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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66억 기부’ 이수영 회장, 꿀 떨어지는 80대 신혼생활 공개 [EN스타]

    ‘766억 기부’ 이수영 회장, 꿀 떨어지는 80대 신혼생활 공개 [EN스타]

    이수영, 김창홍 부부가 ‘아내의 맛’에 출연해 80대 시니어 커플의 신혼 생활 스토리를 전격 공개한다. 16일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에서는 카이스트 역대 최고 766억 기부로 화제를 모은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과 변호사 김창홍 부부가 전격 출동, 유쾌하고 따뜻한 80대 ‘반전 신혼의 맛’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86세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수영 회장은 모두가 잠이 든 늦은 밤까지 서재에서 홀로 일에 몰두하며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는 모습으로 모두를 감탄케했던 상황.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일에 빠져있던 이수영 회장은 일과 후 치매 예방을 위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회장님표 놀이법’까지 공개,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이수영-김창홍 부부는 주거니 받거니 달콤한 모습들로 180도 다른 반전 모습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수영 회장은 숨겨진 요리 실력을 발휘해 오직 남편만을 위한 보양식 ‘붕어매운탕’ 요리를 선보이고, 남편 김창홍 변호사 또한 이수영 회장에게 직접 양말을 신겨주고 밤을 까서 입에 넣어주는 등 ‘스윗 본체’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뒤늦게 찾아온 행복한 신혼을 즐기느라 다툼 따윈 없을 것 같아 보이던, 달달한 이수영-김창홍 부부에게 위기가 발발, 긴장감을 드리웠다. 홈쇼핑 덕후 이수영 회장이 택배들을 한가득 쌓아둔 채 또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 홈쇼핑 삼매경에 빠진 모습으로 김창홍 변호사를 놀라게 한 것. 과연 두 사람이 눈앞에 닥친 쇼핑 전쟁을 어떻게 극복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후 이수영-김창용 부부는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할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다. 이수영 회장이 각각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강아지들을 보며 눈을 떼지 못한 가운데, 최근 피붙이나 다름없던 반려견을 떠나보낸 슬픈 사연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수영-김창홍 부부가 로맨틱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던 도중, 갑작스럽게 이수영 회장의 첫사랑 논쟁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60여 년을 돌아 돌아 만난 두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작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기부 천사 회장님의 달달하고 낭만적인 신혼 생활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힐링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이수영 회장이 직접 스튜디오서 밝히는 첫 사랑 스캔들은 무엇일지, 아맛팸들을 초토화시킨 스토리의 전말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아내의 맛’은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7년 만에 멕시코서 노숙자로 발견된 미국인 실종녀, 무슨 일이?

    27년 만에 멕시코서 노숙자로 발견된 미국인 실종녀, 무슨 일이?

    미국에서 실종된 여성이 27년 만에 멕시코에서 발견돼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노숙인으로 발견된 그가 어쩌다 그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멕시코 이민국은 "미국에서 실종자로 신고됐던 여성 제인 맥도널드 크론이 7일(현지시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민국 관계자는 "신원을 확인한 결과 1993년 미국 텍사스에서 실종된 여성이었다"며 "여성이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맥도널드 크론은 1994년 11월 14일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실종됐다. 실종된 당시 나이는 35살. 미국은 행방이 묘연한 그가 납치된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수사를 전개했지만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미제로 끝날 것 같던 사건이 기적처럼 풀리게 된 건 노숙인을 불쌍하게 보고 도움을 주려던 한 남자가 실종된 크론과 마주치면서였다. 약국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길바닥에 누워 있는 노숙인을 본 몬테레이의 주민 아브라함 곤살레스는 측은한 마음에 도움을 주려 접근했다가 깜짝 놀랐다. 노숙인의 유창한 영어 때문이다. 노숙인에게 무언가 심상치 않은 사연이 있음을 직감한 곤살레스는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곤살레스는 "어제 약국에 갔다가 미국인 여자노숙인을 만났다. 필요한 물건들을 몇 가지 사주고 왔는데 도움이 더 필요하겠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인들에게 "이 미국인 노숙인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사연을 접한 지인 중 몇몇이 주멕시코 미대사관에 연락해 "미국인이 노숙을 하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문의하자 "실종된 여자"라는 답이 돌아온 것. 이름은 제인 맥도널드 크론, 27년 전 텍사스에서 실종된 여자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곤살레스와 지인들은 대대적인 노숙인 찾기에 돌입, 마침내 길거리를 떠돌던 그를 찾아냈다. 어느새 35세에서 62세가 된 크론은 멕시코 이민국의 보호 아래 미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여자가 국경을 넘어 멕시코에서 노숙을 해온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납치된 그가 멕시코로 끌려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최연소 타이틀 뗀 ‘할머니 루키’… 골프의 맛 즐기러 돌아왔죠

    최연소 타이틀 뗀 ‘할머니 루키’… 골프의 맛 즐기러 돌아왔죠

    은퇴 6년 만에 KLPGA 시드전 통과가족들도 대회 출전 기사로 알게 돼숫자에 매달리지 않고 경기 임할 것시드전 근육통마저 행복으로 다가와 2000년 열다섯에 데뷔 다음해 우승LPGA 3세대로 6년간 美투어 버텨2012년 팔목부상으로 2014년 은퇴우승 압박 버리니 비로소 골프 보여“아무리 화려하게 친들 스코어카드에 찍히는 건 숫자뿐이라는 소렌스탐의 말을 지금도 기억해요. 숫자 따위에 매달리지 말고 골프를 즐기라는 거죠. ‘할머니 루키’에게 딱 들어맞는 조언이 아닐까요. 하하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뒤인 지난해 11월 20일 전남 무안군 무안+컨트리클럽. 이듬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드순위전 최종 라운드에서 은퇴 6년째를 보낸 배경은(36)은 엿새에 걸친 ‘지옥의 레이스’를 31위로 통과했다. 가족에게까지 대회 출전을 숨겼던 터라 그의 도전은 주위에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갤럭시아 골프연습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배경은은 “당시 아버지도 기사를 보고 제가 시드전에 나간 사실을 아셨다”면서 “엿새를 뛰면서 오랜만에 얻은 근육통도 행복으로 다가오더라. 제대로 사고를 쳤다”고 웃었다.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배경은은 2000년 열다섯 나이에 KLPGA 투어를 밟았다. 당시 KLPGA는 프로 전향 나이 제한(18세)을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이듬해에는 KLPGA선수권에서 우승,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명함도 새로 팠다. 3년 뒤 미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 2개의 우승 타이틀을 더 보태면서 배경은은 스타의 길을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2003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미국 무대에 발을 들인 뒤 2년간의 고생 끝에 LPGA 투어에 입성해 국내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루키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2005년 12월 제주에서 열린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출전한 그는 폭설과 강풍으로 대회 최종 라운드가 취소된 뒤 두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 매단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이틀째 이어진 폭설로 제주공항이 폐쇄돼 발이 묶인 것. 배경은은 “이틀 뒤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에서 시작되는 LPGA 루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려면 그날 오후 제주를 떠나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때 LPGA의 커미셔너는 캐럴린 비벤스였는데 깐깐하기로 유명했다. 당시 여러 미국 항공사가 파업 중이었는데 그것과는 상관없이 지각하거나 불참한 선수에 대해선 자격 박탈을 포함해 아주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참이라 저로서는 어렵게 단 루키 명찰을 빼앗기는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대항전을 주관한 CJ그룹 측이 ‘배경은 구하기’에 나서 천신만고 끝에 이튿날 새벽 첫 비행기로 그를 인천공항까지 데려다준 뒤 곧바로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배경은은 “시차 덕에 14시간은 벌었지만 그래도 도착은 오리엔테이션 첫날 오후라 지각은 피할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CJ 측에서 폭설 당시의 기상청 자료와 비행기 예약 서류, 그룹 회장님의 친서까지 동원해 LPGA를 설득한 덕에 ‘지각 벌금’만 조금 무는 것으로 고비를 넘겼다. 아찔했지만 돌아보면 그것도 추억”이라고 말했다.●고물 밴 타고 미국 전역 돌며 투어생활 배경은은 LPGA 투어 ‘3세대’다. 박세리·김미현·박지은 등 1세대, 장정·한희원으로 대표되는 2세대에 이어 이선화·유선영 등과 함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맥’을 이었다. 그는 “2002년 투어 카드 반쪽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6년 반을 오로지 혼자 몸으로 버틴 미국 생활이었다”면서 “땅덩어리가 넓어서였을까. 다음 대회 장소까지 가는 길과 마을 풍경은 마치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과도 같았다”고 기억했다. 배경은은 “플로리다에 집을 얻었지만 있어 본 건 일 년에 한 달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고물 밴에다 온갖 짐을 때려 싣고 그 안에서 먹고 자며 미국 전역을 돌았다. 내비게이션이 막 나오기 시작할 때라 믿을 건 지도 한 장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동 거리가 8시간 이상이면 비행기를 탔는데 짐이 오지 않은 적이 종종 있었다. 한번은 골프가방만 오고 옷을 담은 가방이 오지 않아 마트에서 급히 산 트레이닝복에다 비옷만 걸치고 대회를 치른 적도 있었다”면서 “이후부턴 골프가방에다 여분의 골프화, 옷 등을 함께 꾸리는 게 습관이 됐고 이게 지금은 투어 선수에겐 기본이 됐다”고 말했다. 2012년 팔목 부상이 심해져 국내로 복귀한 배경은은 2014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는 “우승과 성적이 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평생을 짓눌렀다”고 돌아보면서 “은퇴 6년을 되짚어 보니 내가 이젠 더이상 성적에 연연하지 않음을 알게 됐다. 이제야 비로소 온전히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그게 두 번째 루키가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렌스탐 “숫자의 노예가 될 것인가” 조언 그는 “최근 ‘한시적인’ LPGA 투어 복귀전을 치러낸 51세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보면서 9년 전 그와의 많은 기억을 끄집어냈다”고 했다. 소렌스탐은 2012년 한국행 짐을 꾸리던 당시 배경은에게 자신의 ‘영업 비밀’을 슬쩍 흘린 적이 있다. 배경은은 “그는 티잉 그라운드 위에서 ‘싱킹 박스’와 ‘플레잉 박스’를 구분해 놓고 플레이하는 ‘루틴’(골프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더라”면서 “그래서 그의 샷에는 주저함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까지 가는 데 필요한 여러 과정 중에 매 홀 딱 한 가지에만 챌린지하는 간결함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스코어카드를 보라. 네가 아무리 화려한 샷을 다양하게 친다 한들 카드에 찍히는 건 불과 숫자 몇 개뿐이다. 그런데도 스코어카드에 집착하고 그것의 노예가 될 것인가”라는 소렌스탐의 얘기를 전하면서 “이는 생애 세 번째, 국내 두 번째 루키 시즌을 앞둔 저에겐 올해 목표로 잡은 2승보다 훨씬 더 소중한 제 인생의 골프 자산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데드크로스·총장 사퇴… 지방 국공립대마저 미달 사태 ‘휘청’

