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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 대기업 이익만 옹호해선 곤란”

    “전경련, 대기업 이익만 옹호해선 곤란”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대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자세를 가져서는 곤란하며 사회적 책임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중소기업 체감 경기 및 애로 요인,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을 진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전경련이 제주도 하계포럼 개회사에서 세종시와 4대강 문제 등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다시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근로자 쿼터와 관련, “중소기업의 고질적 인력난을 시급히 해결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며 “우선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예년수준으로 조속히 늘리라.”고 지시했다. 김 대변인은 “외국인 쿼터가 지난해 대비 올해 1만명이 줄었는데 오늘 1만명을 회복하는 결정이 이뤄졌다.”면서 “8월 초에는 4·4분기에 쿼터를 풀기로 돼 있는 3000명이 추가 발표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숨통이 풀리게 되고 필요할 경우 외국인 쿼터를 더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불공정한 납품단가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지적에 공감하면서 “(다만)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오히려 중소기업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강제규정보다는 대기업이 스스로 상생문화, 기업윤리를 갖추고 시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발적 상생이 중요하며 강제상생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자칫 포퓰리즘으로 보일 수도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지금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더 많은 중견기업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힘받은 靑, 4대강 속도 낸다

    7·28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함에 따라 청와대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도 상당한 힘을 받게 됐다. 청와대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도 4대강 사업 등을 정치 이슈화하면서 무리하게 반대, 국민적 피로감을 조성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친서민 정책 친서민 정책과 중도실용 기조 강화는 불변이다. 오는 8·15 경축사에서 보다 구체적인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중 정부 부처별로 친서민 정책과 관련한 방안이 개별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는 재·보선 승리에 ‘친서민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일정 기간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발표할 세제개편에서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내용을 확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우선 올해 일몰을 맞는 50여개의 비과세·감면제도 중 ‘서민과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제도부터 최대한 일몰을 연장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0여개 비과세·감면 제도 중 대기업과 부유층 대상 조항은 없애겠지만, 서민·중소기업과 관련한 것은 연장 또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창업할 목적으로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을 때 증여세를 공제해 주는 특례와 중소기업 최대주주가 증여할 때 주식할증 평가적용 특례 역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 세제지원도 대부분 일몰이 연장될 예정이다. 3년 이상 스스로 경작한 농지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양도할 때 세액을 감면해 주는 제도의 연장이 검토되고 있다. 경차와 소형 화물차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의 환급 특례도 올해 말까지 적용되지만, 일몰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가 재정건전성 문제가 국제적으로 화두인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비과세·감면을 늘려 스스로 세원(稅源)을 좁히는 정책을 쓰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4대강 사업, 세종시 4대강 사업은 ‘4대강 전도사’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선거결과와 관계 없이 예정대로 공사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내에서는 “야당의 주장을 수용해 일정과 작업 속도를 조절하면 바람직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사업이 많이 진척돼 도리어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늘어 가고 있어 4대강 사업은 ‘속도전’으로 치러질 개연성이 커 보인다. 세종시는 2012년부터 국무총리실 이전을 시작으로 2014년 모든 부처이전을 마무리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으로는 아직 특별한 ‘의지’를 내보이지는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세종시 이전계획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부처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지운·전경하·유영규·오상도기자 jj@seoul.co.kr
  • “세종시 法대로 차질없이 추진”

    안희정 충남지사가 29일 첫 시·군 순방지로 연기군을 찾았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으로 홍역을 치른 주민들은 세종시 원안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등 갖가지 목소리를 쏟아냈다. 연기군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안 지사와의 대화’엔 500여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세종시주민대책위의 한 간부는 “세종시 주민중 2억원 미만을 보상받은 60%의 주민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임수 부안임씨대종회 사무국장은 “우리 문중에서 300만평이 넘는 땅도 내주고 다 줬는데 이주자 택지를 못 받는 사람이 250명이나 된다.”면서 “이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세종시 건설 예정지 첫 입주 고교인 성남고 이광수 교장은 “도시가 만들어지려면 사람이 유입돼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이 교육”이라면서 “우리 학교를 명문고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세종시가 연기군을 흡수하지 않으면 너무 비좁다. 택시영업권 등 여러가지 갈등이 생긴다.”면서 연기군이 세종시에 흡수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임붕철 남면 양화리 이장은 “(4대강 사업지인) 금강변 하천에 농지가 있는 주민이 많다. 양화리만 40여명이고, 연기군 전체로 600명이나 된다.”면서 “개간비와 영농손실비 등을 요구했는데 지급이 안 되고 있다.”고 이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다문화가족센터 란(27)씨는 “4년여 전 필리핀에서 시집을 왔는데 어머니 등을 보고 싶다.”고 친정나들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희망했다. 조치원읍 이장협의회장은 “조치원읍이 광주, 대전과 함께 읍으로 승격됐는데 발전이 더디다.”면서 천안까지 내려온 수도권 전철을 조치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농민은 “국내 쌀 중 2위인 충청쌀이 3위 호남미에 5개월째 뒤지고 있다.”고 해결책을 요구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종시가 법률에 있는 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도시 성격을 규정하는 법만 만들어 놓으면 세종시 관련 법은 마무리된다.”면서 “연기군은 세종시에 흡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9~10월 세계대백제전에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란 뒤 “현안 해결에 주민들도 함께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충남 대형사업 잇따라 첫삽

