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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세종시 침묵’ 언제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침묵’은 언제까지일까. 이 대통령이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 이후 열흘이 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세종시 문제는 총리를 중심으로 한다. 대통령은 다른 국정을 챙긴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침묵은 다분히 의도된 측면이 크다. 우선 불필요한 여권내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 자주, 더 분명하게, 더 강한’ 어조로 수정안을 비난하고 있다. 친이·친박 간 갈등은 정몽준 대표 대(對) 박 전 대표의 대결 양상까지 빚으며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까지 가세한다면 세종시 해법은 더욱 찾기 어렵게 된다. 충청 여론에 아직 유의미한 변화가 없고, 다른 지역에서 역차별론이 여전한 것도 이 대통령이 말을 아끼는 배경이다. 하지만 침묵이 설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규모 귀성으로 가족 간 대화가 폭넓게 이뤄지는 설 연휴가 세종시 민심 형성의 절정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설 전에 충북을 방문할 예정인데, 여기서 세종시 관련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고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총리의 황당한 말실수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고(故) 이용삼 민주당 의원을 조문하면서 유가족에게 연거푸 실언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 총리는 조원동 총리실 사무차장과 함께 서울아산병원의 빈소를 찾았다. 정 총리는 이 의원의 동생에게 “초선의원으로 전도가 창창하실텐데….”라고 했다. 그러자 동생은 표정이 굳어지면서 “초선이 아니라 4선입니다.”라고 정정했다. 정 총리는 당황한 듯 옆에 있던 조 차장에게 “어떻게 57년생인데 4선이죠?”라고 물었다. 조 차장이 “36세 때인가 14대 보궐선거로 당선됐습니다.”라고 하자, 정 총리는 “아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실수는 이어졌다. 정 총리가 “의원께서는 자제분들이 많이 어릴텐데 참 걱정입니다.”라고 하자, 동생은 “처가족이 없습니다.”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 총리는 “다 돌아가셨나요?”라고 물었고, 동생은 “결혼을 하지 않아 독신입니다.”라고 답했다. 정 총리는 “아, 그렇군요. 이제 남아계신 형님께서 돌아가신 동생을 대신해 많은 일을 하셔야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동생은 허탈한 표정으로 “제가 동생입니다.”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은 22일 “정 총리가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 의원의 신상에 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고인과 유가족에게 결례를 범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정중한 사과의 뜻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총리의 실언을 두고, 정 총리가 세종시에만 정신을 쏟느라 빚어진 일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무보좌 기능 해이에 따른 불상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관계를 맡고 있는 총리실 정무실장 자리는 현재 경질설만 나돌 뿐,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사실상 공백 상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친박연대 “친이계 위원장 맡은 모든 지역 지방선거 후보 낼것”

    친박연대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내 친이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세종시 논란으로 친이·친박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가 우려하던 친박 인사들의 ‘공천 교란’이 현실로 나타날 조짐이다. 친박연대 노철래 원내대표는 22일 기자와 만나 “지방선거에서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 따라 한나라당내 친박계 당협위원장 지역은 배제하되 친이계 지역에는 후보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청원 대표의 사면이 불발되고 한나라당과의 합당 문제가 물 건너간 만큼 지방선거를 공세적으로 치르겠다는 의미다. 다음달 초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명 개정을 의결한 뒤 지방선거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도 띄울 계획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연대의 파괴력은 진작부터 주목받아 왔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자 친박연대가 충청지역 지지율 1위로 급부상한 여론조사도 일부 나왔다. 한나라당이 세종시 논란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고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박 전 대표의 ‘고정표’가 친박연대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연대는 “지방선거를 겨냥해 친박연대의 문을 두드리는 지역인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장수장관 5명 교체설 솔솔

    세종시 수정안 문제 등으로 개각이 2월 말 이후로 미뤄질 전망인 가운데 그동안 고위직 인사를 미뤄왔던 주요 부처들이 이달 말을 전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어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고위직 인사를 개각 이후로 미루기에는 그동안 쌓인 인사 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세종시 문제와 ‘6·2 지방선거’까지 겹쳐 있어 이번 정부 부처의 인사는 예년과 달리 점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정부 부처 안팎의 분석이다. 청와대는 21일 “개각과 관련해 현재 아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초 개각설이 유포된 것은 조기 개각을 원하는 여당 일각의 자가발전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3월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전 개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각 시기는 설 연휴(2월13~15일)와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2월25일) 사이가 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개각 폭은 당초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 지난해 ‘9·3 개각’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6개 부처 장관이 새로 임명됐고, 세종시 후폭풍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교체 대상으로는 ‘장수장관’에 속하는 유명환 외교통상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만의 환경부·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경질될 경우에는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은 다른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임에는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이 오르내리고 있다. 차관 중에서는 현 정부 출범부터 일해온 임채민 지식경제1·신재민 문화체육관광1·이병욱 환경·권도엽 국토해양1·정종수 노동·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의 교체설이 나돈다. 홍 차관이 교체될 경우에는 박찬봉 한나라당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정문헌 청와대 통일 비서관,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개각이 늦어진 것과 달리 주요 부처의 고위직 인사는 조만간 단행될 전망이다. 국무총리실 및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주요 부처들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실·국장급 인사를 단행한다. 이 가운데 국토부 는 1급 실장의 절반(4명)이 옷을 벗고, 국장도 대거 교체되는 등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을 전후해 인사를 단행한 부처들도 고위 공무원들의 지방선거 출마 변수가 있어 추가 인사 요인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준기 여성부 차관, 정용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등이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부처 종합·김성수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모닝브리핑] 세종시 수정안 다음주 입법예고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다음주 입법예고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세종시 수정안은 이석연 법제처장이 주장한 ‘대체 입법’이 아닌 기존 법을 모두 고치는 ‘전부개정’ 형식이다. 입법예고는 국토해양부에서 주관한다. 수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한 뒤 공청회·토론회 등 법적 절차가 남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친박 조직적 반격…정몽준 결사항전