    데드크로스·총장 사퇴… 지방 국공립대마저 미달 사태 ‘휘청’

    “경북 경산에 있는 대학 중에서는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더 충격적입니다.” 김상호 대구대 총장이 올해 ‘입시 실패’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대구대 A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냉소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구대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최종 등록률이 80.8%에 그쳤다. 지난해(99.95%)에 비해 19% 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대구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등록률이 76.5%를 기록한 데 이어 정시모집 경쟁률은 1.8대1로 사실상 미달이었다. 추가모집에서 730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단 11명만 지원했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추가모집을 거치면서 ‘벚꽃 피는 순서’보다 더 빠르게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A교수) 대구·경북 지역의 주요 사립대로 꼽히는 대구대의 총장 사퇴는 지방대의 신입생 충원난이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방대 충원난은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는 거점국립대 등 지방의 주요 대학에까지 신입생 미달 사태가 불어닥쳤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대입 정원(49만 7218명) 대비 올해 입학자원은 7만 6325명 부족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대입 정원보다 지원자 수가 적은 ‘데드 크로스’ 현상이 시작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유학생 유치마저 어려워 지방대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지방 국공립대 신입생 충원율 99%선 무너져 8일 각 대학이 공개한 2021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을 종합한 결과 9개 거점국립대 중 제주대를 제외한 8개 대학에서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저렴한 등록금과 ‘지방 주요대학’이라는 강점 덕에 그간 100%에 육박했던 지방 국공립대의 신입생 충원율 역시 올 들어 줄줄이 하락세다. 전남대는 올해 입시에서 140명이 미달해 신입생 충원율이 9개 거점국립대 중 가장 낮은 96.67%로 내려앉았다. 본교인 광주 용봉캠퍼스에서는 4개 학과, 여수캠퍼스에서는 22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거점국립대 외의 지방 국공립대는 더 심각해 2020학년도에 입학 정원의 99.9%를 채웠던 안동대는 올해 4분의3도 채우지 못했다(충원율 72.9%). 군산대(86.5%)와 순천대(89.8)도 저조한 충원율을 기록했다. 가톨릭관동대(73.7%), 인제대(79.9%), 원광대(79.9%) 등 의대와 한의대를 보유한 지방 주요 사립대들도 충격적인 충원율을 기록했다. 이들 대학은 2020학년도에 신입생을 99% 안팎까지 충원했다. 입학한 신입생들도 올해 안에 줄줄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대학가에서는 “지방대들이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고자 교직원들에게 ‘가족이나 친척이 일단 등록만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올해 지방대의 신입생 충원율 중 일부는 ‘허수’라는 이야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코로나19 2년차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함께 입학한 동기마저 적으니 그나마 입학한 학생들도 대학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편입이나 반수, 군 입대 등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대학들이 자구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임계점은 이미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원감축은 곧 재정악화” 허리띠 졸라매기 “지방대에도 훌륭한 교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취업을 하거나 심지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서울이 유리한데 누가 지방대에 오려 할까요.”(전북의 한 사립대 B교수) 박정원(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상지대 명예교수는 “지방대 스스로 학문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보다 수도권 대학들을 ‘복제’하는 데 그쳤다”면서도 “수도권 대학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이들이 독점적으로 학생들을 끌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입학 자원을 놓고 지방대가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기에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인구와 산업,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지방대는 모든 면에서 열세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방사립대의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은 181만원으로 수도권 사립대(386만원)의 46.8% 수준이다. 학생 1인당 산학협력수익은 38만원으로 수도권 사립대(100만원)의 3분의1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방 사립대의 학생 1인당 재정(교비회계+산학협력단회계) 규모는 1506만원으로 수도권 사립대(2176만원)의 69.2%에 그친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수도권 사립대에 정부의 재정 지원과 기부금, 산학협력이 집중되고 수도권 사립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탓”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이 부족한 대학은 스스로 몸집을 줄일 것이라는 논리는 쉽게 통용되지 않는다.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는 대학들은 정원 감축이 곧 재정 악화로 이어지는 탓에 정원 감축에 선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걸려 있는 대학역량진단평가의 문턱을 넘기 위해 ‘1학기 등록금 100% 면제’ 같은 혜택을 내걸며 신입생 충원율을 채우고, 대신 교육 투자를 줄여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대학가에서는 올해 지방대의 인력 감축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신라대는 “총장과 교수, 교직원들이 청소하겠다”면서 청소노동자들의 계약을 지난달 말 해지해 진통을 겪고 있다. 행정직원을 해고하고 겸직을 늘리거나 아예 계약직으로 돌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수년 전부터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들은 강사를 뽑지 않고 전임교원에게 1주일에 20시수 안팎의 강의를 맡겨 왔다”면서 “이로 인한 강의의 질 악화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지방대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대 특성화 지원 아까지 말아야 박정원 상지대 명예교수는 “지방대는 지역의 학문과 사회, 문화의 중심이자 산업 그 자체”라면서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역도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지방대가 수도권대와는 다른 입지를 구축하도록 특성화하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역시 ‘지방대 특성화’의 일환으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신산업 분야의 특성화에 국한된다는 게 한계다. 산업 기반이 미약한 지역에서는 이 같은 ‘동아줄’을 잡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방대를 지역 내 산업 수요뿐 아니라 평생교육, 지역 고유 학문 등을 담당하는 ‘독특한 대학’으로 키워 지역민들이 언제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의 ‘독점 구조’에 손을 대야 한다는 제안마저 나온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인적·물적 자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지방대 출신을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 속에 수도권 대학은 교육 여건을 높이지 않고도 유리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나 이번 정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모두 신입생 충원율이나 취업률 등이 낮은 대학을 정원 감축 대상으로 해 왔는데 이는 결국 지방대의 정원 감축으로 이어졌다. 반면 수도권 대학은 정원을 줄이지 않은 채 ‘정원 외 선발’까지 나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학부 등록생이 6000~7000명, 예일대 학부 등록생이 1만 2000명 정도인 데 반해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학생수는 2만명 안팎으로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 연구원은 “대학 정원 감축은 국가와 대학의 균형발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방대뿐 아니라 전체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고 수도권의 과도한 정원 외 선발을 제한하며,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사학의 통폐합 등 다양한 방안으로 지방대 미충원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 유람] “정신 승리가 발판이 되어”

    [심리학의 세상 유람] “정신 승리가 발판이 되어”

