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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은 세포분열..CEO는 끝장토론..새판짜기 서두르는 은행들

    조직은 세포분열..CEO는 끝장토론..새판짜기 서두르는 은행들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 강당. 시계가 밤 12시를 가리키는데도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넥타이를 풀어 젖힌 채 부서장, 팀장들과 토론을 이어 갔다. 이날 주제는 ‘신기술과 융합이 특징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협은행만의 특징을 살려 어떻게 이 흐름을 주도해 나갈 것인가‘. 때로는 행장이 공격수가 되고, 때로는 수비수가 돼 가며 이들은 밤새도록 ‘치고받았다’. 밤을 새우지 않는다뿐 지금도 농협은행에서는 이런 브레인스토밍이 수시로 열린다. 디지털 대응 체제로 조직을 바꾼 뒤의 변화다. 4차 산업혁명이 큰 변화를 몰고 오면서 금융권의 진용 재정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의외로 ‘둔하다’는 이미지의 농협은행이다. 이 행장은 전담 컨트롤타워로 ‘4차산업전략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스마트금융부, 핀테크사업부, 마케팅전략부, 자산관리(WM)연금부 등 관련 부서가 모인 전략위원회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생체인증, 사물인터넷(IoT) 등 4개 분과로 나눠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올해 안에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간의 거리 인식으로 도난이나 분실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이 행장의 설명이다. IoT에 기반한 올원페이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우리은행은 기존 스마트금융그룹을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재편했다.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하는 디지털전략부도 신설했다. 말로 온라인 금융 거래를 척척 하는 AI뱅킹 ‘소리’를 금융권 최초로 출시하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 최근에는 위비톡에 10개국 언어를 실시간 번역해 주는 서비스를 넣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올 초 조직 개편 때 처음으로 ‘셀 조직’을 도입했다. 4차 혁명 시대에는 여러 관계 부서의 협업이 필수인 만큼 프로젝트 단위로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자는 전략에서다. ‘모바일 브랜치’를 통해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으로 구현하고 365일 24시간 신용대출과 카드 발급, 신규계좌 개설 등 은행 업무 처리도 가능하도록 했다. 빅데이터에 관한 한 가장 앞서 간다고 자부하는 신한은행은 상반기 안에 ‘빅데이터 상황실’을 구축할 작정이다. 모든 영업점의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대응 전략을 짜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의 사업 모델을 만든 조영서 베인앤컴퍼니 금융 부문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지주 계열사와의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KB자산관리플랫폼’을 기반으로 점포에서와 동일한 수준의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대중화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모든 은행들이 올해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 강화를 내놓았으나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돌풍으로 위기감이 커졌다”면서 “(2호인) 카카오뱅크까지 문을 열면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수 있어 ‘새 판 짜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In&Out]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 대표상임의장

    [In&Out]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 대표상임의장

    분단이 된 지 올해로 어언 72년을 맞았다. 3년에 걸친 전쟁 끝에 1953년 7월 체결한 정전협정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북 사이에는 군사적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위기가 있었다. 불필요하게 국력을 소모했다. 너무 길고 긴 분단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1300여년 동안 통일국가를 유지하며 민족공동체를 형성해 온 역사에 비하면 분단은 짧은 시간일 뿐이다. 남과 북 모두 언젠가는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남북협상을 벌여 왔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5년 9·19공동성명, 2007년 10·4남북공동선언은 그 결실이었다. 민간단체는 민간단체 나름대로 통일운동을 벌였다.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남북·해외 운동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지난 4월 2일부터 4월 8일까지 7일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행사로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에 북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북한 선수들이 강릉에 온 것은 지난 2월 6~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6·15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회의에서 남북 간 체육문화 교류를 활성화시키기로 한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결정이 늦어지다 보니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북한 선수들이 출전한다는 계획을 3월 20일에야 통보받았다. 대회까지 2주일도 채 남지 않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남측 위원회와 강원도 시민사회단체들은 힘을 모아 남북공동응원단을 조직했다. 강원도민들이 적극 호응해 준 덕분에 연인원 1500여명에 이르는 응원단을 조직할 수 있었다. 북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마다 200여명, 특히 남북한 대결에는 600여명이 참가해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우리는 공동응원을 통해 남측의 따뜻한 마음을 북측에 전달해 주고 싶었다. 공동응원단 활동이 경기장의 열기를 고조시켰고 북한 선수에게 격려와 위로가 됐던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비록 공동응원단의 활동은 작은 것이었지만 이러한 흐름들이 지난 10여년간 경직된 남북 관계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바라는 건 하나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를 분산 개최해 북측에서도 한두 경기나마 열리게 되면 지구촌에 커다란 감동을 안겨 줄 것이다. 강원도 원산에 있다는 마식령스키장을 남측과 외국 선수들이 훈련장으로 쓸 수 있다면 이들은 금강산을 경유해 남북을 왕래하게 된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여자축구 아시안컵 출전 땐 베이징을 거쳐 이틀 뒤에야 북한 땅을 밟았다. 겨우 2시간 거리인 곳을 말이다. 남북 관계 발전이 문화·체육행사를 매개로 이뤄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고 믿는다. 천리 길도 한 걸음이라고 했다. 통일이라는 큰 걸음도 작은 걸음 하나에서 시작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애쓰는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도 참여하는 8000만 민족의 운동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물론 어려움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운동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남북 간 교류는 끊기고 긴장은 높아졌다. 무너진 화해와 협력의 길을 다시 터야 한다. 상호 이해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문화·체육행사를 통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아이스하키 경기를 마친 뒤 북한 선수들이 남북공동응원단에게 다가와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활동이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행사 성공은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관계기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오늘의 경제 Talk톡] 바이 코리아(Buy Korea)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 국가 경제성장률이나 상장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으로 긍정적인 투자 심리가 반영될 때 나타난다. 반대로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을 ‘셀 코리아’(Sell Korea)라고 한다.
  • 안철수·범보수, ‘송민순 문건’으로 문재인 때리기…문재인 “북한팔이 말라” 역공