    ■허태열 최고 “鄭대표 새당론 몰이” 박사모 “지방선거 친이 낙선운동” 한나라당 친박계가 여권 주류의 세종시 당론 변경 압박에 조직적으로 반격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론 변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을 거부하면서 더욱 강하게 결집하는 양상이다.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허태열 최고위원은 정몽준 대표를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허 최고위원은 “5년이나 묵은 당론인데, 뭘 다시 확정하자는 것이냐. 왜 대표는 무슨 회의만 하면 마치 새 당론을 정해야 할 것처럼 무슨 ‘몰이’를 하듯 발언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당내 공식적인 논의를 해나가자.”는 정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전날 박 전 대표의 ‘결론 내놓고 하는 토론은 토론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지원 사격한 셈이다. 외곽 조직도 들썩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친이 핵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오는 7월 서울 은평을 재보선에 출마하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광용 모임 회장은 “한나라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리는 데 이 위원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지방선거에서는 이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공천받은 후보들을 떨어뜨리겠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논란 과정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했던 정두언·정태근·이군현 의원 등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했다. 친박계는 당내 논의는 거부하되,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 수정안의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시국회에서 야권과 자연스레 목소리를 합치면서 수정안 추진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친이 쪽이 친박계를 설득하는 대신 당론 변경을 위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현기환 의원은 “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상임위와 본회의 등을 통해 자연히 풍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20일 밤 당내 이공계 출신 의원들에게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이후 처음 서울 삼성동 자택을 개방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뢰의 값’을 300조원이라고 정의하며 거듭 ‘신뢰’를 강조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갑자기 ‘신뢰의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물으면서 ‘신뢰’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세종시 원안 고수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불퇴전의 뜻을 확실히 한 것으로 들렸다고 입을 모았다. 친박계 서상기·안홍준·김성조 의원과 친이계 손숙미·원희목·윤석용 의원이 함께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한사람이 비민주적 당론 결정” 朴겨냥 반박…”의견수렴 착수” 세종시 당론 변경을 두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친박계에 맞서 연일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일선(第一線)에서 결기를 보이며 총대를 멘 모양새다. 정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부터라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과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은 각 시도당별로 의견을 수렴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후에 모든 의원, 당협위원장 등이 모여서 토론해 봤으면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당 대표나 어느 한 사람 의견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폐쇄적이고 비민주적 구조는 안 된다.”면서 “의원들 한분 한분, 당협위원장, 대의원, 당원 등 모든 분의 의견을 모으고 함께 진지하게 토론해 나감으로써 당의 입장이 결정되는 것은 필요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박 전 대표가 토론을 거부하며 지도부를 공격한 것에 반박성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그는 당직 개편을 추진하는 등 집권 여당 대표로서 위상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자마자 목소리가 높아졌고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 움직임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주류 쪽에서는 정 대표의 ‘밀어붙이기’가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토론을 하려면 친박계를 포함하는 등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물밑 작업이나 의견 조율 없이 너무 선언부터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정 대표가 지금까지 추진하던 일이 번번이 무산되지 않았느냐.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후배 鄭-昌 어색한 만남

    선후배 鄭-昌 어색한 만남

    정운찬 국무총리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21일 고향모임에서 만났다. 서울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에서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터라 양쪽 다 ‘불편한’ 만남이었다. 악수를 하며 편한 웃음을 나눴지만, 서로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다. 정 총리는 “(이 총재를)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총재님은 늘 바른 길만 가시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내빈인사 순서가 되자 이 총재의 팔을 잡아당기며 “먼저 하시라.”며 선배예우도 깍듯이 했다. 이에 이 총재는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라며 극구 사양했다. 정 총리는 축사에서 “지금과 같은 국제 경쟁 속에 국론이 분열되면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다. 원로들이 나서 국론을 모으는 데 앞장서 달라.”면서 “이 자리가 100년 앞을 내다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원로들이 나서서 세종시 갈등을 봉합해 달라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이 총재는 “총리 축사에서 세종시의 ‘세’자가 나오면 내가 뭐라고 축사를 해야하나 했는데 한 말씀도 안 하셨기 때문에 세종시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앞서 이날 강원도를 방문했던 이 총재는 “세종시 수정안은 다른 지역의 발전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정 총리는 이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충청 언론인 간담회에도 참석해 ‘세종시 세일즈’ 행보를 이어갔다. 정 총리는 일문일답을 통해 “9부(이전)는 안 되고 2부는 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면서 ‘9부2처2청’ 중 일부 부처만 옮기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정 총리는 경기도 한나라당 의원 10명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해당 지역 기업들이 세종시로 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박계인 김성수 의원은 “(총리는) 세종시 당론이 확정되면 당론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정 총리의 약속을 평가절하했다. 김태원 의원도 “충청도민이 수용을 안 하면 정부는 안을 접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주리 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수위낮춘 法·檢… 불안한 휴전모드

