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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면회/안미현 논설위원

    얼마 전 휴가를 내고 서울구치소에 다녀왔다. 지인이 그곳에 갇힌 지 벌써 1년이다. 그곳의 대화 수단은 ‘숫자’다. 전광판의 수감자 이름도, 벽에 붙은 출정(出廷) 대기자 명단도, 배정받은 면회실도, 모든 게 숫자로만 이뤄졌다. 면회 신청서에 내 이름 석 자와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냈지만 이름은 사라지고 주민번호만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무거웠던 마음이 더 가라앉았다. 면회실 문이 열렸다. 걱정했던 것보다 밝은 지인의 모습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애써 농담을 던지다가도 아직도 분한 마음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정색하던 그는 그래도 한 가지 얻은 게 있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어 세파를 겪을 만큼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곳에 들어앉아 있어 보니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 또 나오더라는 것이다. “덕분에 인간관계가 리셋됐다”며 네 자리 번호의 그는 웃었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크든 작든 인간관계가 ‘재설정’되는 모양이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그 또한 내가 살아온 삶의 또 다른 얼굴일 테니 말이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길섶에서] 울음방/임태순 논설위원

    영화나 책에서 감동적인 내용과 마주치면 왈칵 감정이 북받쳐 오르지만 울지는 않는다. 남자가 눈물이 헤퍼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살아와서다. 이따금 한바탕 시원스럽게 울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울고 나면 맺혔던 것이 뻥 뚫리고, 가슴속도 가을하늘처럼 파래질 것 같다. 하지만 마음뿐이다. ‘희망전도사’인 차동엽 신부는 힘들 땐 울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희망의 귀환’이라는 책에서 눈물을 많이 흘릴수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지고 행복감이 충만해진다면서 눈물을 흘림으로써 외부의 충격도 견딜 수 있고 힘든 것에서 버틸 수 있는 ‘맷집’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뉴욕에는 남자들이 실컷 울고 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다고 했다. 눈치가 보여 울지 못하던 남자들이 이곳에 와 돈을 내고 실컷 울고 돌아가니 우리로 치면 ‘울음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기쁨과 슬픔을 노래방에서 많이 달래왔다. 그러나 이제는 세파에 시달리고 힘들어도 울지 못했던 아버지들을 위해 울음방이 생길 때도 됐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오늘의 눈] 법원에 불어닥친 경제민주화 바람/최지숙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법원에 불어닥친 경제민주화 바람/최지숙 사회부 기자

    “SK그룹의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하지만, 관용을 베풀기에 앞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지난 1월 31일.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됐다. 재계는 숨을 죽였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징역 4년 6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징역 4년)에 이어 1년 새 3명의 재벌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법부가 달라지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재벌 비리=집행유예’라는 공식이 나돌았다. 각종 범법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재벌 총수들은 국가 경제 기여도 등을 이유로 어김없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마저도 채 1년이 안 돼 사면되곤 했다. 사법부는 사회 정의의 실현이 아닌, 재벌 비리의 최후 보루로 작용해 왔다. 사법부의 변화에는 지난해 총선을 전후해 부상한 ‘경제민주화’ 담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했고, 최근 잇단 판결로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재계로서는 법원에 불어닥친 경제민주화 바람이 반가울 리 없다. “법원이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 “재벌 죽이기는 경제 침체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죄를 짓고 그 대가를 두려워하기 전에, ‘준법 경영’을 하면 될 일이다. 다만 사법부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변화의 움직임은 좋지만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해 세파에 좌우돼선 안 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이번 기회에 사법부가 ‘의식적인 재벌 잡기’가 아닌, 진정한 경제민주화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truth173@seoul.co.kr
  • 축구 경기중 부상선수에 ‘폭발물’ 투척 충격

    축구 경기중 부상선수에 ‘폭발물’ 투척 충격

    축구 경기 도중 부상 치료 중인 선수를 향해 관중석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미국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중해에 있는 유럽의 작은 국가 사이프러스(또는 키프로스) 라나카의 파파도폴로스에서 열린 ‘사이프러스 1부 리그’ 아노르토시스 파마구스타 FC와 오모니아 니코시아(AC 오모니아)의 경기 도중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아노르토시스의 한 선수가 부상으로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는 도중 일어났다. 모든 사람이 부상당한 선수에게 집중하고 있는 사이, 그 옆에 의문의 물체가 떨어졌고 곧 연기를 피우더니 ‘펑’하는 굉음과 함께 터지고 말았다. 이 충격으로 근처에 있던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귀를 막고 얼굴을 가리며 흩어졌고, 일부 선수들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폭발로 인해 일부 선수가 부상 당한 것처럼 보였지만, 외신들은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한 이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발물을 투척한 범인 역시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발물은 후반전 당시 경기를 이끌고 있던 아노르토시스(리그 2위) 팀의 선수가 시간을 끈다고 생각한 오모니아(리그 6위)의 원정 팬이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기는 전반 5분 스파다치오의 골과 후반 45분 레젝의 골에 힘입어 홈팀 아노르토시스가 2-0으로 승리했다. 한편 축구 시합 도중 폭발물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이란의 세파한 이스파한 F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의 경기에서도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일각에서는 축구장 보안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해외파병은 국가안보의 초석이다/윤영미 평택대 교수