    안철수·범보수, ‘송민순 문건’으로 문재인 때리기…문재인 “북한팔이 말라” 역공

    제19대 대선의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에 범보수 진영과 국민의당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을 일제히 공격했다. 이른바 ‘송민순 문건’ 공개를 계기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 흔들기에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문 후보 측은 범보수 진영의 공세를 ‘북한팔이’, ‘색깔론’ 등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송민순 문건’이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문재인 북한내통·국기문란 사건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TF에는 국회 국방·정보·외교통상·운영위원회 간사와 강효상·윤종필·이종명·전희경 의원,정준길 대변인이 참여한다. 한국당은 4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소관 4개 상임위 긴급 소집을 요구하고,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를 추진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전희경 선대위 대변인은 “한국당은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송영근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국가보안법 폐지를 압박한 것,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에 관해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3대 중대 거짓말’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송 전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형사고발 검토를 “적반하장 그 자체이자 후안무치”라고 비판한 뒤 “문 후보 측은 이 사건을 문건의 내용이 아닌 유출 경로를 수사했던 ‘정윤회 문건’ 사태와 판박이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바른정당도 문 후보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국회 절차를 밟아 당시 회의록을 공개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이날 논평을 내 “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결정사항’이라며 망자에게 책임을 떠넘겨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상관이던 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의 비정함을 넘어 지도자다운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만 찬성하면 내일이라도 진실을 가릴 수 있다.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르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만 찬성하면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2007년 11월16일 관저 회의 기록물을 공개할 수 있다”며 “국회 의결을 통해 진실 규명에 협조하고 ‘송민순 증언’이 사실이라면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 대변인은 추가 논평에서 “민주당과 문 후보는 ‘북풍 공작’, ‘색깔론’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북한을 적이라 말하지 못하고, 북한인권결의안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하는 문 후보에게 대한민국 국군과 안보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권에 속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대위도 ‘문재인 때리기’에 가세했다. 안 후보 선대위는 이날 양순필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문 후보는 ‘왜 거짓말을 하느냐’는 송 전 장관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책임을 묻겠다’고 겁박했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문 후보는 ‘제2의 NLL 북풍 공작’ 사건이라며 오히려 역(逆)색깔론을 들고나왔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문 후보의 역색깔론은 낡은 구태가 틀림없다”고 밝혔다. 김유정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 선대위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송 전 장관과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의 관련설을 제기한 데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면서 “가당치 않은 거짓 음모론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북한팔이로 부활을 꿈꾸는 국정농단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색깔론으로 선거 때 민심을 왜곡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고 반박했다. 박 단장은 “더는 북한팔이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 국민은 부패 기득권 세력의 의도를 꿰뚫어 볼 만큼 충분히 현명하다”며 “북한팔이에 매달리지 말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특히 박 단장은 안 후보 측을 겨냥해서도 “지지율 하락에 결국 기댈 것은 결국 색깔론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색깔론 때문에 평생 괴롭힘을 당한 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인데 국민의당에는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따르고, 존경했던 수많은 분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북한팔이 중단하라”…‘송민순 문건’ 공세에 역공

    문재인 “북한팔이 중단하라”…‘송민순 문건’ 공세에 역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이른바 ‘송민순 문건’ 공개와 관련해 문 후보의 안보관 및 도덕성을 공격하는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측에 대해 “북한팔이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대한 역공에 나선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송 전 장관의 주장과 달리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에 먼저 의견을 물은 것이 아니라 이미 기권 결정을 내린 후 북한에 통보한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송민순 문건을 둘러싼 3당(黨)의 전방위 공세에 박광온 공보단장 이름으로 3건의 반박 논평을 내며 맞대응했다. 박 단장은 범보수 진영을 겨냥해 “북한팔이로 부활을 꿈꾸는 국정농단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색깔론으로 선거 때 민심을 왜곡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는 북한팔이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국민은 부패 기득권 세력의 의도를 꿰뚫어 볼 만큼 충분히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서는 “지지율 하락에 결국 기댈 것은 결국 색깔론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비판수위를 높였다. 안 후보의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두고도 “한 손엔 색깔론을 들고 다른 손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든 모습”이라고 비판하면서 “양손에 떡을 들었지만 빈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문 후보 측은 범보수·안 후보 측의 공세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제기한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공세’와 마찬가지라고 보고 강경 기조를 유지,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2012년 대선 때 ‘NLL 포기 발언’ 파문이 불거지면서 박근혜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휘말려 적지 않은 표를 잃어버렸던 만큼 지난 대선 때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문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송민순 회고록 부분은 아주 강하게,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문 후보도 북풍몰이가 더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3만개 ‘1㎜ 홀’ 혁신… 35만대 판매 무풍에어컨 성지

    13만개 ‘1㎜ 홀’ 혁신… 35만대 판매 무풍에어컨 성지

    최첨단 금형기술로 미세구멍 구현빠른 손놀림… 14초에 한대꼴 생산 ‘드르륵 드르륵.’지난 18일 광주 광산구의 하남산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무풍에어컨’ 생산 현장. 작업자들이 한 손에 드릴을 들고 쉴 새 없이 나사를 조이고 있다. 모니터에는 이날 목표 생산대수(2705대·한 개 라인 기준)와 현재 생산 대수(832대·오전 11시 기준)가 표시돼 있다. 작업자 한 명당 생산 대수도 실시간으로 뜬다. 오전에는 1번 셀 작업자가 72대로 해당 라인 중에선 가장 많은 에어컨을 조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경연 대회를 하듯 작업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조립을 한 결과 라인 끝에서는 완성된 제품이 14초에 한 대꼴로 생산되고 있었다. 최종식 삼성전자 글로벌제조팀 차장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지난 1분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고 말했다. 광주공장이 주말도 잊은 채 6개 라인을 풀가동하는 이유는 지난해 1월 출시된 무풍에어컨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무풍에어컨은 15개월 누적 판매량이 35만대에 달한다. 이 에어컨이 인기를 끄는 건 찬바람이 피부에 닿지 않아서다. 바람에 냉기를 실어 나르는 방식과 달리 에어컨 겉면에 뚫린 미세한 구멍(13만 5000개)을 통해 냉기를 확산시킨다. 미세한 구멍이 무풍에어컨의 핵심 기술인 셈이다. 그런데 이 기술은 금형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현하기가 어렵다. 삼성전자가 별도의 금형 공장을 두고 무풍에어컨에 들어가는 철판을 별도로 작업하는 배경이다. 금형 공장은 에어컨 생산 공장에서 차로 1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 내 프레스동에서는 프레스 금형을 이용하더라도 어떻게 수십만 개의 미세한 구멍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금형으로 직경이 1㎜인 구멍을 연속해서 뚫게 되면 금형 온도가 올라 철판이 파손된다. 무풍에어컨의 경우 1분에 200회가량 구멍을 낸다. 박재홍 삼성전자 금형기술팀 수석은 “냉각수를 활용해 80도까지 치솟는 온도를 40~50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광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바른 말글] 3개의 사과/손성진 논설실장

