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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를 실험실서 인공배양...화상환자 치료에 새 전기

    뉴질랜드 연구팀이 실제 피부와 똑같은 두께와 내구력을 지닌 피부를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오클랜드대학 연구팀이 최근 열린 학술회의에서 새로운 피부 인공배양 기술을 공개했다며 화상 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1일 전했다. 로드 던바 교수와 본 피스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환자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실제 피부와 똑같은 두께와 내구력을 지닌 피부를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피스트 박사는 환자 몸의 다른 부위에서 피부가 자라는 속도에 따라 상처 부위에 피부를 이식하는 현재의 자가이식 방법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피부 이식법으로 손상된 피부를 다 가리려면 반복되는 작업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무엇보다 상처 부위가 노출돼 있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감염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대체 피부를 환자 피부에 붙일 수 있게 펴려면 조그만 구멍을 낼 수밖에 없는 만큼 치료 후에도 흉터가 남게 된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스트 박사는 "우리는 환자의 피부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단계까지 온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환자의 피부 조각을 떼어내서 배양을 통해 세포를 더 많이 만들어냄으로써 큰 상처 부위를 덮을 수 있는 피부조각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표피층과 진피층을 몸이 하는 것처럼 서로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접합 물질은 현재 봉합 등에 사용되는 용해성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 임상시험이 18개월 안에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 국내 의료진 “복강경 간세포암 절제수술 효과 확인”

    국내 의료진 “복강경 간세포암 절제수술 효과 확인”

     국내 의료진이 간세포암 절제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합병증 등 수술 예후는 물론 입원기간도 더 짧아 향후 간세포암 수술에 복강경 수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한호성(사진) 교수팀(윤유석·조재영·최영록 교수)은 복강경 간세포암 절제수술이 기존 개복수술보다 환자의 삶의 질 보장에 더욱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복강경 수술이란 기종 방식처럼 배를 절개하지 않고, 몇 개의 작은 절개창만 낸 뒤 암세포를 절제해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최근 10년 간 시행한 간세포암 절제수술을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로 구분, 각각 88례씩을 1대 1 방식으로 매칭,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및 장기생존율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간세포암의 절제는 주요 혈관에 인접한 경우를 포함, 간의 모든 부위에서 이뤄졌는데, 복강경 수술의 경우 수술 후 입원기간이 8일로 개복수술의 10일에 비해 2일 정도가 짧았다.  또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복강경 수술의 경우 12.5%로, 개복수술의 20.4%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복강경 수술이 합병증의 위험과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빨라 개복수술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으며, 이에 따라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암 수술 환자를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5년 생존율도 복강경수술 환자가 76.4%로 개복수술 환자의 73.2%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무병생존율 역시 복강경 수술 환자(44.2%)가 개복수술 환자(41.2%)보다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의 권위지인 Journal of Hepatology(영향지수 IF : 11.336) 최신판에 게재됐다.  한호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복강경 간절제 수술의 안전성과 치료효과가 개복수술과 최소한 같거나 낫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복강경 간절제술이 더욱 널리 보급됨으로써 많은 환자에게서 수술 합병증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수술 결과를 제공해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간세포에 발생한 종양을 제거하는데 주로 적용해 온 간절제술은 외과 수술 중에서도 매우 어려운 수술로 간주됐다. 간이 갈비뼈에 덮여 있어 다른 개복술보다 훨씬 큰 절개가 필요할 뿐 아니라 수술 중 과다출혈 위험도 높아 이전에는 대부분의 간암 절제술이 개복을 통해 시행됐다.  하지만 한호성 교수팀이 2006년 세계 최초로 ‘복강경 우후구역 간엽절제술’에 성공한데 이어 2009년에는 ‘복강경 중앙 이구역 간엽절제술’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간암 수술에 복강경수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한호성 교수팀은 2006년 세계 최초로 소아환자에게도 복강경 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정부 주관 프로젝트로 선정돼 간암 환자에서의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을 비교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복강경을 이용한 간암 및 간이식수술에서 다양한 세계 기록을 보유한 분당서울대병원 간암센터는 매년 일본 도쿄대학, 중국 베이징 대학, 타이완 국립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병원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외과 교수들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 외과 포럼을 개최, 복강경 수술법을 공유하는 등 간암의 진단 및 수술에서 앞선 의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젊고 팔팔한 ‘근육 회춘’ 길 열린다

    젊고 팔팔한 ‘근육 회춘’ 길 열린다

    사람의 근육은 보통 40세부터 매년 1%씩 줄어든다. 근육 감소는 50대 후반부터 급속히 빨라져 80세가 되면 한창 때의 50%까지 떨어진다. 노년기의 급속한 근육량 감소는 기초대사량을 낮춰 당뇨와 비만, 심혈관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과학연구소 권기선 박사팀은 근육의 노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했다. 근육량 감소의 근본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근육줄기세포의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진스 앤드 디벨로프먼트’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노인성 근육감소증은 근육줄기세포의 노화와 근육분화능력의 저하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어린 생쥐와 늙은 생쥐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miRNA를 비교한 결과 노화된 근육줄기세포에서는 miRNA-431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늙은 생쥐의 손상되고 노화된 근육에 miRNA-431을 주입하자 근육이 재생되고 분화능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권 박사는 “근육줄기세포 노화를 억제함으로써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내 연구진 ‘근육감소증’ 치료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근육 줄기세포의 노화를 조절하는 ‘마이크로알엔에이’(miRNA)를 발견하는 데 성공해 노화에 따른 ‘근육감소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과학연구소 권기선 박사팀은 젊거나 나이가 든 생쥐에게서 근육 줄기세포를 분리해 miRNA를 비교·분석한 결과, 노화한 근육 줄기세포의 ‘분화능(分化能)’을 회복시키는 miRNA-431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한 생쥐의 근육 줄기세포에서 miRNA-431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늙은 생쥐의 근육 줄기세포에 miRNA-431를 인위적으로 발현시키자 노화로 저하됐던 근육 분화와 재생이 다시 활성화한 것을 확인했다.  또 miRNA-431이 근육 줄기세포의 분화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TGF-β’ 단백질의 하위 단백질인 ‘SMAD4’를 저해한다는 사실도 함께 규명했다.  근육 줄기세포가 노화되면 miRNA-431이 감소해 SMAD4를 증가시키고, 이 때문에 근육 분화와 재생을 막는 TGF-β가 활성화돼 근육 감소가 촉진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성명이다.  권기선 박사는 “노화에 따른 근육감소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근육줄기세포의 노화 억제가 중요하다”면서 “근육 줄기세포의 회춘을 조절하는 인자인 마이크로알엔에이를 찾아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권기선 박사는 이어 “새로 찾아낸 miRNA-431를 이용해 SMAD4를 조절함으로써 근육 줄기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면 효율적인 근육감소 치료제 뿐 아니라 근육 감소로 야기되는 2차 노인성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진 앤 디벨롭(Genes & Development)’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포내핵 단백질 조절해 패혈증 치료한다

