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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4명 중 1명 노인… 청년 허리가 휜다

    日 4명 중 1명 노인… 청년 허리가 휜다

    일본에는 한국에 없는 공휴일이 있다. 19일 경로의 날이다. 노인들을 공경하는 날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특별한 행사 없이 토요일부터 시작된 사흘 연휴라는 데 의미를 더 두는 듯하다. 실제로 일본은 경로의 날의 의미를 되새길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 인구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65세 고령자이기 때문이다. ‘노인국가’라는 이미지와 함께 각종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본 총무성이 경로의 날을 맞아 발표한 고령 인구 추계 자료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인구는 사상 최다인 298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4만명 늘었다. 총인구 1억 2788만명 중 고령화 비율이 23.3%로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증가했다. 고령자 수와 고령화율 모두 집계를 시작한 1950년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일본의 고령자 인구는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일본의 베이비부머(1947~1949년) 세대가 65세 이상이 되는 2015년쯤에는 3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이 되면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고령자가 된다. 남녀별로는 남성 노인이 1273만명으로 남성 인구의 20.5%를 차지했고, 여성 노인은 1707만명으로 여성 인구의 26%였다. 연령별로는 만 70세 이상이 작년보다 68만명 증가한 2197만명이었고, 80세 이상은 38만명 늘어난 866만명이었다. 고령자 수가 늘면서 노인의 취업률과 저축액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률은 2009년보다 0.2% 포인트 줄어든 19.4%로 사상 최저였던 2006년과 같았다. 가구주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가구의 지난해 저축액은 2275만엔(약 3억 3600만원)으로 2009년보다 30만엔(443만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3년 연속 감소했다. 가구주가 무직 고령자인 가구의 월평균 실수입은 18만 8406엔, 실지출은 22만 6533엔으로 3만 8127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고령자가 늘어남에 따라 연금이나 의료비를 젊은 세대에게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현행 연금 추이라면 현재 60세 이상은 일생 동안 자신이 부담하는 금액보다 6500만엔(약 9억 6000만원)이나 많은 연금과 의료비를 받는다. 반면 현재 10세 이하의 사람들은 고령 인구를 지원하기 위해 일생에 거쳐 5200만엔(약 7억 6800만원)을 부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령화는 소비를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일본의 2010년 일반회계 세출 92조 3000억엔 중 사회보장비가 27조 3000억엔으로 전체의 29.6%에 달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9월 대장암의 달… 한국 남성 발병률 아시아 1위·세계 4위 이유는

    9월 대장암의 달… 한국 남성 발병률 아시아 1위·세계 4위 이유는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세계 4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20년 후인 2030년에는 지금의 2배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됐다. 대표적인 서구형 암인 대장암이 이처럼 한국인에게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세출의 철완 최동원씨 별세 이후 새삼 대장암이 세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0만명당 男 46.9명·女 25.6명 발병 대한대장항문학회(회장 이동근)는 9월 ‘대장암의 달’을 맞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10만명당 46.9명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슬로바키아(60.6명), 헝가리(56.4명), 체코(54.4명)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물론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다. 일본(41.7명)은 물론 대표적인 대장암 위험국인 미국(34.12명), 캐나다(45.40명) 등 북미 국가와 영국(37.28명), 독일(45.20명) 등 유럽 국가들을 크게 앞질렀다. 여성도 10만명당 25.6명으로 영국(25,3명), 미국(25.0명), 일본(22.8명)보다 높았다. 증가세도 놀랍다. 200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 10만명당 27.0명이던 남성 대장암 발병률이 2008년에는 47.0명으로 연평균 6.9%나 상승했다. 여성도 연평균 5.2%의 상승세를 보였다. ●연간 1인당 육류 섭취량 27.2㎏ 이처럼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는 이유는 뭘까. 학회는 그 이유로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등을 꼽았다. 실제 정부 통계를 보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섭취량은 2000년 93.6㎏이던 것이 2009년 74.4㎏으로 20㎏(밥 100공기)이 준 데 비해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 육류의 1인당 연간 섭취량은 2000년 25.0㎏에서 2009년 27.2㎏로 2㎏ 이상 증가했다. 또 20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39.6%(2010년 기준), 19세 이상 남성의 음주율도 75.7%로 나타났다. 학회 관계자는 “특히 식습관의 경우 서구 문화 맹신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기검사로 조기 발견이 최선 대장암이 무서운 것은 첫 검사에서 ‘후기진행암(3∼4기)’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은 데 있다. 학회가 2005∼2009년 대장 및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51만 9000여명을 대상으로 위암과 대장암의 진단 양상을 조사한 결과, 후기 진행암 비율은 대장암(20.9%)이 위암(7.7%)보다 2.7배나 높았다. 그런가 하면 몸에 이상을 느껴 외래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후기대장암 비율은 무려 51.6%나 됐다. 그러나 국내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993년 54.8%에서 2008년 70.1%로 크게 높아진 점은 희망적이다. 이 수치는 미국(65%), 캐나다(61%), 일본(65%)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대장암이 발견되는 평균 나이가 56.8세임을 감안, 50세 이후에는 적어도 5년에 한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최동원의 11번’ 영구결번 자격 충분했다