    사물의 수효를 셀 때 우리말에서는 숫자를 사물의 뒤에 두는 게 바르다. ‘바구니에 사과 3개가 있다’가 그 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바구니에 3개의 사과가 있다’처럼 숫자를 사물의 앞에 두는 게 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 영어식 표현이다. 비슷한 예가 ‘대부분’이다. ‘대개’와 같은 말이다. ‘대부분’은 ‘정치인들의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었다’처럼 부사로도 쓰지만 명사로도 쓴다. 명사로 쓸 때는 ‘그 친구는 수입 대부분을 저축한다’, ‘현역 의원 대부분이 모임에 참석하였다’처럼 다른 명사의 뒤에 붙여 쓰는 게 바르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 열명 중 아홉은 ‘대부분의 수입’, ‘대부분의 현역 의원’이라고 쓴다. 이 역시 ‘most of income’, ‘most of the students’라는 영어 어순을 따른 것이다.
  • 봄만 되면 꾸벅꾸벅 조는 김 부장… 유전자 때문일지도 몰라요

    봄만 되면 꾸벅꾸벅 조는 김 부장… 유전자 때문일지도 몰라요

    ‘FABP7’ 유전자 없는 사람이 더 숙면 생체시계 유전자 ‘CRY1’ 돌연변이 땐 수면 장애 발생… 수면 패턴도 불규칙 “불면증, 유전자 치료로 고칠 날 올 것”햇살이 따뜻한 봄이면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춘곤증은 환경변화로 인한 신체 적응과정이다. 이 때문에 1~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이들도 있다. 다양한 요인의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400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80% 이상은 불면증이 1년 이상 지속돼 수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잠은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고갈된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활발한 뇌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뇌과학의 발달은 잠이 우리 몸과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이 알려줬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 때문에 “만약 잠이 우리 몸에 정말로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진화가 만들어 낸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는 생물학자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잠의 비밀을 풀어낼 단초를 제공하는 논문들이 잇따라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공동연구진은 포유류의 뇌에 있는 ‘제7형 지방산 결합 단백질’(FABP7)이 수면의 질을 결정한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미국 워싱턴주립대 의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위스콘신 매디슨대,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뇌과학연구소, 시가대 의대, 도호쿠대 의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FABP7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와 일반 생쥐의 수면 패턴을 비교해 본 결과 FABP7 유전자가 없는 생쥐들이 훨씬 숙면을 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FABP7 유전자가 사람의 숙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 지방의 한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성인 남성 310명의 수면패턴과 DNA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FABP7이 부족하거나 손상된 사람이 깊은 잠을 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현상은 초파리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또 미국 록펠러대, 코넬대 의대, 터키 빌켄트대 공동연구진은 생체시계 유전자인 ‘CRY1’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수면 장애가 발생하거나 수면 패턴이 바뀐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권위의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6일자에 발표했다. 새벽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올빼미형 인간’의 수면패턴과 DNA를 분석한 결과 이는 일종의 수면 지연장애로 판단했다. 연구팀이 터키인 6개 가구의 수면패턴을 분석한 결과 올빼미형 인간들은 CRY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있어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고 수면패턴도 불규칙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제이슨 가트너 워싱턴주립대 의대 교수는 “잠은 진화 과정에서 동물의 유전자에 새겨진 일종의 문양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종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수면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며 “심한 불면증 환자를 유전자 치료로 고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영 록펠러대 유전학 교수는 “유전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수면 패턴을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과 잠자리 환경을 개선한다면 수면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SK하이닉스 업계 첫 72단 3D 낸드 개발

    SK하이닉스 업계 첫 72단 3D 낸드 개발

    SK하이닉스가 4세대 3차원(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10일 업계 최초로 72단 256기가비트(Gb) TLC 3D 낸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세대 48단 256Gb 3D 낸드를 양산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핵심 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3D 낸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3D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아파트에 비유된다. 72단 3D 낸드를 개발했다는 것은 셀을 72층으로 겹겹이 쌓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TLC는 한 셀에 3비트가 저장되는 기술이다. 256Gb(1Gb=10억 7000만비트) TLC라 하면 916억개의 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칩 한 개에 72층을 쌓아 올릴 수 있으니 칩 하나당 12억 7000만개의 셀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칩 3개가 모여야 10원짜리 동전(약 40억셀) 하나 면적을 차지할 정도로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셈이다. 이 제품은 칩 내부에 고속회로 설계를 적용해 동작 속도를 두 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도 20%가량 끌어올렸다. 생산성은 기존 3세대 제품보다 약 30% 올랐다. 양산 시점은 올해 하반기부터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4세대 64단 3D 낸드를 양산해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강자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부터 4세대 3D 낸드 시장을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그림 문자, 내 마음을 알려줘~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그림 문자, 내 마음을 알려줘~

