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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특목·자사고 설립…국내외 연구소 22곳 유치

    정부는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등 우수한 교육기관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세종시에는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국내·외 연구기관 22개가 들어서고, 신재생에너지·발광다이오드(LED) 응용, 연구개발(R&D) 등 ‘첨단 녹색기업단지’와 ‘산·학·연 클러스터’도 마련된다. 정부는 23일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방안’ 중간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신속한 공개를 통해 세종시를 둘러싼 각종 추측과 소모적인 논쟁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확충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50만명이 세종시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문화시설을 대거 유치하기로 했다. 초기 인구유입을 위해 자율형 사립·공립고, 과학고·예술고 등 특목고, 마이스터고 등 우수고를 유형별로 1개씩 우선 설립키로 했다. 같은 기간 정부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15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편의시설인 외국인 학교도 세우기로 했다. 다만 외고나 국제고 유치는 다음달 특목고 체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세종시를 세계적 수준의 ‘녹색기업도시’로 육성하고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수도권 기업이 세종시로 이전하면 국세는 7년간 전액 면제·5년간 50% 면제, 지방세는 8년간 면제, 국가보조금 지급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소프트웨어·디자인 산업 등 융·복합 클러스터도 건설하기로 했다. 인근에는 저탄소·저에너지 주택 개념인 그린홈을 구축해 ‘녹색생활단지’를 함께 만들 계획이다. 녹색기업단지는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해 국세는 최대 7년, 지방세는 15년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광역산업 클러스터 형성을 위해 국내 19개, 해외 3개 연구기관을 유치하기로 했다. 국제백신연구소·아태이론물리센터·막스플랑크연구협회 등 해외연구기관도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아시아 기초과학연구원(A BSI), 중이온 가속기연구소 등의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건립도 유력시된다. 정부는 다른 지역의 반발 등을 고려해 유치 대상을 수도권으로부터 이전기능, 새로운 기능, 해외로부터 유치되는 기능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인센티브를 줄 때에도 적정성·형평성·공익성 등 3대 원칙을 감안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들의 대덕연구단지 등 현지 방문과 주민의견 등 여론수렴을 거친 뒤 다음달 중순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기업·대학·연구소 등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유치하는 것은 세종시의 입지여건과 적정한 유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신설되는 학교·연구기관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신설되는 학교·연구기관

    정부는 23일 학교와 기업·연구기관을 대거 세종시에 신설하거나 유치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명품도시’, ‘살고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다. 5700억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외국학교 12곳을 세우고 등록금을 차등화해 세종시 투자에 나선 경제력이 다양한 외국인들을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혁신도시·기업도시 등과 마찬가지로 세종시에도 자율형 사립고, 마이스터고 등의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민·관합동위원회의 한 위원은 “우수한 학교들을 유치하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 인구유입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종시 입주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사고를 설립토록 유도하고 해당 임직원 자녀는 일정 비율 내에서 입학을 허용해 주는 등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세종시에 들어설 공립고 20개 중 1~2개는 자율형 공립고로 우선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목고인 과학고는 2012년, 예술고는 2013년에 연차적으로 1곳씩 개교를 추진한다. 기술 명장 육성을 목표로 하는 마이스터고는 세종시 입주기업들의 수요와 연계해 설립 필요성을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반구축비로 학교당 25억원, 교육과정운영비로 학교당 6억원을 지원하고 학비는 면제해 줄 방침이다.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학교 시설 및 기숙사 신축, 기숙사 운영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외국인 학교의 등록금 수준은 연간 700만~1500만원으로 다양화해 세종시 유치를 원하는 외국 기업인들의 경제력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추진한다. 현재 외국교육기관은 외국인 투자촉진 등의 목적으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국제자유도시에만 설립이 허용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세종시 건설 특별법에 외국교육기관의 설립 근거를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세종시 인구가 50만명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유치원 66곳, 초등학교 41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20곳, 특수학교 2곳 등 총 150곳의 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2011년 9월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고교 각 1곳이 처음 문을 연다. 정부는 연구기관의 경우 유치 대상기관을 엄선해 꼭 필요한 기관만 유치하기로 했다. 시설·장비의 이전이 어려운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은 이전보다는 신규 연구시설 유치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국내 연구기관 중에서는 이미 이전 결정이 난 경제인문사회 분야 16개 기관 외에 국가핵융합연구소 제2캠퍼스(33만㎡), 연구개발인력교육원(5만㎡), 고등과학원 분원 등 3개 기관과 국제백신연구소·아태이론물리센터·막스플랑크연구협회 등 3개 해외연구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시설 조성을 위해 필요한 용지를 14만 2000㎡(0.2%)에서 더욱 확대하기로 하고, 토지 공급가격도 ㎡당 227만원(조성원가 기준)에서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맞춰 대폭 낮추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형 연구기관 1곳의 경우 필요한 땅은 33만㎡(약 10만평) 정도”라면서 “토지가격도 ㎡당 대덕 150만원, 오송 50만원 등과 맞춰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수도권서 공장 옮기면 국세 7년 전액면제