    세포내핵 단백질 조절해 패혈증 치료한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으로 체내에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혈액에 독소가 퍼져 염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사망률이 65%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지난해 많은 음악팬을 울렸던 가수 신해철씨의 사망도 패혈증 때문이었다. 충남대 의대 조은경 교수팀은 핵수용체로 불리는 세포내핵 단백질을 조절하면 패혈증 같은 난치성 염증질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이뮤니티’ 21일자에 발표했다. 핵수용체는 RNA를 만들거나 체내 호르몬과 결합해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적인 단백질로 질병 발생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이알알알파’(ERRα)라는 물질은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 암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ERRα가 없는 생쥐를 만든 뒤 이 생쥐에 패혈증 유발 물질을 투여했다. 그러자 염증지수가 300배 이상 늘어나면서 72시간 내에 80% 정도가 사망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생쥐에게 ERRα를 주입하자 염증지수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고 90% 이상 생존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내 염증억제 단백질을 자극하면 패혈증은 물론 여러 난치성 염증질환을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위 속의 친위쿠데타’ 위산 역류증

     위산은 사람의 몸에서 분비되는 가장 강한 독성 물질입니다. 물론, 위산이 일상적으로 몸 속에서 독성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렇게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한 산성입니다.  이런 위산은 사람이 먹는 음식물을 소독하고,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삭혀 소화 흡수를 돕지요. 즉, 섭생에서 위산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만약 위산이 없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진 생명체로 거듭 나는 적응력을 보이겠지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려 인류가 살아남을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림잡아 추산을 해 볼까요.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400만∼500만년에 출현했습니다. 아마도 원숭이에 가까운 형태였을 것입니다. 그 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베이징원인이 나타났고, 지금부터 10만년 전에는 인류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이, 4∼5만년 전에는 호로 사피엔스와 크로마뇽인이 등장하며, 이 직후에 현생인류의 직계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나타났지요.  대략 이렇다고 보면,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 쪽으로 집중적인 진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적어도 4∼5만년, 길게 잡아서 10만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요. 그러니 이런 황당한 상상보다는 위산의 문제를 알고, 여기에 대응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위에서는 아군, 식도에서는 적군  이처럼 강한 위산이 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위벽의 세포에서 염산의 강한 산성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을 분비해 보호막을 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산이 위 속에서 항상 바람직한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가끔은 일탈적으로 독성 물질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만약, 위벽의 보호막이 어떤 이유로 뚫리면 위벽이 위산에 의해 손상을 입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위염과 위궤양은 위산이 위장 속에 머물때 생기지만, 위산이 더러는 위를 벗어나 자기 경로가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위산 역류현상입니다. 위산과 각종 소화효소가 느닺없이 윗쪽으로 역류하는 일탈을 자행하는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위의 상부인 식도는 위산에 버틸 수 있는 보호막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여기에 강한 산이 흘러들어와 고이면 순식간에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지요. 이를 의학적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합니다.  타고난 기질 탓에 위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위산과다증이나 노화 탓이기도 하지만, 과식이나 야식, 비만, 음주, 흡연 등도 위산 역류의 요인이 됩니다. 위산이 인체의 소화 및 생리활동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게 식도로 역류해 일으키는 문제는 가히 친위쿠데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위나 사람이나 허술한 문(門)이 문제  일상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위에도 두 개의 문이 있습니다. 위의 상부 식도 쪽에는 분문, 하부 십이지장과 닿는 곳에는 유문이 있고 항문처럼 괄약근이 있습니다. 위산의 역류는 이 중에서도 분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분문이 열려야 할 때 열리고, 닫혀야 할 때 닫히지만, 노쇠하거나 앞서 지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라면 닫혀야 할 때 닫히지 않고 열려 있어, 위에 들어가 위산과 버무려진 음식이나 위산의 역류를 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중년을 넘기면서 생기는 위산 역류의 상당수는 몸이 전반적으로 노쇠해지면서 덩달아 이 분문을 통제하는 근육까지 약해져 필요할 때 문단속을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뻔한 얘기지만, 문이 허술하면 나가지 말아야 할 것이 나가거나,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와 문제가 되지요.  이처럼 위산이 역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의 근육을 조종하는 신경의 교란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즉, 뇌의 중추신경은 식도를 통제하고, 소화기의 자율신경은 위 운동을 조종하는데, 이 두 신경계 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종의 ‘사인 미스’가 발생해 문을 엉뚱하게 여닫거나, 위산과 소화효소를 질정없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지요.  필자가 어렸을 때의 기억입니다. 마을의 아주머니 한 분이 늘상 몸이 편치 않아 시난고난 했는데, 사람들은 묵은 가슴앓이 때문에 그렇다고들 말하곤 했습니다. 말 못하고 속을 끓이는 마음의 병을 가슴앓이라고도 하지만, 구체적인 병증을 뜻하기도 했는데, 그런 증상의 특성을 가져다가 붙인 이름이 바로 가슴앓이(heart burn)였던 것이죠. 그 아주머니는 한번 병증이 나타나면 토방마루에 걸터앉아 맹물 같은 침을 줄줄 흘리며 꺽꺽댔는데, 어떤 때는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루에 널부러져 몸을 뒤틀기도 했습니다.“살면서 하늘 보고 주먹질한 일도 없는데, 왜 맨날 가슴이 틀어오르는지 모르겄다”며 외꽃처럼 노랗게 가라앉던 그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아주머니의 경우 기질적인 문제가 있었던 듯 하지만, 그렇지 않고도 쉽게 위산의 역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지리도 궁핍했던 예전에는 일년에 고깃국을 몇 번이나 먹고 나는 지 셀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러니 쥐구멍에 볕 들듯 맞은 제사나 명절 때면 부침이며 떡을 실컷 먹고는 목구멍을 차고 오르는 ‘쓴물’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기억 쯤이야 누구나 갖고 있지요.  참, ‘개대가리 등겨 털어먹듯이’ 살았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세상에 조석으로 독한 위산이 차고 올라 식도의 화상이 심해지다가 마침내 밥 한술도 넘기기 어려우면 고작 한다는 게 푸닥거리 굿판이나 벌리는 것이었지요. 그러다 더러는 명줄 끊기는 일도 없지 않았을 터이니, 요즘에야 ‘절대로’ 죽을 병이 아닌 역류성 식도염을 ‘지독한 귀신’이 달라붙은 것 쯤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기억도 우리가 살아낸 세상의 아픈 편린 아니겠습니까.  