    [기고] 해외파병은 국가안보의 초석이다/윤영미 평택대 교수

    탈냉전기 전 세계는 내전·테러·국가 간 분쟁·난민 발생·인권유린·자연재해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런 국제사회의 분쟁해결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유엔은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내년은 한국이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이후 PKO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한국군은 1993년 소말리아 상록수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분쟁지역에서 평화와 재건, 군과 민간인과 협력해 수행하는 민사(民事)작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한국군의 우수성, 기강, 현지 활동 등 운용 측면에서 최고수준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큰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62년 전 6·25전쟁 당시 한국에 5만 달러의 물자지원을 제공했던 레바논에서 동명부대가 활동하고 있다. 2007년 7월 파병됨에 따라 한국군 최장기 파병기록을 세우고 있다. 동명부대는 한국에서 8000㎞ 떨어진 이역만리 땅에서 현지인들로부터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칭송을 받으면서, 지역 재건과 민사작전 수행 등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정부합동평가단원으로 아프가니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등을 파병부대의 현지 활동과 정세파악을 위해 방문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장병들이 한국군 특유의 성실성과 친화력으로 현지 문화를 존중하면서 활발한 민사활동을 전개, 국가 위상과 한국 붐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희망의 전도사’로 불리는 350여명의 오쉬노부대가 지난 2년 동안 지방재건지원팀(PRT)의 보건진료와 학교 건립 활동 등을 경호하고 지역 안정화에 힘쓰고 있었다. UAE의 아크부대는 UAE 특전부대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연합연습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UAE군의 정예화 및 작전수행능력 향상을 이끌었다. 더불어 사막 및 고온의 환경에서 한국군의 전투수행 능력도 높아졌다. UAE 총참모부는 한국군을 미국·영국·프랑스·호주보다 더 신뢰, ‘한 팀’(One Team)으로 간주했다. 심지어 ‘아크 열풍’은 한국어 배움과 K팝 등으로도 잘 표출되고 있었다. ‘아덴만의 영웅’인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역과 주변에서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연합해군과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 그 명성 역시 자자했다. 비록 짧은 방문 기간이었지만 현지인들이 한국군의 활약에 대한 찬사와 높은 평가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혹독한 사막의 날씨와 테러위험 속에서도 강인한 군인정신으로 국익과 한국군의 국제적 명성을 드높이는 장병들의 헌신과 열정에 감사와 찬사를 다시 한 번 보낸다. 한국은 6·25전쟁 당시 유엔으로부터 16개국의 전투병 파병과 5개국의 의료지원, 42개국의 물자지원을 받았다. 현재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각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PKO 활동의 참여는 군사외교이자 보은외교의 일환이며, 유사시 국제사회의 지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와 군은 더 활발하게 국가적 및 군사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며, 한국군의 선진화와 국제화에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촌진흥청, 케냐·에티오피아 농업기술 전수현장을 가다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빈곤했던 시절의 식량위기를 극복한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내 아버지가 케냐에서 미국으로 유학 왔을 당시에 케냐는 한국보다 잘살았지만, 이후 케냐를 비롯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사이 한국은 부국(富國)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보릿고개’ 시절을 겪은 한국의 ‘녹색혁명’은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장 탐나는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검은 대륙에서 펼치는 농업기술 전수사업의 현장을 찾았다. 최근 케냐 직항편이 취항하면서 13시간 비행으로 한층 가까워진 아프리카. 케냐는 해발 1700m의 고산지대로 7~8월에도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하다. 케냐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면서도 생산성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을 거둬들이는 수준이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25㎞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센터. 한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과 현지인들이 시험 재배한 무의 수확이 한창이다. 현지인 작업반장인 찬둘라(37)씨는 어른 머리통만 한 큰 무를 손에 들고 활짝 웃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선진 농법을 빠짐없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KOPIA는 농촌진흥청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아시아·남미의 15개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농촌진흥청 김현순 국외농업기술과장은 “한국의 씨감자와 고품질 쌀 생산기술은 물론 그린 빌리지 조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연구원은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열대성 질병과 문화적인 이질감이 있지만 우리가 선진 농업기술로 케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의 ‘소 번식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파해 축산발전과 농가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제축산연구소(ILRI) 파견연구원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조창연 박사는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수정란이식기술을 케냐 현지에 적용,우유와 고기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긴 가뭄으로 메마른 아프리카에 최소한의 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아프리카 농식품기술 협력협의체(KAFACI)의 국가별 맞춤형 시범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에티오피아에 농경지 물 관리기술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농업연수를 다녀왔던 솔로몬 아세파 에티오피아농업연구청장은 “전 국민의 8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잘살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코피아센터 조현묵 소장은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고품질 채소 재배와 축산기술 개발이 중점사업”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유일의 6·25 참전국,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 말라리아·에이즈·영양결핍 등으로 인한 영아사망률 세계 1위…. 아프리카 53개국 중 최빈국인 에티오피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새로운 꽃’을 의미한다. 코피아센터 이신영 연구원은 “한국의 농업기술로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원조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지원이다. 스스로 자국의 농업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재현하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박현출 농촌진흥청장은 “단순한 자원 획득이나 서구와 같은 물질 중심 원조가 아닌, 식민지와 가난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현지인들의 정신과 삶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개도국 농민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현재 한국의 앞선 농업기술과 경험에 목말라 하며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절대빈곤’이라는 우리의 역사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된 발전 경험이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동질감과 함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지의 검은 대륙에서 ‘농업 한류’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케냐 나이로비·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jongwon@seoul.co.kr
  • 마흔 여덟, 여덟번째 올림픽 물살…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런던올림픽에 이탈리아 카누 국가대표로 출전한 조세파 아이뎀(48)이 여자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출전 횟수는 8차례. 4년마다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8년이나 올림픽과 함께한 셈이다. 독일 출신인 아이뎀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서독 대표로 처음 출전해 카약 2인승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나왔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1992년 이탈리아인 코치 구글리모 구에린과 결혼한 아이뎀은 이탈리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현재 올림픽에 7회 출전한 여자 선수로는 커스틴 팜(스웨덴·펜싱), 하시모토 세이코(일본·스피드스케이팅·사이클), 멀린 오티(슬로베니아·육상), 지아니 롱고(프랑스·사이클), 야스나 세카리치(세르비아·사격), 레슬리 톰슨(캐나다·조정), 안키 판 그룬스벤(네덜란드·승마) 등 7명이 있다. 또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 캐나다 승마 국가대표 이언 밀러(65)의 10회다. 밀러는 이번 올림픽 장애물 비월 단체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아이뎀은 8번째 올림픽 출전 소감을 묻자 “나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7일 영국 버킹엄셔 이튼 도니에서 열린 여자 카누 카약 1인승 500m 예선에서 1분 52초 232로 결선에 진출한 아이뎀은 9일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에티오피아 농업협력 논의