    좋아요, 싫어요, 기뻐요, 사랑해요 등등 다양한 감정 표현뿐만 아니라 맥주 한 잔 하자, 여행 가자 등의 의사를 ‘이모지’라는 그림 문자 하나로 표현하는 시대다. 이모지의 보편화로 전 세계 사람들은 더 편리하고 빠르게 대화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현재의 이모지는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가는 평범한 대화창을 뛰어넘어, 정치적·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이모지는 일본어로 그림을 뜻하는 에(繪)와 문자를 의미하는 모지(文字)를 조합한 단어로, 그림 문자를 뜻한다. 1999년 일본의 한 통신사가 타사와의 차별성을 위해 만든 176개의 그림 문자가 세계 최초의 이모지다. 이후 2011년 애플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모지 키보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메신저 앱과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이모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림 하나로 의사 전달… 이모티콘과 달라 국내에서는 이모티콘을 이모지와 같은 뜻으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둘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예컨대 (O_O), (ㅠㅠ), (^0^) 등 키보드 자판만으로 쓸 수 있는 텍스트 위주의 문자 기호가 바로 이모티콘이다.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모두 전 세계에서 문법이 필요없는 공통 언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모티콘이 여러 기호를 조합해야 하는 반면 이모지는 하나의 그림만으로도 의사전달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모지 열풍을 반영하는 대표 사례는 바로 ‘이모지 번역가’라는 직업의 등장이다. 지난해 12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번역회사인 ‘투데이 트랜슬레이션’은 프리랜서로 일할 이모지 번역·전문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이모지 번역가가 하는 일은 월간 동향 분석 보고서 작성 및 문화 간 이모지 용법 차이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이모지 번역가 공고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여전히 게재돼 있으며, 이모지 번역가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이모지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평소 정치적 수단으로도 즐겨 쓰는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 이모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이후 정보기술(IT) 기업 거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잭 도시 트위터 CEO를 고의적으로 배제하는 ‘복수’를 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 대선 이후 현지에서는 이모지를 선거에 활용하는 일명 ‘이모지 폴리틱스’가 새로운 연구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간명한 표현 매력에 하루 60억개 쓰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이모지는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더욱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화 통화와 달리 상대방의 어투나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없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모지는 텍스트보다 더 간편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의사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5년 미국 내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모지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생각을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e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사용되는 이모지의 수는 60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따라 특성 달라… 국내외 고수익 기대 이모지의 뜨거운 열풍을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카카오톡이나 라인, 스냅챗과 같은 메신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다. 다양한 플랫폼들은 저마다 다른 이모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상태표시 위주의 이모지가 주로 활용되는 반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에서는 상태 이모지보다는 스티커가 더 많이 쓰인다.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스티커는 캐릭터를 이용한 ‘진화된 이모지’로 볼 수 있는데, 단순히 표정을 나타내는 것을 넘어 동작과 소품 등이 함께 그려져 있어 화려하고 재밌는 것을 좋아하는 10~20대 사용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모지 및 스티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캐릭터 산업과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프렌즈는 70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6.8배 성장했다. 네이버의 라인 캐릭터 상품 매출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도 지난해 1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성장했다. 이모지를 이용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국내 IT기업만은 아니다. 팝스타 비욘세는 ‘드렁크 인 러브’라는 곡의 비공식 뮤직비디오를 이모지로만 제작해 화제를 모았고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은 2015년 이모지앱 ‘키모지’를 출시한 뒤 1초에 9000번 다운로드되며 1분 만에 무려 100만 달러의 수입을 그녀에게 안겼다. 이모지 시장을 겨냥한 신생벤처기업도 쏟아진다. 최신 이모지를 개발하고 배포하거나, 기업들이 이모지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컨설팅해 주는 역할이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5년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 영미권에서는 흔히 ‘LOL’(laugh out loud·크게 웃다)이라고 부르는 이모지였다. 이제 이모지는 더이상 작은 그림 따위가 아닌 문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하나의 언어다. huimin0217@seoul.co.kr
  •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질환 발병 원인 찾았다

    ‘어택신-2’와 결합 중 오류 발생 울산과기대 ‘몰레큘러 셀’ 발표 국내 연구진이 생체시계 유전자로 알려져 있는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경우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임정훈 교수팀은 ‘어택신-2’라는 생체시계 유전자와 결합하는 두 개의 단백질을 새로 발견하고 이로 인한 퇴행성 뇌질환 발병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 6일자에 발표됐다. 어택신-2 유전자 같은 생체시계 유전자는 일정한 시간에 잠이 들고 깨거나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등 동물의 생리현상을 유지시켜 준다. 최근 이런 생체시계 유전자가 신경세포의 생리적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뇌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생체시계 유전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뇌질환을 유발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변형시킨 초파리를 이용해 어택신-2 단백질과 결합하는 새로운 2개의 단백질을 발견했다. 각 단백질의 결합에 따라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 여부가 결정되거나 수면주기 조절이 전혀 다르게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생체리듬에 교란을 일으키는 단백질과 어택신-2가 결합할 경우 뇌신경에 이상을 초래해 행동에 장애를 일으키고 결국 루게릭병이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헌팅턴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임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원인을 이해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모델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퇴행성 뇌질환의 예측과 진단,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는 남미] ‘빚 2만원’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여기는 남미] ‘빚 2만원’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2만원이 약간 넘는 빚 때문에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을까?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졸지에 길에 나앉게 된 집주인은 억울하다면서도 짐을 꾸려 집을 비웠다. 아르헨티나 살타에 사는 야상 셀리아 고도이는 30년 전 집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자식들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을 보탰고, 2000년 셀리아 고도이는 빚을 다 갚았다. 하지만 같은 해 은행은 고도이를 상대로 채권집행 소송을 시작했다. 영문을 알았더라면 "대출로 진 빚을 다 갚았는데 무슨 소송이냐?"고 반박하며 대응했겠지만 고도이는 소송이 시작된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다. 법원이 보낸 통지가 '셀리아 고도이'가 아닌 '세실리아 고도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게다가 엉뚱한 주소로 배달된 때문이다. 셀리아 고도이에게 제대로 된 법원의 통고 도착한 건 소송이 시작된 지 17년 만인 2016년 중반이다. 법원은 "빚을 갚지 않아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고 알려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셀리아 고도이는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을 시작했지만 5일 만에 다시 법원으로 통지를 받았다. 통지엔 "경매가 끝났으니 집을 비워라"고 적혀 있었다. 셀리아 고도이는 아직 분가하지 않은 아들과 딸, 손자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집에서 쫓겨나는 사태만큼은 피해보려고 했지만 "집을 비우지 않으면 강제퇴거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에 결국 지난달 31일 온 가족은 이사짐을 꾸려 집에서 나왔다. 원리금을 모두 갚았지만 빚이 남았다는 은행 측 주장, 소송이 17년이나 이어진 점, 법원 통지가 엉뚱한 곳으로 배달된 사실 등 셀리아 고도이에겐 납득하기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다. 더욱 황당한 건 남았다는 빚의 액수다. 법원에 따르면 주택은 빚 359.63페소 때문에 경매에 붙여졌다. 지금의 페소-달러 환율을 적용해 환산하면 2만3000원 정도의 돈이다. 2000년 환율을 적용해도 남았다는 빚은 40만원이 채 안 된다. 셀리아 고도이는 "맹세컨대 빚은 모두 갚았다. 설령 빚이 남았더라도 담배 5갑도 못사는 돈인데 법원이 이렇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느냐"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법원은 사건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송혜민의 월드why] 지금 당신의 ‘이모지’는 무엇인가요?

    [송혜민의 월드why] 지금 당신의 ‘이모지’는 무엇인가요?

