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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4월의 좋은 날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4월의 좋은 날

    오늘은 드디어 옥상 쪽 벽면을 이루고 있는 유리문들을 다 열어젖혔다. 미닫이라서 벽을 절반밖에 열어 놓지 못하는 게 아쉽다. 아, 햇살 좋고! 바람 한 점 없는 게 이리 마음에 화평을 주다니.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서(이제 제목도 기억 안 나네. ‘청춘은 아름다워라’였나, ‘크늘프’였나) ‘나보다 더 구름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말해 보라’는 구절을 읽으며 반사적으로 “나보다 더 바람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말해 보라”고 포효할 정도로 바람을 좋아했건만. 바람 소리를 들으면 가슴 설레었건만. 이제는 심지어 바람이 좀 거세게 분다 싶으면 지레 움츠러들고 쇠약감이 몰려온다. 그럴 때면 베토벤의 ‘템페스트’를 방이 쩌렁쩌렁 울리게 틀어 놓고 들으면 좋지. 그럴 시간이 있다면 말이지만. 좋은 날씨건 나쁜 날씨건 쉼 없이 나다녀야 하는 내 팔자야. 마치 제 운명을 닮은 폭풍우 속에 내몰린 리어왕처럼.요 며칠 셰익스피어 희곡들을 읽고 있다. 몇 해 전에 김정환 시인이 번역한 예쁘장한 장정의 전집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이라면 어릴 때부터 자주 접해서 다 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동용이나 다이제스트 본으로 읽어 내용만 아는 거니까 제대로 한번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책장에 꽂아 둔 뒤 잊었었다. 이제라도 읽기 시작한 건 내 해방촌살이 첫 셋방 주인인 백민기씨 덕분이다. 그 곱고 젊었던 그이는 지금 갖은 병고를 겪고 있다. 대표적인 병 두 개만 들자면 일주일에 두 번 투석을 받아야 하는 신장병과 시력을 많이 잃게 한 당뇨병인데, 참으로 난처한 게 당뇨병에 좋은 음식물엔 칼륨이 많아 신장에 안 좋다는 것이다. 가혹하기만 했던 그이의 삶의 정황들이며 그럼에도 늘 꿈이 많고(듣는 사람을 난감하게 하던 그 꿈들!) 인생의 그 어떤 악의도 이겨 먹는 낙천성으로 해맑은 그이의 성품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그 또한 애잔하다. 사실 나는 이기주의자이기 때문에 그이의 외로움과 나에 대한 우정을 알면서도 종종 모른 척했다. 이런 나를 가장 친한 친구로 칠 정도로 우리 세대 ‘아줌마’들은 외롭다.얼마 전에 백민기씨의 외아들이 ‘미국식 퓨전 중국집’을 표방하는 작은 식당을 차렸다. 내가 거기 살았을 때는 신발가게였던 그 건물의 1층에. 다행히 손님이 많이 드는 것 같다. 내가 찾아간 날에는 재료가 일찍 떨어져서 주문 가능한 ‘레몬 치킨 튀김’을 시켰는데, 감탄스러울 정도로 맛있었다. 유치원 다니던 꼬마가 삼십대 중반을 훌쩍 넘기고 버젓한 요리사가 되다니, 새삼 ‘세월, 참…’이었다. 제 엄마보다 겨우 두 살 어린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기특한 녀석, 꽤 오래 방황할 때 우연히 동네에서 마주치면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제 환히 얼굴이 빛나서 보기 좋았다. 문 앞의 개업축하 화환도 웃음을 줬다. 길게 늘어진 리본 한쪽에는 ‘백종원보다 대박나라!’, 다른 한쪽에는 ‘싸커마니아’라고 적혀 있었다. 축구동호회 친구들이 보낸 화환인가 보다. 그날 늦은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가려는 내게 백민기씨가 셰익스피어 책을 대출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이참에 집에 있는 전집을 얼른 읽고 그이한테 넘기기로 한 것이다.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를 넘기고 이제 ‘폭풍우’, 즉 ‘템페스트’를 읽는 중이다. 와, 셰익스피어! 어쩜 그리 청산유수인지! 그 청산유수가 말말이 촌철살인이다. ‘맥베스’만 건성으로 훑어도 “종종 우리를 해코지하려고 어둠의 수단들은 진실을 말해 주지”, “오라, 눈꺼풀 꿰매는 밤, 가려다오, 목도리로, 가여운 날의 부드러운 두 눈을, 그리고 피비리고 보이지 않는 네 손으로 말살하고 갈가리 찢어라, 그 위대한 생명의 임대 계약을” 이런 대사가 수두룩하다. 16세기 영국인 대단하다. 영화라면 자막이라도 있지, 극장 객석에서 이런 대사들을 듣고 즐겼단 말이렷다. 4월 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다. 인간이 참 죄가 많다. 우리 집 장녀 고양이 란아가 조금 아까부터 보챈다. 빗질을 해달라는 것이다. 사람 중에 안마 중독자가 있는 것처럼 란아는 빗질 중독이다. 그래, 인간의 죄를 대속하는 뜻에서라도 다소곳이 오늘치의 빗질을 하자.
  • [사설] 복지 사각지대 심각성 보여 준 증평 모녀 비극

    충북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고를 겪던 40대 엄마와 4살 난 딸이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지난해 남편과 사별 후 수천만원의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 얼마 안되는 월세조차 못 냈다고 한다. “혼자 살기가 너무 어려워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유서는 여성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동안 틈만 나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떠들면서도 이들 모녀를 왜 돕지 못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4년 전의 ‘송파 세 모녀’ 사건과 비슷하다. 당시 60대 어머니와 30대 두 딸이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셋방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돼 파장이 일었다. 가장이 숨진 데다 건강까지 안 좋았던 이들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증평에서 숨진 여성도 지난해 가을 심마니였던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어린 딸을 키우며 살아왔다. 아파트 우편함에는 카드 연체료와 수도·전기료 체납고지서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정부는 송파 세 모녀 사건 뒤 복지 사각지대 문제에 대한 비판이 일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선정 때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도록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일명 세 모녀법)하는 등 일부 제도를 개선하기는 했다. 수급 자격이 중지되어도 일부 급여는 계속 지원토록 하는 맞춤형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수급 대상자들을 어떻게 찾아 도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대책도 빈약했다. 증평 모녀의 경우 기초생활보장법 수급 자격이 있는지, 급여 대상자인데 제대로 파악이 안 돼 혜택을 못 받았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10만원 안팎의 월세와 공과금도 내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수급 혜택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모녀가 혜택에서 배제된 사정과 이유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래서 현 복지 시스템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 남편이 남긴 수천만원의 빚을 꼭 모녀가 떠안아야 했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누군가 개인 회생 등 채무 탕감 방안을 알려주고 도와줬으면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복지 사각지대는 제도 보완만으로는 해소가 어렵다. 정부는 도와달라고 오는 사람을 기다리기만 해선 안 된다. 구석구석 혜택이 스미도록 찾아가서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게 진정한 복지행정이다.
  • “가즈아” 외쳤는데 반 토막… 어디로 가야 하나, 가상화폐

