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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이슈] 판교 분양가 10% 인상요구 논란

    [클릭 이슈] 판교 분양가 10% 인상요구 논란

    화성 동탄에 이어 판교 신도시에서도 원가연동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내년 3월 판교에서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주택업체들이 분양가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당초 책정한 가격보다 10% 이상 높아진 평당 1200만∼1300만원의 분양가를 요구하고 있다. ●“손해보는 장사 NO!…평당 1200만∼1300만원 돼야” 내년 3월 판교신도시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 35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풍성주택, 건영, 한림건설, 한성종건, 이지건설, 대광건설 등 6개 업체는 물가인상률(연 5%) 등을 이유로 당초 예상 분양가인 평당 1100만원보다 높은 1200만∼1300만원대에 공급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6개 건설 업체의 대표 간사인 풍성주택측은 “분양이 당초 연말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만큼 새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면 건축비가 올라가고, 용적률이 낮은 곳의 경우 택지비도 올라가며, 지형에 따라 암석 제거 공사를 하게 되면 가산비도 높아진다.”면서 “이를 모두 고려하면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건교부가 정해 주는 건축비는 해가 바뀌는 만큼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새로 산정해야 한다.”면서 “지형특성, 용적률 등도 감안하면 분양가는 평당 1200만원 이상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러한 입장을 정리해 건교부에 곧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분양 업체들이 당초 분석한 판교 항목별 분양가 내역은 평당 개념으로 택지비 673만원, 건축비(공사비 299만원+설계 감리비 12만원+부대비용 19만원) 330만원, 가산비용 153만원 등 총 1156만원이었다. 한편 이들 6개 업체는 이미 금융비용에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분양이 연기되면서 업체별 평균 10억원선의 금융부담이 추가돼 지난 8월 주공·토공 등에 땅값을 깎아주든지 땅값 납부일정을 연기해 업체들과 손실을 분담하자고 건의했었다.”면서 “당시 내년 3월로 분양이 연기될 경우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건축비가 지금보다 높게 산정될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보전하라는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건축비 인상 요인은 자재·노임 변동률” 건교부측은 업체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건교부는 “평당 1100만원대로 분양이 어렵다는 업체들의 의견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좀더 정확한 분석이 이뤄져야겠지만 현재로선 판교의 분양가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주택정책팀 박선호 팀장은 “건축비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물가상승률이 아니라 아파트 공사에 투입되는 자재들의 가격변동률과 공정에 필요한 노임 변동률”이라면서 “가산요인이 지난 9월 기준과 마찬가지로 0.5%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건축비는 현행 평균 399만원보다 1만∼2만원 정도 오르는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물가상승률 5% 운운하며 분양가를 10% 이상 올리겠다는 업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난달 동탄신도시 원가연동제 실효성 논란에 대해 “원가연동제의 본격적인 효과는 판교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체들의 주장대로 판교 분양가가 평당 1200만∼1300만원선에 책정될 경우 분당 변두리 지역 시세(평당 1400만원선)와 별 차이가 없어 원가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 중소형아파트는 전매 금지기간이 분양계약일 후 10년간이어서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이 거의 없는 셈이다. 특히 8·31대책 이후 빠졌던 아파트값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판교 아파트 분양가마저 오를 경우 분당신도시는 물론 서울 강남 등 아파트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강모(36)씨는 “평당 1100만원에 싸게 준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판교 중소형을 원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분양가를 계속 높여간다면 도대체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내겐 너무 센 그녀

    요즘 방송에서는 ‘원 나잇 스탠드 one night stand‘를 낯선 남녀가 하룻밤 동안 몸을 섞고 “안녕!”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다분히 낭만적으로 윤색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원 나잇 스탠드’는 누구의 인생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사고 내지는 교통사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 동창 중에 ‘원 나잇 스탠드’하다 자존심에 줄이 쫘악 나간 남자가 있는데 자칭 ‘선수’라는 친구의 얘기인즉 이렇다.-내가 얼마 전 친구 부친상 때문에 강릉에 가게 됐거든. 사정이 생겨 나 혼자 18시발 강릉행 고속버스를 탔어. 그런데 쌈빡한 미인이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거야. 아니 안 그래도 애인은 안 키운지 오래됐지, 주말에 남 장례식에나 가는 내 신세가 참 갑갑했는데 말야. 그리고 예전부터 ‘복 없는 과부는 봉놋방에 누워도 고자 옆에가 눕는다.’고 버스든 기차든 타기만 하면 꼭 내 옆 자리는 남자였다니까. 어쨌든 약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녀 옆에 앉았는데 차가 흔들릴 때마다 내 허벅지에 스커트 자락이 스치니까 자꾸 마음은 콩밭으로 달려가는 거였어. 그래서 대충 2시간 가까이 작업 멘트를 날리며 친화감을 조성했지. 그녀는 이목구비도 오목조목하고 목소리도 조용한 것이 딱 내 타입이었던 거야. 그녀도 내게 호감을 갖는 것 같았어.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내 가슴 속까지 비추는 듯했어. 그래서 작심을 했지.‘그래, 오늘 밤은 반드시 경포에서 당신과 보내리라!’ 마침 차가 휴게소에서 멈추기에 같이 내려 커피도 먹고 담배도 한 대 피우려는데 그녀가 자기도 한 대 달라고 하데. 담배도 맛있게 피우더라고. 나는 화장실에 가서 콧노래를 부르며 오랜만에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는 걸 느꼈지. 어쨌든 터미널에서 헤어지면서 만나기로 약속을 받아냈어.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달려갔지. 대충 조의를 표하고 친구들에게는 바빠서 서울로 바로 올라간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상주(喪主)인 친구가 그렇게 바쁜데 와주어서 고맙다고 내 손을 꼭 잡는 거 있지. 나는 정신없이 경포로 달려갔지. 그리고 그녀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인생과 사랑을 얘기하며 와인을 마셔댔지. 그런데 그녀가 주종을 스카치 위스키로 바꾸자고 하면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거 있지. 그렇게 정신없이 마시고는 아마 관광호텔인가로 갔었지. 그러고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어쨌든 스위트룸인가 하는 곳으로 가서 대충 샤워도 했던 것 같고….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별이 반짝이는 거야. 그녀가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세차게 내 뺨을 갈겼던 거지. 도대체 무슨 이유냐고 물었더니 냉소적인 눈빛으로 내리깔면서 나더러 “힘이 없으면 매너라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 거야. 그러고는 옷을 입고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니까. 사실 내가 긴장도 많이 하고 술도 짬뽕해서 그렇지 평소의 내 실력이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다음 날 아침에 카드명세서를 보고 난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60만원 넘게 그었는데 결과는 낯선 여자에게 따귀 맞은 게 전부였으니. 아니 제대로 해보기라도 했으면 원통하지나 않지. 너희들 ‘원 나잇 스탠드’ 절대 꿈도 꾸지 마라! 모든 남녀의 사랑과 인연법은 모범 답안이 없다. 단 하룻밤의 만남으로 만리장성을 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섹스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가든 사랑을 확인하고 섹스를 하든 중요한 것은 당신의 선택과 책임이다.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그린벨트 무차별 훼손

    그린벨트 무차별 훼손

    한강 상수원보호구역내 그린벨트를 훼손해 불법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챙긴 대학교수, 시의원, 변호사 부인, 연예인 등 부유층 인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은 양평·광주 등 경기도내 5개시에서 이루어진 1954건(약 94만평)의 상수원보호구역내 산지전용 허가 및 개발 과정에서도 이런 식의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0일 현지 주민의 명의를 산 뒤 그린벨트내 산림을 훼손해 전원주택지로 개발, 부당이득을 챙긴 부동산업자 변모(50)씨 등 2명에 대해 산지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동산 업자 등 3명 구속영장 또 변씨에게 돈을 받고 담당 공무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산지전용 허가 청탁을 한 김모(51)씨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세차익을 챙길 목적으로 빌린 명의를 이용, 산림을 훼손하고 전원주택 등 마구잡이 개발을 한 지방대 Y교수,6급 공무원, 가수, 변호사 부인, 중소기업 대표 등 부유층 60명도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변씨는 2003년 11월부터 올 7월까지 현지 주민들에게 건당 100만원 정도의 사례금을 주고 명의를 빌렸다. 빌린 명의는 경기도 양평군 그린벨트내 산지전용 허가를 받아 산림 5000여평을 전원주택지로 개발하는 데 이용됐다. 분양을 맡은 변씨는 이 과정에서 50억원을 챙겼다. ●“한강 상수원 심각오염 가능성” 부유층 등 60명이 훼손한 산림은 모두 1만 9700여평으로 객실 400개 규모의 리조트가 들어서고도 남을 면적이다. 경찰은 “훼손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있어 한강 상류가 심각하게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경기도 하남시 그린벨트 내에 축사 등 농·축산 시설 허가를 받은 뒤 이를 음식점 등 상업시설로 불법개조한 시의회 전 의장 조모(63)씨와 시장의 친동생 이모(41)씨 등 친인척과 현 시의원을 포함해 9명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불법 증개축 5억 임대수입 조씨는 농지 1200평을 콩나물 재배지로 신고한 뒤 건물을 무단 증·개축해 2001년 3월부터 최근까지 5억여원의 불법 임대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하남시가 2002년 7월부터 3년 넘게 불법 용도변경에 대해 자체단속을 해온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사라고 ‘봐주기 단속’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관련 공무원이 향응을 받고 산림훼손을 방조하거나 선별적인 단속만 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하남시측은 “단속 공무원 숫자가 워낙 적고 관내 축사만 8000여개가 넘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을 뿐 일부러 봐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솥밥 먹던 스타 다 모였네”

