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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 게임 456억원은 달러로 얼마야?”…세계서 한국 원화 검색 폭증

    “오징어 게임 456억원은 달러로 얼마야?”…세계서 한국 원화 검색 폭증

    방영 후 세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통화“‘원화를 현지 통화로 환산하기’ 인기검색어”달러 환산시 3800만 달러, 베트남 8686억동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13일째 전 세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덕분에 구글에서 한국의 원화 환율 검색이 급증했다고 미 폭스비즈니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의 편집장 오미드 스코비는 “‘오징어 게임’이 방영된 이후 그 인기 때문에 한국의 원화가 구글에서 세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통화가 됐다”는 트윗을 검색 결과 그래프와 함께 올렸다. 그는 “‘원화를 현지 통화로 환산하기’도 인기 검색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상금 등이 자국 통화로 얼마나 됐는지 궁금해 구글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56억원을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3816만 달러, 유럽연합의 유로화로 약 3302만 유로, 일본 엔화로 약 43억엔, 중국 위안화로는 2억 4654만 위안, 인도 28억 5178만 루피, 베트남 8686억 동 정도가 된다. ‘오징어 게임’은 사회에서 루저로 그려진 456명의 참가자들이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 오영수,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등이 출연했다. 지난달 17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이후 인기몰이를 하며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자국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는 인도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인기 순위 1위(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를 차지하며 넷플릭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83개국 모두에서 정상에 오른 작품으로 기록됐다. 폭스비즈니스는 지난 2분기 미국과 캐나다 가입자가 40만명 감소한 넷플릭스로서는 중요한 시기에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해당 분기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가 154만명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넷플릭스의 우선순위가 북미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아마존 베이조스도 반한 ‘오징어 게임’“매우 인상적”… 인도까지 전 세계 1위프랑스선 ‘달고나’ 게임 참여 인산인해 한편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난 2일부터 이틀 동안 파리 도심 한복판에 개장한 팝업 스토어에서 ‘오징어 게임’ 체험 행사가 열리자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 개장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게임 체험을 위해 일제히 줄을 서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 이틀 동안 파리에서는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오징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몇 시간이고 대기했다. 여기서는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생존 게임인 설탕 뽑기 체험이 벌어졌는데 여러개의 달고나를 든 진행 요원의 안내에 따라 1분 30분(영화에서는 10분) 제한시간 안에 모양에 맞춰 설탕을 뽑아내면 넷플릭스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선물로 제공했다. 넷플릭스 프랑스 홍보를 담당하는 안리즈 메나르드는 언론에 “프랑스에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리즈로 향하는 궤도에 올랐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팝업 스토어를 찾았는지 셀 수 없지만, 그저 ‘와우’(Wow)였다”고 말했다.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을 극찬했다. 제포 베이조스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징어 게임’의 스틸컷을 올리며 “넷플릭스의 국제화 전략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잘해나가고 있다”면서 “(‘오징어 게임’은) 매우 인상적이고, 영감을 준다. 이 드라마를 빨리 보고 싶다”고 올렸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넷플릭스 콘텐츠로 발굴한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글로벌TV 대표 관련 언론 보도도 공유했다.
  • 美中 불안에 인플레까지…코스피 3000선 무너졌다

    美中 불안에 인플레까지…코스피 3000선 무너졌다

    코스피 1.89%↓ 2962.17코스닥 2.83%↓ 955.37 인플레 압력·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코스피 종가 3월 10일 이후 최저치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코스피가 5일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2% 가까이 급락하며 3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3월 10일(2958.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수가 3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3월 24일(2996.35) 이후 6개월여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1.01포인트(0.70%) 내린 2998.17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해 장중 2940.5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9일(장중 저가 2929.36)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 겹악재에 장중 2940까지 밀려 이후 낙폭 확대에 따른 개인과 기관의 반발 매수 유입으로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지수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60억원과 2345억원을 순매수했고, 장 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6211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뉴욕증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0%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4%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악재들이 더욱 심화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다양한 변수들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77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 압력이 확대되고 있고, 중국 헝다그룹에 이어 판타지아 홀딩스가 2억 570만달러 규모의 달러채 만기상환에 실패하는 등 중국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도 난항인 상황에서 지난주 미국 상원 청문회 이후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점 규제 강화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셀트리온과 카카오뱅크가 각각 12.10%와 8.40%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상위 12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1.37%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1.43%)과 유통업(0.69%), 음식료품(0.23%)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7.20%)의 급락으로 의약품(-7.99%)의 낙폭이 컸다. ●日 닛케이 2.19% 급락…中 상하이지수는 0.9% 상승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19% 급락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국 장 마감 때쯤 0.90%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0.32%와 0.06%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27.83포인트(2.83%) 급락한 955.37에 종료했다. 2거래일 연속 2% 이상 하락해 5월 24일(948.37)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91억원과 137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이 233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각각 12.84%와 10.21%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 크래프트 비어펍의 진짜 사용법은?(1) [지효준의 맥주탐험]

    크래프트 비어펍의 진짜 사용법은?(1) [지효준의 맥주탐험]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에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펍(Pub)과 바(Bar)가 즐비하다.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 생겨나고 사라질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도 뉴욕의 중심 맨해튼에 위치한 ‘As Is NYC’은 평일 오후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늘 문전성시다. 매주 새로운 맥주가 끊이지 않아 뉴요커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펍으로 손꼽힌다. 뉴욕의 지역 맥주뿐 아니라 다른 주(州)의 수제맥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크래프트 비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미국은 땅이 넓은 나라다. 다른 지역의 인기 수제맥주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메리트다. 중국 베이징의 관광지 후통(胡同·뒷골목)은 청나라 말과 중화민국 초기 대륙의 운명을 좌우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명소다.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이끌던 우리 선조들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베이징 유명 후통 난뤄구샹(南锣鼓巷)과 마주한 베어뤄구샹(北锣鼓巷)의 구석에 중국 1세대 수제맥주 펍 ‘엘니도’(El Nido)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중국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비어 펍을 언급할 때 빼놓지 않는 곳이다. 중국 수제맥주뿐 아니라 미국 버지니아의 ‘애슬린’(Aslin Beer), 벨기에 ‘칸티용’(Cantillon) 등 전세계 대표 양조장 맥주를 함께 소개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전파하려고 노력한다.As Is NYC와 엘니도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지만 현지에서 쉽게 맛보기 힘든 다양한 맥주를 적극적으로 소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맥주는 다른 술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종류가 많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신제품이 쏟아진다. 세상의 모든 수제맥주를 다 마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개별 맥주 스타일을 대표하는 제품만 두루 맛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별처럼 무수히 많은 수제맥주 가운데 ‘맛도 좋고 의미도 있어 주민들에게 꼭 소개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선별해주는 곳이 바로 크래프트 비어펍이다. 마치 지역사회 미술 세계에서 갤러리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크래프트 비어 문화는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중요시한다. 이는 맥주의 라벨과 이름만 바꾼 뒤 과거와 똑같은 스타일의 맥주를 끝없이 양산하는 기업형 맥주와 다르다. 크래프트 비어펍에서 수시로 갱신하는 탭 리스트들은 주민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려는 장인들의 고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우리보다 훨씬 긴 맥주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지역의 크래프트 비어펍은 전 세계에서 다양하고 의미있는 수제맥주를 찾아내 대중에 알리는 플랫폼이다. 베이징 엘니도에서는 ‘집시 양조장’(자체 양조장 없이 외주로 맥주를 생산하는 브루어리) 컨셉트를 가져와 특정 양조장의 맥주들을 대거 선보이는 기획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10월에는 미 캘리포니아의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잉’(Firestone Walker Brewing), 11월에는 버지니아의 ‘애슬린’(Aslin Beer) 제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영국의 맥주 문화를 대표하는 ‘펍’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로 선술집이나 음료 판매소를 뜻한다. 그런데 사실 펍은 고대 켈트 문화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된 이탈리아 고대도시 헤르쿨라네움(Herrculaneum)에서도 찾을 수 있다. 펍이 앵글로 색슨 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두루 발견되는 보편적 공간이라는 의미다.크래프트 비어펍은 우리가 흔히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러 가는 호프집과 다르다. 고객이 많이 찾는 맥주만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다. 다소 상업성이 떨어져도 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실험정신 가득한 맥주도 꾸준히 소개한다. 이는 새로움에 대한 열광과 지지를 근간으로 하는 크래프트 비어 문화의 핵심이다. 시간을 내 동네 크래프트 비어펍을 가 보라. 혼자서 맥주의 맛과 향과 조용히 음미하는 이들과 여럿이 함께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같이 맛보는 ‘쉐어링’(Sharing)에 빠진 이들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여기는 맥주를 좋아하는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는 공간이다. 맥주를 몰라도 괜찮다. 그저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수제맥주의 매력을 즐기면 된다.(2편에 계속됩니다.)정리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프랑스 파리 ‘오징어게임’ 체험장 인기에 몸싸움까지(종합)