    한·에티오피아 농업협력 논의

    3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박현출(왼쪽) 농촌진흥청장이 솔로몬아세파 에티오피아농업연구청(EIAR) 청장과 양국 농업협력 강화를 위한 내용을 협의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日오자와측 의원 50여명 결국 탈당 서명

    일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에 속하는 중의원 50여명이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추진에 반대해 탈당계에 서명하는 등 당내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다. 노다 총리를 비롯한 증세파가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는 오자와계 의원들을 상대로 법안 반대와 탈당계 제출을 만류하고 있다. 반면 오자와계는 동조자를 규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등 증세파와 반(反) 증세파의 세력 대결이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21일 자파 소속 중의원 의원들을 소집해 참석자 50여명의 탈당계를 받아냈다. 그는 22일에도 지지 의원들을 다시 모아 소비세 관련 법안의 중의원(하원) 표결 시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다졌다. 오자와 그룹은 여권의 중의원 의원 가운데 54명의 동조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54명을 확보하면 중의원에서 여당의 과반(240석)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자와 측이 54명의 지지자를 확보하더라도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소비세 인상 법안에 찬성한 상태여서 중의원에서의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을 붕괴시켜 야권이 호응할 경우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다 총리의 국정 운영과 리더십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 정권 운영이 어려워진다. 오자와 전 간사장 측은 노다 총리가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야권의 요구에 응해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오자와 그룹의 강경 모드로 민주당 집행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21일 처리하려 했던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오는 26일 표결 처리하는 걸로 연기했다. 또 오자와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고 반대 의원이 54명에 이르지 못하도록 힘쓸 방침이다. 또한 반대파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처분에 비해 가벼운 처분을 검토하고 오자와 전 간사장 등에게 탈당의 계기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정치권 요동… 힘 받는 8월 조기총선설

    일본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처음으로 오이 원전 재가동을 결정했다. ‘원전 제로’ 정책이 전력난 등에 부딪혀 현실적 차선택을 선택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자민·공명당은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에 합의했다. 원전 재가동과 소비세 인상을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와 반대파 간 내분이 격화돼 중의원(하원) 해산과 총선 조기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오이 원전 재가동, 총선 ‘빅이슈’ 부상 소비세 인상과 함께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지난 16일 결정한 원자력발전소 재가동도 ‘정국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후쿠이현 오이 원전 3, 4호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해 간사이전력은 이르면 다음 달 8일 3호기, 다음 달 24일 4호기를 각각 재가동할 예정이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달 5일 상업용 원자로 50기를 모두 멈춘 지 약 두 달 만에 2기를 재가동하게 된다. 원전 재가동은 오이 원전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시코쿠 지방의 이카타 원전 3호기도 재가동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산업포럼(JAIF)은 이카타 원전 등 15개 정도가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으로 여름철 전력난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검증 결과가 나오기 전에 졸속으로 재가동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원전 재가동을 재고하라고 서명한 의원들이 120명을 넘었다. 오자와파와 ‘여름철 한시 가동’을 주장했다가 무시당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 공명당이 차기 총선에서 연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차기 총선에서 원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 등 일본 시민단체 인사들은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시민 645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원전 반대 세력이 정치 세력을 형성할 경우 차기 총선 판도가 새롭게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여·야, 소비세 인상 - 중의원 해산 ‘빅딜’ 일본 정국이 여야 합의로 소비세 인상을 결정하면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연내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르면 8월 조기 총선거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자민당 등 야당과의 협의에서 소비세 인상에 동의해 주면 국민의 뜻을 묻는 차원에서 중의원을 해산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는 지난 16일 도쿄에서 가진 가두연설에서 “소비세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노다 총리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문제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을 따르는 의원들이 소비세 인상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反)증세파의 선두에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은 “2009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소비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며 노다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과 같은 입장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탈당을 시사했다. 하지만 오자와 그룹이 반대해도 소비세 인상 법률안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중의원 479석 중 자민당과 공명당을 합치면 141명이다. 민주당 290명 중 196명이 반대해도 가결된다. 이 때문에 100명 남짓한 오자와 그룹이 반대하고 있지만 법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8월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소비세 법안이 정기국회 회기 내인 21일까지 참의원까지 통과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선 후 오자와 그룹을 제외한 민주당과 자민당이 연립 내각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삶의 지침이 될 한 줄 名文