    [스포츠 돋보기] ‘최동원의 11번’ 영구결번 자격 충분했다

    ‘영웅’은 떠났지만 영웅에 대한 추억은 오래 남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아들이 또 그 아들에게 전래 동화처럼 전해지곤 한다. ‘명예의 전당’이나 ‘영구 결번’ 등 인위적 방식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설’은 이처럼 130여 년 동안 이어져 왔다. 타이 콥,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루 게릭 등…. 지난 14일 우리의 ‘야구 영웅’ 최동원이 외롭게 세상을 등졌다. 고인을 추모하는 글은 야구 팬사이트 등을 통해 쏟아졌다.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도 애도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15일에도 같은 상황은 계속됐다. 팬들은 극도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떠난 이를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기대했다. 바로 최동원의 또다른 이름인 등번호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남겨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자는 바람이었다. 최동원이 프로 선수 생활 8년 가운데 6년을 보낸 고향팀이자 친정팀 롯데 구단도 이에 부응했다. 다소 머뭇거린 감은 없지 않지만 당연한 조치로 여겨진다. 롯데 장병수 사장은 15일 빈소를 찾아 영정에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한 뒤 “고인은 롯데의 영원한 에이스”라며 “오는 30일 사직 두산전을 ‘최동원의 날’로 정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인의 등번호 11번을 영구 결번하고 롯데 선수 시절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특별 제작해 전광판에 상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20여년간 지속돼 온 롯데와 최동원의 ‘불편한 관계’는 최동원이 고인이 된 뒤에야 비로소 해소된 모습이다. 롯데와 최동원의 소원한 관계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동원은 1988년 선수들의 권익 옹호를 위한 단체인 ‘선수협의회’ 창립을 주도하면서 구단의 미움을 샀다. 향후 선수노조로 발전할 것을 우려한 롯데는 그를 주동자로 낙인 찍고 삼성으로 트레이드했다. 최동원은 2년간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쓸쓸히 선수 생활을 접었다. 불세출의 스타였지만 지도자의 길은 더 험난했다. 선수협의회 주동자로 몰려 고향팀에서 버림받은 그를 다른 팀에서 받아 줄 리 없었다. 이후 방송출연, 정치계 등 다른 길을 모색했지만 결국 은퇴 10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를 받아 준 곳은 한화였다. 한화 코치로 활동한 5년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다. 꿈에 그리던 고향팀 감독은 언감생심이었다. 최동원의 영구 결번 자격은 충분했다. 30년 프로야구사에서 영구 결번의 영예를 안은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OB 김영신(54번)을 첫 주인공으로 해태 선동열(18번), LG 김용수(41번), OB 박철순(21번), 삼성 이만수(22번)·양준혁(10번), 한화 장종훈(35번)·정민철(23번)·송진우(21번) 등이다. 김영신은 1986년 사고로 숨진 것을 애도하며, 다른 선수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동원은 1984년 무려 27승을 쌓으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챙겨 롯데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또 롯데 최초의 MVP로 손민한이 MVP를 차지할 때까지 21년간 구단 유일의 MVP였다. 이제 최동원을 추억할 구단 차원의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명예의 전당 등 팬과 야구인을 위한 ‘추억의 장’을 적극 추진해야 할 적기를 맞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2000경기 출장 -1

    [프로야구] 2000경기 출장 -1

    18시즌을 뛰면서 변변한 개인타이틀 하나 없었던 프로야구 선수가 있다. 그의 이름은 이숭용(40·넥센).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 타이틀을 갖게 됐다. 최고령 2000경기 출장 기록이다. 심지어 이적 없이 한 팀에서만 올린 기록.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18시즌 한팀에서 뛰어… 사상 첫 기록 화려하지도 강하지도 않았지만 우직함 하나로 버텨 온 이숭용의 야구인생을 가장 적확하게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숭용은 15일 현재 개인통산 2000경기 출장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날 목동 두산전에는 나오지 않았다. 2008년 전준호(전 SK 코치) 이후 통산 여섯 번째, 현역으로는 박경완(SK)에 이어 두 번째다. 40세 6개월 5일인 그는 넥센의 김동수 코치가 2008년 세웠던 최고령 2000경기 출장 기록도 경신한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뒤 팀이 현대에서 넥센으로 바뀌는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하며 세운 기록이라 더욱 뜻이 있다. 이숭용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야구를 해 의미있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가족의 헌신과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 구단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기록이다. 앞으로 몇 경기 안 되지만 은퇴까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0세 6개월 5일’ 최고령 출장 기록 사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숭용은 불세출의 톱타자는 아니다. 통산 타율 .281, 안타 1727개에 홈런 162개다. 타율이 3할대를 넘은 것은 딱 세 번, 20개 이상 홈런을 친 적은 한 시즌도 없다. 하지만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불우한 팀으로 손꼽히는 현대에서 그가 헤쳐온 나날들을 돌아본다면 이숭용은 또 하나의 레전드로 기억될 자격이 충분하다. 1996년 현대는 태평양을 인수한 뒤 12년의 팀 역사 동안 네 차례 정상에 오르며 ‘현대 왕조’로 불렸다. 이숭용은 2003년부터 5년간 주장을 맡아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1998년 첫 우승 때, 2003~04년 2연패를 할 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그의 손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2007년 팀이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불안해하는 선수들을 다독이는 것은 주장 이숭용의 몫이었다. 2008년 1월 기자회견에서 그가 보인 눈물은 아직도 많은 야구팬에게 기억되고 있다. 이후 현대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에 의해 재창단되며 히어로즈로 바뀌었고 그동안 연봉 삭감 등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팀을 이끌었던 것이 이숭용. “현대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실력이 모자란 내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내가 내린 답이 바로 리더로 선수단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었다.”고 이숭용은 말한다. 그의 이름 앞에 ‘캡틴’이 붙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18일 삼성전에서 은퇴… 지도자 변신 18일 삼성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이숭용은 지도자로 야구인생 제2막을 시작한다. 구단의 지원으로 해외 지도자 연수를 마친 뒤 코치로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 동료들을 이끌었던 ‘숭캡’ 이숭용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장효조 타격상/이도운 논설위원