    “가즈아” 외쳤는데 반 토막… 어디로 가야 하나, 가상화폐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0월 가상화폐(암호화폐)에 9000만원을 넣었다. 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안 쓰고 안 먹고 모은 ‘피 같은 돈’이었다. 원래는 1년 뒤쯤 결혼 자금으로 쓰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억 단위로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박’은 아니더라도 ‘소박’은 거둘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절반도 남지 않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에 나눠 넣었던 잔고는 4000만원을 겨우 웃돈다. A씨는 “지난 연말까지 꽤 쏠쏠하게 수익을 거둬 새 차까지 뽑았는데 지금은 사글셋방 구할 상황도 못 된다”면서 “자칫 결혼까지 늦춰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수십 배 수익을 인증하는 글이 쏟아지던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손실을 걱정하거나 투자를 그만두겠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손실이 -90%를 넘는 사례도 흔하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는 “투자한 2000만원이 200만원으로 쪼그라들어 아무런 의욕이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몰아친 가상화폐 광풍이 최근 잦아들면서 투자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킹 등 각종 사고와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잇따르면서 각국은 가상화폐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가상화폐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각국의 가상화폐 정책을 통해 우리의 바람직한 대안을 살펴본다.●가상화폐공개 372개 중 5%만 실제 진행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 업계의 이슈는 거래소 보안을 둘러싼 ‘거래소 리스크’다. 올해 초부터 일본 등에서 대규모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이 잇따라 터졌기 때문이다. 홍콩 거래소 바이낸스가 지난 8일 한때 피싱 사이트로 연결되면서 투자자들은 또다시 거래소 해킹이 터질 수 있다는 공포에 빠졌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공개(ICO)로 유망 코인에 투자하며 일확천금을 노리지만, 상당수는 사업계획만 있는 ‘사기’로 드러났다는 통계도 속속 나온다. 글로벌 회계법인 어니스트앤드영(EY)은 최근 372개 ICO 백서 가운데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5%에 불과했고 84%는 순수한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뒷짐을 지고 있던 일본과 미국 등 각국 당국도 움직이고 있다. ‘규제 공백’을 채우고 실제 규제 집행에도 나서는 분위기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 1월 발생한 코인체크 해킹 사태를 계기로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달 초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테이션과 FSHO가 ‘고객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일본은 마운트곡스 파산 이후 가상화폐 사고 방지를 위한 대비책으로 거래소 등록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등록제를 시행하기 이전부터 영업을 해오던 ‘간주업자’는 특례로 영업을 이어 갈 수 있었고, 간주업자인 코인체크에서 사고가 터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7일 연방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다루던 SEC가 거래소까지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비트라이선스를 도입한 뉴욕 같은 주에서만 거래소 등록제가 시행됐다. 앞서 지난 1월 SEC는 ‘어라이즈뱅크가 허위광고를 하며 SEC에 등록하지 않은 채 ICO로 6억 달러를 조달했다’며 자금 전액을 동결했다. 모든 나라가 규제 허들을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몇몇은 이해관계에 따라 거래소나 ICO에 대해 느슨한 잣대를 대고 규제 속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싱가포르나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ICO 가이드라인에서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보겠다고 했지만, 싱가포르의 금융감독기구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가상화폐에 증권과 같은 잣대를 대지는 않는 분위기다. 법 집행까지 나서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상화폐 국가’를 지향하는 스위스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정하고 자율 규제를 택하고 있다. 스위스 주크 지역을 가상화폐 허브 도시라는 뜻의 ‘크립토밸리’라고 부르며 ICO 중심지로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라는 타이틀을 지키길 원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스위스는 은행 비밀법이 폐지되고 자금세탁방지가 강화되면서, 빠져나간 자금을 코인 관련 자금으로 메우고자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금세탁·탈세 등 방지 위해 국제 공조 이어질 듯 다른 나라들은 싱가포르나 스위스처럼 왜 가상화폐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지 않을까. 가상화폐에 투자할 사람이 많은 미국, 일본, 한국 등은 투자로 인한 피해가 산업을 장려하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스위스나 싱가포르는 그 반대다. 미국은 가상화폐가 탈세 수단으로 떠오르는 데 우려가 높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가상화폐가 ‘디지털판 스위스 은행’이 되지 않도록 각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등은 이미 가상화폐를 탈세에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가상화폐가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에 악용되는 데는 세계적 수준의 공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1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은 오는 7월까지 가상화폐 관련 규제 권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연구한 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유럽 각국은 자금세탁방지 등과 관련된 합의를 끝낸 상태라 전 세계적 범위에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각국의 이해관계 차이로 (7월 권고안은) 통일된 규제보다 원칙을 세우고 각국이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 지원 등을 막는 협조 체제를 만드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요건 강화 등 정교한 법 제정 필요” 우리도 규제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강화됐지만 은행에만 적용된다. 국회에 상정된 3개 법안은 거래소에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지만, 거래소의 자격 요건을 느슨하게 만드는 등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 ICO에 대한 정의가 정교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소의 안정적인 운영이나 보상을 위한 자기자본 확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한번 해킹 사고가 터지면 사실상 코인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차례 해킹사고를 겪은 국내 거래소 유빗은 투자금의 70%를 환급해 주겠다고 했지만 지급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준금융 자산으로서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소 규정이 먼저 강화돼야 한다”면서 “운영 기준을 자기자본 200억원 수준으로 높이고 거래소가 직접 거래에 참여하는 ‘딜러’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대체거래소(ATS) 설립을 위한 최소 자기자본은 200억원으로 정하고 있다. 자기 매매를 할 경우는 500억원으로 허들이 더 높다. 그에 비해 정병국 의원안과 박용진 의원안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각각 1억원과 5억원의 자기자본만 요구한다. 정태옥 의원안은 자기자본이 아닌 자본금(30억원)만 정하고 있다. 천 연구원은 “세 법안 모두 다른 금융업법이나 가상화폐 하루 거래 금액을 감안할 때 요구하는 자기자본 수준이 낮다”며 “신규 사업자를 막지 않기 위해 거래소의 거래 규모에 따라 자기자본 기준을 차등화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기운 내라고, 자연처럼 살라고… 힘을 주는 詩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기운 내라고, 자연처럼 살라고… 힘을 주는 詩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채소밭가에서’ (1957)살다 보면 너무 힘들 때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고 싶을 때가 많지요. 가장 힘들 때 어디서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1954년 부인 김현경과 다시 만난 김수영은 성북동 계곡과 가까운 셋방에서 살았습니다. 솔방울로 밥 지어 먹으며 행복하게 살다가 시끄러운 라디오 소음이 싫어서, 1955년 여름 지금의 마포구 구수동 서강대교 근처인 서강으로 이사 갑니다. 겨울에 쓸 남은 연탄도 트럭에 싣고, 1000평쯤 되는 벌판에 외로 있는 엉성한 양기와집 한 채로 이사 갑니다. 