    올해 창단 10돌을 맞은 극단 차이무(대표 민복기)와 극단 유(대표 유인촌)가 나란히 ‘공연 잔치’를 벌인다. 한솥밥 먹던 옛 식구들까지 모두 가세해 펼치는 특별한 자축연이다. 극단 차이무는 풍자 코미디 ‘마르고 닳도록’(12월1∼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찌르고, 극단 유는 톨스토이 원작의 뮤지컬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12월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두 극단 모두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광받는 스타 연기자들의 산실 노릇을 해왔는데 이들이 단역도 마다않고 뛰어드는 통에 보기 드물게 초호화 캐스팅 무대가 돼버렸다. ●새로운 차원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즐거움 극단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준말이다. 세상을 보는 다차원의 관점을 제시하고 싶어서 붙인 이름이다. 연우무대 출신의 극작가 겸 연출가 이상우, 배우 문성근, 류태호를 중심으로 송강호 강신일 박광정 등 ‘범 연우인’들이 뭉쳤다. 이상우 연출가는 “91년 연우무대를 나온 뒤 개인사무실을 냈는데 동료·후배들이 매일 몰려와 술을 마시기에 ‘그러지 말고 공연을 하자.’고 해서 만든 극단”이라며 웃었다. 차이무는 번역극 ‘플레이랜드’로 창단 신고식을 치른 이후 ‘늙은 도둑이야기’‘비언소’‘돼지 사냥’ 등 창작 흥행작을 줄줄이 내놓았다.‘차이무 스타일’ 혹은 ‘이상우 스타일’로 불리는 차이무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생각은 깊게, 표현은 경쾌하게’라는 이상우 연출가의 작품관은 풍자와 냉소가 깃든 독특한 질감의 ‘차이무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극단 차이무의 또다른 특징은 단원들을 멀티플레이어로 키우는 것. 배우가 연출도 하고, 연출이 스태프 일을 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 ‘변절자’로 취급하는 다른 극단들과 달리 차이무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여기에서만 필요한 배우가 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불러주는 배우가 되라.”고 독려한다. 이런 분위기 덕에 차이무에는 TV와 스크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배우들이 많다. 창단 공연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문성근은 “공동체 안에서 하모니를 이뤄내는 차이무만의 남다른 분위기가 있다.”면서 “차이무의 레퍼토리를 연중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주년 기념작 ‘마르고 닳도록’(이강백 작·이상우 연출)은 애국가의 저작료를 받아내려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을 내세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꼬집는 블랙 코미디. 문성근 강신일 박광정 김승욱 등 스타 배우들이 단독 캐스트로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킨다.(02)747-1010. ●무대와 관객을 향한 끝없는 열정 배우 유인촌이 이끄는 극단 유는 남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주로 택했다.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99년, 공연문화의 불모지인 강남 한복판에 전용극장을 덜컥 지었고,‘홀스또메르’‘철안 붓다’ 등 작품성은 있지만 돈은 안 되는 공연들을 뚝심있게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려 강원도 봉평에 달빛극장을 개관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유 대표가 CF 찍어 적자를 메워 온 시간들이 쌓여 어느새 10년. 그의 말대로 여태 버텨온 게 ‘기적’이다. 더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택시 드리벌’‘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같은 흥행작들도 큰 버팀목이 됐다. 과거 10년을 결산하고, 미래의 10년을 전망하는 기념 공연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를 앞둔 그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원래 계획했던 ‘햄릿’이 주역 캐스팅 문제로 무산되면서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유 대표가 맨처음 10주년 기념작으로 점찍었던 작품은 ‘어느 말의 이야기’였다. 그는 “서사적인 스타일과 사실주의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무대로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두루 갖춘 작품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느말의 이야기’는 한때 뛰어난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 홀스또메르의 일생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통찰하는 우화극이다. 러시아 전통민요를 연상케 하는 서정적인 음악들이 곁들여진 뮤지컬로, 러시아인 아코디언 연주자를 비롯한 5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1997년 초연부터 세차례 ‘홀스또메르’역을 맡아온 유 대표가 이번에도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임명되면서 잠시 배우 일을 접었던 그는 “체력적으로 아주 힘든 배역인데다 부족한 연습시간 등 어려운 점은 많지만 10주년 기념작인 만큼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극단 출신의 영화배우 김수로, 정규수 등 30여명의 단원들이 출연한다.(02)515-05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무원·시의원도 ‘검은 공모’

    공무원·시의원도 ‘검은 공모’

    부동산 투기세력 뒤에는 공무원들이 있었다. 기획부동산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거나 개발예정 부지를 미리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린 공무원들이 정부의 특별단속에 적발됐다. 부동산 투기에는 농민도 가세하는 등 부동산 투기가 직업에 상관없이 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 ●허위정보 흘려 10배 비싼값에 팔아 대검 형사부(부장 이동기)는 지난 7월7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경찰, 국세청, 건설교통부 등과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단속에 나서 9798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344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부동산을 매입한 뒤 텔레마케터를 통해 허위 정보를 흘려 10배가량 비싼 값에 되파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을 집중 단속,228명을 입건해 102명을 구속했다. 기획부동산업체에 의한 사기 피해액은 1890여억원, 피해자는 5040여명에 이른다. 공무원, 시의원들도 투기에 가담했다. 경기 화성시청에 근무하던 민모(31·구속)씨 등 공무원 6명은 화성시 봉담읍 일대 임야를 차명으로 사들인 뒤, 동료 공무원을 속여 형질변경 허가를 받아냈다. 경기 평택시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인 황모씨는 투기세력과 설계사무소 대표로부터 농지로 등록된 토지를 창고시설로 바꿔달라는 형질변경 청탁과 함께 1200만원의 금품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무원 27명이 입건되고 7명이 구속됐다. ●J프로젝트 등 국책사업마다 투기꾼 전남도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계획인 서남해안개발계획(J프로젝트)이 시행되는 지역에서도 투기가 기승을 부렸다. 이 지역 개발예정지 19만여평을 사들여 2000∼3000평으로 쪼갠 뒤,450명에게 되팔아 200억여원의 차액을 챙긴 기획부동산 대표 엄모(40)씨 등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매수자 중에는 대기업 임원, 대학교수, 프로축구선수 등 사회지도층도 포함됐다. 전북 군산의 미개발지인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에도 투기세력이 뻗쳤다. 금강하구둑 일대의 땅을 산 피해자는 273명, 피해액은 131억원이다. 대검은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계속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송파 신도시, 거여·마천 뉴타운 계획지의 부동산 거래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앞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예정지 일대의 부동산 투기 대처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7월까지 3만건 웃돌던 분필신청 감소세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땅을 산 뒤 여러 개로 쪼개서 팔기 때문에, 필지를 쪼개서 등록을 새로 하는 분필신청이 필수이다. 단속을 시작한 지난 7월까지 3만건을 웃돌던 분필신청 건수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에는 2만 7664건으로 줄었다. 이동기 형사부장은 “분필신청이 감소한 것을 기획부동산의 활동이 주춤하고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난자 파동] 의혹 전말과 남은 과제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은 ‘난자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는 생명윤리에 대한 인식부족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으며, 결과적으로 더 큰 화를 불러왔다. 그러나 ‘법적 기준이 없던 때의 윤리적 문제’로 황 교수팀을 단죄하고, 세계줄기세포허브를 비롯한 줄기세포 연구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세상 물정 몰랐던’ 황 교수 황 교수팀은 지난해 2월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성과를 미국의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러나 3개월 뒤 영국의 네이처가 연구원 2명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윤리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당시 황 교수와 해당 연구원들은 영어가 서툴러서 생긴 오해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황 교수는 “난자 제공자 한 명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생명윤리학회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세차례나 네이처와 같은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 때마다 ‘모든 연구는 정부가 정한 윤리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했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연구원들의 난자기증을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로 간주하는 등 국제 윤리기준에 어두웠던 것도 또다른 원인이다. 또 난자 기증자들에게 금품이 제공된 사실과 관련해서는 황 교수가 연구팀원들을 ‘지나치게’ 신뢰한 점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다. 황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국민 여러분들이 저에게는 모진 매를 내려주시고, 환골탈태하려는 연구팀에는 한번 더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보답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황 교수는 윤리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타격을 받게 됐다. 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의학연구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불문율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헬싱키 선언’ 위반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난자기증이 연구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이뤄졌고, 황 교수가 연구원들의 비밀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거짓말’을 한 만큼 더 큰 문제로 비화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제 과학계가 이같은 ‘한국적 특수성’에 수긍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헬싱키선언 위반여부 논란소지 다만 줄기세포 연구만은 차질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세계적 중심이 될 세계줄기세포허브가 미국과 영국을 제치고 한국으로 결정된 것은 황 교수팀이 난치성 질환에 걸린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황 교수팀의 연구가 임상시험에 돌입할 경우 난치병 치료의 국제 중심으로까지 도약할 수 있다. 한용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의 ‘파이어니어’(선구자)”라면서 “황 교수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부담을 털고 연구에 정진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영모 울산대 의대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생명과학 연구는 투명하게 가야 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수일 前국정원차장 자살