    수위낮춘 法·檢… 불안한 휴전모드

    MBC PD수첩 1심 무죄선고 하루 뒤인 21일 열린 검찰(전국검사회의)과 법원(대법관전체회의)의 두 모임에 촉각이 모아졌지만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끝났다. 모두발언 수위에 관심이 모아졌던 김준규 검찰총장은 ‘직무에 충실하자.’는 원론수준의 발언에 그쳤고, 이용훈 대법원장도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림으로 보면 일단 ‘휴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휴화산도 언제든지 활화산이 될 가능성은 엿보인다. 한나라당과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의 법원에 대한 공세는 이날에도 이어졌다. 때문에 이번 법(法)·검(檢) 대충돌은 일단 잠복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갈등이 확산되면서 이 대법원장이 최종 타깃으로 부상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하나회’에 비유하면서 공세를 폈다. 사법부 독립은 법관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날 사법부 독립을 지키겠다고 언급한 이 대법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사법부를 혼돈상태로 정의, “이런 사태를 방치하는 게 사법독립은 아닌 것을 대법원장은 유념하시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법원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사상 첫 전국검찰화상회의는 차분하게 치러졌다. 김 총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상황이 어수선하다.”고 법원과 검찰의 냉기류를 에둘러 표현하며 “검찰이 갈 길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중 현안과 관련한 일선 검사의 발언이나 김 총장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대검 간부들과의 오찬에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를 끄집어냈다. 꾸준하게 검찰 본연의 일을 하다 보면 국민의 마음도 움직이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대검 관계자는 전했다. 법원 판결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다 검찰 본연의 임무인 수사에 충실함으로써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전원합의체 선고를 앞두고 열린 대법관 회의에서도 사법부 흔들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대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로써 검찰의 반발과 이에 대한 대법원의 성명,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 선고로 충돌까지 가는 듯했던 양상은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당의 직접적인 사법부 때리기에 대해 법원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 한 대법원 관계자는 “정권 차원의 사법부 장악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임기를 1년 9개월 남긴 대법원장을 흔드는 것은 법원시스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치부하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며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법원 측은 촛불, 미네르바, KBS 정연주 사장 등의 기소사건에 대해 가차없이 무죄를 선고한 법원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올해 임기를 마치는 김영란 대법관과 대법원장 지명으로 내년 임기를 마치는 이공현 헌법재판관의 후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불안한 휴전상태를 화약고로 만들 화인은 도처에 깔려 있다. 곧 있을 법원 인사도 인사지만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의 일부 공사지역에 대한 공사중지 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장형우 허백윤기자 zangzak@seoul.co.kr
  • 고위공무원 인사 전망…국토부 1급 8명중 4명 옷 벗어

    고위공무원 인사 전망…국토부 1급 8명중 4명 옷 벗어

    지금 정부 부처는 개각과 고위직 인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윤곽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1일 “이번처럼 향후 인사 향배를 추측하기가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각료들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거론되는 인사들은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막상 지방선거에 차출될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재희 복지부장관 불출마 우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남지사 출마설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학교수(서울대)를 거쳐 국회의원 출신인 이 장관이 경남지사에 왜 출마하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장관이 출마 등 다른 부처로 움직이지 않으면 차관자리 2곳도 인사요인이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롱런’ 가능성도 점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하지만 정 장관은 지방선거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유임되면 권도엽 차관도 유임이 유력시된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서울이나 경기권 단체장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날 경우 차관과 함께 실·국장 인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복지부 내부 분위기는 불출마 전망이 우세하다. 황준기 여성부 차관은 성남시장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부 차관이 그동안 타 부서와의 업무조정과 예산 등의 문제로 보통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나 행안부 출신 또는 청와대에서 왔다는 점에서 인사 적체에 시달리는 부서에 숨통을 틀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행안부 차관급인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도 경북지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최민호 소청심사위원장의 충남지사 출마설도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급 실장들의 거취가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허경욱 차관은 국무총리실장설 허경욱 기재부 제1차관과 이용걸 제2차관은 청와대 등으로 이동설이 나돈다. 허 차관은 국무총리실장설도 돈다. 국무총리실은 세종시기획단장을 맡았던 조원동 사무차장(차관급)의 이동이 점쳐진다. 친정인 기재부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종시 문제가 6월까지 장기화될 조짐이 있어 실무 핵심자인 조 사무차장을 보내는 데 총리실은 부담스러워 한다. 후임에는 육동한 국정운영1실장, 김호원 국정운영2실장, 김석민 사회통합정책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석연 법제처장 교체 유력시 허 차관 외에 임채민 지식경제1·신재민 문화체육관광1·이병욱 환경·정종수 노동·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의 교체설이 나돈다. 홍 차관이 교체될 경우에는 박찬봉 한나라당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정문헌 청와대 통일 비서관,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년간 호흡을 맞춰온 이석연 법제처장(차관급)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국무총리실,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등은 지난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국무총리실은 정무실장이 남아 있다. 정무실장은 세종시에 관한 당·정·청 역할을 조율하는 자리다. 내부 인사로 김희락 정무기획비서관, 김성완 정보관리비서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한나라당 등 외부에서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재부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에 구본진 정책조정국장으로 가닥이 잡혔고 방위사업청 차장에는 권오봉 재정정책국장이 낙점됐다. 현재 기재부는 행시 24회를 중심으로 본부 및 청와대 직속 위원회 등에 고참 국장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서 치열한 1급 승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년여가 다 돼가는 허용석 관세청장은 교체설이 나돈다. 지식경제부는 다음달 초 기술표준원장을 포함한 중폭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인석 기술표준원장 후임으로 허경 신산업정책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도 장수 청장에 속해 자리 이동설도 있다. 국토부는 1급 공무원 8명 중 4명이 옷을 벗는다. 권진봉(기시 13회) 건설수자원정책실장, 신평식(행시 24회) 물류항만실장, 이인수(24회)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박상규(행시22회)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2급 국장 4명도 물러난다. 공석인 국토정책국장 자리까지 더하면 9명의 고위급 인사가 이뤄진다. 최연충(한나라당 파견)·장만석 부산청장, 이재홍 도로정책관 등이 1급으로 승진한다. 복지부는 한나라당 박용주 수석전문위원이 변수다. 박 위원은 연금정책관 등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전문위원으로 옮겼다. 복귀설이 돌고 있다. 박 위원이 복귀하면 실·국장 자리로 오고 고위 공무원들의 후속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1급 실장, 2~3급 국장급의 인사는 연말연초 대부분 이뤄졌다. 외교통상부로 전출되는 정재근 대변인 후임에 김상인 정부청사관리소장이 거론되고 있다. 황인평 의정관은 제주 부지사 임용설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국장급 인사가 끝났지만 교육으로 변수가 생긴 3자리에 대해 조만간 인사발령이 있을 예정이다. 이성한 금강유역청장은 다음달 국방대학원에 입교한다. 후임으로 고위공무원교육을 마치고 대기 중인 임채환 이사관이 거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교육이 변수다. 정중원 기획조정관이 국방대학원에 다음달 교육 받으러 간다. 김재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역시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이 예정돼 후임 인사가 불가피하다. 정부부처 종합·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세균대표 ‘세종시 전국화’ 투어