    지난 7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타격의 달인’ 장효조 선수를 기리는 ‘장효조 타격상’ 제정 문제가 야구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장효조는 1983년부터 1992년 시즌까지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스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평균타율 0.331이라는 깨지기 어려운 기록을 남겼다. 1983년과 1985~1987년 네 차례나 수위타자를 기록했고, 1997년에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으며, 1983~1987년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이 밖에도 대구상고(현 상원고)와 한양대, 포항제철(현 포스코), 경리단 등 아마추어 야구 시절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타격 타이틀을 획득했다. 장효조가 고교 졸업후 곧바로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많은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우리 고교야구에는 지난 1958년 제정된 이영민 타격상이 있다. 이영민은 1928년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경성의전 주최 야구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홈런을 날리고 타격왕까지 차지했던 인물이다. 이영민 타격상은 매년 9개의 전국 고교야구대회 가운데 5개 대회 이상, 15경기, 60타석 이상을 기록한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된다. 메이저 리그에도 타격왕에게 수여하는 상이 있다. 바로 야구 역사상 최다인 755개의 홈런을 날린 헨리 루이스 ‘행크’ 에런을 기리는 ‘행크 에런 상’이다. 1999년부터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의 최고 타자에게 각각 수여한다. 메이저 리그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보인 투수에게는 ‘사이 영 상’을 주고 있다. 덴턴 트루 ‘사이(클론)’ 영은 1890년부터 1911년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906경기에 출전해 511경기 승리, 749경기 완투, 76경기 완봉이라는 불세출의 기록을 세웠다. 일본 프로야구에도 그해에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발투수에게 사와무라 상을 수여한다. 미에 현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투수였던 사와무라 에이지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47년 ‘열구’(熱球)라는 잡지가 제정했다. 장효조 타격상이 제정돼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매년 최고의 활약을 보인 투수들에게 주는 상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야구팬 가운데는 선동열이나 최동원의 이름을 딴 투수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장효조 타격상이나 선동열·최동원 투수상 제정은 단순히 야구계나 스포츠계의 이벤트로만 볼 수 없다. 사람을 키우기보다 죽이는 데 몰두했던 한국사회에서 영웅 만들기라는 새로운 흐름을 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할 일이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었나.”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 감세가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국 철회로 결정되자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다. 외형상 한나라당 요구에 정부가 응한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정부 내에서 조용한 물밑작업이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애초 정부안에는 철회안 없어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안은 애초 정부안에는 없었다. 감세 철회 가능성이 점쳐진 시점은 지난 8·15 경축사. 이명박 대통령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감세정책 손질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재정부 1급 이상 간부들은 지난달 15일 회의를 갖고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날 홍남기 대변인이 “세입에서 확충노력, 세출에서 조정노력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조세수입을 늘리는 방안에는 증세도 있고 감세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세 조정이) 제기될 수 있는 메뉴로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朴재정 지난주 말 감세카드 접어 홍 대변인의 발언은 즉각 정부가 ‘감세 철회 카드 꺼내는 게 아니냐’(서울신문 8월 17일자 1면)는 보도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감세 철회는 대세였기 때문이다. 감세 철회라는 재정부 실무진의 결론은 이미 지난 주초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세론자’인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약속된 감세는 이행돼야 한다.”고 수차례 공언했던 터. 결국 박 장관은 지난 주말쯤 최종적으로 감세 철회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지도부 “철회” 배수진 7일 고위 당정협의에 앞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추가 감세안을 포함시키면 당정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의장이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그동안 수차례 이뤄진 실무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추가 감세의 ‘감’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조조 대군에 맞서 장판교를 지켜낸 장비처럼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일 당·정·청 지도부가 총출동한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 당시 홍준표 대표는 “추가 감세 철회는 당의 기본 입장이다.”면서 “정부에서는 딴소리가 안 나오게 해달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다. 전경하·장세훈기자 lark3@seoul.co.kr
  • [최종찬 따뜻한 사회] 누구를 위한 복지논쟁인가

