한 경우에는 폐교도 불사해야 한다. 사학비리를 안고 우리 대학이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대학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형식적 평가가 아니라 질적 평가를 해야 하고 벌주는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 격려하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결과를 행정·재정적 지원과 연계해야 한다. 다만 대학 평가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에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대학 현장을 방문하는 일을 금지하고 대학 알리미에 등재된 지표만으로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셋째, 대학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별히 건전하게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을 선별해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지정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면 대학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대하고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을 촉진해 대학의 공공성을 확대하면서 대학의 전반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넷째,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이 사회적 발전기금을 적극적으로 모금하도록 권장하고 대학이 모금한 발전기금 액수에 비례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면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면서 대학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학교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강화해야 한다. 사립대에서 학교법인의 책무는 인사나 학사 업무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학교법인이 대학 운영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경우 법인 전입금에 비례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면 법인의 재정적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대학은 상아탑 넘어 국가 발전 견인차 격상 이 정도의 정책 변화만으로도 내부적으로는 대학의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대학의 발전이 촉진되고, 사회에 대해서는 대학이 공익적 역할의 확대를 통해 사회적 악순환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상아탑을 넘어 국가 발전의 견인차로서 그 위상이 격상될 것이다. 우리는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해방이 분단과 전쟁으로 굴절돼 버린 분단의 한 세기가 악순환의 근본 원인인데 20세기 분단의 낡은 틀로는 아시아를 무대로 전개될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를 주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단의 악순환과 정치적 악순환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하고 그 속에서 우리 사회에 누적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성을 최대한 함양한 새로운 대학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발전전략이 필요하다. 상지대 총장
  • 의료IT산업협의회·하이웹넷·지앤넷 “실손보험 청구 강제화법 발의 반대”

    의료IT산업협의회(전진옥 회장)·하이웹넷(손재권 대표)·지앤넷(김동헌 대표) 보험청구 핀테크 3사 협의체가 ‘실손보험 청구 강제화법’ 발의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실손보험 청구 강제화법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발의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중계기관이 돼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보험청구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협의체는 법으로 환자 정보를 전송·민간보험청구를 강제한다는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다음은 협의체 입장문 전문. 실손보험 청구 강제화법안 추진에 대해 의료IT산업협의회·하이웹넷·지앤넷 협의체가 공동의견으로 보험업법 개정에 우려와 강력한 반대를 표합니다. 첫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중계기관이 되는 법제화는 오히려 환자의 불편함을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법안으로는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을 심사하는 기관으로 청구 자료를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운용되면 의료비용에 대한 보험사의 통제가 보다 엄격해질 것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환자의 치료 행위가 비용의 문제로 제약을 받게 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험청구 데이터 전송 실패 시 책임소재의 문제, 그리고 보험금 지급이 피보험자의 기대와 맞지 않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고객 응대 책임 회피 등으로 환자의 불편이 오히려 가중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국민 편익을 위한 청구 간소화는 이미 많은 핀테크 회사들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본 협의체가 연합하여 지원하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는 전국 900여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과 1만 5000여개 병·의원, 그리고 치과, 약국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미 스마트폰 앱으로 청구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으며, 오히려 보험회사마다 각각인 청구 방식을 불편해합니다. 보험사별로 보험청구를 위한 필요서류들 및 접수 방식이 상이한 이슈들이 법 추진보다 앞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셋째, 민간보험사가 제공하는 실손보험 청구시스템은 가입자를 위한 시스템으로 그 비용부담은 보험사가 부담해야 합니다. 영리기업인 민간보험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를 대신하는 것은 건강보험법 취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더욱이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핀테크 회사들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법 개정 없이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를 법으로 심평원을 중계하여 청구하게 되면 수많은 핀테크 회사를 모두 시장에서 퇴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존에 청구간소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민간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공공데이터 서비스에 관한 법률에도 위배가 됩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강제화하기보다는 민간 핀테크 업체의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보험청구 시스템 구축 의무는 민간보험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개입하여 중계를 강제화하는 법 추진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저희 협의체는 심평원 시스템을 활용하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Focus人] ‘신박한 정리’ 이지영 대표도 차마 못 버리는 물건은...

    [Focus人] ‘신박한 정리’ 이지영 대표도 차마 못 버리는 물건은...