    좋아요, 싫어요, 기뻐요, 사랑해요 등등 다양한 감정 표현 뿐만 아니라 맥주 한 잔 하자, 여행 가자 등의 의사를 ‘이모지’(emoji)라는 그림 문자 하나로 표현하는 시대다. 이모지의 보편화로 전 세계 사람들은 더 편리하고 빠르게 대화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현재의 이모지는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가는 평범한 대화창을 뛰어넘어, 정치·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모지는 일본어로 그림을 뜻하는 에(繪)와 문자를 의미하는 모지(文字)를 조합한 단어로, 그림문자를 뜻한다. 1999년 일본의 한 통신사가 타사와의 차별성을 위해 만든 176개의 그림문자가 세계 최초의 이모지다. 이후 2011년 애플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모지 키보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메신저 앱과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이모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모티콘? 이모지?’ 문자 초월한 만국공통어! 국내에서는 이모티콘을 이모지와 같은 뜻으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둘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예컨대 (O_O), (ㅠㅠ), (^0^) 등 키보드 자판만으로 쓸 수 있는 텍스트 위주의 문자 기호가 바로 이모티콘이다.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모두 전 세계에서 문법이 필요없는 공통 언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모티콘이 여러 기호를 조합해야 하는 반면, 이모지는 하나의 그림만으로도 의사전달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모지 열풍을 반영하는 대표 사례는 바로 ‘이모지 번역가’라는 직업의 등장이다. 지난해 12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번역회사인 ‘투데이 트랜슬레이션’은 프리랜서로 일할 이모지 번역·전문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이모지 번역가가 하는 일은 월간 동향 분석 보고서 작성 및 문화 간 이모지 용법 차이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이모지 번역가 공고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여전히 게재돼 있으며, 이모지 번역가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이모지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평소 정치적 수단으로도 즐겨쓰는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러리’(crookedHillary) 이모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이후 IT 기업 거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잭 도시 트위터 CEO를 고의적으로 배제하는 ‘복수’를 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 대선 이후 현지에서는 이모지를 선거에 활용하는 일명 ‘이모지 폴리틱스‘가 새로운 연구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이모지는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더욱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화 통화와 달리 상대방의 어투나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없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모지는 텍스트보다 더 간편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의사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5년 미국 내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모지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생각을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e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사용되는 이모지의 수는 60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화하는 이모지, 돈 되는 이모지 이모지의 뜨거운 열풍을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카카오톡이나 라인, 스냅챗과 같은 메신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다. 다양한 플랫폼들은 저마다 다른 이모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상태표시 위주의 이모지가 주로 활용되는 반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에서는 상태 이모지보다는 스티커가 더 많이 쓰인다.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스티커는 캐릭터를 이용한 ‘진화된 이모지’로 볼 수 있는데, 단순히 표정을 나타내는 것을 넘어 동작과 소품 등이 함께 그려져 있어 화려하고 재밌는 것을 좋아하는 10대~20대 사용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모지 및 스티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캐릭터 산업과 결합해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프렌즈는 70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6.8배 성장했다. 네이버의 라인 캐릭터 상품 매출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도 지난해 13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성장했다. 이모지를 이용한 수익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국내 IT기업만은 아니다. 팝스타 비욘세는 ‘드렁크 인 러브’라는 곡의 비공식 뮤직비디오를 이모지로만 제작해 화제를 모았고,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은 2015년 이모지앱 ‘키모지’(Kimoji)를 출시한 뒤 1초에 9000번 다운로드 되면 1분 만에 무려 100만 달러의 수입을 그녀에게 안겼다. 이모지 시장을 겨냥한 신생벤처기업도 쏟아진다. 최신 이모지를 개발하고 배포하거나, 기업들이 이모지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컨설팅 해주는 역할이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5년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 영미권에서는 흔히 ’LOL‘(laugh out loud·크게 웃다)이라고 부르는 이모지였다. 이제 이모지는 더 이상 작은 그림 따위가 아닌 문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하나의 언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전원일기] 연잎과 메기의 콜라보…농업도 어업도 브라보