    [최종찬 따뜻한 사회] 누구를 위한 복지논쟁인가

    서울시의 무상급식 문제에 관한 주민투표 등으로 복지논쟁이 뜨겁다. 최근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복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문제는 무슨 복지를 어느 정도 늘릴 것인지이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모든 사람이 다 혜택을 보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한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재정의 한계 등으로 어려운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선택적 복지를 주장한다. 총론적으로 보편적 복지가 좋은지, 선택적 복지가 좋은지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먼저 재정상태가 어떠한지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급식, 대학등록금, 의료 등의 복지는 현재 지원여건이 다르므로 복지를 일률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복지의 내용에 따라 대상자와 지원 방식을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복지 정책을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일 것이다. 복지의 우선순위는 최빈곤층,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 순으로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나 명분론으로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의 전면 무상급식 논쟁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사람은 10여년 전부터 무상급식을 받고 있다. 최근 중산층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으므로 중산층까지 지원을 확대하자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고소득층까지 무상급식을 할 것인지, 저소득층 지원을 늘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무엇이 타당한지는 자명하다. 당연히 저소득층 지원을 늘려야 한다. 고소득층은 전면 무상급식 자체를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에서 고소득층이 많은 강남3구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이 지역 주민들이 전면 무상급식을 가장 많이 반대했다는 뜻이다. 전면 무상급식으로 가장 손해 보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이미 무상급식을 받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혜택은 없을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까지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추가적인 저소득층 복지 확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최근의 전면 무상급식 논쟁을 보면서 소외감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없는 사람 걱정은 안 해주고 무상급식에 관심도 별로 없는 부자 지원 여부에 그렇게 시끄러운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할 것이다. 복지논쟁에서 문제는 재정형편이다. 재정이 여유가 있으면 모든 사람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것이 간편하다. 여유가 없으면 우선순위를 가려야 한다. 최근 복지논쟁에서 유럽 일부국가의 고복지 제도를 많이 인용한다. 예컨대 핀란드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핀란드는 국민부담률이 국내총생산(GDP)의 48.3%이고, 우리나라는 26.5%에 불과하다. 세금은 적게 내면서 복지제도만 따라 할 수는 없다. 최근 경제여건을 볼 때 복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감당할 범위 내에서 추진해야 한다. 먼저 세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필요하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 증세해야 할 것이다. 능력을 벗어난 복지 확대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이다. 최근 유럽국가들이 재정적자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과도한 복지로 인한 재정적자가 이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게 되었다. 영국의 경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최근 들어 대학등록금을 3배까지 인상하였으며, 이것이 젊은이들의 폭동사태 원인 중 하나이다. 복지제도는 도로, 건물 등 건설투자와 달리 한번 도입하면 중단하거나 축소하기가 어렵다. 인구노령화로 복지제도의 확대 없어도 복지 지출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새로운 복지제도를 추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과도한 복지 부담은 지금의 20~40대 등 젊은 세대가 질 것이다. 당연히 이들 세대는 복지 확대가 자기들 부담이 안 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터인데, 관심이 적고 심지어 과도한 복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한정된 재원으로 누구를 돕는 것이 사회정의인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
  • “기업하기 좋게 입법 조속 마무리 고용·상생 등 정부정책에 협조를”

    “기업하기 좋게 입법 조속 마무리 고용·상생 등 정부정책에 협조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의 친기업정책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고용·상생 등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 참석, “기업은 국부의 원천으로 주주, 경영자, 근로자뿐만 아니라 중소협력업체, 자영업자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입법과제를 조속히 마무리, 득점권에 나가 있는 주자를 모두 생환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기업집단의 특정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참석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소급·중복 과세 등을 지양하고 요건을 명확히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의 세 축인 정부, 가계, 기업 중에서 가계 부채와 재정건전성 등의 문제로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기업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공헌 사업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재정건전성은 내년 예산편성 및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시 최우선적으로 강조돼야 할 핵심가치”라며 “재정건전성은 일단 악화되면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여년에 걸친 로마의 곡물법 제정 정비 과정의 교훈을 예로 들면서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마 곡물법은 그라쿠스 형제가 제정해 빈민들(4만명)에게 시가의 절반으로 밀을 일정량 제공했으며, 이후 경쟁적 선심성 정책으로 상한선을 철폐하고 무료로 제공했다가 카이사르가 소득 재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15만명으로 축소하고 재정악화에 제동을 거는 과정을 거쳤다. 박 장관은 “우리는 로마처럼 식민지를 통해 밀 등 곡물을 받거나 세입을 늘릴 수 없는 만큼 세출의 구조조정과 명분이 약한 비과세 감면 정비 등이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불이익이 돌아갈 때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따뜻한 마음과 겸손으로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국경제, 물가 잡으려면 성장 집착말라”

    한국경제가 총제적 난국에 직면해 있는 형국이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에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고물가, 전세난, 가계부채, 일자리 부족, 금융시장 불안, 내수침체 등의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서울신문은 4일 강봉균(국회의원)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김종인(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현정택(인하대 교수)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 경제원로 5명에게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질문했다. 경제원로들은 하나같이 “정부는 성장과 물가의 두 마리 토끼를 좇지 말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가 큰 원칙 없이 오락가락하면서 되레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질타했다. 세계경제의 저성장·고물가 상황에도 정부가 거시경제 목표를 물가에서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률 하락이 고용시장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로들의 지적은 정부가 성장보다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원로들은 “향후 우리의 경제정책이 ‘갈지(之) 자’ 행보를 거듭할 경우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 전 총재는 “저성장 고물가 시대는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예외일 수는 없다.”고 물가잡기에 방점을 찍었다. 현정택 전 KDI 원장도 “2008년과 2009년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성장률에 방점을 두고 있다가 물가 안정 문제는 지난해 말에야 언급하기 시작해 혼선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봉균 전 장관은 “미국, 일본 등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4~5년간의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수출을 늘려 고도성장을 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면서 “안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솔직히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수석은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 모두 정부가 건건마다 대응하면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내놓아 해결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주 교수는 “세입이 감내하는 범위 내에서 세출이 있고, 그 속에 사회복지와 경제도 있는데 포퓰리즘 논란에 정부도, 정치권도 휩쓸리고 있다.”면서 “명확한 복지 청사진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중병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복지 확대 정책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너도나도 보편적 복지에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제 2012년 대선을 통해 집권할 경우 2013년부터 5년간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국채 발행 없이 부자 감세 철회 및 세출입 구조조정 등으로 연평균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3+1’이라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다음 달 1~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복지의 전향적인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주택·의료와 같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 기만에 불과하다.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에 돈을 부으려면 다른 곳을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풍선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인 반면 미국은 99.9%, 유로존(평균) 87.3%, 일본 229%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통계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저하되며 저축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적 자본 축적이 감소돼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대선이 예정돼 있어 복지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복지로 돌아서면 장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1990년 고령자 인구가 1970년의 두배로 늘면서 복지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본이 골탕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도 복지 확대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 성장률 4.5% 로 수정 두달만에 또 하향?