    프랑스 파리 ‘오징어게임’ 체험장 인기에 몸싸움까지(종합)

    프랑스 파리 도심 한복판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들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이 고개를 숙인 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달고나’였다. 핫핑크색 점프수트를 입고 검은색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진행요원이 “10초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리자 여기저기서 아쉬움의 탄식이 쏟아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넷플릭스 프랑스가 지난 주말 파리 2구의 한 카페에 ‘오징어 게임’ 체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팝업 스토어 건너편에서 시작된 줄은 좁은 골목을 두 번이나 꺾어가며 250m가량 이어졌다. 이제 막 줄을 선 사람은 몇 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파리에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오징어 게임’을 체험하려 모여든 사람은 빗줄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적으면 6명, 많으면 12명씩 마스크를 쓰고 들어갈 수 있는 파리의 ‘오징어 게임’ 팝업 스토어 1층에는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들이 마련돼 있었다.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드라마 속 진행요원처럼 핫핑크색 점프수트에 검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오징어 게임’ 속 두 번째 서바이벌 게임인 ‘달고나 뽑기’를 체험하게 된다. 드라마에선 10분이 주어졌지만 팝업 스토어에선 더 ‘혹독한’ 조건이 주어졌다. 단 1분 30초 안에 주어진 달고나 속 그림을 떼어내야 했다. 제한시간 안에 그림에 맞춰 달고나를 뽑아내면 넷플릭스 한 달 무료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방문객들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 게임이 주는 긴장감과 액션이 ‘오징어 게임’의 매력”이라면서 팝업 스토어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팝업 스토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길어봐야 10분도 채 안 됐지만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듯 “너무 재미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넷플릭스 프랑스 측은 프랑스에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리즈로 향하는 궤도에 올랐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팝업 스토어를 찾았는지 셀 수 없지만, 그저 ‘와우’(Wow)였다고 덧붙였다.팝업 스토어 앞에서 경비를 서는 한 관계자는 전날 밤부터 카페 앞에 차를 대놓고 그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줄을 선 사람도 있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오징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국내에서도 서울 이태원에 ‘오겜월드’ 팝업스토어가 마련돼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운영된 바 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대기줄을 놓고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이날 트위터에는 체험관 입장을 기다리던 인파 속에서 갑자기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차가 출동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파리의 ‘오징어 게임’을 7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싸움으로 끝이 났다”고 전했다.
  • “1분 30초 안에 달고나를”…프랑스 파리 ‘오징어게임’ 체험장 인기