    작년 한 해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변화에 대처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그 결과 아직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은 세상이지만 비교적 덤덤하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스크는 얼굴의 일부가 되었고, 화상회의 플랫폼 화면 속에 나타난 얼굴들을 보며 각자 술과 음식을 앞에 두고 회식을 하는 것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돌이켜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처음 알게 된 후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것이 과연 나의 삶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리하고, 그에 따라 삶의 양식을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로 변화시키느라 어지간히 애를 쓴 게 아니다. 그래서 딱히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고 어디를 가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느라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쏟았다. 그래서 작년 한 해 그렇게 고단했나 보다. 필자가 속한 연구팀에서는 2020년 1월 말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와 정서 상태를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서서히 지쳐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덜 행복해지고, 더 우울하고 불안해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 3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도입된 직후 사람들의 행복감은 눈에 띄게 급락했다. 그중 젊은 사람들은 무료함에 압도되었고, 어린아이를 둔 여성들은 가중된 육아와 집안일로 새로운 차원의 노동강도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착실히 해냈지만, 심리적 비용을 그 대가로 치러야 했다. 그런데 추후 분석 과정에서 코로나 이전의 삶의 만족도와 긍정적인 정서 상태를 여전히 유지하는 사람들이 발견되었다. 무엇이 달랐을까? 물론, 개인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이 일조하긴 했으나, 이러한 객관적인 조건 외에 이들의 회복 탄력성을 결정한 것은 바로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사용한 나름의 대처 전략(coping strategy)이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한 결과를 가져온 대처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이들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더 자주 문자나 통화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존재와 유대를 확인했다.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존재론적 위태로움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소중한 사람들과의 연결은 서로에게 구원과 같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경험했을 것이다. 두 번째 대처 전략은 코로나로 인해 갖게 된 ’잉여 시간’을 자신만의 활동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코로나의 심리적 여파와 관련된 전 세계의 많은 연구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것은 무위(無爲)의 치명적 지루함이었다. 지루함은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이 꼽는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보고된다. 영어 표현 ‘bored to death(지루해서 죽을 것 같다)’는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루함을 견디게 해주고 더 나아가 몰입감을 선사하는 활동을 함으로써 갑자기 헐거워진 일상을 채우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이 기간을 더 잘 보냈다. 마지막 전략은 가장 효과적이었던 대처이기도 한데, 바로 주어진 상황을 (재)해석하여 부정적인 정서를 관리하는 전략인 ’인지적 재해석’이다. 기존의 수많은 연구는 인지적 재해석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유가 대폭 제한된 일상에 적응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함을 견뎌내는 것은 비록 ’객관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주관적인 재해석을 통해 고통을 덜어낼 재량이 있다. 이 재해석의 구체적인 내용은 각자 다를 것이다. 하루아침에 수십 년간 교실에서 가르쳐온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던 선생님은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면서 자기쇄신의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야근이 일상이었던 직장인은 재택근무로 인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간 자신이 얼마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해 무지했는지를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와 같은 연구자들은 대폭 줄어든 대외활동 덕분에 밀려왔던 논문을 작업할 시간을 벌었다고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먹구름 사이로 살짝 틈을 타고 들어오는 빛줄기에 주목하자!”식의 전략에 대해 혹자는 정신승리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문제해결을 위해 개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지극히 미미한 조건에서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은 결국 각자 처한 상황에 대한 생산적인 해석과 그에 따라 장착하게 된 관점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인지적 재해석은 체념과는 구별되는 적극적인 대처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서 점점 떨칠 수 없는 기분은, ’정신 승리’라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책임감이다. 이런 연구의 서글픈 한계이기도 하지만 위 세 가지 대처 전략이 무색해지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신 승리를 발판으로 더욱더 스스로를 열심히 돌보고, 이를 통해 얻어진 평정심을 원동력으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은수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 [근대광고 엿보기] 판소리 중고제 명창 이동백/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판소리 중고제 명창 이동백/손성진 논설고문

    판소리는 전승 계보에 따라 음악 특성이 달라지는데 이를 ‘제’(制)라고 한다. 호남의 판소리는 대개 섬진강을 경계로 동쪽은 동편제, 서쪽은 서편제로 불린다. 운봉·남원·구례·곡성 등에서 발달한 동편제는 대마디 대장단을 선호하며 잔기교를 덜 부리고 감정을 절제하는 창법을 구사한다. 소리를 꿋꿋하고 튼실하게 내며 소리 끝을 여운 없이 탁 그치며 마친다. 영화 ‘서편제’로 잘 알려진 서편제는 익산·고창·광주·나주·목포 등지에서 발달했는데, 소리가 애절하고 구성지며 기교적이다. 붙임새도 다양하고 소리의 꼬리도 길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중고제(中高制)는 경기 남부와 충청 지역에서 전승된 판소리 형식이다. 경기와 충청은 말투부터 호남과는 다르다. 반음을 많이 쓰고 소리의 끝이 매우 높아 동편제 계열에 속한다고 한다. 이동백(1866~1949)은 충남 서천 비인 출신의 중고제 명창이다. 송만갑(동편제), 김창환(서편제), 김창룡(중편제), 정정렬(서편제)과 함께 근대 5대 명창으로 불린다. 이동백과 김창룡을 배출한 서천은 중고제의 요람이었다. 이동백은 13세 때 김정근에게 잠시 판소리를 배우고 김세종 문하에서 5년 동안 공부했다. 20세 전후에 도만리 호리산에서 2년간 독공(獨工)하고 다시 진주 이곡사에 들어가 3년간 공부했다. 절에서 나오자 경남 창원부사의 부름을 받고 ‘새타령’을 불러 이름을 떨쳤다. 이후 창원에서 살며 명창으로 차츰 알려졌다. 이화중선 등이 그의 제자다. 이동백은 45세 무렵 서울로 올라와 김창환, 송만갑과 함께 원각사에서 창극을 공연했고, 원각사가 해산된 뒤 연흥사, 광무대 등에서 공연했다. 광고에 나오는 최초의 창극 음반인 ‘일축조선소리반 춘향전 전집’을 녹음했을 때 그의 나이 60세였다. 1933년 송만갑, 정정렬 등과 조선성악연구회를 조직, 이사장을 맡아 판소리 교육에 힘썼다. 1939년 부민관에서 은퇴 공연을 하자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두 달 동안 전국과 만주, 연해주를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고 한다. 풍채가 당당한 이동백의 성음은 매우 미려하고 웅장했다. 판소리 애호가 이영민은 이동백의 풍부한 성량을 여산폭포의 세찬 물결에 비유했다. 고음의 가성으로 새 울음소리나 귀곡성을 표현하는 부분도 탁월했다. 고종은 이런 그를 특히 좋아해 통정대부(通政大夫) 직계를 내리고 어전에서 소리를 하게 했다. ‘심청가’와 ‘적벽가’를 잘 불렀고 특히 새타령은 이날치, 박유전 이후 최고로 꼽힌다. 그의 소리를 담은 음반이 수십 종 남아 있다. ‘흥보가’ 중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심청가’ 중 ‘범피중류’(泛彼中流) 대목도 걸작이다.
  • 미얀마 군부 지지자들 ‘백색테러’ 기승…기습 공격에 2명 사망

    미얀마 군부 지지자들 ‘백색테러’ 기승…기습 공격에 2명 사망

    군부 지원하는 정당 지지자 25명아웅산 수치 지지자에 흉기 테러 미얀마 군정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위대를 향한 군부 지지자들의 이른바 ‘백색 테러’도 잔혹해지고 있다. 백색테러란 권력자나 지배계급이 반정부 세력이나 혁명운동에 가하는 테러를 말한다. 6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얀마 중부 마궤 지역의 한 마을에서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지지자 약 25명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지역 대표와 가족, 친지 등 8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목공소 앞에서 귀가하는 피해자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NLD 지역 대표와 17세 조차가 숨졌다. 이들은 피해자 일부가 달아나자 새총으로 공격을 계속했다.이 때문에 다른 가족과 친지 5명도 흉기에 찔리거나 새총에 맞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한 NLD 지역 대표의 아들은 “흉기를 휘두른 이들이 ‘그들이 죽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모두 죽여버려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은 USDP 당원으로, 지난해 11월 총선 때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NLD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인물이라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미얀마 나우는 또 이번 테러 용의자 가운데 9명이 구금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인근 주민이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미얀마 중부 메이크틸라시에서 흉기를 든 폭력배가 한 식당에 돌을 던지고 새총을 쏘는 등 행패를 부려 식당 주인 등 2명이 부상하는 일이 벌어졌다. 폭력배는 당시 식당 주인 등이 쿠데타에 항의하며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렸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자리 잃은 자녀, 손주까지 떠안은 노년… 코로나 시대 ‘新캥거루’ 급증