    정세균대표 ‘세종시 전국화’ 투어

    민주당 정세균(얼굴) 대표가 ‘세종시 전국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7일 대구, 20일 대전에 이어 21일에는 경북 김천의 혁신도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앞으로 10개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를 돌며 세종시 수정에 따른 ‘역차별론’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2004년부터 시작된 김천 혁신도시가 2012년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진도율이 절반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25~30%에 머물고 있다.”면서 “혁신도시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세종시는 원안대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세종시 전국화에 적극적인 것은 정부와 여당이 여론전을 ‘충청권 대 비충청권’ 구도로 몰아 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충청권 민심의 대변자로 떠오른 마당에, 민주당이 활동 공간을 넓히기 위해선 다른 지역으로 세종시 문제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비록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논란의 최대 수혜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여권의 자중지란으로 충청권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충남지사를 노리는 안희정 최고위원의 지지율도 부쩍 상승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정 대표 개인적으로는 꼬여 가는 당내 문제를 ‘현장 투쟁’으로 가릴 수 있다. 당내 비주류는 “정 대표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추미애 의원의 중징계를 주도했고, 정동영 의원의 복당도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하지만 정 대표는 당내 문제에는 함구하면서,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與 vs 與·與 vs 野… 갈수록 셈법 복잡한 세종시 정국

    與 vs 與·與 vs 野… 갈수록 셈법 복잡한 세종시 정국

    ■ 박근혜 - 정몽준 2차 충돌 ‘토론 막는 것은 비(非)민주주의’ VS ‘당론 뒤집기 위한 토론은 안 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대표가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당내 토론 문제를 놓고 20일 충돌했다. 세종시 수정 추진을 놓고 친이·친박 간 갈등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당론 변경 여부를 위한 여권 주류의 토론회 필요성 주장과 관련, “이미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토론한다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기 위한 투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在京) 대구·경북 시도민회 신년행사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보니 수정안 확정을 위한 토론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여권 주류가 최근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대한 쐐기를 박으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정 대표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해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당론 변경 요구의 부당성 문제도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선거 때마다 ‘우리의 세종시 당론은 원안’이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몇 년을 말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수도 없이 원안을 약속해 의석도 얻고 정권도 얻었는데 이제 와서 뒤집는 게 어떻게 단순한 당론 변경이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토론을 막고 있다는 친이계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제가) 토론을 막고 말고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저쪽에서) 토론을 하자고 한 적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반면 정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세종시 수정안 검토를 위한 토론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원안과 수정안을 비교하는 토론회라도 여는 게 민주주의’라는 논리를 내세워 친박계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설혹 당론을 바꿀 수 없다 하더라도, 토론을 거부하는 친박계에 세종시로 촉발된 당내 갈등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서울 국정보고대회에서 “기존의 당론이 있고 정부 대안 발표 후 논의를 하자는 의견도 있으니 당내에서 논의를 하는 게 집권당으로서 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면서 “당론은 가장 큰 공감대를 얻을 안을 함께 찾아가자는 것으로, 민주적 절차와 방식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원안이냐 정부안이냐를 선택하기에 앞서 한나라당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할 수 있느냐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주당 양면전략 구사 민주당이 세종시 수정안 저지를 위해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수정안 설득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민생 현안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한편 전국 각지를 돌며 원안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20일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등록금’을 화두로 던졌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처리에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받았는데, 정부가 가져온 법은 등록금 인상률을 나 몰라라 한 데다 저소득층의 장학금을 폐지하는 등 큰 문제점이 있었다.”면서 “무상 장학금을 되살리고 인상률을 직전 3개연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하로 제한하는 등록금 상한제로 이 문제를 고치려다 보니 오해를 받으면서도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반값 등록금’을 공약해 놓고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면서 “국민과 야당의 힘을 합쳐 등록금의 액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등록금 문제를 세종시와 연관시키기도 했다. “행복도시엔 반드시 행정부처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등록금 상한제와 취업후 상환제는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 “행복도시 백지화처럼 괜한 정책 혼란을 일으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줄여 5조원만 만들면 등록금을 반으로 낮출 수 있다.”는 표현을 썼다. 물밑으로는 혁신도시 등을 순회하며 장외 투쟁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7일 대구시당에서 당직자 등을 격려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대전에서 열린 ‘행복도시 수정안 거부 및 이명박 정권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21일에는 경북 김천 혁신도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친박도 응원하는 野 단식농성장