    “1분 30초 안에 달고나를”…프랑스 파리 ‘오징어게임’ 체험장 인기

    프랑스 파리 도심 한복판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들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이 고개를 숙인 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달고나’였다. 핫핑크색 점프수트를 입고 검은색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진행요원이 “10초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리자 여기저기서 아쉬움의 탄식이 쏟아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넷플릭스 프랑스가 지난 주말 파리 2구의 한 카페에 ‘오징어 게임’ 체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팝업 스토어 건너편에서 시작된 줄은 좁은 골목을 두 번이나 꺾어가며 250m가량 이어졌다. 이제 막 줄을 선 사람은 몇 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파리에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오징어 게임’을 체험하려 모여든 사람은 빗줄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적으면 6명, 많으면 12명씩 마스크를 쓰고 들어갈 수 있는 파리의 ‘오징어 게임’ 팝업 스토어 1층에는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들이 마련돼 있었다.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드라마 속 진행요원처럼 핫핑크색 점프수트에 검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오징어 게임’ 속 두 번째 서바이벌 게임인 ‘달고나 뽑기’를 체험하게 된다. 드라마에선 10분이 주어졌지만 팝업 스토어에선 더 ‘혹독한’ 조건이 주어졌다. 단 1분 30초 안에 주어진 달고나 속 그림을 떼어내야 했다. 제한시간 안에 그림에 맞춰 달고나를 뽑아내면 넷플릭스 한 달 무료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방문객들은 “죽느냐, 사느냐 생존 게임이 주는 긴장감과 액션이 ‘오징어 게임’의 매력”이라면서 팝업 스토어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팝업 스토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길어봐야 10분도 채 안 됐지만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듯 “너무 재미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넷플릭스 프랑스 측은 프랑스에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리즈로 향하는 궤도에 올랐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팝업 스토어를 찾았는지 셀 수 없지만, 그저 ‘와우’(Wow)였다고 덧붙였다.팝업 스토어 앞에서 경비를 서는 한 관계자는 전날 밤부터 카페 앞에 차를 대놓고 그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줄을 선 사람도 있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오징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국내에서도 서울 이태원에 ‘오겜월드’ 팝업스토어가 마련돼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운영된 바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식물을 만지면/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식물을 만지면/식물세밀화가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 식물 가까이에 다가가 관찰하고 식물을 만지기도 한다. 식물을 만질 때는 식물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때 느끼지 못한 죄책감에 자주 빠진다. 직접적인 접촉은 상대가 같은 종이든, 동물이든, 심지어 바람일지라도 식물 입장에서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을 살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인 나마저 누군가 나를 조금만 스치거나 뒤에서 내 몸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깜짝깜짝 놀라는데, 늘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스란히 주변의 공격을 감내해야 하는 식물은 인간이란 이 거대한 동물의 갑작스런 접촉에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싶은 것이다. 물론 이 추측에는 ‘식물은 촉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식물은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구자들이 모든 식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식물은 반복된 접촉에 미세하게나마 스트레스를 받고, 성장이 늦어지기도 한다. 특정 식물의 경우 접촉에 눈에 띄게 명확한 반응을 보인다.중남미 원산의 식물 미모사의 영명은 ‘터치 미 낫’이다. 이름조차 ‘나를 만지지 마세요’인 이 식물은 누군가 잎에 손을 갖다 대면 잎을 빠르게 오므리고 몇 분 후 다시 제 상태로 돌아간다. 때문에 전 세계 어느 온실을 가든 미모사 곁에는 늘 아이들이 모여 있다. 내가 어떤 행동을 보여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정적인 식물들 사이에서 미모사만은 빠르게 반응하니 아이들은 미모사 잎의 반응을 즐긴다. 미모사 곁의 사람들은 언제나 웃으며 신기해하지만, 결코 미모사에겐 즐거운 놀이가 아니다. 미모사는 누군가 자신을 만지면 시든 잎처럼 보이도록 잎을 오므려 동물에게 먹히지 않는 형태로 진화했다. 누군가 미모사의 잎에 접촉해 자극을 받으면 다양한 화학물질과 수액이 잎 내부에 확산되고 셀이 붕괴되어 잎을 오므려 쥐어짜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우리 눈에는 미모사가 잎을 오므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식물은 자신에게 위험한 접촉과 그렇지 않은 접촉을 구별할 수 없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그저 자신을 향한 모든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조심하는 것뿐이다.자신의 트랩(잎)에 들어온 곤충을 먹으며 에너지를 공급받는 파리지옥 역시 외부 접촉에 빠르게 반응하는 식물이다. 이들의 잎을 만지면 벌렸던 트랩을 닫는데, 이것은 잎에 닿는 존재가 자신의 먹이인 곤충인지 아무런 의미 없는 인간의 접촉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선 방어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모사와 파리지옥이 외부 자극에 의해 잎을 오므리거나 닫으며 반응하는 것은 위험 인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양분을 얻기 위해, 이를테면 생존을 위한 진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식물이 외부 자극에 잎을 오므리고, 닫으며, 화학물질을 내뿜는 양상이 우리로서는 흥미롭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당사자인 식물에게는 큰 에너지가 소요되는 일인 것이다. 2018년 라트로브대학교의 짐 웰란 교수는 식물이 촉각에 극도로 민감하며, 식물을 반복해 만지면 식물 성장이 현저히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식물에 반복적으로 접촉할 경우 식물의 성장을 늦추는 유전자 반응을 유발해 30분 이내에 유전체의 10%가 바뀌고, 성장이 최대 30%까지 감소한다는 것이다. 농업계에서는 식물에게 적절한 시기 적정량의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으로 새 잎을 틔우거나 꽃과 열매를 열리게 해 식물을 재배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주면서 식물을 재배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테면 우리 인간 역시 적절한 자극과 스트레스를 받아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듯 식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일 뿐이라는 것. 적절한 스트레스라는 건 개체마다 기준도 다르며, 어떤 생물이든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무리가 간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매일 식물을 만지며 생각한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식물을 만지는 것이 식물에게는 전혀 좋을 게 없다는 것을. 나의 기록이 이 개체가 속한 종의 보존을 위한 것일지라도, 내 앞의 개체는 나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치지 않을 만음으로 식물을 만지고 쓰다듬을지라도 식물이 원치 않는다면 이 행동은 오로지 나의 욕심일 뿐이다. 나는 식물을 만지며 이런 생각을 하지만, 비단 식물에게만 국한해 생각할 일은 아닐 것이다.
  • [씨줄날줄] 중국 전력난의 딜레마/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 전력난의 딜레마/박록삼 논설위원

    현재 중국의 최고 인기 드라마 ‘일생일세’(一生一世)에는 꽤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달달한 로맨스 청춘물이지만 중국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국에서도 꽤 인기 있는 배우 런자룬(任嘉倫)은 독일에서 화학과 교수로 있다가 전통 수공예 가업을 잇겠다며 중국으로 돌아온 주인공이다. 그는 귀국 이유로 “그간 중국은 낮은 인건비로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 인건비가 올라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제조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하이테크, 기초산업 등 뭐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듯한 런자룬의 발언은 중국이 직면한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다국적기업들이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리쇼어링 정책이 활발하다. 그럼에도 아직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삼성, LG, 테슬라, 애플, 휴렛팩커드, 폭스콘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업이 있고, 여기에 납품하는 무수한 부품제조업체가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10년 이내 최악의 전력난이다. 중국 31개 성 가운데 최소 20개 성에서 전력공급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이 1131만톤에 불과해 앞으로 2주 버틸 정도만 남아 있다.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이 부메랑이 됐다. 또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른바 ‘올림픽 블루’를 노리는 정부가 화석연료를 규제한 탓이다. 수급이 무너져 조달 가격이 폭등했다. 12월까지 중국 전 지역 공장에는 한 달에 12~18일 강제로 가동중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시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는 난방이 끊기거나 엘리베이터,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을 정도다.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에 대비해 양초 주문이 10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대만의 애플 조립업체인 이슨정밀공업, 애플에 회로기판을 납품하는 대만 유니마이크론, 아이폰 스피커를 만드는 콘크레프트 등은 장쑤성 등의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장쑤성 장자강경제개발구에 공장을 둔 포스코스테인리스강 또한 가동을 멈췄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전력난을 고려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8.2%에서 7.8%로 내렸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화석연료 사용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니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해외 기업들은 독감에 걸리는 상황의 딜레마다.
  • 넷플릭스 ‘생산기지’된 한국…창작자들은 왜 넷플릭스와 손잡을까

    넷플릭스 ‘생산기지’된 한국…창작자들은 왜 넷플릭스와 손잡을까

    “5년간 7700억원 투자…후방효과 창출”“한국 작품 참여가 곧 글로벌 진출” 장점 IP 독점으로 부가 수익 없는 건 ‘한계’“넷플릭스의 네트워크와 함께 하면서 우리가 참여한 한국 작품이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됐다.”(특수분장 기업 ‘셀’ 황효균 대표) 한국 콘텐츠들이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 미치는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29일 넷플릭스가 온라인 중계한 ‘파트너 데이’에 참석한 협력사들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날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첫 ‘파트너 데이’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지난 2월 배우, 작가, 감독이 참여한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업계 창작자들이 참석한 행사는 처음이다. 콘텐츠 업계의 ‘공룡’으로 자리잡은 만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행보로 보인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이날 행사에서 “지금까지 80개의 한국 작품을 190개 국가에 보여줬으며 5년간 7700억원을 투자했다”며 “한국 콘텐츠 업계와 같이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D.P.’와 ‘오징어 게임’을 언급한 그는 “다양한 산업에서 5조 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고 일자리는 1만 6000개를 생산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피지컬 프로덕션 총괄 디렉터는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콘텐츠 제작과 배급”이라며 “기획부터 촬영, 후반 작업과 배급에 이르는 모든 작업을 함께하며 다양한 후방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딜로이트 컨설팅과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넷플릭스 시청자의 42%가 원작을 찾아보는 등 파생 콘텐츠를 소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일본에 소개된 ‘이태원 클라쓰’와 ‘사랑의 불시착’ 음원의 일본 오리콘 차트 진입 및 6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예로 들었다. 활발한 콘텐츠 제작은 분장과 특수시각효과(VFX), 음향을 맡은 업체들에게도 파급효과가 있었다. 황 대표는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성장과 함께 특수분장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VFX 업체 덱스터스튜디오 DI본부의 박진영 이사는 “덱스터스튜디오의 기술력에 UHD와 HDR, 4K 등 최신 기술을 반영한 넷플릭스의 가이드가 더해져 한층 뛰어난 작업을 선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웨스트월드의 손승현 대표도 “우리 인력은 2018년 설립 당시 10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170명”이라며 “지난 10년간 국내 VFX 업체 평균 매출액은 4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넷플릭스와 협업이 글로벌 진출과 기술 향상 기회라면, 넷플릭스에게 한국은 ‘가성비’ 좋은 콘텐츠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주목받은 ‘스위트홈’과 ‘킹덤’ 시리즈부터 하반기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과 ‘D.P.’ 등 세계적으로 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다. 그러나 작품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넷플릭스가 지식재산(IP)을 소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오늘의 톱10’ 상위권에 올랐지만 이 순위가 한국 제작사의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넷플릭스 측은 “구독료가 수입 대부분인 플랫폼 특성상 그 수익을 구체적으로 산출하기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추가 수익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알고 시작한 것”이라며 “전세계에서 오는 뜨거운 반응만으로 창작자로서는 감사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제작비의 15% 내외의 추가 이윤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한 방송 관계자는 “수익 분배나 재방료를 지급하는 국내 채널들과 다른 점”라며 “해외 진출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 우주 너머 또다른 우주가 있을까?…다중우주, 평행우주론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 우주 너머 또다른 우주가 있을까?…다중우주, 평행우주론