    일자리 잃은 자녀, 손주까지 떠안은 노년… 코로나 시대 ‘新캥거루’ 급증

    박형조(74·가명)씨와 최미영(69·가명)씨 부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아들(47), 손자(13)와 같이 산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면서 상가 인테리어 일을 하는 아들의 일감이 사라졌다. 이들 가족은 한 달 2~3차례 일당 12만원을 받는 건설 일용직을 뛰는 형조씨의 수입과 부부가 각각 받고 있는 월 24만원의 기초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최씨는 “아들이 일감을 찾겠다고 전국을 돌고 있지만 지난해 내내 거의 수입이 없었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아들이 다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우리 부부가 어떻게든 손자를 키우며 버틸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소득이 급감하거나 실직하는 40~50대 자녀들과 손주들을 다시 책임지는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다. 성인이 된 자녀들의 비극적인 유턴인 셈이다. 성인기에도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는 청년을 뜻하는 ‘캥거루족´을 넘어 이제는 그 자녀인 손주까지 돌보는 노인들의 현실이 ‘신(新)캥거루 가족´으로 일컬어진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손가정 현황은 2015년 15만 3000가구에서 2030년 27만 가구, 2035년 32만 가구로 지속적으로 오름세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조손가정 확대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정확한 조손가정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와 같은 취약 가구에 대한 실태 파악도 어렵다. 사실상 손자 세대의 양육과 생계마저 얹혀지는 노인들을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캥거루 가족의 노인 가장들은 생활고에 건강 문제까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는다. 최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골반뼈가 썩어 들어가 뼈를 심어야 한다는데 비용 때문에 수술이 엄두가 안 나 진통제만 먹고 있다”고 눈물지었다. 박은하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 노인층은 스스로의 생계도 어려운 상황에서 손자 세대 양육 부담까지 짊어져 가정해체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며 “코로나로 문을 닫았던 지역아동센터 등 기관을 활성화해 이들 부담을 줄일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의 ‘코로나 시대 자본의 두 얼굴’ 등 세번째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section3)로 연결됩니다.
  • MC몽의 뒤늦은 해명 “유전병 탓 발치…정상적인 치아 아냐”

    MC몽의 뒤늦은 해명 “유전병 탓 발치…정상적인 치아 아냐”

    MC몽 “군대 갈 방법 없었다”해명 영상, 결국 비공개 전환 가수 MC몽이 과거 자신의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원더케이 측은 3일 “3·1절에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콘텐츠라는 지적을 받아들여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1일 원더케이 유튜브 채널 ‘본인등판’ 코너에는 ‘MC몽이 군대를 다녀왔더라면? MC몽, 당신이 몰랐던 몇 가지 사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새 앨범 홍보를 위해 해당 콘텐츠에 출연한 MC몽은 12년 만에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MC몽은 “유전병으로 인해 치아가 신체장애자 수준이었고 10개가 넘는 이를 병 때문에 발치했다”며 “‘생니를 뽑았다’고 알려진 것도 정상적인 치아가 아니었다. 법원에서도 진단 서류를 철저히 검토해 완전 무죄판결이 났다”며 의혹에 오해가 있음을 밝혔다. 이어 “‘국방부에서 늦게라도 입대시켜주겠다고 했지만, MC몽이 거절했다’는 댓글이 제일 황당하다. 면제를 받고 무죄판결을 받아 나는 죽어도 군대에 갈 수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나보고 35세까지 미루다 신곡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어쩔 수 없는 꼬리표다. 억울하다는 말도 하기 싫어서 별말 안 했다”고 토로했다. “힘들고 두려웠다. 앨범을 내는 게 맞나 고민했다”는 그는 “트라우마 증후군 수치가 위험할 정도의 수치였다. 스스로 이겨내려고 돌아다녔다. 나가면 모두가 나한테 돌 던질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그러더라. ‘내가 그리웠니’를 외치며 환호해주고 노래 너무 잘 듣고 있다고 하더라. 사람한테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대중의 비난 여론이 거셌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병역기피 의혹을 컴백 직전 콘텐츠로 소비한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MC몽은 지난 2010년 고의로 치아를 발치해 군대를 면제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후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 기피에 대해서는 2012년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공무원시험을 통한 병역 연기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돼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온몸에 멍·골절’ 정인이 양부 “와이프 얘기만 듣고 감쌌다, 내 책임”(종합)

    ‘온몸에 멍·골절’ 정인이 양부 “와이프 얘기만 듣고 감쌌다, 내 책임”(종합)

    “정인이 상처·허약한 몸 대수롭지 않게 생각”“나도 내 행동 이해 안돼, 처벌 달게 받겠다”다음달 3일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나와생후 16개월 정인양, 복부·뇌에 큰 상처쇄골·뒷머리·갈비뼈·허벅지 골절…의사 신고정인양을 입양한 뒤 수개월간 모진 학대 속에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죽음으로 몰아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인양의 양부가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양부는 “주변 걱정에도 와이프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 급급했다”면서 “아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적었다. 정인양은 숨진 당시 온몸에 멍이 들고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정인양은 수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증거를 제대로 찾지 못해 번번이 양부모에 돌아갔고 입양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끝내 목숨을 잃었다. 아이는 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특집 다큐멘터리에 이마에 멍이 든 채 출연하기도 했다. “주변 걱정을 편견·과도한 관심 치부”“대수롭지 않게 생각, 나도 이해 안돼” 26일 양부 안모씨 변호인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에 낸 반성문에서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씨는 정인양에 대한 양모 장모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안씨가 정인양의 몸무게가 감소하고 극도로 쇠약해진 것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주변에서는 그토록 잘 보였던 이상한 점들을 왜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별 문제 아닌 것으로 치부했는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를 처음 키워 본 것도 아니었고 첫째보다 자주 상처가 나고 몸이 허약해졌는데도 왜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는지 저도 당시 제 자신의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안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주변 사람들의 걱정들을 왜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고 와이프의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는지 너무나 후회가 된다”면서 “아이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다”고 적었다. 안씨는 “특히 사고가 나기 전날 단 하루만이라도 아빠된 도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정인이는 살았을 것”이라면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제 무책임함과 무심함 때문”이라고 했다. 안씨와 양모 장모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 장씨가 정인양을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국과수 부검 정인양 사인은‘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3차례 아동학대 신고에도 증거 못 찾아경찰·아보전, A양 부모에 다시 돌려보내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1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정인양의 양모 장모씨를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에 실려 올 당시 정인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인양을 정밀 부검한 결과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정인양은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다.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정인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 특집에출연해 행복한 모습 연출…이마엔 멍 장씨는 정인양이 숨지기 불과 열흘쯤 전인 지난달 1일, 추석 연휴를 맞이해 방영된 EBS 입양 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정인양과 함께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영상에는 가족들이 밝게 웃으며 파티를 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정인양의 이마에는 멍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다. 3년 전 입양단체에서 잠시 일했던 장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정인양을 충동적으로 입양했고 입양 한 달 후부터 방임 등 학대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장씨는 입양 한 달 뒤부터 아기인 정인양이 “정이 붙지 않는다”며 습관적으로 방임했다.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나가며 입양한 딸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울게 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다. 7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아이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한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손으로 아이 목 잡아 올리고지하주차장서 혼자 울게 버려두고유모차 벽에 세게 고의 충돌시켜 양모 “방임? 혼자 자는 수면 교육한 것”“마사지하다가 멍 들거나 소파 떨어져” 사나흘 간격으로 정인양의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사망 당시 정인양의 쇄골과 뒷머리, 갈비뼈, 허벅지 등에서 모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정인양의 직접 사인은 장파열로 경찰은 장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정인양의 등을 내리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방임에 대해선 “아이가 혼자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수면교육을 한 것”이고, 폭행에 대해선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들거나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씨는 아이 사망 당일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란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약 600개사가 한데 모인 파주출판도시는 전 세계 유례없는 출판문화공동체이자 문화산업단지로 꼽힌다. 이 거대한 책마을을 처음 씨 뿌리고 일구며 다져온 이기웅 열화당 대표의 지난 30년간 이야기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출판도시문화재단 기획위원 등을 지낸 이규동 문화기획가가 정리했다. 이 대표는 1970~1980년대 무질서하고 궁핍했던 출판계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특히 1980년대 후반은 경제성장과 높은 교육열, 민주화 열망으로 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출판환경은 노후하고 비생산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주출판도시의 밑그림은 1989년 ‘북한산 결의’로 이뤄졌다. 격무를 피해 매주 산을 오르던 윤형두 범우사 회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 등 마포출판단지 40~50대 출판인들은 문화 근간인 책을 가치 있게 만들 환경을 개선하고 출판을 국가산업으로 키우자는 미래를 함께 그렸다. 그러나 뿌리내리고 줄기를 뻗는 것은 좌절과 고난이었다. 출판도시가 왜 필요한지, 책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무수히 설득해야 했다. 1994년 대통령 지시가 있었지만, 이후엔 부지를 두고 벽에 부딪혔다. 당초 예정했던 경기 일산은 땅값이 너무 올라 버렸다. 그렇게 만난 파주는 운명 같은 대안이었다. 문발(文發·문화를 널리 알린다), 지명부터 남다른 곳에 출판과 건축, 문화 등이 어우러진 유토피아 같은 도시가 꾸려졌다. 이 대표는 “책을 만들듯 출판도시를 만들었다. 도시의 콘셉트를 생각하고 내용을 담아냈다”면서 “책 속에 소우주가 담겨 있듯 출판도시라는 좀더 큰 책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81세 ‘책마을 편집자’ 이 대표는 여전히 꿈을 꾼다. 출판도시의 지향을 넓혀 농사짓고 에너지를 생산해 자족할 수 있는 건강한 ‘북팜시티’(Book Farm City), 개성공단 제2의 출판도시 조성 등 그는 아직도 피우고 싶은 꽃이 많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주택·산단·혁신도시… 부산 발전 밑그림 그린 ‘30세 시민 공기업’

    주택·산단·혁신도시… 부산 발전 밑그림 그린 ‘30세 시민 공기업’