    정부는 23일 기업·학교·연구소들의 적극적인 유치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세종시 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대폭적인 국세·지방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하는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세종시의 주요 기능으로 교육, 첨단지식과학, 녹색산업 등을 정한 상태다. 정부는 세종시의 산업입지와 관련해 세종시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개발하고 도로나 용수 등 기반시설을 국고로 지원키로 했다. 취득세·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를 5년간 50% 면제하는 방안이다. 또 정보기술(IT)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디자인 분야는 수도권 기업의 이전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들이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공장 등을 옮기면 입지·투자·고용·교육훈련 국가보조금을 지급하고 기업에 국세는 7년간 전액면제, 이후 3년간 5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지방세는 8년 면제, 공동시험장비도 모두 국고로 보조해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특히 녹색기업단지를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75%)와 지방자치단체(25%)가 공동으로 토지를 사들인 뒤 임대해 국세는 5∼7년, 지방세는 15년간 감면하는 방안이다. 현금과 재정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투자 진행과정에서의 문제는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기로 했다. 산업용지를 저가로 공급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원형지 개발과 재정보조 등을 통해 산단가격 수준으로 공급하는 안이다. 다만 사전에 개발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난개발이나 개발이익 사유화를 방지할 방침이다. 또 원형지와 저가공급토지 등 주목적 용도의 토지를 전매할 경우 차액을 환수토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세종시를 겨냥한 투기 움직임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처럼 세종시가 조기에 자족도시 기능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투자 유치를 위한 ‘맞춤형’ 인센티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혁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등 다른 곳과 비교한 특혜시비와 역차별을 우려해 ▲적정성 ▲형평성 ▲공익성에 맞춰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충청 과학비즈니스벨트도 물건너 가나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의 방향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예결특위가 23일 과학벨트 사업용으로 책정된 내년도 실시설계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세종시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이던 과학벨트 사업 역시 당초 원안에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자유선진당을 비롯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업을 ‘별개로’,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예결특위는 이날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토해양부가 과학벨트 사업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실시설계비 10억원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나 타당성 조사, 관련 법률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설계비의 계상은 국가재정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또 올해 과학벨트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비 예산 10억원 가운데 6억원만 사용됐다며 ‘예산집행 부진’도 지적했다.과학벨트 사업은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조성하고 기초과학과 비즈니스 융합을 도모하기 위해 2015년까지 7년간 3조 5487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월 입법예고한 법에 거점도시가 지정되지 않아 충청권을 중심으로 ‘공약 파기’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과학벨트를 세종시에 조성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법에는 입주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의 근거가 미약하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은 경제자유구역에 준하는 혜택을 보장하고 있어, 정부로선 고민거리인 두 사업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이날 “과학벨트 사업은 정부가 거점도시를 법에 명시하지 않으면서 실체가 없게 됐다.”면서 “과학벨트 사업을 세종시 변질용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이번 대정부질문을 통해 “과학벨트사업이 세종시 문제와 연계, 변질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첨단기술 + 녹색환경 + 명품교육 ‘3色 밑그림’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첨단기술 + 녹색환경 + 명품교육 ‘3色 밑그림’

    ‘첨단’과 ‘환경’, 그리고 ‘교육’…. 세종시는 이 세 가지 색깔로 칠해질 것 같다. 23일 정부가 전격 공개한 세종시 수정 방향의 뼈대다. 수정안 확정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임을 감안하면 큰 골격은 거의 이 초안대로 간다고 보면 될 듯싶다. 풀어서 말하면, 첨단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디자인 관련 대학과 연구소가 있고, 이와 연관된 첨단 글로벌 기업이 있으며, 그 직원의 자녀들을 위한 수준높은 교육기관을 두루 갖춘 도시다. 신재생 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를 사용하고 각종 친환경 기술이 갖춰진 쾌적한 주택에서 자고 오염 없는 청정한 공기를 숨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 단계에서 한국이란 나라가 도시를 짓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이 집약된 인상이다. 이런 그림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개념이다. 미국의 첨단 IT 도시인 실리콘밸리와 교육도시인 보스턴, 과학도시인 독일의 드레스덴, 패션산업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밀라노 등이 가진 장점들만 죄다 뽑아 섞어놓은 느낌이다. 이 구상이 실현만 된다면 세종시는 불세출의 ‘명품 신도시’로 평가받을 것 같다. 수정안 추진으로 이반된 충청권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정부가 거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고 할 만하다. 특히 눈에 띄는 색깔은 ‘교육’이다. 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 ‘명품 고등학교’를 조기에 설립하고 외국학교를 세운다는 구상은 정부가 ‘세종시=자족도시’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한 회심의 카드로 보인다. 주중엔 공무원들이 세종시에서 일하고 주말엔 가족을 만나러 서울로 올라가버려 유령도시가 될지 모른다는 시나리오는, 세종시 원안이 가진 최대 약점이었다. 정부는 이 명품 고교 카드로 원안 고수론자들에게 일격을 가하려는 듯하다. 초안은 또 세종시 원안이 확보한 용지면적 87만㎡가 자족도시를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세종시에 그만큼 성의를 다하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부의 초안은 오히려 너무 화려한 명품 옷을 걸치고 있어 특혜 시비나 역(逆)차별 논란을 부를 법도 하다. 자립형 사립고 등 교육문제는 학부모 사이에 민감한 이슈인 데다, 기업 인센티브는 벌써부터 다른 지역을 긴장시키고 있다. 초안은 이를 의식한 듯 세종시의 기업 유치는 수도권에서 끌어오거나 아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다른 지역이 위축되는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플러스섬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안 자체를 반대하는 야당과 수정안을 통해 불리함에 처하는 지역 등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정부는 국정최고 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여론을 설득하는 정면돌파를 구상하고 있다. 수정안의 생사는 결국 향후 여론전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세종시 자족도시 청사진] 도심 중앙에 국립도서관·민속박물관