옛날 일만은 아닙니다. 왜 해운대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설경구가 만취해 잠들었다가 속이 쓰리다며 일어나 엉겁결에 1회용 삼푸를 짜먹고 곤욕을 치르는 장면, 기억나시는지요? 요즘도 야식을 즐기거나 음주·흡연을 자주 하는 사람들 중에 더러는 자다가 쓴물이 차고 올라 잠을 깨기도 합니다. 그러면 흔한 제산제를 먹어 속을 달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분비된 산의 일부를 중화시켜 증상을 진정시킬 뿐,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거꾸로 차고 오르는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니까요. 또 이런 제산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 위의 반사반응 때문에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된다는 연구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사소하거나 너무 심각하거나  이런 위산 역류는 증상이 다양해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식도의 상부는 물론 울대 윗쪽 인두부까지 위산에 닿아 타는 듯한 작열감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흉통처럼 느끼거나 헛배가 부르면서 트림을 할 때 역겨운 위산의 맛을 느끼기도 합니다. ‘신물이 넘어온다’거나, 폭음 후에 ‘똥물까지 다 게워냈다’고 할 때의 그 신물이나 똥물이 위산을 비롯한 위 속 소화효소지요.  증상이 항상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례가 훨씬 많습니다. 가슴이 쓰리거나 답답한 가슴앓이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속쓰림과 신트림은 기본이고, 목에 뭔가 걸린 듯 하거나 식도 상부가 쓰리기도 합니다. 개중에는 역류한 위산이 성대를 건드려 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고, 위산 역류로 생긴 가슴 통증을 엉뚱하게 심장병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증상이 모두, 그리고 항상 위산과다나 위산 역류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식도열공, 헤르니아, 담낭염이 원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만큼, 이런 증상을 사소하게만 여겨 간단한 제산제로 수습하는 일을 반복하지 말기 바랍니다. 심해진 궤양이 천공이 되거나 큰 혈관을 건드리면 위와 십이지장을 절제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위산 역류가 오랫동안 반복되다가 식도암으로 발전한 사례도 드물지 않으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40%인 2000만명 이상이 위산 역류를 경험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치료가 잘 되지도 않습니다. 치료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이 증상을 사소하게 여겨 자신의 나쁜 습관을 못 버리는 탓이 큽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최대 70%가 재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소하게’ 시작하는 위산역류질환을 ‘더 이상 사소하지 않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구형 식생활이 주는 속 쓰린 결과  ‘서구형 식생활’을 말하면 먼저 떠오르는 계층이 젊은 층입니다. 기성 세대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넓게 서구형 식생활을 수용하고 있지요. 바로 이 계층에서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더 기이한 사실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99만명이던 것이 5년 뒤인 2012년에는 336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14.2%씩 증가한 셈이지요. 또 이후 5년간 진료받은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여성이 58%로 남성(42%)보다 많았는데, 젊은 층인 20대의 경우 여성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805만명으로, 남성(435만명)의 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뒤를 50대와 40대 여성이 잇고 있더군요.  여기에서 흔히 말하는 서구형 식생활이 어떤 식생활인지 간단히 짚고 가지요. 흔히 쓰면서도 애매한 말이니까요. 서구형 식단의 대표적인 특성은 우리에게 패스트푸드로 익숙한 밀가루 음식과 저질 육류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와 초컬릿, 스넥류 등이 포함되겠지요.  물론, 충분한 단백질과 싱싱한 채소 및 과일 섭취 등 제대로 된 서구형 식단은 장점이 많지만, 햄버거와 피자로 대표되는 싸구려 서구형 음식은 다릅니다. 이걸 ‘패스트푸드’도 모자라 ‘정크푸드’(쓰레기 같은 음식이라는 뜻)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이처럼 입만 즐겁고, 몸에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에 길들여진 세대가 바로 젊은 층입니다. 간단히 먹고 치울 수 있는 데다 상당한 습관성까지 보이니 왠만 해서는 떨치기 어려운 버릇이지요.  물론, 이런 식습관과 무관한 중년 이후 여성의 위산 역류는 간혹 호르몬치료와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유방암이나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위식도역류질환 발병 가능성이 46%나 높았으며,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그 가능성이 66%까지 높아졌다고 보고되고 있으니까요.  한국 전통음식이라고 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그 빈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카페인과 알코올, 초콜릿 등이 신경계에 작용해 분문의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기도 하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밀가루 음식과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편식과 비만이 훨씬 쉽게 위산 역류를 초래합니다.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다  위산 역류는 초기 증상이 더부룩함이나 간단한 속쓰림 등 마치 소화불량 같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 등이 나타납니다. 이 정도라면 위와 식도가 더 상하기 전에 치료를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치료의 시작은 내시경검사입니다. 약물치료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가 주로 사용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오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마땅한 약제도 없는 한밤중에 위산 역류가 생겨 잠을 깼다면, 한 컵 정도의 생수를 천천히 마셔 식도의 위산과 소화효소를 씻어내린 뒤 바로 눕지 말고 얼마간 위장이 정리될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잠자리에 누울 때는 상체를 약간 높여주면 위산의 역류를 막는데 효과적입니다. 만약, 집에 생감자가 있다면 믹서 등으로 얼른 즙을 내서 마셔도 좋습니다. 이건 저의 경험담입니다.  명심할 점은, 이런 방법만으로 위산 역류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근치법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 없이 알루미늄이 함유된 위산 중화제에만 의존하다가는 예기치 않는 위의 반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중화제의 존재를 깨달은 위가 위장 내부를 산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을 분비하게 되니까요.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위산 역류가 심각하게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 압니다. 또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드물게는 매우 위중한 사태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몸에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게 마련입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걱정이라면 곰곰 생각해 보세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 거지?’라고. 그런 다음, 문제가 손에 잡히면 그걸 과감히 폐기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비만이든, 과식이든, 싸구려 서구형 식습관이든 모두.  jeshim@seoul.co.kr
  • 획기적 ‘피부 재생술’ 찾아…하버드大 등 펄스전기장 기술 개발