    충남 대형사업 잇따라 첫삽

    충남지역의 대형 사업이 올 하반기 잇따라 첫삽을 뜬다. 대형 사업들이 한꺼번에 착공되면서 주민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충남도에 따르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오는 10월 보령시 대천항~태안군 안면도 영목항 간 총연장 14㎞의 연륙교(국도 77호선) 건설공사를 착공한다. 이 연륙교 1·2공구 실시설계를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 및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은 10월 초 공사계약과 함께 착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연륙교는 대천항과 해상 중간의 원산도 사이에 인공섬을 만들고 해저터널을 뚫는 등 천수만을 2개 공구로 나눠 교량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관광상품으로도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국비 5400억원이 투입된다. 서천군은 같은 달 마서면 옥산리에서 ‘스포츠테마파크 조성사업’ 기공식을 갖는다. 2013년까지 부지 18만 5000㎡에 220억원을 투입한다. 이 테마파크에는 종합운동장을 비롯해 게이트볼장, 풋살경기장, 족구장, 농구장, 다목적 운동장, 피크닉장, X-게임장, 체육관 형태의 국민체육센터, 체력단련장, 야외공연장, 풍물광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선다. 충남지역 최대 국책사업인 세종시 건설을 맡고 있는 행정도시건설청도 8~9월 발주를 거쳐 오는 10월 정부청사 1단계 2구역 건설공사를 착공한다. 이 사업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으로 지난해 11월 발주가 무기한 연기됐다가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재추진하게 됐다. 2012년 말까지 4337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2구역은 총건평 21만㎡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 부처가 입주한다. 총리실이 입주하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정부청사 1구역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또 세종시 예정지 거주 영세민을 위한 행복아파트(영구임대아파트)도 9~10월 착공된다. 이 아파트는 최근 사업계획승인과 실시계획을 끝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충남도의 위탁을 받아 내년 8월까지 384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이 아파트는 3개 동에 500가구 규모이다.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은 다음 달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암리에서 장항항 건설사업을 착공한다. 2014년까지 이곳에 방파제, 물양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2년까지 사업비 497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종시 건설사업이 흔들리면서 다른 지역보다 경기침체가 심했던 충남지역 경제가 각종 대형 사업의 잇단 착공으로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행정기관 세종시 이주후 대책 시급”

    “행정기관 세종시 이주후 대책 시급”

    정부가 세종시 원안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서둘러야 할 것은 이주 후 발생할 수 있는 행정 비효율과 공무원들 주거 관련 대비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지 29일로 한 달째가 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이주 이후의 마스터플랜이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달 중순 이전기관 변경고시를 앞두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기업 유치 등 ‘플러스 알파’는 차치하고 행정 비효율성·공무원 이주 관련 대책이 당초의 세종시 원안보다 훨씬 더 치밀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 시스템과 행정문화의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29일 행정안전부 주최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세종시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에선 이런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원래 이날 공청회는 특임장관실과 방위사업청의 이전 여부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선 이주 후 대책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웠다. 두 기관의 업무특성상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정부 관계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대신 참석자들은 9부 2처 2청 등 35개 기관이 옮겨갈 세종시의 자족기반 마련을 주문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인사·조직 부문의 효율성 해결을 과제로 꼽았다. 강 연구위원은 “중앙정부 고시 위주의 채용제를 지역인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안으로는 “영상회의 시스템 활성화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확대하고 불필요한 국회 출석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특히 자료보고를 위해 공무원들이 하루 종일 국회에 대기하는 비효율을 지적하면서 “행복도시에 국회 분원이 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전기관 공무원 및 가족 구성원을 위한 주택분양은 물론 복지·체육시설, 교통대안 등 종합적 이주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많았다.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부처 간 업무협의 확대, 기관 이전순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자치행정연구실장은 “실제적인 업무 협의조정을 위해 (대통령·총리 간) 분권형 국정운영을 장관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05년 세종시 이전 원안을 그대로 따른 중앙행정기관 이전 순서, 공간적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12년 총리실이 가장 먼저 옮겨가는데 행정 절차를 따지면 소속기관, 위원회, 처, 부의 순서로 옮기고 총리실이 맨 마지막에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진숙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세종시 안 상업업무시설에 대한 조기개발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폭주할 민원에 대비하기 위해 별도의 통합민원실을 1단계 2구역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행안부는 다음달 5일까지 관계기관 의견을 최종 수렴한 뒤 중순쯤 이전기관 변경고시를 할 예정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鄭총리 “집권후반기 동력 회복”… 명예로운 퇴진 선택