    우주는 우리의 모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대하다. 수조 개의 은하는 각각 수천억 개의 별을 포함하며, 온 우주의 별 수는 지구상의 모래알보다 약 10배나 많다. 현재까지 밝혀진 우주의 크기는 약 940억 광년에 이르는데, 인간의 척도로 볼 때 이는 거의 무한대라 할 수 있는 크기다. 그런데 이처럼 광대한 우리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우주를 다중우주라 하며, 그런 주장을 다중우주 해석이라 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우주가 존재하지만 우리 우주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으며, 관측이나 소통도 전혀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중우주는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우주가 있다는 이론이고, 평행우주는 동일한 차원의 우주만을 의미한다. 얼핏 생각하면 참 황당한 소리로 들리기도 하는데, 우리 우주와 그런 우주들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조차 아직 제대로 없다. ‘우리 우주에는 다른 우주들도 있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니까, 일단 모든 우주를 아우르는 말로 ‘초우주’라 하기로 하자. 다중우주의 모태는 ‘인플레이션’ 약 138억 년 전,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특이점이 폭발함으로써 우주가 탄생했다고 빅뱅이론은 주장한다. 이 빅뱅이론에 따르면 1초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방향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우주가 팽창했다. 10^-32초가 지나기 전에 우주는 원래 크기의 10^26배까지 팽창했는데, 이를 인플레이션 우주론 또는 급팽창 이론이라 한다. 1980년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앨런 구스가 최초로 제창했다.빅뱅에서 갓 태어난 우주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현재는 거의 평탄한 우주가 되었다. 다중우주론은 이 앨런 구스의 인플레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우주 안팎에 각각 다른 물리법칙들이 지배하는 새끼 우주들이 계속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 우주, 손자 우주라고 불린다. 인플레이션이 다중우주의 모태인 셈이다. 한편, 다중우주들은 서로 웜홀로 이어져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리 우주는 초우주의 일원일 뿐이며, 초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우주들은 우리 우주에서 파생되어 나왔다고 보는 게 다중우주 해석이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인플레이션과 빅뱅의 과정은 몇몇 연구자들에게 다중우주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우리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우리 우주도 하나의 거품 형태로 존재한다고 보며, 그런 거품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우주는 따로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리법칙은 엇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우리 우주는 터무니없이 다양한 속성을 갖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우주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특정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 중 일부는 그저 우주의 주사위를 무작위로 내던져서 나온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 다중우주론의 핵심 개념이다. 최초로 다중우주 해석을 들고 나온 사람은 1957년 프리스턴 수학과 학생이었던 에버렛 휴였다. 그는 존 휠러를 지도교수로 하여 박사논문 주제로 이 해석을 다루었고, 그의 논문은 <현대 물리학 리뷰>에〈양자역학의 상대상태 공식화란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그러나 반응은 신통찮았다. 휴의 다중우주 해석에 따르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코펜하겐 해석처럼 삶과 죽음(파동함수)이 중첩된 상태가 아니며,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우주는 두 갈래로 갈라지고,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가 서로 다른 우주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두 상태 사이에 가중치를 둘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건(양자역학적 확률이 0이 아닌 사건)은 분리된 세계에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실현’된다고 본다. 곧, 그 사건이 발생하는 다른 우주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세계 해석은 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세계를 인정한다. 따라서 이 논리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다중우주를 긍정할 수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평행우주의 개념 또한 포함된다.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다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오직 자신이 속한 세계만을 인식한다. 그렇다면 결국 다세계 해석이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 존재를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휴의 다세계 해석은 양자역학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을 무렵, 급팽창 이론과 끈 이론 등 여러 과학적 이론에 접목되어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물리학과 철학의 수많은 다세계 가설 중 하나로, 현재는 코펜하겐 해석과 함께 양자역학의 주류 해석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美 국방부 공급 계약 체결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美 국방부 공급 계약 체결

    셀트리온이 체외진단 전문기업 휴마시스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사진)를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 내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빠르면 다음 달 1일부터 군시설, 요양원, 지역검사소, 주요 시설물 등 미국 내 2만 5000개 지정 조달처로 주(週) 단위 공급을 시작하게 된다.계약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로 계약금액은 상황에 따라 최대 738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이번에 선정된 공급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여러 기업이 참여한 미국 국방부의 대규모 조달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최대 규모로 계약을 따낸 드문 사례라고 셀트리온은 밝혔다. 특히 ‘미국산 우선 구매법’이 적용됐는데도 불구하고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준이 까다로운 미국방부 조달사업에 공급업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공급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해지는 만큼 이번 공급계약 이행에 집중해 셀트리온 진단키트 제품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유없는 복통과 설사 유발하는 염증성 장질환 원인 밝혀냈다