    떡잎부터 달랐다. 케이블채널 tvN <신박한 정리>에서 의뢰인들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 주는 사이다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41)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히 정리정돈계의 혜성같은 존재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마치 마법을 부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의뢰인들의 연출없는 ‘감동의 리액션’은 그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신박한 정리’ 출연하기 전에 MBC 이정민 아나운서가 의뢰를 하셨어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공간재구성이란 말을 쓰는 저를 찾아낸 거죠. 아이들이 크면서 물건은 자꾸 늘어나는데 너무 바빠 정리할 엄두가 안 났던 거죠. 당시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공간재구성, 공간크리에이터란 말이 너무 멋지고 이런 직업군을 만든 게 대단한 거 같다’고. 이후에 제가 신박한 정리에 나오고 다시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면서.” 이후 이씨는 현재까지 4년 동안 1300여 ‘집 안’을 180도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런 말 하면 좀 그럴지 모르겠지만, 다들 물건 볼 줄은 아세요. 새로운 물건 사는 건 누구든지 할 수 있고요. 많은 분들이 가구나 집 안 물건들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지만 잘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전문가로서 그분들의 요구를 잘 만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가지고 있는 거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거죠.” 유튜브 채널과 인테리어 관련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 ‘정리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 있는 이씨를 지난 20일 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요즘 많이들 알아보는지조금 알아보기 시작한 거 같아요. 한 번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분께서 ‘신박한 정리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거울을 한 번 더 보죠. (Q) 공간 크리에이티브란 전문용어를 특허 출원했는데사실 저보다 더 오래전부터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분들이 하시던 걸 기반으로 저도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서 조금은 남다르다고 내세우고 싶었던 거죠. 물건을 잘 넣는 방법을 알려 준다기보다는 비워서 새로 생긴 공간을 재창조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공간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직업을 만들게 된 거죠.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제가 IMF 때 정말 직격탄을 맞은 세대인 거 같아요. 당시 저희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급격히 기울어져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가족이 다 뿔뿔이 흩어져서 살게 됐어요.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없다보니깐 일찍부터 집이라는 중요성을 일찍 깨닫게 된 거 같아요. 또 신혼생활을 하면서 처음 갖게 된 제 집에 정성을 기울이면서 ‘남다른 재주’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이런저런 제 생각과 기술이 접목돼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친정엄마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이 마흔이 다돼서 남의 집 일을 하러 다니냐’고 하셨는데 제가 ‘남의 집 일을 하러 다니는 건 맞는데 굉장히 멋있게 하고 있다’고 했죠. 지금은 제가 TV에 뭔가 멋있게 나오는 걸 보시니깐 너무 좋아하시죠.(Q) 당시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적어봤다는데큰 종이를 꺼내놓고 내가 잘하고 즐기는 거에 대한 것들을 주욱 적어봤어요. 술 마시고 놀러가고 수다 떨고 이런 거밖에 없는 거예요. 근데 그중에서 정리정돈하기, 집꾸미기가 딱 떠올랐어요. 그래서 ‘아, 내가 이걸 진짜 잘하는 거구나’라는 확신이 들게 됐죠. (Q) 평소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편인지조금 병적인 게 있어요. 이런 쪽과 관련된 DNA가 있는 거 같아요. 일정한 모양의 타일이 규칙적으로 박혀있는데 그중 하나가 다른 게 박혀있으면 그걸 막 빼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편의점 진열장에 콜라가 놓여 있는 줄에 사이다가 하나 껴 있으면 ‘어, 이게 왜 여기 있지’라고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벽에 그림이 삐뚤게 걸려 있으면 다시 고쳐 달고 싶은 강박증이 있는 거 같아요. (Q) 정리의 시작은 뭐라고 생각하는지시작과 핵심은 비우기예요. 버리는 게 다는 아니지만 버리지 않고는 정리가 될 수 없죠. 대학 전공책은 버리는 게 좋고 아이들 전집을 십 년 정도 묵혀 두시는 분들도 많은데 첫째 아이가 잘 보던 책은 다 보고 난 후엔 중고로 팔고 그 금액에서 조금 더 보태어 새로운 책을 다시 사는 방법이 좋죠. 둘째, 셋째 아이도 그런 식으로 선순환을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또한 ‘미니멀’생각하지 말고 ‘라이프’에 집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유리컵보다 머그컵이 좋으면 머그컵은 10개 남겨놓고 유리컵은 다 버려도 되는 식이죠. 어려운 거 같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 쉬운 거예요. 지금까지 세어봤더니 1300가구 했더라고요. 4년 동안. 고객 분들이 정말 만족했을 때는 제가 뭔가를 채운 집이 아니라 비워내고 공간의 변화를 줬을 때 훨씬 더 만족하시죠. (Q) 본인도 포기하기 힘든 물건이 있다면그 물건에 담긴 추억이 있는 걸 다 힘들어하세요. 사람마다 다 기준이 다른데 추억이 어디에 많이 담겨있느냐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옷에 대한 추억이 너무 많은 분들이 있고 어떤 분은 책에 대한 저는 세계를 다니면서 그 나라에서 맛있게 마셨던 맥주잔을 사는 걸 좋아하거든요. 제가 술을 좋아하니깐 그러니깐 저는 맥주잔을 못 버려요. (Q) 가장 힘들었던 고객은안 버리시려고 하는 분들이죠. 특히나 어른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어요. 물건들도 무거워요. 항아리도 많고 장독대 들면 밑에 찐득찐득한 것도 다 붙어있고. 냄새도 많이 나죠. ‘어머님 이런 거 이제 다 버리시고 좋은 거만 써요.’, ‘야, 어머님 진짜 멋진 인생 사셨네요. 좋은 거는 사진 찍어서 보관하세요’라고 말씀드리면서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 드리려고 노력을 해요. 그분들께 ‘무작정 버리세요’란 말은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커요. (Q) 집정리 시간과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30~40평 공간은 하루 만에 정리 가능하고 인원은 8~15명의 정도가 들어가요. 비용을 생각해보면 이사하는 비용보다 조금 더 높을 수 있지만 이사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으니깐 전 절대 아까운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Q) 정리에도 ‘요요현상’이 있는지사람의 습관이란 게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 거 같아요. 다이어트하고 비슷하죠. 큰돈 들여서 살을 뺐지만 얼마 후엔 다시 돌아가는 식이죠. 하지만 원래의 좋았던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들게 마련이죠. 큰돈 썼잖아요. 그래서 드라마틱하게 확 한 번 변화를 줘보라고 항상 말씀드리는 거죠.(Q) 15만 유튜브 구독자, 이렇게 큰 인기를 끌 줄 예상했나사투리 쓰면서 인기 끌 줄 알았죠. 유튜브에서 수없이 가구 배치할 때 ‘고정관념을 깨세요.’라는 말을 하지만 저 역시 유튜브로 방송하면서 정보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사투리를 쓰면 안 되겠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셈이죠. 그래서 서울말 쓰려고 노력했는데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니깐 구독으로 안 이어지더라고요. 왜냐면 재미가 없으니깐요. 