    [재·보선 후폭풍] 鄭총리 “집권후반기 동력 회복”… 명예로운 퇴진 선택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취임 10개월 만에 결국 ‘명예로운 불명예 퇴진’의 길을 선택했다. ‘세종시 총리’로 불리며 지난해 9월 말 취임한 이후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해 ‘올인’해 왔으나,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동력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정치적 운신의 폭이 급속히 좁아진 까닭이다. 정 총리는 6·2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수정안 심판론을 제기한 야권에 참패한 뒤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또 수정안이 부결된 후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또다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이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야권뿐 아니라 한나라당 등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론이 제기됐고, 정 총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정 공백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총리직을 유지해 왔다. 더욱이 지방선거 이후 정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인적개편 건의를 했다가 불발됐다는 이른바 ‘총리 거사설’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의 민간인과 정치인 불법 사찰 파문 등의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총리가 전격 사퇴의사를 발표한 것은 집권 하반기를 맞아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승한 만큼 모양 좋게 퇴진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다음달 초로 예정된 여름휴가 동안 개각을 포함한 정국운영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신이 거취를 분명히 함으로써 개각하는 데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재·보선 등 주요 정치일정들이 마무리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지금이 책임 있는 공복으로서 사임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함으로써 자신의 사퇴로 인한 여권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즉 여당이 완승하면서 유임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퇴함으로써 ‘아름다운 퇴진’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도 “좀 더 같이 일하고 싶어서 여러 번 만류했지만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또다시 사의를 표명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해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터줬다. 정 총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학계로 돌아와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서민들의 복지 향상 등을 연구하는 작은 연구소를 만드는 쪽에 관심이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민들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정치적 앞날을 도모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정 총리가 최근 주말마다 정보기술(IT)·외교안보 등 각 분야의 공부 모임을 만들어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해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재·보선 민심 담아 정 총리 이을 새 진용 짜야

    한나라당이 7·28 재·보궐 선거에서 완승하고 세종시 총리로 불린 정운찬 국무총리가 어제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용 선택 폭이 한층 넓어졌다. 특히 정 총리의 퇴진으로 집권 후반기 새 내각 진용을 짜기는 한결 자유로워졌다. 재·보선 완승으로 집권 한나라당에 대한 통제력도 더 강력하게 확보했다. 당정 양측에서 국정운영 동력을 더욱 강화시켜 8월25일 이후 집권 후반기를 홀가분하게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재·보선에 나타난 민심을 잘 담아 정 총리 퇴진에 따른 새 내각 진용을 짜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여름휴가를 갖고 개각과 향후 정국 구상에 몰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정 총리 전격 퇴진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가 뒤 이른 시기에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각은 총리를 포함하기 때문에 조각 수준의 중폭 이상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재·보선 민심 읽기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재·보선 완승은 한나라당이 잘해서도 아니고, 정부에 신뢰를 보낸 것도 아님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6·2지방선거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에 소홀했던 여권을 심판했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지방선거 승리 뒤 4대강 사업과 국책사업 뒤집기 등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으며 오만하다는 인상을 준 민주당을 심판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정책브레인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여의도 입성도 여권에 호재만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전 위원장의 복귀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반목 재료가 될 수 있다. 민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자만하지 말고 자세를 낮춰 국민의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 주류, 비주류 간 집안 싸움을 접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 지방선거 패배 후 국민에게 약속했던 국정쇄신은 철저히 단행해야 한다. 후퇴하면 바로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한 것은 안정적 정국 구도에서 국정쇄신에 힘쓰라는 채찍임을 알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꾸려갈 참신하고 역량 있는 새 내각이 꾸려질지 국민은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신중한 인선으로 잡음을 없애야 한다.
  • [7·28 재보선] 逆견제심리… 보수표 결집·지역일꾼론 주효