    이유없는 복통과 설사 유발하는 염증성 장질환 원인 밝혀냈다

    이유 없는 복통과 설사, 혈변 등이 계속되는 경우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한다.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장관 내에 비정상적 염증이나 궤양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휘귀난치병이다. 불규칙하고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아동 청소년에게서도 많이 나타나 영양실조, 성장장애 등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명확히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도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등으로 증상완화에 그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팀은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연구팀과 함께 염증성 장질환은 장 미생물에서 만들어지는 대사체인 숙신산이 대장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실렸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때문에 병리학적 이상이 생기는데 특히 숙신산이라는 물질이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만성 염증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대식세포를 배양해 숙신산을 많이 흡수하는 대식세포의 상태와 숙신산이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연구했다. 대식세포에 염증작용을 일으키는 지질 다당류와 인터페론-감마 처리를 하면 숙신산 흡수가 빨랐고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 처리를 하면 숙신산 흡수가 느린 것이 관찰됐다. 또 숙신산과 함께 배양되는 대식세포는 그렇지 않은 세포보다 숙신산 함유가 2.5배 많아졌다.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분변과 혈액을 일반인과 비교해 숙신산과 대장 염증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분변과 혈액에서는 일반인보다 숙신산 농도가 약 4배 높았고 체내에서 숙신산 조절도 안돼 염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꼐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대장에서는 숙신산을 만드는 장내 미생물이 늘어나고 숙신산을 억제하는 장내 미생물이 적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재희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았던 염증성 장질환에서 질병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신개념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기울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기울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가을 학기가 시작되어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여러분 기억에 남는 가을 풍경 있나요?” 골똘히 생각하던 학생들 대부분은 단풍 이야기를 꺼냈고, 누군가는 한강변의 코스모스 밭, 또 다른 이는 달콤한 계수나무 향기를 언급했다. 사실 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답을 듣기 위해 질문을 던진 것도 아니다. 질문의 의도는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가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 다채로운 풍경을 감각할 준비를 하자는 것이었다.여름과 가을 사이 이맘때의 숲에서는 붉게 익어 가는 열매가 보이고, 꽃향기보다는 달콤한 잎과 열매 향기가 난다. 잎도 온전한 초록이 아닌 단풍 과도기의 연한 연둣빛을 띠는데, 이것은 봄의 새 잎과는 확연히 다르다. 보라색 꽃도 유독 눈에 띈다. 연한 보라색 꽃잎의 개미취, 그보다 진한 보라색의 층꽃나무, 보라색에 옅은 회색이 섞인 듯한 빈티지한 색의 방아풀 그리고 대표적인 가을꽃인 솔체꽃과 부추속 식물들. 나는 매년 한여름 즈음에 피는 솔체꽃을 보며 가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내가 솔체꽃을 유심히 보게 된 것은 8년 전부터다. 광릉에서 일하던 때, 기다란 꽃대 끝에 매달린 보라색 꽃이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 어느 순간엔 90도 이상의 각도로 흔들렸는데, 이상하게도 줄기가 흔들리고 휘어지면서도 절대 구부러지지는 않았다. 50㎝ 정도의 긴 꽃대 끝에는 무게가 꽤 나가 보이는 머리 모양 꽃이 피어 있었다. 솔체꽃이었다. 그 후 약용식물을 그리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솔체꽃을 더 자주 만났다. 가을이 깊어지고 바람이 많이 불수록 마주치는 솔체꽃 무리는 더 많이 흔들리고 휘어졌다. 그리고 가을비가 내리던 어느 날, 이들은 여느 때와는 다르게 꽃대가 땅을 향해 모두 휘어진 채 쓰러져 있었다. 지난밤 거센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줄기가 기울어졌을 뿐 완전히 꺾이지는 않아 생명력은 그대로였다. 강한 바람에 맞서 무게중심을 낮춰 버틴 것으로 보였다. 그해 가을부터 솔체꽃과 코스모스, 산부추처럼 얇고 긴 꽃대를 가진 가을꽃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바람에 기울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이들을 보며 바람과 줄기, 이 둘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식물의 줄기는 꽃이나 열매 혹은 잎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는 않지만 식물을 지탱하는 막대한 역할을 한다. 지상부의 중심에서 식물을 지탱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응집된 조직이 줄기를 구성한다. 표피 내부에는 물과 양분이 이동하는 체관과 물관, 형성층이 있고, 이를 통해 줄기는 다른 기관으로 물과 양분을 이동시키거나 더위나 추위로부터 식물을 보호한다. 이러한 줄기의 최대 적은 움직이는 공기라고도 할 수 있는 바람이다. 바람이 셀수록 줄기는 더 많이 흔들린다. 줄기가 심하게 흔들릴수록 뿌리를 잡아당겨 토양으로부터 뿌리를 분리시키고, 뿌리의 물 흡수능력을 저하시키기까지 한다. 줄기가 바람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줄기 표면이 건조해지고 식물은 수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잎의 모공을 닫는다. 잎의 모공이 닫히면 호흡이 줄고, 그렇게 식물은 제 속도대로 성장할 수 없게 된다.그러나 식물이 바람을 피해 고요한 곳에서만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다. 연구자들은 울창한 숲에 사는 식물과 들판에 드물게 서 있는 식물의 바람 저항성 차이를 실험했다. 그 결과 바람이 덜 부는 울창한 숲에 사는 식물보다 너른 들판에서 홀로 바람을 견뎌온 식물이 바람에 더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바람 스트레스 없이 지낸 식물은 갑자기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취약한 반면 늘 바람을 맞아 왔던 식물은 강건하게 그 상황을 버틸 수 있다. 오랫동안 강한 바람에 노출된 식물일수록 줄기와 가지가 두껍게 진화하며, 심지어 특정 지역의 식물은 울창한 숲의 식물과 줄기, 가지의 세포 구조마저 다르다는 것이다. 바람은 식물에게 위협적이지만, 식물을 강건하게도 만든다. 아시아와 유럽 고산지대에 주로 자생하며 강한 바람을 경험해 온 스카비오사속 식물들 역시 바람에 꺾이지 않도록 질긴 줄기를 가진 채 진화한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았던 어느 날의 솔체꽃은 비바람에 땅을 향해 꽃대가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쓰러졌을지언정 아예 꺾이진 않았다. 기울어진 줄기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설 수 있다. 내 기억 속 가을 풍경 중엔 바람에 흩날리는 보라색 솔체꽃 밭이 있다. 멀리에서 본 이들은 하늘하늘 자유롭게 흔들리는 듯하지만, 이 풍경은 실상 줄기가 바람에 저항해 버티는 모습에 가까운 것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이젠 어색한… 친해지는 1단계 ‘가까이 앉기’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이젠 어색한… 친해지는 1단계 ‘가까이 앉기’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오랜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하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또 콘서트장에서 많은 사람이 음악에 흠뻑 빠져 같은 감정을 느끼고 호흡을 같이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요. 프랑스 파리 뇌과학연구소, 피티에살페트리에르 병원, 소르본대, 미국 뉴욕시립대, 영국 버밍엄대 인간뇌건강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서로 마주 보고 대화를 하거나 같은 경험을 나눌 때 심장박동, 호흡 등 신체반응이 쉽게 동기화되며 이 덕분에 서로에게 더 몰입하고 가깝게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9월 15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100여명의 성인남녀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집단은 가까이 붙어 앉은 상태에서 무미건조한 내용의 문학작품 오디오북이나 교육용 동영상을 듣고 보도록 하면서 심전도, 호흡 등 신체반응을 측정했습니다. 다른 그룹은 서로 멀리 떨어져 앉도록 한 뒤 똑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가까이 앉은 사람들끼리는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에 비해 이야기나 동영상의 똑같은 장면에서 함께 심박수와 호흡 등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신체기능 동기화가 더 쉽게 이뤄진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동기화 현상은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주의집중 상태가 높을 때 쉽게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뇌신호에 따라 심박, 호흡 같은 신체 기능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미국 브리검영대, 애리조나주립대 공동연구팀도 비슷한 실험을 했습니다. 이들이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은 부부들은 그렇지 않은 부부들보다 똑같은 상황에서 기쁨은 두 배로, 슬프고 힘들거나 무서운 감정은 절반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친밀도가 서로 다른 83쌍의 부부에게 공포 영화를 함께 관람하도록 하면서 동공 크기를 측정했습니다. 동공 크기는 물리적 자극 외에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0.2초 내에 거의 반사적으로 동공 크기가 변한다고 합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친밀도가 높은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들에 비해 공포 영화를 보면서도 동공 확장이 덜 된다고 합니다. 건강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는 서로에게 스트레스 완충 역할을 해 준다는 말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부간 친밀도가 장기적으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질병까지 예방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는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하는 것은 귀한 배려이고 타인이 내게 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역지사지’와 적당한 눈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역지사지는 타인이 먼저 나를 이해해 주길 요구하고 바라는 것이 아닌 내가 상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에 가까운 사람들과의 다툼이 더 잦다고들 합니다. 코로나로 모두 어려운 요즘 역지사지로 서로의 힘듦을 덜어 주는 것이 필요한 명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 ‘택배의 바다’ 된 중국 대학…코로나19가 만든 풍경