    정부는 23일 세종시를 먹고사는 효율성 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인간다운 도시로 만들기 위한 구상도 청사진에서 밝혔다. 세종시 문화 컨셉트의 기본방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중심 문화시설과 다양하고 품격 높은 문화공간 조성’이다. 수정안 초안에 따르면 세종시는 아주 계획적인 문화도시가 될 것 같다. 시민들의 동선과 거주지 등을 종합고려해 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개념이 특히 눈에 띈다. 도심과 거주지를 나눠 차별화된 문화시설을 설립하는 것은 물론, 소지역별 문화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다시 묶어 중규모 지역 단위 문화시설을 별도로 세우는 방안은 매우 정교해 보인다. 국립도서관, 아트센터, 국립세종박물관, 도시박물관 등 도시단위 문화시설을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인근에 몰아서 설치하기로 했다. 이른바 도시생활권 문화공간이다. 반면 복합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소 규모 문예회관, 영상문화관, 도서관, 생활체육시설, 문화의 집, 어린이놀이체험관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기초생활권으로 명명한다. 인구 2만~3만명의 기초생활권 복합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초문화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다시 권역별로 3~5개를 묶어 중소규모 도시문화시설을 설치한 것이 하이라이트다. 거미줄 형식으로 문화공간을 창출해 언제 어디서든 세종시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먼저 초기에는 행복도시청 주도로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해 ‘특별회계’를 편성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담으로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또 세종시 입주 대기업들로 하여금 상징적 문화시설(미술관, 뮤직홀 등)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세계적 예술대학도 유치해 문화활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종시에 들어설 주요 문화시설로는 국립민속박물관, 도시건축박물관, 복합공연장, 국립도서관 등이 이미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야, 4대강 예산 치킨게임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이른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4대강 예산을 사이에 두고 여야 모두 조금의 양보도 없다. ‘해볼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마주 달리는 중이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지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12월9일 정기국회 종료 이후에도 대치가 지속되는 장기전이 예상된다. 연말 막바지 심사가 해마다 반복돼 새로울 게 없지만, ‘버티겠다.’는 양측의 태도가 전에 없이 완강하다. 여당에는 야당을 얼러보겠다는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야당도 ‘지역구 예산(돈)’이라는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22일 “원래 예산에서는 여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단순히 돈 싸움이 아니다.”라며 의욕을 다졌다. 4대강 사업은, 여야에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에 4대강은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열악한 지역 경제를 눈에 띄게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이 필요하고, 그런 뒤에야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6월 지방선거만 보아도 1석2조다. 나아가 4대강은 현 정부 임기내 가장 확실하게 남길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성과’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자산인 셈이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인사는 “현 정부 임기내에, 눈에 보이는 것으로 따지면 4대강만 한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원안을 변경해야 하는 세종시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처럼 잘해야 본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은 민주당에는 동전의 뒷면이다. 원천 봉쇄에 나서야 하는 1차적인 이유가 된다. 게다가 당 구미에 맞는 여러 명분도 제공하고 있다. 우선 ‘환경’과 ‘수자원’ 자체에 대한 유·불리가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뤄지는 대대적인 토목공사가 복지·교육 분야를 비롯한 다른 예산을 잠식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더해 사안의 또 다른 본질적 성격은, 첨예한 여야 간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하고 있다. 여권은 4대강 모두에서 동시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계획은 뱀꼬리가 되고 말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의 공세에 막혀 사업을 마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거꾸로 볼 때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시작되면 일을 말리기 어렵다는 계산을 하게 되는 대목이다. 다만 한나라당은 4대강이 ‘예산안’이라는 보자기에 쌓여있어 그나마 민감도가 높지 않다고 여기는 듯하다. 세종시 문제와는 달리 강행 처리를 감행할 용기를 내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기서 별도의 ‘정치 선전’의 공간을 찾아내고 있다. ‘청와대가 소통을 외면한 채 또다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고기 파동’을 떠올리게 하는 구호다. 예산을 볼모로 한 정치권의 게임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이지운 유지혜기자 jj@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첨단학문 단과대·연구기관 유치… 교육·과학도시로