    획기적 ‘피부 재생술’ 찾아…하버드大 등 펄스전기장 기술 개발

    이른바 ‘젊음의 샘’으로 불리는 회춘 비법을 찾기 위해 미국에서는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 6100억 원)가 넘는 거액을 다양한 미용 제품과 수술에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구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주사가 주름을 부드럽게 하고 젊어보이게 만들어 2000년 이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비수술적인 시술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고 크고 작은 위험이 있어 전문가들은 대안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 미국 하버드의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이 피부 조직을 새롭게 성장시켜주는 ‘펄스전기장’(PEF)이라는 신기술을 개발해 피부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비수술적 시술법을 고안해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는 피부를 젊어지게 하는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치료법은 세포 내외의 매트릭스에 작용해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상처를 내는 것”이라면서 “펄스전기장이라는 기술은 상처를 내지 않고 피부를 젊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100만분의 1초 전기 펄스 이 새로운 기술은 100만분의 1초에 해당하는 고전압의 전기 펄스로 피부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자극하는 방법으로, 상처를 내지 않고 피부를 소생시켜 피부가 변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펄스전기장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이미 입증돼 있다. 예를 들어, 식품의 저장이나 종양 제거, 상처 소독 등이 있고, 이미 우유 살균에 사용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펄스전기장의 기술적인 구조는 세포막에만 작용하고 세포 외 매트릭스 구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포와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도록 여러 성장인자가 분비되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 기술은 세포막에서 나노미터(나노는 10억분의 1) 크기에 해당하는 미세한 결함을 찾아내는데 펄스전기장의 영향을 받는 부분에서 죽은 세포를 찾아내고 그 세포에 성장인자를 방출시켜 새로운 세포조직을 생성시키면서 나머지 세포의 신진대사를 높여 젊은 피부를 재생시킨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골버그 교수는 “우리는 쥐에서 발견한 흉터를 완벽하게 치료했다. 눈에 띄는 표피의 증식, 미세혈관의 형성, 새로운 콜라겐 분비로 이어지는 특정 펄스전기장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결과로 펄스전기장은 피부기능을 향상시키고 잠재적으로 여러 퇴행성 피부질환을 치료해 피부치료 역할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고령화 사회와 기후 변화에 의해 퇴행성 피부질환은 60세 이상 3명 중 1명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기술은 많은 사람의 건강에 있어서 획기적인 일이 될지도 모른다. 향후 실용화가 기대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5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위), 사이언티픽 리포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정자 기증, 외국은 ‘되고’ 한국은 ‘어려운’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 정자 기증, 외국은 ‘되고’ 한국은 ‘어려운’ 이유

    영국에 사는 20대 남성인 켄지 킬패트릭(26)은 불과 13개월 사이 아이 10명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됐다. 동성애자(게이)인 이 남성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레즈비언 여성 9명에게 ‘기꺼이’ 자신의 정자를 내어주었고 그들은 가족이 됐다. 켄지 사례의 경우 같은 성소수자인 레즈비언 커플에게 정자를 기증했다는 ‘특이성’이 있지만, 해외에는 이처럼 정자 또는 난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는 켄지처럼 개인간 정자공여 및 증여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긴 하나 원한다면 공공정자은행을 통해 ‘합법적’으로 정자를 주고받는 일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공정자은행 시스템이 유일하게 없는 나라다. 1997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정자은행을 연 곳은 부산대병원이다. 이후 서울대병원과 차병원 등 주요 병원이 정자 동결보존과 해동시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정자의 부재(不在)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자 기증자의 부재다. 기술과 시설의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 정자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자 기증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 한국은 혈연주의가 강하다. 정자 기증을 향한 불편한 시선은, 입양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도 여전히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특히 부계사회의 특성이 짙은 한국 사회에서는 난자 기증보다 정자 기증이 더욱 어렵다. ‘내 핏줄’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집착은 타인에게 ‘핏줄’을 기증하거나 받는 것을 불편하게 만든다.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정자 기증 반대 진영 측은 정자와 난자라는 생식세포도 엄연한 생명이라고 본다. 이를 주고받는 행태 자체를 윤리학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교 문화적 측면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닌 친권자에게서 자랄 경우 행복권이 침해되고 가족관계가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 탓에 한국에서 정자 기증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니 공공정자은행 설립이 난항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반면 공공정자은행 및 정자 기증 활성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출산율 저조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시점에서, 불임·난임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자(혹은 난자) 기증뿐이라고 말한다. 2008년~2012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 불임 환자는 2008년 16만 2000명에서 2012년 19만 1000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불임 증가율은 11.8%로, 여성의 2.5%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율을 늘이려면 무엇보다 정자 기증이 늘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인 셈이다. ▲미국 및 유럽, 민간·공공정자은행 혼합 운영…부작용 우려도 외국 사정은 어떨까. 미국에는 최대 규모의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크라이요 뱅크’(CCB)가 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정자은행이 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은 비영리 및 영리정자은행을 함께 운영한다. 특히 산아제한정책을 일부 고수하는 중국에서도 공공정자은행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꽤 이색적으로 들린다. 한국과의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은 결혼한 부부만 정자를 공여받을 수 있지만 영국이나 미국, 일본 등 많은 국가는 독신 여성이나 동성 부부에게도 정자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외국에서는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과 출산이 비교적 자유롭고 인식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부작용은 존재한다. 2011년 미국 시카고 인근의 ‘미드 웨스트 정자은행’에서 정자 공여를 받은 한 여성은 정자은행의 실수로 흑인 남성의 정자로 현재의 딸을 임신·출산했다. 당시 이 여성은 백인 기증자의 정자를 선택했지만 병원의 실수로 흑인 남성의 정자로 임신하게 되면서 결국 혼혈 딸을 갖게 된 것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레즈비언 커플이 정자 기증자와 부모의 권리를 두고 법정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생명을 돈벌이에 악용한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실제로 2003년 영국의 한 정자판매 전문 웹사이트는 정자를 기증하는 익명의 남성에게 50~100파운드 가량의 대가를 지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전국 139개 정자은행 가운데 일부가 정자 기증에 대해 5만~2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제공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처럼 민간정자은행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국가에서는 잡음이 더욱 심하다. 키 180㎝이상, 운동신경 상급, 파란 눈동자 등 마치 자판기에서 물건을 골라 뽑는 것처럼 유전자를 가려 정자를 선택할 수 있는 민간정자은행은 생명을 상품으로 취급한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상위에 두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정자 기증 및 정자 은행은 양날의 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인식의 차이 존중하고 합리적인 대안 찾아야 민간·공공정자은행이 한국에 비해 활발히 운영되는 국가에서조차 논란은 있어왔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시각차를 넘어 문화적·종교적 관념과도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불임치료와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규제를 완화하는 '생명윤리법 개정안' 국민투표에서 “생명은 투표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투표 거부를 독려했고, 결국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다. 이 개정안에는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제안뿐만 아니라 정자와 난자의 기증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한 나라이자 국민의 95%가 가톨릭교도인 나라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정자 기증 및 정자은행을 둘러싼 시각은 국가별로 다양하다. ‘내 핏줄’을 마치 물건 기부하듯 타인에게 건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과, 사회구성의 기본단위인 가족 형성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는 시각 중 어느 것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정자 기증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인식의 차이가 빚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른 생각’을 존중하되, 불임·난임 증가 및 출산율 저조 등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풀리는 문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캡슐 하나로’…쉽고 저렴한 식도암 검사법 개발 (英 연구)