    7·28 재·보선의 표심은 6·2 지방선거와는 크게 달랐다. 우선 서울, 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 논란으로 약세를 보였던 충청권에서도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강원도에서 민주당의 강세가 지속된 것도 특이하다. 한나라당이 수도권과 충청에서 ‘싹쓸이’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패배가 여권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조해진 대변인은 “지방선거에 대한 반작용으로 역(逆) 견제심리가 나타났다.”면서 “민주당이 지방선거 압승 결과만을 믿고 안일하게 공천을 해 인물론 면에서 한나라당이 앞섰던 것도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은평을, 충주, 인천 계양 등 한나라당이 승리한 3곳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당시 모두 민주당이 승기를 잡았던 곳이다. 높은 투표율은 일반적으로 야권에 유리하지만, 보수의 결집이 높은 투표율에도 여권의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지역 일꾼론’도 위력을 발휘했다. 서울 은평을에서 이재오 후보가 시종 ‘나홀로 선거’에 집중하면서 내세운 지역 일꾼론은 민주당이 겨냥한 ‘당대 당 구도’의 확산을 차단했다. 나아가 인천과 충청권에서도 인물론이 선거 구도로 자리잡으면서 여권에 전반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특히 은평을 이재오·충주 윤진식·천안을 김호연 등 여권 후보들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표밭 갈이를 해오며 선거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가 선거 직전에 이뤄지면서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민주당이 6·2 지방선거 결과에 취해 공천 과정에서 당내 알력 등 적지 않은 잡음을 낸 것도 여권에 반사이익을 안겨준 원인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정권 심판’ 이미지가 없는 후보를 내세웠다는 등 지난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에서 공천 비판론이 드셌던 분위기가 재연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이번 선거를 ‘압승’으로 평가하는 대신 향후에도 바짝 엎드리는 자세로 친서민 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도에서 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광재 바람’이 유효했기 때문이란 평이다. 그러나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서 장성 출신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가 당선된 것은 여전히 군 부대가 많은 지역의 특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특임장관실·방위사업청 세종시로 옮기나

    특임장관실과 방위사업청의 세종시 이전 여부를 논의하는 공청회가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 지역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공청회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법 제정 이후 신설된 특임장관실과 방위사업청의 이전 여부 결정이 법에서 정한 ‘경미한 사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방위사업청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가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임장관실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당정협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이전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윤석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소장이 ‘중앙행정기관 이전 및 청사건립계획’에 대해 경과보고를 하고 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행정기관 이전, 공무원 이주, 행정효율성 대책 등’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한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특임장관실과 방위사업청 이전 여부가 주요 논의 대상이나 이전 대상 기관인 9부2처2청 35개 기관에 대한 의견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운찬 총리, 오후 2시 공식사의 예정

    정운찬 총리, 오후 2시 공식사의 예정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총리직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 총리의 사의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 총리는 후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사퇴 결심 배경에 대해 “주요 정치일정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금이 국가의 책임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 아쉬움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치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국무총리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는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의 공식 사퇴 발표는 이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종시 수정안 부결 등에 대한 책임을 모두 안고 떠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7.28 재보선 승리로 국정 장악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이 대통령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정 총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그 다음날 사의를 표명한 것을 비롯,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정 총리는 지난 3일 북중미 3국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독대를 통해 사퇴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으며, 이후 이 대통령은 고심 끝에 사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정 총리의 사퇴 결정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을 포함한 내각 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총리와 함께 중폭 정도의 장관 교체가 예상되는 개각은 이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끝난 뒤인 내달 10일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사설] 공기업 빚얻어 사업확장하는 구태 벗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전면 재검토 선언에 따른 후폭풍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LH는 경기 성남시 도심주거환경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데 이어 전국 414개 사업장 가운데 120개 신규 주택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도 구조조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신규 추진 사업장의 경우 사업 재검토를 통해 사업중단 결정이 내려져도 대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해당 지역에서 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민원,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도 LH의 사업 재조정이 정부의 공신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LH 측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실적인 이유란 다름 아닌 재무구조 악화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된 LH는 올 8월 추정치로 약 118조원의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다. 이 가운데 이자를 물어야 하는 금융부채가 80% 정도로 하루에 내는 이자만 100억원에 이른다. LH의 부채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국민임대주택과 세종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국책 사업을 모두 떠안았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빚을 해결하기 위해 토지, 지방 사옥 등 보유자산 30조원어치를 파격적인 조건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여의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한 신규 주택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LH와 비슷한 처지의 공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86개 공공기관의 금융성 부채는 2004년 71조 3974억원에서 2009년 말 현재 181조 3975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6년 동안 110조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금융성 부채는 LH가 가장 많고 다음이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순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고, 소요 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공기업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씀씀이를 줄여 빚을 갚는 등 자구노력을 펼쳐야 한다. 정부도 이런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기업 사업 관리방식을 개선하고 포퓰리즘에 입각한 국책사업의 남발도 자제해야 한다. 공기업 부채의 급증은 재정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경제정책 실세서 친서민 정치 선봉으로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경제정책 실세서 친서민 정치 선봉으로