    이수일 前국정원차장 자살

    ‘국가정보원 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이수일(63) 전 국정원 제2차장이 20일 밤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호남대 총장으로 재직중인 이 전 차장이 이날 오후 8시20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H아파트 102동 1001호에서 숨져 있는 것을 파출부 이모(56·여)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이 전 차장이 총장 관사로 사용해 온 곳이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 총장의 부인으로부터 ‘남편이 어제부터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니 아파트에 가서 직접 알아봐 달라.’는 전화를 받고 어제에 이어 오늘 저녁 비상키를 열고 들어가 보니 이 총장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시 이 총장이 베란다에 나일론 줄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면서 ”유서가 발견됐으나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차장은 부인 등 가족과 떨어져 지내왔으며 부인은 이날 밤 늦게 서울에서 소식을 듣고 달려와 시신을 인수, 인근 모병원에 안치했다. 경찰은 이 전 차장이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정신적 압박을 받아오고, 주변인사들에게 ‘검찰 수사는 마녀 사냥식’이라는 말을 해왔다는 점으로 미뤄 일단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차장이 이날 오전 11시쯤 총장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직원 상가에 같이 가자.”고 말한 것으로 미뤄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세차례 불려가 수사를 받았다. 조사에서 이 전 차장은 합법적인 감청만 알고 있다면서 결백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은 이미 구속된 신건씨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내 담당 차장(2001.11∼2003.4)을 지냈다. 한편 이 전 차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며, 검찰의 수사강도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엄마, 걱정마. 이 앞에서 학생들 상대로 뽑기장사하면 되잖아!”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자기도 잘 먹던 뽑기장사해서 먹고 살면 되니 엄마보고 걱정 말란 것이다. 너무나 대견하고 안쓰러워 큰아들을 끌어안고 그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울지 않는 엄마, 강한 엄마가 되어 내 아이들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식들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아버지의 유업을 잘 지키고 있다가 성년이 되면 물려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발전시켜 애경을 내가 맡아 아이들과 똑같이 건실하게 성장시키기로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장영신(69) 회장이 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남편이 죽고 회사를 떠맡게 된 이야기를 이렇듯 생생하게 되짚었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강한 모성, 남편의 유업을 버려둘 수 없다는 아내로서의 의리, 애경 종업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경영참여 이유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장 회장은 1970년 막내 아들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을 심장마비로 잃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3남1녀의 어머니로 살림만 하며 지내던 12년차 주부가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의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애경 창립 17년 만의 일이다. 장 회장은 1971년 남편 타계 1주기가 끝나자마자 경리학원에서 복식과 부기를 배웠고 이듬해인 1972년 8월1일부터 출근했다.1954년 6월 남편 고 채몽인씨가 5000만환으로 세운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가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비누제조사 락희화학과 경쟁을 벌이며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다. 장 회장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시댁과 친정 가족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부터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임원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애경이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이 죽은 뒤 사장 자리를 맡고 있던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장 회장이 취임하자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장 회장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매일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했고, 관청에선 담당공무원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는 이유로 동행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책상 밑으로 구둣발에 차이기도 했다. 경제인 모임에서는 홀로 여자라는 자격지심에 기둥 뒤에 숨어 몇시간이나 서 있다 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잘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업환경도 나쁜 것뿐이었다. 경영에 참여한 1972년 말부터 오일쇼크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 회장은 더욱 힘을 냈다. ‘불황에 투자하라.’를 모토로 공장을 지방으로 확대 이전하는 한편 남편이 계획만 했던 석유화학 원료제조 분야를 애경의 미래 지표로 삼아 애경유화·애경화학·애경PNC(전 애경공업)·애경정밀화학·코스파 등 관련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비누 산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격적인 화학공업은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도 애경에서 매출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군이다. 남편이 설립한 비누회사도 소홀하지 않았다. 제품을 고도화시키는 데 집중했던 만큼 히트 상품도 꾸준히 내놓았다.1975년에는 분말 합성세제인 ‘크린업’을, 이듬해에는 액체세제 ‘써니’를,1980년 들어서는 세제 ‘스파크’를,90년 들어서는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트리오도 이름은 같지만 세척력을 높이고 공해도를 낮춰 지금까지도 1등 주방 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줍은 소녀…‘터프우먼 마담 장(張)’으로 장 회장은 어머니 고 문금조씨와 아버지 고 장회근씨의 4남4녀중 막내딸이다.1936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구 명륜동 1가 등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당시 일본 와세다대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대지주의 아들. 어머니 문 여사도 당시 일본 귀족학교인 쓰다여대 영문과를 나온 재원이다. 장 회장은 혜화동성당 유치원을 나온 뒤 혜화국민학교를 다녔다. 노래를 잘해 전국 콩쿠르에서 상도 자주 받았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도맡기도 했다. 부모님의 학구열이 강한 덕에 형제들 모두 공부를 잘했다. 큰오빠 고 장윤옥씨는 일본대 전문부 상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 들어가 5국장(부이사관)까지 지냈고, 미국으로 이민간 큰언니 장영옥(81)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애경유지 사장을 지낸 바 있고, 서울대 정외과 출신의 셋째 오빠 고 장위돈씨는 서울대 정외과 교수,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치담당특별보좌관, 이집트 총영사, 에콰도르 대사를 지내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애경유지 이사를 지낸 넷째 오빠 장기돈(75)씨는 성균관대 상대 출신이다. 장 회장의 집안은 일제시대 유학을 갔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광복 후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6·25가 터지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경기여중을 졸업하고 경기여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돈 안들이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국어 재능을 인정받아 교장선생님이 일찌감치 유학을 준비시켰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1955년 미국 필라델피아 체스넛 힐 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교내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협연한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를 맡기도 했다. 애경이 쉘, 유니레버 등 다국적기업과의 합작을 무리없이 진행했던 배경에는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실력과 당시 익혔던 외국 풍습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란시절 여고생 신분으로 부산에서 사과장사를 한 적도 있다. 좌판을 벌여놓고 사과를 예쁘게 쌓아놓았지만 막상 손님이 와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먼산 바라보기 일쑤였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장사꾼이 아닌 척한 것이다. 그러나 애경을 경영하면서 그에게는 ‘호랑이’‘터프우먼’‘마담장’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80년대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계와 합작에 집중했을 당시 그쪽에서 공동대표를 요구하면 그는 “여기는 한국 회사다. 너희가 한국에 대해 뭘 아느냐. 한국 문화를 이해할 때까지 너희들은 뒤에서 지켜봐라.”고 충고했다. 합작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받으면 애국가 봉창, 국기에 대한 맹세까지 순서대로 진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런 장 회장을 놓고 ‘마담장 터프우먼’이라고 외쳤다. 사내에서는 ‘호랑이’로 통했다. 화가 나면 직설적으로 퍼붓는 성격과 한번 결정하면 매몰차게 추진해 나가는 돌파력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풀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 ‘너그러우면서도 불같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과는 어릴적 이웃사촌 장 회장과 남편 채몽인씨는 이웃사촌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고 채씨는 장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애정 공세를 퍼붓다 미국까지 따라가 무려 3년11개월 동안 구애 공세를 펼쳤다. 공개청혼으로 남편의 존재는 대학내에도 다 알려져 수녀 교수들로부터 “왜 저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졸업후 약속대로 서울로 돌아와 23세이던 1959년 6월 신당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식들(3남1녀)의 혼사는 장 회장보다 더 빠르다. 대부분이 대학시절에 결혼을 모두 끝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연애 결혼이다. 큰아들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45)은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만난 홍미경(43)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당시 부인은 1학년에 재학중인 생활미술학과 새내기. 채 부회장은 1983년 졸업후 미국 보스턴대에 MBA를 받은 뒤 1985년 애경산업 생산부 마케팅부 등을 섭렵했다. 부인 홍씨도 함께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홍씨는 전공을 살려 현재 종로에서 갤러리 ‘사간’을 운영 중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미모가 인상적이다. 장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 “우리 큰애(큰며느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한다.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장인 고 홍종수옹은 서울시립교향악단,KBS교향악단 등에서도 활약한 음악가다. 장 회장의 맞손녀이자 큰아들인 채 부회장의 딸 문선(19)양은 할머니의 성악 실력과 외할아버지의 음악 재능을 모두 물려받아 현재 미국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둘째 아들 채동석(41) 애경백화점 사장은 성균관대 철학과 3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이정은(41)씨와 결혼해 졸업하기 전 1년 동안 학생 부부로 지내기도 했다. 채 사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애경에 합류했다. 현재 애경백화점,AK면세점, 수원애경역사, 평택역사 등 애경의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랜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병문(75)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예편한 4성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아세아시멘트 회장을 지냈다. 큰딸 채은정(42)씨는 외숙모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안용찬(46) 애경 사장을 소개해줘 결혼한 경우다. 안 사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과정 재학 당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채씨 외숙모의 권유로 은정씨를 만났다. 은정씨도 대학 3학년때 결혼했다. 은정씨는 이화여대 조소학과를 나와 미국 애크리하트대에서 그래픽을 전공한 뒤 1998년 애경산업에 들어왔다.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를 맡고 있다. 채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 출신인 안 사장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이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친구 사이여서 이미 대학시절부터 안 사장을 알고 지냈다.”면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유학을 끝낸 뒤 애경으로 꼭 와줄 것을 내가 청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하기 이전 유학을 마치고 미국 폰즈사에서도 마케팅 담당 업무를 맡았다. 