    [세종시 어디로] 첨단학문 단과대·연구기관 유치… 교육·과학도시로

    1. 서울대 이전 카드 왜 브랜드 상징성으로 행복도시 상품성 대체 반면 국립대인 서울대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고 서울대 입장에서도 이점이 많다는 면에서 보다 손쉬운 카드라 할 수 있다. 충청 주민들로서도 서울대가 갖는 상징성 정도면 행정복합도시의 상품성을 대체할 만하다고 판단할 법하다는 게 정부의 계산인 듯하다. 교육과학부 김관복 대학지원관은 22일 “서울대 주종남 기획처장에게 세종시와 관련, 서울대가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지난 19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서울대 측에 제2캠퍼스 이전 등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서울대 대학본부가 제2캠퍼스를 세종시에 짓는 문제를 논의할 특별 대책팀을 이미 구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미 세종시 지역에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는 고려대와 KAIST도 이공계 캠퍼스 위주로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도 21일 중소기업인들과 관악산을 등반한 자리에서 서울대 전체 또는 기존 단과대의 이전보다는 첨단학문 관련 단과대를 세종시에 신설하거나 관련 연구소를 세종시에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총장 출신인 그는 기자들에게 “서울대의 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단과대의 (이전으로) 정원을 늘리는 것보다 융·복합 같은 학문을 새로 만들면 괜찮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에) 대기업만 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와줘야 활성화될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세종시를 기업 중심 도시가 아닌 교육·과학 중심 도시로 만들기로 정부가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서울대를 비롯한 유력 대학 캠퍼스와 첨단연구기관을 유치하는 개념이다. 기업 중심 도시는 다른 지역 혁신도시나 경제자유구역들로부터 역(逆)차별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수지타산에 민감한 기업들의 결단을 갈 길 바쁜 정부가 마냥 기다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2. 과학ㆍ교육중심도시 구상 중이온 가속기·연구중심병원도 입주 가능성 정 총리는 “과학 콤플렉스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첨단 과학장치인 ‘중이온 가속기’나 연구중심의 첨단병원들을 유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명문대학과 첨단병원을 끼고 발전한 미국의 보스턴이나 과학과 산업을 융합한 독일의 드레스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성공 사례들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주도인 랄리를 비롯, 인근의 더램, 채플힐 등 3개시는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등 명문대와 대학병원, 대기업들이 공존하는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세종시도 인근 대덕연구단지, 오송단지 등과 연계할 경우 공학과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의 시너지 효과로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에서 흘러나온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 마련을 서둘러 당초 계획보다 이른 다음달 중순에 확정하기로 했다. 당초 정 총리는 지난 4일 “내년 1월 말까지 정부안을 내겠다.”고 했다가 11일에는 “이르면 연내에 안을 발표하겠다.”고 앞당긴 바 있다. 정부는 이어 두 달간 수정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거친 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시 문제를 질질 끌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악재가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세종시·혁신도시 예산삭감 필요”

    “세종시·혁신도시 예산삭감 필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2일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통해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내년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해 편성됐던 예산 집행 실적이 저조하고, 사업이 원안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세종시에 들어설 중앙행정기관 청사·세종시청사·복합커뮤니티센터의 건립, 혁신도시 지원 사업 등이 삭감대상에 포함됐다. 여야 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또 다른 불씨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의 중앙행정기관 청사건립 예산으로 1265억원이 편성됐지만, 실제로는 32.4%인 411억원만 집행됐다. 시설비 예산 집행률은 12.6%에 그쳤다. 보고서는 “입주 청사가 적기에 건설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내년도 시설비 예산 949억원 가운데 상당액을 줄이는 것이 적정하고, 사업추진 정도에 따라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송역, 대전 유성, 대덕테크노밸리에서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도로사업 예산 역시 같은 이유로 삭감 대상에 올랐다. 보고서는 행정, 문화, 복지, 교육 등 공공편의시설을 묶은 복합커뮤니티센터의 건립 예산에 대해서도 삭감의견을 제시하며 “부처이전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고, 센터내 아파트 분양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일정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청사건립 사업에도 “상주인구를 상정한 뒤 적정규모로 건립을 추진하는 게 맞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국토해양부의 혁신도시 지원사업에서도 올해 저조했던 예산집행을 이유로 내년으로 이월되는 예산 586억원에 대해 삭감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는 2011년까지 10개 혁신도시의 진입도로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비 7051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 편성 예산 가운데 9월말까지 26.2%만 집행되는 등 사업추진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보고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에 대해 “4대강 사업을 포함한 하천정비사업의 올해 예산집행이 부진하고 앞으로도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해 사업집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세종시 캠퍼스 논의 서울대 대책팀 구성

    서울대가 김신복 부총장을 팀장으로 세종시 제2캠퍼스 건립 문제를 논의할 특별대책팀을 구성했다. 공대 등 단과대 차원에서 세종시 진출을 모색하던 수준에서 한 단계 나아간 반응이다. 이보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도 지금까지 세종시 진출 양해각서(MO U)를 맺은 고려대와 KAIST에서도 세종시 진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두 학교가 MOU를 맺을 때와 비교해 세종시의 성격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구성한 대책팀에는 김 부총장을 비롯해 제2캠퍼스 계획과 관련된 5개 단과대 기획실장과 주종남 기획처장이 들어갔다. 지난 12일 학장회의 결과 구성된 대책팀은 19일 첫 회의를 열었고, 이 자리에 공대·경영대·의대·치대 등 4개 단과대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서울대가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공대가 세종시에 제2공대인 ‘집현캠퍼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종시 캠퍼스 건립에 호응할 단과대가 추가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교과부와 서울대 모두 아직 구체적인 이전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대 단과대별로 세종시 진출 얘기가 나와 본부에 입장을 타진한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 주 처장은 “정부안의 윤곽이 드러나야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대책팀 구성이 세종시 이전에 대한 다른 대학들의 태도를 호의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2007년 세종시에 132만㎡ 규모의 캠퍼스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던 고려대는 당초 행정대학원 이전을 추진했지만, 최근 이공계 중심으로 방향을 바꿨다. 바이오메디컬 에너지 등 신개척 분야 대학연구·벤처기업 부지 165만㎡를 세종시에 마련해 둔 KAIST도 용지를 추가로 구입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정책 목적보다 소중한 가치/성민섭 숙명여대 법학 교수