    생명을 담보로 하는 단식 투쟁에는 항상 논란이 따릅니다. ‘과연 목숨까지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하냐.’는 문제제기가 있지요. 그렇다고 극단의 고통을 감내하며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것을 무턱대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인 양승조(천안갑) 의원이 20일로 엿새째 ‘세종시 원안 사수’를 외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는 2005년 11월에도 세종시 문제로 열흘간 단식한 적이 있습니다. 세종시가 두 번째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던 때였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합헌 판정을 받아 양 의원은 단식을 풀었지만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습니다. 양 의원은 “그땐 세종시가 제대로 건설될 줄 알았는데, 이제 와서 이게 무슨 꼴이냐.”고 한탄합니다. 그리고 “충청인의 자존심과 국토균형발전이란 소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저항”이라고 항변합니다. 양 의원이 재선이지만 초선보다 말수가 적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서인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에 꾸려진 농성장에는 많은 이들이 찾아옵니다.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의 발길도 눈에 띕니다. 한선교 의원은 ‘양 의원님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겼습니다. 양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앞장서서 싸워 줘 고맙다.”라고 말합니다. 농성장이 한나라당 친박계와 민주당 의원들의 사랑방이 돼 가는 느낌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주장하며 26일간이나 단식했다가 체질까지 바뀐 천정배 의원은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급속도로 낮아지는 혈압이 가장 무섭다.”며 단식 때 몸을 관리하는 방법을 조언합니다. 양 의원은 “점심 식사 하러 나가는 사람만 봐도 온갖 음식이 생각나 농성장 입구를 아예 벽면으로 틀었다.”고 합니다.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더 많은 의원이 쓰디쓴 죽염으로 기력을 이어가는 양 의원 농성장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가 무섭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가 무섭다/진경호 논설위원

    그랜저 광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에 대해 그렇게 길게 얘기해야 합니까.” 말이 필요없다는 얘기, 그냥 그랜저 타고 다니면 절로 당신의 성공이 뿜어져 나온다는 얘기. 참 오만하다. 한데 이상하다. 끌린다. 거두절미, 단순함이 안겨주는 강렬함…. 복잡한 거 싫어하는 세태를 후볐다. 광고, 제대로 했다. ‘사람을 차로 평가하라니!’ 식의 아드레날린 듬뿍 담긴 항변은 그랜저 판매만 늘려주지 싶다. 말이 길어 안타까운 예도 있다. 김혜수-유해진 커플 얘기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임이 드러난 뒤 주변 연예인들은 유해진을 열심히 길게 설명했다. “알고보면 ○○한 사람이다.” 식이다. 장동건-고소영 커플에게 그런 ‘해설’이 붙었던 기억은 없다. 설명이 길다는 건 납득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스타커플에 대한 통념을 깬 미녀와 야수의 느닷없는 출현에 우리는 그렇게 납득시키고, 납득하려 애썼다. 단순명료한 스타카토식 단문에 막힌 장광설의 비애가 세종시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부와 세종시 민·관 합동위원회가 해를 넘겨 두 달간 머리를 싸매고 만든 A4용지 63쪽 분량의 세종시 수정안이 딱 네 글자에 막혀버렸다. ‘정치 신뢰’. 굴지의 대기업과 대학·연구소가 줄줄이 들어설 것이고, 원주민은 전원 취업할 것이며, 2030년까지 23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어마어마한 청사진이 속절없게도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세종시에 대해 그렇게 길게 얘기해야 합니까.”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도 별무소용이다. 당론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판단에 오류가 있는 분’이 돼버렸고, 국회가 수정안을 빨리 처리했으면 한다는 정운찬 총리는 ‘의회 시스템을 잘 모르는 분’이 됐다. 한판 붙자며 팔을 걷어붙였던 뭇 야당들은 시나브로 뒤로 밀려나 친이-친박 진영의 진검승부를 머쓱하게 지켜보는 구경꾼이 됐다. 근대화 30년, 민주화 20년의 척박한 정치여정을 헤쳐온 우리에게, 신뢰는, 원칙은, 그 말만으로도 가슴 메는 목마른 가치다. 명분, 그래서 있다. 밖으로 30%대 지지율과 안으로 60명의 친박 전사(戰士)를 지닌 ‘미래 권력’의 힘은, 우리 모두가 목도하듯, 넘친다. “약속을 지키라는 말이 제왕적이라면 그런 말 백번이라도 듣겠다.”는 결기는 잠들었던 세포마저 깨우는 듯하다. 분명 ‘약속 준수’라는 간결한 외침은 진한 감성의 호소력을 지녔다. 신뢰와 국익이라는 두 가치의 무게를 속시원히 가릴 집단지능을, 안타깝게도 우린 갖지 못했다. 그래서 세종시로 가는 길이 날로 진흙탕이 되어가는 모습을, 우리 앞에 놓인 답안지가 ‘원안 대 수정안 중 택일’에서 ‘친박 대 친이 중 택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그저 당혹스럽게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의문은 그래서 더 불안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현재 권력’을 향해 단호히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만큼, 기꺼이 자신의 뜻에 반하는 목소리를 받아들일 용기를 지녔는가. 박근혜 사수에 나선 친박의원들이 대오를 갖추기 전에 이들에게 ‘노’라 말할 기회를 주었는가. ‘원안 준수는 오로지 내 개인의 뜻일 뿐’이라고 말해도 친박의원들은 임전태세에 돌입할 것임을, 그래서 세종시에 대한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친이-친박 간 권력쟁투만 남을 것임을 몰랐는가. 알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 봤다면, 장삼이사들은 어디까지를 정치적 향배에 대한 계산을 배제한 ‘약속 준수’라는 원칙의 순수함으로 봐야 하는가. “친이는 이명박이 대통령 될 것 같아 모인 사람들이고, 친박은 박근혜를 대통령 만들려 모인 사람들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한 친박 인사가 한 말이다. 친이 진영을 깎아내리고 저들의 충정을 강조한 말이겠으나, 김영삼의 상도동계나 김대중의 동교동계, 노무현의 친노세력들은 더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로 인해 그들의 주군은 집권 뒤 ‘노’의 가뭄에 시달렸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큰 나무 곁엔 풀이 없다. 조금은 친절한 옆집 박근혜, 어려운가. jade@seoul.co.kr
  • 박근혜 텃밭 간 鄭총리