    성장률 4.5% 로 수정 두달만에 또 하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4.5%를 하향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2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클럽 초청 강연에서 “현재로서는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좀 더 지나면 정확한 전망을 다시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가에 대해서는 “위험이 있다면 (목표치보다) 약간 높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상이변이 없다면 4.0%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과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경제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취지이며 현재 성장 전망의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0%에서 4.5%로 하향조정했고 이 수치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전에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4.5% 이상 예상한 국내외 연구기관 혹은 금융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최근 경제사태를 감안, 9월 중순~말쯤 올해 전망치를 0.2~0.3% 포인트 낮춰 4% 내외로 조정할 계획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존 공식 전망치는 4.1%이지만 향후 수정치는 4.0% 밑으로 내려갈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가 제시한 물가목표 역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달성이 어렵다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세입·세출과 연결되기 때문에 정확한 전망이 필요하다. 더구나 2013년 균형재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이 둔화되면 세입이 줄어들고 경제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세출도 변수다. 정부가 전망기관처럼 실시간으로 수치를 조정할 필요는 없지만 대내외 여건을 냉정하게 관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1분기 경제 성장률을 1.9%에서 0.4%로 조정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3%에서 1.0%으로 낮춰 수정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최근 미국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췄다. 유로존의 경우 8월 유로존 소비자 신뢰지수가 마이너스 16.6으로 7월( -11.2)보다 크게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외 여건이 수출과 국내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미국과 밀접한 나라들이 우리한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미국 경제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복지 요구·재정 건전성 담을 새 틀 짜자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개표 기준 미달로 무산됨에 따라 민주당 등 야권의 복지 공세가 한결 드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의 무상 복지시리즈 ‘3+1’(무상 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에 ‘좋은 성장’ ‘경제정의’라는 겉포장을 입힐 모양이다. 핵심은 보편적 복지다. 반면 생애주기별, 취약계층별 맞춤형 복지를 내세웠던 한나라당은 충격에 빠져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복지 요구가 확인된 이상 복지 수준과 수혜대상을 좀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복지공약의 틀을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며 새로운 복지 항목 신설에 소극적인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 같다.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대폭 늘린 결과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재정위기가 초래된 것을 들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시할 것을 주문해 왔다. 금융위기에 재정이 방패 역할을 했지만 재정 위기엔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지는 한번 도입되면 되물리지 못한다. 새로운 복지 항목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2030년이면 복지 예산이 전체의 49.3%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여야 정치권은 눈앞의 표심에 현혹돼 국방비의 1.5배에 달하는 50조원 규모의 복지 지출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고 미래세대에 회복 불가능한 짐을 떠넘기게 된다. 현재 재정위기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복지 요구와 재정 건전성이 양립할 수 있는 새 틀을 짤 것을 제안한다. 그러자면 세출부문에서 과감한 구조조정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토건 위주로 짜여진 과도한 경제사업의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는 등 정부 사업의 대대적인 손질을 통해 지출을 보다 효율화해야 한다. 세입 확대보다는 세출 조정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세출 개혁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복지 혜택을 늘린다면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지 않고도 복지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권도 이번 기회에 복지와 재정 건전성이 양립할 수 있는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복지 구호만으로 표심을 계속 현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 [사설] 심상찮은 경제지표… 정부 긴장도 높여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 불안으로 우리 경제의 금융·실물 지표들이 잇따라 요동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최고치를 보였고, 국가 부도 위험을 말해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외 신용도가 갈수록 나빠진다는 얘기다. 주식·채권시장의 외국인 탈출도 계속되고 있고,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 2분기 기준 876조 3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만간 9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폭락으로 깡통계좌가 늘고 카드연체까지 폭증해 가계 패닉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도 불안 증폭 요인이다. 해법은 없는데 상황만 악화돼 더 걱정이다. 대외적으로 보면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해서 미국발 위기가 금방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유럽 위기의 해법인 유로채권 역시 발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다음 달 만기인 이탈리아 국채가 390억 유로(60조원)에 달하지만 이를 상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고, 그리스 국채에 대한 채무 조정도 마찬가지다. 이런 악재들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 시장에 ‘9월 위기설’이 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불안에 물가불안까지 겹쳐 뒤숭숭하다. 추석이 9월 중순이어서 물가불안에 더 가슴 졸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언급했듯 이번 글로벌 위기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금융신뢰를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확보는 물론 가계대출 규제를 좀 더 촘촘히 챙기고 확인해야 한다. 금융기관이나 가계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악순환에 빠져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는 위험을 맞게 된다. 이는 국가의 금융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할 때마다 휘청대는 한국 증시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토종 헤지펀드 자격요건 완화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외국인들의 ‘놀이터’로 방치돼서도 안 된다. 또한 정부는 세입을 늘리되 불요불급한 세출은 줄이는 긴축재정을 짜야 한다. 한국경제의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정부는 기업, 국민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과 솔선수범은 필수다.
  • [지방시대] 시급한 정책통계의 선진화/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시급한 정책통계의 선진화/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정책과 관련한 기초통계자료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중요한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우선 여건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이를 통해 국내의 현상을 상대적으로 투영해 본 뒤 도입이나 새로운 정책변화의 논거를 찾곤 한다. 그러나 같은 현상을 놓고 우리나라와 OECD 간 통계가 부정확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통계는 정확한 편이 못 된다. 이는 공무원 숫자에서 두드러진다. 공무원 수 통계의 부정확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무원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정부조직에 대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는 일본 33명, 미국 65명, 영국 75명인데 우리나라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24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최근에도 행정안전부는 우리나라 공무원 수가 98만 7754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가 바로 OECD에 제출되고, OECD는 회원국들의 공무원 수 통계를 다룰 때 이를 한국의 공무원 수로 제시하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한국의 인구 대비 공무원 수는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월등히 적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는 OECD에 공무원 수 통계를 제출할 때,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 신분을 가진 사람들, 즉 공무원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공무원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다른 OECD 회원국들은 인건비를 정부에서 지출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공무원에 포함시켜 산정한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부기관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은 공무원 통계에서 죄다 빠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오류다. 그런데 OECD는 무기계약자뿐 아니라 1년에 몇 개월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경우에도 자체 기준에 의거, 공무원 수 통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근무시간을 1년에 52주로 환산, 특정 근무일 수 이상을 상근자 수로 전환하여 포함시킨다. 만약 정부부처의 어느 부서에서 1년에 6개월만 일하는 임시직원이 10명 있다면, 이 가운데 5명을 산정해 공무원 수에 넣는다. 이러한 이유로 OECD 기준에서는 상근자 상당(full-time equivalents)이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이러한 방식대로 우리나라 어느 군 자치단체의 세출예산서를 기준으로 비정규직 종사자 수를 조사해 본 결과, 800여명의 정규직 외에 407명이 OECD 기준으로는 공무원 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비율을 전국 자치단체에 적용시키고, 중앙정부에도 적용하면 OECD 기준의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약 190만명에 이른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공무원 수의 약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 지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정부 통계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공무원 수 통계조차 국제기준에 맞추지 못해 잘못된 통계를 제시하고 국내에서는 그 잘못된 통계를 편의대로 이용한다면 선진국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공무원 수 통계에 그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정책통계의 선진화는 당장 필요하다.
  • ‘전주세계소리축제’ 공동집행위원장 맡은 박칼린·김형석