지금과 달리 시골이었던 그곳에서 맨 처음 산란용 닭인 레그혼을 11마리 사서 키우기 시작합니다. 닭이 알을 낳으면서 생각지 않은 재미도 있었고, 단무지를 만들 수 있는 긴 무를 키우면서 농촌을 배경으로 많은 시를 씁니다. “우리집에도 어저께는 무씨를 뿌렸”고, “물을 뜨러 나온 아내의 얼굴은/어느 틈에 저렇게 검어졌는지”, “시골 동리 사람들의 얼굴을 닮아”(여름 아침 ) 갑니다. 농사하고 닭을 키우며 “땅속의 벌레”(봄밤 )를 그는 늘 벗 삼습니다. ‘채소밭 가에서’는 바로 이때 쓴 시입니다. 도시에서 기자로 지내던 사람이 닭똥과 흙냄새 범벅으로 지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겠죠. 그의 글에는 농촌 생활이 지겹고 단순하다는 짜증도 있습니다. 닭똥 냄새 맡으며 지칠 때,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온갖 배추며 무며 파의 잎새들이 그를 응원하는 손짓으로 보였을까요. 그는 가장 사소한 사물에게 “기운을 주라”는 호소를 주문처럼 반복하며 기원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채소밭에서 기운을 달라고 기원했을까. 시는 살아가는 힘을 노래합니다. 절실한 기구를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며 반복하고 강조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거리에는 구걸하는 고아와 싸구려 분을 바르고 미군을 부르는 양색시, 한쪽 다리를 잃은 목발 짚은 상이h용사가 넘쳐났습니다. 어디에도 희망은 없고 진창과 절망만이 뒹굴고 있었습니다. 전쟁의 상처 앞에서 김수영은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고 간구합니다. ‘기운’이란, 만물이 나고 자라는 힘의 근원을 뜻합니다. 김수영은 자신의 시가 힘을 주는 시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살아가기 어려운 세월들이 부닥쳐 올 때마다 나는 피곤과 권태에 지쳐서 허술한 술집이나 기웃거렸다. 거기서 나눈 우정이며 현대의 정서며 그런 것들이 후일의 나의 노트에 담겨져 시가 되었다고 한다면 나의 시는 너무나 불우한 메타포의 단편(斷片)들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 그리운 건 평화이고 온 세계의 하늘과 항구마다 평화의 나팔소리가 빛나올 날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우리들의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 시는 과연 얼마만 한 믿음과 힘을 돋우어 줄 것인가. - ‘시작 노트 ’ (1957)너무 힘들어 때로 허술한 술집을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시가 불우한 은유 조각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평화의 나팔소리가 빛나올 날을 가슴 졸이며”, “우리들의 내일을 위하여” 김수영은 시가 “믿음과 힘을 돋워 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이 문제는 설움과 죽음을 극복하려 했던 그에게 늘 숙제였습니다. “기운을 주라”는 문장은 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로 들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들으면 멈칫하지요. 그 사이에 의미를 증폭시키는 말이 들어갑니다. 시에서 세 번째로 “기운을 주라”는 말을 읽을 때는 무슨 뜻인지 궁금해집니다. 타인에게 “기운을 주라”는 말일까요. “밥 좀 주라”는 말처럼 나에게 “기운을 주라”는 말일까요. 읽는 사람에 따라 달리 읽힐 겁니다. 같은 문장이지만 의미는 다양하게 증폭됩니다. 독자의 귀에 힘을 내라며 소곤대는 말이 점점 북소리처럼 커지는 겁니다. 반복도 그냥 반복이 아니라 병치(竝置) 반복입니다. 김수영의 시에는 병치 반복이 자주 나옵니다. ‘절망’에서도 병치 반복이 보입니다. 風景이 風景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速度가 速度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이 병치 반복되고 있지요. 그런데 ‘채소밭 가에서’는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가 주요 가사와 마치 주거니 받거니 하는 노동요 닮은꼴로 병치되어 있어요. 왜 병치 반복을 했을까요. 첫째,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한때 연극을 했던 김수영이 자주 쓰는 기법이지요. 둘째,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는 구절이 마치 밭고랑처럼 보이지는 않는지요. 채소가 심겨 있는 줄 사이사이에 있는 밭고랑 말입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도 채소밭을 느낄 수 있는 시 형태입니다. 반복되는 구절은 설움과 절망에 빠지곤 했던 자기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며 기도였습니다.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는 구절은 독자를 강바람이 스쳐 지나는 강가 채소밭으로 데리고 갑니다. 실제로 김수영이 살던 집은 강가에 있었습니다. “이 시를 썼던 집에서 한강이 보였어요. 우리집 쪽으로 경사가 졌는데 홍수가 나면 물이 차서 철렁철렁했어요.” 부인 김씨의 말입니다. “무성하는 채소밭가에서” 그는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무성한 성찰도 합니다. 두 뙈기의 차밭 옆에는 역시 두 뙈기의 채소밭이 있다 김장 무나 배추를 심었을 인습적인 분가루를 칠한 밭 위에 나는 걸핏하면 개똥을 갖다 파묻는다 -‘반달’ (1963) “두 뙈기의 차밭”은 집 뒤 150여평에 재배했던 잎이 예쁜 결명자 차밭을 말합니다. “인습적인 분가루”는 화학비료를 말합니다. 그게 싫어서 김수영은 밭에 “걸핏하면 개똥을 갖다 파묻습니다. 그의 시 정신인 “반역의 정신”(‘구름의 파수병’)은 그의 일상이기도 했습니다. 무성한 채소밭은 그에게 끊임없는 성찰을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채소밭가에서”라고 썼듯이 내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채소밭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채소가 주체입니다. 아니면 내가 돌아오는 채소밭으로 읽을 수도 있지요. 이어 발표한 ‘파밭가에서’도 그가 농사를 지으며 끊임없이 힘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에서 ‘달리아’는 성장할수록 꽃 구근이 둥글고 크며 무거운 꽃입니다. 줄기가 꽃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때, 꽃대가 꺾이지 않도록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고 합니다. 부인 김씨는 “김수영 시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집 주변에 꽃밭을 만들곤 했어요. 달리아꽃도 그때 키웠고요. 잘 키우지 않으면 햇살 좋은 곳으로 옮겨 심어야 했어요. ‘움직이지 않게’는 그런 뜻이 아닐까요”라고 합니다.외국에서 온 비싼 달리아꽃을 귀한 인간 존재로 비유한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얼마나 귀한 존재일까요. 함부로 움직이지 않게, 쓰러지지 않게, 기운을 달라고 시인은 간구합니다. 달리아는 김수영 시인 자신을 상징하는 꽃일 수도 있습니다.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는 무슨 뜻일까요.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소리도 고웁다”고 합니다. 지친 신체를 달래주는 고운 소리이기도 하지만, 그 소리가 점점 커지면 폭풍으로 불어 작물을 휩쓸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풀’(1968)에서도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고 합니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이 나를 마시면 안 됩니다. 우리는 바람이 상징하는 온갖 고통을 즐길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단독자로 단련시키면서도, 바람에 먹히면 안 됩니다. 그래야 “바람보다 먼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바람보다 먼저 웃”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고 했듯이, 가장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뿌리를 지켜내야 합니다. ‘바람’은 달리아 꽃대를 꺾을 수 있는 어떤 폭압이겠죠. 10여년간 양계를 하고 채소를 키우던 김수영의 경제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11마리였던 닭은 한때 1000마리까지 늘었습니다. 4·19 이후 폭등한 사료값을 감당하지 못해 몇백 마리를 팔아버립니다. 700마리 정도 남은 닭의 사료값을 대기 위해 시인은 밤새워 글을 쓰고 번역을 합니다. 양계와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체험한 김수영은 아내에게 “우리가 닭이나 채소가 아니라 사람을 저렇게 키웠다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하고 묻기도 했답니다. 사실 시인은 집일을 거들던 소년 만용이를 키워 대학까지 졸업시켰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만용이의 학비를 직접 대며 부양했던 시인은 ‘만용에게’라는 시에서 가난한 생활의 고단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생활이 어려웠지만 그는 자연을 그냥 묘사하기만 하거나 혹은 자연을 점령해야 할 대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자연에 “기운을 주라”며 대화하는 그 자신 또한 누리의 한 부분으로 살았습니다. 그의 시는 절대자유, 절대사랑 그리고 절대자연에 서 있었습니다. 자연이 하라는 대로 나는 할 뿐이다 그리고 자연이 느끼라는 대로 느끼고 나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 ‘사치 ’ (1958) 그는 자연에 귀를 대고 들으라고 합니다. 자연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합니다. 자연이 느끼라는 대로 느끼겠다고 합니다. 가장 지쳤을 때,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포기했을 때, 그는 “서둘지 말라”(봄밤)고 위로합니다. 여린 새싹인 우리에게 얼어붙은 땅을 뚫고 봄을 끌어오는 자연처럼 살라며 그는 우리에게 권합니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시인·숙명여대 교수
  • ‘있는 사람’ 혜택 더 주는 월세세액공제