    [열린세상] 정책 목적보다 소중한 가치/성민섭 숙명여대 법학 교수

    “무엇보다도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결과지상주의’가 사회 전체를 압도하면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켜 주지 않는다.’는 소중한 교훈을 잊었습니다.” 황우석 교수 사건과 관련해 정운찬 총리가 한 말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아주 정확하게 지적한 뼈아픈 고언이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분이 국무총리로 있는데도 정부가 ‘소중한 교훈’을 망각한 채 세종시 문제를 다루는 모습을 보게 되는 건 정말 유감이다. 정부의 세종시 해법 자체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개인적 판단으로는 정부의 세종시 해법이 그 기본방향에서만큼은 반대론자들의 주장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너무 가볍게 번복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먼저 국민들에게 변경이 불가피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 특히 그 약속을 신뢰하고 기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는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결코 작지 않은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너무 성급하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 정책목적에 대한 확신 때문일 것이라고 아무리 좋게 봐준다 하더라도, 반드시 현 정권의 임기 내에 뭔가를 해 내려는 결과지상주의에 매몰된 탓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병력과 먹을 것, 백성의 신뢰 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의 신뢰라는 말은 경제가 최우선인 이 시대엔 그야말로 공자님 말씀일 뿐이라서 그런가? 국민의 신뢰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 오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정부의 태도가 매우 염려스럽다. 더구나 충청권과 나머지 지역의 대결 구도나 특정 지역의 연합 등을 은근히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정치인들도 없지 않은 것 같으니 정말 걱정된다. 구성원들 사이에 불신이 쌓이고 갈등과 대립이 깊어지면 그 단체의 미래는 없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막말로 정치인들끼리야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으나, 그로 인해 국민들 상호 간에 불신과 갈등, 대립이 커지면 대한민국의 밝은 내일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는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하긴 역대 어느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권 재창출 혹은 정권 획득을 위해 망국적 지역감정을 조장한 정치인들이 역대 정부의 요직을 차지했으며, 심지어 ‘정의’라는 명분 아래 정부가 앞장서서 편 가르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정말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정부의 이런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태도가 거시적 정책 추진과정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로 남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위법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X파라치’ 제도다. 2001년 3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카파라치 제도가 최초로 시행됐다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 여론에 밀려 2003년 1월 폐지됐지만 언제 그런 비판여론이 있었냐는 식으로 학파라치, 세파라치, 영파라치, 음파라치, 봉파라치, 식파라치, 쇠파라치, 작파라치, 팜파라치, 성파라치 등등 무려 50여개의 ‘X파라치’ 제도가 시행되었거나 될 예정이라고 한다. ‘몰카’라는 민망한 수단과 ‘고발’이라는 불편한 방법을 ‘돈벌이’에 연결시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이 제도는 고발하는 자와 고발당하는 자, 곁에서 지켜보는 자 모두를 슬프게 한다. 이런 제도를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까지 다양한 행정주체들이 경쟁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부끄럽고 충격적이다. 제발 행정목적 달성에 효율적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행정목적 달성은 적합하고 적정한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조차 하고 싶지 않다.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행정인가?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 교수
  • [세종시 어디로] 재계, 팔짱 풀고 긍정검토로 선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세종시 기업 유치와 관련해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의견조사를 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정운찬 국무총리와 전경련 회장단 간 회동 이후 재계가 세종시 문제에 관한 첫 구체적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대기업 집단들의 긍정적 입장 선회 여부가 주목된다. ●총리 회동 뒤 첫 구체적 움직임 전경련 관계자는 22일 “세종시에 관한 기업들의 의견을 설문 형식으로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사대상을 400개 회원사 전체로 할지, 30대 그룹 등 주요 기업으로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의견 조사는 정부 안팎에서 기업 이전설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입주 희망 기업을 조사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기업·업종별 인센티브에 대한 업계의 의견 청취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조사 결과를 정부에 재계 의견으로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세종시 기업 유치에 관한 재계 내부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구체화될지 관심이다. 정 총리와의 17일 회동 이후 다소 부정적이거나 원론적 발언에 그쳤던 주요 기업들이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 혹은 “기여할 부분이 있을지 보겠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계획이 확정되고 구체적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현대·기아차도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긍정적으로 가야지.”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LG와 SK 역시 구체적인 정부 제안이 오면 정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용현 회장이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으나 이후 두산은 “앞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 진전된 반응을 내놓았다. 한화도 실무적 검토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재계로선 조직과 시설 이전의 경우 정부의 수정계획안과 입주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안이 윤곽을 드러내야 대응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원칙적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 세제혜택과 땅값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손익에 따라 본격적인 입장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특혜시비·타지역 반발 최소화” 재계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불만 등 정치·사회적 반발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의 맥주공장 이전설이 나오면서 이를 유치하려 했던 경북 김천시가 반발하고 있고, 한국전력의 본사 이전설이 거론되자 유치 후보지역이었던 전남 나주시에서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에 입주했다가 자칫 특혜시비에 휘말리거나 다른 지역의 반발이 제기되면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안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만금·군산産團 투자부진 비상