    설립 초기 택지 개발 등 보금자리 조성산업·관광단지 등 도시 성장 동력 확보매출 5090억원 지역 대표 공기업 성장 철거민 수용 공공주택 전국 최초 건립복지 사업 BMC 희망플랫폼 사업 성과김종원 사장 “ 미래사업 발굴 본격 추진”부산도시공사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아 ‘부산의 미래를 창조하는 시민 공기업’을 선포하고 제2의 도약에 나선다. 도시공사는 이에 발맞춰 올해 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시민행복사업본부’를 ‘시민복지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등 주거복지서비스 체제를 강화했다. 부산시 주거복지센터를 위탁운영하는 등 업무 영역도 확장했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인 부산도시공사의 30년 역사를 25일 살펴봤다. 부산도시공사는 1991년 1월 25일 창립 이후 30년 동안 지역발전과 시민의 주거복지에 기여했다. 특히 무주택 시민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택지를 개발·공급해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거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산업단지, 항만 배후부지, 관광단지, 혁신도시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부산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지역경제 성장의 발판도 마련했다.도시공사는 설립 당시 총자본 2114억원에 불과했다. 30년이 된 지금 자본금은 1조 9607억원으로 9배가량 늘었다. 총자산도 4957억원에서 3조 836억원으로 약 6배 성장했다. 예산 규모도 출범 당시 4617억원에서 1조 1301억원으로 2.5배 가까이 늘었다. 정원 151명으로 시작한 공사는 어느덧 정원 270명, 매출 509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공사의 주력 사업은 성장 시기별로 달랐다. 30년 전 설립 초기에는 부산의 땅을 개발하고 집을 만드는 택지 조성과 주택 건립 등 따뜻한 보금자리 조성이 중심이었다. 20년 전에는 지역의 산업단지와 국책사업 중 일부인 신항만 배후부지를 만드는 등 도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문현, 동삼 등 혁신도시 조성에 힘썼다. 이와 함께 사회적 가치 실현과 시민행복 구현을 위한 집·일자리·문화를 만드는 등 시민의 공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도시공사가 부산에서 추진한 택지개발사업은 19개 지구에 총면적 610만㎡로 금액으로는 2조원에 달한다. 이는 부산 중구 면적의 2배에 해당한다. 북구 화명신도시, 기장군 정관 신도시 조성 사업이 대표사업으로 꼽힌다.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화명 신도시는 동부산권 해운대 신시가지에 대응하는 서부산의 핵심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 도심의 도시기능을 분산·수용하고자 조성된 정관신도시는 대규모 자족형 신도시로 성장했다. 이 외에도 90년대 초반 추진한 부곡, 다대 3·4·5, 개금, 학장, 만덕, 거제, 반여지구 택지조성사업 등이 있다. ●31개 지구에 4만 5636가구 주택 공급 주택건립사업 추진으로 모두 31개 지구에 4조 6000억원을 투입해 4만 5636가구의 집을 공급했다. 이는 부산 전체 주택 공급량의 2.9%, 부산 아파트 공급량의 5%에 달한다. 주택건립사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추진됐다. 동삼 1·2, 화명 2·3·4, 부곡, 개금지구 등을 비롯해 동래행복주택, 일광 신도시 아파트 등이다. 특히 전국 최초로 철거민들을 임시 수용하는 공공순환임대주택인 도시두송아파트를 최근 건립했다. 부산 최초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인 수정1지구를 담당하기도 했다. 임대주택의 공급을 넘어 다양한 계층의 더 나은 주거생활을 위한 공사의 주거복지사업도 적극 추진했다. 초기의 영구임대아파트 공급·관리에 이어 매입 임대와 전세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지방공기업 최초로 자체 재원을 투입해 청년임대주택 공급에 나섰다. 권역별 사회복지관과 함께 입주민의 복지를 지원하는 BMC 행복나눔 사업은 BMC 희망플랫폼 사업으로 성장했고, 담당 인력과 예산도 늘었다. 단순 물질적 지원을 넘어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입주민 주도의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특화 첨단 산업단지 센텀2지구 본격 추진 부산경제를 책임진 제조업 발전에는 공사에서 추진한 산업단지조성 사업이라는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다. 지금까지 조성했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는 모두 10개 지구 1780만㎡, 7조 3000억원 규모다. 화전, 미음, 생곡, 장안 산업단지는 대기업 및 국외기업들이 입주해 부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기계, 조선기자재 산업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그리고 서부산권 낙동강 시대를 개척할 국제산업물류도시 1단계는 2019년 말 준공됐다.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 4차산업 특화 첨단산업단지로 성장할 센텀2지구는 그린벨트 해제 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관광, 상업, 스마트 기술, 문화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은 지금까지 모두 14개 지구 1270만㎡에 이른다. 남구문현(금융), 영도구동삼(해양), 남구 대연(주거), 해운대구 센텀(영상) 혁신도시 조성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오시리아관광단지(366만㎡),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218만㎡) 조성 사업 등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오시리아관광단지는 지난해 100%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으며 관광진흥유공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도시재생사업에도 공사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7년부터 매년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에서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19년 전국 지방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민간업체와 자치단체를 제치고 서구지역 도시재생 총괄사업관리자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부산진구 총괄사업관리자로 뽑히는 등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부산의 대표적인 공공건축사업에서도 공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 토목, 도시계획의 전문성을 토대로 부산현대미술관, 부산추모공원, 민락동 수변공원, 자갈치시장 현대화, 부산유스호스텔 아르피나 등을 건립했다. 현재는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국제아트센터를 짓고 있다. 지난해부터 창립 30주년 제1호 기념사업으로 준비해 온 임대주택 조경공간 시설개선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지난해 2월 주민설명회 개최를 시작으로 입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조경공간을 조성 중이다. 1단계는 오는 4월 준공 예정이며 2단계는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30주년 행사 비대면… 절감비용 이웃과 나눔 도시공사는 지난 1월 코로나19로 30주년 기념행사를 온라인 영상으로 대신했다. 이를 통해 절감한 행사비용을 임대주택 입주민을 위한 설 명절맞이 떡국·떡 등 먹거리 나눔 사업과 홀로 어르신 300가구에 반려식물을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사업에 사용했다. 도시공사는 올해 행정안전부 및 부산시의 목표율을 대폭 웃도는 자체 재정신속집행 목표(77%)를 설정했다. 공사 발주 시에도 지역의무 공동도급제도 등을 적극 시행한다. 지역 하도급률 목표 81%, 자재 62%, 장비 90.2%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올해는 부산도시공사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되는 해”라며 “지역사회에 불안감을 없애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지원부터 지속가능한 미래사업 발굴까지 빈틈없이 준비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경찰,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생후 8일 아기 학대한 40대 여성 수사중

    경찰,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생후 8일 아기 학대한 40대 여성 수사중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생후 8일된 갓난아이가 거꾸로 매달리고 꼬집히는 등의 학대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25일 아이를 학대한 40대 여성 야간 자원봉사자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학대 사건은 물론 또 다른 피해 아동이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8일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를 찾아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뒤 야간 자원봉사자인 40대 여성이 새벽 시간에 보육실에서 혼자서 아이를 돌보다 거꾸로 잡고 흔들거나 꼬집는 모습을 확인했다.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일하는 한 보육교사가 지난 17일 새벽 아이를 씻기던 도중 몸에 있는 푸르스름한 멍과 긁힌 상처를 발견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지난 18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CCTV를 분석해보니 실제로 학대를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학대 당한 아이는 지난 15일 친모가 베이비박스에 놓고 간 뒤 시설에서 돌보던 중이었다. 아이는 이 사건으로 인근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다행히도 몸 상태는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최초 관악경찰서로 신고되었다. 하지만 경찰의 부실 수사가 드러난 ‘정인이 사건’이 국민 공분을 일으키면서 지난 8일부터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은 서울청 아특팀에서 전담해 맡게 되면서 이 사건도 서울청으로 이관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놓치기 싫은 동남아 영화 15편 만나요