    ‘있는 사람’ 혜택 더 주는 월세세액공제

    월세 가구 23% 중 4.5%만 신청과세미달자 빼면 3%만 혜택임금근로자로 제한 청년층 제외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근로소득자 월세세액공제 제도의 혜택을 보는 이들의 60%가 연봉 4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도 적을 뿐 아니라 ‘셋방살이’ 대상자의 상당수는 애초에 공제받을 세액이 없는 과세미달자(면세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부터 공제 적용 대상을 현실화하지 않고 월세세액공제율만 10%(최대 75만원)에서 12%(90만원)로 올리기로 한 것은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좀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실이 국세청과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세 거주 가구의 4.5%만이 월세세액공제를 신청했고 3%만이 공제 혜택을 받았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1911만 1731가구 중 월세 가구(보증부 월세·사글세 포함)는 452만 8453가구(23%)다. 그중 2015년 월세세액공제를 신청한 근로자는 20만 4873명(4.5%)이었다. 이 가운데 소득이 적어 세액공제 감면을 아예 받을 수 없는 과세미달자가 6만 4982명이다. 이들을 빼고 나면 실제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본 사람은 13만 9891명으로 전체 월세가구의 약 3%에 불과하다. 게다가 실제 수혜자의 60%는 연봉 4000만원이 넘었다. 3명 중 1명은 5000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근로소득자 중간층 연봉이 2272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들이 월세세액공제 혜택을 누린 셈이다. 공제금액 역시 연봉이 많을수록 커졌다. 더 큰 문제는 월세세액공제 대상자가 임금근로자로 제한돼 있어 정작 월세 부담이 큰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30세 미만인 127만 1604가구 중 월세는 101만 7240가구로 79%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 월세 가구 비중이 23%인 점을 감안하면 30세 미만 젊은층 월세 가구 비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본 30세 미만 근로자는 6만 3000명에 그쳤다. 청년 월세 가구의 6.2%만이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는 1인당 최대 75만원(10%)인 월세세액공제 혜택을 90만원(12%)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내용은 올해 세법개정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정작 주거비 지원이 필요한 계층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과실’만 늘려 놓은 셈이다. 결국 그 혜택은 고소득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서민, 청년층에 대한 실질적인 주거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현행 월세세액공제 제도는 고소득 근로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면서 “임금근로자로 제한한 대상자를 청년층 등으로 확대하거나 아니면 월세세액공제를 늘리는 대신 아예 주거급여를 확대해 서민 가구에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 예산 아껴서 특진? 좁고 어둡고 불편한 강남경찰서 신청사

    [단독] 예산 아껴서 특진? 좁고 어둡고 불편한 강남경찰서 신청사

    서울 강남경찰서가 12일 3년여의 ‘셋방살이’ 신세를 청산하고 신청사 시대를 개막했다. 하지만 정작 소속 경찰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은 개선됐지만 사무실 공간이 예전에 비해 크게 좁아지는 등 근무 여건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근무여건 악화에 경찰들 “감사해야” 강남경찰서 소속 수사관 A씨는 “형사당직실 크기가 구청사 시절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사무실 창문도 너무 작아 햇볕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관 B씨도 “건물은 새로 지어 놓고 책상과 의자는 쓰던 것 그대로”라며 “예전이 더 나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경찰이 신청사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좁게 지어진 배경에 대해 “신청사 태스크포스(TF)팀이 1계급 특진을 노리고 예산을 다 쓰지 않고 반납해 생긴 일 같다”면서 “감사를 해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이 해마다 부문별, 계급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경찰 1명을 특진시키는데 신청사 건립 예산을 아낀 경찰에게 특진의 영광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전남 목포경찰서 신청사 TF팀에 근무했던 백모 경사는 예산 절약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위로 1계급 특진했다. 국고 예산을 아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 90명 늘고 반납액은 9000만원” 경찰서 신축 공사비는 경찰청 예산이 아닌 정부의 국유재산관리기금에서 조달되고 있다. 1곳당 최대 400억원이 들며 현재 43곳에서 건립 중이다. 강남경찰서에는 434억원이 투입됐다. 이 때문에 ‘예산 절감’이 좋은 포상 명분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강남경찰서 측은 “설계 당시보다 과가 2개 더 생기고 인원도 90명이 늘어나 불가피하게 사무실을 쪼갤 수밖에 없었다”며 “예산을 15억원 절감했지만 대부분 다른 시설을 보강하는 데 사용하고 정부에 반납한 금액은 9000만원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황현산 “빈민인 최영미 시인, 언제 호텔에 갑이었나”

    황현산 “빈민인 최영미 시인, 언제 호텔에 갑이었나”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인 문학평론가 황현산씨가 최영미 시인이 호텔에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제안했다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빈민에 속하는 최영미 씨가 호텔에 언제 갑인 적이 있었던가”라고 말했다.황 명예교수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최영미 시인의 호텔 홍보대사 제안, 호텔이 받아들이면 좋고 안 받아들이면 그만인 사안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황 명예교수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나는 내 책에 쓸 권리가 있다. 그러나 좀 허황되어 보이는 한 개인에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할 권리는 내게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청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해 논란을 빚었다. 최 시인은 “집주인에게서 월세 계약 만기에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사라면 지긋지긋하다. 내 인생은 이사에서 시작해 이사로 끝난 것 같다”면서 서울의 한 호텔에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적었다. 이후 해당 글의 내용이 논란이 되자 최 시인은 “특급호텔 원했다고 비난하시는데 오래 집 없이 셋방살이 떠돌던 사람이 여름휴가 가서도 좁고 허름한 방에서 자야 하나?”며 “호텔에 거래를 제안한 거지 공짜로 방을 달라고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노총 “이언주, 강남에 집을 두고 광명서 이중 생활”