사람들은 정보도 얻어야 되지만 또 재미도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어느 날 막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어요. 갑자기 사람들이 저 뭐야 하면서 너무 재밌게 보시는 거예요. 근데 무엇보다 제가 편하더라고요. 내가 내 채널에서 내 마음대로 편하게 하다보니깐 한 개 알려줄 거를 두세 개 알려주게 된 거죠. 물론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신박한 정리 때문에 많은 분들의 유입에 큰 몫을 했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분소위 말하는 엘리트 분을 만났었죠. ‘가구를 어쩜 이렇게 멋지게 활용할 수 있느냐’, ‘이렇게 배치할 생각을 어떻게 했냐’면서 저한테 박사님 같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진짜 박사는 뭔가 논문을 써서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하는 일에서 정말 잘하면 박사가 되는 거구나’라고. 진짜 박사한테 박사라는 얘기를 듣고 박수를 받으니깐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전 그동안 정리 외엔 다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내가 잘하는 걸 인정받게 된 거죠.(Q) 연예인 가정의 환골탈태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면연예인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느꼈죠. 배우 정은표씨는 처음에 집이 정리돼있지 않아 너무 부끄럽다고 하셨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아내는 정리 빼고 모든 걸 다 잘한다는 거예요. 성격도 좋고, 아이들한테도 잘하고, 요리도 맛있게 잘하고. 그래서 제가 ‘정리 못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아내분은 그것만 못하는 것뿐’이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정리라는 분야에도 전문가가 있고 타고난 사람이 있다’라는 인식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진짜 소망 중 하나예요. (Q) 사업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가족을 못 보는 게 제일 힘든 거 같아요. 이 돈 벌어 여기 투자해서 새로운 뭔가를 하는 것도 재밌고 여러 사람 만나는 것도 너무 재밌고 좋지만 가족을 못 보는 게 제일 힘든 거 같아요. 원래 서울 올라오는 게 꿈이었거든요. 더 힘차게 일해서 서울에 집을 마련하고 식구들과 함께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임승범 기자 sungho@seoul.co.kr
  • [열린세상] 전교조 재합법화의 의미와 학교 교육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전교조 재합법화의 의미와 학교 교육의 미래/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달 4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 취소처분을 받아 합법 노동조합이 됐다. 2013년 10월 24일 박근혜 정부에서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후 2058일 만의 일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재개될 파기환송심 결과와 상관없이 합법노조 지위를 되찾은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바로 전날 다수 법관의 의견으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하므로 조항 자체가 무효라 판결했고, 행정부는 판결에 따라 즉각 후속 조치를 했다. 전교조는 교원 노동조합이 불법이던 1989년 5월 28일 전국의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설립됐다. 설립 후 10년간 노동조합 아닌 노동조합, 법적 근거 없는 단체로 활동해 오던 전교조는 국제노동기준 준수를 바탕으로 한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근거로 1999년 1월 29일 제정된 ‘교원노조법’에 의해 비로소 합법화했다. 교원노조법에 따라 전교조는 1999년 7월 2일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고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전교조 31년 역사 중 절반이 넘는 약 17년을 불법노조 또는 법외노조의 멍에를 지고 살았다. 처음 전교조가 쏘아 올린 ‘참교육’의 함성은 많은 국민과 학생의 지지 속에 교육 개혁에 대한 대중적 기대와 희망을 품게 했으나 학부모 간 의견이 나뉘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갈등이 점증하기도 했다. 전교조 합법화 싸움의 모든 과정은 교육 문제를 두고 발생한 한국 사회 갈등과 해결의 연속적인 과정이었다. 이제 전교조 합법화와 관련한 법률적 쟁점은 정리됐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해 정부가 자의적으로 설립신고를 반려함으로써 법외노조가 되도록 하는 처분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전교조뿐만 아니라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은 정부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합법성을 인정받은 전교조와 전교조의 조직 주체인 교사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교사들의 노력과 역할에 따라 학교 교육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교사들에게만 떠맡길 순 없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교사일 수밖에 없기에 그 기대가 작을 순 없다. 오늘날 학교와 공교육의 붕괴는 신뢰의 위기, 신뢰의 붕괴에서 비롯된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어 온 교육 정책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는 무너진 지 오래다. ‘논어’에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공자는 정치에서 중요한 것이 3가지인데 첫째는 경제, 둘째는 군대, 셋째는 백성의 신뢰라고 답한다. 자공이 그중에 부득이 빼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자 공자는 먼저 군대를 빼라고 한다. 두 번째로 뺄 수 있는 것을 묻자 공자는 경제를 빼라고 한다. 그 이유를 공자는 “옛날부터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 왔다. 그러나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의 존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신뢰와 권위가 실종된 한국 사회와 교육 현장에서 새겨들어야 할 덕목이다. 전교조는 기나긴 법정 투쟁을 통해 합법적 지위의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이제는 전교조의 창립 이유였던 민족ㆍ민주ㆍ인간화 교육과 공교육 정상화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쉽지 않겠으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 국민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을 때 교육 개혁도 전교조도 성공할 수 있다. 그동안 전교조는 학생인권 신장과 촌지 근절, 양성평등, 교원 처우와 교육환경 개선, 평화와 통일 교육, 무상급식, 사학민주화, 국정교과서 반대 등 다양한 교육 운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공교육 붕괴와 사교육 급증으로 교육 비용 증대, 교육 불평등의 문제를 전교조와 교사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은 우리 사회와 아이들의 미래를 불행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현재 17개 시도교육감 중 전교조 출신 교사가 10명에 이를 정도로 전교조의 능력과 역량은 강화됐다. 늘어난 역량에 맞게 교육 당국과 교사, 학부모와 학생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교육 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전교조가 교육 개혁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정율성은 ‘중국인민해방군가’와 ‘옌안송’ 등 360여곡을 작곡한 작곡가로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항일운동가로서 정율성을 언급하기는 의열단장 김원봉처럼 조심스럽다. 김원봉은 광복군 부사령으로 임시정부에 참여했다가 귀국한 뒤 월북한 인물인데 남한 출신인 정율성은 광복 후 북한으로 들어갔고 6·25 전쟁 때는 중공군으로 참전했다. 