    28일 충북 충주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참모로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가 63.7%대36.3%, ‘더블스코어’ 차로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지역 개발을 염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은 인생 충주에 바치겠다” 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충주시 인구를 30만명으로 늘려 자족도시를 만들고 20~30대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공약 이행에 곧 착수할 것”이라면서 “나머지 인생 전부를 고향인 충주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충주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시(市)로 승격된 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낙후된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포착한 윤 후보는 “실세 파워로 충주를 개발시키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민심을 파고들었다. 윤 후보는 ‘30대그룹 소속 대기업 3개사 유치’, ‘충주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굵직굵직한 공약을 쏟아냈다. ●경제자유지역 등 개발 공약 주효 반면 세종시 원안 사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정기영 후보는 정권 심판론만 강조하며 뚜렷한 지역개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이시종 현 충북지사에게 패배한 뒤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표밭을 일궜다. 이런 윤 후보의 전략은 지역일꾼이 되겠다는 약속에 믿음을 실어줬다. 반면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공천을 두고 진통을 겪느라 선거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충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과 지도부 사이의 대립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기영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맹정섭 후보와 투표 직전 단일화를 이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경제관료로 명성을 떨쳤던 윤진식 당선인은 이제 초선 의원으로서 정치 신인의 길을 걷게 됐다. 향후 당내 경제통으로서 윤 당선인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나라당이 서민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그동안 친이 주류 진영 내 정통 관료 출신 경제 전문가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당선인의 활동 공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정부·정치권은 국가방향 명확히 제시해야”

    재계의 맏형이자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대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압박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28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리 해비치호텔에서 개막한 제주 하계포럼에서 와병 중인 조석래 회장을 대신해 읽은 개회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 등 국가 안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는데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에게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국민도 이게 위기인지 아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에 혼선을 빚고 있다.”면서 “나라가 올바르게 나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국가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초 개회사 초안에는 “국정을 책임지는 리더들이 장차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높은 수위의 비판도 포함됐다. 정 부회장은 또한 “박정희 시대 소득 100달러일 때 1000달러를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또다시 1만달러를 비전으로 내세웠듯 정부와 정치권은 5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과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반시장주의적’ 발언을 쏟아내는 대신,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제시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아울러 기아자동차와 애플 아이폰을 거론하면서 “품질 중심에서 디자인 감성을 강조한 제품이 인기를 받고 있다.”면서 산업 지형의 변화에 맞는 성장동력 발굴과 이에 적합한 수평적 리더십을 기업인이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변화의 물결, 새로운 세대,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4일 동안 계속되는 이번 포럼은 기업인 450여명을 포함해 각계인사 1100여명이 참석한다. 디에고 비스콘티 액센츄어 회장과 제롬 글렌 유엔 미래포럼 회장을 비롯해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부사장,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등이 강연한다. 폐막일인 31일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특별 강연한 뒤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주제로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두달 만에 민심이 바뀌었다

    두달 만에 민심이 바뀌었다

    민심이 바뀌는 데는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28일 전국 8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완승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은평을, 충북 충주, 인천 계양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충남 천안을 등 5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권이 거둔 최대의 승리로 평가된다. 야권은 텃밭 광주와 강원도 2개 선거구 등 3곳에서 이겼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으나 이에 대한 균형 심리가 작용, 재·보선으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여권에 표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보선 이전에는 8곳 선거구 가운데 7곳이 야권의석이었다. ☞[화보] 7·28 재·보선 개표 결과 ’기뻐하는 당선자들’ 이번 선거 결과로 여권 실세로 꼽히는 이재오 전 원내대표가 공식 정치무대에 복귀함으로써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새로 출범한 ‘안상수 대표 체제’가 연착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로 촉발된 정권 주류의 분열은 일단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세종시 수정안 폐기와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여권 권력투쟁, 4대강 사업 추진 반대 등 잇단 악재 속에서 거둔 승리여서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 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뒤이을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개각의 폭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은 특히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후 열세를 보이던 충남과 충북에 동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충주에서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선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추진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대승 이후 채 두 달도 못돼 재·보선에 패배함으로써 격렬한 당권 경쟁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은평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득표율 58.3%로 39.9%를 얻은 민주당 장상 후보를 크게 압도했다. 충북 충주에서는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가 63.7%로 민주당 정기영 후보의 36.3%에 앞섰다. 인천 계양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47.6%로 42.8%의 민주당 김희갑 후보를 눌렀다. 천안을에서는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가 46.9%로 38.8%를 얻은 민주당 박완주 후보에 승리했다.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성의표시’ 바빠진 재계