    [新전원일기] 연잎과 메기의 콜라보…농업도 어업도 브라보

    손바닥과 다섯 손가락 마디마디가 굳은살이 단단히 박인 투박하고 거친 손이다. 정완희(66) 대표와 악수를 하는 순간 그의 노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언가를 손에서 놓지 않은 손, 끊임없이 움직여 상처가 나고 아물기를 셀 수 없이 한 손. 그의 손이 그랬다. 지금의 ‘느랑골 연잎메기교육농장’을 일군 삶의 흔적이었다.“우리 남편은 손재주를 타고 났어요. 뭐든지 보기만 하면 척척 만들어 내요” 따끈한 연잎차를 건네며 아내 김홍분(61)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느랑골 농장은 구석구석 정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나무를 직접 자르고 깎아 만든 농장 팻말부터 입구에서 체험장까지 길목에 늘어선 장승들이며 농장 한가운데 놓인 정자, 그네, 토담집, 체험장 등 농장의 모든 것은 그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그가 만든 작품들을 보며 감탄의 찬사를 쏟아내자 그는 구수한 사투리로 말문을 열었다. “워낙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께 이렇게 됐네유. 별거 없어유.” 겸손의 말이다. 그렇지 않다. 온 정성과 땀을 쏟아내 그가 만들어낸 느랑골은 아이들에겐 최고로 손꼽히는 체험교육농장이다. 아이들은 연잎과 메기를 직접 만지고, 보고, 먹으며 다양한 체험을 한다. 그야말로 신나는 놀이동산인 셈이다. # 8000평 농장서 메기와 연이 함께 어울리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터를 잡고 있는 느랑골은 연과 메기를 동시에 기르는 농업과 어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곳으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교육농장이다. 농장 규모는 총 8000평. 그중에서 연이 2000평, 1500평 정도의 메기양식장에는 10만여 마리의 메기가 있다. 정 대표가 메기 양식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8년째. 타지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귀촌하면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 양어장이 농사보다 수입이 더 좋다는 친구의 조언으로 메기를 알아보게 됐다.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는데 농사짓는 친구 녀석이 하소연을 하는 거예요. 1년 동안 12마지기에 농사를 지었는데 800만원 벌었다는 거예요. 거기서 또 이것저것 빼고 나니까 400만원밖에 안 남더라는 거죠. 그러면서 농사보다도 양어장이 훨씬 낫다고 추천을 해주더라고요.” 정 대표가 귀촌을 준비하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은 자그마치 꼬박 4년. 그 긴 시간 동안 메기 양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다니며 묻고 배웠다. 처음에는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조차 몰라 헤매기가 부지기수였고 농촌 한가운데에서 어업을 한다고 하니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발 한발 다져나갔다. 그 결과 지금은 메기 판매로만 연 매출 8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농장이 됐다. 가공과 체험교육농장까지 포함하면 연 1억원이 넘는다. 처음에 땅을 직접 파서 메기 양식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연 농사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도 오로지 메기 양식 하나만 생각했던 그가 어떻게 연 농사까지 겸하게 된 걸까. “메기를 기르면 부산물이 나와요. 배설물, 몸에 있는 점액질, 사료 먹다 남은 것들이 부패하면서 가스를 발생시켜요. 그 가스가 메기한테는 치명적이거든요. 그래서 물을 정화하는 방법이 약품을 사용하거나 물을 교환하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해요. 하지만 식물을 활용해 정화를 시키면 비용도 절약되고 자연 그대로 건강하게 메기를 키울 수가 있어요.” 정 대표는 메기가 사는 물을 자연 그대로의 방법으로 정화시키는 방법을 찾다가 연 농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우리 일행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의 농장은 산을 끼고 있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다. 봄바람과 따스한 햇볕이 살갗을 스치는 기분이 싱그러웠다. 농촌에 살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와 햇살 때문이 아닐까. 거기에 몸이 고되더라도 넉넉한 마음까지 곁들인다면, 그것이 바로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리라. 메기가 있는 노지 양식장에는 여러 대의 수차가 힘차게 돌아가며 녀석들에게 산소를 열심히 공급해 주고 있었다. “저기 좀 보세요. 연밭에서 정화되어서 나오는 물이에요. 정말 깨끗하죠?” 그는 다소 들뜬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메기가 사는 물을 펌프질해서 연밭으로 올려주면 연이 그 발효된 부산물을 먹어요. 아주 좋은 식사죠. 자연 그대로의 비료잖아요. 따로 거름을 줄 필요가 전혀 없어요. 연밭에서 정화된 깨끗한 물을 다시 메기가 사는 곳으로 흘려보내줘요. 서로 도와주는 거죠. 이렇게 24시간 돌아갑니다.” 그야말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자연순환 농법이다. 메기는 양식하기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햇빛 등의 자연조건만 잘 맞춰주면 잘 자란다고 한다. “자연은 사람만 건들지 않으면 아무 문제없어요. 사람들이 자꾸 인위적인 것을 해서 탈이 나는 거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활용하면 모든 게 순조롭습니다.” 정 대표의 자연주의 철학이다. 그는 어떤 농사에도 절대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다. 처음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선택한 자연순환 농법이 이제는 정 대표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바뀐 셈이다.# 맑은 공기, 맑은 웃음, 맑은 정성이 있는 체험농장 “거기 느랑골 농장이죠? 아이들이 가면 뭘 할 수 있나요?” 매년 봄이 되면 수시로 걸려오는 문의 전화다. 그럴 때마다 정 대표 부부는 자랑스레 설명한단다. “메기를 맨손으로도 잡고, 통발로 미꾸라지도 잡고, 연잎밥도 싸고, 대나무로 낚시도 하고, 메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고 그릴 수 있고 연잎으로 수제비누도 만든답니다.” 그러면 영락없이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체험교실을 예약한다. 어디에서나 체험할 수 있는 고구마, 감자 캐기가 아닌 느랑골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3년째 체험·교육농장을 운영하면서 정 대표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찰 때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하지만 아내 김씨에게는 쉽지만은 않다. 청소부터 아이들 간식까지 준비해야 하고, 음식을 찾는 사람들까지 담당하려면 할 일이 많다. “체험교실 일은 남편보다는 거의 제 일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좀 힘들긴 해요(웃음). 그래도 맑고 좋은 공기 마시며 사는 덕에 감기약하고 소화제를 달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는 뚝 끊었어요.”# 왕대추·야콘·초석정… 끊임없이 가꾸는 부창부수 지금은 아내 김씨가 도리어 팔 걷고 나섰다. ‘왕 대추’는 3000평에 500그루나 심었고, 야콘과 고구마, 초석정, 감자, 오미자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작물을 늘려나간다. “시골 일이라는 게 줄어들 수가 없어요. 사람 욕심처럼 자꾸 커져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래요. 힘들어서 접고 싶다가도 가만 보면 내가 또 늘리고 있어요. 아침에 눈 떠서 집 밖을 나가면 깜깜해질 때까지 방에 못 들어간다니까요. 사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면 다 돈이 되거든요(웃음).”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남편이나 끊임없이 작물을 심고 가꾸는 아내나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얼마나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체험장 옆에 있는 닭장에서는 토종닭들과 강아지 두 마리가 함께 놀고 있었다. 산짐승이 내려와 닭들을 물어가는 통에 지킴이로 넣어두었다는 것이다. “가끔 귀한 손님이 오시면 토종닭을 잡기도 해요. 어디 한 마리 잡을까요?” 우리 일행이 손사래를 치고 자리를 뜨지 않았다면 정 대표는 당장이라도 닭장으로 들어갈 태세였다. 그의 아내는 정 대표가 소나무와 대나무, 백토로 손수 만든 토담집으로 안내했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느랑골 식당은 어느 곳 하나 정 대표의 정성이 스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테이블 하나까지 소나무를 직접 자르고 매만져 땀으로 가꾼 공간이었다. 아내는 맛집 농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건강한 맛을 선사하고, 정 대표는 메기 박물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앞으로 농촌이 살아남으려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돼요. 생산에서만 멈춰서는 안 됩니다. 2차 가공도 하고 3차 산업에도 도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농민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에요. 지원 시스템이 좀 더 많아져야 해요.” 그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차별화된 농장으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농장으로, 농촌의 맛과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체험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 길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한마디 구수하게 말을 건넸다. “힘들다고 그만두면 어쩔 꺼유. 뭐 할 꺼유. 열심히 해야쥬.” 그의 정겨운 대답에 절로 고개가 끄떡였다. 이보다 더 확고한 대답이 있을까. 그날이 오면, 자연의 바람과 햇빛에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도 꽃처럼 화사한 봄의 미소가 번지리라. 부부는 그날을 향해 오늘도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린다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 ‘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투자가 미래다] 한화, 스마트팩토리로 ‘에너지 4.0시대’ 선도

    [투자가 미래다] 한화, 스마트팩토리로 ‘에너지 4.0시대’ 선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초융합과 초연결, 초지능의 기술혁명은 우리를 새로운 미래로 이끌고 있듯이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큰 위기이자 기회”라며 “소프트파워 혁명시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 방한한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을 만나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한화테크윈과 GE가 30년 넘게 이어온 항공엔진과 가스터빈 분야의 지속적인 협력방안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적용에 대해 논의하고, 태양광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에너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 ‘에너지 4.0’ 시대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큐셀은 셀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세계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본격 상업생산을 시작한 충북 진천 태양광 셀 공장에는 생산관리시스템이 적용됐다. 스마트팩토리를 지향하는 이 시스템은 생산실행, 품질·창고관리 등의 단계에서 오류를 감지할 수 있는 무인화 설비가 적용됐고 설비 및 물류를 제어하는 시스템 등을 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한화S&C는 IoT를 강화하고 있다. 지능형 교통관리와 지능형 빌딩 시스템 기술 등을 갖춘 한화S&C는 IoT 3대 핵심기술(센싱기술, 유무선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서비스인터페이스 기술) 중 센싱기술을 중심으로 여러 산업 영역으로 적용을 늘리고 있다.
  • [길섶에서] 봄바람/최용규 논설위원