통역 장교 1기 출신인 안 사장의 아버지 안상호(76)씨는 육군 참모총장 수석 보좌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플로 코리아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막내 아들 채승석(35) 애경개발 부사장은 50만평 18홀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중부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애경개발을 맡고 있다. 애경개발은 1987년 출발 당시부터 애경의 계열사중 유일하게 주력인 세제·화학과 동떨어진 업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 SBS아나운서로도 활동했던 한성주(31)씨와 99년 6월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단국대 사학과 89학번인 채 부사장은 형제들 중 유일하게 어머니를 닮아 노래를 잘한다. 당초 친정에서 장 회장의 경영참여를 반대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카들도 여럿 애경에 몸담고 있다.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큰아들인 장인규(53)씨는 과거 애경PNT(전 경신산업) 사장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갔고, 둘째 아들 장인원(49)씨는 계열사인 코스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씨가 낳은 3형제 중 큰아들인 우영(37)씨는 애경 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다. ●애경백화점에 남다른 애착 장 회장은 회사를 맡은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큰아들 채 부회장이 1993년 9월10일 애경백화점 개점식 인사말에서 “이 백화점을 돌아가신 아버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한 순간 ‘마음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됐다.’고 회고했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인 남편 고 채몽인씨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비누를 만들었던 창업 터전이다.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 비누인 ‘미향’을 만든 곳으로 70년대까지 ‘트리오’ 등 세제를 만들다 공장이 대전으로 옮겨가면서 계속 창고로 써왔다.“아버지가 물려준 땅이니 잘 연구해서 활용해보라.”고 맡긴 지 3년 만에 1만평 부지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장 회장은 애경백화점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금도 두 아들이 사이좋게 이 백화점 5층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장 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을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장 회장은 즐기는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채 부회장은 장 회장에 대해 “희생하는 삶만 사신 분”이라면서 “항상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고 남들이 취미를 물으면 ‘빨래’라고 대답할 정도로 아직도 집안 일을 혼자 한다. 말년에 잠시 정치에 참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어긋나는 길은 아니란 평이다.1997년 고사해 오던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여성들이 기업하기 불편한 환경을 고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1999년 민주당 신당창당 준비위원 공동대표로 영입된 뒤 백화점이 있는 구로를 텃밭삼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왜 정치를 하느냐. 이미지 버린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여성경제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다. ●가족간 우애는 애경의 힘 장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애경 창사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4년 구로동 본사 회장실을 비웠고 결재도 큰아들에게 모두 맡기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 애경복지재단 일에 관여하며 무역협회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삼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순환기계통이 안 좋은 탓에 홍콩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는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볼썽사나운 재산 분쟁이 많은 재계에서 애경가문 형제들은 함께 회사를 키워가며 우애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채 부회장과 동생 채동석 사장은 10년 넘게 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채 부회장은 “인맥이랄 만한 사람들을 알지도 못하고 술을 먹거나 함께 어울리는 대상이 모두 형제들이다.”면서 “네 남자가 모여 술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며느리들도 친하다. 큰동서와 작은 동서도 단짝 친구 같다.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점차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뒤 AK면세점(2001년) 애경 2호점인 수원애경역사(2003년)로 확대했고 3호점 평택역사는 2009년 완공된다.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벌인다. 채 부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생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을, 처남인 안용찬 사장이 생활용품 부문을 키우고 있다.2세대에 와서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의 양축을 키워가는 한편 유통과 항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고혈압이 있어 거의 매주 등산을 즐기고 있다. 유아세례를 받고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린 천주교 신자이지만 산을 자주 찾는 탓에 항상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산사를 찾을 때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는 내용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서 “애경의 힘은 형제간의 우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장회장 ‘유별난 시간개념’ 애경가(家)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유별나다. 장영신 회장은 약속 시간보다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나는 사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면 꼭 10분 전에 나가 상대방을 기다린다. 약속 시간보다 단 5분이라도 늦는 사람은 첫 대면부터 뭔가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하게 된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시간관념을 하나의 척도로 삼는다. 시간 하나 제대로 못지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그가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나인 투 파이브’ 원칙을 지켰다.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게 아니라 늦어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조간 신문을 읽고 그날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계획했다. 새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회의도 결재도 오전에 처리한다. 관청과 은행이 문을 여는 아침 9시 이전에는 하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을 놓은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다. 그래서 애경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결재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지고, 오전 9시면 그날 결재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철저한 시간관념은 애경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배어 있다.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 사위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한술 더 떠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출근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들끼리 밥을 먹기로 하거나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모일 때는 아예 30분 먼저 나갈 정도다. 채 부회장은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바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6시에 모이기로 해도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5시 30분이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급한 성격 탓에 식사를 시작하면 1시간내에 모두 끝내고 일어선다. 한 번은 막내인 채승석 부사장이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약속한 정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미 식구들이 모두 제사를 지낸 뒤 산에서 내려오고 있더라는 일화도 있다. jhj@seoul.co.kr ■ 장영신 회장과 제주와의 인연 장영신 회장의 ‘제주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제주 인연은 1970년 창업주인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더 각별해졌다. 장 회장은 남편의 조의금 전액을 제주도 재경장학회에 기증했다. 장학회는 이 돈으로 지금까지 매년 30명, 모두 1300여명의 제주 출신 대학생을 후원했다. 제주도는 고 채 사장의 고향이다. 큰아들 채형석 부회장도 최소한 1년에 세차례 이상 제주도에 간다. 선산이 모두 중문 색달동에 있다.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가끔 간다. 채 부회장은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저도 국민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 제주도에 요양을 가셨을 때 동행했기 때문에 한동안 지낸 기억이 있어 친근하다.”면서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는데 증조 할아버지까지만 기록이 있어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도 제주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경기여고 재학시절 6·25때 제주로 피란가 1년간 지냈다. 장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주도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달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애경은 제주도와 손잡고 내년 6월부터 도민의 숙원인 저가항공 시대 대열에 동참한다. 애경은 제주도와 합작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만들었다.㈜제주항공의 왕복 비용은 기존 항공비용의 70% 수준인 11만원선.㈜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채 부회장은 “이윤이 크게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영역이라고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장 회장의 제주 사랑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수일 前국정원차장 자살] 3차례 조사 받아… 檢 “모욕 언사 없었다”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모욕적 언사나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며 매우 난감해 했다. 이씨는 도청사건과 관련, 세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황교안 2차장은 “이씨의 소환조사 중 크게 문제될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씨의 재직기간 동안 국정원 도청이 이루어진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만 도청수사팀 부장검사도 “지난 11일 마지막조사때 불구속입건되리란 사실을 이씨가 알았을 것”이라며 “매우난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씨가 국정원에 재직한 시기는 2001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인데, 도청과 관련있는 기간은 국정원이 도청장비를 폐기한 2002년 3월까지로 4개월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의 재임시절은 한나라당 김영일·이부영(현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국정원 도청문건’이라며 공개한 자료를 작성한 시점과 겹친다. 또 이 시기는 2002년 대선을 전후해 각 당의 경선 판도를 알아보기 위한 도·감청 행위가 극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해 9월에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2002년 5월에서 9월까지 도청한 내용으로 국정원의 최고위 간부만이 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도청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은 당초 이들 전·현직 의원들을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정 의원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씨로서는 국정원 도청수사가 자신의 재임시절까지 확대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 수장을 맡았던 신건·임동원 전 원장이 지난 15일 전격 구속된 것도 이씨에게 심적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신과 동료들의 검찰 조사를 통해 전 원장과 국정원 조직의 치부가 드러나게 했다는 자책이 심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조사에서 이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수사에 협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모욕적 언사나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며 압박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 생활을 오래 한 이씨가 받아들이기에는 국정원에 대한 검찰조사 자체가 모욕적이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APEC] 정상들 “WTO위해 EU에 각 세워야 ”