    박근혜 텃밭 간 鄭총리

    세종시 수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20일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수정안에 따른 역(逆)차별 불만을 진화하기 위해서다. 정 총리의 대구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여러 지역 중에서 TK를 최우선적으로 찾은 점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은 원안 고수를 완강히 천명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아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총리는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첫 일정으로 택했다. 용산 참사 해결 때와 같은 정면돌파식 접근법으로 읽힌다. 정 총리는 달성군 낙동강 살리기 공사현장과 경북 구미공단, 김천 혁신도시 현장을 둘러보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김천에서 ‘세종시 블랙홀’ 우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절대로 땅을 쉽게 주지 말고, 서울에서 오는 것도 받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세종시에는 더 이상 남은 땅이 없어 블랙홀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과도한 인센티브 논란에 대해서는 “혁신도시에도 마찬가지의 세제와 재정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해 60여명의 지역 여론주도층과 오찬간담회도 가졌다. 김 시장은 “(수정안이) 우리 지역에 미치는 여파가 매우 커 걱정”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충청도에 자주 간 것은 충청만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섭섭하셨다면 마음을 푸셨으면 한다.”고 이해를 구한 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사업)는 이 지역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아 (세종시 입주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한편 정 총리는 저녁 귀경길에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경부선 KTX 안에서 우연히 만났다. 이 총재는 충북 언론인 클럽 토론회 참석 후 대전에서 KTX에 올랐다. 인접한 객차에 탑승한 두 사람은 서울역에 도착하기 직전 두 객차의 연결 통로에서 만나 3분 정도 가벼운 인사를 교환했다. 정 총리가 “오랜만에 뵙겠습니다.”라고 하자 이 총재는 “얼굴 좋으시네요.”라고 화답했다. 세종시 관련 언급은 일절 없었다고 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로봇진흥원, 우리지역으로!

    지식경제부가 한국로봇산업진흥원(로봇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산시가 로봇진흥원 유치에 적극 나서 로봇랜드 사업자인 인천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일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영환(안산 상록을) 의원과 한나라당 이화수(안산 상록갑)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로봇진흥원 안산시 설립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식경제부에 반영을 호소했다. 이들은 전국 180여개 로봇업체 중 130여개가 안산에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시화반월산업단지를 중심으로 1만여개의 부품업체가 가동되고 있어 로봇진흥원은 안산에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경기도 로봇산업혁신클러스터협의회도 지식경제부에 로봇진흥원의 안산시 건립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안산지역 정치권과 기업, 시가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로봇랜드 사업자로 선정돼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에 로봇랜드를 건설 중인 인천시는 로봇랜드와 로봇진흥원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인천 유치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로봇진흥원은 각 지역에 산재된 로봇산업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로봇업체 및 연구·개발시설이 대거 입주할 로봇랜드가 적지”라고 강조했다. 2014년에 청라지구에 로봇랜드가 개장하면 연간 400만명의 관람객이 찾게 될 뿐만 아니라 로봇랜드에는 테마시설과 부대시설 외에도 각종 연구기관과 로봇대학원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이 이상의 적지가 없다는 게 인천시의 논리다. 한나라당 이학재(인천 서구갑) 의원은 “지식경제부가 지역 간 과열 방지를 위해 로봇진흥원을 공모방식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선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정치력으로 설립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도 세종시 문제와 연계해 로봇진흥원 유치전에 뛰어들어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김천 혁신도시 이제서야 속도 낸다

    지지부진하던 경북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와 혁신도시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일 김천 혁신도시 현장사무소에서 신청사 이전 대상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입부지는 당초 승인된 13만 9265㎡로 총 구입 금액은 655억원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계약금 10%를 납부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말 2000억원을 들여 사옥 건립 설계공모를 완료했고, 올해 상반기 중 설계를 마치는 대로 내년 말까지 본사 이전을 목표로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도로공사는 김천 혁신도시 내에 본사 건물은 물론 연수원·체육관 등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김천 혁신도시로 이전할 13개 공공기관 가운데 선도기관이자 가장 규모가 큰 도로공사가 본사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다른 공기업들의 부지매입 계약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정부는 부지 매입비를 확보한 이전 기관에 대해 연내에 부지 매입을 조속히 완료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는 한편 혁신도시 분양가 지원 등 세종시와 동일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전력기술(KOPEC)㈜을 제외한 12개 기관은 이전 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우정사업조달사무소 등 3개 기관은 실시설계 및 이전 부지매입 예산을 지난해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교통안전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5개 기관도 예산을 이미 마련했다. 한편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착공을 한 김천 혁신도시는 4공구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2007년 9월 1공구 공사에 들어간 뒤, 지난해 3월 2공구를 마지막으로 모두 착공됐다. 김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지방시대]새만금과 세종시의 운명/양오봉 전북대 화공학 교수