    ‘캡슐 하나로’…쉽고 저렴한 식도암 검사법 개발 (英 연구)

    식도암의 조기 발견을 도와줄 저렴하고 간단한 검사 방법이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해 낸 식도 검사용 도구 ‘브릴로 패드’(Brillo pad)를 소개했다. 일반적인 알약 캡슐처럼 생긴 브릴로 패드의 내부에는 ‘사이토스펀지’(Cytosponge)라는 작은 의료용 스펀지가 들어있고, 이 스펀지에는 가느다란 실이 길게 연결돼 있다. 환자가 캡슐을 삼키면 캡슐이 위장에 도달한 뒤 3~4분 후에 녹아 내부에 있던 사이토스펀지가 밖으로 노출된다. 이때 의사가 스펀지에 연결된 실을 잡아당기면 스펀지가 식도 벽을 훑으며 올라오고 이때 식도 세포들이 스펀지에 흡착된다. 이렇게 수집한 식도 세포를 의료진이 조사해 이상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단 5분여 만에 식도 체세포를 약 50만 개 수집할 수 있다. 가격 또한 25파운드(약 4만5000원) 정도로 저렴하며 노년층도 어려움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 진료소에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검사 방식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현재 식도암 검사에 활용하는 생체검사 방식은 대형 병원을 방문해 국부마취를 거쳐야 하는 등 불편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더불어 생체검사 방식은 식도의 일정 부분만을 골라 세포를 추출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사이토스펀지는 식도 전체를 훑는 만큼 식도 전반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사가 가능하다. 개발을 이끈 레베카 피츠제럴드 교수는 “생체검사 방식은 우연히 정확한 부위를 검사하게 되길 희망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번 방식은 이런 문제점을 상당히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연구팀에 따르면 브릴로 패드는 기존방식에 비해 식도암의 조기발견 가능성을 대폭 향상시켜준다. 식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매우 높은 ‘바렛식도’(Barrett‘s oesophagus) 증상을 찾아내주기 때문이다. 바렛식도의 주요 증상은 식도 및 위장 쓰림이지만, 이러한 증상은 무시되는 경향이 강해 바렛식도의 발견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식도암 치료에 이번 발명이 큰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팅엄대학 크리스 호키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암 환자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며 "증상이 발생한 이후에는 이미 치료하기에 늦은 시점이다.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이번 검사법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캠브리지 대학교/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회전근개파열, 어깨통증 참지말고 치료받아야 빠른회복 가능

    회전근개파열, 어깨통증 참지말고 치료받아야 빠른회복 가능

    현대인들의 생활은 PC앞에 오랜 시간 있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내용이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어깨 통증과 어깨 관련 질환이다. 어깨관절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운동범위가 넓은 만큼 작은 충격에도 근육 및 인대 등의 조직이 손상되거나 파열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어깨통증이 발생했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4주 이상 이어진다면 어깨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깨통증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어깨탈구 등 어떤 어깨질환인지를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관절전문의들은 이런 어깨관절에 생겨나는 질병 혹은 손상의 유형을 어깨 불안정과 회전근개 질환으로 흔히 구분한다. 어깨불안정 증상으로는 탈구와 관절와순 파열이, 회전근개 질환으로는 회전근개 힘줄파열과 석회성 건염, 오십견이 대표적이다.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발병 양상이 확연히 다른데 어깨불안정은 40세 이하에서, 회전근개 질환은 40대 이상에서 발생이 잦다. 회전근개는 팔뼈를 어깨 뒤쪽의 날개 뼈인 견갑골과 이어주는 힘줄로, 어깨를 움직이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극상건, 극하건, 겹갑하건, 소원건으로 구성 되어 있다.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이 힘줄이 손상 될 수 있으며, 이를 회전근개 파열이라 한다. 이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손상이 누적되면서 완전파열에 이르게 되고 아울러 만성적인 어깨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 때문에 증세가 시작됐다면 빠른 시일 내에 어깨관절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마디병원 석창우 원장은 “보통 힘줄 파열이라고 하면 외력이나 교통사고, 운동 등으로 넘어지거나 다치면서 끊어진다고 생각하는데 힘줄 손상은 힘줄 세포의 노화가 긴 시간 서서히 진행된 결과다”고 말했다. 석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을 비롯한 어깨질환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와 생활습관”이라며 “평소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에 두는 것이 좋으며 어깨에서 팔꿈치까지는 지면과 수직을 유지하고 팔꿈치에서 손목까지는 수평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 받침대를 이용하면 손목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으며 등 받침대가 있는 의자에 등을 곧게 펴고 엉덩이는 깊숙하게 집어 넣은 상태로 앉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여름철 피부관리 비상, 피부관리법 A부터 Z까지