    새만금산업단지와 군산경제자유구역의 투자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으나 투자유치실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기업중심도시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투자환경이 더욱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새만금 산단에 투자를 확정한 국내외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특히 새만금산단 1870㏊ 가운데 211㏊는 내년 상반기부터 조기 분양할 계획이나 투자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 없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경제자유구역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미쓰비시상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S&C 인터내셔널 그룹 등 2곳이 투자를 약속했다. 미쓰비시는 삼양사와 합작해 군산 자유무역지역에 2011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C사는 2012년까지 새만금 입구인 비응도의 4만 9000㎡에 3000억원을 들여 지하 4층, 지상 47층 규모의 호텔(객실 898실)과 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 등의 복합 레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강제적인 효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교환 단계에 그쳐 두 기업이 실제로 투자할지 불투명하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 페더럴 사는 3700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고군산군도 신시도에 대형 호텔과 콘도, 관광어시장 등을 건설키로 하고 전북도와 MOU를 교환하고 한국사무소까지 개설했지만 두 달 만에 이를 전면 취소했다. 새만금 일대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페더럴 사의 포기는 다른 외국기업의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OU교환에 이어 입주계약까지 체결한 SLS조선도 500억원을 들여 선박 블록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불황 등을 이유로 최근 계약을 해지하는 등 경자청의 기업 유치 노력이 잇따라 수포가 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만금·군산경자청이 기업유치 부진 이유를 자세히 분석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투자 유치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자청이 그동안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15차례, 미국과 홍콩 등 외국에서 10차례의 박람회와 투자설명회를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자청 직원 대부분이 도청이나 군산시청의 행정 공무원들이어서 전문성이 떨어져 투자 유치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국어를 원활하게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은 10%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일본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어에 편중돼 중국이나 프랑스 등의 외국기업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새만금·군산경자청 관계자는 “새만금지역의 내부개발이 진행되면서 투자환경이 점차 좋아지기 때문에 잠재적 투자자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통해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면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인적 구성도 쇄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창당 12돌 한나라 “단합… 초심으로…”

    20일 한나라당 창당 12주년 기념식에서의 주요 화두는 ‘단합’과 ‘초심으로 돌아가자.’였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다과회 형식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정몽준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윤성 국회 부의장, 김수한 당 상임고문, 박희태 전 대표 등이 참석해 ‘단합을 통한 정권 재창출’을 다짐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국회의 압도적 과반수 의석을 가진 정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창당 정신’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4대강 예산문제, 내년 지방선거 준비 등 발등에 떨어진 중요한 일이 많다.”면서 “경제발전, 정치적 자유 확대,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는 일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왜 우리가 정권을 잃었으며, 왜 한나라당 정권을 탄생시켰는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때”라면서 “10년 만에 정권을 창출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항상 겸손하고 헌신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선진국가로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지난 12년 동안 겪었던 핍박 등 여러가지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합하고 또 단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하나다.”라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기념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주호영 특임장관,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또 최근 신종 플루 유행으로 헌혈자가 줄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창당 12주년 사랑의 헌혈운동’ 행사를 가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뉴스&분석] ‘사교육비와의 전쟁’ 이번엔…

    세종시 해법에 골몰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번엔 사교육을 잡겠다고 나섰다.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물론 국세청·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이 ‘사교육과의 전쟁’에 총동원됐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정 총리는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및 사교육비 경감 민·관협의회’를 주재, 개혁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사교육 문제와 관련해 민간이 포함된 범정부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민간협의회에서 ▲단기 고액 불법과외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단속 ▲입학사정관제 고액 컨설팅에 대한 지도·단속 강화 ▲학원교습시간 제한 조례 개정 박차 등 개혁안을 쏟아냈다. 이같은 콘텐츠는 기존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수술 의지는 훨씬 강해 보인다. ●출산·경제 발목 ‘공공의 적’ 인식 정부가 우선 ‘투트랙’ 정책을 통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입학사정관제가 또다른 ‘맞춤형’ 사교육의 온상이 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컨설팅 현장에 사정기관 중심의 합동점검반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달에 500만~600만원 하는 고액 과외로 학부모의 허리가 휘고, 과외 미신고에 따른 세금탈루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세청과 공정위 등을 통한 저인망 단속을 예고했다. 특히 정부는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가 단순한 교육문제가 아니라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라는 점에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적(主敵 )’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 같은 과외 억제책을 통해 목표연도인 2012년까지 매년 20%씩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나가 최종적으로는 현재의 절반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사교육비 절반수준 목표 정부는 또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시간 제한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이 난 만큼 시·도 등 지자체에 조례 개정을 서둘러 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학원비 공개 등 학원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협의회는 매달 한 차례씩 열어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협의회는 안병만 교과부 장관, 이배용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강윤봉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공동대표 등 정부와 산업, 언론, 학계 및 학부모단체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교육현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영숙(45·서울 방배동)씨는 “엄마들 사이에는 잘사는 집 고3은 대입 논술고사를 앞두고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대학교수에게 수백만원씩 주고 단기 족집게 지도를 받는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면서 “이번 대책이 불법화된 사교육 시장을 바로잡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대치동의 H논술학원 원장은 “대학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불법 컨설팅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사교육 시장이 더욱 팽창할 우려가 있다.”면서 “교육 당국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학원시간제한 등 실효 의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원장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교육 정책이 사교육 억제에 맞춰졌지만 오히려 사교육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더 늘었다.”면서 “공교육 강화라는 정부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학원 수강시간 제한이나 수강료 공개 같은 식의 일방적 방식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수시모집 때도 특정 대학이 특목고 학생을 우대 선발하는 등 입시의 공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모니터링을 하고 관심을 둔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입학사정관제도 도입 취지는 좋지만 전형방법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사교육 의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주리 이영준 최재헌기자 apple@seoul.co.kr
  • 혁신도시 부진에 지방공기업 멍든다