    ‘성의표시’ 바빠진 재계

    #1. 최시중 위원장 “5조 이익 삼성 사회와 함께 하고 있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8일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예로 들면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했다. 그는 “5조원의 최고 이익을 보면서 (삼성전자가) 더불어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매출 12조원의 SK텔레콤은 4500명밖에 고용하지 않는 반면 매출 1조 2000억원의 네이버는 6000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2. 정병철 부회장 “정부와 정치권이 못해 4대강도 혼선”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제주에서 개막한 전경련 하계포럼에서 “천안함 침몰 등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데 정부나 정치권이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종시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하게 흘러가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계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대통령의 질책성 발언에 이어 실물경제 수장들이 연일 말과 행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대기업 역할론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일회성이 아닌 데다 화답거리도 마땅치 않아 이래저래 속만 태우고 있다. 재계는 정부의 메시지가 의미있는 경고로 보고 ‘성의 표시’할 것을 찾기에 나섰다. 빨라지는 ‘상생 행보’가 그중 하나다. 포스코는 지난 25일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해 온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2~4차 협력업체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1차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조정하면 2~4차 협력업체도 연쇄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고,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3300억원 규모의 ‘상생보증프로그램’을 조성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7일 협력사 세미나를 열고 2, 3차 협력사로 상생경영을 확산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의 상생경영 주문을 감안해 계획된 협력 세미나는 아니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으로 대·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지난 6년간 중소기업 3125곳에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의 경영애로 해소에 앞장섰다는 보도자료를 발빠르게 내놓기도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새로운 것을 발표하면 정부의 압박 때문에 급조된 계획을 내놓는 것처럼 비칠까봐 부담스럽다.”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점검해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올해 1만명 인력충원 계획에서 추가로 5000명을 더 뽑기로 했다. 투자도 올해 예정된 15조원보다 더 늘릴 계획이다. 삼성도 상생 경영과 투자,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계획을 꼼꼼히 살피며 확대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삼성도 답을 찾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도 부랴부랴 화답거리를 찾고 있다. 지난 27일 밤 긴급회의를 갖고 일자리 창출 등 적극적인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 관계자는 “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김경두기자·산업부종합 golders@seoul.co.kr
  • LH 자구노력 몸부림

    “백약이 무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구노력을 놓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답이 없는 방정식’이라고 표현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비용을 줄이고, 팔 수 있는 자산은 내다 팔았지만 빚은 오히려 늘었다. 국민임대주택과 세종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국책사업을 떠안은 탓이다. LH는 부채 축소를 위해 우선 사옥 매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옛 주택공사 사옥(감정가 4014억원) 등 10곳의 잉여 사옥을 매물로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앞서 서울 대치동의 옛 토지공사 서울본부 사옥을 537억원에 한 식품회사에 매각한 게 전부다. 최근 11년 만에 ‘토지수익연계채권’ 발행계획(4조원대)을 내놨지만, 재무구조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과연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과거처럼 땅값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아 큰 누적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보유자산 매각도 마찬가지다. 올해 17조원의 토지와 3조원의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지만 여의치 않다. 여기에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택지개발과 신도시 개발사업을 조정하려 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조직 통합 뒤 발생한 유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2012년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다. LH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존 대책들이 부동산 경기 등 주변 환경이 받쳐주지 않아 힘든 상태에 빠져 있다.”며 “특별위원회가 이르면 8월 말까지 대안들을 마련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친서민·친中企 전환 긍정적… 시스템 정착이 열쇠”

    “친서민·친中企 전환 긍정적… 시스템 정착이 열쇠”