    민노총 “이언주, 강남에 집을 두고 광명서 이중 생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학교 급식 조리사는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란 취지로 말한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민노총은 10일 논평을 통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이언주 의원을 향해 “국민의당은 이언주를 제명하고, 국회도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해야 한다”며 징계를 주문하는 한편 “징계 이전에 본인이 스스로 떠나라”고 몰아붙였다. 민노총은 파업 비정규직 노동자를 ‘미친X들’, 급식 조리종사원들을 ‘아무것도 아닌,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도된 이언주 의원에 대해 “지독한 노동혐오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용기가 가상하다 못해 기가 막힌다”고 질타했다. 민노총은 이언주 의원의 홈페이지 대문에 적힌 “늘 따뜻한 엄마의 시선으로 국민을 바라보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소개한 뒤 “학교에서 아이들 밥을 책임지는 노동을 동네 아줌마들이 하는 불 폼 없는 일로 폄훼하는 것은 따뜻한 엄마의 시선이 아니다. 따뜻한 엄마의 시선이 아니라 배에 기름이 잔뜩 낀 탐욕스러운 자본의 시선”이라며 “실제 이언주는 대기업 자본의 마름역할을 하며 부를 축적해왔고, 지금도 강남에 집을 두고선 광명 지역구에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국민주권시대에 주권자를 농락하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의 가치를 노예노동으로 여기는 이언주가 있어야 할 곳은 민의를 대의하는 국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들이 누군가의 소중한 노동으로 생활하고 성장하고 있는지 조차 인정하고 존중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엄마의 자격도 국회의원의 자격도 없다”고 일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안 반대로 반지하에서 신혼생활 시작한 차승원 부부

    집안 반대로 반지하에서 신혼생활 시작한 차승원 부부

    배우 차승원의 러브스토리가 공개됐다. 23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별별톡쇼’에서는 4살 연상과 결혼한 배우 차승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MC 정선희는 “차승원씨가 고등학생 시절 아내 분을 만났다더라”고 언급했다. 가족심리상담전문가 이호선씨는 “아내와 결혼을 결심한 차승원은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지금의 장인어른을 찾아갔지만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차승원은 수입이 일정치 않았던 무명 모델이었기 때문. 이호선씨는 “결국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 아내 이수진 씨는 짐을 싸서 차승원을 찾아갔고, 반지하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후 차승원의 어머니에게 신혼생활이 발각됐다. 어머니는 두 사람이 헤어질 것을 요구했지만,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자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패널 최영일씨는 “신혼을 반지하 사글셋방에서 시작했다. 당시 패션 모델료는 9만원이었다 .아들의 분유값을 내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정말 힘겹게 살았다”고 덧붙였다. 사진=TV조선 ‘별별톡쇼’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충주 상가건물서 LP가스 폭발…중국인 세입자 전신 2도 화상

    충주 상가건물서 LP가스 폭발…중국인 세입자 전신 2도 화상

    LP가스 폭발로 상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중국인 세입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후 1시 20분쯤 충북 충주시 문화동 한 상가건물에서 LP가스가 폭발했다. 건물 2층에 세 들어 살던 중국인 김모(56)씨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김씨의 셋방을 모두 태운 불은 화재 발생 10여분 만에 꺼졌다. 같은 건물 3층에 세 들어 살던 라모(59)씨는 “김씨가 ‘가스레인지 불이 켜지지 않는다’며 가스통을 만지더니 얼마 후 ‘펑’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연탄가스 중독/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연탄가스 중독/손성진 논설실장

    “방방이 군불을 때고, 풍로에 따로 숯불을 피워 반찬을 하던 주부들에게 부엌에서 온종일 물이 끓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불을 쓸 수 있는 연탄아궁이는 나일론 양말 못지않은 복음이었다.” 작가 고 박완서씨는 연탄의 고마움에 대해 이렇게 썼다. 추위를 견디게 해 주고 밥을 끓여 준 연탄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연탄은 구공탄이라고도 했는데 구멍이 19개인 19공탄의 줄임말이다. 1961년에 연료 비중은 땔나무가 57.8%, 연탄이 31.9%였으나 1965년에 연탄이 1위가 됐다. 1960년대 초에는 아파트에서도 연탄을 썼다. 연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여러 가지 유해가스 가운데 특히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목숨까지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일산화탄소는 인체에 들어가면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즉시 결합해 산소 공급을 정지시킨다. 두통과 근육 경련, 의식장애를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연탄가스는 구들장을 통과하여 굴뚝으로 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장판 틈새나 벽틈, 문틈으로 스며든다. 겨울이면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일가족 네댓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것은 다반사였고 같은 집에서 하숙하던 학생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부엌문을 잠그고 밥을 먹던 아이나 부엌에서 목욕하던 어른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사망한 사건도 일어났다. 서울에 갓 올라온 열세 살 먹은 ‘식모’가 구공탄 불꽃이 신기해 얼굴을 가까이 대고 구경하다 숨지기도 했다. 연탄가스 사고 사망자는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의 열배가 넘었다. 1968년 한 해에 350여명이 연탄가스로 숨졌다. 1973년에는 580명으로 늘었고 1976년에는 절정에 이르러 101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가 급증하자 전국 규모의 대책기구를 설립하고 1980년부터는 연탄가스주의보를 매일 밤 방송뉴스로 내보냈다. 아궁이 시공자나 미장공이 구속되기도 했다. 셋방에서 사고가 나면 집주인을 처벌했다. 김현옥 서울시장이 상금 1000만원을 건 제독제 공모에 2000건이 넘게 접수되기도 했고 연탄가스에는 비타민C가 특효라는 유명 여대 교수의 실험성공 사례가 신문에 실리기도 했으며 ‘호박산소다’ 주사로 간단히 깨어난다는 국립공업연구소장의 연구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근본적인 예방과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엄청난 뉴스가 신문의 1면 머리를 장식했다. 식초로 가스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는 발표였다. 하지만 식초요법은 해롭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결국에는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가 해프닝으로 끝난 것이다. 고압산소치료기가 효과가 있었지만 1973년 당시 전국에 6대밖에 없었다. 사진은 1963년 우마차로 연탄을 배달하는 모습(사진 출처: 국가기록원).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4년째 방치됐던 체육시설인데…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4년째 방치됐던 체육시설인데…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조 구청장 “소통의 격려이자 채찍” ‘서초네이처힐 1단지 스포츠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내 서초네이처힐 1단지 주민들은 감사패를 만들어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4년간 골머리를 앓던 단지 내 주민체육시설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단지 내 178가구 주민들은 2012년 입주를 끝마쳤지만 체육시설 운영비(전기료, 수도료 등)를 감당하기 어려워 시설을 방치해 왔다. 조 구청장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단지 내 주민들의 동의’를 전제로 1단지 외 주민도 공동이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이끌어 냈고, 운영비 문제를 해결했다. 조 구청장이 민선 6기 구청장 취임 이후 구민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는 이외에도 5개나 더 있다. 구의 주인인 구민들로부터 소통 능력을 톡톡히 인정받은 셈이다. 윤봉길 기념사업회, 광복회 서초구지부 등 9개 보훈단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서초구 참사랑 부모회’, 잠원동, 반포4동 등이 조 구청장의 행정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광복회 서초구지부 등 9개 보훈단체로부터 받은 감사패는 더욱 뜻깊다. 현재 서초구에는 9개 보훈단체에 7000여명의 보훈가족이 있다. 대부분 70세를 넘긴 고령자이다. 보훈회관이 없다 보니 단체별로 흩어져 셋방살이를 했다. 조 구청장이 옛 방배4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면서 문제는 일순간에 해결됐다. 조 구청장은 “주민들이 주신 감사패는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이자 채찍인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뛰고 또 뛰게 만드는 묘약이라 더 열심히 소통하겠다”며 웃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요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지역 주민들에겐 특별한 교회가 회자된다. 서울성심병원 맞은편의 가나안교회. 깡패 출신으로 신학대를 나온 김도진(79) 목사가 집창촌 복판에서 30년간 노숙인, 부랑인들을 거둬 살다가 식구들(?)을 이끌고 한 달여쯤 전 5층짜리 건물에 자활센터 겸 예배당을 갖춘 둥지를 틀었다. 김 목사의 ‘낮은 사역’을 전해 들은 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 건물을 제공했다. “뜻하지 않은 축복에 어리둥절합니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살아온 삶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김 목사는 젊은 시절 건달로 산 깡패 출신이다. 청량리역 주변 넝마주이들을 거느리며 소문난 싸움꾼으로 살았다. “마음속에 화만 가득했어요. 눈만 마주쳐도 적개심이 일어 두들겨 패기 일쑤였지요.” 집안 식구들의 청에 못 이겨 결혼해 평온하게 살던 중 큰 사기를 당했다. “사기꾼을 찾아 죽이려고 헤매다가 죽음 직전에 기도원에 실려갔어요.” 기도원 생활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설교며 찬송도 듣기 싫었어요. 귀를 틀어막고 뒤돌아 앉기 일쑤였는데 문득 온몸에 피 흘리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골수까지 배었던 악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 직후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품어 신학대에 진학했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신학교와 대학원까지 다녀 박사학위에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신학교 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자면 전직(?)이 깡패인 탓인지 욕부터 나왔으니까….” 대신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기로 결심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송파구 셋방에서 새벽기도 중 ‘청량리로 가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 무작정 용두동의 한 당구장 건물로 나갔는데 “깡패 잡으러 온 전도사”라는 말에 건물주가 건물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분 있는 안수 집사가 집문서를 내줘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쉼터며 예배당으로 꾸린 게 가나안교회이다. “지금은 집창촌이 철거돼 빈 업소들만 남았지만, 당시엔 매일 밤 호객행위며 싸움질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일쑤였지요.” 가락시장에서 시래기를 주워다 삶아 먹으며 거지, 깡패를 불러들여 기도하며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집창촌 거리에 하얗게 쌓인 담배꽁초며 쓰레기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어요. 그렇게 산 게 30년입니다.” 집창촌 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나안교회도 철거될 운명에 놓여 200명이나 되는 식구(?)들과 살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전직 시의원이 건물을 내줘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새 교회에는 숙소 겸 공동작업장, 식당이 들어서 전보다 훨씬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단다. 경기도 파주에 농장을 마련해 함께 공동노동도 한다. 교화된 식구들이 직업을 찾아 직장생활도 한다. 그 지난한 삶을 들려주는 김 목사는 거창한 성경 구절이나 설교 같은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신학대를 나와 목사 안수를 받은 두 아들이 지금 가나안교회에서 아버지를 도와 목회 중이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로 작심한 목회자가 돈에 휘둘려서야 되겠습니까.” 두 차례나 수십억원대의 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모두 거절했다는 김 목사.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진정으로 밑바닥까지 고충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니 마음을 열더군요. 이 세상에 끝까지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통령의 딸 → 첫 탄핵대통령… 몰락한 20년 정치인생