그 때문에 정율성은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국내에서 그의 생애는 오래도록 조명받지 못했다. 2018년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광복절 기념식에 중국에 거주하는 정율성의 딸 정샤오티(鄭小提)를 초청했을 때 논란이 됐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율성은 1914년 8월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정해업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중국에서의 공식 생일은 1918년 8월 13일로 돼 있다. 정율성이 생년을 4년이나 늦춰 적은 이력서를 당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율성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외적과의 싸움에서도 최후의 결전에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승전고를 울린단다. 군대가 진군할 때 사기를 돋우는 데는 우렁찬 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군가가 없거든….” 온종일 만돌린만 켜고 노래를 부르는 정율성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군가가 없다’는 말은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의 앞날을 예견한 듯했다.●분열된 독립운동단체 대동단결 결의문 주도 정율성가(家)는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맏형 정효룡(건국훈장 애족장)은 임시정부 서기로 일했고 국내에서 선전활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다. 둘째형 정인제는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국민혁명군으로 북벌에 참여했다. 셋째형 정의은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학생을 모집하고자 국내에 잠입했다. 큰외삼촌 최흥종은 평생을 나환자를 돌보는 데 바쳤으며 작은외삼촌 최영욱은 의학박사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부다. 매형 박건웅(독립장)도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한 항일운동가다. 이런 가풍 속에서 자란 정율성이 중국행을 꿈꾼 것은 자연스러웠다. 마침 셋째형 정의은이 ‘조선혁명간부학교’ 2기생을 모집하러 국내에 들어와 입학을 권유했다. 항일의식이 투철했던 전북 전주 신흥중학을 중퇴한 정율성은 1933년 5월 8일 전남 목포항을 떠나 일본을 경유해 5월 13일 상하이 푸둥항에 도착했다. 함께 중국 땅을 밟은 이들은 모두 여섯이었는데 조카 정국훈도 있었고 1990년대에 광복회장을 지낸 김승곤도 있었다. 8개월 동안 그는 간부학교에서 군사학과 사회주의 이념을 배웠다. 매형 박건웅은 교관이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시인 이육사와 석정 윤세주도 있었다.학교를 졸업한 정율성은 일본인들의 전화를 감청하며 항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을 맞았는데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인 크리노와 교수를 소개받아 체계적인 성악 지도를 받은 것이다. 이름도 본명인 정부은에서 선율로 성공하겠다는 뜻을 담은 ‘율성’(律成)으로 바꾸며 음악에 몰두했다. 정율성은 상하이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특출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정율성에게 크리노와는 이탈리아 유학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정율성은 항일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1937년 8월 정율성은 마오쩌둥이 홍군(紅軍)을 지휘하고 있던 산시성 옌안에 도착했다. 그에게 옌안은 공산당의 본거지이기에 앞서 항일투쟁의 사령부였다. 옌안행에는 먼저 그곳으로 간 ‘아리랑’(님 웨일스)의 주인공 김산과 독립운동가 김성숙의 부인 두쥔훼이가 큰 영향을 주었다. 1936년 6월 정율성은 난징에서 김산과 한 달 동안 함께 지냈다. 옌안에서 노신예술학원 음악학부에 들어가 음악 공부를 계속했다. 어느 날 노신학원 문학학부 동기생인 모예(莫耶)가 노랫말을 들고 왔다. 정율성은 곡을 붙여 만돌린으로 반주도 하며 청중 앞에서 불렀다. “보탑산 봉우리에 노을 불타오르고 연하강 물결 위에 달빛 흐르네…” 마오쩌둥도 함께한 청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노래가 바로 옌안 정신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극찬을 받고 지금도 중국에서 널리 불리는 ‘옌안송’이다. 옌안송은 중국 대륙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까지 퍼져 나갔다. ●당 결정 따라 北에… 조선인민군행진곡 작곡 1938년 8월 노신학원을 졸업한 정율성은 항일군정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틈날 때마다 작곡을 했다. 그 무렵 우리 독립운동 단체들은 사분오열돼 있었다. 정율성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대동단결을 촉구하는 결의문’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7월 항일군정대학 군정단에 있던 궁무(公木)의 가사에 음을 붙여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현재 중국군의 공식 군가로 확정된 ‘중국인민해방군가’다. 그의 노래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명곡이 됐다. 정율성에게 일제와 싸운 무기는 음악이었다. 정율성은 노신예술학원 교수가 됐고 나중에 최초의 여성 중국 대사가 되며 저우언라이의 양녀로 알려진 딩쉐쑹(丁雪松)과 결혼, 가정도 꾸렸다.1942년 정율성은 조선의용군이 일본군과 격전을 치르던 태항산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조선혁명군정학교 교육장을 맡아 전투에 참여하고 후방 공작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을 맞았다. 정율성은 오랫동안 항일활동을 했고 부인의 조국인 중국에 남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라 조선의용군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군행진곡’도 작곡했다. 광주에 있던 어머니를 조카가 데려오자 모시고 살았다. 그러다 다시 어머니,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 6·25 때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정율성도 문화혁명을 피하지 못하고 고초를 겪었다. 자연에 묻혀 은둔하던 정율성은 든든한 후원자였던 저우언라이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76년 12월 7일 갑작스레 뇌일혈로 쓰러져 눈을 감았다. 중국의 국립묘지인 베이징 교외 팔보산혁명공묘에 묻혔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동딸 정샤오티(1943년생)는 광주를 찾아 음악회 등 아버지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한중 우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동요, 민요, 군가, 뮤지컬, 오페라,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남긴 정율성의 업적은 현대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녜얼(耳·중국 국가 작곡가), 셴싱하이(星海)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가 창작한 동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2000년대에 들어 한중 양국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순안공항에서 연주된 곡은 정율성의 ‘조선의용군행진곡’이었다. 2005년 중국 전승절 60주년에 신중국 건국 100인의 영웅 중 여섯 번째에 오른 이름은 정율성이었다. 중국 하얼빈에는 정율성기념관이 세워졌다. ●광주시, 생가 복원 등 추진… 하얼빈엔 기념관 우리도 그가 자란 광주 양림동에 정율성거리를 조성해 사진과 작품을 전시하고 생가도 단장했다. 기념사업회도 구성돼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본 정율성거리는 훼손이 적지 않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개인 소유인 생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정율성 음악제도 매년 열려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생가 부지 매입과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양림동에는 기념관을 짓고 아버지와 형제들의 본적지로 돼 있는 불로동에는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선양사업만큼 중요한 향후 과제는 그의 이념과 행적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독일 ‘통일’ 30년에 부쳐