    사람은 누구나 문장 하나쯤은 갖고 산다? 백범 김구 선생은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이라는 구절을 하루에 세 번씩 낭송했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뜻이다. 서산대사의 명언에 나오기도 한다. 광복 직후 어지러운 상황, 편을 갈라 싸울 때에도 늘 옳은 길의 편에 설 수 있었다. 이렇듯 삶의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 한 문장의 힘은 크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보다 한 줄 문장이 지닌 통찰이 오히려 폐부를 찌른다. 그렇기에 옛 선인들은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한 문장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한 문장 덕분에 자신을 다독일 수 있고 세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떤 문장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을까. 신간 ‘새기고 싶은 명문장’(박수밀·송원찬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은 ‘당신의 가슴 속에는 한 문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고전의 단단한 가르침’,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내용들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이 지침으로 여겼던 문장들을 지금에 사는 독자들에게 새삼 던지고 있는 것. 따라서 치열하게 살았던 선조들의 지혜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단순히 명문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전후좌우의 맥락이나 원문장 전체를 함께 실어 사유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틱낫한은 말했다. 기적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지금 대지를 밟고 있는 것이고 이 순간을 사는 것이라고. 어제라는 고통에 갇히고 내일이라는 두려움에 막혀 현재라는 선물을 발로 차버릴 수 없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날의 일을 미리부터 걱정해봐야 내 정신 건강만 해칠 뿐이다. 오늘을 열심히 살자.’(본문 141쪽)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미주통신] 약발 안 듣는 ‘슈퍼임질’ 전세계 확산 경고