    대통령의 딸 → 첫 탄핵대통령… 몰락한 20년 정치인생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까지 올랐던 화려한 정치 인생을 마감하고 쓸쓸하게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박 전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 경북 대구 삼덕동의 한 셋방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맏딸로 태어났다. 당시 35세였던 아버지 박정희는 육군본부 정보국 제1정보과장이었고, 27세의 어머니 육영수는 중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그녀의 평범한 삶은 10세가 되던 1961년 5월 16일 완전히 달라졌다. 아버지 박정희가 군사정변을 일으키면서 제5대 대통령이 됐고,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딸, 영애(令愛)가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은 1974년 또 한 번 뒤바뀌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그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육 여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해 저격당해 서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비극의 첫 시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영문도 모른 채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등을 통해 “온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해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발단이 된 최태민씨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였다. 최태민은 당시 ‘구국여성봉사단’ 활동에 주력하던 박 전 대통령에게 “육영수 여사가 꿈에 나타나 근혜양을 도와주라고 했다”는 편지를 쓰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10월 26일, 이른바 10·26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그녀는 또다시 비극을 맞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피 묻은 아버지의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 재임 당시 측근들이 하루아침에 자신과 동생들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적은 일기들에는 특히 사람들의 배신에 대한 언급이 많다.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달리 먹고 배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했지만 어차피 약한 인간이기에 차츰 권세와 명예와 돈을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1981년 8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에 대해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으로 여겼기 때문에 40년 가까이 자신의 곁에 두고 의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님이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굉장히 강한 분이었기 때문에 제게 많이 의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국민 담화에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로 순식간에 ‘야인’이 된 박 전 대통령은 18년간 은둔 생활을 했다. 이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다. 1998년 4월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여의도로 입성했으며 19대 때까지 5선 의원을 지냈다. 2009∼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고수해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년 3개월 동안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며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했다. 또 대표 시절 치른 거의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서울 신촌에서 유세를 하던 중 습격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 의식을 회복한 직후 꺼낸 “대전은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우뚝 선 박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과 17대 대선에서 두 차례 대권에 도전했지만 매번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며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2007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최태민 스캔들’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25일 야심 차게 임기의 첫발을 뗐다. 하지만 임기 내내 끊임없는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며 국정운영에 수차례 위기를 겪었다. 취임 첫해에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후보들이 사퇴하거나 낙마하면서 ‘인사 난맥’을 겪었다. 같은 해 5월 미국 순방 도중 벌어진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사태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는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번 탄핵 사유에도 포함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비롯해 정부의 무능한 대처는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해 11월에는 최씨의 전남편인 정윤회씨의 비선 실세 의혹이 터진 데 이어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논란이 불거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찌라시’ 수준으로 규정했지만 파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5년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위기대응능력 부재로 질타를 받았다. 또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도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를 방문해 ‘개헌 카드’까지 꺼내며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비선 실세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총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 왔다”면서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풍문으로 나돌던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가 최씨의 태블릿PC 등으로 드러나는 등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면서 국민적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야 3당은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에서 234표로 가결됐다. 박 전 대통령은 관저 칩거 생활 속에서 명예 회복을 위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 총력 대응했다. 탄핵 소추 의결 이후 92일 만에 열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파면’ 판결을 받았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총 5년의 임기 중 1년에 조금 못 미치는 351일을 남겨두고 대통령의 자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초구 국가 유공자들 20년 셋방살이 끝내다