    [이해영의 쿠이 보노] 독일 ‘통일’ 30년에 부쳐

    2020년 10월 3일은 독일이 통합된 지 30년이 된 날이다. 우리네 감성으로 치자면 손뼉치고 노래 부르고 떡 돌릴 일이다. 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날, 그저 유학생으로 독일에 있었다. 그리고 일년이 채 지나지 않은 1990년 10월 3일 독일 제2제국기가 구서독 연방기와 더불어 날리던 날 착잡하고 부러운 심정으로 TV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 독일대학의 외국인 기숙사에 기거하고 있었는데 곧 있을 스킨헤드의 공격에 맞서기 위한 자경대에 속해 있었다. 해서 시내 중심에서는 제법 떨어져 있던 기숙사 입구에서 각목을 들고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보초를 섰다. 이미 근처 다른 도시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는 스킨헤드의 습격을 받았다는 흉흉한 소문이 우리의 전투의지에 불을 지폈다. 다행히 당일 스킨헤드의 공격은 없었다. 그때 독일통합은 극우파에겐 축복 같은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독일통합의 진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첫째, 우선 바른 이름이 필요하다. 독일은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 과정은 한때 가장 ‘선진’적인 사회주의국가를 자처하던 독일민주공화국(DDR) 즉 동독이 독일연방공화국 곧 서독의 헌법에 의거해 연방주의 일원으로 ‘가입’한 것이다. 이른바 흡수통합이다. 곧 동독이 역사에서, 또 지도에서 완전히 지워지고 대신 마치 증강현실처럼 비대해진 새로운 독일연방공화국(BRD)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둘째, 냉전시기 죽어라고 싸우던 독립국가가 어떻게 평화롭게 ‘통일’할 수 있었을까.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독일통합은 지금은 이름조차 아련한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공산당서기장이 추진한 ‘페레스트로이카의 사생아’다. 개혁개방이라는 의미의 페레스트로이카라는 고르바초프 실험극의 제물이 독일통합이라는 말이다. 1949~1989년, 곧 40년 분단국가의 봉인을 풀기 위해서는 미·소 강대국의 승인과 주변국의 묵인이 전제이다. 서독 주도 자본주의적 방식의 통합에 미국이 끝까지 반대할 이유는 없었고,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하기 위해선 서독의 돈이 필요했다. 이렇게 독일 ‘통일’은 국제정치적 거래의 결과였다. 셋째, 하지만 국제정치적 역학으로만 독일통합이 다 설명될 수는 없다. 무대 위에 올라갈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여름휴가에 목을 맨다는 점에서 동서독 모두 같다. 1989년 여름, 여행의 자유를 외치며 동독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섰고 작은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듯 삽시간에 번져 갔다. 이때를 놓칠 리 없는 서독 우파들의 대규모 개입이 시작됐다. 당시 동독에서는 맛도 보기 어려웠던 바나나가 뿌려졌고 서독의 현금이 살포됐다. 처음엔 사회주의 타도까지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인민’민주주의국가의 주인이라는 의미의 ‘우리가 인민(das Volk)이다’라는 시위 구호는 교묘하게 재주조됐다. 우리는 ‘하나의 인민(ein Volk)이다’로 말이다. 40년을 버틴 사회주의 체제는 이 한 단어를 변곡점으로 서독에 흡수될 준비를 마쳤고 이렇게 독일 ‘통일’은 도둑처럼 찾아왔다. 넷째, 통합 후 30년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됐나. 통합된 독일은 서독의 경제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가 2019년 발표한 통일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서독의 43% 정도였던 동독의 경제력은 2018년 서독의 75%까지 상승했다. 2019년 동독 주민 1인당 월소득은 서독 주민의 85%, 소비 수준은 90%, 생산성은 서독의 80%, 실업률은 서독 지역의 4.7%와 비교해 6.4%를 기록하고 있다. 1990년 이후 3년 동안 약 100만명 이상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동독 주민의 서독 이주가 일어났지만, 2014년 이후 동서독 간 실질이주는 0에 도달했다. 30년에 걸쳐 독일연방정부는 사회보장 수준을 맞추기 위해 동독주에 약 2조 유로(약 2700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거시경제지표로만 본다면 양독의 ‘시스템 통합’은 성공적이었고, 여기에는 독일의 경제력 혹은 자본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독일통합은 독일좌파는 물론이고 독일우파의 준비된 혹은 계획된 프로젝트가 결코 아니었다. 서독은 우연히 열린 자유화 시위라는 기회의 창을 열고 대규모 개입을 통해 순식간에 동독을 흡수했고 이후 막대한 연방재정 투입으로 신체제를 안정화했다. 통합이라는 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동서독 주민 모두에게 도전이자 고통이었다. 통합 30년, 비록 시스템은 안착했지만 ‘마음의 분단’이 계속되는 한 진정한 통일은 여전한 과제로 남는다.
  • 천하장사 살아 있네… 정경진, 통산 9번째 백두장사

    천하장사 살아 있네… 정경진, 통산 9번째 백두장사

    ‘관록의 천하장사’ 정경진(33·울산동구청)이 개인 통산 9번째로 백두 모래판을 평정하고 포효했다. 정경진은 4일 강원 영월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5판3선승제)에서 임진원(28·영월군청)을 맞아 먼저 두 판을 내줬다가 내리 세 판을 따내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꽃가마를 탔다. 지난해 4월 음성 대회 이후 1년 6개월 만의 정상 복귀다. 2010년 민속씨름 데뷔 이래 통산 9번째 백두장사이자 2014년 천하장사까지 포함하면 10번째 타이틀이다. 이번 추석대회 남자 네 체급에서 마지막 다섯째 판까지 간 것은 백두급이 유일할 정도로 이날 결정전은 박진감이 넘쳤다. 정경진은 거푸 밀어치기를 시도하다 발목걸이로 되치기당해 첫째 판을 내준 데 이어 둘째 판에서는 장기인 잡채기를 하다가 상대 밀어치기에 쓰러지며 0-2로 몰렸다. 그러나 셋째 판 들어 체력이 떨어진 임진원을 밀어치기로 모래판에 누이더니 넷째 판을 배지기로, 마지막 판을 번개 같은 잡채기로 따내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정경진은 “씨름의 인기가 높아졌는데 코로나19로 팬들을 만나 뵙지 못해 조금 아쉽다”며 “좋은 경기로 보답할 테니 TV를 보다가 씨름 경기를 발견하면 잠시 채널을 멈추고 시청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천’ 최성환, 입대 앞두고 한라장사 복귀…통산 9번째 정상

    ‘씨천’ 최성환, 입대 앞두고 한라장사 복귀…통산 9번째 정상

    ‘씨름 천재’ 최성환(28·영암군민속씨름단)이 군 입대를 9일 앞두고 개인 통산 9번째 한라장사 타이틀을 품었다.최성환은 3일 강원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추석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05㎏ 이하) 결정전(5판 3선승제)에서 ‘백전노장’ 이주용(37·수원시청)을 3-0으로 제압하고 황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최성환은 올해 1월 말 설날 대회 이후 약 8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지난 7월 단오 대회 8위, 8월 영월 지역장사 대회 예선 탈락(부상 기권)의 부진을 털어냈다. 특히 최성환은 오는 12일 군 입대 예정이라 기쁨은 더 컸다.최성환은 이날 결승에서 장기인 들배지기로 첫째 판과 둘째 판을 거푸 따낸 이후 셋째 판에서 이주용이 들배지기를 방어해내자 밑을 파고들며 뒤집기로 승부를 갈랐다. 앞서 이주용은 4강에서 손충희(35·울산동구청)와 샅바 싸움 등으로 장기전을 벌이며 체력 소진이 컸던 탓에 결승에서 다소 허망하게 무너졌다. 반면 최성환은 팀 동료 오창록(26)과의 전광석화 같은 4강 승부로 체력을 아꼈다. 금강장사 8회, 한라장사 9회, 금강·한라 통합장사 1회 등 통산 18번 타이틀을 따낸 이주용은 8월 영월 지역장사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2018년 7월 단오 대회 이후 2년 여 만에 정상을 노렸으나 아쉽게 또 준우승에 그쳤다.최성환은 경기 뒤 “오늘 우승하게 된 것은 모두 저희 팀과 김기태 감독님 덕분”이라면서 “올해 허리 부상 때문에 힘들어서 경기도 잘 못나가고 훈련도 힘들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힘들면 감독님이 따로 스케쥴을 만들어 훈련을 도와주셨다.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금강불괴’ 임태혁, 결승 14초 만에 생애 15번째 금강장사