    ‘택배의 바다’ 된 중국 대학…코로나19가 만든 풍경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중국 곳곳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9월 새 학기를 시작한 현지 대학들이 밀려드는 소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 있는 젠차오대학 캠퍼스는 전국 각지에서 밀려드는 크고 작은 택배 물품으로 가득 찼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 제한 또는 봉쇄령이 내려지자, 학생들의 생필품을 직접 전달하지 못한 부모들이 택배로 소지품을 보내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의 비중이 상당한 중국 대학의 특성상, 셀 수없이 많은 학생이 택배를 통해 고향에서 자신의 짐을 전달받고 있다. 학교 인근까지 자차를 이용해 자녀의 짐을 싣고 온 부모도 있지만, 학교 입구가 통제된 탓에 역시 학교 직원을 통해 물품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도착한 소포를 보관하는 장소를 따로 마련했지만, 보관 장소는 의미가 없어졌을 만큼 넘쳐나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이를 ‘소포 전쟁터’라고 부르고 있으며, 일부는 택배 상자가 너무 많은 탓에 이동이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은 현지 SNS인 웨이보에 “택배 보관소에 도착했을 때, 물품이 너무 많아서 놀랍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런 현상은 중국 대학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동부 저장성 닝보시에서 택배 배달을 하는 천셩은 지역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 있는 8곳의 대학에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달 첫째 주 택배량은 지난달 같은 주에 비해 1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닝보에 있는 저장완리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물류산업이 워낙 발달한 덕분에, 택배를 이용하는 것이 물품을 직접 옮기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저렴하다”고 말했다. ‘택배의 바다’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중국의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는 모습”이라면서 “20~30년 전에는 타지에 있는 대학에 가기 위해 그릇이나 비누가 든 가방 몇 개만 들고 기차를 20시간씩 타야 했다”면서 “현 세대 학생들은 빈손으로 학교에 가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코로나 제로(0)’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남동부 푸젠성에서는 60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 10일 이후 나흘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35명으로 늘었다. 특히 현지의 확진자 중 한 명이 ‘21일 격리’ 기간 중 9차례의 코로나19 진단검사 및 한 차례의 혈청검사에선 아무 이상이 없다가, 한 달이 훌쩍 지나서야 감염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해외 입국자에게 ‘14일 지정시설 격리+7일 자가 격리+7일 자가 모니터링’이라는 강도 높은 지침을 적용하는 동시에 확진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봉쇄령을 내리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수소를 넘어… 에너지업계, 스마트그리드 등 미래 신사업 ‘올인’

    수소를 넘어… 에너지업계, 스마트그리드 등 미래 신사업 ‘올인’

    SK E&S, 美 키캡처에너지 지분 95% 매입AI 접목해 저장… 전력 공급 안정적 유지 한화큐셀, 차세대 태양광 ‘탠덤 셀’ 사활두산중공업, 바다위 부유 해상풍력 집중 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SK이노 등탄소 저장·활용 ‘포집 기술’ 고도화 나서절박한 기후위기의 대안이 수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등에서도 가능성을 찾은 에너지 업계는 잇달아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며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SK그룹 신재생 에너지 계열사 SK E&S는 미국 스마트그리드 회사 키캡처에너지(KCE)의 지분 95%를 인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영권 인수와 신규 프로젝트 추진까지 앞으로 3년간 총 6억 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풍력, 태양열 등을 활용하는 신재생 에너지의 최대 단점은 날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공급량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를 보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대규모 송·배전망이 필요하지 않아 경제적이고 저장해둔 전기를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ESS 기반 그리드솔루션 사업은 올해 6GW에서 2030년 76GW로 약 1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한화큐셀은 2025년까지 1조 5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선다.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는 ‘탠덤 셀’이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로 만드는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보다 효율이 15%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고용, 설비 확대를 통해 2025년 태양광 셀, 모듈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4.5GW에서 7.6GW로 늘릴 계획이다.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를 붙잡아 저장, 활용하는 탄소포집(CCUS)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 4월 국내 화학사 최초로 여수1공장에 실증 설비를 갖췄으며 현대오일뱅크도 내년 중 설비를 착공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석유개발(E&P) 사업과 연계해 이 기술을 고도화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바람을 동력으로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 특히 발전타워를 바다 위에 설치해 강한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만드는 부유식 해상풍력에 집중하는 곳은 두산중공업이다. 지난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모한 8㎽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2단계 사업에 참여했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로 떠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은행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차, SK, 롯데 등이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꾸려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가장 유망한 대체 에너지이지만 다양한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공급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수소만 있나?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등 다양한 기후위기 해법 찾는 에너지업계

    수소만 있나?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등 다양한 기후위기 해법 찾는 에너지업계