    ‘세종시 논란’ 등으로 각 지역의 혁신도시 이전 대상 공공기관들이 부지 매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혁신도시 개발에 참여한 지방 공기업들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이들 지방 공기업은 2007~2012년 해당 지역 혁신도시 기반시설을 확충키로 하고, 편입 토지 보상 등을 위해 수천억원대의 빚을 내면서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광주도시공사와 전남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2007년 착공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 건설을 위해 2012년까지 1조 4181억원을 투입해 기반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전남개발공사가 총 사업비 중 33.6%인 4253억원을, 광주도시공사가 23.8%인 3935억원을 분담해 택지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나머지 42.6%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맡았다. 그러나 전남개발공사는 총 사업비의 60%가 넘는 2600여억원을 금융기관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했다. 이에 따라 5%가 넘는 이율을 적용할 경우 2년 이상 누적액만 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광주도시공사도 개발사업비 총 3935억원 가운데 1490억원을 은행권 차입 등으로 조달했다. 광주도시공사 역시 그동안 이자 지급액이 180여억원에 달하며, 오는 2012년까지 무려 389억 7900만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총 1000만여㎡ 규모로 조성 중인 전북혁신도시 개발에는 전북개발공사가 32% 지분(한국토지주택공사 68%)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북개발공사는 2007년 연 5.4% 이자 약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2600여억원을 빌려 편입토지 보상 등에 사용했다. 2012년까지 물어야 할 이자만 660여억원으로 집계됐다.그러나 혁신도시 이전 기업들의 부지매입 계약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혁신도시 개발에 참여한 지방공기업의 이자 부담액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 부진으로 공동 주택용지 등의 일반 토지 분양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재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사업이 더 지연될 경우 이자부담에 따른 지방공사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에 의한, 정치를 위한 도시 세종/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정치에 의한, 정치를 위한 도시 세종/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하인츠는 번민한다. 부인이 죽을 병에 걸렸지만 그녀를 살릴 특효약을 구입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도둑질을 해서라도 아내를 살려야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아내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도덕발달론을 창시한 로렌스 콜버그는 ‘하인츠 딜레마’처럼 도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을 연출하고, 그에 대한 피실험자의 대답을 바탕으로 도덕 판단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어떤 대답이냐보다는 답변의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를 중시했다. 딜레마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막힌 길을 뜻한다. 세종시 문제가 바로 이런 딜레마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국가발전을 저해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원안 수정의 ‘신념’을 천명했다. 여당의 다른 세력 축을 형성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과의 신성한 약속임을 내세워 원안+α의 ‘원칙’을 강조했다. 여기에서 ‘신념’과 ‘원칙’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대한민국 수도 이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구상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좌초하자 주요 행정부처 이전으로 급조된 것이 오늘의 세종시 문제를 야기했다.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이 구상은 본래 노무현 캠프가 충청권 표심을 공략할 목적으로 기획한 대선공약이었다. 처음부터 정치적 이해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당시 탄핵역풍으로부터 한나라당을 살리고자 나선 박근혜 전 대표가 주요 행정부처 이전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 법안을 적극 지지했다는 사실에 있다. 박 전 대표 역시 다가오는 대선정국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계산이 일치하면서 세종시 문제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행정복합도시 구상은 국가 안위를 무시한 정치적 꼼수일 뿐만 아니라 남남(南南)갈등의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충청권의 표심을 노린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세종시 구상은 도래하는 통일시대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 정치권의 편의주의, 그리고 수도 이전이 미칠 정치경제, 사회문화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형적 산물이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α’를 천명한 것은 당시의 결정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세종시 딜레마는 한국 정치의 자화상이다. 여야 대결을 넘어 충청권의 지역 정당, 여권 내부의 친이·친박 세력이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저마다 각축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세종시 딜레마를 이 대통령의 신념과 박 전 대표의 원칙 사이의 ‘진검 대결’로 보는가 하면, 혹자는 그것을 정치적 편의주의에서 나온 잘못된 합의이자 ‘절차 세력주의의 함정’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세종시 문제는 더 이상 딜레마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는 지금, 그리고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북한 정세를 감안할 때 행정도시 건설은 전혀 급선무가 아닐뿐더러 그에 따른 국론 분열도 무익무망한 일이다. 어느 누구라도 통일 한국에 행정도시가 필요하다면 서울과 평양의 중간 지점인 개성 정도를 지목할 것이다. 그러므로 충청지역에 새로운 도시가 필요하다면 과학기업형 자족도시 정도로 수정 설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세종시 문제는 정치권이 만들어낸 자가당착이다. 일국의 수도, 그리고 정부 기능의 효율성은 정치적 이해의 대상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설사 세종시법이 여야 합의로 제정됐다 해도 입법취지가 근본적으로 왜곡됐다면 언제든지 옳은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정치권의 편의주의가 초래한 폐해를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이야말로 소통적 민주주의의 과제일 것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 충남지사·대전시장 “세종시 원안추진 공조”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수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인 이완구 충남지사와 박성효 대전시장이 20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만나 세종시 원안추진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이 지사는 “세종시가 흔들리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각종 특구 등도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세종시 입주기업에 대한 정부의 ‘맞춤형 인센티브’ 제공 계획에 대해선 “법은 생각하지도 않고 정부가 장사하듯이 기업을 상대로 맞춤형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도 “정부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많은 과정을 거쳐 결정된 세종시가 특별한 이유 없이 흔들리는 것은 결국 정부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며 “일각의 주장처럼 세종시에 정부부처가 내려오는 게 비효율적이라면 국회까지 세종시로 이전하면 된다. 국회가 못 내려올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세종시 입주기업에 ‘특별 인센티브’를 주면 어떤 기업이 인근 산업단지에 입주하려 하겠느냐.”며 “어려울 때는 원칙대로 가라는 선현의 말이 있다.세종시 문제도 근본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의도 돋보기] 고질적 계파갈등에 시달리는 現최장수 정당