    ‘전주세계소리축제’ 공동집행위원장 맡은 박칼린·김형석

    ●새달30일부터 5일간 열려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북 전주 일대에서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최대 파격은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작곡가 김형석(45)과 음악감독 박칼린(44)을 선임했다는 점이다. 대중음악과 뮤지컬 분야에서 나름 대로 명성을 쌓아올린 김형석과 박칼린은 MBC ‘나는 가수다’와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적인 지명도도 얻었다. 이들을 집행위원장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대중성에 목말랐다는 얘기다. 이전까지는 천이두, 김명곤, 안숙선처럼 ‘소리’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람들이 맡았다. 때문에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은 대중성이 크게 보완됐다. 우선 3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오르는 개막작은 ‘춘향전’의 한 대목에서 따온 ‘이리 오너라 Up Go 놀자!’다. ●국악과 대중음악 간 장르 파괴 개막작 음악감독을 맡은 박칼린은 “오래된 소리에서부터 최근 랩과 힙합까지 모든 한국 음악을 총괄하는 시간여행을 선보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우리 한국의 음악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함께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고 말했다. 10월 2일엔 ‘김형석 with Friends’도 있다. 하림, 나윤권, 김조한, 성시경, 장재인 등 대중음악인들을 초청해 대중음악과 국악 간 장르 파괴 공연을 선보인다. 김형석 위원장은 “여태껏 정통성을 내세웠던 축제가 나를 집행위원장으로 부른 이유는 젊은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라면서 “출연진이 아직 확정되기 전이고 구체적인 음악이 나온 것도 아니지만, 전통 악기에 밴드음악을 결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막작 춘향전엔 록·비보잉 결합 폐막작인 ‘춘향전’도 스토리만 따오고 국악에 록음악과 비보잉까지 합친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바꿔서 선보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10월 1~2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소리프런티어’(Sori Frontier) 공연을 추천했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불세출’, ‘밴드 AUX’, ‘시울雲’, ‘절대哥인’ 등 9개의 월드뮤직팀을 선보이는 무대다. 김 위원장은 “‘나는 가수다’처럼 고수들이 정말 많은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번 축제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이들의 공연에 주목하고, 이들 또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색깔 있는 공연 못지않게 전통을 고수하는 무대도 빠지지 않는다. ‘판소리 다섯바탕’, ‘2011 광대의 노래-신판놀음’, ‘산조의 밤’, ‘고음반 감상회-옛 소리로의 초대’ 등은 전통소리라는 기본에 충실한 무대로 꾸민다. 자세한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 참조. (063)232-839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감세 철회’ 카드 꺼내나