    여름철 피부관리 비상, 피부관리법 A부터 Z까지

    전국적으로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음’ 단계까지 올라가는 등 피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자외선은 파장이 엑스선보다 길고 가시광선보다 짧은 전자기파를 의미하는데, 여름에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검게 그을리는 것도 자외선에 의한 화학 작용 때문이다. 자외선은 살균 작용이 강해 살균 소독기에도 쓰이지만, 문제는 오존층의 파괴로 과다한 자외선이 유입되면서 피부에 각종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암동피부과 라렌의원(상암점) 이활 대표원장에 따르면 태양 속 자외선은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의 색소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며 일광화상, 피부노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특히 여름철에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조치가 우선이며 필수다. 보통의 정상적인 피부 세포는 한 달이면 새로운 세포로 바뀌지만,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손상된 세포가 색소침착의 원인이 된다는 것. 따라서,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피부를 생각한다면 피부비타민과 보습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이활 원장은 조언한다. -피부는 여름 건조증을 더 무서워해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지만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큰 것도 피부 건강에는 해롭다. 실외 열기와 실내 냉기와 온도차로 피부는 면역력을 잃으면서 가려움증과 트러블이 악화될 수 있다. 이는 건선, 지루성피부염 등 피부질환의 원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름철에도 피부 수분관리는 중요할 수밖에 없으며, 물광주사가 각광 받는 것도 바로 수분관리와 영양공급 때문이다. 피부의 얕은 층에만 흡수되는 보습화장품에 비해 물광주사는 보다 피부 속 수분을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물광주사는 수분을 끌어당겨 응집하는 힘을 가진 히알루론산을 주원료로 사용하는데, 이 성분은 인체 내 수분보다 200~300배 정도로 높은 수분 보유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이활 원장은 “히알루론산제제를 피부 진피층에 균일하게 주입하는 시술이 물광주사로 상암동 피부과에서도 애용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물광주사는 피하층에 수분막을 생성,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주어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면서 잔주름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면서 “히알루론산 성분은 피부와 같은 성분으로 일정 기간 이후에는 녹아 사라지므로 안전하며, KFDA에서 승인받은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물광주사는 성분에 따라 효능이 조금씩 다르다. 연어주사로 알려진 PDRN(Poly DeoxyRiboNucleotide)의 주성분은 연어의 신생세포에서 추출한 조직재생 DNA다. DNA 주사라고도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체의 염기조성과 유사한 연어에서 추출한 물질을 이용했다는 측면에서 연어주사라 불리고 있다. 이활 원장은 “연어주사의 주성분 PN은 실제로 인체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신체 이상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안전성 높은 성분”이라면서 “이 성분이 피부조직의 빠른 재생을 도와 상처 회복 및 흉터 개선에 뛰어나며 모공을 축소해주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물광주사, 연어주사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나 붓기가 거의 없어 직장인들 사이 높은 관심을 받고있는 일명 동안주사의 일종이다. 끝으로, 이활 원장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피지 분비가 많아 피부는 지치기 마련”이라면서 “여름철이면 물광주사나 연어주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도 색소침착을 미리 방지하고 보다 근본적으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노화를 예방하려는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 개원… 직장인 위한 맞춤 진료 실시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 개원… 직장인 위한 맞춤 진료 실시

    오피스타운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판교에 비수술적 통증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은 오래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거북목증후군, 척추 신경성형 클리닉을 비롯해 오십견, 관절염, 두통, 골프엘보, 테니스엘보, 족저근막염, 어깨 회전근개 손상, 어깨 충돌 증후군, 발목 관절 손상 및 염좌 등 다양한 통증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는 대한민국 최초 DNA주사 인증병원으로,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에서는 수준 높은 DNA인대성형시술을 받아볼 수 있다. DNA주사를 이용한 DNA인대성형시술은 손상된 조직을 증식시키고 강화시키는 재생치료다. 손상된 힘줄, 근육, 연골의 세포재생단계부터 관여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확실한 재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에서는 최신 의료 설비와 전문 의료진을 바탕으로 통증개선에 도움을 주는 도수치료와 슬링운동치료를 받을 수 있다. 도수치료와 운동치료는 일종의 물리치료로, 도수치료의 경우 전문적인 물리치료사가 마사지를 통해 손상된 부위의 기능을 개선해주고, 운동치료의 경우 흔들리는 줄이나 보조도구를 이용한 치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해당 분야에서 오랜 임상경험을 갖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정민규 원장은 “다양한 통증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DNA주사는 빠르고 안전하게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비수술적 통증치료법 중 하나”라며 “증상에 따라서는 도수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 판교점은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 삼도타워 3층에 위치했다. 적외선 체열 진단기, 초음파 진단기, C-arm등 최신 장비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 밖에도 진료실, 검사실, 상담실, 회복실, 대기실 등 환자들이 쾌적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만족도를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부 상처, ‘초음파 ‘쓰면 빨리 낫는다”

    “피부 상처, ‘초음파 ‘쓰면 빨리 낫는다”

    태아의 모습을 확인하고 진단하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는 초음파 기술로 피부 상처의 회복 속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BBC등 외신들은 영국 셰필드 대학 및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이 초음파를 통해 만성창상(욕창, 궤양 등의 상처가 만성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의 회복 속도를 증진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가 들거나 당뇨에 걸리는 등 자연적 회복능력이 감퇴되면 창상이 쉽게 아물지 않고 만성적으로 발전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초음파 치료의 원리는 이러한 상처 안팎의 세포를 물리적으로 진동·자극해 활성화시켜 회복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이 많은 쥐와 당뇨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젊고 건강한 쥐에 상응하는 수준의 상처 회복력을 되찾았으며, 상처 회복 기간 또한 평균 9일에서 6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만성창상에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이나 욕창 등이 포함된다. 연구를 주도한 셰필드 대학 마크 베이스 박사는 “현재 만성창상 치료는 상처의 감염을 억제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초음파를 활용하면 상처의 치료 능력 자체를 증진시킬 수 있다”며 “세포에 본래 존재하는 회복 기능을 가속할 뿐이기 때문에 약물 사용과는 달리 부작용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이 인간에게 본격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런던대학 퀸메리 캠퍼스 존 코넬리 박사는 “쥐와 인간의 상처 회복 방식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내년에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 연구논문은 ‘피부과학 조사’(Investigative Dermatology)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위암세포 ‘자폭’ 유도 단백질 발견