    노란 산수유가 전령으로 왔나 싶더니 털옷을 두른 목련이 터질 것 같은 봉오리를 수줍게 내민다. 그토록 봄을 시샘했던 꽃샘추위도 밀고 들어오는 봄바람에 조용히 길을 터 줬다. 때를 만난 양지 바른 길가 벚나무는 절세미인의 자태를 뽐내려는 듯 우윳빛 속살을 드러내고, 담벼락 개나리도 얼굴을 들었다. 3월 말. 티석티석한 생물에 간질간질하게 달라붙은 봄바람이 소생의 기운을 불어넣었나…. 잿빛 세상이 희고 노랗고 빨간 유채색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이리저리 몸을 꼬지만 결코 싫지 않은 간지러움처럼 그저 살짝 스쳐 갔을 뿐인데 이토록 힘이 셀 줄이야. 그래서 봄은 젊음이고 청춘인가 보다. 옛적에 시황제가 불로초를 목 빼고 기다렸다면 우리는 봄바람에 실려 온 따스한 4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세상 풍파에 찌들어 짙은 물 배지 않은 연녹색의 4월을 혈기 팔팔한 아이들은 알까, 아니 느끼려 할까? 나이 들어서야 젊음을 그리워하듯 봄바람이 깨우는 초록이 그립다. 맨발로 논바닥을 걸어 보고 싶고 누구와 팔짱 끼고 들판에서 향기를 맡고 싶은 그런 4월을 기다린다. 흠뻑 취하고 싶은 초록의 봄을….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현대차 VS 렉서스·혼다… 친환경차 한일전

    현대차 VS 렉서스·혼다… 친환경차 한일전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FE 수소전기차 렉서스 럭셔리 쿠페·혼다 수소차와 대결오는 31일 막을 올리는 ‘2017 서울모터쇼’에서는 친환경차의 불꽃 튀는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모터쇼 출품 모델 243종 중 약 20%인 50종이 친환경차에 해당된다. 특히 친환경차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한·일 대리전 양상도 띨 전망이다. 현대차와 일본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맞붙는다. 수소전지차에서는 현대차와 혼다, 렉서스가 3파전을 벌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IG)의 후속 버전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기존 그랜저(HG) 하이브리드(16㎞/ℓ)보다 연비가 소폭 개선됐다. 구체적 성능과 가격 등은 모터쇼 기간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 하이브리드의 원조 격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플래그십 럭셔리 쿠페 ‘뉴 LC500h’를 내놓는다. 스포츠 쿠페 콘셉트카 ‘LF-LC’의 양산형 모델로 렉서스의 차세대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렉서스의 상징인 전면 스핀들 그릴에서부터 이어지는 강렬하면서도 유려한 곡선 라인이 특징이다. 수소전지차에서도 한판 승부가 예고돼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인다. 미래 친환경 신기술을 뜻하는 ‘Future Eco’(퓨처 에코)의 앞 글자를 따 ‘FE’로 명명했다. 이 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기반으로 한다.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수준의 동력 성능을 갖추면서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달리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혼다는 수소연료전지차 ‘클래리티 퓨얼 셀’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1회 충전으로 589㎞를 주행할 수 있다. 렉서스는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인 LF-FC도 선보인다. 렉서스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됐으며, 앞바퀴에 ‘인 휠 모터’를 배치했다. 기존 렉서스 플래그십 LS보다 길지만 낮은 전고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다수 전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더 뉴 C 350e’, ‘더 뉴 GLC 350e 4매틱’을 선보인다. 포르셰도 ‘파나메라 4E-하이브리드’를 내놓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을 견인한다. 이 차는 출발 뒤 최대 50㎞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EV’를 비롯해 한국GM ‘볼트 EV’,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BMW ‘i3 94Ah’, 닛산 ‘리프’ 등 전기차 13종도 전시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4차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산업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개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산업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개최

    태양광 연계 ESS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5일부터 7일까지 대구엑스코에서 주관하는 2017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는 국내 최대 규모 에너지신산업·신재생에너지 분야 전시회이며 이미 세계 최고 태양광분야 권위지인 독일의 포톤인터네셔널지(Photon International)를 통해 세계 10대 태양광 분야 전시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한동안 침체되었던 태양광 산업이 ESS분야와 연계되어 보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린에너지엑스포는 태양광 분야뿐만 아니라 그린에너지라는 주제에 맞게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스마트그리드, 풍력, 수소, 태양열, 지열 등 다양한 분야의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참가하는 전시회로 동기간에 개최되는 PV마켓인사이트 2017을 포함하여 많은 동시개최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2017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는 태양광 분야 15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의 태양광 장비기업인 슈미드(SCHMID), 국내 대표 태양광 수출기업인 신성이엔지(구.신성솔라에너지), 중국 기업의 태양광 셀·모듈 과잉공급속에서도 3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사업본부, 파랑이엔지, 아이솔라, 네모이엔지,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대거 스폰서로 참가한다. 해외기업으로는 세계 태양광 모듈을 생산 1위기업인 징코솔라(6GW)와 한화큐셀에 이어 태양광 셀 생산 세계 2위인 JA솔라 이외에도 에이코(Aiko)솔라가 처음으로 스폰서로 참가하였고, 인공위성 모듈제조기업으로 N형 PERT 단결정 실리콘 분야에서 독보적인 효율을 자랑하는 상하이항천기차기전(HT-SAAE)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되어 미국, 중국, 대만, 포르투칼 등지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어메리솔라(Amerisolar) 그리고 시노솔라(Sinosola), 울리카(Ulica), 하레온(Hareon) 등이 국내 기업들과 비즈니스 교류를 위해 참가한다. 2017 그린에너지엑스포의 관계자는 “올해는 태양광 산업과 ESS 업체들의 대거참가로 작년과 비교해 한층 더 발전된 행사가 될 것이다. 오는 4월 5일부터 개최되는 행사가 더욱 풍성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7 그린에너지엑스포’는 4월 3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을 하면 현장에서 별도 입장권 구매 없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그린에너지엑스포 사무국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 참모 2개월째 공석… ‘문고리 권력’은 이방카 부부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 참모 2개월째 공석… ‘문고리 권력’은 이방카 부부