    놓치기 싫은 동남아 영화 15편 만나요

    봄의 시작과 함께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남아시아 영화 15편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간 문화 교류의 하나로 아세안 현지에서 사랑을 받은 최신작을 소개하는 아세안 영화주간이 다음달 막을 올린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운영하는 아세안문화원은 다음달 12일부터 시작하는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온:택트’ 상영작 15편을 24일 공개했다. 온라인에서는 다음달 12일부터 25일까지 네이버 TV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서울 CGV 압구정(13~14일)과 부산 영화의 전당(20~21일)에서 상영한다. 자세한 사항은 아세안문화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인도네시아 영화로는 아드리얀토 데오 감독의 ①‘무딕: 고향으로 가는 길’(2020)과 모하마드 이르판 람리 감독의 ②‘90년대생: 멜랑콜리아’(2020) 등이 소개된다.‘무딕: 고향으로 가는 길’은 이슬람 최대 명절 ‘무딕’ 기간에 고향 방문에 나섰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난처한 상황에 부닥친 부부의 이야기로 종교·빈부 격차 등 인도네시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90년대생: 멜랑콜리아’는 사랑하는 누나를 비행기 사고로 잃은 주인공 아비가 누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세피아와 가까워지면서 겪는 심리극이다.브루나이 영화로는 압둘 자이니디 감독의 ③‘지렁이와 마녀’(2020)가 상영된다. 지렁이를 팔고 땅속에 들어가 잠을 자는 한 청각장애 청년이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기이한 과부를 만나 펼치는 미스터리극이다. 자이니디 감독은 부산 아시아영화학교를 수료했다.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경쟁부문에서 상영된 미얀마 영화 ④‘개와 정승 사이’(2020)도 만날 수 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영화감독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제작자의 간섭으로 압박에 시달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처형과 함께 은행을 터는 등 좌충우돌기를 그렸다.싱가포르 영화로는 올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출품작인 ⑤‘ 시즌’(2019) 등이 상영된다. 말레이시아 출신 중국어 교사 링이 자신처럼 외로움을 느끼는 학생과 사제지간 이상의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 드라마다. 베트남 영화로는 현지에서 역대급 성적을 기록한 ‘명문가 신부 되기’(2020)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은밀한’(2019)이 소개된다.아세안 영화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공포 영화도 만날 수 있다. 미스터리하고 불길한 어린 손님 때문에 두려움에 떠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말레이시아 영화 ⑥‘소울:영혼’(2020) 등 세 편이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0억 벌고 싶다면 1억부터 저축해야… 별처럼 많은 주식 기다리면 또 기회

    10억 벌고 싶다면 1억부터 저축해야… 별처럼 많은 주식 기다리면 또 기회

    주식이 트로트와 함께 콘텐츠 시장의 대세가 될 날이 올 줄 누가 진지하게 예측해 봤을까. 하지만 현실이 됐다. TV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주식 방송이 넘쳐난다. 다큐도 되고, 예능도 된다. 상승장에 기대어 우후죽순 쏟아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떤 콘텐츠는 상승장의 분위기를 일궈 나가는 데 일조했다. 120만 유튜버 ‘김프로’ 김동환(54). 전직 증권사 임원이자 사업가, 방송인이었던 그가 만든 ‘삼프로TV 경제의 신과 함께’는 주식 시장의 오래된 힘의 구도에 균열을 내는 데 역할했다. 유튜브나 책에서 정보를 얻은 스마트 개미들은 더이상 기관과 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치이는 존재가 아니라 시장의 한 축이 됐다. 여러 직업에서 성취를 이뤄 온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의 삶과 주식관이 궁금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 과거 무용담을 말하며 자존감을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의 꿈을 얘기할 때 도파민(의욕·흥미를 담당하는 호르몬)이 분출되는 듯했다. 마치 소년처럼. 호기심과 적극성은 그를 추동해 온 가장 큰 힘이다.-유튜브는 물론 ‘아침마당’(KBS)부터 웹예능인 ‘개미는 오늘도 뚠뚠’(카카오TV)까지 틀면 나옵니다. 방송이 체질인가요. “사실 어렸을 적 꿈이 방송사 기자였어요. 세상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정치외교학을 학부 전공으로 택한 이유죠. 대학 졸업반 때 대기업에 덜컥 합격했는데, 군 복무를 해야 해 제대 뒤 입사하기로 했습니다. 군에 있을 때 ‘이대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제대 후 기자 시험을 준비했죠. 그런데 가정 형편이 썩 좋지 않아 연봉 높은 곳도 찾아봤어요. 증권사가 보이더군요. 우연히 입사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기관투자자를 상대하는 부서에서 일했는데 거래 단위가 100억원이어서 깜짝 놀랐죠. 원래 밤에 기자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접었습니다. 그때 기자를 했다면 일주일에 두어 번 방송에 나가고 있을까요. 지금은 매일 라이브를 하고 있으니 인생유전이죠.” 펀드 매니저로 좋은 성과를 내던 그는 1997년 영국 버밍엄대 경영전문대학원(MBA)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귀국해 증권사에서 일하며 마흔도 안 돼 임원이 됐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지쳐 갔다. 2005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거기서 작은 사업을 하며 현장 경영을 배웠다. -미국에서 패션 분야 장사를 꽤 성공적으로 하셨는데요. “친척의 부탁으로 모자를 팔다가 나중에 운동화 장사를 했어요. 승합차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에어조던 시리즈 같은 귀한 신발을 구해 소수의 고객에게 팔았죠. 금융 시장처럼 신발 시장에도 정보 불균형이 있었어요. 제가 장사하는 곳에서는 웃돈 주고 사는 운동화인데 필라델피아 등 백인 동네에 가면 가비지(쓰레기)였어요. 거기서 시장성을 본 거예요. 힙합 가수나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갱 단원도 제 손님이었죠.” -갱이 고객이라니 무섭지 않았나요. “미국의 위험한 동네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계산대 아래에 단을 짜 놓고 올라가서 팔죠. 도난 위험도 많고, 총을 소지한 이들도 있으니까. 저는 인수한 가게에서 단을 치워 버렸어요. 고객을 내려다보면서 돈을 준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어요. 사람들이 “너 죽는다”, “미쳤냐”고 했죠. 근데 거리낌없이 눈을 맞추고, 하이파이브하고, 포옹하며 인사를 건네니까 무서워 보였던 손님들도 마음을 열더군요. 나중엔 매상 올린 돈을 몸에 지니고 한밤중 캄캄한 길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데 그 친구들이 보호해 주기도 했어요.”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귀국해 다시 증권사에 복귀했다. 2008~2011년 채권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렸다. 계열 투자자문사 대표를 지내며 증권사 사장을 꿈꿨다. 그런데 2012년 가을 회사를 그만뒀다. 요즘 청년들의 로망인 ‘경제적 자유’(근로소득 등에 의존 않고도 살아갈 만큼 부를 일군 것)를 이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년간 한 우물을 팠으면 다른 경험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후 경제 프로그램 진행 등을 하다가 2018년 1월 신뢰하던 두 후배(이진우 전 이데일리 기자, 정영진 위키프레스 편집장)와 ‘경제의 신과 함께’(삼프로TV의 전신)라는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왜 경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나요. “방송을 진행해 보니 깊이에 한계를 느꼈어요. 전문가 인터뷰 때 주어진 시간이 10분이니까 그들도 딱 그만큼의 깊이로 준비를 해 와요. 금융권에 숨은 고수들이 많은데, 이들이 가진 정보를 대중과 나누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요즘 음악계 재야의 고수를 발굴하는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였잖아요. 경제 분야에서도 진짜 고수가 등장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기로 했죠. 내실을 기해 놓으니 주식에 관심이 커진 지난해 이후 구독자가 크게 늘었어요. 지난해 1월 10만명이었는데 1년 만에 110만명이 됐으니까요.”-‘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라는 책을 냈는데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자의 공통적 자세는 뭔가요. “절대 성급하지 않습니다. 의사 결정 전에 굉장히 치열히 생각하고, 판단이 서면 과감하고 단호하게 움직이죠. 외부 소음에 흔들리지도 않아요. 반면 투자 성적이 안 좋은 사람들은 부산스럽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본질을 못 봐서죠. 성공한 투자자들은 ‘우리 경제가 망할 것이냐, 흥할 것이냐’, ‘코로나19 탓에 인류가 망할 것이냐, 흥할 것이냐’ 같은 틀 안에서 논쟁하지 않습니다. 핵심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이들은 ‘인류는 조금씩 진보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서 ‘그렇다면 이 모멘텀(계기)에 어디에 투자할까’를 고민합니다.” -포모(FOMO·소외공포)를 호소하며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초보 투자자가 많은데요.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나만 가난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잖아요.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유동성에 올라탔던 자신의 아버지나 형은 부자가 됐습니다. 그렇지 못했다면 가난해졌어요. 다만 찬스를 놓칠까봐 마냥 서두른다면 투자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사실 금융 시장은 투자자에게 항상 기회를 줘 왔어요. 세상에 별같이 많은 게 주식이에요. 이번에 놓치면 저 가격에 주식을 못 살 것 같지만 기회는 또 옵니다.” -책에서 ‘때로는 투자를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저는 인생에서 두 차례 투자를 멈춰 봤어요. 1997년 영국으로 유학 갈 때와 2006년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였죠. 유학 갈 때는 ‘과연 내가 주식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투자를 중단했고, 미국에서 창업한 2006년에는 ‘한국 주식의 시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죠. 만약 지금 막 사업을 시작했거나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시장에 관계없이 투자를 멈추거나 최소화하세요. 물론 정신력이 대단해서 병행할 수 있다면 예외겠지만요.” -청년층 투자자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규모 있는 ‘시드머니’(투자 종잣돈)를 먼저 만드세요. 10년 동안 벌고 싶은 자산 수준을 정하고 이 규모의 10분의1을 시드머니로 모으는 겁니다. 10년간 10억원을 모으고 싶으면 1억원은 있어야 하는 거죠. 시드머니는 저축으로 모아야 합니다. 안 먹고, 안 입고, 안 마시고 모아야 빨리 모으죠. 누구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근로소득을 아껴 스스로 투자 자금을 모으길 권합니다. 돈을 불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낄 테니까요.” -요즘 전업 투자자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그런 분들께는 먼저 생각해 보라고 하죠. 정말 투자로 돈 벌 자신이 있는 건지, 아니면 부장의 잔소리 등 환경이 싫어서 그런 건지를요. 저금리일수록 전업 투자는 불리합니다. 예컨대 내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1%대 예적금으로 이 돈을 벌려면 시드머니가 50억원 필요하고, 10%대 투자 수익률을 거둔다고 해도 5억원이 필요합니다. 투자는 본업과 병행하며 장기간 하는 게 좋아요.” -유튜브 진행자가 마지막 직업일까요. “유튜브 운영은 제가 하려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석박사 학위를 인정받는 정말 좋은 비즈니스스쿨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정말 좋은 경영학 스쿨은 찾아보기 어렵거든요. 상장사 중에는 경영자 프리미엄이 있는 회사가 있어요. 예컨대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은 실적이 꾸준히 성장해요. 이런 경영자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죠. 외국에서 좋은 교육 받으면서 수련한 결과라고 봐요. 세계적 석학에게 온라인 강의를 듣고, 오프라인에 모여 뜨거운 토론을 하는 실용적인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아시아에서는 가장 좋은 학교를 개교해 보고 싶습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동환 의장이 걸어온 길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영국 베어링스에셋매니지먼트사를 거쳐 하나증권 이사, 리딩투자증권 전무, 리딩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다. 이후 금융 전문 컨설팅 회사인 대안금융경제연구소를 열었고, 2018년 1월 팟캐스트 ‘경제의 신과 함께’(삼프로TV의 전신)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 의료진·방역 종사자 자녀 24시간 돌봄서비스 지원