    서초구 국가 유공자들 20년 셋방살이 끝내다

    서울 서초 지역 국가 유공자들의 20년 숙원이었던 ‘서초구 보훈회관’이 21일 문을 연다.연면적 1179㎡(약 357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보훈회관은 총사업비 27억원을 들여 옛 방배4동 청사를 리모델링해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다. 장용규 6·25참전유공자회 서초구지회장은 20일 “그동안 지역 보훈단체들이 빗물펌프장, 복지관 등지에서 셋방살이를 해 왔다”며 “보훈회관 건립 논의가 20년 가까이 진척이 더뎌 안타까웠다”며 “회관에 입주하는 9개 보훈단체가 앞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관 지하에는 영화관람이 가능한 120석 규모의 강당, 저주파 자극기·적외선 조사기를 갖춘 물리치료실, 러닝머신·트위스터 등 운동기구가 비치된 건강증진실이 갖춰졌다. 1층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시간제 보육실, 2~4층은 광복회·상이군경회 등 9개 보훈단체 사무실과 안보전시실이 각각 자리잡았다. 새 보금자리를 찾은 보훈단체와 유공자 가족들은 회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보훈복지 문화대학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역 참포도나무병원·서초구 한의사회의 재능기부로 물리치료·침 치료도 받을 수 있다. 구는 보훈회관 개관과 함께 올해부터 보훈가족 1인당 월 5만원의 보훈예우 수당, 참전유공자 기념일에는 1인당 연 1회 30만원의 위문금을 각각 지급한다. 또 명패 달아주기 등 국가보훈 대상자 예우·지원을 위한 시책을 확대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오랜 숙원인 보훈회관 건립으로 늦었지만 보훈가족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 드리게 됐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부고속도 지하화·한양판 프로젝트… 21세기 도시모델 서초

    [자치단체장 25시] 경부고속도 지하화·한양판 프로젝트… 21세기 도시모델 서초

    “대한민국 ‘신영토 확장’의 모델이 서초에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비롯해 21세기형 도시개발을 서초에서 이끌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에게 2017년은 ‘프레임을 깨는 해’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양재 R&CD 특구 조성 등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국가적 과제를 눈앞에 둔 이유에서다. 올해 초선 막바지 4년차인 조 구청장은 “경부 고속도로 지하화는 돈 들이지 않고 국토 공간을 ‘입체형’으로 넓히는 구상으로, 저의 정유년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지하화 사업의 핵심은 상습 정체구간인 양재~한남 IC에 자동차 전용 지하터널을 만들고, 강북으로 바로 빠지는 급행터널(Speed Way), 강남권을 오가는 완행터널(Local Way)로 분리하는 것이다. 지상은 녹지공원, 문화관광 복합지구가 조성돼 서울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한다. 조 구청장은 “일각에서 ‘강남만 위한 개발’이라며 반대하는 근시안적 시각이 안타깝다”면서 “고정관념을 벗어나 세금을 투입하지 않고 지하공간을 개발해 국토를 확장하는 내셔널 프로젝트(국가적 과제)로 봐야 한다. 궁극적으로 서울 도시와 국가 경쟁력을 높여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라고 제시했다. “지하개발 때 여의도 면적의 2.5배인 60만㎡의 가용토지가 발생한다. 그 땅에 사람 중심 ‘그린 인프라’를 만들고, 제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인다.●“세금 안 들이고도 입체개발 가능” 최근 나온 용역 보고서는 공사비는 총 3조 2009억원이지만, 개발한다면 재원으로 5조 3389억원까지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공기여금 2조 1063억원, IC·광장부지 매각 2조 7004억원 등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입체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조 구청장은 “도로 위에는 차만, 공원용지에는 공원만, 주거용지에는 집만 들어서야 한다는 생각은 20세기식 사고다. 경부 고속도 지하화가 실현되면 도로와 녹지대, 문화지구가 한 공간에 중첩된다”며 “올해 목표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앞세웠다. 그는 “길을 뚫는 자는 흥하고,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며 고대 로마의 격언을 상기시켰다. 취임 당시 구상한 ‘나비 플랜’은 이제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단계다. ‘서초의 단절된 동서축을 이어 지역발전의 고리로 삼겠다’는 나비플랜은 경부 고속도로 지하화, 양재 R&CD 특구 조성이 핵심. 조 구청장은 “양재 특구는 애초 서울시가 대기업 지역만 특구로 지정했는데, 우리가 중소기업 지역까지 포함해 달라고 요구해 규모를 2배로 키워 현재 준비 작업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남-양재-판교를 잇는 ‘한양판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라고 내세웠다.●취임시 구상 ‘나비플랜’ 비상하는 단계 조 구청장은 별명도 많다. 대표적인 게 ‘복(福)손’. 이해관계가 칡처럼 얽힌 숙원 사업들을 손대는 곳마다 시원스레 풀어낸 데서 유래했다. 대표적 사례가 정보사 터널 착공이다. 그는 취임 직후 1주일 만에 정보사령관·국방부 차관을 잇달아 면담하고, ‘터널 착공, 정보사 부지에 아파트 건설’ 패키지로 묶여 있던 것을 별개로 협의하는 투 트랙 해법을 제시해 관철했다. 그는 “구청과 국방부, 서울시가 일괄타결 선택지만 놓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생각을 비틀면 해법이 보인다”며 웃었다. 정보사 터널 공사는 현재 공정률 30% 단계다. 현재의 구청사를 갖게 된 사연도 마찬가지다. 1만 3200㎡(약 4000평) 상당의 서울시 소유 구청사를 서초구 공원토지 3300㎡(약 1000평)와 맞교환함으로써 27년간의 셋방살이에서 탈출했다. 40여 년간 고물상 등 쓰레기 더미에 묻혀 있던 방배동 국회단지, 제2의 구룡마을인 성뒤마을 역시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각각 전원주택 단지·공영 개발키로 했다. 하지만 ‘서초구만 홀로 튀어선 절대 안 된다’는 게 조 구청장의 철칙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의 ‘2등 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기러기가 나는 모습을 보면 서로 교대로 앞장서서 무리를 이끌고 간다”며 “서초와 다른 지자체가 함께 보조를 맞춰가면서 협력해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틀 깨는 정신으로 숙원사업 해결 일간지 기자, 청와대 문화관광·행사기획 비서관, 한양대 겸임교수,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정무부시장 등 분야를 넘나드는 경력은 지방자치정부를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조 구청장이 존경하는 인물은 조선 대왕 정조,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공통 키워드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사고’라는 점이다. 그는 “미국 공화당 상징이 코끼리인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명령문을 듣는 순간 역설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리게 되면서 공화당적 사고의 틀에 갇히게 된다”며 “짜인 틀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행정의 가장 큰 적”이라고 단언했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폐지 위기를 맞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재국과 경주관광개발공사를 오히려 독자적인 문화재청으로 분리하고, 경주관광개발공사로 승격시킨 것도 틀에 얽매이지 않은 사고 덕분이다. 그 덕분에 문화행정의 단초를 마련했다. 서초구에서는 최고 권력이지만, 서울시와 협조하고 타협해야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마을버스 노선 하나 바꾸는 게 구청장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잦더라”며 하소연도 했다. 2015년 11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한 서초21번 노선을 바꿔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이듬해 불허 통보를 받았다. “시내버스는 물론 마을버스 노선 변경 역시 서울시가 ‘노’(No)라고 하면 따라가야 하는 신세”라고 했다. 어렸을 적 꿈이 영화감독이었을 만큼 영화광인 그는 “쉬는 주말엔 밀린 영화나 ‘미드’(미국 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본다. 요새는 중국 드라마 ‘초한지’에 빠졌다”고 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 “비전은 담대하게, 실행은 섬세한 엄마 마음으로 뒷골목 보도블록 한 장, 가로등 하나까지 꼼꼼히 살피겠다”며 “어르신·어린아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도시 서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발칙한 동거’ 김구라 셋방살이 할 한은정 집 내부 보니 ‘반전’