    ‘금강불괴’ 임태혁, 결승 14초 만에 생애 15번째 금강장사

    ‘금강불괴’ 임태혁(31·수원시청)이 생애 15번째 금강장사 타이틀을 움켜쥐고 포효했다.임태혁은 2일 강원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 이하) 결정전 결승(5판 3선승제)에서 생애 첫 장사 타이틀에 도전한 이청수(27·증평군청)를 3-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꽃가마를 탔다. 임태혁은 지난 8월 영월 지역장사 대회에 이어 민속씨름 2개 대회 연속 우승하며 금강불괴 면모를 과시했다. 임태혁은 이날 예선에서 영월 대회 결승에서 격돌했던 ‘괴물’ 김기수(24·태안군청)에 한 판을 내줬을 뿐 본선인 8강부터 결승까지는 단 한 판도 내주지 않으며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임태혁은 생애 금강장사 타이틀을 15개로 늘렸다. 추석 대회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2011년 올스타 대회 당시 태백·금강 통합장사까지 포함하면 16번째 장사 타이틀. 이날 결승에서 임태혁이 우승을 결정짓기까지 걸린 시간은 14초에 불과했다. 첫째 판을 4초 만에 들배지기에 이은 잡채기로 따내더니 둘째 판에서는 앞무릎치기로 2초 만에 이청수를 무너뜨렸다. 마지막 셋째 판에서는 밭다리를 시도하다 등채기로 반격당했으나 들어뒤집기로 8초 만에 승부를 마무리 했다. 임태혁은 올해 4차례 열린 민속씨름 대회에서 모두 2차례 정상에 올랐다. 1월 설날 대회에서 준우승한 임태혁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개월 만에 제개된 단오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예선에서 기권했으나 8월 대회에서는 오른쪽 무릎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9월 용인 대회 이후 11개월 만에 기어코 꽃가마에 올랐다. 임태혁은 경기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장사를 하게 됐는데, 장사는 할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면서 “대회 개막 20일 전 팔꿈치 인대가 찢어져서 준비를 아예 하지 못해 불안했는데 그래도 좋은 결과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가위 귀경길 2일 평상시 일요일 수준 정체…8시쯤 정체 해소

    한가위 귀경길 2일 평상시 일요일 수준 정체…8시쯤 정체 해소

    추석 연휴의 셋째날인 2일 귀경 행렬로 인해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오후 8시쯤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됐다.한국도로공사는 이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전체 차량은 약 477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을 기준으로는 36만대가 나가고, 49만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평상시 일요일 수준의 정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서울 방향 정체는 오후 8~9시쯤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요금소 기준 주요 도시간 소요 시간은 하행선 ▲서울~부산 4시간30분 ▲서울~대전 1시간40분 ▲서울~대구 3시간30분 ▲서울~강릉 3시간 ▲서울~목포 3시간40분 ▲서울~광주 3시간20분 ▲서울~울산 4시간10분 등이다. 상행선은 ▲부산~서울 5시간20분 ▲대전~서울 2시간 20분 ▲목포~서울 4시간20분 등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추남’ 윤필재, 추석 모래판 4년 연속 평정

    ‘추남’ 윤필재, 추석 모래판 4년 연속 평정

    이정도면 ‘추남’(秋男)으로 불릴만 하다. ‘태백급 최강자’ 윤필재(26·의성군청)가 4년 연속 추석 모래판을 평정했다.윤필재는 1일 강원도 영월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 이하) 결정전(5전 3승제)에서 이준호(33·영월군청)를 3-1로 꺾고 꽃가마를 탔다. 이로써 윤필재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추석 대회 정상에 섰다. 통산 태백장사 타이틀 8개 가운데 절반을 추석 대회에서 수확했다. 윤필재는 그동안 지역 대회에서 2차례, 설날 대회와 단오 대회에서 각각 한 차례 우승했다. 또 올해 모두 네 번 열린 민속씨름 대회에서 설날, 단오 대회에 이어 이번 추석 대회까지 3번이나 포효했다. 8강에서 고진국(28·수원시청)을 2-0, 4강에서 손희찬(25·증평균청)을 2-1로 제치고 결승에 오른 윤필재는 첫 판을 안다리로 내줬으나 둘째판에서 밀어치기를 시도한 이준호를 돌림배지기로 눕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셋째 판을 들배지기로, 넷째 판을 빗장걸이로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윤필재는 경기 뒤 “추석 대회 4연패 욕심이 있다 보니 다른 대회보다 부담감이 컸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국민이 힘드실 텐데 하루빨리 종식돼서 씨름장에서 만나 뵙고 싶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손흥민 10월 18일 웨스트햄전에서 복귀

    손흥민 10월 18일 웨스트햄전에서 복귀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손흥민(28)이 A매치 기간 이후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모리뉴 감독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2~21시즌 리그컵 16강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복귀 시점에 대해 밝혔다. 골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이후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A매치 기간은 둘째 주와 셋째 주다. 한국은 이 기간 파울루 벤투 감독의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 간 ‘스페셜 매치”가 예정돼 있다.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는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지난 2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날 열린 리그컵 경기에도 손흥민은 출전하지 않았다. 모리뉴 감독의 말대로라면 손흥민은 10월 18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 그라운드로 복귀할 전망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름·고향까지 알고 있다…빚은 3.3억” 월북 맞다는 해경(종합)

    “이름·고향까지 알고 있다…빚은 3.3억” 월북 맞다는 해경(종합)