    코로나19 의료진과 방역 종사자 자녀들에 대한 24시간 돌봄지원이 이뤄진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해 용수 사용료가 감면된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진 등을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병원이나 선별검사소 등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 등 보건·의료인력과 지원 인력이다. 정부는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방역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이용 시간과 요일을 별도로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소득 수준에 따라 아이돌봄 서비스 비용의 최대 85%를 지원하는데 의료인력에게는 60∼90%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가부는 코로나19 관련 의료·방역 종사자를 3만 9000여명으로 추정했다. 간호협회를 통해 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인원을 사전조사한 결과 300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코로나19 피해가 큰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댐용수와 광역상수도 요금을 감면한다. 수공에서 댐용수 또는 광역상수도를 공급받는 전국 131개 지방자치단체가 수도요금을 감면해 준 후 댐·광역 요금 감면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감면 기간은 지자체가 소상공인 등에 수도 요금을 감면해 준 기간 중 1개월분으로 50%를 감면한다. 수공에서 댐용수 또는 광역상수도를 직접 공급받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1100여곳에 대해서도 요금 감면이 이뤄진다. 대상은 올해 2월 사용량이 1000t 미만인 중소기업 등으로 각 기업은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70%를 차감해 사용요금을 고지할 예정이다. 서울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대문 ‘1919년 독립만세’ 온라인 재현

    “1919년 그날의 외침과 함성, 올해는 온라인으로 만나세요.” 서울 서대문구는 3·1운동 102주년을 앞두고 22일부터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이 행사는 매년 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렸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한 데 이어 올해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매년 행사가 진행된 역사관은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난을 치른 역사의 현장이다. 1920년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 곳이기도 하다. 구가 마련한 프로그램은 ‘영상으로 만나는 3·1절 그리고 서대문형무소’라는 주제로 22일부터 역사관 유튜브 채널에서 차례로 공개된다. 서대문형무소 옥사와 사형장을 무대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선율이 펼쳐지는 ‘클래식으로 만나는 1919 그날의 함성’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과 그의 시 ‘님의 침묵’을 주제로 한 국악 공연, 독립운동가의 옥중 투쟁을 주제로 한 연극 등이다. 삼일절 당일에는 역사관 안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도 이 영상들을 상영한다. 역사관은 삼일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간당 150명씩 역사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사람들만 입장 가능하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한 세기 전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이어나간 애국지사들의 3·1운동 정신이 지금의 우리에게 희망으로 전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초반에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거나, 그거 하면 밥이 나오느냐는 분들이 있어요. 할머니들 표현은 단순해요. 뭐 먹고사세요? 라고 물어보시죠. 안쓰럽게 생각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16여년 전. 분당 탄천에서 돌을 세우던 변남석(59) 설치 작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그랬다. 이에 대해 변 작가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할 뿐,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편견 뒤에서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올린 그의 취미는 어느 순간 예술 작품이 됐고, 직업이 됐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방에서 그를 만났다. 변남석 작가는 무엇이든 균형을 잡아 세우는 재능이 있다. 외국에서는 그를 균형 잡기 예술가, 즉 밸런싱 아티스트(Balancing Artist)라고 부른다. 변 작가는 작은 돌에서부터 유리병, 자전거, 세탁기, 공중전화부스 등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서리나 귀퉁이에 중심을 잡아 세운다. 그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많은 실패를 하는 사람.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절대 중심을 잡는 ‘중심 잡기 예술가’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내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운명처럼 예술 재료를 만났다.  운동 신경이 남달랐던 변 작가는 경희대학교 체육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분당에 실내 스키장을 열어 직접 운영했다. “세계에서 스키를 가장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자신감만큼이나 사업도 잘됐다. 하지만 이혼의 아픔으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변 작가는 그 시기를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라고 말했다. 곁에 남은 5살과 8살 난 두 아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침을 느꼈다.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 하잖아요. 아이들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이 끝나야 비로소 저의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런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습니다.” 2003년, 어느 여름날.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지쳐 있던 변 작가는 춘천에 있는 등선폭포에 갔다. 계곡에 몸을 담그고 있던 그의 눈에 돌 하나가 들어왔다. 장난삼아 그 돌을 세우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세웠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숙소에 돌아와 그 사진을 본 변 작가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 같았어요. 깜짝 놀랐죠. 누군가가 그 돌을 가져갈까 봐, 없어질까 봐,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날이 새자마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날 이후, 돌 위에 돌을 쌓는 것이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아 (중심 잡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이제는 직업이 됐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이나 잡아” 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중심을 잃었던 자신의 삶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느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중심 잡기에 몰두했다. 아니 푹 빠졌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변 작가 어머니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그에게 “그거 하면 돈이 생기니, 쌀이 생기니…”하며 안타까워하셨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 잡으라”고 조언하셨다. 당시 그렇게 변씨를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지금, 고인이 되셨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균형 잡기에 몰두했다. 돌 세우던 것으로 시작한 소박한 그의 예술은, 자전거, 오토바이, 사다리 중심 잡기 등 다양해졌다. 완성된 작품은 하나씩 직접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 블로그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KBS ‘오천만의 일급비밀’, SBS ‘스타킹’, ‘생활의 달인’ 등 방송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런 인연으로 서울시 홍보영상에 출연하게 됐고, 그 영상을 본 두바이 왕세자가 자국으로 변씨를 초청하면서 두바이 몰에서 공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공식적인 그의 첫 공연이었다. “제가 공연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논다고 생각하고 즐기며 보여줬어요. 금액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뒤, 봉투를 주는데, 1만 달러가 들어 있는 거예요. 그 당시 1000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외국에서 섭외 연락이 오면 ‘나는 1만 달러’, 라고 답했는데, 성사가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잘 몰라서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는 (부르는 금액이) 점점 줄게 되더라고요.” 이후 변 작가는 국내 방송은 물론 CNN·BBC·NBC 등 다수 해외 방송에 출연했고,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공연, 행사, 광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입도 늘었다. 이쯤 되면 “뭐 먹고사세요?”라고 질문했던 어느 할머니의 물음에 답이 된 것 같다.#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변 작가에게 작업방식을 묻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는 먼저 그날 날씨를 확인한 후 장소를 정한다. 그곳에서 어울리는 작품 소재를 찾고, 즉석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장소에 맞는 돌을 찾는 작업이 제일 어렵다”면서 “돌을 찾으면 작은 것은 그냥 들고 옮기면 되는데, 큰 것은 굴려서 옮긴다.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 뭐 하나, 할 정도로 미친 듯이 갯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그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틀에서 작업하지 않지만, 어느 곳에서든 주어진 환경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창작에 임하는 것이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특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누군가 ‘무슨 작업 하세요?’ 물으면, 놀아요, 이렇게 답해요. 놀다 보면 실패를 만나고, 또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더 잘되겠다’와 같은 생각이 따라와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면서 생각이 따라오는 작업을 하다 보니 남들과 조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균형 잡기는,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어요.”여러 일정 속에서도 변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너희는 모두 특별해’, ‘너희는 능력자야’, 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런 변 작가의 목적만큼이나 그의 재능기부 시간에는 아이들과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낸다. “먼저 그곳에서 소외되는 아이를 추천받아요. 그 아이를 제 도우미로 초대해 옆에 앉혀요. 그러면 아이들이 부러워하죠. 그리고 각 반에서 한 명씩 불러서 시합을 시키는데, 그 아이를 결승에 포함시켜요. 항상 소외받고, 약한 아이이다 보니 다른 아이들도 뭐라고 안 해요. 그런데 소외되던 아이가 결승전에서 절대로 지지 않아요. 그때 아이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는 경험을 합니다.” 여전히 그의 성공 뒤에는 수없이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변씨는 수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와 ‘오랜 노력’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약점을 이겨내고 있다. “사실 저는 중심 잡기를 하기에 조건이 나쁜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성격이 급하고 산만합니다. 더 나쁜 점은 손을 떤다는 거예요. 병을 세워야 하는데, 손을 떠니 ‘어떻게 하지? 망했다’ 이런 생각이 잠깐씩 들곤 해요. 그럴 때도 제가 결과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좋은 조건에서만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더 나쁜 조건에서 뭔가를 이루면, 훨씬 더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럼에도 결과를 내고 싶다, 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중심 잡기는 실패에 도전하는 작업이니까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형우, 임승범 기자 hwk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빠르고 강한, ‘물위의 히아신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빠르고 강한, ‘물위의 히아신스’