    [미주통신] 약발 안 듣는 ‘슈퍼임질’ 전세계 확산 경고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이하 현지시각) 기존의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이른바 ‘슈퍼 임질’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며 경고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2008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이 슈퍼 임질균은 호주,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 세계 각국으로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의 만주라 루스티나리시만 박사는 “이 슈퍼 임질균은 우리가 처방할 수 있는 모든 약에 내성을 키워가고 있다.”고 밝히면서 “몇 년 안에 어떠한 처방으로도 치료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 600만명의 일반 임질 환자가 생겨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도 70만 명이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염증과 소변 고통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질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산모나 태아의 사망이나 선천적 장애 등을 초래한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전에는 보통 세파로스포린스라는 항생제로 거의 치료를 할 수 있었으나, 이 신종 ‘슈퍼임질’에는 약효가 듣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이번 경고를 발표한 세계보건기구 연구팀은 “이 슈퍼임질이 얼마나 많이 확산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지금 알려진 것은 보고된 것만 확인한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변종 슈퍼임질이 일반임질의 감염에서 나타나는 고통 등 자각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러한 새로운 변종의 전이를 막기 위한 보다 많은 연구와 치료법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씨줄날줄] 산림 기부/임태순 논설위원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삼림욕장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국민 숲’이다. 100만평에 이르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군락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세파에 시달린 현대인의 심신을 풀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편백나무 숲이 치유의 숲으로 주목받기까지에는 한 독림가의 평생에 걸친 열정과 정성,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인이 된 임종업 선생은 1955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축령산에 삼나무와 편백나무 5000그루를 시험재배한 뒤 성공하자 1976년까지 21년간 253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1968~69년 극심한 가뭄으로 밭작물을 포기할 정도였는데도 선생은 물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 나무를 살려냈다. 그러나 필생의 사업은 1979년 후원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가계가 파산하고 그도 1987년 숨지면서 그가 조성한 산림은 소유권이 여러 사람들에게 넘어간다. 2002년 분할소유로 벌목될 위기에 처한 편백숲을 산림청이 매입하면서 명품 숲으로 거듭나게 된다. 독림가의 길, 숲가꾸기는 필생의 노력과 의지, 자본이 없으면 꿈도 꿀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독림가 손창근 옹이 그제 평생을 일군 경기도 용인 일대 산림 662㏊를 산림청에 흔쾌히 기부했다. 50년 이상 가꾼 200여만 그루의 잣나무와 낙엽송 등의 보전상태도 좋아 시가 1000억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임종업 선생의 예에서 보듯 숲가꾸기는 자본 회임기간이 길어 자본을 투입한 뒤 성과는 늦게 나타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가 기부한 1000억원대의 산림은 그 몇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국민들이 대를 이어 두고두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라는 점에서 산림 기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산림 기부는 또 척박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최근 들어서야 기부가 문화재, 재능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산림 기부는 지난 2010년 시작돼 이번이 세번째일 정도로 일천하다. 기부는 경제적 기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줘 향후 나눔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청에는 벌써부터 “산림 기부가 있었느냐,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등의 문의전화가 적지 않게 걸려 온다고 한다. 웰빙과 녹색성장 시대에 산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림 기부가 활성화돼 더 많은 명품 숲, 국민 숲이 생겨나 국토의 품격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둘다 출중하지만 급조된 후보… 인물보다 당보고 찍겠다”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둘다 출중하지만 급조된 후보… 인물보다 당보고 찍겠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부산 사상과 함께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다. 친박(박근혜)계 6선인 새누리당 홍사덕 의원과 민주통합당 4선의 정세균 의원이 격돌한다. 두 중진은 양당의 텃밭인 대구와 전북을 포기하고 상징성이 있는 종로를 택했다. 두 사람의 어깨에는 비단 종로의 승패만 걸린 게 아니다. 총선까지 남은 30여일간 펼쳐질 두 사람의 우열은 서울의 나머지 47개 선거구는 물론 113개 수도권 선거구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멀게는 12월 대선에까지 너울이 이어질 수도 있다. 홍 의원이 공천을 받은 지 하루 지난 6일 종로의 민심을 살폈다. ‘정치 1번지’에 대한 정치적 자긍심과 빈부의 차가 큰 지역 특성에 대한 경제적 아쉬움을 함께 품고 있는 주민들은 모처럼 펼쳐질 중량급 대결에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정치1번지 주민답게 정치적 호불호를 뚜렷이 나타냈다. 종로에서 맞붙게 되는 여야의 두 중진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다. 하지만 종로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다. 청운효자동주민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이종훈(50)씨는 “정세균은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고 홍사덕은 MBC에도 나온 사람 아닌가.”라면서 “걸출한 사람들이 우리 지역 후보가 된 것 같다. 둘 다 출중하다.”고 호감을 나타냈다. 두 후보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명확히 갈렸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황광용(65·구청 도로과 공공근로자)씨는 “정세균은 순수하고 깨끗한 면이 있어서 말하는 것을 보면 때가 많이 묻지 않았다.”고 좋게 평가한 반면 “홍사덕은 닳고 닳은 사람인데, 세파를 많이 겪었고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사람 다루는 데 노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사덕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부 박윤정(46)씨는 “정세균은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인 데 반해 홍사덕은 패기있고 정직한 이미지다. 그동안의 행보는 둘 다 상당한 경력들을 갖고 있어 비교하기 어렵고 성격으로 봤을 때에는 홍사덕이 낫다.”고 평가했다. 선거 때마다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펼쳐 온 지역답게 정당 선호도도 팽팽하게 갈렸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한동(42)씨는 “어느 당이 잘한다 말하기는 어렵고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은 노조 쪽에 가깝다.”면서 “쟁취니 투쟁이니 뭔가 남에게서 뺏으려는 느낌이라 싫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강모(56)씨는 “새누리당은 현재 상당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쇄신 확률이 높고, 친노계 위주의 민주통합당은 보복성 정치 가능성이 있다. 정권 탈취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한 뒤 “공천 물갈이가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박근혜에게 몰릴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영조(52)씨는 “이명박 정권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안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욕을 먹고 있지 않나. 인물도 중요하지만 난 당을 보고 뽑는다. 이번에는 민주당 정세균”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대신 제3당을 찍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창신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유용빈(49)씨는 “정세균이나 홍사덕이나 다 마찬가지다. 기존 정치인들이 싫다.”면서 “서민들을 위해서 잘해 줄 사람이 필요하고 그래서 난 제3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고령인구가 많은 탓일까. 청년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전화로 연결된 회사원 김의현(28)씨의 답변은 정치1번지의 엇갈린 표심과 고심을 함축하고 있었다. “둘 다 급조된 사람들 아닌가요. 차라리 지금 의원인 박진이 나왔었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정당은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데, 사람은 홍사덕이 나아 보입니다.” 토박이들이 많고, 그만큼 오래도록 한 곳에서 ‘정치’를 지켜봐 온 주민들이라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인식도 남달랐다. 강수씨는 “공천은 의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한테 따라 붙는 식솔들, 측근들 전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면서 “한 명의 의원이 물갈이되면 그 아래 줄줄이 딸린 사람들도 다 바뀐다. 전부 유착 관계가 있기 때문에 누구를 뽑을지 신중해야 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황비웅·송수연·최지숙기자 stylist@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남과 여(KBS1 밤 12시 20분) 30대의 미망인 안은 딸 프랑수아의 문제로 학교에 간다. 그곳에서 장이란 사나이를 알게 된다. 그도 역시 이곳 학교의 기숙사에 있는 아이를 면회 왔다. 파리행 기차를 놓친 안이 장의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게 되고, 장은 안의 죽은 남편에 대해 묻는다. 그 물음에 안은 남편이 배우이며, 가수이자 시인이었다고 말하며 추억에 잠긴다.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실직한 남편 대신 보험설계사 일을 하는 장미숙씨. 보험 일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인 만큼 외모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었던 장씨는 유명 성형외과를 찾게 되었다. 상담 중 의사로부터 총 21군데를 성형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21군데를 동시에 고치는 내용의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해버리고 마는데…. ●MBC스페셜(MBC 밤 11시 25분) 올해도 까막딱따구리 암수가 번식을 위해 작년에 지어 놓은 은사시나무 둥지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둥지는 이미 한발 앞서 청설모의 차지가 되어 버렸다. 이 작은 침탈자는 선제공격을 해오며 도통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청설모와 까막딱따구리가 둥지를 둘러싼 치열한 한판 승부를 펼친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SBS 밤 11시 5분) 섬을 나가라, 하지만 나가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악어떼가 우글대는 강을 건너야만 한다. 떠나기 전 발견된 뿔닭.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의 먹을 것은 없다. 한편 류담의 건강은 악화되고, 이제는 무조건 이 섬을 떠나야 한다. 생존한 자의 뜨거운 눈물, 그리고 또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도전을 함께한다. ●금요극장 할머니(EBS 밤 12시 5분) 롤라 세파의 손자가 휴대전화 날치기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세파는 용의자에 대한 법률소송 비용은커녕 관을 구입하고, 장례식을 치를 돈도 없어 쩔쩔맨다. 한편 롤라 퍼링은 세파의 손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손자 마테오를 보석으로 석방시키고 싶어 하지만 보석금이 부족하기만 한데….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대한민국 연예인들의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공개한다. 이번 주는 웃음 전도사 전원주가 출연하여 ‘올리브 건강 밥상 코너’를 통해 소화기에 좋은 연근을 소개한다. 한편 배우로 활동하기 전 교사 시절,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인 남자 교사에게 뺨 맞은 사연도 털어놓는다.
  • [씨줄날줄] 선(選)파라치/박대출 논설위원