    ‘친(親) 서민’, ‘친 중소기업’을 전면에 등장시킨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은 바람직하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나 회사를 위해 정책적 배려를 하겠다는데 논란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거나 일과성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의 정착이 중요하다. 정부 정책기조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생각은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방향 설정은 옳은데 앞으로 중요한 것은 실질적 ‘액션플랜’이라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느 정권이나 경제가 나쁘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서 특혜를 줄 테니 제발 투자 좀 하라고 협박성 회유를 하고, 반대로 경기가 호황이면 중소기업이나 서민을 돌아보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지금의 기조 전환은 현 경제상황에 비춰 볼 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중소기업 정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꽉 막힌 금융 애로의 해소”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는 금융 부문보다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기업 때리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은 스스로 생존하도록 하고, 어려운 중소기업을 뒷받침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건실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간 상생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며, 그래야 사회통합도 유지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은 잘되는데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초기 정책기조상의 오류를 인정한 결과라고 평했다. 그는 “대기업을 지원해도 그로 인한 혜택이 중소기업에까지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현 정부가 간과했다.”면서 “중소기업과 서민 중심으로 대통령의 시각이 전환된 것은 올바르지만 이는 필요조건일 뿐이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 전반의 시스템 개혁에 포커스를 맞추는 일”이라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배를 시장에 맡겨두면 대기업들의 잇속 차리기가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세종시 수정 무산, 4대강 사업 반대 등 그동안의 국정과제가 벽에 부딪히면서 정책기조가 변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과정이 어쨌든 간에 향후 어떻게 정책을 잘 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산업팀장은 “지나치게 친 서민을 강조한 나머지 기존 시장논리가 침해된다면 친 서민 기조가 길게 갈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인기 영합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캐피털사의 고금리를 예로 들며 “손실률 등을 감안하면 캐피털 대출의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들이 모두 감안된 발언인지 시장논리 차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장기적인 균형성장을 위해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소외됐던 부분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상생이 목적인 만큼 대기업의 성장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정책이 구사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서린·오달란기자 rin@seoul.co.kr
  • 현정부 잦은 정책변화 왜

    “현 정부 초기 강도 높게 추진했던 규제완화는 사실 대기업이나 수출기업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중소기업이나 서민을 염두에 둔 게 아니었다. 금융권 대출만 해도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쉽지만 정작 자산이 없는 사람들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2008년 2월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이명박 정권의 정책기조는 여러 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집권 초기 현 정부가 내건 국가비전은 ‘747’이었다. 잠재 성장률이 기껏해야 4~5%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7% 성장률을 거둔다는 것은 경제에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이었다. 양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해법은 1970년대 이후 압축성장 시대에 강조됐던 대형 제조업체와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모색됐다. 그러나 첫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으로 촉발된 대규모 촛불시위는 압도적인 대선 지지율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정책을 구사했던 청와대에 제동을 거는 결과를 낳았다. 정책 브레인들이 교체되면서 서민 살리기의 개념이 비로소 도입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세종시 수정 논의가 나오고 대운하 사업이 4대강 사업으로 바뀌는 등 정책 이슈들도 변모했다. 그해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터진 글로벌 경제위기는 새로운 정책기조의 변화로 이어졌다. 규제 완화, 비즈니스 프렌들리보다는 당장 무너질 위기에 놓인 기업과 자영업자를 부축하는 데 힘이 실렸다. 지금은 지난 6·2 지방선거의 결과가 경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잦은 정책기조 변화의 배경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실용주의는 하나의 철학이 아니고 그때그때 신축적으로 실리를 찾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변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권 출범 초 지나치게 우파적인 색채를 강조하다 여론의 지지를 잃고 현실적으로 정책수단도 많지 않다는 한계에 봉착하면서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경제정책의 기본으로 돌아온 결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태균·이경주기자 windsea@seoul.co.kr
  • 109조 빚더미속 사업수익성 불투명 탓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전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자사의 재무건전성 문제 때문이다. 자산이 130조원인 LH는 부채가 109조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부채가 75조원으로 매일 금융이자로만 84억원을 지불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채를 줄이고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은 솎아내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도 원인 LH가 재검토 대상이라고 밝힌 138개 사업은 지구지정 이후 보상계획 공고는 냈으나, 주민들과 아직 보상 협의가 끝나지 않은 곳들이다. 이들 사업지구는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LH는 판단하고 있다. 주변에 이미 공급된 주택이 많아 신규 공급에 따른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사업 자체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LH 관계자는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곳은 보상 착수 시기부터 조율하고, 보상 중인 곳은 시기를 늦추거나 사업시기를 분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검토 대상에는 세종시, 기업혁신도시나 보금자리주택 사업도 포함돼 있어 국책사업 차원에서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LH 관계자는 “세종시나 혁신도시도 지구 단위로 검토하고 있으며 전체 스케줄을 다시 짠다고 보면 된다.”면서 “보금자리 사업도 백지상태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됐거나 중단했을 경우 손해가 더 크면 가급적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 재생사업 등 재검토 우선 주요 타깃은 도시재생 사업이 될 전망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최근 지구지정이 크게 늘어나 대규모 사업비 투자가 불가피하다. 또 다른 택지지구 사업과 달리 사업규모는 작으면서 주민 수가 많아 협의과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올해 착수하기로 예정됐던 곳 가운데 춘천 우두 등 8곳은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 않아 재검토 우선순위로 꼽힌다. 8곳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5조 400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은 원래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2년뒤 하루 이자 100억 지불할 판 LH의 재무구조가 급속하게 악화된 것은 국민임대주택과 세종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국책사업을 떠안으면서부터다. 현 추세대로라면 2012년에는 부채가 176조원에 달해 하루 이자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이지송 사장은 지난해 10월 LH에 부임한 이후 강도 높은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유자산 매각이나 각종 사업 추진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성남시가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2300억원에 대해 지급유예를 선언해 궁지에 몰린 상태다. LH는 다음달 중 4조원 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LH가 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통합 1주년인 오는 10월 초에는 재무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부콜센터 통합 ‘☎ 110’ 실효성 논란 ‘잡음’