    2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우리 동네에는 지난가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꽃트럭이 다시 찾아온다. 다시 찾아온 꽃트럭을 보며 비로소 봄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꽃트럭 곁에는 봄을 맞아 화분을 사러 나온 사람들과 겨울 동안 차마 신경 쓰지 못한 집 안의 식물을 들고 와 분갈이를 요청하는 단골까지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꽃트럭은 일반 상점보다 규모가 작고 한정된 무게만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물과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 혹은 꽃트럭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식물처럼 꼭 필요한 식물만 싣기 마련이다. 주인의 큐레이팅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형태인 것이다. 외국의 경우 허브식물이나 구근식물 등 특정 식물만을 싣고 다니는 꽃트럭도 있으나 우리나라는 대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엽식물이나 다육식물 혹은 꽃나무류가 많다. 작은 꽃트럭을 통해 최신 식물 소비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 동네의 꽃트럭에도 고무나무나 드라세나와 같은 관엽식물이 가장 많은데, 언젠가부터는 큰 갈색 고무 대야에 담긴 수생식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위엔 부레옥잠과 물동전, 행운목, 워터코인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이들을 처음 싣고 온 날, 꽃트럭 주인은 “사람들이 집에 흙이 날리는 걸 싫어해서 요즘 물에 사는 식물을 많이 찾더라고요”라고 했다.생각해 보면 틸란드시아와 박쥐란과 같은 식물의 인기 요인 중 하나도 흙 없이 재배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집에 식물은 두되 집 안에 흙이 날리지 않고 곤충도 안 꼬이고 분갈이를 따로 해 주지 않아도 돼 손이 많이 안 가는 식물, 그러나 실내 습도도 조절해 주고 ‘물’이라는 자연물로 좀더 특별한 실내 풍경을 자아낼 수 있고 쉽게 죽지 않는 식물.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수생식물을 찾는 이유다. 대부분의 식물은 흙에서 살지만 틸란드시아와 박쥐란처럼 나무나 돌에 착생해서 살아가는 식물과 물위나 물속에 사는 수생식물도 있다. 이들은 집에서도 공중이나 작은 수반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원예 시장에 유통되는 대표적인 수생식물은 부레옥잠이다. ‘물위의 히아신스’라고 불리는 부레옥잠은 연못이나 강에 둥둥 떠서 살아간다. 지상부의 무게로도 물에 잠기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는 건 공기주머니 덕이다. 식물의 공기주머니는 대체로 열매나 씨앗을 멀리 날려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부레옥잠의 공기주머니는 어린이들이 수영장에서 갖고 노는 튜브처럼 부레옥잠을 둥둥 뜨게 만든다. 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지상부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수염처럼 난 뿌리가 물속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늘게 난 이 잔뿌리들은 물속의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기에도 좋다. 식물의 형태는 하나의 건축물과 같고,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안겨 준다.6년 전부터 부레옥잠을 재배하고 있다. 꽃시장에서 세 개체를 사와 작은 수반에 놓아 두었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새 개체가 생기고 또 생기면서 번식을 너무 잘해 현재 몇 개인지 셀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이들은 이제 내 집과 작업실을 넘어 친척과 친구 집에까지 퍼져 있다. 실제로 부레옥잠은 세계에서 제일 빨리 자라는 식물, 번식을 잘하는 식물로 늘 언급된다. 번식력이 강하다는 건 곧 다른 식물의 자리까지 자라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레옥잠은 세계적인 생태계 교란종이며, 종종 과학자들은 이들의 번식을 ‘감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동남아의 강이나 연못에서는 부레옥잠이 넓고 두꺼운 녹색 판자처럼 덩어리로 뭉쳐 있어 사람들이 그 위를 걸을 수 있을 정도인데, 문제는 이것이 물속 토종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이 햇빛을 받는 것까지 가로막아 죽게 만드는 데다 물의 흐름과 뱃길을 막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못이나 강뿐만 아니라 바다로도 쏟아져 나와 어부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최악의 수생식물’, 부레옥잠의 또 다른 이름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가진 번식력과 높은 질소량은 태워지거나 발효됐을 때 천연가스로서 바이오 에너지 원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부레옥잠은 ‘최고의 수질 정화 능력’을 가진 식물로서 강이나 하천에 부러 식재되기도 한다. 태국에서는 이들 줄기를 말려 볏짚처럼 바구니와 가구로 만들고 베트남과 대만에서는 요리 재료로 이용한다. 어딘가에서는 최악으로, 또 다른 곳에서는 최고로 불리는 식물.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식물은 늘 그대로일 뿐 바뀌는 것은 이들의 바라보고 평가하는 타인의 시선이다.
  • 우리 아이 세뱃돈 모아 주식 ‘재테크 선물’ 하세요

    우리 아이 세뱃돈 모아 주식 ‘재테크 선물’ 하세요

    주부 문모(33)씨는 설 명절에 두 살 난 아들이 양가 어른들에게 받은 세뱃돈 50만원을 모아 아들 명의의 증권 계좌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문씨는 “앞으로 해마다 아이 세뱃돈으로 재테크를 했다가 나중에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직장인 이모(34·여)씨도 지난달 예정돼 있던 딸 돌잔치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취소되자 딸 명의의 주식 계좌를 신규 개설했다. 이씨는 “돌잔치 계약금을 환불받으면서 목돈이 생기자 주식을 사주는 게 더 유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방에 계신 친척들도 돌 선물 대신 용돈을 보내 주셔서 주식을 추가 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성년 자녀 명의로 주식 투자를 하는 등 재테크 선물을 해 주는 ‘부모개미’가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머니 무브’(자금이 은행 예금 등 안전 자산에서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 고위험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가 본격화되자 현금보다 주식 등 다른 금융 자산으로 증여를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투자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현재 미성년 자녀를 둔 30~40대에게 금융 투자가 이미 일상의 영역으로 자리잡은 것도 한몫했다. 절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부모가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비과세 적용 기간을 잘 활용하면 자녀가 태어나 성인이 되기 전까지 최대 4000만원을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투자로 발생한 각종 수익이나 배당금은 증여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유리하다.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 방식이 바뀐 것도 영향을 줬다. 과거에는 증거금액에 비례해 배분하는 비례 배분 방식이었던 반면 올해부터는 개인 투자자의 배정 물량 가운데 절반은 균등 배분 방식을 적용한다. 증거금의 액수에 관계없이 배정 수량을 참여 인원으로 나눈 만큼 주식을 균등하게 배분해야 하는 것이다. 즉 참가자의 ‘머릿수’가 많으면 유리해지는 게임인 만큼 자녀 명의의 계좌로 머릿수를 최대한 늘린다는 계산이다. 미성년자의 증권 계좌를 개설하려면 대리인 실명확인증표, 주민등록등본 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가족관계 서류, 거래 인감 등 필수 서류를 구비해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조부모가 개설하려면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향후 혹시 모를 ‘증여세 폭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증여세 한도 내의 금액이라 할지라도 자녀 명의의 주식 계좌에 돈을 입금한 즉시 신고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자녀의 주식 계좌에 입금을 하고 그 돈으로 주식을 매수해 자산을 늘릴 경우 추후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할 때 증여가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주식 자체를 직접 증여할 경우에는 증여 전후 수개월 동안의 평균 가격을 계산해 신고해야 한다. 예컨대 상장 주식의 경우에는 증여일 2개월 전 주가부터 증여일 이후 2개월 후 주가까지 모두 4개월 동안의 주가 평균 가액으로 증여세 평가가 이뤄진다. 부모가 자신 명의의 계좌로 주식을 매수한 당일에는 바로 증여를 할 수 없다. 개별 주식 대신 유망 업종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개별 기업에 ‘올인’하기보다 전망이 좋은 업종을 두루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TF는 증여세법상 주식이 아닌 펀드로 분류돼 증여세 계산이 간단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용수 하나금융투자 영업부금융센터장은 “대체로 미성년 자녀를 위한 주식 투자는 장기 투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우량주 위주의 선택이 이뤄진다”면서 “단순히 현시점에서의 우량주 여부만이 아니라 4차산업, 플랫폼산업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우량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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