    절박한 기후위기의 대안이 수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등에서도 가능성을 찾은 에너지업계는 잇달아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며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SK그룹 신재생 에너지 계열사 SK E&S는 미국 스마트그리드 회사 키캡처에너지(KCE)의 지분 95%를 인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영권 인수와 신규 프로젝트 추진까지 앞으로 3년간 총 6억 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풍력, 태양열 등을 활용하는 신재생 에너지의 최대 단점은 날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공급량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를 보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솔루션이다. 대규모 송·배전망이 필요하지 않아 경제적이고 저장해둔 전기를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도 있어 수익성도 기대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ESS 기반 그리드솔루션 사업은 올해 6GW에서 2030년 76GW로 약 1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한화큐셀은 2025년까지 1조 5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선다.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는 ‘탠덤 셀’이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로 만드는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보다 효율이 15%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고용, 설비 확대를 통해 2025년 태양광 셀, 모듈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4.5GW에서 7.6GW로 늘릴 계획이다.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를 붙잡아 저장, 활용하는 탄소포집(CCUS) 기술도 업계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 4월 국내 화학사 최초로 여수 1공장에 실증 설비를 갖췄으며 현대오일뱅크도 내년 중 설비 착공에 착수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석유개발(E&P) 사업과 연계해 이 기술을 고도화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바람을 동력으로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 특히 발전타워를 바다 위에 설치해 강한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만드는 부유식 해상풍력에 집중하고 있는 곳은 두산중공업이다. 지난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모한 8㎽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2단계 사업에 참여해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위기로 떠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은행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등이 참여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꾸려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가장 유망한 대체 에너지이지만, 여기에만 기댈 순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공급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찰이 데려간 두 번의 지옥···그곳에서 남매는 ‘개돼지’였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경찰이 데려간 두 번의 지옥···그곳에서 남매는 ‘개돼지’였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들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도망쳐도 제자리로...7년 동안 계속된 지옥 생활 김현식(가명·52)씨는 형제복지원이라는 지옥에 두번 던져졌다. 끔찍했던 그곳에서 탈출을 시도해 성공한 지 한 달 만에 그는 경찰에 다시 붙잡혀 형제원으로 보내졌다. 형제복지원에는 김씨처럼 2번 이상 재수용된 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때리면 맞고 시키면 일하고 주면 먹었던 형제복지원 생활을 ‘개, 돼지와 같은 삶’으로 기억한다. 1981년 13살이던 김씨는 고모집으로 향하던 중 길을 잃어 근처 파출소에 갔다가 형제복지원에 보내졌다. ‘돈을 벌고 싶냐, 공부를 하고 싶냐’는 경찰의 질문에 ‘돈이 벌고 싶다’고 답해서였다. 그렇게 김씨는 아동소대에서 3년 동안 흙자루와 흙벽돌을 지고 나르는 노역을 했다. ‘목이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도 일은 멈출 수 없었다. 그랬다간 소대원 전체가 기합을 받았다. 새로 온 신입이 소대장, 서무, 조장에게 당하는 성폭력을 지켜보는 일은 또 다른 고역이었다. 김씨와 한 살 터울인 누나도 형제원에 수용됐다. 남매는 형제원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마음이 무너졌다. 김씨는 “어린 마음에 누나도 여기 있다는 게 창피해 모른 척 했다”고 했다. 소대장이 잠든 고요한 새벽, 김씨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담을 넘었다. 중학교 소대에서 철공소 반장이 휘두르는 ‘빠따’를 더는 견딜 수 없었다. 형제원을 등지자마자 산비탈을 내달렸다. 갈 곳은 없어도 ‘그곳’이 아니었기에 안도했다. 정처없이 떠돌던 중 이유없이 해운대로 향했다. 그러나 실수였다. 해운대에 텐트를 치고 모르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낸 지 한달쯤 되던 날, 경찰은 무리를 도둑으로 의심해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 꿈 같던 자유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악몽 같은 삶은 형제복지원이 폐쇄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1987년 4월, 김씨는 7년에 가까운 노예 생활을 마치고 귀가했다. 가능한 형제원에서 먼 곳으로 가고 싶어 서울로 이사했지만,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어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다. 무기력한 삶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도 했다. 그간 묵은 응어리들을 종종 거칠게 내뱉은 까닭에 대인 관계도 서툴렀다. 배우자를 만나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다. 자신의 과거 흔적으로 인한 부족함 때문에 자녀들의 삶에도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 크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 등은 다듬어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김현식 진술 내용: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들어가게 된 상황부터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제가 13살이던 1981년 11월쯤 고모집에 가다가 길을 잃어 파출소에 갔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하니 경찰이 어디론가 데려가서 여자 공무원과 이야기를 하다가, ‘돈을 벌고 싶냐, 공부가 하고 싶냐’고 물었고, 저는 ‘돈이 벌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형제복지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신입소대에 있다가 이후 아동소대로 이동했습니다. 아동소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모나 친척이 찾아오지 않으면 형제복지원에서 나갈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늘 같이 높은 형제원 담벼락 안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말도 안되는 이유로 단체 기합과 매질이 반복해서 일어났습니다. 형제복지원은 아동이라고 해서 일하는 것을 봐주지 않았습니다. 마대 자루에 흙을 담아서 목에 지고 수백 미터씩 날라야 했습니다. 목이 너무 아파 부러질 것 같은데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멈췄다가는 저는 물론이고 같은 소대원 전체가 구타를 당하고 기합을 받아야 했었습니다. 폭행과 기합은 언제나 너무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습니다. 흙벽돌을 지게에 지고 셀 수 없이 많은 계단을 올라 산을 깎아서 세워진 산꼭대기 교회에 옮기는 일은 13살 어린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동성 간 성폭행도 매일 일어나는 아주 흔한 일이었습니다. 복지원에서 오랫동안 지낸 사람은 나중에 소대장이나 조장, 서무로 뽑혀 임명됐습니다. 지옥에서 성장한 그 사람들은 간부급 원생이 되면 똑같은 성폭행을 스스럼없이 했습니다. 주로 새로 들어오는 애들이 타깃이었습니다. 소대장이 먼저 하다가 조장이나 서무도 하는 순서로 성폭행이 가해졌습니다. 새로운 신입이 들어올 때까지 그 행위가 반복해서 이뤄지는 걸 봤습니다. 절망만이 가득한 삶...탈출 한 달 만에 다시 제자리 아무런 희망도 없는 생활이 반복되는, 오로지 맞지 않으려고 사는 삶이 무슨 삶이었을까요. 가끔 그 지옥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언젠가는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형제원에서 3년 정도 지냈을 무렵, 개금분교가 생겨 그곳에서 6학년을 다녔고 졸업하게 됐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야간중학교 소대로 이동했습니다. 야간중학교를 다니던 중 낮에는 철공소에서 일을 했는데 철공소 반장은 화가 나면 쇠파이프로 ‘빠따’를 때렸습니다. 맞던 중 저도 모르게 손으로 막아서 팔이 퉁퉁 부어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손이 나은 후 봉제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는데 한 사람이 제게 와 소대의 열쇠를 복사했다고 해서 몇 명 더 같이 해서 탈출하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소대장이 잠든 시간 우리는 자물쇠를 열고 소대 뒤로 돌아가 낮은 담을 타고 넘었습니다. 밤새 산을 달려 결국 도망치는데 성공했습니다.다 같이 며칠을 지내다 서로 헤어지게 됐습니다. 저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해운대에 가고 싶어져서 물어 물어 해운대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모르는 아이들과 지내면서 친구가 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 같은 건 할 수 없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길들여져 시키는 일만 하고 살아와서, 스스로 무엇인가 하겠다고 꿈꿀 수 없는 사람이 돼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지내던 중에 친구랑 둘이 있을 때 금정경찰서 형사가 와서 “너희들 도둑질 했지”라고 물었습니다. “안 했다”고 했더니 “그럼 이 텐트는 뭐냐”고 하기에, “이건 우리 것이 아니고 원래 여기에 있어서 그냥 있는 것”이라고 하니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경찰서로 간 후 다시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습니다. 약 한 달간의 꿈 같던 생활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그때가 1985년 9월쯤이었습니다. 그렇게 형제복지원에 두 번째로 입소하게 됐습니다. ‘개·돼지 삶’ 끝났지만...생 놓으려 한 적도 무기한의 강제수용소에서 시키는 일만 하고,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듣고, 주면 먹는, 꿈이 없는 생활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런 개돼지 같은 생활이 무한 반복돼 저의 영혼을 갉아 먹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다시 나올 수 있게 된 건 울주군에서 사건이 생기면서였습니다. 울주군에 제2의 형제복지원을 만들겠다며 형제복지원에서 사람을 차출해 강제 노역을 시키던 중 ‘집단 탈출 사건’과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비리와 폭행, 살인 사건 등 셀 수 없이 많은 형제원의 범죄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상담을 통해 성인은 귀가조치 됐고, 아동은 고아원이나 유사 시설로 보내졌습니다. 저도 상담을 하고 대기하다가, 먼저 형제복지원에서 나왔던 누나가 저를 찾아와 바로 귀가조치 됐습니다. 그때가 1987년 4월쯤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형제복지원이 복지가 잘 돼있어 부랑인들을 잘먹이며 기술을 가르쳐 귀가조치 하는 곳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 사실에 더더욱 화가 납니다. 경찰과 시청, 구청, 공무원들도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형제복지원에 조력했습니다. 박인근 원장은 정말이지 철두철미한 악마였습니다. 그렇게 형제복지원에서 나와 부산에서 조금 지내다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가능한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제대로 배운 것 없이 강제 노동과 억압 속에 살다가 사회에 홀로 서다보니, 수많은 부딪힘과 깨짐, 쓰러짐 등 힘든 일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사는 것에 회의를 느껴 22살에 약물로 자살을 하려다 다시 깨어난 적도 있었습니다.형제복지원에서 있었던 일들로 인한 억울함은 풀 길이 없습니다. 생각할 때마다 울화가 치밀어 올라 성격 형성에도 나쁜 영향이 엄청나게 미쳤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것도 잘 할 수 없어 늘 외롭게 지내다가, 외국인 배우자를 만나 초등학생 자녀를 두 명 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못 배운 것이 많아도 지나간 세월이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냅니다. 그러나 저의 무능과 가난으로 인한 영향이 제 자녀들에게도 미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제 자식들은 많이 배워 아빠보다는 훨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국가배상 청구소송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은 제 인생을 배상해 주세요.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추가 소송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이게 전부 ‘버려진 텐트’?…英 유명 페스티벌 후 버려진 양심