    [APEC] 정상들 “WTO위해 EU에 각 세워야 ”

    18일 개막된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에 각을 세우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 관련된 입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정상들은 WTO(세계무역기구)의 진전을 위해서는 EU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수출 및 농업보조금 철폐를 촉구하면서 EU를 압박했다. 노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로비서 20개국 정상 차례로 영접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DDA와 관련한 특별성명 내용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특별성명 내용은 오랜 시간 협의됐기 때문에 처음부터 논의하는 문제에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특별성명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의는 노 대통령의 모두발언(4분), 부시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의 발언(각 7분), 자유토론(1시간30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20명의 정상들을 상대로 회의를 주재하면서 때로는 정상들의 발언을 요약하면서 회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저녁 7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1000여명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 대통령 주최 공식 만찬이 열렸다. 부산에서 생산되는 상황버섯 약주인 ‘천년약속’으로 건배를 했다. 정상들은 무대를 중심으로 V자형으로 앉았으며 뒤에는 다른 참석자들이 원탁테이블에 앉아 만찬을 했다. ●반기문 장관·라이스 나란히 앉아 대화 특히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나란히 앉아 대화를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만찬에 이어 문화공연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열창과 한류스타 보아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정상회의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후 1시25분쯤 벡스코 로비에 서서 정상들을 차례로 영접했다. 정상들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를 시작으로 약 1분 간격으로 승용차를 타고 벡스코 입구에 내렸다. 정상들이 승용차에서 내리면 백영선 외교통상부 의전장이 영접을 했고, 입구를 들어서면 노 대통령은 악수를 교환하고 일일이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들은 APEC 정상 의전용 차량인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도착했으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가져온 경호용 캐딜락 리무진과 벤츠 리무진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등을 세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외국 기업인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연설을 갖고 대한민국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노 대통령은 “지금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적기”라면서 “가능성을 보고 도전했을 때 이익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특별취재단
  • [길섶에서] 낙엽 단상/진경호 논설위원

    단풍은 가고 낙엽의 계절입니다. 플라타너스의 흑록색 잎들은 성정이 우악스러워서인지 쌀쌀한 날씨에도 제법 버티고들 있습니다. 반면 맵시 좋은 은행잎들은 영 그렇질 못합니다. 힘이 부치는 모양입니다. 길바닥에 노랗게 내려앉았습니다. 경복궁 돌담길은 플라타너스와 은행으로 빼곡합니다. 그 풍만함과 색감이 철 맛을 잘 살려줍니다. 한데 늦가을 들어 은행나무 형편들이 확연히 다릅니다. 어떤 녀석들은 잎을 다 떨구고 바들거리는데 또 한 무리는 여전히 노란 단풍을 곱게 두르고 있습니다. 뭐가 달라서일까요. 재미있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플라타너스에서 조금 떨어진 녀석들은 모조리 앙상한 몸피를 드러내놓고 있는 겁니다. 지난 여름 햇볕을 포식했을 법한데도 말이죠. 하지만 덩치 큰 플라타너스 사이에 끼여, 그래서 나도 볕 좀 보고 살자고 아등바등거렸을 놈들은 아직도 잎사귀들을 움켜쥐고 있고요. 예외가 없습니다. 곡절은 모르겠습니다. 플라타너스에 가려 지낸 은행들이 보다 생명력이 질겨서일까요. 아니면 햇볕을 가로막던 그 못된 플라타너스가 지난 밤 양지녘 은행들을 세차게 때린 비바람을 막아준 때문일까요. 아무튼 인생사를 꼭 빼닮은 녀석들이 참 웃깁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원가연동제 효과 미미?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된 원가연동제의 실효성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연동제가 시행되면 분양가를 10∼20%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막상 화성 동탄신도시에 이를 적용해 보니 분양가 인하 효과는 5% 수준에 불과했다.더욱이 시세차익을 남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원가연동제 적용 단지의 전매금지 기간을 분양계약 이후 5년으로 연장한 탓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규제는 많고 돈이 오래 묶이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땅값이 문제?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미건설과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화성 동탄신도시에 내놓은 아파트의 분양가(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평당 734만원이었다. 풍성주택은 754만원이었다. 대우건설도 이달말 동탄에서 평당 730만∼740만원(25.7평 이하)에 아파트를 내놓는다. 이는 지난 8월 포스코건설이 내놓은 원가연동제 미적용 단지의 평당 분양가 786만원보다 겨우 4∼5% 낮아진 것이다. 이들 업체에 택지를 공급했던 토지공사와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원인을 땅값에서 찾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동탄신도시의 기존 아파트 땅값은 평당 330만∼360만원이었지만 택지를 뒤늦게 공급받은 업체의 땅값은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2003년 1월 토공으로부터 평당 357만원에 공급받았지만 우미·제일건설, 풍성건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과 올해초에 각각 평당 442만원,416만원,424만원에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원가연동제 적용으로 건축비가 평당 100만원 정도 인하된다.”면서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분양가가 평당 820만원 선까지 높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이 낮을수록 평당 택지비가 높아진다.”면서 “포스코건설의 경우 용적률이 220%인데 반해 풍성·대우건설 등의 아파트는 용적률이 170%여서 원가가 더욱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공개 가격 산출 방식도 아리송 원가연동제 아파트의 공개 항목은 ▲택지비▲건축비▲설계감리비▲부대비용▲가산비용 등 5가지다. 하지만 이들 항목의 비용이 어떻게 산출됐는지 명확하지 않다. 표준건축비(평당 339만원) 항목을 나눈 공사비·설계감리비·부대비용의 경우 우미·제일건설은 평당 339만원, 풍성건설은 343만원으로 각각 다르지만, 어떻게 차이가 나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우미·제일건설은 가산비용(지하층 공사비+분양보증수수료+친환경건물 예비인증 등)으로 평당 116만원을 책정했다. 반면 경사지형이라 지하층 공사비를 많이 산정한 풍성신미주의 경우는 평당 152만원이었다. 같은 지역이라도 지하층 공사비가 평당 4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얘기가 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30의 세상 노트] “월급만으론 인생여전”…20대 ‘부동산테크’ 열풍