    해경, 중간수사 발표문“북한, 공무원 정보 소상히 파악”“인위적 노력 없이 표류하는 것은 한계”“단순 표류했다면 북으로 안 갔을 것” 해양경찰청이 지난 21일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월북 정황을 밝혔다.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 당시 조류를 보면 남서쪽으로 흘러갈 텐데, A씨는 북 해역으로 갔기에 ‘인위적 노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A씨가 도박빚 2억6800만원을 포함해 3억3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는 금융계좌 조사결과도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29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1일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와 관련해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첩보 자료와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어제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했다.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됐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도 그의 월북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A씨가 실종됐을 당시 단순히 표류됐다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해경은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소연평도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윤 국장은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단순히)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도박빚 등 총 3억3000만원 채무” 해경은 이날 브리핑에서 A씨가 총 3억3000만원의 금융기관 채무가 있고, 이 중 2억6800만원은 도박 빚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개인 거래로 발생한 채무는 10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수사를 한 결과 실종자의 전체 채무는 3억3000만원 정도로 파악됐다”며 “그중에 인터넷 도박으로 지게 된 채무는 2억6800만원 정도로 총 채무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자의 금전 상황이 좋지 않았고 가정도 불우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채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월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방부 협조를 얻어 파악한 자료 등을 토대로 월북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전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발견된 슬리퍼는 A씨의 소유로 확인됐다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추가로 유전자 감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궁화 10호 내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실종되기 전날인 지난 20일 오전 9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으며 해경은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했지만, A씨와 관련한 중요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윤 국장은 “실종자는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필요할 경우 국방부의 추가 협조 등을 통해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다음은 브리핑 전문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관련 수사 진행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브리핑에 앞서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경은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 이후 실종 경위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단순 실족 사고, 극단적 선택 기도, 월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 분석, 실종자 주변인 및 금융 관계 조사, 실종자 이동 관련 표류 예측 분석, 국방부 방문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 등 다각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우선 어제 해경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한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둘째,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본인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셋째,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수사팀은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어업지도선 실황 조사와 주변 조사 등에 대한 수사 진행 사항입니다.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 등을 통해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국과수에서 유전자 감식 중입니다. 선내 CCTV는 고장으로 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 실종자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정밀 감식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 원본 등을 국과수에 제출했으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실종자의 북측 해역 이동과 관련한 표류 예측 분석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석, 조류 등을 고려해 볼 때 단순 표류일 경우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경 수사팀은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그리고 필요 시 국방부의 추가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마녀, 악인, 괴물, 좀비, 가장 비열한 인간, 대법원의 수치.” 2020년 9월 18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향한 보수주의자들의 호칭이다. 이러한 부정적 표지는 “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전환돼 오히려 그의 역할을 지지하고 확산시키는 대중적 아이콘이 됐다.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에서 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변화를 이룬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긴즈버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첫째, 긴즈버그는 소위 ‘동료 결혼’(peer marriage)이라는 평등 결혼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동료 결혼이란 경제적 책임, 양육의 책임, 가사노동의 책임, 그리고 여가 시간의 자유 등 삶의 네 분야에서의 책임과 평등을 나누는 결혼을 의미한다. 21세였던 루스와 한 살 더 많았던 마틴이 결혼한 것은 1954년, 지금부터 66년 전이다. 그 오래전에 두 사람은 동료 결혼을 했고, 평생 평등 결혼 관계를 지켜냈다. 내조 또는 외조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조·외조는 이미 ‘내(內)·외(外)’라는 위치를 설정하면서 결혼 관계에서의 젠더 역할에 대한 가부장제적 고정관념을 자연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여성의 내조는 당연시되고, 남성의 외조는 과장되고 미화된다. 긴즈버그의 동료 결혼 관계를 내조·외조라는 가부장제적 개념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보수주의자들 “마녀·괴물·좀비”로 호칭 루스는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생일 때 암에 걸린 마틴을 위해 그의 학업이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14개월 된 아이의 엄마로 법학대학원의 학생인 본인도 해야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양육과 가사는 물론 그의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밤새워 마틴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 필기를 해 학업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마틴이 먼저 졸업하고서 뉴욕에 취직했을 때, 루스는 하버드대에서 컬럼비아대로 학교를 옮겼다. 남편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력이 있는 동반자와 함께 사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루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을 때에는,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세금 변호사였던 마틴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루스를 따라서 워싱턴DC로 이직한다. 외향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마틴, 다소 내향적이고 늘 진지한 루스는 각기 다른 개별성을 지닌 두 인간으로 서로 지지하고 보살피며 살았다. 친구, 연인, 동료, 지지자, 동반자, 위로자, 돌봄자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나누며 2010년 마틴의 죽음까지 56여년 동안 동료 결혼 관계를 이어 왔다. 대법관 임명 청문회장에서 루스는 마틴을 “남편”이 아닌 “파트너”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호칭은 2020년이라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993년에 그러한 호칭을 썼다는 것은, 결혼을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이해한 두 사람의 의식을 드러낸다. 마틴은 요리를 거의 전담했다. 그는 딸이 결정했다며 “루스가 부엌에 들어오는 것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특유의 유머를 담아 공적 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두 긴즈버그의 삶은 진정한 파트너십의 전형을 보여 준다. 1950년대에 만났을 때부터 이미 여성의 일이 남성의 일처럼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마틴과 같은 파트너가 없었다면, 자신이 대법관으로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루스는 회고한다. 공적 영역에서 평등을 외치면서, 사적 영역에서는 여전히 위계적인 가족 관계를 유지한다면 한 사회의 민주적 가치가 확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편 암에 걸리자 학업 계속하게 최선 둘째, 긴즈버그는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다. 권력을 사용하는 데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공공선을 확장하기 위해 쓰는 이다. 권력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이다. 긴즈버그는 대법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인종, 계층, 성별, 성적 지향 등에 근거해 권리가 박탈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평등의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 물론 우리가 모두 대법관과 같은 막강한 제도적 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자의 정황에서 크고 작은 권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 확장, 정치세력 또는 타자를 억누르고 지배하기 위해서 쓸 수 있다. 또는 그 권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살아가는 가정, 집단, 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긴즈버그는 기존의 전통과 관습이 차별적일 때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긴즈버그의 유명한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사적 이득이나 정치적 파당성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한 권력 행사였다. 개인이 부여받은 권력은 자유와 평등 가치의 확산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긴즈버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셋째, 긴즈버그는 페미니즘의 범주가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유산을 남겼다. 그에게는 ‘페미니스트’라는 표지가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성차별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 사회에서 한 종류의 평등 문제는 다른 종류의 평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 주었다. 젠더 평등은 페미니즘의 출발점이지만, 도착점이 아니다. 긴즈버그는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 한 부모 양육자로 살던 남성의 권리, 아동 이주민의 권리 또는 인종적 소수자들의 투표권 보호 등 다양한 모습의 차별 문제에 개입하고 법적 평등을 제도화하고자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 그의 페미니즘은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모든’ 사람의 권리를 확장하고자 하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이었다. 넷째, 87세까지 치열하게 사회개혁을 위해 일한 긴즈버그는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소환되는 세대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386, 586 또는 2030 등으로 표기되는 세대론의 빈번한 소환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득보다 실이 많다. 세대론은 생물학적 나이를 시대적 구조와 연결하면서 특정한 나이의 사람들을 동질적 존재로 집단화한다. 특정한 시대를 산 사람들의 동질성을 전제로 하는 세대론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반쪽 진리’를 ‘전체 진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긴즈버그는 이제 퇴물로 물러나서 보수적 사고로 점철된 삶을 사는 구세대로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적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개혁의 급진성을 법적으로 제도화하고자 치열하게 일했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세대론을 소환하는 한 정치와 사회에서 성숙한 민주적 시민의식이 일상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적 의식은 나이, 학연, 지연, 선후배 관계 등에 따른 집단적 동질화가 아니라 개별인의 사유와 입장의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윤리적 개인주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 다른 대법관 스칼리아와 우정 다섯째, 우리가 최후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인간됨이라는 것을 긴즈버그는 가르쳐 준다. 평등사회를 위해 평생 치열하게 일하면서, 그는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자를 적대시하지 않았다. 동료 대법관이었던 안토닌 스칼리아와의 우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와 스칼리아는 매우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어 왔다. 여행도 함께 가고, 오페라도 함께 보고, 두 사람이 함께 오페라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을까. 긴즈버그는 2016년에 사망한 스칼리아의 장례식 조사에서 스칼리아가 자신에게 한 말을 인용한다. “나는 아이디어를 공격한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적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자를 악마화하는 것이 일상인 한국에서, 긴즈버그의 태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순간 파괴되는 것은 그 타자의 인간됨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간됨이다. 개혁이란 점진적이며 고도의 인내심이 요청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긴즈버그는 말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one step at a time)의 철학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그는 반대자들 또는 변화의 필요성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든 이들의 평등이라는 법 정신에 근거해 설득하고자 했다. 한국이 성별, 장애, 나이, 성적 지향, 종교, 학력 등 그 어떤 것에 근거해서도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 갈 길은 참으로 멀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가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긴즈버그는 그의 삶과 권력 사용 방식으로 가르쳐 준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관 지명 사실을 공개했다. 배럿 판사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인디애나주 노터데임 대학에서 15년 동안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물이다. 일곱 자녀를 뒀는데 둘은 아이티 입양아이며, 막내 아들은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한때 고려했던 인물이며 이듬해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되면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배럿 판사가 낙태, 총기 규제, 오바마케어 등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판결을 내린 전력이 있어 인준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제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 내부의 반란표를 바라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늦추는 지연 전술 등 배럿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점해 인준안 통과를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민주당은 가능한 한 인준 절차를 어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인준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0월 셋째 주에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10월 29일 이전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달 12일 첫 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식통 전언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11월 3일 대선 표심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와 보수 모두 표를 결집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초조해 하는 것은 11월 대선 결과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선거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그런 우려만으로 오히려 조 바이든 대선 후보에게 확실한 지지 표를 몰아주자는, 긍정적인 흐름이 생길 수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베스트셀러]‘조국 흑서’ 한 달째 정상… ‘조국 백서’는 87위