    ‘발칙한 동거’ 김구라 셋방살이 할 한은정 집 내부 보니 ‘반전’

    방송인 김구라가 예능 ‘발칙한 동거’를 위해 배우 한은정의 실제 집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한다. 이에 한은정의 집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은정은 과거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에서 싱글하우스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한은정의 집은 고풍스럽고 우아한 느낌의 거실에 화사하고 아늑한 침실 등을 자랑했다. 거기에 고급스러운 소품들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반전이었다. 침실 속 장롱을 열자 정리되지 않은 가방들이 쌓여있었으며 냉장고 속 반찬통에는 곰팡이 핀 김치가 있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이에 강호동은 “겉은 고급스러운데 안을 열면 더럽다”며 독거 허당 한은정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한편 16일 MBC가 새롭게 선보이는 설 파일럿 예능 신개념 관찰 리얼리티 MBC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측은 16일 “마지막 집주인으로 섹시함은 물론 동안 미모까지 소유한 여배우 한은정이, 실제 그녀의 집에 들어갈 방주인은 김구라로 확정돼 촬영을 끝마쳤다. 두 사람의 발칙한 동거 케미를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한은정의 집에서 방주인으로 셋방살이를 하게 된 김구라는 특유의 무뚝뚝함과 까칠함을 벗어 던지고, 아름다운 여배우와의 동거 생활에서 뜻밖의 깜짝 놀랄 츤데레 반전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는 후문이 전해져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설 연휴 중 방송 예정.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구라, 한은정 집에서 셋방살이 ‘발칙한 동거’ 시작

    김구라, 한은정 집에서 셋방살이 ‘발칙한 동거’ 시작

    배우 한은정의 실제 집에 대세 방송인 김구라가 이사를 가 셋방살이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발칙한 동거’의 마지막 집주인과 방주인으로 낙점됐다. MBC가 새롭게 선보이는 설 파일럿 예능 신개념 관찰 리얼리티 MBC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측은 16일 “마지막 집주인으로 섹시함은 물론 동안 미모까지 소유한 여배우 한은정이, 실제 그녀의 집에 들어갈 방주인은 김구라로 확정돼 촬영을 끝마쳤다. 두 사람의 발칙한 동거 케미를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발칙한 동거’는 전혀 다른 성향과 개성을 가진 스타들이 실제 자신이 거주하는 집의 빈 방을 다른 스타들에게 세를 내주며 벌어지는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집주인과 방주인의 관계로 만난 이들의 시트콤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동거 라이프를 통해 다양하고 리얼한 인간 관계의 소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 공개된 세 번째 집주인 한은정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러블리하고 섹시한 여배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뷰티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 솔직 당당함 그리고 센스 넘치는 입담 실력, 꾸밈 없는 털털함까지 선보였던 바, ‘발칙한 동거’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한은정의 취향과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실제 그녀의 러브 하우스와 리얼 라이프가 공개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은정의 집에서 방주인으로 셋방살이를 하게 된 김구라는 특유의 무뚝뚝함과 까칠함을 벗어 던지고, 아름다운 여배우와의 동거 생활에서 뜻밖의 깜짝 놀랄 츤데레 반전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는 후문이 전해져 더욱 기대를 높인다. 거침 없이 솔직하고 개성 강한 두 남녀, 한은정-김구라의 아슬아슬한(?) 동거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작진은 “새로운 시도로 어디서도 보지 못한 신개념 관찰 리얼리티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한은정-김구라, 우주소녀-오세득, 피오-홍진영-김신영까지 개성 넘치는 스타들이 집주인과 방주인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소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발칙함과 신선한 케미를 보여줄지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설 연휴 중 방송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람이 좋다’ 노유정, 이혼 후 근황 공개 “아이들 덕분에 버틴다”

    ‘사람이 좋다’ 노유정, 이혼 후 근황 공개 “아이들 덕분에 버틴다”

    ‘사람이 좋다’에 방송인 노유정이 출연했다. 최근 MBC ‘사람이 좋다’ 측은 “방송인 노유정, 홀로서기 도전…못 다한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으로 노유정의 사진을 공개했다. 유쾌한 입담과 재치로 방송계에서 활약해 온 노유정은 1994년, 탤런트 이영범과 결혼 후 SBS 시트콤 ‘LA아리랑’에서 부부로 출연하는 등 각종 토크쇼에서 부부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다가 어느 순간 TV와 라디오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 그녀의 사연이 공개된다. 노유정은 지난 10월 잡지 인터뷰를 통해 ‘4년 별거, 1년 6개월 전 이혼’ 사실을 고백했다. 방송활동이 끊긴 후 방송인이 아닌 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반지하 월셋방에 홀로 살고 있는 현재 상황까지 고백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유학중인 남매 뒷바라지와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그녀는 아이들의 교육비를 전남편과 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지만 사실상 두 아이 모두를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힘든 생활이지만 아이들이 있기에 늘 웃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노숙인 유혹해 죽인 60대 ‘여장 남성’, 기막힌 사연

    노숙인 유혹해 죽인 60대 ‘여장 남성’, 기막힌 사연

    지난 6월 남성 노숙인 2명을 “술 한 잔 하자”고 유인한 뒤 살해한 60대 여장 남성이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부장 성익경)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66)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을 살해해 범행 동기를 이해할 수 없고,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참혹할뿐 아니라 이전 살인과 유사하고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사회보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키 150cm에 몸무게 45kg. 왜소한 체구와 긴 머리, 치마 차림. 가녀린 여자 같은 그는 어쩌다 ‘여장 살인마’가 된 것일까.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4살에 부모를 잃고 서커스단에 입단해 생계를 유지했다. 체구가 작아 외줄을 타고 여장을 하게 되면서 서커스단을 나온 뒤에도 여성 행세를 하고 노점상, 종업원 등으로 일했다. 그는 2008년 10월,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한 남성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 자갈치 시장에서 노점상을 할 당시 그가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힌 게 생각나서였다. 7년 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지난해 6월 출소했지만 자유의 몸이 된 지 오래지 않아 또 다시 그는 살인을 저질렀다. 김씨는 지난 6월 28일, 부산역에서 처음 만난 노숙인 박모(53)씨와 이모(45)씨에게 접근, 함께 술을 마시자고 유혹했다. 김씨의 단칸방에 따라온 이들은 그가 여성인 줄 알고 “내가 먼저 성관계를 맺겠다”고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당초 싸움을 말리려고 끼어 들었다. 그러나 박씨 등이 자신에게까지 욕설을 하고 막무가내로 싸움을 계속하자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결국 그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왔고 박씨의 목과 가슴, 배 등 27곳을 찔렀다. 이씨도 스카프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범행은 집주인이 셋방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며 알려졌다. 김씨는 범행 후 경남 양산의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이 병원에서 2006년 이후 알코올 중독 증세로 수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체구가 왜소했지만 외줄타기 등으로 악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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