    이게 전부 ‘버려진 텐트’?…英 유명 페스티벌 후 버려진 양심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단계별로 풀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영국에서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렸다. 야외에서 수많은 관객이 축제를 즐긴 뒤 떠난 현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텐트 쓰레기’가 남아있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영국 레딩 패스티벌은 버크셔 주의 레딩에서 열리며, 특히 10대 관객이 많은 여름 대표 페스티벌로 꼽힌다. 미국 록밴드 너바나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뮤지션이 라인업에 오르는 만큼 티켓 전쟁도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유’를 갈망하던 수많은 사람이 올해 레딩 페스티벌을 찾았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잊은 듯 신나게 먹고 마시다 떠난 사람들 뒤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가 남았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행사장 안에는 3일 동안 참가자들이 숙소로 이용한 수백 개의 텐트가 버려져 있었다. 텐트 안팎에는 엄청난 양의 맥주 캔과 병, 부러진 틀니 등 각양각색의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버려진 수백 개의 텐트에서 수거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9000개에 달했다. 행사 주최 측은 분리수거가 불가능한 일부 폐기물은 모두 매립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환경보호단체는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축제에서 버려진 텐트만도 875t에 달하며, 완전 분해되는데 최대 1만 년이 걸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 주최 측 환경 담당자인 릴리 로빈스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축제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전년도 행사 후 남겨진 쓰레기를 담은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주며 소지품과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면서 “버려진 텐트 중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10개 중 1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매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쓰레기를 줄이려고 하지만, 불행히도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재활용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특히 텐트는 재활용이 어려운 최악의 물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환경보호단체인 클린업 브리튼의 대표 존 리드는 “페스티벌에 갔다가 텐트를 두고 떠나는 것은 매우 게으른 행동이다. 우리 모두는 환경을 보호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필요성을 더욱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다시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새 텐트를 버리는 것은 이와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아프간서 확인된 한미공조...미라클 작전단장 “제3국군이 어떻게 협조했냐고 묻더라”

    아프간서 확인된 한미공조...미라클 작전단장 “제3국군이 어떻게 협조했냐고 묻더라”

    착륙부터 이륙까지 허락된 1시간“자리가 좁아도 일단 태워야했다”한국 조력자 탄 버스 막힐 때마다미군, 탈레반측에 “보내줘라” 얘기비행 승인, 공항 출입도 제때 협조“그때는 전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리가 좁아도 태우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지 조력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작전(작전명 미라클)에 투입된 특수임무단장인 이경구(준장)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은 “착륙부터 이륙까지 1시간 안에 모든 걸 마쳐야 했다”며 지난 25일 긴박했던 구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군 수송기 C130J 2대에 각각 190명, 175명씩 나눠 타고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칸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이동했다. 지난 24일 1차로 26명을 데려오기 위해 카불공항에 들어간 뒤 2차로 365명을 태우고 나올 때까지 28시간을 공항서 머물렀던 이 차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측 협조가 없었으면 이번 작전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미군들이 한국군 장성에 대해 예의를 갖췄다. 또 현지 조력자들을 태운 버스가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을 때, 미군 대대장이 직접 탈레반 측에 가서 “한국 조력자들을 보내주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공항 출입을 통제하는 다국적협력센터(MNCC)에서도 한국 조력자들이 들어오는 시간을 알려주면 그대로 승인을 해줬다고 이 차장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몰랐는데 다른 국가에선 협조가 제대로 안 돼 작전 수행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 같다. 제3국군에서 ‘너네(한국)는 어떻게 협조를 했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현지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검문 검색을 할 때는 미군 여군의 도움을, 공항서 활주로까지 약 2㎞ 거리를 이동할 때는 버스, 트럭 등 차량 지원을 받았다. 공항 옥상의 미군 저격수(스나이퍼)들은 우리 조력자들이 이동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미군 대대장, 중대장 통해 알려줬다고 한다. 카불공항을 통제하는 미 중부사령부도 우리 측 비행 승인 신청을 모두 받아줘 정시에 이착륙을 할 수 있었다. 이 차장은 “아무리 철수를 시키려고 해도 미측이 비행 승인을 안 해주면 못 들어가는 상황이었다”면서 “우리 측 상황이 자꾸 바뀌어 비행 계획서를 계속 변경해서 냈는데도 융통성 있게 받아줬다”고 했다. 미측 도움을 받아 현지 조력자들과 가족들을 활주로까지 데려 왔지만 인원 파악에 어려움을 있었다. 아이들을 안고 있는지, 짐을 들고 있는지도 파악이 안 돼 매번 인원 수를 셀 때마다 다르게 나왔다고 한다. 일단 나눠준 여행증명서로 신원을 확인하고, 한국 조력자라는 걸 알 수 있는 표식을 목에 걸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했는데도 막상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1명이 목에 표식을 걸고 있지 않았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이 1명은 카불로 환송, 미군에 신병을 인계했다. 이 차장은 “빵, 물, 음료수, 과자류 등으로 구성된 간편식 400인분(3끼, 총 1200인분)을 챙겨가면서도 솔직히 얼마나 많이 데리고 올 수 있을지 장담을 못했다”면서 “작전을 성공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아닌 누가 갔더라도 (성공적으로) 임무 수행을 했을 것”이라면서 “조종사들을 비롯해 작전을 함께 한 인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 기르는 육식동물 ‘질병의 저수지’ 경고

    기르는 육식동물 ‘질병의 저수지’ 경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의과학과, 임상의학부, 미국 스탠퍼드 버넘 프레비스 의학발견연구소, 캘리포니아 생명과학기업 제네테크 공동연구팀은 사람에게 사육되는 육식동물은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질병의 저수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8월 25일자에 발표했다. 동물의 장에는 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3종의 핵심 유전자가 있다. 이 유전자들은 병원균이 체내에 유입되면 면역 반응 시작 신호를 보내는 ‘인플라마솜’(염증소체)을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육식동물에게는 이들 유전자가 없는 일종의 면역결핍 상태라는 것을 연구팀이 밝혀냈다. 특히 밍크, 개, 고양이 등 사람이 양육하는 육식동물의 면역 핵심 유전자 결핍은 병원균의 돌연변이를 쉽게 일으키며, 질병의 무증상 보균체가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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