    위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다. 사망률도 폐암, 간암 다음이다. 연세대 의대 윤호근 교수와 울산대 의대 최경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위암 세포가 스스로 없어지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내 새로운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자연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최신호에 실렸다. 암세포처럼 비정상적인 세포나 손상된 세포가 스스로 없어지도록 하는 세포사멸 유도단백질 중 대표적인 것은 ‘p53’이다. 하지만 ‘HDAC3’란 효소물질이 p53의 활성화를 막아 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고민이었다. 윤 교수 등 연구진은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던 중 ‘PDCD5’라는 물질이 암세포 사멸을 방해하는 효소의 기능을 차단해 p53의 활성화를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생쥐 실험 결과 체내에 PDCD5가 적을 경우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PDCD5와 p53을 함께 주입하면 위암세포가 커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근 암치료에서 주목하는 과제인 항암제 저항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성과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츠하이머 치료길 열리나? 백혈구, 인지기능 저하 막아 - 美연구

    알츠하이머 치료길 열리나? 백혈구, 인지기능 저하 막아 - 美연구

    건망증으로 시작해 점차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성격 변화까지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런 알츠하이머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는 메커니즘 등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도 확립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백혈구를 투여하면 인지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 열쇠는 면역세포 미국 시더스-시나이 의료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있는 쥐에 건강한 쥐의 골수로부터 추출한 단핵 백혈구를 투여했다. 그러자 그 백혈구가 뇌에 도달해 인지기능의 저하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뇌 신경을 보호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의 신경 회로에 축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이지만 면역세포가 이런 단백질의 축적을 방지하고 신경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연구를 이끈 요세프 코로뇨 교수는 “단핵 백혈구는 시냅스(뉴런과 뉴런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부위)의 손상을 방지하는 작용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번 연구는 아직 쥐 실험 단계이지만, 앞으로 사람에게도 응용할 수 있게 되면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뇌연구 학술지 ‘브레인’(Brain) 최신호(7월 6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음파 기술로 상처 회복 가속한다 (英 연구)

    초음파 기술로 상처 회복 가속한다 (英 연구)

    태아의 모습을 확인하고 진단하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는 초음파 기술로 피부 상처의 회복 속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BBC등 외신들은 영국 셰필드 대학 및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이 초음파를 통해 만성창상(욕창, 궤양 등의 상처가 만성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의 회복 속도를 증진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가 들거나 당뇨에 걸리는 등 자연적 회복능력이 감퇴되면 창상이 쉽게 아물지 않고 만성적으로 발전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초음파 치료의 원리는 이러한 상처 안팎의 세포를 물리적으로 진동·자극해 활성화시켜 회복능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이 많은 쥐와 당뇨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젊고 건강한 쥐에 상응하는 수준의 상처 회복력을 되찾았으며, 상처 회복 기간 또한 평균 9일에서 6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만성창상에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이나 욕창 등이 포함된다. 연구를 주도한 셰필드 대학 마크 베이스 박사는 “현재 만성창상 치료는 상처의 감염을 억제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초음파를 활용하면 상처의 치료 능력 자체를 증진시킬 수 있다”며 “세포에 본래 존재하는 회복 기능을 가속할 뿐이기 때문에 약물 사용과는 달리 부작용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이 인간에게 본격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런던대학 퀸메리 캠퍼스 존 코넬리 박사는 “쥐와 인간의 상처 회복 방식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내년에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 연구논문은 ‘피부과학 조사’(Investigative Dermatology)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삼성 바이오 사업 ‘투트랙 전략’ 성공할까

    삼성 바이오 사업 ‘투트랙 전략’ 성공할까

    삼성이 ‘약’(藥)으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까. 2010년 5월 뒤늦게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삼성이 한국의 셀트리온, 독일의 베링거 인겔하임, 미국의 암젠 등 바이오 선두주자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은 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을 100% 가깝게 재현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반도체 운영 노하우 등을 집약해 의약품 생산대행(CMO)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9일 “CMO 부문은 삼성이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탁월하다”고 자신했다. 삼성은 선진 경쟁사 대비 투자비는 적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18만ℓ 규모의 CMO 시설을 완성했다. CMO 부문 규모로는 세계 3위다. 1위에는 스위스 론자가 올라 있다. 론자는 미국,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등지에 약 24만ℓ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22만ℓ 규모로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이 거론된다. 일단 삼성은 ‘규모경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은 2020년까지 40만ℓ 이상으로 증설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CMO뿐만 아니라 제약사 시설을 모두 통틀어 생산규모 1위에 올라 있는 스위스 로슈 그룹을 바짝 뒤쫓아 업계 2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크기도 중요하지만 배양 성공률이 높아야 한다”면서 “시공만 빨리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 ‘레미케이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치고 판매 허가 검토를 받고 있는 중이다. 엔브렐은 한국과 유럽연합(EU)·캐나다에서, 레미케이트는 EU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는 37개로 공개되지 않은 곳을 고려하면 경쟁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머티즘 관절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제품 한 개당 세계 시장 매출 규모만 8조~11조원에 달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삼성에 앞서 2000년대 중반부터 사업에 착수해 2013년 유럽에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램시마 판매 허가를 받고 판매에 나섰다. 현재는 미국 시장에서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후발 주자들의 격차가 꽤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출이 이뤄지기까지 나라별로 특허 문제 등 수많은 허들을 건너야 한다. 이에 대한 대비는 물론 판매망 구축에도 미리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본격적인 휴가철, 지방흡입 알고 해야 안전하다