    한나라당이 21일 창당 12주년을 맞았다.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 당시 집권당이던 신한국당이 조순 전 총리가 이끌던 ‘꼬마 민주당’과 합당하며 탄생했다. 조 전 총리가 지은 이름이다. 현존하는 정당 가운데 최장수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전신인 신한국당, 민주자유당, 민주정의당 등과는 달리 12년 중에 10년을 야당으로 지냈다. 여당으로 2년을 보낸 한나라당이 집권 연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이-친박 대립 속 공공연히 분당설 한나라당은 1997년, 2002년 두 차례 대선에서 거푸 고배를 마시면서도 당명을 지켜내고 명맥을 이어온 점에 애착을 갖고 있다. 특히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한 역풍,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붙은 ‘차떼기당’의 오명, ‘천막 당사’의 굴욕을 특유의 응집력으로 극복해온 자부심이 강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계파 갈등과 당·정간 괴리는 169석을 가진 거대 여당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세종시 문제로 다시 불거진 친이(親李·친이명박)-친박(親朴·친박근혜)간 갈등은 ‘한지붕 두가족’의 한계를 극명히 보여준다. 친박계는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 이성헌 사무부총장이 사퇴한 데 이어 당내 세종시 테스크포스(TF)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친박계와 여권의 대립각은 야당과 정부만큼이나 첨예하다. 친이계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는 모양새다. “딴 살림을 차릴 때가 됐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여권 일각에서는 개헌을 통한 분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여당 답지 않은 여당’의 현실에 대한 자조도 흘러나온다. 국정과 정치 두 분야에서 공조와 협력이 이뤄져야 할 당·정 관계가 과거 집권 시절보다 크게 퇴보했다는 푸념이다. ‘대통령이 정치를 모른다.’는 투정도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권력지향 풍토에 공채 직원들 동요 이런 문제는 150여명이나 되는 사무처 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진다. 한나라당 고유의 사무처 직원 공채 제도는 당의 현재를 지탱하고 미래를 담보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민주공화당 시절 김종필 전 총리의 제안으로 한국 정당사 최초로 도입한 사무처 공채 제도는 그동안 현 여권의 인재 풀 역할을 해왔다. 1991년 민자당 때 채용된 ‘민자 1기’로부터 최근 선발된 13기까지 통합 기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보환·정양석·김금래·이정현 의원, 장다사로 청와대 민정1비서관, 이병용 국무총리실 정무실장 등도 모두 공채 출신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공채 직원들의 동요가 눈에 띈다. 1996년 공채5기로 채용된 한 직원은 “야당 10년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면서 “‘권력은 누구와도 나눠가질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한다.”고 씁쓸해했다. 당·정간 괴리, 여권내 권력지향적 풍토에 대한 실망이다. 한 고참 당료는 “과거 3김(金) 시대의 강력한 1인 중심 체제 때와는 다른 게 현실”이라면서 “당 안팎의 세력간 권력 투쟁이 장기화되면 또다시 민심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2주년을 자축하면서도 고질적인 계파갈등과 정치미래에 대한 갈증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재 집권 여당의 현주소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민주 4대강저지 ‘투트랙 전략’

    민주 4대강저지 ‘투트랙 전략’

    민주당이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연일 총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당은 격한 정치적 논평을 넘어 구체적으로 사업 예산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는 동시에 당 지도부가 공사 현장을 찾아가 사업 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조정식 의원은 19일 4대강 사업비 가운데 북한강 5개 공구의 토지보상액이 정부의 기본 계획과 지난 12일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에 비해 평균 3.9배나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토해양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초 기본 계획에 산정된 북한강 5개 공구(10~14공구)의 보상비는 279억원이었지만, 국토부의 위탁을 받아 토지주택공사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산출한 보상비는 1084억 30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2010년도 4대강 살리기 예산안 170건 가운데 5개 공구의 토지보상액을 분석했다. 조 의원은 “토지주택공사가 산정한 보상비는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향후 감정평가액대로 보상이 이뤄지면 금액은 더 늘어날 게 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결특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국토부는 3조 5000억원에 이르는 국토부 소관 4대강 사업 예산 내역을 ‘시설비 및 토지매입비’라는 단 한 구절로 대신해 비난을 자초했다.”면서 “추가로 보내 온 세부안 역시 공구별로 ‘시설비와 토지매입비’만 구분했다.”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예산심사 자체를 받지 않으려는 것 같다.”면서 “국회의 예산심사 의결권을 무력화시키거나 국회 예산심사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 정부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금년 예산 심사 과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만나 4대강 사업, 세종시, 미디어법 등 현안을 놓고 회담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생탐방을 진행하는 정세균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 및 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4대강 공사현장인 경기 여주군의 강천보를 찾아 4대강 강행 저지를 역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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