    선거 때는 선(選)파라치가 활약한다. 불법선거를 신고하고 포상금을 탄다. 2000년 16대 총선 때 도입됐다. 당시 78건에 486만원이 지급됐다. 상한액은 30만원. 1000만원, 5000만원으로 늘더니 6년 뒤 5억원까지 올랐다. 잘만하면 로또 대박이다. 그때 억대 선파라치가 나왔다. 1억 2000만원을 타갔다. 이번 10·26 재·보선에도 1억원짜리가 등장했다. ‘파라치’. 이를테면 포상금 사냥꾼이다. 유명 인사의 사진을 언론사 등에 파는 프리랜서, 즉 파파라치에서 따왔다. 포상금 제도가 60여개에 이른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내건다. 억대 포상금까지 제시한다. 국민 세금으로 주니 거리낄 이유가 없다. 오히려 반길 일이다. 파파라치를 키우는 자양분이 된다. 학파라치(불법 사교육),쓰파라치(쓰레기 무단투기),식파라치(불법 위해식품),노파라치(노래방 불법영업),세파라치(탈세),성파라치(성매매)…. 바야흐로 ‘파라치 공화국’이다.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세계 유수 언론에 다양하게 소개됐다. 프랑스 르 피가로는 파라치 양성학원을 파헤쳤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들을 ‘빅브러더’로 명명했다. 학파라치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심층 보도됐다. 파파라치 어원은 확실치 않다. 파리처럼 웽웽거리는 존재라는 해석도 있다. 귀찮은 존재로 인식되는 건 분명하다. 공권력이 할 일은 태산처럼 많다. 불법 감시도, 처벌도 해야 한다. 전자는 도저히 역부족이다. 공무원만으로는 충당하기 불가능하다. 시민의 힘을 빌릴 도리밖에 없다. 신고자는 공권력 일부를 대행한다. 사회 질서 유지에는 순기능이다. 파라치들의 돈벌이는 정당한 보상이다. 사익(私益)은 공익(公益)을 위한 대가로 포장된다. 그렇더라도 포상금은 수단이다. 그 수단의 영역이 너무 커졌다. 파라치는 타인(他人)의 불법을 쫓는다. 나쁜 것만 쫓는 인생이 된다. 선행(善行)은 그들의 관심 밖이다. 물론 신고 대상은 범법자들이다. 동시에 이웃이다. 포상금 제도의 두 얼굴이다. 어쨌든 나라가 국민에게 나쁜 것만 쫓도록 하는 모양새다. 썩 유쾌한 모습이 아니다. 선행 포상제는 다양하다. 하지만 선행 신고 포상제는 별로 없다. 이쯤이면 선(善)파라치를 키울 만하다. 악행만 쫓도록 할 건가. 보상금을 노리지 않는 신고자들이 있다. 내부 고발자, 양심선언자들이 그들이다. 보상은커녕 불이익을 받기 일쑤다. 기밀 누설이란 멍에가 씌워지기도 한다. 법의 보호망은 허술하다. 공(公)파라치도 키울 때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세파한 8강 1차전 몰수패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란 프로축구팀인 풀라드 모바라케 세파한이 부정 선수를 기용한 사실이 적발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승리를 박탈했다고 27일 밝혔다. 세파한은 지난 15일 알사드(카타르)와의 8강 홈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AFC는 세파한이 경고누적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던 골키퍼 라만 아마디를 출전시켜 규정을 어겼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다른 이란 팀인 피루지 애슬레틱에서 뛸 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경고를 두 차례 받은 뒤 세파한으로 이적해 8강전에 나섰다. 세파한에는 벌금 1000달러가 부과됐고, 아마디는 알사드와의 8강 원정 2차전에서 경고누적에 따른 출전정지 제재를 받게 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61년전 생이별 부친 명예회복 이제 시작”

    “61년전 생이별 부친 명예회복 이제 시작”