    [20&30의 세상 노트] “월급만으론 인생여전”…20대 ‘부동산테크’ 열풍

    부동산 투자가 재력 있는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던 때는 갔다. 일찌감치 부동산 테크에 열을 올리는 20대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아예 기획부동산이나 대규모 개발업자를 좇는 전문적인 ‘꾼’도 없지 않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개미형’으로는 재산 증식이 거의 어렵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연간 고작해야 4∼5%에 불과한 은행이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기관과 외국인 중심 증권시장보다는 부동산쪽이 수익성과 안정성면에서 월등하다고 믿는다. 행여 대박이라도 터지면 인생역전까지 부산물로 거머쥘 수 있다는 한탕주의도 작용한다. 올초 정부 산하 A공사에 입사한 김종만(28)씨는 전형적인 ‘기본형’ 투자자다. 매일 경제신문을 꼼꼼하게 챙겨 읽는 그는 대학생이던 2003년 청약저축을 시작했다. 김씨는 “주위에서 호들갑을 떤다고 하는데 사실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집값은 떨어지는 경우가 적으며 투기수준이 아니라면 일찍 시작하는 것이 미리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3년 안에 적립식 펀드와 보험, 저축 등으로 7000만원을 모은 뒤 회사와 금융권에서 1억원을 빌려 ‘내집 1호’를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면 ‘경매형’이 된다. 통신회사 직원 이인숙(27·여)씨는 지난 8월 시가보다 2000만∼3000만원 싼 빌라를 구입했다. 그는 “아무래도 경매 물건이 시세보다는 싸기 마련”이라면서 “재산증식과 부동산은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해 부동산 상식은 인생에서 힘이 된다.”고 털어놨다. 아예 부동산 관련 회사에 합류한 ‘취업형’도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직원 박혜영(27·여)씨는 “예전에는 대학 전공에 따라 직업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어떤 쪽이 더 큰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부동산 분야는 나이를 먹을수록 활용도가 높아 직업으로 택했으며 아무래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자기 회사 또는 다른 회사 직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시장동향을 읽는다. 다양한 성공 사례를 통해 적절한 투자지역을 익히며 사기꾼을 가려내는 진단법까지 터득했다. 지인들과 함께 부업으로 펀드를 만들어 본격투자에 나선 ‘펀드형’도 병존한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임희용(29)씨는 20대 중반부터 주변 사람들의 돈 등을 끌어모아 종자돈 8000만원을 마련했다. 몇차례에 걸쳐 투자했는데 그때마다 수익률이 연 20∼30%에 달했다. 임씨는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발품을 많이 팔고 갖은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이라고 자신했다. 부동산 관련 전문과정에서 ‘내공’을 쌓아 후일을 도모하는 ‘학술형’도 있다. 건국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형선(29)씨는 원래 전기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하지만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부동산에 흥미를 느껴 2002년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땄다. 김씨는 “석사과정 50명 가운데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면서 “2∼3명을 빼면 학부에서 부동산을 전공한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부동산학과는 금융과 건설, 시행사 등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뒤 자기 사업을 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부동산에 모든 것을 다 거는 ‘투기형’도 있다. 강모(29)씨는 2000년 금융권 대출과 지인들에게 빌린 돈 5억원으로 아파트 투기에 나섰다. 최대 15채까지 사들여 적잖은 시세차액을 남겼다.5년동안 10억원을 모았다. 강씨는 “주식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은 부동산을 택했다.”면서 “그러나 종자돈까지 까먹은 사례도 있으며 집값이 뛰지 않으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정의철 교수는 “투자 개념의 부동산은 연령에 관계 없이 나쁘지 않다.”면서 “그러나 빨리 시작하는 경우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동향 등 철저한 연구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동호회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운영자 이형진(37)씨는 “부동산 투자에 수학공식같이 정해진 왕도는 없다.”면서 “재빨리 정보를 캐내는 기술과 투자할 곳을 짚는 안목에 성공과 실패 여부가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종 김준석기자 bell@seoul.co.kr ■ 종자돈은 꼭 저축으로 20대강점 ‘발품’활용을 대학입시, 취업대란에서 탈출한 20대들이 부동산 투자에 몰리고 있다.‘부동산=재테크’라는 공식에 20대도 편입한 것일까. 그러나 마구잡이식 ‘묻지마 투자’가 아닌 전략적인 투자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평가이다. 경험도 종자돈도 턱없이 부족한 새내기 20대 부동산 투자자의 성공적인 투자 비결을 살펴봤다. 꾸준히 모아 둔 적금과 은행대출 등을 통해 투자금 1억원을 확보한 ‘김투자’(28)씨. 김씨 역시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나 주택을 구입해 기다리는 것을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인 경기상황, 정부의 부동산정책, 부동산시세 변화 등 투자기간이 긴 만큼 위험도도 적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투자 비결은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재개발쪽. 재개발은 정보가 부족하면 자칫 위기에 빠지기 쉽다. 재개발에 익숙하지 않다면 상가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상가는 경기가 좋으면 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투자성이 좋은 목표는 아파트단지 내부 상가이지만 용인·동백 지구 등 신흥지구에는 이미 자금이 몰릴대로 몰린 데다 입찰을 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근린상가나 복합상가들은 투자금액의 부담이 너무나 크고, 토지쪽을 생각한다면 1억원 안팎의 자금은 부족하다. 초보 투자자에 대한 전문가들은 조언은 무엇이 있을까. 정부 정책을 꼼꼼히 따지며 입지 가치를 따져보는 정보통이 되어야 한다. 또 상승 초기에 매입해 적당한 시기에 파는 ‘무릎선 매입 어깨선 매도’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욕심이 화를 부를 수 있다. 투자성 분석이 쉬운 것부터 접근하고 현장방문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는 수고도 필요하다. 부동산114 김규정(31) 차장은 “실질적인 부동산 투자를 계획해 상품 종류도 신규 분양, 재건축 및 재개발, 토지, 상가 등으로 다양화하고 투자지역도 전국으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그는 “원하는 수익률을 내기 위한 투자기간, 자금계획과 상품별 자금 환금성 유무 확인 등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겠다는 자세보다는 장기간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대 재테크를 위해서는 종자돈을 만드는 일이 최우선이다. 최대한의 종자돈이 여유있는 투자의 방편이 된다. 좋은 부동산 정보를 얻고서도 투자할 돈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후회를 경험할 수 있다. 부동산뱅크 길진홍(31) 팀장은 “경험 많고 자본이 충분한 다른 세대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발품을 팔면서 직접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눈으로, 몸으로 접하는 것이 20대 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北 인권, 핵 해결 걸림돌 안돼야

    북한 인권 문제가 결국 유엔총회에까지 오르게 됐다. 엊그제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제출함에 따라 오는 23일 폐막 전까지 채택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대북(對北) 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 상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세차례의 유엔 인권위 결의안에 비해 무게와 파장이 더욱 크다 하겠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굳이 유엔 결의안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는 것은 물론 불법구금과 강제노역, 공개처형 등 숱한 인권 침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식량난으로 주민들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척박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 환경을 개선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당연하며,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다만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것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이 한반도의 최우선 과제인 북핵 해결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유엔이 대북결의안을 논의하게 될 시점은 북핵 해결 실천방안을 다루는 5차 6자회담 기간과 겹친다. 북한과 미국이 경수로 지원과 핵 폐기의 우선 순위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인권문제가 제기되고, 양측이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든다면 북핵 문제는 더욱 꼬일 수도 있다.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는 무엇이 먼저라 할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들이다. 그러나 의욕만 앞세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 한다면 자칫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 못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개선하기 어려운 것이 북한 인권임을 감안한다면 우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북핵 해결을 북한 인권 개선의 지름길로 삼자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논점은 정부의 유엔 대북결의안 참여 여부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북핵 해결과 북한 인권 개선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냉철히 따지는 일이어야 한다고 본다. 결의안에 찬성하느냐, 기권하느냐만 놓고 갑론을박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 인권 개선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 해외투기자본 차익6조원 챙겨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6년간 해외 투기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6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년 1조원가량이 투기자본에 의해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해외 투기자본 유입의 영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국내 진출한 해외자본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해외 투기자본의 시세차익이 최소 6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배당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선순환되지 않고 과도하게 해외투기자본으로 유입돼 국부유출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전체 배당금액 중 47.7%인 4조 8000억원이 외국인에게 지급돼 국내소비 진작과 기업의 자금조달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해외 투기성 자본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미국의 엑손-플로리오법(Exon-Florio Law), 영국의 공정무역법 등과 같이 주요 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의 사전심사를 통해 기업과 정부 차원의 경영권 방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직접주식을 보유한 사람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은행을 지배하는 사람에 대한 감독과 엄격한 사후 적격성 심사를 위해 해외자본의 적격성 심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국계 펀드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 투기성 자본에 대한 공정과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의 관계자는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주식시장 활성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최근 과도한 배당요구와 경영간섭, 조세회피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12월 재결합 콘서트 준비하는 어니언스 임창제

    [어떻게 지내세요] 12월 재결합 콘서트 준비하는 어니언스 임창제

    “오는 12월 그동안 헤어져 지냈던 짝꿍 이수영과 함께 오랜만에 무대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통기타 가수 임창제(55)씨. 지난 1970년대 이수영씨와 포크 듀오 ‘어니언스’를 결성, 당대를 풍미했다. 특히 ‘편지’‘작은새’‘저별과 달을’ 등의 히트곡으로 당시 사춘기 소녀들 사이에 우상처럼 인기몰이를 했다. 이들은 군 입대와 이씨의 솔로 선언 등으로 지난 81년 완전 결별했다. 이후 이씨는 중견 건설업을 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임씨는 통기타 전도사로 나서 ‘있는 듯 없는 듯’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왔다. 아울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카페 ‘어니언스’를 운영하면서 지금은 아줌마가 된 당시 소녀팬들과 틈틈이 만나고 있다. 지난 주 이 카페를 찾았다. 안으로 들어서자 추억의 노래 ‘편지’가 잔잔히 흘러나온다.‘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가슴 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하얀 종이위에 곱게 써내려간/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버렸네∼.’ 잠시후 주방에서 부인을 도와주던 임씨와 마주 앉았다. 먼저 근황을 물었더니 “매주 월·화요일에는 부산에서, 수·목요일에는 대구에서 통기타 콘서트를 1년째 해오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매년 두세차례 서울과 지방 등에서 단독 디너쇼를 열어 팬들과 만난다고 했다. 짝꿍이었던 이씨의 소식을 묻자 “처음 공개하는 것인데…”하면서 “오는 12월 23·24일 이틀 동안 여의도 63빌딩에서 함께 디너쇼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록 디너쇼 형식이긴 하지만 결별한 지 25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선다는 의미에서 추억의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편지’‘작은새’ 등 70년대에 히트한 열여섯 곡을 선사할 예정이란다. 함께 음반도 낼 예정이냐고 하자 “아직 그럴 계획은 없다. 그동안 서로가 각자의 길을 걸어왔기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이어 “가수는 공인이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통기타 음악은 영원하다는 신념으로 지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약간 모자란 듯하게 활동해 오면서도 통기타에 대한 열정과 정성은 한번도 변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여전히 두주불사이다. 거의 매일밤 카페 문을 닫은 뒤 자택인 잠원동 인근의 포장마차에서 부인과 소주잔을 기울인다. 체력유지에 대해 “5년전 ‘강병철과 삼태기’의 멤버였던 최인호 등 동료가수와 음악 애호가가 주축이 돼 조기축구회를 결성했다.”면서 매주 일요이면 어김없이 축구시합을 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원정경기까지 나갈 만큼 실력이 향상됐다. “최근 7080 음악이 부활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연주인들이 대우받을 때 음악은 더욱 발전하지요.” 임씨는 또 “어느새 동요가 우리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내년에는 ‘등대’‘오빠생각’‘따오기’ 등 10여곡을 편곡해 본격적인 대중화 작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조상들이 읊었던 주옥같은 한시를 노래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시 2000수를 모아 엄선 중이라고 귀띔했다.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으로 3살되던 6·25전쟁때 월남했으며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뉴스피플] 은행원 마라토너 김영아씨