    내년 시행을 앞둔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 구간 감세 철회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임기중 균형 재정 달성의 의지를 강조하면서부터다. 감세가 MB노믹스의 한 축이기는 하지만 여당에서도 감세 철회를 당의 기본 입장으로 정한 데다, 정부도 세입·세출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소득세 감세 철회에는 긍정적이나 법인세 감세 철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경쟁국가에 비해 법인세 세율이 높은 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감세방안이 어떻게 담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균형 재정 달성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라고 전제하면서 “세입에서 확충 노력, 세출에서 조정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조세 수입을 늘리는 방안에는 증세도 있고 감세 조정도 있을 수 있다.”며 “(감세 조정이) 제기될 수 있는 메뉴로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한나라당은 추가 감세를 철회하는 것을 당의 기본 입장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감세를 철회하고 복지지출이 방만하게 늘어나는 것을 통제해야 균형재정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감세 철회를 이미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재정 전문가들은 소득세 감세는 철회할 수 있지만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윤희 조세연구원장은 “세율과 세수는 정책 목적이 다른 수단”이라며 “세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세율을 올리는 것 말고도 세무행정 개선 등 다른 방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제 경쟁 상황에서 법인세를 올리자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추가 감세를 철회할 경우 소득세는 연간 6000억원, 법인세는 3조 9000억원 등 총 4조 5000억원의 세수가 확보된다. 정부는 2010년부터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각각 2% 포인트씩 내리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에 국회는 소득세 과세표준(과표)이 88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와 법인세 과표가 2억원을 넘는 기업에 대한 인하를 2년간 유예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관련법이 개정돼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최고 소득세율은 35%에서 33%로, 최고 법인세율은 22%에서 20%로 내리게 된다. 재정부는 다음 달 말 발표할 내년 예산안 편성작업을 유럽의 재정위기를 감안해 원점에서 다시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재정부를 방문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실물경제를 지키는 데 정부가 온 역량을 다해야 한다.”면서 내년 예산 편성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박재완 재정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한편 홍 대변인은 감세정책 조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세입과 세출 양쪽 측면에서 하나하나 짚어 보자는 원론적 얘기를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나길회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세상이 어수선하다. 미국은 훗날에 갚을 빚 증서(장기국채) 등급이 내려갔다고 어수선하고, 그 직격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은 현기증이 나 어지럽다. 잘살려고 하는 경제성장인데 왜 이리 어지러운가? 결국 빚 때문이다. 빚이 ‘웬수’다. 사업하느라 생기는 빚은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업가나 개인은 자신이 나중에 갚아야 하는 강박감이 있기에 돈을 빌리는 데 무척 신중하다. 반면 정치가(또는 정책당국자)가 만드는 국가 빚은 개인 빚과는 성격이 다르다. 빚을 얻어 쓴(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 정치가는 ‘내가 이런 공사를 했다. 내 업적이다’라고 생색을 내지만 빚 갚는 데는 뒷전이다. 다음 정권도 물려받은 빚은 잘 갚지 않으려 한다. 앞 정권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인상이 싫기 때문이다. 빚을 갚다 자기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조바심도 깔려 있다. 상당수 정치가는 빚을 내 쓰는 자신의 정책은 효과가 커 늘어나는 세수입으로 갚으면 된다고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비상시도 아닌데 빚을 내 쓴 선진국의 정책은 대개 실패했다. 선심성 지출이 대부분이고 개발도상국처럼 사회간접자본 투자라는 마땅한 투자처도 찾기 어렵다. 설령 경기가 좋아져 세수입이 늘어나도 자신의 정책으로 세수입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빚을 갚기보다는 생색이 나는 다른 곳에 쓰려고 하는 게 정치인이다. 이처럼 쓰는 데 과감하고 갚는 데 인색한 게 국가채무의 속성이다. 그러다 보니 빚을 늘려놓고(잘했다는 정권조차도 빚을 줄이지는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빚의 확대 재생산’이 나타난다. 미국, 일본만이 아니라 유럽(이탈리아,스페인 등) 국가의 재정적자 심각성이 그 증거들이다. 빚 때문에 그리스는 파탄났고, 포르투갈도 위험하다. 일본처럼 나랏빚이 너무 많을 때는 ‘내 정권 동안에는 파탄나지 않겠지’하며 빌려쓰는 데 익숙해져 버린다. 빚을 내 쓴다는 감각이 무뎌진다. 빚 재정을 키워놓은 데는 경제학자들도 한몫했다. 거시경제학의 한 축을 이루는 케인스 경제학에서는 ‘불황 때는 빚을 내(공채 발행) 지출을 늘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빚을 갚으면 된다’는 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불행히도 거기에는 정치가의 이기심을 제어하는 장치가 없다. 불황 때는 빚을 내 경기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호황 때는 업적을 드러내려는 정치의 속성상 빚 줄이기를 주저한다. 이런 비대칭성으로 빚은 불어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지만 그렇게 먹은 양잿물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온다. 1000조엔(한국 돈이라면 여태껏 사용해 보지 않은 단위인 1경 4000조원) 가까운 천문학적 금액의 빚만 불어나고 경기침체는 계속돼 온 일본이 그렇다. 빚쟁이 국가 일본을 미국이 닮아 갔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빚으로 흥청망청 소비했고, 미국 정부와 금융기관은 소비가 미덕이라며 그런 개인들에게 돈을 계속 대 주었다. 그 자금은 중국과 일본을 위시한 세계각국으로부터 들어왔다. 그 돈으로 빚잔치를 했고, 그러다 당한 게 2008년의 리먼 쇼크다.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러시아의 푸틴 총리는 ‘미국은 세계의 기생충’이라며 비난했다. 러시아가 미국에 그런 말을 할 여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미국 대중매체의 건전한 비판은 살아 있다. 미국 의회는 이달 초 채무규모 상한을 인상해 ‘채무불이행’이란 파국을 가까스로 면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일본화’ 현상을 지적했다. 증세나 세출 삭감이라는 고통이 따르는 결단을 뒤로 미루고, 당리와 자신의 몸보신(사익)을 우선하는 방식이 일본의 정치를 닮았다는 말이다. 서민의 빚은 무덤까지 따라오지만 나랏빚은 다르다. 빚놀이가 잘되면 ‘내가 했다’고 자랑하고, 잘 안 되면 ‘내 정권 때는 괜찮았다’고 도망칠 수 있으니, 정치가에게 나랏빚만큼 좋은 먹잇감이 없다. 이렇게 돌을 던지는 나 또한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우리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게 빚 문제다. 빚더미를 짊어질 후세대를 염려하였다면 함부로 못할 짓이었다. ‘어이구, 그놈의 빚이 웬수지!’하던 우리네 역정은 진리였다. 역정의 해결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이타심이다.
  • 한국 재정 안심 못하는 3가지 이유