    정부콜센터 통합 ‘☎ 110’ 실효성 논란 ‘잡음’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콜센터 통합을 둘러싸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관련 부처가 갈등을 빚고 있다. 권익위가 콜센터 통합을 추진하다가 관련 부처가 반발하자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비효율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권익위 “2013년까지 완전 통합” 26일 권익위와 관련 부처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해 말부터 기관별 독자 운영에 따른 중복투자 방지와 효율적 운영을 내세워 22개 정부부처 30여개 콜센터를 권익위가 운영하는 110콜센터로의 통합을 추진했다. 권익위 110콜센터에는 행정안전부와 통계청, 경찰청(생계침해형 부조리사범 신고전화) 등 5개 기관의 콜센터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올해 초 관련 기관 회의를 열었으나 해당부처의 반발 등이 만만치 않자 용역을 통해 통합 방식을 결정키로 했다. 최근에 나온 용역결과는 콜센터를 ▲운영통합 ▲관리통합 ▲연계통합(기존방식 유지)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중 운영통합은 콜센터를 민간에 위탁 중인 기관 등이 대상으로, 권익위는 이를 흡수해 500석 규모의 통합콜센터(3960㎡)를 세종시에 설치할 계획이다. 관리통합은 대전·천안소재 기관과 혁신도시 이전 기관 등이 대상으로, 서버 등 장비만 권익위가 통합 관리하는 형태다. 13개 기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정보·보안 및 민간과 경쟁관계에 있는 검찰청과 병무청, 우정사업본부로 통합대상에서 제외했다. 권익위는 2011년부터 연차적으로 콜센터 통합에 나서 2013년까지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개별·독자 운영 콜센터의 시스템 가동률이 평균 15% 수준으로 통합 관리를 통해 재정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 “전문성 배제된 단순 논리” 콜센터 운영 기관들은 권익위의 통합에 대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논리라고 반발한다. 통합 시 전화번호 사용료 및 관리자 등을 줄일 수 있지만 이용불편 및 서비스 저하로 이어져 새로운 민원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성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 기관 콜센터가 일반 국민이 아닌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를 무조건 통합할 경우 전문성과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정부콜센터장회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이 고유업무로 정착됐다.”면서 “한 상담원이 여러 부처 업무를 동시에 상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익위 방안대로 콜센터를 통합하면 110번으로 전화문의를 하면 다시 해당 콜센터로 넘어가고, 여기서 해소가 안 되면 담당 직원에게 연결해 주는 등 절차만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대전청사 관계자는 “초기 콜센터를 외주로 전환했다가 만족도 및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따라 다시 직영체제로 전환했다.”면서 “콜센터의 가장 급선무는 통합이 아니라 상담원의 잦은 이직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 밥그릇 싸움 지적도 일각에서는 콜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권익위의 일방적인 추진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권익위의 위상만 믿고 협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권익위는 일부 기관 콜센터를 통합하더라도 당분간은 110콜센터와 기존 콜센터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경우 운영과 교육 등에서 이원체제가 불가피해 ‘옥상옥’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부처가 콜센터를 두고 ‘밥그릇 싸움’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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