    “여든이 다 된 노인이 백주대낮에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길거리에서 엉엉 울었어요. 제가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아 다행이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61년 전 생이별한 아버지가 정부로부터 납북자로 인정받은 날, 어느덧 80세의 나이를 바라보는 아들은 벅차오르는 기쁨과 복받치는 회한에 말을 잇지 못했다. ●“5년전 평양 묘지에 안장 확인” 6·25 전쟁 중 납북자로 인정받은 김상덕(1891~?) 전 제헌국회의원의 아들 김정륙(76) 임시정부기념사업회 부회장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납북 경위와 그간 납북자의 자식으로서 처절하게 살아야 했던 지난날을 털어놓았다. 세파의 고초를 겪은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지만, 아버지가 북으로 끌려가던 1950년 7월의 그날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전쟁이 터지자 이 박사(이승만 전 대통령)는 라디오를 통해 ‘우리가 곧 반격하니 도망가지 말라. 서울을 사수하고 나도 여기 있겠다.’고 말했어요. 이 박사의 안심하라는 말만 믿고 아버지와 저는 서울에 남아 있었죠.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아버지는 납북을 피해 돈화문 근처 친척집으로 피신했어요. 안심하라던 이 박사는 이미 남쪽으로 피한 뒤였죠.” 그렇게 집에서 숨어 지낸 지 20여일이 지난 7월 초순, 비극이 시작됐다.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은 김 전 의원이 필동 자택을 찾은 것.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이내 인민군이 집으로 쳐들어왔고 그렇게 아버지와 이별했다. 인민군은 “남쪽에서 훌륭한 사업(반민특위)을 하신 어른이시니 걱정말라. 조금 있다가 돌아오실거다.”고 했지만 김 전 의원은 돌아오지 않았다. 2006년 남북교류를 통해 평양을 방문한 아들은 아버지가 평양 외곽의 한 묘지에 묻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영전에 무궁화훈장 바쳤으면…” “아버지는 분명히 북한에 강제로 잡혀갔음에도 과거 정부로부터 이적행위자 취급을 받았어요.” 김 전 의원은 1990년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 김 부회장의 소원은 두 가지다. 다른 제헌의원들처럼 무궁화 훈장을 받아 아버지 영전에 바치고, 아버지가 못다 이룬 친일을 청산하는 것. 그는 “납북자의 명예회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추가 납북자 규명을 위해 남북관계부터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최상의 대진운…8강서 한국팀간 대결 피해