    본격적인 휴가철, 지방흡입 알고 해야 안전하다

    어느덧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휴가지에서 비키니 맵시를 뽐내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몸매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라인이 아름다운 몸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몸매야말로 휴가지에서 이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이 비키니를 완벽하게 소화하고자 무리한 식이요법과 다이어트 운동을 진행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빠른 시간 안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엔 한계가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좀 더 빠르고 안전하면서 간편하게 몸매 군살을 없애주는 비만 시술을 받기 위해 대학생들을 포함, 많은 직장인 사이에서는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들이 최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술은 더운 여름 땀 흘리지 않고 바로 비만을 해소할 수 있는 ‘지방흡입’이다. 지방흡입은 지방세포를 흡입해 지방의 양 자체를 감소시켜주는 수술이기 때문에 시술 후에 다시 살이 찔 가능성이 적다. 보통 지방흡입술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받는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지방흡입은 체중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해도 잘 빠지지 않는 아랫배, 엉덩이, 허벅지, 팔뚝 등의 지방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체형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수술이다. 이러한 지방흡입은 ▶신체의 특정 부위에만 살이 많은 경우 ▶다른 비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체형교정이 되지 못하는 경우 ▶짧은 시기 내에 체형교정을 원하는 경우 ▶체중의 감소는 원하지 않으나 특정 부위의 살이 빠지기를 원하는 경우 ▶체중의 증가가 급격하게 일어나서 신체의 불균형이 생긴 경우 등에 효과적이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이들 중에는 간혹 무리하게 지방을 빼내 부작용을 겪거나 비대칭의 몸매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병원 선택 시에는 지방흡입수술 비용도 중요하지만, 수술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지 알아보고, 수술 후 철저한 관리도 병행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 원장은 “지방흡입술을 통해 빠른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체질에 맞는 적절한 식이요법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지속적인 아름다운 몸매가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적은 양의 방사선은 안전? 가랑비에 옷 젖듯 위험 번진다

    적은 양의 방사선은 안전? 가랑비에 옷 젖듯 위험 번진다

    화학 원소로서 성질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더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기본단위는 ‘원자’(原子)이다. 원자는 하나의 ‘원자핵’과 그것을 둘러싼 하나 이상의 ‘전자’로 구성돼 있다. 원자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지는데 두 개의 비율에 따라 안정적일 수도 있고 불안정적일 수도 있다. 불안정한 원자핵은 방사선을 내뿜은 뒤 안정된 원자핵으로 바뀐다. 방사선은 ‘이온화 방사선’과 ‘비이온화 방사선’으로 나뉜다. 이온화 방사선은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물질을 통과하면서 이온화시킨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알파입자, 감마선, 엑스선 등이 대표적이다. 비이온화 방사선은 레이저, 전파, 중파, 단파, 가시광선, 적외선 등이다. 우리가 흔히 ‘방사선’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이온화 방사선을 말한다. 원자핵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들이 내는 전자기파가 갖는 에너지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잘만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실제로 방사선은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이용돼 왔다. 그러나 원자폭탄 제조나 각종 원전 사고로 인해 방사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점점 커져 왔다. 특히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인체나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 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지역의 한계 방사선량을 연간 20밀리시버트(mSv)로 정하고, 이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고 선언하면서 시민단체들과 과학자, 일본 정부는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만 결론 없이 끝났다. 지금까지 과학계에서도 저선량 방사선과 건강과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방사선보호 및 핵안전연구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생연구소, 미국 드렉셀대,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 영국 방사선 공중보건센터, 국제암연구기구(IARC) 등 다국적 연구진이 “극저선량의 방사선에도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백혈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의학분야 저널 ‘랜싯’ 7월호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원자력산업이나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방사선 노출 기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존 정책들이 대부분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추가적 노출이 발암 위험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원자력 분야 연구자들에게 상식처럼 받아들여져 온 ‘방사선량이 어느 수 준 이상일 때(역치)만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그 이하의 수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통념을 깼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이온화 방사선은 원자나 분자에서 전자를 빼앗음으로써 생체 단백질이나 세포막을 파괴하고, DNA 결합을 끊어버려 발암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을 이온화시켜 과산화물이라는 치명적 독을 만들기 때문에 방사선량이 높을수록 인체 손상은 증가한다. 그렇지만 낮은 수준의 방사선량에서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방사선 노출량을 알아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많은 연구대상자가 있어야 한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진은 방사선 노출도를 표시하는 선량계를 부착하고 근무하는 프랑스와 미국, 영국의 핵 관련 산업 근로자 30만명을 장기간 추적한 ‘코흐트’ 연구를 실시해 정확한 데이터를 얻게 됐다. 연구대상 근로자들은 연간 평균 1.1mSv의 방사선에 노출됐는데, 이 수치는 우주에서 날아오거나 자연 방사선의 1년 누적량인 2~3mSv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버트(Sv)는 방사선으로 인한 생물학적 손상도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연구 결과, 방사선 노출량에 상관없이 노출 시간이 길면 길수록, 백혈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들은 “연구대상 근로자들과 같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할 때, 평균 27년간 꾸준히 노출될 경우 1만명당 4.3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출량이 10mSv씩 증가할 때마다 백혈병 위험은 0.002%씩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덴마크 암학회 이외르겐 올센 회장은 “이번 연구는 극저선량의 이온화 방사선에 노출된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인 만큼, 저선량 방사선의 인체 영향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확고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연구자들은 “미국인들이 매년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20년 동안 2배로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로 저선량 방사선은 주로 의료용 방사선 검사에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층촬영(CT)이다. 엑스선 1회 촬영 시에는 0.1mSv의 방사선에 노출되지만, 흉부CT나 복부CT를 촬영하면 1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저선량 방사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람들은 검사를 받는 환자들보다는 매일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의료진이라고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역학연구자들은 방사선 노출이 암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유럽 9개국 공동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헬름홀츠 연구회 마이크 앳킨스 박사는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정확히 알아낸다면 원전 사고나 핵발전으로 인해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데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상 떠난 지 95일 만에 빛 본 43세 女과학자의 논문

    세상 떠난 지 95일 만에 빛 본 43세 女과학자의 논문

    43세의 나이로 요절한 여성 과학자의 마지막 논문이 최근 세계적인 저널에 게재돼 그를 기억하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인공은 지난 3월 난소암으로 세상을 뜬 도윤경 울산과기대(UNIST) 생명과학부 교수. 면역 반응에 중요한 세포의 분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그의 마지막 논문은 지난달 30일 세계 3대 학술지 중 하나인 ‘셀’의 자매지 ‘셀 리포츠’에 실렸다. 숨진 지 95일 만이었다. 그는 체내 면역시스템을 총괄하는 ‘수지상(樹枝狀) 세포’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201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랠프 스타인먼 미국 록펠러대 교수의 제자로, 국내 면역학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었다. 도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인체에 침입한 병원체를 ‘수지상 세포’가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같은 병원체가 또 침입했을 때 항체를 만들어 병원체를 제거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도 교수의 남편이자 이번 연구를 함께한 류성호 순천향대 의생명연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면역 관련 세포 분화 과정의 비밀을 밝혀내 기존 백신 효능 향상은 물론 새로운 자가면역 치료제와 페스트, 에이즈, B형 간염 등 난치성 질병의 예방백신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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