    ‘아웃사이더’ 부동산재벌 출신 도널드 트럼프(70)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나면서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과 내각이 진용을 갖추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러시아 내통 스캔들’, 고립주의적 대외정책과 보호주의적 통상정책, ‘트럼프케어’ 좌초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과 논란이 이어지자 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트럼프의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 1기 백악관과 내각은 어떤 인사로 채워졌으며 이들의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들여다봤다.26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1기 내각은 모두 24명으로 이뤄졌다. 부통령을 비롯, 국무장관 등 장관 15명, 백악관 비서실장 등 백악관 소속 3명, 정보당국 수장 2명, 대사·청장 등 3명까지 포함된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내각 23명과 규모 및 구성면에서 달라진 것인데 트럼프 내각에는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포함된 반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빠졌다. 대통령에게 경제 전반을 조언하는 CEA 위원장은 아직 공석이기 때문에 추후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24명 중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인사는 노동·농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3명이다. 지난 1월 20일 국방장관 인준을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구성을 서둘렀지만 지명자 선정 지연에 후보 낙마 등으로 상원 인준을 다 받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부자·아웃사이더’ 내각에 대한 민주당 반대로 표결이 늦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24명에 더해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돼 백악관을 주무르는 트럼프의 측근 9명을 범내각에 포함시켰다. 여기에는 백악관 대변인과 고문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사위 등 가족도 포함됐다. NYT는 “범내각 33명 중 백인이 30명, 남성이 28명으로 역대 어느 내각보다 백인과 남성이 많다”며 “특히 정부 경험이 없는 기업인 등 아웃사이더에 월가 출신 억만장자 등이 포진하고 있어 워싱턴을 확 바꾸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괴리가 있다”고 전했다. ●펜스·프리버스, 의회 조율 맡은 ‘백악관 중심’ 범내각을 이루는 백악관 관계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35)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36) 선임고문이다. 일찌감치 고문역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대내외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신임을 받고 있다. 당초 쿠슈너보다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고 알려진 이방카는 최근 공식 직책 없이 백악관 업무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일자 ‘광범위한 자문역’이라는 비공식 타이틀을 받아 백악관에 입성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을 대려면 이방카 부부를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워싱턴에 기반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정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에도 백악관의 중심을 잡는 인사로는 인디애나 주지사 출신 마이크 펜스(57) 부통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출신 라인스 프리버스(45) 비서실장이 꼽힌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 정계 출신 주류파로 의회 등과의 조율에 주력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과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백악관의 공식 통로라면 극우 성향 온라인매체 설립자이자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를 이끌었던 스티븐 배넌(63)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 숀 스파이서(45) 대변인, 켈리앤 콘웨이(50)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31) 수석정책보좌관 등 비주류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반이민 행정명령 등 극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험 많은 매티스, 틸러슨 장관 압도할 것” 트럼프 대통령 1기 내각의 가장 큰 특징은 국정 경험이 없는 월가·업계 출신 억만장자가 다수 포진해 정·관계 출신과 적절히 섞여 있다는 점이다. 내각 24명 중 국정·정치 경험이 전무한 아웃사이더는 6명으로 알려진 것보다 많지 않다. AP통신은 “국정 무경험 아웃사이더와 정·관계 출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백악관이 가족 등 측근 위주로 꾸려지자 내각은 신경을 쓴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아웃사이더가 국무·재무·상무장관 등 요직을 차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맞춰 파격적 정책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 6명을 포함, 내각 전체 재산이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선 초갑부 정부라는 점도 일각의 눈총을 받고 있다. 내각을 크게 외교·안보 라인과 경제·통상 라인으로 나눠 보면 외교·안보 라인은 군 출신 인사가, 경제·통상 라인은 월가 등 민간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다.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 렉스 틸러슨(65)이 국무장관에 오르고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 스티븐 므누신(54)이 재무장관을 차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을 선호함과 동시에 비주류를 채용해 워싱턴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외교 경험이 없는 틸러슨 장관과 친(親)월가 성향의 므누신 장관을 보는 눈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외교·안보 라인은 백악관 NSC 구성원을 중심으로 서열이 정해지는데 트럼프 정부의 NSC에는 조지 W 부시 전 정부 보좌관 출신 토머스 보설트(42) 국토안보보좌관과 배넌 수석고문이 새롭게 추가됐다. ‘러시아 커넥션’ 논란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에 이어 국가안보보좌관에 오른 허버트 맥매스터(54)와 제임스 매티스(66) 국방장관, 존 켈리(66) 국토안보장관 등은 군 장성 출신으로 NSC에서 군 출신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소식통은 “경험이 많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매티스 장군이 틸러슨 장관을 압도할 수 있다”며 “극우 성향의 배넌 고문까지 NSC에 참석하는 만큼 강경한 외교·안보 정책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보호무역 4각협력… 라인 중복 지적도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경제·통상 정책은 월가 출신 억만장자 므누신 장관과 월가 큰손 투자가 출신 윌버 로스(79) 상무장관, USTR 부대표 출신으로 대표적 보호무역주의자인 로버트 라이시저(69) USTR 대표 지명자가 함께 추진한다. 모든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경세’ 도입 등 초강경 통상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상무부 및 USTR도 모자라 백악관에 국가무역위원회(NTC)를 신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대표적 반(反)중국 성향 인사인 피터 나바로(67)를 위원장으로 택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재무·상무부와 USTR 측에 특히 중국을 겨냥한 불공정 무역 시정과 반덤핑 과세, 환율조작국 지정, 각종 무역협정 재협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정책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위한 ‘4각 협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라인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갤럭시S8, 노트7보다 배터리 용량 적다?…배터리 추정 사진 유출

    갤럭시S8, 노트7보다 배터리 용량 적다?…배터리 추정 사진 유출

    오는 4월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내장 배터리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출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IT 전문매체 슬래시 리크스는 지난 21일 직사각형 모양의 배터리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슬래시 리스크는 신제품 스마트폰 사진을 미리 입수해 공개하곤 해 왔다. 사진 속 배터리는 갤럭시S8에 들어가는 3000mAh(밀리암페어시) 용량 배터리와 갤럭시S8플러스에 들어가는 3500mAh 용량의 배터리로 각각 추정된다. 배터리 겉면에는 한국에서 셀을 제조하고 베트남에서 조립했다는 표시가 있다. 삼성SDI가 만든 2차 리튬 이온 배터리라는 설명도 함께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35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가 잇단 발화 사고로 제품을 단종한 바 있다.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밀도가 사고 원인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3000mAh짜리 배터리를 넣은 것은 안전성 강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갤럭시S8은 갤럭시노트7보다 화면이 크고 기능도 더 많다는 점에서 갤럭시노트7보다 약 15% 작은 용량의 배터리는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전문 블로그인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배터리 효율을 크게 높였거나 갤럭시S6 때 제기된 배터리 부족에 관한 소비자 불만을 다시 겪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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