    한국 재정 안심 못하는 3가지 이유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발 경제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로 가중된 재정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류성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최근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이는 우리나라의 재정상황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에 따라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장기 재정 전망과 그에 따른 운용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GDP대비 부채… 33.5%의 함정 #1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평균 96.9%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나라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심했다간 자칫 ‘수치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1982년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던 멕시코의 국가 채무는 당시 GDP의 35.8%로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반면 국가 부채가 GDP 대비 200%에 달하는 일본은 대외 신인도가 높고 국채 대부분을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어 아직까지 국가부도의 걱정은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49.1%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9.1%에서 대폭 줄었지만 비중 자체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채무 안심하다… 그리스 5년새 두배 #2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는 2015년까지는 개발도상국의 적정 부채상한으로 꼽히는 GDP의 40% 아래를 유지, 안정권에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문제는 재정 운용에 따라 5년이라는 시간은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스의 경우 1980년 부채 비율은 현재 우리보다 낮은 22.6%였지만 5년 만에 40%를 넘어섰고 1990년에는 77.3%로 선진국 적정부채 한도도 넘어섰다. 재정부는 당시 공공부문이 팽창한 데다 재정건전화 의지가 부족했던 것을 그리스 재정 위기 배경으로 꼽았다. 고령화… 일본식 저성장의 늪 경계 #3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젊은 국가’였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할 성장동력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추가 비용을 빼더라도 2050년 국가 채무는 GDP 대비 137.7%에 이르며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의료비용 지출을 포함하면 168.52%까지 치솟게 된다고 전망한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예산분석센터장은 “우리는 무엇보다 일본식의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을 걱정해야 한다.”면서 “장기 재정전망 시스템을 확립해 세출구조조정·효율화 및 세수 추가 확보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돈 먹는 주정부가 美디폴트 위기 주범

    돈 먹는 주정부가 美디폴트 위기 주범

    버지니아·메릴랜드·뉴멕시코·미시시피·플로리다주,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여야 간 합의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미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주범’들이다. 주정부 재정이 악화되면서 그 부담의 상당 부분을 연방정부로 떠넘겼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한 ‘1990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50개 주정부 세입액·세출액 분석’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는 이 기간 동안 세출액이 1조 4410억 달러인데 비해 세입액은 8481억 달러에 그쳐 5929억 달러(약 630조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액이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적자액은 버지니아주의 2009년 주내총생산(4097억 달러)을 훨씬 넘는 것이다. 지역경제의 젖줄이던 조선·철강·화학 등 제조업이 한국·중국 등의 도전에 밀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1964년 이후 ‘공화당 텃밭’이던 이 지역이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메릴랜드주는 세입액 1조 308억 달러, 세출액 1조 6041억 달러로 573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애리조나·루이지애나·앨라배마·켄터키·뉴멕시코·미시시피주 등도 20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가속화시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더욱이 푸에르토리코는 세출액 2560억 달러, 세입액은 737억 달러에 불과해 적자비율(291%)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세출액 3166억 달러, 세입액 1157억 달러로 2010억 달러의 적자(261%)를 낸 뉴멕시코주가 차지했다. 웨스트 버지니아·미시시피주 등도 적자비율이 200%를 넘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버지니아·뉴멕시코·메릴랜드주 등은 연방정부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오나 로빈 리스토킨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 정부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이들 주들이 단기적으로는 디폴트를 맞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연방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뉴욕주의 경우 세출액 2조 3645억 달러, 세입액 3조 3208억 달러를 기록해 무려 9562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뉴저지·일리노이·미네소타주 등도 5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 연방정부 재정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델러웨어주의 경우 경제 규모는 작지만 세출액 864억 달러, 세입액 2111억 달러로 2009년 주내총생산 607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1248억 달러(흑자비율 206%)의 흑자를 기록, 미 지방정부의 ‘최고 블루칩’으로 꼽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리구 의회 소식]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성임제·강동구의회 의장) 지난 21일 영등포구의회(의장 박정자) 주관으로 영등포구 신길동 공군회관 컨벤션홀에서 서울시자치구의장협의회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시행에 따른 개선 방안’ 등 지방의회 운영 및 의정활동 전반에 대한 현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강동구의회는 지난 6~20일 제185회 1차 정례회 집회를 열어 구정질문 및 2010년도 세입·세출 결산 등 안건을 처리한 뒤 휴회했다. ●강북구의회(의장 유군성) 이백균 의원은 ‘서울시 강북구 자치회관 설치 및 운영조례 일부 개정조례’를 발의했다. 이 의원은 “각 동 자치회관의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려면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에 있어 동 인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례는 각 동 인구수에 비례해 주민자치위원수를 확대하고,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의 임기를 명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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