    [지방시대]새만금과 세종시의 운명/양오봉 전북대 화공학 교수

    세종시 문제로 온 나라가 새해 벽두부터 여수선하다. 새만금 내부 개발에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전북은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개발될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착잡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991년 새만금 사업이 시작된 지 무려 20년이 지났다. 공사기간 15년에 약 30㎞의 방조제 공사를 중단·지속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몇해 전에 마무리하였으니 연간 2㎞ 남짓 방조제를 쌓은 셈이다. 빨리빨리의 속성에 익숙한 우리의 관습을 비추어 보면 매우 이례적으로 신중한(?) 공사를 한 것이다. 새만금과 세종시는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둔 노태우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을 위한 목적에서 유사하게 시작되었다. 묘하게도 새만금 아이디어를 낸 노태우 민정당 후보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건설하겠다는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모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대통령 공약으로 행복한 시작을 하였다는 것까지 두 사업은 비슷한 운명이었다. 그러나 새만금과 세종시는 극명하게 엇갈린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애초에 별 애정이 없었던(?) 지역에 대형 건설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 지역에서 그다지 많은 표를 얻지 못한 보통사람 정부와 문민의 정부는 특별법이라는 확실한 법적 장치와 기약도 없이 마지못하여 공사를 추진했다. 예산을 찔끔찔끔 배정하여 겨우 생명을 부지하는 기구한 운명이었다. 그나마 그때가 행복한 시절이었을까? 전북도민들의 압도적인 지원을 받아 탄생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친환경 개발과 시민단체들의 반대를 명분으로 새만금사업에 일정기간 공사 중단이라는 가혹한 형벌(?)을 가한다. 개발 전문가인 MB 정부는 명품 새만금 신도시 개발을 기대하던 전북인들에게 친수활동이 가능한 수질이라는 애매한 구상을 발표함으로써 다시 한번 흙탕물을 끼얹는다. 이렇듯 새만금사업은 지난 20여년간 만고풍상을 겪었으나 아직도 내부개발 등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운명에 처해 있다. 엊그제 발표된 세종시 수정안은 새만금에 담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이 들어 있어 수정안의 찬반을 떠나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그것도 대통령과 정부, 차기 유력 대권주자들이 밀고 당기며 도와주고 있으니 고립무원의 새만금과는 처지가 사뭇 다르다. 또한 기간과 투자액도 향후 10년간 10조 4000억원으로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지난 20년간 2조 2000억원이 투자된 새만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물론 세종시의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것이 국익과 해당 지역에 더 좋을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안 모두 새만금의 처지에 비하면 훨씬 좋은 운명이 아닌가? 생활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대변한다던 의원 나으리들은 허구한 날 예산을 볼모로 서민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는 언론법, 4대강 개발 및 세종시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한쪽은 예산안을 날치기하고 또 다른 한쪽은 슬그머니 눈감아주는 상생(?)의 신사도를 발휘하고는 아직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하다. 그들은 오직 다가오는 지방선거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들이 무슨 말로 우리를 현혹하려 할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에는 또 어떤 오물을 뒤집어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 말 많아진 박근혜… 어디까지 가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초강경 대응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 전에 없던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발언도 발언이지만, 먼저 그의 ‘변화’에 놀라고들 있다. 단문으로 짧게 말하던 기존 화법을 버렸다. 표현이 길어졌고, 발언 횟수가 잦아졌다. 친이계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는 등 과거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여권 주류의 공격이 방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만큼 적극 대응하는 것이 맞다는 쪽과 아직은 전처럼 말을 아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19일 한 친박계 의원은 “여권 주류의 ‘나쁜 선전전’을 수수방관하면, 말들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며 지난 총선 때의 공천 학살과 같은 일이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를) 직접 이전투구의 전선(戰線)에 뛰어들게 한 것 같아 속상하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절충안이 끼어들 공간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어떤 정치적 함의가 있겠는가.’에는 선뜻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행보가 내부의 토론과 협의의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박 전 대표가 사안마다 주판알을 튕겨가며 정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주류다. 단편적인 해석들을 종합하면 이렇다. “분당(分黨)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제왕적’이라는 표현 등에서 공격을 조절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여권 주류가 어느 순간 십자포화를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공세의 성격도, 목적도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전면에서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친이 그룹이 자신들은 ‘미래를 생각하는 애국 세력’으로, 친박은 ‘약속만 고집하는 과거지향적 모임’으로 프레임을 굳히려 하고 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를 이분법적 구도 속에 가두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문제는 박 전 대표의 ‘말의 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친이 쪽에서 “좌충우돌이다.”, “불안해 보인다.”는 표현이 나온다. 주류에서는 잠행 중이던 박 전 대표를 수면 위로 끌어낸 점도 하나의 소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줄곧 박 전 대표의 ‘등판’을 요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아가 박 전 대표의 ‘신비주의’가 깨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자제’를 다짐하면서도 박 전 대표를 몰아붙이는 일을 중단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주류 핵심인 진수희 의원은 “자꾸 ‘신뢰’만 이야기하는데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근거와 내용이 무엇이냐. 원안과 수정안에 대해 민주적이면서도 생산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일단 더 나가서는 안 된다는 ‘본능’을 느끼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2년간 50차례 남짓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을 뒤집으려고 또 다시 토론을 벌이는 일은 옳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기초단체 선거 정당공천 금하라/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