    [뉴스피플] 은행원 마라토너 김영아씨

    “몸매를 가꾸려고 뛰는 게 아니라 정신을 다듬기 위해 뛰는 겁니다.” 외환은행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김영아(31)씨는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 ‘얼짱’,‘몸짱’ 마라토너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나 정작 김씨는 ‘정신 다이어트’를 위해 달린다고 말한다. 기쁜 마음으로 달리다 보면 머릿속의 찌든 때가 말끔히 씻겨진다는 것이다. 김씨의 실력은 이미 프로 수준이다. 지난달 한 방송사가 주최한 국제대회에서는 풀코스를 2시간 58분 09초에 달려 남성 아마추어들의 꿈인 ‘서브3(3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다. 대회성적은 여자부 4위. 쟁쟁한 전문 선수들도 대부분 그녀를 따라잡지 못했다. 김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2003년 5월. 월급 100만원을 받으며 지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김씨는 금융노조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했다. 협심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어버이날 선물을 위해 우승상금 30만원을 노리고 무작정 뛰었다.“주저앉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하며 죽을 힘을 다해 뛰다 보니 제가 1위로 테이프를 끊었어요. 우연찮게 한 1등이 인생을 바꾼 셈이죠.” 뒤늦게 소질을 발견한 김씨는 체계적인 달리기를 시작했고, 주말마다 열리는 각종 대회에 10㎞, 하프코스, 풀코스 등으로 나눠 빠짐없이 참가했다. 올해에만 벌써 풀코스를 4차례나 뛰었다. 다음달 13일 스포츠서울 대회에서는 하프코스를 뛰고,27일 평화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를 뛰는 것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씨는 영화 ‘말아톤’에서 지쳐 있는 주인공에게 초코파이를 건내주며 격려하는 마라토너역으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김씨가 유명해지자 은행은 그를 본점 홍보팀으로 발령냈다. 김씨는 마라톤에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훈련을 매일 소화한다. 새벽 4시부터 2시간 이상씩 달리고, 점심시간에는 탈의실에서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으로 근력을 다진다. 퇴근 후에도 2시간을 또 달린다. 식사 시간이 아까워 하루 세차례의 선식으로 대신하고, 밥은 모든 운동이 끝난 밤 10시쯤에 한 번만 먹는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고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5분씩 눈을 붙이기도 한다. “마라톤을 하기 전에는 ‘인생이 왜 이렇게 힘들까.’하며 항상 불만만 늘어놨는데 요즘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하는 생각을 하며 삽니다.”이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김씨는 늘 웃으면서 달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은 지금 ‘등산열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은 지금 ‘등산열기’

    국토의 70%이상이 산악지형인 일본에서 등산은 단연 인기다. 등산인구가 1000만명이고, 수백m에서 3000m급 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장들이 잘 정비돼 있어 등산 애호가들을 부른다. 최근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이른바 ‘일본 100대 명산(名山)’을 완등하면서 단풍시즌과 맞물려 등산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만 등산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주말인 지난 15일 도쿄 외곽 다카오산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산을 오르내리는 4시간여 동안 서양인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어린이들도 많았다. 간편한 복장에 등산용 지팡이를 양손에 쥐고 수시간 걸리는 코스를 따라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활기찼다. ●등산열풍에 불 붙인 왕세자 나루히토 왕세자는 일본산악회 회원으로 열렬한 등산 애호가다. 다섯살 때 아버지인 아키히토 일왕의 손을 잡고 가루이자와 하나레야마(1256m)에 오른 뒤 후지산, 나스다케, 탄자와산, 반다이산 등 유명산들을 오르고 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지난달 27일부터 1박2일간 2000m가 넘는 야마나시현 야쓰가다케 연봉들을 종주했다. 산장에서 자며 등산을 한 건 1992년 9월 이후 13년만이다. 왕세자는 “초기에는 산정에 도달하는 만족감을 즐겼지만 요즘은 대자연과 하나가 돼 등산일정 전체를 즐긴다.”고 등산전문지 등을 통해 밝혔다. 니가타현에 사는 초등학교 6년생인 오쿠라(12)는 1999년 어머니(41)의 권유로 아버지(42)를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 오쿠라는 본격적으로 일본 100대 명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3년만인 지난달 24일 100대 명산을 완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200대 명산 등 새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쿄인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남자 직원(57)은 2003년 7월 난치병인 파킨슨씨병에 걸렸다. 그렇지만 그는 제2봉인 야마나시현의 기타다케(해발 3193m)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발병후에도 무려 27번을 올라 지난 9일 100번째 기타다케 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해발 2000~3000m급 외국인에 인기 제1봉인 해발 3776m의 후지산은 물론 다카오산과 닛코의 난타이산(해발 2484m) 등 도쿄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2000∼3000m급 산에서도 외국인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왜 외국인들이 일본의 산을 찾을까. 지난해 여름 일본 출장길에 주말을 이용, 무박2일로 후지산을 올랐던 필립스의 마케팅 매니저 마이클 카우프만(48)은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에 올라 보길 원하는 서양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열정적으로 일본 산을 오르는 한국인들도 많다. 도쿄의 한 40대 주재원은 “일본 산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유명 산같은 정체현상 없이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며 일본 등산에 본격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년동안 이른바 ‘100대 명산’중 40개를 정복했다. ●“산장에서 자려면 예약은 필수” 등산전문서적 ‘일본백명산지도장’을 보면 일본의 등산 인구는 1000만명. 등산 애호가들의 경우 연령층이 높고 수입도 안정돼 일정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10년 장기불황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등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등산전문 출판사 ‘산과 계곡’에 따르면 등산의 경우 “옥외스포츠 중에서 최근 10년 이상 애호가 숫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인기가 일과성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체전에 산악경기가 1946년 제1회 대회 때부터 포함된 것도 등산인구가 유지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영향으로 일본 등산의 미래를 짊어질 고교산악부 활동도 활발하다. 전국고교체육연맹에 따르면 산악부가 활동중인 고교 수는 10월 현재 1477개, 부원 수는 7663명이다.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은 역시 도쿄도 외곽의 다카오산이라고 한다. 이 산은 해발 599m에 지나지 않지만 수시간∼십여시간대의 다양한 등산코스가 갖춰져 있어 연간 250만명이 오른다. 지리산처럼 장시간 종주 등산로가 잘 정비된 도쿄인근 가나가와현 탄자와산(1567m)은 전문산악인들이 많이 찾는다.40년 산악인으로 정상의 미야마산장 주인인 이시이 기요시는 “산장에서 자고 가려면 예약은 필수”라고 말할 정도로 붐비는 산이다. ●100년의 일본 근대등산 역사 일본의 근대적인 등산역사는 올해로 100년째이다.100주년을 맞은 일본산악회는 나루히토 왕세자는 물론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 등 유명인사 다수가 회원으로 활동하며 일본의 등산문화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산악회의 100주년 기념행사 열기도 뜨거웠다. 지난 8∼17일 일본 최대의 서점인 마루젠(도쿄역 앞) 4층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도서·회화전은 연일 성황을 이루었다. 전시된 관련 전문서적들에는 유명인사들의 등산이야기도 소개됐다.1988년부터 등산을 시작한 후와 데쓰조 공산당 의장은 “산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등산인구가 늘어나면서 명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등산로가 황폐해지고 있다. 후지산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7∼8월만 일반에 개방하는데도 환경이 파괴되자 발족 7년째인 ‘후지산클럽’이 후지산 환경복원에 나섰다. taein@seoul.co.kr ■ 그밖의 레저인구는 일본의 등산인구는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스키나 스노보드는 장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애호가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스키·스노보드를 즐기는 인구는 10년전의 절반인 760만명으로 최근 조사됐다. 이는 “스키 등은 즐기는 연령층이 비교적 젊고, 그에 따라 수입도 적은 편이어서 비용이 적게 드는 여가생활로 바꾼 것”으로 분석됐다. 낚시 애호가는 1690만명으로 주요 레저중 제일 많다. 낚시도 일부 고가의 장비가 있기는 하지만 바다와 강, 수로가 많은 일본에서 장비 비용이나 교통비가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에 남녀노소 두루 즐긴다고 한다. 이밖에 골프인구도 등산과 비슷한 978만명으로 집계됐다. 야구인구가 600만명인 것도 눈에 띈다.(‘일본백명산지도장’ 참고) ■ 창립 100주년 日산악회 히라야마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대학시절(니혼대학) 산악부에서 활동하고 일본남극관측대원을 세차례나 지낸 일본산악회 히라야마 젠기치(71) 회장은 일본의 등산문화도 고령화 추세에 따라 변했다고 소개했다. 건축공학 전문가로 에베레스트 원정에도 나섰던 그를 도쿄시내 일본산악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일본의 산악단체 현황은. -주요 단체는 5개다. 일본산악회는 회원이 6000명이다. 올해가 창립 100주년(15일 100주년 기념식)이다. 이밖에 일본산악협회(회원 4만명), 노동자산악연맹(3만 5000명), 히말라야협회(800명),HATJ(1000명) 등이 있다. ▶산악단체에 속해 있는 사람 수는. -약 10만명이다. 이들은 전문 등산기술을 배우고, 안전교육 등을 받는다. 나머지 개인 애호가들은 안전문제 등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한다. 전문적인 안전 및 환경교육체계가 없어 문제다. ▶등산의 문제점은. -안전사고가 많다. 한 해 200∼300명이 등산관련 사고로 사망한다. 부상자도 매년 1000∼1300명이나 된다. 개인 등산 애호가들의 경우 조직적이지 않기 때문에 (험준한 일본산에서)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크다. 환경보호도 중요한 문제다. ▶등산인구의 주류는. -중장년층이 주류다. 산악회 회원도 100년전에는 평균 27세였으나 지금은 64세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젊은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 단체에는 가입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과의 산악인 교류 현황은. -정례적으로 양국 산악인들이 교류한다. 한국, 일본, 중국의 3국 교류도 활발하다. 특히 3국 학생산악부원들의 교류등반은 기술·금전적으로 지원한다. 일본의 등산역사는 100년으로 기술적으로는 한국보다 20년정도 앞서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8000m급 14좌 전체를 오른 사람이 3명이나 되지만 일본인은 한 명도 없다. ▶등산기술은 좋은데 일본인의 세계 유명산 등반이 적은 편인가. -기록을 의식한 등산 인구가 줄고 있다. 등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등산 그 자체를 즐긴다. 산악회가 주도, 높은 유명산에 오르는 시대는 지나갔다. 반면 한국은 등산문화와 역사가 젊어 기록 등반을 선도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은 현재 등산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일본산악회가 역점을 두는 분야는. -환경·자연보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도쿄 다카오산에는 산악회가 관리하는 숲이 있다. 앞으로 등산은 산에 오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을 보호·정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등산장비 산업의 수준은. -등산 선진국들인 유럽에는 뒤져 있다.(일본인들은 등산을 할 때 장비를 잘 갖추는 편이어서, 지팡이나 산소통, 지도 등 관련산업이 발달한 편이다.) taein@seoul.co.kr
  • [사사 키워드] 외국투기자본