    [베스트셀러]‘조국 흑서’ 한 달째 정상… ‘조국 백서’는 87위

    ‘조국 사태’를 비판하는 대담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일명 ‘조국 흑서’)가 4주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5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9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한 달째 정상을 지켰다. 반면 조국을 옹호하는 진영에서 낸 책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은 지난주보다 50계단 하락한 87위를 기록했다. 올 한해 눈에 띄는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 소설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방탄소년단 추천 도서로 판매량이 급증한 손원평의 ‘아몬드’는 3위를 기록했다. 판타지 소설에 대한 주목도 높아져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20대 독자들의 호응으로 12계단 상승한 종합 8위에 올랐다. 25일 넷플릭스 드라마 공개를 앞둔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도 재조명 받으며 전주보다 16계단 오른 종합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류시화가 엮은 시집 ‘마음챙김의 시’도 출간과 함께 종합 11위에 오르며, 문학 분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긴 연휴를 앞두고 장르소설과 에세이 분야 도서를 찾는 독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 교보문고 9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 1.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강양구 등 5명·천년의 상상) 2.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 3. 아몬드 (손원평·창비) 4.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 5.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박성혁·다산북스) 6. 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7.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어크로스) 8.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 9. 마법천자문49 (유대영·아울북) 10.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존리·지식노마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씨티은행, 입출금 자유로운 ‘씨티 레벨업통장’ 출시

    한국씨티은행, 입출금 자유로운 ‘씨티 레벨업통장’ 출시

    한국씨티은행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인 ‘씨티 레벨업통장’을 출시했다. 씨티 레벨업통장은 매일의 최종 잔액에 따라 구간별 0.01%부터 최대 0.4%(연·세전)까지 차등 제공되는 기본이율에 예금주 본인의 한국씨티은행 자산관리 서비스 등급에 따라 최대 0.6%(연·세전)까지 추가로 제공되는 우대금리가 합산돼 최종 적용 금리가 결정된다. 신규 가입 시 개설일부터 다음 달 셋째 주 첫 영업일의 전일까지는 조건 없이 신규가입 추가 우대이율 0.6%(연·세전)가 적용되며, 예금주 본인의 자산관리 서비스 등급에 따른 추가 우대이율은 신규가입 추가 우대이율 적용일 이후부터 반영된다.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31일까지 씨티 레벨업통장을 개설하고 개설한 달의 마지막 영업일 잔액을 100만원 이상 유지하면 추첨을 통해 갤럭시 노트20, 다이슨 에어랩 등의 경품을 준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꽤 흔한 사이코패스 유전자, 학대를 먹고 괴물이 된다

    꽤 흔한 사이코패스 유전자, 학대를 먹고 괴물이 된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과학자가 쓴 사이코패스 이야기다. 연쇄살인마의 뇌를 연구하던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뇌 스캔 사진에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발견한다. 뇌의 특정 부위가 유난히 검게 나온 것이다. 가계도를 들춰 보니 조상 중에 악명 높은 살인자가 즐비했다. 자신의 유전자 분석에선 전사유전자(warrior gene)도 나왔다. 의심할 여지 없이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평탄한 가정에서 노년을 보내는 성공한 뇌과학자일 뿐이다. 물론 살면서 “멋지고 재밌지만,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긴 했다. 그런 저자가 친사회적 인간으로 살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저자는 사이코패스가 탄생하려면 반드시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세 다리 의자 이론’이다. 첫째는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 둘째는 전사유전자 등 고위험 변이 유전자, 셋째는 어린 시절의 감정적·신체적·성적 학대다. 첫째, 둘째는 의지와 관계없이 결정된다. 셋째는 다르다. 주변 상황이 큰 영향을 끼친다. 결국 괴물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통계적으로는 100명 중 2명 정도가 사이코패스로 태어난다고 한다. 고등학교 교실 2개 중에 사이코패스가 한 명은 있는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친사회적 사이코패스로 살아간다. 겁이 없고 냉정해 리더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단적인 예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저자는 “클린턴은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사나이”라고 했다. 클린턴은 군대를 향해 무게 잡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 흉내 내는 재주가 일품이었다. 한데 군 경력은 없다. 징집 기피 의혹만 있을 뿐이다. 갈채를 받을 때는 겸손을 가장했고, 장례식에서는 슬픔을 연기했다. 물론 평범한 사람도 자신을 꾸미기는 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의 특질을 가진 사람만이 그토록 큰 판에서 고난도의 연기를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세 다리 의자 이론’이 주장하는 건 자명하다.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가진 이들을 생애 초기에 확인하고, 그들이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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