    [정세욱 풀뿌리 정치]기초단체 선거 정당공천 금하라/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이 계속 일고 있다. 견실한 당원층이 두꺼운 정당, 당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상향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당이라야 정당공천제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들은 이와 거리가 멀다. 구미제국의 정당과 달리 실질적 당원이 없고, 1인 또는 소수의 지배세력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비민주적 정치집단이 우리 정당들이다. 엄격히 말하면 정당의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불량정당’에 해당된다. 이런 정당이 ‘민주정치는 정당정치’라는 구호를 내걸고 정당공천제를 강행하면 국회의원 후보는 당이나 계파의 보스가, 지방선거 후보는 당협위원장(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천을 하게 되고, 결국 국회의원은 당의 실력자에게, 지자체의 장과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종속되고 만다. 우리의 정치현실이 바로 그렇다. 국회의원 후보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은 각 정당의 재량에 맡겨서는 실천할 수 없다.”며 “상향식 공천을 법에 강제조항으로 규정해 당내 몇 사람이 쥐고 있는 공천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다. 한나라당 내 문제들의 뿌리를 캐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진다. 세종시 법안의 국회 심의와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 국민도 당도 없고 ‘오직 계파가 있을 뿐’이라는 계파지상주의는 더 심화될 것이다. 지방선거후보 공천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예비후보들은 정당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수억원대의 공천헌금을 내야 한다. 정가(定價)는 없고 더 많이 내는 사람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정당이 매관매직을 한다고 국민들은 강하게 비판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이를 묵살하고 있다. 거액의 공천헌금은 재임기간 부정부패를 유발할 소지가 높다. 실제로 민선 4기에 형을 받거나 자진 사퇴한 기초단체장 36명(230명의 15.7%) 중 공사낙찰이나 인·허가 등에 따른 금품수수 사례가 절반에 달했는데, 그 원인의 일부는 공천헌금 때문이었다. 지방의원들은 당원협의회 운영비는 물론 정치자금과 총선·대선 때마다 선거자금도 내놓아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조폭의 보스처럼 받들고 그 앞에서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온갖 궂은 일을 챙겨야 하고 호출이 있으면 의회의 회의 중이라도 달려가야 한다. 국회의원이 서울에서 귀향하면 공항이나 역에 출영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지방선거를 지역일꾼을 뽑기 위한 선거가 아니라 정당의 권력쟁취와 당세확장을 위한 선거판으로 인식한다. 구청장을 뽑는 한 보궐선거에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지원조를 편성해 몰려가 한편에서는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다른 편에서는 ‘당리당략만 일삼는 야당에 대한 응징’이라고 외쳤다. 국회에는 수백건의 법안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개점 휴업상태였다. 물량공세도 엄청나고 매스컴도 난리법석을 떨었다. 선거 결과 공석이 된 구청장 한 명을 뽑았다. 이런 지방선거가 바람직한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주류인 ‘386그룹’ 인사들을 6·2 지방선거와 관련된 조직에 전진 배치하면서 “6월 지방선거는 대회전인 만큼 선거승리를 위해 최적의 인력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혀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일환으로 보았다.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정당공천제가 필요하다는 정치인들의 주장은 가소롭다. 지금까지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을 때 정당이 책임을 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를 금지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의 시행 여부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정당의 구조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자기 철밥통을 쉽게 내놓겠는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독도는 일본에 양보할지언정 기초자치단체장 공천권은 내놓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국회의원의 이기심에 대한 우려가 한낱 기우이기를 바란다.
  • 박영준 “鄭총리 갈수록 힘 생길것”

    박영준 “鄭총리 갈수록 힘 생길것”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자 실세 차관으로 통하는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19일 “정운찬 국무총리는 갈수록 정치적으로 파워(힘)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후보의 외곽 선거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조직하는 등 맹활약했던 박 차장이 대선주자로서 정 총리의 파괴력을 가늠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박 차장은 취임 1주년에 즈음한 기자간담회에서 “겪어보니 정 총리는 아주 솔직한 분이더라. 정치인으로서 그런 자질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국민들한테도 총리가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게 상당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차장은 ‘이 대통령이 정 총리를 대선주자로 밀어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두 분 모두 기존의 정치적 패러다임에 속하지 않는 리더십이라 어떤 모델이 나올지 모른다.”면서 “다만 이 대통령이 정 총리에게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 여론이 좋아지면 정 총리의 지지도도 올라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세종시를 갔다온 사람이나 정 총리의 느낌을 들어본 결과, 설(2월14일)을 기점으로 수정안 여론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 지지도든, 정책 지지도든 30%만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확고해진다. 지금 충청권에서 수정안 찬성 여론이 30%를 넘었다.”고 했다. 박 차장은 “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지지율이 2차례 급반등한 적이 있었는데, 추석과 설 때였다.”면서 “충청 여론은 회전반경이 큰데, 지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종시 갈등에 따른 한나라당 분당(分黨)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도 그렇고 분열에 대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최근 발언 스타일이 과거와 다르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박 전 대표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얘기는 일반인들도 하더라.”라고 답했다. 김상연 강주리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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