    [사사 키워드] 외국투기자본

    국세청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등 5개 외국계 펀드에 대해 2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외국펀드들은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이익만 챙기고는 세금도 내지 않고 국부를 유출해 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외국자본들에 잠식되었고 부동산이 팔려나갔다. 그 뒤 우리 경제는 회복되었고 기업가치가 올라가자 외국자본들은 매입했던 기업과 부동산을 다시 매각해 큰 이득을 보았다. 외국자본이 반드시 해악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도산 위기의 기업을 구하고 경제를 되살리며 기업의 구조개선에 도움을 주는 양면성이 있다. ■ 포인트외국자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하고 투기자본의 해악에 대응할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외국투기자본이란 한 나라의 기업이나 증시, 부동산에 장단기로 투자를 해서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의 다른 나라 자금을 말한다. 외국자본은 국내 토종기업을 사들이는 다국적 거대기업의 자본이 있지만 대부분 펀드 형태이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은 보통 개인들의 돈을 모아 투자하는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 형태로 운영된다. 신문 경제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론스타, 칼라일, 뉴브리지 캐피털, 헤르메스와 같은 것들이다.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 실태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을 42%나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은 70% 안팎, 삼성전자는 54%에 이른다. 국내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0%를 넘었고, 국민은행은 76%대를 외국인이 갖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많은 외국펀드들이 국내에 진출해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사들였다. 제일은행이 뉴브리지에, 극동건설과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넘어갔다. 외국 거대 기업들이 우리기업을 직접 사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삼성자동차가 르노에, 대우자동차가 GM에,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인수됐다. 최근에는 투자 펀드인 소버린이 SK 주식 1900만주를 1750억원에 사들여 경영권 다툼을 벌여 주가가 크게 오르자 투자금의 4배가 넘는 8000억원을 단기간에 챙겼다. ●외국자본 약인가, 독인가 ▲긍정론 외국자본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쓰러져 가는 기업을 사들여 정상화시켰다. 외환 위기 이후 최대의 화두였던 구조조정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한 총수가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우리 기업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위주의 경영을 확립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외국자본은 증시를 받쳐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정론 일반적으로 단기 투기자본들은 기업의 정상화보다는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듣는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국가의 부(富)를 빼가는 것이다. 외국자본들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맞서 우리 기업들은 시설투자에 써야할 돈을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쏟아붓고 있다. 미국계 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은 제일은행을 사들인 뒤 매각해 1조원의 차익을 챙기고도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고 본국으로 송금했다. 특정기업의 대주주인 외국자본은 기업에 순이익을 초과하는 고율배당을 요구하고 자산을 매각한 뒤 자본금을 줄이고 돈을 챙기는(유상감자) 행위로 비난을 받고 있다. 가령,2003년 4월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극동건설을 1476억원에 인수한 론스타는 극동빌딩을 1583억원에 매각해 유상감자를 통하여 650억원, 고액배당으로 240억원을 회수했다. 앞으로 론스타가 극동건설에서 원금의 배가 넘는 3650억원을 회수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어떻게 볼 것인가 외국자본 중에서도 투기자본을 구별해야 한다. 투기는 국내 부동산 투기와 다르지 않다. 투기꾼은 건전한 장기투자보다는 정보를 빼내 단기간에 시세가 오르면 팔아 이익을 챙긴다. 부동산 투기가 경제에 해악을 끼치듯 외국투기자본도 마찬가지다. 물론 건전한 외국자본을 국수주의적 시각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세계 각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도 개방경제로 바뀌었으며 외국금융자본의 진출도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외국자본이라고 해서 역차별해서도 안된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외국자본의 유치에 발벗고 나섰고 실제로 많은 자본이 들어와 기업을 살렸다. 그러나 오로지 이익에만 혈안이 돼 기업의 회생과 성장에는 관심이 없고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며 더욱이 세금 한푼 안 내는 투기성 자본은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심사와 감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이종찬씨 이번주 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69)씨를 이번 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이씨가 국정원장으로 있던 1998년 5월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 개발 배경과 운영 실태, 도청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98년 3월∼99년 5월 국정원장으로 있었다. 검찰은 또 이씨를 상대로 지난 달 국정원 전직 과장 집에서 압수한 도청테이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씨가 99년 10월 중국에서 연수 중이던 문모 중앙일간지 기자와 국제통화를 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은성(60·구속) 전 국정원 2차장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씨가 2차장으로 근무할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71)·신건(64)씨를 소환, 도청 내용을 보고받았는지와 도청 지시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2002년 11월과 12월 한나라당 여의도 옛 당사에서 국정원 도청문건을 폭로한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이부영 전 의원을 상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등이 폭로한 문건이 실제 국정원의 도청문건일 경우, 국회 밖인 당사에서 문건을 공개한 것은 통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002년 검찰의 한나라당 도청문건 수사에서 국정원에서 도청자료를 받았다고 세차례나 주장했다.검찰은 문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2002년 수사 자료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당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에게 도청문건을 건넨 인물로 지목돼 국정원의 자체 감찰조사를 받았던 당시 8국(과학보안국) 소속 과장 홍모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반면 2002년 9∼10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최고위 간부만이 볼 수 있는 국정원 도청 문건’이라면서 문건을 폭로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않는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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