    대진운도 따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과 성남이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기세를 떨친 프로축구 K리그가 올해도 순항을 이어 간다. 8강 대진에서 한국 팀끼리의 맞대결을 피했다.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하우스에서 진행된 8강 대진 추첨 결과 FC서울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전북은 세레소 오사카(일본), 수원은 조바한(이란)과 만나게 됐다. 국가대표 이정수가 몸담고 있는 알 사드(카타르)는 세파한(이란)과 일전을 벌인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8강전은 9월 14일과 9월 27~28일 치러진다. 준결승은 10월 19일과 26일, 단판으로 열리는 결승전은 11월 4일이나 5일 개최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1) 근대 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1) 근대 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근대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불과 10년 전까지도 일본인들은 매일같이 1000엔권 속에 그려진 그의 얼굴과 만났다. 하지만 그가 소설을 발표한 기간은 1905년 그의 나이 38세부터 49세가 되던 1916년까지 불과 12년 동안이다. 그는 천부적 재능으로 글을 썼던 사람은 아니었다. 아래의 강연에서처럼 그는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자기’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발견하기 위해 소설을 썼을 뿐이다. 작가에게는 소세키다움을, 독자들에게는 바로 그들 자신을 발견하기를 촉구하는 문학! 무엇이 소세키를 이런 자기 발견의 세계, 굴착(掘鑿)의 글쓰기로 이끌었을까. “여러분…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의 곡괭이로 광맥을 파낼 수 있는 곳까지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무엇인가에 맞닥뜨릴 때까지 나아가 본다고 하는 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 교육을 받은 사람의 평생의 임무로서 혹은 10~20년의 주요한 작업으로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아아, 여기에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간신히 파낼 수 있는 광맥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감탄사를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토해낼 때,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자신감이 그 외침 소리와 함께 문득문득 머리를 쳐들고 오는 것은 아니겠습니까?”(학습원 강연 ‘나의 개인주의’, 1914년 11월 25일) ●‘런던의 원숭이’ 두 개의 유령을 만나다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에 태어났다. 이 해는 일본이 천황제에 바탕을 둔 근대 국민국가 일본으로 거듭나던 해다. 소세키는 어려서부터 한문학을 좋아해서 두루 한서를 읽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제국주의 열강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서양의 과학 지식과 사상들을 중심으로 일본의 근대 고등교육을 시스템을 재편해 갔다. 이런 분위기 안에서 소세키는 평소 문학을 좋아했던 장기를 살려 영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33세의 나이에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소세키는 처음부터 자신의 유학이 탐탁지 않았고 불안했다. 그가 받게 될 국비 유학은 청일전쟁(1895) 승리에 따른 배상금을 바탕으로 기획되었고, 일본 문부성은 유학생들이 최신의 제국주의 이론과 내셔널리즘을 습득해 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세키는 자신의 영국 런던 유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의 불안은 적중했다. 소세키는 1900년 9월 런던에 도착해서 두 가지 유령과 마주치게 된다. 첫 번째는 영문학이란 유령이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대학의 영문학과 수업을 들으며 최신의 영문학을 연구하려 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소세키는 영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을 진지하게 연구하려는 지식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학의 수업에서는 영문법과 문학가의 약력을 겨우 설명하고 있었다. 당시 영국인들에게 영문학이란 읽으면 알 수 있는 이야깃거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소세키가 오랫동안 생각했던 문학이란 한문학의 ‘좌국사한’, 즉 ‘춘추좌씨전’, ‘국어’, ‘사기’, ‘한서’처럼 국가의 성쇠와 역사, 그안에서 활약했던 인간을 둘러싼 담론이었다. 소세키는 런던에서 한문학과 영문학 사이에는 그 어떤 공통점도 없다는 것을, 어느 곳에도 영문학이 한문학보다 낫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동아시아 한자문화권과 유럽의 영국은 각자 다른 필요에 의해 다른 식의 문학을 발전시켜왔을 따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문학을 신봉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바로 영국의 변두리, 영국의 식민지, 영국을 동경하는 비서구 지역 출신들뿐이었다. 영문학은 실체도 없으면서 이들 불쌍한 열등 민족들에 횡포를 부리고 있었던 셈이다. 두 번째는 ‘퇴화론’이라는 유령이다. 당시 런던의 학계와 신문기사들은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논리로 무장한 사회진화론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특히 영국인들은 퇴화의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가 떠나 온 일본에서는 오직 서양을 닮기만 하면 진화한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미 제국주의의 정점에 서 있던 영국에서는 몰락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했다. 막스 노르다우가 쓴 ‘퇴화론’이 1894년 영역되어 1895년에 크게 유행했는데, 이 책은 라파엘 전파나 상징주의 등의 세기말 예술이나 반기독교적인 사상을 인간종의 퇴화가 진행되는 징조라고 경고했다. 소세키는 강의실과 런던 거리 곳곳에서 자신을 흘겨보는 무수한 멸시의 눈길과 마주쳤다. 그들의 차가운 시선은 자신의 키 작고 노란 얼굴, 얽은 곰보자국을 퇴화의 증거로 보고 있었다. 소세키는 자신을 원숭이 취급하는 백인들 앞에서 서양의 최신 학문이란 특별한 지위에 있는 특정한 인종만을 위해 작동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연구와 글쓰기 - 유령들과 싸우는 방법 소세키는 사회진화론이 낳은 이 두 유령을 물리치지 않고서는 절대로 소외와 열등감을 떨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런던의 하숙방 안에서 최신의 철학서와 과학서를 읽으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다움을 찾는 것에 출구가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설사 그것이 세상에서는 인간사에서 퇴화의 증거로 받아들여질지라도! 소세키는 곧바로 두 개의 유령에 대적할 두 개의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첫째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철저히 연구하는 것이다. 그는 당대 최첨단의 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이 달성한 성과에 비추어 근대 문학이 어떤 필요에 의해 생겨났고 발달했고 그리고 퇴화할 것인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남은 1년 여의 유학 생활을 오로지 하숙방 안에서 각종 과학, 철학 등의 서적을 읽는 데에 몰두했다. 덕분에 런던에 유학하던 다른 일본인들 사이에는 ‘나쓰메가 미쳤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소세키는 일본인들에게마저 퇴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소세키는 이처럼 퇴화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애쓰는 태도를 ‘자기본위’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작품에서 이 태도를 강조했다. 둘째 전략은 자기본위의 길을 모색하는 문학 작품을 쓰는 것이다. 한문학도 영문학도 아니고 소세키만이 쓸 수 있는 문학! 그것에 자신의 인생을 걸기로 했다. 귀국 직후 발표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1906.8)는 그가 품고 있던 위의 두 전략이 고스란히 표출된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는 이름 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고등 교육을 받았지만 별반 하는 일도 없이 집안에서 소일하는 주인 선생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1905년은 러·일전쟁의 승리로 일본 열도가 들끓었던 해다. 신문 저널리즘은 날마다 일본의 제국주의를 찬미했다. 그 한가운데에서 소세키는 한가하고 찌질한 선생들이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세계를 그려보임으로써 사회진화론의 승전보에 맞서려 했다. 1907년 5월 소세키는 ‘대학이 지식을 사고파는 것이나 소설가가 글을 사고파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동경제국대학 영문학 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도쿄 아사히 신문사에 입사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장편을 연재했다. 대단한 집중력과 성실함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그후’(1909), ‘피안 지날 때까지’(1912), ‘행인’(1912~13), ‘마음’(1914), ‘유리문 속에서’(1915), ‘미찌쿠사’(1915), 그리고 미완작인 ‘명암’(1916) 등 작품 안에는 진화론적 고등교육 안에 갇혀서 자기 마음의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이 나온다. ●근대인의 마음을 파헤치다 때때로 인물들의 얼굴에는 곰보자국이 있고, 또 많은 경우에 주인공들은 연애 후에도 아이를 낳지 못한다. 모두 퇴화의 증거다. 소세키는 이들이 자기 마음의 진실을 질문하기를 유도하면서 결국 거짓된 욕망과 비겁한 자아를 직시하게 만들었다. 소세키에게 자기다움을 찾는다는 것은 사회가 칭찬할 만한 대단한 개성이나 새시대에 맞는 모범적 인간성을 구축하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각자 자기만의 인생을 살라! 그 무엇보다 자기답게 살라! 소세키는 우리 각자가 지금 갖고 있는 부와 명예, 우정과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상식들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 자기본위를 위한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자신을 직시하는 일에 희망을 걸었다. 이후 그의 작품들은 제국주의와 같은 타인본위의 삶을 거부한 수많은 동아시아의 청년과 지사들에게 독립과 자유를 꿈꾸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 오선민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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